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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산품 아니라 아이템이 지역 경쟁력 핵심
- 일본 히로시마의 12만 5000명이 사는 어촌 소도시 오노미치는 청바지와 자전거로 유명하다. 이런 상품이 지역 특산물이라는 의미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아이템을 매개로 지역 혁신과 이주 유입을 활성화한다는 의미가 더 크다. 바지 산업 원산지가 미국으로만 알려진 청바지가 일본의 몇 개 지역에서는 꽤 유명한 지역 아이템으로 활용되고 있다. 가장 유명한 오카야마부터 그 인근에 위치한 오노미치도 청바지 산업으로 유명하다. 염색이나 직조 기술 등 전문기술이 필요한 청바지 산업이지만, 오노미치 청바지는 산업 확산을 위해 재미있는 프로젝트들을 시도해 주목받고 있다. 2013년부터 시작된 ‘오노미치 데님(청바지) 프로젝트’는 지역 주민들에게 두 벌의 새 청바지를 나눠주고 1년 동안 입게 한 뒤 다시 수거해 이를 재판매한다. 지역의 장인들은 수거한 청바지의 흔적을 최대한 살려 재가공해 판매한다. 이 프로젝트를 최초로 기획한 지방 부흥 회사 디스커버링크 세토우치는 일상생활에서 입어 낡은 중고 청바지를 지역 산업 발전과 연결하고자 한다. 오노미치 청바지는 히로시마의 오노미치 데님 숍에서 해당 청바지가 어떻게 상품화되는지 스토리를 들은 후에 구입할 수 있다. 2014년에는 오노미치 데님 숍을 지어 사람들이 청바지 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2015년에는 ‘여행하는 청바지’라는 콘셉트로 일본 국내뿐 아니라 해외(독일, 과테말라, 스리랑카 등)를 여행하며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과 장인의 스토리를 엮었다. 시간을 들여 좋은 물건의 가치를 알리고 사람들과의 인연을 형성한 것이다. 복합문화공간 ‘Cycle, Travel and Good Things’라는 테마로 운영되는 상업 시설 U2는 자전거 숍, 잡화점, 레스토랑 등을 운영한다. U2에는 라이더들이 묵을 수 있는 ‘호텔 사이클’이 있다. 연간 전 세계 사이클 라이더 30만 명이 오가는 지역에 위치한 오노미치는 라이더에게 특화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베터 바이시클(Better Bycle) 서비스를 통해 자전거 대여뿐 아니라 지역에서 가볼 만한 코스와 캠핑 정보도 제공한다. 공유공간으로 탄생한 빈집 한 귀향자의 블로그에서 시작된 비영리단체 ‘오노미치 빈집 프로젝트’는 커뮤니티를 통해 빈집을 재생한다. 커뮤니티 직영으로 20여 곳의 빈집을 게스트하우스, 카페, 다목적 공간 등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주자들이 충분히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주고, 이사할 때는 주민들이 돕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활동가, 건축가 등이 힘을 합쳐 빈집 개조를 지원한다. 빈집 개조 과정에 참여하는 모두가 합숙하면서 빈집을 재생하고,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 모두의 시간이 헛되지 않고 의미 있다는 것을 알린다. 빈집 개조를 통해 만들어진 공유공간 오노미치 셰어는 바다와 산 사이에 위치하며, 일하기와 놀기를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공간을 목표로 한다. 지역 공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이주자를 위해 호텔 컨시어지처럼 이주 상담을 진행한다. 공간 대여뿐 아니라 카페와 자전거 렌털 서비스, 회원을 위한 택배 수령 서비스도 제공한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장’을 제공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여 교류를 낳고 거기에서 새로운 기획과 프로젝트가 탄생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다. 좋은 지역에서 만드는 삶 좋은 지역에 산다는 것은 좋은 삶을 만든다는 것이다. 보통 좋은 지역에 산다는 것은 우수한 시설을 전제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에 직면한 지역 현실에서는 일단 잘 사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적절하게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인구가 감소한다면 몇 명으로 늘어나는 게 좋을까, 초고령화가 문제라면 고령자들에게 좋은 지역 조건은 무엇일까에 대해 먼저 주민들에게 물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어느 정도는 의견 합의를 통해 지역의 좋은 모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순차적인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좋은 지역의 조건은 이미 정해져 있다. 좋은 사람, 좋은 주거지, 좋은 학교와 교육, 다양한 일 방식과 일자리, 부와 자원이 유출되지 않는 것, 안전한 삶, 마지막으로 풍부하고 개방적인 관계가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은 정부의 세금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 지역의 조건을 잘 아는 사람들이 현장에서 시도하는 노력에 따라 다양한 모델이 형성될 수 있다.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많은 것이 필요하겠지만 비관적인 시나리오에 절망한다고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가능성을 생각하며 하나의 아이템이라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제대로 마무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화려한 말잔치와 공허한 이벤트의 반복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 2023-10-2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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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귀촌의 방식, '관계안내소' 아시나요?
- 올해는 어떤 지역의 관계안내소 만들기를 지원하고 있다. 관계안내소는 관계인구를 만드는 곳이다. 행정 관계나 조직 관계가 아닌 ‘사람’ 관계를 만드는 것에 주력한다. 관계안내소는 지역 명소와 지역 특산품 판매에 주력하는 (그러나 대부분 문이 닫혀 있곤 하는) 관광안내소와는 다르다. 지역의 삶, 사람, 산업 등을 소개하여 지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자 한다. 그렇다고 장소나 공간만을 특정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다. 기왕에 이동하는 인구를 좀 더 지역에 잘 연결되게 하려는 기발한 프로그램 몇 가지를 소개한다. 체어링 ‘체어링’(Chairing)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흔히 말하는 아웃도어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전문지식도 필요하고 기술도 필요하고 좋은 장비도 있어야 하는데, 체어링 프로그램은 의자 하나만 있으면 된다. 일본에서는 체어링하기 좋은 가볍고 편한 의자만 파는 업체도 수십 개다. 지역 관계안내소에서는 멍때리거나 쉬기 좋은 장소를 소개하며 체어링을 통해 지역에서 쉬면서 지역의 매력을 느껴보라고 말한다. 요즘 한달살기나 워케이션 같은 프로그램이 많은데 체어링은 그런 체류 프로그램보다 덜 부담스럽다. 뭔가 의지할 곳 없는 헛헛함을 의자 하나가 꽉 채워줄 것 같은 신박한 매력이 있다. 히가시가와의 ‘너의 의자’ 프로젝트처럼 누군가에게 ‘자리’는 특별한 의미와 위로가 된다. 한편 체어링을 더 확장해 ‘어디든 앉을 권리가 있다’며 공공(장소) 해킹 운동을 전개하는 단체까지 있다. ‘휴가 다녀오면 책상(내 자리)이 없어졌을 것 같다’는 불안감을 말하는 직장인들이 종종 있는데, 지역에서는 이런 ‘자리’ 마련을 통해 관계인구를 유인한다. 가출 티켓 일본 나가노현의 어느 게스트하우스에서는 가출 티켓으로 관계인구를 만들고자 한다. 원래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을 보호하는 취약계층 지원의 의미가 더 강한 프로그램이었다. 부담 없는 돈을 받고 피신처를 제공하는 것이다. 여행할 돈조차 없는 취약계층의 여행을 독려한다는 의미도 있다. 그러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사람이 취약계층이나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뿐이겠는가. 우리는 가끔 집을 떠나고 싶어 한다. 그저 단출한 짐 하나로 부담 없이 지역에 체류하면서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위로를 주고받는 경험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그 지역이 좋아질 수 있다. 지역의 관계안내소는 그 점을 노린 것이다. 영리한 선택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관계안내소 프로그램이 있다. 빡빡하고 엄숙한 종친회가 아니라 밀양 박씨, 김해 김씨 등 ‘전국의 ○○씨 모여라’ 하는 성씨 커뮤니티 프로그램도 있다. 이들은 성씨가 등장한 최초의 지역에 모여 자신들의 시조와 역사에 대해 유쾌하게 이야기하며 친해진다. 엄근진(엄격·근엄·진지 줄임말) 종친회의 진화 버전 같기도 하다. 운전면허 따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기왕이면 지역에서 쓰라며 한 달 동안 지역에 체류하면서 면허도 따고 지역살이도 체험하게 하는 일종의 라이선스 스테이(License Stay) 프로그램도 있다. 운전면허뿐만 아니라 각종 자격증이나 학위 등 종류를 확장하여 전문화해보면 좋을 프로그램이다. 서로에게 윈윈이 되는 건 더할 나위 없다. 가상의 지역 유적지를 돌며 미션을 수행하고 그 과정에서 포인트를 얻어 현실에서 사용하는 RPG 게임도 있다. 지역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게임의 장으로서 매력을 발신하는 것이다. 게임에 열광하는 계층에겐 딱 맞는 프로그램이다. 한 달에 한 번씩 4회 정도 대도시에서 출향민이나 지역에 가고 싶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지역의 상황을 오리엔테이션 교육하고, 지역에 직접 탐방 가서 주민들이나 사업자들과 연결시켜주고 지역에서 창업하도록 지원하는 것은 일본 어디에서나 확산되고 있는 전형적인 관계안내소 프로그램이다. 안타깝게도 이 모든 것은 일본의 관계안내소 프로그램 사례다. 우리나라에서는 관계인구를 만들기 위해 그 지역의 자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혹은 사람들이 얼마나 친절한지를 강조하거나, 관계인구가 많이 오지 않으면 지역이 망한다는 반협박성 호소도 하는 상황이다. 거대한 랜드마크나 축제를 통해 사람들이 많이 모일 것이라는 프레임은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관계의 축적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일방적으로 호소하고 짝사랑 메시지를 보낸다고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좀 더 섬세하게 관계인구가 되고 싶은 사람과 그런 사람을 받아들이고 싶은 지역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쉽게 맺어진 관계는 쉽게 끝나는 법이다.
