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차 한 잔 생각나는 날씨. 요즘은 여러 차를 혼합한 블랜딩 티도 인기다. 어떤 차끼리 섞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다음 조합을 참고하자.
히비스커스와 로즈힙
두 재료 모두 차를 우리면 붉게 물들고 새콤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상큼하게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섞어 마시면 좋다.
우엉과 민들레 뿌리
함께 우리면 구수하면서 쌉싸래한 맛이 배가 돼 커피 대용 차로 즐길 수 있다. 더불어 뿌리에 담긴 좋은 성분도 배가 돼 건강차로 손색없다.
캐모마일과 라벤더
모두 향기가 좋은 허브로 유명하다. 블랜딩해 마시면 심신이 편안해지고, 불면증이나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
녹차와 재스민 또는 민트
녹차는 맛과 향이 강하지 않아, 재스민을 곁들이면 더 향긋해지고, 민트를 곁들이면 깔끔하면서 상쾌해진다.
차 우리기 Tip!
차는 종류마다 물의 온도와 우리는 시간이 다르다. 녹차의 경우 70~80℃ 물에 3분 이내 우리는 것이 좋고, 홍차나 보이차는 90~97℃ 물에 3~5분 우리면 알맞다. 허브나 꽃·과일·뿌리 등을 차로 마실 때는 97~100℃에 4분 이상 우리거나 끓이면 된다.
찻잎을 비롯해 다양한 식물의 뿌리, 열매, 꽃 등을 우려 마시는 요즘. 생수가 아닌 탄산수나 우유, 알코올 음료에 차를 내리기도 하고, 여러 재료를 혼합해 블랜딩 티를 즐기기도 한다. 차의 종류가 많아진 만큼 그 맛과 향 역시 헤아리기 어렵다. 일일이 맛보기는 어려우니, 몇 가지 힌트를 통해 내 입맛과 취향에 맞는 차를 알아보자.
도움말 정승호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대표
STEP 1. 카페인 Yes, 맛과 향에 따라 Pick!
장 건강에 좋은 스페셜 발효 티 ‘콤부차’
콤부차(kombucha)는 설탕을 넣은 차(녹차나 홍차)에 효모와 박테리아 유익균을 첨가해 발효시킨 차다. 콤부차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박테리아와 효모 집단’이라 일컫는 스코비(SCOBY) 때문이다. 스코비에 들어 있는 효모가 설탕을 먹이로 먹고 대사하면서 장 건강에 좋은 유익균을 만들어내는 것. 이 과정에서 소량의 이산화탄소가 생성돼, 탄산음료 같은 청량감을 선사한다. 스코비는 ‘홍차버섯’이라고도 불리며, 시중에서 구입 가능하다. 원하는 차를 활용해 나만의 콤부차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콤부차 레시피] 차를 우린 후 찻물에 설탕(찻물의 10% 정도)을 넣고 녹인다. 차가 식으면 스코비를 섞어 유리병에 넣어 일주일 정도 발효시킨다. 완성된 콤부차는 2차 발효를 시키거나, 냉장고에 넣어두고 마신다.
STEP 2. 카페인 No, 재료와 효능에 따라 Pick!
궁합이 잘 맞는 티 블랜딩
① 히비스커스와 로즈힙 : 두 재료 모두 차를 우리면 붉게 물들고 새콤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상큼하게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섞어 마시면 좋다.
② 우엉과 민들레 뿌리 : 함께 우리면 구수하면서 쌉싸래한 맛이 배가 돼 커피 대용 차로 즐길 수 있다. 더불어 뿌리에 담긴 좋은 성분도 배가 돼 건강차로 손색없다.
③ 캐모마일과 라벤더 : 모두 향기가 좋은 허브로 유명하다. 블랜딩해 마시면 심신이 편안해지고, 불면증이나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
④ 녹차와 재스민 또는 민트 : 녹차는 맛과 향이 강하지 않아, 재스민을 곁들이면 더 향긋해지고, 민트를 곁들이면 깔끔하면서 상쾌해진다.
