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대위는 차가운 수술대 위에 앉아 고뇌했다. 왼쪽 다리를 골반까지 잘라내는 수술을 앞둔 참이었다. 전선에서 적들과 싸워 입은 부상도 아니었다. 병명은 골육종. 의사는 극심한 통증을 막고, 병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하지 절단만이 답이라고 했다. 대위는 기도했다. 이 병만 낫게 해준다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겠다고. 마침 응급환자 때문에 중단된 수술을 거부하고 여윈 몸을 일으켜 세상으로 나왔다. 그리고 정말로 지금도 남을 위해 살고 있다.
조인검 사단법인 행복을나누는사람들 상임이사는 투병 당시를 떠올리면 어머니 생각이 먼저 난다고 했다.
“건강하던 아들이 갑자기 그렇게 됐으니 심정이 어떻겠어요. 38kg까지 체중이 줄어든 아들을 업다시피 데리고 다니면서 안 가본 병원이 없을 정도로 애쓰셨어요.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어떤 치료 방법이 맞았는지 확신하기 어려울 정도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죠. 한약은 물론이고 벌침도 맞고, 굿판까지 벌였죠. 그러다 어느 날 통증이 줄더니 의사들도 놀랄 정도로 회복되기 시작했어요. 어머니의 노력이 저를 살렸다고 봐요.”
건강을 되찾으면 남을 위해 살겠다는 약속을 그는 지켰다. 군에서 대위로 제대한 후 그는 다양한 사회복지기관을 경험했다. 물론 생활은 쉽지 않았다. 사회복지기관에서 받는 돈은 대위 월급의 1/3도 되지 않았다. 애써 병마를 이겨낸 아들이 다시 고생길로 들어서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어머니의 반대도 있었다. 그렇게 돌봄이나 장기기증 등 다양한 기관을 거치다 그가 사회복지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 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있을 때였다.
건강 되찾자 시작한 사회복지활동
“장애가 있는 친구들 중 가족이 없는 어린 친구, 사고로 혼자 된 아이들은 돌보기가 너무 어려운 거예요. 학교도 보내야 하고 식사도 챙겨야 하는데, 뭐 하나 쉬운 것이 없었죠. 매일 새벽 애 혼자 사는 집에 방문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고요. 그래서 아예 그런 아이들 몇 명을 집으로 불러다 데리고 살았어요. 대중교통 타는 법을 알려주고, 검정고시도 보게 하면서 젊은 혈기에 가족처럼 보살피려고 했죠. 그런데 아이들 입장에선 돌봐주는 사람 눈치 보느라 꾹 참고 있었던 모양이에요. 사고 보상금이 나오니까 아이들이 다 나가버렸어요. 제 입장에선 상실감이 컸죠. 차라리 돈이라도 좀 받으면서, 아이들이 할 말은 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어야 했나 싶기도 하고. 결국 그 아이들은 큰 돈을 간수하지 못하고 다시 힘든 처지가 되더라고요.”
이후 그가 다시 시작한 일은 만성신부전 장애인들을 돕는 일이었다. 사회복지센터 로뎀나무 설립을 돕고,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단지 그들을 지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지역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나눠주는 일을 함께 했다. 한 가지도 하기 어려운 봉사를 두 가지나 함께 한 것에는 숨은 뜻이 있었다.
“제가 만성신부전 환자를 돕다 이후에는 백혈병 아이들을 돕는 일을 했는데, 지역에서 이런 환자들을 돕는 일을 하면 반응이 비슷해요. 혹시 병이 옮지는 않을까, 자신들에게 해가 되진 않을까 하며 거부반응을 나타내는 것이죠. 환자 가족이 상처받을 만한 말도 쉽게 내뱉어요. 그래서 전혀 해가 되지 않는다, 단지 도움이 필요할 뿐이라고 진실을 알려줄 수 있도록 지역 주민들이 드나드는 장치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죠. 그렇게 식사도 드리고, 병원 가는 어르신이 있으면 환자들 갈 때 같이 태워드리며 가족처럼 지내기 시작했어요.”
백혈병 아이와 가족들은 더욱 도움이 절실했다. 일을 시작한 2007년 당시만 해도 백혈병을 앓는 아이들은 서울 인근을 벗어나기 어려웠다. 제대로 된 치료시설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병원 지하 주차장에서 쪽잠을 자거나 근처에 쪽방을 얻어 생활하기 일쑤였다. 이를 본 조 이사가 지역 빈집을 찾아 이들을 위한 시설로 고쳐나가기 시작했다. 16가구를 대상으로 시작했고, 많을 때는 64가구까지 늘어났다. 아이들에겐 치료를 기다릴 수 있는 쉼터를 제공하고, 부모들에게는 취업을 도와줬다. 이 활동은 2011년까지 계속됐다.
“시행착오도 많아요. 환자 가족이 지낼 집을 마련하고 의기양양한 마음에 ‘위기가정지원센터’라고 그럴듯한 이름을 붙였죠. 그런데 형규라는 아이가 엄마한테 묻는 거예요. 우리도 ‘위기가정’이냐고요. 아차 싶었죠. 그래서 고민하지 않고 바로 떼어버렸습니다.(웃음) 또 하루는 방 한 칸에 도시가스 비용이 35만 원씩 나오길래 아이 부모에게 좀 줄여줄 수 없냐고 물었더니, 아이가 감기 들면 바로 응급실 가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입이 방정이다 싶었죠.”
식사로만 건강 찾는 노인 많아
지금 ‘행복을나누는사람들’에서 하고 있는 푸드뱅크 사업도 이 시기에 시작됐다. 환자 지원을 통해 관계를 맺게 된 병원 같은 집단 급식시설에서 매일 보관하는 예비식을 받아, 환자 가족과 지역 어르신에게 지원하던 것이 점차 규모가 커졌다.
“김홍신 작가의 ‘겪어보면 안다’라는 시에 이런 구절이 있어요. ‘굶어보면 안다, 밥이 하늘인 걸.’ 밥을 퍼주다 보면 진짜 밥이 하늘이라는 걸 알게 돼요. 어르신들 배 곪다가 식사를 제대로 꾸준히 하시면, 병원도 덜 가고, 소일거리도 열심히 하시게 돼요. 그러면 옆에서 모시던 자녀는 자기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고, 결국 가정이 제대로 돌아가는 과정을 볼 수 있죠.”
환자 가족 지원사업은 멈추었지만, 푸드뱅크는 계속되고 있다. 규모도 훨씬 커졌다. 처음 15가구로 시작한 이 사업에 음식을 희망하는 등록 가구는 1400가구가 넘는다. 모두 다 지원할 수 없어 3개월 단위로 혜택 가정을 순환한다. 신청은 지역 노인복지관이나 행정복지센터 등을 통해 접수받는다. 유관기관과의 공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저희는 기부처를 발굴하고 수령, 검수, 포장, 배분을 준비하는 역할이에요. 그러면 유관기관 자원봉사자들이 오셔서 담당 지역의 가정으로 음식을 전달해주세요. 이 과정에서 냉장고 속을 살피며 그분들이 식사는 잘하시는지, 도움이 더 필요하진 않은지, 건강은 어떠신지 확인할 수 있어요. 음식 하나로 기부에서 전달까지 커다란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셈이죠.”
