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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벼운 인생 만드는 미니멀 라이프, ‘비움’ 아닌 ‘소유’가 핵심
- 언제부터인가 불필요한 물건이나 일을 줄여 단순한 생활 방식을 택하는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꼭 필요한 것만 소유함으로써 더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된다는 건데, 막상 집 안을 둘러보면 뭐 하나 쉽게 버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가장 좋은 것 딱 두 개만 남기고 다 버리세요!”라는 정리수납 전문가의 말에 물건 정리를 하겠노라 다짐한 김말녀(65세, 가명) 씨. 우선 오래돼 코팅이 벗겨진 프라이팬을 버리고 가장 좋은 걸 꺼내려고 수납장을 열었다가 ‘어머!’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온갖 종류의 프라이팬이 14개나 나왔다. 사은품으로 받아서, 누가 줘서, 홈쇼핑에서 세일해서 등 온갖 이유로 들여온 것들이 어느새 이렇게 쌓여 있었던 것. 그런데 끝이 아니었다. ‘또 뭘 샀느냐’는 남편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 신발장에 넣어두고 잊어버린 프라이팬 하나가 더 있었다. 우스갯소리 아닌가 싶겠지만 실화다. 게다가 이건 당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니라고? 지금 당장 부엌으로 가 찬장을 열어보자. ‘○○은행’ 로고가 크게 자리 잡은 컵과 ‘○○카페’ 로고가 적힌 텀블러가 몇 개나 나오는지 말이다. “모든 물건에는 이유가 있다!” 김민주 한국청소직업전문학원 이사, 이지영 새삶 대표에게 ‘왜 우리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느냐’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내가 사는 집에 있는 물건이지만 남을 생각한 이유가 붙어 있다는 뜻이다. 대개는 이런 이유다. ‘아들이 사준 비싼 가방’, ‘돌아가신 아버지가 선물한 만년필’, ‘결혼 기념으로 산 와인 잔’, ‘딸 결혼하면 줄 그릇’ 같은. 선물한 사람의 마음을 생각해서, 자녀에게 주려고, 돌아가신 부모님을 추억하려고 등 ‘나’가 아닌 다른 이를 기준으로 가치를 두는 물건들이다. 그렇다고 쓰임이 있는 건 아니기에 어딘가에 놓여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을 뿐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과감히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아 조언한다. 나이 들수록 사람, 시간, 물건, 공간 등 정리할 게 많아진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시도해볼 수 있는 건 물건이다. 물건이 비워지면 공간도 정리된다. 공간은 나의 생활 습관이 남긴 흔적들로 채워져 있다. 따라서 공간을 비우면 삶도 정리된다. 기준은 ‘나’다. 물건을 정리하다 보면 공간의 쓰임을 생각하게 된다. 그 공간에서 나의 생활이 어떤지도 돌아보게 된다. 그러다 보면 사람, 시간 등 내 인생도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미니멀 라이프의 장점이다. 비움에 앞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소유하지 않는 것이다. 새 물건을 들이지 말라는 의미다. 무엇을 버릴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나에게 필요한가를 알아가는 것이 미니멀 라이프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비우는 과정을 통해 소유에 관한 자신만의 기준을 다시 세우게 된다.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여전히 미니멀 라이프가 어려운 이들을 위한 실천 방법을 알아봤다. 1. 습관 점검하기 아침에 일어나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어떻게 움직이는지 동선을 살펴보자. 하루에 한 번도 들어가지 않는 방도 있을 테고, 한 번도 열어보지 않는 서랍장도 있을 것이다. 아무리 비싼 옷을 사도 손이 자주 가지 않으면 옷장 한켠에 자리만 차지하는 것처럼 자주 사용하는 컵, 자주 앉는 소파 자리, 자주 입는 옷 등을 보며 꼭 필요한 것의 기준을 세운다. 그러려면 집 안에 뭐가 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내가 자주 쓰는 것들이 무엇인지, 저 물건은 저 자리에 얼마나 놓여 있었는지 관찰해보자. 생활 습관을 바꿈으로써 자연스럽게 정리를 시작하는 방법도 있다. 식탁 위를 보자. 각티슈, 건강보조제, 볼펜, 안경, 식물 등 무언가가 반드시 놓여 있을 것이다. 모두 다 치워보자. 항상 깨끗하게 비워져 있는 식탁을 보다 보면 물 마신 컵을 그곳에 놓지도, 먹다 남은 피자를 그대로 두지도 않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다. 김민주 이사는 “짐 속에 파묻혀 생활하면 집에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게 아니라 빼앗기게 된다”면서 “나이 들면 아플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집의 쾌적함을 유지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 주어진 공간에 만족하기 신발장을 열어보면 신발이 위아래로 서로 엉켜 있는 집이 많다. 그러고도 넘쳐서 현관에 줄지어 있다. 버림의 첫 시작은 나에게 주어진 공간을 인정하는 것이다. 신발장이 열 칸이라면 신발도 열 켤레만 있어야 한다. 비좁은 공간을 어떻게든 활용해 수납의 묘수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공간을 얼마나 쾌적하게 누릴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여기까지만 생각해도 버려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버리는 게 너무 어렵다면 다음 두 가지를 우선 실행해보자. 이지영 대표는 딱 세 가지를 먼저 버려보라고 조언했다. 오래된 수건, 일회용품 용기, 화장품 샘플이다. 수납장 어딘가에 지금 쓰는 수건 개수만큼의 새 수건이 분명 있을 것이다. 재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 쟁여둔 일회용품 용기도 과감하게 버리자. 찬장 속 주방 용기로 충분하다. 발뒤꿈치에라도 바르려고 놔두었던 유통기한 지난 샘플 역시 버리자. 소중한 나를 위해 좋은 것을 바르겠다는 마음으로. 김민주 이사는 하루에 딱 한 가지씩 30일 동안 매일 버려볼 것을 권유했다. 30년 넘게 모아둔 물건을 하루아침에 버릴 수는 없다. 휴대폰에 ‘버림의 행복’이라는 사진첩을 따로 만들어 버린 물건은 사진으로 찍어놓는다. 시간이 지나 사진첩을 보면 ‘우리 집에 이런 물건이 있었나?’ 싶을 것이다. 꼭 지켜야 할 점은 하루에 딱 한 개만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 30일은 볼펜류, 티셔츠류, 그릇류 등 하루에 한 종류를 모아 버린다. 이렇게 100일을 반복하면 어느새 집이 쾌적해졌음을 느낄 것이다. 3. 현재의 ‘나’ 생각하기 물건의 필요를 고민할 때는 ‘나’를 기준으로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나의 과거가 담긴 물건, 내 미래를 위해 비축해둔 물건을 너무 많이 쌓아둔다. 물건의 용도는 ‘쓰임’이라는 걸 잊지 말자. 내 인생에 가장 젊은 날은 오늘이다. 제일 좋은 것은 지금 써야 한다. 주의할 점은 다른 구성원의 기준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민주 이사는 ‘내 기준을 절대 강요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가족의 물건은 해당 물건의 주인이 버릴지 말지 결정해야 한다. 서로 다른 취미가 있다면 공간을 나누어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지영 대표는 “한 사람의 취향이 모든 공간을 지배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피규어를 모으는 취미가 있다면 자리를 정해 그 공간에만 둘 수 있도록 한다. 자녀가 독립해 두 부부만 지낸다면 각 방을 자신의 공간으로 쓰는 것도 방법이다. 방의 쓰임을 꼭 침실, 옷방, 서재라는 식으로 나누지 않아도 좋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집에서 가장 가치 있는 건 비싼 물건이 아니라 바로 나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집이라는 공간만큼은 온전히 나를 위한 것들로 채우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도움말 김민주 한국청소직업전문학원 이사, ‘신박한 정리’ 이지영 새삶 대표 “물건을 정리하니 일상의 소중함이 보여요” ‘모델하우스 같다!’ 김미희(61세) 씨의 집에 들어서며 받은 첫인상이다. 현관에 줄지어 있는 게 익숙한 신발도, 주방 아일랜드에 나와 있는 물건도, 거실 바닥에 늘어놓은 물건도 없었다.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는 사례자를 찾아온 것이지만, 이렇게 심플할 줄이야. 본래 취향이 심플한 사람을 찾아온 건 아닐까, 번지수를 잘못 찾았나 싶었지만 아니었다. “40년을 쉬지 않고 사업을 했어요. 집으로 찾아오는 사람도 정말 많았죠. 그때는 남을 많이 의식했던 것 같아요. 그릇도 진열해두었고, 술이 가득한 진열장도 있었죠. 또 집에 찾아온 사람을 빈손으로 보낼 수 없어 들려 보낼 선물들도 한가득 쌓아뒀어요.” 그 역시 물건으로 가득한 집에 살았더란 이야기다. 김미희 씨는 10년 전 서울에서 인천으로 이사했다. 당시 이사할 때만 해도 물건을 버리려니 마음속 갈등이 컸다고 한다. ‘비싼 물건이라서, 정이 들어서, 갖고 싶었으니까’ 등 갖은 이유가 맴돌았다고. 그러다 2년 전 더 작은 집으로 이사를 결심하고 물건을 비워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일상의 소중함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단다. “어느 순간 물건들이 장소만 차지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쓰지도 않는 물건인데 먼지가 쌓이니까 청소할 것도 많고요. 꼭 필요한 물건만 남기고 다 버렸어요. 집이 작아졌으니 거기에 맞게 가구도 정리하고요. 처음에는 버리는 게 너무 아까웠는데, 집이 정리되니까 홀가분하더라고요. 이후에는 마음도 가벼워지고 인생이 심플해졌어요.” 무엇보다 자신의 소중함을 느끼게 됐다. 김 씨는 과거를 회상하면서 돈 버는 기계처럼 희생만 하는 삶이었던 것 같다고 표현했다. 지금은 스스로 토닥여주면서 ‘그동안 열심히 잘 살았다’고 칭찬할 수 있게 됐다. 지나가는 꽃도 눈에 들어오고, 무거운 짐을 들고 있는 어르신을 돕는 오지랖(?)도 생겼다. 물건을 정리한 자리에 여유가 들어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청소를 잘 못한다고 느낀 김 씨는 지난해 청소 학원을 다녔다. 청소를 배우고 나선 정리수납과 방역·소독까지 배워 자격증을 취득했다. 40년간 쉬지 않고 달렸으니 쉴 법도 한데, 이번에는 블루클린이라는 청소·방역 회사를 차리며 새로운 도전을 선언했다. 김미희 씨의 미니멀 라이프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렇게 많이 비웠는데도 아직 버리지 못하는 게 있다. 바로 옷이다. “만 원짜리 티셔츠에 구멍이 나도 버리지 못하고 잠옷으로 입게 되고 그렇더라고요. 어떤 계기가 생기면 정리를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한번 비워보니 더 비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인생 정리를 하는 것 아닐까 싶어요. 일상의 소중함을 알아가면서요. 이제 철드나 봅니다.(웃음)”
- 2024-05-2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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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집에서 '나이 들기'… 노후 평생 살 집의 조건은?
