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관련 소식이 쏟아지고 있다. 메타버스는 현실같이 구현된 가상 세계를 뜻하는 말이다. 1992년 출간된 닐 스티븐슨의 공상과학 소설 ‘스노 크래시’ 속 가상 세계 명칭인 ‘메타버스’에서 유래했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는가. 메타버스는 이미 추억 속 인물을 재현하는 기술,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 기술 등으로 우리 생활에 파고들고 있다.
희망과 긍정을 노래했던 혼성 그룹 ‘거북이’가 오랜만에 무대에서 뭉쳤다. 드라마 ‘이태원클라쓰’의 OST인 가호의 ‘시작’을 편곡했다. 신나는 노래인데도 무대를 지켜보는 관객들은 눈물을 훔치고 있다. 심지어 함께 무대를 꾸미는 멤버들도 터질 것 같은 울음을 꾹 참은 채 노래를 부른다. 가족들도 지켜보며 눈물을 훔치는 가운데 웃고 있는 이는 단 한 사람, ‘터틀맨’뿐이다.
지난해 말 CJ ENM 음악 채널 엠넷의 특집방송 ‘AI음악프로젝트 다시 한번’에 방영된 풍경이다. 이 프로그램의 다른 에피소드에선 전설적인 가수 김현식이 박진영의 ‘너의 뒤에서’를 불렀다.
2008년경 터틀맨은 사망했다. 김현식은 1990년에 사망했고, ‘너의 뒤에서’는 1994년 발매됐다. 어떻게 이런 무대가 가능한 것일까. 답은 메타버스 기술에 있다. 엠넷은 음성 복원 기술을 활용했다. AI가 터틀맨과 김현식의 목소리를 학습하고 분석한 뒤 각각의 목소리로 새롭게 노래를 불렀다. 또 터틀맨과 김현식의 생전 영상도 학습하고 분석해 몸짓과 표정까지 자연스럽게 구현해냈다.
메타버스가 시니어에게 미치는 영역
메타버스는 가상 세계이기에 어떤 방식으로든 구현될 수 있다. 한 명의 가상 인물일 수도 있고, 새로운 세계일 수도 있다. 그래서 아직 통일되고 명확하게 정의돼 있지는 못하다. 그래도 지금까지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메타버스를 정리하면, 메타버스에는 실제와 비슷한 세계인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실제 공간에 가상현실을 겹쳐 영상으로 만드는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기술이 있다. 여기에 두 기술을 결합한 혼합현실(MR, Mixed Reality)과 확장현실(XR, eXtended Reality)까지 모두 포함해 실제와 구분하기 어렵도록 사실적으로 구현한 가상 세계가 메타버스다.
AI로 구현된 터틀맨과 김현식 무대의 청중에는 가족들도 있었다. 가족들은 눈물을 훔치며 지켜봤다. 비록 만질 순 없지만 사랑했던 이를 다시 한 번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들에게는 치유의 시간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살다 보면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게 된다. 이별 후 오랜 시간이 흘러서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도, 누군가가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순간이 있다. 메타버스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그리움을 덜어낼 수 있는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현실 세계에서 다양한 일이 일어나는 것처럼 메타버스에서 일어나는 일도 다양하다. 메타버스는 공간 제약이 없어 오히려 현실보다 더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쉽게 외출할 수 없는 요즘,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손쉽게 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제페토’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하면 지금은 갈 수 없는 유럽으로 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단순 체험뿐 아니라 교육과 훈련에 적용해 차원 높은 체험 프로그램도 제공할 수 있다. 이를테면 초보 파일럿이 가상 세계에서 비행 훈련을 할 수 있게 도와 사고 위험 없이 비행 숙련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2019년 SK텔레콤은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을 이용해 부천에 있는 축구 꿈나무가 런던에 있는 손흥민으로부터 직접 축구 코칭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처럼 메타버스는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 다른 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메타버스 타고 헬스케어 진입
정치, 경제, 과학, 예술 등 실제 세계를 구성하는 분야는 셀 수 없이 많다. 실제 세계가 다양하다면 메타버스도 마찬가지다. 시니어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메타버스 분야는 바로 의료다. 메타버스를 이용한 헬스케어 서비스들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헬스케어는 뇌파와 시선 분석을 통한 치매 진단부터, 가상 공간에서 치매 예방 훈련 프로그램과 재활 치료까지 도우며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엠넷 방송이 디지털 휴먼을 소환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해소해줬다면, 메타버스 헬스케어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현실의 시간을 늘리고, 시니어의 젊음을 되찾는 데 도움을 준다.
AI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룩시드랩스’가 대표적이다. 룩시드랩스는 가상현실 기기를 이용해 가상현실 콘텐츠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정신질환 여부를 판단하고, 노년층의 치매 위험 정도를 파악해 이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4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사람의 뇌파 관련 데이터를 모았다. 뇌파 변화, 동공 크기 변화, 시선 처리 속도 등의 데이터베이스로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을 판별한다.
룩시드랩스는 축적된 데이터를 토대로 인지 건강을 관리해주는 개인 트레이너 ‘루시’를 선보였다. 루시 사용자는 매일 가상현실 헤드셋을 쓰고 인지 능력을 테스트한다. 뇌파 센서 6개와 시선 추적 카메라를 활용해 전문적인 두뇌훈련시스템을 제공받는다. 사용자는 가상 공간에서 박스를 이용해 공간을 구성하거나, 컨트롤러로 드래곤을 처치하는 등 다양한 게임을 할 수 있다. 사용자가 가상현실 게임을 하는 동안 클라우드 서비스가 뇌파와 안구 운동을 분석한다. 분석된 내용은 이해하기 쉬운 보고서 형태로 제공되며, 태블릿이나 모바일 기기로 가족, 의사와 공유할 수 있다.
메타버스로 기분도 up 몸도 up
KT도 두뇌 개발 및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는 체험 공간 서비스를 출시했다. 바로 ‘리얼큐브’다. 놀이를 위한 공간과 평평한 벽면이 있다면 집에서도 메타버스에 빠져들 수 있다. 리얼큐브 이용자는 콘텐츠 체험용 매트 위에서 벽면에 투사된 가상 공간을 바라보고 노화 방지를 위한 콘텐츠들을 체험할 수 있다. 동작인식 센서가 어르신들의 손짓이나 몸동작을 인식해 특별한 기기 없이도 게임을 조작할 수 있다. 비눗방울 맞혀서 터뜨리는 게임, 몸짓으로 리듬에 맞춰 분리수거하는 게임, 숫자 연산 게임 등이 있다. 공이나 막대기 같은 부자재를 이용할 수 있어 두뇌와 신체를 동시에 활성화할 수 있다.
리얼큐브는 전국 시니어 기관과 복지시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부 치매안심센터에서는 치매 예방과 증상 완화에 이미 리얼큐브를 활용하고 있다. 강남구 시니어플라자, 대구 중구 노인복지관, 용산구 치매안심센터, 동대문구 치매안심센터에서 리얼큐브 콘텐츠를 활용해 체육대회도 열었다. 대구 중구 노인복지관에서 리얼큐브 프로그램을 체험한 어르신은 “생각이 밝아지는 것 같다. 숫자를 계산하지 못했는데 프로그램 체험 뒤 분별력이 생겼다”며 “기분이 좋아지고 운동도 된다”는 체험 소감을 밝혔다.
KT 관계자는 “리얼큐브를 비롯한 메타버스 콘텐츠를 계속 확대하고,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라며 “이미 협업한 복지기관 외에도 다른 기관에서 요청하면 KT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처음 만나는 메타버스가 시니어들에게는 낯설고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몸을 제대로 움직이기 어려운 시니어들에게 매력적인 도구다. 오랜 삶과 연륜을 바탕으로 메타버스를 더 풍부하게 만들 가능성도 높다. 엄청난 영향력과 파급력을 몰고 올 메타버스에 올라탄 시니어들에게 메타버스는 어떤 공간으로 어떤 기회를 열어줄까.
