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가 ‘국민공감 10대 우정서비스’중 하나로 용돈 현금 배달 서비스와 각종 경조사 경조금 전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모님 용돈 배달서비스’는 예금주가 지정한 고객에게 현금을 배달해주는 것으로 전국 어디에서든 신청 가능하다.
주로 자녀가 부모님께 매월 드리는 용돈을 지정한 날짜에 집배원이 현금으로 인출해 원하는 곳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은행 창구를 직접 찾기 어려운 고령자나, 은행 점포가 없는 농촌 지역에서 꼭 필요한 서비스라는 평가다.
서비스 이용을 원한다면, 신청인이 우체국에서 예금계좌 자동 인출과 현금 배달을 약정하고, 원하는 배달 날짜와 금액을 지정하면 된다.
배달 금액은 최소 10만 원부터 최대 50만 원까지 1만 원 단위로 설정할 수 있다. 만약 고객 부재 등으로 현금 배달을 하지 못할 경우에는 약정 계좌로 재입금 된다.
서비스를 신청하면 현금 배달 금액에 따라 2420원부터 5220원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경조금 배달 서비스’는 경조사에 참석할 수 없는 경우, 고객이 요청한 주소지로 경조금과 경조 카드를 함께 배달하는 서비스다.
경조 카드는 결혼, 축하, 위로, 조의 등 4종이며, ‘온라인환(환증서)’ 또는 ‘현금’으로 배달할 수 있다.
현금 배달은 최대 50만 원까지 신청할 수 있으며, 5060원~6060원(비대면 서비스는 4060원~5560원)의 수수료가 붙는다.
조해근 우정사업본부장은 “전국 방방곡곡의 우체국 네트워크를 활용해 집배원이 고객 요청에 따라 현금을 안전하게 배달해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국민이 공감하고 꼭 필요한 서비스를 계속해서 발굴해 좋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금 및 경조금 배달 서비스와 관련한 내용은 전국 우체국, 혹은 우체국 홈페이지, 우체국 예금고객센터를 참고하면 된다.
흔히 '실버 택배'라고 불리는 지하철 택배는 대표적인 노인 일자리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 지하철 택배원으로 일하는 이들은 이 직업을 어떻게 바라볼까? 2010년부터 시작해 13년 동안 지하철 택배를 해오면서 배송일지를 기록한 택배원이 있다. 조용문(83) 택배원을 만나 그의 일과를 들어봤다.
지하철 택배원의 하루
조용문 씨가 택배 일을 시작한 것은 지자체의 디지털 수업이 도움됐다. 2010년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법 교육자를 대상으로 한 모집 공고를 보고 지하철 택배원 모집에 지원한 것이 계기가 됐다.
조용문 택배원은 8시 10분에 집에서 출발해 9시 반까지 종로3가역에 도착한다. 액세서리를 주로 배송하기 때문에 보석류 액세서리 상가가 즐비한 종로3가역으로 출근 도장을 찍는다.
먼저 해야 할 일은 택배 회사에 출근했다는 문자를 보낸 후 주문을 기다리는 것이다. 택배 회사로부터 물품 수령 장소와 연락처가 적힌 문자를 받으면 접수했다는 문자를 보낸 후 바로 이동한다. 물품을 수령할 때, 배송을 마쳤을 때도 회사에 바로 보고를 남긴다. 한 개의 물품을 배송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정도다. 배송이 끝나면 다시 지하철 승강장 의자에 앉아서 다음 목적지를 기다린다. 일주일에 5일 근무하면서 이러한 일상을 반복한다.
그는 노인 지하철 택배에는 다양한 분야로 나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품을 픽업하고 사무실이나 고객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낀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서류나 액세서리를 전달하는 등 일반 배송을 주로 하고 있다. 의류 배송을 하게 되면 소비자한테 옷을 전달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그는 이전에 백화점 배송을 했던 경험이 있었다. “백화점 배송은 두 곳의 백화점을 오고 가며 여러 개의 쇼핑백을 들고 배달해야 하는 업무예요. 수익률이 높다는 특징이 있지만, 고가의 상품이 분실되면 택배원이 책임져야 할 부담 금액도 커지죠. 택배를 시작하던 초창기에 11만 원 상당의 의류를 배상한 적이 있었어요. 무거운 쇼핑백들을 한가득 들고 하나씩 전달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하나를 놓쳤죠. 백화점 배송은 수익이 높아도 여러모로 운반하기가 힘들 수 있습니다.”