인터뷰 중 오후 3시가 되자 사무실이 부산해졌다. 음식을 전달하기 위한 자원봉사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자원봉사자들은 지역 주민들로 모두 유관기관을 통해 봉사활동을 신청한 이들로 구성됐다. 차량도 자신의 차를 이용한다. 배달 과정에서 국물이 새거나 음식 냄새가 밸 수도 있는데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렇게 정성을 빈자리 곳곳에 눌러 담고 서둘러 출발했다.
“푸드뱅크 신청을 유관기관을 통해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용기를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밥 달라’는 말은 하기 어려운 이야기잖아요. 하지만 기관을 통해 신청을 받으면 복지 차원의 권리라고 생각하세요.”
‘사고’로 시작한 김치 사업
조인검 이사가 하는 일에는 김치 사업도 있다. 기부받아 배분하는 일이 아닌 어엿한 제조업이다. 사회적 기업으로 운영되는 ‘복사골김치’다.
“저희가 푸드뱅크 사업을 하니까 지자체에서 연락이 왔어요. 지역 빈곤아동을 위한 급식 지원 사업을 대행해줄 수 없냐는 것이었죠. 끼니당 2500원씩 예산이 배정된 사업이었어요. 당연히 오케이했죠. 수천만 원을 투자해 조리시설을 갖췄어요. 그런데 느닷없이 사업이 ‘아동급식카드’로 전환되어버렸어요. 아이들도 한식보다는 떡볶이 같은 분식을 선호하니까요. 시설을 처분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지역 병원에서 그 소식을 듣고 제안을 해주셨어요. 병원 급식에 필요한 나박김치를 공급해달라고. 나박김치는 환자들이 편하게 먹을 수 있으니까요.”
조 이사가 김치 생산에 주목한 이유는 또 있었다. 바로 일자리 창출. 지역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에 김치 제조만 한 사업은 없었다. 현재 복사골김치에 근무 중인 근로자는 총 22명. 그중 17명이 65세 노인이다. 노인들에게 이 직장은 보통의 노인일자리 사업과는 엄연히 다르다. 전원이 정년 없는 정규직이다. 임금 수준도 최저임금의 120% 정도로 적지 않다. 암 같은 큰 병을 앓아도 일할 수 있다면 언제든 복귀할 수 있는 일터다. 그래서 이곳에는 장기 근속자가 많다.
“저희도 염도 측정기 같은 장비를 쓰지만, 김치 담그는 것은 계절별로 원재료 특성이 다 달라서 ‘경험’이 반드시 필요해요. 말 그대로 내공이 필요한 셈이죠. 나이 먹으면 미각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제 경험으로는 그렇지 않아요.”
이런 노력 덕분인지 복사골김치를 찾는 곳이 적지 않다. 공장에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을 적용해 지역 병원이나 지자체에도 납품 중이고, 2014년에는 인천아시안게임 참가 선수들이 식사 때마다 복사골김치를 맛보았다.
복사골김치는 일자리 창출 외에 사회공헌활동의 선순환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조 이사는 이야기한다.
“푸드뱅크 사업에 필요한 임대료, 전기세, 차량 등은 모두 사회적 기업에서 나와요. 김치 팔아서 밥 퍼주는 셈이죠.(웃음) 물론 푸드뱅크를 통해 저희 김치가 직접 전달되기도 합니다. 이런 선순환 구조는 지역에서 지속적인 활동을 하는 데 매우 중요해요. 앞으로는 고령화로 인력이 부족한 노인 요양시설에 요양보호사를 보조할 수 있는 인력을 보내는 일을 하고 싶어요. 지역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요. 발달장애인 일자리를 위해 유사한 사업을 진행 중인데,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요. 노인들은 수입이 생겨 생활이 안정되고, 환자 보호자들은 전담할 수 있는 인력이 생기니 모두가 만족하는 구조입니다.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분들과 지역 주민 모두가 행복한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고 싶어요.”
최근 한국 사회의 초고령화가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해 행전안전부가 발표한 ‘2023년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70대 이상 인구가 20대 인구를 앞질렀다. 독거노인 또한 늘고 있다. 1인 세대 가운데 70대 이상 비율이 가장 높다. 혼자 사는 사람 5명 중 1명은 노인인 셈이다.
이제 ‘안전한 나이 듦’은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됐다. 나이 들수록 신체적, 심리적 원인으로 누군가의 도움 없이 일상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처럼 고령화 사회에 따른 국민의 노후 생활에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건강한 삶, 행복한 인생’을 주제로 홈케어 재활 복지전시회(RehaHomecare 2024, 레하홈케어)가 지난 6월 4일(화)부터 6일(목)까지 3일간 서울 코엑스 전시장 1층 B홀에서 열렸다.
레하홈케어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와 한국의료기기유통협회, 위엑스포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무역협회, 국민건강보험공단, 대한노인회, 대한간호협회, 국립재활원 등 복지 관련 기관과 단체들이 후원한다.
이번 전시회는 건강을 장애인·노인 등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는 이들의 환경을 개선하고, 건강을 증진하는 것이 목적이다.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 국민건강보험공단, 교원구몬, 로보케어, 유한건강생활, 인바디, KB손해보험, 실버에듀넷, 효돌, 휴럼 등 185개 기관과 기업들이 참여해 그동안 개발한 재활·복지 관련 제품과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국내·외 시장 확대를 위한 유통·바이어, 여러 전문가가 참가 업체를 대상으로 판로개척 등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비즈니스 상담회와 분야별 맞춤형 투어 프로그램 또한 진행됐다.
전시 품목으로는 체온계·혈압계·체성분분석기 등 가정용 의료기기, 매트리스·욕창 방지 제품·수면 보조용품 등 침대 관련 기구, 이동식 욕조·높낮이 조절 세면대·이동식 샤워기 등 목욕 기구, 배변용품·배뇨 감지기·배변용 안전 손잡이 등 화장실 기구, 휠체어 동력장치 및 악세서리·보행 보조차·워킹 보조벨트 등 보행 기구, 차량용 리프트·차량용 경사로·휠체어 고정 장치 등 차량 관련 기구와 같이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용품들이 구성됐다.
요양원이나 병원 등에서 수요가 있던 환자식을 넘어 맛과 영양을 잡은 저당식, 영양 강화식 등의 케어푸드·푸드 배송 서비스·식사 보조기기·맞춤형 식단 서비스처럼 식사 관련 용품 및 서비스를 전시해 식품 업계의 고령화 대비 흐름까지 짚었다. 이 외에도 배회감지기·돌봄 로봇·교육용 교구 및 소프트웨어 등 생활 관련 기자재나 주택용 리프트·안전 손잡이·IoT 기기처럼 주택 환경을 개선하는 스마트 시스템이 소개됐다.
