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25년 60세 이상이라면 누구든 입주할 수 있는 분양형 실버타운을 다시 도입하기로 했다. 또한 경로당에 식사를 지원하고 요양병원 간병 지원을 제도화하는 등 노인 인구 1000만 명 시대를 대비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3월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주제로 22번째 민생토론회를 열고 노인 인구 1000만 명 시대를 대비할 관련 정책을 밝혔다.
분양형 실버타운 재도입과 장기임대주택 도입
정부는 지난 2015년 폐지됐던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실버타운)을 다시 도입한다. 현재 노인복지주택은 임대만 가능하지만, 이후 노인복지법 개정 등을 통해 인구 감소지역 89곳에 한해 분양도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또한 기존에 있던 ‘독립된 생활이 가능한 자’라는 자격 요건을 폐지해 60세 이상이라면 누구든 입소할 수 있게 된다.
주택연금도 계속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기존에는 실버타운에 입주하면 주택연금을 받을 수 없었지만, 앞으로는 예외를 허용한다.
위탁 운영 요건도 완화한다. 기존에는 노인복지주택 사업을 해본 경험이 있어야 위탁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 요건을 없애 앞으로는 호텔, 요식업체, 보험사, 리츠사, 장기요양기관 등 여러 기관이 운영할 수 있게 된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기업이 고령자를 위해 공급하고 있는 ‘고령자복지주택’은 기존 연간 1000가구에서 3000가구 규모로 확대한다. 리모델링형, 민간제안형 등을 신설해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추첨제를 일부 도입해 중산층도 입주할 수 있도록 한다.
국토부는 고령자 대상 기업형 장기임대주택 ‘실버스테이’를 시범사업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고령친화적으로 설계하고 복지관 등 공동시설을 설치하는 대신 세제 혜택이나 규제 완화 특례 등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신도시를 개발한다면 택지의 일정 비율을 노인 주거 지역 부지로 제공해 어르신 친화 주택 공급도 늘릴 방침이다.
요양병원 간병 지원 제도화와 치매 주치의 도입
이달부터는 요양병원 간병 지원 시범사업이 진행된다. 이를 바탕으로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제도화할 계획이다.
간병인 관리·운영에 관한 표준 지침과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만들고, 간병 서비스 시장 질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 기관 관리 기준 마련 및 등록제 도입도 추진한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대상자는 올해 230만 명에서 2027년 400만 명까지 늘릴 방침이다.
또한 ‘재택 의료센터’를 현재 95개에서 2027년 250개로 늘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위한 재택 의료 활성화를 유도한다. 중증환자의 방문 진료 본인 부담금도 현행 약 3만 8000원에서 절반 수준인 1만 9000원까지 낮출 예정이다.
어르신들이 집에서도 장기 요양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중증 환자의 ‘재가 요양급여’도 늘린다. 중증도 1등급 기준 189만 원에서 207만 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요양·목욕·간호 등 방문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는 통합재가기관도 현재 75개에서 1400개로 늘린다.
올해 7월에는 퇴원 환자들이 집에서 간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재택간호통합센터’를 도입한다.
같은 달 ‘치매 관리주치의’ 시범사업도 시행한다. 치매부터 건강까지 통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함이다. 올해는 치매 어르신 실종 예방을 위한 휴대용 신원확인 시스템도 운영한다.
더불어 치매 어르신이 집과 같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는 ‘유니트 케어’ 시범사업도 올해 하반기 시행할 예정이다.
경로당 식사 제공부터 노인 건강까지
생활 속 어르신 지원도 늘어난다. 우리나라 경로당은 6만 8223개로 이 중 42%가 평균 주3.6일의 식사를 제공한다. 정부는 경로당·경로 식당 지원으로 올해부터 식사 제공 횟수를 늘려 최종적으로 매일 식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조리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경로당 4만 개에 대해서는 시설 확충 방안을 마련하고, 안전관리자도 배치한다.
이 외에 아파트나 일반 거주지의 남는 공간을 활용해 본인이 부담하되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세제 지원 등 유인 정책을 통해 식사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노인 안전을 위해서는 ‘응급안전안심서비스’를 올해 상반기 전체 독거노인으로 확대하고, 2025년부터는 노인 학대 신고 의무 직군을 12개에서 18개로 늘린다.
어르신 건강을 위한 생활 여건 조성에도 나선다. ‘시니어 친화형 국민체육센터’를 확대하고, 파크골프 활성화, 어르신 생활체육지도사 배치 지원 사업, 어르신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 어르신 맞춤형 운동 정보 홍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니어 토탈케어 기업 케어닥이 SK디앤디(SK D&D)와 시니어타운을 7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는 '시니어타운 표준 등급 가이드’를 개발, 공개한다고 27일 밝혔다.
케어닥과 SK디앤디는 주거 공간으로서 표준화된 명확한 시니어타운 시설 기준이 미비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시장 내 시니어 하우징 상품은 급증하고 있는 반면, 실제 소비자들은 시설별로 제각각인 데다 다소 생소한 시니어타운의 용어와 기준에 혼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번 등급 가이드 개발은 표준화된 기준을 제공, 상품 선택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에서 이루어졌다.
평가 기준은 △규모 △프로그램 △입지 △부대시설 △건강관리 △공간디자인 △F&B △IT솔루션 △생활 편의 △기타 평가 등 크게 10가지 항목에 맞춰 구성했다. 서비스 및 공간 평가 세부 지표는 50여 개에 달하며 내외부 시설과 공간 구성은 물론 의료, 돌봄, 제공 프로그램, 편의 서비스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다룬다. 각 지표 별 점수를 더한 최종 점수 합계에 따라 총 7가지 등급으로 분류할 수 있다. 1,2등급 시설은 기본 복지를 누릴 수 있는 무료 및 실비 시설이며, 유료 시설인 3등급부터 본격적으로 평가가 가능하다.
등급 가이드 내 기준 및 지표는 현장 실사를 비롯해 실제 시니어 인터뷰, 각 분야 전문가의 첨삭 등을 거쳐 구성했다. 한국시니어타운협회 회장인 박동현 고문 및 케어닥 내 시니어 하우징 전문가들도 가이드 개발에 대거 참여했다. 박동현 고문은 “시니어타운의 서비스 및 품질에 대해 일반 국민들이 가늠할 수 있는 명확한 선택의 기준과 적정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번 프로젝트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진미정 서울대 웰에이징산업 최고경영자과정 교수는 “시니어 하우징에 관한 요구 증가에 반해 체계화된 정보는 아직까지 부족한 상황”이라며 “케어닥의 시니어 하우징 표준 등급 가이드 모델이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릉원주대 사회복지학과 박병선 교수 역시 “케어닥이 개발한 이번 가이드는 현재 증가 중인 시니어타운의 품질을 표준화해 평가할 수 있는 기준으로서 주목도가 높다”는 기대감을 밝혔다.
케어닥은 SK디앤디 등 시니어 하우징 운영 특화 기업들이 참여한 조인트벤처 ‘케어오퍼레이션’과 함께 시니어타운 표준 등급 가이드를 지속적으로 개선, 평가의 객관성과 신뢰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나아가 향후 국내 시니어타운의 시설 및 서비스 내역, 후기 등 다양한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등 소비자들의 합리적 선택을 위한 관련 서비스 론칭도 예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니어 하우징 업계 선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시장의 전반적인 품질 향상을 이끌어내겠다는 포부다.
케어닥 박재병 대표이사는 “시니어타운 입주는 사실상 노년기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결정인 만큼 기존 부동산 소비와 달리 노후 생활의 특성을 고려한 객관적이고 새로운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며 “케어닥의 이번 시니어타운 표준 등급 가이드가 소비자 선택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노후 생활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디앤디 김도현 대표는 “시니어 주거 공간을 판단함에 있어 어떤 점을 중시할 것인지 기준점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며 “향후 케어닥과 케어오퍼레이션을 넘어 시니어 업계 전체의 의견을 함께 가감해 가며 더욱 좋은 가이드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요즘 향을 인테리어의 일부로 받아들이면서 ‘향’과 ‘인테리어’를 합친 ‘향테리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향테리어를 시작하는 입문자를 위해 주거 공간별로 적용 가능한 제품을 소개한다. 향이 나는 제품을 사용할 때 주의할 사항을 확인하고, 집에 적용되는 향테리어에 관해 김민준 조향사(한국조향교육진흥원 수석 강사)와 함께 알아봤다.