수입, 체력과 건강 상태가 결정
일반적으로 노인 지하철 택배 요금은 한 건당 7000원에서 8000원 정도다. 며칠이나 걸리는 일반 택배보다는 비싸지만, 퀵서비스만큼 빠르면서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다. 보통 배송원이 배정받는 배달은 하루에 4~5건 정도. 배송료에서 택배회사의 수수료 33%를 뺀 나머지가 배송원의 몫이다. 배송원 상당수가 고령자라서, 체력이나 건강 정도에 따라 수입은 달라진다.
조용문 택배원은 13년 동안 지하철 택배를 하면서 무릎에 대한 걱정이 생겼다. 그는 무릎에 연골 주사를 맞으면서 택배를 하고 있다. “물품 배송을 재촉할 때가 종종 있어요. 시간이 얼마 없을 때는 에스컬레이터에서도 뛰어야 해요. 그래도 제시간에 도착하면 뿌듯하죠.”
그는 평소 출근할 때 아내가 만들어 준 김밥이나 떡을 챙겨온다. “점심은 항상 잘 챙겨 먹고 있습니다. 택배 일을 할 때는 언제 주문이 올지 몰라요. 그래서 비교적 간단한 음식을 먹습니다. 때에 따라서 다양하게 먹는 편이에요.” 이날 그의 점심은 약밥이었다.
더운 날씨에도 그는 내복을 껴입고 모자를 쓴다. 지하철 내부의 에어컨 바람은 차갑기 때문이다. 그는 더운 날씨보다 폭우를 더 걱정했다. “한 손으로 우산을 들고 다른 손으로는 물건들을 챙깁니다. 시간에 맞게 배송하려면 날씨에 상관없이 바삐 움직여야 해요.”
13년간 택배일지를 써온 이유
그는 지하철 택배라는 직업이 돈벌이 이상의 즐거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 매일 쓰고 있는 블로그를 꼽았다. “매일 지하철에서 만나는 사람들, 물건을 주고받으면서 만나는 고객들은 블로그의 소재가 됩니다. 일상을 글로 엮어 성실하게 게재하고 있어요. 용돈을 버는 것도 생활에 도움이 되지만, 생활 속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일은 늘 즐거워요.”
그는 IMF 시절인 1997년에 회사에서 명예퇴직을 했다. 퇴직금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불면증과 우울증으로 인해 수면제를 복용하면서 기억도 점차 사라져갔다. “당시에 가족들이 많이 걱정했어요. 제가 예전에 있었던 기억을 잘 못하니까요. 치료하면서 나아진 것도 있지만, 지하철 택배를 시작하고 많이 건강해졌어요. 여러 사람도 만나고 계속 걷다 보니 활력이 생긴 것 같아요.” 그는 소중한 일상을 기록하고 싶어서 블로그에 일지를 쓰기 시작했다. 조용문 씨의 블로그의 방문자는 최대 수천 명에 이른다.
지하철 택배를 하면 많은 사람을 만날 수밖에 없다. 그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긍정적인 변화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그의 블로그에 나온 배송 일지를 보면 가게 주인부터 외국인, 어린이 등 많은 사람이 등장한다. 지하철에서 마주친 어린이의 손에 들린 작품을 찍어도 되겠냐고 물어보거나 배송하면서 직원에게 말을 거는 등 활발한 소통을 이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이 일자리를 신청하는 목적 중 하나는 사회활동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2022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노인일자리사업을 신청한 가장 높은 이유는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에’였고 그다음으로 많았던 이유가 ‘사회활동을 하고 싶어서’였다.
조용문 택배원은 물품을 전달할 때마다 감사하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지하철 택배를 하면서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고 한다. “힘들기는 해도 꾸준히 블로그에 배송 일지를 쓰니까 나름 이 일에 자부심이 있어요. 활력이 생기니 마음도 건강해졌죠. 자서전을 쓰겠다는 목표가 있는데 곧 제 책이 출간될 예정이에요.”
