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스 호스피탈리티 전문기업 지냄이 웰니스 라이프 클래스 고:요 웰니스 아카데미 2기를 오는 2월 5일부터 3월 20일까지 모집한다.
액티브 시니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아카데미는 3월 26일부터 6주간 진행될 예정이다.
고:요 웰니스 아카데미 2기는 ‘업그레이드 마이 라이프(Upgrade My Life)’를 테마로, 매주 1회씩 총 6주에 걸쳐 클래스를 진행한다.
메이크업부터 헤어스타일링, 표정, 포즈 등 스타일 전반의 코칭을 제안하며 시니어의 자연스러움은 지키고 아름다움은 채울 수 있는 강좌들로 구성했다.
이 밖에도 컬처&아트 콘서트, 미술관 도슨트 투어 등 문화강좌 프로그램을 통해 네트워킹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2기 강사진은 30년 차 프로 모델이자 패션쇼 연출 감독을 맡고 있는 차민준 펜다시니어모델 아카데미 대표, 류보미 뷰티플레이 연구원으로 구성됐다.
또한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르아보네가 참여해 신중년들이 외적인 변화를 통해 자신감과 당당한 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다.
또한 아카데미 2기 시작을 앞두고 브런치 코스와 고품격 음악회를 즐길 수 있는 라움아트센터의 마티네 콘서트로 색다른 문화 혜택을 제공한다.
2월 27일 선보이는 마티네 콘서트는 고:요 웰니스 아카데미 홈페이지에서 2월 5일부터 예매가 가능하며 아카데미 1기 수강생은 할인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
지난해 11월 첫선을 보인 고:요 웰니스 아카데미 1기는 고:요가 추구하는 4대 철학을 바탕으로 경험과 공감에 초점을 둔 메이크오버, 비움과 채움에 집중한 웰니스에 맞춰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국민 의사 이시형 박사, 리더스브레인 두뇌학자 홍양표 박사, 권정현 더뉴그레이 대표, 한현재 알루 청담 원장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액티브 시니어들의 내면과 외면을 건강하게 가꾸는 밀도 높은 강의를 선보인 바 있다.
이준호 지냄 대표는 “지난 아카데미 1기의 인기에 힘입어 2기를 준비하게 됐다. 고:요 웰니스 아카데미는 공감, 경험, 비움, 채움의 4대 철학을 기반으로 액티브 시니어들이 자신감을 되찾고 건강한 인생 2막을 여는 교육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 “2기 아카데미를 통해 액티브 시니어분들이 색다른 변신을 즐기면서 배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냄은 멤버십을 운영한다. 멤버십 회원은 고:요 웰니스 아카데미의 전 과정을 10% 할인된 가격에 재수강할 수 있으며, 문화 프로그램에 우선 초청 대상으로 선정된다. 기수연합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으며, 고:요 웰니스 센터 케어 프로그램을 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혜택이 있다.
우리나라도 2026년에는 65세 이상의 노인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초고령 사회. 기대감보다는 두려움이 많다. 개인, 사회, 국가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우선 알아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시니어 전문잡지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서 5년 전부터 건강과 에이지리스에 대한 헬스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는 것은 전문잡지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5회째를 맞는 올해는 ‘액티브 시니어 시대의 해피에이징’이라는 주제로 9월 22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 동안 유튜브 채널 ‘브라보 잼잼 TV’를 통해 세미나 내용이 송출됐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모임을 할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오프라인 세미나를 웨비나 방식으로 변경 진행했다. 품격 높은 세미나를 위해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국내 대표 인플루언서 다섯 분이 초빙돼 활기찬 노년에 관한 강연이 시작되었다.
1부에서는 정신과 의사이며 노년에도 활발한 저술과 강연을 이어가고 있는 국민 의사 이시형 박사가 ‘최고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 박사는 서두에서 우리나라 ‘코로나19’의 방역이 세계 최고 수준인데 면역력 향상에 대한 관리는 다소 부족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쥐들을 섭씨 2℃의 추위에 노출하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지만 휴식이라는 시간을 적절히 줬더니 오히려 추위에 더 강해졌다는 실험 결과를 소개하면서 인간에게도 적절한 스트레스와 휴식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인식하거나 즐기면서 하는 일은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고도 했다. 어부는 스트레스를 받지만 취미로 즐기는 낚시꾼은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고 것이다. 이 박사는 스트레스를 덜 받으려면 남들과 경쟁이나 내기를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결과에 너무 집착하면 조급, 무리, 부정을 저지르게 되니,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하는 삶을 살아야 떳떳하고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고 했다. 하늘을 향해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정직한 삶을 살아야 건강하다는 얘기였다. 또 직장에서는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지만 직장이 있어 고맙다는 생각을 하면 오히려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고 했다. 이와 함께 때로는 포기할 줄도 알아야 정신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2부에서는 대한민국 최초의 의사 출신 의학 전문기자인 홍혜걸 박사가 ‘팬데믹 시대, 행복하게 사는 법’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강의 첫머리에서 홍 박사는 자신을 애연가로 소개하면서 어느 날 폐를 CT로 찍어봤는데 흰 빛깔의 작은 징후가 발견된 얘기를 해줬다. 괜찮다는 의사의 말만 믿고 술과 담배를 계속하면서 지내다가 암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는 위험을 느끼고 술과 담배를 끊고 건전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전한 생활 덕분에 그 후 더 이상 암의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홍 박사는 코로나19 시대에는 편안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박을 해서 돈을 땄을 때처럼 흥분해서 날뛰는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삶을 살면 안 되고 어린 시절 어머니가 머리를 쓰다듬어주면 스르르 잠이 오며 행복해지는, 세로토닌이 분비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얼룩말은 주변에 사자들이 우글거리지만 맹수가 덤벼들기 전까지는 유유자적 풀을 뜯는 삶을 살기 때문에 위장이 늘 깨끗하다고 한다. 홍 박사는 승부에서 이기려고 흥분해서 날뛰는 아드레날린의 삶은 인간을 빨리 죽게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편안하게 살려면 착한 사람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과감히 정리하라고 말한다고 했다. 복잡한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단순하고 진실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홍 박사는 특히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을 기억에서 정리하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사례를 얘기해줬다. 애완견을 키우면서 생활의 제약을 받는 것도 많지만 새로운 행복을 느낀다고 했다. 또 빌 게이츠가 쓰는 휴대폰이 유별난 제품이 아니니 더 이상의 부를 좇지 말고 좋아하고 행복해지는 일을 하라고 했다. 좋은 차를 타면서 아픈 사람보다 자전거를 타면서 건강하게 사는 사람이 더 행복한 삶을 사는 거라는 얘기였다.
제3부에서는 59세에 대장암과 신장암을 이겨낸 산부인과 의사 ‘산타홍클리닉’ 홍영재 원장의 ‘뷰티풀에이징 라이프’라는 주제의 강연이 시작됐다. 홍 박사는 행복한 삶, 건강한 삶을 늘 생각한다며 잠을 잘 자는 삶, 세로토닌적 삶을 강조했다. 잘 웃고 하루에 열 번, 스무 번 감사하다는 말을 사람과 물건에게 하면 뇌에 긍정적인 회로가 생겨 행복해진다고 했다. 인간의 건강은 95% 감정에 달려 있어 흥분하지 않는 편안한 감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우리가 섭취하는 식물의 색에는 몸을 건강하게 해주는 물질이 들어 있는데, 컬러푸드를 염두에 두고 음식을 섭취하라고 강조했다. 붉은색의 토마토, 수박이 몸에 좋고 노란색의 호박은 해독의 왕. NASA의 우주식량으로 각광을 받는 고구마는 장을 튼튼하게 해주고 황금덩어리에 비유되는 청국장은 혈관을 청소하고, 맵고 달콤한 양파와 암을 잡는 자주색 가지도 좋은 식재료라고 추천했다.
