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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문학의 발자취를 간직한 세계여성문학관
- ‘세계여성문학관’은 2000년 11월 여성 문학 관련 연구 지원을 위해 숙명여자대학교 도서관 내에 설립됐다. 도서관 안에 문학관이라니 처음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도서관(Library), 기록관(Archives), 박물관(Museum)의 합성어 ‘라키비움’인 세계여성문확관은 ‘라키비움’의 독특한 특성을 살려 여성 문학 연구를 지원하며 다양한 기획전과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일명 ‘막장’ 드라마계의 3인방으로 불리는 작가 문영남, 작가 임성한, 작가 김순옥.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여성 작가라는 점이다. 여기에 , , 등 많은 드라마를 흥행시키며 드라마 작가로서 한 획을 그은 노희경도 있다. 그야말로 여성 작가의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문학사의 주류에서 여성 작가들은 소외되어왔다. 엄청난 변화임이 분명하다. 여성 문학이 이렇게 발전 가능했던 이유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던 시절에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펜을 쥐었던 여성 문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여성문학관’은 바로 이들의 발자취를 수집하고 연구하는 곳이다. 숙명여자대학교 도서관 입구로 들어가자마자 오른쪽으로 꺾으면 세계여성문학관으로 들어가는 문을 바로 찾을 수 있다. 그 문을 열면 약 10만3000권의 세계여성문학 작품으로 가득한 공간이 눈앞에 펼쳐진다. 2층에 마련된 갤러리는 상설 전시와 기획 전시로 꾸며져 있다. 여성 문인들의 문학작품이 한곳에 1층을 빼곡하게 메운 서가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장서(藏書)가 여성 문인의 이름에 따라 체계적으로 분류되어 있다는 점이다. 방문객이 관심이 있는 작가를 서가에서 찾으면 그 작가의 다양한 문학작품을 한꺼번에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서가 옆과 뒤쪽으로 마련된 책상을 이용하자. 이곳에 앉아 세계여성문학관 내에 진열된 도서를 얼마든지 꺼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문학작품으로 빼곡히 채워진 아래층에서 한가롭게 책을 읽다 지루해질 쯤 2층으로 가보자.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성 문인들이 발표한 작품집의 초판본과 애장품을 상설 전시해놓은 갤러리를 만날 수 있다. 올라서자마자 벽면에 부착되어 있는 동판이 시선을 끈다. 선정위원회가 고심 끝에 선정한 23인의 세계 여성 문인의 사진과 명문구로 꾸민 것이다. 최명희, 박완서, 박경리 그리고 제인 오스틴 등 여성 문학을 대표하는 문인들의 흔적을 감상할 수 있다. 동판 아래에는 한국 문학 초판본이 연도별로 구분, 전시되어 있고 바로 맞은편엔 외국 서적 초판본이 나란히 진열되어 있다. 이곳에서 1층을 내려다보면 특별한 장면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서가 위로 쓰인 문학 작품의 글귀들이다. ‘주요 문인 기증코너’에선 의 소재가 된 남편의 모자, 즐겨 쓰던 서예도구, 찻잔 등 김남조, 박완서, 한무숙의 작품에 드러난 소재들과 작가들이 평소 아꼈던 애장품을 볼 수 있다. 교수들이 직접 추천하는 책 5월부터는 ‘내 인생의 행복한 책읽기’를 주제로 새롭게 기획 전시가 이뤄지고 있다.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들이 직접 참여해 내놓은 기증품, 애장품, 추천도서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번 기획전은 내년 4월 말까지 이어된다. 숙명여자대학교 중앙도서관 학술정보서비스팀 박성희 부장은 “이번 전시를 마친 뒤 시인 기념전이나 학생들이 꼽은 ‘내 인생의 책’을 모아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람 정보 주소 서울시 용산구 청파로 47길 100 전화 02-710-9710 관람시간 학기 중 09:00~19:00 (평일) ~15:00 (주말) / 방학 중 09:00~17:00 (평일) ~12:00 (주말) 휴관일 일요일 및 법정 공휴일 입장료 무료
- 2017-09-0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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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관 답사기] 문화가 흐르는 길 옆, 문학 숙녀의 아지트를 탐방하다
