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달 30일 ‘어르신 복지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2025년까지 공공·민간분야 일자리 10만 개를 발굴한다고 발표했지만, 취재결과 구체적인 계획과 실행 가능 여부가 모호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시내 65세 이상 인구는 157만 3000명으로 서울시 전체 인구(955만 8000명)의 16.5%를 차지하는 가운데, 어르신 복지 종합계획은 초고령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방책이다.
우선 서울시는 공공분야 일자리 중에서 선호도가 높고 전문성이 강한 투자출연기관의 직무를 발굴하는 ‘시니어인턴제’를 도입해 2025년까지 총 310명을 선발한다. 50플러스재단은 “발굴하고 협의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확정된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서울시는 전 연령을 대상으로 한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와 별도로 공공‧민간 일자리를 연계하는 ‘서울시 어르신일자리지원센터’를 2025년까지 설립해 노인들의 구직 활동을 지원하기로 했다.
인생이모작지원과는 “시니어클럽 등 각 자치구를 중심으로 어르신 일자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일자리에 대한 정보가 통합돼있지 않고 각개 전투식으로 진행 하는 문제점이 있다”며 “기관과 기관의 역할을 연계하고 정보를 공유해 어르신들이 조금 더 편하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라고 사업의 취지를 밝혔다.
향후 향방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며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 있는 것은 아니며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내년에 타당성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타당성 조사의 결과에 따라 2023년부터 어르신 일자리 사업을 시행 중인 각 기관과 협의하는 등 사업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존에 잘 나가던 때의 태도와 마인드를 새로운 도전에 따른 자세로 바꿔야 한다.”
“채용될 때까지 책임 있는 자세로 성과를 보이며 능력과 역량을 객관적으로 어필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젊은이들을 빠르게 따라가려고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9일 연 '50+ 기술전문가, 중소기업에서 살아가기' 온라인 포럼에서 관련 전문가들은 은퇴를 했거나 은퇴를 앞둔 50+ 시니어가 중소기업 재취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이 50+시니어가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태영 기술자숲 대표는 “경력 등으로 50+시니어들의 전문성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어 전문성 검증은 필요없을 정도로 문제가 없다”며 “하지만 자세와 태도에서 다소 문제점이 발견된다”고 중소기업이 50+ 시니어들을 채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공태영 대표는 “50+ 시니어들은 낮은 급여와 노하우 전수를 받아들이며, 소통에도 문제가 없다고 자신한다”며 “하지만 막상 기업과 함께 프로젝트에 대해서 논의를 진행하면 부정적인 의견을 내거나 스스로 결론을 내리는 경향을 보인다”고 자세와 마인드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채용되기 전까지는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며, 50+전문가라는 특성을 충분하게 어필하고, 자신이 중소기업을 평가하는 식의 평가자나 면접관 같은 태도를 절대 보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공 대표는 “분명하게 3000만 원대 연봉을 수용하겠다고 해놓고도 막상 해당 연봉을 제시하면 자존심을 거론한다”며 “스스로 수용할 마음의 자세를 갖췄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배중구 N15 팀장은 “50+ 시니어 전문가들이 스타트업에서 일하다 보면 다양한 어려움에 봉착한다”며 “스타트업도 기존 회사와 스트레스가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배 팀장은 “젊은 세대들은 50+ 시니어들의 전문성과 경험을 인정하고, 50+ 시니어들은 젊은이들의 빠른 움직임을 따라가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두 세대가 서로 융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스타트업 직원은 주로 20대로 젊다”며 “50+ 시니어들이 스타트업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0+ 시니어가 자신들의 성공스토리를 담아 스타트업에 경험을 채우고, 실력과 역량을 보여주며 외부 기업과의 관계를 슬기롭게 이끌어가면 스타트업애서 다수를 차지하는 젊은 직원과 고경력 50+시니어가 선순환 체재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백훈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상생협력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이 수출경쟁력과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이해서는 전문인력 확보가 필수”라며 “고경력 전문인력을 통해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받으면 중소기업의 스마트화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소부장 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다수의 중소기업에 기술전문가들이 부족한 현실을 고려하면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갖춘 50+시니어를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이 매우 많다는 설명이다.
이어 백훈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의 스마트화는 로봇과 AI를 현장에 도입하는 차원과는 거리가 있고, 전문적인 생산 수준을 높이고, 노하우를 전수 받는 수준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지방에는 청년이 많지 않고 인재를 구하기가 어렵다. 반면 퇴직을 앞둔 중년은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이 같은 상황을 이용해 지방 소재 7년차 중소기업에 서울에 거주하는 50대 전문가에게 주거비를 별도로 지원했다. 신사업 성장세에 따라 후속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남았다.”
9일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연 '50+ 기술전문가, 중소기업에서 살아가기' 온라인 포럼에서 공태영 기술자숲 대표가 ‘50+기술 전문가와 중소중견기업 매칭 사례’ 주제 발표에서 이 같이 말했다.
공 대표는 “예상과 달리, 고 경력 전문가들은 유연근무형태나 비교적 낮은 임금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50+전문가와 기업을 연결해 주면서 새롭게 안 사실을 추가로 소개했다.
기술자숲은 제조산업 전문가 매칭 플랫폼 기업으로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주관하는 ‘50+기술전문가 매칭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에 참여한 전문가 73명 중 68%가 유연근무형태를 선호했으며, 55%는 희망급여로 300만 원 이하를 선택했다.
또 기술자숲이 진행한 ‘2021 하드웨어 Start Up! 고 경력 전문가와 함께 Scale Up!’(SUSU) 사업에 참여한 기업 94%가 ‘조건에 적합하다면 50대 전문가와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고 답했다. 공 대표는 “기업이 성장하고 기술력을 보완하기 위해서 전문가 나이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 대표는 중소기업과 50+전문가 매칭에서 가장 큰 실패 원인으로 50+성공사례 부재와 사회적 긍정 문화 부재를 꼽았다. 그러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중장년층 전문가로 인한 성공 사례가 많아지거나 금전적 지원이 늘어나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태영 대표는 인턴과 유사한 작은 프로젝트를 진행해 성공 경험을 쌓은 뒤 장기적인 일자리 연계를 유도하고, 추가로 신규 일자리 창출까지 이끌어내는 방식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과 전문가가 각개 전투를 하는 대신 서로 이런 매칭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여러 주체들이 협력 모델을 구축해 문화를 확산하고 선도해야 한다”며 “이 자리가 다양한 아이디어가 도출되고 새로운 협력 모델이 만들어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발표를 마무리했다.
이어진 ‘50+기술 전문가와 스타트업의 협업’ 발표는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 기업 ‘N15’ 배중구 팀장이 맡았다. N15는 서울시와 용산전자상가와 협력으로 ‘메이커스페이스’를 탄생시킨 기업이다.
