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치솟고 경기는 얼어붙고 있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2023년은 검은 토끼의 해다. 토끼는 풍요의 상징이며 예로부터 검은색은 인간의 지혜를 뜻한다고 한다. 20인의 중장년 취·창업 전문가에게 2023년 중장년이 주목할 만한 분야를 물었다. 전문가들의 전망을 잘 살펴 약간의 지혜를 더한다면 계묘(癸卯)의 미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새로운 인생 도전을 위한 2023 중장년 취·창업 트렌드를 소개한다.
▲ trend1 전체 시장 전망
창직과 N잡러의 해
2023년에는 경기 불황이 예상되는 만큼 적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가 중장년에게 적합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장년에게 강도 높은 노동력이 요구되는 직무는 한계가 있지만 기술이나 자격이 필요한 직무 직종은 3D 업종을 기피하는 청년들로 인해 취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노인·장애인 관련 복지 서비스 분야에서도 대면 기술과 상담 능력 면에 강점이 있는 중장년이 유리할 수 있다.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장 희유 스님은 정부가 정책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돌봄, 디지털, 환경 분야를 중장년이 공략해볼 만한 일자리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23년 중장년 취업‧재취업 시장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보고 창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중에서도 자신의 경력, 취미, 특기 등을 기반으로 새로운 직업을 만드는 창직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문성식 창직교육협회 이사장은 “창직을 통해 긱이코노미(필요에 따라 일을 맡기고 구하는 경제 형태) 시장에서 N잡러(여러 개의 직업을 가진 사람)가 될 중장년이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종근 디올연구소 대표는 “소자본으로 시작하는 저가형 프랜차이즈 창업, 무자본ㆍ무점포형 창업, 플랫폼 노동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체크 포인트
전문가들은 현직에 있을 때보다 수입이 줄어들 것을 인정하고, 업무 수행 성과 또한 과거와 다를 수 있다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나이를 내려놓고 무엇이든 배워야 한다. 더불어 건강관리는 필수다.
▲ trend2 취업 시장 전망
시간제 일자리가 대세
안정적으로 오래 일할 수 있고, 자신의 적성과도 맞으면서, 업무 강도가 낮고, 수입은 적절하게 나오는 일이 중장년에게 가장 적합하다. 풀타임보다는 시간제 일자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취업‧재취업 시장에서는 새로운 일을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노사발전재단 같은 기관을 통해 나에게 적합한 직무가 무엇인지 잘 알아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심우정 한양대 실버산업학과 교수는 “중소기업은 자문 수준이 아니라 경험을 살려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중장년을 원한다”면서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배우고 활용해 자신의 역량을 넓히고 기업에 적용해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장년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 유망 직업 및 분야
장례·웰다잉 분야 기존 장례지도사, 유품정리사뿐 아니라 디지털 장례 수목장 등 새롭게 변하는 장례 문화에 따라 새로운 직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돌봄 분야 인지건강지도사,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간병사 등 노인 돌봄 분야의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안전관리 분야 기업재난안전관리사, 고령자 주택 개조사, 연구실 안전전문가 등 안전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앞으로 채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직업·전직 상담 및 컨설팅 분야 전직지원 전문가, 직업상담사, 은퇴 코치 노년 플래너, 창직 컨설턴트, 스타트업 컨설팅, 귀농귀촌 컨설팅 등 코칭 분야가 유망하다.
이외에도 반려동물 간식 시장, 도시농업활동가, 건강식품 및 간편식, 도시농업관리사, 주택관리사, 조경기능사, 신용상담사, 손해평가사, ESG나 환경 관련 직업, 자연·문화해설사, 관광통역안내사 등이 꼽혔다.
이진서 인생다모작연구소 소장
신중년 적합 직무는 고용노동부에서 지원하는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에 어떤 분야가 있는지 살펴봄으로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혹은 공공에서 지원하는 뉴딜 인턴십, 시니어 인턴십 등의 사업을 통해 훈련 후 일자리 연계를 노려볼 수도 있다. 구인·구직 사이트 검색을 통한 취업 시도보다는, 일할 경험을 주는 공공 취업지원 플랫폼을 활용해보길 권유한다.
▲ trend3 창업 시장 전망
지식과 기술 창업 유망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창업이 대세일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서도 중장년에게 적합한 분야는 ‘지식 창업’ 분야다. 사회에서 쌓은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시장성과 경쟁력이 있다는 전망이다. 또한 시니어가 가진 사회 경험과 네트워크가 창업에서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유연성 언더독스 본부장은 “대기업이 접근하기에는 규모가 작지만 창업가에게는 적합한 규모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면 창업 생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갑용 이타창업연구소 소장은 “중장년 창업은 소자본 창업, 직접 일하는 창업, 최소 인원으로 가능한 창업, 돈보다 일이 재미있는 창업, 오래 할 수 있는 창업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업 트렌드
프랜차이즈보다 무인 창업 최근 많은 중장년이 ‘오토 매장’(본인의 노동력 투입 없이 소수의 직원으로 자동 운영되는 매장)에 혹해 프랜차이즈를 고려하지만, 정말 수익성이 잘 나오는지 따져봐야 한다. 차라리 무인 매장이 나을 수 있다. 반찬, 고기, 문구, 옷 등 아이템도 다양하다.