- 혜화역 4번 출구를 나와 혜화동 로터리에서 길을 건너 3분가량을 걸었다. 한무숙 문학관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무심히 걷고 뛰던 대학로 길 옆. 이 익숙한 거리를 수없이 지나다니면서도 문학관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니. 조용한 골목으로 들어서자 문학관 입구가 보였다. 긴 숨을 내쉬고, 무거운 나무 대문을 열고. 그녀와 첫인사를 나눴다. 한무숙(1918~1993)은 일제 강점기에 태어난 소설가다. 어려서부터 몸이 허약해 학교보다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 중이염, 폐결핵 등을 앓아 어렸을 때 어른들이 ‘서른이’라는 별명을 지어줬다고 한다. 서른까지만이라도 살아달라는 당부였다. 뇌막염으로 왼쪽 청력을 잃었지만 삶에 대한 의지와 탐구는 끊임없었다. 그림 재능이 있어 초등학교 2학년 때 독일 베를린 만국 아동 전시회에서 입상했다. 언어 능력도 뛰어났다. 독학으로 영어와 프랑스어를 익혀 쓰고 읽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화가를 꿈꿨지만 1940년 결혼 이후 그림 그리는 것이 쉽지 않아 펜과 종이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글쓰기로 전업했다. 1941년 잡지 장편소설 현상 공모에서 ‘등불 드는 여인’이 당선되면서 문단에 등단했다. 대표 소설로는 , 등이 있다. 은 폴란드어, 영어, 프랑스어, 에스토니아어, 체코어, 중국어로 번역됐다. 대표적인 기념사업으로 1995년부터 한무숙문학상을 재정해 1년 중 활약이 돋보인 중견 소설가에게 상을 주고 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한무숙 소설 독후감 쓰기 대회’도 2011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작가의 흔적, 문학관에 담다 한무숙 문학관은 작가가 40년 동안 살았던 종로구 명륜 1가의 한옥집에 세워졌다. 대청마루에 꾸민 1전시실과 2전시실인 응접실, 집필실, 한무숙 작가의 사진과 다양한 소품 등을 전시해놓은 3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입구로 들어가 바로 앞에 보이는 널찍한 대청마루가 1전시실이다. 다양한 언어로 번역된 한무숙 작가의 대표 소설 에서부터 단행본, 평소 썼던 메모지, 여권, 여행을 하면서 가지고 다녔던 주사기 등 한무숙 작가의 대표 소장품들이 전시돼 있다. 2전시실은 응접실이다. 한무숙 작가가 살았을 때보다 집안 내부 규모를 넓혔다. 2006년 공사를 진행했는데 응접실 중앙에 있는 기둥을 기점으로 왼쪽이 원래는 뒷마당이었다고 한다. 펄벅 여사를 비롯해 국내외 유명 인사들이 다녀간 이곳에는 작가의 소품과 유명 문인과 화가들이 직접 선물한 족자 등이 전시돼 있다.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곳 한무숙 문학관의 백미는 집필실이다. 작가가 마치 살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그대로 잘 보존돼 있다. 살아생전에는 책이 더 많았는데 수천 권에 이르는 책을 숙명여대에 기증했다고 한다. 전시를 위해 책상의 방향을 관람객 쪽으로 돌려놓은 것 말고는 옛 모습 그대로다. 책상 위에는 작가가 쓰던 만년필과 잉크, 손녀가 그린 그림 등이 놓여 있어 따뜻함을 더해준다. 평소 사용했던 오래된 양산과 우산도 방 한쪽에 자리 잡고 있다. 3전시실에 들어가면 작가가 시집갈 때 만들었던 수공예품을 비롯해 초기작 영인본을 감상할 수 있다. 드라마로 제작됐던 소설 의 비디오 등도 전시돼 있다. 한무숙 문학관은 사립박물관이지만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박물관보다 작다. 관람료는 받지 않지만 박물관 측은 방문 전에 꼭! 예약을 해달라고 당부한다. 예약을 하면 상주하는 문학사가 관람객들과 전시실을 함께 다니면서 친절하게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한무숙 작가의 아들인 김호기 관장은 어머니의 소설을 이해하는 관람객을 소중히 모시고 설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매일 관람객이 꾸준히 찾고 있다. 관람 정보 관람시간 평일 9:30~5:00 (전화 예약 후 관람 가능), 주말 및 공휴일 휴관 (토요일 오전 관람 가능) 입장료 무료 문의 및 예약 02-762-3093 위치 서울시 종로구 명륜1가 33-100(지하철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 혜화초등학교 방향 약 200m) 홈페이지 www.hahnmoosook.com
- 2016-12-05 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