- 많은 사람이 직장 위치, 자녀의 교육 등을 고려해 거주 지역을 결정한다. 그러나 은퇴하거나 자녀가 독립하면 거주 환경을 재정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새로운 곳으로 이사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로망만을 좇아 섣불리 판단하면 낯선 동네와 이웃에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대신 원래 살던 집을 가꿔 활용도를 높여보는 건 어떨까? 내 취향과 기준에 꼭 맞는, 실속 있는 개조로 개성 있는 삶을 누려보자. 40·50세대에게 ‘은퇴 후 어디서 살 계획입니까?’라고 물으면 종종 ‘공기 좋은 지역에 전원주택을 짓고 살고 싶다’거나, ‘실버타운에 들어갈 생각이다’, ‘따뜻한 나라로 이민 가서 푹 쉬고 싶다’ 등의 대답을 한다. 그러나 현실은 마음처럼 쉽지 않다. 자연에서 온전한 쉼을 누리고자 전원주택을 지었다가 근처에 병원이 없어 고생하거나, 실버타운을 알아봤지만 보증금이 너무 비싸 포기한 사람들도 있다. 익숙한 지역 풍경과 커뮤니티를 뒤로한 채 ‘한적하고 공기가 좋지만 편의시설은 적절히 갖춰진, 너무 낯설지 않고 적당히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지역’을 찾기란 꽤 까다롭다. 그렇다면 노후에 살 집을 어떻게 구해야 할까? 이사나 시설 입주 대신 고려해볼 방법은 주택 개조와 인테리어다. 집을 나의 신체적·정신적·심리적 상태에 맞게 고치는 것이다. 내 집에서 나이 들기 무엇보다도 변화하는 신체적 상태를 고려해 집을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 AIP)의 개념과 맞닿아 있다. AIP는 가진 여건이 변하더라도 살던 집, 연결돼 있던 지역 공동체에서 생활하며 나이 드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사람들은 가급적 요양원이나 요양병원 등의 시설로 옮기지 않고, 스스로 돌보며 독립적으로 살아가기를 바란다.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2020 노인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83.8%가 건강이 유지된다면 현재 집에서 계속 거주하기를 희망했다. 그중 56.5%는 거동이 불편해져도 재가 서비스를 받으며 현재 거주지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밝혔다. 내 집만을 계속 주장하는 것이 꼭 옳은 방법은 아니겠지만, 개조 계획을 잘 세운다면 안전하게 오랫동안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속해 있던 지역사회 속에서 인간관계를 유지하며 정서적 안정을 느끼는 것은 덤이다. 해외에서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국민들이 오랫동안 자립적인 생활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일본 정부는 ‘최후까지 내 집에서 산다’는 캠페인을 벌이고, 고령자 주택 리모델링 지원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한다. 문턱을 없애는 배리어프리(Barrier-free)나 미끄럼 방지 공사, 미닫이문 설치는 기본이다. 지자체가 20만 엔(약 200만 원)까지 보조해준다. 영국의 주택 리모델링 서비스 ‘루비 슬리퍼 솔루션스’(Ruby Slipper Solutions)는 단순 시설 개조뿐 아니라 시공 완료 후 활용 상태를 점검해 보완해준다. 전문 요양보호사 치료 서비스도 원한다면 연계해준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국민을 아우르는 주택 개조 서비스가 마련돼있지 않다. 관련 인테리어 시장 또한 발달돼 있지 않다. 하지만 노화 혹은 인지장애로 인해 거동이 불편해지거나 순발력이 떨어져 안전사고의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나는 아직 건강한데, 집을 벌써 고칠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 힘으로 살아가기 힘든 시점이 오기 때문에 예방이 필요하다. 작은 요소부터 손본다면 장애 유무나 연령에 관계없이 삶의 질이 높아진다. 건강한 신체를 가진 40대일지라도 문턱을 없애면 걸려 넘어지는 안전사고를 방지하고, 화장실에 손잡이를 설치하면 아이의 생활을 도울 수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 개조가 고령자뿐 아니라 그 외의 가족에게도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집을 정비할 마음을 먹었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버리기, 정리 정돈과 같은 ‘밑작업’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바닥이나 책상, 의자에 마구 놓아둔 물건은 나를 해치는 흉기가 될 수 있어서다. 일본 부동산·주택 플랫폼 SUUMO에 따르면, 물건이 많을수록 생활이 더 윤택해진다는 환상은 버리는 게 좋다. 언젠가 사용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쌓아두기보다 오히려 비웠을 때 물건을 잃을까 두려운 마음이 없어져 해방감을 얻게 된다. 추억이 쌓인 물건들을 영 버리기 힘들 땐 ‘15분에 27개 버리기’를 제안한다. 타이머를 15분으로 맞춰두고 쓰레기봉투를 든 채 집 안을 돌아다니며 제한 시간 동안 27개의 물건을 버리는 방식이다. 시간과 개수는 마음대로 바꿔도 좋다. 다만 천천히 보거나 오래 고민하지 않고, 물건을 매만지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그렇게 ‘8할의 물건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서 집중적으로 비우는 훈련을 반복하면 된다. 흩어진 물건을 잘 정리하고 수납하면 집안일의 효율을 높이고 안전한 이동 동선을 만들 수 있다. 시간은 1회 15분, 하루 5~8회 정도. 옷장, 거실 서랍과 같이 정리할 장소는 하루에 한 군데를 정해 실시한다. 단번에 하려고 하면 피로감을 느끼기 쉽다. 정리 정돈을 끝마쳤다면 인테리어를 바꿀 차례다. 공사를 진행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인테리어의 모든 과정을 종합 업체에 맡기는 ‘턴키 공사’, 집주인이 직접 자재를 구매하고 시공 전문가를 선택하는 ‘직영 공사’, 직접 시공하는 ‘셀프 공사’로 나뉜다. 개인의 성향과 예상 비용에 따라 방식을 결정하면 된다. 인테리어에 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하다면 업체에 위임하는 방식이 더 나을 수 있다. 다만 믿을 만한 곳인지 꼼꼼히 살펴보고 계약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인테리어 공사 범위와 목적, 원하는 결과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표현해야 한다. 더불어 스마트홈 기술을 적용하면 생활이 안전하고 편리해진다. 자녀의 독립, 사별, 이혼 등으로 혼자 거주한다면 위험에 노출됐을 때 도움을 줄 사람이 없다. 각종 전자제품을 리모컨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하고, 집 안 곳곳에 비상호출기를 설치하면 좋다. 자동문이나 센서등은 개인의 반응 시간에 맞게 작동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생활 가전 제품이나 출입문 근처에 움직임 감지 센서를 설치해 두면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들에게 활동 내용이나 위급 상황을 알릴 수 있다. 노후를 윤택하게 해줄 주거 디자인 6가지 신체의 노화가 원인일 수도 있지만, 가족 구성원이 떠나거나 은퇴로 인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는 등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도 있을 테다. 다양한 생활 방식을 종합해 50대 이후 세대가 참고할 만한 인테리어를 소개한다. 인테리어 상담 전 해당 내용을 참고해 업체와 소통해보자. 1 활기찬 느낌의 밝은색을 사용하자 젊은 시절과 달리 언제나 활동적일 수 없고 시력도 점점 저하된다. 명도가 높은 색을 사용해 시야를 환하게 만들면 주변의 미세한 물건을 발견하기 쉽고, 태양광이 실내로 가득 들어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기분도 전환할 수 있다. 다만 새하얀 벽은 긴장감을 주기 때문에 노란빛이나 붉은빛을 띠는 흰색을 선택하자. 처마나 벽에 명도 높은 옅은 분홍을 사용해도 좋다.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부드러운 색을 띠기 때문에 실내에 있는 사람의 안색도 완화된다. 2 촉감이 좋은 따뜻한 소재를 선택하자 석고나 나무 등의 자연 소재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석고는 조습과 항균 효과, 휘발성 유기 화학물의 흡착과 분해 기능이 있다. 더불어 신발을 신거나 걸을 때 주위에 있는 사물에 손을 얹을 일이 많기 때문에 피부에 닿는 가구나 벽지 소재는 차가운 메탈보다 부드러운 나무가 적합하다. 대신 부상을 입지 않게 뾰족하게 튀어나오는 부분이 없어야 한다. 3 안전 대책도 디자인의 일부다 현관이나 복도, 화장실에 난간을 설치하거나, 앞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워두는 편이 좋다. 