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문 동경 통신원 gounsege@gmail.com
NHK방송문화연구 미디어연구부를 책임지고 있는 하라 유미코(原由美子, 1962년생)의 까무잡잡하고 야무진 얼굴에서 관리직의 연륜과 함께 충만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주위에서 엄격한 상사, 철저한 커리어우먼이라고 부를 만큼 한 마디로 일밖에 몰랐던 전형적인 ‘일벌레’로 해외 출장도 잦았다. 주로 미국과 유럽 등을 많이 다녔지만, 정년을 앞두고 10년 정도는 한국, 중국, 몽골 등 아시아 지역으로 출장을 많이 갔다. 특히 한국과 관련해서는 양국 방송에 대한 공동 연구, TV 방송 제작 심포지엄 등에 참가하기 위해 대구, 경주, 제주도 등 각지를 돌았다. 미디어연구부의 업무 때문에 한국의 일본 연구자들과 동아시아, 일본 드라마 등을 조사하고 분석하기 위해 자주 한국을 방문했으며, 사람들과의 교류도 활발했다. 그러다가 쉰 살 무렵 부장을 맡아 현장을 다니는 일보다는 자료 수집과 분석, 조사 등 주로 의자에 앉아 하는 일이 많아졌는데, 가끔 서서 일할 때 다리의 힘이 풀려 휘청하는 등 하반신 근육이 많이 약해진 자신을 발견하고 크게 깨달았다. “사실 20년쯤 전에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가벼운 안면 마비 증세가 생겼지만 꾸준한 운동 덕분에 많이 좋아졌어요. 앞으로 더 나이를 먹을 텐데, 제대로 서지도 못하거나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일이 더 많아질 걸 생각하니 더 심각해지기 전에 무슨 수를 써야겠다고 다시 한번 마음을 굳게 먹었죠.”
파도와 호흡하는 서핑에 빠져
그래서 58세 때 도전한 것이 서핑이다. 처음에는 근력을 키우기 위해 노를 젓는 타입의 서핑으로 시작해, 현재는 자신의 다리 힘만으로 파도를 타고 방향을 바꾸는 본격적인 보드를 즐기고 있다.
“건강을 위해 스포츠클럽에서 요가와 스트레칭, 체조 등을 해 왔고, 아울러 스탠딩 서핑도 했는데 사실 말이 파도타기일 뿐 스탠딩 서핑은 노를 젓기 때문에 파도가 좀 있으면 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죠. 그래서 이왕 하는 거 어떤 파도든 그 속에서 파도와 호흡하는 본격 서핑으로 바꿨답니다.”
하라 유미코는 줄곧 살던 도쿄(東京)의 집과는 별도로 일본의 대표적인 서프 포인트이자 수많은 서퍼와 서핑 동호회가 즐겨 찾는 가나가와현(神奈川縣)의 치가사키(茅ヶ崎)시에 별장까지 마련할 정도로 서핑의 매력에 흠뻑 빠져 지내고 있다.
“예순 살때 정년 퇴직을 하고 현재는 계약사원으로 일주일에 세 번 출근해 근무 중인데, 도쿄의 집은 화, 수, 목 근무 때 사용하고 치가사키의 집은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이용해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면서 심신의 피로를 풀고 있어요.”
서핑을 위해 바닷가 입지를 충분히 살린 세컨드 하우스는 그야말로 그녀의 제2 인생이 꽃을 피우는 곳, 의외로 서핑을 시작하는 중장년들이 많아 서핑 이외에도 그들과의 교류도 삶의 원동력이 된다고. 아울러 스탠딩 서핑은 복근을 사용하고 노를 젓는 근력을 키우지만 본격 서핑의 전신 운동에는 미치지 못하며, 무엇보다 파도를 타면서 자연과 한몸이 됐다는 쾌감은 말로 형용하기 힘들 정도로 짜릿해 정말 배우길 잘했다고 덧붙였다.
모전여전, 다시 찾은 건강 만끽
하라 유미코에게는 어머니(1931년생)와 여동생(1959년생)이 있다.
어머니는 일흔 살 때 지금까지 꾸려오던 양품점을 접자 급격하게 체력이 쇠약해지고 각종 노인병으로 고생했다고 한다. 원인도 모른 채 살이 쭉쭉 빠져 체중이 35㎏밖에 되지 않은 적도 있었고, 급기야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미코의 극진한 간호와 꾸준한 치료 덕분에 현재는 체중을 55㎏까지 회복했으며, 건강도 되찾아 무엇보다 기쁜 일이라고. 치가사키에서 누리고 있는 제2의 삶에 맞춰 어머니를 노인요양원으로 옮겼으며, 매주 주말 시설을 찾아 오붓한 시간을 즐기고 있다. 건강이 회복된 어머니는 평일에는 노인시설에만 있지 않고, 치가사키에 있는 대학의 공개 강좌를 듣거나 문화센터에서 캘리그라피까지 배우고 있어 지난 10년간 투병 생활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유미코는 혀를 내둘렀다. 뭐든지 열정적으로 그리고 철저하게 살아간다는 점에서 아마도 모전여전일지 싶다. 미술을 전공한 여동생은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현지 일본 요리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친구와 함께 리옹에서 레스토랑을 경영하고 있다. 화가에서 요리사로 변신해 자신이 만든 음식 맛을 보기 위해 찾아주는 손님들과 나누는 행복한 시간이 벌써 16년이 넘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고 했듯이 이렇게 세 모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와 삶을 놓치지 않고 알뜰하게 만끽하고 있다고 하겠다.
62세 홍일점 바다에 서다
서핑 동호회의 회원은 대개 50대 초반의 중년들이 많은데, 인생의 선배 하라 유미코는 바닷가에서 서핑을 즐기는 유일한 고령의 여자라는 점에서 홍일점. 평일의 바닷가에는 젊은 사람들이 드문 반면, 의외로 중장년층 서퍼들이 꽤 많다고 한다. 골프처럼 필드에 나갈 때마다 돈이 드는 운동과 달리 서핑은 바다와 파도, 그리고 바람을 느끼고 이용하는 공짜 운동이라는 점도 매력이다. 서핑은 매년 3~4월 봄에 시작해 11월 말까지가 시즌으로, 파도를 타지 않을 때에는 유연성과 근력을 키우기 위해 체조 등으로 몸을 만들어 둔다고 한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은 바닷가 구석구석을 청소하는 크린 캠페인에 참가하는 바다 사랑도 실천 중이다. 이어 유미코는 파도의 속성을 알고, 파도를 다스리는 게 아니라 파도에 몸을 맡긴 채 호흡할 수 있게 되면 먼저 일본 바다를 두루 섭렵한 뒤 세계 곳곳의 유명한 서프 포인트를 찾아가 서로 다른 색깔을 지닌 파도를 직접 맛보고 싶다며 눈을 반짝거렸다.
허벅지는 제2의 심장
끝으로 일에 매진하면서 건강을 잃었다가 어렵게 되찾은 경험이 있기에 유미코는 이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좀 더 빨리 했으면 생각하지만, 절대로 늦은 것이란 없습니다. 단지 안 할 뿐이죠. 생각이 있다면 행동에 옮길 것, 이걸 명심했으면 해요. 파도타기를 통해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의 섭리에 맞춰 산다는 가르침을 배웠는데, 일할 때 몰랐던 근육과 신경 등 여러 문제도 알게 되었고, 몸을 움직이면서 크고 작은 문제도 해소되고 몸도 부드러워지고 훨씬 가벼워졌어요. 친구들과 맛있는 것을 먹고 즐길 수 있기 위해서는 몸의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특히, 제2의 심장이라는 허벅지를 지금부터라도 단련해 두면 제2의 인생이 든든해질 겁니다.”
