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치열이 고르지 않거나, 위아래 턱이 맞물리지 않는 부정 교합으로 인해 콤플렉스가 있어도 40대 이상 되면 ‘이미 늦었는데 생긴 대로 살자’면서 교정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100세 시대인 현재는 이야기가 다르다. 치아 교정을 원하는 중년 이상 환자들이 부쩍 늘어났다. 치아 교정과 관련한 궁금증을 이장열 스마일어게인치과 강남점 원장과 함께 풀어봤다.
치아 교정은 치열 개선과 그 원인이 되는 턱의 기형을 바로잡아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치료술식을 말한다. 이장열 원장은 “치아는 1차 소화기관이다. 부정 교합 치아는 발음도 부정확하고, 연화 작용도 어렵다. 교정의 첫 번째 목표는 치아가 기능적인 역할을 잘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심미적인 것이고, 세 번째는 사회·정신적인 부분의 증진이다. 교정을 통해 건강, 아름다운 외모, 자존감과 자신감 모두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아 교정 환자의 1/4 이상은 성인으로 알려졌다. 장수 시대가 열리면서 40대 이상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사실 치아 교정에는 늦은 나이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교정 종류는 장치에 따라 금속, 세라믹, 투명, 그리고 설측 교정 등으로 나뉜다. 교정 비용은 환자의 상태와 병원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평균적으로 500만~600만 원 정도로 알려졌다. 비용을 걱정하기에 앞서 내 몸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Q. 40대 이후 중년도 치아 교정이 가능한가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먼저 교정의 원리를 이해해야 합니다. 치아 뿌리와 뿌리를 감싸고 있는 잇몸뼈인 치조골 사이의 얇은 틈에는 줄기세포가 존재합니다. 적절한 교정력(교정에 의한 힘)을 주면, 치조골을 없애는 파골세포가 만들어집니다. 그래야 치아가 이동할 수 있고, 반대로 이동할 자리에는 치조골을 만드는 조골세포가 만들어집니다. 즉 교정 치료를 하려면 두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합니다. 뿌리가 튼튼해야 하고, 치조골이 충분히 있어야 합니다. 이 조건이 맞다면, 중년은 물론 60대 이상 치아 교정이 가능합니다. 다만 세포 활성도가 젊은 층에 비해 느려 자극을 약하게 줘야 하며, 교정 기간이 좀 더 소요될 수 있습니다.
Q. 중년에게 치아 교정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실제로 저희 병원을 보면 30대부터 70대까지 환자가 늘어났습니다. 젊게 사시는 경향이 있으며, 자녀를 위해 내원했다가 함께 교정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중년의 치아 교정에는 두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평생의 콤플렉스였지만 시기를 놓친 경우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치아와 잇몸뼈만 건강하다면 교정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과도한 목표를 세우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두 번째 경우는 노화로 인한 치아 변화입니다. 나이가 들면 점점 윗니는 벌어지고, 아랫니는 틀어지는 경향이 발생합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노화의 사인으로 받아들여 우울감을 느끼게 됩니다. 교정을 통해 원상복구되면 기능적·심미적·사회적인 목표 세 가지를 모두 달성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중년의 치아 교정이란 젊음을 되찾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실 교정 치료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상당히 주관적인데, 중년분들은 드라마틱한 변화가 없어도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Q. 교정을 하면 치아와 잇몸 상태가 더 안 좋아진다는 우려가 많습니다.
치아 교정과 관련해 잘못 알려진 속설이 많아서 안타깝습니다. 사실 교정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필요합니다. 치아가 자연적으로 좋은 위치에 자리 잡는 경우는 거의 없고, 나이가 들면 치아가 틀어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가 더 틀어지고 잇몸이 나빠진다고 교정을 안 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치아 위치와 잇몸이 안 좋으면 양치하기 어려워지고, 나이가 들어서 치아가 더 쉽게 망가집니다. 물론 잇몸이 안 좋은 환자는 상태가 악화될 수 있어 교정을 지양해야 합니다.
Q. 중장년 시기의 교정은 10~30대 교정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교정의 적절한 시기는 없지만, 청소년기 교정이 가장 좋다고 하는 이유는 잇몸뼈의 건강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중장년은 잇몸뼈가 약해진 상태고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너무 과한 변화를 주지 않는 게 좋습니다. 발치 또한 제한적으로 하는 편입니다. 설측 교정과 부분 교정도 많이 이뤄집니다. 집 공사에 비유하면, 부분 교정은 보수공사만 하는 것으로 비용이 비교적 적게 든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Q. 중장년은 임플란트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교정이 가능한가요?
임플란트(인공치아를 잇몸뼈에 심는 수술) 치아는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교정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임플란트 치아 환자가 교정을 원하는 경우 임플란트 치아를 제외하고 진행하거나, 임플란트를 빼고 치아 이동을 한 뒤 다시 임플란트를 끼우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도 잇몸뼈가 건강해야 가능합니다. 간혹 치아가 빠져서 임플란트를 한 뒤 교정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교정을 먼저 하는 것이 순서이며, 반드시 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Q. 교정 이후 유지 장치는 평생 착용해야 하나요?
치아는 A에서 B로 움직이게 하면, 다시 A로 돌아가려는 힘이 작동합니다. 치아와 치조골 사이에는 고무줄 같은 치주인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교정 후 1년은 힘이 세게 작용하므로 유지 장치를 꼭 착용해야 합니다. 치아 유지의 개념 첫 번째는 원래의 위치로 가려는 힘을 막는 것이고, 두 번째는 치아의 변화를 막는 것입니다. 유지 장치는 교정 치료한 기간만큼은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길게는 5~10년도 괜찮습니다.
시간의 흐름은 막을 수도, 거스를 수도 없다. 노화도 그럴까. 때마침 ‘당신의 노화시계가 천천히 가면 좋겠습니다’를 집필한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에게 물었다. 결과는 놀랍다. 그들은 10년 이상, 심지어는 20년 넘는 시간 동안 노화시계를 늦출 수 있다고 했다. 노화의 개인차가 점차 커져갈 현대사회, 전문가들이 전하는 감속 노화 방법을 알고 나면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다.
노화는 갑자기 찾아와 놀라게 하는 불청객처럼 여겨지곤 했다. 예전 같지 않은 체력, 뒤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기억력, 어느새 생긴 주름만큼 잃어버린 탄력… 모든 것을 자연의 섭리로 받아들였다. 누구나 나이에 따라 신체 능력이 점진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하지만 노화 연구 전문가들은 물리적인 시간 외 다른 영향이 더 크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아산병원 의료진도 ‘슬로 에이징’이 가능하다고 외친다. 설문에 응한 의료진 모두 느리게 나이 들 수 있다고 답했다. 그중 40%는 현대 의학을 통해 노화를 거스르는 ‘리버스 에이징’까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노화시계를 10년 이상 늦출 수 있다는 답변은 80%에 달했다. 20년 이상 지연시킬 수 있다는 의견은 그 가운데 절반을 차지했다. 우리 몸이 어떻게 늙어가는지 내다보고 대비하면 노화를 늦출 수 있다는 의견이 가히 압도적이었다.