향은 공간의 분위기를 만든다. 교보문고는 매장 곳곳마다 책과 어울리는 시그니처 향을 풍긴다. 유칼립투스와 편백나무 기반으로 조향한 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디퓨저, 룸스프레이, 종이 방향제 등으로 판매한다. 작가 노마의 개인전 ‘흔적의 정원’에는 전시회의 분위기를 생각해 풀꽃 향이 나는 디퓨저를 진열했다. 자신이 원하는 향을 찾으려면 매장을 방문해 마음에 드는 향을 고르거나, 인터넷에서 배송비만 지불하고 샘플 키트를 구매하는 방법이 있다. 제품에 함유된 성분을 알고 싶다면 환경부 ‘초록누리’에서 디퓨저 자가검사번호를 검색해 유해물질 여부와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확인하면 된다. 한국소비자원은 ‘향초‧인센스 스틱 사용 시 소비자 주의사항’으로 △제품을 구입할 때 자가검사표시 등 표시 사항을 확인 △사용 중 또는 사용 후 반드시 환기 △사용 시 발생한 연기를 직접 흡입하는 것을 주의 △유소아 및 반려동물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 △가연성 물건 근처에서는 사용을 자제 △향초를 사용하기 전에 심지 다듬기를 당부했다.
조향사가 추천하는 공간별 향기
거실에서 즐기는 여유
인센스 스틱은 막대 끝에 불을 붙이고 조금 타기 시작하면 붙어 있는 불을 끄며 향을 피운다. 인센스 스틱이 넓은 거실에 쓰이면 면적으로 인해 향이 옅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나의 해결법은 자주 머무는 소파 옆이나 테이블에 두는 것이다. 스틱을 꽂고 재가 떨어지는 것을 받쳐주는 용도인 인센스 홀더도 인테리어로 활용할 수 있다. 거실에 두는 향으로 플로럴 계열은 장미, 라일락, 프리지아가 두루 쓰인다. 허브는 라벤더가 심신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포근하고 은은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나무 향인 우디 계열에서 샌들우드를, 나무의 강한 향을 선호한다면 시더우드를 추천한다.
싱그러운 부엌
생선을 굽거나 부엌으로부터 퍼지는 냄새가 잘 빠지지 않을 때 향초를 켜는 경우가 있다. 부엌은 요리를 하는 공간이기에 가벼우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향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감귤, 레몬, 라임과 같은 시트러스 계열 혹은 허브 중에서 로즈메리 향이 부엌과 조화롭게 어울린다. 너무 진한 꽃향기를 쓰면 식사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한다.
누구보다 편한 침실
액상으로 쓰이는 제품 중에 베개에 뿌리는 필로 미스트나 방에 분사하는 룸스프레이가 인기다. 잠을 잘 청하지 못하는 사람은 필로 미스트를 뿌리고 자면 좀 더 숙면을 취할 수 있다. 대체로 편안한 분위기를 원하는 침실에는 코튼이나 베이비파우더 향이 나는 제품을 두기도 한다. 또는 노루의 복부에 있는 향낭에서 얻은 머스크 향도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허브 중에서는 재스민을 쓰면 은은한 향이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
상쾌한 화장실
석고 안에 향을 품은 석고 방향제와 액상이 담긴 병에 스틱을 꽂아 향기를 퍼트리는 디퓨저가 화장실에 적절하다. 화장실과 어울리는 향으로는 시트러스 계열인 레몬, 라임, 베르가모트가 무난하게 쓰인다. 또 블랙체리향이 화장실의 나쁜 향을 덮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향기로운 공간을 만들려면 탈취제로 악취를 완전히 제거한 뒤에 제품을 두는 것이 좋다.
서울시가 1인 가구를 위한 공유주택을 공급한다. 주변 원룸 시세 50~70% 수준 임대료로, 최장 6~1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개정된 ‘임대형 기숙사’ 제도를 활용해 1인 가구를 위한 공유주택(안심특‘집’) 공급에 나선다고 26일 밝혔다. 올해 하반기 행정 절차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돌입할 예정이다.
시는 갈수록 가구가 다분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1인 가구가 급격히 늘고 있는 점에 주목, 가족 단위에서 벗어난 새로운 주거유형이 필요하다 보고 공유주택을 준비해 왔다. 지난해 9월, 기숙사로 임대주택 사업이 가능하게끔 법이 개정되면서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1인 가구가 더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용도지역 상향․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통해 민간사업자의 참여를 유도, 1인 가구를 위한 공유주택을 활발히 공급해 나갈 계획이다.
1인 가구 공유주택은 개인 생활에 꼭 필요한 ‘주거 공간’과 ‘공유 공간’이 제공된다. 주거 공간에 대한 임대료는 주변 원룸 시세의 50~70% 수준이다. 그 밖의 공유 공간은 입주자가 선택해 사용한 만큼만 부과해 주거비 부담을 덜어준다는 계획이다.
주거 가능 기간은 청년(만 19~39세) 1인 가구 6년까지, 만 40세 이상 중장년은 10년까지다. 어르신의 경우 부부(2인 가구)도 입주 가능하다. 또 임대보증금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임대사업자 주택임대관리업 등록도 의무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입주자에게 양도소득세 감면, 종합부동산 합산 배제 등 세제 혜택을 지원한다.
공유 공간은 △주방·식당·세탁실·운동시설 등 ‘기본생활공간’ △택배 보관실·입주자지원센터 등 ‘생활지원시설’ △작은 도서관, 회의실 등 ‘커뮤니티공간’ △게임존·펫 샤워장·공연장 등 ‘특화공간(2개소 이상)’ 등 입주자 특성 등에 맞춰 총 4가지 유형으로 조성된다.
통근․통학․통원 등 입주자가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기반 시설이 충분히 형성된 곳에 공급한다. 역세권(역으로부터 350m 이내), 간선도로변(50m 이내), 의료시설 인근(병원 350m 이내)을 아울러 대상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시는 청년뿐 아니라 어르신 또는 어르신 부부에게도 공급될 수 있는 만큼 대상지 요건에 의료시설까지 포함했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서울 시내 다섯 집 중 두 집이 1인 가구일 것으로 예상되는 30년까지 5년여밖에 남지 않아 1인 가구를 위한 주거지원 방안이 꼭 마련돼야 할 시점”이라며 “1인 가구를 위해 좋은 입지·공간·임대료, ‘삼박자’가 갖춰진 공유주택을 빠르게 공급해 1인 가구의 안정적인 주거를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스페인 코스타델솔 지역에 자리한 라레세르바 클럽 골프 코스 소토그란데 (La Reserva Club Golf Course Sotogrande)는 스페인 13위, 유럽 85위에 랭크된 명문 골프 코스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소토그란데 지역은 전설적인 골프 코스의 본거지이며, 15개 골프 코스가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라레세르바 클럽 소토그란데는 사방으로 펼쳐진 자연경관 속 언덕길에 새겨진 18홀의 챔피언십 코스로, 미국 건축가이자 코스 디자이너 카벨 B. 로빈슨(Cabell B. Robinson)이 2003년에 디자인했다. 2004년에 개장한 아라비안 스타일의 클럽하우스도 독특하다. 이 골프장은 말라가 국제공항에서 남서쪽으로 110km 떨어져 있으며, 스페인 1위 레알클럽 발데라마 골프 코스와는 불과 5km 이내에 위치한다. 소토그란데 호텔에서는 7km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우수하다.
소토그란데는 면적이 2500헥타르(25㎢)에 이르고 상주인구는 3000명 정도이며, 1964년에 개발되었다. 이곳은 스페인 안달루시아에서 개인이 소유한 가장 큰 주거지 개발로 원래는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마을이었으나, 현재는 산로케시의 개방형 리조트 정착지로 변모했다. 1월과 2월의 평균온도는 아침 11℃, 오후에는 16℃로 쾌적한 날씨다.
