글 박원식 소설가
지리산 자락,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산야에 살포시 내려앉은 9월의 소슬한 가을빛. 한낮이지만 핼쑥한 가을볕을 받은 능선도, 숲도, 나무도 덩달아 수척하다. 연신 허리를 틀며 휘어지는 언덕길 양편엔 상점이 즐비하다. 사람들의 발길도 연달아 이어진다. 소설가 박경리(1926~2008)의 대하소설 의 무대이자 드라마 촬영장인 ‘최참판댁’을 관
정년퇴직을 하고 뒤를 돌아보니 직장에서 정년퇴직 때까지 롱런하는 사람은 그다지 똑똑하지 않은 보통 사람입니다. 너무 똑똑한 사람 중에는 회사의 기술이나 영업 비법을 빨리 터득하고 뛰쳐나가 자기 사업을 해보려다 의욕이 너무 앞서 실패를 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보통 사람은 특출한 공도 세우지 못하지만 눈에 띄게 잘못도 하지 않습니다. 상사는 자기보다 더 똑똑한
전날 밤 늦게 잠이 들어 아침 기상이 어려울 줄 알았는데 커튼을 여니 환한 햇살이 눈부시고 내다보이는 바깥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반짝 눈이 떠졌다. 그보다는 아기들이 먼저 잠에서 깨어 필자를 흔들어댔기 때문에 일어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오늘 하루의 즐거울 시간을 상상하니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이번 여행은 아들, 며느리의 계획에 전적으로 따르기로 했기 때
여행은 언제나 즐겁고 마음 설레게 한다. 가족여행이면 더욱 좋다. 10월의 마지막 주 아들, 며느리, 손녀 손자와 함께 일본 오키나와로 휴가를 떠났다. 가기 전 그쪽 날씨를 검색해보니 우리가 가는 3박 4일 내내 계속 흐리거나 비가 내린다는 예보다. 한 달 전부터 계획하고 예약한 상태라 날씨가 흐리다고 안 갈 순 없었다. 흐리면 흐린 대로 즐거운 게 여행이
따뜻한 햇살이 드리워진 마룻바닥 위. 밝은 색 레오타드를 입은 선이 곱고 등선이 아름다운 여성들이 발레 바(bar)에 손을 살포시 얹고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한다. ‘쁠리에’, ‘앙오’, ‘아띠뜌드’, ‘아라베스끄’, ‘샤쎄’. 간질이는 듯한 발레 용어가 주문처럼 흐르면, 숨을 내쉬고 동작하는 이들의 이마와 등 위로 굵은 땀방울이 쏟아져 내린다. 발레교습
싱글 남녀가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지난 8월 말부터 매주 금요일 모여 난타 연습과 스포츠 댄스를 배운다. 강남시니어플라자 대표 싱글 모임인 회원 중 8명. 11월 말에 있을 플라자 내 교육 프로그램 발표회에서 난타 공연을 할 예정이다. 싱글들의 모임이라 그럴까? 생기가 넘친다. 왠지 모를 자연스러움에 나이까지 잊게 만든다. 그렇지만 속내는 알 수 없다
가을이 온전하게 느끼기도 전에 겨울이 성큼 다가온 듯하다. 논 물웅덩이에도 얼음이 얼었다. 추수 끝자락 논에 널린 볏짚 위로는 서리가 내려앉았다. 강아지 목줄을 잡은 손끝이 시리다. 이런 날이면 어머니가 그리워진다. 어머니의 따뜻한 손을 잡고 싶다. 찬바람이 대나무 잎을 가르며 쌩쌩 불던 겨울 밤, 어린 필자는 어머니 따뜻한 젖가슴을 만지며 잠들었다. 생일
요즘은 지방에서도 축제가 많이 열리고 전통시장도 많다. 필자는 직업상 지방 행사나 축제를 많이 다니는데 이런 행사를 보면서 나름대로 내린 결론이 있다. 어디를 가나 별 차이가 없고 재미도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행사 관계자들이 관광객보다 더 많은 경우도 있다.
언제부터인가 아내는 두물머리 인근 강변에서 열리는 무슨 마켓이 좋다면서 같이 가자고 채근했다.
현대사회는 눈으로 살아가는 사회다. TV, 컴퓨터, 스마트폰, 네온사인 광고 등 자연광이 아닌 빛으로 인해 우리의 눈은 매일매일 혹사당한다. 그래서 눈 질환은 현대인들이 가장 흔하게 걸리는 질병이 되었다. 눈을 보면 그 사람이 불안한지, 슬픈지, 화가 났는지, 건강한지, 병들었는지를 알 수 있다. 형상의학에서는 눈을 정기(精氣)의 메모리(memory)라고
17대 고려대 총장, 사립대총장협의회장, 대법원 양형위원회위원장, 중국연변과학기술대·러시아모스크바국립대·미국조지워싱턴대 등 국내외 유수 대학의 명예교수 및 석좌교수를 역임한 이기수(李基秀·71) 예원실그림문화재단 이사장의 경력은 법학자로서 얻을 수 있는 화려한 성공 사례들의 목록이다. 그런 그가 법학이 아닌 예술계의, 예원실그림문화재단의 이사장이 된다고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