- 2023-09-2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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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 찾은 지방소멸 해법, 목표는 ‘과밀’이 아닌 ‘적소’
- 2005년부터 법을 제정하여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실시한 지 18년이 지났다. 그런데도 2020년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초과하는 인구 데드크로스(Deadcross)를 막을 수 없었다. 사람이 살고 죽는 일을 국가가 관리한다는 것은 결국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고령자를 위한 의료복지나 출생 촉진을 위한 좋은 육아 환경 마련은 아직 멀었다. 2023년부터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초고령화에 대한 새로운 법들이 시행되고 있다. ‘인구감소지역지원특별법’은 인구 감소 지역 89곳을 지정하여 전국에 지역소멸대응기금을 지원하기 시작했고, ‘고향사랑기부금법’은 외지인의 기부를 유치하여 지역을 살리고자 한다. 수도권 인구가 2000만 명이고 비수도권에 3000만 명이 사는 이 나라에서 포화 상태의 수도권과 과소 상태의 비수도권 지역을 적절히 관리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질문을 바꿔보자. 포화와 과소 상태라면 적절한 규모는 몇 명을 의미하는 것인가. 내가 연구하러 다니는 대부분의 지역은 인구 10만 명이 채 안 되는 곳이다. 대도시는 청년 비율이 30% 넘는 곳도 많지만 5%도 안 되는 지역을 많이 보았다. 모두가 인구를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으지만 “몇 명이 되면 살기 좋아질까요?”라고 물어보면 이내 함구하고 만다. 무의식적으로 다다익선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포화 상태의 수도권이 가장 살기 좋은 곳이어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에 이르러 헷갈리기 시작한다. 그렇지 않다는 걸 우리 모두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수도권에 많은 기회와 자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많은 기회와 자원이 모두에게 합당하게 배분되어 다들 만족하는 삶을 사는 것은 결코 아니지 않은가. 일본 소도시의 적소 개념 자주 쓰는 표현은 아니지만 과소(過疎)는 ① 너무 성김 ② 어떤 지역의 인구 등이 너무 적음을 의미한다. 일본에서는 ② 어떤 지역의 인구 등이 너무 적음에 더하여 이로부터 파생되는 정치·경제·사회 문제 등을 포괄하는 용어로 ‘과소화’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적소(適疎)라는 말이 있다. 일본 홋카이도의 인구 1만 명이 안 되는 작은 도시 히가시카와(東川)에서 20년 동안 다섯 번 연임 정장(町長, 우리나라로 치면 면장 정도)을 한 마쓰오카 이치로(松岡市) 씨가 제안하여 마을의 기본 방침으로 정한 개념이다. 히가시카와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 번역된 ‘히가시카와 스타일’이라는 책에도 잘 나와 있다. 인구 1만 명이 안 되는 이 도시에 외국인이 500명이 넘고, 그들은 노동자라기보다는 일본 최초의 공립일본어학교 학생들이다. 연간 인구가 40명씩 증가하고, 그 증가세가 25년간 지속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영월군과 자매도시다. 홋카이도에서 제일 높은 다이세쓰산의 눈 녹은 물 덕택에 일본 유일의 수도세 무료 지역이다. 임산부에게 청소 지원과 점심 택배 서비스를 하고, 엄마·아빠도 이용할 수 있는 육아카페 쿠폰을 제공한다. 아이가 태어나면 이름을 새긴 의자를 선물하면서 ‘네가 이 지역을 떠나더라도 네 자리는 언제나 이 지역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너의 의자’ 사업을 진행한다. 교육 환경은 넉넉하기에 초등학교는 개방형 환경에서 수업을 진행해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다닌다. 마을 전체가 평지여서 다니기도 편하고, 마을 한가운데 아웃도어 브랜드 몽벨이 위치해 다이세쓰산으로 가는 등산객들이 많이 들르는 인기 지역이기도 하다. 이 지역이 적소 개념을 도입하며 1985년부터 시작한 사업은 ‘사진 마을’이다. 사진기를 특산품으로 제작하고, 마을 사람들이 모두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사진 찍기 좋은 경관 만들기, 사진 찍기 좋은 사람 만들기, 사진 찍기 좋은 물건 만들기가 핵심이다. 사진 찍기 좋은 예쁜 마을을 만들기 위해 이주자에게 지원금을 주는 게 아니라 이주자의 주거 조건을 엄격히 제한한다. 사진 찍기 좋은 사람을 만들기 위해 주민이 항상 웃으며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사진 찍기 좋은 물건을 만들기 위해 목공과 디자인에 공을 들여 수준 높은 목가공품이 넘쳐나는 마을이 되었다. 40년 역사를 지닌 ‘국제사진 페스티벌’에 참여한 중고생들이 아무 집이나 들어가서 사진 찍기를 요청하면 주민들이 기꺼이 환대하는 놀라운 문화도 형성되어 있다. 1지자체 1특산품을 경쟁하는 시대에 과감하게 ‘문화’를 상품으로 내걸고 마을 전체를 여유롭고 살기 좋으면서 돈도 버는 마을로 만든 것이다. 문제는 숫자가 아니라 여유다 사람, 문화, 자연이 넉넉하게 어우러진 적소 상태는 이를테면 ‘적절하게 성근 상태’다. 너무 빡빡하거나 너무 쓸쓸하지도 않으며 딱 살기 좋은, 여유 있고 안심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도시든 시골이든 모두가 꿈꾸는 상태일 것이다.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살기 좋은 지역은 몇 명이 사는 지역인가. 그 답은 ‘몇 명’이 아니다. 인구를 늘리고 줄이는 문제가 아니라 어떤 인구의 어떤 만족을 유도할 것인가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가 삶의 터전에서 바라는 것은 적절한 여유와 그로 인한 행복이기 때문이다.