제페토로 메타버스 맛보기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제페토’ 앱을 검색한다. 설치 후 앱을 실행한다. 그리고 ‘캐릭터 만들기’ 버튼을 눌러 가상 세계에서 나를 닮은 사람을 만든다. 먼저 생년월일을 입력하는데, 생년월일은 자신이 먼저 밝히지 않는 한 제페토 세계에서 다른 이에게 공개되지 않는다. 전화번호나 이메일로 가입하거나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트위터 같은 SNS와 연동해 가입할 수도 있다. 아이폰 사용자는 애플 계정으로 가입할 수 있다.
셀카를 직접 찍거나 스마트폰 사진첩에서 사진을 선택하면 사진 속 모습을 비슷하게 본뜬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마땅한 사진이 없거나 사진 찍는 게 번거롭다면 표준화된 캐릭터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런 다음 닉네임을 짓는다. 닉네임은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
제페토 내에서는 ‘코인’과 ‘젬’이 화폐처럼 통용된다. 코인과 젬으로 내 캐릭터에게 입히는 옷과 액세서리를 구입할 수 있다. 처음 시작할 때 주는 8500 코인으로 옷을 살 수 있다. 코인을 다 썼을 때는 출석 후 미션 수행을 통해 코인을 추가로 받으면 된다. 제페토에 푹 빠져 이렇게 받는 코인으로는 부족할 경우 현금결제로 코인과 젬을 얻는 방법도 있다.
코인과 젬으로 마음에 드는 옷을 골라 입었다면 제페토 월드로 놀러 가보자. 유령의 집이나 벚꽃공원처럼 테마가 있는 맵이 있고, 경복궁과 독도, 한강공원처럼 랜드마크를 본뜬 곳도 있다. 제페토 월드에서는 뉴욕과 몰디브, 베네치아 등 세계적인 관광 명소도 방문할 수 있다.
치매나 우울증으로 고통 받는 시니어 환자들이 약 대신 스마트폰 앱과 전기 자극으로 병을 치료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이 전자약과 디지털 치료제로 대표되는 3세대 치료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아직 임상 중이며 상용화를 앞둔 상황이지만 치매와 당뇨 등으로 치료 범위를 넓히면서 업계 전문가들은 미래먹거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3세대 치료제인 전자약은 미세한 전기 자극으로 뇌신경을 자극해 치료 효과를 낸다. 역시 3세대 치료제에 속한 디지털 치료제는 게임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챗봇, 인공지능(AI) 같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이를 이용해 우울증과 치매, 뇌전증, 강박장애나 과잉행동장애(ADHD) 등을 예방하거나 치료한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상용화된 사례는 없다.
3세대 치료제 개발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데, 최근 국내 기업 와이브레인이 우울증을 치료하는 전자약 마인드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우울증 치료에 단독 요법으로 쓰는 전자약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고, 임상에서는 전자약 사용 6주 후 환자군 57.4%가 우울증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성과를 얻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국내 기업이 3세대 치료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뇌졸중으로 인한 시야 장애를 게임처럼 구성된 VR 소프트웨어로 치료하는 뉴냅비전은 2019년 국내 첫 임상 승인을 받았다. KT는 신경정신질환 치료 전자약으로 FDA 승인을 받은 미국 뉴로시그마와 협약을 맺었다. 라이프시맨틱스의 호흡재활용 디지털 치료제인 ‘레드필숨튼’, 빅씽크테라퓨틱스의 강박장애 치료제 ‘오씨프리’ 등이 임상을 시작했거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전자약 기술개발사업에 내년부터 2026년까지 406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치매와 파킨슨병, 당뇨, 희귀질환 분야에서 전자약을 주로 지원한다. 디지털 치료제에선 정서 장애와 자폐 치료에 350억 원, 자폐성 장애 치료에 3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코로나 블루’(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 디지털 치료제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학계와 병원, IT 기업이 함께하는 이 사업에는 올해부터 2024년까지 4년간 총 289억 원이 투자된다. 개발되는 플랫폼은 우울증 환자뿐 아니라 우울증을 예방하려는 일반인에게도 제공할 예정이다.
용홍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3세대 치료제는 신개념 치료제로 연구과정에서 겪는 제도적 애로사항이 많다”며 “이를 보건복지부와 식약처 같은 관계부처와 함께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27일 ‘디지털 치료제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주최한 현대원 서강대학교 교수이자 한국헬스ICT학회 회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인 디지털 치료제가 미래성장동력으로 성장하려면 선진화된 패스트트랙 제도 같은 정부 지원과 학계 R&D 지원 등 체계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이 반드시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나 지금이나 결혼 준비는 수고스럽다. 예식장부터 드레스까지 챙겨야 할 것도 많은 데다 정보가 폐쇄적이고 가격이 불투명한 업계의 관행상 일일이 발품을 팔아야 한다. 마음 같아서는 고생하는 자녀를 위해 같이 공부하며 고민해주고 싶지만, 매번 따라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결혼 준비의 모든 과정을 한 번에 압축해 살펴볼 수 있는 이색 ‘웨딩 체험장’이 있다. 자녀 결혼 준비에 진땀을 빼고 있는 예비 혼주가 솔깃할 만한 곳이다.
결혼 준비의 전 과정을 부모가 전담 마크하던 시절이 있었다. 웨딩 플래너란 직업조차 없던 때다. 1980년대 서울 강남구 태극당 예식장에서 고객 관리를 맡았던 김은영(58) 씨는 “그때는 예식장에 부부만 오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신부 측 어머니가 주로 동행했다”며 “지금처럼 업체가 많지 않아 예식장에서 결혼 준비 대부분을 해결했고, 그 전 과정에 어머니가 관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 당시 부모는 일생에 단 한 번, 오직 한 쌍의 고객을 위한 웨딩 플래너였던 셈이다.
반면 오늘날 결혼 준비에서 혼주의 역할은 크지 않다. 정보를 얻는 경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고, 그 과정이 복잡해지면서 대부분의 결정권이 자녀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동분서주 뛰어다니는 자녀를 지켜보며 응원하는 것이 전부. 어쩔 수 없는 흐름인 걸 알면서도, 도와주지 못해 미안한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
결혼 준비 플랫폼 ‘웨딩북’은 이 같은 고충을 겪는 이들을 위해 결혼의 전 과정을 휴대폰 하나로 마무리할 수 있는 앱 ‘웨딩북’과 오프라인 웨딩 체험 공간 ‘웨딩북 청담’을 운영하고 있다. 웨딩북 앱은 웨딩 사업자와 고객을 중개하는 플랫폼으로, 웨딩홀·스드메·예물 등 제휴 업체의 정보를 제공하고 전속 플래너를 통해 결혼 준비를 돕는 서비스다. 방문하지 않는 이상 비용을 공개하지 않는 관행을 깨고 업계 최초 가격정찰제를 시행해 휴대폰 하나만으로도 대략적인 결혼 비용을 점쳐볼 수 있다.
이 앱을 오프라인 형태로 구현한 공간이 바로 ‘웨딩북 청담’이다. 앱에서 얻은 각종 정보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오프라인으로는 1년에 몇 번 열리는 결혼박람회를 제외하고 얻을 수 있는 결혼 정보가 많지 않은 만큼, 예비부부에게 필수 방문 코스로 꼽힌다. 한 바퀴 돌고 나면 요즘 결혼 트렌드가 낯선 예비혼주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나간다는 이곳, 웨딩북 청담을 방문했다.
부담은 줄이고, 재미는 더하고
문을 열고 들어선 곳은 VIP 고객을 위한 공항 라운지를 연상케 했다. 블랙과 실버 톤으로 시크하게 꾸민 카운터 상단에는 ‘터미널’, ‘체크인’ 등의 단어가 적혀 있었다. QR코드로 체크인을 하자 결혼 준비 팁이 담긴 미니북과 비행기 탑승권 모양의 입장권, 웰컴 드링크 한 잔이 제공되었다. 최우성 웨딩북 실장은 “신혼부부가 가장 설레는 순간이 신혼여행을 떠나기 위해 공항에 도착했을 때다. 그 두근거림을 재현하고자 했다”라며 공간의 의도를 설명했다.
