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명품도시 한양 보물 100선
일정 8월 7일까지 장소 서울역사박물관
대동여지도, 용비어천가, 청진동 출토 항아리 등 한양을 대표하는 보물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명품도시 한양 보물 100선’은 서울역사박물관 개관 20주년을 기념한 특별 전시다. 보물 15건, 유형문화재 25건을 포함한 유물 1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전시는 조선시대 한양 사대부와 기술관, 장인들이 생산한 소장품을 지도·서화·고문서·전적·공예 5가지 분야로 나눠 소개했다.
먼저 지도 부문에는 보물로 지정된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와 필사본인 ‘동여도’가 함께 전시돼 있다. 두 작품이 동시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동여지도’와 ‘동여도’를 펼쳐 연결하면 가로 4m, 세로 7m에 이른다.
서화 부문에서는 궁중 화원이 그린 흥선대원군의 초상화와 문서를 담당하는 관직인 사자관 한호의 글씨가 담긴 ‘석봉한호해서첩’을 볼 수 있다. 사대부가 한양의 명소를 그린 산수화, 풍속과 놀이를 볼 수 있는 풍속화, 국가의 행사나 사적 모임을 그린 기록화 등도 소개됐다.
고문서 부문에서는 한성부가 발급한 토지 매매 문서인 한성부 입안이 공개됐다. 전적 부문에서는 조선시대 세종 때 목판본으로 제작된 ‘용비어천가’를 비롯해 경자자로 인쇄된 조선 최초의 ‘자치통감강목’, 초주갑인자로 인쇄된 ‘자치통감’ 등의 보물을 만날 수 있다. 공예 부문에는 청진동 출토 백자 항아리와 대장경궤 등의 목가구가 전시돼 있다.
◇장-미셸 오토니엘 : 정원과 정원
일정 8월 7일까지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덕수궁 정원
장-미셸 오토니엘은 ‘유리구슬 조각’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대표적 현대미술가다. 오토니엘의 이번 개인전 ‘정원과 정원’은 2011년 프랑스 퐁피두센터 전시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해 파리 프티 팔레에서 개최한 전시보다 규모가 크다.
오토니엘은 이번 전시에서 유리와 스테인리스 스틸, 금박 등으로 환상적인 이미지를 연출했으며 풍부한 의미를 담아냈다. 또한 작가는 미술관 밖의 공간에서 대중의 삶과 자연, 역사와 건축의 만남을 시도해오고 있다. 이에 ‘정원과 정원’ 전시 역시 다양한 공간에서 열린다. 서울시립미술관과 야외조각공원, 그리고 덕수궁에서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Book
◇당신의 마지막 이사를 도와드립니다(김석중·김영사)
저자 김석중은 우리나라 1호 유품정리사로 통한다. 일본에서 우연한 기회로 유품 정리 일을 배워온 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유품정리사 사업을 시작했다. 어느덧 15년째 죽음의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저자는 책을 통해 경험과 소회를 풀어냈다.
그는 고독사나 자살 현장처럼 물건을 보는 게 힘들다거나, 고인을 떠나보낸 상실감에 마음 아파서 유품 정리를 하지 못하는 유족들을 대신해 고인의 흔적을 정리한다. 최근에는 가족에게 의지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생전 유품 정리 점검 문의, 사후 유품 정리 예약도 늘고 있다고 전한다.
그는 유품을 정리할 때 ‘주인과 함께 천국으로 이사를 보낸다’는 마음으로 예의를 다해 물건을 소중히 다룬다고 한다. 감정이 개입하지 않도록 조심하지만, 감정 조절이 어려운 순간도 많다. 아들을 위해 짜다 만 어머니의 스웨터, 한 청년이 남긴 여행용 캐리어, 태어난 지 100일 만에 하늘나라로 간 아기의 유모차까지. 그는 일을 하다 말고 주저앉아 펑펑 울 때도 있다고 한다.
반대로 저자는 가족 간에 분쟁이 생기거나 고인의 존엄이 지켜지지 않는 등, 준비되지 못한 죽음의 현장도 마주했다. 이에 그는 죽음을 생각해보고, 가족들과 죽음 이후에 대해 얘기해볼 것을 당부한다.
