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을 “내리사랑‘이라고들 한다. 되돌려 받기를 바라지 않는 자녀에의 헌신적 사랑. 그건 통계적으로도 확인된다. 그런데 자녀들은 부모 부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100세 장수시대여서 금전적 노후 준비는 날로 더 필요해지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런 와중에서도 자녀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은 우선이다. 자녀 결혼자금 염출도 노후 자금으로 모아둔 돈을 사용하는 데 망설이지 않는다.
삼성생명 인생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자녀 결혼 비용으로 예금이나 적금을 활용하겠다는 의견이 93.2%로 가장 높다. 빚을 내서 돕겠다는 의견도 12.3%이고 퇴직금 활용 11.2%, 개인연금이나 보험을 해약해 쓰겠다는 의견도 5.3%다. 사는 주택을 처분하겠다는 의견이 5.0%, 주식 등 유가증권 매각도 10.6%로 나타난다. 자신들의 노후생활비로 준비한 것들이다. 내리사랑의 통계적 증명인 셈이다.
그에 비해 자녀 세대의 생각은 어떨까?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자녀의 부모 도움은 2008년 52.9%에서 2018년에는 44.4%로 급격히 낮아졌다. 자녀들의 생활이 쉽지 않아서일 터이고 가족 해체 등 사회적 변화의 한 단면으로 볼 수 있다. 자녀 세대의 48.3%는 부모 부양을 정부와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19.4%는 부모 스스로가 해결해야 한다고 여기고 있다. 가족이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은 26.7%에 불과하다. 당연한 결과이지만, 고령자 부모들의 생활비 마련 방법이 과거 자녀들의 지원 형태에서 벗어나 스스로 해결해 가는 추세다. 부모 스스로 해결한다는 응답이 2008년의 46.6%에서 2018년엔 55.6%로 높아졌다.
100세 장수시대, 노후준비를 누가 해야 할지가 뚜렷해진다. 가족에게 의지할 생각은 아예 버려야 하고 스스로 살아갈 궁리를 해야 한다. 그렇다면 자녀 결혼자금 등은 어떻게 할 것인가? 비용이 많이 드는 현재까지의 방식을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또 어린 시절부터 독립심을 키워주는 교육도 필요할 테고. 내리사랑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자녀들이 손을 댈 수 없는 개인연금이나 주택연금 등을 준비해둬야 하고, 이래저래 노인세대의 내리사랑 방식은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10일 ‘대한민국 직장인 은퇴백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직장인 은퇴백서는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2000만 직장인을 위한 은퇴설계 지침서로 ‘노후생활비, 얼마나 될까’ 등 체계적인 노후준비를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10가지 사항을 담고 있다.
대한민국 직장인 은퇴백서는 장수시대를 맞아 노후준비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3층 연금을 중심으로 한 연금제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또 노후준비에 활용하기 좋은 금융투자상품들도 ‘시니어 재테크 비밀노트’라는 코너를 통해 소개한다.
박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은 “100세 시대가 리스크가 아닌 축복이 되려면 길어진 기대수명만큼 경제수명을 늘려야 하지만 대부분 노후준비를 막연하고 어렵게 생각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직장인 은퇴백서가 직장인의 노후준비를 위한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따끈한 차 한 잔 생각나는 가을의 끝자락 독서의 계절에 읽을 만한 신간을 소개한다.
◇ 죽음 가이드북 (최준식 저ㆍ서울셀렉션)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죽음학 강의’,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임종학 강의’ 등을 펴내며 국내 죽음학의 선구자 역할을 해온 최준식 교수의 신간.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겸 한국죽음학회 회장인 그는 인간의 죽음과 무의식, 전생, 사후세계 등을 학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왔다. 김 교수는 이번 책에서 다양한 죽음의 모습을 통해 현재 삶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긴다. 삶과 죽음에 대해 탐구해볼 만한 여섯 가지 주제 속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장자를 비롯해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연구자, 작가, 철학가 등의 이야기를 담아 죽음에 대한 다양한 철학을 소개한다. 첫 장을 ‘죽음의 성찰’로 시작해 마지막 장을 ‘삶의 성찰’로 매듭짓는 구성 또한 돋보인다. 저자는 “죽음을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 지금의 삶을 영적으로 고양시킬 수 있다”며 “죽음을 내 삶 안으로 들여와 항상 생각하며 산다면 삶은 분명 자유롭고 심오해질 것”이라 조언한다.
◇ 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저ㆍ열린책들)
1000만 부 이상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러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후속편. 전작에서 100세 생일에 양로원 창문을 넘어 도망쳤던 노인이 이번에는 101세 생일에 열기구를 탔다가 조난하며 또 다른 모험을 떠난다.
◇ 가기 전에 쓰는 글들 (허수경 저ㆍ난다)
故 허수경 시인의 유고집이다. 2011년부터 지난해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7년간 기록한 시작 메모를 비롯해 대표작과 시론 등을 담았다. 마지막 순간에도 시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았던 시인의 삶을 문장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 할머니의 요리책 (최윤건, 박린 저ㆍ위즈덤하우스)
할머니가 지어주신 밥을 먹으며 자란 손녀가 할머니와의 소중한 시간을 추억하기 위해 만든 요리책이다. 아흔을 넘긴 할머니의 삐뚤빼뚤 손글씨와 손녀의 사랑스러운 손그림이 어우러져 레시피에 온기를 더한다.
◇ 200세 시대가 온다 (토마스 슐츠 저ㆍ리더스북)
알츠하이머와 암은 물론, 노화와 죽음에 도전하고 있는 실리콘밸리 비밀 연구소의 흥미로운 의학 연구들을 소개한다. 기자 출신인 저자가 10년간 취재하고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실리콘밸리 연구소의 풍경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인생을 2모작도 아닌 5모작까지 치르고 지금은 6모작을 준비 중이라는 사람, ‘N잡러’ 장필규 행복 제1연구소 소장은 1955년생으로 정확히 베이비붐 시대의 한복판에서 태어난 100% 베이비부머다. 그는 요즘 프리워커로서 고용노동부 내공강사, 노사발전재단 전문강사, 경기도 6차산업 현장 코칭 컨설턴트, 인천농촌융복합 현장코칭 전문위원 등 다섯 가지 일을 동시에 하고 있다. 그야말로 정년이라는 단어가 의미 없는 삶을 영위하는 셈. 장차 6모작을 넘어 9모작까지 완성하는 게 꿈이라는 그가 말하는 인생 후반기의 삶과 잡(job)에 대한 철학을 들어봤다.