- 2023-07-28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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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곤 위협 지방 경제를 살리는 기적, 고향사랑기부금
- “지방에 집 한 채 지어 텃밭 가꾸며 맑은 공기 마시는 삶 좋지. 문화생활도 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고. 그런데 이제 100살까지 산다는데 지역에서는 어떻게 먹고사나?” 지방 소멸이 코앞인 시대, 그럼에도 지역에서 살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 ‘지역에서 먹고사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지방은 가난하다. 지방자치제도 시행 30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가난하다. 전국 지자체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40% 내외다. 100% 자력으로 살기 힘들다는 의미다. ‘빚도 능력’이라는 우스갯소리는 통하지 않는 오래된 비참한 현실이다. 국비와 지방비가 8:2로 굴러가는 지방 재정 수입 구조 속에서 가난을 타개하려면 국비 사업에 목매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다행히(?) 정부 국비 사업은 엄청 많다. 하지만 국비 사업만 따라다니다 보면 지방의 자치나 자율은 안드로메다로 가버릴 수 있다. 국비 사업이 나올 때마다 지방비 매칭이 필요한가 여부를 따지게 된다는 지방공무원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내 돈 들어가는 사업이냐, 남의 돈으로 하는 사업이냐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게 사업에 접근하면 좋은 사업 결과가 나올까 싶다. 결국 악순환의 개미지옥에 빠질 게 분명하다. 아직은 가능성에 국한된 이야기지만 타개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방이 자력으로 노력해서 돈을 확보하면 된다. 지방세를 높인다든지 지방 출신으로 수도권에 가서 크게 성공한 출향민으로부터 돈을 받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누군가 어떤 지방에 관심이 생겼다고 하자. 기부금을 1년에 500만 원까지 보낼 수 있다. 여러 곳에 나눠 내도 무방한데 세액공제가 100% 되는 것은 10만 원이 최대 금액이다. 때문에 여력이 된다면 10만 원씩 50곳에 기부하면 기부자는 완전히 세액공제를 받아서 좋고 돈 받은 지자체는 기부받아서 좋다.(10만 원 초과 금액은 16.5%를 세액공제) 게다가 기부금의 30%는 고맙다며 답례품도 받을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꿩 먹고 알 먹고, 1타 3피의 만만세 대작전이다. 바로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고향사랑기부금’이 그것이다. 이 작은 희망이 거센 기부금 열기로 이어져, 국비에 목맬 필요 없이 완전히 자립하여 자기 지역만의 자금으로 자체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게 되었다는 사례도 있다. 일본이 2008년부터 시행한(우리나라 고향사랑기부금의 원형인) 고향납세 이야기다. 2021년을 기준으로 일본의 고향납세 기부 건수와 금액은 4447만 건, 8302억 엔에 달한다. 일본 기부자들은 돈이 많고 지역을 너무도 사랑해서 이렇게 많은 기부가 이루어진 것일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남의 지갑을 열기 힘들 듯이 돈이 오가기 위해서는 그 이면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누가, 왜 내는가의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의 기부율은 119개국에서 88위 수준이다.1) 정치인에게든 시민단체에게든 북극곰을 살리기 위해서든 지갑을 잘 열지 않는다. 그 지방이 내 고향이라고 해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 먹고살기도 바쁘다. 답례품으로 기부자를 현혹하는 방법도 있다. 실제로 일본의 많은 고향납세 기부 플랫폼에서는 상위에 랭크되는 답례품 목록이 나온다. 멜론, 성게알, 털게 등이 늘 상위에 오른다. 지방 특산품을 싸게 구입하면서 좋은 일도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색 답례품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예를 들면 우리 지역에서는 ‘무료 보육을 실시하고 싶어요. 도서관에 가면 책도 보고 아이들이 뛰어놀고 도서관에 온 할머니들과 편하게 전통놀이도 하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지역 전체에 무료 전기 셔틀버스도 운영하고 싶어요’라며 지역의 노력을 알리는 것이다. 그런 소식을 본 사람이 만약 아이 키우는 부모라면 ‘일단 재미있고 좋은 일이니 기부를 해봐야겠다. 내 기부금이 잘 쓰이는지도 궁금하고, 혹시 내 아이를 키울 만한 곳인지도 모르니 가봐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가보니 놀랍게도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돈이 잘 쓰이고 있고, 얼른 나도 이주해서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는 지방에서 재미있고 신나게 살고 싶다. 바로 물품 답례가 아닌 정책 답례로 성공한 일본 가미시호로 지역의 이야기다.2) 이처럼 꼭 물품 답례가 아니더라도 정책 답례라는 방식이 가능하다. 정책 답례가 이루어지려면 지방도 창의적이고 매력적인 정책을 제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 다른 사람들이 좋게 평가할 수 있는 지방의 매력은 무엇인지 궁리하고,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지방도 성장하고 튼튼해질 수 있다. 바로 이게 기부의 선순환 효과다. 그러나 아직은 꾸준한 기부를 통해 지방이 발전할 수 있다는 그 좋은 의미가 현실로 나타나기 어렵다. 고향사랑e음 플랫폼이나 농협에서만 기부가 가능하지만, 민간 기부 플랫폼이 열리거나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플랫폼을 만든다면 기부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이제 4개월이 지났고 아직 갈 길이 멀다. 요즘 세대는 자기 고향이라는 개념보다는 할아버지 고향 정도의 개념만 있다고 한다. 온라인 게임 리니지가 내 고향이라는 사람도 있다. 고향이 뭔지도 모르는데 고향을 사랑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반드시 사랑하지 않아도, 반드시 화려한 답례품을 받지 않아도, 참신하게 노력하는 지방을 찾아서 기부한다면, 그런 곳으로 내가 이주해 행복을 공유하는 기적 같은 기회가 생각보다 빨리 찾아올 수도 있다. 1. 영국자선지원재단(CAF)의 2022년 세계기부지수 기준 2. 윤정구·조희정 역. 2021.‘시골의 진화: 고향납세의 기적, 가미시호로 이야기’, 서울: 더가능연구소.(黑井克行. 2019.‘ふるさと創生: 北海道 上士幌町の キセキ’. 木樂舍.)
- 2023-05-3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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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장년이 알아야 할 새해부터 달라지는 10가지
- 계묘년이 밝았다. 새해를 맞아 변화된 정책 및 제도, 서비스 등에 대해 알아보자. ◇ 연금과 세금 [1] 노령 기초연금 수령 선정기준액 상향 올해부터 혼자 사는 노인 기준 월소득인정액이 202만 원 이하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180만 원보다 12% 늘어난 금액이다. 부부의 경우에도 동일한 비율로 증가해 월소득인정액 323.2만 원이면 기초연금 수령이 가능하다. 월소득인정액이란 근로소득, 연금소득 등 실제소득에 금융재산 등 재산환산액을 더하고 각종 공제액을 뺀 액수다. 기초연금을 받으려면 주소지 관할과 상관없이 전국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나 국민연금공단지사 방문 또는 온라인 복지로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다. [2] 연금계좌 세액공제 최대 900만 원까지 확대 개인⸱퇴직연금의 노후소득 보장 강화를 위해 세액공제 대상 납입한도가 400만원에서 600만 원으로 확대됐다. 퇴직연금까지 더한 세액공제 납입한도는 700만 원에서 900만 원으로 늘어났다. 올해 수령자부터는 연금 수령 시 연금소득이 12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종합과세 외 ‘15%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다. [3] 과세표준 실거래가 적용,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5년→10년 1월부터 증여로 부동산을 취득할 경우 2023년 증여분부터 취득세 과세표준을 '시가인정액'으로 산정한다. 