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이상의 음료를 섞어 만든 칵테일은 그 종류만 해도 수십, 수백 가지가 된다. 다양한 맛과 향, 청량감을 자랑하는 칵테일과 함께 시원한 여름밤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김행수(60), 조미옥(59) 두 동년기자가 ‘루이스 바’에 방문했다.
다양한 칵테일을 맛볼 수 있는 바(Bar)
옛날에는 호텔이나 번화가에서만 볼 수 있었던 바를 이제는 동네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선정릉의 한 골목길에 위치한 ‘루이스 바’도 그중 하나다. 한국음료강사협의회 전재구 대표는 “사람들에게 바 문화가 친숙해지면서 멀리 가지 않고도 칵테일이나 와인을 마실 수 있는 바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바를 낯설어하는 사람도 많다. 문란하진 않을까, 복장에 신경 써야 하는 건 아닐까 지레짐작을 하고 걱정을 하는 것이다. 전 대표는 “우선 문을 열고 들어가 보시라”며 조언한다.
“바는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있어요. 전혀 문란한 공간이 아닙니다. 또 바에는 정해진 룰이 없기 때문에 편하게 오셔도 됩니다. 단, 지나치게 많이 마셔 취한다면 실례를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김행수 동년기자
어떤 분위기에서 술을 마시냐에 따라 대화의 주제와 질이 달라진다. 바에서 먹는 칵테일이 조금 비싸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몇만 원 더 투자해서 기분 좋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전혀 아깝지 않다고 생각한다.
조미옥 동년기자
‘바’ 하면 시끄럽고 문란한 이미지만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은은한 조명과 조용한 바의 분위기는 오히려 상대방의 말에 귀를 더 기울일 수 있도록 도와줬다. 바가 처음이라면 바텐더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에 앉아보길 추천한다.
어떤 칵테일을 마셔야 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바에 들어왔다면 절반은 성공이다. 이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칵테일을 주문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여기서 또 다른 고민이 생긴다. 수십여 종에 이르는 칵테일 중 어떤 걸 주문해야 할지 어렵기 때문이다. 섹스 온 더 비치, 오르가슴 등 자극적인 이름의 칵테일부터 진토닉, 모히토, 코스모폴리탄, 블랙 러시안 등 친숙한 이름의 칵테일이 눈에 띈다. 한 번쯤은 영화 ‘007’ 시리즈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가 되어 마티니를 시켜보는 것도 좋겠다. 가장 좋은 방법은 바텐더에게 물어보거나 추천을 받는 것이다. 추천받을 땐 두루뭉술하게 ‘맛있는 칵테일’이라고 말하지 말고 신만, 단맛, 쓴맛 등 좋아하는 맛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게 좋다.
김행수 동년기자
아내와 데이트할 때 마셨던 핑크레이디 칵테일이 생각났다. 지금은 많이 찾는 칵테일이 아니라 하니 내심 아쉬웠다. 그 대신 칵테일로 진토닉을 추천받았다. 헨드릭스 진을 사용한 진토닉은 오이와 어울려 깔끔하게 마시기 좋았다. 이처럼 바텐더에게 추천을 받으면 입맛에 맞는 칵테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조미옥 동년기자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이 영화 ‘내부자들’에서 배우 이병헌이 “모히토에 가서 몰디브나 한 잔”이라는 대사였다. 이렇게 기억에 남는 칵테일을 주문해보니 꽤 즐거웠다. 비록 몰디브에서 먹는 모히토는 아니었지만, 라임의 상큼함과 애플민트의 향긋한 향이 어우러진 모히토는 여름과 잘 어울리는 칵테일이었다.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칵테일
칵테일은 집에 손님을 초대했을 때 파티 분위기를 내기에 딱 좋은 메뉴다. 또 특별한 기술 없이 냉장고 속 재료만으로도 손쉽게 만들 수 있어 취미로 즐기기에도 좋다. 칵테일을 만들 때 필요한 대표적인 도구로는 음료를 섞어주는 셰이커(shaker), 재료의 용량을 재는 지거(jigger), 레몬, 라임 등 과일즙을 짤 때 사용하는 스퀴저(squeezer) 등이 있다. 이렇게 몇 가지 도구만 갖춘다면 집에서도 근사한 칵테일을 만들 수 있다. 칵테일의 매력 중 또 한 가지는 바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음료라는 점이다. 모든 칵테일에 알코올이 들어 있을 것 같지만 무알코올 칵테일(mocktail)도 있다. 술 대신 달콤한 주스를 섞어도 좋다. 올여름엔 집에 놀러온 손주를 위해 시원한 칵테일 한 잔 만들어보자.