턱과 계단은 되도록 없애고 경사로로 바꾼다. 또한 기초 보수공사나 벽지를 교체할 시기가 됐을 때 난간의 아래와 위에 다른 색 벽지를 붙여보기를 추천한다. 명확하게 난간과 경사로, 방향을 인지할 수 있어 안전하고 인간친화적인 인테리어가 될 것이다. 4 가구의 디테일에도 신경 쓰자 젊은 시절과는 다른 가구 선택 기준이 필요하다. 손잡이는 끌어당기거나 잡을 때 손에 쉽게 들어오는 크기여야 한다. 무게감 있는 의자는 앉을 때마다 끌어내기 힘들고 부담된다. 회전의자 등 앉기 쉽고, 팔걸이가 소매에 걸리지 않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서랍에는 부드럽게 열리고 갑자기 닫히지 않게 조정하는 소프트 클로저를 붙여 약간의 힘만으로도 작동할 수 있게 하자. 5 ‘눈부심’을 피하자 식탁이나 책상 위처럼 직접 빛이 필요한 장소를 제외하고는 간접 조명을 기본으로 한다. 가장 피해야 하는 건 눈부심이다. 저녁 식사부터 취침까지 하루 일과에서 본인이 조금씩 조도를 낮출 수 있도록 해두는 게 좋다. 6 중요한 것은 ‘그 사람’다운 집이다 평생 살 집은 무엇보다 본인에게 맞게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스로의 취향과 필요가 분명하다면 꼼꼼히 계획해 즐거운 공간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도예를 좋아한다면 거실의 넓이를 줄이고 작업장을 만든다든가, 음악 감상을 위해 거실을 오디오룸으로 바꾼다든가 말이다. 그동안 바빠서 할 수 없었던 일에 집중할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생겼으니, 마음에 드는 것들에 둘러싸여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보자. 계획 단계에서 다시 한번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기를 추천한다. 참고 주거 관련 플랫폼 ‘houzz’(하우즈)
- 2023-05-0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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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삶 정리, "버리는 것도 전략과 습관 필요"
- 사람은 죽고 나면 살아 있었을 때 입었던 옷을 벗고 ‘수의’(壽衣)라 불리는 옷을 입는다. 부자의 수의나 가난한 사람의 수의나 수의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주머니가 없다’는 것이다. 주머니가 없기 때문에 아무것도 넣어 갈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내 방, 우리 집, 내 업무 공간을 한번 살펴보자. 나는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길 것인지, 이제 정리가 필요한 때다. 공간과 물건의 균형이 맞아야 삶의 질서가 잡힌다. 못 버리는 것도 병이다! 우리는 필요에 의해 물건을 구입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넘쳐나는 그 물건들로부터 공격을 받게 된다. 물건에 부딪혀 다치고 쌓여 있는 잡동사니들을 보면서 서로에게 짜증을 내고 화를 낸다. 필요해서 구입한 물건은 어느새 잡동사니가 되고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버릴까? 말까? 고민하지만 갖고 있던 물건을 버리기는 그리 쉽지 않다. ‘정리정돈 좀 해라.’ 누구나 자랄 때 많이 들었던 말이다. 정리와 정돈은 어떻게 다를까? ‘정리’는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해서 필요하지 않은 것을 버리는 것이고, ‘정돈’은 필요한 물건을 사용하기 편리하게 제자리를 만들어주고 사용 후 그 자리에 놓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정리와 정돈 중 어느 것을 더 어려워할까? 물론 둘 다 어렵다고 토로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정리수납 전문가라는 직업을 창직했고 약 12만 명의 정리수납 전문가를 양성했다. 가지고 있던 물건을 버리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고, 못 버리는 사람의 유형도 다양하다. 바빠서 정리할 시간이 없는 현실도피형, 옛 추억에 얽매여 아무것도 버리지 못하는 과거집착형, 버리면 꼭 쓸 것 같은 미래불안형. 이유도 많고 핑계도 많다. 사람이 태어나 자라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하는 과정에서 시기별로 많은 물건이 필요하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가지고 있던 물건 중 그 쓰임이 다 된 것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 더 필요한 물건도 있다. 이제 이런 것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버림, 버림의 자유! 가지고 있는 물건과는 추억이라는 단단한 고리로 연결되어 있어 쉽게 끊어내기 어렵다. 하지만 음식을 먹기만 하고 배설하지 않으면 변비에 걸리듯, 우리 집도 물건이 들어오기만 하고 나가지 않는다면 악취가 나고 썩는 공간이 생길 것이다. 옷장, 신발장, 냉동실 등 모든 공간을 창고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제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버리고 건강한 공간을 만들어보자. 운동을 하기 전에 준비가 필요한 것처럼, 물건을 정리하는 것도 준비가 필요하다. 이것을 ‘노전 정리’라고 한다. 하루아침에 정리하는 습관이 길러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매일 조금씩 운동으로 근육을 키우듯 정리 습관을 키워야 한다. 정리 습관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나에게 맞는, 실천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우고 하나씩 실천해보자. 버리는 것도 전략과 습관이 필요하다 ❶ 실천할 수 있는 나만의 기준 정하기 3년 동안 안 입은 옷 버리기, 사용하는 그릇의 양 정하기, 맞지 않는 신발(큰 것, 작은 것, 낡은 것), 소장 가치가 없거나 3년 동안 읽지 않은 책 버리기 ❷ 가지고 있을 물건의 양 정하기 같은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은 2~3장만 남긴다. 비슷한 티셔츠는 5~6장으로 줄인다. 먹지 않는 음식과 식재료 나누기 ❸ 매일 하나씩 버리기 비움 상자 만들기, 매일 하나씩 비움 상자에 넣기, 일주일 동안 사용하지 않은 비움 상자의 물건 버리기 채움, 바르게 채움! 아침에 일어나 칫솔을 찾지 못해 양치질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휴대폰이나 차키는 하루에도 몇 번씩 찾기 일쑤다. 잠결에도 칫솔은 찾는데 휴대폰이나 차키를 못 찾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바로 놓는 장소가 정해져 있고 없고의 차이다. 이사를 가고 여행을 가고, 하물며 외국을 가도 우리는 칫솔을 찾는 데 어려움이 없다. 이제 물건을 어디에 놓았는지 기억하려 하지 말고 지정된 장소를 정해주면 된다. 그리고 정해진 장소에 이름표를 붙여줘 누구나 찾기 쉽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옷장 서랍, 주방 서랍, 냉동실 등 모든 공간은 채워져 있다. 너무 많이 채워 간혹 서랍이 열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모든 공간을 그냥 채우지 말고 바르게 채워보자. 나눔, 나눔의 행복! 읽지 않는 책과 입지 않는 옷은 결국 쓰레기와 같다. 하지만 그것을 집 밖으로 내놓기만 해도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물건이 되고 공유경제가 발생한다. 나에게는 가치 없는 물건이지만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준다면 그 가치는 높아진다. 나에게 가치 있는 물건인지 아니면 필요한 사람에게 더 가치 있는 물건인지 결정하기만 하면 된다. 아깝고, 다시 쓸 것 같고, 이런 생각보다 이 물건의 새로운 주인을 찾아줌으로써 물건에게 또 다른 생명을 불어넣는 보람 있는 일을 해보자. 빈 몸으로 태어나 수의 한 벌이면 우리 인생 족하지 않을까 싶다. 장소를 정하고 바르게 채우기 ❶ 같거나 비슷한 것끼리 모아 장소를 정한다 손톱깎이 세트는 가족 모두가 사용하기 쉽게 거실 첫 번째 서랍 ❷ 서랍에 이름표를 붙인다 건전지/구급약품 상자 등 ❸ 서랍은 구획을 나누어 사용한다 큰 서랍은 통으로 사용하면 물건이 섞이기 쉽다. 바구니, 종이상자, 칸막이 등을 활용해 구획을 나눠 사용한다. ❹ 세로 수납하기 티셔츠와 같이 색깔, 크기, 디자인이 다른 경우 쌓지 말고 세로로 수납한다. 수건처럼 용도가 같은 것은 쌓기 수납을 해도 좋다. 크기와 디자인이 다른 접시는 접시꽂이를 이용해 세로로 수납한다. ❺ 수납의 기본 원칙 •원터치의 법칙 : 한 번에 꺼내고 넣을 수 있게 한다. •총량 규제의 법칙 : 보관하는 물건의 양이 80%를 넘지 않아야 한다. •라벨링의 원칙 : 이름표를 붙여 보관된 물건을 찾기 쉽게 한다.