배우자나 자녀 등에게 부동산을 증여한 뒤 적용되는 ‘이월과세’ 기간은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났다. 증여받은 부동산을 10년 내 양도할 경우 취득가액은 증여가액이 아닌 증여자의 취득가액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가령 아버지가 자녀에게 부동산을 증여한 뒤 10년 안에 팔면 자녀(수증자)가 아닌 아버지(증여자)가 직접 양도한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증여와 관련된 절세가 어려워지며, 세금 부담은 늘어날 전망이다. [4] 종부세 기본공제액 상향, 2주택자 종부세 중과 폐지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기본공제금액이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올랐다. 1주택자라면 공제 기준이 기존 11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상향된다. 아울러 2주택자에 대한 다주택 중과세율 폐지로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2채 보유한 경우 중과세율(1.2~6.0%)이 아닌 일반세율(0.5~2.7%)로 종부세를 내면 된다. 3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경우 과세표준 12억 원 이하는 중과 대상에서 제외되며, 최고세율은 6.0%에서 5.0%로 낮아진다. 주택 수에 따라 달리하던 종부세 세부담 상한율은 150%로 일원화된다. [5]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세액공제 혜택에 답례품은 덤 올해 1일부터 시작한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역 경제 활성화, 주민 복리 증진 등을 위해 도입됐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자체를 제외한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 기부할 수 있다. 기부금은 해당 지자체의 취약계층 지원 및 문화·예술·보건 증진 등을 위해 쓰인다. 기부액은 연간 최대 500만 원이며, 금액에 따른 세액 공제를 받는다. 10만 원 이하는 기부금 전액, 10만원 초과는 16.5%를 공제해준다. 기부금의 30% 한도에서 해당 지자체의 특산품 등을 답례품으로 받아볼 수 도 있다. 고향사랑 기부제 종합정보시스템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 그밖에 △복권 당첨금 200만 원까지 비과세 △제주 여행객 면세 한도 800달러로 상향 △승용차 개별소비세 30% 인하 연장(6월 말까지) △휘발유 유류세 인하폭 25%로 축소(기존 37%) △중견기업 통합투자세액공제율 3%→5% 인상 △영화 관람료 소득공제 도입(7월 예정) ◇ 일자리와 평생교육 [6] 최저임금 9620원, 연장근로시간 주 69시간까지 확대 올해 최저임금은 지난해 시간당 9160원보다 460원(5%) 올라 9620원으로 책정됐다. 주휴수당을 포함한 실질 최저임금 시급 1만1555에, 주 소정근로 40시간을 감안해 계산했을 때 총 201만580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면 고용 형태에 관계없이 모든 사업장에서 적용된다. 연장근로시간의 경우 주 52시간에서 주 69시간까지 탄력적으로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이로써 하루 11.5시간 근무가 가능해지며, 장시간 노동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7] 고령자 고용 연장 논의 시행, 경제활동인구 연령구간 세분화 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고용 연장에 따른 사회적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정부는 임금체계 개편과 연계한 60세 이상 계속고용 법제 마련 및 한국형 계속고용 제도 도입을 검토를 시작하기로 했다. 60세 이상 고령자 고용 시 중소기업의 공제액을 상향(수도권 1100만 원→1450만 원, 지방 1200만 원→1550만 원), 고령층 채용 지원에 나선다.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연령구간도 고령화에 맞춰 기존 ‘70세 이상’에서 ‘70~74세’, ‘75세 이상’으로 세분화한다. [8] 생애도약기 평생학습 지원 추진, 재직경력 학점·학위 인정 도입 교육부가 발표한 ‘평생학습 진흥방안’(2023~2027)에 따라 30~50대 국민을 생애도약기로 지정, 학습 시간·비용·콘텐츠·상담 등 종합적 지원을 해나간다. 체계적이고 내실 있는 지원을 위해 관계부처, 지자체, 민간 등과의 협업도 지속할 방침이다. 아울러 재직 경력을 국가에서 학점, 학위로 인정하는 ‘국가 학습경험인정제’를 도입하고 고령층, 저소득층 등 사회 사각지대에 대한 지원 또한 강화한다. [9] 50+캠퍼스 40대부터 이용 가능, 동부캠퍼스 개관 예정 서울시50플러스재단 50플러스캠퍼스가 올해부터 만 40~64세로 이용 대상을 확대한다. 40대 서울 시민을 위한 특화 직업 전화 전문교육을 제공해 일자리 참여 기회를 증대할 계획이다. 기존 서부(은평), 중부(마포), 남부(구로), 북부(도봉)에 이어 올 하반기 동부(광진)캠퍼스 개관을 앞두고 있다. [10] ‘서울런 4050’ 운영, 디지털동행플라자 조성 기존 평생학습포털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서울런 4050’을 통해 중장년의 전직,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3월부터 예정). 참여자 개개인별로 맞춤 컨설팅과 학습을 지원할 100여 명의 ‘온라인 직업훈련멘토단’을 운영한다. 종합적인 지원을 통솔할 인생전환지원센터는 내년 중구 정동에 개소할 예정이다. 아울러 디지털 약자와의 동행 추진을 위한 장노년층 중심의 디지털 교육공간 ‘디지털동행플라자’가 연내 2곳 조성된다(장소 미정). + 그밖에 △노사발전재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 중장년내일센터로 개편 △플랫폼 종사자 대상 특화훈련 시행(내일배움카드) △중장년 기술창업 위한 ‘창업·창직 사관학교’ 연내 4개소 운영(2026년 6개소 확대 예정)
- 2023-01-0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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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부터 시행되는 '고향사랑 기부제' 기부자 혜택은?
- 내년 1월 1일부터 ‘고향사랑 기부제’가 시행된다. ‘고향사랑 기부제’는 지역 발전 불균형 해소 및 경제 활성화, 주민 복리 증진 등을 위해 도입됐다. 올해 9월 ‘고향사랑기부금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 이듬해부터 전국 지자체가 기부금 모금에 나설 계획이다. 그 이름처럼 기부를 통해 이뤄지는 제도이지만, 꼭 자신의 ‘고향’에 국한돼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자체를 제외한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 기부 가능하다. 가령 서울시 강남구에 거주하고 있다면 서울시와 강남구를 제외한 타 지역을 택해야 한다. 기부금은 해당 지자체의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 청소년 보호·육성, 문화·예술·보건 증진, 지역공동체 활성화 지원 등 주민 복리 증진 사업 등에 사용된다. 기부 주체는 개인이며, 법인이나 해당 지역 이해관계자는 참여할 수 없다. 차명 또는 가명 기부도 불가능하다. 기부액은 연간 500만 원까지이며, 소득에 상관없이 금액에 따라 구간별 차등 세액 공제를 받는다. 10만원까지는 기부금 전액을, 10만원 초과부터는 16.5%를 공제해준다. 차후 국세청과 연계해 기부자가 연말 정산 시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 자동으로 세액공제가 되도록 편의를 제공할 방침이다. 기부자는 기부금의 30% 한도에서 해당 지자체의 특산품 등을 답례품으로 받을 수 있다. 관할 구역에서 생산, 제조된 물품 또는 통용되는 상품권,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품목(조례로 규정) 등이 답례품에 해당한다. 현금, 귀금속, 유가증권은 제외다. 현재 ‘고향사랑e음’(고향사랑 기부제 종합정보시스템, 내녀 1월 1일부터 운영 예정)을 통해 전국 243개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답례품을 찾아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고향사랑e음’이라는 명칭은, 기부자와 지역 사이 연결고리를 만들려는 ‘고향사랑 기부제’의 목표와도 부합한다. 우리보다 앞서 ‘고향 납세 제도’를 운영해온 일본에서는 이렇듯 자신의 거주지자 아닌 타 지역에 도움을 주고 참여하려는 이들을 ‘관계인구’라고 부른다. 관계인구는 관심 있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가고, 특산물을 구매하거나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해당 지역 발전을 응원한다. 일본의 지역재생 전문 잡지 ‘소토코토’의 사시데 가즈마사 편집장은 지역이 관계인구를 만들려면 ‘관계안내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는 지역과 연결될 방법을 안내하는 곳을 말하며, 특정 건물 형태가 아닌 마음 편한 장소나 커뮤니티 등을 의미한다. ‘고향사랑e음’ 또한 이러한 관계안내소로서의 기능을 기대해볼 수 있다. 최훈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분권실장은 “고향사랑e음이 기부자가 원하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기부하기 쉽고 편리한 시스템으로 구축돼 고향사랑 기부제의 성공적인 매개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2022-12-0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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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고향납세 경쟁, 기부액 늘리려 납세 사이트 ‘우후죽순’