STEP 1 노화 이해하기
노화란 나이가 들어가면서 신체 구조와 기능이 점진적으로 퇴화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발생하는 ‘정상적인’ 변화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을 인지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당신의 노화시계가 천천히 가면 좋겠습니다’에서 박성욱 아산의료원 의료원장은 “늙어가는 것에 대해 너무 부정적인 시각을 갖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김원경 서울아산병원 치과임상과장·임플란트센터장 역시 “노화에 따른 증상을 이해하고 수긍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주요 진료과를 통해 노화 증상을 들었다. 이는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이다.
▶ 호흡기내과 나이 들며 세포가 노화되면 회복 능력이 떨어진다. 현대인, 특히 도시 거주자는 미세먼지와 각종 오염물질로 인해 폐 손상이 되고, 반복적으로 섬유화 및 염증이 진행된다. 이로 인해 호흡곤란이 생긴다. 폐암이나 간질성 폐 질환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
▶ 소화기내과 음식물이 식도에 걸려 더디게 내려가거나 내려가지 못하게 되는 경우를 연하곤란이라고 한다. 고령에서 잘 나타나며, 이때 쓰라리거나 뻐근한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나이 들수록 역류성 식도염도 잘 발생한다.
▶ 이비인후과 고음역의 청력이 서서히 저하되는 노화성 난청이 생긴다. 먼 곳에 앉아 있는 사람 말을 정확하게 알아들을 수 없게 된다. 또한 근골격계 약화와 더불어 양쪽 귀의 전정기관이 담당하는 균형감각이 점차 떨어지기 때문에 스포츠를 즐기기 힘들어진다.
▶ 안과 노안 증상은 대개 40대 중반부터 발생한다. 이때 흔히 느끼는 증상은 책이나 신문을 볼 때 글씨가 흐릿하게 보이는 것이다. 책을 보더라도 눈과 책의 거리가 점차 멀어진다. 또한 근거리 작업 때 눈이 쉽게 피곤해지며, 심지어 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 치과 치아 뿌리 주변 충치 발생 등 구강 건조로 인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연하장애(삼킴장애)로 사레에 잘 걸리기도 한다. 음식물을 씹을 때 뺨이나 입술을 자주 깨물게 되며, 상처가 잘 생긴다. 칫솔질할 때 잇몸이 아플 수 있다. 치아 사이에 음식물이 잘 끼기도 한다.
▶ 산부인과 폐경 초기 증상은 홍조, 열감, 땀이다. 많게는 폐경 여성의 약 80%가 경험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중기 증상으로 질 건조와 잦은 질염이 있다. 만성이 되면 골다공증이나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STEP 2 가속 노화 피하기
현대 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기대수명은 크게 늘어났다. 설문에 응한 의료진 다섯 명 중 네 명이 ‘100세 이상’에 표를 던졌다. 단, 늙어가는 속도는 개인차가 크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신기술이나 특효약이 아니다. 최창민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종양내과 교수는 “노화를 예방하는 마법 탄환 같은 약물은 없다”고 단언한다. “많은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수준의 건강관리를 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가속 노화의 주범으로는 과식, 흡연, 나쁜 생활 습관이 주로 꼽힌다. 강신숙 서울아산병원 영양팀 임상영양사는 “신체 활동량 감소와 그에 따른 체중 증가”를 가속 노화 요인으로 들며 “신체 활동 감소는 근육량을 감소시키고 체지방을 축적해 고혈당과 만성 염증을 유발한다”고 꼬집었다. 흡연 역시 여러 진료과에서 지적했다. 호흡기내과, 소화기내과뿐만 아니다. 김원경 서울아산병원 치과임상과장·임플란트센터장까지 비위생적인 구강 관리와 더불어 흡연을 가속 노화 원인으로 꼽았다.
STEP 3 감속 노화 가까이하기
천천히 나이 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매일 먹는 밥, 즐기는 기호식품, 듣는 음악의 볼륨 등 생활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장 보이지 않지만 그 차이가 훗날 분명 나타난다고 말한다. ‘당신의 노화시계가 천천히 가면 좋겠습니다’의 대표 저자인 안중호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적절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 그리고 주기적인 몸 상태 체크로 노화를 미리 예방하고 치료한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과 처음에는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나이 들수록 점점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진료과를 통해 일상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감속 노화 방법을 들었다.
▶ 호흡기내과 대기오염이 심한 날을 피해 빨리 걷기나 등산 등 땀이 날 정도의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능하면 걸어 다니는 것이 좋다.
▶ 소화기내과 소식하면 좋다. 소식이 노화 진행을 더디게 할 수 있다는 보고가 최근 미국 연구에서 나왔다. 식사 시 칼로리를 제한하면 다양한 대사·면역반응을 일으켜 수명을 늘린다. 본인에게 적절한 식사량을 찾고, 먹으면 불편한 음식을 조절해 먹는 것이 좋다.
▶ 이비인후과 불필요한 큰 소음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불필요한 큰 소음이란 헤어드라이어 정도 되는 소리를 매일 3~4시간 이상 듣는 경우를 의미한다. 소음 크기가 이보다 커지면 난청에 걸리는 시간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어지럼증 없는 삶을 위해서는 하체 근력, 특히 뼈 건강이 중요하다.
▶ 안과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사용 시간이 늘면 노안 증상을 더 어린 나이에 심하게 겪는다. 노안이 오면 당황하지 말고 안과 전문의에게 눈 상태를 정확하게 검사받은 뒤 비수술적 또는 수술적 치료법 중 선택해서 치료받아야 한다.
▶ 치과 올바른 구강 위생 관리와 칫솔질을 해야 한다. 치실, 치간칫솔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스케일링도 필요하다. 초기 치과 치료도 중요하다. 아플 때 치과에 가면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라서 치료 예후가 좋지 않다.
▶ 산부인과 나쁜 생활 습관 교정, 운동, 스트레스 줄이기는 모두에게 적용된다. 여성의 경우 갱년기 증상이 있을 때 적극적인 의사 상담과 호르몬 치료를 추천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정말 너무 늦었을지도 모른다. 노화가 딱 그렇다. 최창민 교수의 당부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노화나 질병의 선을 넘어버려 돌이킬 수 없게 되지 않도록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설문에 참여해주신 분들(가나다 순) 강신숙 서울아산병원 영양팀 임상영양사, 김원경 서울아산병원 치과임상과장·임플란트센터장, 안중호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채희동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 최창민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종양내과 교수
취재협조 서울아산병원
참고도서 ‘당신의 노화시계가 천천히 가면 좋겠습니다’(안중호 외 16인·클라우드나인)
은퇴 선배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집 안에서든 집 밖에서든 내 편이 없어. 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라는 말이 딱이지.” 20년간 국회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은퇴한 김상호 씨도 예외는 아니었다. 앞으로의 인생이 막막하기만 하던 어느 날, 치과 의자에 누워 임플란트 시술을 받다 문득 생각했다. ‘요즘은 기술도 좋아졌는데, 이빨이 빠졌다고 옛날만 그리워하고 있을 게 아니라 임플란트를 해서 새 이빨로 힘차게 살면 되지 않나?’ 김상호 씨는 그렇게 유튜버 ‘임플란트 타이거’로 새롭게 태어났다.