용담(龍膽)은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꽃 중 하나입니다. 보통 논두렁이나 저수지 인근에서 만나곤 합니다. 여러해살이풀이기 때문에 난 자리를 기억해두면 계속 즐길 수 있습니다. 용담의 꽃말은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입니다. 복효근 시인은 이 꽃말을 제목으로 한 시에서 헌신적 사랑을 이야기했습니다. ‘내가 꽃피는 일이/당신을 사랑해서가 아니라면/꽃은 피어 무엇하리//당신이 기쁨에 넘쳐/온누리 햇살에 둘리어 있을 때/나는 꽃피어 또 무엇하리//(중략) 그렇게 나는/그대 슬픔의 산높이에서 핀다//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Tip
용담은 색연필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하는 재료인 철펜을 많이 써서 표현합니다. 왜냐하면 이 꽃의 꽃잎 안쪽에 점이 많은 것이 특징이기 때문입니다. 점의 색이 아주 흰색이 아니기 때문에 스카이블루나 퍼플 컬러를 연하게 색칠한 뒤 점의 위치를 고려하여 굵은 철펜으로 지그시 눌러 자국을 내고 그 위에 다시 어두운 톤을 채색합니다. 얇은 꽃잎의 표현을 위해서 블랜딩 펜으로 색을 칠하듯 블렌딩하면 비교적 쉽게 얄팍한 꽃잎이 만들어집니다. 꽃의 아랫부분은 레드바이올렛과 퍼플, 그린 톤을 섞어 칠합니다. 이파리 채색에서도 마찬가지로 명암의 강약을 통해 하이라이트의 위치를 강조합니다. 그다음 단계로 빛에 따라 달리 보이는 명암과 컬러의 변화에 따라 더 어두운 그린, 옐로, 블루 등의 색들을 더하며 채색합니다.
이해련 작가
blog.naver.com/lhr1016 인스타그램@haeryun_lee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과 대학원에서 실내환경디자인을 전공했다. 이화여자대학교 글로벌미래평생교육원과 신구대학교식물원 보태니컬아트 전문가 과정의 겸임교수이며 한국 보태니컬 아트 작가협회(KSBA)와 보태니컬아트 아카데미 ‘련’의 대표다. 영국 보태니컬 아트 작가협회(Society of Botanical Artist)의 Annual Exhibition 2017에 참가하는 등 국내외 각종 전시에서 활동 중이다.
엉겅퀴는 가시뿐인 투박한 꽃으로 보이지만, 스코틀랜드에선 ‘구국의 전설’과 함께 국화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야심한 밤 스코틀랜드 군을 기습하려던 노르웨이 군인이 엉겅퀴에 찔려 비명소리를 내는 바람에 함락을 막을 수 있었다는 전설이죠. 실제로 스코틀랜드의 경찰 유니폼이나 휘장 등에 엉겅퀴 무늬가 쓰일 정도로 이들의 사랑은 대단합니다. 비록 날카로워 쉬이 다가설 수 없지만, 약재 등 쓰임이 많은 엉겅퀴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하네요.
Tip
1 엉겅퀴는 꽃 부분과 잎의 복잡한 형태 때문에 그림으로 표현하기 어렵게 느껴지는 꽃입니다.
2 먼저 핑크톤으로 꽃의 중심 부분에서 방사 형태로 직선긋기 스트로크를 사용하여 전체적으로 밑칠을 합니다. 잎 부분도 밝은 그린으로 음영에 따라 밑칠을 한 후 잎맥과 가시에 색연필과 철펜(자국 내는 도구)을 사용하여 자국을 냅니다.
3 꽃과 잎 부분의 밑칠된 곳에 블랜딩 펜을 사용하여 약간 힘을 주어 칠하면 표면의 스트로크가 없어지고 색이 믹스되면서 질감 표현이 좋아집니다. 꽃 부분에 더 어두운 핑크톤으로 음영을 더하고 보라색으로 진한 선을 넣습니다. 잎들에도 음영을 더합니다. 줄기도 빛에 따라 음영을 더한 후 선을 그어 넣습니다. 꽃의 밑부분을 더 어둡게 하여 꽃술이 콕콕 박혀 보이도록 하고 잎이 겹쳐져 있는 곳 등 어두운 부분에 진한 그린톤으로 채색하여 전체적으로 톤을 맞춥니다.