- 2022-01-0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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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드 코로나 시대, 시니어의 행복한 ‘집콕’ 정리법
- “정리는 단순한 청소가 아니라 삶을 쾌적하게 만들고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작업이라는 것을 느끼게 했다.” tvN 예능프로그램 ‘신박한 정리’의 김유곤 PD가 뉴스1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연출자 한 명만이 갖는 특별한 감상이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시대에 변화한 집의 개념과 공간에 대한 관심이 시니어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출이 잦던 사람들이 뜻하지 않게 집에만 있다 보니 ‘정리’를 등한시했다는 사실뒤뒤늦게 깨달은 결과라고 설명한다. 집 정리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정리·수납 콘텐츠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신박한 정리’나 ‘바꿔줘! 홈즈’ 등이 대표적이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렸던 2020년 여름에 시작한 ‘신박한 정리’는 지난달 50부작을 끝으로 박수칠 때 떠났다. 정리·수납 분야 도서도 ‘비포 코로나’ 시대에 비해 판매율이 크게 늘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가 ‘집·살림’ 분야 내 ‘인테리어’ 및 ‘정리·수납’ 카테고리로 분류되는 도서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2020년 해당 분야 도서 판매가 40.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40세 이상 시니어가 인테리어 및 정리·수납 관련 도서 구매자 중 60%를 차지했다. 40대가 41.8%로 가장 많았으며 50대와 60대 구매자도 각각 17.4%, 3.2%를 차지했다. 인테리어 및 정리·수납 관련 도서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매해 판매량이 줄었으나 2020년 큰 폭으로 반등했다. 팬데믹(대유행) 국면을 기점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아늑하고 편안한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수요와 관심이 크게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수납가구 판매율도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 말 가구·인테리어 브랜드 한샘이 자사 온라인 쇼핑몰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옷장수납’ 가구가 가장 높은 매출 신장률(85%)을 기록했다. 생활용품 최다판매 1위도 책장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수납박스가 차지했다. 한샘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트렌드’와 맞물린 영향으로 분석했다. 정리 잘하고 싶다면 비우기, 역할, 방향 기억! 공간 정리 컨설팅 업체 ‘우리집공간컨설팅’ 관계자는 “전체 고객의 60~70%가 50세 이상 시니어 고객일 정도로 (정리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자녀가 독립하고 난 뒤 자녀가 쓰던 방에 남은 짐이나 가구를 어떻게 정리할지, 그 방의 쓰임을 어떻게 바꾸는 게 좋을지 문의하는 시니어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렇듯 시니어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집콕 생활을 위한 정리 정돈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 슬기로운 집 정리를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 공간 정리 전문가 이지영 ‘우리집공간컨설팅’ 대표가 가장 강조하는 건 ‘비우기’다. 그는 “물건을 비우면 공간이 보이고 공간이 비면 사람이 보인다”면서 “물건을 보면 욕심으로 갖고 있었는지 비울 타이밍을 놓친 건지 보인다”라고 말했다. 예능 ‘신박한 정리’와 교양 프로그램 ‘세상을 바꾸는 시간’, 여러 라디오 프로그램 등에 출연한 그는 한결같이 비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정리를 하고 싶어도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물건을 모두 꺼내 필요, 욕구, 버림 세 가지로 구분하라”고 조언한다. 박스 세 개를 준비해 정말 필요한 것은 ‘필요’ 박스에, 사고 싶어서 산 것은 ‘욕구’ 박스, 그 외의 쓸모없는 것들은 ‘버림’ 박스에 넣는 것이다. 버림 박스에 들은 물건들은 그대로 버리고, 욕구 박스 안의 물건 중 다른 사람이 가치 있게 사용해 줄 만한 것이 있다면 다른 이에게 나눌 것을 당부했다. 그는 공간에 역할을 부여하면 정리가 쉽다고 설명했다. 한 방에 여러 잡동사니를 쌓아놓지 말고 침실, 옷방, 서재 등 방마다 정확한 역할을 부여해 그에 맞는 가구와 물건만 옮겨두어도 훨씬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건이나 가구를 배치할 때 방향도 고려해야 한다. 오른손잡이라면 자주 사용하는 가구를 오른쪽에, 왼손잡이라면 왼쪽에 둬야 사용하기 편하고 관리도 수월하다. 그는 식기건조대부터 서랍장 같은 필수 가구부터 연필꽂이 같은 소소한 집기, 신발장 문이 열리는 방향까지 스스로의 생활방식에 맞출 것을 권했다. 이 외에도 ‘현관이나 욕실 등 좁은 공간부터 정리하라’, ‘가구 배치는 현관에서 먼 곳에 높은 가구를 놓아야 한다’, ‘가구의 색상을 맞춰라’ 같은 다양한 조언을 남겼다. 현관이나 욕실과 같이 좁은 공간부터 정리를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거실처럼 넓은 공간부터 정리를 시작하면 물건이 많아 금방 피로해져 중간에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우리집공간컨설팅’ 관계자는 “노년기의 비움은 청년기의 비움과는 의미가 다르다. 시니어는 앞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분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최근 시니어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노전(老前)정리’라는 용어가 노년기의 비움을 잘 나타내 준다”고 말했다. 노전정리란 살아오면서 사용했던 과거의 물건들을 스스로 정리하는 일로, 사후 가족들이 하게 되는 유품정리와는 차이가 있다. 이어 자녀의 독립 후 공간 재배치를 고민하는 시니어에겐 “부부 둘이서 함께 사는 경우 각자의 침실을 갖는 것이 서로에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침실과 화장실 같은 개인 공간을 부부가 함께 사용해왔기 때문에 이제는 각자 공간을 갖고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우리집공간컨설팅’ 관계자는 “이 대표가 강조하는 ‘비우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면, 노년기를 보낼 각자만의 공간을 구성하고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건강하고 즐거운 노후 생활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2021-08-2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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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가 손자에게 쓴 편지
- 까르르 웃는 소리, 뭐라 외치는 높고 맑은 아이들 목소리가 저 아래 공원에서 들려온다. 그 소리가 창문을 열게 한다. 미세먼지 때문에 잘 열지 않는 창을 목을 빼고 내려다본다. 아이들이 마주 앉아 그네도 타고, 잔뜩 매달려 빙글빙글 빨리빨리 돌아가고도 있다. 겁이 나는데, 아니 걱정이 되는데 아이들은 겁도 없이 타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며 잘도 돌아간다. 우리 아파트는 가족공원을 안고 있어서 좋다. 오명가명 아이들 노는 모습, 젊은 부부가 아이들 노는 걸 바라보는 모습을 보는 게 참으로 좋다. 우리 손자 두 녀석은 이제 이 공원에 오지 않는다. 4,5학년 때 브라질에서 한국으로 온 형제, 이젠 고등학생이 된 것이다. 농구나 축구를 하러 친구들과 더 큰 공원으로 가거나 혼자 방에서 게임을 한다. 우리 집에 와서도 꾸뻑 인사 후 그냥 그대로 게임에 빠진다. 가끔 옆에 앉아 아이의 휴대폰을 조심조심 들여다본다. 옛날 전차에서 신문을 읽을라치면 옆 사람이 종종 같이 읽으려 하는 듯해 무척 싫었던 기억이 나서다. 할 수 있으면 배우고 싶기도 하고 도대체 어떤 것이길래 정신없나 들여다보지만 노상 총을 들고 달려가는 전쟁터, 금방 돌아앉고 만다. 너덧 살 때 우리 집에만 오면 틀림없이 “하니1), 우리 꼭꼭 숨어라 하자!” 눈 반짝이던 녀석들, 고작 거실에 방 둘, 샤워실이 있는 화장실, 부엌 지나 뒤로 가면 빨래터, 작은 식모방이 있고 작은 화장실이 하나 더 있어서 숨을 곳은 뻔한데 두 녀석은 숨바꼭질하자 했다. 내가 벽에다 얼굴을 박고 “하나 두우울 세에에엣 네에에에엣 다아서어어엇…” 하는 동안 옷장 안, 침대 아래, 커튼 뒤, 식탁 아래, 의자 뒤, 둘이 엉겨 붙어 같이 숨느라 바쁘다. 아무리 그래도 하니는 어디 숨었는지 금방 안다. 