800km 국토종단, 4200km 국내 해안 일주, 24시간 밤새 100km를 걷는 울트라 걷기 등 젊은이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을 65세가 넘어서 이뤄낸 도보여행가 황안나(본명:황경화(黃慶花)·76)씨. 그녀는 국내뿐만 아니라 산티아고, 네팔, 홍콩, 몽골, 부탄, 동티베트, 베트남, 아이슬란드, 시칠리아 등 50개 국의 길을 밟았다. 지리산 종주도 벌써 여덟 번 했고, 오지여행도 숱하게 다녀왔다. 나이를 두고 우려하는 이들에게 그녀는 말한다. “비록 나이는 적지 않지만 뜨겁게 갈망하는 것이 있고 그것들을 내 두 발로 해낼 수 있으니 이만하면 젊지 않은가?”라고.
황씨는 춘천사범학교를 나와 20세부터 교직 생활을 하다가 정년을 7년 앞두고 제2 인생을 위해 과감하게 퇴직했다. 퇴직 후, 가장 먼저 문제가 된 것은 건강이었다.
건강검진 결과 고지혈증에 악성 빈혈 등 의사가 식단까지 짜줄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던 그녀다. 그런 그녀에게 의사는 운동을 권했고, 그때부터 동네 뒷산을 오르거나 헬스장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황씨는 TV 브라운관에 펼쳐진 땅끝마을의 풍경을 보고 눈을 뗄 수 없었다.
“드넓은 양파밭과 청보리순, 붉은 황토가 햇살에 반짝이는 그곳을 ‘한번 걸어보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땅끝마을이라는 그 단어도 무척이나 아득하게 느껴졌죠. 그때 마침, 제가 다니던 산악회에서 광주 무등산을 오른다고 하는 거예요. 그러면 나는 산에서 내려와 터미널로 가서 땅끝마을로 가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순전히 그 길을 걸어보고 싶은 마음에 걷기를 시작했고, 그 일이 계기가 돼 국토종단과 해안 일주에 도전했죠. 내 모든 시작과 도전은 65세부터였어요.”
장기 도보여행에 필요한 다섯 가지
그녀가 혼자 장기 도보여행을 한다고 했을 때 제일 걱정한 것은 ‘체력’이다. 그리고 체력과 함께 꼭 필요한 것들이 있다고 한다. “젊은 친구들은 체력은 있는데 시간이나 경비가 부족하죠. 나이 든 사람들은 시간과 경비는 있지만 체력이나 용기가 부족하고요. 한 달에서 길게는 몇 개월씩 다니는 장기 여행이기 때문에 가족의 이해가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저는 4개월 해안 일주를 하는 데 700만원 정도 들었는데, 보통 할머니가 그만한 돈을 쓰기란 쉽지 않잖아요. 작정하고 준비한 것은 아니지만 퇴직하고 3년 동안 뒷산을 운동 삼아 다닌 덕에 체력도 단련돼 있었죠. 남편에게 내 계획을 이야기하니까 그이는 단순히 ‘해도 된다’ 정도가 아니라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었어요. 그렇게 체력, 시간, 경비, 그리고 가족의 이해까지 모두 해결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용기’더라고요. 용기를 갖는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여러 강연이나 인터뷰에서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왜 혼자 떠나느냐”이다. 그녀는 위에서 말한 다섯 가지를 갖춘 동행자를 찾기 어려울뿐더러, 모두 갖춘 사람이라도 서로의 체력 정도나 관심사가 달라 나만을 위한 자유 여행을 즐기기 어렵다고 말한다.
“누군가와 함께 가면 나는 조금 더 걷고 싶은데 상대에 맞추느라 나아가지 못할 때도 있고, 사진을 찍고 싶은데도 마음대로 멈출 수 없어요. 남편이나 동생들이랑 가면 좋은 숙소에 맛있는 음식들을 먹고 걷기는 뒷전이 되어버려요. 그러면 즐겁고 편안하지만 단순히 관광에 그치고 말죠. 혼자 걸으면 힘들고 외롭고 막막하지만 그 절박함을 안고 걷는 길에서 느끼는 게 참 많아요.”
그녀는 외로움이 몰려올 때면 돌아가신 어머니의 일기장에 남아 있던 문구를 떠올린다.
‘자유로우려면 외로워야 한다!’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나 홀로 도보 여행’
목적지는 정하지만, 목표에 얽매이지는 않는다. 그녀는 꼭 정상을 가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가다가 힘들면 되돌아오면 된다는 마음으로 길을 나선다. 하고 싶은 걸 그냥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고 만족스럽다고.
“남들이 못할 거라고 말린다고 해서 ‘나는 꼭 성공할 테다’ 하는 마음으로 가는 게 아니라 ‘내가 어디까지 가서 못하나 보자’라고 생각해요. 그냥 포기하는 것보다는 내 한계가 어디까지인가 확인해보는 편이 낫잖아요. 망설이고 주저할 시간에 그냥 하는 게 남는 거죠.”
그녀는 길 위에서 잊지 못할 추억도 쌓고, 건강도 챙기고, 친구들도 많이 생겼지만 비워내는 과정을 통해 얻은 것이 많다고 했다.
“정말 잡초처럼 험한 인생을 견디며 살아왔어요. 아마 걷기를 하지 않고 그대로 노년을 맞았다면 마음이 아주 괴로웠을 것 같아요. 지난날의 아픔과 걱정 등을 모두 길 위에서 치유했기 때문에 지금 즐거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개미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 길을 혼자 걷다 보면 마음도 편해지고, 집착이나 욕심도 다 내려놓게 되죠. 자연히 자기 성찰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다이어트를 할 수 있어요.”
그렇다고 걷는 내내 생각만 하는 것은 아니다. 길 위에서 그녀의 주특기는 바로 ‘멍 때리기’라고. 근심 없이 머리가 텅 빈 상태로 걷다 보면 몸도 마음도 아주 편안해진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놓지 않아야 할 것은 바로 ‘끈기’다.
“도전해서 꼭 이루리라는 욕심은 없지만, 끈기 있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다 보니 도전한 것은 대부분 해낼 수 있었죠. 머리가 가자고 하면 몸은 자연히 따라가게 돼 있거든요. 도보여행을 하다보면 소나기를 맞을 때도 있어요. 비에 홀딱 젖고 나면 대개 의욕을 잃거나 힘들어하죠. 그럴 때면 저는 이렇게 외치며 한 발짝 더 내딛죠.”
“젖은 옷이 마를 때까지!”
그리스는 아름다운 곳이 많은 나라다. 아테네 거리에서는 여신이 금방 환생한 듯한 아리따운 여성들이 활보한다. 특히 그리스 여행의 백미는 ‘섬’ 여행이다. 200개의 유인도 중에서도 국내에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은 ‘산토리니’다. 그곳뿐 아니라 꼭 가봐야 할 곳은 ‘메테오라 수도원’이다.
그 아름답고 멋진 풍경은 시댁 어른들과 함께 떠난다 해도 모든 스트레스를 다 감싸 안아줄 것이다.
글·사진 이신화(on the camino의 저자, www.sinhwada.com)
화산섬 보트 투어는 유용한 패키지
TV 프로그램 에 소개되면서 광고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본 곳이 그리스다. 그리스의 수많은 여행지 중에서도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산토리니(Santorini) 섬이다. 특히 한국 사람들의 신혼여행지로 큰 인기를 누리지만 이 섬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어느 누구하고 동행하더라도 상관없다. 단언컨대 ‘묵은 시름’이 많은 사람들이 동행해도 그 아름다운 풍치에 반해 스트레스를 다 녹여줄 것이다.
