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수명은 늘어났다는데 갖가지 장애물들로 인해 수면시간이 줄어들었다. 강동경희대 한방병원 정선용 교수를 만나 사상체질별 수면방법에 대해 들었다.
글 박근빈 기자 ray@etoday.co.kr 도움말 강동경희대 한방병원 정선용 교수
태양인
태양인은 밖으로 기운이 많이 발산돼 몸 안이 건조해지기 쉬워 마른 장작에 비유할 수 있는 체질이다. 신체감각에 소홀해서 피곤한 줄도 모르고 지내다가 앓아눕게 되면 비로소 몸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이때는 너무 지나쳐서 불안, 불면, 상열감(上熱感) 등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열이 많아서 손발을 이불 밖으로 내놓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이불을 덮고 자야 한다. 홑이불 정도는 꼭 덮고 자는 게 건강에 좋다. 잠자는 동안 땀이나 분비물 등을 잘 흡수하는 부드러운 면 소재의 가벼운 옷을 선택하고 되도록 꽉 끼는 속옷 등은 벗고 자는 것이 원활한 혈액 순환에 도움을 준다.
태음인
비만하며 목이 굵고 짧은 태음인은 다른 체질에 비해 코를 심하게 고는 타입이다. 때문에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에 신경을 써야 한다. 태음인은 대부분 근육이 뭉치면서 기혈순환이 잘 안 돼서 잠을 못 자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평상시 땀 흘리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조깅, 자전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할 것을 권장한다. 잠들기 전에는 무리한 운동보다는 가벼운 맨손체조나 스트레칭으로 원활한 혈액순환을 통해 몸이 따뜻해지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잠이 안 올 때는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산조인을 볶아 끓인 물을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소양인
잠에 들 때는 체온이 약간 올라갔다가 떨어지면서 잠이 들어야 하는데, 소양인은 열이 많다 보니 속에서 열이 많은 상태가 해소되지 않아 잠이 안 오는 경우가 많다. 상기되기 쉬우므로, 복식호흡을 통해 기운을 가라앉히는 게 도움이 된다. 한약 중에서는 찬기운을 북돋우는 성질의 재료들, 예를 들면 숙지황, 고삼, 석고 등을 많이 사용한다.
소양인 체질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혈에 장애가 발생하여 불면이 찾아온다. 한의학에서 볼 때 소양인의 불면증은 과로로 인한 수면부족이나, 가슴 속에 화나 열이 쌓여서 나타난다고 한다. 소양인들의 수면 부족현상은 피로의 누적이라는 악순환으로 거듭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소음인
소음인은 그날 받은 스트레스에 대해 곱씹지 말고, 빨리 흘려버려야 한다. 계속적으로 곱씹으면서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어서 잠을 못 자는 경우가 많다. 소음인들이 먹는 것을 조심하는 편이기 때문에 소화 장애로 잠을 못 자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한번 소화장애가 생기면 심한 편이니 평상시 소화가 잘 안 되는 음식을 저녁에 먹는 것은 피하고 되도록 조금 먹는 것이 좋다.
또한 너무 기운이 떨어지면 몸이 차지면서 잠들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잠들기 전에 족욕이나 생강차 등을 마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족욕은 괜찮지만, 반신욕은 생각보다 기운이 많이 빠지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강동경희대 한방병원 정선용 교수는 “불면증환자는 자리에 누워 있는 시간 대비 실제 자는 시간에 차이가 많아, 심리적으로 더 잠을 못 잔다고 느낀다”며 “체질에 상관없이 일주기 리듬이 안 깨지도록, 자려고 눕는 시간, 일어나서 움직이는 시간, 식사하는 시간과 식사의 양 등을 규칙적으로 맞춰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낮 시간 동안의 적절한 운동이 밤에 깊이 자는 데에 도움이 되며, 자려고 누워도 잠이 안 올 때는 누워 있지 말고, 자리에서 나와 단순하고 지루한 책을 읽거나 뜨개질 등으로 졸리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들어가서 자는 방법이 좋다”고 권고했다.