배 팀장은 “제조업에서 많은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아이디어의 빠른 사업화가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사실이 명확하지만 현실적 어려움으로 현실화가 되지 않고 있어 이 어려움을 해결해주고자 N15가 출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조산업은 젊은 패기로만 승부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며 “전문적이고 축적된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측은 아이디어가 있지만 제조 파트너와 소통이 어렵고, 제조 생태계를 이해하고 있는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N15 측에서 떠올린 해답은 제조PM(프로젝트 관리)과 시니어 기술자, 제조공장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에 공장의 니즈와 스타트업의 니즈를 조율하며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20대 스타트업 기획자는 50대 기술자의 지혜와 경험을 원하고, 퇴직을 앞뒀거나 이미 퇴직한 50대 전문가는 구직을 원한다. 그러나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20대 기획자와 50대 기술자 사이에는 세대 차이로 인한 문제가 발생한다.
배 팀장은 “30대 실무자로서 스타트업의 MZ세대와 50+기술 전문가인 베이비부머 세대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메울지 고민한 끝에 세 가지 솔루션을 도출해냈다”고 말했다. 직급 체계를 개선해 수평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고, 제조워크숍을 통해 직접 만나 소통하는 등 소통 채널을 다각화하며 제조 팀에도 기업과 동일한 명함을 제공해 ‘원 팀’(one team)이라는 인식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등의 방식이다.
그는 “기술의 빠른 변화, 인구 감소, 평생 학습 등으로 조직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며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의 50+기술전문가가 가진 노하우, MZ세대의 창의력과 열정이 합쳐져 시너지를 기대한다”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이어 김원진 기술전문가가 ‘50+기술전문가의 내가 경험한 재취업’을 주제로 포럼의 마지막 발표자로 나섰다. 그는 IT 기반 마케팅 기업 ‘원트리즈뮤직’에서 ‘조달청 나라장터’에 공고된 IT 사업의 제안서를 작성하고, 이에 대한 지원 업무를 수행 중이다.
그는 퇴직 전까지 전자부품 제조기업에서 전산실을 운영했으며, 정부 및 공공기관 정보화 관련 사업기획, 시스템운영 및 보안관리 총괄을 맡았다. 개인정보보호 인증심사 등도 수행했으나 퇴직을 앞두니 실무에서 물러나 자문위원으로 역할이 축소됐다.
김 전문가는 “나 역시 퇴직 후 사회생활에 대한 고민을 했었다”며 “경력과 직위에 따라 다르지만 퇴직 직전에 맡는 업무는 관리직 성격이 강하므로 전문성과 업무 연속성 복구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재난관리사 자격증 취득, 정보통신중급기술자 인증을 발급하는 등 전문성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그럼에도 일반 기업과 IT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판단해 정부, 공공기관 사업의 평가위원으로 활동하거나 컨설팅 지도 업무를 수행했다.
그는 “기술과 트렌드가 빨리 변해 회사의 기존 직업과 협력하기 어려웠다. 자료가 부족해서 혼자 처음부터 끝까지 일을 맡아야 했을 때는 스트레스도 컸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지금은 문제가 원만히 해돼 만족하며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진 전문가는 퇴직 후 구직을 원하는 50+기술전문가에게 퇴직 후 자신의 적응력이 얼마나 되는지 서울50+ 인턴십에 참여해 판단하기를 권했다. 그는 “개인의 능력에 대해 냉철하게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생활에서 자존감에 상처를 받지 않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나 역시 50+기술전문가이기 때문에,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내가 맡을 수 있는 분야의 사업이 있다면 참여하겠다”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신성산업은 퇴직 기술인력을 활용해 원가를 절감하며 1700만 원의 이익을 냈다. 또 기술인력이 시스템 관련 교육과 제품개발을 도와 현장 작업자들이 시스템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직원 관리 효율을 높였다.”
대·중소기업 농어업협력재단 상생결제운영부 오인영 과장은 9일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주최한 ‘50+ 기술전문가, 중소기업에서 살아가기’ 포럼에서 ‘퇴직기술인력의 중소기업 활용지원사업 운영사례’ 발표에서 신성산업을 우수사례로 제시하며 이 같이 말했다.
대·중소기업 농어업협력재단은 중소기업의 기술력 향상을 위해 대·중견·강소기업 등에서 근무경력이 있는 기술인력의 채용 및 활용을 지원하는 ‘대·중소 기술인력 활용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 과장은 “민간 구인구직 플랫폼에서 활발한 구직활동이 일어나고 있지만, 구직자와 기업 간 임금수준 격차가 크기 때문에 미스매칭이 빈번히 일어난다”며 “또 일부 대기업은 자사 전문 인력을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사업을 운영중이나, 인건비 지원의 한계나 지원대상, 전문인력의 풀이 한정적인 부분이 있어, 기업 자체적으로 확대하거나 활성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사업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중소 농어업협력재단은 중소기업과 기술인력을 모집해, 해당 업종 관련 분야 근무 경력이 3년 이상인 기술인력을 채용한 중소기업에 사후 확인을 거쳐 인건비 매칭을 지원했다.
오 과장은 “기업과 구직자의 미스매칭을 최소화 하기 위해 자체 채용 부분에 대한 지원하고. 인건비 지원의 1회성 사업 외에도 신규 채용 및 고용 유지에 대한 회사 복지 및 관리비 등 추가 지원에 나설 예정”이라고 앞으로 중장년 일자리 사업 추진 방향에 대해 밝혔다.
이어 오 과장은 “50세 이상 전문인력의 고용을 위해서는 중소기업과 고경력 전문인력의 미스매칭을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이를 위해 인건비 외에도 전문인력 고용에 필요한 다양한 비용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경력 과학기술인 활용 지원사업 운영사례’ 발표에 나선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기업공감원스톱지원센터 이덕성 부장은 “기술적 어려움에 처한 한조와 화성이엔지, 화산정밀 3개 기업이 고경력 과학기술인을 활용해 기술멘토링을 받고 문제를 해결했다”며 ‘고경력 과학기술인 활용 지원사업’에서 성공적으로 진행한 우수 사례를 소개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고경력 과학기술인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여 중소기업의 우수 연구성과 창출을 목적으로 ‘고경력 과학기술인 활용 지원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부장은 “국내외 급변하는 기술 환경 변화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고경력인의 기술역량 노하와 활용의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다”며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퇴직하며 과학기술인이 증가함에도 중소기업은 고급 연구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사업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 사업은 고경력 과학기술인이 중소기업의 R&D 기술애로에 대해 중장기(기술멘토링) 또는 단기(상시 현장자문) 자문 실시를 통한 중소기업 기술역량 강화하며 진행됐다. 중소기업, 벤처-창업기업, 비영리민간단체,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의 기관과 국내 과학기술계 연구기관, 과학기술관련 단체 및 기관, 등에서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퇴직한 만 50세 이상인 고경력 과학기술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 부장은 성공적인 성과를 내는데 ‘최적의 고경력 과학기술인 매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기업은 제품으로, 고경력과학기술인은 기술로 표현하기 때문에 원활한 소통을 위해 기술전문 코디네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문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상용화를 위한 프로젝트형 연구과제를 연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고 있는 중소기업에서는 전문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반면 퇴직한 50+ 기술전문가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어려움에 처하고 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50세 이상 기술 전문 인력과 중소기업을 연계한 일자리 창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9일 개최한 '50+ 기술전문가, 중소기업에서 살아가기' 온라인 포럼에서 백훈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상생협력연구위원이 이 같이 언급됐다.