김행수 동년기자
무알코올의 선라이즈 칵테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원래는 테킬라에 오렌지 주스와 석류 시럽을 넣어 만든 테킬라 선라이즈가 원조이지만 테킬라 대신 파인애플 주스를 넣으면 아이들도 먹을 수 있는 무알코올 칵테일이 만들어진다. 질량이 큰 시럽이 아래쪽에 쌓이면서 3층 구조를 이룬다.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이 칵테일을 아이들에게 보여준다면 인기 만점 할아버지가 되지 않을까.
조미옥 동년기자
이번 체험을 통해 처음으로 칵테일을 만들어봤다. 보드카, 트리플섹, 라임 주스, 크랜베리 주스를 섞은 코스모폴리탄이라는 칵테일은 미국 시트콤 ‘섹스 앤 더 시티’를 통해 유명해졌다. 바텐더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셰이커에 얼음과 음료를 넣고 흔들었다. 셰이커를 눈높이까지 올려 힘차게 흔들어주는 동작은 처음 해보는 것이라 어색했지만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었다. 또 얼음과 셰이커가 부딪쳐 내는 소리는 듣는 것만으로도 기분을 시원하게 해줬다.
‘민속극장풍류’는 내가 관련하는 기관과 가까운 거리에 있어 시간이 날 때마다 자주 찾는다. 담장 하나 너머로 소나무 숲이 울창한 선정릉이 있어 주변 경치도 무척 아름답다. 높은 빌딩 숲 가운데 넓은 능이 있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다.
민속극장풍류는 우리나라 무형문화재를 보존·전수하는 ‘국가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 건물 안에 있다. 전수교육관은 명칭 그대로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와 전승자를 위한 작품을 전시하거나 무대에 올리는 등 민족 정체성의 근간이 되는 전통예술의 버팀목 역할을 한다. 반원형의 아담한 공연장으로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가까워 출연자들의 표정과 숨소리, 손끝 떨림까지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러한 공간의 특성상 예전 풍류방(風流房)이나 마을의 넓은 마당에서 열렸던 여러 가지 전통 마당놀이 등을 시연(試演)하기 좋은 공연장이다. 매주 금요일은 무형문화재 예능 종목을 소개하는 상설공연으로 판소리, 굿, 탈춤, 민요, 가야금 등 다양한 주제의 볼거리가 마련돼 있다.
가능하면 공연시간보다 1시간 정도 일찍 나서서 가족과 함께 능 산책을 한 후 공연 관람을 하면 더욱 알찬 시간이 될 것이다. 또 인근에 직장인들의 경우 접근성이 좋아 퇴근 후 관람하기에도 제격이라 말한다. 한 달에 무료공연을 열흘씩이나 하는 데다가 오후 3시에서 7시 30분 사이에 시작한다. 돈 없고, 시간 없고, 거리가 멀다는 핑계를 한 번에 없앨 수 있는 곳이 있다니,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2018년 6월 극장 ‘풍류’ 무료공연일정
△1일 19:00 ‘발탈’ 문영식(국가무형문화재 제79호 발탈 전수교육조교) △5일 19:30 ‘거문고산조’ 김선한(국가무형문화재 제16호 거문고산조 전수교육조교) △8일 20:00 ‘가곡’ 김경배(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예능보유자) △9일 17:00 ‘강령탈춤’ 김정순, 손용태 외 강령탈춤보존회 (국가무형문화재 제34호 강령탈춤) △10일 17:00 ‘경기민요’ 김혜란(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전수교육조교) △12일 19:30 ‘경기민요’ 이춘희(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예능보유자) △14일 15:00 ‘판소리’ 송순섭(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 예능보유자) △15일 19:30 ‘판소리고법’ 정철호(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고법 예능보유자) △16일 15:00 ‘발탈’ 조영숙(국가무형문화재 제79호 발탈 예능보유자) △23일 17:00 ‘서도소리’ 김광숙(국가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예능보유자) △25일 19:30 ‘거문고산조’ 김영재(국가무형문화재 제16호 거문고산조 예능보유자) △29일 19:30 ‘판소리’ 신영희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 예능보유자)
자세한 일정 확인 및 문의는 한국문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종묘는 종로 3가역과 5가역 근처에 있다. 초등학교 때 단체로 갔던 기억이 있고 그 후로는 가보지 못했다. 조선왕조의 혼백을 모신 곳이라 하여 조심스럽기도 해서 왠지 발길이 가지 않던 곳이다. 그러나 몇 해 전 종묘 앞 쪽에 광장과 공원을 마련하고 대로변에 위치하고 있어 가볼만 한 곳이 되었다.
