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봤다. 이 작품은 2007년 4월부터 약 6개월 포털에 연재된 강풀 작가의 웹툰이 원작이다. 2008년 연극으로 만들어져 대학로 굿시어터에서 무대에 올려졌고, 2011년에는 영화로, 2012년에는 SBS 드라마로 방영돼 사람들의 마음에 잔잔한 여운을 준 바 있다. 영화에서 김만석 역을 맡아 열연한 이순재가 연극에서 박인환과 함께
아침 식사로 남편에겐 질냄비에 끓인 스트로가노프와 구운 생선 그리고 고기 감자조림에 나무 수저를 준다. ‘감자’라는 말만 들어도 속이 더부룩해지는 아내는 바삭하게 구운 빵에 직접 만든 블루베리 잼을 발라서 먹는다. 그리고 후식으로 뜰에서 딴 과일을 먹는다. 서로의 소소한 차이를 존중하며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노부부의 일상이 화면 가득 잔잔하다.
우리가
2018년도 서서히 저물어가는 12월의 끝자락에서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 이라는 연극을 관람하게 되었다. ‘브라보마이라이프’가 동년기자들을 위해 주선해준 연극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허둥지둥 보내온 한 해를 뒤돌아보고 잠시 쉬어갈 좋은 기회에 한 해 동안 함께 활동했던 동년기자님들과 함께여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저녁 8시 공연시작 시각에 맞추
이혼하게 되면 그동안 부부동반으로 만났던 부인들은 물론 남자들과의 사이도 멀어진다. 지방에 따라, 집안 분위기에 따라 다르지만, 아예 친분을 끊는 경우도 있다. 처음에는 이해를 못 했다. 원망도 했다. 그런데 이제 나이 들어 친구들 얘기를 들어 보니 이해가 될 만했다. 필자는 위험인물이라는 것이다. 착한 자기네 남편이 혹시 물들까 봐 걱정한다고 했다. 이혼
사람들은 유튜브를 통해 반가운 얼굴을 만나게 됐다. 그 주인공은 코미디언 이홍렬. 대한민국 대표 코미디언 중 한 명인 그는 유튜브에 자신의 채널인 이홍렬TV를 직접 만들어 개인 방송을 시작했다. 평생 입으로 살아온 노장 이홍렬(64)은 커피를 마시면서부터 인터뷰, 메이크업, 그리고 표지 촬영을 할 때까지 시종일관 떠들었다. 정말 누구 말처럼 입을 틀어막
2015년 겨울, 미국에 사는 아들과 딸을 만나러 갔다. 우연한 기회에 미국 유학을 마친 아이들이 그곳에 터 잡아 산 지 10년이 흘렀지만 사는 것 보러 미국에 갈 시간이 없었다. 직장생활에 매어 있던 몸이라 불가피하게 정년퇴직을 하고 나서야 꿈에도 그리워하던 아이들을 만나러 갔다. 출발하던 날 인천공항은 겨울비가 왔는데 비행기는 멋진 구름바다 위를 날았다
한국 포크 블루스의 살아 있는 전설, 이정선의 음악 인생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에게 오랜 활동의 원동력을 물으니 “다른 걸 할 줄 모르니까”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렇게 그는 거의 모든 질문에 무심하고도 간단하게 답한다. 자신의 음악적 삶에 대해서조차도 “그냥 오래한 것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1974년에 데뷔한 이후 그가 대중음악사에서 이룬 것
어디로 귀촌할까, 오랜 궁리 없이 지리산을 대번에 꾹 점찍었다. 지리산이 좋아 지리산 자락에 자리를 잡았단다. 젊은 시절에 수시로 오르내렸던 산이다. 귀촌 행보는 수학처럼 치밀하고 탑을 쌓듯 공들여 더뎠으나, 마음은 설레어 일찌감치 지리산으로 흘러갔던가보다. 지금, 정부흥(67) 씨의 산중 살림은 순조로워 잡티나 잡념이 없다. 인생의 절정에 도달했다는 게
“난 요즘 활동도 안 하는데… 왜 저를 인터뷰를 하시나요?” 50대 후반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힘든 외모와 수줍은 표정 그리고 말투. 그녀의 글과 방송에서의 모습을 보고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막상 만나보니 상상을 초월했다. 4차원적이지만 차분하고 내공이 느껴졌다. 밝고 예쁜 표정 뒤에는 그녀만의 강한 카리스마도 엿보였다. 그러면서 연약해서 바람만 불면 무
‘딱 1년만 있다 돌아가자’ 하고 한국에 들어왔다. 타국에서의 시절이 호락호락할 리 없었다. 체념도 희망도 아닌 시간들이 안간힘을 쓰며 흘러갔고 20대 네팔 청년은 어느새 40대 중반이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토끼 같은 아이들도 태어났다. 섬유공장 30여 만 원 월급으로 시작해 인도·네팔 요리전문점 ‘두르가’를 7호점이나 연 네팔인 비노드 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