특히 건강보험고령친화연구센터에서는 복지용구 체험기회 확대를 위해 ‘찾아가는 전시체험관’을 운영했다. 침실이나 욕실 등 실제 가정의 모습을 유사하게 구성한 특수차량을 활용해 박람회, 지역행사, 도서산간 지역 등을 방문한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복지 용구를 체험하게끔 돕겠다는 취지다. 70여 가지 용품의 올바른 사용법을 전하고 노인장기요양보험 정보도 제공한다.
현장에서는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고령자의 신체 수준을 만들어주는 장비를 착용한 뒤 계단을 오르거나 침대에 스스로 누워보고, 휠체어를 타는 등 일상생활을 체험했다. 더불어 효돌, 로보케어 등 인지훈련 돌봄 로봇 개발 기업 부스에 마련된 체험 공간에서 직접 로봇의 이름을 부르며 대화하고 인바디 등 헬스케어 기업 부스에서 체성분을 측정하거나 재활 장비를 통해 경직됐던 근육을 직접 수축, 이완시켜 보기도 했다.
한편, 최신 산업 동향과 전망을 제시해 시설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문 세미나도 열렸다. 고품격 시니어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발행하는 이투데이피엔씨가 올바른 시니어 문화 형성과 실버 산업계의 발전을 위해 진행한 ‘브라보 시니어 프렌즈 론칭 기념 세미나’를 비롯,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 중증자 돌봄을 위한 새로운 제안’, ‘장애인·노인 자립생활을 위한 보조기기실용화연구개발사업’, ‘메디푸드산업의 현재와 미래’, ‘스파연계재활헬스케어 제품의 2024년 국제 표준화 및 인증 획득 방안’, ‘2024 시니어 트렌드 세미나’ 등 다양하게 꾸려졌다.
나이 들수록 영양제를 찾게 된다. 제대로 복용하고 있는지, 더 좋은 약은 무엇인지 궁금증도 커진다. 하지만 ‘카더라’에 의지해 복용하는 것은 금물. ‘리틀약사’ 이성근 약사에게 고령자가 복용하면 좋을 영양제를 추천받았다.
1. 유산균
유산균은 대사 기능 활성화뿐 아니라 면역력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 나이가 들수록 대장에서 활동하는 비피도박테리움(비피더스균)이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유산균 섭취가 필요하다.
2. 오메가3
중성지방 수치를 줄여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도록 돕고, 혈관 건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염증성 질환 개선에도 많은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비타민
칼슘, 마그네슘 등 미네랄은 우리 몸에 필수적이다. 종합비타민은 미네랄 함량이 낮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타민 함량이 높은 제품으로 챙겨 먹기를 권한다. 미네랄 제품은 따로 복용하도록 하자.
4. 항산화제
노화 방지를 돕는 영양제다. 비타민 C, 식물성 화학물질 파이토케미컬, 은행잎 추출물, 피크노제놀에 항산화 기능이 있다.
5. 효소
노화가 진행될수록 소화 기능이 약해진다. 효소는 체내 소화 기능에 도움을 주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므로 챙겨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성근 약사의 한마디
“유산균, 오메가3, 종합비타민을 복용하고 필요에 따라 추가해 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조합을 찾아보세요. 단, 영양제는 질병 치료보다는 건강 유지와 증진에 목적이 있습니다. 보조 수단으로 필요하지만 전부는 아니라는 거죠. 무엇보다 식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합니다.”
“유산균, 오메가3, 종합비타민을 복용하고 필요에 따라 추가해 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조합을 찾아보세요.”
에디터 조형애 취재 손효정 디자인 유영현
고령화 시대, 장기 요양 시설은 매년 600개씩 늘어난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믿고 맡길 만한 시설이 어딘지 궁금할 테고, 시설 운영자 입장에서는 효율적이면서도 이용자의 건강을 책임지는 운영을 하고 싶을 테다. ‘헬씨누리’는 보호자와 운영자 사이에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헬씨누리는 CJ프레시웨이의 케어푸드 브랜드다. 요양원, 요양병원, 데이케어센터, 복지관 등의 급식과 관련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 “생각보다 많은 보호자들이 시설에서 어떤 밥이 나오는지 관심이 많이 없으세요.” 헬씨누리가 ‘급식 운영’ 전반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를 묻자, 장기 요양 시설 운영을 담당하는 정지영 헬씨누리 케어솔루션팀 팀장이 말했다.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시설의 급식비는 평균 8000원으로 정부에서 전액 보조해준다. 하지만 어르신들이 이용하는 시설 급식비는 평균 3500~4000원. 정부 지원이 없어 모두 보호자 부담이다. 그렇다 보니 100원이라도 저렴한 곳을 찾는 게 현실이란다. 애호박 한 개에 2000원이 넘어가는데 급식비 평균을 맞추려니 운영자 입장에서도 식단을 구성하는 데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저희는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 안에서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급식 운영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돕습니다. 어르신들은 아무래도 건강에 취약하다 보니 획일화된 식단이 아니라 개인의 기저질환을 고려한 맞춤형 식단과 서비스가 필요하거든요.” 실버사업 총괄 신승윤 헬씨누리사업부 사업부장이 어르신 이용 시설의 급식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전국에 있는 3800여 개의 요양원 중 75%는 식수 50인 미만의 소규모 시설이다. 문제는 각 시설에 급식을 담당할 ‘전문가’가 없다는 점이다. 식단 단가가 낮다 보니 부실한 급식이 제공되는 곳도 많다. 이에 헬씨누리는 시설 급식 운영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시설 종사자 복지, 어르신 건강으로 연결돼
노동력의 고령화는 요양 시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급식실에서 일하는 조리사 대부분이 베이비붐 세대다. 요양 시설은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 끼를 1년 365일 제공해야 해 연차나 휴가를 쓰기가 어렵고 하루 업무 시간도 길다. 업무 강도를 이기지 못해 많은 조리사들이 근무를 포기한다. 요양 시설의 인력난이 이어지는 이유다.
헬씨누리는 급식 운영 전반에 걸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먼저 조리가 편한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전반적인 시설 환경, 운영 등 컨설팅과 함께 손질된 식자재 납품부터 전문 영양사의 식단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시설의 요청이 있다면 헬씨누리 전담 영양사가 시설 내 어르신의 건강에 맞춘 식단을 별도로 구성해준다. 조리 과정도 더 편하게 바꿔나가고 있다. 일본의 요양 시설 역시 인력난에 시달리는데, 벤치마킹을 해보니 조리 후 냉동한 음식을 납품받는 곳이 많았다. 냉동식품이 아니라 영양을 갖춰 조리한 음식을 잠시 냉동해 유통하는 식이다. 헬씨누리는 일본처럼 냉동을 하는 건 아니지만, 식단에서 두 가지 반찬 정도는 조리하지 않고 간편하게 데워서 낼 수 있는 식단을 제안한다.