◇절대지식 치매 백과사전(홍경환·스마트비즈니스)
10년 동안 알츠하이머를 앓는 아버지를 간호해온 저자는 치매 가족들과 교류하면서 ‘눈높이 치매 교육’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특히 그는 치매 환자는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가족들이 치매에 대한 상식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1일 1페이지 법의 역사(이염, 권필·시대의창)
‘법의 역사’에 관한 207가지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한국사와 세계사, 동서양을 넘나들며 역사의 주요 사건과 법적 주목 지점을 대중적으로 풀어냈다. ‘민주주의를 위한 피, 땀, 눈물의 집결체’라고 할 수 있는 법을 재밌게 이해할 수 있다.
◇당신의 마음에 이름을 붙인다면(마리야 이바시키나·책읽는곰)
책에 소개된 17개국의 71개 단어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나타낸다. 영어 ‘히라이스’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곳에 대한 그리움을, 네덜란드어 ‘헤젤리흐’는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주는 고양감을 의미한다.
●Stage
◇햄릿
일정 7월 13일 ~ 8월 13일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연출 손진책
출연 전무송, 박정자, 손숙, 정동환, 김성녀, 유인촌, 윤석화, 손봉숙, 권성덕, 박건형, 강필석, 박지연 등
+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연극 ‘햄릿’이 한층 젊어져 돌아온다. 연극계의 대배우들과 젊고 유망한 배우들이 함께하며 축제와도 같은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이번 ‘햄릿’에는 한국 연극계의 원로 9명(전무송, 박정자, 손숙, 정동환, 김성녀, 유인촌, 윤석화, 손봉숙, 권성덕)이 출연한다. 이들은 2016년 이해랑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 공연 ‘햄릿’ 무대에 오른 주역들이다.
선배 라인의 배우들은 이전 공연과 달리 주연 자리에서 물러나 클로디어스부터 유령, 무덤파기, 배우 1~4 등 작품 곳곳에서 조연과 앙상블로 참여한다. 햄릿, 오필리어, 레어티즈, 호레이쇼 등은 강필석, 박지연, 박건형, 김수현, 김명기, 이호철 등 젊은 배우들이 연기한다. 선후배가 화합하며 만들 무대가 기대를 모은다.
‘햄릿’은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 10월 이해랑 선생의 연출로 대구에서 초연된 이래 현재까지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연극이다.
◇킹키부츠
일정 7월 20일 ~ 10월 23일
장소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연출 제리 미첼
출연 이석훈, 김성규, 신재범, 최재림, 강홍석, 서경수, 김지우, 김환희, 나하나, 고창석 등
‘올여름, 더 뜨겁게 킹키하라!’ ‘드랙퀸’(여장남자 가수)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인기를 끌었던 화려한 뮤지컬 ‘킹키부츠’가 돌아온다. ‘킹키부츠’는 폐업 위기에 처한 수제화 공장이 남자가 신는 80cm 길이의 부츠인 ‘킹키부츠’를 만들어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이다. 2014년 국내 무대에 상륙한 후 2016년, 2018년, 2020년 무대에 오르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이번이 다섯 번째 시즌으로 이석훈, 김성규, 최재림, 강홍석 등 기존 배우들이 다시 돌아와 기대를 더한다.
◇쓰릴 미
일정 7월 12일 ~ 10월 9일
장소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연출 이대웅
출연 이주순, 최재웅, 박상혁, 황휘, 윤재호, 김진욱
류정한, 김무열, 지창욱, 강하늘 등 많은 배우들이 거쳐간 뮤지컬 ‘쓰릴 미’가 올해 15주년을 맞았다. ‘쓰릴 미’는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렸던 전대미문의 유괴 살인 사건을 다뤘다. 심리 게임을 방불케 하는 인물 간의 감정 묘사와 한 대의 피아노가 만들어내는 음악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아온 ‘쓰릴 미’는 소극장 뮤지컬의 신화로 불린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2007년 초연 극장이었던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을 올린다.