산토리니는 에게해 남쪽 그리스령 키클라데스 제도(Kykladhes Is.) 남쪽 끝에 있다. 아테네에서 235㎞ 떨어져 있으며 중심 마을인 피라(Fira)를 포함해 13개의 마을이 있다. 보통 사람들이 산토리니라고 부르지만 정식 명칭은 티라(Thira) 섬. 티라는 크레타 문명과 미케네 문명의 중간에 위치해서 두 문명과 교류하며 발전했던 키클라데스 문명의 중심지였다. 기원전 1500년경, 이곳에서 대규모 화산폭발이 일어났고 이후 한동안 사람이 살지 않았다. 1956년에도 화산폭발로 피라와 이아(Oia) 마을이 파괴된 적이 있다. 한때는 원형 섬이었는데 초승달 모양으로 변했고 잘려나간 절벽 위에 하얀 집들이 들어섰다.
산토리니의 중심 도시는 피라다. 하지만 여행이란 ‘첫인상’이 참으로 중요하다. 피라 마을이 산토리니의 중심지라 해도 섬 끝의 이아 마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움이 뒤떨어진다. 이럴 때는 먼저 ‘화산섬 보트 투어(Volcano Tour)’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부분 마을 여행사에서 티켓을 판매하는데 1일 코스를 이용하면 된다. 아티니오스 신항구나 피론(Firon) 구항구에서 배에 오르게 된다. 배는 가장 먼저 산토리니 서쪽에 있는 네아 카메니(Nea Kameni)와 팔레아 카메니를 간다. 나무 하나 없는 허허벌판의 척박한 화산섬의 돌멩이에는 아직도 지열이 남아 있다. 그다음 코스는 바닷속에서 용출되는 온천수에서 수영을 즐기는 것이다. 40도가 넘는 고온이다. 이어서 유인도인 티라시아(Thirasia) 섬에 다다른다. 배가 없으면 접근할 수 없는 작은 섬이지만 천혜의 매력을 갖춘 곳이다. 이 마을에서는 맛있는 해산물 요리를 먹거나 마을까지 올라서 멋진 전경 사진을 찍으면 된다. 이때 당나귀(동키)를 타보는 것도 재미가 쏠쏠하다. 화산섬 보트는 이아 마을을 잇는 항구에서 내릴 사람에게 선택권을 준다. 대신 저녁 8시에는 셔틀버스가 운행되고 있어서 숙소로 이동하는 데 전혀 부담이 없다.
온통 캘린더 사진을 만들 수 있는 곳, 이아(Oia) 마을
이아 마을을 산토리니 첫 마을로 보게 된다면 ‘아, 정말 산토리니에 오길 잘했군’ 하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어느 곳에서나 내 몸을 조금만 움직여서 셔터를 누르면 캘린더 사진이 된다. 깎아지른 절벽 위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하얀색 집들. 미로처럼 나있는 좁은 길목에 피어난, 화사한 부겐빌레아 꽃이 눈 시리다. 앙증맞고 귀여운 숍들이 열지어 이어지는 곳. 지붕이 파란 곳은 그리스 정교회의 돔 지붕뿐이다. 하얀 교회의 파란색 돔과 에게해의 푸른 물빛이 어우러진 풍경에 넋을 잃는다. 발길은 내내 하늘을 날아다니는 듯하다.
그나저나 이 섬의 건물들은 왜 하얀색일까? 건물 색채에 대한 사람들의 설명은 제각각이다. 외세에 대한 저항의 의미가 있다는 얘기가 많다. 그리스가 외세에 점령당했을 때 국기 좌상단의 십자가 색을 따 외벽을 하얗게 칠했고, 파랑 바탕색으로 창틀을 장식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산토리니를 빛나게 하는 곳은 이아 마을이고 석양시간이 되면 굴라스 성채 쪽으로 몰려드는 인파로 인산인해가 된다.
이아 마을을 먼저 보고 난 후 피라 마을을 찾아보자. 피라 마을은 산토리니의 명동 격으로 테오토코플루(Theotokopoulou) 광장이 중심이다. 골목을 구경하거나 교회나 수도원, 고고학 박물관 등을 보면 된다. 또 절벽 아래 항구까지 566개의 지그재그 계단 길이 놓여 있는데 당나귀나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내릴 수 있다. 또 피라에서 10분 거리에 이메로비글리(Imerovigli) 마을이 있다. 산토리니에서 유일하게 언덕 위에 지어진 성채 마을로 스카로스(Skaros) 성까지 걸어보자.
렌터카를 이용한다면 동쪽 해변의 블랙, 레드, 화이트 비치를 따라 해안 드라이브를 즐겨보자. 블랙 비치라고 불리는 ‘카마리(Kamari)’는 해변 길이가 1㎞가 넘는 산토리니 대표 해변으로, 별칭처럼 온통 검은빛의 모래가 깔려 있다. 카마리 비치 인근에는 고대 티라 유적지가 있는데 메사 보우노 봉우리(369m) 꼭대기까지 트레킹하면 된다. 또 페리사(Perissa) 해변 근처에는 워터파크가 있다. 피라의 남단 아크로티리(Akrotiri)에는 선사 유적지가 있다. 에게해에서 발견된 선사시대 유적지 가운데 가장 잘 보존되어 있다. 이곳에는 붉은 퇴적층이 침식되면서 만들어진 레드 비치와 화이트 비치가 있다.
기암 위에 세워진 수도원 6곳 메테오라(Meteora)
그리스 여행 중에서 메테오라를 빼놓는다면 여행의 재미 하나를 잃어버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테오라는 그리스어로 ‘공중에 떠 있다’라는 뜻으로 ‘하늘의 기둥(columns of the sky)’이라고 불리는 지역이다. 유네스코는 이곳의 기묘한 자연경관과 경이로운 종교 건축물의 가치를 인정해 1988년 세계복합유산으로 지정했다. 칼람바카(Kalambaka) 마을에 도착하면 우선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마을 뒤로 거대한 암산이 산봉우리처럼 연이어진다. 400m 이상의 바위 봉우리들은 테살리아(Thessalia) 평원에 있는 페네아스(Peneas) 계곡과 칼람바카라는 작은 도시를 에워싸고 있다. 이 봉우리들은 약 6000년 전, 강에서 원추형으로 나타났다가 지진 활동으로 변형되면서 생긴 것으로 조사되었다. 메테오라의 기암들은 사암과 역암이 강물에 의해 침식되어 생겨난 거대한 암산이다. 그것보다 더 강렬한 것은 기암 위에 지어진 수도원이다.
그나저나 어떻게 기암 봉우리에 건물을 지었을까? 이곳은 11세기부터 수도사들이 정착하기 시작했다. 정치가 상당히 불안했던 14세기에 테살리아의 수도원들은 접근하기 어려운 봉우리 위에 건축된 것이다. 성 아타나시우스가 최초로 수도원을 세웠다고 한다. 전성기인 16세기에는 20여 개의 수도원이 있었다. 현재는 수도원 5곳과 수녀원 1곳이 남아 있는데, 2차 세계대전때 파손된 것을 복원한 것이다. 최초로 창건되고 가장 큰 대메테오라 수도원, 바를라암 수도원, 암벽에 붙어 있는 모습인 로사노 수도원, 성 니콜라스 아나파우사스 수도원, 가장 올라가기 힘든 트리니티 수도원(007시리즈 의 로케이션), 성 스테파노 수녀원 등이다. 현재 수도원에는 수사와 수녀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관광객들의 방문이 제한된 범위에서 허용된다.