정지영 팀장은 “식자재 전처리 등의 과정을 간편하게 해 조리사 편의를 높이는 식단을 기획해드리고, 영양도 풍부하면서 맛도 좋은 식사를 지향한다”며 “한두 가지 반찬의 조리 부담이 줄어든 만큼 다른 요리를 집중해 개발할 수 있다. 이로써 종사자들이 어르신들에게 더 좋은 식사를 제공한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만약 시설에서 일할 조리사 인력이 부족하다면 각 지역별 제휴 업체를 통해 인력 구인을 돕는다. 또 시설에서 특별한 날 급식 이벤트가 필요할 때 헬씨누리 소속 셰프나 조리장을 파견한다.
더불어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등 시설 종사자의 복리후생 차원에서 ‘프레시 마켓’이라는 폐쇄몰을 운영한다. 시설에서 일하는 임직원의 만족도가 높아지면, 어르신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질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래서일까, 식사를 제공하는 복지관 중 30% 정도는 헬씨누리와 함께하고 있다. 또한 삼성이 운영하는 실버타운 ‘노블카운티’, 대교에서 운영하는 인지개선 전문 ‘FC데이케어’, 종근당에서 운영하는 요양원 ‘헤리티지너싱홈’, 국내에서 가장 병상이 많은 ‘호세요양원’도 헬씨누리의 급식 솔루션을 선택했다.
신승윤 사업부장은 “안타깝게도 급식 운영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요양 시설은 드문 편”이라면서 “헬씨누리 급식을 선택했다는 것만으로도 질 좋은 식사와 투명한 급식 운영을 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어르신 급식이 운영되는 곳이라면 어디든, 개인 건강 맞춤형인 고품질 식사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헬씨누리의 목표다. 정지영 팀장은 “어르신들이 시설에서 맛있고 양양가 높은 식사를 하실 수 있도록 꾸준히 급식 운영 환경을 개선해나가고자 한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2024년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가 밝았다. 청룡은 사신도 중 하나다. 사신(四神)은 동쪽의 청룡, 서쪽의 백호, 남쪽의 주작, 북쪽의 현무를 말한다. 이는 동서남북을 지키는 수호 동물로 벽사와 음양의 조화를 뜻하는 신령의 동물로 여겨져 왔다. 특히 일출이 시작되는 방향인 동쪽 수호신 청룡은 진취적인 에너지와 희망을 나타내고 용기와 도전을 상징한다고 알려져 있다. 단 실제 갑진년은 2월 10일 설날(음력 1월 1일)을 기점으로 시작한다.
새해에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도전을 다짐한다. 가족의 건강을 빌고 결혼, 승진, 합격 등 소원 성취를 기원한다. 다이어트, 금주, 연애, 사업, 대인관계 등 자신의 처한 상황에 따라 소원도 제각각이다. 그중 금연은 많은 이들이 매년 도전 과제로 삼는 단골 메뉴다. 담배는 타르, 니코틴, 일산화탄소 등 수십 종 이상의 1급 발암 유발인자를 비롯해 7000가지가 넘는 유해물질을 포함한다.
흡연은 거의 모든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폐질환은 물론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인 암이 언급될 때도 빠지지 않는다. 뇌졸중으로 대표되는 뇌혈관질환을 비롯해 심혈관질환, 호흡기질환, 위장질환, 구강질환 등에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다만 누구나 이러한 담배의 해로움을 알고 있지만, 중독성이 강해 본인 의지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려운 게 금연이다.
서민석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금연은 그 자체만으로도 건강한 삶을 위한 가장 훌륭한 치료가 될 수 있다. 흡연은 본인의 건강뿐 아니라 주위 사람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새해에는 꼭 금연에 성공하길 바란다”면서 금연 성공을 위한 조언을 전했다.
금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금연을 시작하게 되면 그 효과는 곧바로 나타난다. 금연 20분 후 심박동 수와 혈압이 줄어들고 12시간이 지나면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정상으로 돌아온다. 2주 후에는 혈액순환이 개선되고 폐 기능이 좋아진다. 한 달이 지나면 숨이 덜 차고 기침이 줄며, 호흡기와 같은 상피세포에서 먼지나 이물질을 제거해주는 역할을 하는 섬모가 정상적인 역할을 하면서 기관지에 쌓여 있던 가래가 배출된다. 폐 감염의 위험 역시 감소한다.
금연의 효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뚜렷해진다. 1년이 지나면 심장혈관 질환 위험성이 흡연자 대비 절반으로 줄고, 2~5년 후 뇌졸중 위험은 비흡연자 수준으로 감소한다. 또 5년 후에는 구강, 인후, 식도, 방광암 위험이 절반으로 낮아진다. 금연 10년 후에는 폐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절반으로 떨어지고 인두암과 췌장암의 위험이 감소한다.
서민석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담배 성분 중 하나인 니코틴은 의존성이 있어 금단증상으로 금연을 어렵게 만든다”며 “본인의 강한 의지도 중요하지만 혼자 금연하는 게 어렵다고 생각된다면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금연 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금연 생활습관 길러야
하루아침에 바로 담배를 끊기는 쉽지 않다. 금연을 결심했다면 먼저 생활습관을 개선해 보도록 하자. 물은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물은 몸속에 있는 니코틴과 타르 성분을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금연을 위한 식단을 짜는 것도 좋다. 검은콩과 등푸른생선, 당근, 양파 등은 금연에 도움을 주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검은콩은 이뇨 작용을 통해 체내의 니코틴 등 독소를 체외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고, 등푸른생선은 흡연으로 수축된 혈관을 이완시켜 준다. 당근의 터핀 성분은 발암물질을 해독하는 데 도움을 주고, 양파의 퀘르세틴 성분은 체내에 쌓인 니코틴을 무해한 성분으로 바꿔주는 해독제 역할을 한다. 반대로 맛이 강하고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은 금연 식단으로 적절하지 않다. 돼지고기나 소고기 등 기름진 음식을 자제하고 술도 삼가는 것이 좋다.
또 각 시·군 보건소와 동네 의원 및 병원에서는 다양한 금연클리닉을 운영하고 개인 상담을 통해 맞춤형 금연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곳에서 약물이나 금연보조제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금연보조제는 크게 패치와 껌, 사탕, 약물 등으로 나뉜다. 패치형은 피부를 통해 몸속에 니코틴을 서서히 공급하는 금연보조제다. 다만 패치형은 평소 자신의 흡연량에 맞춘 니코틴 함량의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패치를 붙인 상태에서 흡연은 심한 어지럼과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혈관을 수축시키는 니코틴이 과도하게 체내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또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을 앓고 있거나 의심된다면 패치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 니코틴 껌이나 사탕은 속쓰림에 주의해야 하고, 너무 빨리 씹으면 혈중 니코틴 농도가 급격하게 상승하기 때문에 한 개씩 천천히 씹어야 한다.
서민석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생활습관 개선으로 흡연을 피하는 환경을 만들고 전문 의료진 상담을 통해 꾸준히 도전하고 관리한다면 반드시 금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24년에는 금연과 함께 절주, 적절한 운동을 통해 건강 생활을 실천해 보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건강기능식품으로 각종 영양소를 맞춤 보충하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지식, 건강에 보탬이 될 ‘약 이야기’를 소개한다.
Q 영양‧기능 정보 속 ‘도움을 줄 수 있음’과 ‘도움을 줌’은 차이가 있나?
