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에서 실비아 크리스텔처럼 순진했던 여인도 서서히 본능에 눈을 뜨게 된다. 급기야 남편과 서로 각자의 다른 사랑을 인정하고 즐기는 수준까지 도달한다. 이 점을 파고들어 졸혼을 했다면 또 다른 사랑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도발적인 질문을 해봤다. 개그우먼 박미선은 “푸하하!” 하고 웃었다.
보통 여자 연예인들은 포털사이트 프로필에서 나이를 알 수 없다. 밝히길 꺼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미선은 버젓이 1967년 3월 10일이라고 생년월일을 모조리 밝히고 있다. 그만큼 꾸밈이 없고 솔직한 사람이다. 그래서일까? 다른 어떤 게스트와 인터뷰할 때보다 훨씬 설레었다. 솔직하게 막 털어놓을 것 같은 기대감 때문이었다. 박미선과는 2014년 TV조선의 라는 프로그램에서 6개월 정도 같이 방송한 경험이 있다. 그때 메인 MC가 박미선이었고 이봉규는 여우팀을 공격하기 위한 늑대팀의 최전방 공격수였다. 제작진의 이 같은 의도와는 달리 보통 여우들이 아닌 구미호들(금보라, 이경실, 현영 등)을 상대하기에 한량 이봉규는 역부족이었음을 회상한다. 여우들의 화풀이, 분풀이, 속풀이 대상으로 그저 얻어터지기만 했다. 최전방 공격수로서 역할을 못한 정도가 아니라 늑대팀의 자살골을 어시스트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으로까지도 몰렸다. 그때 여우들과 늑대들을 적절히 어루만지며 긴장감과 소통의 고난도 플레이를 능수능란하게 펼쳤던 메인 MC가 바로 박미선이다. 이봉규도 자칭타칭(自稱他稱) 한량이기에 어느 정도 내공이 있다고 자부해왔건만 박미선의 사람 다루는 내공에는 손을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27세에 결혼해 모범 전과 같은 삶을 살다
방송 MC로서의 내공은 상당하지만 사랑이나 섹스에 관해서는 왠지 솔직한 선무당 같은 느낌이 들어서 훅~ 들어갔다. “남편 이봉원과의 결혼생활 만족하나? 이봉원을 아직 사랑하나? 잘생긴 다른 남자를 보면 설레는 마음이 들지 않나?” 등 집중 포화했다.
솔직한 그녀이기에 쇼킹한 답변을 기대하고서다. 박미선은 역시 기대에 부응했다. “평생 한 남자랑 사는 것은 벌칙이다. 봉원과는 친구 같은 감정이다.” 그러면서 개그우먼의 센스도 곁들인다. “남편과 사랑의 감정 대신 인류간의 사랑이나, 동물을 사랑하거나 무엇인가 대상을 찾고 있다.” 상대의 무기를 공격할 바에는 때린 데 또 때리는 전술도 효과적이다.
“결혼 25년 차 아줌마지만 아직 충분히 매력적이고 섹시하다. 바람피운 적 있나?”라고 도발적으로 물었다. 그녀는 “푸하하!” 하고 크게 웃더니 한참 후에 입을 뗐다. 그래도 은근 기대했는데 “맛을 모르면 그 맛을 그리워하지 않는다. 금단의 열매를 안 먹어봐서 바람피우는 게 어떤 것인지 상상조차 못해봤다. 스물일곱 살에 결혼해서 모범 전과 같은 삶을 살았다”는 쓸쓸한 고백만이 돌아왔다. 방송이 아무리 늦게 끝나도 새벽에 일어나는 습관에다 시간만 나면 책 보기를 좋아해서 음악 카페에서 책을 읽노라면 남편이 채워주지 못하는 빈자리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박미선은 늘 재밌게 살고 있다.
어지간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여자
모범생일지라도 발칙한 상상은 하는 법. 그리고 EBS의 에서 졸혼(혼인관계는 유지하지만, 부부가 서로의 삶에 간섭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념)에 대해 “각자의 삶을 존중하는 것이 졸혼이라고 생각한다”며 의견을 밝힌 적이 있고 “현재 이봉원과는 설레는 감정이 없다”라고 대답한 적도 있기에 치정 전문가 이봉규가 또 깊숙하게 들어갔다.