임플란트 타이거의 ‘내편TV’는 정부의 제도, 복지정책 등 몰라서 못 받는 혜택을 쉽게 설명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채널이다. 공문서에 쓰이는 언어에 익숙한 그로서는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전문 분야를 고른 셈이다.
“시니어나 저소득층 같은 사회적 취약계층은 유용한 정보를 모를 뿐만 아니라, 도움이 필요할 때 어디를 찾아가야 하는지조차 몰라요. 게다가 은퇴 후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정부 정책이나 제도 관련한 용어를 읽기 어려워한다는 걸 알았어요. ‘이거 되겠는데’ 싶었죠.”
내편TV의 콘텐츠 제작은 영상이 주가 되는 타 유튜브 채널에 비해 간단하다. 조용한 환경에서 스마트폰으로 녹음하고, 자료가 되는 문서를 캡처해 화면을 구성하고, 거기에 녹음해둔 음성을 붙여 컷 편집을 하면 끝난다. 귀찮은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일명 ‘귀차니즘’ 성향 덕분에 개발해낸 포맷이다. 영상용 촬영을 안 해도 되니 어디서나 영상 제작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덕분에 언젠가 김 씨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한 달 살기를 한다 해도, 내편TV 콘텐츠는 계속해서 업로드될 것이란다.
내편TV의 성공 이후 포맷, 콘텐츠까지 그대로 따라 하는 유튜버가 왕왕 생겼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 정보성 채널 1세대가 겪어야 할 숙명쯤이라 여기고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는 데에만 집중한다. 이를테면 여행 기간 내 올라가야 할 콘텐츠를 미리 제작해 업로드 일정을 예약해두고 여행을 떠나는 식이다. 이때는 미리 만들어야 하니, 5월의 종합소득세 신고 관련 정보처럼 시기를 타는 정보보다 그렇지 않은 것들 위주로 영상을 제작한다.
“제 채널은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가 많이 사라지면서 역으로 수혜를 본 케이스죠. 그래서 당시에 우후죽순으로 내편TV의 형식을 따라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처음에는 스트레스도 받았지만 이제는 신경 쓰지 않아요. ‘처음이라 선례를 따라 해보는구나’라고 생각하죠.”
유튜브 코리아에서 선정한 유튜버 50인에 선정되었고, 내편TV 구독자 60만 명 달성을 앞두고 있는 김 씨는 새로운 정보 제공 채널 ‘어그래TV’를 지난 5월 개설했다. 그의 실제 지인들과 통화하며 나눈 음성을 따 영상화함으로써 생활 밀착형 언어로 생활 정보 혹은 시사 상식을 전달하는 것이 콘셉트다. 아직 성장세는 미미하지만 내편TV의 성공 경험을 믿고 꾸준히 운영해보려 한다. 조만간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국가 부처의 국민소통실과 협업해 정책과 제도를 안내하는 영상을 만들 예정이고, 또 유튜버가 되는 방법에 대한 책을 내기 위해 원고 작업을 하고 있다. 튼튼한 새 이빨을 갖춘 호랑이는 도전을 멈출 기미가 없어 보인다.
바야흐로 인플루언서 시대. 누구나 도전할 수 있지만, 아무나 스타가 되는 건 아니다.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통찰력을 나누며 인생2막 스타를 꿈꾸는 시니어 인플루언서 3인 소개한다.
유튜브 ‘내편TV’ 임플란트 타이거(1969년생)
국회 공무원 출신 ‘임플란트 타이거’ 김상호 씨는 ‘내편TV’를 통해 정부 제도나 복지 정책 등의 정보를 알기 쉽게 제공한다. 최근 새로운 정보 제공 채널 ‘어그래TV’도 선보이고 있다.
유튜브 ‘강철헬스전략’ 강철진(1953년생)
수학교사 출신 강철진 씨는 ‘강철헬스전략’을 통해 시니어를 위한 운동 정보와 방법을 일러준다. 자칭 건강전도사로, 63세에 생활스포츠지도사 자격증까지 취득해 전문성을 더하고 있다.
유튜브 ‘꽃중년’ 허은순(1967년생)
아들의 권유로 패션 유튜브를 시작한 허은순 씨. 이제는 그의 콘텐츠를 기다리는 팬들도 생겼다. 삶의 기록처럼 유튜브를 하며 ‘나이 들수록 푸르게 살자’는 일종의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몸이 아파 병원을 찾아야 할 때, 우리는 지인의 정보에 기댄다. 이런 의료 정보 비대칭을 해결하고 합리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고자 하는 헬스 케어 플랫폼이 있다. 국민 ‘상비 앱’을 꿈꾸는 굿닥(goodoc)이다.
굿닥의 주 서비스는 비대면 진료, 병원·약국 검색, 전국 병원 예약이다. 굿닥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다운로드 이용자는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임팩트피플스 조사에 따르면 4060 응답자는 활발하게 이용하는 비대면 진료 앱 1위로 굿닥(35.1%)을 꼽았다.
의사와 환자 연결하는 국민 ‘상비 앱’
굿닥은 정보 누적을 통해 의사와 환자를 더 많이 연결하고자 한다. 5500여 개 병원이 굿닥이 자체 개발한 태블릿을 사용하고 있다. 이 태블릿을 통해 매달 120만~150만 명의 이용자가 병원 접수를 하고, 굿닥에 리뷰를 남긴다. 더 많은 병원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자체 태블릿을 사용하는 병원을 2만 개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굿닥은 비급여 진료 정보쪾예약을 제공하는 ‘클리닉 마켓’과 헬스케어 상품을 판매하는 ‘굿닥스토어’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앱 사용이 많은 3040세대가 자녀나 부모님의 건강까지 돌본다는 점에 착안해 ‘가족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플랫폼의 순기능을 활용해 질 좋은 의료 정보를 제공하려는 고민에서 시작한 굿닥은 이제 언제든 의료가 필요한 순간에 사람들이 찾는 국민 ‘상비 앱’을 꿈꾼다. 사람들이 자주 앱을 사용하고 싶도록 만들고자 정보 입력 방법을 최대한 단순하게 개발하고 있다. 임진석 굿닥 대표는 앞으로 앱이나 TV 같은 매개체 없이 인터페이스만 남는 형태가 되리라 전망한다. 태블릿이 하는 기능을 로봇이 대체하는 세상이 올 테니 말이다.