1인 지식 창업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녹인 1인 지식 창업이 많아질 전망이다. 한때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했던 퍼스널 브랜딩(자신을 브랜드로 만드는 일)을 이제는 중장년도 할 줄 알아야 한다.
자영업보다 기술 창업 시니어 대상 가상현실 콘텐츠 개발, 반려로봇 개발, 빅데이터 기반 노인 안부 확인 사업, 위급상황 대처 기술 사업, 기술을 통한 정서 교류 상담 등의 기술 창업이 유망하다. 또는 청년들과 함께하는 세대융합형 기술 창업도 도전해볼 만하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창업 청년에 비하면 창업 자금이 넉넉하다는 게 중장년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실패하면 감수해야 할 리스크가 청년보다 큰 것도 현실이다. 소자본 혹은 무자본 창업 가능한 온라인 창업이 유망하다.
권정훈 ‘장사 권프로’ 채널 유튜버
인력난이 심각한 외식업계에서 기회를 찾아보자. 대부분의 예비창업자들은 프랜차이즈 문을 두드리고 자본금을 과도하게 투자한다. 하지만 저렴한 값으로 전수창업을 배우는 것도 틈새시장이다. 전수받은 레시피에 나만의 색깔과 브랜드를 입혀 창업해보면 어떨까. 외식시장 인력난 기회를 놓치지 말자.
▲ trend4 새로운 시장 전망
떠오르는 新분야는?
중장년에게 적합한 새로운 분야로 디지털, 모빌리티(이동성을 높여주는 이동 수단 혹은 서비스), 시니어 뷰티 등이 꼽혔다. 전혜진 이지태스크 대표는 “비대면 활동이 증가하면서 40~50대의 비대면 활동 경험이 90%를 넘어섰다”면서 “디지털 중년 시대를 맞이해 체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비대면 분야에서 중장년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철호 상상우리 대표는 “청년들은 단순하고 지루한 반복 작업이라 좋아하지 않는 데이터 라벨링(인공지능 학습을 위해 수집한 데이터에 라벨을 다는 작업) 같은 일자리에 대한 중장년의 만족도가 의외로 높다”면서 “정식 출시 전인 제품 및 서비스 결함을 파악하고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베타 테스터도 좋다. 앞으로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중장년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서 인생다모작연구소 소장은 “일본에서는 화장을 해주며 심리상담과 만족감을 높여주는 ‘뷰티 터치 테라피스트’라는 직업이 생긴 지 오래”라며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 젊게 살고 싶어 하는 중년의 욕구인 ‘네버랜드 신드롬’이 트렌드라고 짚은 것처럼, 무인 ‘피터팬 스토어’ 같은 창업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새롭게 눈여겨볼 직업
디지털 분야 디지털 라벨러, 베타 테스터, 디지털 문해 교육자, 디지털 중개사
모빌리티 분야 프리미엄 택시 운전사, 드론조종사, 이동수단용 콘텐츠 큐레이터, 운송 서비스
시니어 뷰티 분야 안티에이징, 젊은 감성 입힌 패션, 뷰티 터치 테라피스트
박지혁 초고령사회 뉴노멀라이프스타일연구소 소장
초고령사회로 흘러가는 만큼 실버 비즈니스와 관련된 직무, 직업, 창업 분야가 새롭게 열릴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언택트, 메타버스 등의 기술 창업 분야도 커질 전망이다.
설문 참여 전문가 리스트
▲강소랑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정책연구팀 박사
▲김갑용 이타창업연구소 소장
▲김경환 성균관대 글로벌창업대학원 원장
▲김숙응 숙명여대 실버비즈니스학과 교수
▲김중진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연구위원
▲김찬흥 국민은행 경력컨설팅센터 센터장
▲권정훈 ‘장사 권프로’ 채널 유튜버
▲문성식 창직교육협회 이사장
▲박영란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
▲박지혁 초고령사회 뉴노멀라이프스타일연구소 소장
▲변영조 한밭대 중장년기술창업센터 센터장
▲신철호 상상우리 대표
▲심우정 한양대 실버산업학과 교수
▲유연성 언더독스 본부장
▲이종근 디올연구소 대표
▲이진서 인생다모작연구소 소장
▲전혜진 이지태스크 대표
▲조연미 리봄 시니어플래너 대표
▲한희윤 신한은행 은퇴사업부 수석
▲희유스님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센터장
박현정 북촌탁구 관장
‘뛰기 젊은 나이, 50+’ 캠페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중장년 세대의 창업을 통한 도약을 지원하기 위해, ‘뛰기 젊은 나이, 50+’ 캠페인을 펼칩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함께 한 점프업5060 프로젝트를 통해 창업에 성공해 새 인생을 펼치고 있는 중장년들을 지면을 통해 소개합니다.