프랑스 영화 에서 실비아 크리스텔처럼 순진했던 여인도 서서히 본능에 눈을 뜨게 되고 급기야는 남편과 서로 각자의 다른 사랑을 인정하고 그걸 오히려 즐기는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을 파고들면서 “졸혼을 했다면 각자 서로 다른 사랑을 찾을 수 있지 않나?”라고 도발적으로 물었더니 박미선은 “이봉원이 상남자라서 내가 실비아 크리스텔이 되긴 어렵다”고 말한다. “이봉원은 박미선이 바람을 피우면 즉시 이혼 도장을 찍는다”는 부연 설명도 한다. 워낙 사슴보다 큰 눈을 가진 사람으로 겁이 많기 때문에 그러고 살았으리라! 게다가 박미선은 완벽주의자에 가까운 성품이라 결혼을 깰 정도로 흐트러지기가 매우 어려운 사람이다. 인터뷰 도중에도 다음 녹화 준비에 대해 매니저에게 시시콜콜 체크하며 철저히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눈치 챘다. 이 여인은 어지간해서 무너지지 않겠구나! 이봉원이 전생에 나라를 여러 번 구했나보다. 처복(妻福)이 넘쳐난다. 내가 진행했던 방송 에서 부인 덕을 본 남자 순위를 매긴 적이 있는데 이봉원이 상위에 랭크됐었다. 완벽주의자 박미선이 결혼한 지 25년이 되었는데도 아직도 남편을 상남자로 대접해주는 걸 보면 이봉원에게 뭔가 필살기가 있다고 봐야 한다. “이봉원이 빚을 많이 져서 박미선이 그걸 갚느라고 방송을 많이 한다” 등의 얘기가 방송가에 떠돌아다니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봉원은 자기가 버는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해 쓴다. 내가 번 돈을 축내지는 않는다”고 해명한다. 이봉원도 한 방송에서 아내 박미선의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라는 별명에 발끈했다. 이봉원은 SBS의 에 출연해 빚에 대해 밝힌 적이 있다. “박미선에게 돈을 빌린 적은 없다. 갚는 것은 내가 다 갚았다. 다만 생활비를 안 줬을 뿐. 돈이 없으니까, 있으면 줬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정말 요즘 보기 드문 간 큰 상남자다.
박미선은 이봉원의 이 같은 배짱을 좋아하고 존경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봉원과 끝낸다고 생각조차 안 해봤다”는 그녀의 말 속에는 남편에 대한 존경심이 묻어난다. 그렇다면? 25년 같이 살아온 부인으로부터 상남자로 인정받고 있는 이봉원은 멋진 남자 아닌가? 이 대목에서 한량 이봉규도 슬쩍 위축된다. 재혼한 지 1년이 조금 넘었으니까 아직은 마누라에게 인정받고 있지만 만약 25년 후 늙었을 때도 나를 존경해줄까? 왠지 어깨가 오그라드는 느낌이다.
여든 살이 넘어도 흰머리로 방송하고 싶다
완벽주의자로 준비성 많은 박미선은 버킷리스트를 작성해놓았단다. 몸짱 실천/ 아프리카봉사/ 아무 생각 없이 친구들과 떠나기/ 배낭 메고 세계 유명 미술관 다녀오기/ 마지막 불꽃 태워보기/ 올해 30주년 기념 디너쇼 등이 그녀의 버킷리스트다. 크게 어렵지 않아 보인다. 버킷리스트를 봐도 역시 그녀는 허황함이 없다.
