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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따금 별이 다녀간다
- 세상이 각박해졌다는 말을 할 때 우리는 상징적으로 하늘을 얘기한다. 사실 눈앞에 닥친 일을 해결해야 하는 급급한 상황에 치이다 보면 하늘 한 번 올려다볼 틈 없이 바쁘게 사는 현대인이다. 그런데 요즘은 하늘을 올려다봐도 특별히 보이는 게 없다. 낮에는 태양이 눈부셔서 올려다보기 힘들고, 밤의 하늘은 거리를 밝히는 가로등과 거리를 가득 메우고 달리는 자동차
- 2017-04-1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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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양에 휘파람을 부는 시니어
- 100세 장수시대가 우리 앞에 활짝 열렸다. 지난 삶길 70년보다 더 귀한, 앞으로 살길 30년이 내 앞에 다가왔다. 시니어가 아름답게 살아갈 길을 찾아야 할 대목이다. 석양에 휘파람을 부는 시니어가 되어야 한다. 시니어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필요한 건강ㆍ고독ㆍ경제ㆍ일자리ㆍ가정 문제가 녹록치 않다. 노인의 빈곤, 복지의 사각지대, 고독사 등 어느 것이나
- 2017-03-2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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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 ‘꽃 피는 봄’을 완성하는 뚜껑별꽃
- 화란춘성(花爛春盛)이라고 했던가요. 꽃이 만발(滿發)하고 봄이 무르익는 4월, 따듯한 남쪽 나라 제주도는 더할 나위 없습니다. 발 닿고 닿는 곳마다 연분홍 벚꽃잎이 휘날리고, 노란색 유채꽃이 휘황찬란하게 빛을 발합니다. 아니 ‘춘사월(春四月)’ 제주도에선 벚나무와 유채가 아니라도, 풀이든 나무이든 생명이 있는 것들은 모두가 꽃을 피우는 듯 섬 전체가 꽃
- 2017-03-1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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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꿉친구
- 고향에 둥지를 틀고 주말부부로 생활한 지도 어느덧 6개월로 접어든다. 아직도 마음은 반반이다. 사실 고향이라고는 하지만 초등학교 시절만 달랑 보낸 시간은 불과 14년이지만 나머지의 대부분을 서울에서 보냈으니 어찌보면 내고향은 서울이라고 해도 잘못된 것은 없으련만 아직도 고향은 영종도라는 고정관념은 지워지지 않는다. 아마도 영원히 고향은 영종도일지도 모르겠다
- 2017-02-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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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보가 만난 사람] 세상 앞에서 당당한 마임이스트 유진규
- 바깥 공기를 마시고 싶었다. 천장이 높고 어두운 극장 안은 어린 배우가 감당하지 못할 만큼 무겁고 답답했다. 찾아다닌 끝에 밖으로 통하는 문 앞에 섰다. 문고리를 돌려 문을 여니 주황빛 석양이 스며들다 온몸을 감싼다. 문밖에는 까치머리에 안경을 쓴 사내가 태양과 마주하고 앉아 있다. 그는 미래의 마임이스트 유진규(柳鎭奎·64)다. 내면의 대화와 몸짓 언어를
- 2016-12-1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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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철의 야생화] 척박한 바위 겉에 오뚝 서 꽃피우는, 좀바위솔
- 어느덧 세모(歲暮)의 달 12월입니다. 2016년 한 해도 이제 역사 속으로 영영 사라져가니 아쉽기는 하지만 해가 기운다고 속상해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스러짐이 마냥 슬픈 것은 아닙니다. 석양이 만드는 저녁노을은 그 얼마나 황홀합니까. 얼마 전 흘려보낸 만추의 가을은 얼마나 화려했습니까. 만산홍엽의 단풍 사이로 난 오솔길이 갈수록 그윽하고 다정다감하
- 2016-11-2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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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가 본 순천만
- 필자는 외국 여행은 많이 한 편이지만 정작 국내 여행은 별로 가 본 곳이 없다. 물론 부산 같은 대도시는 업무상 몇 번 가봤지만, 여행이라고 하기보다는 출장이었다. 가족과 함께 피서 차 동해안이나 서해안 해변에 놀러가 본 적은 있다. 그러나 혼자의 여행이 아니라 먹고 마신 기억밖에 없다. 그래서 순천만을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다고 벼르고 있었다. 아름다운
- 2016-10-1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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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즈 엄마의 미국 이민이야기](23) 미국 은행 이야기
- 미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은행거래는 필수였다. 한국과는 비슷한 것들도 더러 있기는 했지만 어딘가 다른 체계들이 제법 많이 있었다. 처음으로 미국계은행을 들어갔다. 가게 앞 길 건너에 마침 은행이 있어서 그곳으로 가기로 했다. 창구 앞에는 모두가 두꺼운 투명 유리로 가려져있어 사람을 경계하고 있었다. 워낙 총기사건이 빈번하니 그다지 대수로운 일은
- 2016-09-2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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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가 막힌 나만의 아지트 대공개] 뒷동산의 추억
- 어린 시절 뒷동산 고갯마루에서 꿈을 키웠다. 성년이 되어서는 대도시 고갯마루를 찾았다. 어머님 품 같이 포근한 그곳에서 마음을 다스리고 활력을 얻었다. 가는 곳마다 필자의 아지트 ‘고갯마루’이다. ◇시골 뒷동산으로 가출 할아버님과 할머님이 초등학교 입학 때까지 계셨다. 할아버님께서 천자문을 가르쳐 주셨고 할머님은 항상 업어주셨다. 그때까지 아버님,
- 2016-09-0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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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즈엄마의 미국이민이야기] 캘리포니아의 불꽃
- 덜덜거리는 중고차를 끌고 남편을 마중 나갔다. 미리 나와 기다리던 남편은 반갑게 가족을 향해 달려왔다. 남편은 그날 저녁을 쏘겠다며 ‘엘폴로코’라는 멕시칸 음식점으로 안내를 했다. 온갖 인종 사람들이 주문을 하기 위해 길게 늘어서 있었고, 처음으로 먹어보는 훈제 치킨요리는 소오스가 약간은 이상했지만 그런대로 동양인 입에는 맞는 것 같았다. 그날 이후로 필자
- 2016-06-29 1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