북촌에는 숨 가쁘게 돌아가던 일상을 내려놓고 한숨 돌리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 그런 점에 매료돼 차린 탁구장에 ‘도시재생’이라는 어렴풋한 꿈이 더해졌을 때, 그는 ‘점프업5060’ 프로젝트에 지원했다. ‘문화예술을 탐구하는 스포츠 공간’ ,북촌탁구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아담한 탁구장을 마을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켜보자는 마음은 차근차근 현실이 됐다. 북촌 사람들은 거리낌 없이 북촌탁구를 찾는다. 박현정 관장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길거리 간식을 두고 가기도 한다. 영락없는 마을 사랑방의 모습이다.
“북촌에는 지역 특성상 재능 있는 분들이 많아요. 그분들과 협력해서 전시나 공연을 기획하고, 지도를 만들고, 영상을 제작했죠. 기획할수록 하고 싶은 일들이 점점 많아지더라고요. 3년 전에는 아예 이사를 와서 북촌 홍반장을 자처하며 많은 일을 거들고 있어요. 다른 사람들이 ‘자꾸 일을 벌이면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제가 도움이 될 수 있어 즐겁기만 합니다.”
북촌 홍반장이 꾸린 사랑방
북촌탁구는 여느 탁구장과 달리 탁구대 두 대가 전부인 곳이지만, 쓰임새는 훨씬 다양하다. 글쓰기 교육이나 기타 레슨을 위해서라면 흔쾌히 탁구대를 접어 넣고, 탁구장 벽면에 전시를 열기도 한다. 지난해 말에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과 예술로 협업사업을 통해 동네 어르신 9분의 사진을 모아 ‘당신의 빛나는 라떼’전을 열었다. 사업에 참여한 예술가들과 함께 먼지 쌓인 앨범에 들어 있던 종이 사진을 디지털 사진으로 변환해 어르신께 드리는 작업을 거쳤다. 그 후 사진들을 탁구장에 내어 전시를 열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전시 덕분에 북촌탁구가 북촌 외부에도 알려지면서 탁구 관련 tvN 예능 프로그램 ‘올 탁구나!’ 1회 촬영지로 선정되기도 됐다.
북촌 사람들 사이에 호평이 자자한 주민 참여 프로그램 ‘아무연주대잔치’도 그와 북촌탁구의 작품이다. 그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탁구장 내에서 진행했는데, 올해는 종로구 원서공원에서 첫 야외무대를 가졌다. 종로구청과 진행하는 민간협치사업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덕분이다. 날씨까지 도와줘 이번 대잔치는 연주단원 모두에게 특별한 추억으로 남았단다.
요즘은 온라인 사랑방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점프업5060 프로젝트의 기존 수료생을 대상으로 하는 점프업5060 재도약 프로젝트에 선정돼 북촌탁구 온라인 홈페이지를 만들기 위한 과정을 밟는 중이다. 북촌탁구만의 로고송과 뮤직비디오는 이미 제작이 완료돼 세상에 공개됐다. 점프업5060 프로젝트에 참여할 때는 공간 자체를 꾸리는 데 집중했다면, 재도약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지금은 북촌탁구의 활동 영역을 확장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는 설명이다.
“마을 이장님이 확성기에 대고 공지사항을 안내하듯, 외부 사람들에게도 북촌 소식을 안내할 수 있는 온라인 확성기를 만들기 위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좋은 행사들이 마을 안에서만 공유되고 끝나는 게 아쉬웠거든요. 또 북촌을 찾는 관광객들도 쉽게 볼 수 있도록 관광할 때 지켜야 할 주의사항을 온라인에 올려두려고 해요. 북촌에도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고, 학교 다니는 아이들이 있어요. 하지만 북촌이 관광지로 워낙 주목받다 보니, 놀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 북촌 주민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죠.”
주민·관광객 모두 즐길 수 있도록
이는 최근 여행 트렌드인 공정여행의 개념과도 맞닿아 있다. 여행지의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고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관광객은 지역을 즐김과 동시에 가꾼다. 그렇게 지속 가능한 여행이 만들어진다. 박현정 관장은 관광객이 더 잘 즐기고 가꿀 수 있도록 거들고 있다. 최근에는 마을 주민들만 알기 아까운 명소들을 소개하는 계동 지도를 만들어 크라우드 펀딩을 열었다. 자주 걷는 북촌 산책길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뽐내기 위해 마을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기도 했다.
그가 하는 일은 곧 북촌 주민들을 위한 일이 된다. 북촌 주민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상품화해 판매하는 것, 필요로 하는 이가 있다면 기꺼이 공간을 내어주는 것. ‘마을 경제를 활성화’하는 거창한 도움이 아니더라도 주민들을 위한 일이라면 두 팔 걷고 나선다. 비가 올 때 무료로 우산을 빌려주거나, 코로나19에 확진된 이웃을 위해 대신 약을 타오는 소소한 일쯤은 숨 쉬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럽다.