지하 1층부터 2층까지 총 3층 규모로 구성된 ‘웨딩북 청담’은 각 층별로 다양한 콘셉트를 표방한다. 1층이 공항을 떠올리게 한다면, 각종 웨딩 정보가 보기 좋게 진열돼 있는 지하 1층은 ‘결혼박물관’에 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매주 토요일에 열리는 2층 ‘혼수마켓’에서는 예물·예복·가전 등 혼수 관련 상담이 이뤄진다.
언뜻 보면 결혼박람회와 유사하게 느껴지지만, 그와 정반대 노선을 추구한다. 박재훈 웨딩북 한국사업총괄본부장은 “결혼박람회는 그 특성상 업체 간에 경쟁이 있을 수밖에 없어 방문객이 편히 정보를 얻기 어렵다. 입장부터 잡혀서 상담을 강요당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웨딩북 청담은 이런 불편을 해소해 부담보다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곳을 방문하면 직원의 관여 없이 내부를 구경할 수 있다. 앱을 다운받은 뒤 ‘마이웨딩’ 탭에서 ‘웨딩북 청담’을 누르고 ‘간편 예약’을 선택해 날짜와 시간을 예약하면 된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이용 시간은 1시간이다. 방문 당일 만난 예비 신부 최현혜(28) 씨는 “박람회에 갔을 때는 플래너분에게 좌지우지되고 웨딩 앨범 하나조차 선택해서 보기가 어려웠다. 여기도 플래너분이 따라다닐 줄 알았는데, 혼자서 마음껏 볼 수 있는 분위기라 편했다”며 “상담을 받을 때도 계약을 강요하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았다”고 후기를 전했다.
골치 아픈 ‘스드메’를 한자리에서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공간을 둘러싼 거대한 책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책장 안에는 이른바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라 불리는 웨딩 앨범 1000여 권이 섹션별로 분류돼 있다. 이 중 원하는 업체의 앨범을 꺼내 보면 된다. 결혼을 준비해본 이라면 낯설게 느낄 풍경이다. 여러 업체의 앨범을 한곳에서 비교하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사전 조사 없이 방문했다면 테이블에 설치된 큐레이션 패드를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웨딩북과 제휴한 업체 정보를 정리해둔 기기로, 마음에 드는 사진을 누르면 앨범이 위치한 구역을 안내해준다. ‘머메이드’, ‘채플’, ‘심플하고 깔끔한’ 등 해시태그별로 정리돼 있어 원하는 취향만 간추려 보기도 쉽다.
앨범을 둘러보고 나면 공간 중앙을 크게 차지하고 있는 드레스룸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일반 드레스 숍에서는 디자인 유출 등의 문제로 드레스 공개를 최소화하고 사진 촬영을 금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에서는 옷가게에서 쇼핑하듯 둘러볼 수 있다. 2만 원을 지불하면 50여 벌의 드레스 중 원하는 세 벌을 피팅하고, 예비 신랑 및 부모와 함께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이곳의 목적은 드레스의 브랜드를 정하는 것이 아닌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는 데 있다. 이를테면 디자인이나 원단, 기장 등 숍에서 살피기 어려운 디테일을 보는 것이다. 이후 드레스 투어에 갔을 때 직원에게 원하는 스타일로만 피팅을 요청하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
스마트한 앱으로 결혼 준비도 스마트하게
공간을 보다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모자이크 모양의 정사각형 아이콘, QR코드다. 1층의 웨딩홀 섹션과 지하 1층의 ‘스드메’ 앨범, 웨딩드레스 섹션에는 각 업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QR코드가 부착돼 있다. QR코드에 카메라를 가져다 대면 웨딩북 앱과 자동 연결되며 업체 정보 페이지가 나타나 비용과 실제 이용자의 후기를 볼 수 있다. 직원의 부담스러운 간섭과 상담 없이도 웬만한 정보를 얻어갈 수 있는 이유다.
‘세상 좋아졌다’고 말하긴 아직 이르다. 1층 카운터 뒤편에는 가상현실(VR)을 활용한 버진로드 체험존이 있다. VR 기기를 착용하면 사전에 촬영된 영상을 바탕으로 인기 웨딩홀의 규모와 분위기를 360도로 느껴볼 수 있다. 직원의 안내를 받고 머리에 기기를 쓰자 눈앞이 버진로드로 바뀌었다. “우와” 소리가 절로 나왔다.
하지만 단순히 재미 목적으로 마련된 공간은 아니다. 웨딩홀 투어의 애로사항 중 하나는 본식 당일의 분위기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부분 평일에 상담이 이뤄져 조명, 장식 등이 갖춰져 있지 않아 머릿속으로 상상을 해야 한다. VR 버진로드 체험은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해 예식이 있는 날 촬영을 진행하고, 그 현장을 기기 안에 생생하게 담아낸 서비스다. 가상이지만 발품 팔지 않고 선 자리에서 수십 곳의 결혼식 현장을 방문해볼 수 있다. 자녀와 함께 웨딩홀 투어를 다니고 싶어도 체력이 받쳐주지 않는 시니어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지하 1층에 작게 마련된 ‘젠틀맨 온리’ 존도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재미 요소를 더한 공간이다. 영화 ‘킹스맨’이 떠오르는 이곳에서는 방문자의 키와 몸무게를 본뜬 3D 아바타를 통해 남성 예복을 입혀볼 수 있다. 라펠, 칼라, 타이 등 세부 항목을 선택해 체형에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으면 된다. 예복 용어가 낯선 시니어도 놀이 삼아 눌러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서비스 특성상 제휴 업체 이외의 정보는 얻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지만, 결혼 준비 과정에서 겪는 불편을 여러 콘텐츠로 해소한 점이 눈길을 끄는 공간이었다. 플래너 혼자 결혼 준비를 도맡는 다른 서비스와 달리 앱과 공간, 사람 세 가지 유틸리티를 모두 활용할 수 있다는 특징도 돋보였다. 실제로 한 사람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보다 부담이 덜하다는 것이 대다수 고객의 반응이다. 박 본부장은 “IT 시대인 만큼 이제는 결혼 준비도 스마트해질 필요가 있다”며 “이 공간을 통해 결혼 준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수고스러움과 기회비용은 줄이고,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해 지식 레벨을 높여 가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여름이 다가오면 공포 영화와 함께 양대 산맥을 이루며 흥행 보증수표로 꼽히는 장르가 있다. 바로 괴수 영화다. 거대한 몸집과 무시무시한 생김새를 보고 있으면, 화면 너머 가상의 캐릭터라는 걸 알면서도 괜스레 가슴이 두근거리고 더위가 절로 날아가는 듯 머리털이 쭈뼛 선다. 한동안 ‘코로나19’라는 괴물로 여름의 스릴을 느끼지 못했다면, 올해는 집에서라도 즐겨보는 것이 어떨까. 이번 주 브라보 안방극장에서는 상상력 풍부한 손주와 함께 즐길 만한 괴수 영화를 소개한다. 소개하는 작품은 모두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1. 쥬라기 월드 (Jurassic World, 2015)
멸종한 공룡이 되살아난다는 참신한 시나리오와 시대를 앞서간 컴퓨터 그래픽(CG) 기술, 압도적인 규모. 1993년 1탄 개봉 후 3부작 시리즈로 공룡 열풍을 이끌었던 영화 ‘쥬라기 공원’은 센세이션 그 자체였다. 시니어라면 당시의 열풍을 기억할지 모른다. 그로부터 14년 만에 개봉한 영화 ‘쥬라기 월드’는 오리지널의 명성을 이어가면서도 한층 더 커진 스케일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화는 22년 전 예기치 못한 사고로 끝내 문을 열지 못했던 ‘쥬라기 공원’이 ‘쥬라기 월드’로 재탄생했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시작된다. 새 시리즈 탄생 전까지 기나긴 공백이 있었음에도, 오리지널 시리즈와 이어지는 서사로 기존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다. 테마파크의 공룡이 탈출해 위기에 처한다는 줄거리가 ‘쥬라기 공원’ 1탄과 유사하지만, 화면 속을 뛰어다니는 공룡은 그 시절보다 더 다양하고 생생하다. 그와 동시에 ‘쥬라기 공원’을 오마주한 듯한 몇몇 장면은 추억을 관통한다. 옛 향수와 기술의 진보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작품. 넷플릭스에서 오리지널 시리즈도 함께 즐길 수 있다.
