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그를 도와준 딸기 농장주들의 얼굴이 스쳐갔다. 그들의 노력 덕분에 인정받은 기분이었다. 지난 7월 성수주조장은 전북특별자치도가 뽑은 올해의 답례품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단지 답례품을 납품 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재료와 품질 모두 우리 도를 대표할만한 제품으로 인정받은 것 같아 감회가 남달랐다. 진양우 대표는 1925년 설립돼 100년 역사를 가진 이 곳을 인수길 잘했다고 다시 한 번 스스로를 칭찬했다.
성수주조장을 인수하며 제2의 인생을 열다
진양우 대표는 전북대학교 전자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도요타공과대학에서 첨단기초공학을 전공했다. 이후 엔지니어로서 역량을 펼치다 돌연 F&B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2022년 성수주조장을 인수한 이력이 흥미롭다.
진 대표는 후지쯔, 휴랫팩커드, 이앤코퍼레이션 연구소장으로 근무하다 돌연 F&B사업을 시작했다. 인생2막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 사업이었다. 전국 270여 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이끌다 막걸리가 눈에 들어왔다. 본격적으로 막걸리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면서 2021년 8개월 동안 전국의 100여 군데 양조장을 찾아다녔다. 양조장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얻기 위해 분석하고 공부하기 위함이었다. 그 결과 성수주조장으로 최종 낙점했다.
“막걸리는 오로지 쌀과 누룩으로만 맛을 내기 때문에 쌀이 가장 중요합니다. 막걸리 특유의 묵직한 단맛을 내주기에 어느 쌀을 어느 시기에 어떻게 가공하여 제조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의 품질에 상당한 영향을 주기 때문인데요. 양조하기에 가장 좋다고 알려진 전북 신동진쌀중에서도 상등급 햅쌀만을 선별해 사용하는 점이 맘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성수주조장의 업력이 믿을 만하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진양우 대표가 성수주조장을 인수할 당시 97년간 가족이 승계해오고 있었으나 고령인 대표가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다는 말에 냉큼 인수를 결정했다고 한다. 막걸리양조에 대한 문외한이었던 그가 인수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자신이 성수주조장의 적임자라는 것을 증명해보이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인수하자마자 2022년 개인회사에서 온라인 판매도 가능한 농업회사법인으로 전환했으며 그해 9월 전통주(지역특산주) 제조면호를 취득했다.
이후 그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세계주류품평회 3관왕 수상, 전국민속주경연대회 대상 등을 차지했고,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100% 국내산 인증을 취득했으며, 2024년 최첨단 AI발효공정시스템을 도입하기 이르렀다.
막걸리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성수주조장의 효자상품은 다름아닌 딸기막걸리. 이미 시중에는 바난, 메론, 복숭아, 수박 등 다양한 과실을 이용한 막걸리가 있었다. 주변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진 대표는 2023년 봄, 딸기막걸리는 출시했고, 효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하기 이르렀다.
“기존의 과실 막걸리는 과실향과 맛을 첨가한 막걸리이나 성수주조장의 딸기막걸리는 고농축 딸기주스로 착각할 만큼 생딸기를 다량으로 넣어 만들었다”며 이것이 성수주조당의 자조심이이라고 자신있게 덧붙였다.
생각의 전환, 패러다임을 바꾸니 없던 시장이 생기고 그 파이는 갈수록 커지게 되었다. 시골 변두리 양조장의 그저 그런 막걸리가 과실막걸리 분야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지킬 수 있게 되었다.
막걸리 세계화를 위해 첨단과학의 날개를 달다
가정에서도 시간과 정성만 들이면 얼마든지 건강하고 맛있는 막걸리를 만들 수 있듯 막걸리를 빚는 데는 사실 많은 양조설비가 필요하진 않다. 하지만 진 대표는 생각은 달랐다. 막걸리를 양산해 대중화를 이끌고, 향후 수출까지 염두하고 있었기에 품질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책임이 따라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막걸리의 경우 대부분 수제로 만들어지고 온습도에 의한 영향을 지대하게 받는 까닭에 계절마다 맛이 조금씩 변하는 것을 두고 ‘수제니까 그럴 수 있다’라고 좋게 봐주는 생각이 결국 막걸리의 세계화에 발목을 잡은 것”이라며 맛에 대판 편차를 없애기 위해 AI 발효 설비 시스템을 구축했다.