본 기사에 소개된 공연을 관람하신 독자분의 생생한 후기를 기다립니다.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상품과 브라보 마이 라이프 잡지를 보내드립니다. shjlife@etoday.co.kr
● Exhibition
◇퓰리처상 사진전
일정 10월 18일까지 장소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
언론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퓰리처상 사진전이 6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1942년부터 2020년 퓰리처상 수상작까지 총 134점의 수상작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는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사진 부문에서 수상한 로이터통신 김경훈 기자의 작품도 공개된다. 제3전시실에서는 2014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취재 도중 사망한 여성 종군기자 안야 니드링하우스를 기념하는 특별전을 진행한다. 수상작과 더불어 다큐멘터리 필름과 퓰리처상 주요 수상작을 미디어 아트로 구성한 영상 콘텐츠도 제공한다.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0
일정 9월 30일까지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국립현대미술관과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진행한 ‘프로젝트 해시태그’ 공모사업의 결과 보고전이다. 전시에 참여한 ‘강남버그’와 ‘SQC’는 디자이너, 건축가, 연구자로 구성된 팀으로 서로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창작자들 간 협업을 지원하는 사업 취지에 따라 선발됐다. 이번 전시에서 강남버그는 ‘천하제일 뎃생대회’, ‘강남버스’ 등 강남의 과거와 현재를 표현한 작품으로 한국 사회의 쟁점을 날카롭게 분석한다. SQC는 젠트리피케이션 과정에서 밀려난 종로3가 소수자를 ‘도시퀴어’라 명명하며 이들의 문제에 주목한다.
◇새 보물 납시었네, 신국보보물전 2017-2019
일정 9월 27일까지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신규 지정된 국보·보물을 공개한다. 국보 제151-1호 ‘조선왕조실록 정족산사고본’을 비롯해 총 83건 196점이 모습을 드러낸다. ‘역사를 지키다’, ‘예술을 펼치다’, ‘염원을 담다’ 등 총 3부로 구성돼 각각 기록유산과 예술품, 불교 문화재를 소개한다. 전시실 입구에서 보여주는 국보와 보물에 대한 전문가와 시민들의 인터뷰와 영상은 문화유산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제공한다. 전시장을 찾지 못하는 관람객을 위해서 박물관 누리집을 통해 온라인 전시도 진행한다.
◇명상 Mindfulness
일정 9월 27일까지 장소 피크닉
‘코로나블루’를 겪는 현대인들을 위한 맞춤형 전시. 명상이 주는 힘과 의미를 회화, 영상, 공간디자인 등 총 8점의 설치미술 작품으로 설명한다. 영화감독 데이비드 린치, 대만 작가 차웨이 차이, 미디어 아티스트 미야지마 타츠오 등 실제로 수행을 실천하는 각 분야 예술인들이 전시에 참여한다. 동양적이고 자연적인 느낌을 주는 나선형 구조의 설치작품 ‘느리게 걷기’, 공간 전체를 주황빛으로 연출한 작품 ‘공간’ 등 신비로운 분위기가 감도는 작품들을 곳곳에 배치해 관람객들이 작품보다는 내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 Stage
◇캣츠
일정 9월 9일~11월 8일 장소 샤롯데씨어터 연출 트레버 넌 출연 조아나 암필, 앨리스 배트, 헤이든 바움 등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T.S. 엘리엇의 우화집이 원작이다. ‘젤리클 축제’에 모인 고양이들의 다양한 사연을 통해 인생의 희로애락을 표현한다. 초연 40주년을 기념해 세계적인 디바 ‘조아나 암필’, 한국인이 사랑하는 월드스타 ‘브래드 리틀’ 등 최고의 기량을 갖춘 배우들이 함께한다. 2017년 한국 뮤지컬 사상 최초 200만 관객을 돌파한 이후 진행되는 첫 공연이다.
◇킹키부츠
일정 11월 1일까지 장소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연출 조광화 출연 이석훈, 박은태, 김지우 등
팝 가수 신디 로퍼가 작사·작곡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폐업 위기에 처한 구두공장을 살리기 위해 여장 남자용 부츠 판매에 뛰어든 두 남자의 도전기를 담았다. 1980년대 영국 W.J. 브룩스 공장의 실제 성공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마리퀴리
일정 9월 27일까지 장소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연출 김태형 출연 김소향, 옥주현, 김히어라 등
과학자 ‘마리퀴리’의 삶을 각색한 팩션 뮤지컬로 리튬 발견이라는 업적 뒤에 가려진 인간 마리퀴리의 고뇌를 밀도 있게 그렸다. 초연 당시 5인조였던 라이브 밴드를 7인조로 보강해 무대의 완성도를 높였다.