라레세르바 클럽은 개별 주택과 게이트 커뮤니티, 챔피언십 골프장, 테니스 및 패들 클럽, 헬스 및 웰니스 시설, 승마 시설 등을 갖춘, 연간 행사 일정이 풍부한 독특한 레지던스 클럽이다. ‘The Beach’라는 새로운 비치클럽은 자체 레스토랑, 수상 스포츠, 키즈클럽, 랩 풀 및 트리트먼트 공간을 제공하며, 언덕에 모래사장과 스포츠 라군을 갖추고 있다.
골프 코스는 지중해와 안달루시아 산맥의 경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환상적인 뷰를 자랑한다. 큰 그린, 완만하지만 도전적인 기복, 멋진 워터 해저드의 조화가 돋보인다. 코스는 넓고 광범위한 페어웨이가 펼쳐지며 다양한 티가 제공된다. 특히 일부 고지대에서는 지중해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골프 라운드 중에는 두 병의 물이 제공되며, 무제한으로 추가 가능하다. 또한 간식으로 과일도 제공해 플레이어의 편의를 고려한다.
각 홀은 고유의 특색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6번 홀과 8번 홀은 시그니처 홀로 평가된다. 6번 홀은 멋진 내리막 홀로, 그린 100m 오른쪽 앞부터 시작되는 아름다운 큰 연못이 인상적이다. 티에서 바라본 멋진 하얀 집들과 지중해 경치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8번 홀은 내리막 오른쪽 도그레그 홀로, 페어웨이 너머 펼쳐지는 멋진 집들과 짙푸른 대서양 뷰가 매력적이다. 이 홀은 긴 호수로 인해 그린 주변이 물로 둘러싸인 아일랜드 그린을 형성한다.
15번 홀과 17번 홀은 코스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홀로, 다양한 장애물과 기복이 있는 매력적인 홀이다. 18번 홀은 오르막의 멋진 피날레 홀로, 장엄한 경관과 잘 조성된 벙커가 특징이다.
스페인에서의 골프는 한국인에게 다소 낯설 수 있지만, 유럽 골프 여행의 진정한 본거지로서 소토그란데 지역의 환상적인 코스들은 평생 한 번쯤 방문해볼 가치가 있는 곳임이 분명하다.
“저보다 많이 실패해본 사람이 있을까요?” 25년 동안 300채의 한옥을 지은 김장권 북촌HRC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한옥을 제일 많이 지었다는 이야길 듣는다. 그럼에도 그는 지은 집의 수보다 실패해본 횟수를 자랑하고 싶다고 했다.
“물론 부끄럽고 미안하다”며 겸손하게 말했지만, 김장권 대표는 ‘퍼스트 펭귄’으로 불린다.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고 누구보다 먼저 도전해 다른 이들을 뒤따르게 하는 개척자다. 각종 상을 받은 ‘채효당’, ‘#200’, ‘관훈재’, ‘가회동 L주택’에는 그의 도전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한옥은 우리를 떠난 적이 없다
2000년대 초반 그는 ‘한옥으로 들어가자’고 주장했다. “한옥은 우리를 떠난 적이 한 번도 없다. 우리가 버리고 방치했을 뿐. 그러니 한옥으로 들어가자”는 게 그의 뜻이었다. 김장권 대표는 한옥이라는 공간을 다루면서 ‘변화를 주어야 할 것과 변화를 주지 말아야 할 것’을 늘 고민하고 강조한다. 본질과 흔적에 대한 이야기다. 요즘 지어진 한옥을 보면 형태나 구조는 한옥이지만 비례나 모양이 한옥이 아닌 변형된 집이 너무 많다고 했다. 복습과 답습만 해서 그렇단다. “카피를 하더라도 제대로 하면 좋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그래서 김 대표는 ‘포스트 클래식’한 한옥을 주장한다. 본질을 지키되 현대에 필요한 것들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더 많은 사람이 한옥에서 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현대인이 살기에 불편한 점을 하나씩 고쳐나갔다.
김 대표는 일제강점기 이전, 조선 말 정도에 지어진 집들이 우리가 이어나가야 할 한옥의 본질이라고 본다. 본질은 꼭 지키되 몇 가지는 현대에 맞게 바꿀 필요가 있다. 당시에는 전기가 없었기 때문에 에어컨, 냉장고, TV, 전화기 등의 가전제품이 들어갈 공간이 없었다. 또 과거에는 사랑채, 안채 등 대지를 넓게 활용했지만, 요즘 시대에는 불가능한 얘기다. 단열도 중요하다. 과거 조상들은 효율성이 떨어지는 흙을 소재로 집을 지었지만, 요즘에는 단열도 잘 되면서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재료가 많다.
“저는 한옥이 가지고 있는 ‘가구결구식’이라는 양식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짜맞춤이죠. 그런 이야기 들어보셨어요? 한옥 지을 때 ‘못 하나 안 쓴다’는 말이요. 주먹장이라고 해서 한번 끼우면 빠지지 않고 서로 맞물리도록 설계된 게 한옥입니다. 이런 가구결구식이 한옥의 본질이라고 봐요. 원형은 존중하되, 현대 한옥에 맞는 작법을 담을 수 있겠죠. 요즘은 빗물 재활용이나 태양에너지를 덧대는 요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그의 생각을 담은 작품이 ‘관훈재’다. 21세기 한옥 트렌드를 고민했던 김 대표는 수직적 확장성이 다음 한옥의 트렌드로 변화의 기점이 될 것이라 봤다. 당시만 하더라도 서울시에서는 한옥을 2층으로 지을 수 있도록 허가해주지 않았다. 그의 설득에 서울시 지원을 받아 처음 2층으로 지은 한옥이 관훈재다. 그는 다음으로 3층 한옥을 만들자고 건축주를 열심히 설득하고 있단다.
한옥이 가진 ‘공간의 힘’
그는 왜 25년 동안 한옥만 지었을까? 왜 한옥이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게을러서 그렇다”며 겸손한 답을 내놨다. 당시만 하더라도 30~40층짜리 건물 하나를 지으려면 엄청난 비용과 책임을 감당해야 했다. 김 대표는 사람이 사는 일반 주택을 짓고 싶었다. 요즘은 또 다르다지만 그때는 낭만도 있었다고.
“비 오면 건축주가 술 먹자고 했던 때죠.(웃음) 이사 들어올 집이 아니라 정주의 공간이기 때문에 서두르지도 않았고요. 어음이나 수표로 집 짓는 사람도 없었으니 도산 걱정도 없었죠. 목숨 걸고 하지 않는 일이라 좋았어요.”
일반 건축에 비해 한옥은 진입 장벽이 높은 건축물이었다. 당시에는 궁이나 사찰을 짓는 사람들이 주거용 한옥을 지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사람이 실제 거주하지 않는 궁이나 사찰보다 누군가의 이야기가 담긴 집을 짓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항상 건축주에게 ‘살고 싶은 집’에 대해 묻는다. 한옥은 ‘맞춤형’ 집이기 때문이다.
일반 주택과 아파트를 비교하자면 아파트가 담보대출이 더 많이 나온다. 김 대표는 ‘집’이 또 다른 ‘화폐’ 역할을 하는 거라고 설명했다. 같은 평수의 같은 형태의 아파트는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에 재화로서 가치를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주택은 집집마다 다르게 생겨 비교하기 어렵다. 건축주에게 물어보면 집이 아니라 터만 보고 샀다는 사람이 많았다. 지을 때는 아파트 리모델링보다 더 비싸게 드는 게 주택인데, 잘 팔리지도 않고 대출 담보력도 크지 않다. 그렇다면 한옥 주택이 아파트와 다르게 가질 수 있는 가치는 뭘까. ‘공간의 힘’이다.
“한옥에는 행태적인 요소가 들어갈 행간이 많아요. 행태라고 하면 문을 열 때 사람이 문고리를 잡는 방식에 따른 문고리 모양, 아이들이 사용하는 방에 필요한 난간 모양 등을 고려하는 거죠. 굉장히 중요한 요소예요.”
