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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 걸렸다 쉽게 넘기면 큰일… ‘목 통증’이 위험한 이유
- 최근 신체 리듬이 깨져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여름이 가까워지면서 밤에도 기온과 습도가 높아져 숙면에 악영향을 미치는 탓이다. 특히 시니어의 경우 나이가 들면서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량이 줄기 때문에 잠을 깊게 청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숙면이 어려워 뒤척이다 보면 수면 자세도 쉽게 흐트러지기 일쑤다. 이렇게 바르지 않은 자세로 잠들었을 때 다음 날 온몸이 찌뿌둥했던 경험이 한 번쯤 있었을 것이다. 특히 목 주변에 긴장이 과도하게 쌓이면서 뒷목 근육이 뻣뻣하게 뭉치면 통증까지 발생하기도 한다. 이를 한의학 용어로 ‘낙침’(落枕)이라 부른다. 낙침을 비롯한 목 통증은 수면 시간 이외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TV나 스마트폰을 볼 때 목을 앞으로 뺀 자세를 취하는 등 일과 중 사소한 생활 습관도 목에 지속적으로 부담을 안겨 목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때 수면 시간은 경추(목뼈)와 주변 조직의 긴장을 풀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회복 시간이다. 허나 수면 자세마저 자주 흐트러지는 경우 목에 쌓이는 부담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줄어드는 셈이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목 통증(경항통) 환자는 2012년 168만 7773명에서 2022년 255만 2846명으로 10년 사이 100만 명가량 증가했다. 이 중 2022년 50대 이상 중장년 환자 수는 123만 9199명으로 전체 환자의 절반에 육박한다. 이는 목 통증으로 고민하는 시니어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 같은 목 통증을 ‘나이가 드니 뒷목이 쑤신다’, ‘담 걸린 것 같다’며 단순 증상으로 치부하는 시니어가 많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면 경추의 배열이 틀어짐은 물론, 목 주변 조직이 손상되고 디스크 퇴행이 가속화돼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기상 후 목 통증이 지속된다면 조기에 전문가를 찾아 정확한 치료와 관리에 나서는 것이 현명하다. 한의학에서는 목 통증을 유발하는 낙침 증상을 비롯해 목디스크를 치료하기 위해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방 통합 치료를 실시한다. 먼저 추나요법을 통해 낙침으로 틀어진 경추 배열을 교정해 특정 목 부분에 과도하게 몰린 압력을 낮춰 통증을 해소한다. 이어 천주혈, 대저혈 등 목과 어깨 주변 주요 혈자리에 침을 놓아 뻣뻣하게 경직된 목 주변 근육과 인대를 부드럽게 풀어준다. 신바로약침, 중성어혈약침 등 순수 한약재 성분을 정제한 약침 치료는 염증 제거에 효과적이다. 더불어 손상된 목 주변 조직을 강화하는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빠른 회복과 재발 방지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목 통증에 대한 추나요법의 치료 효과는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미국의사협회 공식 학술지 중 한 곳인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추나요법의 목 통증 개선 효과가 진통제와 물리치료 등 일반 치료보다 더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목 통증 환자들을 추나요법군과 일반 치료군으로 나눠 치료 효과의 차이를 살폈다. 그 결과 추나요법군의 시각통증척도(VAS)는 치료 전 59.5에서 치료 후 26.1로 56%가량 대폭 감소했다. 반면 일반 치료군의 VAS는 60.6에서 43.3으로 줄어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목 통증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수면 환경과 생활 습관을 돌아보는 것이다. 우선 체형에 맞는 베개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베개는 목을 충분히 받쳐줄 수 있는 6~8cm 정도 높이가 적당하다. 높이가 체형에 비해 높거나 낮으면 경추 곡선이 틀어지고 목과 어깨 근육에 부담이 쌓일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옆으로 자는 습관이 있다면 어깨 높이를 더한 10~15cm 정도의 베개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또한 TV 모니터나 스마트폰 화면을 볼 때 고개를 앞으로 빼지 않도록 한다. 이를 위해 화면을 눈높이보다 약 5~10도 위에 둘 것을 추천한다. 우린 수면을 통해 오늘의 피로를 풀고 내일의 활력을 재충전한다. 오죽하면 ‘잠이 보약’이라는 말까지 있겠는가. 자신의 수면 환경을 돌아보고 일상 속 안 좋은 습관도 꼼꼼히 점검해보도록 하자. 신체적·정신적 건강관리 전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2024-06-20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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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건강관리에 AI 바람… 정보 보호는 ‘숙제’
- 정보통신기술(ICT) 혁신을 기반으로 전 국민 건강을 보장하는 ‘헬스케어 4.0 시대’가 열렸다. 코로나19 이후 원격 진료가 도입되었고, 인구 고령화에 따라 만성질환자가 증가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전 세계 시장은 2026년 약 826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건강하고 편리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 뒤에는 우려되는 점도 존재한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질병의 예방·진단·치료, 건강관리, 연구개발 및 사후관리 등 건강 증진과 관련된 일련의 활동을 모두 포함한다. 전문가들은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디지털 헬스케어가 확대되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법과 제도를 중심으로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해 연구하는 이호용 한양대학교 정책학과 교수는 “현재 고령자들은 탈시설화와 커뮤니티 케어를 원한다. 병원이나 시설을 벗어나 집과 지역사회에서 케어받고 싶어 하는데, 이제 병원을 가지 않고도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면서 “그러한 이유로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고령자가 많은 농어촌에서 디지털 헬스케어의 유용성이 더욱 발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의료진에 의한 사후 치료 중심에서 환자 스스로 참여하고 자기 결정권이 강조되는 사전적 예방·관리 중심으로 보건의료의 패러다임이 변화된 점도 촉발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기기와 AI 의사 디지털 헬스케어의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국내 주요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추세는 ‘스마트 웨어러블 디바이스’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몸 상태를 직접 체크하고 관리하는 기능을 갖춘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스마트폰을 연동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활용하면 일상에서 병원에 가지 않고도 건강관리가 가능하다.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등을 앓고 있는 고령자에게 특히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연내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 ‘갤럭시 링’ 출시를 앞두고 있다. 