남편이 무호흡증에 시달릴 때
발바닥을 열이 나도록 문지르세요…‘용천혈 자극법’
수면 전에 한 손으로 발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발바닥에서 열이 날 때까지 용천혈(涌泉穴)을 마찰한 다음, 다시 다른 한쪽의 용천혈도 발바닥에 약간 땀이 날 정도로 열이 날 때까지 마찰한다. 명(明)나라 사람 장대복(張大復)은 매화초당필담(梅花草堂筆談)에서 체질이 허약하고 평소에 잠자기를 좋아하지 않을 경우, 본 요법으로 용천혈을 110회 마찰하면 잠자리에서 누워도 코를 골지 않고 몸과 혈액이 맑고 안정됨을 느낀다고 기록하고 있다.
일본의 다카라 토미(TAKARA TOMI)에서 만든 말하는 인형 ‘꿈의 아이 네루루(夢の子ネルル)’와 ‘꿈의 아이 유메루(夢の子ミルル)’도 인기다. 귀여운 모습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인형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이 인형을 구입하는 사람의 80%가 50대 이상이기 때문이다.
이 인형의 매력은 수면 리듬을 인식하고, 안정화 시켜주는데 있다. 끄덕끄덕 카보짱과 같이 아침에 일어나면 ‘좋은 아침입니다’, 자기 전에 ‘안녕히 주무세요’ 등의 인사를 한다. 또한 불규칙한 생활이 계속되면 걱정을 하거나 상냥한 말을 건네주기도 한다.
귀여운 기능도 있다. 인형의 양손을 잡아주면 언제든지 노래를 불러주는 것. 인형에 저장된 노래만도 50곡이나 된다. 어린 시절 듣던 동요를 불러줘 추억을 곱씹게 해준다. 함께 따라 부르면 추억은 배가 될 것이다.
최근 이 인형을 치매 부모님에게 선물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심리치료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손을 잡으면 귀여운 모습으로 인형이 노래를 불러준다. 말벗이 부족한 치매 부모님들에게 이 인형이 각광을 받는 이유다. 카보짱과 같이 사용자를 설정한 호칭으로 불러주기 때문에 인형과 치매부모님과의 유대감도 형성돼 심리 치료에 톡톡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격은 8640엔(한화 8만5700원).
제목이 아주 거창하다. 며칠 전 나는 이 제목으로 책을 출판한 선배 김재은 교수님의 출판기념회에 다녀왔다. 많은 제자들과 감성을 함께 하는 많은 분들이 참석하여 뜻있게 기념회를 가졌다.
선배교수님은 전공이 심리학이라 나와는 인접학문을 한 덕분에 가르침도 많이 받고 감성을 공유하여 즐거움도 함께 나눈 처지다. 선배 교수님은 80을 훌쩍 넘은 나이에도 남들에게는 왕성하게 보이고 본인에게는 조심스러운 절제된 활동을 통해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분이다.
내가 Smart Aging Program의 세 번째 알파벳 A를 Affect라고 정한 연유는 노인이 될수록 감성이 매 말라 간다는 뜻에서 찾아낸 알파벳이다. 이 Affect를 생각하면 항상 떠오르는 분이 김 교수다. 그는 전공이 심리학이고 부전공이 예술이라고 할 만큼 예술 다방면에 조예가 깊다.
깊은 감성의 소유자라는 의미다.
감성을 연구한 국내외 많은 학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한국인은 남다른 정(情)을 가지고 있단다. 이런 정서가 한국인의 집합무의식적인 바탕이라고 한다. 정이 맺히면 한(恨)이 되지만 긍정적인 공유를 하면 역동성으로 발휘된다. 동전의 양면을 갖고 있는 셈이다. 나이 듦에 따라 신체적인 노쇠현상이 진행되지만 정서적인 퇴행도 함께 일어난다. 노인이 되면 어린이가 된다고 하지 않는가. 노인은 두 번째 아이다, 라는 말도 있다. 헴릿에서 섹스피어는 “노인이란 아이들 둘을 합친 것과 같은 것이다”란 명대사도 남겼다.