4부에서는 한창 자생한방병원 원장이 ‘젊은 척추, 섹시한 척추, 건강한 척추’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한 원장은 시니어에게 흔한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무릎관절염 등 근골격계 질환을 수술 없이 한방으로 치료하는 한의사다. 척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척추는 모두 23개 관절의 복합체로 우리 몸을 지탱하는 뼈대다. 퇴행성이 진행되면 척추디스크는 줄어들고 수액이 흘러나온다. 이 과정이 더 진행되면 척추협착증까지 진행된다. 진단 결과를 보고 치료 방법을 논하기 전에 왜 이런 결과를 초래했는지 그 원인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걷기란 참 좋은 운동이지만 제대로 걷지 않으면 골반도 굳어지고 허리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잘 걸으려면 배에 힘을 주고 허리를 반듯하게 하고 걸어야 한다. 한 원장은 시니어들은 물에서 걷는 것이 좋고 음주와 흡연은 척추에 아주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또 뼈 건강을 위해 단백질을 챙겨먹어야 하는데 소화기능이 약한 시니어는 어류나 두부를 먹으라고 했다. 한 원장은 특히 무엇을 먹고 좋아졌다는 말에 현혹되지 말라고 조언했다. 나이가 들면 척추의 퇴행은 필연이다. 잘 때는 똑바로 누워 자는 것이 척추에 좋다. 스마트폰을 너무 오래 사용해 거북목 환자가 많다는 점도 시대상을 반영한다.
5부에서는 배정원 행복한 성문화센터 대표이자 대한성(性)학회 회장은 ‘브라보 마이 러브’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시니어도 사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라고 조언하며, 섹스에 대한 오해 등 ‘성과 인간’에 대한 주제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들려줬다. 강의 첫머리에서는 젊은 여자를 탐하는 신윤복의 춘화도를 사례로 들면서 복상사 이야기, 젊은 여종을 통해 회춘을 꿈꾼 양반들의 생활상을 그림을 통해 소개했다. 배 원장은 노인의 성이라고 특별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노화는 시간 경과에 따라 일어나는 1차 노화와 흡연, 운동 부족 등으로 일어나는 2차 노화로 구분되는데, 개인에 따라 성적 능력도 달라질 뿐이라고 했다. 성적 능력은 나이보다는 개인의 건강이 좌우한다는 얘기였다. 노인이 되면 성욕과 오르가즘이 저하하고 윤활액도 감소하지만 애정 표현에 따라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도 조언했다. 노년은 성 호르몬이 감소하기 때문에 성적 흥분이 약해지는데 오르가즘 빈도가 높은 사람이 수명도 길다고 했다. 또 규칙적인 성 생활은 면역력을 증가시키고 자존감을 고양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혼자가 된 시니어의 경우 성적 파트너가 없기 때문에 잘 모르는 사람과 섹스를 할 때는 성병 예방을 위해 콘돔이 꼭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성적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유산소운동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담배와 술은 줄여야 한다고 했다. 용불용설이 성 생활에도 적용되므로 양보다 질적인 성 생활을 주문했다. 손을 잡아주고 애무를 해주는 것만으로도 인체의 면역력이 증가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나이가 들면 사랑하는 사람이 더 필요한데, 성 기능 향상을 위한 보충 음식이나 시판되는 약들도 적절히 사용하면 좋다고 했다.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진행하는 웨비나는 디지털 서비스를 잘 다루는 액티브 시니어들에게는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다. 강의 중 질문을 남기면 강의 말미에 맞춤 답변을 해줬다. 온택트가 미숙하거나 이해하지 못한 강의 내용은 유튜브를 통해 반복해 들을 수 있어 학습 효과를 높여줬다. 나도 세 번을 반복해 들으면서 확실히 이해를 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서 ‘해피에이징’, ‘액티브에이징’, ‘스마트에이징’의 나이 근육을 키워주고 대한민국 시니어의 삶을 응원하는 ‘헬스 콘서트’가 100회를 넘어 쭈욱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초고령 사회를 앞두고 건강과 에이지리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헬스 콘서트’ 온택트 세미나를 진행한다.
헬스 콘서트는 ‘액티브시니어 시대의 해피에이징’이라는 주제로 오는 9월 22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 동안 유튜브 채널 브라보잼잼TV를 통해 국내 대표 인플루언서들이 활기찬 노년에 관해 강연할 예정이다.
1부(오후 2시 10분~40분)에서는 국민의사 이시형 박사가 ‘최고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이 박사는 최근 ‘면역혁명’이라는 책을 내고 “코로나19, 결국 면역력 싸움입니다!”라며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이어 2부(2시40분~3시 10분)에서는 대한민국 최초의 의사 출신 의학전문기자인 홍혜걸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가 ‘팬데믹 시대, 행복하게 사는법’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홍혜걸 기자는 일찍부터 코로나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해 이목을 끈 바 있다.
3부(3시20분~50분)에서는 홍영재 원장이 ‘뷰티풀에이징 라이프’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59세에 대장암과 신장암을 이겨낸 산부인과 의사로 유명한 홍영재 원장은 78세의 나이듦의 품격을 고스란히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인생 터닝 포인트의 진짜 삶을 꽃피우게 된 스토리를 펼칠 예정이다.
4부(3시50분~4시20분)에서는 한창 자생한방병원 원장이 ‘젊은 척추, 섹시한 척추, 건강한 척추’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한창 원장은 시니어에게 흔한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무릎관절염 등 근골격계 질환을 수술없이 한방으로 치료하고 있다.
5부(4시20분~50분)에서는 배정원 행복한 성문화센터 소장이자 性 전문가가 ‘브라보 마이 러브’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시니어도 사랑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섹스에 대한 오해 등 ‘성性과 인간’에 대한 관심으로 성학자 SEXOLOGIST로서 쉽고 재미있게 강의를 할 예정이다.
이번 라이브스트리밍으로 진행하는 웨비나는 디지털서비스를 잘 다루는 액티브시니어들에게 ‘해피 에이징’, ‘액티브 에이징’, ‘스마트 에이징’의 나이 근육을 키우는 대한민국 시니어의 삶을 응원하는 온택트 세미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 ‘헬스 콘서트’는 시니어 공감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주최하며 올해로 5회째를 이어오고 있다.
한국은 피로사회다. 근로시간 세계 최장, 수면시간 세계 최단. 연간 과로사 300명. 오죽하면 정부에서 근로시간 줄이라고 법으로 명할까.
지난 반세기 산업사회 건설을 위해 우리에겐 밤낮이 없었다. 덕분에 세계가 놀란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다. 이제 우린 정상에 올라왔다. 그만하면 됐다. 하지만 아직 더 올라야 한다는 강박증에 빠져 있다. 산을 오르는 사람은 숨이 차다. 발아래 들꽃 한 송이 즐길 여유가 없다. 더, 더. 소위 ‘MORE 심리’가 작동하는 이상 우린 잠시 쉴 줄도 모른다. 가속페달만 밟을 줄 알지 브레이크가 있는 줄 모른다. ‘더, 더, 더’ 하는 욕심이 채워지면 기분이 좋다. 만족스럽다. 하지만 그게 아니면 즉각 불평, 불만이다.