장시간 착용이 용이한 반지 형태로 만들어 기존 스마트워치의 한계를 넘겠다는 목표다. 기기는 365일 24시간 사용자의 건강을 모니터링한다고 알려졌다. 수면 패턴 및 심박수, 혈압 등도 측정 가능하다.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헬스케어는 당뇨병에 주목했다. 지난 2월 인공지능(AI) 기반 모바일 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를 내놓았다. 당뇨병 관리 솔루션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인증도 받았다.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조회수 1만 명을 넘어서면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롯데헬스케어는 기기 연동을 통해 지난해 9월 출시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을 더욱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헬스케어 기기는 예방을 넘어 의료 현장에서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기도 한다. 현재 CT나 MRI 등 촬영 결과 판독, 수술 등에 AI가 활용되고 있다. 네이버는 2020년 사내에 네이버헬스케어연구소를 설립했으며, 로봇수술 권위자로 꼽히는 나군호 전 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를 소장으로 영입했다. AI 기술로 의료진의 업무를 간편하게 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으며, 연구소 내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디지털 헬스케어의 의료적 역할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대면 진료 또한 가능해졌기에 조만간 AI가 의사를 대체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른바 ‘AI 의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AI 의사의 안전성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할 수 없으며, AI 의사가 의료사고를 내면 법적 책임은 누가 물어야 하는지 등의 문제도 거론된다. 이호용 교수는 “AI가 병증에 대한 이해 및 분석과 판단, 그에 따른 처방에 대한 의견도 낼 수 있어 의사의 주된 업무를 대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AI를 의사라는 직업과 동일시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판단된다”면서 “인간에 대한 판단은 그것이 무엇이든 인간이 하고, AI는 도구 혹은 어시스턴트 역할에 그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인간 존엄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가능성은 배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파스타로 당뇨 잡으세요” 김경화 카카오헬스케어 매니저 인터뷰 김경화 매니저는 요즘 ‘파스타’ 홍보로 강연·미팅 등을 다니느라 바쁘다. 14년간 간호사로 일했던 그는 2022년 카카오헬스케어에 합류해 파스타 앱 기획을 담당했다. ‘당뇨는 잘못된 생활습관병’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 파스타는 한국인의 혈당 관리를 돕는다. 파스타는 ‘실시간 혈당 측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스마트폰 앱과 연속혈당측정기(CGM)를 연동한 덕이다. CGM은 과거처럼 혈당을 재기 위해 채혈을 할 필요가 없고, 신체에 부착하기만 하면 된다.(보통 팔에 부착한다) 현재 파스타와 연동되는 CGM은 두 개로 국내 기업 아이센스의 ‘케어센스 에어’와 미국 기업 덱스콤의 ‘G7’이다. 앱 자체는 무료지만, CGM은 10만 원 정도 비용이 든다. 김 매니저는 금전적인 부담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당뇨병에 걸린 뒤 고치려고 하면 더 큰 돈이 들어간다”고 전했다. 김경화 매니저는 부모님과 시부모님에게 CGM을 부착하고 파스타를 이용하게 했다. 특히 시아버지의 경우 ‘뭐 얼마나 도움이 되겠어’라는 반응이었지만, 실시간 혈당 변화를 눈으로 보고 깜짝 놀랐다고. 김 매니저는 “아버님께서 경각심을 많이 느끼셨다. 음식도 건강하게 드시고 걷기 운동을 하는 등 습관 자체가 아예 바뀌었다. 살도 많이 빠지셨다”고 설명했다. 또한 파스타는 음식 사진을 찍어 올리면 칼로리와 영양소를 분석해준다. 뿐만 아니라 혈당 관리에 대해 잘한 점과 아쉬운 점을 리포트로 제공한다. 혈당 수치를 가족,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어 관리의 지속성을 높여준다. “놀랍게도 국내 당뇨병 환자가 6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해요.(2020년, 성인 30세 이상 기준) 당뇨병 전 단계 인구는 1583만 명으로 추정되고요. 당뇨병 인구를 1%라도 줄이는 것이 파스타의 목표입니다.” 의료 마이데이터 가능할까? 정부는 2025년 전 분야 마이데이터 확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이데이터란 정보의 주체가 개인정보를 이동해 본인이 원하는 서비스에 활용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의료 분야의 마이데이터 사업은 ‘마이헬스웨이’라고 한다. 여러 병원에 흩어진 개인 의료 정보 조회 및 활용이 가능해지며, 궁극적으로 환자의 편의성을 높이고자 한다. 마이헬스웨이 시행을 위한 법적 근거가 미약해 법 개정 요구도 높았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5월 국회 보건복지위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디지털 헬스케어법’(디지털 헬스케어 진흥 및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의료법은 보건의료 데이터의 제3자 제공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개정안에서는 환자가 요청 또는 동의하면 병원이 개인의 건강·의료 정보를 민간 기업에 제공하도록 허용하고, 민간 기업이 개인 건강 정보를 가명 처리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12월 법안소위에 상정됐지만 시민단체 및 의료계가 개인정보 유출 우려로 반대해 보류 판정을 받았다. 그러한 가운데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1월 ‘의료법 일부 개정 법률안 입법 영향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의료법이 통과되면 개인 맞춤형 의료 서비스, 신약, 의료기기, 질병 진단 기술 등 개발에 활용돼 긍정적인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온다고 예상했다. 다만 개인정보 유출, 오·남용 우려가 공존한다고 분석했다. 법안에 대해 산업계를 대표해 카카오헬스케어는 찬성했으나,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는 신중해야 한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호용 교수는 “의료 데이터는 개인정보 중 민감한 정보에 해당하고 보호성이 강조되는 데이터다. 그러나 개인 데이터 활용에 대한 규제에 치중하면 정보 보호라는 가치는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밝은 미래는 보장할 수 없다”면서 “데이터의 보호와 활용 중에 어느 가치를 중시할 것인가는 사회의 공감대적 가치와 경제 상황 등을 모두 고려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디지털 헬스케어와 맞물린 세계적인 흐름은 기술 중심 사회다. 선진국은 의료 데이터 활용 규제를 약화하고 산업 발전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 교수는 “우리는 맹목적인 기술 중심 사회를 우려하고 인간 중심 사회로 회귀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디지털 헬스케어로 발전하는 산업 또는 회사가 거대 자본으로 권력화되지 않도록 국가가 개입하는 분산형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도움말 한양대학교 정책학과 교수]