입장료 1,000원인데 경로 우대는 무료이다. 안내서는 무료로 주지만, 자세한 설명이 잇는 소책자는 500원에 사야 한다. 아무 때나 들어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제로 입장시켜 시간이 안 맞으면 번거롭다. 대부분 한 시간 간격이다. 일단 들어가면 해설사가 붙고 50분 동안 경비들이 지킨다. 그래서 정문까지 갔다가 돌아선 적이 몇 번 있다.
종묘는 종로에 있는 묘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종로는 쇠북 종(鐘)이고, 종묘의 종(宗)은 마루 종이라 하여 산마루처럼 꼭대기를 뜻한다. 그러므로 왕과 왕비의 혼백을 모신 곳이다. 사람이 죽으면 육체는 썩어 없어지지만, 혼백은 남아 있다는 유교 사상에서 유래된 것이다. 나무로 만든 신주가 혼백이 머무는 곳이라는 것이다. ‘혼비백산’은 혼백에서 나온 말로 혼이 나갈 정도로 놀랐을 때 쓰는 말이다.
종묘는 정전이 가장 대표적인 건물이다. 길이가 101m에 달하는 가장 긴 한식 건물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5명의 왕을 모시려 했으나 조선 왕조가 500년간 이어지면서 왕과 왕비들도 늘어나자 옆으로 계속 이어 지었다고 한다. 모두 정전에 모시지 못해 비중이 좀 떨어지는 왕들은 옆 건물인 영녕전에 모셨다고 한다. 그래서 여기 오면 학창 시절에 배웠던 조선 왕들의 순서와 여기 모신 왕들의 순서가 다르다. 원래 조선 건국을 개성에서 하고 한양으로 옮겨 왔을 때 지어졌으나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진 것을 다시 지은 것이다. 정전은 국보, 영녕전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고 종묘 제례는 무형 문화재,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종묘는 분위기가 다른 왕릉과 다르다. 일단 잘 가꾼 나무가 많아 공원 같은 분위기인 것은 비슷하지만, 정전 앞에 이르면 단조로운 긴 건물과 넓은 공간에 분위기가 차분하다. 그래서 ‘멍 때리기 좋은 곳’이라는 것이다. 정전 앞에 서 있으면 생각이 차분해진다고 한다. 정말 묘한 차분함이 느껴진다.
조선 왕릉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 되어 있으며 북한에 2기를 제외하고 40기가 대한민국에 온전히 보존되어 있다는 것이다. 종묘에 간 날 마침 서오릉에 갈 일이 있었다. 왕실도 신분에 따라 능, 원, 묘로 구분되어 있다는 것이다. 직계냐 아니냐의 차이이다. 종묘에서 조선왕릉에 대한 이해를 하고 가니 훨씬 도움이 되었다. 그러고 보니 강남에 있는 선정릉, 학창 시절 소풍 가던 동구릉, 양재꽃시장 쪽에서 성남 가는 길에 있는 헌인릉, 여주의 영릉과 명릉, 영월의 장릉, 군대 생활하던 곳과 가까웠던 파주의 공순영릉까지는 가 봤다. 서울에 가까이 있는데도 못 가본 정릉이나 태릉 등 아직 안 가본 곳이 꽤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남양주 사릉, 홍릉, 유릉, 광릉 등 이름도 생소하거나 어디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해 못 갔다. 교통이 불편하기도 하고 가 봐야 비슷비슷하니 안 갔을 것이다.