오늘날 우리의 자화상이다. 지금도 주변엔 소위 일 중독자로 불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피곤하다”, “졸리다”를 입에 달고 살면서 막상 쉴 줄은 모른다. 쉴 생각도 잘 안 하고 잘 쉴 줄도 모른다.
도시인의 피로는 몸이 아니라 뇌에서 온다. 물론 등산이라도 하고 온 날이나 테니스를 열 게임 정도 하면 몸이 피로하다. 이때는 쉬거나 한숨 푹 자면 거뜬하다. 하지만 뇌의 피로는 그렇게 간단히 풀리지 않는다. 뇌는 몸무게의 2%밖에 안 되지만 에너지는 20%나 소비하는 대식한이다. 연중무휴 24시간 일한다. 우리가 주의집중해서 일할 때는 물론이고 일하지 않거나 자는 동안에도 활동한다. ‘쉬는 동안에 활동하는 뇌’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DMN)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뇌 에너지의 60~80%가 소비된다. 이것이 뇌 피로의 주범이다. 이 회로는 상당히 광범위한 부위에 산재하며, 쓸데없는 잡념을 하는 게 주기능이다. 우리가 잠시 일을 멈추고 멍한 상태가 될 때 혹은 일하는 중간중간 잡념이 불쑥 떠오르게 해 일을 방해하기도 한다.
물론 이런 부정적인 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뇌는 자는 동안에도 긴장한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에도 잠을 깬다. 24시간 비상감시체제 하에 있다. 교감신경의 과잉 흥분이다. 활동 시 교감신경과 휴식 시 부교감신경의 활성비율은 대체로 60대 40 정도이지만 비상감시체제에선 80대 20이 될 수도 있다. 이게 뇌 피로를 부르는 가장 큰 원인이다. 이런 상태를 스트레스라고 부른다. 따라서 스트레스 요인을 정확히 파악, 과학적인 대처를 해야 한다. 다음은 뇌를 피로하게 만드는 원흉들이다.
1 휴식 없이 장시간 하는 일
2 같은 일을 반복할 때
3 싫은 일을 억지로 할 때
4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할 때
5 시간에 쫓길 때
6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그 의미를 모를 때
7 하는 일을 의무로 생각할 때
8 수면 부족
9 작업 환경이 열악할 때
10 일점집중(一點集中)할 때
이런 상황에 자주 처하면 뇌가 피로해진다. 문제는 몸이 피로한 것으로 오해해 흡연, 커피, 드링크류 혹은 피로해소제를 복용해 해결하려는 데 있다. 당장은 기분이 좋아져 마치 피로가 가신 것처럼 착각한다. 실제로는 피로가 오히려 쌓인다. 전문가들은 이를 은폐된 피로(Masked Fatigue)라고 표현한다. 이런 상태는 위험하다. 시판되는 소위 피로해소제가 몸에 작용하는 건지 뇌에 작용하는 건지도 분명하지 않다. 카페인 성분 때문에 잠시 집중이 잘되는 것이지 피로가 가시는 것은 아니다.
뇌 피로를 느끼는 부위는 시상하부다. 생명의 중추가 모여 있는 곳이다. 무리를 하면 시상하부의 항상성 균형이 깨져 피로를 느끼게 된다. 그 느낌은 즉각 변연계(동물 뇌)로 전달, 쉬자는 신호를 뇌의 최고 사령부인 전전두엽으로 보낸다. 이때 적절히 휴식을 취하면 피로는 풀린다. 문제는 우리가 어떤 일에 집중한 나머지, 가령 연애 중이어서 그 신호를 듣지 못하거나, 인지했어도 전두엽에서 ‘내일 시험인데 자면 안 되지’ 하고 휴식을 연기하라는 신호를 보내면 피로가 풀릴 리 없다.
피로가 쌓이면 뇌에는 단계별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처음엔 피곤하다. 그러다 지치면 차츰 자율신경 부조증, 내분비 대사, 면역계에 이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최종 단계에선 암, 고혈압, 당뇨병 등 생활습관병이 발병한다. 뇌가 피로할 때는 휴식법이 따로 있다. 뇌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DMN에 휴식을 줘야 뇌 피로가 풀린다. 효과적인 방법은 마음챙김 명상(Mindful Meditation)이다.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것이다. 어쩔 수 없었던 과거나 아직 닥치지도 않는 미래에 지레 겁먹지 말고 ‘지금 여기’에 집중하면 된다. 무슨 생각이 떠올라도 그대로 둔다. 마치 강가에 서서 흘러가는 물을 바라보듯 생각이 흘러가게 놔둔다. 특정 생각을 하려고 하지도 말고 자세를 반듯이 하고 천천히 부드럽게 호흡을 하면서 마음을 ‘지금 여기’에 집중한다. 미국의 세계적인 기업에서도 이 방법을 권하고 있다. 이제 동양의 신비가 아닌 증명된 과학으로서 명상을 선언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후 미국 대기업을 위시해서 명상 붐이 일어났다.
뇌가 피로하면 뇌 속에선 여러 변화가 일어난다. 먼저 뇌 온도가 올라간다. 일하다 말고 세수를 하거나 머리를 감으면 기분이 상쾌해지는데, 이는 뇌 온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열이 나면 예민한 신경회로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신경전달 물질을 과용한 나머지 고갈상태가 되면 뇌 기능이 저하된다. 또 전술한 바와 같이 시상하부의 주요 생명기능들이 난조에 빠진다. 오감이 이상해지기도 한다.
뇌 피로 해소에는 숙면이 좋다. 특히 오후 10시~오전 2시 사이의 잠이 중요하다. 잠이 부족하다 싶으면 점심식사 후 15분 정도 낮잠을 잔다. 뇌 피로 해소에 아주 효과적이다. 싫은 것을 억지로 해서 뇌 피로가 온다면 뇌가 좋아하는 것을 해보자. 피로 해소에 좋은 몇 가지 뇌과학적 방법을 추천하면 다음과 같다.
1 여행 같은 새로운 시도를 하라.
2 가벼운 모험, 스릴을 즐겨라.
3 발전과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라.
4 뇌는 시간제한을 좋아한다. 가벼운
압박감은 신경회로를 효율적으로 만든다.
5 지적 자극과 쾌감을 얻도록 하라.
6 가끔 몰입 상태를 경험하라.
7 가벼운 운동을 하라.
8 감성에 젖을 수 있는 시간을 가져라.
9 자연 속에서 오감을 자극하라.
10 좋은 사람과 만나라.
이외에도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 된다. 단 ‘건설적인 일’ 이어야 한다. DMN이 처음 발견될 당시엔 뇌 활동의 훼방꾼, 에너지 낭비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했지만 최근엔 긍정적인 측면이 많이 강조되고 있다. 우리가 창의적인 일을 기획하거나 문제점을 해결할 때 제대로 진행이 안 되면 뇌의 잠재의식인 큰 용광로 속으로 들어가 숙성시간을 갖고 다른 생각들과 조합을 이루고 융합을 한다. 그리고 어느 날 기막힌 아이디어가 불쑥 튀어나온다. 창조 발상의 순간이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대체로 정신이 멍할 때 떠오른다. 술 한잔한 뒤 흥얼거리며 가는 귀가길, 잠이 들락 말락 하거나 잠이 덜 깬 상태, 즉 자아의 감시가 약해질 때 기막힌 발상이 떠오른다. 바로 이 순간이 뇌의 DMN이 활동하는 시간이다. 뇌 휴식을 잘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창조적 발상은 DMN 활동에 달려 있다. 쉬지 않고 열심히 일만 하는 일 중독자들에겐 이런 축복이 오지 않는다. 바쁜 시간에 무슨 명상과 휴식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런 사람일수록 뇌 휴식시간이 필요하다. 대기업에서 명상, 낮잠을 권유하는 이유는 아욕을 없앰으로써 동료 간의 시기, 질투, 라이벌 의식을 없애고 상부상조, 협동하는 진정한 동료의식을 함양하기 위함이다.