바위의 평균 높이는 300m, 가장 높은 것은 550m나 된다. 좁은 바위 꼭대기에 아찔하게 서 있는가 하면, 절벽 옆에 붙어 있는 형상이기도 하다. 분명코 바위 위에서 수도원을 바라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아 저곳으로 훨훨 날아보고 싶다’고 말이다.
Travel Tip!
항공편 한국에서 그리스 직항편은 없다. 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이스탄불, 두바이 등을 경유해 아테네로 들어가면 된다. 많은 이들이 터키 여행과 함께 그리스를 선택한다. 터키항공을 이용해 이스탄불을 거쳐 그리스 아테네로 들어간다. 인천~이스탄불 구간은 주 11회, 이스탄불~아테네 구간은 주 42회 운항한다.
음식정보 그리스의 일반 식당인 타베르나(Taverna)가 있다. 전통 음식으로는 수블라키(Souvlaki), 게미스타(Gemista), 무사카(Moussaka), 기로스(Gyro, 기로, 자이로, 지로스라고도 함) 등을 꼽는다. 수블라키는 흔한 꼬치구이라 말할 수 있다. 게미스타는 피망 등 야채에 고기와 밥을 넣어 만든 것으로 동양인 입맛에 잘 맞는다. 무사카는 야채와 고기를 볶아 화이트소스를 뿌려서 구운 것. 기로스는 피타 빵(Pita bread)에 바삭하게 구워진 고기를 잘라 넣고 소스, 야채를 넣어 케밥처럼 만든 요리다. 또 슈퍼 등지에서 간단하게 사 먹을 수 있는 돌마데스(Dolmades), 혹은 돌마스(Dolmas)가 있다. 일명 ‘포도잎 꼬마 쌈밥’으로 간단하게 요기하기에 좋다.
전통 술 그리스의 국민 술이라 일컬어지는 우조(Ouzo)와 메탁사(Metaxa)가 있다. 2006년부터 오직 그리스에서 생산되는 ‘우조’는 40도 이상의 독한 술로 미틸리니에서는 해마다 축제를 연다. 포도+아네스씨+각종 허브로 만든 이 술은 문어요리를 안주 삼아 함께 마신다.
숙박정보 트립어드바이저(www.tripadvisor.co.kr) 사이트에서 순위를 확인하면 숙박 전문 인터넷 사이트로 연계가 가능하다. 가족 인원수가 많다면 메테오라에서 캠핑장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통화정보 유로 사용
사용 전압 표준 전압 220V, 50㎐를 사용
인터넷 정보 대부분의 식당이나 숙소에서 인터넷이 잘된다.
치안정보 그리스는 비교적 치안이 좋은 편이다. 하지만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지하철역 등에서는 날치기나 소매치기 등을 유의해야 한다.
기타 여행지 미코노스, 델로스, 낙소스 섬을 비롯해 희랍인 조르바의 배경이 되었던 크레타 섬 여행도 해봄직하다. 그 외 델피, 테살로니키, 올림피아, 칼라마타, 코린토스, 티바스 등 갈 곳은 너무나 많다. 아테네 시내와 수니온 곶 여행도 좋다.
나의 작은 관심과 노력으로 아픈 아이들의소원이 이뤄질 수 있다면 멋지지 않을까. 무언가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기부를 하면 그것의 가치는 더욱 커진다. 바로 ‘기부의 마법’이다.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은 이처럼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을 찾아 그에 맞는 재능기부자를 연결하는 곳이다. 재단의 도움을 받아 소원을 이룬 아이들의 따뜻한 사연을 모아 봤다.
도움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www.wish.or.kr
◇돌고래를 좋아하는 혜서의 소원은…
“저는 커서 돌고래 사육사가 될 거예요.” 유달리 동물을 좋아하는 여덟살 강혜서양은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껏 힘을 준 목소리로 대답한다. 또래보다 어휘력이 풍부하고 자기표현이 확실한 아이다.
혜서의 머리가 아프기 시작한 것은 유치원 입학 후부터였다. 병원에서는 뇌종양의 일종인 ‘수모세포종’이라고 했다. 100만 명 중에 5명 정도에게 생기는 병인데 원인조차 알 수 없다고 했다. 작년에만 서른 한 번의 방사선 치료를 했고 올해부터는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좋아하는 동물을 직접 보러 가보고 싶지만 밖에 나갈 수 없었다.
TV에서 동물이 나오는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혜서는 눈을 떼지 못했다. 혜서는 특히 돌고래를 좋아했다. 돌고래를 보면 기분이 밝아졌다. 조련사의 말을 알아듣고 재주를 부리는 모습이 신기하고 사랑스러웠다. ‘돌고래를 돌보는 사람은 매일 돌고래와 같이 있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혜서에게는 돌고래 사육사가 되고 싶다는 소원이 생겼다.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을 이뤄 주는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에 혜서의 소원이 전해졌다. 소원을 이뤄 주기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비영리단체와 기부 참여자들이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인터넷기업 ‘11번가’가 후원을 약속했고 약 1만1000명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제주도에 위치한 한 아쿠아리움에서 혜서를 돕겠다고 나섰다. 소속 사육사가 재능기부에 나섰다.
모르는 사람이 많았고 실내는 웅성거렸다. 다소 낯가림을 하는 혜서는 굳어 있었다. 하지만 돌고래 ‘세나’를 만나자 이내 긴장감이 사라졌다. “돌고래도 충치가 생기나요?”, “돌고래도 감기가 걸려요?” 아프지 않길 바라는 혜서의 아이다운 질문이었다.
혜서는 직접 돌고래를 지휘했다. 많은 이들의 바람이 돌고래 세나에게도 전해진 것일까. 세나를 매일 돌보던 사육사는 평소보다 더 활발한 세나의 모습이 놀랍다고 했다. 그토록 좋아했던 돌고래를 만난 혜서가 까르르 웃었다. 혜서의 웃음소리가 공연장 곳곳을 채웠다. 많은 이들의 따뜻한 ‘관심’이 모여 동물을 좋아하던 한 아이의 소원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퍼레이드
지난 9월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진행된 퍼레이드는 아주 특별했다. “예쁜 공주가 돼서 멋진 왕자님과 퍼레이드를 하고 싶다”던 여섯살 김연우양의 소원이 이뤄지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연우가 세살이었던 2012년, 연우의 아랫배에 뭔가 딱딱한 것이 만져졌다. 병원에서 ‘난소종양’ 진단을 받았다. 활발하지만 눈물이 많은 아이였다. 6번의 항암치료를 거치며 참 많이도 울었다. 만화 속에 나오는 공주처럼 항상 예쁘고, 항상 행복하게 웃고 싶었다.
삼성전자 부품사업부(DS)가 후원하는 대학 봉사팀 ‘위시 엔젤(Wish Angel)’이 소원을 이뤄 주기 위해 연우를 만났다. 연우는 금발에 분홍 드레스를 입고 왕자님과 퍼레이드를 하고 싶어 했다. 사람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나눠 주는 착한 공주가 되고 싶다고 했다. 삼성전자 임직원과 에버랜드가 연우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나섰다. 연우의 소원이 이뤄지는 날의 기억을 사진으로 남겨 주기 위해 황영철 사진작가가 재능기부에 나서기로 했다.
“공주님, 이제 백성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왕자님과 함께 퍼레이드에 오르실 시간입니다.” 원하던 대로 공주가 된 연우가 환하게 웃으며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였다. 달리던 차가 잠시 멈추자 연우는 차에서 내려 가방 속에 담아 온 과자와 사탕을 사람들에게 나눠 주었다.