조용문 택배원은 오후 5시에 일을 마치고 블로그 일기를 쓴다. 그의 블로그에 들어가면 지나온 풍경과 거리에 있는 조각상 등 평소에 빠르게 지나치면 놓칠 법한 것들이 담겨 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과정으로 30장 이상의 사진 중에 베스트 컷을 고르고, 생각을 적어 내려간다. 그는 바쁜 일상을 보내는 것이 블로그 일지에도 도움이 된다며 미소를 보였다. 인터뷰가 끝난 뒤에 조용문 택배원은 지하철 승강장으로 돌아와 앞으로 가야 할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40세 이상 중장년 10명 중 6명은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고, 이들 중 66.5%는 본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이른바 ‘N잡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벼룩시장이 40대 이상 65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60.3%가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35.5%는 ‘1년 이내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으나 현재는 하고 있지 않다’라고 답했으며, ‘아르바이트 경험이 전혀 없다’라는 응답자는 4.1%에 그쳤다.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66.5%는 본업과 최소 1개 이상의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N잡러인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의 75.2%, 여성의 56.5%가 현재 N잡을 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N잡을 시작한 시기는 코로나19 발생 이후(73.3%)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년이 아르바이트하는 이유는 역시나 ‘돈’이었다. ‘추가 수입이 필요해서’라는 답변이 38.7%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고, ‘생계유지를 위해’(25.2%), ‘용돈 마련을 위해’(15.3%), ‘노후 준비를 위해’(5.4%) 순으로 이어졌다. ‘은퇴 후 시간 여유가 생겨서’(5.4%)나 ‘정규직 취업이 어려워서’(4.5%) 아르바이트를 택했다는 응답도 있었다. 적지만 ‘하고 싶었던 일을 경험해보기 위해’(2.6%), ‘사회 참여를 위해’(1.3%)라고 답한 응답자도 있었다.
중장년이 가장 많이 아르바이트 업종은 운전·배달·물류(택배, 대리운전, 배달대행 등)(19.5%)이었다. 요리·서빙(음식점, 카페, 패스트푸드 등)(14.4%), 서비스(청소, 전단지 배포, 휴게소, 주유소 등)(13.4%), 사무직(12.8%), 매장관리·판매(12.5%)가 근소한 차이로 2~5위를 차지했다.
중장년 아르바이트 근로자들의 월평균 소득은 74만8000원, 주당 근무시간은 18.4시간으로 집계됐다. 남성의 월평균 아르바이트 소득은 80만4000원, 여성은 69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75만2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50대 73만6000원, 60대 이상 73만8000원이었다.
업종별 소득을 살펴보면 간호·요양 직종이 월평균 96만4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생산·건설·노무(91만9000원), 운전·배달·물류(80만7000원), 매장관리·판매(79만4000원), 사무직(75만9000원), 서비스(75만7000원) 순으로 이어졌다. 문화·여가·생활 분야 직종은 월평균 급여가 56만4000원으로, 가장 낮은 월 소득을 기록했다.
주당 근무시간이 가장 긴 업종은 간호·요양(24.9시간)과 생산·건설·노무(22.7시간)로, 업종별 월 평균 소득에 이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매장관리·판매(21.6시간), 사무직(20.2시간), 상담·영업(19.3시간), 서비스(19.1시간) 순으로 이어졌으며, 교육·강사(13.7시간)의 주당 근무시간이 가장 짧았다.
그러나 법의 사각지대에서 일하고 있는 중장년들도 적잖은 것으로 드러났다. 중장년 아르바이트 근로자의 23.3%는 올해 법정 최저임금인 9160원보다 낮은 수준의 급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직종별로는 요리·서빙(35.6%), 매장관리·판매(33.3%), 미디어(보조출연, 촬영보조 등)(33.3%)에서 최저임금보다 낮은 급여를 받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이 높았다.
또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도 절반에 가까운 45.4%에 달했다. 특히 생산·건설·노무(71.4%), 미디어(66.7%), 서비스(64.3%), IT·인터넷(62.5%)의 경우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응답자가, 작성했다는 응답자의 약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활기찬 노후 정착을 위한 노인 일자리 사업이 더욱 발전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환경 미화나 교통 지도를 하는 공익활동형 일자리를 넘어 사회 서비스형, 시장형과 같은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가 등장했다. 음식 정기 배송, 농산물 재배, 취약계층 돌봄 등 보다 다양해진 일자리 현장을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삶의 활력을 찾은 두 번째 청춘들을 만났다.