과학적인 뇌 휴식이 한국의 미래를 좌우한다면 과언일까?
보통 나이 들면 욕심부터 버려야 한다는 말이 있다. 부질없는 자존심이나 과거의 연공서열에 대한 자부심도 잊으라 한다. 그러나 정신건강 멘토인 이시형 박사님은 과거 명함을 지켜야 20년 젊게 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은퇴 후 남성을 불행하게 만드는 건 낮은 자존감이라는 이야기다. 자신이 가장 잘해왔던 과거 명함을 지켜야 자존감 높고 활력 넘치는 인생 후반전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남을 위한 배려로 봉사도 생각해볼 수 있는데, 나는 물론 남도 행복해지는 친절한 행동을 하고 만나는 사람 누구나 행복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옥시토신과 세로토닌이 분비되고 미주신경이 활성화되어 젊어지고 건강해진다고 한다.
잡지를 읽다가 건강 멘토 몇 분이 인생시계를 되돌려 20년 젊게 사는 비법을 공개하는 글을 보았다. 누구라도 젊게 살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비법이 있다니 어떻게 하면 될까? 멘토들이 말하는 대로 따라 하면 필자도 20년 젊게 살 수 있을지 열심히 기사를 읽어보았다.
80대에는 남자나 여자나 똑같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이는 의학적으로 맞는 말이라 한다. 이미 여성호르몬, 남성호르몬 분비가 줄어 남자나 여자나 별 차이가 없게 되지만 100세 시대에 20년 젊게 살려면 남성은 남자답고 여성은 여성다워야 하며 비록 호르몬은 줄어들었을지 몰라도 설렘 호르몬인 EPA 호르몬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50세부터 인생 후반전이라 하면 100세 시대에 80대는 제2의 중년기이자 전성기가 되니 인생의 멋을 아는 여유 있는 제2의 중년기를 즐기면 되겠다. 배우자도 좋고 친구도 좋으니 우아한 차 한 잔의 시간에 설레는 마음이 들면 된다고 한다.
또 다른 조언으로 자신만의 플라시보(위약효과)를 가지라 한다. 건강하고 젊게 살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몸은 점점 나이 들어가고 있어서 그런 확신을 가지기가 쉽지는 않으니 어떻게 할까? 그 비결은 ‘믿는 구석’에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운동이, 또 다른 사람에게는 약 종류가 될 수도 있는데 “난 헬스를 열심히 하고 있으니 젊을 거야”라거나 “나는 좋은 음식을 먹고 있으니 건강할 거야”라는 신념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플라시보 효과다. 젊을 때는 좋은 음식을 먹거나 운동을 해서 더 건강하고 젊어질 수가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어떤 노력으로도 더 젊어지거나 건강해지기는 어려우니 더 나빠지지 않게 유지하는 게 좋다. 그러려면 노화의 주범인 발생기 산소 생성을 막아야 하는데 발생기 산소는 혈관이든 장기이든 몸속 어느 곳에서나 발생해 노화를 일으킨다. 이를 덜 발생시키거나 생긴 발생기 산소를 빨리 없애는 것이 노화 방지의 비결인데 이미 생긴 발생기 산소를 없애려고 비타민을 복용하거나 채식을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발생기 산소를 생기지 않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할 거다.
발생기 산소를 생기지 않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는 것인데 “나는 젊다, 나는 건강하다”라는 확신으로 얻는 마음의 안정이 중요하다고 한다. 운동이나 소식, 채식, 절주와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나는 운동을 하고 있으니 괜찮을 거야”라거나 건강검진을 꾸준히 받는 사람이라면 “난 건강검진을 잘 받고 있으니 괜찮을 거야”라고 믿게 되는 플라시보가 될 만한 것을 찾아보는 게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런 것들은 남자나 여자나 다 똑같이 해볼 수 있는 방법이니 잘 받아들여서 행동하면 20년 젊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의 안정을 유지해서 노화의 주범인 발생기 산소를 없애고 주위 사람들에게 친절한 말과 행동으로 옥시토신과 세로토닌을 분비시켜 우리 모두 더 젊고 건강하게 살아보자.
문숙(文淑·61)이 오랜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그녀를 향한 놀라움은 오랫동안 얼굴을 보지 못했던 젊은 세대들로부터 먼저 왔다. 그녀의 모습에는 분명 세월을 증명하는 부분들이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나이가 예순에 달했다는 걸 그저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왜냐하면 단순히 ‘동안’이라고 표현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모종의 생명력이 넘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영화 ‘뷰티 인사이드’에 출연하며 무려 38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인간’ 문숙이 밝히는 남다른 젊음의 비결과 삶의 철학. 글 김영순 기자 kys0701@etoday.co.kr 사진 이태인 기자 teinny@etoday.co.kr
우리는 문숙을 흔히 ‘배우’라고 부른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배우 문숙’이라는 명칭에 손사래를 친다.
“영화배우요? 40년 동안 안 했는데, 갑자기 영화배우 노릇을 하려니까 힘들어 죽겠어요(웃음). 하긴 내가 한 게 배우밖에 없으니까 한국에 오면 배우라고 하는데, 배우 노릇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웃음) 갑자기 ‘선배님’, 이러면 내가 뭐 어색해서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웃음).”
인터뷰 내내 문숙과 같은 자유인을 만난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언제든 훌훌 털고 자유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었고 그녀의 아름다움은 거기서부터 비롯되고 있었다.
“저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이름 붙일 것도 없고 바라는 것도 없는 사람이에요. 지금 이 순간을 체험으로 사는 것밖에 없기에 잡을 만하고 걸릴 만한 게 없어요.”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강박 중의 강박은 바로 아름다움일 것이다. 우리는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하여, 혹은 더 아름답게 되기 위하여 ‘남들 하는 건 다 해봐야 한다’는 마인드 컨트롤을 매일 하며 살고 있다. 이에 관하여 문숙은 철저하게 시간의 흐름에 순응하라고 조언했다.
“사람들이 젊어 보이려고 애쓰는 데 문제가 있어요. 그걸 확 놔버리면, 그만큼 나이에 맞게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괜히 그 에너지를 젊어지려고 애쓰는 데 쓴다는 거죠. 그건 이길 수 없는 전쟁을 하는 거예요. 늙어 보이면 어때요. 주름이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도 아니고. 주름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주름은 내가 제일 많을 걸? 대한민국 여자들 중에서.(웃음) 나이가 들면 지혜가 생기는데, 시간이 나에게 마련해준 것에 대해 반항할 나이는 아니잖아요? 노송이 젊은 소나무에 비해 아름답지 않다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보는 눈이 없는 거죠.”
그녀가 말하는 ‘자연스러움에서 비롯되는 아름다움’은 문숙 본인이 가진 아름다움과도 일치한다. 혹시 그렇게 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아직 일반적인 삶의 입장에 서서 물어봤다.