북촌탁구는 꿈이 많다. 우선 올해가 가기 전 동네 잡지를 내려고 준비 중이다. 서울시시청자미디어센터의 ‘방방곡곡 마을미디어 교육지원사업’에 선정돼 무료 글쓰기 교육을 받은 주민들이 기자가 될 예정이다. 취재한 북촌의 시시콜콜한 소식들은 한데 모여 새로운 소식지로 탄생할 것이다. 송년회를 겸하는 ‘뒹굴뒹굴 어린이 영화제’도 개최를 앞두고 있다. 아이들에게 영화 관람의 즐거움을, 엄마에게는 자유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란다.
박현정 관장이 정한 목표는 ‘3년 안에 북촌생활문화센터로 인정받기’다. 하고 싶은 것이 많고 벌이는 일도 많은 사람이라, 시기를 정해두지 않으면 지키지 못할 것 같아서 3년이라는 기한을 스스로 세워뒀다. 그러나 하교하는 아이들의 발걸음이 자연스레 북촌탁구로 향하는 것을 보면, 그 목표는 이미 이룬 듯하다.
‘뛰기 젊은 나이, 50+’ 캠페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중장년 세대의 창업을 통한 도약을 지원하기 위해, ‘뛰기 젊은 나이, 50+’ 캠페인을 펼칩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함께 한 점프업5060 프로젝트를 통해 창업에 성공해 새 인생을 펼치고 있는 중장년들을 지면을 통해 소개합니다.
디지털 시대라지만 디지털이 아닌 것들이 남아 있었으면 했다. 캘리그래피 손글씨 카드를 만드는 이유다. 주변에서는 “요즘 누가 손편지를 쓰느냐”고 했지만, 6년째 캘리엠 카드를 찾는 이들은 줄지 않았다. 박서영 대표는 ‘진심’이 담긴 감성 디자인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믿는다.
오랫동안 캘리그래피 작가로 활동한 박서영 대표는 2016년 ‘캘리엠’을 창업했다. ‘캘리그래피 모놀로그’라는 이름으로 운영한 개인 블로그에서 이름을 따왔다. 박 대표는 캘리그래피 작가라는 자신의 장점을 살려 문구가 적힌 카드를 만들었다.
“카드 사업이 들이는 품에 비해 수익은 크지 않아요. 재고 관리도 어렵고요. 처음 창업했을 때 주변에서 조금 하다 말 거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요즘 누가 종이를 쓰느냐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디지털 시대에 디지털이 아닌 것들도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카드 한 장으로 사람들이 소통하는 거잖아요. 읽고 버릴 순 있겠지만, 적어도 그 순간에는 진심을 읽는 거니까요. 그래서 취미생활처럼 묵묵히 꾸준히 했어요. 신기하게도 수요는 늘면 늘었지 줄지 않더라고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상황이 늘어나자 오히려 카드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 마음을 전하는 수단으로 디지털이 아닌 것들의 가치가 높아질 거라고 생각한 박 대표의 생각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물론 어떤 메시지를 카드로 전할까 매번 고민한 결과이기도 하다. 토끼해, 호랑이해처럼 시기에 맞는 문구를 매년 새로 만든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어버이날 문구다. ‘부모님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를 ‘우리 엄마여서 고마워요’, ‘우리 아빠여서 고마워요’로 나누었는데 정말 많은 인기를 끌었다. 여전히 캘리엠의 베스트셀러 카드이기도 하다.
공공디자인에 눈을 뜨다
박 대표는 2018년 ‘교보생명 광화문 글판 여름편 캘리그래피’ 작가로 선정돼 처음 공공 글판 작업을 했고, 이를 계기로 공공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저 도시에 문구 하나가 걸렸을 뿐인데 지나가던 사람이 발걸음을 멈추기도 하고, 그 글을 보러 일부러 누군가 찾아오기도 하고, 누군가는 위로를 받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도시가 조금 더 따뜻해질 수 있다고 느꼈다.
“무언가를 고친 게 아니라 늘 지나가던 길에 문구 하나 더 있을 뿐이잖아요. 그런데 그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도시에 사는 지역 주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더라고요. 오래됐다는 이유로 뭐든지 갈아엎는 건 재건축에 가깝겠죠? 제가 하고 싶은 도시재생은 오래된 것에 감성을 입혀서 활성화하는 일이에요. 약간은 손봐야 하겠지만, 사람이 모이도록 해서 그 지역 안에서 자부심을 갖고 뭔가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일이랄까요? 도시재생의 중심이 ‘사람’이 되는 거죠.”