비급여 비대칭 정보 해소해야
임 대표는 특히 비급여 분야 정보의 비대칭 해소를 강조한다. 흔히 비급여 하면 성형 관련 분야만 떠올리지만 치과의 임플란트 치료, 정형외과 도수 치료, 소아과의 언어·성장 클리닉, 매년 받는 건강검진도 모두 비급여 분야다. 임 대표는 특히 어르신이 많은 지역에서 비급여 분야의 정보가 더 많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정보가 제공된다면 지역에 사는 분들도 질 좋은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굿닥은 한발 한발 의료 접근성을 높여가고 있다. 최근에는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를 활용한 헬스케어 서비스 ‘건강AI챗봇’ 서비스도 시작했다. 어떤 정보를 찾아야 할지 막막한 이용자에게 AI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함이다. 질문에 따라서 비대면 진료 서비스나 병원 예약을 연결하는 점은 굿닥만의 특징이다. 임 대표는 이용자가 AI에게 어떤 질문을 하든 결국 의사와 상담해야 하기 때문에 진단까지 AI가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환자와 의사의 연결점을 빠르게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그는 “필요한 질문을 터치하는 방식이나 키워드 조합 및 자동완성 기능 등을 활용해 AI가 일종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TV로도 의사를 만날 수 있다. 삼성전자에서 새로 출시하는 신제품에 굿닥이 탑재되기 때문이다. 임진석 대표는 “나이 들수록 큰 화면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때문에 TV라는 플랫폼을 이용한 의료 접근성도 더 높아질 것”이라며 “의료 커뮤니케이션이 더 잘 이뤄질 수 있고, 디지털 문해력(디지털 플랫폼에서 명확한 정보를 찾고 조합하는 개인의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자의 문제점도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몸이 불편해 거동이 어렵거나, 의료 시설과 거리가 멀어 병원을 찾기 힘든 고령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임진석 굿닥 대표 인터뷰
건강관리의 일상화 “염증이 암 되지 않도록”
“2012년 처음 굿닥을 시작한 이후, 많은 분들이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에 익숙해졌는데요. 배달도 택시도 기차도 모두 모바일화되었는데, 병원은 여전히 오프라인으로 방문해야만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병원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지만, 다른 산업에 비해 느린 편입니다. 의료는 연령대가 높은 분들의 수요가 훨씬 많기 때문에, 어떻게 단순화해서 더 쉽게 연결할지 고민하면서 UX라이팅에 굉장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요즘 택시 타면 기사님들이 스마트폰에 목적지를 말해달라고 하는 방식으로 음성 인식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처럼, 바이오 인증, 음성 인식 등 입력이 생략된 방식이 더 보편화될 겁니다. 앞으로는 굿닥을 통해 상담·진료·예약에 이르는 시간을 줄이고, 복약에 관한 예후 관리, 질병을 막는 예방 관리(PHR)로 확장하고자 합니다. 생애 전반의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플랫폼으로 건강관리의 일상화까지 연결하고 싶어요. 굿닥의 모토는 ‘염증이 암이 되지 않도록 하자’입니다. 어떻게 건강을 관리하느냐에 따라 더 젊게 오래 살 수 있습니다. 아플 때만이 아니라 일상을 함께하는 국민 상비 앱으로 함께하고자 합니다.”
‘티끌 모아 태산’ 전략이 주목받는 짠테크 시대. 애먼 돈을 낭비하지 않고 숨은 돈까지 찾을 수 있는 소소한 절약 방법을 소개한다.
PART1 | 복지 & 금융 | 무심히 방치한 돈, 몰라서 지나친 혜택. 유심히 알아보자.
[1] 정부 보조금 찾기
정부 지원금 혜택을 모르고 지나친다면 아까울 것이다. ‘정부24’ 홈페이지 내 ‘보조금24’ 메뉴에 접속해 연령, 거주지, 소득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개인 맞춤형 정부(지자체) 보조금 정보를 한 번에 볼 수 있다. 진행이 어렵다면 ‘보조금24 활용안내서’ 앱을 찾아보거나, 주민센터에서 ‘보조금24 정보제공 동의 신청서’ 작성 후 자녀의 도움을 받아도 된다. ‘국민비서 구삐’ 알림 신청 또는 ‘보조금24 신청알리미’ 앱을 설치하면 관련 정보를 때맞춰 알려준다. 복지로 홈페이지를 통해 ‘맞춤형 급여안내’(복지멤버십) 서비스를 신청하면 개인 맞춤형 복지 정책을 생애주기에 따라 안내받을 수 있다.
[2] 카드 포인트 현금화하기
야금야금 쌓인 카드 포인트도 모이면 쏠쏠하다. 카드사마다 일일이 확인할 필요 없이, 금융결제원 ‘계좌정보 통합관리서비스’ 또는 여신금융협회 ‘카드포인트 통합조회 시스템’을 이용하면 된다. 모아둔 카드 포인트를 확인해 현금화(계좌이체) 또는 기부도 가능하다. 금융결제원 사이트에는 카드 및 계좌 자동이체 목록도 나오니 불필요한 건은 해지 신청해 새는 돈을 막자.
[3] 숨은 보험금 받기
‘내보험 찾아줌’ 사이트에서는 보험 가입 내역과 미청구 보험금, 휴면 보험금 조회가 가능하다. ‘연락처 한번에’ 서비스를 신청하면 추후 숨은 보험금 발생 시 안내를 받아볼 수 있다.
[4] 무료 법률·세무상담 서비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무료 법률상담을 받아볼 수 있다. 전국 150곳 공단 사무소를 방문하거나, PC·모바일·전화 등을 통해 비대면 상담도 가능하다(예약 필수, 문의 : 대한법률구조공단 132). 세무 관련 상담은 ‘마을세무사’를 이용한다.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 누리집에서 마을세무사 연락처를 확인한 후 전화·팩스·이메일로 상담 신청하면 된다(문의 : 읍면동 주민센터).
[5] 통신비 미환급금 돌려받기
‘스마트 초이스’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통신 미환급액 및 유료방송 미환급액을 조회할 수 있다. 휴대전화 구입 시 지원금을 받지 않았다면 선택약정 할인 25%를 받는데, 이 부분도 확인 가능하다. 그밖에 요금 감면이나 멤버십 혜택 등 통신비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6] 본인부담액상한제 확인하기
건강보험 가입자가 부담한 연간 본인일부부담금 총액이 본인부담상한액(소득 구간에 따라 상이)을 넘었을 경우, 초과액은 공단에서 부담한다. 사전급여(의료기관에서 처리)와 사후환급으로 나뉘는데, 사후환급은 직접 신청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 홈페이지를 통해 조회 및 신청 가능하다. 접속할 때 본인부담금 환급금(이중납부, 착오납부로 발생한 금액)도 확인해보면 좋다.
[7]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로 의료비 할인
만 65세 이상 고혈압·당뇨병 환자라면 월 3500원(진료비 1500원, 약제비 2000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질병관리청). 지역 내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 의료기관 및 약국에서 신청 가능하며, 해당 기관 정보는 지역 보건소에 문의하면 된다.
[8] 틀니·임플란트 70% 지원
만 65세 이상 건강보험 대상자라면 틀니와 임플란트 진행 시 본인부담금 30%만 내면 된다. 진행 후에는 지원받을 수 없으니, 계획이 있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 또는 보건복지상담센터(129)로 문의해보자.
[9] 휴면계좌 잔금 찾기
서민금융진흥원 ‘휴면예금 찾아줌’에 접속하면 휴면예금 계좌 목록을 알 수 있다. 확인된 잔고는 본인 계좌로 이체하거나, 기부금으로 전환 가능하다.