한 분야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뒤 퇴직한 중장년 전문 인력이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그런데 이들의 경험과 전문성을 살릴 기회를 찾기는 쉽지 않다. 현재 중장년 퇴직 전문 인력 활용 사업은 매우 미미하다. 특히 중소기업에서 수요가 많은 기술 자문과 숙련 전수 같은 사업에서도 전문인력 확보와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2020년도 산업기술인력 수급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산업 기술 인력을 확보하는데 대규모 사업체(500인 이상)보다 7.3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50+ 기술 전문 인력의 일·활동 지원과 중소기업의 산업 기술 인력난 해소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50+기술전문가, 중소기업에서 살아가기’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 늘고 있는 은퇴 전문 인력을 활용할 방안을 찾고, 50+ 퇴직 기술 인력과 중소기업을 효과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일자리 지원사업의 확대와 효과적인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백훈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상생협력연구위원은 ‘50+ 고경력 기술인력 일자리 사업의 방향성’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우리 경제는 1960년대 정부의 경제 개발 정책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성장 결과, 경제 규모로 세계 10위에 올랐으며 기업과 고용 성장을 이뤄냈다”며 “특히 중소기업은 국민 대다수의 삶과 활동무대”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적·문화적·기술적 측면의 글로벌 및 국내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우리 경제에 장애 요인 발생하고 있다”며 “청년 실업이 지속되고 초고령화로 50세 이상 은퇴 전문 인력이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하지만 산업의 핵심 축인 중소기업은 만성적인 숙련 인력 부족, 기술 인프라 부족으로 코로나19가 초래한 글로벌 가치사슬 붕괴에 따른 피해를 직접 맞으며 경영악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민간 차원(상생협력)의 인력 지원 사업에서 청년층 신규 채용 치중, 공급자 위주의 인력 지원 방식, 중소기업 현장과 괴리된 인력 수요 공급 같은 현재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중장년 고경력 기술 퇴직 인력을 활용한 중소기업 수요와 기술 자문·숙련 전수를 위한 정책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훈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에 대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R&D 전문 고급인력의 수급이 절실하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생산 체계의 스마트화, 비대면 중심 경제 변화에 따른 관련 기술 전문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생각의 관성(慣性)
직장 문을 나선 지 꼭 2년이 지났다. 정확히 말하면 안식년을 포함해서 만 3년의 세월이 흐른 것이다. 그동안 평소 바람대로 양지바른 곳에 앉아 햇볓을 쬐기도 하고,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그림 같은 경치 속으로 빠져들기도 했으며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한 달 동안의 기숙사 생활 같은 것도 체험해봤다.
그런데 그동안 겪은 이런저런 경험 중에 특별히 기억나는 것은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었다. 예를 들면, 출근 시간에 회사 방향으로 자동차를 몰고 가다 중간에 옆길로 빠져 체육관을 향한다거나 회사와 정반대의 방향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 등이다.
동도 트지 않은 이른 아침에 도심을 향해 질주하는 차량들을 보면 “아! 나도 저렇게 정신없이 살았구나” 하는 생각에 착잡한 마음도 들었고, 아침 운동을 위해 체육관 쪽으로 방향을 틀어 작은 길로 들어서면 갑자기 세상에서 밀려난 듯한 묘한 상실감이 일던 기억도 난다. 내가 지나는 길에는 차량도 별로 없었다.
남들이 출근하는 시간에 자전거를 타고 도심과 반대 방향으로 달릴 때 역시, “이제야 내 시간을 찾았다” 하는 생각과 함께 슬며시 끼어든, 마치 다른 세상에 편입된 것 같은 기분은 한동안 어쩔 수 없었다. 눈 뜨면 밥 먹고 회사 가는 일을 수십 년 동안 반복하다 보니 아침이면 몸과 마음이 자동으로 반응했던 것이다.
물리학에서 말하는 관성(慣性)의 법칙이란 외부에서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모든 물체는 현재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고 하는 것을 말한다. 정지한 물체는 계속해서 정지한 채로 있으려고 하며 운동하던 물체는 계속해서 등속, 직선 운동을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정해진 시간에 일정한 방향으로 내달리다 보니 방향만으로도 낯선 환경이 실감났던 것이다.
시간이 흘러 방향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자 이번에는 속도가 문제였다. 어느 날 오전, 소파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다가 불현듯 “내가 이 시간에 왜 이러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출근을 안 하면 뭔가라도 하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갑자기 나를 허둥대게 만든 것이다. 평소 누려 보지 못한 시간이 주어졌는데도 고마워하긴 커녕 불안감에 자리를 털고 일어선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후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행동하며 바쁜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백팩 메고 공부도 하러 다니고 배움길에서 새롭게 만난 친구와 함께 생전 해보지도 않던 일 등도 하다 보니 언제 3년이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세월이 후딱 지나갔다.
그런데 만 3년의 세월이 지나자 이제야 겨우 생각의 속도가 늦춰지기 시작함을 느낀다. 속도의 관성이 서서히 약해지자 비로소 그간의 내 행동에도 눈을 돌릴 여유가 생겼다.
지금도 매일 아침 출근 시간이면 일어나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면 하는 것도 별로 없이 하루해가 금방 가던 실망스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소중하긴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멍 때리는 하루가 있어도 그날에 연연하지 않는다.
익숙한 생각이 모두 나쁜 것은 아니겠지만 나 자신은 물론이고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바뀌었으니 생각의 관성도 바꿀 필요가 있지 않을까? 퇴직 후 삶의 기준을 전반기와 같이 할 수는 없으니 시간이나 생각과 마찬가지로 행동도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내 경우는 우선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다.
과거에는 나쁜 일이 발생하면 ‘왜 하필이면 나에게 그런 일이 발생했을까?’ 하는 생각에만 집착해 불쾌해하고 짜증을 냈다면 지금은 ‘새옹지마(塞翁之馬)’로 흘려버리는 일이 실제 많이 늘어났다. 운전을 하다가도 전방의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 있으면 초록색 불이 켜 있을 일만 남았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편하게 이끌려 하고, 연속해서 초록색 불이 켜 있으면 오늘의 뜻하지 않은 행운에 감사하는 쪽으로 마음을 돌리려고 한다.