공공디자인이 갖는 힘을 경험한 박 대표는 2019년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실시하는 ‘점프업5060’ 프로젝트에 신청했다. 항상 지나다니던 일산시장에 글판처럼 변화를 주고 싶었다. 간판에 가게 이름만 적는 게 아니라, 가게에서 전하고자 하는 가치를 메시지로 전달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순댓국 한 그릇으로 오늘 하루가 따뜻하기를’이라는 문구로 감성도 의미도 전달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간판 사업은 지자체, 협의체, 상인, 주민 등 다양한 사람의 의견이 하나로 모여야 했다. 또 도시계획이라는 프로젝트 안에서 움직여야 할 일이라 개인이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박 대표는 간판이 아니라 제품 패키징에 그 가치를 담아보기로 했다. 지역에서 소신을 가지고 일하는 가게의 상품에 브랜드 가치를 녹여 예쁜 패키지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번에는 강원도 고성군의 로컬 상품들을 패키징하는 일을 했다. 앞으로도 로컬 상품에 담긴 이야기를 패키징으로 잘 풀어내는 것이 목표다.
감성 우체국 ‘엽서가게’
박 대표가 생각하는 도시재생은 사람을 중심으로 지역에 활기를 불러오는 일이다. 예를 들면 동네 책방이지만 그곳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 뜨개질도 하고 대화도 하는, 책을 판매하는 서점 역할뿐 아니라 사랑방 역할도 하는 것. 그래서 ‘점프업5060 재도약 과정’을 통해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해주었으면 하는 ‘엽서가게’를 열었다.
“감성 우체국이에요. 저희 캘리엠 문구 카드가 있고요. 지역 작가님들이 그린 그림으로 카드를 만들었어요. 지역에 판로가 없는 디자이너들의 플랫폼으로 만들고 싶어요. 동네에 그림 잘 그리시는 분이 오시면 저희가 엽서로 만들어드리고 판매 수수료를 드릴 수 있겠죠. 엽서가게에 오는 손님들은 이곳에서 엽서를 사서 편지를 쓸 수 있고요. 카드를 우체통에 넣으면 저희가 보내드리는 서비스를 하려고 해요. 또 해외 작가의 카드들도 가져와서 이곳에서만 살 수 있는 엽서들을 판매할 예정이에요.”
이제 막 문을 열었기에 어떻게 소문을 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지만, 일단 시작했으니 무엇이라도 되리라 생각한다. 동네 책방과의 협업도 생각하고 있다. 도시재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소통’의 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디딤돌 만들어 올라서기
점프업5060과 같은 정부 지원을 받으면 좋은 점은 디딤돌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모를 때 기초를 닦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더 좋은 점은 같은 프로그램에 지원한 대표들과 네트워크가 생긴다는 것. 도시재생이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며 소통이 중요한 만큼, 서로 다른 일을 하는 대표들과 다양한 관점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건 무척 소중한 자산이 된다.
“은퇴 이후의 삶은 무능력하다고 느낄 수 있어요. 현재 트렌드도 잘 못 따라갈 것 같죠. 어쩌면 그간의 경험이 현재 바뀌는 시류를 따라가는 데 별 도움이 안 될지도 몰라요. 하지만 처음부터 다시 한다는 마음으로 열정을 낼 수 있어요. 그럼 더 애착이 가요. 저는 은퇴하고 의기소침해 있는 제 친구들에게도 늘 말해요. ‘그냥 창업해!’라고요.(웃음)”
박 대표는 2016년 캘리엠 창업, 2019년 주식회사 캘리엠 법인 전환, 2021년 예비사회적기업 지정 등을 밟으며 성과를 냈다. 그 배경에는 정부 지원사업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기초를 닦았다면 이제 스스로 디딤돌을 밟고 일어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원사업에 신청하고 선정되는 것도 물론 의미가 있어요. 그런데 지원을 받았으니 결과보고서를 내야 하잖아요. 그러면 어느 순간 숙제하듯 일을 하게 될 때가 있어요. 어느 정도 기초를 닦았다면, 지원사업을 벗어나 자신의 것을 해보는 용기를 꼭 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8일 국회의사당에서 ‘액티브 시니어의 불확실한 재취업 환경과 혁신 방안’이라는 주제로 '2022 시니어산업혁신 국회세미나'가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김영호, 김주영, 노용호, 한무경 국회의원이 주관하고 세종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시니어산업학과와 (사)시니어벤처협회가 주최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호국회의원과 국민의힘 한무경국회의원은 축사를 통해 2026년 초고령사회 진입 문제를 해결하려면 시니어를 복지의 대상이아니라 경제활동 주체로 바라봐야 한다고 언급하며 세미나를 계기로 시니어 창업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기 바란다고 전했다.
사단법인 시니어벤처협회 신향숙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40~65세의 액티브시니어를 위한 지원 정책이 절실한 시점에 국회의 도움을 받을 길이 열린 것에 감사한다며,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중장년들이 삶의 설계와 재취업 교육을 통해 사회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대학교 시니어산업학과 이용기교수는 액티브시니어가 창업이나 재취업의 기회를 확보하지 못하면 결국 상대적 빈곤의 처지에 빠질 수 밖에 없으므로 시니어산업의 학문적, 실무적 시사점을 찾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패널로 나선 고수플러스의 박영은 대표는 "많은 시니어들이 창업을 망설이는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는데, 그것은 바로 실패와 격무에 대한 두려움"이라며 "실제 많은 시니어들이 퇴직금을 털어 치킨집,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의 창업에 나서지만 예상보다 노동 강도가 세고 경쟁이 심해 사업 실패 경험뿐 아니라 건강까지 잃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시원 사업자 중 시니어 비중이 50% 이상에 달하고 있으며 대부분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면서 자유롭게 여가를 즐기는 생활을 하고 있다"며 시니어가 하기 좋은 실 사례를 소개했다.