“오히려 노력을 덜해야 할지 않을까요? 난 한국 여성들이 아름다움을 위해 노력을 어마어마하게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렇게 피부에 쏟는 노력을 다른 데로 돌리면 책 한 권을 쓸 수 있을 걸요. 그건 불필요한 에너지를 많이 낭비하고 있다는 거죠.”
문숙은 해외에 있으면서 우리나라 여성들이 정말 열심히 살고 있으며, 그만큼 아름답게 보였다고 말했다. 그 생명력 자체가 아름답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자신이 가진 아름다움에 비해 스스로에 대해 자신 없어 하는 게 안쓰럽다고 말했다.
“우리는 원래 우아해요. 왜냐하면 우주의 기운이 우아하고, 우리는 그 기운의 소산물이기 때문이에요. 스스로를 우아하지 않게 생각하게 되는 건, 디스커넥트(단절)하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자기 자신과 분리되기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나의 본질을 찾아서 접속시켜야 해요. 그러면 우아해질 수밖에 없어요. 꽃도 새도 우아한데 하물며 인간이야, 우아하려고 노력할 필요 없이 그저 나이기만 하면 돼요.”
목적 없는 생활의 기쁨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아픔과 익숙한 사이가 된다. 오랜 기간 수행한 요가 수련자로서 문숙은 아픔을 독특하게 해석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있어 요가는 자신과 함께 하는 수행이며 그동안 쌓여 있던 침체된 기운들을 정리해주는 작업이기도 했다.
“아프면 행운이에요. 왜 아픈지 그 원인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니까. 그래서 아픈 건 운이 좋은 거죠. 요가를 하면 스스로를 아프게 만들어서 아픔 속으로 들어가게 해 줘요. 그 전에는 안을 들여다보지 않고 모든 게 밖을 향했어요. 목적의식, 욕구 등등. 그러다보니 제 몸은 혼자 살아남아야 했죠. 몸은 여기 있는데, 나는 다른 데로 가 있으니까 몸이 혼자 움직여야 하니 아프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아프면, 내가 아픔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아요.”
자신에게서 어긋난 것을 고치고 나다움을 찾는 것. 문숙의 철학은 그렇게 간명하면서도 강직했다. 그것은 우리가 소위 ‘성공을 위해 설정해야 하는 목적’이라는 개념을 바라보는 것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녀가 보기에 ‘목적’이란 진정한 자신의 것이 아닌 외부로부터 부여된 것이다.
“많은 이들이 목적을 갖고 사시잖아요? 그런데 목적을 갖고 살면 꼭 사고가 생겨요. 이루면 ‘이게 아니야, 허전해’ 하는 생각이 들어 또 찾게 되고. 그래서 저는 목적 자체를 버리고 체험 그 자체로만 살아요. 그렇다 보니 기대가 없기 때문에 실망할 일도 없죠. 그때그때 살기 때문에 현재에 더 충실할 수 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커질 수 있어요. 오히려 순조롭게 살 수 있는 거죠. 사람들은 ‘편안하다’는 그림을 그려놓고 거기에 자신이 해당되지 않으면 괴로워해요.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 변하는 거지 상황은 변하지 않아요.”
“기대하면 실망하게 되는데 왜 기대를 해요?”
문숙은 만약 다시 과거로 돌아가게 된다면 해보고 싶은 일이 있느냐는 물음에 단호하게 ‘없다’고 대답했다. 지금 다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삶 자체에 대해서, 체험자로선 적극적이지만 살아남기 위해 적극적이진 않다는 그녀의 말을 충족시키는 확신이었다. 그토록 확신 있는 말을 스스럼없이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게 부러웠다. 그래서 그녀가 보는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에 대한 생각이 궁금해졌다.
“불행도 우리가 만들어낸 거예요. 불행과 행복은 중요한 게 아녜요. 그건 그 사람들 자신이 만들어낸 거죠. 컵에 물이 반 컵 차 있을 때, 그걸 반 컵밖에 없다고 보느냐 반 컵이나 있다고 좋아하느냐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지는 거죠. 행복에 너무 집중하면 불행도 커져요. 그래서 쉬이 행복하다고 떠드는 사람은 그만큼 그림자가 큰 거죠.”
행복도 애쓰면 불행이 된다. 그녀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이 자연 그대로의 나를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할 때,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직시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보는 삶의 태도 또한 이해할 수 있었다. 문득 ‘기대하면 실망한다’는 답이 나와 있는데 왜 기대를 하느냐고 반문하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저는 지금은 애써서 하는 일이 없어요. 그리고 애써서 하면 잘 안 돼요. 자신이 잘될 일은 애쓰지 않아야 나옵니다. 열심히 노력하는 건 한계가 있어요. 반면 자신이 잘하는 일은 오히려 에너지가 생겨요. 그리고 나이를 먹을수록 그게 확연해져요.”
내가 행복해야 주변도 행복해져요
문숙은 이시형 박사의 힐리언스 선마을에서 요가와 요리에 관한 강연을 하고 있다. 이라는 책도 낸 자연식 전문가로서의 그녀만큼 지금까지 접한 그녀와 어울리는 일도 없을 듯했다.
“안 먹고 살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런데 어느 날 보니까 내가 남의 생명을 섭취하고 살아야 하는 거예요. 시금치가 나에게 먹히기 위해 태어났겠어요? 그러니 먹어야 할 게 있고 안 먹어야 할 게 있는 거죠. 이만큼만 먹어야 할 게 있고 저만큼만 먹어야 할 게 있죠. 자연식이라고 좋다고 무조건 먹어야 한다고 하면 그게 또 스트레스가 돼요. 내가 진짜 필요한 게 뭔가가 중요해요. 우리는 오관(五官)의 노예가 되어 있잖아요. 아름다운 것, 좋은 것을 더 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러나 그보다 더 크게 생각해야 해요. 그렇게 생각하면 고마운 마음, 기도하는 마음이 자연히 생겨요. 그리고 몸이 먼저 알게 돼요.”
문숙에게 가장 행복한 시기를 물어봤다. 그녀답다고나 할까, 어렸을 때와 지금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연애해야지, 남자 보면 두근거리지, 아이 낳아야지, 아이 먹여줘야지…. 복잡했어요. 인류 종족을 위한 역할을 하느라고 나도 모르게 아주 힘들었어요(웃음). 이젠 나만 행복하면 돼요. 내가 우울하면, 내 옆에서 우울해할 사람들이 너무 많거든요. 내가 행복함으로써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어요. 누군가를 행복하게끔 해주는 게 아니라. 이젠 그게 가능하잖아요?”
그녀는 그동안 남을 위해서 살았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걸 남을 위해 살 필요가 없었던 어린 나이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복잡한 삶이 내 몸을 떠난 거예요. 그때 기억나시죠? 모든 게 아름다웠잖아요. 모든 게 가능했고.”
“난 지금 덤으로 사는 거예요.”
살아있으니 하루하루가 괜찮다고 말하는 문숙의 맑은 눈은 흡사 10대 소녀처럼 보였다. 삶의 막바지에 도달했음을 스스럼없이 얘기하는 사람의 눈이 저토록 맑고 생명력이 있을 수 있다니 정말 역설적인 느낌이었다.
“60살 넘었잖아. 난 덤으로 사는 거예요. 오행에서 육십이면 다 산 거니까.”
‘다 살았으니 덤으로 살고 있는 중’이라는 그녀에게 어울리지 않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그녀의 에너지를 보면 던질 수밖에 없는 다소 짓궂은, 아직도 이만희 감독의 얼굴이 기억나냐는 질문이었다.