강화도는 서울 서쪽에 위치해 있다. 자가용이 있던 시절에 몇 번 가보고 그 후로는 오랫동안 외면하던 곳이다. 초지진, 광성보 등 해안에 초라한 진지가 남아 있을 뿐 별로 기억에 남는 것들이 없다. 마니산은 올라가는 계단만 보고 왔고 전등사는 다른 곳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절이었다. 어느 식당에 갔다가 음식이 너무 맛이 없어 일행들이 젓가락만 돌리고 있어 뒷산에 있는 고들빼기를 좀 뜯어와 겨우 한 끼를 먹은 적도 있다. 폭우를 만나 하마터면 급류에 휩쓸려 일가족이 몰사할 뻔하기도 했다. 석모도에 갔을 때는 불친절함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왔다. 강화도의 밴댕이회가 유명하다지만 생선회는 어디나 비슷비슷하다.
얼마 전 한국시니어블로거협회 회원 40명이 대중교통으로 강화도에 다녀왔다. 강동 쪽에서 전철로 송정역까지 2시간 걸렸고, 송정역에서 다시 3000번 버스를 타고 1시간 반을 달리고 나서야 강화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다음 날부터 시작된다는 장마 때문인지 날씨는 푹푹 찌고 불쾌지수가 높았다.
이번에는 시내 쪽으로 가봤다. 횡단보도 신호등을 대여섯 개 지나자 남문이 나왔다. 남문을 지나서 조금 더 가니 서문이 보였다. 서문 안쪽으로 다시 시내 도로로 되돌아 나오는 길에 용흥궁이라는 표지가 있었다. 도로 안쪽에 작은 표지판이 있어 미리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가면 지나치기 쉽다.
용흥궁은 철종이 19세 때까지 살던 사저였는데 그 후 기와집으로 새로 지었다. 성공회성당이 높은 자리에 위용을 자랑하고 있어 하마터면 못 보고 갈 뻔했다. 이 광장이 이번 관광의 하이라이트였다. 심도 직물이라는 큰 직물회사가 있던 자리라고 했다. 한쪽으로는 강화 문학관이 있고 마침 조경희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지나칠 뻔 했던 곳이 고려 궁지도 관람할 수 있었다. 강화 성당을 보고 언덕을 올라갔는데 초라한 한식 대문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고려 궁지’였다. 입장료는 900원, 경로우대는 무료였다. 서울 선정릉의 4분의 1 정도밖에 안 되는 곳인데 이곳이 바로 고려시대 몽고의 침략 당시 도읍을 개성에서 강화로 옮긴 곳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왕이 있었던 곳이다. 1232년부터 39년간이었다. 그 당시에도 불에 탔고 개화기에도 프랑스 선원들이 불에 태워 다시 지었다. 이곳에는 그 유명한 외규장각이 있다. 전철 한 칸의 3분의 1 정도 되는 작은 건물이다. 조선의궤를 따로 보관하던 곳인데 프랑스 선원들이 훔쳐갔던 의궤를 얼마 전 프랑스에서 영구 반환받아 조명을 받았던 곳이다.
고려 궁지 성벽을 따라 북문 쪽으로 올라갔다. 아름드리 벚꽃 나무들이 도열해 있었다. 제철에 오면 볼 만할 것 같았다. 강화도에도 둘레길이 있다. ‘강화 나들길’이라 하여 6시간짜리 코스가 20개나 있다. 지금 이웃 교동도에는 연육교가 있어 강화도와 연결되고 석모도도 곧 다리가 완성될 예정이다. 자동차가 있으면 하루 일정으로 교동도까지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가 없으며 1박 정도 예상해야 한다. 오가는데 너무 멀어 진이 다 빠지는 것 같다. 그래도 강화도는 서울의 관문으로 외세 침략을 일선에서 막던 역사를 지니고 있는 곳이다. 1970년대 서울의 모습이 연상되었다. 앞으로 역사와 관광의 이점을 잘 살린다면 가볼 만한 장소가 될 것 같다.
올해 궁궐 봄꽃 소식은 예년과 변함없이 창덕궁후원 연못인 관람지와 창경궁 경춘전 화계의 생강나무꽃이 다음 주부터 먼저 전한다.
이어 봄의 정령 매화꽃은 경복궁 경내를 비롯해 창덕궁 낙선재 앞과 창경궁 옥천교 어구 등지에서 다음달 초중반에 피어나고, 그밖에 궁궐 곳곳에서는 살구꽃, 앵두꽃, 산철쭉, 모란꽃 등이 다투어 핀다.
