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말이 사라진 날 (정재환 저·생각정원)
방송인 출신 역사학자 정재환이 조선어학회의 투쟁사를 살펴본다. 일제 치하 말과 글을 빼앗긴 민족의 상황과 이에 맞서 우리말 사전을 편찬한 조선어학회의 활동을 조명한다.
내 손 안의 작은 미술관 (김인철 저·양문)
19세기 인상주의를 연 화가 25인의 명화를 한 권으로 감상한다. 도슨트의 해설을 듣는 것처럼 그림 소개뿐 아니라 화가의 삶과 교우 관계 등 생생한 일화까지 함께 제공한다.
건강수명 100세 (김혜성 저·파라사이언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증 우수과학도서로 선정된 '내 안의 우주' 시리즈의 저자 김혜성 박사의 신간. 건강수명이 줄어드는 원인을 파헤치고, 그에 대한 대처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노르망디의 연 (로맹 가리 저·마음산책)
'자기 앞의 생'으로 공쿠르상을 받은 작가 로맹 가리의 생애 마지막 장편소설. 제2차 세계대전 시기 인간에 대한 애정과 희망을 '연'이라는 상징물로 표현한 작품이다.
딱 일 년만 청소하겠습니다 (최성연 저·위즈덤하우스)
50대 고학력자 여성이 ‘고졸’로 이력서를 고쳐 쓰고 1년간 미화원으로 일한 이야기를 담는다. 미화 일을 하며 겪은 에피소드, 비합리적인 청소 노동자의 현실 등을 진솔하게 전한다.
오늘부터 차박캠핑 (홍유진 저·시공사)
차박 입문자를 위한 가이드북. 차박 관련 용어부터 차종, 예산, 장비 등 기초적인 정보와 차박 성지 및 주변 여행지까지 안내한다. 부록으로 ‘차박캠핑족’의 생생한 인터뷰도 실려 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했던가?
패자의 역사는 폐허 더미에 묻히거나 전설로만 전해 내려온다. 그래서일까? 기를 쓰고 남을 짓밟아 승자로 남고 싶어 하는 이들은 유독 자신의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남들보다 더 높은 탑을 쌓고 더 큰 영토에 집착하며 영역 표시에 목숨을 건다.
하지만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리다. 역사는 승자를 주로 기록하지만 패자에게도 눈길을 준다. 아니 후세의 이야기꾼들은 승자보다 패자에게 더 감정이입을 하며 가슴 절절한 이야기들을 만들어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댄다. 태생적으로 아웃사이더 기질을 갖고 태어난 이야기꾼들의 귀는 승자보다 드라마틱한 패자의 삶에 더 솔깃하기 때문이다.
쓸쓸하기만 했던 부여 유적지, 미륵사지 복원으로 옛 영광 되찾아
옛 부여가 지배했던 지역을 여행할 때면 어쩐지 쓸쓸하다. 지금은 그나마 좀 나아졌지만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이 지역 역사 현장들은 남루하고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웅진백제 시대의 도성이었던 공주를 처음 방문했을 때가 1990년 가을. 공주에 가면 으레 그곳에 가야 한다는 일행을 따라 방문한 무령왕릉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 역사적인 유적지, 옛 부여의 왕이 묻혀 있는 지하 무덤방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다.
물론 관람객을 차단하는 유리벽이 있었지만 그리 튼튼해 보이지는 않았다. 개인적으론 왕의 무덤을 봤다는 두근거림이 있었지만 한편으론 역사적 유물 현장을 일반인들에게 개방한다는 것이 너무 위험해 보였다. 결국 1997년경 유리벽에 곰팡이가 생기고 물이 새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면서 공주 무령왕릉을 비롯해 송산리 고분의 석실 관람이 전면 금지됐다. 현재는 모형전시관에서만 그 형태를 유추해볼 수 있다.