이해련 작가
blog.naver.com/lhr1016 / 인스타그램@haeryun_lee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과 대학원에서 실내환경디자인을 전공했다. 이화여자대학교 글로벌미래평생교육원과 신구대학교식물원 보태니컬아트 전문가 과정의 겸임교수이며 한국 보태니컬 아트 작가협회(KSBA)와 보태니컬아트 아카데미 ‘련’의 대표다. 영국 보태니컬 아트 작가협회(Society of Botanical Artist)의 Annual Exhibition 2017에 참가하는 등 국내외 각종 전시에서 활동 중이다.
한국인의 커피사랑은 어느 정도일까?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발간한 시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은 1년 동안 413잔의 커피를 마셨다. 매일 한 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 셈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2014년에 비해 30% 이상 성장한 6조441억원 규모다. 이렇게 시장이 매년 성장을 거듭하면서 자연스럽게 시니어들도 커피를 기호식품이 아닌 사업수단으로 바라보기 시작했고, 시니어를 위한 다양한 교육 과정도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내심 걱정도 된다. 주변을 살펴보면 카페가 즐비한데 인생 후반전의 또 다른 직업이 될 수 있을까?
“이 커피는 신맛이 나면서 약간 과일 향도 느껴지네요. 먼저 마신 것과 완전히 달라요.”
서울시어르신취업훈련센터 내일행복학교의 바리스타교육 현장. 한 참가자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커피를 평가한다. 같은 원두로 내린 커피인데 로스팅(수확한 커피콩의 맛을 내기 위해 열을 가하는 과정)과 분쇄에 따라 달라진 맛을 보고 감탄한다. 이들은 바리스타가 되기 위해 막 첫발을 내딛은 사람들이다.
내일행복학교의 바리스타교육은 최초의 시니어 대상 커피교육 과정으로 꼽힌다. 2010년 6월에 문을 열었고, 지금은 이 교육과정을 통해 배출된 시니어 바리스타들이 활동하는 카페가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운영되고 있다.
시니어 일자리의 첨병 역할
이 교육을 시작으로 현재는 다양한 기관에서 여러 가지 형태의 시니어 커피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시니어 교육기관인 50플러스센터는 물론이고 사회복지관이나 지자체 차원에서의 교육도 진행 중이다. 우리가 잘 아는 스타벅스도 시니어 대상의 커피교실을 개최한 적이 있다.
시니어들의 이 뜨거운 커피 열기를 어떻게 봐라봐야 할까? 관계자들은 청년들의 관심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다. 바리스타 단기 교육과정을 운영 중인 서울남부기술교육원 관계자는 이 현상을 이렇게 설명한다.
“시니어 입장에서 바리스타라는 직업은 여러모로 유용하다고 판단할 수 있으니까요. 워낙 카페들이 많이 생기니까 자리가 나면 취업을 생각해볼 수도 있고,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직접 카페를 창업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어요. 또 반드시 직업이 아니더라도 모임이 많은 노후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도 있죠.”
시니어 대상 커피 교육이 활성화된 데에는 지자체나 정부기관이 커피를 유용한 노인 일자리 대책의 한 분야로 판단한 것도 영향을 줬다. 커피를 내리는 일이 육체적으로 강한 근력을 요구하지도 않고, 비교적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시니어에게 적합하다는 인식이 많다. 실제로 부산시나 인천시 등 일부 지자체 공공기관에는 시니어 바리스타를 고용한 ‘실버 카페’의 설립이 붐을 이루고 있다. 공공기관에도 커피를 마시려는 수요가 존재하고 카페는 큰 예산 마련 없이도 어렵지 않게 설치가 가능하기 때문. 지역 내 사회복지관 등 교육기관과 연계해 시니어 바리스타를 수급하는 모델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공공기관 건물뿐만 아니라 활용 가능한 문화재 시설에까지 그 영역을 넓혀가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카페 창업 전망은 어떨까
시니어에게 카페 창업은 취미와 직업이 결합된 로망 중 하나로 꼽힌다. 매장이 클 필요도 없다. 가져가는 손님만 상대로 하면 그만이다. 꼭 대로변 임대료가 비싼 곳일 필요도 없다. 동네 단골이 생기면 그럭저럭 운영이 가능해보인다. 최근엔 장비 값도 내려가 쉽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고, 식당이나 술집에 비해 노동 강도도 낮아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그럴까?