연우가 자라는 동안 큰 용기와 희망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모아 사람들이 박수를 보냈다. 함께 힘든 시간을 보낸 어머니 박윤서(가명)씨가 딸의 손을 꼭 잡았다. 박씨는 “이 정도까지 우리 아이의 소원을 들어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공주가 되고 싶다던 소원을 이뤘으니 이제 앞으로 연우가 커서 무엇을 하든지 다 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드론으로 넓은 세상을 보고 싶어요
김규현(15)군은 또래의 평범한 아이들처럼 활발한 소년이었다. 2013년 1월, 스키캠프에서 다리가 부러져 병원을 다닐 때까지도 뼈가 붙기만 하면 다시 두 발로 뛸 거라고 생각했다.
치료 3개월째가 되던 때였다. 갑자기 고열이 생기고 염증수치가 높아졌다. 황급히 찾아간 큰 병원에서 뼈에 악성 종양(골육종)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 뒤로 세 번의 큰 수술과 여섯 번의 항암치료를 받았다. 전처럼 걷거나 뛸 수 없었지만 규현이는 장애진단을 원치 않았다.
규현이는 차분한 성격에 말수가 적은 성격이지만 ‘레고’ 이야기가 나오면 눈망울을 빛냈다. 자유롭게 날고 싶은 규현이의 방에는 레고로 만든 비행기가 많았다. 규현이는 ‘드론(무인비행기)을 갖고 싶다고 했다. “다리를 다쳐서 산에도 못 올라가고 움직이는 게 불편하니까 저 대신 드론을 높이 띄워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보고 싶어요.”
9월 어느 날, 한 식당에서 규현이를 위한 깜짝 이벤트가 열렸다. 식사를 마치고 산책을 하러 밖으로 나간 규현이의 눈에 무언가 보였다.
“저거 새야?” 맑은 하늘에 떠 있는 낯선 물체는 규현이에게 선물하기 위해 준비한 드론이었다. 규현이의 사연을 들은 한 드론교육 전문가가 재능기부로 조종법을 알려 주기 위해 경기도에서 청주까지 달려왔다. 드론 조종기를 손에 쥔 규현이의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소원이요? 이제 이뤘는데요.” 규현이는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는 드론을 조종하는 동안 자신이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기분이 들었다.
◇기부자가 먼저 알아야 할 사실 10가지
기부 문화는 한 나라의 문화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잣대다. 빌 게이츠는 사회로부터 얻은 재산을 사회에 돌려주는 것이 기부운동에 참여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기부자들은 의미있는 일, 관계하는 일, 확실한 목적에 쓰여지는 일에 기부를 원한다. 기부자들의 동기부터 따져보자.
1. 기부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기부에는 먼저 기부자가 특별한 용도를 지정하지 않는 ‘순수 기부’가 있습니다. 반면 기부자가 특정한 사업을 후원할 목적으로 지정해서 기부하는 ‘조건부 기부’도 있고요. 또 개발사업 등을 진행할 때 시행자들이 국가나 지자체에 제공하는 ‘채납형 기부’,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에 예술작품을 제공하는 ‘기증형 기부’도 있습니다.
2. 우리나라 기부 현황이 궁금해요
아름다운재단 ‘기빙코리아’의 기부금 집계를 보면 2011년 한국인의 연평균 기부금액은 21만9000원으로 직전 조사년도인 2009년의 18만2000원에 비해 20% 이상 늘었습니다. 기업의 경우 상장기업(1700개사)의 한 해 평균 기부금은 8억3700만원, 비상장기업(1만5651개사)의 평균 기부금은 4500만원 수준입니다.
3. 개인들은 어떤 동기에서 기부를 하나요
아름다운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기부 동기로 ‘동정심’이 62.1%로 가장 높게 나타나 ‘불쌍하다’는 감정이 여전히 기부 동기 가운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합니다. 그러나 ‘사회적 책임감’의 비중이 2009년 54.8%에서 59.4%로 상승하여 기부에 대한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4. 우리나라에서 기부액이 많은 기업은 어디인가요
기업의 기부금(2012년 재무제표 기준) 지출 1위는 삼성전자입니다. 삼성전자는 2353억4900만원을 기부했습니다. 2위는 현대중공업(1329억2700만원), 3위는 삼성중공업(1115억2430만원) 등입니다. 이밖에 케이티, SK텔레콤, 포스코, 현대자동차, 삼성디스플레이, CJ제일제당, 한국전력공사 순으로 10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5. 정부에도 기부할 수 있나요
우리 법률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은 모금활동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은 개인과 기업에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어 이들 기관이 모금활동을 한다면 암묵적인 강요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6. 기부금에 대한 세제혜택은 어느 정도입니까
먼저 기부하고자 하는 단체가 어떤 단체인지 알아봐야 합니다. 기부금대상 민간단체와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된 곳에 개인이 기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3000만원 이하인 경우 소득금액의 30% 이내에서 15%의 세액공제, 3000만원이 넘는 기부금에 대해서는 30%의 세액공제를 합니다. 법정기부금 단체의 경우 기부자의 소득금액 100% 한도에서 15%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7. 기부금 영수증만 있으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나요
영수증을 발급한 기관이 ‘지정기부단체’나 ‘기부금대상민간단체’로 등록돼 있어야 합니다. 이 같은 단체를 세제적격단체라고 부릅니다. 당국에 기부금품 모집등록을 한 단체라고 해도 세제적격단체 선정을 받으려면 별개의 자격과 등록이 필요합니다. 모집단체가 세제적격단체가 아니라면 기부금과 후원금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이 없습니다.
8. 현물기부의 경우 기부금액을 어떻게 산정하나요
기부금 단체에서도 현물의 기부금품 가액의 기준을 얼마로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현물의 기부금은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는 정당한 매매가격’으로 계산합니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 당시의 진도군과 안산시, 태안기름유출사고 등에서의 태안군처럼 법률상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그 곳에서의 자원봉사도 기부금으로 산정될 수 있습니다.
9. 기부금을 받은 단체가 돈을 손에 쥐고 있지는 않나요
기부금은 2년 내에 반드시 사용하도록 법률에 명시돼 있습니다. 만약 정해진 기한 내에 기부금을 사용하지 않으면 모금단체는 기부금을 기부자에게 반환해야 합니다. 등록관청에서도 기부금품을 어떻게 모금하는지, 어디에 사용하는지를 검사할 수 있습니다.
10. 기부금을 받은 단체의 활동을 상세하게 확인하고 싶어요
원칙적으로 기부금을 받은 모든 단체는 기부자에게 기부한 내용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보고하는 것이 옳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기부자를 일일이 접촉할 수 없어 대부분 ‘연차보고서’를 공개·제공합니다. 또한 모금기관은 모금액의 사용결과 ‘나눔포털’과 단체의 홈페이지 등을 통해 기부금 모집결과 및 사용결과를 게시 공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자료제공 서울시 기부 길라잡이
역모 혐의로 능지처참을 당한 허균(1569~1618)은 수많은 조선조 인물 가운데 여러 모로 특이한 사람입니다. 고리타분한 유교질서에 염증을 냈던 허균은 어머니 상중에도 기생을 끼고 놀아 비난을 받은 바 있습니다. 광해군일기에는 ‘천지간의 괴물’이라고 기록된 인물입니다.
그가 광해군 3년(1611)에 귀양지인 전북 함열에서 엮은 ‘성소부부고(惺所覆?藁)’에 ‘도문대작(屠門大爵)’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8도의 명물 토산품과 별미를 소개한 음식 안내서입니다. 귀양살이를 하다 보니 지난날에 먹었던 음식 생각에 견딜 수 없어 종류별로 기록해 놓고 때때로 보아가며 한번 맛보는 것처럼 한다는 게 집필 동기였습니다.
