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은 신인 걸그룹 같았다.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자기 장기를 펼쳐 보인다. 뭘 그리 보여주고 싶고, 하고 싶은 말이 많은지. 초롱초롱한 눈빛을 발사하기 바쁘다. 만화 그리기에 푹 빠져 결국 그룹을 결성해버렸다는 시니어 만화 창작단 ‘누나쓰’. 잠깐 동안의 취미거리로 잊혔을지 모를 노인복지관의 프로그램으로 알게 됐다는 만화.
“알츠하이머병은 노망이 아닙니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송인욱(宋寅旭·47) 교수의 단언이다. 흔히 알려진 상식과는 다른 이야기다. 한국인의 머릿속에는 알츠하이머병 같은 치매 질환은 곧 노망이라는 공식이 자리 잡고 있다. 치매가 소리 없이 다가오는 공포의 병으로 알려진 것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가족이나 주변인들을 힘들게 할 수도 있다는 사
첨단시대를 사는 사람들. 열쇠가 없어도 집에 들어간다. 더우면 에어컨을, 추우면 보일러를 켠다. 어른이고 어린이고 눈은 늘 스마트폰 세상. 쉽고 편리한 현대의 삶은 작은 불편함도 허락하지 않는 듯 돌아간다.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도시의 간편함을 버리고 살 수 있을까? 자연 힐링 다큐멘터리의 간판 프로그램, MBN 두승택 피디를 만나 궁금증을 풀어봤다.
사진의 대중화 시대다.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사진은 이제 더는 취미나 특별한 일이 아닌 일상이 됐다. 예술의 한 분야이기도 하지만,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방편의 하나가 되고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의 활성화와 스마트폰 카메라의 기능향상과 확장으로 그런 경향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침팬지도 사진을 찍는 시대에 산다고도 한다. 그만큼 촬영 자체가 쉬워졌기
해가 중천에 뜨도록 이불 속에서 뭉개다 일어나 TV를 보는 고등학생 아들 가오(량진룡 분). 그 시각 어머니 정 여사(포기정 분)는 동네 ‘Wellcome’ 슈퍼마켓에서 일하느라 바쁘다. 도입부만 보면 게으른 망나니 아들을 둔 홀어머니 고생담 아닐까 싶지만, 점차 관객은 가오가 HKCEE(홍콩 중등교육검정시험) 결과를 기다리며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는 학생이
“안식년인데 안식을 못하고 있어요. 일이 많아서(웃음).”
주빌리은행장이자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인 유종일(柳鍾一·59) 교수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근황을 얘기했다. 그러나 그 인간미 넘치는 모습은 한국사의 거친 부침 속에서 단련된 표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그는 경제민주화 개념을 적극적으로 현실화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오피니언
최근 한국영상자료원에서는 ‘영화와 공간: 홍콩’이라는 주제로 홍콩 영화 수작들을 상영했다. 상영작 중 두 편이 허안화 작품이었다. 홍콩을 대표하는 영화감독 허안화(쉬안화, 許鞍華)의 작품들은, 일상을 통해 인생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할 수 있는 여백과 깊이를 안겨준다. 현실에 발 디디고 사는 서민의 삶을 그려내는 감독 중 허안화만큼 진실한 감독도 드물다
일본의 군함도가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섬이 군함처럼 생겼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사진으로 볼 때는 거대한 군함처럼 삼엄한 느낌을 준다. 2015년 일본이 군함도를 일본 메이지 산업혁명의 역사 현장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다고 했을 때 이곳 군함도가 하시마 탄광과 함께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군함도에 조선인 800여 명이 끌
“우울한 얘기만 하는 것 같아 미안해요.” 파킨슨병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만난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 신경과 김현아(金炫我·42) 과장은 갑자기 말을 멈추고 사과한다. 설명을 하다 보니 희망적인 이야기가 별로 없다는 뜻이다. 그도 그럴 것이 파킨슨병은 전문의에게도 쉽지 않은 병이다. 의사 입장에서 바라보면 환자를 어떻게 낫게 하느냐가 목표가 아니라, 정
“무서운 것도 사람에 따라서 여러 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미시마 유키오씨는 게가 무섭다고 합니다. 이시하라 신타로씨는 나방과 나비가 무섭다고 하는데, 이런 것들은 꽤나 시적인 무서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나와 아주 닮은 어느 시인은 벌집이 무섭다고 합니다. 진정한 무서움은 영구적입니다. 그것은 무서움을 느끼는 인간의 일생을 초월한 것일 겁니다. 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