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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흙은 나에게 흙처럼 살라 하네!
- 지난봄부터 주말농장을 시작했다. 그동안 황무지에 씨 뿌리고 가꾸면서 행복했다. 생명이 탄생하고 커가는 과정이 신비로웠다. 봄에 심을 수 있는 상추며 고추, 가지, 토마토, 감자, 오이, 깻잎 등 20여 가지 품종을 손바닥만 한 땅에 뿌리고 가꿨다. 그 수확물은 풍부했다. 갖가지 상추가 푸른 잎을 자랑하며 쑥쑥 자랐다. 가지 고추, 오이 등 열매 식물은 꽃이
- 2020-09-0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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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노멀이 된 작은 결혼식
-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전국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선포되었다. 당장 이달 말에 예정된 시누이 딸 결혼식이 걱정됐다. 하객 50인 이상이 모이는 실내 결혼식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시누이네는, 지난봄 코로나19 때문에 결혼식을 한 번 연기했다. 코로나19와 공존해 살면서 결혼식을 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리다가 8월 말로 어렵게 날짜를 다시 잡았
- 2020-08-2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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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행은 지나가도 스타일은 남는다
- 에르메스, 루이비통과 함께 3대 명품 브랜드로 통하는 ‘샤넬’(Chanel)을 표현하자면 전형적인 여성 이미지의 고급스런 디자인이 떠오른다. 하지만 샤넬이 여성을 과거의 정형화된 여성미로부터 해방한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1900~1910년대 유럽 여성의 옷은 중세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상류층은 장식이 주렁주렁 달린 불편한 드레스를
- 2020-07-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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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쭉날쭉한 이용시설물 관리 정책
- 대한민국이 코로나19 대처의 모범국가로 떠오르고 있다. 거리에 나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보기 어렵고 수시로 손을 씻는 국민 위생도 놀라보게 달라졌다. 공공기관에서 시행하는 단체 행사는 줄줄이 취소되었고 개인들의 친목 행사도 취소를 권유받고 있다. 행사뿐만 아니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으로 사람이 모이는 장소는 아예 문을 닫은 곳이 많다.
- 2020-07-0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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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스피스는 ‘삶’이 지속되는 곳입니다
- 62세, 교사로서의 35년 삶을 뒤로하고 명예퇴직 후 시작한 택시 운전. 아내와의 유럽여행을 손꼽아 기다리며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속쓰림과 몇 번의 토악질 끝에 찾은 응급실에서 시작된 투병생활. 췌장암 진단을 받은 후 2년간 사투를 벌이며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부터 갑자기 배의 통증이 심해졌습니다. 오늘
- 2020-06-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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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하는 죽음’이 아닌 ‘맞이하는 죽음’을
- 이 꽃 저 꽃 좋아라고 다투어 피어나지만 결국은 모두 진다. 사람의 일도 이와 같아 종국엔 모두 지상을 떠난다. 이 단순한 진실을 흔히들 잊고 산다, 천년만년 살 것처럼 흥청망청 시간을 허비한다. 장례 명장 유재철(61)은 이 기이한 착오에서 인생의 많은 병통이 생긴다고 본다. 그는 외치고 싶다. 기억하시오, 언젠간 닥쳐올 죽음을! 그리스의
- 2020-06-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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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벌이 된 우정"
- 시대를 앞서간 명사들의 삶과 명작 속에는 주저하지 않고 멈추지 않았던 사유와 실천이 있다. 우리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자유와 사랑과 우정 이야기가 있다. 그 속에서 인생의 방향을 생각해본다. 이번 호에는 질투로 얼룩졌던 마티스와 피카소의 우정을 소개한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젊은 예술가들의 산실로 불리던 파리에는 다양한 국적의 보헤미안들
- 2020-05-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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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든 부모의 죽음이 슬프지 않은 이유
- 89세 아버지에게 폐암 진단이 내려졌다.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고 폐에 생긴 암이 갈비뼈를 눌러 갈비뼈 두 개가 부러졌다고 했다. 얼마 전부터 가슴 위가 결리고 옆구리가 부어 움직이는 게 힘들다고 했는데, 옆구리 통증의 주범이 암이었던 것이다.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했다. 진통제 덕분인지 곧 안정을 찾았다. 간병하는 여사님이 자식보다 더 친절하게 아버
- 2020-04-1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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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 김홍신 “미워하지 말고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살자”
- 당대 최고의 베스트셀러 ‘인간시장’의 작가, 성공적인 의정 활동을 수행한 국회의원, 그리고 감사와 봉사의 마음으로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사람. 김홍신의 다양한 삶의 여정은 여러 가지 명칭들로 지칭될 수 있다. 그러나 요즘의 그는 무엇보다도 다시 만년필을 잡고 원고지와 마주한 작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든 외부 활동이 불가해지자 그는 멈췄던 장편소설과
- 2020-04-0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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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장례
-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전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마음만 동동 구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이번 호에는 이후경 소설가가 먼저 세상을 떠난 선배에게 편지를 써주셨습니다. 순현 형, 하필이면 형을 보기로 했던 날, 만나서 형의 아내이자 내 친구인 J의 명예퇴직을 축하해주기로 한 날, 형은 쓰
- 2020-04-01 0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