백년간 막걸리를 빚어온 성수주조장의 노하우를 십분 활용하되, 노후된 시설과 설비를 독일 및 일본의 첨단 발효설비와 기술을 도입해 발효과학의 정점에서 막걸리를 빚는 공정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좋은 막걸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발효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진양우 대표의 판단에 따라 온도와 습도, 이산화탄소 및 산도 및 포화산소량 등을 사람이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통제하지 않아도 데이터의 적합성과 편차범위를 AI가 판단해 최적의 술을 빚어내도록 스스로 작업을 통제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된 것이다.
AI 발효 설비 시스템에 대해 진양우 대표는 이렇게 전했다.
“이번에 도입한 AI 발효 설비 시스템은 천재지변이나 부득이한 상황에서 작업자의 부재로 인해 발효공정이 중단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해도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백업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K-콘텐츠의 중심에 막걸리가 설 수 있도록
처음 성수주조장을 인수하고, 막걸리 사업에 뛰어들 때부터 진양우 대표는 하나의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 바로 K-콘텐츠의 중심에 막걸리가 있도록 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그는 전북특별자치도 전통주협회 설립을 추진하고, 세계적인 주류축제 전북에서 개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 세계 미슐랭 3스타 이상의 식당에서 우리의 막걸리가 비싸게 팔렸으면 좋겠습니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좋은 술이라는 것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또한, 그는 전문양조인 양성에도 진심이다. “가까운 중국과 일본만 하더라도 수백 년의 양조업력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양조기업이 즐비하며, 이들의 주도 하에 도제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 국가와 지자체의 예산지원을 받으면서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양조인을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교육기관과 프로그램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에 진양우 대표는 세계적인 술을 한국에서 만들어내기 위한 인적 인프라를 전북 전주에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역 대학, 관련업체, 관공서와 다양한 협의를 하고 있으며 2025년부터 1년 단위 실무위주의 과정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양조스페셜리스트를 만들어내는 요람을 전북 전주에 만들겠습니다.”
현재 진양우 성수주조장 대표는 전북문화관광재단 지원 6차 산업 사업자로 발효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그가 구상하고 있는 6차 산업 설계가 빛을 발하기를 기대해본다.
전통주란 전통적인 양조법을 계승 및 보존해 빚는 술을 말한다. 흔히 전통주 하면 막걸리를 떠올리고, 그 외의 전통주는 쉽게 접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알고 보면 전통주의 종류는 다양하고 즐기는 방법도 천차만별이다. 전통주 시음회, 전통주 직접 만들기 등 전통주를 재미있게 즐기는 법을 알아봤다.
전통주는 ①주류 부문의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제조한 술, ②대한민국 식품명인이 제조한 술, ③농어업 경영체 또는 생산자단체가 지역 농산물을 주원료로 제조한 술(지역 특산주)을 말한다. 종류로는 막걸리(탁주), 약주, 소주, 과실주, 일반 증류주, 리큐어 등이 있다.
3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1년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60.3%가 최근 음용한 전통주는 막걸리였다. 모든 연령층이 막걸리를 제일 많이 마셨는데, 그중에서도 50대 남성의 68.8%, 50대 여성의 67.6%가 막걸리를 마셨다고 답했다. 50대가 마시는 전통주는 막걸리에 편중된 경향이 있다.
더불어 전통주 하면 떠오르는 것에 대해서 25~34세 여성은 ‘요즘의 주류 트렌드’, ‘정성 들여 만드는 이미지’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35~44세 남성은 예전에는 ‘저렴한 술 이미지’였다면 요새는 ‘고급 술’이라고 답했다. 즉 전통주는 트렌디하면서도 귀한 술로 평가된다고 할 수 있다.
STEP 1. 전통주와 쉽게 친해지기
맛 보며 체험하는 방법
전통주 입문 첫 단계로 전통주갤러리부터 찾아가는 것을 추천한다. 한국 전통주의 맛과 멋, 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설립한 전통주 홍보 공간이다. 지난 4월 강남에서 북촌으로 이전했다.
전통주갤러리는 방문객이 연간 10만여 명에 이른다. 이곳에서는 다섯 주종(탁주, 약주, 증류주, 과실주, 기타 주류)의 500여 가지 전통주를 상설 전시한다. 우리술품평회 수상작, 찾아가는 양조장 제품, 대한민국 식품명인 술 제품, 품질인증 제품, 새롭게 소개되는 전통주 등이 포함된다. 더불어 월별 추천주, 계절별 우리술 등 다양한 특별기획전과 특별시음회를 운영한다.
