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엔 칵테일

기사입력 2018-07-09 11:42 기사수정 2018-07-09 11:42

[우리들의 체험]

두 가지 이상의 음료를 섞어 만든 칵테일은 그 종류만 해도 수십, 수백 가지가 된다. 다양한 맛과 향, 청량감을 자랑하는 칵테일과 함께 시원한 여름밤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김행수(60), 조미옥(59) 두 동년기자가 ‘루이스 바’에 방문했다.


다양한 칵테일을 맛볼 수 있는 바(Bar)

옛날에는 호텔이나 번화가에서만 볼 수 있었던 바를 이제는 동네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선정릉의 한 골목길에 위치한 ‘루이스 바’도 그중 하나다. 한국음료강사협의회 전재구 대표는 “사람들에게 바 문화가 친숙해지면서 멀리 가지 않고도 칵테일이나 와인을 마실 수 있는 바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바를 낯설어하는 사람도 많다. 문란하진 않을까, 복장에 신경 써야 하는 건 아닐까 지레짐작을 하고 걱정을 하는 것이다. 전 대표는 “우선 문을 열고 들어가 보시라”며 조언한다.

“바는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있어요. 전혀 문란한 공간이 아닙니다. 또 바에는 정해진 룰이 없기 때문에 편하게 오셔도 됩니다. 단, 지나치게 많이 마셔 취한다면 실례를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촬영 협조 루이스 바(서울 강남구 봉은사로68길 21 2층)(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촬영 협조 루이스 바(서울 강남구 봉은사로68길 21 2층)(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김행수 동년기자

어떤 분위기에서 술을 마시냐에 따라 대화의 주제와 질이 달라진다. 바에서 먹는 칵테일이 조금 비싸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몇만 원 더 투자해서 기분 좋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전혀 아깝지 않다고 생각한다.

조미옥 동년기자

‘바’ 하면 시끄럽고 문란한 이미지만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은은한 조명과 조용한 바의 분위기는 오히려 상대방의 말에 귀를 더 기울일 수 있도록 도와줬다. 바가 처음이라면 바텐더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에 앉아보길 추천한다.


어떤 칵테일을 마셔야 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바에 들어왔다면 절반은 성공이다. 이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칵테일을 주문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여기서 또 다른 고민이 생긴다. 수십여 종에 이르는 칵테일 중 어떤 걸 주문해야 할지 어렵기 때문이다. 섹스 온 더 비치, 오르가슴 등 자극적인 이름의 칵테일부터 진토닉, 모히토, 코스모폴리탄, 블랙 러시안 등 친숙한 이름의 칵테일이 눈에 띈다. 한 번쯤은 영화 ‘007’ 시리즈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가 되어 마티니를 시켜보는 것도 좋겠다. 가장 좋은 방법은 바텐더에게 물어보거나 추천을 받는 것이다. 추천받을 땐 두루뭉술하게 ‘맛있는 칵테일’이라고 말하지 말고 신만, 단맛, 쓴맛 등 좋아하는 맛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게 좋다.

▲헨드릭스 진과 토닉워터를 섞은 진토닉(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헨드릭스 진과 토닉워터를 섞은 진토닉(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코스모폴리탄과 모히토(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코스모폴리탄과 모히토(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김행수 동년기자

아내와 데이트할 때 마셨던 핑크레이디 칵테일이 생각났다. 지금은 많이 찾는 칵테일이 아니라 하니 내심 아쉬웠다. 그 대신 칵테일로 진토닉을 추천받았다. 헨드릭스 진을 사용한 진토닉은 오이와 어울려 깔끔하게 마시기 좋았다. 이처럼 바텐더에게 추천을 받으면 입맛에 맞는 칵테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조미옥 동년기자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이 영화 ‘내부자들’에서 배우 이병헌이 “모히토에 가서 몰디브나 한 잔”이라는 대사였다. 이렇게 기억에 남는 칵테일을 주문해보니 꽤 즐거웠다. 비록 몰디브에서 먹는 모히토는 아니었지만, 라임의 상큼함과 애플민트의 향긋한 향이 어우러진 모히토는 여름과 잘 어울리는 칵테일이었다.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칵테일

▲재료의 용량을 잴 때 사용하는 지거(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재료의 용량을 잴 때 사용하는 지거(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칵테일은 집에 손님을 초대했을 때 파티 분위기를 내기에 딱 좋은 메뉴다. 또 특별한 기술 없이 냉장고 속 재료만으로도 손쉽게 만들 수 있어 취미로 즐기기에도 좋다. 칵테일을 만들 때 필요한 대표적인 도구로는 음료를 섞어주는 셰이커(shaker), 재료의 용량을 재는 지거(jigger), 레몬, 라임 등 과일즙을 짤 때 사용하는 스퀴저(squeezer) 등이 있다. 이렇게 몇 가지 도구만 갖춘다면 집에서도 근사한 칵테일을 만들 수 있다. 칵테일의 매력 중 또 한 가지는 바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음료라는 점이다. 모든 칵테일에 알코올이 들어 있을 것 같지만 무알코올 칵테일(mocktail)도 있다. 술 대신 달콤한 주스를 섞어도 좋다. 올여름엔 집에 놀러온 손주를 위해 시원한 칵테일 한 잔 만들어보자.

▲조미옥 동년기자와 김행수 동년기자(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조미옥 동년기자와 김행수 동년기자(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김행수 동년기자

무알코올의 선라이즈 칵테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원래는 테킬라에 오렌지 주스와 석류 시럽을 넣어 만든 테킬라 선라이즈가 원조이지만 테킬라 대신 파인애플 주스를 넣으면 아이들도 먹을 수 있는 무알코올 칵테일이 만들어진다. 질량이 큰 시럽이 아래쪽에 쌓이면서 3층 구조를 이룬다.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이 칵테일을 아이들에게 보여준다면 인기 만점 할아버지가 되지 않을까.

조미옥 동년기자

이번 체험을 통해 처음으로 칵테일을 만들어봤다. 보드카, 트리플섹, 라임 주스, 크랜베리 주스를 섞은 코스모폴리탄이라는 칵테일은 미국 시트콤 ‘섹스 앤 더 시티’를 통해 유명해졌다. 바텐더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셰이커에 얼음과 음료를 넣고 흔들었다. 셰이커를 눈높이까지 올려 힘차게 흔들어주는 동작은 처음 해보는 것이라 어색했지만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었다. 또 얼음과 셰이커가 부딪쳐 내는 소리는 듣는 것만으로도 기분을 시원하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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