“제 인생의 4모작은 50플러스재단 컨설턴트였고, 5모작은 N잡러로 활동하는 지금이죠. 이제 6모작을 준비하고 있어요. 시니어에게 일은 새로움과 행복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여행하듯이 즐거움을 찾는 거지요.”
‘N잡러’ 장필규 씨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도 바쁘게 일하고 있다. 현재 그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 노사발전재단, 지방자치단체의 컨설턴트와 전문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9모작을 최종 목표를 두고 6모작을 준비하기 위해 직업상담사,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고 있다.
“환갑을 넘어 케어를 받아야 할 사람이 사회복지사 공부를 한다고 집사람이 잔소리를 하네요.(웃음) 그런데 저와 같은 나이대에도 취약 계층이 있을 거예요. 제 연배의 장애인이나 소외 계층을 위한 삶을 살고 싶은 거죠. 예전에 거창에서 일할 때 요양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어요. 나도 머지않아 그분들과 같은 입장이 될 텐데 이야기 들어주고 도와주니 즐겁더라고요.”
퇴직 없는 삶 위한 평생현역 꿈꿨으나…
그의 이름에는 베풀 장(張), 도울 필(弼)이라는 글자가 들어가 있다. 어쩌면 그의 아버지가 이름을 지어줄 때 베풀고 도와주라는 의미로 새긴 게 아닐까. 현재 그의 모습은 이미 숙명처럼 정해져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건국대학교 축산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81년 두산그룹 계열사인 배합사료 회사 두산곡산에 취직하면서 본격적인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한강의 기적’이 펼쳐지던 시기였고 그의 삶 또한 대기업 직장인으로서 안정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사태가 터지면서 그도 사회적 환경에 따른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 그에게 던져진 자리는 두산종합식품 식품사업 부문의 김치공장 관리부장. 고민을 했지만 결국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김치공장으로 간 그는 관리부장, 공장장을 거치며 10여 년간 김치 제조의 일선에서 일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회사 주인이 바뀌는 일이 일어났다. 두산이 식품사업 부문 전체가 대상에 매각될 때 그는 6년 후배가 상사로 승진하는 것을 보게 된다. 더는 버틸 수 없었던 그는 대상 소속으로 2년 정도를 더 지내다 2008년 4월에 퇴직한다.
끊임없는 도전, N잡러로 거듭나다
54세의 나이, 인생 1막이었던 대기업 직장인으로서의 27년은 끝이 났다. 삶에 대한 허무감과 삶을 유지해야 한다는 고통이 동시에 밀려왔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치주염 수술을 여섯 번이나 받아야 했던 그는 수술 후 재취업을 도와주는 노사발전재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에 찾아가는 것으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이력서 작성법, 면접 스킬 등을 교육받은 그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농업 최고경영자 경영대학원 과정에 합격한 뒤 몇 번의 테스트까지 통과하며 마침내 울진농수산물유통농업회사법인 대표로 취임했다.
그러나 그토록 고생하며 올라간 자리였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과는 맞지 않는 것 같았다.결국 대표 자리를 그만둔 그는 마침 일본 회사와 울진군의 합작 회사인 울진로하스코리아에서 대표 제안을 해와 CEO로서 3년을 지냈다.
“인생 2막의 과정은 지방에서 CEO로 일을 하며 자신에게 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삶의 터닝포인트가 되면서 재무 문제도 해결되고 가족관계는 물론 건강도 좋아졌죠.”
울진로하스코리아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후에는 2012년 말부터 일자리희망센터를 찾고 취업박람회에 꾸준히 참석하면서 다시 한 번 기회를 노렸다. 그리고 마침내 농촌진흥청에서 마케팅 전문위원으로 인생 3막을 펼쳤다. 이곳에서 5년간 근무하며 농가 500곳을 대상으로 한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어 서울시 50플러스재단, 노사발전재단, 고용노동부 등지에서 강사 및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4막의 장을 펼쳤고 진정한 N잡러가 되었다.
수입 적더라도 즐거움 주는 천직 찾아야
“이제 베이비부머들은 잡(job)이 아니라 워크(work)를 해야 해요. 워크는 천직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천직을 찾아야 오래 즐겁게 할 수 있으니까요.”
그에게 시니어 구직자들의 마음가짐에 대해 묻자 제2인생에서는 일이 무조건 즐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일이 놀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지난 삶의 궤적을 돌아보면 이해가 가는 말이다. 수입은 적더라도 길게 오래할 수 있는 천직을 찾아야 한다고 충고하는 그가 N잡러로 다양한 일을 동시에 하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우리 나이에 경제 문제를 해결하려면 하나의 직업 가지고는 안 됩니다. 적어도 세 개 내지 다섯 개는 가지고 있어야 과거 연봉의 절반 정도가 되죠. 특히 시니어는 공부를 위한 비용이나 손주들 용돈, 네트워크 유지비 등 지출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가 또 강조하는 것은 사고의 유연성, 관계의 유연성이다.
“적을 만들면 안 됩니다. 제 주위를 보면 어떤 사람과는 케미가 맞지 않다고 안 만나는 사람들이 있어요. 물론 그건 취향이기에 좋다 나쁘다 판단을 내릴 순 없죠. 다만 기왕이면 유연성을 갖고 적을 만들지 말아야 평화롭고 품위 있는 노후를 보낼 수 있습니다.”
열린 마음, 유연함으로 세상 대하기
그런데 삶의 부침들을 겪으면서도 마음의 유연성을 갖추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에게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걸까?
“어느 접점에 있든 열린 마음을 실천하는 겁니다. 역지사지라고 하죠.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불편한 일이 많아져요.”
인터뷰를 하면서 보니 그는 도전적이라기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사람에 가까웠다. 그런 성품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쟁취해온 것이다. 어쩌면 그러한 결과도 그의 열린 마음 덕분에 가능했던 게 아닐까 싶다.