A 과학적 근거의 차이가 있다
두 표시 모두 ‘특정 생리 기능 활성화’를 의미한다. ‘도움을 줌’의 경우 식약처가 1등급 생리활성 기능성 원료로 인정한 식품으로, 해당 기능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비교적 확실할 때 사용할 수 있다.
반면 ‘도움을 줄 수 있음’은 비교적 과학적 뒷받침이 약해 2등급으로 분류된 기능성 원료에 표기된다.
*등급은 원료나 성분의 종류에 매겨진 것으로 제품이 1등급이나 2등급을 받은 것은 아니다.
Q 다이어트에 도움 되는 보조제, 부작용이 있을까?
A 생길 수도 있다
식약처가 다이어트 보조제 성분으로 인정한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HCA). 탄수화물 흡수를 막아 지방 전환 효소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가르시니아를 섭취한다 해서 먹은 탄수화물이 사라지지 않는 데다, 부작용이 따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따르면 횡문근융해증, 황달, 위장관 통증, 설사, 수면장애 등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또 당뇨, 고지혈증을 앓고 있거나 심장, 간이 약할 경우 더욱 주의해야 한다. 급성간염이나 간부전, 급성심근염, 심장빈맥이 나타난 사례가 확인됐다.
Q 기한 지난 약, 어떻게 처분할까?
A 근처 약국에 설치된 폐의약품 수거함에 버려야 한다. 알약은 알약끼리 한 통에 모아서, 액상은 큰 병에 모아서 갖다주는 것이 좋다.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만큼 건강기능식품으로 각종 영양소를 보충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하지만 과대광고, 잘못된 정보에 속거나 몸 상태에 맞지 않는 제품을 무턱대고 구매하기도 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건강기능식품, 현명하게 소비하기 위해 알아야 할 ‘약 이야기’를 담았다.
Q 건강기능식품으로 오해하는 일반식품은 무엇일까?
A 크릴오일은 식용 유지를 캡슐 형태로 제조해 어유나 기타가공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지방을 녹이는 오일’, ‘혈관 청소부’ 같은 표현으로 마치 혈행 관리, 면역 기능, 항산화 등에 지대한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제품은 모두 기능성이 입증되지 않은 일반식품이다. 최근 건강 정보 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도가 높아진 타트체리 제품도 마찬가지. 수면 유도, 통증 완화, 염증 제거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일부 광고는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허위·과대 광고다. 유사한 형태인 클렌즈주스도 영양학적으로 과채주스와 차별성이 없고 과학적으로 다이어트와 디톡스 효능이 검증되지 않았다. 건강기능식품은 제품 앞면에 ‘건강기능식품’ 마크가 표기돼 있으므로 제품 정보를 확인하면 알 수 있다.
Q 영양·기능 정보 속 ‘도움을 줄 수 있음’과 ‘도움을 줌’은 어떤 차이가 있나?
A 건강기능식품의 영양·기능 정보를 보면 ‘에 필요’, ‘에 도움을 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에 필요’는 영양소의 기능을 설명하기 위함이고, ‘에 도움을 줌’과 ‘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은 특정 생리 기능을 활성화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둘에는 차이가 있다. ‘에 도움을 줌’은 식약처가 1등급 생리활성 기능성 원료로 인정한 것이다. 해당 기능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비교적 확실하다는 증거다. ‘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은 1등급보다는 과학적 근거가 약해 2등급으로 분류된 기능성 원료에 표기된다. 등급은 원료나 성분의 종류에 매겨지기 때문에 제품이 1등급, 2등급이라는 뜻은 아니다. 같은 원료, 성분이라면 같은 등급으로 표시된다.
Q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보조제, 부작용은 없나?
A 현재 식약처가 다이어트 보조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인정한 성분은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HCA), 공액리놀레산(CLA, 녹차 추출물·키토산)이다.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로는 L-카르니틴 타르트레이트, 보이차 추출물, 레몬밤 추출물 혼합분말, 와일드망고 종자 추출물, 그린커피빈 추출물, 풋사과 추출물 애플페논, 히비스커스 등 복합추출물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중 가장 유명한 성분은 가르시니아다. 탄수화물 흡수를 막아 지방으로 전환되는 데 필요한 지방 전환 효소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가르시니아를 섭취한다고 해서 먹은 탄수화물이 사라지는 건 아닌 데다, 부작용이 따르기도 한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횡문근융해증, 황달, 위장관 통증, 설사, 수면장애 등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당뇨, 고지혈증을 앓고 있거나 심장과 간이 약한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같은 연구 결과 가르시니아 복용 후 급성간염, 간부전 등의 간 손상을 겪은 사람이 적지 않았다. 급성심근염·심장빈맥이 나타난 경우도 있다.
Q 탈모에 효과 있다는 영양제, 먹을지 말지 고민이라면?
A 탈모의 경우 사람마다 원인이 다르고 남성형, 여성형, 휴지기, 원형 등 종류가 많기 때문에 영양제를 먹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 유튜브 채널 ‘근알의’를 운영하는 김연휘 닥터에비던스 대표는 “최근 비오틴, 맥주 효모 등이 탈모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는 주장이 떠돌고 있지만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다”고 전했다. 특히 남성형 탈모는 호르몬으로 인해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영양제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잘못된 정보로 치료를 지체하기보다 병원을 방문해 본인의 상태를 진단하는 편이 좋다.
Q 기한 지난 약, 어떻게 처분해야 하나?
A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은 표기된 기한이 지나면 효능·효과를 믿을 수 없다. 눈으로 보기에 모양이 변하지 않은 것처럼 보여도 성분이 변질됐을 가능성이 있다. 기한이 지났다면 폐기하는 것이 좋지만, 무턱대고 하수구나 변기에 흘려버리거나 일반 쓰레기로 배출하면 환경을 오염시킨다. 오래된 약은 근처 약국에 설치된 폐의약품 수거함에 버려야 한다. 다만 제품 그대로가 아니라 알약은 알약끼리 한 통에 모아서, 액상은 큰 병에 모아서 갖다주는 것을 권장한다.
‘2023년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이하 노인 일자리) 참여자 모집이 시행됐다. 앞서 정부가 노인 일자리, 그중에서도 공공형 일자리를 축소한다고 밝혔던 바. 내년도 노인 일자리에 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노인 일자리의 변화와 그로 인해 미칠 영향에 대해 짚어봤다.
공공형 일자리 축소, 개선되나
지난 8월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노인 일자리 공급은 82만 2000개다. 올해 84만 5000개보다 2만 3000개 줄었다. 특히 공공형 일자리가 축소돼 노인 빈곤율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샀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2020년 기준)은 40.4%로 OECD 국가 중 1위다.
노인 일자리는 세 가지 유형 공공형, 민간형, 사회서비스형으로 나뉜다. 정부는 공공형 노인 일자리 수를 올해 60만 8000개에서 내년 54만 7000개로 6만 1000개 줄인다고 밝혔다. 대신 민간·사회서비스형 노인 일자리를 3만 8000개 늘리기로 했다.