전통주 시음회 중장년에게 ‘인기’
특히 전통주갤러리에서는 매일 상설시음회를 개최한다. 전문가가 선정한 이달의 술 5종을 무료로 시음할 수 있다. 매일 7차례 상설시음회가 진행되는데(2회는 영어로 운영), 한 회당 최대 6명이 함께한다. 소요 시간은 20~30분이다. 네이버 예약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전통주 소믈리에가 시음회를 진행하며, 전통주 5종을 친절하게 소개한다. 각 전통주의 맛과 향, 특징은 물론 탄생 배경이나 얽힌 이야기도 들려준다. 전통주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어도 설명을 재밌게 들을 수 있다.
또 참석자 모두는 태블릿PC를 지원받아 각 술의 당도, 산미, 향, 색 농도 등을 평가하는 시음 노트를 작성한다. 시음하면서 ‘당도가 높다’, ‘산미가 강하다’ 등을 음미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집중도가 높아진다.
남선희 전통주갤러리 관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잠시 중단됐다가 4월부터 다시 시음회를 열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참여하시는 분들의 연령층은 다양하다. 사실 온라인 예약이 어르신들께는 어려운 일 같지만 생각보다 어르신의 참여율도 높다. 비율로 따지면 50대 이상 참여율은 15%에 이른다”고 했다.
그렇다면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전통주는 무엇일까. 남 관장은 “아무래도 막걸리에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에 탁주를 즐기시는 것 같다. 요즘 나오는 탁주는 도수가 6%에서 12%로 맛도 도수도 다양하다. 그래도 역시 어르신은 전통적인 막걸리의 맛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진짜 술맛을 선호하는 분들은 고도주의 증류주를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남선희 관장은 “예전에 비해 전통주의 종류와 맛, 그리고 개성이 다양해졌다”면서 우리술에 변화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2000종이 넘는 우리술이 유통된다고. 그러면서 “우리술은 알고 마시면 더욱 맛있다”며 양조장 투어나 와이너리 방문 등의 여행을 추천했다.
전통주는 현재 국내외로 관심을 끌고 있는데, 이러한 역사는 2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2006년 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 속 여주인공 한예슬이 막걸리를 많이 마신 것이 계기가 돼 해외에서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남 관장은 “저는 우리술의 장점이자 단점이 로컬화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땅도 넓고 쌀도 많이 생산되기 때문에 막걸리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충분히 조성됐다. 10년 후에는 미국 현지에서 만든 막걸리를 먹는 날이 오지 않을까”라면서 전통주의 세계화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STEP 2. 전통주 직접 만들어 먹자!
전통주를 어떻게 만든단 말인가. 엄두가 안 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전통주는 쌀, 누룩, 물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술이다. 전통주의 출발점 역시 ‘가양주’(家釀酒, 집에서 빚어 만드는 술)다.
일가일주, 즉 집집마다 빚던 독특한 술 문화의 다양성이 일제강점기 수탈과 주세법 등의 영향을 받아 사라졌으나, 이를 계승·발전시키려는 국가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전통주갤러리뿐만 아니라 전통주 교육기관이 늘고 있다.
전통주 교육기관
전통주 교육과 관련된 사업은 2012년부터 시작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현재 ‘우리술 전문인력 양성기관’ 6곳과 ‘우리술 교육훈련기관’ 16곳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교육생에게는 국비 지원을 해준다.
우리술 전문인력 양성기관은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12조에 따라 우리술 산업을 선도해갈 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6개월 이상)하기 위한 곳이다. 양조 관련 학과나 과정이 설치된 대학 또는 전문 연구소가 지정 대상이다.
우리술 교육훈련기관은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라 우리술 산업의 저변 확대와 건전한 술 문화 조성을 위한 교육훈련(6개월 미만)을 실시하는 곳으로, 적절한 시설 및 인력을 갖춘 기관 또는 단체가 대상이다.
‘한국가양주연구소’는 두 조건에 모두 속한다. 한국가양주연구소는 대표적인 우리술 교육기관으로 꼽히며, 수도권 지하철 2호선 방배역에서 5분 거리다. 전통주 만드는 법을 배우는 ‘우리술 빚기’ 교육을 하고, 전문가로 거듭나는 ‘전통주 소믈리에’, ‘한국술 최고지도자’ 과정 등이 있다.
삼해소주 만들어볼까?
서울의 전통주 아카데미로 삼해소주 공방도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한 교육기관은 아니지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명인의 전통주를 만들어볼 수 있다.