한 번도 숨기 놀이 같이한 적 없는 하지도 애들이 잘 숨나 열심히 본다. 소파 옆에 잘 숨도록 슬쩍 가려줄 줄도 안다. 하니, 이윽고 “간다!” 외친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알뚤도 꼭꼭 알란도 꼭꼭” 노래도 한다. 그러고는 괜히 엉뚱한 곳으로 가서 “어! 여기 아니네! 어디 숨었지? 방귀도 뀌지 말고 웃지도 말고 꼭꼭 숨어라” 한다. 침대 밑에 납작 엎드린 두 녀석, 들킬지도 모른다는 긴장감에 숨 멈추고 있을 때 하니는 일부러 저 뒤 빨래터로 가서 큰 소리로 “아이고! 없잖아?” 했었지. 다시 내려다보니 군인들 서너 명이 씩씩하게 걸어간다. 외출 나온 모양이다. 유쾌하게 웃더니 갑자기 놀이기구로 간다. 애들 틈에 끼어 빙빙 돌아간다. 군인인 걸 잊은 듯! 입대 전 학생으로 돌아간 듯! 문득 우리 손자들 같아서 재미있고 반갑다. “여보!” 할아버지를 부른다. 우리 내외는 군인들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말없이 내려다본다. 할아버지도 안다. 왜 불렀는지. 우리 두 아이들, 몇 년 후 군인이 될 것이고, 휴가 나와 하니 하지를 찾아와 “충성!” 하며 경례를 붙일 것이다. 여드름이 사라진 얼굴은 거무튀튀 건강한 색깔이고, 어깨는 반듯해져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진짜 사나이가 된 아이들이 눈물겹도록 대견하고 또 대견할 것이다. 창문을 닫고 돌아선다. 미세먼지가 생각난 것이다. 잠시 그 군인들은 어디로 갔을까 생각해본다. 어디든 다섯 명이 넘으면 안 된다는 걸 알 테지? 이게 노파심이다. 어린애들과 섞여 빙빙 회전놀이기구를 즐긴 기분으로 이 친구 저 친구 다 모이라 하고 만나러 가는 건 아니겠지? 나는 오랜 팬데믹으로 인해 졸업식도 없이 고등학생이 되어버린 아이들이 너무도 측은하다. 내가 중학교 졸업하던 날, 우리 식구는 아버지 따라 중국집에 짜장면 먹으러 갔었지. 행복이란 별게 아니었지. 아, 그래. 그 짜장면! 얼마나 맛있었던가! 그리고 기대에 차서 고등학교에 간 첫날, 담임선생님을 뵙고, 새 친구들을 만나고, 자리를 정하고, 새 교과서를 받아올 때, 난 아주 다른 느낌을 받았었지. 어른의 세계로 한 발짝 들어선 기분 아니었던가? 집에 와선 스스로와 한 굳은 약속도 써 붙이고, 책상 정리도 새로 했었지. 그렇게 새날을 향해야 한다는 나는 현실을 모르는 구시대 노인일까? 그도 그럴 것이 비대면이라는 놀라운 수업으로 백석의 시, 충담사의 찬기파랑가, 서경별곡 그리고 훈민정음해례본, 아관파천을 배운다니 기가 막혔기 때문이다. 나는 아이가 프린트한 것을 보고는 그 난해한 콘텐츠에 그만 놀라버렸다. 우리 아이들이 이 엄청난 한자어 낱말들을 과연 알까? 선생님은 잘 설명해주셨을까? 이 역시 노파심이리라. 얘들아, 사실 신라 향가나 고려 속요 모른다고 무슨 일이 있는 것 아니야. 그렇지만 책 읽은 얘기, 영화 본 얘기, 어젯밤 꾼 꿈 이야기를 나눌 친구는 만나야지. 멀리 있어도 옛날 그 어느 날에 공부하자고 한 약속을 잊지 않고 있는 친구, 그런 친구를 나도 고등학교 때 만났단다. 아, 그러니까 얘야, 너와 내가 한 약속이 또 생각나는구나. 알뚤, 네가 5학년 때였지? 할머니와 나눈 약속, 빨간 차! “너네 빨간 차, 참 예쁘다. 이 담에 이런 차 할머니한테 사줄래?” 내가 말했더니 넌 얼른 그러겠다고 했어. 그 이후 가끔 묻곤 했지. 넌 그때마다 빨간 차 하니한테 사주겠다고 했어. 나는 이제 그 약속을 더 묻지 않는다. 고등학생이 된 네가 지금도 기억할 것을 알아서다. 대학생에서 군인으로, 사회인으로 성장해, 나를 앞세우고 빨간 차 보러 가는 날을 상상해본다.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그게 언제일까는 군더더기. 언제가 아니면 어떠니. 넌 약속을 했고, 코로나 괴물은 도무지 사라질 줄 모르는데. 그리고 빨간 차는 내 마음속 주차장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으면 됐잖니. 1) 큰 손자가 아기 때 할머니를 ‘하니’라고 불렀다. 아기는 ‘할머니’라 말한 것이지만 어른들 귀에는 ‘하니’로 들렸다. 할아버지도 ‘하지’라고 불렀다. 안경자·이찬재 41만 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를 보유한 시니어 인플루언서 부부로, SNS에 손주 사랑을 담은 글과 그림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그림 에세이 ‘돌아보니 삶은 아름다웠더라’를 펴냈다.
- 2021-05-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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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나’를 위한 집 정리 노하우
- 일본의 에세이스트 이노우에 가즈코는 자신의 저서에서 행복한 노년을 위해서는 50대부터 덧셈과 뺄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안 쓰는 물건이나 지나간 관계에 대한 집착은 빼고, 비운 공간을 필요한 것들로 채워나갈 때 보다 풍요로운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잘 빼고, 잘 더할 수 있을까?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브라보 독자를 위해 인생에 필요한 여러 정리법을 3회에 걸쳐 안내한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우리가 사는 집, 주거 공간이다. 추억의 물건에 집착하지 말자 나이가 들면 지나간 세월만큼 추억도 많아진다. 하지만 그 추억들은 흘러가버리기 마련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건으로 그 시절을 기억한다. 간만에 대청소를 하기 위해 집을 한바탕 뒤집었다가도 결혼할 때 입었던 예복, 10년 전에 사용한 휴대폰, 연애 시절 주고받았던 편지 등 빛바랜 물건을 보고 있으면 아름답고 찬란했던 그날의 모습이 떠올라 다시 보관함으로 집어넣는다. 자녀들을 위해 사둔 이런저런 철지난 혼수품도 아까워서 끼고 사는 중장년층 부모도 많다. 소중한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고 이해도 되지만, 사소한 추억까지 다 안고 살면 오히려 현재의 삶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청소할 때마다 일일이 쓸고 닦을 생각에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은 물론이고, 체력적으로도 모든 물건을 관리하는 건 무리다. 무엇보다 오래되고 잘 쓰지 않는 물건들이 공간을 모조리 차지하고 있으면 그 집은 현재의 내가 사는 공간이 아니라 과거를 사는 곳이 된다.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집을 원한다면 비우는 것이 중요하다. 다 버리라는 말이 아니라 정말 중요한 물건만 남기라는 얘기다. 당장 필요한 물건을 정하고, 그중에서도 우선순위를 정해 통제할 수 있는 만큼만 소유해야 한다. 특히 중장년층은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집 안의 물건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그리고 떨어지는 체력을 고려해 가벼운 물건 위주로 써야 한다. 그릇이나 컵 하나를 고를 때도 예전과는 다른 기준과 시선으로 봐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냈거나 아이가 태어났을 때처럼 큰 변화가 있을 때 물건 정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리는 언제든 해도 된다. 특히 요즘같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을 땐 집 안을 간단하게라도 정리해보는 게 좋다. 기분이 산뜻해지면서 답답함도 해소된다. 큰맘 먹고 대청소 한번 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면, 정희숙 정리컨설턴트가 제안하는 공간별 정리 팁을 참고하자. 아늑한 침실의 비결은 ‘옷장 정리’ 침실을 정리할 때 가장 처리하기 힘든 ‘빌런’(악당)은 다름 아닌 옷장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 구매하는 옷들이 생기지만, 옷장 공간이 한정돼 있어 걸어둘 데가 없다. 이런 상황에는 침대나 의자 위에 어수선하게 옷과 물건을 쌓아두게 되고, 침실은 자연스레 난장판이 된다. 따라서 아늑한 침실을 만들려면 옷장 정리부터 해야 한다. 정리 방법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가장 먼저 침실의 구조부터 살핀다. 별도의 드레스룸이 있는지, 옷장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확인한다. 그다음 어디에 무엇을 넣을지 머릿속으로 미리 그려본다. 평소 입을 일이 없는 한복이나 민방위복 같은 옷들의 자리도 정해두면 좋다. 그다음 옷장에서 옷을 전부 꺼내 입을 옷과 입지 않을 옷을 가려낸다. 10년 전에 유행하던 원피스, 사이즈가 맞지 않는 바지 등 자주 입지 않는 옷들은 모두 버린다. 아깝더라도 오늘의 나를 돋보이게 해줄 옷으로 옷장을 채워나가는 게 중요하다. 남겨진 옷들은 종류별로 나눈다. 우선 상의, 하의, 세트복(등산복·운동복 등), 원피스로 분류하고 계절별로 나눈다. 그리고 현재 입는 옷 위주로 옷장에 건다. 지금은 겨울철이므로 두툼한 옷을 앞에 배치한다. 옷을 걸 때는 두꺼운 옷걸이를 피하는게 좋다. 옷장의 공간이 금세 줄어들기 때문이다. 니트는 세로로 반을 접어 겨드랑이 부분에 옷걸이를 놓고 양팔 및 몸통 부분을 옷걸이 안쪽에 넣어 고정하면 늘어나지 않게 보관할 수 있다. 가능한 한 얇은 옷걸이를 사용하자. 공간을 많이 확보할 수 있다. 거실은 가족의 소통 공간으로 이상적인 거실의 기능은 가족들이 모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의 일을 공유하는 데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소파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거나 말없이 TV를 보는 공간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또 이런저런 물건들을 잔뜩 쌓아놓아 마치 창고처럼 보일 때도 있다. 