-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이 고향납세 유치를 위한 경쟁을 벌이면서 기부를 모으는 납세 대행 사이트가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고향납세 종합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2014년 2개였던 기부금을 모으는 고향납세 사이트가 2022년 30개를 넘어섰다. 지역 발전기금 ‘고향납세’ 일본 정부는 2008년 고향납세 제도를 도입했다. 고향납세는 거주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지역에 발전기금을 내고, 2000엔(약 1만 9500원)을 넘으면 세액공제를 받는 제도다. 일본에서는 세테크의 하나로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 특히 2015년부터는 지자체들이 기부금의 30% 한도 내에서 지역 특산물을 답례품으로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원하는 답례품을 받으려 고향납세를 하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2008년 당시 814억 원이었던 고향납세액은 2019년 4조 8754억 원으로 약 60배 증가했다. 처음으로 제도를 도입했던 홋카이도의 경우 가미시호로 마을은 지난 2014년 약 43억 원의 고향납세를 받았다. 1년 주민세의 2배이며, 고향납세 인구는 마을 주민의 5배가 넘는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021년 전국 지자체가 받은 고향납세 기부 총액은 8302억 엔(약 8조 770억 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부를 한 사람은 740만 명, 건수 4447만 건으로 모두 역대 최고치다. 우후죽순 늘어나는 고향납세 사이트 시루미루연구소의 ‘고향납세 사이트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향납세를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 중 ‘고향납세 사이트’를 이용한 사람은 92.7%에 달했다. 고향납세를 하는 이유는 ‘답례품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에’가 89.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소득세 환급과 주민세 공제를 받을 수 있어서’(60.4%), ‘유익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49.5%) 순이다. 고향납세를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답례품과 세금 공제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고향납세를 할 때 사이트를 사용하는 이유로는 ‘답례품을 검색할 수 있어서’가 71.9%로 가장 많았다. 또한 ‘답례품 종류가 많아서’(60.1%)가 다음이었다. 한 사이트에서 어떤 답례품이 있는지 검색으로 알아볼 수도 있고, 사이트에 등록된 지자체가 많을수록 찾아볼 수 있는 답례품의 종류도 다양해진다는 것. 이에 고향납세를 할 수 있는 플랫폼 성격의 사이트도 올해 30개까지 늘어났고, 기부금을 늘리기 위해 여러 개의 사이트를 사용하는 지자체도 많아지고 있다. 예를 들자면, 반찬 가게 주인이 배달을 위해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잇츠 등 배달 플랫폼 여러 개에 가게를 등록해 판매 경로를 넓히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고향납세 종합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지자체의 34.4%는 3~4개의 사이트를 이용했다. 가장 많은 사이트를 활용하는 지자체는 21개의 사이트를 사용했다. 가장 많은 지자체가 사용하는 1위 사이트는 ‘고향초이스’(ふるさとチョイス)다. 1642개의 지자체가 등록되어 있다. 2위인 라쿠텐(楽天)에는 1409개, 3위 사토후루(さとふる)에는 1113개의 지자체가 있다. 고향납세 종합연구소는 “지자체를 홍보하는 사이트 수를 늘리면 기부액도 완만하게 비례해서 늘어나긴 하지만, 지자체 운영이 복잡해지고 답례품 재고 관리 등의 문제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면서 “무조건 포털 사이트를 늘리기보다는 지자체의 특색을 살리는 전략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답례품 경쟁에 정부 제동 고향납세를 하는 사람들이 답례품에 관심이 많다는 걸 인지한 지자체는 앞다투어 더 좋은 답례품을 제공하려 경쟁하고 있다. 주로 계란이나 과일 등의 신선식품 위주였던 답례품은 여행사 쿠폰, 가구, 가전, 귀금속 등 다양한 답례품을 주고 있다. 정부 지침인 ‘기부액의 30% 이내’라는 답례품 기준을 어기는 지자체들도 나타났다. 오사카의 이즈미사노(泉佐野)는 해당 지역과 관계없는 다른 지역의 특산품 등 900여 종의 답례품을 내걸기도 했다. 2018년에는 상품권이나 선불카드를 답례품으로 내건 지자체도 있었다. 사가현 미야키초(みやき町)는 기부금의 50%를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비자 선불카드를 제시했다. 이즈미사노는 기부액의 30%를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의 상품권으로 돌려주겠다고 했다. 여기에 고향납세 사이트들이 사이트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5~10% 수준의 아마존 상품권을 환원해주는 이벤트를 내걸었다. 이에 일본 총무성은 지침을 지키지 않은 12개 지자체를 언급하며 “권고를 지키지 않으면 고향납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그럼에도 지자체의 답례품 경쟁이 사그라지지 않자, 지침을 어긴 지자체 대상으로 교부세 배당액을 줄이고, 그래도 지침을 어긴 지자체들은 고향납세를 받지 못하도록 했다. 지자체 세수를 채우는 방법으로 활성화된 ‘고향납세’ 제도는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다. A지역 주민이 B지역에 고향납세를 기부하고, 세금 공제를 받으면 해당 환급금은 A지역에서 줘야 한다. B 지역의 세수는 늘어나고 A지역의 세수는 줄어드는 셈이 된다. NHK에 따르면 특히 요코하마시, 나고야시, 오사카시 등 도시에서 지방으로의 세금 유출이 이뤄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자체의 답례품 경쟁에는 제동을 걸면서도, 고향납세 제도 자체는 지역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며 앞으로도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운용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2022-08-0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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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서 한달살기 꿈꾼다면 이곳을 ‘주목’