홈플러스는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협업해 ‘시니어마켓’을 열었다. 보건복지부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노인이 생산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3일 홈플러스는 온라인몰에 시니어마켓을 개설했다고 밝혔다. 노인 일자리 시장형 사업단에서 생산한 노인 생산품의 구매 촉진을 위해 마련됐다. 식품이나 일상용품 등 다양한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 오는 16일까지 전 품목을 최대 50% 할인하고 1개만 구매해도 무료배송을 받을 수 있다.
홈플러스는 시니어마켓 입점 심사 절차를 일부 완화하고 수수료를 낮게 책정해 해당 상품의 판매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지역 시니어 기업에서 생산한 상품의 홍보 및 판로 개척에도 힘쓰고 있다.
이번 협업은 지난 4월 홈플러스가 보건복지부, 전주시와 노인 일자리 창출 및 노인 생산품 판로 개척을 위해 체결한 업무협약(MOU)의 일환이다. 9월에는 홈플러스 전주점에 비수도권 최초로 시니어 카페 ‘홈플러스 카페마을 1호점’을 오픈한 바 있다.
이 밖에도 홈플러스는 시니어가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전국 110여 개 문화센터에서 시니어 디지털 강좌와 실버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반 등 시니어 전용 강좌를 운영 중이다. 2011년에는 대형마트 업계 최초로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했다.
신건호 홈플러스 대외정책총괄은 “어르신들의 정성과 숙련된 기술로 생산한 상품의 원활한 판매를 돕고, 노인 생산품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홈플러스 온라인에 시니어마켓을 개설했다”며 “향후 고령친화산업에 대한 인식 개선 활동 및 상품 판로 확충을 지속해 ESG 경영 모범사례를 구축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2018년부터 5년간 중장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추진한 ‘굿잡5060’의 취업률이 6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에 참여한 인원은 1001명이며, 수료한 인원 950명 중 565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굿잡5060’은 전문 역량을 가진 중장년들이 중소기업 및 사회적 경제 분야로 취업할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과 취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자리 창출 사업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고용노동부, 서울시50플러스재단, 사회적기업 상상우리가 협력해 2018년부터 추진했다.
지난 25일 코엑스에서 개최된 ‘굿잡5060’ 2022 성과공유회에는 이성수 서울시50플러스재단 사업운영본부장, 임성미 경영기획본부장, 이병훈 현대차그룹 상무, 하형소 고용노동부 통합고용정책국장, 신철호 상상우리 대표 등 주요 관계자들과 수료생 150여 명이 함께 자리했다.
취업 후 6개월 이상 고용유지율도 69%에 달했다. 전체 취업자 중 4대 보험이 가입되는 상용직 취업자는 85%, 퇴직 전 경력을 활용해 취업한 중장년이 58%를 차지했다.
참여자 평균 연령은 55.4세로, 참여자 중 남성이 71%, 여성이 29%였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 따르면, 퇴직 전 각 분야에서 평균 24년의 경력을 보유한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중장년이 참여했다.
이성수 서울시50플러스재단 사업운영본부장은 “중장년 일자리 문제 해결이라는 공동의 목표로 4개 기관이 5년간 함께 협력한 ‘굿잡5060’은 중장년의 퇴직 전 경력을 활용한 전문적인 일자리,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며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며 “중장년의 역량과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 확대와 생태계 구축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고용 의지가 있는 기업들과 함께 중장년들의 취업 지원을 위한 기업 연계 일자리 채용설명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하반기 대규모 채용을 앞둔 코레일네트웍스와 협력해 역무 직종에 취업을 희망하는 중장년을 대상으로 28일 채용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설명회에 참가한 중장년 구직자는 각 기업의 인사담당자가 직접 연사로 나서 소개하는 취업전략과 동년배 현직자가 전하는 실제 근무 환경 등 생생한 채용 사례뿐 아니라 당일 희망자에 한해 입사지원서 작성, 직무 체험, 현장 면접 등도 진행한다.
재단은 “이번 채용설명회가 중장년 채용을 희망하는 기업들과 연계해 진행하는 만큼 재취업을 희망하는 중장년 구직자들에게 실질적인 취업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설명회에 참여하고 싶은 중장년 구직자는 50+포털에서 기업별 일정을 확인하고, 온라인을 통해 신청하면 현장 참여가 가능하다.