“박사학위를 가진 시니어도 일에 대한 욕망이 뜨거워요. 그런데 한국인은 디테일에 약해요. 그래서 매뉴얼이 있어도 막상 긴박한 상황이 되면 제대로 써먹지 못합니다. 습관화가 안 된 게 문제입니다. 그걸 극복하려면 계속 반복하고 고치고 훈련하는 수밖에 없어요.”
그는 구직을 하려면 ‘어떻게’에 관한 디테일한 액션 플랜을 짜서 지속적인 연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많은 테스트에 통과하며 자신의 자리를 잡은 그이기에 신뢰가 갔다.
나를 제대로 알아야 천직을 찾을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에는 그도 구직자 입장이었다. 그런 그가 이제는 구직자들을 상담하는 입장이 되었다는 게 삶의 아이러니처럼 느껴진다. 양쪽을 다 경험해본 그에게 두 입장에 대해 물어봤다.
“구직을 지원하는 정부 기관들은 고객 니즈에 맞게 세분화, 효율화되고 향상되어야 해요. 그런데 그런 시도가 진행되다가도 중간중간 끊기더라고요. 그게 아쉽죠. 그리고 구직자들의 입장을 보면, 그래도 구직을 위해 오는 사람들은 열정이 있는 거예요. 흔히 퇴직하면 ‘또 직장생활을 해야 해?’, ‘날 찾아주는 데는 없어’ 하며 의욕이 없는 경우가 많죠. 목표의식을 가져야 하는데 퇴직하는 순간 놔버리는 거예요. 물론 그럴 수 있어요. 그러나 그건 자신에게나 가족에게나 무책임한 거죠. 그런 심리를 어떻게 끌어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봐요.”
그는 은퇴자 혹은 퇴직자들이 자기진단을 해보고 자신에게 어떤 일이 적합한지 생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그렇게 자신을 파악하고 일을 찾다 보면 현실의 갭이 조금씩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지만 그걸 인내하는 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인 중에 20년 동안 독일 특파원 생활을 하면서 인문학을 공부한 사람이 있는데, 그가 말하길 ‘결론은 나를 찾게 되더라’ 하더군요. 나를 찾는 노력을 하고 준비하면 일이 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 인내심을 키우기 위해서 주위의 긍정적인 사람을 만나는 것도 한 방법이겠죠.”
욕심의 분모 줄이면 행복이 찾아온다
자신이 이 사회에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걸 확인할 때 더욱 의욕이 생기는 사람이 있다. 그는 100세 김형석 교수가 자신의 건강 비결로 ‘평생 손에서 일을 놓지 않은 것’이라고 한 말을 다시 전한다.
“사람은 일이 있어야 삶을 유지할 수 있어요. ‘60~65세가 자신의 황금기였다’는 김형석 교수님 말에 공감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N잡러 장필규 소장은 자신의 행복을 충분히 누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행복론을 소욕지족(少欲知足)에 비유했다. 행복해지려면 욕심의 분모를 줄여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욕심의 분모를 자꾸 키우면 내려놓기가 안 되는 사람이에요. 100분의 60과 60분의 60을 비교해보세요. 후자는 60만으로도 부족함이 없죠. 이렇듯 분모를 줄이면 60분의 60이 1이 되듯 가벼워집니다.
‘1’과 ‘일’처럼 디테일하고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알 때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 결국 ‘1’과 ‘일’처럼 은퇴 후 행복하게 살게 해줄 수 있는 놀이와도 같은 것이죠.”
노후에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되면 많고 적음을 떠나 돈과 건강, 관계, 여가 등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강조하는 그는 “행복이라는 단어를 의식하지 않고 여행하듯 사는 게 진짜 행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그렇게 담대하고, 여유롭고 자유로웠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고 해서 ‘소확행’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하지만 스스로 만든 단어 ‘소쏠행’을 더 좋아한다. 갈수록 불확실해지는 세상인 데다 ‘소소하지만 쏠쏠한 행복’은 마음먹기에 따라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은퇴한 이들은 물론 은퇴를 앞둔 이들도 이 같은 소쏠행을 미리부터 염두에 둬야 하지 않을까.
연금 300만 원을 받고 있는 공무원 출신 은퇴자는 동네 초등학교 보안관(학교지킴이)으로 근무한다. 주로 밤에 학교를 지키면서 월 100만 원 남짓 받는다. 60대 후반이지만 아직도 건강한 모습으로 손녀가 다니는 학교를 지킨다는 사명감에 불타 있다. 게다가 그의 손녀는 할아버지가 우리 학교 보안관이라고 친구들에게 으스대기까지 한다는 이야기에 어깨가 으쓱해지기도 한단다. 말 그대로 소쏠행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던 100세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문상을 가면 고인의 연세가 대부분 80대 중후반이고 90대도 흔히 볼 수 있다. 실제로 최빈사망연령, 즉 한 해 사망자 중 가장 빈도가 많은 나이가 1999년 82세에서 2017년 88세로 높아졌다. 최빈사망연령이 90세쯤 되면 주변에 100세 안팎의 어르신들을 흔히 볼 수 있다고 해서 ‘100세 시대’라고 부르는 것이다.
지난 2월 대법원은 ‘육체노동 가동연한’을 만 60세에서 만 65세로 상향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1989년 가동연한을 만 55세에서 만 60세로 상향조정한 이후 30년 만에 다시 5년을 연장한 것이다.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이란 ‘더 이상 일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나이’로 사고 등으로 사망하거나 영구적 장애가 발생했을 경우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잣대다. 대법원은 가동연한을 상향조정한 이유로 사회경제 구조 및 생활여건의 급속한 향상과 발전을 들었다.