“이만희 감독님의 얼굴은 아직도 생생해요. 60평생 그 분 처럼 멋진 남자를 본 적이 없어요(웃음).”
SHE IS…
영화배우 문숙씨는 고교 재학 중 연기자로 데뷔해, 스무 살에 영화 ‘삼포 가는 길’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됐다. 대종상 신인상을 받은 그는 23세 연상인 고 이만희 감독과 결혼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결혼 1년 만에 병으로 숨졌고, 그는 미국으로 갔다.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으나, 걷잡을 수 없는 두통에 시달렸고, 병원에서는 치료할 방법이 더 이상 없다고 했다.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산으로 묵언명상 수련을 떠났다. 문명과 완전히 단절된 산속에서 매일 열네 시간씩 요가와 명상 수련을 했다. 수행을 하며 건강을 되찾은 그는 음식의 중요성을 깨닫고 뉴욕 맨해튼에 있는 자연치유식 요리연구원에서 조리사 자격증을 땄다.
2015년 자연식 치유가로 검정색 고무신, 탐스러운 은회색 머리카락, 짙고 바른 눈썹, 자연 색깔의 쇼울을 걸치고 우리 곁으로 왔다.”
나를 위한 여정은 결박된 현실에서 벗어나 비로소 자유로운 나를 체험하는 순간이다.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웰에이징 힐링센터, 힐리언스 선마을에서는 명상, 운동, 요가, 건강식 등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쉼표를 찍고 싶은 싱글들이 건강하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사진 힐리언스 선마을 제공
힐리언스 선마을에서는 매월 첫째 주 2박 3일간 이시형 박사와 함께하는 하이라이프 캠프가 진행된다. 이 캠프는 질병 없이 장수하기 위한 생활습관개선법과 이시형 박사의 건강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월부터 12월까지 매월 1회 운영된다.
하이라이프 캠프는 올바른 4대 생활습관(식습관, 마음습관, 운동습관, 생활리듬습관)의 학습을 통해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을 배우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건강검진결과 만성질환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 노화방지를 원하는 사람이 참여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2박 3일간 배우게 될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이시형 박사의 강의로는 ‘자연의학과 생활습관’, ‘세로토닌과 뇌 피로’ 등이 있다. 이 강의를 통해 ‘왜 지금 선마을인가’와 뇌 피로 회복, 건강과 뇌의 관계, 질병예방을 위한 생활습관개선의 방법, 면역력과 자연치유력의 중요성을 배우게 된다. 또 세로토닌의 세기, 행복씨앗 세로토닌을 이해하고 활성화하는 방법을 배우고 감정조절과 스트레스 관리방법을 체험하게 된다.
생활리듬습관 개선 프로그램에서는 인디언식 키바(KIVA)를 통해 감성을 깨우는 방법을 배운다. 모닥불 감상과 별 감상 등을 하고 고구마도 굽고, 차도 마시면서 동심으로 돌아가 서로 터놓고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감성회복에 도움을 주는 체험인 와식명상은 누워서 전신을 이완시켜 깊은 휴식을 취하는 명상 방법이다. 와식명상은 스트레칭, 누워서 호흡에 집중, 마무리 체조로 구성된 이완명상으로, 이를 통해 피로회복 및 올바른 수면 습관을 체험할 수 있다.
식습관 개선 프로그램에서는 ‘맛있게, 푸짐하게, 건강하게’라는 임상영양사의 강의를 듣는다. 선마을이 만든 거꾸로 식사법 등을 통해 한국인의 식습관에 맞춘 식사습관에서 개선해야 할 점을 기본 원리에 맞춰 배우고 체험할 수 있다.
마음습관 개선 프로그램에서는 ‘산림 치유 명상’, ‘상쾌한 선마을 종자산둘레 트레킹과 자연명상’ 등의 시간을 갖게 된다. 걷는 즐거움과 함께 심폐지구력 및 근지구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자연과의 교감을 통한 감성회복에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와 명상’ 시간에는 스트레스를 주는 내외적 원인을 파악하고, 효과적인 스트레스 예방 및 해소를 위한 중요한 마음습관을 배우고 익힐 수 있다. 참가비는 1인 72만 원.
숲속의 하루와 숲속의 힐링런치
서울권에서 약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되는 강원도 홍천 힐리언스 선마을은 홍천군으로부터 나트륨 저감화 사업소로 선정되어 건강식당으로 유명한 곳이다. 홍천 유명지역을 둘러본 후 선마을 당일여행을 떠난다면 숲여행으로도 손색이 없다.
힐리언스 선마을 ‘숲속의 하루’ 프로그램은 오전 10시에 입촌하여 오후 4시에 퇴촌하는 당일 코스 일정으로 되어 있으며, 시설을 둘러본 후 명상, 요가, 운동, 트레킹 수업 중 하나를 골라 체험할 수 있다. 이후 항산화 콘셉트의 웰에이징 푸드 선마을 점심식사를 한다. 제철재료로 건강한 조리법을 이용하기 때문에 맛과 건강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영양만점 밥상이다. 이어 황토찜질방, 팔선욕장, 탄산천 등 자연세유 스파를 체험할 수 있다.
‘숲속의 힐링런치’ 프로그램은 힐링 체험과 점심식사 후 미강가루와 각종 견과류, 말린 과일, 올리고당과 두유 등을 넣어 반죽한 현미쿠키만들기 클래스 체험이 가능하다.
숲속의 하루는 1인 5만9000원, 숲속의 힐링런치는 1인 3만5000원에 참여할 수 있으며, 매주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진행된다.
자연스럽게, 느리게 하는 NST 다이어트
N.S.T(Natural Slow trimming) 식단을 적용한 체인징바디 프로그램에서는 생활습관의학 개선에 근거하여 매주 일~월요일 1박 2일간 캠프를 개최한다. 식단은 아침으로 비타민, 미네랄, 살아 있는 효소가 풍부한 주스를 제공하며, 점심에는 메밀요리 또는 현미식단을 제공한다. 하루의 시작은 스트레칭과 하체 근육 운동, 30분 걷기나 100계단 오르기를 진행한다. 또 입촌 시 체성분 측정 및 허리둘레를 측정하고, 파워 & 슬리밍요가, 비타민D 트레킹, 자연세유스파와 명상수업까지 함께 한다. 여름(7, 8월)과 겨울(12월)에는 특집 4박 5일 과정을 진행한다. 1인 1실 18만 원이다.
힐리언스 선마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한국 10대 테마코스 치유여행지로 ‘국내 민영 1호 치유의 숲’으로 선정됐다. 강원도 홍천 종자산 250m 고지에 위치한 힐리언스 선마을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건강 체험 프로그램, 면역력강화식단, 전문 강사진을 확보한 웰에이징 힐링센터이다. 휴대전화와 인터넷이 차단된 완벽한 디지털 디톡스존으로 도시에서 경험할 수 없는 뇌 피로 회복과 최적의 휴식여행 장소로 꼽히고 있다.
숲 명상을 염두에 둔 10개의 트레킹코스와 친환경 시설로 완비되어, 웰에이징 라이프를 위한 힐리언스 웨이 캠페인과 사회건강공헌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문의: 1588-9983 홈페이지: www.healience.com
팔순이 넘은 지금에도 쉬지 않고 달리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정신과 의사이자 뇌과학자 이시형(李時炯·81) 박사는 최근 새로운 도서 를 발표하여 또 한 번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또한 문인화 화가로서, 그리고 세로토닌 문화원장으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그의 레이스는 멈출 줄을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동시대의 멘토로서 여유있게 좀 느슨하게 사는 그가 품고 있는 삶의 철학과 지혜를 엿본다.