- 큰맘 먹고 시작한 한달살기. 정해진 시간에 정신없이 유명한 장소를 훑는 관광이 아닌, 느리고 여유로운 휴식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늘 부지런히 살아온 이들은 이렇다 할 성과 없이 하루를 빈둥빈둥 보내는 게 영 익숙하지 않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제주 생활이 즐겁고 만족스러울까? 급할 건 없다. 우리에게는 30일이라는 시간이 있으니까! 한달살기는 단순한 여행과는 차이가 있다. 보통 한달살기를 앞둔 사람들은 마음을 비우고 천천히, 한 달 동안 여행지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일상을 경험하기를 원한다. 동네 산책을 하다 말을 트게 된 아주머니에게 사는 이야기를 듣거나, 비를 피하려 우연히 들어간 작은 카페에서 메뉴에 없는 음료를 대접받는 등의 상황 말이다. 그러나 막상 제주 땅에 발을 딛고 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육지에서는 먹을 수 없는 음식, 할 수 없는 일을 깨알같이 모두 즐기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그러다 보면 가이드북이나 인터넷을 참고해 각종 정보를 샅샅이 뒤지게 되고, 고민과 갈등의 연속에 하루하루가 숙제처럼 느껴지기 십상이다. 이상과는 다른 제주살이에 문득 조바심이 날 수도 있다. 한달살기가 아니라 그저 한 달간의 패키지 여행이 되는 셈이다. 한달살기에 대한 보상 심리를 바라기보다, ‘여행 테마’를 설정하고 제주를 누려보는 건 어떨까. 마음의 자유 선물하는 ‘책방 투어’ 전자기기와 영상매체가 발달한 후로는 한 달에 책 한 권 읽기도 버거운 사람들이 늘었다. 독서율이 점점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달살기를 명목으로 멀리했던 책을 다시 가까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제주에는 소규모 독립 서점, 독특한 색깔을 가진 서점이 많다. 제주만의 지역 감성과 책방지기의 취향이 버무려져 남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책방 특유의 기분 좋은 종이 냄새와 책장 넘기는 소리가 주는 아늑함은 덤이다. 바라나시 책골목_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횟집 거리 사이, 빈티지한 간판이 눈에 띈다. 내부로 들어서면 이국적인 향이 후각을 자극하고, 인도 서적과 세계문학 및 인문학 책이 즐비하다. 이곳은 제주 속 인도, ‘바라나시 책골목’이다. 바라나시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있는 도시다. 갠지스강 중류에 있는 바라나강과 아시강을 합쳐 붙인 지명으로, ‘신성한 물을 차지한다’는 뜻이 있다. 생애 한 번은 가봐야 할 도시로 꼽히며, 일부 여행객은 인도 여행의 필수 코스로 소개하기도 한다. 제주 바라나시 책골목은 한국에서 인도의 정취를 느끼기 충분한 장소다. 책방과 카페를 함께 운영하고 있어 인도식 밀크티인 ‘차이’나 요구르트 ‘라씨’도 맛볼 수 있다. 만춘서점_야자수를 배경으로 한 아담한 흰 건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삼각형 구조의 내부로 매력을 더했다. 따뜻한 감성이 묻어나는 책들과 LP, 제주의 감성이 흐르는 소품이 가득하다. ‘만춘서점’ 책방지기는 출판·디자인 업계에서 일하다 서울에서 제주로 이주했다. 그래서인지 육지 사람이 그리는 제주의 장면을 더욱 잘 옮겨놓은 듯하다.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 1인용 테이블에서 책을 읽고, 마당에 놓인 의자에 앉아 쉬어 가기도 좋다. 소심한 책방_오름 다섯 개가 감싸고 있어 유독 고요한 제주의 동쪽 끝 마을, 종달리다. 좁은 골목 안쪽, 돌담 너머에 ‘소심한 책방’이 있다. 이곳은 각각 제주와 서울에 사는 두 사람이 책을 좋아하는 마음을 모아 만든 공간이다. 소설, 에세이, 여행 등 단행본부터 독립 출판물, 제주 특산품, 문구까지 다채롭게 구비했다. 낮에는 햇살이 가득 들어와 책방에 온도를 더해주고, 밤에는 노란 불빛이 다정하게 채워진다. 때로 소소한 전시나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주변에 들를 곳이 많은 관광 지역이 아닌데도 굳이 찾아가게 되는 이유는 하나만 꼽기 어렵다. 책약방_‘책약방’은 초록 잎과 나무, 낮고 작은 집 사이에 위치한 아주 작은 그림책 전문 서점이다. 주말을 제외하고는 무인으로 운영된다. 사람 대신 책이 지키고, 마을이 지킨다는 독특한 콘셉트를 갖고 있다. 현관 옆에 걸린 작은 의자 위에는 운영자가 추천하는 ‘오늘의 그림책’이 놓여 있다. 비치된 그림 일기장과 100자짜리 작은 원고지에는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빼곡히 적혀 있다. 릴레이처럼 이어진 글들을 읽다 보면, 책약방의 진짜 ‘약’이 무엇인지 짐작하게 된다. 걸어서 제주 한 바퀴 올레길은 제주도의 마을길, 해안도로, 숲속 오솔길 등 걷기 좋은 길들을 선정해 개발한 코스다. 2007년 9월 8일 제1코스(시흥초등학교~광치기해변, 총 15km)가 개발된 이래, 2012년 11월 제주해녀박물관~종달바당을 잇는 21코스가 개장하면서 올레길 코스는 제주도를 한 바퀴 빙 두르게 됐다. 현재는 제주도 내에 총 23개 코스가 있으며 우도, 가파도, 최근 확장된 추자도 코스를 포함하면 총 27개다. 각 코스는 길이가 대체로 15km이내이며, 평균 소요 시간은 5~6시간 정도다. 제주도 올레길을 한 코스씩 돌다 보면 도내의 모든 코스를 돌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그러나 대중교통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코스도 있어 차를 갖고 있지 않다면 동선과 숙소 계획을 맞춰 짜야 한다. 식사도 매번 사 먹을 수 없으니 간단하게 준비한다. 또한 올레길은 리본을 매달아 길을 안내하지만 인적이 드문 곳으로 혼자 간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통상 날이 저무는 시간인 오후 6시 이후로는 드문드문 표시한 리본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길을 잃기 쉽다. 이런 사소한 단점을 보강한 ‘알파캠프’는 트레킹과 관련해 가이드, 교통, 식사, 숙소, 세탁 서비스 등을 모두 제공한다. 더불어 관광객이 한 달 동안 제주의 모든 올레길과 새로 생긴 하영올레길까지 안전하게 완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신의 컨디션과 상황에 따라 토끼반과 거북이반 중 하나를 골라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체험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보통 중장년층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68세 이선이 씨는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르려 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그 대신 올레길을 걸어볼 생각으로 알파캠프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올레길 코스에 대한 정보도 부족했고, 숙소 예약도 번거로워 고민하던 차였다. 이 씨는 “차로 여행할 때는 그냥 지나치던 것들을 가까이 보며 자연의 소중함을 느꼈다. 그리고 길을 걷다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제주는 그저 우리나라의 섬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정겨운 기분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알파캠프에는 제주 올레길 코스를 완주하는 ‘제주올레캠프’ 프로그램 외에도 오름이나 한라산, 4대 휴양림, 숲길 등을 다양하게 걷는 ‘제주여행캠프’, 다이어트 식단을 제공하는 ‘다이어트 캠프’, 오름 전문 캠프인 ‘제주계절캠프’ 등이 있다. 의미 있게, 친환경 한달살기 ‘제주도’ 하면 많은 이들이 청정 자연을 떠올린다. 그러나 막상 해변에는 폐그물, 밧줄, 스티로폼, 플라스틱, 페트병, 장대 등 폐어구와 나무토막이 가득하다. 게다가 언제 번식했는지 모를 파래가 수면에 떠 있거나 바위나 모래사장에 널려 있어 볼썽사납다. 제주도는 수용력을 넘어서는 관광객의 유입으로 환경이 위협받고 있다. 실제로 도는 1인당 폐기물 발생량을 전국 평균의 2배 이상, 관광객이 버리는 생활폐기물은 전체 발생량 가운데 4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일부 관광객은 제주를 지키기 위해 ‘쓰레기 없는 제주’를 여행 혹은 한달살기 테마로 설정한다. 제주에 있는 동안 최대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으려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플로깅을 하는 식이다. 플로깅은 간단한 산책이나 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운동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실천할 수 있다. 혼자서 가고 싶은 장소를 지정해 환경 정화를 하거나, 제주 내 여러 봉사단체에서 진행하는 캠페인과 이벤트에 참여하는 방법이 있다. 나에게 맞는 여행 테마는? 후회 없을 제주도 한달살기를 위해서는 장소 위주로 계획을 짜기보다 나만의 큰 주제나 목표를 정하는 게 좋다. 우선 ‘왜 제주도에 가려고 하는지’를 고민해보자. 1 건강하게 한달살기 ‘하루 한 군데 오름 오르기’, ‘서핑·승마·스쿠버다이빙 등 레포츠 한 종목 배우기’, ‘한 달간 인스턴트식품 끊기’ 등으로 몸을 상쾌하게 만들 수 있다. 2 휴식하며 한달살기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 있다면 ‘매일 한 시간씩 바닷가에서 멍때리기’, ‘동네 반경 5km 안에서 생활해보기’, ‘7시간 이상 수면하기’ 등의 방법을 통해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다. 3 습관 개선 한달살기 한 달 동안 ‘전자기기 없이 살기’, ‘부정적인 말 하지 않기’, ‘최소한의 물건으로 살기’ 등을 시도해 나를 괴롭히는 습관을 개선해보는 건 어떨까. 1 바라나시 책골목 2 만춘서점 3 소심한 책방 4 책약방