2. 콩: 스컬 아일랜드 (Kong: Skull Island, 2017)
시니어의 기억 속 ‘킹콩’은 로맨티스트다. 1933년 원작에서 인간의 위협을 피해 사랑하는 여인 앤을 데리고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꼭대기로 올라가 전투기와 싸우는 순간은 최고의 명장면으로 회자된다. 킹콩의 광팬이라는 피터 잭슨 감독의 2005년 리메이크 버전 역시 원작의 감성을 고스란히 재현한다. 하지만 그로부터 12년 뒤 개봉한 ‘콩: 스컬 아일랜드’는 조금 다르다. 로맨스를 없애고, 그 빈틈을 액션으로 채운다. 또한 주인공 콩은 여인을 지키던 로맨티스트에서 섬을 지키는 수호자로 변신한다.
영화는 괴생명체를 찾는 단체 ‘모나크’가 미지의 섬 ‘스컬 아일랜드’에서 섬의 왕인 ‘콩’과 혈투를 벌이며 벌어지는 내용을 다룬다. 그곳에서 조우한 콩은 그간의 킹콩 시리즈 중 가장 막강하다. 몸집이 18m였던 원작과는 달리 30m로 킹콩 시리즈 사상 가장 거대하고, 괴문어와 도마뱀 등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괴수를 한 번에 제압해 그 위력을 입증한다. 이를 통해 스스로를 신처럼 여기며 자연을 지배하려는 인간의 교만함을 응징하고, 보는 이로 하여금 반성을 끌어낸다. 시각적인 재미와 더불어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다.
3. 고질라 (Godzilla, 1998)
킹콩의 영원한 라이벌 ‘고질라’도 괴수 영화 장르에서 빠질 수 없는 작품이다. 1954년 일본 영화 ‘고지라’에서 출발한 고질라는 반세기 넘게 30여 편의 시리즈물로 탄생하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캐릭터다. 크고 날카로운 발톱과 위협적인 뿔 등 킹콩 못지않게 무시무시한 생김새를 갖고 있지만, 원작 개봉 당시 관객들이 고질라를 두려워한 이유는 따로 있다.
고질라는 단순히 몸집만 큰 생물이 아닌 핵실험 중 노출된 방사능으로 만들어진 돌연변이 괴수다. 그래서인지 거칠거칠한 가죽은 도마뱀을 연상케 하고, 생김새는 공룡을, 거대한 몸집은 킹콩을 닮았다. 이 같은 설정을 바탕으로 원작에서는 일본 도시를 습격하고, 1998년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 작품에서는 미국 뉴욕을 파괴한다. 괴수라는 비현실적인 공포에 핵폭탄이라는 현실의 두려움까지 더해져 큰 반응을 끌어낸 것이다. 1998년 버전 ‘고질라’는 원작을 재현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평론가들 사이 썩 좋지 않은 반응을 얻었지만, 킬링타임으로 즐기기에는 나쁘지 않다. 세계를 대표하는 두 괴수가 대결을 벌이는 ‘고질라 vs 콩’도 함께 추천한다.
한 해 동안 부산시 인구 규모가 주식 투자자로 새롭게 진입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주식 투자가 처음인 사람들이 지난해 기준 300만 명에 달한다. 계속되는 경제 불황 속 탄탄한 미래를 그리기 위해 재테크는 필수다. 아무리 절약하고 열심히 저축해도 돈 모으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노후 자금을 준비해야 하는 시니어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50대 주식 투자자는 1인당 주식 1억 724만 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1억 원을 돌파한 것이다. 60대가 보유한 주식 잔액은 1인당 1억 1647만 원, 70대 이상은 1억 7168만 원에 달했다.
또, 미래에셋증권이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주식에만 투자하는 ‘동학 개미’ 121만 6600명 중 52.8%가 5060세대에 해당했다. 결국, 시장을 움직이는 주체는 50대 이상 시니어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주식 투자 이외에도 새롭게 떠오르는 재테크 방법들이 있다. 시니어들은 주식 투자 대신 어떤 재테크를 하고 있을까?
주식·부동산 대신 나무 키우며 힐링하는 ‘나무 재테크’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의 광명·시흥 신도시 예정지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나무 재테크'에 대한 시니어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한 뒤 이를 유지하기 위해 나무를 심고는 하는데, 알고 보니 나무 재테크를 통한 수익만 해도 적지 않다는 소문이 퍼졌다.
나무 재테크는 나무를 키워 시장의 수요만큼 키운 뒤 차익을 보고 파는 투자 방법이다. 최근 부동산이나 주식 재테크가 예전만큼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하나의 대체 수단으로 제시됐다.
나무 재테크를 하려면 최소 5년은 봐야 한다. 그러면 적지 않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인기 있는 품종을 잘만 고르면 일정 기간이 지나 배 이상의 수익도 낼 수 있다. 약 4000원에 에메랄드 그린 묘종을 사서 4년 정도 키우면 품질에 따라 3만~4만5000원에 판매할 수 있다.
묘목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씨를 뿌려 모종을 길러 팔거나 다육 식물 등 작은 화분을 만들어 파는 방법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식물로 재테크에 도전할 수 있는 장점 때문인지 은퇴자 또는 귀농 인구가 증가하면서 이들에게 좋은 비즈니스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빌딩 숲 미세먼지 자욱한 도심에서 벗어나 진짜 숲에서 친환경적인 생활을 즐기고 이익도 얻는 ‘일거양득’ 재테크인 셈이다.
다만 환상을 갖고 함부로 뛰어드는 것은 금물이다. 나무를 심기 위해서는 토지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무리하게 토지를 매입하거나 분석 없이 처음부터 과하게 비싼 묘목을 사들여서는 안 된다. 먼저 이 분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뒤 토지를 매입하거나 빌려서 본인이 잘 관리할 수 있는 식물을 선택하며 추진해야 한다.
샤테크(샤넬+재테크)? 샤넬 가방으로도 돈 벌 수 있다
최근 국내 명품 소비 시장이 급속도로 커졌다. 실제 시니어들의 명품 구매도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증가하는 추세다. 2019년 3~5월 15%에 머물렀던 G마켓과 옥션 5060세대 구매 품목 비중은 2020년 21%까지 올랐다. 매출 비중은 23%에서 25%로 늘었는데, 특히 수입 명품 구매액이 1년 새 24% 급증했다.
최근 사람들은 명품 브랜드인 샤넬 제품을 구매하려 새벽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까지 생기며 과열 양상을 보인다. 명품 업체들은 1년에도 4~5차례 가격을 올리고 있다. 게다가 구매 제한까지 둔다. 샤넬 클래식 라인은 1인당 1년에 한 개 제품만 살 수 있다. 돈을 지불한다고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지라 제품을 구매한 뒤 비싸게 되파는 ‘리셀’ 가격은 더욱 치솟고 있다.
명품 업체들이 계속 가격을 올리기 때문에 “명품은 오늘 가격이 제일 싸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돈벌이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샤테크(샤넬+재테크)’라는 말이 나온 배경이다.