전문가들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경쟁력 있는 카페를 유지해나가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고 설명한다. 미국과 유럽의 바리스타 교육관이자 시험 감독관인 신림 마티스커피 심병준 대표는 두 번 세 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충고한다.
“많은 시니어에게 카페 컨설팅 의뢰를 받는데 대부분 쉽게 생각하고 찾아와요. 커피는 진입장벽이 매우 낮은 시장입니다. 기계를 다루는 데도 노하우가 필요하지 않죠. 처음에 익히는 것이 힘들지, 알고 나면 커피를 내리는 과정은 매우 쉬워요. 하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곳이고, 이미 시장에서 커피 가격이 내려간 상태이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게 되었어요. 함부로 뛰어들었다가는 창업 자본을 까먹기에 딱 좋죠.”
커피가 시니어들에게 어려운 부분 중 하나는 고객층에 있다고 그는 분석한다. 카페는 요즘 유행하는 인형뽑기방이나 빨래방처럼 장비만 놓으면 그만인 분야와는 다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시니어들도 커피를 많이 즐기지만, 카페의 실질적인 고객층은 20~30대예요. 그런데 이들 입장에서 접객인이 나이가 많으면 불편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실제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 바리스타를 고용할 때 청년들을 선호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고, 시니어가 운영하는 카페가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에요. 따라서 ‘내가 어른인데’ 하는 권위의식을 버리고 시니어가 가진 강점을 개발해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특히 커피에 대한 공부가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카페만의 특화된 경쟁력을 가지려면 철저한 사전 준비와 공부가 필요해요.”
그렇다고 커피시장이 시니어에게 틈새 없는 레드오션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커피시장이 만들어낸 일자리가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퇴직 전 근무하던 분야가 무역과 관계되는 일이었다면 커피를 거래하는 일에 뛰어들어도 된다. 커피는 원유와 함께 선물시장에서 취급되는 주요 상품 중 하나다. 또 해외에서는 커피머신을 전문적으로 세척, 수리, 세팅하는 엔지니어가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는 추세다. 커피머신의 조정 값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아예 커피콩을 직접 키워볼 수도 있다. 온난화하는 기후 탓에 국내에서도 커피콩 생육을 시도해보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커피, 어떻게 배워야 할까
커피를 배우는 과정은 워낙 다양해 꼭 집어 무엇이 옳다 말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커피시장을 이끌었던 유명 바리스타들의 학원식 교육과정도 있고, 대학 교육과정도 있다. 가톨릭관동대학교, 나사렛대학교, 충북대학교 등의 평생교육원을 통해 커피를 배울 수도 있다. 단국대학교에는 문화예술대학원 커피학과가 운영 중이다. 학교가 부담스럽다면 앞서 설명한 각 지역 50플러스센터나 기술교육원, 사회복지관에서 하는 강의를 찾아 들어도 된다. 일부 문화센터도 바리스타 교육을 하고 있다.
커피 관련 자격증 중 국내 자격증은 모두 민간 자격증이기 때문에 필수조건은 아니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이야기한다. 취업을 하거나 카페를 창업하는 데 필수도 아닌 데다, 업계에서도 자격증에 따라 크게 대우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젊은 바리스타를 중심으로 바리스타 대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커피 추출 실력이나 자신만의 원두를 혼합한 블랜딩에 대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또 이를 계기로 업계의 동향을 파악할 수도 있고, 인맥을 쌓을 수도 있다. 이런 대회는 시니어 바리스타 상대로도 열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노인고용 주간을 맞아 ‘시니어 바리스타 경연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커피를 어디서 배우느냐보다는 커피를 대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단순히 기계가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가는 큰코다치기 쉽고, 커피에 대한 공부뿐만 아니라 커피와 함께 고객을 유인할 상품이나 공간에 대한 고민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치열한 대한민국의 커피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조언한다.