하나금융그룹의 100년 행복연구센터가 중장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만 60~64세의 60%는 70세가 넘어도 일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통계청이 공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1000만 명이 넘는 장래 근로 희망자 중 70~74세는 79세까지, 75~79세는 평균 82세까지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서’, ‘일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서’와 같은 이유로 대부분 은퇴 이후에도 근로 의욕을 드러냈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정책이 바로 ‘노인 일자리 사업’이다.
노인 일자리 사업을 통해 고령층에 제공되는 일자리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지역사회 공익 증진을 위한 ‘공익활동형’(공공형)은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를 참여 대상으로 하며, 주로 노노케어(건강한 노인이 병이나 다른 사유로 도움을 받고자 하는 노인을 돌보는 일), 학교 급식 지원, 도서관 등 공공시설 봉사활동을 한다. 10~12개월간 하루 3시간, 월 30시간 이상 활동하면 한 달에 27만 원을 지급받을 수 있다.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곳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 서비스형’은 만 65세 이상 참여할 수 있고 복지시설, 보육시설, 금융기관 등에서 10개월간 월 60시간 이상 활동한다. 급여는 근로계약에 따라 다르지만 월 71만 원 정도의 활동비를 받는다. 참여자 인건비를 일부 보충 지원하고 추가 사업소득으로 운영하는 ‘시장형’은 식품 제조·카페와 같은 소규모 매장, 아파트 및 지하철 택배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만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근로 수익금에 따라 활동비를 배분한다. 다만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생계 급여 수급자나 직장 건강보험 가입자, 장기요양보험 등급판정자, 정부 부처나 자치단체에서 추진 중인 타 일자리 사업에 참여 중인 자는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사회에 기여하는 ‘사회 서비스형’
2021년 우리나라는 2조 6000억 원의 예산으로 82만 개의 노인 일자리를 만들었다. 이 중에서 73.8% 정도가 공공형 사업이다. 공공형 노인 일자리 참여자 평균 연령은 77세 수준으로, 참여에 특별한 자격이 필요하지 않은 주거환경 개선이나 스쿨존 안전 지킴이 등 단순한 활동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최근 변화하는 노인의 특성과 경력을 활용하는 사회 서비스형과 시장형 일자리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삼척시니어클럽은 사회 서비스형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2020년부터 ‘희망을 담는 빨래바구니’를 운영 중이다. 장애인, 독거노인, 한부모 가정 등 취약계층을 방문해 대형 빨래를 수거하고 세탁해 집으로 배송해준다. 이외에도 필요한 생필품이나 상비약을 주문받아 함께 전달하고, 가스·수도·전등 수리 및 가스 누출 점검 등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세탁이 불가한 낡거나 보온성이 떨어지는 이불은 무료로 교체해주기도 한다. 백창석 강원도 일자리국장은 “빨래방 서비스와 더불어 생필품 구매 대행과 우유 배달을 진행해 취약계층 어르신과 지역사회의 연결고리를 하나 더 만든 셈”이라며 “통합 생활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발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1월 16일 사회 서비스형 노인 일자리 ‘방역지원 사업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응 체계가 재택치료 원칙으로 전환되면서 재택치료자·자가격리자 증가에 따른 일선 방역 현장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사업단의 주요 업무는 재택치료 키트, 자가격리 물품 점검·배달 및 지역사회 방역 등 지자체와 보건소가 수행하는 포괄적인 방역 현장 지원이다. 방역수칙과 개인정보보호 교육을 통해 노인 일자리 참여자의 건강과 안전을 확보하고, 재택치료자의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할 예정이다. 주철 복지부 노인지원과 과장은 “재택치료 키트 배달 등 방역 현장 지원이 절실한 지금, 노인 일자리 방역지원 사업단은 건강하고 경험을 갖춘 베이비붐 세대의 역량을 사회에 환원해 국민의 안전에 이바지하는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어르신과 함께 키워나가는 ‘시장형’
구로시니어클럽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장형 일자리 사업으로 주택가 한복판에 꽃송이버섯 재배 농장을 마련했다. 서울도시주택공사가 매입한 임대주택을 활용해 ‘시티팜’을 운영한다. 집 전체가 버섯 생육장이다.