이는 희소성이 큰 명품 브랜드의 가방을 구한 뒤 바로 되팔기만 해도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차익을 낼 수 있어 5060세대에서도 명품 구매가 하나의 자산 관리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가상화폐, 돌풍인가 광풍인가
최근 시니어들 사이에서 가상화폐 광풍을 일고 있다. 요즘 주식보다 더 큰 관심을 받는 가상화폐는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하면 계속하게 된다는 말이 나올 만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정부는 아니라고 애써 외면하지만 2030세대는 물론 5060세대까지 뛰어들 정도로 대세 투자상품으로 성장했다. 요즘 시니어들은 젊은이들을 크게 뛰어넘는 시드머니(종잣돈)를 가상화폐 시장에 붓고 있다. 가상화폐에 대한 이해는 젊은이들보다 부족하지만 주식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투자 경험과 든든한 자본력이 밑천이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가상 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50대 이상 이용자는 작년 10월 7만6765명에서, 올 4월엔 70만1018명으로 6개월 새 10배 수준이 됐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코인 시장에 뛰어든 장년층은 젊은이들보다 더 공격적으로 단타 매매를 하는 경향을 보인다. 올해 1분기 4대 가상화폐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서 50대와 60대의 매매 횟수는 각각 326번, 292번으로 20대(226번)보다 많았다. 하지만 변동성이 매우 큰 가상화폐에 투기했다가 노후자금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는 변동성이 매우 크다는 특징이 있으며 코인 열풍에 투자 사기 사건도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산 좋고 물 좋으니 그냥 놔둘 리 없다. 용인시 고기동 산간에 있는 뮤지엄 그라운드로 접어드는 들머리의 풍경이 가히 난리 블루스다. 산자락 물가에 마음 내려놓고 쉬기 좋았던 이곳에 요즘 개발 바람이 한창이다. 보이느니 빈틈없이 들어선 카페와 식당, 부동산 업소들이다. 뮤지엄 그라운드는 용케도 이 난장의 끝자락, 비로소 시퍼런 산과 하늘이 후련하게 펼쳐지는 고샅에 있다. 폐부로 스며드는 산기운이 맑아 기분을 돋워준다.
뮤지엄 그라운드는 화가 전광영(79)이 설립한 사립미술관이다. 그는 이름을 좀 날린 정도에 그치는 화가가 아니다. 해외 화단에서도 알아주는 눈이 많다. 미국 뉴욕의 5대 미술관에 속하는 브루클린미술관에서 한국인 최초로 전시회를 가지기도 했다. 그런 그가 미술관을 개설한 이유가 있다. ‘후배들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것. 이게 무슨 얘기? 열정과 재능을 다해 성장을 도모하는 신진 작가들에게 사심 없는 멍석을 깔아주겠다는 뜻이다.
인생 문제의 대부분이 노력 여부, 또는 운수에 달려 있다. 그런데 전광영은 화가들에겐 노력과 운보다 공정한 전시 기회를 부여받는 일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다고 보는 것 같다. 이건 그의 생생한 체험에서 유래한 진단이자 처방이다. 뮤지엄 그라운드 개관식 때 가진 간담회에서 그는 죽을힘을 다해 작업을 했지만 찬밥처럼 괄시받았던 젊은 날엔 ‘너무도 외롭고 힘들었다’며 개관의 변을 이렇게 토로했다.
“대한민국은 화가가 작업하기 어려운 곳이다. 학연과 지연, 인맥을 통하지 않고서는 좌절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지 않은가?”
이런 발설은 드문 게 아니다. 미술동네에도 너절한 승자독식의 풍조와 무리 짓기의 쇼가 일각에서 판을 친다는 걸 모르는 이가 몇이나 되겠나. 전광영은 이 코믹한 고질을 소리 소문 없이 조금치나마 깨트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이렇다 할 전시 공간을 부여받지 못해 남몰래 애태우는 젊은 후배들에게 뮤지엄 그라운드를 ‘선물’로 제공, 거침없이 날아오르라 등을 밀어주고 싶었던 거다. 그렇게 해서 미술관을 개관한 게 2018년. 그의 아들 전용운이 관장 직분을 맡았다.
뮤지엄 그라운드는 2500여 평 부지 안에 지은 지상 3층, 지하 2층 건물, 그리고 야외 잔디광장으로 구성됐다. 건축 설계를 맡은 사람은 전광영의 막내아들 전용천으로, 그는 ‘미술관 건물 자체를 작품’으로 생각하고 설계했다고 한다. 획일적이고 규격화된 틀을 깨고 개성 넘치는 미술관 건물을 짓고 싶었다는 얘기다. 말은 그러했으나 묘한 발상과 기발한 파격 따위를 동원하는 일은 자제해서인가, 건물의 안팎 모습은 대체로 평범하고 수굿해 밋밋하지만 안정감을 준다. 개성을 추구하되 자칫 요란한 치레로 흐를 경우 오히려 건물의 품격을 떨어뜨릴 수 있으니, 미감을 돋우되 기능성과 실용성을 중심에 둔 설계에 방점을 찍었던가 보다.
재미있는 건 미술관 건물 입구로 연결되는 통로다. 건물 외벽과 병행하는 가벽 형태의 구조물을 덧대어 조성한 좁고 어둑한 뜻밖의 통로. 관람객은 잠시 골목길을 걷는 것 같은 기분을 주는 이 통로를 통해 마치 물살에 쓸려 흐르듯 미술관 현관문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위트와 센스가 도드라지는 대목이다. 이왕 미술관에 왔으니 딴 생각 말고 미술과 만날 즐거움 하나로 설레어보라는 뜻으로 만든 통로라 보면 되겠다.
개관 이후 뮤지엄 그라운드가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건 2019년 7월, 르네 마그리트(1898~1967)의 사진 작품 130여 점과 영상을 전시한 특별기획전을 통해서였다. 벨기에 출신의 초현실주의 화가인 마그리트는 기상천외한 그림으로 명성을 날렸다. 상식 파괴를 본령으로 삼고 마치 가상현실과도 같은 그림을 그려 사람들을 경악시켰다. 마그리트의 사진 작품과 영상을 국내 최초로 애호가들에게 선보인 뮤지엄 그라운드의 특별기획전은 성황을 이루었다. 이후 알아서 찾아오는 관람객 수가 확 늘었다는 게 아닌가. 기획전의 품질이 미술관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주요 변수임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옥상에서 커피 한잔을
이제 그림 구경을 해볼까. 전시실은 지하 2층에 있으며 모두 세 개다. 현재 세 가지 전시회가 펼쳐지는데 전부 2021년 10월 3일까지 계속된다. 제1전시실에선 설치미술가 정찬부의 ‘곰돌이 J의 2050년으로부터 온 초대장’전을 볼 수 있다. 정찬부는 다량의 플라스틱 빨대를 꼼꼼히 잇고 붙이고 색칠해 설치 작품을 만들었다. 현시대를 플라스틱 문명기, 또는 플라스틱 천국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게다.
플라스틱만큼 현대를 사는 인간의 편리와 복리에 기여한 물건이 다시 있겠는가. 그러나 해양의 물고기들 뱃속에서조차 미세플라스틱이 나온다. 인간은 그 위험한 물고기를 먹는다. 사용엔 편리하나 사후 쓰레기 처리엔 난감해 골머리를 앓게 하는 게 플라스틱이다. 정찬부의 작품은 이 미워할 수 없으나 끌어안고 살 수만도 없는 플라스틱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한다. 환경 메시지를 담은, 이를테면 ‘플라스틱 프리’ 운동 차원의 작품이 아니다.
정찬부는 플라스틱 빨대를 촘촘히 엮어 동물이나 식물의 형상을 만들어 흥미롭고 어여쁘게 재생시켰다. 보잘것없는 쓰레기로 전락할 운명을 지닌 빨대에 생명감을 불어넣었다. 폐기될 사물마저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머리와 영혼을 쥐어짜는 심각한 창작 행위만이 예술인 것은 아니라는 걸 알려준다. 주변에 흔하디흔한 재료마저 흥미진진한 미술 작품의 원천이 된다는 걸 무언중에 귀띔하면서 삶의 모든 현상과 물상을 예술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달아준다.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슴을 탕! 치고 들어오는 뭔가 짜릿한 맛은 없어 아쉽다.
제2전시실에선 설립자 전광용의 작품전이 펼쳐지고 있다. ‘전광영 Chapter3: 집합 화법의 완성기 1996~2003’이라는 타이틀로. 그는 우리의 전통 한지를 오브제로 평면과 입체 작품을 해온 작가다. 어렸을 때 본 한약방의 약봉다리에서 영감을 얻은 그만의 한지 작업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자성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번 ‘집합’ 시리즈에 나온 유별한 작품들을 보면 그가 상상력의 대가임을 직감할 수 있다. 크고 작은 스티로폼들을 고서 한지로 일일이 싸맨 무수히 많은 조각들을 프레임에 깨알처럼 촘촘히 붙여 대지의 원초를 느끼게 하거나, 한국적 전통 정서의 끌텅을 생각해보게 한다. 이건 다분히 실험적인 형태의 조형물이다. 전시실 하나를 통째로 장악하고 허공에 매달린 구체(球體) 작품은 시공의 벽을 뚫고 외계에서 날아와 멈춘 별똥별 같은 걸 연상시킨다. 전체적으로 모든 작품이 아름답다기보다 신비로우며, 추상적이지만 거침없는 직정(直情)의 산물이라서 감정이입이 수월하다.