허균이 참 가엾습니다. 처형 직전에 “잠깐 할 말이 있다”고 소리쳤지만 무시당한 채 처참하게 죽은 그는 마지막으로 무슨 음식을 먹고 갔을까? 사육신의 한 사람인 성삼문이 처형장에서 지은 절명시(絶命詩)에는 “황천길엔 주막 하나 없다는데 오늘 밤은 뉘 집에서 잘까?”[黃泉無一店 今夜宿誰家]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곧 죽을 사람들이 왜 먹는 생각을 할까? 음식이란 몸을 살찌우거나 생존을 이어주는 영양소만이 아니며 정신의 허기를 달래고 불안을 덜어주는 그 무엇입니다. 생존의지에 관한 행위와 관련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문자 그대로 음식은 마시고[飮] 먹는[食] 것입니다. 먹고 마시고 저작(詛嚼)하는 행위를 통해 우리는 심신을 기르고, 세상과 함께 하면서 사람들과 정을 다지고, 그 시대와 사회를 섭취합니다.
음식남녀 인지대욕존언(飮食男女 人之大慾存焉), 예기(禮記)가 갈파한 대로 음식과 남녀의 정, 쉽게 말해 먹는 것과 섹스는 인간의 가장 큰 욕망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이 원초적 본능을 다스려 사회질서와 양속(良俗)을 유지하기 위해 온갖 제도와 절차를 만들고 규제와 금지 장치를 마련해왔습니다.
음식은 예절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숟가락 젓가락 포크는 어떻게 쥐고 어른 앞에서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배운 뒤 식사공동체의 일원으로 편입됩니다. 밥상머리교육은 인간의 품성을 결정하는 원초적 교육기제입니다.
쌀을 뜻하는 글자 ‘米’를 파자(破字)하면 八十八이 됩니다. 옛 어른들은 쌀 한 톨을 얻기 위해서는 88번이나 농부의 손길이 가야 하는 걸 알라며 이 글자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예절은 먹는 방법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음식 자체에 대해 지켜야 할 예의가 있습니다. 먹을 게 귀하고 쌀이 모자라던 시절에는 밥풀을 남기면 꾸중을 들었고, 맛있는 것만 먹거나 같은 반찬을 두 번 떠가는 것도 남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최근 번역된 댄 주래프스키 교수(미 스탠퍼드대·언어학)의 ‘음식의 언어’(The language of food)에 의하면 고급한 식사일수록 에티켓을 따집니다. 요리의 이름이 길수록, 식재료의 출처를 거론하는 횟수가 많을수록 음식 값이 비싸집니다.
음식은 정입니다. 온 가족이 모여서 밥 한 끼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복인가요? “음식 끝에 의 상한다”는 말, “콩 한 쪽도 나눠먹는다”는 말에서는 상부상조하며 살아가는 인심과, 누구에게나 똑같은 고통인 가난을 읽을 수 있습니다.
내가 아는 술꾼 3형제는 명절에 모이면 소주를 궤짝으로 갖다 놓고 마시면서 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 이야기를 하며 웁니다. 어차피 가실 분인데, 병상에 누워 “한 잔만, 한 잔만” 하는데도 끝내 술을 드리지 않았던 불효를 그들은 지금 후회하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또는 주부는, 또는 아내는 가족을 위해서 정으로 다듬고 무치고 사랑 양념을 넣어 음식을 만듭니다. “세상에서 제일 듣기 좋은 소리는 제 논에 물 들어가는 소리와 내 새끼 입에 밥 들어가는 소리”라고 하지 않습니까? 어려서 어머니가 해주었던 반찬이나 요리가 맛이 없어지면, 그때는 죽을 때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과학적 근거는 모르겠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말입니다. 음식은 소통입니다. 왕조시대에 기근이 들고 흉년이 심하면 왕은 부덕의 소치라고 자성하며 하늘에 빌면서 반찬 가짓수를 줄였습니다. 이른바 감선(減膳)의 소통정치라고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서로 자기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손님 접대랍시고 내놓은 두루미와 여우의 우화는 달리 해석하면 서로 다른 음식을 통한 소통의 시도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음식은 배려입니다. 우리는 요리를 잔뜩 빚어 내놓고도 “차린 건 없지만 많이 드십시오” 하고 인사를 합니다. 예전에 중국인들은 “이미 익힌 걸 날것으로 되돌릴 수 없지요”[熟不還生]라고 말하며 식사를 권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고 있고(장 지글러 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세계의 절반은 먹거나 더 먹거나 또 먹고 있습니다. 음식을 먹으면서 기아의 진실, 과식과 체증의 진실을 알 수 있어야 합니다.
중국 북송시대의 명재상 범중엄(范仲淹·980~1052)은 ‘강상어자(江上漁者)’라는 시에서 이렇게 읊었습니다. “강 위를 오가는 사람들/농어 맛을 즐길 줄만 아는데/그대들 보시게나 작은 배 하나/풍파 속에 출렁거리는 것을.”[江上往來人 但愛?魚美 君看一葉舟 出沒風波裏] 농어만 즐기지 말고 농어를 잡는 이들의 고생도 알라는 뜻입니다.
굶주리는 이들도 많고, ‘혼밥’이나 불기 없는 1회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가족과 따뜻한 음식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입니다.
나는 이걸 좋아한다고 내세울 만한 음식이 없는 사람, 함께 먹자고 남에게 권할 만한 메뉴나 음식점에 무지하거나 무신경한 사람, 무엇이든 한 가지라도 남을 위해 만들어 먹일 수 있는 음식이 없는 사람의 삶은 끝내 불행합니다. 구차하고 용렬합니다.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은 어느 책에서 “여성이 매일같이 요리를 하는 것은 작은 기적을 만들어 내는 일상의 기도와도 같은 것”이라고 썼습니다. 이제는 남자들도 나를 위해, 남을 위해 요리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요즘 TV화면을 점령하다시피 한 먹방, 쿡방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조류입니다.
요리는 본질적으로 살아 있는 것을 죽여서 먹을 것으로 만드는 행위입니다. 살아 있는 것을 죽여서 생명을 살게 합니다. 그러니까 역설적이지만 음식은 삶입니다. 그리고 살림입니다. 이 경우의 살림은 생계를 꾸려가는 일이나 세간이 아니라 생명이 있는 것들이 목숨을 이어가게 해주는 행위를 말합니다.
그런데 살아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움직이는 것, 푸른 것, 부드러운 것, 따뜻한 것, 촉촉한 것, 선한 것, 맛있는 것입니다. 일용(日用)하고 장복(長服)하는 음식을 통해 삶과 살림의 길을 찾아가는 일이 늘 즐거움과 행복이 되기 바랍니다.
TV조선 '황금펀치', '이봉규의 정치 옥타곤'의 MC로 활약하며 '강적들'의 정치만담꾼으로도 잘 알려진 시사평론가 이봉규. 영원히 철들고 싶지 않은 남자 이봉규가 꿈꾸는 독립, 그만의 자유분방한 라이프 스타일 노하우를 담은 책 이 나왔다. 지금이 인생의 황금기라고 말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글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Q. 어떤 중년들이 읽으면 좋을까요?
재미없게 그냥 하루하루를 살기 위해 사는 사람들,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처럼 사는 사람들, 일터로 나가기 싫어도 가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출근하는 사람들, 퇴근 후에는 집에 들어가기 싫은데 마누라에게 야단맞을까 봐 억지로 집으로 향하는 불쌍한 우리들의 중년 남자들, 자신은 늙어가고 있다고 자평하는 사람들이 꼭 읽기를 바랍니다.