지인이 영국에서 공부하다 한국에 들어왔는데, 재래시장에 갔다가 울었다고 한다. 물건을 살 때 아주머니가 얹어준 ‘덤’을 보고 ‘아 그래, 이곳이 한국이구나’ 느꼈단다. 서양의 건축은 나무가 휘고 변형되지 않도록 집성을 한다. 하지만 한옥에는 굵은 나무도 있고, 균열이 간 나무도 있고, 문이 딱 맞지 않아 바람도 들어온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무의 속성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김 대표는 이런 덤과 여백의 문화가 우리 민족성이라고 본다.
“한옥에는 쪽마루나 툇마루가 있어요. 밖도 아니고 안도 아니에요. 우체부 아저씨가 오면 잠시 앉아서 물 한잔 마시고 가라고 합니다. 덤 문화처럼 딱 부러지게 이야기할 수 없는 우리만의 요소가 휘어진 석가래, 비뚤어진 문, 마당에 담겨 있습니다. 그 집에 사는 사람의 생활 영역에 흔들림도 파장도 주지 않으면서 방문객을 대하는 유연함이랄까요. 한옥에는 그런 것들을 아우르는 공간이 있지 않나 싶어요. 그래서 살고 싶은 집을 물어요. 주거 공간은 건축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건축주를 위한 건물이 되어야 합니다. 건축은 생활의 손때 묻은 시간과 삶의 흔적이 완성시키는 것이거든요.”
설계는 감각이 아니라 미학이다
김 대표는 어릴 때 문학 소년이었다. 지금도 소설가를 꿈꾼다. 그는 한옥에서 소설과 같은 매력을 느꼈다. 직유가 아닌 은유가 많은 공간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바람이 분다’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봤는데요. 거기서 비행기 설계에 관한 이야길 하면서 카프로니 백작이 주인공 호리코시 지로에게 ‘설계는 감각이네. 감각은 시대를 앞서가지. 기술은 그다음에 따라오는 거야’라고 했어요. 너무 멋진 말이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여기에 본질을 더하고 싶어요. 저는 ‘설계는 미학이다’라고 말하고 싶은 거예요. 아름다움의 본질이 미학이잖아요.”
많은 아이들이 아파트에서 태어나 아파트에서 살아간다. 주택이 익숙지 않은 사람이 더 많아질 것이다. 인구도 줄어드는 마당에 아파트에서만 살아본 사람들이, 먼 미래에 과연 한옥을 찾을까? 한옥의 ‘쓸모’는 미래에도 유효한가 물었다.
“건축은 시간 앞에 거짓이 없다고 말합니다. 지금 남아 있는 건축들을 볼까요? 필요해서 남았나요? 버리고 싶은 건축물이라면 지워졌을 겁니다. 보존된 건물들은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봐요. 그게 사회적 가치가 아니어도, 어느 개인에게 가치 있는 건물일 수 있죠. 그러니 건축이야말로 시간 앞에 가장 정직한 작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 사무실에서 바로 보이는 인촌 고택이 100년 된 한옥인데, 이를 현대에 와서 똑같은 한옥으로 지었다고 봅시다. 어떤 집이 더 가치 있을까요? 100년 전에 지은 한옥입니다. 그 이유는 시간의 영속성, 그러니까 그 집에 담긴 역사가 있기 때문이라고 저는 말합니다.”
그러니 오래된 한옥은 미래에도 여전히 유효할 거라고 본다. 김 대표는 또 다른 이유로 도시재생을 예로 들었다. 도시재생을 할 때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없앨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주를 이룬다. 여기서 다시 ‘본질과 흔적’으로 돌아온다. 도시재생을 하는 방법으로 ‘멸실형’과 ‘수복형’이 있다. 멸실형은 기존 건물을 없애고 새로 짓는 방식이다. 수복형은 야금야금 본채를 수복하면서 고쳐나가는 방법이다. 아파트는 대개 멸실된다. 그래서 서울이 고향인 사람 중에 어릴 적 살았던 아파트가 사라지고 고층 아파트가 들어선 이들이 많다. 고향이 있지만 고향이 없는 셈이랄까. 그래서 그는 조금씩 수복하며 자리하는 한옥이야말로 회복탄력성이 높은 도시재생이라고 본다.
“설계는 미학이라고 했죠. 그런데 문화가 변하잖아요. 당시에 미학이라고 본 것이 나중에 보면 아닐 수 있거든요. 그런 것을 다시 고쳐나갈 수 있는 게 우리스러운 것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한옥이 가장 완벽한 본질에 접근성을 가지고 있는 건축물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한옥스럽다’, ‘우리스럽다’고 하는 요소는, 역사와 문화 베이스를 담은 공간이라는 점입니다.”
회한을 소급받는 공간, 한옥
김장권 대표는 여백이 있는 공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이 우리가 잃어버린 요소를 담아줄 것이라 믿는다. 현대인은 너무 바쁘게 사느라 자신을 보지 못한다. 하지만 한옥에는 나를 돌볼 공간이 있다. 아파트에는 장을 담글 공간이 없다. 햇빛과 바람이 자연스럽게 드나드는 한옥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아파트에는 엄마나 아빠를 위한 공간도 없다. 아이들에게 방을 내어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공동묘지 들어가는 것도 경쟁하는 세대라고 했어요. 저도 이제 60이 넘었는데, 우린 여전히 활동해야 하잖아요. 미래에도 유효한 삶, 가치 있는 삶, 건강한 삶을 살아가야 하죠. 마치 오래된 미래의 한옥처럼요. 우리는 지난 회한을 소급받고 싶어 하는 나이입니다. 그 회한이란 추억일 수도 있고, 향수일 수도 있겠죠. 그런 마음을 담을 수 있는 공간적 요소가 한옥에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곳에서만 마치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시간이 느리게 가는 한옥을 짓고 싶다고 했다. 비 떨어지는 소리도 들리고, 눈 내리는 것도 볼 수 있는, 건축이 공간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바람과 새와 구름이 공간을 채워주는, 그 안에서 나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집 말이다.
“흔히 살아온 이야기만 해도 책 한 권은 쓸 거라고 그러죠.(웃음) 굳은살투성이 삶이 아닌가 싶습니다. 노후를 앞둔 우리의 경험이 존중받지 못하는 시대지만, 거기에는 우리의 책임도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자존감 높은 삶을 살아가는 시니어가 되면 좋겠습니다. 누구와도 견주지 않는 멋있는 삶을 위해, 내 지난 회한을 소급받고 싶은 마음을 받아주는 곳이 바로 한옥이지 않을까요? 치유하는 공간으로서 오래도록 한옥과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서울시가 19~39세에게 공급하는 ‘청년안심주택’처럼 ‘어르신 안심주택’을 도입한다. 고령자에게는 주변시세 30~85% 수준으로 주택을 공급하고 사업자에게는 용적률을 대폭 상향하면서도 80% 임대, 20%는 분양주택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어르신 안심주택’은 주로 시 외곽에 조성되던 실버타운․요양시설과 달리 의료지원을 편리하게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사회적 고립, 우울감 등을 겪지 않도록 유동인구가 많고 병원․소매점 등 생활편의시설이 충분히 갖춰진 역세권에 조성할 예정이다.
시는 오는 2월부터 대상지를 모집, 4월부터 본격적인 행정절차에 들어가 이르면 27년에는 첫 입주가 가능하도록 추진한다. 먼저 ‘65세 이상 무주택 어르신 1인 또는 부부가구’를 위주로 민간과 공공으로 유형을 나눠 공급하고, 저렴한 주거비와 고령자 맞춤 주거환경도 제공한다.
주거비 부담이 없도록 민간 임대주택 수준(주변시세의 75~85% 이하)의 임대료로 공급하고 공용 공간에 마련되는 주차장 등에서 나오는 수익을 관리비에 반영해 관리비 부담도 덜어줄 계획이다. 공공 임대주택은 저소득층 주거 안정을 위해 주변시세의 30∼50% 수준으로 공급한다. 민간 임대주택의 경우 최대 6000만 원까지 보증금 무이자 융자도 지원한다.
대중교통이나 생활 편의시설 등을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역세권 350m 이내 또는 간선도로변 50m 이내와 보건기관, 2·3차 종합병원 인근 350m 이내에서 사업을 추진한다.
