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특선-추천 뮤지컬] 나이 60의 도전과 성공, 뮤지컬 <킹키부츠>

기사입력 2015-02-06 09:03 기사수정 2015-02-06 09:03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뮤지컬스쿨 교수

▲뮤지컬 <킹키부츠>

60세 나이에 뮤지컬 작곡가로 데뷔한 여성이 있다. 그 데뷔작으로 뮤지컬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 작곡상을 받았다. 1985년 ‘She's So Unusual’로 그래미상 5개 부문을 휩쓸었던 팝 아이콘 신디 로퍼가 30년 만에 뮤지컬 작곡가로 변신해 토니상 6개를 휩쓰는 흥행작 ‘킹키부츠’를 탄생시킨 것이다.

작품은 열일곱 살에 무작정 가출해 음악으로 세계를 뒤흔들었던 그녀의 역경 속 성공스토리와도 닮았다. 망해가는 신발 공장을 물려받은 아들이 가업을 성공시킬 방법을 찾던 중 타고난 디자인 감각을 지닌 드랙퀸(여장남자)을 만나 남성의 몸무게를 지탱하는 강철굽 킹키부츠를 개발해내는 이야기다. 주인공들의 성장스토리와 더불어 희망의 메시지가 극 전체를 감싼다. 거기에 작사·작곡을 맡은 신디 로퍼의 경쾌하고 에너지 넘치는 음악은 자칫 교훈적일 수 있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완성한다.

1980년대 영국 스티브 팻맨이라는 한 사업가의 성공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킹키부츠’는 당시 의욕과 방황으로 20대를 풀가동했을 현재의 중장년층이 젊은 날을 회상하기에도 좋은 공연이다. 또한 신디 로퍼뿐만 아니라 극작에 하비 피어스타인, 연출에 제리 미첼 등 잘 나가는 브로드웨이 창작진이 뭉쳤다.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흥행하고 있는 뮤지컬 중 하나로, 한국 CJ E&M이 제작에 참여해 브로드웨이를 제외하고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빨리 라이선스 공연이 이루어진 뮤지컬이기도 하다. 이런 취지만으로도 볼 만한 화제작임이 틀림없다.

그리고 보너스! 눈도 상당히 즐거운 뮤지컬이라는 것. 신발 공장을 상징하는 ‘컨베이어 벨트’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스릴 있는 안무, 드랙퀸의 표상인 6명의 사랑스러운 엔젤들이 선사하는 신선한 자극으로 극이 전개되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꿈과 희망을 지녔었는지,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을지 등 다시 한 번 요동치는 맥박을 확인하고픈 중장년들에게 뮤지컬 ‘킹키부츠’는 영혼의 타임머신이 되어 줄 것이다.

▲뮤지컬 <킹키부츠>

뮤지컬 라이선스 <킹키부츠>

일시: 2014.12.02. ~ 2015.02.22.

장소: 충무아트홀 대극장

출연: 김무열, 지현우, 윤소호, 오만석, 강홍석, 정선아, 최유하 등

제작: CJ E&M(주), 충무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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