[10] 내일배움카드로 지원받기
자격증 취득 등 뭔가 배우려 한다면 해당 기관이 ‘내일배움카드’ 사용 가능처인지 알아보자. 카드 발급 후 5년간 300만~500만 원의 직업능력훈련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11]약국 할증 시간 피하기
약국 조제료 야간가산제도에 의해 평일 오후 6시(토요일은 오후 1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 사이 또는 일요일·공휴일에는 조제료의 30%가 할증된다. 일반의약품은 제외되며, 처방약이나 처방 일수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PART2 | 쇼핑 & 여가 | 즐거움을 위한 소비. 쇼핑과 여가 활동에도 틈새 절약법은 있다.
[12] 유통기한 임박, B급 상품 저렴하게
요즘 마트에서는 유통기한 임박 제품이나 못난이 채소·과일 등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다. 쿠팡 등 온라인 마켓에서도 하자 없는 반품 상품 등을 할인해서 판매하고 있다. 이러한 B급 상품 아이템을 모아 판매하거나 정보를 알려주는 ‘떠리몰’, ‘임박몰’, ‘이유몰’, ‘라스트오더’ 등의 플랫폼(앱)도 살펴보면 좋다.
[13] ‘1+1 제품’ 보관하기
편의점에서도 ‘1+1’, ‘2+1’ 등 덤 이벤트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통기한이 짧아 소진이 어렵거나, 딱히 당장 필요 없는 덤 제품이라면 잠시 보관해두자. ‘우리동네GS’(GS편의점), ‘포켓CU’(CU편의점) 앱을 활용하면 가능하다.
[14] 기프티콘도 사고팔고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몇몇 중고거래 앱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필요한 물건을 싸게 사고파는 경제적 효과와 더불어, 자원 활용의 측면에서도 유익하다. 최근에는 기프티콘(모바일 상품권)도 중고거래가 가능하다. 일상카페, 니콘내콘, 기프티스타 등의 앱을 이용하면 된다. 카카오톡으로 받은 기프티콘의 경우 유효기간이 지나면 상품가의 90%를 현금으로 받을 수 있으니 이점 참고하자(선물 구매자가 아닌 수신자에게 입금, 앱 내 선물하기 메뉴에서 진행).
[15] 유류비 아끼고, 가벼운 드라이브
주유하고 나왔는데 근방에서 더 값싼 주유소를 발견했다면, 안타깝지만 손해를 본 것이다. 주유할 일이 있다면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사이트또는 앱을 먼저 살펴보자. 시도별 최저가 주유소와 가격 정보, 현 위치를 중심으로 주변 가장 저렴한 주유소 등을 알 수 있다.
[16] 비교 쇼핑 생활화
같은 제품이라도 언제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값이 다르다. 다양한 상품의 최저가를 알려주는 ‘비교 쇼핑’ 앱을 활용하자. 쿠차, 쇼핑스캐너, 다나와 등이 대표적이다. 핫딜 노마드족(특정 시간대에만 할인하는 핫딜 제품을 찾아다니는 소비자)을 위한 ‘세일포유’ 사이트에는 실시간 할인 정보가 올라온다.
[17] 돈·건강·환경 1석 3조, 알뜰교통카드 마일리지
만 65세 이상이라면 지하철이 무료지만, 그 이전 세대라면 ‘알뜰교통카드’로 교통비를 아껴보자. 버스·지하철 정류장까지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만큼 마일리지를 적립해주고(앱과 연동), 카드사의 추가할인 혜택 포함 최대 30% 대중교통비가 절감된다. 미세먼지 발령일에는 마일리지를 2배 제공하고, 모인 마일리지는 캐시백으로 전환해 교통비에 충당할 수 있다. 후불카드(신용카드, 체크카드)와 선불카드(티머니, 캐시비, 원패스) 중 신청 가능하다.
PART3 | 생활 & 관리비 | 1와트의 전력, 한 방울의 물도 아끼는 절약 고수를 위한 관리비 절감 노하우.
[18] 겨울철 난방비 폭탄 막기
가스비는 온도에 비례한다. 보일러 온수 온도를 40℃정도로 설정하고, 중간 수압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온수 온도를 55℃에서 40℃로 줄이면 월 8610원가량 요금이 덜 나온다(일 온수 사용량 200kg 가정). 빈방의 난방밸브를 잠그거나(월 2만5923원 절감 예상) 보일러를 청소해도(월 1만3007원 절감 예상) 가스비를 아낄 수 있다. 보일러 실내 온도는 20℃를 기준으로 1℃ 올라갈 때마다 난방비가 15% 상승한다. 18~20℃로 맞추면 적당하다. 보일러를 끄면 재가동 시 더 많은 에너지가 소비돼, 10시간 이내로 귀가한다면 외출 모드를 이용한다. 한파에는 외출 모드 대신 15~17℃ 정도로 설정하면 동파를 막으면서 집안의 온기를 유지할 수 있다.
[19] 졸졸 새는 대기전력 차단하기
세탁기, 전기밥솥, 전자레인지 등 대기전력이 있는 가전제품의 경우 전원을 껐더라도 콘센트를 꽂아둔 상태면 전력이 소비된다. 가정 내 대기전력왕은 바로 셋톱박스. TV(1.27W)의 10배(12.27W)에 이른다. 일일이 콘센트 관리가 어렵다면 대기전력을 차단해주는 콘센트타이머나 스마트 플러그를 사용하자.
[20] 탄소포인트제(에코마일리지) 인센티브
전기, 상수도, 도시가스 사용량을 절감하고 감축률에 따라 탄소포인트를 부여하는 제도다. 온라인 탄소포인트제 누리집(서울시 거주자는 에코마일리지 홈페이지) 또는 관할 시·군·구 담당 부서를 방문해 신청 가능하다. 과거 1~2년간 월별 평균 사용량과 현재 사용량을 비교해 연 2회(6월, 12월) 현금, 상품권, 지역화폐 등의 형태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21] 돈 내고 버리는 폐가전, 무료로 처분하기
대형 생활 폐기물을 버리려면 시·군·구청을 통해 대형 폐기물 스티커를 구매해 내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전제품의 경우 ‘폐가전무상배출예약시스템’을 이용하면 무료로 처분 가능하다. 회원 가입 절차와 수수료 없이 원하는 날짜에 예약 후 지정된 장소에 폐가전을 내놓으면 된다.
[22] 전력피크대 피하기
전력피크대에 전기를 사용하면 전기요금이 높게 나온다. 생산단가가 높은 발전기가 가동되기 때문이다. 겨울철 전력피크대는 오전 9~12시, 오후 4~7시이니 급하지 않다면 이 시간대를 피하자(봄·여름·가을은 오전 10~12시, 오후 1~5시).
[23] 마트 갈 때 들르는 빈병 무인회수기
고전적인 짠테크 방법으로 알려진 빈병 팔기. 최근에는 대형마트(롯데마트, 이마트 등)를 중심으로 빈병 무인회수기가 설치돼 있다. 보증금액은 빈병 용량에 따라 1병당 최소 70원부터 350원까지다(하루 최대 30병). 모아둔 빈병을 마트에 가져가 돌려받은 보증금을 장 볼 때 보태면 쏠쏠하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만큼 어르신들을 위한 정책이 많이 생기고 있다.