Q. 자신이 갱년기라고 느낀 순간들에 대해 몇 가지 말씀하셨는데요, 그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갱년기를 어떻게 이겨 내셨는지요.
‘삶에 대한 즐거움이 사라졌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가 지금 생각해보면 갱년기를 심하게 앓고 있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친구를 만나도 재미가 없고, 심지어 집에서 나가기도 싫고 그냥 멍하니 TV만 쳐다보면서 리모컨만 하루 종일 돌려대고 있었죠. 샤워를 며칠씩 안 하는 날도 많았고요. 무기력증에 빠져서 ‘이렇게 나이 먹으면서 늙어가겠구나!’하고 하루하루를 아무 생각 없이 보내던 중, 영화 를 봤습니다. 주인공 두 명(잭 니콜슨, 모건 프리먼)이 6개월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고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을 리스트로 작성합니다. 그들은 생의 마지막 6개월을 정말 재미있고 가치 있게 살지요. 그때 나도 문득 버킷리스트를 작성하자고 마음먹고 써봤습니다. 그런데 막상 죽기 전에 가장하고 싶은 것들이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상상력을 동원해서 죽는다는 가정으로 몰입해서 다시 생각해보니, 거창한 것들이 아니었습니다. 소소하지만 재미있고 행복한 기분이 드는 것들이었습니다. 마치 영화 ‘버킷리스트’의 주인공들이 작성한 리스트처럼.
그때 생각했죠! 이제부터 재미나는 인생을 살아야겠다. 남을 위해 또는 가정을 위해 희생을 할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나의 행복을 위해 이기적으로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죠. 그랬더니 그 후 정말 거짓말처럼 재미있는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지금은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을 만큼 그동안 재미있고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Q. 어느 순간 중년은 그런 감정과는 멀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중년에게 우정이란? 그리고 사랑이란?
중년에게 우정은 중요합니다. 사랑은 훨씬 더 중요하죠. 소년기의 우정은 맹목적이고, 청년기의 우정은 맹목적인 우정에 다소 앞날에 대한 도움을 받거나 줄 수 있는 점을 염두에 둡니다. 그러나 중년의 우정은 맹목적이게 순수하지도 않고 도움을 받거나 주기도 귀찮아집니다. 친구를 만나서 머리를 굴리거나 신경을 쓰기가 피곤해지는 것이죠. 배려하기도 힘에 벅차게 되고요. 그냥 편하고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상대는 뭔가 우월감을 노출하거나 아니면 반대로 자격지심이 있어서 히스테리를 부리면 마음이 무겁고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합니다. 헤어져서 돌아갈 때 내가 뭐하러 아까운 시간에 그 친구를 만나서 스트레스를 받았지? 하는 생각에 친구와의 만남의 횟수가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그런데 처지가 비슷하거나 코드가 맞는 친구를 만나면 아무 생각 없이 수다를 떨고 재미있게 소주잔을 비웁니다. 그러다 보니 비슷한 일을 하는 동료를 만나는 횟수가 늘어나고 어릴 적 친구와 만나는 횟수는 반대로 줄어들게 되지요. 어릴 적 친구는 늘 마음속으로 그립죠. 그런데 막상 만나려고 하면 스케줄도 서로 다르고 지금 사는 가치관도 다르고 관심사도 달라서 공유할 게 별로 없습니다. 물론 어릴 적 친구와 코드가 잘 맞고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면 금상첨화의 우정이 지속되겠죠. 그런데 중년의 나이에 그런 친구는 많지 않을 겁니다. 한두 명만 건져도 인생을 아주 잘 산 것이라고 자평해도 됩니다.
중년의 사랑은 사활적인(vital) 이슈입니다. 사랑이 없는 중년의 삶은 죽는 연습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사는 불쌍한 인간입니다. 사랑하면 젊어지죠!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합니다. 대상이 부인이면 최고의 행복이죠. 만약 부인을 사랑하지 않고 다른 여인을 사랑한다면? 이혼하고 사랑하는 여인과 결합하라고 조언합니다. 부인도, 다른 여인도,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면? 지금부터 사랑을 애써서 찾아야 합니다. 인생은 생각보다 훨씬 짧기 때문에 하루를 살아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사랑은 필수입니다. 특히 중년에게는!
Q. 책에서 ‘자신의 행복만을 위한 시간이나 설계를 해본 적 없으니,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삶에 회의가 느껴질 수밖에.’라고 하셨습니다. 이상은 무엇이고, 현실은 어떠하며, 설계하신 모습은 무엇인지요.
사람마다 이상과 현실은 다르겠죠. 나의 경우 이상은 “진정한 자유와 행복”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사회의 통념과 충돌하고 어느 정도 맞출 수밖에 없어서 안타깝죠. 그래서 요즘 설계하고 있는 인생 계획은 ‘나의 이상에 더욱 충실하기 위해 사회의 통념을 용기 있게 깨버리는 것’입니다. 어려운 일이겠지만, 남은 50년 행복을 위해 이 눈치 저 눈치 보지 않기로 마음을 다져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라는 책을 내면서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여러분과 공유하자는 것이지요. 마치 그룹스터디를 하거나 동아리를 하는 것처럼.
Q. 만약 하나님이 “봉규야~ 언제로 돌아가고 싶으냐?”고 물으신다면 “전 지금이 제일 좋습니다.”라고 애원한다고 하셨는데요. 또, 지금이 인생의 황금기라 표현하셨습니다. 그럴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요?
제가 지금이 황금기라는 것은 일이 잘 풀려서 황금기라는 것이 아닙니다. 내 인생 중에서 지금이 제일 자유롭고 행복해서이기 때문입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사회의 통념에 나를 맞추기보다는 나의 이상에 맞추는 용기가 필요한 중년입니다. 인생을 잘살기 위해 준비하는 단계가 아닌 행복하게 살기 위해 미친 듯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때가 중년입니다. 이를 위해서 두 가지를 버려야 합니다.
첫째는 “칭찬받기 위해 구걸하는 노예근성”입니다. 때로는 가족에게 칭찬받기 위해 애쓰고, 때로는 상관에게 칭찬받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때로는 사회 통념의 가치에 맞춰서 출세했다는 칭찬받기 위해 발광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좀먹고 있습니다. 남의 칭찬이나 사회의 통념은 나의 행복과는 무관합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는데, 고래가 춤추면 행복할까요? 아마도 무지 불행한 고래일 것입니다. 오죽 고된 훈련을 받았으면 사람의 지시(칭찬)에 고래가 춤을 춥니까? 우리는 불쌍한 고래가 되지 말아야 합니다. 태평양을 자유롭게 헤엄치면서 짝짓기하고 맛있는 거 자유롭게 먹고사는 고래가 행복하듯이 우리도 사회의 통념에서 벗어나서 나의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야 즐겁고 행복한 중년의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둘째는 자식입니다. 자식을 버려야 행복합니다. 버리라는 의미는 자식을 어디에 내다 팔거나 자식으로부터 도망치라는 말이 아닙니다. 자식을 위해서 나의 행복을 포기하거나 양보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자식을 애지중지 키우면 그 자식이 잘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십중팔구는 애지중지 키우면 오히려 자식이 독립심이 없어서 불행하게 됩니다. 아버지도 불행하고 자식도 불행해지는 최악의 결과를 위해 우리 아버지들은 그렇게 발버둥 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부모들에게 배울 점이 있습니다. 아무리 부자라고 해도 자식이 대학을 들어가면 첫 학기 등록금만 대주고 나머지는 학자금대출로 본인이 알아서 해결하도록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미국사람은 대학 졸업 후에 상당 부분 시간을 학자금대출 갚느라 고생합니다. 그런데 그걸 고생이라고 불평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누구나 그렇게 하기 때문입니다. 사회 통념은 그렇게 무서운 것이지요. 우리는 자식들이 졸업할 때까지 꼬박꼬박 학비를 대두고 용돈까지 챙겨주고 그것도 모자라서 시집·장가 갈 자금까지 마련해주느라 등골이 휘어지게 희생합니다. 그런데 우리 자식들은 행복할까요? 잘 될까요?