구체적으로는 기대수명의 연장과 높은 실질은퇴연령,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 상향, 국민소득 증가 등을 제시했다. 기대수명은 1989년 남자 67세, 여자 75.3세에서 2017년 남자 79.7세, 여자 85.7세로 10년 이상씩 높아졌다. 주된 직장을 물러난 다음에도 소득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하고 있는 나이를 따지는 실질은퇴연령(effective retirement age)에서 우리나라는 남자 72세, 여자 72.2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여기에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이 60세에서 65세로 올라가고 있고 1인당 국민소득도 1989년 6516달러에서 2017년 3만 달러를 넘어섰다. 오래 사는 것은 물론 실제로도 일자리 현장을 떠나지 않는 등 여러 정황으로 판단컨대 가동연한을 연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소쏠행’ 일에서 찾자
몇 년 전 은퇴 3년 차인 선배가 필자를 찾아왔다. 은퇴연구소장이니 고민을 좀 들어 달라는 요청이었다. 은퇴한 후 그동안 시간이 없어서 못했던 취미와 스포츠를 마음껏 해보겠다고 2년여를 보내고 나니 갑자기 허망해지면서 내가 도대체 뭘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더란다. 은퇴 후 먹고살기가 어려워져서가 아니라 아직은 젊은데 뭔가 작아도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잠을 못 이루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은퇴자가 한둘이 아니다.
60세가 정년이라지만 주된 직장을 그만두는 나이는 55세 전후로 더 빠르다. 그렇다면 은퇴 후 100세가 되려면 40~50년을 더 살아야 한다. 90세, 100세 된 이들이 이렇게 오래 살 줄 알았더라면 그 많은 세월을 허송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들 말한다. OECD에서 나온 한 보고서의 제목은 ‘길어진 수명, 길어진 은퇴(Longer life, longer retirement)’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은퇴기간도 길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은퇴 후 그 긴 시간을 하릴없이 놀 수만은 없는 일이다. “노세노세 젊어서 노세!”는 지나간 유행가 가사일 뿐이다. 좀 더 일해도 충분히 건강하게 잘 놀다 갈 수 있다.
이 글을 쓰면서 휴대폰을 여러 차례 돌렸다. 구청 민원센터와 CCTV 관제실, 공항 택시 단속반, 버스와 택시 위법행위 단속반, 산림보호원 등 청장년들의 일자리와 부딪치지 않는 일자리에서 자긍심을 가지고 일하는 은퇴한 친구들이었다. 급여 수준이 월 30여만 원에서 많게는 200만 원대까지라고 서슴없이 말해준다. 너무 자세하게 말하면 우리 일자리의 경쟁률이 높아져서 안 된다는 말을 덧붙이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누군가에게는 작고 소소해 보여도 내가 발로 뛰어서 얻는 행복이 쏠쏠하면 바로 소쏠행이다. 가만히 앉아 있는데 누가 물어다주는 행복은 없다. 소득을 얻는 일에 얽매이기 싫다면 자원봉사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소쏠행은 마음에 달려 있지 소득의 많고 적음과는 상관없다. 자신감에서 나오는 긍정이 긍정 에너지를 만드는 선순환 고리를 소소한 일자리에서도 찾을 수 있다. 쏠쏠하면서도 큰 행복은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있다. 소쏠행의 문을 찾아 두드리자. 슬기로운 은퇴 생활을 시작하자.
도움말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김은혜 책임연구원
CHECK POINT 1 환율위험
해외 주식은 거래 국가의 통화로 환전해 투자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이 투자 손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경험이 부족하다면, 환율 변동성이 높은 이머징 국가보다는 미국 등 선진국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CHECK POINT 2 세금
해외 주식 투자는 국내 주식 투자와 달리 주식 매매손익(매매차익-매매차손)에 대해 양도소득세(22%, 주민세포함)를 분류과세한다. 특히 양도소득은 소득자가 직접 국세청에 소득신고 후 세금을 내야 하며 불성실 납부 시 가산세가 부과되므로, 양도소득 및 양도소득세 계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CHECK POINT 3 환전 및 거래 수수료
해외 주식은 반드시 거래 국가 통화로 투자해야 하므로 환전 수수료가 발생한다. 투자에 앞서 환전 수수료를 고려해 목표 수익률을 설정하고, 잦은 환전으로 불필요한 환전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CHECK POINT 4 국가(시장)별 상이한 주식시장 거래제도
투자하려는 해외 주식이 어느 시장에 상장되어 있느냐에 따라 거래통화부터 거래시간, 거래단위, 가격제한폭(상하한가) 등 주식시장 거래 제도가 달라지므로 빠짐없이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CHECK POINT 5 해외 주식 투자 정보 부족
대부분 증권사는 해외 전용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운용하며 해외 투자 정보를 제공한다. 종목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 분석, 환율 전망 등 다양한 리서치 자료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Q&A
Q. 해외 주식 결제금액 상위 종목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A. 2017년 해외 주식 결제금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미국에 상장된 글로벌 초우량 기업이며, 특히 인터넷·IT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해외 주식 결제금액 순위] 1위 CHINA AMC CSI300 INDEX ETF(홍콩), 2위 아마존(미국), 3위 엔디비아(미국), 4위 알리바바(미국), 5위 텐센트홀딩스(홍콩), 6위 알파벳(미국), 7위 애플(미국), 8위 넥슨(일본), 9위 비자(미국), 10위 페이스북(미국) *자료: 예탁결제원
Q. 해외 주식 거래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A. 증권회사 해외 주식 온라인 매매 서비스를 이용한다. 먼저 해외 주식 거래가 가능한 증권계좌를 개설 한다. 최근 비대면계좌 개설이 가능해져 지점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계좌 개설 및 외화증권 약정을 등록할 수 있다.
*계좌 개설 및 외화증권 약정 등록→증권사 MTS 또는 HTS 설치→입금 및 환전→해외 주식 주문→환전 및 출금
저마다 고치고 싶은 습관 한두 가지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오랜 습관은 고치기 힘들고 개선 의욕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100세 시대를 사는 현재, 나쁜 습관이 있다면 여든에라도 고쳐야 남은 20년이 더욱 즐거울 것이다. 브라보 동년기자단이 꼽은 시니어의 7가지 나쁜 습관들에 대해 최명기 연구소장에게 그 원인과 해결 방법을 물었다.