- 2022-07-2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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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장년에 딱 맞는 한달살기 프로그램 찾는다면?
- 지역을 온전히 느끼며 소소한 일상을 만끽하는 여행, 한달살기가 인기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한달살기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역 활성화를 유도하고, 숙박업체는 장기 임대 상품을 선보인다. 한달살기를 하고 싶은 중장년이라면 이번 기사를 참고해 계획을 세우고, 당장 떠나보자. 중장년 10명 중 8명은 ‘장기간 살아보는 여행’을 하고 싶어 한다. 한달살기는 중장년의 버킷리스트(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 중 하나지만, 막상 떠나려니 어디에서, 어느 정도의 비용으로, 얼마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이들이 많다. 자유롭게 떠나도 되지만, 가이드와 함께하는 여행이 익숙한 중장년이라면 프로그램으로 첫 한달살기를 경험해보는 것도 좋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지원해 활동비를 받으며 한 달을 보낼 수도 있고, ‘작가로 한달살기’처럼 테마가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호텔에서 한달살기도 하나의 방법이 됐다. 조금 더 알찬 한달살기를 위해 입문이 되어줄 프로그램, 숙소를 찾을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 한달살기 꿀팁이 가득한 도서까지 참고가 될 내용을 소개한다. ◆한달살기가 처음이라면 많은 중장년이 오래 머무르고 싶어 하는 곳은 제주다. 하지만 제주 외에도 한달살기에 적합한 다양한 도시들이 있다. 어느 도시가 좋을지 모르겠다면, 한달살기를 지원해주는 각 지자체 프로그램을 참고해보자. ‘남도에서 한 달 여행하기’, ‘경남에서 한 달 여행하기’ 등이 대표적이다. 예산을 지원하다 보니 조건이 까다로울 수 있지만, 기회와 혜택을 생각하면 도전해볼 만하다. 각 지자체는 지역의 특색을 담은 명소나 특산품 혹은 농장 체험 등의 다양한 여행을 제안하는데, 만약 프로그램 신청이 어렵다면 지자체의 추천을 참고해 자유 일정을 계획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 달이 너무 길게 느껴진다면 3박 4일이나 일주일부터 시작해도 된다. 지자체별로 지원하는 예산 범위와 신청 조건, 신청 시기가 다르므로 미리 알아두면 좋다. 예산 지원은 사전 지급이 아닌 사후 정산이라는 점 참고하자. ◆마을과 깊게 교류하는 한달살기 지역 주민들과 교감하고 머무르는 지역에 깊이 녹아들고 싶다면 ‘마을 호텔’ 형태의 도시에서 한달살기를 해보자. 한 건물에 라운지, 숙박, 헬스, 식사 등의 서비스가 모여 있는 호텔과 달리, 마을호텔은 마을 전체가 하나의 호텔 기능을 한다. 마을 입구의 카페가 안내데스크 역할을 하고, 마을의 맛집이 다이닝 역할을, 곳곳의 공방 등이 체험 서비스 역할을 한다. 그러니 마을 전체가 곧 즐길 거리다.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교류를 할 수 있는 건 덤이다. 관광형 한달살기가 아니라, 살아가는 한달살기를 찐하게 경험하고 싶다면 마을호텔은 어떨까. ㆍ공주 마을스테이 ‘제민천’ 공주 제민천은 주민들이 유기적으로 마을호텔을 구성하고 있다. 한옥스테이 ‘봉황재’에서 시작하는 마을호텔의 프런트는 ‘가가상점’이 담당하고, 커뮤니티이자 로비 역할은 ‘반죽동247’ 카페가 하고 있다. 봉황재 외에도 ‘공주하숙마을’ 등의 고즈넉한 한옥스테이가 곳곳에 위치하며, 제민천을 중심으로 마을 곳곳에 먹거리와 볼거리가 숨어 있다. ㆍ강원도 정선 ‘마을호텔 18번가’ 국내에서는 가장 먼저 마을호텔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고한읍의 낙후된 폐광촌에 고한18리 주민들이 힘을 모아 조성했다. 빈집을 리모델링한 숙소에 머무르면 마을식당, 카페, 사진관, 이발관 등에서 사용 가능한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어르신들이 모여 있는 마을회관은 로비 역할을 한다. 마을을 둘러보다 쉬어가도 좋고, 어르신에게 볼거리를 물어봐도 좋다. ㆍ군산 ‘후즈데어’ 군산 영화동에서는 ‘영화장’이라는 오래된 목욕탕과 여관이 게스트하우스로 재탄생 한 ‘후즈데어’에서 마을호텔이 시작된다. 프런트 역할은 영화타운에 있는 미국 음식점 ‘럭키마케트’가 담당한다. 스페인 레스토랑 ‘돈키호테’, LP바 ‘해무’, 청주바 ‘수복’ 등이 모여 있는 영화타운은 근대문화유산으로 유명한 군산의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ㆍ서울 ‘서촌유희’ ‘서촌유희’는 오래된 한옥과 옛길의 흔적이 골목 곳곳에 녹아 있는 동네의 개성 넘치는 가게들을 연결하고, 걷기 좋은 골목과 장소를 제안한다. 서촌유희의 한옥 숙소는 휴식을 취하며 나를 돌아보기 좋은 곳이다. 〈책으로 미리 챙기는 한달살기 ‘꿀팁’〉 1_여행 말고 한달살기 저자 김은덕, 백종민 출판 어떤책 한달살기를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가이드북. 장기 여행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꿀팁이 가득하다. 특히 해외에서 한달살기를 해보고 싶다면 상황별·계절별 추천 도시들을 보고 나에게 맞는 나라를 찾아보자. 2_60대 부부의 피렌체와 토스카나, 그리고 남부 이탈리아 소도시 한 달 살기 저자 김영화 출판 바른북스 한 도시에 머무르며 주변 소도시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자유로운 여행자에게 어울리는 책. 대중교통을 이용해 유럽을 둘러볼 방법을 소개한다. 3_다녀왔습니다, 한 달 살기 저자 배지영 출판 시공사 일하며 한달살기, 은퇴 후 한달살기, 반려동물과 한달살기 등 나의 상황에 맞는 계획을 세우기 좋은 책. 국내에서 한달살기를 했던 여행자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떠나고 싶어진다. ◆호텔에서 한달살기 ‘호텔에서 보내는 바캉스’라는 의미의 ‘호캉스’가 유행하더니 ‘한달살이’ 상품도 등장했다. 깔끔한 공간과 다양한 부대 서비스로 중장년에게 인기가 많다. 즐길거리가 많은 도심에서 일상을 만들어가는 한달살기를 하고 싶다면 호텔에서 머물러보는 것도 방법이다. 가격은 천차만별. 롯데호텔이 내놓은 ‘한 번쯤 꿈꾸는 호텔에서의 삶’을 주제로 한 시그니엘 서울 한달살기는 1000만 원이 넘는다. 신라스테이, 포포인츠바이쉐라톤, 롯데시티호텔 등은 100만~200만 원대에 이용할 수 있다. 호텔별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르니 취향에 맞게 골라보자. ◆주제가 있는 한달살기 하나의 주제를 정해 한달살기를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만 19세 이상 60세 이하인 작가들의 한달살기를 지원하는 ‘묵호등대마을 논골담길 한달살기’, 제주 시골집에서 보내는 어른의 방학 콘셉트의 ‘제주맥주 한달살기’, 다른 지역에서 원격 근무를 하며 살아보는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함께하는 ‘강원도관광재단 워케이션’, ‘제주 세화리 질그랭이 워케이션’ 등이 있다. 〈쉼이 되는 공간, 숙소 찾는 플랫폼〉 한달살기에서 중요한 건 머무르는 공간이자 생활을 하는 숙소다. 장기 숙박 상품을 모아둔 플랫폼에서 살고 싶은 숙소를 찾아보자. ㆍ미스터멘션 ‘쉼’을 제안하는 장기 숙박 플랫폼. 한달살기, 보름살기, 일주일살기에 맞춰 전국의 숙소를 볼 수 있다. 추천 숙소, 호텔, 프라이빗한 곳,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곳 등 다양한 테마가 다양하다. 개인이 숙소를 예약했다가 일어날 수 있는 ‘이중 계약’, ‘당일 입실 거부’ 등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최대 100만 원까지 숙소 비용을 보장하는 안전거래제도가 있다. ㆍ호텔에삶 한달살기를 할 수 있는 호텔만 모았다. 저렴한 3성급부터 5성급 프리미엄까지 서울, 수도권, 경상, 제주에 있는 호텔 숙박 정보가 있다. 호텔을 예약하기 전 미리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투어를 신청할 수 있다. 매월 할인 프로모션도 있으니 원하는 도시의 호텔 가격을 비교해보고 합리적인 호텔 라이프를 즐겨보자. ㆍ에어비앤비 에어비앤비는 숙박 공유 서비스다. 전문 숙박업체가 아니라 개인이 제공하는 빈집을 빌리는 개념이기 때문에 공간 상태도 천차만별이고 숙박업체와 같은 서비스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대신 저렴한 숙소를 구할 수 있다. 장기 숙박이라면 할인 제안도 해볼 수 있다. 특히 해외는 에어비앤비가 활성화되어 있어 잘 둘러보면 좋은 집을 구할 수 있다. 숙소 선택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슈퍼호스트’가 제공하는 숙소 위주로 보고, 해당 숙소의 후기와 별점을 참고하는 게 좋다.