이런 말들을 종합해 보면 노인의 감성이란 것이 퇴행하거나 줄어든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감각적 자극을 받아도 무덤덤해 진다는 것이다. 주변의 노인들을 보면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다. 외부 자극을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지 못한다. 큰 자극임에도 불구하고 반응이 작거나 작은 자극에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반응하는 등 균형을 잃고 있음도 볼 수 있다.
그래서 Affect를 Art와 연계하여 감성의 유지 내지는 힐링 매개로 삼아보자는 뜻으로 선택한 단어다. 눈으로는 그림도 보고 귀로는 음악도 듣고 입으로는 시도 읊고 몸으로는 춤도 춰 보자. 퇴행해 가는 감성을 자극해 보자는 의미다.
내가 아는 목사님 한분은 정년퇴임을 한 이후 사진을 배웠다. 한국의 전통적인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어 했다. 그림과 글씨를 선택하여 공부한 분들도 많다. 시를 쓰고 수필을 써서 책을 낸 분들도 많다. 일생동안 직업적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노라 묻혀있던 감성적 잠재력이 이제 때를 만나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 감성과 더불어 나 자신을 즐겁게 만드는 방법으로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예술작가들의 창조 작품을 나의 감성으로 공유하여 즐기는 방법이다.
내가 비록 예술적 솜씨는 없다고 해도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앞세운다면 공감으로 인해 피드백 되는 즐거움을 가질 수 있는 즐거움이 있을 것이다. 둘째로 내가 직접 해 보는 것이다. 소질이 있으면 더욱 좋다. 소질이 없다고 해도 시작해 보자. 누구로부터 평가 받거나 인정을 받아야할 처지도 아니라면 시작부터 즐거울 것이다.
녹슨 그릇도 쓰지 않고 두면 녹이 더 많이 생길 것이다. 하지만 비록 녹슨 그릇이라고 해도 자주 씻고 사용을 한다면 새것만은 못하겠지만 다소의 기능은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의 몸과 마음도 마찬가지다. 비록 몸이 노쇠하여 눈도 침침하고 귀도 어둡고 모든 감각기관이 퇴행한다고 해도 무릅쓰고 자주 사용한다면 힐링도 될 것이고 잠재되어 왔던 재능이 훨훨 살아 숨 쉴 수도 있지 않겠는가. 직접 참여해서 해 본다면 작가가 될 것이고 다른 작가들의 창작을 공유한다면 힐링 차원에서 나의 감성을 활성화 내지는 유지시키는 선물을 받을 것이다.
혹자는 이런 말도 한다. "보이는 것이 또렷하지 않으니 눈을 감고 정신을 수양할 수 있고, 단단한 것을 씹을 힘이 없으니 연한 것을 씹어 위를 편안하게 할 수 있고, 다리에 걸어갈 힘이 없으니 편안히 앉아 힘을 아낄 수 있고, 나쁜 소문을 듣지 않아 마음이 절로 고요하고, 반드시 죽임을 당할 행동에서 저절로 멀어지니 목숨을 오래 이어갈 수 있다. 이것을 다섯 가지 즐거움이라고 하리라." 노인이 되면 오감이 둔해져서 불편하다는 논리를 반박하면서 적은 역 논리다. 이것 또한 바른 말이다. 하지만 내가 주장하고자 하는 말은 그것은 정말 내 몸이 쇠퇴하여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사라졌을 때 해도 될 일이기 때문에 Affect의 힐링을 권유해 본 것이다.
김재은 교수는 그의 저서 예술이 어떻게 사람과 사회를 변화시키는가의 서문에 이런 말을 적고 있다. “예술이 우리 생활에서 우리들을 더욱 행복하게 해 주기를 바란다” 라고.
나이 들어갈수록 감성의 끈을 놓지 말자. 무딘 감성도 갖고 놀아 보자. 섹스피어가 말했다는 두 얼굴의 아이라면 노인이 퇴행한 아이는 감성의 끈을 놓지 않은 노인일 것이다.
이근후 이화여대 명예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