물론 약속 시간에 늦었을 경우는 거리의 신호등을 모두 내 차에 맞췄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그럴 일은 이제 별로 많지 않다.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으니 조금만 일찍 출발해 세상 구경하면서 걸으면 운동도 되고 기분도 좋아진다. 좋은 생각의 관성은 나를 기분 좋게 하고 행복하게 이끈다. 결국 생각의 관성을 잘 만들어 내는 것이 핵심인 것이다.
요즘 뜻하지 않은 계기로 캘리그라피(Calligraphy)를 배우기 시작했다. 컴퓨터의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폰트와 달리 인간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캘리그라피는 글자의 의미 외에 그 자체로 제작물의 내용을 상징하는 이미지를 갖고 있어 방송의 타이틀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도구다. 그래서 거의 모든 것이 디지털화된 방송국에서도 이것만은 사람이 직접 붓으로 글씨를 쓴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기존의 문화센터 수업이 끊겼다가 새롭게 개강을 하게 되자 당시 여러 가지 조건이 캘리그라피와 맞아 시작을 하게 된 것이다.
캘리그라피에 조금씩 눈을 뜨게 되자 그림에도 곁눈질이 간다. 이전에 봤던 판화가 이철수 님이 그린 촌철살인의 문장과 글씨체 그리고 단순하면서도 눈길을 확 끌어당기는 그림을 흉내내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이다. 그림을 배우면 나도 흉내를 낼 수 있을까?
그림이라고는 국민학교 시절에 파스텔을 도배하다시피 그린 것으로 가작(佳作)을 받은 게 최고의 결과였다. 과연 내가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는 그림을 제대로 배워본 적도 없는 것 같다. 단지, 반(班)에서 나보다 잘 그리는 친구들이 많았고 그래서 나는 그림에 소질이 없나 보다 생각하고 지레 포기했을 뿐인 것이다.
내가 지금 그림을 그려서 공모전에 출품할 것도 아니고 작가가 되려고 하는 것도 아닌데 뭐가 두려워서 시도조차 못한단 말인가? 지금이라도 시작해서 꾸준히 해보자는 쪽으로 생각의 방향을 바꾸고 느긋하게 마음 먹으니 전에 없던 용기도 생긴다. 혹시라도 아나? 내가 이쪽에 소질이 있다면 나는 생각지도 않던 작가가 되는 것이다.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면 몸도 마음도 덩달아 상쾌해진다^^
안 된다고 생각하면 될 일도 안 된다. 이래서 포기하고 저래서 포기하면 남은 시간에 무엇을 하면서 살 것인가?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지금이, 지난 세월이 덧없다고 생각하는 지금이, 이만하면 잘 살았다고 자족하는 지금이 생각을 바꾸기 위한 적기(適期)라고 생각한다.
좋은 생각과 좋은 습관은 나를 계속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할 것이고 나쁜 생각과 나쁜 습관은 나를 계속해서 부정적인 방향으로 몰아갈 것이다.
생각은 나를 점점 강하게도 만들고 약하게도 만든다.
바로 관성(慣性)의 힘이다.
•수상소감 - 우수상 산문 김영창
“우리는 오랫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것이지, 우리의 인생을 그만둔 것이 아니다.”
글쓰기는 퇴직 이후에 시작한 것인데 첫 공모전 출품에 상까지 받게 되니 용기백배입니다. 코 로나19가 진정되길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축하 파티를 해야 하거든요.
정보를 얻기 위해 몇 가지 뉴스레터를 구독하는데 거기에 ‘50+ 시니어 신춘문예 공모전’ 소식이 올라와 있더군요. 제가 우리 인생학교 카톡 동기방에도 소식을 퍼 날랐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서로 만나지도 못하고 카톡에서만 글을 주고 받는데 혹시라도 동기 중 누가 당선이라도 되면 단톡방이 왁작거리지 않겠어요? 제가 지금 동기회장이라 어떻게든 분위기를 살려야 하거든요. 덕분에 목적을 100% 달성했습니다.
책을 읽을 때면 항상 발췌를 해가면서 읽었어요. 다 읽고 나면 핵심이 되는 문장을 인용한 후 거기에 제 생각을 엮어서 독후감을 마무리 하곤 했지요. 다 쓰고 보니까 뭔가 그럴듯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인용한 문장은 거의 대부분 빼어난 문체이거나 깊이가 있는 글이거든요. 이렇게 요약한 글은 외부에서 강의를 할 때도 자주 인용을 한답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교육 프로그램 중 ‘1인 창직과정’이 있었어요. 그때 맥아더스쿨의 정은상 교장 선생님이 매주 한 권의 책을 소개하고 독후감을 올리라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정말 요약만 했지요. 그러다가 “이러지 말고 조금 더 다듬은 문장을 만들어 보자”하고 시작한 게 본격적으로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블로그를 만들었으니 빈 공간을 채울 콘텐츠도 필요하고 해서 산문 형태의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이걸 읽어 본 창직 동기들이 용기를 주더라고요. 당신 글에 공감 가는 게 많다고요. 제가 칭찬에 특히 약한 팔랑귀라서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살아가면서 느끼는 단편적인 생각들을 모아 보려고 합니다. 지금은 제 인생에서 가장 변화가 극심한 때거든요. 언제 까지고 다닐 것 같은 회사를 나왔지, 마땅한 일도 없지, 늙어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면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어요. 그렇다고 무기력하게 살고 싶지는 않고. 퇴직 후 인생2막을 시작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저와 같은 생각이 아닐까 싶어요. 글을 통해 솔직히 토로도 하고 용기와 격려를 주고받는 그런 글을 쓰고 싶습니다.
글을 쓸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신 정은상 선생님과 창직 동기들 그리고 우리 인생학교 중부2기 동기들을 꼽고 싶습니다. 이 분들은 모두 제가 퇴직 이후에 만난 사람들이지만 누구보다 제 삶에 용기와 격려를 많이 해 주신 분들이거든요. 아! 또 한 분 있네요. ‘눈부시게 아름다운 노후’의 저자, 헤닝 쉐르프님에게도 감사드립니다.
퇴직이라는 위기의 기로에서 맞잡은 손을 더욱 단단히 그러쥔 부부가 있다. 예상치 못한 권고사직과 재취업 실패, 노후 자금 공백. 금슬 좋은 부부를 시험하기라도 하듯 중년에 들어 온갖 폭풍이 닥쳤지만, 두 사람은 갈라섬을 고민하는 대신 서로의 기둥이 되기로 했다. ‘사모님’ 소리를 듣던 아내는 결혼 후 처음으로 사회에 발을 내디뎠고, 전용 기사를 둔 대기업 임원 출신 남편은 ‘따릉이’를 타고 다니는 택배 노동자로 인생 2막을 열었다. “인생에 가을이 찾아와 가을옷을 입은 것뿐”이라는 강찬영(60)·박경옥(57) 부부를 만났다.