20일 문화재청이 발표한 올해 봄꽃 개화 소식을 보면 왕릉에서는 여주 영릉, 융건릉, 김포 장릉 등지의 산책길 진달래꽃과 서오릉과 선정릉 산책길 산벚꽃이 피어난다. 또 동구릉과 사릉에서는 복수초와 금낭화 등의 야생화와 그 외 왕릉에도 산수유꽃, 개나리꽃, 산철쭉꽃, 때죽나무꽃 등이 피어난다.
기상청은 올해 봄꽃 개화가 평년보다 2~3일 정도 늦을 것으로 내다봤다.
봄꽃은 개화 후 만개까지 일주일 정도 걸리므로 개화일로부터 일주일 전후에 궁궐과 왕릉을 방문하면 아름다운 봄꽃과 함께 즐거운 봄 길 여행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문화재청은 덧붙였다.
궁궐과 왕릉을 비롯한 주요 유적지 봄꽃 개화 예상 시기는 문화재청 누리집(www.cha.go.kr)에서 확인하면 된다.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여행길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되는 문화유산은 왕릉이다. 개인적 취향에 따라 깊은 감흥을 느끼기도 하고 지루함의 원천이기도 한 왕릉은 대부분 풍수지리학적으로 명당에 위치, 주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여행이 된다.
조선왕릉은 500년 넘게 지속된 왕조의 왕과 왕비가 묻힌 무덤이다. 따라서 왕릉만 둘러봐도 당시의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변천 과정을 파악할 수 있어 현장학습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부터 마지막 황제 순종의 유릉까지 총 42기 중 북한 개성에 위치한 2기를 제외한 40기(서울 8기·경기 31기·강원 1기)의 왕릉이 인류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그중 태릉과 강릉(서울 노원구)은 중종의 계비인 문정왕후, 그의 아들인 명종과 인순왕후의 능묘다. 태릉은 국가대표 선수촌이 들어서면서 언론으로부터 집중 조명, 왕릉보다 선수촌이 더 유명해졌다. 그러나 선수촌 개발은 왕릉 훼손의 원인이 됐다. 특히 하나로 이어졌던 태릉과 강릉이 완전히 분리됐다. 강릉은 그동안 문화재 보존 차원에서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해 1월 1일부터 경기 남양주 사릉(思陵)과 함께 개방됐다. 사릉은 단종의 비 정순왕후의 능으로 다른 능에 비해 단출한 것이 특징이다.
동구릉(경기 구리)은 경복궁의 동쪽에 아홉 개의 능이 모여 있다 해서 동구릉이라 이름 붙여졌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대 왕릉군으로 조선을 개국한 태조의 건원릉을 비롯해 현릉, 목릉, 숭릉, 원릉, 수릉, 경릉, 휘릉, 혜릉이 함께 자리한다.
영녕릉(경기 여주)은 세종 영릉과 효종 영릉을 함께 부르는 말이다. 세종 영릉은 조선왕릉 최초의 합장 능으로 소헌왕후와 함께 합장돼 있다. 효종 영릉은 인선왕후와 함께 있는 쌍릉이다.
서오릉(경기 고양)은 서쪽에 다섯 개의 능이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추존왕 덕종 경릉과 예종 창릉, 숙종 명릉, 익릉, 홍릉을 비롯해 순창원 등 2원 1묘가 있어 동구릉 다음으로 큰 왕릉군이다.
파주삼릉(경기 파주)은 세자빈으로 세상을 떠난 장순왕후의 공릉과 성종의 비 공혜왕후의 순릉 그리고 영조의 장남인 추존왕 진종과 그의 비 효순왕후의 능이다. 서삼릉(경기 고양)은 서쪽에 있는 세 개의 능으로 희릉, 효릉, 예릉이 자리하고 있다.
장릉(경기 김포)은 인조의 아버지 추존 원종과 비 인헌왕후를 모신 쌍릉으로 대원군의 묘제를 따라 봉분은 병풍석과 난간석 없이 호석(무덤의 외부를 보호하기 위해 돌을 이용해 만든 시설물)만 두르고 있다.
조선왕릉은 대부분 1000원 정도의 입장료를 지불한다. 주차비를 별도로 징수하는 곳도 있다. 일부 왕릉은 시간을 정해 왕릉에 대한 문화해설을 진행하고 있어 사전정보 파악 후 입장하면 보다 기억에 남는 여행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