고령자에게 특화된 맞춤형 주거 공간도 도입한다. 화장실 변기와 욕조 옆에는 손잡이를, 샤워실·현관에는 간이의자를 설치하고 모든 주거 공간에 단차와 턱을 없애는 등 무장애 및 안전설계를 적용한다. 욕실․침실 등에는 응급 구조 요청 시스템을 설치한다.
어르신의 신체․정신 건강을 상시 관리하는 의료센터와 함께 에어로빅·요가·필라테스센터 등 생활체육센터, 균형 잡힌 영양식·식생활 상담 등을 제공하는 ‘영양센터(가칭 웰이팅센터)’를 도입, 지역 주민에게도 열린 공간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민간 사업자에게도 문을 열었다. 서울시는 80% 임대, 20% 분양으로 사업성을 높이고 인허가를 6개월 이내로 단축했으며 법적 최대 상한 용적률도 부여했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노년기에 쾌적하고 안전한 주거 환경이야말로 신체․정신 건강,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절대적인 요소”라며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계획부터 건설기간까지 감안하면 주어진 시간이 넉넉지 않은 만큼 빠르게 사업을 추진, 안정적인 어르신 주거시설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서울시 보람일자리 사업을 통해 인생의 재도약을 꿈꾸는 4050 세대를 응원하기 위해, ‘모두 위한 내 꿈, 다시 뛰는 4050’ 캠페인을 펼칩니다. 본지는 서울시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함께한 보람일자리 사업을 통해 사회 곳곳에서 공공에 기여하고 있는 중장년들을 소개합니다.
두 평 남짓한 공간에서 혼자 살고 있는 이애순(90) 씨. 1인가구상담헬퍼 사업을 비롯해 사회의 여러 도움 덕분에 일상을 회복할 수 있었다지만, 좁은 방을 가득 채우는 따스한 미소가 큰 보탬이 됐을 것이다. 마땅치 않은 환경에서도 무기력함을 떨치려는 그에게 되레 희망이 비쳤다.
서울시 중구 을지로동. 촘촘히 들어선 빌라와 상점들 사이 자칫 지나치기 십상인 고옥. 시멘트를 덕지덕지 덧바른 계단을 오르면 낡은 나무 현관들이 늘어서 있다. 그중 살짝 열린 세 번째 문 사이, 활짝 웃고 있는 이애순 씨가 보였다.
“어서 와요! 반가워. 오늘은 손님이 많이 왔네. 혼자 살고 있어 적적한데, 찾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너무 좋아.”
이 씨는 30년 넘도록 혼자 지냈다. 30대 초반에 남편과 일찍 사별하고 자식 넷을 키워냈다. 청소노동자로 일하면서 치열하게 버텼다. 명절 때나 자녀들과 연락이 닿긴 하지만 서로 형편이 여의찮아 막내딸을 제외하곤 자주 만나지 못한다.
“남편이 하늘나라 갔을 때가 우리 막내 아장아장 걸을 즈음이었지. 애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만 보는데 어떡하겠어요. 열심히 돈 벌어야지. 할 줄 아는 것도 없어서 청소 일로 평생을 먹고살았어. 가끔 껌 팔러 다니고. 이제 옛날 일은 다 잊어버리려고 해요. 생각만 해도 너무 힘들거든. 자꾸 떠올리며 가슴 아파봐야 소용없기도 하고. 얼마나 고생스러웠는지 자세히 말도 못 해요. 오죽했으면 한쪽 귀가 먹어버렸을까요.”
맞춤형 서비스로 개선된 생활
이애순 씨는 적적할 때면 근처 시장을 한 바퀴 돌며 사람 구경을 한다. 그러나 오래 걷지는 못한다. 일하며 상한 무릎은 몇 년 전 수술을 받았다. 짧은 산책이 끝나면 TV 소리를 크게 틀어놓고 노래를 듣는다. 특히 가수 임영웅의 애틋한 노랫말은 삶에 한 줄기 빛이 되어줬다. 노래 제목이나 정확한 가사는 잘 모르지만 마음을 채우기에는 충분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가운데 이 씨처럼 혼자 사는 노인의 비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2년 기준 홀몸 노인 비율은 20.8%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늘었다고 한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무렵 상황은 더 심각했다. 관련 기관과 커뮤니티 센터가 문을 닫은 탓에 홀몸 노인을 포함한 1인 가구가 사회 안전망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생겼다. 서울시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좀 더 면밀히 보호하기 위해 1인가구상담헬퍼 사업을 진행했다.
1인가구상담헬퍼 사업은 참여자로 선정된 1인가구상담헬퍼가 주거 환경이나 경제 상황이 열악하거나 정서적으로 고립되는 등 다인 가구에 비해 열악한 중장년 1인 가구를 발굴하고, 주기적으로 전화·방문해 안부를 확인한다. 사회와 단절된 채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정서를 살피고,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게 돕는다.
잊고, 나아가기
이 씨는 해당 사업으로 조금 더 나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를 살피는 1인가구상담헬퍼 참여자에 따르면, 그는 수혜자 중 비교적 몸과 마음이 건강한 편이라고 했다. 거동이 불가하거나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고립 상태가 더욱 심화되고 삶의 의지가 떨어져 식사, 취미, 인간관계에 관한 욕구가 없는 상태에 이르기도 한단다.
계절이 지나도, 명절에도 그의 일상은 여전하다. 가족과 만나 멀리 나들이를 가거나 명절 음식을 먹지는 않지만 속상하거나 서운한 기색은 없다. 욕심을 부리기보다 주어진 삶에 집중하며 평탄한 일상을 보내고 싶다는 이애순 씨다.
“혼자 사는 집에 매번 찾아주어 고맙지. 다들 친절하게 대해주니까 낯설지도 않아요. 와서 뭐가 필요한지, 어떤 부분이 힘든지 다 물어보고, 필요한 게 있으면 갖다주더라고. 전기장판이 고장 났었는데 새 걸로 바꿔줬어. 그저 내 다리가 걱정이지. 언제까지 걸을 수 있을까 싶어서 말이야. 지금은 모르는 게 있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요 앞 상가 아가씨한테 물어보기도 하는데, 몸 상태가 나빠지면 그럴 수가 없으니까. 그래도 이렇게 살아 있음에 감사해. 친절한 분들 덕에 긴 하루 중에 즐거운 시간이 늘 있네.”
만남을 뒤로하고 낡은 문을 나서려는 찰나에도 이 씨는 그를 찾은 사람들의 손을 꼭 잡아주거나 끌어안았다. 특유의 밝은 미소와 따뜻하고 긍정적인 마음이라면, 충분히 현재에 충실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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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암민속마을은 충남 아산시 송악면 설화산 자락에 있는 옛날 마을이다. 일부러 꾸며 만든 눈요기용 민속 마을이 아니다. 단장이야 좀 했지만 겉치레에 흐르지 않았다. 이곳은 500년간 이어진 ‘예안 이씨’ 집성촌이다. 지금도 일부 후손들이 산다. 기와집과 초가집이 즐비해 이색적이며, 하나같이 묵은 시간의 잔영이 더께로 쌓여 고색창연한 마을이다.
마을 길은 일직선으로 뻗어나가는 일 없이 거듭 휘어져 나직한 선율처럼 포근하다. 느린 걸음으로 걷기에 좋은 골목길이다. 발길이 느려지면 풍경이 한결 세밀해져 살갑게 다가온다. 첫눈에 정겨운 건 돌담길이다. 집과 집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며 마을 사이사이로 흘러가는 돌담길 길이는 자그마치 5.3km에 이른다. 외암마을의 시그니처 구조물이라 할 만하다. 예로부터 외암은 ‘삼다(三多) 마을’로 통했다. 양반이 많고, 양반들의 글 읽는 소리가 흔하며, 돌이 유독 많다는 건데, 땅을 파면 온통 돌투성이 지질이란다. 따라서 돌담은 자연스러운 귀결로 등장했다. 이는 어쩌면 주민들이 집단으로 창작한 환경미술에 가깝다. 그 이미지는 수더분하나 아름다우며, 기법은 소박하지만 능란한 것이니까. 돌담길은 미로처럼 얽혀 퍼져나간다. 길 끝이란 없다. 끊길 듯하다가도 다시 이어진다. 마치 미로 속에서 길을 찾는 떠돌이 인생의 상징처럼.