천만에 오히려 자생력이 없어서 나이를 먹어도 남에게 의존하려는 나약한 젊은이로 자랍니다. 사업자금 대달라고 떼쓰고 유산을 미리 떼어달라고 부모에게 협박합니다. 이게 다 부모가 잘못해서 그런 것입니다. 자기가 희생하고 자식은 잘 키워야 한다는 잘못된 사고방식과 사회통념이 자식도 망치고 자신도 불행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Q. ‘이기적으로 사는 남자들’에서 신성일, 손학규, 강용석, 김갑수, 조영남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이 중 롤모델로 삼는 사람이 있다면?
신성일 선생이 제일 부럽습니다. 우선 그 나이에 아직도 멋진 모습이 부럽습니다. 그러나 매일 운동하고 정신수양을 하니까 그 모습이 유지되는 것이겠지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의 자유로운 영혼이 부럽습니다. 부인 엄앵란 여사에게 “방송에서 나를 마음껏 흉보라! 그래야 방송이 재미있어서 당신이 잘 팔릴 거야~”라고 말하는 용기와 자유로운 영혼이 부럽습니다. 원조 한량 신성일 선생을 따라잡기 위해 ‘한량 시즌2’ 이봉규가 분발해야겠지요. 출판기념회에 신성일 선생이 오셔서 응원을 해주셨는데, “한량 신성일이 ‘시즌1’이었고 이제 ‘한량 시즌2’ 이봉규가 행복하게 살아갈 겁니다.”라고 마이크 잡고 외치니까 껄껄 웃으시더라고요.
Q. 아직도 ‘나는 늙었다’ ‘나는 늦었다’고 말하는 중년들에게 한마디!
“왜 노인행세하고 자빠졌니?”라고 충고하고 싶습니다. 송해 선생은 90인데도 아직도 재미있게 일하고 술 드시고 매일 목욕탕에서 노래를 부른답니다. 이제 40~50대의 중년들이 늦었다고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는 것은 멍청한 바보입니다.
인생 100세 시대 지금 중년들은 반 정도밖에 살지 않은 ‘신청년’입니다. 나머지 50년 60년을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갈 젓인지는 지금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 재미있고 행복하게 사는 디테일한 방법은 에서 세상 사람들에게 욕먹을 각오로 솔직하게 내뱉었습니다. 나는 지금 째지게~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같이 행복하시죠!
'맛있는TV' 전남 나주 밥상..."홍어 한 점에 3000원?" 창신동 매운족발
'맛있는TV'에서 전라남도 나주의 밥상이 소개됐다.
29일 방송된 맛있는 TV에서는 김호진과 김나영이 나주를 찾아 홍어를 맛봤다.
나주에서 유명한 홍어는 한 점에 무려 3000원이나 하는 고급 음식이었다.
이에 김호진은 홍어를 시식하며 "찹쌀떡을 먹은 것처럼 쫄깃하다"며 극찬했다.
반면 이날 홍어를 처음 먹은 김나영은 알싸한 홍어의 향에 홍어를 씹지도 못한 채 삼켰다. 그리고 "홍어가 찹쌀떡 같다고?"라며 질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날 맛있는TV에는 매운요리 최고의 맛집으로 창신동 매운족발이 소개됐다.
드라마ㆍ영화의 인기와 함께 관련 도서들이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한국출판인회의가 3월 넷째 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를 27일 발표했다. 교보문고와 예스24 등 전국 온ㆍ오프라인 서점 8곳에서 판매한 부수를 종합한 수치다.
금주 베스트셀러 도서의 특징은 TV와 스크린의 영향력 증대로 요약할 수 있다.
최근 종영된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언급돼 큰 화제를 모은 동화책 ‘에드워드 툴레인...’이 여전히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수성 중이다. 이 책은 4주 연속 1위를 지키다가 ‘디즈니 겨울왕국 무비 스토리북’에 한 주 선두를 내준 뒤, 다시 1위로 복귀하며 6주 연속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tvN 금토드라마 ‘응급남녀’도 베스트셀러 판도 변화에 영향을 끼쳤다. ‘여덟 단어’는 지난해 5월 출간돼 순위에서 사라진 뒤 이번 주에 7위로 재진입했다. 광고인 박웅현이 쓴 이 책은 인생을 위해 생각해봐야할 여덟 가지 단어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지난 2009년에 발간된 김려령 작가의 소설 ‘우아한 거짓말’도 동명 영화 개봉으로 18위에 다시 진입했다.
이밖에도 최근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강신주가 집필한 ‘강신주의 감정수업’은 4위에 랭크됐고, 영화 ‘겨울왕국’ 관련 도서 또한 6ㆍ8ㆍ11ㆍ15위 등 20위권 내에 4권이나 자리했다.
다음은 3월 넷째 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다.
1.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케이트 디카밀로ㆍ비룡소)
2.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정여울ㆍ홍익출판사)
3. 1cm 첫 번째 이야기(김은주, 김재연ㆍ허밍버드)
4. 강신주의 감정수업(강신주ㆍ민음사)
5. 제3인류 4(베르나르 베르베르ㆍ열린책들)
6. 디즈니 겨울 왕국 무비 스토리북(예림아이)
7. 여덟 단어(박웅현ㆍ북하우스)
8. 겨울 왕국 - 디즈니 무비 클로즈업 4(월트 디즈니사ㆍ꿈꾸는달팽이)
9. 미 비포 유(조조 모예스ㆍ살림)
10. 1cm+(김은주ㆍ허밍버드)
11. 겨울왕국 OST 피아노 연주곡집 초급편(스코어)
12. 코믹 메이플 스토리 오프라인 RPG 70(송도수ㆍ서울문화사)
13. 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왜 기본에 집중할까(도쓰카 다카마사ㆍ비즈니스북스)
14. 인생수업(법륜ㆍ휴)
15. 프로즌 FROZEN(사라 네이선, 셀라 로만ㆍ롱테일북스)
16. 어떤 하루(신준모ㆍ프롬북스)
17.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칼필레머 토네이도ㆍ미디어그룹주식회사)
18. 우아한 거짓말(김려령ㆍ창비)
19. 한비네 집 맛있는 이야기(이현정ㆍ미호)
20. 총, 균, 쇠(재레드 다이아몬드ㆍ문화사상사)
맛있는TV 포천 욕쟁이할머니집 시래기밥상
포천 욕쟁이할머니집 시래기밥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일 방송된 MBC 찾아라 맛있는TV에는 경기도 포천에서 이름난 포천 욕쟁이할머니집 시래기밥상이 화제를 모았다.
전국에 있는 수많은 욕쟁이 할머니 가운데 포천 욕쟁이 할머니는 네티즌 사이에서 단연 으뜸으로 손꼽힌다. 이들 욕쟁이할머니집의 특징은 대략 맛도 좋은 인심이 푸짐한 식당들이다.
이날 방송에서 공개된 메뉴는 포천 시래기밥상. 시래기의 아삭한 맛과 푸짐한 음식과 반찬 등이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할머니의 욕 한마디도 반찬으로 더해진다.
포천 욕쟁이할머니집 시래기밥상 방송을 접한 네티즌은 "포천 욕쟁이할머니집 시래기밥상, 포천 사는데 한번도 못 가봤네" "포천 욕쟁이할머니집 시래기밥상, 종종가는 집인데 맛 평가도 좋게 나왔네" "포천 욕쟁이할머니집 시래기밥상, 할머니한테 욕먹으면 3년동안 재수가 좋다고 하던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