이시형 박사는 처음 라는 책을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출판사로부터 들었을 때를 속된 말로 ‘느낌이 확 왔다’고 표현했다. 1982년, 첫 번째 저서인 로 단숨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그에게 있어 라는 제목은 자신의 첫 번째 책에 대한 33년 만의 대답처럼 보였다.
잘 산다는 것의 의미 새로 정의해야
“우리나라 사람들은 낯선 사람과의 교류 경험이 적습니다. 그런 데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살고 있는 도시라는 공간 자체가 사람을 위축시키는 힘이 있어요. 지독한 무한경쟁 속에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목표지향적이고 밤낮이 없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과 조건들 때문에 합리적인 사람이 아니라 격렬하고 거친 사람이 자연스럽게 될 수밖에 없는 거죠. 속전속결에 한탕주의까지 익숙해지니 원칙을 지킬 수 없는 사회가 만들어진 겁니다. 세월호 사고도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거예요.”
정신과의사로서, 이 박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너무 과민하게 살다 보니 피해의식이 굉장히 많아졌다고 진단했다. 단지 우연히 쳐다봤을 뿐인데 시비를 걸어 폭행 사고를 일으키는 젊은이, 사방에 깔린 CCTV, 은행을 못 믿어서 옷장 안에 돈을 숨기는 노인들. 이 박사가 바라보는 한국 현실은 이미 병적인 사회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절대로 건전한 사회가 아닙니다. 이렇게 사람을 과민하게 만드는 사회인 걸요. 그래서 저는 좀 순하게 살자고 말하고 싶은 겁니다. 지는 건 용납이 안 된다,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생걱은 기본도 지키지 않고 정도를 걸을 수 없게 만듭니다. 요즘 사람들은 손해를 좀 보더라도 정도를 걸으며 원칙대로 살아야 할 필요가 있어요.”
뜨겁고 폼나게 사는 법
어느 샌가 원칙이 사라진 사회. 1934년생으로 올해로 81세를 맞이한 그의 원칙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저녁이 되면 (운전)기사는 집에 보내고 저는 지하철을 타며 다니고 있어요. 기사가 내 스케줄을 못 따라오거든요. 하루에 17시간을 일해야 하니까. 그래도 감기 몸살 앓아본 적 없습니다. 4시 30분에서 5시면 기상합니다. 일어나서 운동은 한 20분 정도 간단하게 하고 그게 부족하다 싶으면 건물 10층까지를 계단으로 올라가죠.”
요즘 이 박사의 일상 중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힐리언스 선마을이다. 강원도 홍천군에 위치한 힐리언스 선마을은 자연을 닮은 공간을 만들고자 한 이 박사의 의지가 이뤄진 결실이며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힐리언스 선마을을 인터뷰 전날에도 다녀왔을 정도로 열성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이 박사의 일상을 점유하고 있는 또 하나의 요소는 문인화다. 문인화란 먹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써서 시와 그림의 조화를 추구하는 그림으로 조선시대 선비와 사대부층에서 즐겨 그려졌다. 그가 문인화를 하게 된 사연은 삶의 어떤 돌발과도 같은 일 때문이었다.
“대전에 갔을 때 노숙자를 한 명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예전에 제가 치료했던 환자였어요. 그는 열 번의 사업을 다 실패하고 가족과도 헤어져 노숙자로 사는 중이었죠. 정말 진실하고 착했는데도 불구하고. 대전에서 돌아오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했던 일들은 모두 그 과정이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결국 되긴 되더라고요. 그런 내가 열 번을 실패한 사람에게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그 아픈 심경을 공감할 수 있을까…. 그래서 내가 제일 못하는 걸 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그림을 배우게 됐어요.”
80 평생 처음 들은 칭찬
이 박사는 미술 시간이면 선생님이 ‘밖으로 나가 공이나 차라’고 할 정도로 그림 실력이 형편없었다. 미술을 하면 틀림없이 실패할 것이라는 자괴감이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함께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교실 뒷벽에 한 번도 그림을 못 붙여본 사람을 20여 명 모았다. 그리고 김양수 화백을 그림 선생으로 모시고 문인화를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사군자를 그렸어요. 그런데 아무리 재도전해도 난 도저히 못 그려서 포기했습니다. 그래도 그림 모임을 그만두진 못했어요. 내가 하자고 했는데 내가 관둔다고 할 수 없었죠. 그래서 좀 더 그림을 배웠는데, 그러나 그릴 만한 게 산이었어요. 문인화는 글이 필요해요. 그래도 내가 글은 좀 쓰니까 그건 괜찮았고.”
그는 자신의 그림을 그리고 나면 만족하지 못해서 쓰레기통에 버리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림 선생님이 쓰레기통에 버린 그의 그림을 가져가 방 안에 전시해놓고 있는 걸 봤다.
“그림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잘 그린 그림과 좋은 그림이죠. 이 박사님의 그림은 잘 그린 그림은 아니지만 좋은 그림입니다. 그림을 보면 어머니 생각, 친구 생각, 과일 생각 등 생각을 많이 나게 만드니까요.”
80여 년 동안 그림을 못 그리던 사람이 자신이 그린 그림을 통해 들은 최초의 칭찬이었다. 그 이후 이 박사의 삶에는 화가로서의 업이 추가됐다. 경인 미술관, 대웅 아트 스페이스 등에서 5번의 전시회를 가졌고, 요즘은 해외에서도 전시 러브콜을 받는 중이라고 한다.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세상 근심이 다 사라집니다. 사물을 자세하게 들여다보게 되고요. 그림에 들어갈 글을 생각하다 보면 시인이 되기도 합니다. 마음이 아름다워지고 더 창조적인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마음까지 편해지는 둔감력을 키우며 세로토닌적 삶을 사는 데 문인화가 도움이 됐어요.”
멋지게 살고 싶다고? 고독력을 키워라
많은 독자들이 이 박사에게 한 질문을 던졌다. ‘둔하게 살면서 폼나게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다들 멋지게 사는 방법을 찾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에는 싱글들이 많은데 혼자서 멋지게 살 수 있는 법이 중요하죠. 우선 봉사활동을 들고 싶습니다. 봉사활동하는 사람들은 정말 착합니다. 월급이 고작 차비 정도지만 그래도 그 사람들은 남의 삶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치고 있어요. 거기에 즐거움과 보람이 있기 때문이겠죠. 그리고 고독력을 길러야 합니다.”
고독감과 고독력은 다르다. 고독감은 추레하고 권태로운 기분이다. 그러나 이 박사가 말하는 고독력이란 솔리튜드(Solitude)를 의미한다. 바로 ‘혼자 있을 수 있는 힘’을 말한다. 이 박사는 큰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의 운명은 고독력이 있는지 없는지가 결정한다고까지 말했다.
“그리고 사색을 해야죠. 예전에 KBS 방송사 사람에게 퀴즈 프로그램 좀 만들지 말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그건 사색이 아닙니다. 그런 식으로 아이들을 훈련시키는 건 디지털적인 것이에요. 우리에겐 사색을 위한 아날로그적인 사고가 필요합니다. 아날로그적 사고 위에 디지털이 있어야 완벽해지거든요.”
연애를 하며 사는 행복 레이스
이 박사는 강력하게 주장한다. “혼자 잘 살려면 연애를 하라.”
그러나 이 박사가 말하는 연애란 일반적인 좁은 의미의 연애가 아니라 그보다 더 크고 넓은 저변의 연애였다.