여기서 자라는 꽃송이버섯은 암세포를 억제하는 베타글루칸 성분을 다량 함유해 항암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습도와 온도에 민감해 생장 요건이 맞지 않으면 금방 죽어버리는 탓에 키우는 과정이 꽤 까다롭다. 이곳에 근무하는 어르신들은 비치된 기계에 배양액을 채우고, 방 안에 고루 퍼지도록 버섯의 위치를 바꿔주는 등 생육 환경을 최적으로 유지하는 일을 한다. 다 자란 버섯을 수확하고 무게별로 포장하는 작업도 진행한다.
수익은 어르신들의 급여와 관리 유지비, 재료비 등으로 사용된다. 때문에 같이 일하는 직원들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양임순 구로시니어클럽 관장은 “신생 사업이라 판로 확보를 위해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식당, 대형마트 등 직접 발로 뛰며 납품 계약을 맺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꽃송이버섯은 원래 1kg당 10만 원에 거래될 정도로 고가지만, 중간 유통 과정이 없어 시중가보다 40% 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로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담아드림’ 역시 시장형 일자리 사업 중 하나다. 담아드림은 샐러드 정기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식자재 마트에서 직접 장을 봐 신선한 재료로 매일 아침 샐러드를 만든다. 재료를 깨끗이 씻어 말리고, 껍질을 까거나 고기를 삶는 등 하나하나 어르신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포장과 배송도 다 이들의 몫이다. 샐러드 종류는 아보카도, 훈제오리, 닭가슴살, 새우, 게살, 버섯 등이 있다. 가격은 5000~6000원으로 시중의 다른 가게들보다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어르신들은 제작 및 포장팀과 배송팀으로 나뉘어 주 2~3회 근무한다.
현재 인근 관공서, 공공기관과 가산디지털단지를 판매 지역으로 정해두고 있다. 양 관장은 “시장형 일자리는 어르신들이 일하는 보람을 느끼게 하고, 여러 사람과 어울리며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면서 “앞으로도 어르신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현장 근무자들의 말말말
희망을 담는 빨래바구니 유을자(65)
“원래 보험 설계사 일을 했어요.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본사에서 영업소를 축소하는 바람에 근무 지역이 멀어져 직장을 그만두게 됐죠. 구직 활동을 하다 노인 일자리 사업을 알게 돼 신청했고, 참여자로 선정됐을 땐 다시 일할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기뻤어요. 지금은 한 달에 총 12일, 하루 5시간을 일해요. 수거한 이불을 빨아서 생필품과 우유를 함께 배달하고, 도움이 필요한 집을 선정해 이불을 교체해요. 혼자 사는 어르신을 보면서 나중에 나도 더 나이 들었을 때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남 일 같지 않죠. 그래서 진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해드리려고 노력해요. 몸은 바쁘지만 사회에 도움 되는 좋은 일이니,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담아드림 조규숙(68)
“일자리 모집 공고를 지역 소식지에서 발견했어요. ‘아, 이거다!’ 싶었죠. 자식들도 다 커서 집에 아무도 없는데, 혼자 덩그러니 남아 있으면 심심하잖아요. 많으면 100인분가량의 샐러드를 만들 때도 있는데, 아침부터 재료를 손질하려면 전쟁터예요. 특히 훈제오리나 닭가슴살은 기름기를 일일이 다 빼고 알맞은 크기로 잘라야 해서 굉장히 손이 많이 가죠. 그래도 소스나 재료를 어디에 배치하면 좋을지 의논하면서 메뉴를 발전시키는 재미가 있어요. 출근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같이 일하는 언니들과 중간중간 이야기도 하고, 바쁘게 움직이니 운동도 되는 것 같아요. 삶의 활력소를 찾은 셈이죠.”
시티팜 최수자(80)
“꽃송이버섯에 대해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효능을 알고 나니 좋은 농산물을 재배한다는 자부심이 생겼어요. 출근하면 버섯 보며 잘 잤냐고 말도 걸어보고, 비닐이 구겨져 있으면 일일이 손으로 펴주기도 하죠. 시간이 지날수록 손주 보듯 사랑으로 돌보게 된달까요. 판로 확보가 중요하다 보니 책임감을 갖고 어떤 요리에 넣어 먹으면 맛있을지 개발해보는 등 의욕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특히 월급으로 가족들에게 선물을 한다거나 용돈을 줄 수 있어서 좋아요. 얼마 전에는 손주에게 시계를 선물로 사줬는데, 기뻐하는 아이를 보니 굉장히 뿌듯하더라고요.”