신창댁에서 객을 싣고 시동을 건 돌담길은 온 마을을 감고 휘돌며 덩실한 양반 고택들과 조촐한 초가들을 차례로 보여준다. 주요 반가(班家)들은 대체로 마을 안길 북쪽에 있다. 이곳은 일반 민가들이 들어앉은 남쪽보다 상대적으로 고도가 높다. 그래 마을을 보듬은 설화산으로부터 내려오는 계류의 범람을 피할 수 있다. 즉 주거 여건이 좋은 심층부다. 종가, 사당, 송화댁, 참판댁 등 상류층 가옥들이 주로 여기에 산재한다. 개중 핵심은 건재(建齋) 이상익(1848~1897)이 1869년에 지은 건재고택이다.
건재고택은 우람하면서도 정교한 구조를 지닌 집이다. 떡 벌어진 행랑채 중앙에 자리한 솟을대문으로 들어서면 마당과 사랑채가 있고, 그 뒤편에 정갈하고 수려한 구색으로 돋보이는 안채가 있다. 건재고택이 유명한 건 사랑채 앞마당에 조성한 정원 때문이다. 조선의 옛집들을 보면 크거나 작거나 사랑채 마당을 거의 여백으로 남겨둔 걸 알 수 있다. 조경이라야 그저 소나무나 배롱나무 두어 그루 심거나 자그만 화단을 만든 게 고작이다. 옛사람들은 마당에 굳이 나무를 잔뜩 심을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집으로 들이치는 산야의 경관을 만끽하며 내면에 자연을 들여놓는 걸 즐겼을 뿐이다. 이와 같은 전통 미학을 차경(借景, ‘풍경을 빌려온다’는 뜻)이라 한다.
그런데 건재고택의 사랑채 마당엔 수목이 빼곡하다. 용트림처럼 절묘하게 비틀린 채 생동하는 노송을 비롯해 갖가지 정원수를 보라. 화려한 정원이다. 괴석과 석조 장식물에 정자까지 다양한 조경 요소를 조밀하게 배치하기도 했다. 당최 여백이 없어 답답한 기분을 불러일으킨다. 허공으로 펼쳐진 나무들의 가지로 인해 한낮에도 어둑하다. 전통 범례를 초월한 이 정원의 이질성은 오히려 묘한 미감을 자아내기도 한다. 미태의 레이스를 펼치는 나무들의 모습에 무슨 결함이 있으랴. 뭔가 웅숭깊은 맛을 자아내는 이곳에서 신령스러움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이 정원을 전문가들은 대체로 일본식 조경 방법을 따른 것으로 본다. 조선식과 일본식이 혼합된 공간으로 보기도 한다. ‘조선집 마당 가운데 나무를 심은 것은 방에 나무를 심은 것과 같다’며 평가절하하는 견해도 있다. 사랑채와 대문이 일직선상에 놓인 바람에 집안의 기(氣)가 빠져나갈 수 있어 비보(裨補) 용도로 나무들을 심었다는 얘기도 있다.
건재고택에선 추사 김정희를 살짝 만날 수 있어 매력을 더한다. 추사체로 쓴 현판과 주련 다수가 걸려 있어 문기(文氣)가 풍긴다. 이 집은 추사의 두 번째 부인 예안 이씨의 친정이다. 이런 인연으로 추사가 글씨를 남겼다. 낙관이 박힌 추사의 친필은 5점 정도로 파악된다. 건재고택엔 오랫동안 빗장이 걸려 있었다. 개인 소유였던 데다 소유권 소송 문제 등이 겹쳐 문을 닫아뒀던 것. 그러다가 2019년 아산시가 인수한 이후 요즘은 하루 두 차례 일정한 시간에 개방한다.
맹사성 고택은 최고(最古) 민간 주택
건재고택 뒤편 저만치엔 참판댁이 있다. 건재고택과 함께 외암리를 대표하는 집이다. 현재 종손 일가가 산다. 여느 빈집과 달리 사람의 온기로 숨을 쉬는 집이다. 규모로나 구조로나 완연한 대갓집이다. 참판 벼슬을 지낸 퇴호 이정렬(1868~1950)의 고택으로 고종이 하사한 집이다. 고종이 왜? 이정렬은 똑 부러지는 기개로 할 말 다하며 살았던 인물이다. 그는 일제의 침략 야욕 저지를 탄원하는 상소를 거듭 올렸다. 하나 반응이 없었다. 그러자 이정렬은 말 등에 거꾸로 올라타고 대궐에 들어가는 진기한 시위를 했다. 조회를 주관하던 고종이 경악할 수밖에. 이 통렬한 장면에 대해 황성신문은 이렇게 썼다. ‘아침 햇살에 봉황이 울었다.’ 이정렬은 종단엔 ‘나라 망하는 꼴은 차마 못 보겠다’며 벼슬을 던지고 낙향했다. 이후의 생활은 매우 곤궁했다지. 그걸 안 고종이 먹고살 만한 재산을 보냈으나 세 차례나 사양하며 돌려보냈고, 이번엔 고종이 낙선재의 축소판쯤 되는 집을 지어줬는데 그게 지금의 참판댁이다. 이 집의 처마엔 금색으로 ‘퇴호거사’라 쓴 현판이 걸려 있다. 퇴호는 고종이 이정렬에게 내린 별호다. 현판은 고종의 아들 영왕이 9세 때 썼다. 이정렬의 못 말릴 결기와 고종의 대범한 풍모가 겹으로 환히 비치는 역사의 한 장면이다.
발길은 이제 설화산 너머 배방읍 중리에 있는 맹씨행단(孟氏杏壇)에 닿는다. 조선의 명재상이자 청백리의 표상인 고불(古佛) 맹사성(孟思誠, 1360~1438)의 고택이 있는 곳이다. 이 집의 주인은 본래 고려 말의 무신 최영 장군이었다. 한편 맹사성은 최영의 손녀사위였다. 이런 연고로 최영이 맹사성에게 집을 물려줬다. 집의 형상은 그지없이 조촐하다. 물질에 무심한 청백리의 살림집답게 단출하다. 세월의 풍상을 겪으며 으스러진 게 많은 집이기도 하다. 덩달아 보수와 변형도 잦았다. 엄밀한 분석을 할 경우 종도리를 받치고 있는 복화반 정도가 이 옛집에 남은 원 구조물이라고 한다. 그렇더라도 고려 말에 지어진 집이라는 사실엔 하자가 없다. 우리나라에 남은 최고(最古)의 민간 주택으로 간주되는 집이다.
맹사성은 황희와 함께 세종조의 황금기를 쌍두마차처럼 이끌었던 주역이다. 정치인다운 기량은 물론 청렴결백으로 당대의 사표가 된 인물이다. 그의 말년 생활은 소박해, 이를테면 집에서 기르던 소를 타고 돌아다니는 정도에서 자족했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겸손해 신분의 고하를 가리지 않았다. 허름한 이가 방문할 때에도 반드시 예를 갖추어 맞이했다. 매사 목에 힘을 주는 법이 없었다. 예나 지금이나 이처럼 고결한 인품이 흔하던가? 저마다 꿍꿍이와 내숭을 장착하고 각축을 일삼는 게 속세다. 맹사성의 성정은 봄바람처럼 부드러웠다고 한다. 그의 온유한 정신은 세상의 어둠을 감쌀 수 있는 치마폭 같은 것이었다.
정종호 온양문화원 원장
“락페스티벌 펼쳐 성황 이뤄”
아산시는 1995년 1월 아산군과 온양시가 통합되면서 새로운 출발을 했다. 근래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형 산업체들이 입주하면서 지역사회에 역동성을 불어넣고 있다. 지역문화를 향유하는 인구도 늘어났다. “문화원이 해야 할 역할이 많아졌다. 책임감도 느낀다.” 이는 정종호 온양문화원 원장의 얘기다.