‘마지막 불꽃 태워보기’에 귀가 솔깃해서 “아직 몸매도 예쁘고 매력이 있으니까 더 늙기 전에 빨리 마지막 불꽃을 태울 상대를 찾아라!” 하며 부추겼다. 중년 여성들에게 몰매 맞을 각오하고 조언한다면? 여성의 섹시함은 수명이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박미선이 지금처럼 섹시함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은 앞으로 10년을 넘지 않으리라는 판단이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여자는 남자에 비해 육체적인 섹시함이 빨리 사라진다. 예를 들어 남자 60세는 잘만 관리했다면 상당히 섹시할 수 있다. 숀 코네리는 1930년생으로 88세이지만 아직도 섹시하다. 그의 60대 시절은 섹시함의 전성기였다. 숀 코네리보다 두 살 아래인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아름다움의 대명사였지만 2011년 사망하기 한참 전인 60대에 이미 섹시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오드리 헵번도 마찬가지다. 물론 58년 개띠 마돈나는 60세에도 여전히 섹시하지만 대체로 여자는 남자에 비해 섹시함을 빨리 상실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나의 이 같은 분석이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면? 박미선이 지금의 섹시함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은 10년도 채 남지 않았을지 모른다. 이 점을 용감하게 지적했더니 그녀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인정하면서도 마지막 불꽃을 태울 엄두를 내지 못한다. 상남자 이봉원이 겁이 나서일까? 아니면 대중의 시선이 무서워서일까? 아니면 새로운 사랑의 위험이 무거워서일까? 이것도 저것도 아닐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박미선은 버킷리스트에는 그렇게 적었어도 이생에서는 이봉원을 떠날 용기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지 않을까? 그만큼 만족스런 생활을 해왔던 것은 아닐까? 이봉원과의 결혼생활도 그럭저럭 만족스럽고 지금의 방송활동이나 책을 읽고 영화 보는 취미생활까지 더 이상 바랄 게 없는지도 모른다.
“여든 살이 넘어도 흰머리를 하고 방송하고 싶다. 나이 들수록 일하는 게 즐겁다”고 말하는 박미선의 큰 눈이 더 커진다. 박미선의 버킷리스트는 전부 다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심지어 그녀의 버킷리스트 중에 가장 어려워 보이는 ‘마지막 불꽃 태워보기’도 이뤄질 것 같다. 그런데 혹시 그 상대가 이봉원이 아닐까? 완벽주의자 박미선이 결혼한 지 25년이 되었는데도 아직도 남편을 상남자로 대접해주는 걸 보면 이봉원에게 뭔가 필살기가 있다고 봐야 한다. “봉원과 끝낸다고 생각조차 안 해봤다”는 그녀의 말 속에는 남편에 대한 존경심이 묻어난다.
글 배국남 대중문화 평론가 knbae24@hanmail.net
“연기자의 길을 함께 걷는 나와 집사람은 상반되는 점이 많아요. 감성적인 나는 화가 나면 속에서 무언가가 위로 끓어오르지만 이성적인 집사람은 그럴수록 감정을 아래로 가라앉혀요.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상반된 부분을 닮아가는 것도 꽤 재미가 있습니다. 제가 아내의 연기하는 모습에 반해 결혼했지요. 46년 동안 부부로, 동료 연기자로 한길을 함께 걸어왔는데 참 행복합니다.” 중견 연기자 최불암(76)은 1970년 김민자(74)와 결혼해 46년 동안 부부로, 배우의 길을 함께 걷는 동료로 살아온 생활이 많이 행복하다고 했다.
“한참 활동을 할 때는 서로의 연기와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했지요. 저는 남편의 연기에 대해 엄격하고 냉정하게 평가하는 스타일이에요. 요즘에는 남편이 활동을 잘할 수 있도록 건강에 많이 신경을 쓰게 되네요. 연기자라는 한길을 걸었기에 연기자로 일하면서도, 부부생활에서도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고 큰 어려움 없이 잘 살았어요.” 김민자 역시 같은 직업을 가진 남편 최불암에 대해 후한 점수를 줬다.
근래 들어 최불암·김민자 부부처럼 연예인끼리 결혼하는 커플들이 늘고 있다. 교사, 의사, 변호사 등 같은 직업을 갖거나 식당, 농사 등 같은 일을 하는 부부들이 적지 않다. 같은 일을 할 때 상대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소통도 잘돼 직장생활뿐만 아니라 부부생활에서도 활력이 생긴다는 부부가 있다. 반면 서로를 너무 잘 알아 배우자에 대한 긴장감과 설렘이 사라지는 데다 일하는 능력과 수입의 편차 등으로 부부 관계가 소원해지는 경우도 있다.