예측할 수 없는 날씨가 반복되는 여름이다. 맑은 하늘에 마른 천둥이 내리치는가 하면, 소나기가 쏟아져 우산 없이 낭패를 보는 날이 잦다. 잠깐의 소나기는 손우산으로 피하면 그만이지만, 장마철 태풍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대비 없이 찾아온 태풍은 집을 휩쓸고 봄내 가꾼 논밭을 가차 없이 망가뜨린다. 준비 없는 퇴직도 비슷하다. 수십 년 경력이 최고점에 달했을 때 보금자리가 사라지고, 차곡차곡 쌓은 커리어는 휴짓조각이 된다. ‘오늘, 남편이 퇴직했습니다’ 저자 박경옥 씨는 남편의 퇴직을 “한여름의 태풍 같았다”고 비유했다.
태풍이 찾아오기 전의 여름은 뜨거운 열정이 타오르는 청년의 모습처럼 한없이 청량하다. 강찬영 씨의 청년기도 빛났다. 이름만 들으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해운회사에서 27년간 영업직으로 일했다. 퇴직 전 2년 동안 임원도 맡았다. 임원직에 앉아 있을 때, 임시직인 만큼 실적과 관계없이 계약이 끝나는 대로 회사를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회사가 공중분해될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강 씨는 2013년, 53세의 이른 나이에 권고사직이라는 대책 없는 폭풍을 맞았다. 강 씨는 “학창 시절을 다 합친 것보다도 긴 시간 회사를 다녔으니 그야말로 ‘멘붕’이 왔다”며 “현실을 깨닫는 것부터 어려웠다”고 말했다.
퇴직 부부의 동상이몽
퇴직 후 퇴직금이 두둑하게 쌓여 있던 1년간은 평화로웠다. 벼르던 여행도 가고, 주말마다 부부끼리 산에 다니며 자유 시간을 만끽했다. 강 씨는 5개월 만에 비슷한 직무로 재취업에 성공했다. 외국 회사와의 계약을 따내야 하는 중소기업의 큰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최종 단계에서 계약이 무산되면서 1년여 만에 다시 회사를 나와야 했다. 두 번째 폭풍이었다.
대부분의 화이트칼라 퇴직자가 그러하듯, 강 씨 부부도 퇴직 후 얼마간은 동종 업계로의 재취업을 준비했다. 강 씨가 자기소개서를 쓰면, 박 씨가 오탈자와 문맥을 봐주며 정성을 쏟았다. 그러나 돌아오는 연락은 없었다. “현역 때의 열기가 살아 있을 때니 재취업이 가능할 것”이라 막연하게 생각했던 강 씨와 달리 박 씨의 속은 점점 타들어갔다. “세상 물정 모르고 눈을 낮추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한 번은 외국으로 굿을 다니는 무당의 통역사를 뽑는 공고에 대기업 시절 연봉을 적어 지원했다는 남편의 말을 듣고 ‘통역사에게 그만한 월급을 주려면 한 달에 굿을 얼마나 해야 하느냐’고 속으로 나무란 적도 있었다.
모아둔 노후 자금이 야금야금 줄어들고, 재취업의 동상이몽이 길어지는 와중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니 두 사람은 사소한 일에도 부딪혔다. 임원 시절 지시하던 습관이 집에서도 배어나오는 탓이었다. 강 씨가 지방에 일이 생겨 기차표를 끊어달라 하면 박 씨는 “여긴 회사가 아니니 당신이 직접 알아보라”며 반박하곤 했다. 늘어나는 집안일도 박 씨의 신경을 긁는 요인 중 하나였다. “남편이 집에 있으니 일이 더 많아졌어요. 젖은 옷은 탁탁 털어서 널어야 구김이 안 가는데, 그대로 널어 두 번 일하게 만들고. 세탁기도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다 되는 줄 알고.(웃음) 안 해봤으니 모르는 게 당연한 건데 화가 나더라고요.”
강 씨는 “답답한 마음은 이해되지만, 조금은 기다려주길 바랐다”며 “27년 동안 가족을 위해 일만 했는데 배신당한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고 내심 서운함을 드러냈다. “저 역시 연금이 나올 때까지 공백이 생기니 놀고만 있을 수는 없겠다 생각했어요. 아내와 동등한 입장에서 집안일을 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죠. 그래도 은퇴하면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어깨의 힘을 빼고 자세를 낮춰야 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고 싶었죠.”
‘인생 공부’로 되찾은 금슬
박 씨는 남편과의 불편한 동거가 계속되자 절에서 숙식하는 공양주 보살 일을 찾아보며 잠깐 떨어져 있을 생각까지 했다. 그런 그녀가 깨달음을 얻은 건 주말 농사를 하면서다. 어느 날 고랑의 잡초를 뽑던 그녀는 문득 계절의 흐름에 따라 자라나는 작물을 보며 “인생의 가을에 접어든 남편에게 잘나가던 여름의 모습이 계속되기만 원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계절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건 강 씨도 마찬가지였다. “인생의 여름이 지나갔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가을에 여름옷을 입고 있으면 춥잖아요. 계절이 흐르면 그에 맞춰 옷을 갈아입고 준비해야죠.”
마음가짐을 달리하니 부부 사이에도 변화가 생겼다. 두 번째 퇴직 후 1년쯤 지났을 무렵, 박 씨는 무료해하는 남편을 데리고 지역 도서관에 갔다. 남편이 일하는 동안 심심하면 도서관에 가서 인문학 공부를 했던 기억이 나서다. “‘뭐라도 해라’는 심정이었죠.(웃음) 그런데 독서를 해보니 남편이 책 한 권을 꼼꼼하게 읽는다는 걸 알았어요. 특히 동양학 서적을 집중해서 보길래, 관심 있으면 공부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했죠.”
박 씨의 말에 용기를 얻은 강 씨는 2017년 원광디지털대학교 동양학과에 입학했다. 잠들어 있던 학구열에 불씨가 피어난 순간이었다. 서울시 50플러스센터 공유사무실을 빌려 작정하고 공부에 돌입했다. 박 씨는 “남편과 잠시나마 떨어질 수 있었던 팁”이라며 웃었다. 혼자만의 공간이 생긴 덕분이었을까, 첫 학기를 제외하고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를 졸업했다.