시티팜 송현순(65)
“집에 있으면 겉모습에 신경 쓰기보다 편하게만 있게 되는데, 여기 나오고부터는 얼굴에 화장품도 찍어 바르고, 눈썹도 그려보면서 관리를 하게 돼요. 아무래도 밖에서 사람들과 만난다고 생각하면 신경을 안 쓸 수 없더라고요. 불면증이 있었는데 열심히 활동하니 잠도 잘 오고, 좋은 배양액을 덩달아 맞아서 그런지 피부가 좋아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전체적으로 제 삶이 윤택해졌죠. 저도 얼마 전에 손주가 입학한다고 해서 책가방을 선물로 사줬어요.”
전국 각지에서 2022년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참여자 모집이 한창이다. 특히 올해 82만 개에서 내년에는 84만5000개로 일자리가 확대 추진되면서, 다양한 일자리 사업이 나오고 있다. 그 가운데 이색적인 일자리도 많아 이목을 사로잡는다.
이제는 노인 일자리를 통해 피자 가게에서도 일할 수 있다. 서울 구로시니어클럽에서는 지난 7월 구로 항동에 '피자스쿨'을 오픈했다. 그동안 시니어 전문 카페, 반찬 가게는 꽤 있었지만, 피자집은 최초다.
이 매장의 근무자는 모두 60살 이상의 고령이다. 주민 18명이 교대 근무를 한다. 주 2~3회 하루 4시간씩 일하고 월 32만 원 정도를 벌어간다. 매장 내 식사와 배달 서비스는 불가능하다.
대면 업무나 활동성이 많은 일을 꺼리는 어르신들을 위한 일자리도 있다. 가리봉동 '윙윙센터'에서는 어르신들을 위한 공동작업장 '드림나눔 사업단'을 운영한다. 60세 이상 어르신 20여 명이 주 2회 4~5시간씩 종이가방을 만든다. 구로시니어클럽에서는 서울 시내 2곳에 편의점도 운영 중이다.
구로시니어클럽 관계자는 "2022년 노인일자리 모집은 다음 주 금요일까지다. 기존에 참여하셨던 분들도, 집이 가까우신 분들도 많이 신청해주시고 계신다"고 말했다.
또한 노인일자리의 장점에 대해 그는 "소득 보존이 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고, 일이나 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짚었다.
이어 "노인일자리에 생계를 의지하기 보다는 용돈 정도를 원하시는 참여자가 대부분이고, 활동 과정에서 인간관계를 즐기는 이들도 많다.이 과정에서 열정적, 긍정적으로 변해, 삶의 에너지를 얻는 어르신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관악구에는 '길고양이 급식소 및 화장실 관리도우미 사업' 일자리가 있어 눈길을 끈다. 관악구는 관내 길고양이 문제 해결을 위해 고양이급식소와 전용화장실 설치를 지난 2017년 시작했다. 그러나 관리가 소홀해 주민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
이에 관악구청은 노인일자리로 문제를 해결했다. 일자리에 참여한 어르신들은 관내 설치된 길고양이 급식소 및 화장실 주변 정리 일을 맡는다. 하루 3시간 씩 주 2~3회, 월 30시간 이상 일한다. 월 27만원을 벌 수 있다. 그 결과 어르신들의 꼼꼼한 관리로 인해 길고양이들도 보다 건강해졌고, 주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 됐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서대문 시니어클럽에서는 이동식 스팀세차 '취익취익' 사업을 진행하며, 구직자를 모집하고 있다. '취익취익'은 전문교육을 이수한 어르신들이 스팀기, 연막 소독기, 청소기 등이 장착된 차량을 이용해 출장 스팀세차를 실시한다.
찾아가는 서비스로 살균세척도 가능하고, 본인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세차를 받을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입소문을 타고 이용객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정기세차를 이용하는 손님도 많다는 후문이다.
인천시 부평구에는 이색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불법촬영 실버지킴이단'이 있다. 50명의 어르신들은 지하철 역사나 공공기관, 공공 화장실 등을 돌며, 전파탐지형·램프탐지형 첨단장비를 활용해 몰래카메라가 있는지를 점검한다.
몰래카메라 범죄가 잇따르며 마련된 노인일자리로,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부평구 측은 범죄 예방과 노인일자리 창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