어떤 공간이든 잡동사니로 어수선해지면 본래의 기능을 잃는다. 거실을 소통의 장으로 되돌려놓으려면 먼저 잡다하게 널려 있는 물건들을 정리해야 한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물건도 품목에 따라 분류해 제자리에 갖다놓는다. 어린 손주와 함께 사는 집이라면 거실이 매일 장난감으로 어질러져 있을 확률이 높다. 이럴 땐 TV 서랍장 한 칸을 손주 장난감 등을 넣어두는 수납장으로 쓰면 좋다. 평소 아이가 자주 갖고 노는 장난감과 적정량의 책만 두고 나머지 물건은 손주 방에 보관한다. 손주 방이 없다면 학습 관련 물품이나 장난감을 수납하는 장소를 따로 지정해두고 쓴다. 책이 많은 집은 거실 여기저기에 읽다 만 책을 쌓아두는 경우가 많다. 책 놓을 공간이 부족하면 책장을 가로로 눕힌 뒤 책을 꽂고 그 위에 수납함을 올려보자. 공간 분할 효과가 생긴다. 이런 방법들로 비좁은 거실을 정리해 사용 범위를 넓혀나가면 가족들이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주방은 청결이 핵심 주방은 식생활을 하는 공간이므로 어떤 곳보다 청결해야 한다. 다시 말해 주방 정리의 핵심은 청소인데, 요리 도구와 주방 물건들이 잘 정리돼 있어야 청소가 쉽다. 주방은 크게 싱크대, 조리대, 가스대로 구성돼 있다. 요리가 펼쳐지는 이 세 곳을 중심에 두고 정리를 하면 깨끗하면서도 효율적인 주방을 만들 수 있다. 우선 싱크대 옆 조리대에 펼쳐져 있는 잡다한 물건부터 정리한다. 주방 가전 필수품인 밥통과 전자레인지 정도만 놔두고 조리 공간을 넉넉하게 확보한다. 비타민 같은 건강보조식품은 정수기 가까운 곳에 두면 매일 잊지 않고 챙겨 먹을 수 있다. 상부장과 하부장으로 나눠져 있는 수납부도 정리할 물건이 꽤 많다. 개수대 바로 위 상부장은 설거지한 그릇이 물기가 마르면 넣고 다시 꺼내 쓸 수 있도록 가급적 비워둔다. 상부장에 그릇이 들어갈 자리가 없으면 와이어 랙(철사 선반)에 그릇이 가득 쌓여 싱크대 주변이 혼잡해진다. 따라서 이곳엔 식사를 할 때 사용하는 그릇들만 놔두고 나머지는 상부장에 올린다. 하부장은 미어터지는 주방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마법의 공간이다. 개수대 아래 파이프가 지나가는 경우는 선반을 만들기 어렵지만, 파이프가 없다면 선반을 설치해 냄비, 프라이팬 등을 보관하면 좋다. 단, 개수대 쪽은 물을 많이 사용해 습하므로 양념 종류는 놓지 않는다. 신발은 구성원별로, 눈높이에 맞춰 현관은 집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곳이다. 또 풍수지리학적으로 외부와 내부의 기운이 만나는 곳이므로 가급적 깔끔한 게 좋다. 현관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신발장만 잘 정리해도 넓고 쾌적한 현관을 조성할 수 있다. 신발도 옷과 마찬가지로 계절에 따라 분류한 뒤 가족 구성원별로 나누고, 종류별로 정리한다. 크게 운동화, 단화, 하이힐, 등산화로 구분하면 된다. 이때 치수가 맞지 않거나 잘 신지 않는 신발들은 버린다. 이렇게 과감하게 정리해야 자신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더 분명하게 알 수 있다. 1년에 한두 번 정도밖에 신지 않는 신발은 따로 보관하거나 세트로 정리해둔다. 관리가 가장 까다로운 신발은 부츠다. 공간도 많이 차지하고 모양도 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지 않을 때는 작은 생수통이나 신문지를 넣어둔다. 투명 케이스 등 사이즈가 맞는 수납공간이 있으면 그곳에 보관한다. 장소가 마땅치 않으면 부츠 살 때 받은 박스에 보관해도 된다. 신발장은 가득 채우기보다 손님이 방문할 때를 대비해 한 칸 정도 빈 공간을 남겨두는 게 좋다. 쇼핑백이나 상자, 우유팩, 커피 캐리어 등 소품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도움말 정희숙 정리컨설턴트 자료 및 정보 제공 가나출판사 ‘최고의 인테리어는 정리입니다’
- 2020-11-1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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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나도 저장강박증?
- 동창 중에 정리를 잘하는 야무진 친구가 있다. 그녀는 만날 때마다 눈에 익은 옷을 단정하게 입고 나온다. 계절별로 세 벌의 옷만 남기는 게 목표인 친구다. 외출할 때 빼곡한 옷장을 뒤적이며 정작 입을 건 없다고 툴툴댈 일은 없다고 덤덤히 말하는 친구. 그녀가 그럴 때마다 “무엇을 입을까 고민할 필요 없는 홀가분한 삶이라 좋겠다”며 끄덕이다가 이내 "쉽지 않아" 하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곤 한다. 그녀와 달리 나는 물욕이 많은 편이었다. 소소한 것들도 버리기를 주저했다. 마음은 버리자고 외치는데 실행이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끌어안은 것들을 애지중지 아끼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한때 이슈가 되었던 저장강박증이 아닐까 찾아본 적도 있다. 다행히 병적인 수준은 아니었지만 그 후로 종류에 상관없이 하루 한 가지 없애기를 실천하고 있다. 우르르 없애기는 쉽지 않아도 한 가지 고르기는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처음엔 그랬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한 가지 고르기도 쉽지 않았다. 멀쩡한 물건을 없애는 건 아닌지 갈등이 생겼다. 요즘은 나름 작은 의식을 치른다. 없애기로 결정한 물건을 손에 들고 인사를 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함께해줘서 고마웠어. 잘 가.” 이런 행위를 하는 순간 유치하긴 하지만 뭔가 아쉽고 미안했던 마음이 줄어든다. 홀가분해지는 효과까지 있다. 때때로 한 가지가 열 가지가 될 때도 있다. 얼마 전에는 착용하지 않는 진주 목걸이 한 점을 경매에 내놓았다. 동기들의 공동 회비를 늘리기 위한 경매였는데 7만 원에 낙찰되었다. 내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 필요한 사람에게 가서 잘 쓰인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 버리지 못하는 저장강박증은 강박장애의 일종이라고 한다. 사용 여부를 떠나 무조건 저장하고, 없애면 불쾌하고 불편한 감정이 드는 건데 절약 또는 취미로 수집하는 것과는 의미가 다르다고 알려져 있다. 이 물건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인지, 보관해둬야 할 것인지에 대한 평가를 쉽게 내리지 못하고 일단 저장해둔다는 것이다. 의사결정과 행동에 관련된 뇌의 전두엽 부위가 제 기능을 못할 때 이런 증상을 보인다고 한다. 심리학자 랜디 프로스트(Randy Frost)와 게일 스테키티(Gail Steketee)가 저장강박증의 사례를 연구하고 공저한 ‘잡동사니의 역습’(Stuff-Compulsive Hoarding and the Meaning of Things)에는 저장 강박에 관한 정상과 비정상 경계의 모호함에 대한 언급이 있다. 소유물을 성공과 부를 과시하는 외면적 징표로 이용하는 물질주의자들과 다르게 저장강박증이 있는 사람들은 내면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물건을 저장하는데, 그들에게 물건은 장식적 허울이 아니라 정체성의 일부라는 것이다. 미국 뉴햄프셔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과 인정을 충분히 받지 못한 사람이 물건에 과도한 애착을 보이는데, 인간관계가 안정적이고 충분히 사랑받는 느낌을 갖게 되면 저장강박증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무언가를 끌어안고 산다는 것은 빈 마음을 채우려는 나름의 보호기제가 발동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월이 더 많이 지나 마음에 공간이 생긴다면 그 공간을 채우는 건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
- 2020-06-1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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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플러스 친구들과의 여행, 이렇게 준비해요