- 2024-06-05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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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 “의료개혁 골든타임… 의대 정원 2025년부터 늘린다”
- 정부가 지역·필수의료 공백을 메우고 초고령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대책으로 ‘4대 개혁 패키지’를 제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을 주제로 열린 여덟 번째 민생 토론회에서 4대 개혁 패키지를 발표했다. 4대 개혁 패키지는 △의료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보상체계 공정성 제고다. 윤석열 대통령은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프런’이라는 말이 유행하는 나라는 좋은 나라라고 할 수 없고 지방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면 선진국이라고 말하기 부끄럽다”면서 “지금이 의료 개혁을 추진할 골든타임이다. 오직 국민과 미래를 바라보며 흔들림 없이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4대 개혁 패키지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정책 과제는 의료 인력 확충이며, 핵심은 의대 정원 확대이다. 정부는 2006년 이후 동결된 의과대학 정원(현재 3058명)을 올해 입시(2025학년도)부터 확대한다. 윤 대통령은 “고령 인구가 급증하고 보건산업 수요도 크게 늘고 있는 데다 지역 의료와 필수 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의료 인력 확충이 필수적”이라면서 “양질의 의학 교육과 수련 환경을 마련해서 의료 인력 확충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토론회 발표를 통해 “전문가 전망에 따르면 10년 후인 2035년에는 1만 5000명 이상의 의사 부족이 전망된다”면서 “정부는 수급을 고려해 현장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의대 정원을 충분히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원 확대 규모에 대해서는 의료현안협의체 논의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조만간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년간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대 확대 규모를 놓고 논의를 거쳤다. 지난달 31일에도 양동호 의협 협상단장은 정부의 정책이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하며 “의대 정원 확대의 장단점을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부에 정식으로 TV 토론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한 정원 증원과 함께 의대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충분한 임상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수련·면허 체계도 개선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기초·임상 교수를 확충하고 필수·지역 의료 교육을 강화해 필수 의료 실습 과목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한다. 수련 체계 개선을 위해 인턴제는 합리적 진로 선택과 기본적 임상 역량 확보가 가능하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의대 증원 후 의사 배출까지는 6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의사 부족 문제 해소를 위해 정부는 의료기관 간 의료진 협진, 파견 등을 토대로 한 ‘공유형 진료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지역 의료 혁신 시범사업을 도입, 선정된 권역에는 3년간 최대 500억 원을 지원한다. 또한 윤 대통령은 의료사고 관련 제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의료인에 대한 공정한 보상 체계 구축도 약속했다. 그는 “고위험 진료를 하는 의료진, 상시 대기해야 하는 필수 의료진이 노력에 상응하는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면서 “건강보험 적립금을 활용해서 필수 의료에 10조 원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비급여와 실손보험 제도도 확실하게 개혁하겠다는 입장이다.
- 2024-02-0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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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택 의료 센터 증설 실효성 있나? “정확한 수요 예측 부족”
- 초고령화 시대에는 1인 노인 가구, 노인 부부 가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 시설 이용이 어려운 노인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는 방문 진료, 재택 의료 등 다양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에서는 이미 다양한 방문 진료, 재택 의료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에서 지난 11월 7일 진행한 ‘바람직한 재택 의료 정책 방안 토론회’를 참고해 우리나라 재택 의료 시범사업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정책이 일본처럼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실효성에 대해 들여다봤다. 지난 11월 보건복지부가 제3차 장기요양 기본계획에 따라 2024년 2차 시범사업에서 장기요양 재택 의료센터를 100개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장기요양 재택 의료센터 시범사업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집으로 의료진과 사회복지사가 방문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필요한 지역 사회 자원을 연결해주는 사업이다. 2차 시범사업에서는 참여 대상을 기존 장기요양 수급자 1~4등급과 함께 5등급과 인지 지원 등급까지 포함할 계획이다. 치매로 병원 방문이 어려운 노인도 참여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2022년 12월 시작한 이번 사업에는 28개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서울 7곳, 경기 10곳, 충북 2곳이 있고, 나머지 9개는 각 시도별로 1개 의원이 참여했다. 다만 부산, 대구, 울산, 세종, 경북에는 참여 의원이 없는 상태다. 환자 만족도 높지만, 유지 어려워 우리나라 장기요양 재택 의료센터 시범사업에 참여하려면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로 의료팀을 구성하고 의사는 월 1회, 간호사는 월 2회 가정 방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복지사는 통합 돌봄서비스 연계 관리를 담당한다. 현재 2차 시범사업 시행을 앞두고 있으며 지난 9월 기준 1993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했다. 하지만 2024년 100군데의 의원 참여가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재택 의료를 위해 병원 진료를 포기해야 하는 의료진의 의료 수가(진료비)가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환자와 보호자는 집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았지만,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를 진료하는 대신 1명을 방문해 진료하는 데 있어서 진료비가 그리 높지 않다 보니 참여 의원이 적을 수밖에 없다. 방문 진료보다는 재택 의료 진료비가 높지만 앞서 언급했듯 3명이 팀을 이뤄야 해서 인건비 유지비가 크다는 문제가 있다. 더불어 간호사가 아닌 간호조무사가 동행할 경우 간호조무사에 대한 수가는 책정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사업 참여율을 낮추는 요인이다. 