100세 시대에 발맞춰 변하는 어르신 지원 정책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노후소득 보장 지원】
· 기초연금 22년 기준 소득 하위 70% 노인 대상 월 최대 307,500원 지급
〈신청 방법〉
- 방문 신청: 전국 읍·면·동 주민센터 또는 국민연금공단 지사에서 신청 가능
- 온라인 신청: 복지로 복지서비스 신청에서 신청 가능
· 노인 일자리
- ’22년 기준 84.5여만 개(공익활동형, 사회서비스형, 민간형) 일자리 제공
〈신청 방법〉 수행기관별 참여자 모집 시 방문 신청 또는 노인일자리여기, 복지로를 통한 온라인 신청
【노인장기요양보험】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어르신께 가정이나 입소 시설에서 신체 및 가사 활동 등 지원
· 대상 : 3가지 충족 신청 가능
① 65세 이상 또는 노인성 질병을 가진 65세 미만
② 6개월 이상 스스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자
③ 장기 요양 등급자
※ 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 운영센터에서 등급 판정 신청
· 지원(급여) 종류
- 재가급여 : 요양보호사가 가정을 방문하여 신체 및 가사 활동 지원
- 시설급여 : 요양 시설에 입소하여 신체활동, 심신 기능 유지 향상 지원
- 특별현금급여 : 도서 벽지·지역 등 기관 이용이 어려울 시 15만 원 지급
〈신청 방법〉 인정 신청서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제출 신청
【취약노인 돌봄】
· 노인맞춤 돌봄 서비스 방문 또는 그룹 프로그램 참여 등의 형태로 안전·안부 확인, 사회참여, 생활교육, 이동 및 가사 지원
〈신청 방법〉
① 서비스 이용 자격이 있는 본인이나 대리인(배우자, 8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그 밖의 이해관계인) 신청 가능
② 주민등록상 주소지의 읍·면·동 주민센터에 방문 신청 가능
③ 직접 방문이 불가할 경우, 전화, 우편 또는 팩스 신청 가능
· 독거노인·장애인 응급안전 안심서비스
- 가정에 ICT 기기를 설치해 안부 확인, 응급 상황 시 119 연계, 노래·뇌 운동·스트레칭 영상 등 건강·정서 지원
〈신청 방법〉 해당 읍·면·동 주민센터, 지역센터 및 수행기관 방문 신청
【봉사 사회활동 지원】
· 노인 자원봉사 : 지역사회에서 활동 중인 노인 자원봉사단 지원, 수요처 발굴
· 경로당 : 여가·건강 관리·교육 등 프로그램 보급 및 냉·난방비 등 지원
【건강관리 지원】
· 예방접종 65세 이상 보건소, 병·의원에서 폐렴구균 및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연 1회)
· 치매관리
- 치매안심센터에서 상담, 진단, 1:1 사례관리, 가족 지원
- 60세 이상 저소득(기준 중위 소득 120% 이하) 치매 노인 대상으로 약제비(월 3만 원 한도) 지원
〈신청 방법〉 주민등록 주소지 관할 치매안심센터 서비스 신청
· 틀니·임플란트 지원
65세 이상 틀니·임플란트 비용 건강보험 적용, 본인 부담률 30%
3~55세까지 가입 가능하고, 필요한 보장 범위 선택 가능
저렴한 온라인 전용 상품으로 비흡연자는 최대 35% 추가 할인
미래에셋생명의 ‘온라인 비흡연딱딱치아보험’(갱신형)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필요한 치과 치료의 보장 범위를 선택하여 가입할 수 있는 이 상품은 보존치료형, 보철치료형, 종합치료형 3가지 보장 범위로 구성되어 고객이 원하는 수준을 더욱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충치(치아우식증)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치아보험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를 보면 치아우식증 환자는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세를 보이며 2016년 569만 명에서 2019년 645만 명으로 3년 만에 76만 명이 늘어났다.
미래에셋생명 ‘온라인 비흡연딱딱치아보험’은 증가한 환자들의 연령대별로 필요한 보장 범위를 고객이 선택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예를 들어 나이가 어린 경우에는 레진, 크라운 등 비교적 간단한 방식으로 치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보존치료형을, 심화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는 중장년층은 임플란트, 브리지 등을 보장하는 보철치료형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종합적인 보장을 원하는 사람은 종합치료형을 선택할 수 있고, 보존치료형 또는 보철치료형을 선택한 후, 갱신 시점에 종합치료형으로 전환도 가능하다.
이 상품은 보존치료형, 보철치료형, 종합치료형 중 고객이 원하는 보장 범위를 선택 가능하여 더욱 저렴한 비용으로 가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비흡연자의 경우에는 일반보험료 대비 최대 35% 추가 할인된 비흡연치아보험료를 적용받는다. 예를 들어 30세 남성이 10년 만기 전기납으로 보철치료형을 1000만 원 가입하는 경우, 일반보험료는 월 7900원이고, 비흡연 할인 시에는 월 5400원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
비흡연자 치아보험료 할인은 미래에셋생명에서 최초로 도입한 특약으로서 흡연자의 금연 의지를 북돋아 치주 질환 예방 역할까지 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업계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이를 통해 2020년 11월, 3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배타적 사용권은 생손보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가 새로운 제도 및 서비스, 위험담보 등 소비자를 위한 창의적 상품에 대해 독점 판매 권리를 부여한 제도로 일종의 보험업계 특허권이다.
미래에셋생명 ‘온라인 비흡연딱딱치아보험’은 만 3세에서 55세까지 온 가족이 가입 가능한 상품으로, 최초 계약은 5년 또는 10년 만기로 선택할 수 있다. 이후 5년 단위로 갱신되어 최대 80세까지 보장해준다.
최진혁 미래에셋생명 디지털혁신본부장은 “일시에 목돈이 들어가는 치과 치료비에 대한 부담을 합리적인 비용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가성비를 중시하는 많은 사람들이 미래에셋 온라인 보험을 통해 효율적으로 보장받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2025년, 3년 뒤면 대한민국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10명 중 2명이 65세 이상 노인인 셈이다. 이번 20대 대선에서도 60대 이상 유권자가 1300만 명(29.5%)을 웃돌아 이들의 영향력이 더 커질 전망이다. 고령 유권자들에게 노후는 현실이다. 이들의 수가 늘어난 만큼 대선 후보들이 노인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은퇴 후 공적 연금 수령 이전에 ‘소득 공백’이 있는 60대 초반을 대상으로 연 120만 원의 장년 수당을 지급한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 외에도 △어르신 일자리 140만 개로 확대 △기초연금 ‘부부 감액’ 규정 삭제 △국민연금 수급 확대 및 1 주택자 종합부동산세 납부 기한 연기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개수 및 지원 연령 확대 △어르신 요양 돌봄 국가책임제 실시 △경로당 지원 확대 등이 있다.