연예인은 일거수일투족이 대중의 관심을 받고 대중매체의 조명이 잇따르기 때문에 외부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매스미디어에 의해 구축된 이미지와 실제의 간극도 존재할 수밖에 없다. 또한, 드라마나 영화, 음악 등 작품마다 반응과 평가가 다르고 수입과 직결되는 인기는 매우 가변적이다. 일하는 활동량도 인기에 따라 수시로 변한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는 곳’이 연예계이기에 소문과 스캔들이 상존한다. 배우나 가수라는 직업은 일반 직장과 전혀 달라 근무 형태가 매우 불규칙적이다. 이러한 특성을 가졌기에 배우, 가수, 예능인 등 연예인끼리 결혼한 부부들은 일반인이 알지 못하는 어려움이 적지 않다.
최불암·김민자 부부는 연기자라는 길을 함께 걸어 서로를 더 잘 이해해 생활면에서 많이 행복하고 배우로서 더 발전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최불암·김민자 부부처럼 가수, 배우, 예능인 등 연예인의 길을 함께 걷는 부부들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연예인 부부의 삶은 천양지차다. 연예인 부부마다 연예 활동과 가정생활에 큰 차이를 보인다. 1964년 ‘세기의 결혼식’이라 명명되며 수많은 대중매체와 대중의 관심 속에 결혼한 영화 스타 신성일(79)·엄앵란(80)부부는 결혼 이후 활동에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신성일은 계속해서 영화 활동을 왕성하게 했지만, 엄앵란은 배우 활동을 중단하고 가사와 사업에 전념했다. 부부생활 역시 남편 신성일의 외도로 인해 1977년 별거 상태에 들어가 현재에도 신성일은 경북 영천에, 엄앵란은 서울에서 서로의 삶을 간섭하지 않으며 자유롭게 살아간다.
엄앵란은 방송 등을 통해 “시댁에서 연예 활동을 반대했고 또한 가정을 책임져야 해서 결혼 이후 배우 활동을 접고 육아와 사업에 전념했다. 남편의 외도 등으로 매우 힘들었지만 내가 선택했으니까 내가 책임을 지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해 견디며 살았다. 남들은 신성일 씨가 워낙 매너가 좋고 잘해줘 ‘당신 좋겠다’고 하면 속으로 ‘웃기고 있네’라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신성일씨는 남편으로서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지만, 연기자로서는 최고다. 같은 배우 입에서 봐도 그렇다”고 말했다. 신성일은 저서 등에서 “아내 엄앵란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엄마이고 아내로서도 최고다. 여러 가지 일로 내가 많이 힘들게 했다. 배우 신성일이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아내 덕분이다. 팬들을 실망하게 하는 이혼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1994년 방송된 드라마 남·녀 주연으로 나선 것이 인연이 돼 연인으로 발전해 1995년 결혼한 차인표(49)·신애라(47) 부부는 신성일·엄앵란 부부와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인다. 차인표·신애라, 두 사람은 연예 활동은 물론 두 아이의 입양, 자선 활동, 종교생활에 이르기까지 함께하며 진정한 동반자의 삶을 살고 있다.
차인표·신애라 부부는 작품 선택에서부터 아이들의 육아 방향에 이르기까지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대화를 하며 결정한다. 신애라는 아이를 출산하고 두 아이를 입양하면서 육아, 가사, 그리고 남편 뒷바라지를 위해 스스로 작품 출연과 방송 활동을 줄였다. 반면 차인표는 결혼 이후에도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했다.
신애라는 “아이들과 시간을 더 많이 보내고 싶어 연예 활동을 제가 스스로 줄인 겁니다. 물론 좋은 작품이 섭외가 오면 출연했지요. 전 저보다 남편이 연기자로서 더 잘되는 것이 좋아요”라며 결혼 후 차인표 인기는 치솟고 자신의 인기가 낮아진 것에 대해 오히려 더 좋다고 했다.