또한 본인부담금이 10% 수준인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는 현재 30%를 본인이 부담해야 해 관련 비용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재택 의료 사업은 왕진료에 재택 의료 기본료 14만 원이 추가된다. 만약 6개월 이상 지속 방문하거나 추가로 방문 진료를 원한다면 돈을 더 내야 한다. 비용에 대한 환자의 부담도 있는 상황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의 ‘방문 진료·재택 의료 의사 인식조사’에 따르면 재택 의료보다 먼저 시범 사업을 한 방문 진료의 경우 참여하고 있는 의료 기관이 전체의 1.3%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범사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겪은 부분은 ‘방문 진료가 필요한 환자 발굴이 어려움’(32.3%)이었고,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는 ‘외래 환자 진료시간 감소에 대한 기회비용’(22.6%)때문이라는 답변이 가장 높았다. 의료정책연구원은 추가로 장기요양 재택 의료센터 시범사업에 참여한 6개 기관을 대상으로 심층 설문을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이 사업이 유지되려면 한 센터당 환자가 50~70명이 유지되어야 하고, 사업 홍보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방문 진료와 마찬가지로 활성화가 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유로는 △환자 발굴 한계 △필수 인력 기준에 따른 인건비 부담 △환자 본인부담금 높아 참여 저조 △홍보 부족으로 환자가 기관 찾기 어려움 △급여비 청구 시스템 시간 소요 많음 △ 지방자치단체의 시범사업 개념 부족 △의료서비스 필요 기관(치매안심센터, 복지관 등)과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협력 부족 등이 문제로 꼽혔다. 의료·보험·기관 등 협업 있어야 국내의 방문 진료와 재택 의료를 발전시키기 위해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지난 11월 7일 ‘바람직한 재택 의료 정책 방안 토론회’를 열고 일본의 사례를 공유하며 국내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보건복지부는 2018년 ‘지역사회 통합 돌봄’(커뮤니티 케어)을 제시했다. 일본에서 2013년부터 시작한 ‘지역포괄 케어시스템’과 같은 것인데, 일본의 지역포괄 케어시스템의 핵심은 재택 의료다. 재택 의료는 치료보다 질환 관리와 질병 예방 등을 지역 자원과 연계해서 이어나가는 게 중요하다. 의료·보험·기관 등 각 영역의 협업이 필수라는 의미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카미가이치 리에 재택클리닉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재택 의료 수요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일상적 요양 지원, 증상 급변 시 대응, 퇴원 지원, 케어 등 네 가지 기능이 요구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개호서비스와 의료서비스 연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방문 진료의 경우 외래와 비교하면 비싼 편이지만, 입원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라고 일본의 현황을 설명했다. 이어 “지역포괄케어 시스템이란 간호가 필요한 상태가 되더라도 익숙한 지역에서 본인다운 삶을 마지막까지 지속할 수 있도록 의료, 개호(간호), 예방, 거주, 생활 지원을 일원화해 제공하는 시스템”이라며 “한정적인 자원과 재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지역사회 내에서 고령자 생활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 장기요양 재택 의료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이충형 대한의사협회 커뮤니티케어 특별위원회 위원은 “(우리나라는) 커뮤니티 케어, 돌봄 재택 의료 등 용어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부족하고, 합의도 부족한 것 같다”면서 “재택 의료 수요는 늘고 있지만 재택 의료 대상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한 통계조차 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짚었다. 수요가 늘어날 거라는 가정만 하는 것이지 정확한 수요 예측은 안 되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 보니 서비스 공급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정책 준비도 미흡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충형 위원은 “사망 전 1년 동안 쓰이는 의료비가 마지막 3년 동안 사용하는 의료비의 8~90%에 해당하지만, 대부분 국민은 사랑하는 사람 곁에서 머물던 집에서 임종을 맞이하고 싶어 한다”면서 “재택 의료가 활성화된다면 시설 입소를 줄일 수 있고, 임종까지 1년이 남지 않은 분들에게 존엄한 죽음과 의료비 절감 두 부분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이를 위해서는 재정이 필요한데, 국민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 양쪽에서 지원해주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한 지금까지 1차 의료 기관이 질병을 치료하는 데 목적이 있고, 병·의원 시설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건강관리와 예방, 재활과 재택 의료를 포함하고 의료 인력 외의 전문가 인력까지 팀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서 주로 문제로 꼽힌 것은 ‘수가’다. 팀으로 움직여야 하지만 인건비도 충당하기 어려운 수가 때문에 의료진의 참여가 적을 수밖에 없고, 혹여 좋은 마음으로 참여한다 해도 고립된 환자를 발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어려운 점이다. 그럼에도 일본처럼 지역에서 자원들을 연계해 재택 의료를 활성화하고, 잠재적인 재택 의료 수요를 감당하려면 지자체별로 30~50개 정도의 1차 의료 기관이 재택 의료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고령화 시대 의료비 절감과 고령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재택 의료는 꼭 필요한 서비스가 될 것임은 틀림없다. 현재 시범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참여 의원도 많지 않고, 이런 사업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정부, 건강보험공단, 1차 의료 기관 등이 함께 노력해 우리나라도 향후 일본처럼 재택 의료가 잘 자리 잡기를 기대해본다.
- 2023-12-1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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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생한방병원, “현대의학 난제, 양·한방 통합의학으로 해법 찾아”
