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잘자기 위한 나만의 비법] 낮에 못한 일 한다

기사입력 2016-08-05 14:30 기사수정 2016-08-05 14:30

▲불면의 밤에는 시계를 자꾸 보게 된다. (박혜경 동년기자)
▲불면의 밤에는 시계를 자꾸 보게 된다. (박혜경 동년기자)
잠 잘 시간인 한밤중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는 게 필자만은 아닌가 보다.

불면증 대처법으로 올라오는 많은 기사를 보며 아, 남들도 이렇게 잠이 안 와서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안도감이 들며 조금 위로가 되기도 한다.

불면증은 정말 지긋지긋하다. 자려고 누웠는데 시간이 지나도 잠이 안 온다. 눈은 감고 있지만, 머릿속으로 무슨 생각이 그리 많이 떠오르는지 도통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잠이 안 오는 이유?-

예전에 좋아했던 'you are the reason, I don't sleep at night' 이라는 팝송이 있다.

커피를 마셔 봐도, 담배를 피워도, 물을 마셔도, 아무튼 뭔 짓을 해도 잠이 안 오는데 그건 너 때문이라는 내용이다.

그렇게 ‘그대’라는 상대가 있어 마음이 쓰여 잠 못 이루는 낭만적인 불면이 아니라 필자는 이유 없이 잠을 못 자니 고민이다.

일주일에 이, 삼일은 꼴딱 밤을 새우기도 한다.

그런 날은 괜스레 시계를 들여다보며 몇 시나 되었는지 자꾸만 확인하는 자신을 보게 된다.

한 시 두 시가 지나고 네 시쯤 되어 그때까지 못 자고 있으면 멀리 밖에서 버스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새벽 첫 버스가 운행하기 시작하고 일찍 일터에 나가는 사람들이 상상이 된다.

원래 필자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게으름쟁이였다.

오전 중 전화한 친구에게 잠에 취한 목소리로 받으면 아직까지 자고 있냐며 놀라기도 하고 “그래, 미인은 잠꾸러기라지?” 하며 농담도 한다.

어떤 날 친구와의 약속으로 아침 일찍 외출할 때면 많은 사람이 바쁘게 움직이는 걸 보게 된다.

그럴 때 아침형 인간이 성공한다는 말을 떠올리며 게으름쟁이인 자신이 무안해서 반성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불면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전날 온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댔다거나 커피를 여러 잔 마신 날 그런 현상이 더한 것 같다.

커피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필자의 하소연에 자기들은 아무리 커피를 많이 마셔도 잘 잔다며 반박한다.

하긴 일이 있어 바쁘게 지냈거나 외출했던 날은 커피를 마셨어도 눕자마자 언제 잤는지 모르게 숙면을 한다. 그런 날은 아침에 눈 뜨면 컨디션이 좋고 상쾌하다.

그러니 잠을 못 잔다는 건 필자가 좀 나태했었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억지로 자려하지 말고 긍정적인 사고를.-

예전엔 억지로 자 보려고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양 세 마리...계속 세어보기도 했고 자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더 괴로운 시간이었다.

그런데 요즘 필자는 좋은 방법을 생각해 내었다.

어차피 일주일에 몇 번은 잠 못 드는 밤이다. 그러니 너무 괴롭게 생각하지 말고 억지로 자려고 노력하지도 말고 그 시간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설렁설렁 큰 기사에만 눈길을 주었던 요즈음 신문을 들고 와 미처 보지 못했던 기사를 찾아보기도 하고 전에 읽고 감동받았던 소설을 끄집어내기도 한다.

옷장을 뒤집는 방법도 있다. 얼마간 정리하지 않은 옷장은 엉망으로 엉켜있기 마련이다.

옷들을 다 꺼내어 개켜서 차곡차곡 넣다 보면 꼭 필요했는데 못 찾아서 못 입었던 탱크톱(끈 달린 티셔츠)도 발견하고 옷장 구석에 틀어박혀 잊어버리고 있던 소품이 튀어나오기도 해서 기쁘다.

TV를 켜면 무료로 보는 영화도 지천이다. 영화 보기를 좋아하는 필자에겐 최고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이제는 잠 안 오는 밤 괴롭게 생각하지 않고 다음 날 꼭 나가야 할 일이 없으면 그때 자도 되니 할 일을 찾아 책도 읽고 영화감상과 옷장 정리도 하고 있다.

잠 올 때 자고 잠이 안 오면 할 일을 찾으면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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