함께하는 취미가 생기니 소통도 늘었다. ‘베갯잇 대화’ 시간도 생겨났다. “새벽에 눈 뜨자마자 이야기를 나누는 거예요. 공부라는 공통분모가 있으니 소재가 무궁무진하더라고요. 덕분에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어요. 퇴직 후 남편이 스크린 골프장에 가는 걸로 자주 싸웠는데, 알고 보니 언제 찾아올지 모를 비즈니스 자리를 대비하기 위해서였다는 걸 알게 됐죠.”
골머리를 썩이던 집안일 문제도 해결했다. 두 사람이 생각해낸 부부 갈등의 해답은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말 뒤집어보기다. “아내가 곰국을 끓이면 남편이 긴장한다고 하잖아요. 삼시세끼 곰국만 먹게 될까봐요. 그런 자조적인 농담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아내가 없으면 곰국에 면을 삶아 넣거나 사골 향 나는 김치찌개를 끓여 먹으면 되죠. 집안일은 함께하는 거니까요. 이제 저도 설거지, 신발 정리 정도는 직접 해요.(웃음)”
함께 일하니 보람은 두 배
강 씨가 공부에 매진하는 동안 박 씨는 50플러스센터에서 건강 관리, 감정 조절 등을 주제로 강연을 하며 인생 2막을 시작했다. 남편의 재취업을 독촉하는 대신 생활 전선에 함께 뛰어들기로 한 것이다. 스터디 모임에서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재능기부 강의를 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이제는 기업과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남편의 은퇴로 상담을 받은 적이 있는데, ‘남편을 바꿀 수 없으면 나를 바꿔라’고 하시더라고요. 순간 제가 이기적이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돈 버는 일은 으레 남편의 몫이라고 생각했던 거죠. 이참에 남편으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해봐야겠다 싶었어요. 적은 돈이라도 제 힘으로 벌 수 있다면 뿌듯할 것 같았죠.”
경력 단절도 아닌 ‘무경력’ 전업주부가 일자리를 얻는 것은 쉽지 않았다. 박 씨는 “능력이 부족할수록 탐색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며 “관련 기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녀는 틈날 때마다 여성인력개발센터, 50플러스센터 등을 방문해 인맥을 늘렸다.
그 무렵 강 씨는 주말 농사에서 알게 된 지인의 소개로 택배업을 시작했다. 오후 3시부터 8시간 정도 택배 분류를 반복하는 고강도 노동이다. 그는 “아내가 일을 하면서 고연봉 직업을 찾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니 자연스럽게 눈을 낮출 수 있었다”며 “제안해준 지인의 덕도 크다”고 말했다. 지인은 그가 대기업 임원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부부는 이를 두고 ‘낯선 사람 효과’라 설명한다.
“잘나가던 모습을 봐온 학교 동창이나 직장 동료는 이런 제안을 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지인의 눈에는 그저 백수였던 거죠.(웃음) 이래서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 사람의 과거가 아닌 현재를 있는 그대로 보니까요. 아내가 책을 내고 강단에 설 수 있었던 것도 기관에서 만난 사람들 덕분이죠.”
박 씨가 가사노동의 굴레에서 해방될 때 강 씨는 땀 흘려 일하는 육체노동의 보람을 배웠다. 배턴 터치하듯 뒤바뀐 인생이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은퇴 전에는 술자리가 많아 과체중이었어요. 지금은 하루에 5~8시간 움직이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건강해졌죠. 관리자로 모든 일을 책임지는 대신 맡은 일만 성실히 하면 되니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받을 일도 없어졌어요. 그러다 보니 아내와 사이도 좋아지더라고요. 그야말로 ‘수신제가’죠.(웃음)”
어느덧 퇴직 생활 9년째, 이제 두 사람은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노후를 꿈꾼다. 황혼의 위기를 ‘주경야독’으로 이겨낸 그들은 “나이가 들어도 내면 수양을 지속해 서로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비슷한 고민을 겪은 동년배 부부들의 멘토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인정하고 내려놓으면 다른 길이 보여요. 우리는 서로 다른 우주에서 온 행성 같은 존재라는 것, 그렇기에 부딪히는 대신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고, 공존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요. 그런 마음으로 살다 보면 내 곁에 있는 사람이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답니다.”
폭풍을 견디면 시원한 가을이 온다. 추수의 시간이다. 두 사람에게 가을은 갑작스러운 기상이변처럼 조금 일찍 찾아왔지만, 그들은 더 많은 곡식을 거두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는 대신 더 빨리 나눌 수 있음에 감사했다. 그래서인지 사진 찍는 순간 렌즈 안에 들어온 두 사람의 해사한 미소가 청명한 가을 하늘과 닮아 보였다. 부부가 함께 보는 하늘이 멋지게 저물어가기를 바라며 셔터를 눌렀다.
시니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이벤트는 단연 올림픽이다. 올림픽은 1896년부터 열린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종합 스포츠 축제다. 올림픽 여러 종목의 선수 중에는 올림픽 하나만을 위해 4년 동안 준비해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있다. 그만큼 깊은 역사와 이야기를 자랑하는 지구촌 대형 이벤트다.
하지만 최근에는 월드컵과 급격히 커진 e스포츠에 밀려 스포츠 이벤트로서 중요도가 점점 떨어지는 추세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쳐 개최 자체가 불투명했던 시기도 보냈다.
올림픽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 하지만 1988년 서울올림픽을 경험한 시니어들에게 올림픽은 최고의 스포츠 제전이기도 하다. 이에 시니어들은 이번 도쿄 올림픽에 남다른 기대를 갖고 있을 것이다. 브라보는 올림픽을 즐길 시니어들을 위해 이번 올림픽이 기존 올림픽과 어떻게 다른지, 한국 대표팀 관전 포인트에 무엇이 있는지 정리했다.
도쿄 올림픽, 무엇이 다른가?
2020 도쿄 올림픽은 2021년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진행된다. 지난해 여름에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여름으로 연기됐다. 대회 명칭은 그대로 사용한다.
사상 첫 무관중 올림픽이다. 당초 일본인과 일본 거주자에 한해 관중을 받으려고 했지만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결국 IOC와 합의해 일본인 관중도 입장하지 않는 걸로 결정했다.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제1회 근대 올림픽이 열린 이래 125년 역사상 최초다. 다만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이 덜한 미야기현과 시즈오카현, 이바라키현 경기장에는 일부 관중 입장을 허용한다.
러시아 대표팀은 올림픽 참가가 금지됐다. 러시아 체육계 선수들이 금지약물을 복용하고 국가적으로 도핑테스트 샘플을 은폐하는 등 파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포츠중재재판소가 2020년 12월 러시아의 도핑 샘플 조작을 인정했고, 러시아는 2년 동안 국가 자격으로 국제스포츠대회 참가가 제한됐다.