나이가 들수록 더 맛있게 느껴지는 음식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청국장’이 아닐까 싶다. 쿰쿰한 냄새 때문에 꺼리다가도 그 참맛을 알고 나면 구수한 향에 밥 생각이 절로 난다. 청국장 특유의 맛뿐만 아니라 색다른 풍미까지 즐길 수 있는 ‘물꼬방’을 소개한다.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느림으로 먹는 밥상 ‘물꼬방’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에 터를 잡은 물꼬방은 한적한 주변 풍경과 어우러진 한옥이 돋보인다. 서울시 명륜동에 있던 오래된 한옥을 통째로 뜯어와 현재의 디귿자 형태로 재조립했다고 한다. 오랜 숙성을 거쳐야 맛이 더해지는 청국장처럼 세월의 흔적이 깃든 한옥의 모습이 정겹게 느껴진다. 가게 입구로 들어서자 바로 왼쪽에 ‘청국장 발효실(소정희 맛 연구소)’이 있다.
국내산 유기농 콩들이 3중 가마솥(물꼬방에서 제작)을 거쳐 맛있는 청국장으로 탄생하는 공간이다. 그 앞 카운터에서는 카페 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데, 아름다운 아트라떼부터 고급 블랜딩 티까지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디저트는 야외 테라스에서 즐길 것을 권한다. 시원한 가을 하늘 아래 자연을 벗삼아 즐기는 차 한 잔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물꼬방은 계절에 따라 실내 분위기가 달라진다. 어느 자리에 앉아도 통유리를 통해 펼쳐지는 풍광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자연을 병풍처럼 둘러싼 물꼬방은 그와 어울리는 친환경 먹거리를 지향한다. 음식에 쓰이는 소금이나 된장, 채소 등은 엄선된 친환경 유기농 식재료를 사용한다. 청국장은 다른 반찬보다도 함께 먹는 밥맛이 중요하다. 우렁이농법으로 농사지은 유기농 쌀을, 식당에 마련한 미니 도정기로 매일 아침 3분도 현미로 도정해 사용한다. 쌀눈이 살아 있어 영양가가 높고 맛도 좋아 이곳을 찾는 단골도 많다.
또 한 가지 특별한 것은 ‘소금’이다. 8년 전, 신안 앞바다에서 직접 채취한 간수 뺀 천일염은 물꼬방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귀한 식재료 중 하나다. 좋은 재료에 주인장의 정갈한 손맛이 더해지니 맛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처음 방문하는 이들에겐 여러 메뉴를 풍부하게 맛볼 수 있는 물꼬방정식(1만8000원)을 추천한다. 직접 띄운 청국장찌개를 비롯해 일반 요거트와 달리 우유를 사용하지 않고 청국장 균주로 8시간 이상 발효한 청국장 요거트, 청국장 쌈, 유자청·청국장 요거트를 곁들인 토마토, 떡갈비, 더덕구이, 콩불고기, 버섯탕수육 등을 골고루 즐길 수 있다. 메뉴 구성은 계절에 따라 조금씩 바뀌는데 새로운 메뉴를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주인장 소정희씨는 “물꼬방은 단순히 밥만 파는 곳이 아니라, 문화를 파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한옥 지하에 있는 ‘아래 갤러리(Are gallery)’에 가보면 그녀의 말에 수긍이 간다. 단절된 현대인들의 삶에 소통의 물꼬를 트고 싶다는 주인장의 바람이 담겨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갤러리 입구에는 매달 다른 장르의 작가들이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할 수 있는 상설 전시장을 마련했다. 안쪽 공간에서는 ‘젓가락의 변천사 기획전’을 열고 있다. 전 세계에 단 하나밖에 없는 젓가락 유물뿐만 아니라, 3000년 젓가락의 역사와 다양한 재료로 만든 한국, 중국, 일본의 젓가락 변천사 등을 살펴볼 기회다.