“아산시 인구가 38만여 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젊은 세대의 유입이 많았다. 아산에서 출생한 2세대도 많은데, 그들은 아산의 미래를 짊어질 소중한 자산이다. 우리 문화원은 아동이나 청소년은 물론 젊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문화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반응은 매우 좋다. ‘전통놀이와 내 고장 알기’ 같은 프로그램에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디지털 문화의 위력에 눌려 퇴색하기 쉬운 게 전통문화다. 옛것에 관심을 가지는 젊은 세대가 많다고 보나?
“현대적인 문화를 즐기는 경향에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지역의 옛것에 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한 문화재 탐사 프로그램을 적극 가동하고 있다. 이 역시 참여도가 높다.”
아산은 예로부터 온천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요즘도 온천에 사람들이 몰려드나?
“아산시 온양지구의 온천은 백제 시대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왕실 온천 역할을 할 만큼 유명했다. 1980년대엔 신혼여행지로 각광을 받기도 했다. 이후 생활상의 변화에 따라 한동안 온천의 인기가 저하됐지만 서울-아산 간 전철이 개통되면서 상황이 개선됐다. 전국의 어느 온천 지역보다 양질의 수질을 공급한다는 점도 이 지역 온천의 강점이다.”
요즘 아산시에서 부각된 문화 이슈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온천 문화의 보고인 ‘온양행궁’의 복원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이는 아산 시민의 숙원이자 지역 발전을 위한 핵심 사업이다. 그러나 재원 문제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
온양문화원이 추진한 중점 사업과 성과엔 어떤 게 있나?
“신정호수공원을 신정호 아트밸리로 이름을 바꾸고 전국 최고의 명품 공원으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미 문화예술과 생태가 어우러진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온양문화원은 ‘락페스티벌 달그락’을 주관하기도 한다. 지난 8월에 열린 행사엔 노브레인, 육중완밴드, 크라잉넛 등 21개 팀이 참가해 열띤 공연을 펼치며 성황을 이루었다. 전국 최고의 페스티벌로 키워나갈 참이다.”
요즘은 문화원마다 전통문화 보존 활동에서 나아가 한결 트렌디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다.
“문화원이라 하면 흔히 옛날 문화를 축으로 삼아 활동하는 걸로 오해한다. 사실 문화원은 이미 변화했으며, 변신에 더욱 가속을 붙이고 있다. 현대 문화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 온양문화원은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프로그램을 다수 개발했다. 타 문화원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찾아오는 경우가 잦다.”
아파트 공화국으로 불리는 대한민국. 2022년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52.4%인 1227만 가구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이렇게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늘어나는 반면, 정작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층간 소음으로 범죄까지 일어나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아파트 ‘위스테이 별내’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국내 첫 ‘아파트형 마을공동체’로서, 입주민 약 1500명은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의 이웃이다. 뿐만 아니라 입주민이 직접 아파트 시설을 설계·운영한다는데, 그 모든 것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알아보고자 위스테이 별내를 찾아가 봤다.
입주민이 직접 만든 커뮤니티 시설
2020년부터 사람들이 거주하는 위스테이 별내는 지하 2층부터 지상 22층의 7개 동, 총 491세대(60㎡, 74㎡, 84㎡ 3가지 주택형) 규모다. 약 1500명의 입주민은 모두 ‘위스테이 별내 사회적협동조합’의 조합원이다.
아파트는 크게 전유부(거주하는 집), 공유부, 부대·복리 시설(커뮤니티 시설)로 나뉜다. 이 가운데 위스테이는 부대·복리 시설을 입주민이 직접 설계했다. 위스테이에서는 이를 ‘커뮤니티 디자인’이라고 명칭 했으며, 입주 전부터 거의 1년간 논의의 시간을 거쳤다. 그 결과로 법정 기준의 2.5배에 달하는 2777㎡ 규모의 커뮤니티 시설이 내실을 갖춰 조성됐다.
위스테이 단지 중앙에는 잔디 광장이 있고, 그 주변으로 커뮤니티 시설이 존재한다. 교류의 장인 동네카페를 비롯해 동네책방, 동네체육관이 있다. 작게는 빨래방, 공유주방도 형성됐다. 취미를 공유하는 공간인 동네창작소와 통네텃밭도 만날 수 있다. 아파트 외곽에는 협동상회도 존재한다.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 모두 입주민이다. 공동체 시설에 잘 어울리는 ‘동네’라는 이름 또한 투표로 결정됐다.
위스테이 별내 입주민들은 월세 10만 원을 내는데, 그중 5만 원은 커뮤니티 시설 이용료다. 입주 초기에는 ‘나는 잘 이용하지 않을 것인데 왜 5만원이나 내야 하냐’면서 볼 멘 소리를 내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입주민의 3분의 1 이상이 동아리 활동을 하고, 각자의 사연으로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하기 때문에 다들 만족을 표한다. 위스테이에서 커뮤니티 시설은 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아주 중요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위스테이에 사는 사람들
위스테이 별내는 남양주 일대에서 ‘아이를 키우기 좋은 아파트’로 소문이 났다. 전 세대가 어우러져 살아가며 교류할 수 있고, 관련 시설도 마련돼 있어서다. 단지 내에는 산새꽃어린이집을 비롯해 미취학 아동 및 방과 후 학생을 위한 돌봄 센터가 있다. 외출 시 이웃에게 자녀를 맡기거나, 학부모끼리 고민과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현재, 어르신을 위한 공간은 없을까. 위스테이의 60세 이상 어르신은 30·40대 입주민의 부모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지 내에 있는 ‘60+센터’가 그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경로당이라고 하는 곳이다. 단순히 소통과 취미·여가를 위한 공간일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도 힘쓴다.
“이웃은 나의 친구…여행보다 집이 좋아”
수요일 정오 무렵 ‘60+센터’에서는 맛있게 밥 익어가는 냄새가 났다. 오후 요가 수업을 앞두고 어르신들이 함께 밥 먹는 날이라고 했다. 가족을 표현하는 ‘식구’란 ‘끼니를 같이 먹는 사람’을 뜻하는데, 가족 같은 끈끈함이 느껴진다.
‘60+센터’ 어르신 가운데 김연진(76), 김석순(70) 씨와 얘기를 나눠봤다. 김연진 씨는 ‘비공식 요가 강사’이다. 시니어들의 요가 수업은 온라인 영상을 보고 따라 하는 것으로 진행되는데, 40년 넘게 요가 운동을 해온 그는 선배이자 지도자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김석순 씨는 시니어 동아리 부회장을 맡고 있다.
두 사람은 이전에는 공동체 활동을 해본 적이 없었던 터로 걱정이 많았지만, 현재는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김연진 씨는 “최근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그런데 힘들기만 하고, 집에 가고 싶었다. 우리 아파트가, 사람들이 많이 그리웠다”면서 “집이 제일 좋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할 정도다.
공동체 삶의 장점을 묻자 김연진 씨는 “여기에서 요가도 하고, 라인댄스도 배우면서 사람들하고 정답게 살다 보니 건강이 좋아졌다”고 답했다. 이웃들과 산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플러깅 활동을 한다는 김석순 씨 역시 건강이 좋아졌다고 맞장구를 쳤다. 또한 그는 “꽁날(공동체의 날)에 우리 시니어들이 공유주방에서 반찬을 만들어서 팔았다. 다들 너무 맛있다고 계속 먹고 싶다고 해서 뿌듯했다. 또 요즘은 어떤 활동을 할 때 앞장서고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두 사람은 외롭지 않은 노년을 보내게 된 점을 최고의 장점으로 꼽았다. 위스테이에는 홀로 사는 80대 할머니가 있다. 김연진 씨는 언니인 그분이 마음에 쓰여 일부러 종종 찾아가 말도 걸고 같이 산책도 하고 그랬다고 한다. 이제는 언니가 동생을 먼저 찾는가 하면, ‘60+센터’에도 자주 나오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단다.
‘60+센터’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시니어는 30명 정도다. 이제 그들은 돈독한 친구 같은 사이가 됐다. 김연진 씨와 김석순 씨는 “친구가 많을 필요는 없지만, 같이 늙어가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인 것 같다”고 입을 모아 말하며 웃음 지었다. “이제 우리는 서로가 없으면 안 돼. 오죽하면 나중에 우리끼리 같이 살까라는 말도 했다니깐.”