● Movie
◇오! 문희
개봉 9월 2일 장르 코미디, 드라마 감독 정세교 출연 나문희, 이희준, 최원영, 박지영 등
평화로운 농촌마을, 뺑소니 사고의 유일한 목격자 ‘문희’와 그의 아들 ‘두원’이 직접 범인을 찾아 나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관록이 빛나는 나문희와 리얼리티 연기의 대가 이희준의 호흡이 작품에 재미를 더한다. 특히 59년 연기 인생 최초로 액션에 도전한 나문희는 나무에 오르고 트랙터로 논두렁을 달리는 등 지금껏 보여준 적 없는 모습을 선보여 기대를 모은다. 정세교 감독이 나문희를 상상하며 시나리오를 쓴 만큼 ‘문희’가 나문희의 ‘인생 캐릭터’로 새롭게 등극할지 주목된다.
◇카일라스 가는 길
개봉 9월 3일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정형민 출연 이춘숙
80대 최고령 오지탐험가 이춘숙 씨의 ‘카일라스’ 순례 여정기를 담은 로드무비다. 자연을 거닐며 인생을 돌아보고 다시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는 이 씨의 모습이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개봉 9월 예정 장르 액션 감독 매튜 본 출연 랄프 파인즈, 해리스 딕킨슨 등
킹스맨 시리즈의 프리퀄 영화로 베일에 싸여 있던 킹스맨의 기원을 밝힌다. 제1차 세계대전 무렵 전쟁을 모의하는 폭군과 범죄자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 Book
◇나는 당신이 오래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주홍 저·비타북스)
대한민국 치매 주치의 박주홍 박사가 치매 예방에 좋은 생활 루틴을 제안한다. 컴퓨터를 배우며 치매를 늦춘 할머니, 꾸준한 산책으로 기억력이 개선된 환자 등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뇌 활성화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8개 지압법과 31가지 부위별 뇌 강화 운동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소개한다.
◇소설여행 (김유정 저·나무나무)
‘냉정과 열정 사이’의 피렌체,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발리 등 소설 속 도시를 향해 떠난 작가의 에세이. 17곳의 여행지 소개와 더불어 소설의 의미를 작가만의 방식으로 해석한다.
◇코로나가 시장을 바꾼다 (이준영 저·21세기북스)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 공저자인 이준영 교수가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소비 트렌드를 7개 키워드로 정리했다. ‘홈코노미’, ‘로컬리즘’ 등 포스트코로나 시대 소비 지형을 조망한다.
◇그럼에도 삶에 ‘예’라고 답할 때 (빅터 프랭클 저·청아출판사)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빅터 프랭클이 1946년 오스트리아의 한 시민대학에서 했던 강연을 책으로 옮겼다. 고난 속에서도 삶에 대한 긍정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뮤지컬 배우 이상아가 ‘그리스’로 스타 반열에 오를 준비를 마쳤다. 2019 ‘ALL NEW’ 뮤지컬 '그리스'에 이어 앙코르 공연에서도 ‘마티’ 역을 맡아 긍정 에너지와 상큼함을 더한 것. 이상아는 지금까지 ‘위키드’, ‘맘마미아’, ‘오캐롤’, ‘킹키부츠’ 등 인기 뮤지컬에서 실력을 다져왔다.
1971년 미국 시카고에서 초연된 '그리스'는 시니어 세대에게 존 트라볼타와 올리비아 뉴튼 존으로 기억되고 있다. 2003년 한국에서 공연하기 시작하면서 엄기준, 오만석, 조정석 등 우리나라 연예계를 대표하는 스타의 등용문이었다.
이상아는 극 중 ‘핑크레이디’ 친구들인 샌디, 리조, 프렌치, 잔과는 때론 짓궂고, 때론 순수한 모습으로 10대의 발랄함을 보여줬다. 상대역 소니의 끈질긴 구애를 거절하려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그녀만의 통통 튀는 매력으로 그려내며 환상의 조합을 자랑했다.
특히, 이미 다양한 무대와 방송 프로그램 등에서 입증한 탄탄한 노래 실력을 여과없이 발휘해 눈길을 끈다. 이상아의 청량감이 느껴지는 음색으로 관객을 단숨에 사로잡았으며 극중 존재감을 십분 발휘했다.
2막 오프닝 댄스파티 장면에서는 객석에서 관객과 호흡하며 신나는 댄스 타임을 갖는가 하면, 소니와의 화려한 댄스 퍼포먼스로 분위기를 한층 뜨겁게 달구며 ‘만능 엔터테이너’의 면모를 보였다.