도움말 최명기 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 겸 최명기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걱정도 습관이다’, ‘게으름도 습관이다’의 저자)
[사례1] 건강 맹신에 대한 자기 과신 김종억(65) 동년기자
당뇨 환자에게 과도한 운동은 활성산소를 유발해 당뇨 수치를 올린다는 교육을 받았으나 신뢰하지 않고 열심히 운동했다. 빠르게 걷기 2만 보, 8시간 이상 자전거 타기 등을 했다. 어느 날 저녁식사 전 격렬한 운동을 한 뒤 확인해보니 당뇨 수치가 오히려 상승했음을 알게 됐다. 직접 실험적 수치로 확인한 뒤에야 믿게 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과도한 운동 습관을 고치고 건강을 자신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Solution 약을 먹고 건강하든, 먹지 않고 건강하든, 건강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약을 먹으며 건강을 유지하면 온전한 것이 아니라고 여기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럴 경우, 처방약 대신 식사 조절, 운동 등으로 건강해져야 한다는 강박이 생깁니다. 그러다 보면 검증받지 않은 민간요법에 의존하기도 합니다. 결국 병이 악화하면 나중에는 약은 약대로 먹고 후유증까지 남습니다. 자기 과신보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례2] 바둑 중독(게임 중독) 이두백(68) 동년기자
인터넷 바둑을 즐긴다. 한 번 시작하면 몇 시간을 지속하게 되고 밤을 새우는 경우도 있다. 더러는 한두 끼니를 거르며 몰입하기도 한다. 아내의 불평이 커짐은 물론 다음 날 잠이 부족해 나른해지고 허리도 아프고 눈도 따가워지며 생활 리듬이 흐트러진다. 더 큰 문제는 다른 일에 대한 의욕이 사라지고 맑고 차분한 심적 상태가 고갈되어 가는 것이다. 바둑의 마력과 유혹 그리고 단절욕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Solution 인간에겐 자존감을 유지할 수단이 필요합니다. 바둑은 그 수단이지요. 또 재미가 없으면 사는 게 아닙니다. 과거에는 책도, 영화도, 산책도 재미 있었습니다. 그래서 온종일 바둑 둘 시간이 없었겠지요. 최근 바둑에 중독된 것은 예전의 활동들이 재미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게임 중독이라는 생각이 들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없애야 합니다. 그리고 바깥 활동을 늘려나가면, 자연스럽게 게임 중독에서 풀려날 겁니다.
[사례3] 난폭운전 습관 김미나(54) 동년기자
여성스러운 내가 다른 사람이 되는 건 운전할 때다. 바쁠 때 과속이나 무리한 차선변경을 하던 게 습관이 돼 이제는 급한 일이 없어도 난폭운전을 한다. 그러다 어느 날 대학 시절 진한 짝사랑의 상처를 주었던 선배가 내 차를 타게 됐다. 선배는 “너 운전 원래 이렇게 해? 운전 좀 살살 하고 다녀”라며 메마른 말을 던졌다. 이후 숙련된 난폭운전 습관이 스르르 떠나갔다. 사랑이라는 부드러운 한 방의 힘 아니었을까.
Solution 난폭운전의 경우 법적인 문제나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심각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가령 부모님을 모실 때는 난폭운전을 삼가하겠지만 운전 습관을 고치려면 누가 옆에 있건 안전 규칙을 지켜야 합니다. 그러면 화날 일이 덜 생기고, 자연히 나를 방해하는 차도 줄어듭니다. 짜증이 나면 물을 마시거나 잠깐 차를 멈춰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나아지지 않는다면 가능한 한 다른 사람을 태우지 말고 때때로 대중교통을 이용합시다.
[사례4] 습관과의 GO-STOP 실천 가재산(64) 동년기자
습관과의 고스톱을 통해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나쁜 습관은 아무도 스톱시킬 수 없고 오직 자신만이 가능하다. 따라서 습관과의 고스톱에서 이겨야 한다. 좋은 습관은 계속 고(go)해서 내 습관으로 만들고, 나쁜 습관은 스톱(stop)해서 버려야 한다. 나는 20년 동안 해마다 12월 31일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습관과의 고스톱 판을 만들어 휴대폰에 저장하고 자주 이것을 꺼내 보면서 하나씩 실천해나가고 있다.
Solution 자신과의 승부는 나쁘지 않습니다. 나와 내기를 해서 좋은 습관을 이어가거나 나쁜 습관이 없어지면 스스로 상을 주는 것도 바람직합니다. 또는 주위 친구들과 내기를 해도 좋습니다. 그러면 서로 감시하고 위로하면서 나쁜 습관을 없애고 좋은 습관을 이어가게 됩니다. 실제 알코올 단절 모임도 이 같은 심리를 이용합니다. 좋은 습관을 들이려면 좋은 습관을 지닌 이들을 가까이, 나쁜 습관이 있는 이들을 멀리해야 도움이 됩니다.
노후의 삶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장수리스크’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준비 없이 맞이하는 긴 노년은 괴로움만 더할 뿐이다. 따라서 나이에 맞는 ‘생애자산관리’가 뒤따라야 하며, 은퇴 직전인 50대뿐만 아니라 30~40대부터 노후필요자산에 대한 적정성 점검과 자산 극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은퇴 이후에는 노후 기간을 세분화하여 자산의 적정한 인출과 소득의 보완에 신경 써야 한다. 금융업계 전문가들이 꼽은 시니어가 알아야 할 재무 설계 키워드를 은퇴 전·후로 나눠 정리해봤다.
도움말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
PART1. 은퇴 전 시니어 재무 설계 키워드
◇ By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김동엽 상무·은퇴교육센터장
#1 '5565'
직장에서 정년퇴직하기 직전 5년부터 퇴직한 뒤 5년에 해당하는 55세부터 65세 사이의 시기를 말한다. 직장생활을 잘 마무리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는 시기로 매우 분주한 때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인간관계 중심이 회사에서 가정으로 바뀌므로 회사형 인간에서 가정형 인간으로 변화해야 한다. 아울러 노후자금 관리도 돈을 모으는 ‘적립’에서 ‘인출’ 중심으로 변화한다.
#2 임금피크 ≠ 인생피크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면서 55세 전후로 임금피크를 실시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 근무연한이 늘어나면 임금도 상승하는 연공서열방식 임금제도와 달리,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특정 연령부터 임금이 줄어든다. 임금이 줄어들면 덩달아 퇴직급여도 줄기 때문에 대응을 잘해야 한다. 기업에 따라 임금피크에 해당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사전은퇴 교육을 시행하는 곳도 있으니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노후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임금피크 전후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인생 후반전이 달라진다. 자칫 이 시기를 무의미하게 보내면 임금피크가 인생피크가 될 수도 있다.