하지만 러시아 국적 선수가 올림픽에는 참여한다. 파견된 335명 선수들은 ‘러시아’라는 국가명 대신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라는 이름을 달고 뛴다. 메달을 따도 시상대에는 국기 대신 오륜기가 올라온다. 국가는 러시아 작곡가 차이콥스키의 피아노협주곡 제1번으로 대체한다.
경기 종목에도 변화가 많다. 레슬링과 야구가 다시 정식 종목이 됐다. 여성 선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양궁과 수영, 탁구 등에서 혼성 종목이 대거 늘어났다. 사격에서는 진종오 선수의 주 종목인 50m 권총을 비롯한 3개 남자 종목이 폐지되고, 3개 혼성 종목이 신설됐다.
농구는 세부종목으로 남자 3대3 농구, 여자 3대3 농구가 추가됐다. 사이클은 남녀 BMX 프리스타일, 트랙 남녀 매디슨 종목이 추가됐다. 펜싱은 세부종목인 플뢰레, 사브르, 에페 중 남녀 단체전이 1개씩 번갈아가며 제외돼 총 10개 종목만 배정되던 관행이 있었다. 이번에는 관행이 깨지면서 12개 종목 모두 올림픽 세부종목으로 확정됐다.
야구 종목 부활, 한국야구도 부활할까
2008년 베이징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은 영광의 시간을 보냈다. 류현진, 김광현, 이대호, 이승엽 등 황금세대가 김경문 감독 지도로 9전 전승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후 야구 종목은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빠졌다. 2020 도쿄 올림픽에 한해 일본의 국기인 야구가 정식 종목에 포함됐다. 이런 이유로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디펜딩 챔피언이다. 야구선수들은 다시 올림픽 무대를 밟을 좋은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국내 야구 상황은 좋지 않다. 10번째 구단까지 출범해 양적 성장은 이뤘지만 코로나 19여파와 e스포츠에 익숙한 젊은 팬의 선호가 떨어지며 야구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대표팀에 뽑혔던 일부 선수가 방역수칙을 위반해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리그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다.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둬, 돌아선 야구팬들의 마음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2024 파리 올림픽부터는 야구가 올림픽 종목에서 빠진다. 이번에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야구선수들이 다시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없을지 모른다. 베이징 황금 세대의 일원이었던 강민호, 오승환 등 베테랑들에 이정후, 강백호, 원태인 같은 새로운 세대가 수혈됐다. 영광의 세대와 영광의 순간을 보고 자란 세대가 다시 한번 김경문 감독과 함께 베이징의 감동을 재현할지가 주목된다.
사격의 전설 진종오, 새로운 도전
대한민국 사격의 전설 진종오는 한국뿐 아니라 올림픽을 통틀어 사격 역사에서 최고 선수다. 올림픽 개인 사격에서 금메달 4개를 가지고 있는 유일한 선수다. 이런 진종오가 이번 올림픽에서 큰 변화를 맞았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지난 2014년 IOC가 발표했던 ‘어젠다 2020’에 따라 남자 종목과 여자 종목의 메달 숫자를 맞췄다. 원래 사격은 남자 종목 9개, 여자 종목 6개였다. 하지만 어젠다 2020이 내건 ‘여성 참가 비율을 50%’ 방침에 따라 진종오의 주 종목인 50m 권총을 폐지됐다. 또 다른 남자 종목인 50m 소총 복사, 더블트랩까지 총 3개 남자 종목이 폐지됐다. 대신 10m 공기권총, 10m 공기소총, 트랩에서 3개의 혼성 종목이 신설됐다.
진종오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부터 13년 동안 50m 권총에서 챔피언 자리를 지켰다. 많은 선수가 그와 실력을 겨루었지만 2012 런던 올림픽에서도, 2016 리우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은 진종오의 몫이었다. 올림픽 3연속 금메달이라는 업적을 세우는 동안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주 종목이 아닌 10m 공기 권총 종목에서도 금메달을 추가했다.
4개의 금메달과 2개의 은메달. 진종오는 총 6개의 올림픽 메달을 따 ‘신궁’ 김수녕과 함께 한국 올림픽 역사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발자취 자체가 곧 역사인 진종오가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면 사격 역사에 또 다른 기록이 세워진다. 사격의 전설 진종오의 10m 공기권총 남자 개인전은 7월 24일, 10m 공기권총 혼성 단체전은 27일에 열린다.
한편 올림픽 중계는 KBS, MBC, SBS 채널에서 볼 수 있다. 3사 모두 개폐회식과 일부 종목을 4K UHD로 생중계한다고 밝혔다. 특히 KBS는 특설 홈페이지를 통해 TV로 중계되지 않는 종목도 생중계한다. 네이버와 웨이브, 아프리카TV와 LG 유플러스 모바일 TV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올림픽 중계를 볼 수 있다.
신한은행과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주최·주관하는 ‘50+ 시니어 신춘문예 공모전’ 수상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이번 공모전은 “나의 미래설계를 위한 브라보!!’라는 주제로 ‘인생이모작’, ‘앞으로 꿈꾸는 나의 모습’, ‘30년 전 나의 꿈’, ‘퇴직 후 1년의 생활’, ‘마침내 무한변신’ 등의 소재를 중심으로 지난 4월 15일부터 6월30일까지 접수를 진행했다.
글쓰기로 새로운 꿈과 희망을 주는 ‘50+신춘문예 시니어 공모전’ 수상자는 △대상 김영식(미니자서전), △최우수상 김귀순(시), 박도열(소설), △쏠드상 박상미(동화)이다.
우수상은 △산문 김영창, △시 이석재, △미니자서전 은정남, △동화 배홍숙, △단편소설 박상희 △동영상 김석철 이상 6명이다.
장려상은 △미니자서전(김명심, 이정희, 정지우, 김상문, 정승범, 양필숙, 이창대) △시(노재순, 김태형, 이생문, 조성연, 신강균, 조성숙) △산문(김호성, 문봉기, 이완호, 오미향, 박기호) △ 소설(허정애) △ 동영상(정영수) 이상 20명이다.
이번 공모전 심사는 6개 부문별로 나뉘어 작가, 시인, 소설가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 6명은 공모된 작품을 신중하게 살펴보고 공정하게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에 참여한 한 작가는 “아주 새로운 소재는 아니지만, 짜임새와 울림이 있는 응모작과 부단한 습작의 흔적과 더불어 세월과 인생에 관한 담담한 관조가 담긴 수작들이 있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인생 후반, 50플러스 세대가 글을 쓰고자 하는 열망이 강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인생 전반전에 살아왔던 삶 속에 녹아있는 수많은 아픔과 경륜, 체험은 소중한 글감이 되고 누구든지 좋은 글을 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니어는 삶의 코드에 열정과 변신의 에너지를 흘러가게 하는 열망이 본능의 힘처럼 강해진다. 이에 치유와 감동, 재미, 깨달음을 넘어선 시니어의 글쓰기는 계속 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당초 7월 26일로 예정돼 있던 시상식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하게 확산함에 따라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정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완화 조치에 따라 수상자에게 시상식 날짜와 진행 상황을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4차 유행이 가시화되면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델타 변이 확산세는 세계적으로 위협적이다.