그림을 위해서라면 다른 모든 걸 포기할 각오가 돼 있는 게 화가다. 귀신에 홀린 사람처럼 그림 하나에만 들입다 몰입하는 게 진짜 그림쟁이다. 전광영은 그림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극단적인 시도까지 두 차례나 했던 인물이다. 목을 걸고 그림에 매달렸으니 독종이다. 매너리즘을 극구 경계하며 작풍의 변신을 무수히 시도하기도 했다. 작품 세계의 확장과 성장에 대한 본능이 그토록 강렬하다. 그는 미술관 뒤편에 있는 대형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한다. ‘하루에 다만 1cm라도 변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새로운 조형의 지평으로 나아가는 거다. 애석하게도 이 치열한 사람과의 인터뷰가 예정됐었으나 불발에 그쳤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하니 어쩔 수 없다.
미술관 건물 옥상 테라스는 ‘카페 그라운드’다. 그림을 감상한 뒤 향긋한 커피 한잔 즐기기에 적격인 공간이다. 저만치 사위에서 술렁이는 산야와 흰 구름, 그리고 햇살과 바람…. 근사한 세상을 여기에서 다 보고 느낄 수 있다.
하루아침에 아들이 처참하게 살해당한다. 동성애자라는 이유에서다. 가상의 이야기지만, 우리 사회가 마주하는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은 요즘이다. 차별과 혐오에 대한 담론이 계속되는 오늘날, 성소수자 문제에 뿌리까지 접근하는 연극 ‘빈센트 리버’가 막을 올린다. 드라마, 연극 등 다방면에서 관록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배우 서이숙은 아들을 잃고 절망하는 ‘아니타’ 역을 맡아 작품의 메시지를 전한다. “지금 내가 발 딛고 살아가는 세상의 일을 작품으로 말하고, 연기로 표현하고 싶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작품을 선택할 때 두 가지를 우선순위로 삼아요. 창작극과 국내에서 초연되는 번역극은 웬만해선 무조건 하자는 주의죠. 창작극은 뿌리부터 만들어내는 거니까 사실 완성도 면에서 몇 백 년 동안 이어져온 번역극에 비하면 부족한 부분이 많거든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연극 선배로서 의무감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번역극은 창작의 여지가 있는 초연작을 선호해요. 누군가 한 번 했던 작품은 재미없잖아요. 그런 점에서 국내 초연작인 ‘빈센트 리버’는 고민할 이유가 없었어요.
Q. 작품의 어떤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나?
저는 작품에서 이야기를 제일 먼저 봐요. 지금 내가 발 딛고 사는 이 땅에서 어떤 메시지로 관객과 소통할 수 있을지 고민하죠 ‘빈센트 리버’는 호모포비아 이야기예요. 성소수자 혐오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죠. 제가 이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변희수 전 하사가 세상을 떠났단 소식을 접했어요. 이런 이야기를 더 이상 기피하지 말고, 한 번쯤 툭 던져놓고 말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더라고요.
Q. ‘아니타’는 어떤 인물인가?
아니타는 아들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몰라요. 죽고 나서야 알게 되죠. 그래서 아이를 잃은 충격만큼 ‘왜 내가 이 아이에 대해 깊이 알지 못했을까’ 하는 자괴감에 빠져요. 아들과 모든 걸 공유하는 사이였다고 생각했거든요. 사실 우리 사회 부모들도 그래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니까 갈등이 생기고 골이 깊어지죠. 자식이 어떤 사람인지 깊이 들여다보지 않으면서 말로만 사랑한다고 하면, 그걸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쉽지 않은 캐릭터인데, 어려운 점은 없나?
이 작품뿐만 아니라 연극을 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기도 한데요. 저는 연기할 때 저 혼자 감정을 느끼는 게 아니라 이 감정을 객관화시켜서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어요. 배우가 감정에 과하게 빠져버리면 극한의 감정 그 자체만 남아 있지, 이야기는 전달이 안 되거든요. 그러려면 감정을 잘 나눠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려워요. 강약 조절이랄까요? 그래서 작품을 많이 보고 정교하게 분석하려고 하죠.
Q. 작품을 준비하며 인상 깊었던 점은?
작품 연습하면서 저희끼리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데, 표현을 못 해서 그렇지 젊은 친구들 중에도 성소수자가 굉장히 많대요. ‘동성이 다가오면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 ‘열어놓고 있다’는 대답을 꽤 많이 한다고 하더라고요. 단순히 섹스의 문제가 아니라 사랑하는 방식이 통한다면 이성이든 동성이든 가리지 않는다는 거예요.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굉장히 놀라우면서도, 사랑이 무엇인가 하는 본질적인 질문을 하게 되더라고요.
Q. 관객들이 작품을 통해 느꼈으면 하는 바는?
‘이런 이야기들이 우리 곁에 가까이 있구나’ 생각하는 것만으로 의미 있다고 봐요. 거리감에 따라 느끼는 차이가 크거든요. 이를테면 지하철에서 누군가 맞고 있는데 100m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도와줄 용기가 선뜻 나지 않지만, 눈앞에서 목격하면 자기도 모르게 나서게 되는 게 사람 심리잖아요. 그런 것처럼 성소수자 문제도 의식해서 들여다보고 관심을 가지면 개인화된 사회라도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싶어요. ‘빈센트 리버’가 그 관심의 출발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연극 '빈센트 리버'
일정 4월 27일~7월 11일
장소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연출 신유청
출연 서이숙, 전국향, 우미화, 이주승, 강승호 등
헬스케어는 인간이 문명화되면서 건강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것들을 일컫는 말이다. 최근에는 컴퓨터 등의 발달로 전산화, 디지털, 스마트라는 단어가 앞에 수식어로 붙게 되었다.
아날로그 시대를 넘어 헬스케어도 디지털화되면서 개인의 건강과 의료에 관한 정보, 기기, 시스템, 플랫폼을 다루는 건강 관련 서비스와 의료 기술이 융합된 종합 의료 서비스로 발전한 것이다.
근래에는 디지털 헬스케어가 개인이 소유한 휴대형, 착용형 기기나 클라우드 병원 정보 시스템 등에서 확보한 생활습관, 신체검진, 의료 이용 정보, 인공지능, 가상현실, 유전체 정보 등의 분석을 바탕으로 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와 의료 서비스를 폭넓게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의료 서비스를 우리는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라고 이야기한다. 유전자, 환경, 생활습관 등 개인의 다양성을 감안하여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유전체 분석 결과 및 의료, 임상 기록뿐 아니라 환경, 생활습관 등 다양한 정보를 종합하여 어떤 치료법과 예방 전략이 가장 효과적일지 좀 더 정밀하게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이다.
정밀의료 실현으로 고부가가치 서비스 창출
헬스케어 분야는 데이터의 비중이 매우 높다. 최근에는 유전체 분석과 사물인터넷(IoT) 등 개인으로부터 얻는 데이터가 더욱 증가하면서 빅데이터가 만들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다. 빅데이터는 전통적인 의료 영역에서 정확한 진단이나 오류를 찾아내는 기술을 통해 의사와 같은 전문가의 역할을 대신하거나, 보조하거나, 좀 더 사람의 관점에서 필요한 결과를 도출하거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도출해내고 활용할 수 있게 한다. 결과적으로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SNS 등은 개인의 상태를 감지, 예측, 추론하는 데 필요한 중요 핵심 기술이 될 수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정밀의료를 위한 데이터 추출 관리, 분석 등의 핵심 역할을 하고, 수집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개인의 생활습관과 행동 분석을 통해 개개인에게 맞는 효과적인 의료 서비스 적용에도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최근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이 빅데이터와 접목되면 헬스케어 서비스 이용자의 반응과 행동 양태를 예측할 수 있어 좀 더 고부가가치 서비스가 가능하다.