- 현대 의학의 부족한 부분을 한의학과 같은 다른 의학 체계로 보완하는 ‘통합의학’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통합의학은 수술과 약물 치료를 진행하기 어려운 환자에게 효과적인 대안이자 안전하고 효율적인 치료법이라는 다양한 연구 결과도 뒤따르고 있다. 실제 한 글로벌 리서치 기업에 따르면 통합의학의 전 세계적 규모는 매년 20% 이상 성장해 2035년 약 37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한의 치료는 통합의학의 주류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에 맞춰 자생한방병원(병원장 이진호)은 지난 13일 ‘통합의학적 관점’을 주제로 미국 미시건주립대학교와 공동으로 개최한 ‘2023 자생국제학술대회(Annual Jaseng Academic Conference, AJA)’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고 14일 밝혔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자생국제학술대회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자생한방병원의 설립자인 신준식 박사와 미국 미시건주립대 교수진, 영국 의학침술학회 중진들을 비롯해 캐나다, 호주 등 국내·외 의학 분야 최고 전문가 10명이 연자로 나섰으며 한의사, 의사 등 각국 의료계 종사자 500여 명이 참석했다. 크게 1부와 2부로 나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통합의학적 수기 치료 및 임상 적용’을 주제로 침습적 치료와 약물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수기 치료의 최신 경향 및 연구 성과 논의가 먼저 이뤄졌다. 이어 2부에서는 의학적 근거와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침 치료의 연구 결과 및 사례 등을 다각도로 다뤘다. 올해 자생국제학술대회는 자생한방병원 설립자인 신준식 박사의 ‘턱관절 장애에 대한 통합의학적 접근: 추나요법과 동작침법’을 주제로 한 기조 강연으로 막을 올렸다. 신준식 박사는 통합의학적 측면에서 추나요법과 동작침법을 분석하고 실제 턱 관절 장애 환자의 사례들을 소개하며 효과적인 치료법들을 직접 시연하는 등 치료 기전을 청중들에게 설명했다. 1부의 첫 시간으로 미국 수기 요법 전문가인 미시건오스테오패틱의사협회 로렌스 프로캅(Lawrence Prokop) 전 회장은 발성 장애에 대한 오스테오패틱 수기 요법을 설명했다. 그는 수기요법의 다양한 장점과 활용도를 강조하며 국가 간 최신 지견 교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경항통(목 통증)에 대한 한의 치료 효과 발표도 이어졌다. 자생한방병원 이진호 병원장은 경항통 한의 치료의 최신 경향과 의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의료기기 사용을 통해 한의치료의 안전성과 효과를 향상하는 발전 방향을 제안했다. 미국 미시건주립대학교 오스오패틱 의과대학 캐서린 도나휴(Catherine Donahue) 교수는 미국 현지에서 화상을 통해 경추와 견관절에 대한 오스테오패틱 수기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며 치료 결과를 분석했다. 점심시간 이후 이어진 2부에서는 의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한 침 치료의 연구 결과 및 사례가 다각도로 논의됐다. 침 치료 분야 세계 권위의 SCI(E)급 국제학술지 ‘침술 의학(Acupuncture in Medicine)’의 편집장인 데이비드 코긴카(David Coggin-Carr)는 ‘임신 중 침 치료의 안전성’을 주제로 약물 치료나 수술이 어려운 임산부들의 통증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안전한 침 치료와 그 효능에 대해 공유했다. 영국의학침술학회 마이크 커밍스(Mike Cummings) 회장도 동∙서양의 의학적 관점을 종합적으로 해석해 만성 통증을 침술로 치료하는 방법을 소개했고, 캐나다 맥마스터대학교 의과대학 키엔 트린(Kien Trinh) 교수는 국가대표 팀 닥터로서 올림픽 및 팬아메리칸 게임 현장에서 시행한 침 치료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후 2부의 두 번째 세션에는 각종 침 치료 연구에 관한 학술적인 논의들이 이어졌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이명수 책임연구원은 ‘가짜 침 치료와 플라시보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를 공유했으며, 코크란 보완의학센터의 수잔 윌랜드(Susan Wieland) 국장은 각종 근골격계 질환 침 치료 연구 사례들을 소개하며 더욱 객관적인 침 치료의 효능 입증을 위해 명확한 연구 설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호주 시드니공과대학교 크리스토퍼 자슬라브스키(Christopher Zaslawski) 교수가 침감의 특성을 치료 사례와 함께 구체적으로 발표하며 연자들과 청중은 각자의 견해를 활발히 나눴다. 모든 프로그램이 끝난 뒤 ‘2023 자생국제학술대회’는 자생의료재단 박병모 이사장의 폐회사로 마무리됐다. 박병모 이사장은 “동·서양의 의학 전문가들이 지성을 모으고 연구 결과를 공유하는 이번 학술대회가 통합치료 관점에서의 한의학을 더욱 고도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한의학의 가치가 널리 알려지고 활용될 수 있도록 세계 유수 기관들과의 협력 기회를 다양하게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2023-08-1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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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다잉으로 두려움 없는 노후 맞는 美시니어
- 2021년 말 미국은퇴자협회(AARP)와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은 ‘제2의 인생 연구’에서 미국 고령자를 대상으로 ‘노화’의 개념을 재정립했다. 연구에 참여한 시니어들은 건강, 재무, 관계, 죽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의 관념과는 다른 생각을 내놓았다. 그 결과부터 요약하자면, 이전보다 노화를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연재를 통해 담아왔다. 이번 호에서는 그 마지막 순서로 ‘웰다잉’에 대해 알아본다. AARP 조사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대체로 감소한다. ‘죽음이 얼마나 두려운가?’라는 물음에 ‘극도로 또는 매우 많이’라고 답한 비율은 40대가 22%로 가장 높았고, 80대 이상이 4%로 가장 적었다(50대 17%, 60대 7%, 70대 10%).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답한 비율은 나이와 비례해 높아졌다. 80대 이상의 절반가량(47%), 70대의 약 3분의 1이 죽음을 염두에 둔 상태라고 응답했다(60대 22%, 50대 12%, 40대 8%). 오랜 기간 노인복지 현장에서 죽음 준비 교육을 펼쳐온 유경 사회복지사는 “AARP 조사처럼 죽음을 덜 두려워하는 노인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인 경우도 적지 않다”며 “각자의 인생관, 죽음관, 건강 상태, 가족관계, 배우자 유무 등에 영향을 받는다. 살면서 다양한 사별(死別)을 경험하며 죽음을 인식하고 수용했거나, 자기 삶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경우 두려움이 적다. 반면 삶에 대한 애착이나 집착으로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상태라면 두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마지막 인사나 주변 정리를 하지 않은 채 죽음을 맞는 일도 많다”고 말했다. ‘죽음 준비’라고 했을 때 유서 및 재산분할 서류 작성, 상조회사 가입 등 실질적인 절차를 떠올릴 수 있다. 죽음 준비도가 가장 높게 나타난 미국의 80대 이상 응답자 중 변호사를 통해 자산 관련 문서를 정비해둔 경우는 70%였다. 장례 절차 계획서를 작성한 노인은 절반을 웃돌았다(55%). 최근 관심이 늘어난 DNR(Do Not Resuscitate, 심폐소생술 거부) 문서를 써두었다고 답한 이는 65%에 달했다. 데브라 휘트먼 AARP 부사장은 “최근 노인들은 죽음 자체의 두려움보다는 죽음이 가까워졌을 때 스스로 상황 통제가 가능할지, 연명의료 등을 선택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과거보다 연명의료 중단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며, DNR을 작성해두는 모습은 평안한 죽음, 존엄한 죽음에 대한 인식과 욕구가 커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조사에서 이들 세대의 81%는 죽음의 순간 고통 없이 편안한 상태이길 원했으며, 84%는 영적 평화가 깃들길 소망했다. 이러한 바람을 이루기 위해 최근 ‘웰다잉’(Well-dying)을 통해 정신적·심리적 죽음 준비를 실천하는 노인이 늘고 있다. 유 사회복지사는 “죽음 준비는 물리적인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삶의 자리에서 죽음을 바라보면 슬프고 두렵지만, 죽음의 자리에서 삶을 보면 인생의 가치와 소중함을 알게 된다. 그렇게 죽음을 기억하며(Memento Mori) ‘지금 여기서’ 최선을 다해 정성껏 살아가는 것이 곧 죽음 준비”라며 웰다잉을 위한 다음 4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첫째, 내가 원하는 방식의 존엄한 죽음을 위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고, 인체조직기증 의사도 미리 밝혀둔다. 둘째, 죽음을 단순히 치료의 실패가 아닌 인생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셋째, 법적 효력이 있는 유언과 상속에 대해 알아두고, 장례와 장묘에 대해 고민해둔다. 넷째, 사별의 슬픔을 어루만지고 나눠야 한다. 죽음 준비는 자신에 대한 것으로 끝내지 않고, 죽음을 앞두고 있거나 이로 인해 아픔을 겪는 이들을 헤아리고 위로하는 과정까지 아우른다. 도움말 유경 사회복지사(‘유경의 죽음 준비학교’ 저자)