“손을 잡고 호텔 가고 하는 차원이 아니고. 어떻게 보면 지적인 거죠. 멋진 아가씨와 대화하면서 커피 한 잔 하면 얼마나 멋있어요? 그게 저에게는 연애예요.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서로 베푸는 것이야말로 연애라고 봅니다.”
이 박사는 돈은 있지만 베풀 데가 없는 사람은 불쌍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베푸는 것 자체가 즐거운 것이며 베푸는 게 곧 연애라는 지론은 신선했다. 그렇다면 이 박사에게 있어 연애의 정의는 소통이 아닐까? 베푸는 것도 상대의 진심을 알아야 베풀 수 있는 것이니까.
“그렇습니다. 그리고 베풀기 위해선 가르치는 게 있어야 해요. 가르친다는 게 별 건 아니에요. 내가 하는 걸 보고 그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만드는 거죠. 젊을 때는 인색해야 한다고 봐요. 하지만 나이가 들면 있는 대로 다 베풀어야 해요.”
나이가 들수록 세상을 진지하게 보게 되다
“다 고맙고 항상 감사하는 기분입니다. 난 항상 사회에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문인화를 시작하고 나니 삶을 더욱 진지하게 보게 됐어요. 그림을 그리다 보면 자세히 보게 되거든요.”
이 박사의 베풂은 사회에 대한 애정에 근거하고 있었다. 심지어 그에게 있어 삶의 자극제는 더 나아지는 우리나라를 지켜보는 것이었다.
“제가 경제하고는 거리가 먼데, 신문 경제면을 잘 봅니다. 그걸 보면 어딘가를 지원하고 무언가를 해내는 우리나라 모습이 보여서 자부심에 기분이 좋아요. ‘삼성이 자기 특허를 나눠줬다’, ‘현대는 협력업체들에게 공평하게 이익을 배분했다’, 등 이런 소식들을 볼 때마다 정말로 기분이 좋습니다.”
그 나이에도 여전히 삶의 기쁨을 누리면서 산다는 축복. 이 박사의 미래가 궁금해졌다.
“베이비부머들을 위해 사업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경치 좋고 물 좋은 땅을 잡고 집을 짓고서, 베이비부머들에게 직능별로 채용공고를 내는 거예요. 일정한 전세금을 내면 집에 들어올 수 있게 하고, 들어오면 능력에 맞는 일감을 주는 겁니다. 살 집과 월급, 그리고 비슷한 나이의 동료들과 단체 생활을 할 수 있게끔 할 겁니다. 그들의 건강을 위해 가이드북도 마련하고요.”
베이비부머를 위해 집, 건강, 경제 활동을 한 번에 해결해준다는 솔루션. 어떤 야심마저 느껴지는 계획이다. 나이도 한계도 잊은 듯한 뜨거운 삶의 태도. 그것이야말로 혼자 잘 노는 이 박사가 견지하는 원칙이자 삶 그 자체가 아닐까.
정신과 의사이자 뇌과학자인 이시형 박사가 100세 시대를 대비할 ‘내공’ 쌓는 법을 공개했다.
이 박사는 지난 12일 서울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열린 ‘인생 내공’ 출간기념 저자강연회에서 지난해 100세를 넘어선 사람이 1200명에 달하는 등 ‘100세 시대’는 이미 현실로 다가왔는데도 한국 사람들의 준비는 미흡하기만하다고 역설했다.
이 박사는 ‘100세까지 5대 건강 목표’를 제시했다. △내 발로 걸어 다닐 수 있어야 되고 △치매에 안 걸려야 되고 △현역으로 뛸 수 있어야 되고 △병원에 안 가도 되는 사람이어야 되고 △우아하고 섹시하고 멋있게 살아야 된다
이 박사는 “나도 섹시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남녀가 만나면 설렘이 있어야 한다. 설렘이 있도록 자기를 잘 다듬어야 한다. 상대방은 설렘이 전혀 없는데 나만 설렘이 나서야 되겠나”라고 자기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자기관리를 위해 지켜야 할 생활 습관도 제시했다. 식사습관으로는 건강한 한식으로 하루 세끼를 덜 달게, 덜 짜게, 천천히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화시키는 데 20분이 걸리는데 한국사람 평균 식사시간 10분이 안된다. 하루에 3끼를 먹어야 한다. 적정량을 먹고 때로는 약간 배고픈 기분이 나서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야 한다. 장수유전자는 약간 덜먹어야 활성화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생의 마지막 11년을 병을 앓다가 죽는다. 중풍 환자 때문이다. 짜게 먹어서 그렇다. 참 고맙게도 싱겁게 먹는 습관이 제일 빨리 바뀐다. 정제가 된 것은 해롭다. 바나나나 흑설탕, 꿀은 괜찮다.”
운동습관으로는 팔굽혀펴기, 스쿼트 등을 통해 근육단련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근육단련을 하루 3번 꼭 해야 100세까지 걸어 다닐 수 있다는 것.
그는 “저는 모든 계단을 걸어 다니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 나를 건강하게 만들었다”며 “매일 30분을 걸어야 한다. 30분을 한꺼번에 걷지 않아도 된다. 지하철에서는 손잡이 잡지 말고 균형운동을 해야 한다. 노인들 넘어져서 의료비로 1년에 6조원이 들어간다. 지하철 경로석 없애자고 했다가 영감들에 맞아 죽을 뻔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몸을 따뜻이 해야 한다. 여자는 체온이 35도가 안되는 사람이 절반이다. 산소가 부족하거나 저체온이 암을 만든다. 따뜻하게 옷을 입고 따뜻한 물을 마셔야 한다.”
이 박사는 항상 현역이라는 생각으로 적어도 10년 이상은 인생의 후반기에 투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나는 지하철의 유료승객이다. 지하철을 공짜로 탈만한 배포가 없다. 지하철을 돈 내고 타는데 자부심 느낀다. 성균관대 퇴임식에도 안 갔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쫓겨 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 그래서 나는 평생 현역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은퇴 후 식당과 프랜차이즈 편의점을 제일 많이 한다. 3년 내로 95%가 문을 닫는다. 식당을 하려면 10년을 준비해야 한다. 회사에 있을 때 준비해야 한다. 적어도 전반전이 끝나기 10년 전에 준비해야 한다. 식당에 접시닦이부터 주방장을 배워야 한다. 식당하면 주방장의 횡포 때문에 망한다. 자기가 주방장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는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작년부터 시작됐는데 자살률이 높다“며 ”한국 사람들은 은퇴에 대한 준비가 없다. 10년을 준비해야 한다. 55세가 넘어 정년퇴직을 하면 사회적으로 노인이라고는 하지만 신체적으로는 아직 청년이다. 일본은 80이 넘어야 노인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얼마 전 자신이 제일 못하는 분야인 미술공부를 시작했다며 나이가 들었더라도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강의를 마쳤다.
“초등학교 때부터 제일 못하는 게 그림이었다. 제가 80살에 새로운 걸 했다는 사실과 정신을 잘 받아드리시라. 100세 시대에는 90살까지 배워야 한다. 직장에 다닐 때는 퇴근부터 출근까지 시간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퇴근에서 출근까지를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서 운명이 결정된다. 나는 늘 4시 반에 일어나 5시 반이면 연구를 한다. 이번에 내놓은 인생내공이 75번째 책이다. 50세에 처녀작 ‘배짱으로 삽시다’를 썼다.”
이 자리에는 20~30대를 비롯해 500여명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