- 심리학자들은 “행복하고 싶으면 친구와 여행을 가 맛있는 것을 먹으라”고 말한다. 이보다 행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친구들과 장기여행을 하다 보면 갈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오죽하면 ‘친구를 알고자 하면 사흘만 같이 여행해보라’는 말이 있을까. 여행 중엔 본성이 숨김없이 드러난다. 일정에 지치고, 취향과 지향이 부딪치다 보면 날카로워지기도 한다. 특히나 해외 자유여행은 사전에 준비할 일도, 멤버 간 선택할 일도, 조정할 일도 많다. 요컨대 ‘갈등은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꼼꼼한 룰을 사전에 세워놓으면 좋다. 역할분담 각자의 특성대로 맡아서 하기 친구들과의 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역할분담이다. 한 친구가 도맡아 하면 피로가 쌓이고 결국 “내가 혼자 애쓰는데 너희들은 뭘 했느냐” 하는 불평이 생기고 균열이 발생한다. 단 공정한 역할분담은 N분의 1로 나누는 것이 아님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각자 똑같은 분량으로 일을 나누기보다는 자신의 장기, 재능별로 역할을 맡는 것이 좋다. 여행 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일정 기획, 예약, 회계 총무역할이다. 각자 자신 있는 분야를 맡아 선택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우리는 크게 건강(비상의약품, 음식), 회계 총무, 기획·예약, 기록담당 등으로 역할을 나눴다. 항공권 및 숙박호텔 예약 품 들인 만큼 싸게 살 수 있다 행복한 여행을 하려면 치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품 들이는 만큼 가성비는 높아진다. 여행준비의 핵심은 항공권과 숙박호텔 예약이다. 여기서 여행의 성패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린 비용보다 비행시간을 최소화해 더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기로 했기 때문에 직행 항공권만을 집중 검색했다. 품을 들이는 거에 따라 200만 원짜리 항공권을 절반에 살 수도 있다. 항공권을 싸게 샀을 때의 뿌듯함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항공권은 일찍 예약한다고 반드시 싼 것은 아니기 때문에 추이를 살피다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예약’하는 게 필수다. 요컨대 항공권 비용 절약의 왕도는 결국 손품이다. 아울러 적당한 시기에 표를 사는 결단도 필요하다. 호텔 예약을 할 땐 비용과 교통편의를 함께 감안했다. 우리의 목적지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로테르담과 벨기에의 브뤼셀, 호텔 3곳. 열흘 치 짐이 든 가방을 들고 이동하는 게 부담이었다. 대중교통 이동을 원칙으로 했기 때문에 역에서 가까운 호텔을 찾는 데 중점을 뒀다. 해당 도시 호텔들을 하도 많이 검색해 여행을 떠나기 전쯤에는 그 도시 시가지를 머릿속에 훤히 그릴 정도였다. 호텔 등급은 여행 전반에서 후반으로 접어들수록 점점 더 고급형으로 높이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끝이 좋아야 다 좋다. 뭐든 좀 불편한 데서 좋은 곳으로 업그레이드돼야 만족도가 높아지고 여독을 풀기에도 좋다. 전체 동선은 함께 가고 싶은 나라를 결정한 후, 여행지 안내서를 중심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여행사의 패키지 프로그램 일정표를 참고하고, 멤버들이 가고 싶은 곳을 반영해 최종 정리했다. 데이터 이용 여행 목적, 멤버 구성에 따라 수단을 찾는다 해외여행에서 데이터 사용은 필수다. 헤어졌을 때 멤버 간 비상연락망은 물론, 길을 찾을 때, 유적지 관련 정보를 찾아볼 때 필요하다. 해외에서 데이터 사용 수단으로는 유심, 휴대용 와이파이 공유기, 해외로밍 등이 있다. 각각 장단점이 있으므로 비교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유심은 전화번호가 바뀌기 때문에 국내에서 오는 문자나 전화를 받을 수 없는 게 불편하다. 휴대용 와이파이 공유기는 일행이 인터넷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불편한 점은 공유기를 들고 다녀야 한다는 것, 수시로 별도 충전해야 하는 것도 단점이다. 또 멤버가 같이 사용하려면 일정 범위 내에서 붙어 다녀야 한다. 로밍은 편의성 면에서 가장 좋지만 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 짐 싸기 여행은 채우러 가는 게 아니라 비우고 오는 것이다 여행을 떠날 때 새 옷, 새 신발을 사는 사람이 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우리는 반대였다. 옷도, 양말도, 신발도 헌것으로 가져간다. 여행 중에 옷장 속에 놔두고 오기도 하고 매번 빨래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새 옷과 새 신발이면 낭패다. 여행을 하다가 가방을 비워야 하는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 여행은 바리바리 채우러 가는 게 아니라 비우러 가는 것이다. 당연히 여행 짐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여행지 정보 아는 만큼 보인다 여행을 할 때도 아는 만큼 보인다. 여행국과 관련한 영화, 소설 등을 읽고 가면 이해가 빨라 흥미롭다. 영화를 다운받아서 비행 중에 보면 지루함도 덜 수 있다. 네덜란드와 관련한 영화는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튤립 피버’가 있고 책으로는 ‘먼나라 이웃나라, 네덜란드 편’, ‘네덜란드 벨기에 미술관 산책’, ‘플랑드르 미술여행’, ‘네덜란드에 묻다, 행복의 조건’,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도시 암스테르담’ 등이 있다. 지출 비용 항목별로 미리 짜놓은 예산에 따라 쓴다 비행기표, 숙박비(별 4개 수준의 호텔 숙박비 기준), 입장권, 교통비, 투어비 등은 예약이 필요해서 미리 비용 파악을 할 수 있다. 굵직굵직한 일정들은 되도록 예약을 했다. 유명한 곳은 2개월 전 예약이 필수이고, 현장 판매가 안 되는 곳이 많으므로 확인이 꼭 필요하다. 현지에서 써야 하는 비용도 미리 예산을 세워 분류했다(여행지에서 현찰이 모자라 송금을 부탁하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 식비는 끼니당 100유로씩 예상했다. 유럽 식당에선 1인 1식이 필수라 하지만 수프, 샐러드, 메인 요리 3개를 시켜도 무방하다. 또 호텔에서 팁을 줘야 할 때를 대비해 1달러짜리 지폐를 별도로 준비했다(동전을 싫어한다 해서). 교통비, 입장료도 미리 책정했다. 이외에 예비비를 편성해놓으면 여행 중 발생할 수 있는 돌발변수에 대처할 수 있어 좋다. 여행에선 크든 작든 사고가 발생한다. 여행 도중 우리는 일정이 변경되어 예약한 버스표와 기차표를 취소해야 할 일이 생겼다. 그런데 아뿔싸, 버스나 기차는 하루 전에 취소해도 환불이 불가하고 현지에서 1년 내에 사용할 수 있는 티켓으로만 바꿔줄 수 있다는 냉정한 답변이 돌아왔다(총액 28만 원 정도여서 억울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때 예비비가 유용하게 쓰였다. 여행 중 비용 지불은 카드와 현찰 모두 가능하지만, 편의와 안전을 위해 적절히 배분해 다니기로 했다. 현찰로 지불할 때는 즉시 기록했다. 매일 저녁 영수증을 펴놓고 돈 계산하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현찰은 멤버들에게 N분의 1로 분배, 각자 가지고 다녔다. 혹시 모를 도난이나 분실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또 카드의 경우, 여행공금카드(체크카드)를 국내에서 미리 만들어갔다. 여행 후 가계부 앱을 돌려 지출비를 카테고리별로 점검해보니 ‘교통비 36%≻투어와 기타 31%≻숙박비 16%≻식비 13%’의 순이었다(그림 참조). 이런 기록 시도는 처음 해봤는데 다음 여행 계획 때 많은 참고가 될 것 같다. 프로그램은 종합구성으로 해외 자유여행은 현지 가이드, 현지 관광상품, 프리 워킹투어 등으로 종합구성하면 좋다. 렌트카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짐까지 계산해 동선 계획에 넣어야 한다. 체크아웃을 하고서도 호텔에 짐을 맡길 수 있는지, 역에 라커가 있는지 등도 확인한다. 교외 관광지는 이동수단의 불편이 많기 때문에 현지 관광버스투어, 현지 가이드를 활용하고, 목적지가 편한 곳일 때는 구글 앱 도움을 받아 이동하면 된다. 도심의 여러 곳을 돌아다녀야 할 때는 워킹투어를, 상세한 설명이 필요한 역사문화유적지는 현지 한국어 가이드를 섭외하는 것이 좋다. 역사문화유적지 같은 곳을 봤어도 스토리를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추억이 달라진다. 미리 공부를 해가도 문외한의 눈으로는 한계가 있고 차이도 구별하기 힘들다. 우리는 역사문화유적지를 갈 때는 현지 한국인 가이드를 섭외해 설명을 들었다. 영어로 설명하는 가이드도 있지만 복잡한 역사와 다양한 문화 이야기를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는 다행히 20여 년 이상 그곳에서 산 분이 가이드를 해줘 역사, 문화, 시사, 그리고 현지의 생활문화까지 들려줘 매우 유익했다. 현지 한국인 가이드 섭외는 ‘자전거여행’, ‘마이리얼트립’ 등을 이용하면 된다. 교외 유명 자연관광지 교외 유명 자연관광지는 현지 교통 사정에 어두운 외지인이 찾아가려면 힘들다. 관광버스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편하다. 역 터미널, 공항 터미널에 티켓센터가 있고, 국내에서 예매도 가능하다. 단 주의할 것은 버스 출발 장소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우리도 출발지와 티켓 발매처가 헷갈려 엉뚱한 곳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다 뒤늦게 혼비백산해 버스 출발 5분 전에 모임장소에 가까스로 도착할 수 있었다. 도심은 워킹투어 프로그램 이용 대부분의 도시에는 워킹투어 프로그램이 있다. 걸어서 두세 시간가량 도심을 돌며 주요 장소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한국인과 외국인 가이드 모두 가능하고 유료와 무료가 있으니 일정에 맞춰 예약하면 된다. 우린 암스테르담에서 무료 워킹투어 프로그램(영어)을 신청했다. 무료는 실력 차가 나는 경우가 많다. 효율성을 따진다면 유료 워킹투어를 이용하는 게 낫다. 한곳에서 유유자적하고 싶다면 구글앱 사용 한곳에서 여유롭게 보내고 싶다면 일행끼리 움직이면 된다. 길치 4인방인 우리는 목적지를 찾아갈 때 구글 앱과 지도를 보거나, 현지인에게 물었다. 구글 앱이 잘돼 있어 길 안내를 상세하게 받을 수 있다. 트램(노면열차)을 타도 내려야 할 정거장, 경로까지 꼼꼼하게 안내해줘 편리하다.
