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삼월(春三月)이라고는 하나, 산골짝의 계절은 아직 봄이라기보다는 겨울에 가깝습니다. 나뭇가지는 여전히 깡말랐고 산기슭과 계곡엔 갈색의 낙엽이 무성하게 쌓여 있습니다. 낙엽 밑엔 미끌미끌한 얼음이 숨어 있어 함부로 내딛다가는 엉덩방아를 찧기 십상입니다. 저 멀리 남쪽에선 2월 하순부터 보춘화가 피었느니 변산바람꽃이 터졌느니 화신(花信)을 전해오지만, 높은
언제 친구가 되었는가에 따라 서로간의 친밀도가 다릅니다. 초등학교 친구들과의 기억은 너무 멉니다. 그러나 몇몇 단편적인 상황은 의외로 또렷합니다. 예를 들자면 얘기를 나누던 표정과 쪼그려 앉아 있던 곳, 함께 맡던 공기 냄새와 햇살까지 분명합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갈라져야 했던 몇몇 아이의 이름과 얼굴도 또렷합니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가며 친구들
남부기술교육원 옻칠나전학과에서 만난 이수매(李秀梅·63)씨는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옻칠나전 수업에 푹 빠져 있는 수강생이다. 그녀가 옻칠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박물관에서 옛 문화재들을 보며 매력에 취했기 때문이라고.
“요리강사를 꽤 오래하다가 건강이 나빠져 쉬었거든요. 그러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어 이것저것 알아보던 중에 전시장 속 칠기에 눈길이 갔
겨울도 어느새 그 정점을 찍고 하나, 둘 봄을 헤아리는 마음이 가슴속을 살며시 물들여갈 무렵인 2월 중순에 산과 바다, 그리고 호수를 조망할 수 있는 코스로 산행을 나섰다.
사실은 주6일 근무하느라 주말쯤이며 심신이 피로함에 젖어 아무것도 하기 싫고 그저 시간에 쫒기지 않고 하루를 늘어지게 쉬고 싶다는 생각을 감출 수는 없었지만, 동해안 최북단 ‘해파랑길
어르신ㆍ노인ㆍ시니어 등으로 부르던 고령자의 이름이 장년으로 모아지고 있다. 인생의 정점을 지나 조용히 내리막길에 들어선 은퇴자다.
사회은퇴를 앞둔 몇 해 전, 먼저 은퇴한 친구에게 경험담을 들었다. 친구가 “현역과 은퇴자의 돈은 10:1 차이가 있다.”고 말하였다. 당시에는 무슨 이야기인지 도통 귀에 들리지 않았다. 사회은퇴가 바쁘게 살아왔던 지난날 에
뭐든지 척척, 생각하고 말하는 대로 잘되는 사람을 보면 ‘도대체 어떻게 살았기에 뭘 해도 저렇게 운이 잘 따르나’ 싶다. 부럽다가도 얄밉고, 성공 비법이 뭘까 궁금할 때도 있다. 막걸리 전문 주점 ‘가제트 술집’은 8년 전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변두리 골목에 7평 남짓한 좁디좁은 공간에 문을 열었다. 개업 첫날부터 문전성시를 이루더니 맛집으로 널리 알려지면
도시 숲을 헤치고 빠른 속도로 버스가 달린다. 희미하게 햇살이 보였다 안 보였다 한다. 짙은 갈색 나무 끝이 파란 하늘 배경으로 흔들흔들, 구름의 속도로 움직인다. 작은 버스정류장에 내려 차갑고 신선한 공기와 마주하며 이정표를 따라 걷는다. 곧 다다른 곳은 김수영 문학관. 문체의 자유를 넘어 진정한 자유세계를 위해 끊임없이 저항하고 아파했던 순수시인 김수영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담은 작품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까지 극찬을 받아온 뮤지컬 . 이번 무대의 수장을 맡은 윤호진 연출가가 조명하는 우리 시대 진정한 영웅의 의미를 되새겨봤다.
안중근 의사의 어떤 점을 가장 부각하고자 했는가?
여러 해 거듭한 작품이지만, 새로 올릴 때마다 간과했던 부분을 찾곤 한다. 안중근 의사께서 돌아가시는 그 순간까지 붓을 놓
“샤오메이즈(小美子, 이쁜아) 넌 죽지 않아. 꼭 살아날 거야. 걱정하지 마.” 오빠는 막내의 손을 꼭 잡으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자신을 살리기 위해 서해를 넘어 한국까지 날아온 오빠가 동생은 너무나 고맙고 미안했다. 그렇게 오빠의 조혈모세포는 동생 몸으로 흘러들어 생명을 살렸다. 바로 중국 출신의 귀화인 등희하(滕希霞·38)씨의 이야기다. 이 감동적인
오랫동안 소식이 끊겼던 후배에게 자주 전화가 왔다. 필자가 사는 동네 근처에 오피스텔 분양사무실을 차렸으니 한번 오라는 것이었다. 그리 가깝던 사이도 아니라서 알았다고만 했는데 워낙 자주 연락을 해오니 한번 가보기로 했다.
교통이 좋은 사거리 번듯한 건물에 분양사무실을 차리고 있었다. 강남에 갈 때마다 길거리에서 아줌마들이 분양광고지와 물티슈를 나눠주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