#3 이중부양
은퇴를 앞둔 50대는 자녀부양과 부모봉양이라는 두 가지 짐을 짊어진 경우가 많다. 그나마 현재 50대는 경제가 고도성장할 때 직장에 다니며 부를 축적하고 노후준비도 할 수 있었지만, 그들의 부모 세대는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노후를 맞이했다. 게다가 고도성장의 열기가 식으면서 그들의 자녀 세대 또한 제대로 된 일자리를 얻지 못해 생계를 꾸려가기 힘든 상황이다. 부모봉양과 자녀부양이라는 이중의 짐이 50대 어깨 위에 얹혀 있는 셈이다. 게다가 자신의 노후준비까지 하려면 연금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공적연금과 퇴직연금을 통해 기초생활비를 만들고, 여기에 개인연금과 주택연금을 더해 기본 생활비를 마련하자.
◇ By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조명기 수석연구원
#4 퇴직금을 지켜라
우리나라 남성 근로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6.7년으로 OECD 주요국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평균 근속연수가 짧으면 이직 때마다 노후자금의 주요 축인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찾아 다른 용도로 활용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노후자금 축적에 큰 위협 요인이 된다. 따라서 이직 시 IRP(개인형 퇴직연금,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계좌에 이관된 퇴직금은 절대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말고, 55세 이후 5년 이상 연금으로 받는 것이 좋다. 이 경우, 퇴직금을 노후자금의 목적대로 보존할 수 있으며 퇴직소득세 감면 효과(30%)까지 누릴 수 있음을 기억하자.
#5 자녀 리스크 회피
자녀 지원을 아끼지 않는 우리나라 부모 세대는 오랜 기간 자녀 리스크에 노출된다. 사교육비부터 결혼자금 지원까지, 생애 지출의 상당 부분이 자녀를 위해 쓰인다. 즉 소중한 자녀가 노후준비의 걸림돌이 되는 것. 2016년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5년 내 자녀를 출가시킨 부모의 3분의 1은 결혼자금 지원을 위해 노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산(부채, 퇴직금, 개인연금 등)을 활용했다. 자녀에 대한 무분별한 지원보다는 자녀에게 부담 주지 않는 독립적인 노후를 보내는 것이 결국 자녀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임을 명심하자.
#6 연금라이프 점검
평균수명 증가로 은퇴기가 길어지면서 필요한 노후생활 자금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소득이 사라지는 은퇴기에도 삶의 질 하락 없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생활에 꼭 필요한 ‘필수생활비’를 확보해두는 것이 핵심이다. 이때 필수생활비는 살아있는 한 꾸준한 소득흐름을 보장하는 연금으로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본적인 국민연금 이외에 종신연금처럼 죽을 때까지 소득흐름을 보장하는 연금상품이 충분히 갖춰져 있는지 확인해, 필수생활비를 연금으로 충당하는 연금라이프를 누릴 수 있을지 점검해보자.
◇ By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박 진 소장
#7 집, 소유 말고 사용하자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산을 보면 다른 나라에 비해 부동산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선진국의 경우 가계의 부동산 비중이 약 50%이지만, 우리나라는 70%가 넘는다. 집은 소유하는 개념이 아닌 사용하는 개념으로 바꿔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집을 사용하는 것으로 여기면 무리하게 투자해 집을 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7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10억짜리 집을 사기 위해 3억을 대출받는 것보다, 5억짜리 집에 살면서 2억을 연금보장형 상품 등으로 넣어두는 편이 낫다. 10억짜리 집을 사면 이자를 내야 하지만, 5억짜리 집에 살면 이자를 받는 셈인데, 이는 매우 큰 차이다. 여기서 나오는 이자를 노후자산에 톡톡히 활용할 수 있다.
#8 자산관리 분배 원칙 '5533'
5: 총자산의 50%를 금융자산으로! 가계의 총자산 내에서 26% 수준에 불과한 금융자산의 비중을 큰 폭으로 늘리자. 노후에 필요한 것은 정기적인 현금흐름이고, 이를 만들어내는 금융자산을 최소 50% 수준까지 확대하는 것이 좋다.
5: 금융자산의 50%를 투자형 자산으로! 저금리 시대를 맞아 금리연동형의 안전형 상품으로는 자산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 40%를 훌쩍 넘는 예금자산을 줄이고, 20% 수준에 불과한 투자형 자산의 비중을 늘려보자.
3: 투자형 자산의 30% 이상은 해외자산으로! 투자형 자산에 투자할 때는 해외자산의 비중을 늘려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우리나라 증시는 전 세계 주식시장의 2%도 안 된다. 국내 종목에만 집중투자하기보다는 글로벌 분산투자의 개념에서 해외 종목을 30% 이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
3: 연금자산은 총자산의 30% 이상으로! 100세 시대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자산은 결국 연금자산이다. 아무리 많이 잡아야 8% 수준에 불과한 연금자산을 최소 총자산의 30%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
◇ By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 황원경 센터장
#9 장기보장자산 마련
장기보장자산 마련을 위한 재무 설계는, 늘어난 노년기에 경제적으로 독립된 노후생활을 고려하는 상황에서 주요 키워드가 될 것이다. 장기보장자산 마련을 위해서는 일정 소득을 제공하는 노후자금기본형성 계획과 인플레이션을 따라가면서 ‘인플레이션+α’의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자산 확대 계획이 필요하다. 노후자금기본형성을 위해 개인형 IRP, 연금보험 등에 대한 이슈가 중요하며, 노후자금자산 확대를 위해 일정 부분 위험을 감수하는 자산관리 전략의 혼용이 필요하다.
*경제활동기 이후 노후생활기 증가: 1985년 13.4년, 2016년 26.8세.
단순히 ‘노후자산관리’라고 뭉뚱그려 말하기엔 은퇴 이후, 즉
#10 '1세대가구형' 생존전략
가구에 대한 개념 변화와 기대수명의 연장, 부모에 대한 부양의식의 약화, 에이징인플레이스(Aging in Place)의 개념 등으로 은퇴 후 1인가구나 부부가구 증가가 예상된다. 전통적 방식의 2세대 이상 가구 유형(부모-자녀 세대)은 감소할 것이다. 특히 재무 설계의 목적을 설정할 때 1인 또는 부부가구 중심의 노후자금준비 목적이 이뤄지도록 반영해야 한다. 이는 1세대가구 생존을 위한 노후자금준비 목표에 대한 재점검과 자산관리 재조정으로 이어진다.