신애라는 “결혼 여부를 떠나 차인표씨만큼 저와 잘 맞는 사람이 없습니다. 서로가 받아 줄 수 있는 단점과 서로가 기뻐할 만한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고 남편 차인표에 대해 말했다. 차인표는 “당신은 옷장이었다. 문만 열면 필요한 옷이 있었다. 추울 땐 두꺼운 외투, 털장갑을 건네줬다. 무더운 날엔 시원하게 다니라고 모시옷을 내줬다. 나의 진실한 옷장이었다. 울면 울어주고, 기쁜 날 더 크게 웃어 주고 좋은 날 산책해 준 당신, 당신은 내가 있는 이유다”라고 신애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수종(54)·하희라(47) 부부 역시 차인표·신애라 부부의 행보와 비슷하다. 최수종이 드라마 작품에 들어가면 하희라가 다른 것 신경 쓰지 않고 연기에 전념할 수 있도록 가정생활뿐만 아니라 남편의 대본 리딩도 옆에서 도와준다. 최수종 역시 하희라가 드라마에 출연하면 촬영장을 찾아 식사나 커피 등을 챙기는 일까지 서슴지 않는다.
특히 최수종 하희라, 두 사람 모두 연기대상을 거머쥘 정도로 연기파 배우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연기 스타일이나 캐릭터 분석법이 다르지만, 서로의 연기에 대해 무한 지지와 격려를 해 발전을 꾀한다. 최수종은 “작품 선택이나 연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지만, 아내의 의견을 전적으로 존중하는 편이다. 연기에 대해서는 무조건 격려를 해주는 편이다”고 했다.
예능인 부부 이봉원(53)·박미선(49)은 일반적으로 보이는 연예인 부부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박미선과 이봉원은 1989년 ‘철없는 아내’라는 개그코너에 함께 출연한 것이 인연이 돼 연인으로 발전했고 1993년 결혼했다. 결혼 이전 박미선은 스탠딩 개그의 일인자로 활약하며 인기 높은 개그우먼으로, 이봉원은 슬랩스틱 코미디와 성대모사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인 개그스타로 군림했다. 결혼 후 아내 박미선은 개그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시트콤과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MC로 활동영역을 넓히며 최고의 예능 스타로 부상했지만, 이봉원은 연예 활동보다는 일본 유학을 다녀온 뒤 프로덕션, 요식업 등 사업에 힘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봉원의 사업은 실패를 거듭했다. 박미선은 연예 활동을 하면서도 육아뿐만 아니라 이봉원 사업 뒷바라지, 망한 뒤 수습까지 다 했다.
이봉원은 결혼 후 자신보다 아내 박미선의 활동이 늘어나고 더 인기가 많아진 것에 대해 “전 아내의 인기가 높은 것에 박수를 보내요. 나 자신이 위축되거나 그러한 것은 없어요. 원래 개그맨을 키우고 코미디 프로그램을 연출, 제작하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결혼 후 아내의 도움으로 할 수 있었지요. 사업이 잘 안 돼 아내에게 미안할 뿐이지요”라고 말했다.
물론 연예 활동과 가정생활이 순탄하지 못한 연예인 부부도 많다. 대중의 시선을 의식해 행복한 것처럼 보이는 쇼윈도 연예인 부부에게는 연예 활동 하는 것이 오히려 상대의 활동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가정생활에도 어려움을 초래한다. 쇼윈도 연예인 부부는 결국 서로에 대한 신뢰와 사랑의 감정이 사라져 파경을 맞게 된다.
“나는 당신을 작년보다 올해 더 사랑합니다.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하구요, 오늘보다 내일 더 많이 사랑할 겁니다. 당신은 어느새 존경하는 내 어머니의 모습을 닮아 있네요. 당신 옆에 오래 있을게요. 당신은 오래만 살아주세요. 더 많이, 더 깊게 사랑할 수 있도록…” 차인표가 2001년 5월 24일 한국일보 지면을 통해 소개한 아내 신애라에게 보낸 편지 중 일부다. 이런 사랑과 배우자의 연예 활동을 존중하는 마음이 있다면 연예인 부부들의 행복한 동행은 지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