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의 산문 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추위와 시장기는 서로를 충동질해서 결핍의 고통을 극대화한다. 짙은 김 속에 얼굴을 들이밀고 뜨거운 국물을 마시면, 콱 쏘는 조미료의 기운이 목구멍을 따라가며 전율을 일으키고, 추위에 꼬인 창자가 녹는다.’ 과장했다고 느낄지라도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라면의 맛을 모르는 이는 없을 거다. 잘 차린 진수성찬보다 찌그러진
글 이재준 미술품 수집가 joonlee@empas.com
화가 김환기(1913~1974)와 화가 도상봉(1902~1977)은 유난히 달 항아리를 좋아했다. 김환기는 여러 점의 달 항아리를 수집하기도 했을 뿐 아니라, 여기저기 그림의 소재로 삼았고, 종이 오브제로 직접 달 항아리를 만들기도 하였다.
도상봉도 도자기를 좋아해서 아호를 도천(陶泉)으로 삼았
바람이 제법 차가워졌다.
코트 깃을 세우고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조금은 더 빨라졌다.
Y는 카페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은행잎이 너무 많이 떨어져 나뒹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지저분한 것 같은데 좀 쓸어낼까. 그냥 두는 게 운치 있으려나. 잠깐 갈등했지만 이미 두 손은 빗자루를 챙겨 들고 있었다.
“어? 너? Y 아니야?”
카페 앞
“많이 행복합니다. 지금까지 어렵게 여기까지 왔는데, 작년부터 조금씩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으니까요. 많이 힘들지만 됐다, 더 다른 꿈을 꿀 수 있겠다 싶어요.” 행복하다는 구하주(具河周·69) 뉴시니어라이프 회장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얼굴에서부터 그런 기쁨이 선명하게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니어 교육과 함께 패션과 관광을 잇는 새로운 사업 영역
은퇴 후 늘어난 시간에 취미생활을 하면 상실감 해소와 부부 관계 개선에 좋다고들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 일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는 남편 조용경(趙庸耿·64), 아내 오선희(62·吳仙嬉) 부부는 야생화 사진과 새 사진을 찍으러 국내외 산과 강을 찾아다니며 더없이 풍요롭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진과 함께하는 은퇴
기부나 봉사활동을 하는 연예인의 모습을 달갑지 않게 보는 이들이 있다.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하는 행동이라는 게 그 이유다. 그러나 아무리 이미지를 좋게 하려는 목적이라 해도 수억 원의 금액을 기부하고, 장기를 기증하고, 머나먼 아프리카에 봉사활동을 가는 것은 일반인에게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최근에는 팬클럽 회원들과 봉사활동을 하거나, 목소리 재능기부,
저자 김혜원은 1935년에 태어나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해 선생님이 됐고, 한 남자의 아내가 되어 네 아이의 엄마, 손녀 아린이의 할머니가 됐다. 누군가의 아내, 엄마, 할머니보다는 ‘김혜원씨’로 불리는 게 좋다는 그녀는 올해 80세를 맞아 그동안 고민해온 인생의 의미와 행복을 담은 에세이 을 펴냈다. 서울구치소와 청주여자교도소에서 재소자 교화활동을 하며 느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을 등에 지고 다니는 것같이 뜨거웠던 여름이 휙 지나가 버렸다. 눈 한 번 껌뻑하니 벌써 한 해를 마감할 준비를 해야 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은 광속으로 지나간다는 ‘나이와 시간의 상대성 이론’은 정말 존재하는 것 같다.
비뇨기과는 계절적으로 약간의 흐름을 타는 질병들이 있다. 낙엽이 떨어지고 날씨가 스산해지면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
불현듯 옛 기억이 떠오르곤 한다. 좋았을 때가 생각나면 크게 문제 될 게 없겠지만 아쉽게도 안타까운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지 않았어야 할 말들, 해야 했지만 하지 못한 행동들, 만나지 말아야 했을 사람들, 겪지 않아도 좋았을 경험들….
무심결에 실수하거나 다분히 고의로 악행을 저지르는 과거의 나와 머릿속에서 마주칠 때마다, 또는 내게 그렇게 하는 다른 누
‘포니 개발 프로젝트’ 때도 최전방에서 활약했던 이충구(李忠九·70) 서울대학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지능형 자동차플랫폼센터장(前 현대·기아자동차 통합연구 개발본부 사장)은 자동차업계의 살아 있는 증인이다. 오늘날 널리 알려진 현대자동차 총 35종이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포니 생산 40돌이 되는 12월을 맞아 이 센터장에게 당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