기초연금의 경우 현재는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게만 지급되고 있으며, 더불어 부부가 함께 기초연금 대상이 될 경우 20%를 감액해 지급한다. 이 후보는 기초연금 대상을 점차 75%, 80%로 확대하고, 감액을 피하고자 위장 이혼을 불사하게 만드는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고자 부부 감액 규정을 폐지하기로 약속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10대 공약 중에 노인 관련 정책이 없으나,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1인당 30만 원씩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40만 원으로 10만 원 더 올려주겠다”고 전했다. 앞서 이 후보가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반면, 윤 후보는 금액을 올려주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더불어 자체 누리집 ‘윤석열 공약위키’를 통해 △환자 특성별 맞춤형 간병 지원을 통한 간병비 절반 감소 △요양·간병 가족 돌봄 휴가·휴직 기간 확대 △맞춤형 돌봄 계획 설계 및 지원 △양질의 간병 서비스 제공 △노인질환 예방 지원 강화 등 여러 공약을 발표하며 요양·간병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전한 바 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100세 시대인 만큼 ‘노인복지청’을 신설해 어르신들의 일자리, 소득, 주거, 건강을 책임지겠다고 발표했다. 공공 장기요양 시스템과 노후 원룸, 공공 실버아파트 등 주거지원을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폐경기 여성의 신체적, 심리적 변화를 포괄하는 ‘여성건강관리 종합시스템’을 구축하고, 골다공증 예방을 위한 시스템 조성을 약속했다. 오랜 경력단절로 불안한 노후를 맞는 여성들에 일자리, 경력 형성 지원도 제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고령층이 손주를 돌보는 가정에 매달 20만 원을 지원하는 ‘손주 돌봄 수당’ 지급을 약속했다. 어르신 건강과 관련해서는 △기존 경로당 실버 건강센터로 구축 △간병 서비스 지원 △생활 체육 활성화 사업 △미래형 노인 돌봄 서비스 체계 구축 등을 발표한 상황이다. 덧붙여 국가의 복지급여 수급 대상이 되지만, 부양의무자가 존재하면 이를 받지 못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부양의무자 정책은 전면 폐지하고 국가가 어르신들의 최저 생계를 책임질 것을 공약했다.
흔히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고 한다. 인생이 그렇듯이 사랑에도 정답이 없다. 인생이 각양각색이듯이 사랑도 천차만별이다. 인생이 어렵듯이 사랑도 참 어렵다. 그럼에도 달콤 쌉싸름한 그 유혹을 포기할 수 없으니….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고, 한 번도 사랑하지 않은 것처럼 헤어질 수 있다면 당신은 사랑에 준비된 사람이다.
2021년 12월, 그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해 1월 폐암 진단을 받고 꼬박 1년을 투병한 후 그렇게 떠났다. 그와 내가 사귄 지 10년째 되던 해이기도 했다. 나의 지난 한 해는 벽두부터 그의 병간호로 시작됐고, 소생과 회복에 대한 간절한 소망에도 아랑곳없이 그가 떠나며 한 해가 저물었다. 그리고 이렇게 새해가 희망 없이 밝았다.
장례를 치른 후, 간호를 하느라 1년 동안 함께 지냈던 그의 대전 집을 나와 다시 서울 내 집으로 돌아왔다. 환자를 돌보는 도중 간간이 들러 옷가지 등 필요한 것들을 챙겨가곤 했지만 그가 떠나고 나니 내 집 풍경조차 다르게 느껴졌다. 칫솔이나 면도기 등 내 집에 두었던 그의 소소한 물건이 눈에 들어온 탓이다. 이제는 영원히 주인 잃은 것들, 그의 부재를 상기시키는 것들이다. 그럼에도 나는 그것들을 없애지 못하고 있다. 다만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치워두었다. 보고 있으면 마음이 더 아프니까….
그와 나는 20년 전 어느 기업인 모임에서 만났다. 나도 그도 나름 단단한 사업체를 꾸리고 있었고, 두 사람 모두 이혼한 상태였지만 10년을 서로 바라만 보는 중이었다. 10년 동안 썸을 탔냐고? 그건 아니고 좋은 사람이니까, 좋아 보이는 사람이니까 당연히 사귀는 사람이 있겠거니 서로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해 겨울, 12월 중순의 첫눈 내리던 날, 첫눈치고는 늦었고 첫눈치고는 제법 눈송이가 실했다. 모임이 끝난 후 지하 주차장에서 우리는 다시 만났다. 우연히도 그와 나의 차가 나란히 세워져 있었던 것이다. 그와 그렇게 가까이 마주한 것도 10년 만에 처음인 것 같았다.
천년의 사랑이 시작되고
다소 어색한 의례적인 인사를 나눈 후 각자의 차에 올랐다. 운전석에 앉아 고개를 기울여 그가 먼저 나가도록 손짓을 해 보였다. 그는 또 그대로 내게 먼저 차를 빼라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잠시 서로 그렇게 배려의 몸짓을 하다가 내가 먼저 차를 움직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그 사람의 시선까지 느껴져 더 당황스러웠다. 난감한 상황에 처한 내게, 무슨 일인지 잠시 지켜보던 그가 차에서 내려 다가왔다. 하지만 그 사람이라고 별수 있나. 고장의 원인을 찾지 못한 데다 이미 밤늦은 시각이니 내 차는 주차장에 그대로 두고 그가 나를 집까지 태워주겠다고 하니 불행 중 다행이었다.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오니 깜깜한 밤하늘에 흰 눈이 별처럼 쏟아졌다. 우리 만남의 서곡이자 팡파르처럼. 나란히 함께 차를 타고 오던 시간이 의외로 편안했고, 그렇게 우리는 가까워졌다.
천생연분이란 촌스럽고 진부한 표현을 내가 할 줄은 몰랐다. 이혼 후 10년 만에 본격적으로 만난 그 사람, 이제야말로 하늘이 점지해준 짝을 찾았다고 믿었다. 그와는 모든 것이 잘 통했고 모든 것이 좋았으니까. 가치관, 취미, 식성, 관심사, 대화는 물론, 부끄러워해야 할 필요가 없다면 몸까지 잘 맞았다고 솔직히 고백하리라. 국내는 물론이고 코로나 이전에는 자유로이 해외여행을 다녔고 맛집이란 맛집은 죄다 섭렵했다. 전시, 공연, 독서 등 문화생활도 알뜰히 했다. 우리는 성인이 된 자녀들이 각자 둘씩 있었지만 모두 독립해서 제 갈 길을 잘 가고 있었기 때문에 자녀 문제로 신경 쓸 일도 없이 무엇 하나 부족함 없는 관계였다. 느긋하게 나이 들어갔고 다가올 노후를 함께 설계하며 행복한 노년을 꿈꿨다.