전시실 내부를 가만히 둘러보면 커다란 장독이 눈에 띄는데 그 안에는 소금이 한가득 들어 있다. 현재 음식에 쓰이는, 8년 전 신안 앞바다에서 가져온 소금인데, 소금도 청국장처럼 발효 과정을 거치면 맛있어질 것 같아 넣어뒀단다. 원래는 식품저장고였던 공간을 갤러리로 바꾸면서 소금 장독도 옮기려 했으나 소금 알갱이가 서로 붙은 채 굳어 있어 퍼 담을 수도 없었고 무게도 상당해 장독 밑이 빠질 우려가 있어 그대로 두기로 했다. 그대로 오랜 시간 발효 과정을 거치면 훌륭한 식재료가 되거나, 젓가락처럼 유물이 될 테니 물꼬방의 보물이 될 소금임이 분명하다.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고모루성길 258 (031-544-1695)
‘느림으로 먹는 밥상’이라는 물꼬방의 콘셉트처럼 느릿하게 시간을 넉넉히 두고 찾아갈 것을 권한다. 여유를 갖고 천천히 바라보면 곳곳에 숨겨져 있는 소소한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와인을 거품의 유무로 분리하면 거품이 생기지 않는 ‘안정 와인’(still wine)과 거품이 생기는 ‘스파클링 와인’(sparkling wine)이 있다. 이산화탄소가 함유되어 잔에 따를 때 거품이 이는 와인을 통틀어서 스파클링 와인 혹은 발포성 와인이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샹파뉴’도 스파클링 와인의 일종이다. 그러나 거품이 난다고 해서 모두 샹파뉴는 아니다.
지구상의 여러 곳에서 스파클링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 프랑스의 알사스를 비롯한 일곱개 지역에서 소위 크레망(cremant)이라는 수준급의 스파클링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 사용되는 포도 품종에는 차이가 있지만, 방식도 거의 샹파뉴 방식으로 주조된다. 한때는 크레망의 레이블에 ‘샹파뉴 방식으로 주조’라는 문구가 들어가기도 했지만, 샹파뉴 지역 생산자들의 항의로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그 밖에도 스페인의 대표적인 스파클링 와인인 카바(cava)가 있고, 미국·이탈리아·호주 등에서도 여러 종류의 스파클링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 그러니 거품만 난다고 샹파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주기 바란다. 물론 맛과 향, 즉 질에서도 분명 차이가 있다. 샹파뉴의 섬세하고 복잡하면서도 다양한 꽃과 과일 향은 물론이고 거품의 질(잘고 가늘며 기포가 끊임없이 올라오는 것이 좋은 거품이다)에서도 큰 차이가 드러난다. 그리고 샹파뉴가 발효할 때 형성되는 이산화탄소를 병 안에 가두어서 거품을 만드는데, 호주나 미국에서 생산되는 많은 스파클링 와인은 이산화탄소를 주입해서 만들어진다.
파리에서 동쪽으로 약 100km 쯤 떨어진 지역을 샹파뉴(La Champagne)라 부른다. 보르도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을 보르도라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샹파뉴는 이 지역의 수도인 랭스(Reims)를 중심으로 에뻬르네(Epernay)와 에(Ay)라는 도시 주변에서 재배된 샤르도네, 피노 누와, 피노 머뉘에, 이 3가지 세빠주와 이 지역의 전통적인 주조방식인 샹파뉴 방식(methode champenoise)으로 주조하고 숙성하여 병입한 스파클링 와인에만 붙일 수 있는 등록된 상표 이름이다. 한때 이브 생로랑(YSL)이 샹파뉴란 이름의 향수를 시판했다가, 샹파뉴 제조업자들이 제기한 소송에 패해, 결국 YSL(이브 생로랑의 이니셜)로 이름을 바꾼 유명한 일화도 있다. 그만큼 상파뉴의 상표 가치는 대단한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생일 등에 흔히 마시는 플라스틱 마개로 된 소위 우리식 ‘샴페인’은 진정한 의미에서 샹파뉴가 아니며 질적인 면에서 아주 형편없는, 그냥 스파클링 와인에 불과하다. 참고로 샹파뉴는 프랑스어이고, 샴페인은 영어식 표기다.