삼해소주의 故 김택상 명인은 2017년 전통식품명인 제69호로 지정됐다. 고려시대 이규보가 쓴 ‘동국이상국집’에 등장하는 ‘삼해(三亥)소주’ 제조 방식을 계승해온 것을 인정받았다.
삼해소주는 조선시대 사대부 사이에서 널리 음용되던 서울의 대표적인 소주다. 음력 정월 첫 돼지일(亥日) 해시(亥時)에 첫 술을 담근 다음, 36일 후 돼지일에 2차 덧술을 한다. 또 36일이 지난 후 3차 덧술을 한다. 이처럼 세 번 덧술을 쳐 술을 빚기 때문에 삼해주라는 이름이 생겼다. 술을 마시기까지 대략 100일이 걸려 백일주라고도 한다.
故 김택상 명인은 삼해소주 공방을 운영하면서 전통주를 알리고 제자 양성에 힘썼다. 고인이 떠난 후 김현종 대표가 삼해소주의 명맥을 잇고 있다. 김현종 대표 역시 아카데미 수업을 들으면서 삼해소주와 인연을 맺었다. 삼해소주 공방은 지난해 북촌에서 마포로 이전했다.
삼해소주 아카데미는 술을 만들기까지 약 5개월의 과정이 걸린다. 첫 번째 날은 밑술을 한다. 그리고 그다음 주에 와서 밑술에다 1차 덧술을 한다. 덧술은 멥쌀로 고두밥을 지어서 밑술과 같이 섞는 과정이다. 덧술을 해야 발효가 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36일이 지나면 술이 익는데 바로 마시지 않고 2차 덧술을 한다. 2차 때는 누룩과 물, 그리고 1차 때와 다르게 찹쌀이 들어간다. 3차 덧술은 2차 때와 똑같은 방식으로 한다”면서 “36일이 또 지나 숙성한다. 발효가 모두 끝난 이후에도 맑은 약주만 건져내 증류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삼해소주가 만들어지기까지 약 반년의 시간이 걸리는 것. 수강생들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지정된 날에 참석하면 된다. 김현종 대표는 반년의 시간 동안 계속해서 술이 잘 익는지 확인하고 보살펴준다.
김 대표는 “삼해소주는 굉장히 복합적인 맛이 난다”면서 “수강생들이 자신이 담근 술이 잘 익었다면서 만족할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동안 수업을 거쳐간 사람만 500명 정도 된다고 한다. 김현종 대표는 “전통주 관련 종사자가 아니라 현업이 있고 취미 생활로 수업을 듣는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요즘은 중장년층보다 20~30대 젊은이들이 수업을 많이 듣는 추세라고. 전통주 관련 사업을 계획하는 이들도 물론 있다.
김 대표는 “사실 저는 아카데미에 와서 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들 관심 분야가 같기 때문에 금세 친해진다. 수강생끼리 모여서 술도 마시곤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에너지를 얻어 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직접 삼해소주 아카데미 수업을 지켜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수강생들, 그리고 공방 사람들한테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전통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다. 반죽을 빚고 술을 담그는 과정에 힘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고,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 술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에 술을 즐기면서 만든다는 생각이다.
전통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다면 나이가 많다고 겁내지 말고 전통주 교육기관의 문을 두드려보자.
막걸리 키트도 있지
아직 코로나19의 여파도 있고, 많은 사람과 어울리기보다는 혼자서 여유를 즐기면서 전통주를 만들어보고 싶은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을 위해서는 집에서 간편하게 전통주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막걸리 키트를 추천한다.
대표적으로 배상면주가의 느린마을 막걸리 키트가 있다. 키트에는 쌀가루, 누룩, 효모가 들어 있다. 1일 차에 술을 담그고, 2~4일 차에 술 익히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탄산이 올라오는 것을 확인하고 하루에 한두 번씩 잘 섞어주면 된다. 5일 차에 술 거르는 과정까지 거치면 완성된다. 더불어 기호에 따라 재료를 추가해 자신만의 특별한 막걸리를 만들 수 있다.
막걸리 담다의 키트도 유명하다. 기본형부터 딸기, 바나나, 멜론까지 맛이 다양해서 취향에 따라 선택 가능하다. 해오름의 통곡물 현미 하우스 막걸리 키트는 물만 부어서 하루만 숙성하면 완성된다. 우리술방 막걸리 DIY도 물만 섞어주면 막걸리가 만들어진다. 막걸리 병이 고급스러워서 선물용으로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