이성수 서울시50플러스재단 사업운영본부장은 “기업 중에는 사회 경험과 업무 경력을 보유한 중장년의 채용을 희망하지만, 막상 우수한 인재 발굴에 어려움을 겪는 곳들이 많다”며, “앞으로 중장년 인력이 필요한 기업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중장년들이 자신의 역량과 능력에 맞는 일자리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힐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중장년 세대를 위해 상담·교육·일자리·활동 정보를 제공하는 ‘동행데이’를 개최한다.
12일, 13일 이틀간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도봉구청과 서울북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동북권50플러스센터 등 지역 기관들이 함께 협력했다.
행사가 열리는 도봉구 창동 50플러스 북부캠퍼스에서는 일자리에 관심 있는 중장년을 위해 4개의 기업 채용 홍보관이 운영된다. 홍보관에서는 일자리 관련 상담은 물론 현장 면접을 통한 채용도 이뤄진다. 상시 운영하는 현장 상담소는 전문가와 일자리, 생애 설계에 대한 1대 1 상담을 제공한다.
이 밖에 공유사무실 및 ‘창업허브 창동’ 입주 기업, 서울북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등 지역 유관기관의 홍보 공간도 함께 운영한다. 중장년 세대와의 공감·소통을 위한 강연과 이야기 콘서트, 일자리 특강 등 부대 행사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행사는 노후 준비에 관심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이성수 사업운영본부장은 “새로운 일자리와 사회활동을 찾고 있는 중장년 세대가 노후 준비 전문 기관인 50플러스 북부캠퍼스에서 유익한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 중장년층의 노후준비지수는 55.67점(100점 기준)으로, 전국(54.62점) 대비 높은 수치이기는 하나 여전히 노후 준비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노후 생활비 준비 여부에 대해서는 서울시 중장년층 50.73%가 ‘준비했다’고 응답했으나, 프리랜서와 임시직/일용직 임금근로자의 응답률은 각각 44.71%, 42.31%에 그쳤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발표한 ‘중장년층 근로형태별 노후준비와 정책제언’에 따르면 서울시 중장년층이 인식하는 은퇴 연령은 평균 68.31세로, 전국 평균(69.29세)보다 0.98세 낮았다. 근로 형태 별로는 자영업자가 인식하는 노후시작연령이 69.14세로 가장 높았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중장년 정책의 실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23일 한국정책학회와 공동으로 ‘2022년 50+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는 중장년 노후준비 관련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학계 및 유관기관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현행 노후 준비 서비스는 주로 임금 근로자 중심으로 설계돼있다. 이에 재단은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프리랜서 등 근로 형태별로 세분화된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번 연구를 통해 근로 형태별 노후 준비 현황을 살펴보고 이에 따른 시사점 및 노후 준비 서비스 실행 방향에 대해 제언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서는 중장년층의 ‘노후 준비’란 신체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고, 적극적이며 다양한 사회적 활동 참여를 통해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며, 은퇴 이후 경제적 노후 준비대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정의 내렸다. 연구 결과 근로 형태에 따라 노후 준비 현황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적 노후 준비도는 소상공인이 가장 높았고, 비재무적 노후 준비는 상용직 임금근로자가 가장 양호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재무적 노후준비도가 가장 높았다. 반면 비재무적 노후준비는 다른 집단에 비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강 및 사회참여활동 관련 노후준비지수가 좋지 않았다.
이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스스로 인식하는 노후에 필요한 자금이 가장 적기(3억 4000만 원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 결과에 대한 발표자로 나선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강소랑 박사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퇴직이란 개념 없이 계속 사업소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재무적 노후준비지수가 높게 나타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소득과 자산, 재무적 노후준비에서도 양극화가 나타나면서 프리랜서 및 임시직/일용직 임금근로자는 재무적 노후준비 취약계층에 놓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에서는 응답자를 노후준비도에 따라 유형화해서 노후준비도를 진단했다. △균형준비형(재무와 비재무적 측면 모두 일정 수준 이상 준비된 유형) △비재무취약형(재무적 측면은 일정 수준 준비됐으나 비재무적 측면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유형) △재무취약형(비재무적 측면은 일정 수준 이상이나 재무적 노후준비가 취약한 유형) △준비부족형(재무 및 비재무적 측면 모두 노후준비가 미흡한 유형)으로 총 4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상용직 임금근로자의 경우 은퇴 시점 노후준비자금 추정액이 7억 6103만 9000원으로 가장 큰 액수의 자금을 마련하는 등 재무적 노후준비가 타 직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다만 유형별로는 ‘준비부족형’(31.8%)과 ‘균형준비형’(29.6%)이 비슷하게 나타나, 상용직 임금근로자 안에서도 직업별로 노후준비 상태의 양극화가 발생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임시직 및 일용직 임금근로자는 노후 필요 자금(4억 1804만 3000원) 대비 준비 자금 추정액(3억 9494만 2000원)이 낮아 재무적 노후 준비가 가장 취약한 집단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해당 직군 내 준비부족형은 40%, 재무취약형은 28%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비재무적 노후 준비도 미흡한 편으로 사회적 관계가 가장 취약했다.