공공형은 정부가 돈을 직접 지원해 직접 일자리라고도 불린다. 환경정비, 교통안전 보조 등 공익형 단순 업무가 대부분이다. 참여 노인은 월 최대 30시간 일하고 활동비 27만 원을 번다. 단순 노무에 적은 돈을 번다는 이유로 공공형은 ‘질 낮은 일자리’, ‘세금을 축내는 일자리’로 비판받아 왔다.
그러나 공공형 일자리는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수급자가 주 대상이다. 저소득층의 저학력 노인이 많이 참여한다. 이들에게 월 27만 원을 주지 않는다면 생계가 흔들린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공공형 일자리를 보충 연금의 성격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서비스형은 공공형과 하는 일은 비슷한데 돈은 두 배로 번다. 월 최대 60시간 근무하고 71만 원 정도를 벌 수 있다. 공공형 일자리와 차이점은 관련 경력이 있는 사람을 우선 선발한다는 점이다. 만약 스쿨존 교통정리, 급식 지원 등 학교 관련 일자리면 교육 업무를 한 사람을 우선 선발한다는 뜻이다.
민간형은 민간이 주관하고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형태다. 정부 예산이 기업을 통해 근로 노인에게 지원되며 급여도 많은 편이다.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를 위해 마련된 일자리다. 카페를 포함한 식품 제조·판매, 택배 배달, 세탁소·편의점 운영 등의 일을 한다.
결과적으로 사회서비스형과 민간형은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의 저학력 노인이 참여하기 어렵다. 때문에 공공형 일자리가 축소되면 노인 빈곤율이 심화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노인 일자리가 축소된 것이 아니라는 견해다. 고용노동부가 지원하는 고령자 고용장려금 일자리까지 고려하면 2만 9000개가 늘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노인 일자리 예산도 올해 1조 4584억 원에서 720억 원이 늘어난 1조 5304억 원으로 편성됐다.
공공형 노인 일자리에 대한 개선의 여지 또한 남아 있다. 공공형 일자리 축소에 반발이 거세자 정부는 결국 입장을 바꿨다. 지난 11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경호 부총리는 “현장에서 연로하신 분들이 단순 일자리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면서 “공공형 노인 일자리를 늘리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실적으로 노인 빈곤 문제를 도외시할 수 없기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공공형 노인 일자리 예산이 얼마나 늘어날지 촉각이 모인다. 정부가 줄인 6만 1000개의 일자리가 원상 복구되는 선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민간·사회서비스형 확대의 명암
지난 5일부터 2023년 노인 일자리 참여자 모집이 실시됐다. 모집 공고를 보면 공공형 일자리는 확실히 줄어들었고, 정부의 입장과 방향이 보인다. 내년에 노인 일자리는 공공형 54만 7000개, 사회서비스형 8만 5000개, 민간형 19만 개 등 총 82만 2000개다. 고령자 고용장려금 대상 일자리는 올해 9000개에서 6만 1000개로 5만 2000개 늘어난다. 결국 내년 노인 일자리는 민간 연계형을 중심으로 확대 재편되는 것이다.
증가 폭이 두드러지는 고령자 고용장려금은 올해 신설된 사업이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노인을 채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골자다. 과거 3년보다 노인을 많이 고용하거나 퇴직 연령대 고령자에 대한 채용을 유지하는 기업에 지원금을 지급한다. 노인 고용 창출 효과가 있다.
보건복지부 최종균 인구정책실장은 “2023년 노인일자리사업 추진 방향은 직업 경험이 풍부하고 건강한 베이비부머 세대에게 민간 및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를 지원하고, 저소득·고연령 어르신들에게는 공익활동형 일자리를 계속 제공하여 생계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공공형 일자리는 돌봄·안전 등을 중심으로 전환하여 공익적 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했다고도 밝혔다.
각 지자체의 노인 일자리 모집 공고를 봐도 민간 및 사회서비스형이 확대되고 있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시를 보면, 총 266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일자리 6만 9900개를 마련했다. 서울시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년층 진입 양상을 반영해 사회 경험과 경력을 활용할 수 있는 사회서비스형 일자리 2000여 개를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시장형 일자리도 올해보다 1200개 늘어난 6049개가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공공형 일자리는 현재 5만 3249개의 일자리가 마련됐다. 서울시는 “향후 정부 예산안과 서울시 예산안 심의 결과에 따라 늘어날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다른 지자체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올해는 모집 인원이 줄어들었지만 정부의 예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 가운데 전북 남원시는 자체 예산을 투입해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자체 예산 2억 5000여 만 원을 투입했다. 이에 따라 남원 지역 공공형 노인 일자리는 내년에 248개가 줄 전망이었으나, 올해와 비슷한 연간 3900여 개가 제공된다.
정부의 정책에 대한 노인 단체의 입장은 어떨까. 노동조합 노년유니온의 고현종 사무총장은 “공공형 노인 일자리 예산이 늘어날 수 있다고 하지만, 현재 나온 모집 공고를 보면 공공형 노인 일자리가 줄어든 게 확실히 느껴진다. 지금 ‘나 이제 일 못 하는 거 아냐?’라면서 걱정하는 어르신들도 많다”고 말했다.
고 사무총장은 “정부의 목표는 정부의 재정이 투입되지 않아도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만들려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공공형뿐만 아니라 모든 노인 일자리에 정부의 재정이 들어간다”면서 “민간형 사업도 정부의 재정을 당장 중단하면 문을 닫는다. 존속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고현종 사무총장은 공공형 일자리가 늘어나야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고 사무총장은 “사회서비스형 한 자리 재정으로 공공형 일자리는 세 자리를 만들 수 있다. 또한 현재도 같은 세대 안에서 불평등이 심한데, 베이비부머 세대를 위해 사회 서비스형과 민간형을 늘린다면 빈부 격차만 더 커지게 된다. 불평등 해소를 위해서라도 공공형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고현종 사무총장은 “정부가 노인 일자리 사업을 한 지 20년이 되어 간다. 이제 새롭게 비전을 정리해야 할 때다. 첫 번째, 노인 일자리는 보충연금 형태로 가야 한다. 두 번째, 나이로 구분해서 일자리도 분명히 노선을 정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고 사무총장은 “현재 노인 일자리에 참여하는 노인은 70대가 많은데 정부는 베이비부머를 타겟으로 잡으려고 하니깐 혼재되는 것이다. 노인이 되기 전 50대부터 64세까지 사람들을 위한 일자리, 베이비부머를 위한 일자리 등, 나이로 구분 짓는 정리가 필요하다”라면서 노인 일자리 정책 방향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비영리 활동법인(NPO) 홋토플러스(ほっとプラス)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후지타 다카노리(藤田老典). 그가 2015년 발표한 ‘하류노인’(下流老人)은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관심을 모았다.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하류노인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가 현장에서 만난 노인 대부분이 기본적인 생활조차 이뤄내지 못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세상에 보이도록 ‘하류노인’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일본 정부는 고령화로 인해 예산 부담이 커지자 고령자에 대한 사회보장비용을 줄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출판 이후 여론이 형성되었고, 저연금·저소득 고령자, 주민세 비과세 가구(주민세가 면제될 정도로 수입이 없는)인 고령자에게 지급하는 추가 지원금이나 현금 급부 등의 정책이 잇달아 나왔다. 물론 그는 여전히 노인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지적한다.