이상아는 tvN 예능프로그램 ‘노래에 반하다’에서 압도적인 가창력과 깊은 감성으로 최종 우승을 차지해 화제를 모았다. 국카스텐 베이시스트 김기범과 작곡가 곰팡이가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 608의 다섯 번째 앨범에 보컬로 참여,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다.
요즘 들어 뮤지컬 볼 기회가 많다. 오늘 관람한 공연은 정말 신바람 나는 노래와 춤의 향연이었다. 제목은 좀 생소한 다. 뮤지컬 티켓을 받아 들고서도 나는 ‘킹키부츠’가 무슨 뜻인지 잘 몰랐다. 부츠라고 하니 구두일 것이라는 짐작만 했는데 카탈로그 사진을 보고서 ‘아-이게 킹키부츠구나’ 했다.
80센티미터의 길이에 강렬한 색상과 아찔한 높이의 킬 힐이 ‘킹키부츠’로 여장 남자들이 신는 부츠의 종류를 말하는 것이라니 범상치 않은 구둣가게 이야기일 것으로 생각되었다.
내게는 영화나 연극, 뮤지컬 공연을 같이 다니는 삼총사 친구가 있다. 이번엔 티켓 값이 무려 14만 원이나 했는데 할인 구매한 티켓이 4장이어서 삼총사 외에 동창을 한 명 더 초대했다. 공연 시작이 7시 30분이라 우리는 5시쯤 이태원 블루스퀘어 공연장 앞에서 만나 오랜만에 경리단 길도 걷고 맛있는 식사도 즐겼다.
시작 시간에 맞춰 공연장으로 가니 주말이어서 그런 건지 뮤지컬 배우들의 인기 때문에 그런 건지 객석이 빈틈없이 꽉 찼다. 얼마 전에 봤던 나 등은 알고 있는 내용이었는데 오늘 관람하는 는 줄거리를 전혀 알지 못해 더 흥미롭고 기대되었다.
스토리는 영국 노샘프턴에 있는 ‘프라이스 & 선 제화점’이라는 구둣가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였다. 주인공 ‘찰리’는 아버지가 운영하는 구두공장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구두만이 전부인 세계에서 자랐다. 찰리의 아버지는 고급 수제 남성화만 고집하는 사람이었다. 대학을 졸업한 찰리는 여자 친구 ‘니콜라’와 함께 지겨운 시골 마을에서 벗어나 런던에서 새 삶을 시작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새로운 곳에서 짐을 풀기도 전에 아버지의 사망으로 구두공장을 물려받게 된 찰리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 고급스럽지만 유행에 뒤떨어진 수제 구두만 고집했던 아버지의 구두공장은 마구 밀려드는 저가 수입 제품 때문에 문을 닫아야 할 형편에 놓여 있었고 오랜 시간 함께 일한 공장 식구들도 해고해야 할 상황에 이르러 있었다.
이때 똑똑한 여직원 ‘로렌’이 새로운 틈새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찰리는 망해가는 공장을 다시 일으킬 결심을 한다. 찰리가 아는 사람 중에는 유쾌한 여장 남자 ‘로라’가 있었다. 로라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은 찰리는 여장 남자들이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아름다우면서도 튼튼한 ‘킹키부츠’로 공장을 다시 일으킬 계획을 세운 뒤 로라를 구두 디자이너로 데려와 밀라노에서 열리는 패션쇼에 ‘킹키부츠’를 선보이려 한다.
그러나 여장 남자인 로라를 공장 사람들은 탐탁해하지 않았고 사사건건 시비가 붙었다. 그러던 어느 날 로라는 공장 직원인 ‘돈’과 권투시합을 하게 된다. 사실 로라의 아버지는 권투선수였다. 자신을 남자답게 기르려고 어릴 때부터 권투를 가르쳤던 아버지 덕분에 로라는 권투를 잘하게 되었다. 그러나 시합 날 로라는 일부러 돈에게 져주었고 그걸 알게 된 공장 사람들은 로라를 좋아하게 된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킹키부츠’로 성공하게 된다는 이야기인데 주인공 찰리 역할은 탤런트 ‘이지훈’이 맡았고 로라 역할은 ‘정성화’가 맡아 열연을 펼쳤다. 정성화는 뮤지컬 에서 안중근 역으로 감동을 주더니 이번 작품에서는 여장을 하고 나와 관객을 즐겁게 해줬다. 특히 로라와 함께 여장 남자로 분장한 엔젤 팀 남자 배우들이 어찌나 예쁜지 나는 그들이 남자라는 사실을 극 중반에야 알았다. 6명의 엔젤 중에 예쁘긴 한데 어쩐지 남자 같은 이미지가 느껴져 옆자리 친구에게 “저기 두 번째 있는 사람은 남자인가봐.” 했더니 “다 남자야.” 해서 깜짝 놀랐다. 여자보다 더 예쁜 남자들이었다.