일상 속에 찾아온 디지털 헬스케어
보통 가정에 설치된 거치형 헬스케어 기기나 착용형 헬스케어 기기가 스마트폰 또는 개인 컴퓨터와 연계돼 건강을 관리해주는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가 최근 우리 생활에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갤럭시 기어핏과 라이프밴드 터치, 아이리버 온과 같은 착용형 헬스케어 기기는 심박수를 측정하고, 스마트폰과 연동하여 운동량을 관리하거나, 걸을 때는 걷는 횟수를, 달릴 때는 이동한 거리를 표시해주고, 운동한 칼로리 소모량을 알려주는 등 생체 신호를 측정해준다.
더욱 고도화된 의료 기술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가 적용될 전망이다. 생체 이식 헬스케어 서비스에 이용되는 임플란트형 기기도 있으며, 이는 현재 개발 단계다. 생체 이식형 디바이스에는 심장에 자극을 주어 심장박동을 조율하는 페이스메이커, 혈관을 확장하고 유지해주는 스텐트 등이 있다. 아직 헬스케어 서비스와 연동될 수 있는 능동형 기기로 상용화되지 않았지만, 가까운 미래에 페이스메이커를 외부와의 통신으로 연결해 제어하고, 스텐트에 혈압 측정 기능을 부여하는 등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도 가능해질 것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고령화 시대의 필수 대안
더욱이 우리나라는 고령화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며 급격한 인구 구조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202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5.7%를 차지했고, 2030년에는 25% 이상으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고령화로 인한 의료 서비스 수요 증가 및 의료비 부담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고령화가 야기한 인구 구조 불균형으로 헬스케어 서비스를 위한 인력 부족 또한 심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고령자를 위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디지털 헬스케어 시스템이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현재 약 9조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매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3년 뒤에는 13조 원 이상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 시대 진입에 발맞추어 질병 예방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최근 상황에서 디지털 헬스케어가 의료비 절감은 물론 삶의 질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유수의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IBM, 버라이즌, 퀄컴 등이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사업을 선보였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아직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높은 장벽과 구체적인 수익 모델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아,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디지털 헬스케어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글로벌 시장 경쟁력에서도 앞서기 위해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네트워크 기반의 콘텐츠 구축과 차별화된 서비스 모델 발굴에 집중적인 관심과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약 1년이 지났다. 하늘길이 닫혔고, 각자 꿈꾼 여행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길어지는 ‘집콕’ 생활은 새로운 여행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사람들은 방구석에서 세계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냈고, 매일 지나는 동네에서 숨겨진 명소를 찾는 재미를 발견했다. ‘이런 것도 여행이라 부를 수 있을까’ 싶은 것들이 관광이 되고, 산업으로 성장했다. 여행이 달라졌다.
글로벌 온라인 여행정보 기업 부킹홀딩스가 최근 전 세계 28개국 2만여 명의 여행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2021년부터는 총 9가지의 여행 방식이 대중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온라인 여행 ▲기술을 접목한 여행 ▲근거리 여행 ▲안전한 여행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국경을 넘나들며 세계 각국의 랜드마크에 발 도장을 찍는 대신 익숙한 장소에서 편하고 안전하게 여행을 즐기는 시대가 왔다는 이야기다.
‘현실감 최강’ 대세는 몰입형 콘텐츠
코로나19 이후 주목받고 있는 여행 방식은 ‘랜선 여행’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IT 기기를 통해 즐기는 여행으로,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여행 자체가 불가능해지면서 새롭게 떠오른 문화다. 대표적인 것이 유튜브의 ASMR(자율감각쾌락반응) 콘텐츠다. 크리에이터가 특정 주제를 설정하고 이에 맞게 실제 상황인 것처럼 연기하는 롤플레잉 ASMR 영상은 유튜브에서 꾸준히 관심을 끄는 콘텐츠 중 하나다. 이어폰을 착용한 뒤 눈을 감는 순간, 원하는 곳 어디로든 ‘상상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중 ‘공항 ASMR’, ‘비행기 ASMR’은 공항에 도착해 입국수속을 밟고 실제 비행기를 타는 것 같은 생생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승무원의 말소리부터 탑승 안내 방송, 공항 특유의 시끌벅적한 느낌까지 완벽하게 재현한다.
오랜 ‘집콕’으로 유튜브가 식상하게 느껴진다면, 혹은 진짜 여행지를 구경하고 싶다면 각국 관광청 홈페이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오스트리아 관광청, 두바이 관광청 등 여러 나라에서는 자국의 관광지를 360도 영상이나 고화질 사진으로 홍보하는 몰입형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압권인 것은 호주 관광청의 ‘8D로 체험하는 호주’ 영상이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에스페란스 해변에서 돌고래가 뛰노는 소리, 세계에서 가장 작은 페어리펭귄이 이동하는 소리, 킴벌리의 호라이존탈 폭포 소리 등 현장에서나 들을 법한 생동감 넘치고 입체적인 소리가 오감을 자극한다.
세계의 문화 예술을 실감나게 접하는 방법도 있다. ‘구글 아트 앤 컬처’는 구글과 제휴한 주요 박물관 2000여 곳의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한다. 가상현실(VR)과 거리 뷰 기능을 통해 런던 대영박물관, 파리 오르세미술관 등 세계적인 박물관과 도서관을 360도로 산책하듯이 둘러보고, ‘아트 카메라’ 시스템으로 작품의 미세한 부분까지 관찰할 수 있다. 앱을 다운받으면 더욱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다.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한 ‘아트 프로젝터’ 기능을 누르면 카메라 화면 속에 3차원 예술 작품이 나타나 서 있는 곳을 박물관으로 만든다.
랜선 여행의 진화는 어디까지? 실시간 현지 투어
인터넷 서핑을 통해 여행 분위기를 내는 것을 넘어 이제는 집 안에서 ‘진짜 여행’을 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은 여행사와 숙박업소 등 관련 산업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비대면·비접촉 여행 관련 각종 상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 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의향이 있다면, 집에서도 패키지 관광이 부럽지 않은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여행상품 중개 플랫폼을 운영하는 마이리얼트립은 최근 해외에 거주 중인 여행 가이드들이 실시간으로 관광지를 찾아다니며 소개하는 ‘랜선 투어’ 상품을 출시했다. 실제 여행사 프로그램처럼 이용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생동감 넘치는 가이드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페인 소도시 세고비아의 골목을 둘러보는 여행부터 홍콩 야경 투어, 로마 시내 워킹 투어 등 콘셉트도 다양하다. 그중 가장 인기가 많은 투어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여행. 투어에 참가한 이용자들은 “실제로 가이드와 함께 걷는 기분이다”, “집에서 ‘치맥’하며 바르셀로나를 둘러보는 특별한 체험이었다” 등 만족스러운 후기를 남겼다.
에어비앤비는 호스트와 게스트를 연결하는 플랫폼의 특성을 살려 ‘온라인 체험’을 선보였다. 각국의 호스트들이 원격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이용자들에게 각국의 문화·예술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일본 승려와 함께하는 명상, 현직 멕시코 셰프의 타코 수업, 고고학자와 이탈리아 와인 역사 배우기 등 원하는 체험을 선택하면 현지인과 생생하게 교류할 수 있다. 가격은 프로그램마다 다르지만, 대개 2~4만 원대다.
한편 일본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일본항공(JAL)은 최근 대면 형태로 실시하던 비행기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원격으로 전환하고, 인쇄업체 톳판인쇄사는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해 일본 유명 문화재를 온라인으로 견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의 최대 여행사 JTB도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과 마우나케아 산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온라인 투어 서비스를 도입했다.
나만 아는 여행지, 숨은 명소를 찾아서!