지난 6일 기준 60%가 넘는 인구가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해 ‘백신 접종 선두국’으로 부르는 이스라엘에서 신규 확진자의 90% 이상이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델타 변이의 위험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경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델타 변이의 치명률이 낮다고 해도 면역력이 약한 시니어는 변이 바이러스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그런데 왜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하는 걸까. 지금까지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에 대해 시니어들도 알아야 할 사항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변이 바이러스 발생 원인은?
‘변이’는 같은 종에서 모양과 성질이 다른 개체가 존재하는 현상이다. 바이러스(감염성 입자)는 스스로 복제하고 증식하는 과정에서 유전자 위치가 달라지거나 일부가 빠지면서 계속해서 변이를 만들어낸다. 특히 자신들을 소멸하기 위한 백신의 효능을 알아차리고 이에 저항하기 위해 형질을 바꾼다. 자기 개체를 보존하기 위해 더 강력한 신종 바이러스로 진화하는 셈이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루시 판 도르프 교수에 따르면 변이는 대부분 바이러스의 성질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우연한 사건이다. 그러나 어쩌다 한 번씩 바이러스가 생존하고 번식하는 쪽으로 변이가 발생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역시 처음 발견된 이래 수천 가지의 변이가 발생했다.
변이 바이러스는 모두 위험하다?
모든 변이 바이러스가 초창기 바이러스보다 더 나쁜 바이러스가 되는 건 아니다. ‘변이 바이러스’라고 하면 슈퍼 바이러스나 비정상적인 생명체를 상상하기 쉽다. 하지만 사실 변이 바이러스 대부분은 기존 바이러스와 크게 차이가 없어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사람들도 부모에게서 유전체가 만들어질 때도 역시 일정 확률로 변이가 생긴다. 하지만 사람들 다수는 건강하게 살아간다.
1년 반 전 처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된 뒤 크고 작은 수천 가지의 변이가 발생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이 중 50여 종의 변이 바이러스를 주시하고 있다. 몇몇 종류의 변이 바이러스는 높은 감염 전파력을 지니기 때문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종류는?
코로나19는 SARS-CoV-2라는 코로나바이러스에 사람이 감염되면서 처음 발생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과 낙타, 소, 고양이, 박쥐 같은 다양한 동물에 흔하게 서식하는 큰 바이러스 그룹이다. 드물게 동물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돼 사람들 사이에 전파될 수 있는데, 코로나19를 유발한 SARS-CoV-2가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발생한 코로나19는 증식과 축소를 반복하며 수천 가지의 변이를 만들어냈다.
WHO는 발생 국가에 낙인과 차별 유발을 피하고 발음하기 쉽도록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이름에서 국가명 대신 그리스 알파벳을 사용한 명칭을 권고한다. 전염성과 백신 저항성을 기준으로 WHO는 변이바이러스를 ‘관심 변이’와 ‘우려 변이’ 두 단계로 나눴다. ‘관심 변이’는 전파/전염, 진단, 치료, 면역 회피에 영향을 주는 특정 유전표지 인자를 가지고, 한정적인 유행과 확산을 보인 변이 바이러스를 말한다. ‘우려 변이’는 의학적 진단이 불가능하고 기존 백신의 효과가 상당히 떨어지며, 병증이 더욱 심해진 변이 바이러스를 일컫는다.
그러므로 우리가 더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변이 바이러스는 ‘우려 변이’다. 현재까지 WHO가 지정한 우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는 알파형, 베타형, 감마형, 델타형 총 4개다.
① 알파형 변이
우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중 가장 먼저 발견된 알파형 변이(SARS-CoV-2α: B.1.1.7)는 2020년 12월 1일 영국에서 처음 발견됐다.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에 N501Y 변이가 일어났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1.5배 높은 전파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기존 승인된 백신 효과를 무력화하지는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② 베타형 변이
국내에서 확인된 사례가 적은 베타형 변이(SARS-CoV-2β: B.1.351)는 2020년 12월 20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발견됐다. 면역을 회피하는 변이로 항체가 생겨도 다시 감염될 수 있는 변이다.
③ 감마형 변이
감마형 변이(SARS-CoV-2γ: P.1)는 2020년 12월 24일 브라질에서 처음 발견됐다. 베타형 변이와 마찬가지로 면역을 회피하는 변이로 항체가 생겨도 다시 감염될 수 있다. 국내에서 확인된 사례는 많지 않다. 그럼에도 전파력이나 백신을 회피하는 능력이 알파 변이보다 높아 방역당국은 베타형과 감마형 변이에 대해서는 더 높은 수준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④ 델타형 변이
델타형 변이(SARS-CoV-2δ: B.1.617.2)는 현재 국내에서 매우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변이다. 이 변이는 2021년 3월 24일 인도에서 처음 발견됐다. 남아공과 브라질에서 발견된 변이와 캘리포니아에서 발견된 변이가 함께 나타나는 이중 변이다. 알파 변이보다 전염력이 40~60%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백신을 무력화하는 능력은 크게 위협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즈(NYT)는 화이자와 모더나 같은 기존 백신들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델타 변이에 감염되면 증상이 기존 코로나와 다르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기존 코로나는 무증상이거나 발열, 기침, 가래, 미각·후각 소실이 주된 증상이다. 방역당국은 “델타 변이는 미각·후각 소실은 보이지 않고, 기침과 콧물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델타 변이보다 더 강한 변이로 추정되는 ‘델타 플러스’ 확산도 유의해야 한다. 인도에서는 델타 변이의 또 다른 변종인 델타 플러스가 출현했다. 인도 최고 의료기관인 전인도의학연구소(AIIMS)의 란딥 굴레리아 소장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새로운 델타 플러스는 전염력이 매우 강하다”며 “마스크를 쓰지 않고 감염자 옆을 걸어가기만 해도 감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줄리언 히스콕스 리버풀대학교 교수는 “변이가 많이 발생할수록 바이러스가 백신의 영향을 벗어날 가능성도 높아진다”며 “이로 인해 백신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바이러스에 대한 최선의 대책은 하루 빨리 백신 접종을 마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로셸 윌렌스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백신 접종이 늦어지면 델타 변이가 또 다른 변이를 만들어 백신 효과를 더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질병관리청은 8일 공식 브리핑에서 4차 유행으로 하루 확진자 수가 2000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치명률이 높은 시니어일수록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높은 관심과 철저한 방역지침 준수로 안전을 도모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