* 부양의식의 변화: 부모부양 부담에 대해 가족의 책임 2002년 70.7%, 2016년 30.6%.
* Aging in Place: 연령, 소득, 능력 수준에 관계없이 자신이 살던 집과 공동체에서 안전하고 자립적으로 살고자 하는 욕구.
PART2. 은퇴 후 시니어 재무 설계 키워드
◇ By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김동엽 상무·은퇴교육센터장
#1 일병식재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수명이 늘어났다고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일본은 75세 이상 고령자 중 30% 이상이 와병 상태에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 나이가 들면 밥보다 약을 더 많이 먹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늘어난 수명을 병상에서 보내지 않으려면 건강관리에 매진해야 한다. 보통은 아무런 질병이 없을 때 건강을 돌본다는 의미로 ‘무병식재(無病息災)’라는 말이 있지만, 사실 이때는 오히려 자신의 건강을 과신해 별다른 준비를 안 하고 무리하게 된다. 건강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시기는 은퇴하고 나서 체력이 떨어지고 가벼운 질병을 하나 정도 갖게 됐을 때다. 이때부터라도 건강관리에 힘쓰면 장수할 수 있는데, 이를 두고 ‘일병식재(一病息災)’라 한다.
#2 평생월급
은퇴 후 삶의 시기를 크게 3단계로 나눠 정년퇴직 후 부부가 사망할 때까지 받을 수 있는 ‘평생월급’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야 한다. 1단계는 정년퇴직 이후부터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수령할 때까지다. 월급이 끊긴 뒤 공적연금을 받을 때까지의 소득공백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퇴직금과 모아둔 금융자산으로 매달 얼마의 소득을 낼 수 있는지 점검해본다. 2단계는 공적연금수령 기간이다. 부부가 받는 공적연금으로 기본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부족하다면 주택연금을 받는 방법도 고려한다. 3단계는 독거생활 기간이다. 본인이 먼저 사망했을 때와 그 반대의 경우 소득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본다. 이런 점검을 통해 퇴직 후 부부가 사망할 때까지 소득이 얼마나 확보되어 있는지 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며 평생소득을 만들어가야 한다.
#3 딴 지붕 한 가족
자녀들도 나이 든 부모와 함께 살기를 원하지 않지만, 부모도 자녀와 함께 사는 것을 반기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아주 먼 곳에 떨어져 살려고도 하지 않는다. ‘방금 끓인 수프가 식지 않을’ 거리에 떨어져 살면서, 프라이버시는 지키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부모·자식 관계가 일상화되고 있다. 한 지붕 아래서 얼굴을 맞대고 사는 전통적인 가족관계에서 벗어나, 다른 지붕 아래 살면서 보고 싶을 때만 보는 ‘딴 지붕 한 가족’이 보편화되고 있다.
◇ By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조명기 수석연구원
#4 '100세' 보장
민간 건강보험으로 탄탄한 의료비 보장을 해놓은 이가 많다. 그러나 평균수명이 연장돼 100세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며 과거에 해둔 보장이 불충분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의료비 보장이 80세까지만 되어 있는 경우다. 특히 고령화 후기로 접어들면 간병비도 늘어난다. 이에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의료비와 간병비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5 '4% 인출' 법칙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그동안 저축한 은퇴자산에서 자금을 찾아 써야 하는 은퇴자가 많아지고 있다. 은퇴자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는 평생토록 소득이 고갈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한정된 은퇴자산에서 매년 생활비로 인출할 수 있는 금액을 알려주는 법칙이 있다. 일명 ‘4% 법칙’이라고 하는데, 은퇴 직전 자산의 4%를 기준으로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금액을 더해 인출하면 평생토록 소득이 고갈될 우려가 없다는 법칙이다. 인출하고 남은 은퇴자산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다소 달라지겠지만 은퇴자의 생활비 인출 범위를 대략적으로 가늠하는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6 버킷 전략
시니어도 젊은 시절에는 자산운용에 할애할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비교적 적극적인 투자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은퇴 이후엔 투자 실패 시 만회할 시간이 부족해 적극적 자산관리를 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자산관리를 소홀히 했다가는 보유한 자산이 생전에 고갈되는 장수 리스크에 빠지게 된다. 이럴 때 은퇴자산을 인출 시기별로 나누어 각각 달리 관리하는 이른바 ‘버킷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올해 당장 써야 할 자금은 현금성 자산으로, 앞으로 10년 이내에 꺼내 쓸 자금은 각각의 인출 시기까지 운용할 수 있는 상품으로 보유한다. 나머지 자산은 향후 10년 이상 운용 가능하게 되어 더 적극적인 투자관리를 할 수 있다. 이 방법을 버킷 전략이라 하는데 최근 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 By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박 진 소장
#7 장수리스크, ‘일’로 대비하자
오래 살게 되는 상황에 대한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반드시 경제적인 이유가 아니더라도 사회적 관계와 정신건강 측면에서도 ‘일’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노인 빈곤율이 전 세계 1위이고, 이 중 47%, 즉 둘 중 한 명은 절대빈곤을 겪고 있다. 먹고살기 위해 일해야 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재능기부 등의 일이라도 하면서 지내는 것이 좋다. 물론 이러한 활동이 가계에 도움이 된다면 금상첨화다.