사실보다는 신화에 가까운 일화지만, 샹파뉴는 17세기 랭스 부근 오빌리에(Hautvillier)란 조그만 마을의 수도사이자 와인 주조자였던 돔 페리뇽(Dom Perignon)에 의해 개발되었다고 한다. 그의 이름을 딴 돔 페리뇽이 최상급 샹파뉴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샹파뉴는 누가 뭐래도 기쁨과 축제의 상징이다. 탄생과 승리는 물론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자리에 함께 하는 것이 바로 샹파뉴다. 옛날에는 ‘왕들의 와인’이었다가, 지금은 ‘와인의 왕’이 되어 세계적으로 그 명성을 누리고 있다. 약 300헥타르의 면적에서 연간 3억 병 정도 생산되는 샹파뉴 한 병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포도의 양은 약 1.2kg이며, 원자재인 포도 값도 다른 지역이 보통 kg당 1유로를 조금 넘는 데 비해 샹파뉴에서는 7유로 정도로 고가다. 역시 제대로 된 축제나 파티의 흥을 돋우기 위해서는 나름대로의 값을 치러야 하나 보다.
전 세계에서 매 초마다 10병의 샹파뉴가 터진다고 한다. 잔 안에서 쉼 없이 솟아오르는 잘고 섬세한 거품은 마치 불꽃놀이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귀를 간지럽게 하는 그 소리는 모래사장 위로 파도가 스치는 것 같다.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하기에 모자람이 없는 축제의 술인 것만은 분명하다.
현재 샹파뉴는 204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2007년 생산량은 3억3870만 병이나 된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45억유로(6조8000억원 정도)이며, 그중 반이 수출에서 이루어진다. 마시는 사람들의 기쁨과 축하의 자리를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될 상품이기도 하지만, 샹파뉴 지역과 프랑스의 경제를 위해서도 크게 기여하는 효자 제품임에 틀림없다.
샹파뉴는 빈티지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다. 샹파뉴 지역은 프랑스 와인 산지 중에서도 가장 북쪽에 위치하고 있어 기후가 한랭한 편이라 같은 해 생산한 포도로만 주조하기가 어려워, 여러 해 여러 떼루아에서 생산된 와인을 블랜딩하여 주조하기에 빈티지가 없는 것이 주를 이룬다. 기후 조건이 특별히 양호한 해에만 주조가 가능한 빈티지 샹파뉴는 10년에 평균 두 번 꼴로 나온다.
그리고 샹파뉴는 화이트와 로제가 있으며, 당도에 따라 잔여당분 0g인 부뤼트 나튀르(Brut nature)에서 잔여당분 50g 이상인 두(doux)까지 있다. 빈티지 없는 샹파뉴는 8도, 빈티지 있는 것은 10도, 그리고 오래된 빈티지 샹파뉴는 12도 정도에서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또 한 가지, 샹파뉴를 딸 때는 병목을 사람이 있는 방향으로 하면 안 된다. 자칫 사람에게로 코르크가 튀어나가고 원치 않는 샹파뉴 세례를 받는 것을 피하기 위한 사전조치다. 묶인 쇠줄을 풀어 그대로 코르크 위에 씌워 놓은 채, 병을 약간 기울인 상태에서 코르크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병을 돌린다. 즉 (오른손잡이일 경우) 왼손으로 코르크를 단단히 쥐고, 오른손으로 병을 돌린다는 얘기다. 그리고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천천히 코르크를 뽑아(약간의 연습이 필요하지만) 가스가 ‘피식’ 하고 새어나가게 한 후, 가능하면 소리가 거의 없이 여는 것이 샹파뉴를 따는 최고의 예의이고 멋이다. 샹파뉴 병을 열심히 흔들어 승리자의 머리 위로 거품을 마구 뿜어내는 행위는 특별한 세리머니일 뿐이다.
샹파뉴가 축제와 유혹의 술인 만큼 많은 일화가 전해온다. 대단한 샹파뉴의 애호가로 목욕도 샹파뉴로 했다는 루이 15세(Louis XV)의 애첩 퐁파두르(Madame de Pompardour) 부인은 “아무리 마셔도 여성의 아름다움을 손상시키지 않는 유일한 술”이라 극찬했다. 그녀의 샹파뉴에 대한 남다른 애정 때문인지, 처음으로 만든 샹파뉴 잔은 그녀의 젖가슴에서 주물을 뜬 것이란 소문이 돌 정도였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녀의 가슴은 그리 풍만하지 않았으리라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카사노바나 돈 주앙의 명성을 드높이는 데도 샹파뉴가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물론 그들의 넘치는 개인적 매력을 폄하할 의도는 없지만, 유럽 귀족 여성들의 마음의 빗장을 열게 하고, 작업을 거는 데 샹파뉴보다 더 적절한 수단은 없었다고 한다. 이는 지금까지도 예외는 아니다.