그들은 모두 허벅지까지 오는 킬 힐의 ‘킹키부츠’를 신고 노래와 춤을 췄다. 그들이 얼마나 열심히 연습을 했을지 짐작이 되었다. 다른 뮤지컬과 다르게 관객들이 소리도 지르고 손뼉도 치며 호응하는 모습이 매우 흥겨웠다. 나와 친구들도 마구 환호하며 신나게 관람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엔젤 팀의 여장 남자들이 객석을 돌아다니며 관객의 호응을 유도했다. 관객들이 모두 일어서서 몸을 흔들며 손뼉을 치고 있는데 갑자기 누가 내 어깨를 두드려서 돌아보니 예쁜 엔젤들이 지나가며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이파이브도 하고 객석이 들썩일 만큼 즐거운 시간이었다. 배우들이 객석을 누비고 다니며 관객과 소통하는 모습은 끝까지 많은 감동을 주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함께 공연을 본 친구들에게서 카톡이 왔다. 오랜만에 신나는 공연 봐서 좋았다며 고맙다고 했다.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유쾌하고 신나는 뮤지컬로 우정도 다지고 맘껏 즐거웠던 하루였다.
글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뮤지컬스쿨 교수
60세 나이에 뮤지컬 작곡가로 데뷔한 여성이 있다. 그 데뷔작으로 뮤지컬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 작곡상을 받았다. 1985년 ‘She's So Unusual’로 그래미상 5개 부문을 휩쓸었던 팝 아이콘 신디 로퍼가 30년 만에 뮤지컬 작곡가로 변신해 토니상 6개를 휩쓰는 흥행작 ‘킹키부츠’를 탄생시킨 것이다.
작품은 열일곱 살에 무작정 가출해 음악으로 세계를 뒤흔들었던 그녀의 역경 속 성공스토리와도 닮았다. 망해가는 신발 공장을 물려받은 아들이 가업을 성공시킬 방법을 찾던 중 타고난 디자인 감각을 지닌 드랙퀸(여장남자)을 만나 남성의 몸무게를 지탱하는 강철굽 킹키부츠를 개발해내는 이야기다. 주인공들의 성장스토리와 더불어 희망의 메시지가 극 전체를 감싼다. 거기에 작사·작곡을 맡은 신디 로퍼의 경쾌하고 에너지 넘치는 음악은 자칫 교훈적일 수 있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완성한다.
1980년대 영국 스티브 팻맨이라는 한 사업가의 성공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킹키부츠’는 당시 의욕과 방황으로 20대를 풀가동했을 현재의 중장년층이 젊은 날을 회상하기에도 좋은 공연이다. 또한 신디 로퍼뿐만 아니라 극작에 하비 피어스타인, 연출에 제리 미첼 등 잘 나가는 브로드웨이 창작진이 뭉쳤다.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흥행하고 있는 뮤지컬 중 하나로, 한국 CJ E&M이 제작에 참여해 브로드웨이를 제외하고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빨리 라이선스 공연이 이루어진 뮤지컬이기도 하다. 이런 취지만으로도 볼 만한 화제작임이 틀림없다.
그리고 보너스! 눈도 상당히 즐거운 뮤지컬이라는 것. 신발 공장을 상징하는 ‘컨베이어 벨트’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스릴 있는 안무, 드랙퀸의 표상인 6명의 사랑스러운 엔젤들이 선사하는 신선한 자극으로 극이 전개되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꿈과 희망을 지녔었는지,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을지 등 다시 한 번 요동치는 맥박을 확인하고픈 중장년들에게 뮤지컬 ‘킹키부츠’는 영혼의 타임머신이 되어 줄 것이다.
뮤지컬 라이선스
일시: 2014.12.02. ~ 2015.02.22.
장소: 충무아트홀 대극장
출연: 김무열, 지현우, 윤소호, 오만석, 강홍석, 정선아, 최유하 등
제작: CJ E&M(주), 충무아트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