#8 발품을 팔아야 한다
대부분 금융기관에서는 매월 시장의 동향과 좋은 투자 상품 등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한다. 퇴직 후 시간이 여유로운 시니어는 이런 프로그램을 직접 찾아다니며 들어보고, 자신이 거래하고 있는 금융기관의 담당 직원에게 관심을 가져볼 만한 상품에 대해 적극적으로 묻고 정보를 얻어 활용해야 한다. 이때 투자 결정을 할 때는 한 사람에게 들은 정보만을 과신해서는 안 된다. 누군가에게 솔깃한 이야기를 들었다면 그 정보를 같은 기관의 다른 직원이나 타 기관 직원에게 반드시 크로스체크하자.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투자 종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때 담당 직원에게 “왜 올랐나요?”, “왜 떨어졌죠?” 등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좋다. 그래야 다음에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을 때 스스로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 By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 황원경 센터장
#9 합리적 인출전략
기대수명 연장으로 늘어난 노후생활기, 에이징인플레이스의 확산 등에 따른 새로운 영역의 필요노후자금 등이 발생하면서 합리적 노후자금 인출전략 수립이 중요해졌다. 새로운 자산 증가나 소득 창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 보유한 자산으로 여생을 살아가기 위한 인출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인출전략 수립에 앞서 보유자산 진단, 예상되는 자산 유출 진단, 노후 라이프스타일 결정 등의 과제가 선행되어야 인출전략 수립이 제대로 이루어진다.
#10 은퇴 후 기간 세분화
100세 시대라 할 정도로 기대수명이 증가하고, 노후생활기도 늘어나고 있다. 시니어 재무 설계에 대한 접근이 바뀌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지금까지는 은퇴 후 기간을 하나의 통으로 보고 재무 설계를 추진해왔으나, 이제는 개인의 자산 현황, 활동성 정도, 인생계획 등이 반영된 기간 세분화가 필요하다. 재무 설계는 이러한 분석 아래 시도해야 하며, 아울러 노후자금 인출전략을 세울 때도 주요 자료로 참고해야 한다.
#11 현금 가능한 고정수입 유동화
은퇴는 고정수입 창출에 큰 변화를 발생시킨다. 근로자의 경우 근로소득이, 사업자의 경우 사업소득이 발생하다가, 은퇴 후에는 초기 연금이나 금융자산의 이자소득 등으로 수입이 창출된다. 이후에는 금융자산, 부동산자산 순으로 유동화하여 수입을 창출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가구주 연령 60세 이상 가구에서 부동산자산 비중은 80%에 이른다(2016년 3월 통계청 기준). 이를 노후자금으로 유동화하는 과정은 대부분의 가구가 거치게 될 것이다. 자산 감소와 유동화 시기 점검으로 재무 설계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꿈은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다. 꿈을 꾸는 자 이룬다. 꿈을 꾸지 않는다면 희망이 없는 삶을 살 수밖에 없다. 데면데면한 일상이 되고 삶의 의욕도 상실된다. 상암동에서 펼쳐진 월드컵 경기에서 대한민국은 큰 꿈을 함께 꾸었고 끝내는 그 꿈을 이뤘다. “꿈은 이루어진다!” 한국인이 새로 만들어낸 희망 메시지다.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라 질문하였을 때 망설이지 않고 자기의 꿈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꿈을 가진 사람은 생각보다 적었다. 삼성의료원사회건강연구소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적이 있다. 대한민국의 성인 중 꿈을 가진 사람은 아주 적었고 86%가 꿈이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조사됐다. 하루하루를 대충 살아가고 있음이다. 꿈이 없기에 활력 또한 있을 수 없다. 수명은 장수시대로 가고 있다.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 시대도 머지않았음을 예고하고 있다. 미래 학자 레즈 커즈와일은 2045년쯤이면 인간은 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미래 예측을 하고 있다.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본인들의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의학과 의술의 발달로 그 이야기에 신빙성을 더해 주고 있다. 노화된 인체구조의 교체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삶의 질 또한 좋아진다. 우리나라에서도 114살 된 할머니 아직 정정하게 활동하고 있음이 방송되기도 했다. 특별한 경우로 넘길 수도 있으나 조문을 위해 장례식장에 들러보면 고인의 나이가 이를 증명하고도 남는다.
이러한 환경에서 우리가 은퇴 후에 살아가야 할 시간은 상상 이상으로 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어떻게 보면 살아온 만큼 더 살아야 할지 모른다. 40~60년 더 나아가 70년이 될 수도 있다. 엄청나게 긴긴 시간이다. 하루 중에서 먹고 자고 배설하는 등의 생리적 필수시간을 제외한 여가를 11시간으로 계산했을 때 60세 은퇴하여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여가가 16만 시간에 이른다. 120살로 계산하면 20만 시간이 된다. 짧아 보일 수도 있으나 참으로 긴 시간이다. 양치질 적정 시간을 3분이라 한다. 당신은 그 3분을 다 사용하고 있나요? 대체로 3분간 이를 닦는 사람은 극소수에 이른다고 한다. 3분이 길게 느껴진다. 그렇게 대비해보면 16만 시간은 엄청나게 길고 긴 시간이다. 길고 긴 여가를 보내야 하는 우리들이 하고 싶은 일이 없이 무료하게 보낸다면 고통이 따로 있을 수 없다. 그 자체가 고통이고 불행이다.
(어디로 굴러가야 할까? 변용도 동년 기자)
실제 꿈이 없는 것일까? 누구나 꿈을 가졌다. 생업에 매달리면서 그 꿈을 접어두었을 뿐이다. 오랫동안 끄집어내지 않고 있다 보니 잊고 살아간다. 이제 그 꿈을 끄집어내어야 한다. 대학을 졸업한 후 28년 동안 건설현장에서 청춘을 불살랐던 이서형(74세, 현재 서양화가) 씨도 마찬가지였다. 건설회사 CEO로 일선에 물러난 이 씨는 초등학교 시절에 자기가 그린 그림을 앞에 놓고 부친과 친구분이 “그림에 재능이 있구나!”라고 한 칭찬을 떠올리며 자기의 꿈이 화가였음을 되새겼다. 이 씨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은퇴를 하자마자 용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에 학사 편입하여 그림 공부를 시작했다. 쉽지는 않았을 것이나 하고 싶은 일, 자기의 꿈이었기에 각고의 노력으로 서양화가가 되어 행복한 후반생을 보내고 있다. 뒷전에 미뤄두었던 꿈을 끄집어낸 성공 사례다. 누구에게나 꿈은 있기 마련이다. 가족이나 회사를 위하여 접어두었던 꿈을 끄집어낼 차례다. 이제 당신에게 “당신의 꿈은 있습니까?”라고 질문하면은 거침없이 그 대답이 나오지 싶다. 그것만으로 당신은 후반생 행복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은퇴는 隱退가 아니라 Retirement다. 꿈 학교 입학을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