- 2022-07-1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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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기상 고창군수가 말하는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고창의 매력
- 역사와 전통, 자연이 어우러진 고창군을 즐겁게 설명하는 그는 자부심으로 가득했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자연의 모든 요소를 가진 천혜의 환경 속에 여러 가지 특용작물 재배로 의욕적인 발걸음을 이어나가고 있는 고창군은 이미 귀농귀촌인들에게 자연과 사업을 아우르는 이상적인 곳으로 소문나 있다. 유기상 군수의 목소리로 도시민들이 고창에서 살고 싶어 하는 진짜 이유와 고창군의 특별한 매력과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세계적으로도 드문 광범위한 고인돌 유적지가 알려주듯 고창군은 3000년 전 한반도에서 해양 문화, 대륙 문화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살았던 곳입니다. 가히 한반도의 수도였다고 할 수 있죠. 산, 들, 강, 바다, 갯벌까지 자연의 모든 게 있는 곳이며, 쾌적한 환경 속에서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기상 고창군수의 목소리에 배어든 자신감처럼 전라북도 고창군은 우리에게 꽤 익숙한 지명이다. ‘삼시세끼’, ‘1박2일’, ‘6시 내 고향’, ‘한국인의 밥상’ 등 시청률 높은 다양한 방송을 통해 산과 바다, 들녘이 공존하는 깨끗한 환경의 청정 지역으로 꾸준히 전국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한 2013년 5월에는 고창의 행정구역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청정한 자연환경을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았다. 이를 증명하듯 고창에는 선운산 도립공원, 노래로도 익숙한 선운사, 운곡습지, 학원농장 청보리밭, 동호해수욕장, 구시포해수욕장, 석정온천 등 관광지가 많고, 고창읍성, 무장읍성 등 역사·문화유적지가 계속 이어진다.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은 역사와 전통이 있는 곳이다. 하늘·땅·사람이 상생하는 고창 서울과 경기도를 제외한 지방 소도시 대부분이 당면한 문제는 바로 인구 감소 현상이다. 기존 인구는 고령화되고 젊은 인구는 대도시로 유출되다 보니, 출생자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아서 인구가 줄어드는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그런 반면 은퇴한 시니어들과 도시 생활에 지친 젊은 세대에게 귀농귀촌이 삶의 대안으로 각광받는 현상 또한 그 이면에 있다. 도시민이 농촌에 정착할 수 있을지 결정짓는 열쇠 중 하나는 농업 소득 창출에 있는데, 그 부분에서 고창은 특별한 장점이 있다. “고창은 다른 지역에 비해 농토가 넓고, 다양한 소득 작물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복분자, 수박, 멜론, 블루베리, 쌀, 인삼, 고구마, 땅콩, 고추, 김 등 고소득 작물이 많고, 이런 작물들을 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교육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고 평가받고 있죠. 그리고 고창의 농경지는 대부분 황토로 구성되어 게르마늄 성분이 타 지역보다 11% 더 많고, 볏짚에 많이 들어 있는 고초균도 타 지역 토양에 비해 5배 이상 많은 것으로 김길용 전남대학교 교수님의 연구 결과가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천 년을 가는 식초 만들다 유 군수는 고창에는 특산 고소득 작물이 많은 덕분에 부모님 대를 이어 농업에 도전하는 청년 농부들이 꽤 있다고 밝혔다. 그가 요즘 특별히 심혈을 기울이는 사업이 있다. 바로 식초다.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등의 이슈로 발효식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쩍 커진 상황. 그는 고창의 특산품인 복분자로 만든 식초는 기존 발사믹 식초보다 항산화 효과가 네 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한 마실거리 중 최고는 식초죠. 천 년을 갈 수 있는 식초는 사람을 살리는 식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고창을 세계 4대 식초도시 중 하나로 만드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고창군은 식초 원료가 되는 쌀과 보리 등 곡류와 복분자, 아로니아 등 베리류의 국내 최대 산지로 유명하다. 복분자 가공산업의 발달로 시설 기반이 이미 조성되어 있으며, 관련 분야 전문 인력 및 자체 연구소도 확보하고 있다. 식초 시장은 다른 발효식품과 달리 선도 지역이 없는 초기 산업 형태이기 때문에, 차별성과 경쟁력을 갖춘다면 고창식초가 세계적인 명품 식초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에 따라 2021년에는 식초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이 추진된다. 발효식품 공유 시설을 구축하기 위한 발효식품 공유 플랫폼 구축 사업과 복분자식초를 활용한 면역력 제품 개발 사업, 식초 문화 확산을 위한 식초마을 구축 확대 등 식초산업이 미래 농생명 식품산업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문화·치유 도시로서의 귀농귀촌 지역 최근 5년간 해마다 평균 1300세대, 1600명 이상 인구 유입 성과를 올리고 있는 고창군이 귀농귀촌인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는 무엇이 있는지 들어봤다. “우선 예비 귀농귀촌인을 위한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를 2018년부터 30세대 규모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1950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를 대상으로 입교신청서를 접수한 결과 39명이 지원했더군요. 이후 서류심사 및 면접을 통해 30세대를 선정했습니다. 입교생들은 센터 내 공동주택 및 단독주택에 거주하면서 3월부터 11월까지 공동 실습 하우스와 텃밭을 활용한 작물 재배, 선도 농가 현장 견학, 고창군의 문화유적지 답사 등 다양한 교육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귀농인을 위한 영농정착금 지원과 초보귀농인 서포트 사업도 있다. 영농정착금은 주민등록 주소 기준으로 도시 지역에서 12개월 이상 거주하다 고창으로 전입(3년 이내)해 농업경영체로 등록된 만 60세 이하 귀농인을 대상으로 1인당 100만 원을 3년에 걸쳐서 지원하는 사업이다. 초보 귀농인 서포트 사업은 고창으로 전입 3년 이내, 만 60세 이하로 농업경영체에 등록된 귀농인에게 종자·비료·농약 등 농업에 필요한 경상비용으로 200만 원 이내의 지원금을 준다. 귀농창업 활성화 지원 사업은 좀 더 고참(?) 귀농인을 위한 사업이다. 이는 고창으로 전입 5년 이내, 만 65세 이하 귀농인 세대주로서 창업자 또는 창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필수 교육과 창업 컨설팅 완료 후 사업계획서 발표 및 심의 결과에 따라 창업실행비를 차등 지원한다. 고창에서 거주지 마련을 희망하는 도시민을 위해 시행하는 귀농귀촌 농가주택 수리비 지원 사업은 고창으로 전입 5년 이내로 주택을 구입 또는 임차 후 수리하여 정착하고자 하는 세대주에게 지붕·화장실·주방 개량 및 보일러 교체 등 주거 생활에 꼭 필요한 수리비를 300만 원까지 지원한다. 최근 인구 통계적인 급격한 변화에 따른 가족과 이웃의 해체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고창군에서는 이러한 점에도 주목해 소규모 귀농귀촌 기반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5세대 이상이 협의체를 구성하여 대표자를 선정, 건축 허가를 받은 후 사업을 신청하여 대상자로 선정되면 5000만 원 이내의 사업비로 진입로 포장, 상하수도 관로 매설, 배수로 및 옹벽 설치 등 필요한 기반을 조성해준다. 귀농 인구 전국 1위 기록 이러한 배경과 노력 덕분일까.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고창으로 전입한 귀농귀촌 총 인구는 1만2755세대, 1만7842명이다. 특히 통계청 조사 결과 2018년에는 1363세대 1748명이 전입하여 전국 기초지자체 중 귀농 인구 1위를 했으며, 2019년에는 1104세대, 1370명이 전입하여 전국 5위(전라북도 1위)의 성과를 달성했다.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에서의 성과 또한 출중했다. “지난해 27세대가 체류형 시설에 입주하여 8개월간 영농 관련 교육을 받고 총 20세대가 고창에 정착, 74%의 정착률을 기록해 체류형 시설을 운영 중인 전국 8개 지자체 중 가장 높은 성과를 올렸습니다. 지난해 교육을 수료한 후 고창에 정착한 20세대는 고창이 쾌적하고 살기 좋은 곳이라며, 도시에 사는 친구 및 지인들에게 아름답고 깨끗한 고창으로 오라고 권유하는 등 고창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고창군은 이러한 가시적 성과를 바탕으로 귀농귀촌인 재능기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회 각 분야에서 다양한 경력과 경험을 쌓고 귀농이나 귀촌을 해 농촌에서 소중한 재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고창군 자원봉사센터 및 각 읍면 귀농귀촌협의회 지회와 연계하여 각 마을 상황에 맞는 재능기부가 가능하다. 이런 재능기부를 통해 성취감 및 자존감 향상은 물론, 기존 마을 주민들과 소통하며 갈등도 해소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유 군수의 설명이다. 그러나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한다고 해도 귀농귀촌은 어려운 일이다. 생활의 근거지를 변경하는 것은 큰 변화가 뒤따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유 군수는 예비 귀농귀촌인들에게 귀농귀촌을 한 후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농사를 짓는다면 어떤 작물을 선택할 것인지 고민하고 연구하고 많은 정보를 찾아서 비교 분석해보라고 조언했다. 목표를 분명히 설정한 다음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가장 적절한 곳을 귀농귀촌지로 정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주거지 및 농지 마련 문제를 해결하려면 해당 지역을 자주 찾아서 여기저기 다녀보길 바랍니다. 먼저 귀농귀촌한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경험도 들어보고, 행정에서 운영하는 귀농귀촌 상담실을 찾아가 상담도 해보고, 발품 팔아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결정했을 때, 귀농귀촌에 성공할 확률이 더 높아질 것입니다. 새로운 가치, 삶의 가치를 위해 생활의 틀을 바꾼다는 생각으로 오시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지원정책이나 보조금만 기대하고 오시지 않길 바랍니다. 그저 자연과 하늘·땅·사람과 함께하는 고창에서 치유하며 사는 행복한 삶을 생각하고 내려오시면 참 좋겠습니다.”
- 2021-06-11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