- 2023-01-1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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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력과 치매의 연관성 "백내장 등 안과 질환 적극 치료해야"
- 미국은퇴자협회(AARP)에 따르면 시력 장애와 치매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ARP는 근간의 연구를 통해 시력 문제를 치료하는 것이 나이가 들며 발생하는 기억력 및 사고력 감퇴 요인을 낮출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시력 문제를 개선하지 않을 경우 잠재적으로 치매의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존스 홉킨스 공중보건대학에서 치매와 인지 저하를 연구하는 재니퍼 딜 연구원은 “알츠하이머를 퇴치하는 약물에 대한 연구는 거의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비롯한 연구자들은 인지 기능 저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수정 가능한 위험 요소’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며 “최근 연구를 통해 시력 저하 문제를 치매의 수정 가능한 위험 요소로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CDC에 따르면 65세 이상 미국인 10명 중 1명 이상이 시력 장애를 겪고 있다. 이중 70~80%는 알맞은 안경을 쓰거나 백내장 수술을 통해 쉽게 교정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에 캘리포니아 대학 전염병학자 윌라 브레노위츠는 “충분히 예방 가능한 문제임에도 많은 노인들이 제대로 시력을 교정하지 않거나 백내장 수술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며 “시력 문제를 해결하면 무엇보다 노년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결과적으로 치매를 예방하거나 쇠퇴를 늦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시력뿐만 아니라 청력 역시 치매 위험성에 기여하는 감각 요소로 알려졌다. 2020년 랜싯 위원회(Lancet Commission) 보고서에 따르면 인지 문제와 오랫동안 연관되어 온 청력 상실은 치매의 수정 가능한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치매 사례의 약 9%를 차지한다. 연구원들은 시력 또한 청력과 동일한 매커니즘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연구원들이 시력 상실이 유사한 연관성을 가질 수 있음을 발견한 것은 최근 몇 년 동안이다. 2021년에 연구원들이 개인을 관찰하지만 치료를 제공하거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관찰 연구에 대한 여러 가지 대규모 분석에서 시력이 손상된 노인이 결국 인지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국 안과학회지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시력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인지 장애가 있을 확률이 66% 더 높고 치매에 걸릴 확률이 109% 더 높았다. 한편 지난해 말 미국 의사협회 내과학 학회지(JAMA Internal Medicine)에는 백내장 제거 수술을 받은 65세 이상 노인이 그렇지 않은 동일 연령대보다 추후 치매 진단을 받을 확률이 30% 낮다는 내용이 실렸다. 연구원들은 “눈은 뇌의 연장선인 신경 조직이다. 따라서 신경 퇴행이 발생하면 눈뿐만 아니라 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화 및 인간 발달 연구를 진행하는 듀크대학교 의과대학 헤더 휘트슨 소장은 “시력이 저하되면 청구서 지불이나 레시피 읽기 등 일상적인 작업이 더 어려워져 뇌가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느낀다. 그러면서 잠재적으로 다른 사고 및 기억 작업에 필요한 에너지를 빼앗길 수 있다”며 “시각이든 청각이든 감각의 결핍으로 인해 뇌의 일부가 수축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진단했다. 물론 시력이 저하됐다고 해서 무조건 치매로 연관 짓거나 의심하는 것은 금물이다. 전문가들은 “확실성이 아닌 위험성 측면으로 봐야한다”고 강조하며 “현대 의학으로 시력 개선은 어렵지 않을뿐더러, 삶의 질 향상을 통해 잠재적인 치매 요인까지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를 망설이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2022-10-0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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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은퇴협이 권장하는 50세 이후 필요한 백신
- 10월 중하순부터 12월말까지 만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독감) 국가예방접종이 무료로 시행된다. 독감에 걸리면 심장질환, 당뇨병 및 기저질환 등이 있는 노인에게는 치명적일 위험이 있어 매년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 이러한 사항은 미국 시니어들도 마찬가지다. 미국은퇴자협회(AARP)는 10월 말까지는 독감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50대 이상 시니어에게 필요한 백신들을 소개했다. 목록은 다음과 같다. ◇ 인플루엔자 백신 미국에서 매년 독감 관련 입원 환자의 50~70%는 노인층이다. 그러나 AARP의 집계에 따르면 50~64세 미국 성인의 절반만이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았다. 물론 예방접종을 하더라도 독감에 걸릴 수는 있지만, 질병의 심각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독감 유행 시기는 10월에 시작해 3월 정도에 끝난다. 독감과 싸우는 항체가 체내에서 생성되는 데 약 2주가 소요되기 때문에 가급적 10월 이내 접종을 권고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이 높은 65세 이상의 성인에게는 고용량 버전의 백신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란셋 호흡기 의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고용량을 접종한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표준 용량을 접종한 같은 연령대보다 입원 위험이 더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뉴 잉글랜드의학 저널 또한 고용량 백신이 표준 용량 대비 65세 이상 성인의 독감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고 발표했다. ◇ 코로나19 백신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이 높은 50세 이상 시니어라면 이전에 백신을 맞았더라도, 유행 변종을 피하기 위해 업데이트된(오미크론) 부스터를 맞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2022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데이터에 따르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은 백신을 맞은 또래보다 코로나 19로 사망할 가능성이 5배 더 높았다. 