콧바람을 쐬어야 비로소 여행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방구석 여행에 흥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인파가 바글바글한 ‘핫플레이스’를 갈 수도 없는 노릇. 이 때문에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숨은 여행지를 찾아 떠나는 트렌드가 생겨났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6월 발표한 국내여행 의향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기존 유명 관광지보다 숨겨진 여행지나 사람이 많이 몰리지 않는 곳으로 여행할 것’이라는 응답이 1순위로 높았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지난해 ‘언택트 관광지 100선’을 내놓았다.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 ▲개별 여행 및 가족 단위 테마 관광지 ▲야외 관광지 ▲자체 입장객수를 제한하는 관광지 등 거리두기 기준을 충족하는 여행지를 모아놓은 목록이다. 여행지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100곳의 여행지를 천천히 살펴보면, 생소한 관광 명소가 눈에 띄면서 우리나라가 새삼 낯설게 느껴진다.
‘차박’도 새롭게 부상한 언택트 여행 문화다. 차에서 관광과 숙박을 모두 해결하는 차박은 거리두기에 최적화된 여행이다. 차로만 방문이 가능한 이색 명소를 들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터넷 카페 ‘차박캠핑클럽’ 운영자 ‘둥이아빠’의 추천에 따르면, 차박의 대표 명소는 충북 충주 목계솔밭이다. 광활한 대지에 화장실과 개수대 등 편의시설을 모두 갖춰 그야말로 차박의 성지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충주 수주팔봉 캠핑장과 삼탄유원지, 양평 광탄유원지, 여주 신륵사 등이 차박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숨은 여행지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을 수도 있다. 뉴노멀 시대의 또 다른 트렌드는 동네 걷기 여행. 동네 걷기 여행의 매력을 잘 보여주는 콘텐츠는 카카오TV의 웹 예능 ‘밤을 걷는 밤’이다. 밤을 걷는 밤은 가수 유희열이 서울의 밤거리를 거니는 모습을 담아낸 프로그램으로, 익숙한 거리에서도 색다른 매력을 찾아내 보는 묘미가 있다. 때로는 정해진 방향 없이 발길 닿는 곳으로 향하기도 하고, 우연히 멋진 풍경을 만나면 멈춰서 감상도 한다. 부담 없이 동네 한 바퀴를 산책하는 듯한 편안한 콘셉트 때문인지 2020년 12월 기준 누적 조회수가 560만 회를 돌파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언제쯤 자유롭게 떠날 수 있을까. 아직은 미지수다. 이렇게 애쓰며(?) 노는 게 마스크 없이 세계를 자유롭게 누비는 여행만큼 만족스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다시 배낭을 챙기게 될 날을 기다리면서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여행을 즐겨보는 것도 색다른 추억이 될 수 있다.
4화 부동산 시장의 미래, 프롭테크
코로나19가 촉발한 기술의 진화로 인해, 부동산 시장에서 보완재로 프롭테크가 부상 중이다.
2020년 부동산 시장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최근 수요자들의 불안한 심리가 반영된 ‘패닝바잉’과 ‘영끌’이란 단어가 자주 눈에 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과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이 커졌고, 연이어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서울의 전세와 주택 매매가격은 상승세를 보인다. 실제로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서울 주택의 11월 전셋값은 전월 대비 2.39% 상승했고, 매매가격은 1.66% 올랐다. 특히 전셋값은 8월(1.07%) 이후 계속 떨어지지 않고 있다.
집값 상승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저금리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1.25%를 유지했던 기준금리는 코로나19로 인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3월에는 0.75%까지 내려갔다. 처음으로 0%대 금리에 진입했다. 5월에는 0.5%까지 하락했으며, 지난 11월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했다. 국내 기준금리 역사상 최저치로 여신과 관련된 주택담보대출금리는 1월 2.51%에서 9월 2.44%까지 떨어졌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투자의 방식이 달라졌다. 지난 11월 모바일 설문조사 업체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금융 트렌드 리포트 2020’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정기예금의 수요가 줄고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가 늘었다. 정기예금(55.2%)의 선호도가 작년과 비교해서 6.6% 낮아졌고, 주식(34.6%)은 7.3% 늘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자 예금보다 안정성은 떨어지지만, 수익이 높은 주식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한편 소액 부동산 투자(7.9%)도 작년과 비교해서 2%가량 늘었다.
실제로 부동산 투자를 위한 주택담보대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11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10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전(全)금융권 가계대출은 13조2000억 원 올랐다. 전월보다는 2조 2000억원 오른 수치이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4조 9000억 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7조2000억 원 올랐다.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3조 2000억 원 증가했다. 전세가격 상승과 6~8월 중 주택매매거래 잔금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월 모바일 설문조사업체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금융 트렌드 리포트 2020’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주택 담보대출(31.3%)과 전세자금 대출(14.2%)은 지난해에 비해 모두 1.1%P 늘었다. 연령별로 대출의 방식이 조금 달랐다. 주택담보대출은 40대(48.8%)와 50대(44.8%)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전세자금 대출은 30대가 20%로 가장 많았다. 다만 목적은 비슷했다. 대출 목적으로 내 집 마련을 꼽은 사람은 43.9%였으며, 지난해와 비교해서 11.5%P 오른 수치다. 결국 저금리 기조와 맞물려 전세 가격이 연일 상승하자 모두 내 집 마련을 위한 투자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프롭테크
이런 혼란스러운 부동산 시장에서 뜨고 있는 기술이 있는데, 바로 ‘프롭테크’다. 이 용어는 부동산 자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첨단 정보기술(IT)을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를 말한다. 새로운 기술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일상과 가까운 기술이다. 직방이나 다방과 같은 부동산 중개 플랫폼이 이 기술을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하지만 부동산 중개 플랫폼만이 이 기술의 전부는 아니다.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 종합부동산 서비스 회사 JLL에 따르면 크게 △ 중개‧임대 △ 부동산 관리 △ 프로젝트 개발 △ 투자 및 자금 조달로 나뉜다.
중개와 임대 영역은 앞서 말한 직방이나 다방과 같은 플랫폼을 생각하면 된다. 부동산 자산에 대한 정보 및 분석, 중개 그리고 마케팅과 같이 매매 및 임대의 전반적인 과정을 서비스로 제공한다. 부동산 관리는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스마트 부동산 기술을 토대로 한 임차인 및 건물 관리 서비스다. 임대료 연체 관리나 소득신고와 같은 행정업무를 대신 처리해주는 홈버튼이 대표적인 서비스다.
프로젝트 개발은 부동산 개발과 관련된 영역으로서 건설 및 인테리어 디자인과 관련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서 AI를 통해서 소규모 토지의 개발규모나 사업성을 분석하는 랜드북이 있다. 투자와 자금 조달은 핀테크와 결합한 영역으로 크라우드 펀딩과 개인금융 분야로 나뉜다. 대표적인 예로서 테라펀딩은 중소 규모 개발사업 자금이 필요한 회사와 다수의 투자자를 연결해준다.
프롭테크의 시장성은 어느 정도일까? 미국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프롭테크 관련 투자 규모는 2013년 4억5000만 달러에서 2018년 78억 달러로 5년 만에 17배 늘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이 시장에 관심이 많다. ‘한국프롭테크포럼’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프롭테크 57개 사 기준 매출액은 총 7025억 원으로 나타났고, 이 중 임대 및 중개 서비스 회사의 매출은 3689억 원에 달했다. 지난 10월 기준 86개사의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1조 3997억 원이다.
코로나19 이후 프롭테크 산업은 비대면의 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비대면 기술을 활용한 분야가 뜨고 있다. 프롭테크 스타트업 ‘어반베이스’의 경우, 어플로 인테리어 시뮬레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 어플은 가상으로 만들어진 집 공간에서 인테리어를 실제와 유사하게 꾸밀 수 있는 플랫폼이다. 실제로 올해 1~8월 기준 해당 서비스 가입자는 전년 동기 대비 177% 늘었고, 사용자는 64.5% 증가했다. 한국프롭테크포럼 조인혜 사무처장은“코로나19가 초반에는 악재로 작용했지만, 비대면 기술이 떠오르면서 프롭테크 산업에서 VR을 활용한 분야가 점차 주목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다른 나라에 비해서 활성화되지 못했고, 기술에 대한 반감이나 정부의 규제 측면에서 제약이 있다”라고 밝히며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하지만 전망 자체는 나쁘지 않다. 이 관계자는 “직방이나 더존비즈온 사례처럼 기술과 시장이 만났을 때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이를 위해서 프롭테크 유관기관 간의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