2025년 한국도 초고령사회에 들어선다. 유례없이 빠른 속도지만, 그에 대한 대비는 걸음마 수준이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일본의 하류노인 문제를 꼬집은 후지타 다카노리와 노인 빈곤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눠봤다.
Q 작가님께 상담 온 많은 이들이 “내가 하류노인이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면서요. 우리는 노후 형편을 걱정하면서도 왜 ‘나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할까요?
과거에는 3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이 많았고, 지역에서 다양한 교류가 있었습니다. 노인들과 교류할 일이 많다 보니 ‘나 또한 미래에 노인이 될 것’이라고 쉽게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일본은 고립화대책담당 장관을 둘 정도로 개인의 고립화가 심각합니다. 가족이 없고 누구와도 교류하지 않은 채, 인터넷으로만 소통하는 ‘고족’(孤族)이 늘고 있습니다.
이전처럼 고령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를 가까이서 피부로 접할 기회가 줄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사람들의 괴로움이나 고민을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문제로 여기기가 더욱 어려운 것입니다.
Q ‘하류노인’을 통해 고령자의 빈곤을 밝힘과 동시에 정부 비판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하류노인’은 결국 사회 구조가 만들어내는 것이라고요. ‘빈곤은 자신의 책임’이 아니며 ‘생활보장은 권리’라고 지적하셨는데요. 국가는 어느 범위까지 책임을 져야 할까요?
저는 ‘북유럽 모델’ 도입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큰 정부’로 순차적으로 변경해가면서, 세금을 인상하고 급부를 충실하게 제공하는 모델입니다. 일본은 미국, 영국 등을 모델로 삼았는데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도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유럽은 나라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세금이 높은 대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구조입니다. 여론의 반대가 있겠지만, 세율 인상도 검토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0세 시대가 되었습니다. 태어나는 아이는 줄고 고령 인구는 늘어 사회보장비가 부족해지고 있습니다.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사회보장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거기에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가족 부양의 힘이 약해졌습니다. 또 하나, 일본에서는 ‘빙하기 세대’(1970~1984년생)라고 불리는 세대가 있습니다. 버블경제 붕괴 후 취업난을 겪은 이들인데요. 이 자녀들을 부양하는 것은 가족인 부모 세대의 몫이 되어 경제적 여유가 없는 고령자가 많아지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는 경쟁 사회입니다. 사회적 약자는 본인 책임이라는 비난의 대상이 되곤 하는데요. 인간은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다는, 인권 옹호의 대상이 되는 것이 근대 선진국의 도달점입니다만, 그 가치가 흔들리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사회 전체의 가치 규범이 변해야 할 것입니다.
Q 연금 수령 시기는 늦춰지고 기대수명은 늘어나는 상황에서 고령자에게 일자리가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선진국에서 ‘일하는 고령자’가 있다는 것은 특이한 현상이라고 하셨는데요. 한국도 일본처럼 65세가 넘어서도 일하고 싶어 하는 고령자가 많고, 가장 큰 이유는 생계를 위해서입니다. 고령자의 일자리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노동력을 제공하고 대가로 임금을 받는 노동 형태인 임노동(賃勞動), 특히 노인의 임노동에 대해 부정적입니다. 아시다시피 사회보장, 연금, 주택, 간호 제도 등이 정비된 북유럽 국가에서는 고령자에게 임노동이 강요되지 않습니다. 노인은 자신의 재미와 삶의 보람을 위해 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는 생계를 위해 일합니다. 고령자는 연금을 받기 때문에 저렴한 임금이어도 일하고 싶어 합니다. 임금 인상을 요구하기 어려운 구조이죠. 그런 의미에서 ‘노인의 임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다만 이들이 사회공헌적인 일에 종사했으면 좋겠습니다. 간호, 보육, 청소 등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업무는 저임금에 항상 노동자가 부족합니다. 거동이 어려워 생필품을 사거나 장보기 어려운 고령 인구를 뜻하는 ‘쇼핑 난민’도 늘고 있습니다. 이는 도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방에서는 관리 인구가 없어 곰이나 멧돼지 수해가 심각해지고, 산림·논밭이 황무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성 높은 일에 고령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정책 방향 설정도 필요할 것입니다.
Q 노인 일자리는 한국에서 사회적 고립을 막는 중요한 역할로도 작용하고 있는데요. 작가님도 책을 통해 ‘행복한 하류노인과 불행한 하류노인의 차이는 인간관계에 있다’고 하셨습니다. 특히 지역 네트워크를 강조하셨는데, 어떤 식으로 형성되어야 할까요?
지방에서는 고령자조합, 협동조합이 차례로 설립되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은 이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사회적 노동입니다. 정부는 2022년 10월에 협동노동법을 새롭게 시행했습니다. 예를 들면 농림·수산 자원의 관리나 보호, 수도설비의 보수 및 점검, 커뮤니티 버스 운행, 휴경지나 빈집 관리, 아이 식당(무료 혹은 저렴한 금액으로 부모와 아이가 이용할 수 있는 식당), 푸드뱅크(잉여 식품의 무료 배포), 지역 청소 활동, 자원봉사 활동 등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공공성이 높은 일을 고령자가 맡아준다면 사회에 도움이 되고, 고령자도 의지할 곳이 생길 것입니다.
Q 하류노인에게 주거는 무척 큰 문제입니다. 이에 대해 공공주택이나 임대주택, 주택보조비 등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일본도 한국도 ‘내 집’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는데요. 인구 감소 시대에 주택 사유재산제가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요? 이 가치관을 바꾸어가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는 공영주택뿐만 아니라 사회적이고 저렴한 주택, 임대보조제도가 많이 있습니다. 일부 부자들은 주택을 구입합니다만, 대부분은 주택에 대해 모두가 관리하는 공공재라는 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여러 세대에 걸쳐 관리하는 공유 재산인 셈이죠.
고령자는 간호가 필요하면 원래 살았던 집의 단차나 설비를 고쳐야 합니다. 오랜 세월 같은 집에 계속 사는 것이 아니라, 연령·신체 기능에 맞는 집에 부담 없이 이사할 수 있도록 해나가고 싶습니다. 일본에서는 계속 증가하는 빈집을 지자체가 인수해 필요한 세대에 배포하는 사업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빈집은 늘어날 것이므로 새로운 집을 짓기보다 필요한 사람들에게 분배해야 합니다.
Q 좋은 제도가 있더라도 본인이 신청해야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신청주의’ 때문에 제도 활용도가 낮다고 지적하셨습니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전일본연금자조합의 고령자와 최저보장연금제도의 도입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노인에게만 지급하는 기본 수입 같은 것입니다. 65세가 되면 월 8만 엔(도시부에서의 생활보호 생활부조금액)을 무조건 지급하는 것이죠. 그러면 신청할 필요도 없고, 모두에게 지급되기에 생활 보조금을 받는 것이 부끄럽다는 인식도 없어질 것입니다. 물론 재원 논의도 필요한 부분입니다.