아울러 50세 이상 성인 중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은 최신 코로나19 백신이나 부스터를 맞은 사람보다 관련 질병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14배 더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과거 약물이나 백신에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경우라면 의사와의 상담 후 독감 예방 주사와 동시에 코로나19 부스터를 예약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 폐렴구균 백신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매년 다른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을 합친 것보다 폐렴구균 질환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이 더 많았을 정도로 발병률이 높았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과 어린 아이들에게 심각한 증상을 보이며, 이로 인한 사망률은 노인층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PCV13(폐렴구균 백신 중 하나)이 사용 첫 3년 동안3만 건 이상의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과 3000명의 사망을 예방했다고 추정한다. AARP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65세 이상 성인의 약 65%가 폐렴구균 백신을 맞았다. 아울러 병원이나 요양원 등에서 만성 질환자와 노인을 케어하는 사람들의 경우 건강하더라도 관련 백신을 접종하길 권장한다. ◇ Tdap 백신 또는 Td 부스터 Tdap 백신은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를 의미하며, Td는 파상풍과 디프테리아를 말한다. 이러한 백신에 대해 들어본 적 없거나 맞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접종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성인의 경우 10년마다 Tdap 또는 Td 접종을 권고하며, 심각한 상처나 화상 등을 입은 경우라면 5년 후 접종하는 것이 좋다. 특히 백일해 접종의 경우 12개월 미만의 아이를 돌보는 부모와 조부모라면 더욱 관심 있게 살펴봐야 한다. 아울러 미국에서 백일해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65세 이상이라도 예방 접종은 필요하다. 간질 또는 기타 신경계 문제가 있거나 이전 백신 접종 후 심한 부기 또는 통증, 또는 길랭-바레 증후군이 있다면 의사와의 상담 후 접종을 진행한다. ◇ 대상포진 백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50세 이상의 경우 기존 대상포진 관련 백신을 맞았거나 이미 질환을 앓은 적이 있더라도 새로운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하길 권장한다. 3명 중 1명은 일반적으로 50세 이후에 대상포진에 걸리며, 나이가 많을수록 그 위험성이 높아진다. 85세가 되면 적어도 2명 중 1명은 대상포진에 한 번은 걸렸을 것이다. 대상포진은 수두와 같은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이 바이러스는 수두에 걸렸던 사람의 몸에서 수십 년 동안 휴면 상태를 유지하다가 스트레스, 약물 또는 질병 등으로 면역 체계가 약화될 때 다시 나타난다. 감염되면 불은 발진과 함께 고통스러운 수포를 유발한다. 환자의 약 15%는 수개월 또는 수년 동안 지속되는 대상포진이나 극심한 신경통을 앓게 된다. 상태가 확실하지 않고 우려되는 경우 CDC는 백신을 다시 접종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합니다. AARP가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에 50~64세 성인의 16%가 대상포진 백신을 맞았다. 어린 시절 수두를 앓았던 적이 있든 없든 고령자라면 이 백신을 맞는 것이 중요하다. ◇ A형 간염과 B형 간염 백신 간 질환인 A형 간염과 B형 간염의 경우 고위험군인 50세 이상에게 예방 접종을 권고한다. 1995년 A형 간염 백신이 처음 출시된 이후 미국의 A형 간염 발병률은 95% 이상 감소했다. A형 간염의 경우 질환에 걸리더라도 뚜렷한 징후가 없다가 나이가 들수록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B형 간염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체액(혈액, 정액, 타액)이 감염되지 않은 사람의 몸에 들어갈 때 전염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16년 신규 B형 간염 건수가 2만 900건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A형 간염과 B형 간염에 대한 혼합 백신도 있으며, 이 경우 6개월에 걸쳐 3회 접종하면 된다.
- 2022-10-0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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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년 건강의 새로운 척도 ‘액티브 에이징’
- 지난해 말 미국은퇴자협회(AARP)와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은 ‘제2의 인생 연구’에서 미국 고령자를 대상으로 ‘노화’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했다. 연구에 참여한 시니어들은 건강, 재무, 관계, 죽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의 관념과는 다른 생각을 내놓았다. 그 결과부터 요약하자면, 이전보다 노화를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연재를 통해 담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순서로 ‘건강’에 대해 알아봤다. 공동연구팀은 참여자들에게 흥미로운 질문을 던졌다. “복용 즉시 수명을 10년 연장해주는 알약이 있다면 복용하겠습니까?” 이에 연령대와 관계없이 성인의 약 4분의 3이 그 알약을 복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대답했다. 주목할 점은, 상대적으로 기대여명이 가장 적은 80세 이상 노인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가장 적었다는 것이다(전 세대 평균 76.3%, 80세 이상 70%). 기존의 물음에 변수가 하나 추가됐다. 바로 ‘건강’이다. 단순한 수명 연장이 아닌, ‘건강이 보장된 상태’라는 조건이 붙자 참여자들은 더욱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알약을 복용하겠다는 응답이 이전에 비해 전체 평균 8% 상승했고(84.3%), 특히 80대 이상의 경우 11% 상승(81%)하며 가장 큰 변화폭을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김광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의료센터장은 “의학 기술이 발전하고 과거보다 수명이 연장되면서 얼마나 사느냐보다는 어떻게 사느냐가 초점이 됐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과거에는 건강 측면에서 질병이 없는 상태인 ‘헬시 에이징’(Healthy Ageing)을 선호했다면, 요즘은 한두 가지 질환이 있더라도 이를 잘 유지하면서 활력 넘치는 일상을 영위하는 ‘액티브 에이징’(Active Ageing)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가치관에 따라 치료도 맞춤형으로 연구에 참여한 50대의 3명 중 2명, 80대의 10명 중 8명이 관절염, 암, 당뇨병, 심장병 등 하나 이상의 심각한 만성 질환을 앓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중 78~83%가 자신의 건강 상태를 양호, 매우 양호, 또는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생명에 위협을 주는 질환에 걸리는 것보다 거동이 불편해지거나 정신 쇠퇴가 일어나는 상태를 더욱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미국은퇴자협회 최고공공책임자인 데브라 휘트먼은 말한다. “요즘 노인들은 심각한 질환의 유무보다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가?’, ‘내 정신력은 여전히 예리한가?’, ‘가족과 연락하고 교류하는 데 문제가 없는가?’ 등을 척도로 자신의 건강을 진단한다. 