부동산 문제 해결하는 주거 모델
대규모 아파트형 마을공동체 위스테이는 주거 안정을 꾀하는 대안적 주거 모델로 꼽힌다. 1호 별내는 경기도 남양주시에, 2호 지축은 경기도 고양시에 각각 있다. 위스테이 사업을 주관하는 사회혁신기업 더함의 김종빈 부대표는 “위스테이 사업을 시작한 지 7년째 되어간다. 초반에 정부부터 주변 사람들까지 ‘과연 가능할까’라면서 의구심을 표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그동안의 시간을 돌아보니 입주민의 만족도도 높고, 관리도 잘 되고 있어 ‘제법 괜찮았다’고 생각 된다”라고 말했다.
흥미롭게도 더함의 창립 멤버들은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었다. 김종빈 부대표는 아름다운가게․한솔교육희망재단 등 비영리 단체 출신이다. 양동수 대표는 공익 활동에 치중해 온 변호사였다. 그럼에도 그들이 뭉친 이유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서였고, 자연스럽게 주요 대상층은 30․40세대가 됐다.
“소득을 기준으로 국민을 10분위로 나눠봤을 때, 우리는 중위 계층에 해당하는 사람들에 집중했습니다. 그중 8, 9, 10분위는 집이 있고, 1, 2분위는 공공이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이죠. 저희는 3분위부터 7분위 정도가 저희들의 타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들이 결국 30․40세대인 거죠. ‘전세 난민’, ‘하우스 푸어’, ‘영끌족’ 등 모두 30․40세대에서 시작되거든요. 그래서 입주민을 모집할 때 ‘서울 수도권에 거주하는 30·40세대 중에서 공동체 생활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자’로 아예 표적을 설정했어요.”
더함은 2016년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의 시범사업인 ‘협동조합형 뉴스테이’의 사업자로 선정됐다. 기업형 민간임대주택 ‘뉴스테이’ 사업은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한 정책으로 2015년부터 시행됐다. 그러나 애초 취지와 달리 모든 이익을 건설사가 가져가는 구조가 되어버렸다. 이에 국토부는 공공성을 보완하고자 협동조합형 뉴스테이 공모 사업을 진행했고, 더함이 선정되면서 위스테이라는 모델이 만들어진 것이다.
기존의 뉴스테이 사업은 건설사가 자금을 대지만, 위스테이는 입주민이 ‘사회적협동조합’을 꾸려 출자하는 방식을 취했다. 건설사는 단순 도급 형태로만 참여했다. 이를 통해 임대료를 주변 시세 대비 20% 저렴하게 제공하게 됐다. 별내는 보증금이 2억 5000만 원, 지축은 2억 9000만 원이다. 그중 4000만 원은 협동조합원으로 내는 출자금(임대차 계약 해지 시 환급)이다.
“위스테이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의무 임대 기간을 8년으로 정했고, 2년마다 재계약을 진행합니다. 별내는 이미 한 차례 재계약을 했는데, 보증금은 동결이었으며 임대료는 단 1% 상승했어요. 법의 기준은 1년에 5%씩 상승 가능해서 최대 10%까지 올릴 수 있죠. 그러니까 위스테이는 비용적인 측면만 봐도 좋은 부동산 주택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8년 이후에는 어떻게 할지는 아직 정해진 게 없어요. 우리 사업 구조가 조합원들에게 이익이 되는 구조이긴 하지만, 법 개정 요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답을 찾아가야죠.”
김종빈 부대표는 위스테이는 ‘어포더블 하우징’(Affordable Housing)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중·저 소득자를 위한 저렴 주택’으로 번역되는 경우가 많은데, ‘합리적 주택’이 맞는 표현으로 보인다. 그는 “어포더블 하우징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 장기간 거주가 가능해야 한다. 두 번째, 합리적 주택 비용을 지불하는 정도 수준이어야 한다. 세 번째, 그 안에 좋은 커뮤니티가 존재해야 한다. 위스테이는 그 세 가지의 기본 개념을 충족했다”고 강조했다.
공동체 생활 주거 늘어나야
위스테이는 아파트에 거주하면서도 공동체가 살아있는 마을을 만들고, 나아가 지역사회에도 기여하는 모델을 그렸다. 무엇보다 공동체가 잘 유지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평생학습 모델인 ‘100개 마을 학교’와 ‘100개 마을 일자리’를 목표로 세웠다.
“100개 마을 학교는 이미 다 채웠어요. 악기 연주, 스포츠, 목공 등의 만들기 등, 현재 동아리를 보면 마을 학교에서 이어진 경우가 많죠. 그러나 일자리 제공은 50여 개밖에 되지 않았어요. 세입이 창출돼야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을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마을 일자리는 양질의 일자리는 아니에요. 바리스타, 경비, 청소 등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는데, 가정주부나 시니어가 하기 적합한 파트 타임 일자리가 많은 편이죠. 좀 더 양질의 일자리로 목표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함의 직원 10여 명은 실제로 위스테이에 거주하는 입주민인데, 김종빈 부대표는 지축에 산다. 적극적으로 공동체 활동 참여도 하고 있다. 목공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하는가 하면, 한 달에 한 번은 아들과 영화를 보고 감상평을 나누는 모임에 참석한다. 직접 거주하며 느낀 공동체 생활의장점을 묻자 그는 객관적인 시선을 위해 아내의 얘기를 전했다.
“사실 제 아내가 좀 내향적인 성격이어서 위스테이로 이사 올 때 썩 내켜 하지 않았어요. 남편이 위스테이 사업을 하는 사람이니까 동네에서 좀 알려지게 될 것 같고, 민원도 받을 것 같고 조금 부담스러웠나 봐요. 그런데 이 공간이 주는 힘이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해서 지금은 굉장히 만족하면서 살고 있어요. 둘째 딸이 초등학교 2학년인데 학부모들끼리 엄청 친해졌더라고요. 여행도 다녀올 정도로요. 또 단지 내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사람들하고 활발하게 교류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공동체로 산다는 것은 분명 좋은 점이 많다. 그러나 가족끼리도 싸우는데 ‘갈등’이 존재하지 않을 수 없을 터. 더함은 이를 예상했고, 조합원들이 입주 전 갈등 조정 교육을 60 시간 이상 이수하도록 했다. 또한 위스테이는 갈등 조정 위원회도 두고 갈등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 공동 주택인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3대 분쟁은 주차·층간 소음·반려동물 문제를 들 수 있다. 특히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펫팸(Pet+Family)족’이 늘고 있는데, 위스테이에서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별내에서는 입주 초기에 반려동물 훈련을 전문적으로 하는 분과 함께 ‘별나개(별내에 나쁜 개는 없다)’ 워크숍을 했었어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족을 상대로는 에티켓에 대해 얘기했고,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가족에게는 예상되는 불편함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죠. 그리고 세 번째로 같이 모여서 약속했어요. ‘목줄 잘 채워줘’, ‘배변 잘 치워줘’ 등의 약속이 오갔죠. 별내에서는 2년 전 조사 결과지만, 30~40% 정도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어요. 1인 가구 거주율이 높은 지축은 50% 가까운 사람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지축에서는 목공 동아리에서 반려동물의 배변을 치울 수 있는 간이 부스를 만들었고, 운영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동아리가 하고 있기도 합니다.”
김종빈 부대표는 물론 입주민은 위스테이와 같은 좋은 주거 모델이 지속해서 나오지 못하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꼭 위스테이 3호가 아니더라도 ‘공동체 생활이 가능한 합리적인 가격의 주거 모델’이 늘어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박근혜, 문재인, 현재의 윤석열 정부까지. 대통령이 세 번이나 바뀌는 기간이었는데, 정부의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공모는 딱 한 번 이뤄졌어요. 위스테이와 같은 주거 유형은 대한민국의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적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는 2100만 가구가 사는데, 딱 1000세대만 독특한 모델인 위스테이에 살고 있는 거죠. 앞으로 정부의 노력도 이뤄져서 그 숫자가 늘어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