또한 일본은 마이넘버카드(우리나라의 주민등록증)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증과 일원화해 소득·건강 상태를 통합해 AI로 관리하려는 시도입니다. 그러면 저소득층에게는 현금 급부 등이 쉬워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은행 계좌에 신청하지 않아도 세금 환급금, 급부금이 지급되니까요. 더 나아가 병원의 진료 비용, 간호 비용 등이 무상이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도로를 걸을 때 이용료를 내지 않지만, 이는 세금으로 만든 것입니다. 세금을 지불했다면 필요한 서비스를 필요할 때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청주의를 없애기 위한 구조 도입은 중요한 논의 사항이 될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노년기의 ‘빈곤’을 고민해야 할 우리 모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빈곤해진다는 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타인을 자신의 가족처럼 조금이라도 돕는 사회, 시스템, 정책 등을 만들어나가면 좋겠습니다. 누구도 빈곤해지지 않고 안심할 수 있는 사회, 과감한 도전을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한국의 초고령사회가 절망이 아니라 희망으로 바뀌기를 바라며 이웃으로서 응원하고 있습니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쇼핑 약자가 늘고 있다. 걸어서도, 이동수단을 통해서도 신선식품이나 생필품을 사러 갈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지방을 위주로 일어나던 일이지만, 최근에는 도시로까지 그 현상이 퍼지고 있다.
쇼핑 약자가 생기는 이유는 홀로 사는 노인이 늘고, 지역에 있던 소매점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역의 대중교통은 버스 노선이 폐지되면서 줄어드는데, 정부는 고령자의 운전면허 반납을 장려하고 있어 이동이 어려운 노인이 늘고 있다.
농림수산성의 농림수산정책연구소가 2018년 발표한 ‘식료품 접근이 곤란한 인구 추계’에 따르면 2015년 쇼핑 약자 수는 824만 6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24.6%에 달한다. 농림수산성이 2021년 조사한 ‘전국 지자체 식료품 접근 문제 설문조사’에 따르면 쇼핑이 어려운 주민들에게 대책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지자체는 86.4%에 달했다.
대책이 필요한 이유로는 도시 규모와 관계없이 ‘주민의 고령화 때문’이라는 응답이 92.2%에 달했다. 이어 ‘현지소매업 폐지’가 67.3%로 꼽혔다.(중복응답) 지자체가 실시하고 있는 대책으로는 ‘커뮤니티 버스, 승합 택시 운행 등 지원’이 83.7%로 가장 많았다. ‘이동판매자 도입 및 운영 지원’은 30% 수준이다. 대도시에서는 ‘택배, 쇼핑대행 서비스’가 50%로 이동판매 대책보다 높았다.
이동 슈퍼 ‘도쿠시마루’
고령자가 사는 집 앞까지 가는 ‘이동 슈퍼’는 민간사업자의 참여율이 높다. 지자체의 70.9%는 민간사업자와 함께 이동슈퍼를 운영하고 있다.
이동슈퍼의 시초는 ‘도쿠시마루’(とくし丸)다. 냉장고를 탑재한 경트럭을 이용해 수산물, 신선식품, 반찬 등 약 400품목, 약 1200개의 물품을 판매하며, 필요한 상품은 예약 주문을 하면 받을 수 있다.
2022년 8월 기준 전국에서 운영 중인 ‘도쿠시마루’는 1000대를 넘어섰으며, 이용객은 약 15만 명에 달한다. 주 고객층의 연령대는 80대로 일주일에 2회 정도 방문한다.
최근에는 물품 판매뿐 아니라 고령자들이 ‘소비 사기’를 당하지 않도록 점검해주는 일도 함께하고 있다. 방문 판매나 전화 권유로 판단이 어려운 65세 이상의 고령자에게 터무니없는 금액을 제시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에는 무인양품도 ‘무지투고’(MUJI to GO) 이동 판매 버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2021년 9월 기준 홋카이도, 니가타 현, 야마가타 현, 히로시마 현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버스가 오는 날짜, 시간, 장소 등을 사전에 알린다.
무인양품의 경우 아무래도 도시에 있는 매장을 방문하기 어려운 쇼핑 약자를 위한 것이기에, 도심에서 먼 지역을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이동판매인만큼 무인양품에서 주로 판매하는 일상생활용품뿐 아니라 식품 등도 취급하는 점이 특징이다.
고령자 전용 택배 서비스도 생기고 있다. 생활협동조합 펄 시스템(パルシステム)은 고령자 전용 배달 코스를 운영한다. 일주일에 한 번 정해진 요일과 시간이 같은 직원이 상품을 전달하면서 고령자의 컨디션을 확인한다.
배달 담당자는 개호보험서비스 기초지식이나 치매 서포터 양성 강좌, 시니어 식사 밸런스 강좌 등을 배워 고령자와 상담한다.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면 지자체나 경찰 등에 통보한다. 이에 펄 시스템을 사용하는 70세 이상 고령자는 5년 전 약 9000명에서 2022년 1만 600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택배로 쇼핑도 해결하고 안전도 확인하는 셈이다.
AI 합승 택시 ‘초이소코’
지자체는 이동 문제를 해결하고자 ‘커뮤니티 버스’와 ‘디맨드(demand) 교통’이라는 새로운 교통수단을 활용하고 있다. 디맨드 교통은 주민들에게 예약을 받아 맞춤으로 운행하는 예약제 교통이다. 약 30%의 지자체가 이를 운행하지만, 이용객이 많지 않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도요타자동차 계열사인 ‘아이신 정기 주식회사’(アイシン精機)가 AI를 기반으로 합승 택시 ‘초이소코’(チョイソコ)를 새로운 디맨드 교통으로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2021년부터 정식 운행을 시작한 ‘초이소코’의 회원 수는 1868명으로 90%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자다. 9인승 차량이며 1회 승차에 200엔을 받고, 회원만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가 예약하면 같은 시간대 같은 방향으로 가는 승객을 분류해 AI가 자동으로 주행 경로를 설정한다.
초이소코는 고질적인 디맨드교통의 문제인 지속가능성을 다양한 수익화로 풀어내고 있다. 먼저 지역 기업의 협찬을 받는다. 초이소코를 타려면 정류장이 필요한데 지역의 슈퍼, 약국, 병원, 온천 등으로부터 협찬금을 받아 그곳에 정류장을 둔다. 일종의 광고인 셈.
또한 차량 운행은 지역 택시회사에 위탁한다. 초이소코 운행으로 지역 택시 조합과 상생하기 위해서다. 지자체의 보조금도 주요 수익원이다. 지자체 공공업무를 대신해주기도 한다. 차량에 센서를 부착해 도로 노면 파손 상황 데이터 등을 수집, 전송해 주는 것. ‘미치 로그’라는 서비스다. 그 외에도 고령자 돌봄 서비스 ‘초이 토크’, 음식 택배 서비스 ‘메시 클루’ 등 다양한 수익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