이렇듯 달라진 노인들의 건강 개념을 노인 전문 의료진들이 잘 염두에 두고 환자의 면담이나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노인 대상 맞춤 진료에 힘쓰고 있는 김광일 센터장 역시 이러한 부분을 중요시한다. 그는 “최근에 강조되는 개념 중 하나가 ‘환자 선호도’다. 예전에는 의사가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 방법을 설명하고, 어떨 때는 그런 설명조차 없이 치료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환자들마다 건강이나 삶의 기준이 다르기에 그에 알맞은 치료 방법을 택한다”며 “가령 방광암은 수술하면 생명은 연장되지만 이후에는 타인의 도움 없이 스스로 배뇨를 못 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런 상황에서 일부 환자는 수명이 단축된다 하더라도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고 독립적인 삶을 살겠노라며 수술을 거부한다. 수명의 길이보단 삶의 질을 중시하는 경향이다. 이에 발맞춰 시간은 좀 걸리더라도 충분한 면담을 통해 선호도를 파악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 2022-08-31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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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해교육지도사, 고령사회 꼭 필요한 길잡이
- 우리나라의 문맹률은 1%에 가깝다. 그러나 OECD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실질 문맹률은 무려 75%라고 한다. 글자를 읽을 수 있더라도 그 의미까지 파악하는 문해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디지털사회, 고령화사회에 접어들면서 문해력 저하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문해력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고, 문해교육지도사는 유망 직업으로 부상했다. 특히 은퇴나 경력단절로 인해 시간적 여유가 많고 어르신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중장년층에게 추천되는 직업이다. 문해(文解)란 문자를 읽고 쓸 수 있는 일 또는 그러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넓게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와 같은 언어의 모든 영역이 가능한 상태를 의미한다. 유네스코는 “문해란 다양한 내용에 대한 글과 출판물을 사용해 정의, 이해, 해석, 창작, 의사소통, 계산 등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 정의했다. 문해교육이란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기초능력이 부족해(읽고, 쓰고, 이해하는 능력) 가정‧사회 및 직업생활에서 불편을 느끼는 자들을 대상으로 문자해득(文子解得)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을 말한다. 문해교육지도사는 단지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능력을 교육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한국어 뿐만 아니라 수학, 과학, 영어, 역사 등에 대해 기초적인 교육도 진행한다. 더 나아가 문해교육지도사는 가르치는 대상이 사회적, 문화적으로 요청되는 기초생활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문해교육 안에는 창의적 체험 활동이 있어 구성원들 간에 유대감이 강화될 수 있다. 문해능력 수준이 올라가면 생활 만족도 또한 높아진다. 그렇다면 문해교육은 주로 누구 받을까. 주요 대상은 60‧70대의 어르신이다. 전쟁과 경제적인 가난으로 인해 초등교육 의무화 이전의 세대는 초등교육조차 받지 못해 한국어를 깨우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일상적인 대화나 생활은 가능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도 문맹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한다. 또한 외국인 근로자, 국제결혼으로 인한 다문화 가족 등도 문해교육 대상자다. 이들에게 한국어를 전수하고 한국인과의 융화를 위한 한국 문화생활에 대해 알려주는 것도 문해교육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즉 글로벌 시대에 문해교육의 영역이 확장되고 수요와 역할 또한 늘어나고 있다. 자격증 취득하는 법 문해교육지도사는 민간자격증으로 등록돼 있다. 문해교육지도사는 비문해자를 대상으로 문해교육을 운영할 수 있는 전문 능력을 갖춘 교육활동가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가자격증인 한국어강사와는 다르다. 한국어강사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한다. 문해교육지도사의 민간 자격증 정식 명칭은 한국어문해교육지도사다. 자격증 응시에는 제한이 없으며, 2급 자격증을 취득한 후 1년 이상의 경력이 있어야 1급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자격증 취득 시 필기시험을 진행하며 6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또한 수업 발표를 통해 교사로서 자질이 있는지 평가하는 실기시험도 진행한다. 한국어문해교육지도사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는 한국재난안전정보협회 관계자는 “교육부에서도 문해교육에 대한 예산이 점점 증대되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는 공교육이 제대로 성립되지 않은 시기에 급격한 성장을 이뤘기 때문에 한국어를 모르는 어르신들이 많다”면서 “요즘은 의외로 50‧60대분들도 한국어를 잘 모른다. 제대로 읽고 쓰지를 못한다는 뜻이다. 5년 뒤에는 이 분들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에 지금이 문해교육을 시행하기에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사회복지사 또는 요양보호사 사이에서 자격증 취득 수요가 많은 편이다. 만나는 어르신분들이 문해교육을 받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중장년층이 많이 종사하는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가 자격증을 취득해 문해교육도 병행하면 수입이 늘어나게 된다. 어르신들은 문해교육으로 소양을 쌓으면서 정신 건강 상태를 좋게 유지할 수 있다. 즉 고령화 사회에 윈윈 효과가 일어나는 셈이다. 문해교육에 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국가문해교육센터(www.le.or.kr)에서 얻을 수 있다. 이곳에서는 성인문해교과서, 워크북, 교사용 지도서 33종 등을 무상 보급하고 있다. 또한 지자체에서는 자체적으로 문해교육지도사 양성 교육을 실시하는데, 고령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특히 교육이 활성화되어 있다. 디지털문해교육 중요성 확대 문해교육은 앞서 말한대로 대상뿐만 아니라 그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어를 넘어 디지털문해교육전문가도 생겼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환경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디지털 정보 격차로 어려움을 겪는 장‧노년 및 학습 소외계층이 많아졌다. 디지털문해교육 전문가는 그들을 위해 생겨난 직업으로 양성 교육 또한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문해교육 전문가는 은행 ATM 사용법, 키오스크를 이용한 음식 주문, 스마트폰 어플을 활용한 은행 업무 및 장보기 등에 대해 교육한다. 디지털 기기 확산으로 문해력이 떨어지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는 한국어문해교육이 진행된다. 전문가들은 시간적 여유가 있고 여러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40‧50대에게 디지털문해교육사를 추천한다. 특히 4차 산업 시대에 경력단절 여성이 새로운 직업으로 갖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전언이다.
- 2022-08-12 1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