- 2019-08-05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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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정리러가 알려주는 옷장 정리 꿀팁
- 채우는 것이 곧 잘사는 시대가 있었습니다. 인생의 많은 부분을 채우고만 살아왔다면 물건 하나 버리는 게 쉽지 않지요. 하지만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채워왔다면 이젠 정리하고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할 시간이 왔다고요. 내 옷장은 나를 잘 표현하고 있는가? 옷장 정리의 첫 번째 과정은 스스로 물어보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많은 정리 방법이 있지만 물건의 진짜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옷장 속 쌓여 있는 옷들을 보며 나에게 물어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옷을 입은 내 모습이 마음에 든다면 나를 잘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옷만 봐서는 잘 모르겠다고요? 옷을 입고 거울 앞에 서 보세요. 그 옷을 입은 내 모습이 마음에 드나요? 잘 입는 옷 VS 잘 안 입는 옷 좋아하는 옷의 비중과 그렇지 않은 옷의 비중을 따져보세요. 옷장을 잘 관리하는 방법은 좋아하고 자주 입는 옷의 비중을 늘리는 것입니다. 관리가 잘 안 되고 입을 옷이 없는 분들은 좋아하고 자주 입는 옷보다 입었을 때 그냥 그렇고 잘 안 입는 옷의 비중이 높게 마련이지요. 이렇게 따져보지 않고 분류해보지 않으면 그 이유를 모르지만, 좋아하는 옷과 그렇지 않은 옷을 나눠보면 생각보다 ‘입었을 때 그냥 그렇고 잘 안 입는 옷’의 비중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옷장은 주인을 닮는다 옷장 정리가 잘 안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삶에 따라 옷장을 정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옷장도 삶의 과도기에 따라 영향을 받고 변화합니다. 체중이 늘거나 줄고, 임신과 출산으로 환경이 바뀌고, 나이에 따라 취향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경력 전환으로 업무에 필요한 스타일을 요구받을 수도 있고요. 퇴직을 해서 더 이상 정장 바지와 재킷이 필요 없다면 옷장을 정리할 때입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한두 벌만 남기고 인생 2막의 삶에 맞는 새로운 옷으로 옷장을 채워 보시기 바랍니다. TIP 1 비우기 비우기 바구니를 활용하자 그만 입어야 할 옷들을 골랐다 해도 이 옷들을 정말 버려도 되는지 확신이 없습니다. 그럴 때는 비우기 바구니를 활용하세요. 50cm×50cm×50cm 정도의 크기가 되는 박스를 준비한 다음 안 입는 옷, 앞으로도 안 입을 것 같은 옷을 바구니에 넣으시기 바랍니다. 사실 이 옷들은 ‘진짜’ 버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홀가분하게 집어 넣으셔도 됩니다. 그런 다음 옷장이 아닌 제 3의 장소에 보관합니다. 비우기 바구니에 넣은 옷 중에 필요한 옷이 있다면 다시 꺼내서 입을 수도 있지만(아마 그런 일은 거의 없을 겁니다), 6개월이 지나도 옷들이 바구니에 그대로 담겨 있다면 결정을 내릴 때가 온 것입니다. 그래도 마음의 준비가 더 필요하다면 1년 후에는 홀가분하게 떠나보내십시오. ‘아까움’에 대한 나만의 기준을 정하자 왜 물건을 정리하지 못하냐고 물어보면 가장 먼저 튀어나오는 대답이 “아까워서”입니다. 우리는 막연하게 제품을 구매했을 때의 기억만 가지고 아깝다고 합니다. 물건의 가치가 ‘사용함’에 있다면 사용한 뒤에는 가치를 재정의해줘야 합니다. 아까워서 나중에라도 먹겠다고 냉동실에 넣어 놓은 음식은 언제 먹을지 알 수도 없고 결국 안 먹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음식의 가치는 ‘가장 맛있을 때’에 있기 때문이지요. 옷과 신발, 가방을 가득 진열해놓기만 하면 무슨 기쁨이 있을까요. 입고 즐기려 사둔 옷들이 1년이고 2년이고 옷장에서 나올 일이 없다면 그 가치는 무엇인지 재정의할 때입니다. 부피가 작은 물건부터 정리하자 옷은 우리가 매일매일 착용하는 물건 중 덩어리가 가장 큽니다. 그래서 정리하기도 쉽지 않죠. 만만치 않은 부피의 옷들을 빼고 옮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 번 정리하려면 마음의 준비가 오래 걸리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가장 작은 물건부터 정리해볼 것을 권합니다. 예를 들면 여성분들은 속옷이나 스카프, 남성분들은 넥타이부터 정리하면 좋습니다. 넥타이는 경조사용 1, 캐주얼용 2, 격식 있는 모임용 2개면 충분합니다. TIP 2 채우기 홈쇼핑을 멀리하자 시니어가 자주 애용하는 쇼핑 중 하나는 홈쇼핑입니다. 그리고 타깃 고객은 대부분 40대 이상의 여성분들이죠. 홈쇼핑에서 물건을 샀던 분들은 아마 경험하셨을 겁니다. 화면에서 보던 옷이랑 알게 모르게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요. 무료반품이라는 획기적인 서비스가 있지만 화면빨과 모델빨에 넘어가 구매한 그 아이템이 진짜 나를 위한 것일까요? 옷장 속 아이템을 파악하자 사고 보니 옷장에 비슷한 옷이 있었다는 옷장 괴담은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내가 어떤 옷을 가지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이 안 되기에 벌어지는 일이지요. 똑똑한 쇼핑러가 되려면 옷장이 내 손 안에 있듯 훤히 꿰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비슷한 옷을 ‘또’ 구매하는 실수를 막고 코디해서 입을 옷까지 고려할 수 있습니다. 옷을 구매할 때는 흰색 조명 아래서 입어보자 의류 매장에서는 대부분 따뜻하면서도 세련되게 비춰주는 누르스름한 빛깔의 조명을 씁니다. 이런 조명 아래에서는 옷 색깔과 디자인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습니다. 옷을 잘 고르는 팁은, 마음에 드는 옷을 입은 후 매장 안에 있는 모든 거울 앞에 서 보고 가급적 조명의 영향을 안 받는 곳에서 꼼꼼히 확인하는 것입니다. 매장에서는 괜찮았던 옷이 집에서는 영 그 느낌이 안 나는 것은 여러분 탓이 아닙니다. TIP 3 정리하기 나무 옷걸이를 사용하자 옷장은 옷을 보관하는 곳이지 옷을 쟁여두는 곳이 아닙니다. 나무 옷걸이는 옷걸이의 두께 때문에 옷을 촘촘히 넣어둘 수 없습니다. 반면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철 옷걸이는 빈틈없이 빽빽하게 걸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정리할 옷이 많아도 그냥 걸어놓게 됩니다. 나무 옷걸이 사용을 추천하는 이유는 옷과 옷 사이의 공간을 확보해 옷장에 어떤 옷이 걸려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정리도 그때그때 할 수 있습니다. 수납박스는 2개 정도만 사용하자 그 계절에 입을 옷만 옷장에 놔두고 나머지 옷은 수납박스에 보관합니다. 그런데 수납박스가 너무 많으면 계절마다 옷을 꺼내고 넣어두는 작업이 즐겁지 않고 그야말로 ‘일’이 되어버립니다. 정리 과정이 쉽고 단순해야 힘이 들지 않습니다. 봄과 가을옷은 거의 같이 입으니 함께 분류하고 여름옷과 겨울옷 박스를 각각 하나씩만 준비해두면 옷 찾기도 쉽고 버릴 옷들을 쓸데없이 쌓아두지 않게 됩니다. 부부라도 옷은 분리해서 보관하자 부부의 옷을 함께 보관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남편과 아내의 옷이 뒤섞여 있으면 정리를 해놔도 금세 다시 어지러워집니다. 부부라 해도 옷장은 따로 쓸 것을 권합니다. 그래야 각자의 옷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확인이 가능하고 정리 여부를 판단하기에 좋습니다. 부부 옷을 아내가 관리하는 경우라면 남편이 잘 안 입는 옷(하지만 놔두라고 이야기하는)은 비우기 바구니를 활용해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그 옷 어딨어?” 하고 물으면 비우기 바구니에서 꺼내주면 되고, 6개월이 지나도 옷을 찾지 않으면 속 시원하게 버리면 되니까요.
- 2019-03-0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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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가 읽어볼 만한 새 책
- 새로운 다짐과 희망으로 가득한 1월 한 해를 시작하며 읽을 만한 신간을 소개한다. ◇ 딸기색 립스틱을 바른 에이코 할머니 (가도노 에이코 저ㆍ지식여행) 30년 넘게 전 세계인에게 회자되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마녀 배달부 키키’의 원작자인 아동작가 가도노 에이코의 에세이다. 2018년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국제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그녀는 여든이 넘은 현재까지도 왕성한 집필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책에는 나이와 상관없이 건강하고 생기 넘치는 인생을 살기 위한 에이코 할머니만의 비법들을 담았다. 소소한 일상 속에서 빛나는 자신만의 멋과 철학, 나이가 들어도 우아함을 잃지 않는 패션, 오랜 세월 즐겨온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그릇들, 딸기색 벽을 가득 채운 수많은 책 등 그녀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엿볼 수 있다. 마흔 이후 빨간색 옷이 잘 어울린다는 칭찬 한마디에 ‘딸기색’을 자신만의 색깔로 삼은 저자는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예쁘게 꾸미고 싶은 마음을 간직한 채 매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옷장 속을 살피고 싶다”며 아름다운 삶의 비결과 꾸미는 즐거움에 대해 말한다. ◇ 같이 읽고 함께 살다 (장은수 저ㆍ느티나무책방) 10대 여고생부터 80대 할머니까지, 함께 책을 읽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30년 넘게 맥을 이어온 ‘할머니 독서모임’, 귀촌자가 모여 만든 ‘남원북클럽’ 등 저자는 전국 독서공동체 24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기록했다. ◇ 비가 와도 꽃은 피듯이 (노신화 저ㆍ포레스트북스) 말기 암과 치매를 앓는 시한부 아버지와 그 곁을 지키는 딸의 마지막 76일을 그렸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속에서 절망보다는 희망을 이야기하며 가족의 질병이 갈등과 붕괴가 아닌 치유와 사랑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 (톰 말름퀴스트 저ㆍ다산책방) ‘뉴욕타임스’, ‘가디언’이 추천하고 각종 문학상을 휩쓸며 ‘유럽 소설의 새로운 목소리’로 주목받는 톰 말름퀴스트의 소설. 갑작스러운 아내의 죽음으로 평범한 일상이 파괴된 한 남자의 비극을 담담하고 직설적으로 풀어냈다. ◇ 왕초보 책과 글쓰기 도전 (가재산 외 공저ㆍ노드미디어) 100세 시대를 맞아 시니어들이 쉽게 도전해볼 수 있는 책과 글쓰기 방법에 대해 정리했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자료를 수집하고, 문서를 정리하는 등 글쓰기에 효율적인 스마트폰 활용 노하우를 친절하게 소개한다.
- 2019-01-07 0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