프리랜서의 경우, 임시직/일용직 임금근로자 다음으로 재무적 노후준비가 취약했다. 준비부족형(36.4%)과 재무취약형(27.3%)이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프리랜서는 심각한 노후준비 부족 상태를 겪고 있었다. 비재무적 노후준비의 경우, 건강 수준은 높았으나 사회적 관계에 대한 준비는 취약했다.
재단은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근로 형태에 따른 노후 준비 방법도 함께 제안했다. 퇴직 후에도 노후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근로활동을 지속해야 하는 임시직/일용직 임금근로자의 경우, 노후 준비 지원기관을 활용해 일과 사회적 관계를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시 역시 유연한 일자리 탐색 및 지원 기회, 체계적 직업훈련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비재무적 노후준비가 취약한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의 경우, “노후준비 지원기관을 통해 지역사회 내의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자원봉사나 여가, 일‧활동과 연계된 평생교육과정 등을 제공받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범용성이 있는 프리랜서의 경우, 직업 특성상 제2의 직장을 탐색하는 구조보다는 경력 전환 및 연계 교육훈련을 통한 1인 창업‧창작을 제안했다. 또 일과 사회적 관계를 동시에 유지할 수 있는 직업능력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그 안에서 전문성 강화, 사회적 소속감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석환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정책연구팀 책임이 ‘중장년 사회공헌일자리 국내외 현황과 정책 함의’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이 책임은 국내외 중장년 사회공헌일자리 현황을 점검하고, ‘서울시 50+보람일자리사업’에 주는 정책적 함의를 도출하고자 진행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책임은 “서울시는 보람일자리사업을 바탕으로 중장년 사회공헌일자리 정책을 통합하는 과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라며 “국외 사례에서 보듯 단순한 사회공헌일자리 제공에서 나아가 참여자들이 스스로 지역사회 연대 및 통합을 이어갈 수 있고 지속적으로 활동해나갈 수 있도록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또한 “활동보상 측면에서 단순히 활동비 제공 뿐만 아니라 버스 할인이나 공공시설 할인 등 지역사회 내 혜택을 제공함으로서 서울시민이라는 소속감과 연대성을 강화하는 방향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중장년 1인가구의 사회적 관계망 형성을 위한 50+커뮤니티 역할’을 주제로 정책연구팀의 임소현 책임이 발표를 진행했다. 연구는 중장년 1인가구의 고립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사회적 관계망 형성을 위한 50+커뮤니티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진행됐다. 관련 정책과 운영 중인 지원 사업의 사례와 요구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임 책임은 발표 말미 정책 제언으로 “중장년 1인가구의 사회적 관계망 정책은 단순히 커뮤니티 형성을 위한 체계 구축 혹은 지원으로 운영될 수 있는 것이 아닌, 종합적 지원과 정보 제공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년 1인가구 커뮤니티 내에서 원활한 소통을 하고, 서로의 보호자가 될 수 있도록 온라인 플랫폼을 제공해 활용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윤주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정책연구팀장은 “이번 토론회는 서울시 중장년층 노후준비 관련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실질적 정책 방향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다양한 연구와 논의를 토대로 중장년층이 노후 준비를 위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정책과 서비스를 더욱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데 고민이 있는 중장년층을 위한 ‘노후준비 콘서트’가 열린다. 해당 행사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KB국민은행과 협력해 자산관리 전문가들의 특강으로 구성했다.
최근 서울시민의 노후 준비 현황을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중장년층의 재무 노후 준비지수(53.62점)는 비재무 노후 준비지수(57.71점)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노후 생활비 준비 여부도 서울시 중장년층의 50.73%만 준비했다고 응답해 절반 정도는 여전히 노후 준비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은 이번 행사를 통해 재무적 노후 준비가 필요한 중장년 세대를 대상으로 노후 자산관리의 기초지식과 정보를 전달해 안정적인 노후 준비를 돕고, 은퇴 이후의 재무관리에 대한 인식을 제고한다.
이번 콘서트는 9월부터 12월까지 부동산·세무·연금 등 노후 재무 설계에 중요한 주요 영역별 전문가 특강으로 진행된다. 9월부터 12월까지 매월 50플러스캠퍼스(북부·서부·남부·중부 순)를 순회하며 총 4회 시리즈로 진행하며, 매회 다른 주제의 자산관리 특강으로 운영한다.
콘서트에는 박원갑 KB금융그룹 수석전문위원(부동산), 이호용 세무사(세무), 곽재혁 KB금융그룹 수석전문위원(연금/보험) 등 KB국민은행 내 WM스타자문단 전문위원들이 참여한다. 강연 후에는 현장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실제 중장년층의 노후 준비 관련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노후 준비에 관심 있는 중장년층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고, 50플러스포털과 ‘KB골든라이프X플랫폼’에서 신청할 수 있다. 특강 현장 참여는 회차당 선착순 50명으로 진행되며 온라인은 사전신청자에게 발송되는 참여 링크를 통해 누구나 실시간으로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