>> 장 홍 (張洪)
성균관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에서 국제관계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프랑스 알자르 소믈리에협회 준회원이며, 등 다수의 저서를 펴냈다. 사회학적 측면에서 살펴본 와인, 인류역사 속 와인의 의미와 파워, 예술 인문학을 통해 본 와인 등에 대해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어떤 차를 마셔야 내 몸이 좋아할까? 단순히 기호음료가 아니고 효능 면에서 약리(藥理)적인 효과가 있음이 알려진 각종 차들. 각자의 체질에 맞는 이로운 한약재를 선별해 마신다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옴니허브 허담 원장이 한의학의 한열조습론(寒熱燥濕論)을 따라 차를 선택하는 방법을 공개했다.
차가운 사람은 ‘귤피+현미+계피’
몸이 차가운 사람은 ‘한(寒)’체질로 혈액순환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는 평소 따뜻한 물 한 잔도 보약이 될 수 있다. 차가운 몸에 맞는 한약재로는 따뜻하고 온화한 성질의 귤피, 계피, 생강, 인삼, 대추, 황기, 강황 등이 있다.
몸에 좋은 한방차로는 당귀차, 귤피차, 회향차, 쑥차, 생강꿀차가 있다. 잘 어울리는 재료를 배합해 블랜딩차로 만들어 마시면 차 마시는 즐거움과 이로움이 배가된다. 차가운 몸에 어울리는 따뜻한 블랜딩차는 유기농 귤피와 현미, 계피의 혼합으로 만들 수 있다. 구수한 단맛에 향긋한 내음이 일품이다.
더위타는 사람은 ‘볶은메밀+박하+솔잎’
더위를 많이 타고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다혈질적 성격이거나 평소 갈증이 많은 사람은 ‘열(熱)’체질인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는 몸의 안팎을 식혀줄 수 있는 차갑고 서늘한 성질의 한약재들이 적합하다.
대표적인 한약재들로는 박하, 메밀, 뽕잎, 국화, 치자, 갈근, 맥아, 황금 등이 있다. 차로 마시기에는 국화차, 박하차, 민들레차, 인진쑥차, 시원한 보리차 등이 맛도 좋고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한방차이다.
블랜딩 차로는 볶은 메밀에 말린 박하잎과 솔잎을 넣어 살짝 우려 마시는 방법을 추천한다. 이들의 조합은 맛이 깔끔하고 청량한 것이 특징.
건조한 사람은 ‘둥글레+밀+모과’
평소 피부가 잘 건조해지거나 마른 기침이 잦은 이들이 ‘조(燥)’체질에 해당된다. 이들은 한의학에서 보면 인체의 진액이 잘 마르는 형이기 때문에 진액을 보충해 몸에 윤기가 흐를 수 있게 해주는 한약재들이 유용하다.
대표적인 한약재는 둥글레, 오미자, 매실, 구기자 등이며, 한방차로 어울리는 것들은 둥굴레차, 맥문동차, 산수유차, 홍삼지황차, 오미자차 등이다. 가장 좋은 조합의 블랜딩 차는 둥굴레와 밀, 모과를 섞은 차로 이들의 조합은 구수하고 단백하다.
살찌는 사람은 ‘귤피+연잎+율무’
평소 몸이 쉽게 붓고 무거워 움직임이 둔하거나 나른한 사람들, 혹은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사람들이 ‘습(濕)’체질에 해당한다.
이들의 습한 기운을 줄여줄 수 있는 성질의 한약재는 백출, 복령, 율무, 귤피, 여지, 도라지, 생강 등이 있으며 차로 마시기에는 연잎차, 도라지차, 솔잎차, 생강차, 율무차, 귤피차 등이 좋다. 가장 좋은 조합의 블랜딩 차는 유기농 귤피와 연잎, 율무를 혼합한 차로 은은한 향과 함께 부드러운 맛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