사랑의 보험이 깨지고
그러던 그와의 화려했던 세상이 불과 10년 만에 흑백의 암전을 맞았고 그는 영원히 무대에서 사라졌다. 사랑은 떠나도 삶은 지속되는 거라지만, 환갑도 한참 지난 내가 그걸 모를 리 없지만 그가 없는 세상 한가운데에서 우두망찰 길을 잃었다. 그가 없는 하늘 아래 나는 어떤 생을 살아야 할까. 혼자 산다는 것이 가당키나 할까. 그와 나는 결혼한 사이는 아니지만 성혼 선언문의 ‘죽음이 둘을 갈라놓을 때까지’라는 구절을 떠올린다. 견고한 우리 사랑 한가운데 죽음이 끼어들 수 있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 그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젊지 않은 나이였으니 10년이 지난 지금 나는 이미 노년의 문턱에 들어섰다. 그가 없는 나의 노년, 그 막막한 길을 홀로 걸어갈 수 있을까. 나는 요즘 부쩍 늙어버린 기분이다. 지난 1년간 그의 병간호로 쇠약해진 탓도 있겠지만, 사랑을 잃은 슬픔과 삶의 막막함 때문이리라. 홀로 늙어감, 그것이 나를 두렵게 한다.
나이 든 여자의 사랑은 사랑을 하는 중에도 버겁다. 더구나 우리는 동갑이 아니었나. 여자로서, 그것도 젊지 않은 여자로서 같은 나이의 남자에게 위축되지 않는다면 약간은 거짓이리라. 내 경우 역시 그가 어떻게 생각하는가와 무관하게 문득문득 내 나이를 의식하곤 했다. 아니다, 그런 적이 있었다고 해도 그게 무슨 대수라고. 내가 젊은 여자가 아니라고 해서 그와 나의 사랑에 무슨 문제가 있었단 말인가. 그와 만나는 동안엔 오히려 내 나이를 의식하지 못했는데, 그가 가고 나니 내 나이가 갑자기 의식의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그렇다. 나는 혼자 남겨진 ‘나이 든 여자’다.
나이 든 사람들에게 사랑은 보험이라는 말이 있다. 홀로 늙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사랑할 상대를 찾는다는 뜻이란다. 더는 다른 상대를 만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알기에 성실한 보험 납세자처럼 꼬박꼬박 애정을 쏟고, 서로를 챙기다 보면 보험의 만기가 도래하듯 안온한 노후를 함께할 수 있으리라는 의미에서 긍정적으로 들린다. 노년의 원만한 부부가 전형적인 그 모습이리라. 그렇다면 나는 정성스레 부어가던 보험이 중간에 깨져버린 것 아닌가. 새로 들 가능성, 새로 들고 싶은 마음도 이제는 없다. 탈 수 있는 보험금 없이 홀로 노후를 맞는 대열에 내가 동참한 것이다.
만날 사람을 다 만났다면
어느 종교계 방송에서 환갑이 지나면 인생에서 만날 사람은 다 만난 거라는 말을 들었다. 이 세상에 태어나 부모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산다는 것은 만남의 연속이라 할 때 소위 반환점을 도는 나이가 되면 사람과의 새로운 인연은 더 이상 별 의미가 없다는 뜻으로 들렸다. 배우자가 되었든, 연인이 되었든, 친구가 되었든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는 말이다. 이미 맺어져 있는 인연을 일부러 끊어낼 필요는 없겠지만 혹여 기존 관계에서 자리가 비어 새 인연을 들인다 한들, 관계 맺기를 통한 성장판은 이미 닫혔다는 의미다. 마치 빠진 치아 자리에 임플란트나 틀니를 해 박는다 해도 치아 본연의 성질과는 무관하듯이.
사람과의 관계에서 더 이상 성장하고 누리고 진화할 수 없다면 더는 살아도 산 게 아니란 의미일까. 물론 그건 아닐 테지. 이제 저 너머의 존재, 신을 만나야 한다는 뜻이겠지. 사람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서는 알지 못했던, 알아도 제약적이며 한계가 있었던 관계의 장막을 거둬내고 영성에 눈을 떠야 한다는 의미겠지. 그래야만 성장을 지속할 수 있고, 실상은 그러한 성장이 참 성장이라는 의미일 테지. 세속적 희로애락 속에서 울고 웃던 나를 관찰자, 주시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교정하고 회복되도록 하는 과정일 테지.
내 경우라면 그의 빈자리를 하나님 혹은 부처님으로 채워야 한다는 뜻일 테니 교회나 성당, 절에 나가 위로를 구하라는 소리로 들렸다. 하지만 그 얼마나 진부하고 맥 빠지는 소린가. 나는 지금 그가 보고 싶어 미칠 지경인데, 간절한 그리움과 사무치는 외로움에 애간장이 녹아내릴 지경인데, 눈에 그 존재가 보이지도 않고 귀에 그 음성이 들리지도 않는 신을 통해 위로를 구하라는 말은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인데 공기를 뻐끔거리며 배를 채우라는 소리처럼 공허하게 들린다. 위로받기는 고사하고 왜 그를 내게서 빼앗아갔냐고, 이제 겨우 64세, 아직 죽음과는 거리가 있다고 할 나이의 그를, 자기 분야에서 드물게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는 그를, 무엇보다 나와의 변함없는 애정으로 행복의 절정기를 누리던 그를 무슨 이유로 데려가야 했냐고 따지고 대들고 싶은 심정이다. 신도 질투를 하냐고, 그렇다면 신도 아니지 않냐고.
차라리 그와 혼인을 했더라면 지금 이렇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에 빠지지 않았을지 모른다. 내가 그의 아내였다면 세상 떠난 그를 대신해 현실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도 있고, 가족 내의 위치에서 자리를 지키며 감당할 역할들로 사별의 아픔을 추스를 여지가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기껏’ 그의 연인이 아닌가. 그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만이, 그 상실감과 무력감만이 내가 경험할 수 있는 전부다.
다시 빛을 찾아서
슬픔에 겨워 탈진하는 하루하루 중에도 간간이 빛을 느낄 때가 있다. 이해할 수 없는 평안과 내적 안온함이 찾아오는 순간이 있다. 실은 나는 그가 떠난 이후 성당에 다닌다. 매주 수요일마다 교리 공부도 한다. 신앙심이 갑자기 생긴 건 아니고 그저 그곳에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이다. 생전에 그는 신앙이 없었지만 왠지 성당에 가면 영혼이나마 그가 내 옆에 앉아 함께 미사를 드리는 것처럼 마음이 평온해지곤 한다.
올해로 나는 65세가 되었다. 10년 전 55세에 만난 그가 떠나고, 2022년의 출발선에 혼자 오도카니 섰다. 혼자라고 하지만 어쩌면 내 옆에는 신이 서 계실지도 모른다. 신은 무언의 침묵을 통해 나와 동행할 채비를 하고 계시는 걸까. 왜 신은 굳이 내 옆자리에 서려고 하시는지. 나는 그 사람 하나로 행복했건만. 하긴 연일 눈물로 어룽져 시야가 흐려진 내 눈엔 생의 완주 지점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기에 나는 이제 신의 손길에 의지해서 그 길을 가야 하는 것일까. 지금 나는 누군가의 인도가 절실하다. 그러나 앞서 방송 내용처럼 나 또한 이제 더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동반자를 구하고 싶지 않다. ‘사람 대신 신’이란 결단에서가 아니라 또다시 그 존재를 잃고 슬픔의 늪에 빠져 허둥대거나 흐느적거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일생 한 번으로 족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후의 상실감과 그리움, 그것은 너무나 혹독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