미국에서 돌아와 근 26년 만에 다시 공주 송산리 고분을 방문했을 때 무덤방 개방이 전면 금지된 것을 알고 아쉽기는 했지만 이제야 제대로 문화재를 보존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이 들었다.
일제강점기에 도굴꾼보다도 더 졸속으로 17시간 만에 유물들을 꺼내 옮겼다는 무령왕릉 발굴은 두고두고 한국 고고학계의 수치이자 치욕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당시 발굴 단장이었던 서울대 고고학과 故 김원룡 박사의 회고록은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
고구려 유적지는 대부분이 북한 지역에 위치해 있어 비교 대상이 신라밖에 없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백제의 유물들만 유독(?) 수난을 당하는 건 아닐까 하는 의혹도 든다. 사실 경주를 방문할 때 느끼는 깔끔하고 웅장한 박물관이며 유물 단장 상태를 보면 이런 의혹이 근거가 아주 없지는 않은 듯하다.
그런데 최근에 이런 의혹을 한순간에 없애주는 곳을 다녀왔다. 익산의 미륵사지 터다. 일제강점기였던 1910년, 조선총독부가 무너지기 전의 미륵사지 석탑을 실측하고 무너져 내린 석탑 뒷면을 콘크리트로 땜질해 세워놓았다.
지난해 4월 말, 몰락한 왕조의 찬란한 유산이 마침내 20년간의 해체와 복원 과정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 준공식을 한다는 기사를 본 후,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익산 여행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전남 지역을 한 번 훑고 전북을 돌아다녀보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차일피일 늦어졌다. 그러던 차에 지난 7월, 전남 장성 필암서원을 취재차 가야 할 일이 생겨, 벼르고 벼르던 익산 여행을 코스에 넣고 일정을 짰다.
미륵사지 동석탑, 일본의 호류지 목탑과 유사해 깜짝 놀라
마침내 익산 미륵사지 터를 방문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여름 끝자락 주중이라 그런지 찾는 이도 없었다. 고즈넉한 미륵사지 터 곳곳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복원해놓은 미륵사지 동석탑을 보다가 어디선가 본 듯한 석탑이 자꾸 떠올랐다.
2016년 일본 교토를 여행한 적이 있었다. 교토 여행 마지막 날, 나라 현의 호류지를 찾아가기 위해 일본 시골을 헤집고 돌아다니던 기억이 샘솟았다. 호류지에서 봤던 5층 목탑과 그 위의 풍탁까지… 복원해놓은 미륵사지 동석탑의 모습이 호류지에서 봤던 목탑과 형태가 정말 똑같았다.
당시 교토를 건너가기 전 한국에서 경주 여행을 마치고 다음 날 일본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그해의 여행은 마치 천년의 시간과 공간이 건너뛴 듯 아주 특별하고 소중했다. 이런 경험 때문이었을까? 미륵사지 터에 복원된 동석탑을 보는 순간 4년 전 뜨거웠던 그해 여름, 찾는 이 없이 적막했던 호류지 사찰 경내의 그 목탑이 불현듯 떠올랐다.
백제와 고구려 장인들이 건너가 전수한 일본 아스카 문명의 꽃 ‘호류지’
일본의 아스카 문명을 꽃피웠던 쇼토쿠 태자에 의해 창건된 호류지(법륭사)는 1993년 일본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세계적 불교문화의 보고다. 호류지 본당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로 알려져 있다. 호류지의 박물관인 대보장원에는 백제에서 선물했다는 설과 백제의 후예가 만들었다는 설이 전해지는 대형 목불상 ‘백제관음상’이 보존돼 있다. ‘일본관음상’이 아닌 ‘백제관음상’으로 기록된 것으로 보면 백제의 찬란했던 문화가 일본에까지 건너가 꽃을 피웠던 건 분명해 보인다.
호류지의 금당 내 벽화는 고구려 승려 화가인 담징이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데, 1945년 화재로 소실됐다고 한다. 아쉬운 대로 소실되기 전 촬영해놓은 사진을 근거로 디지털화된 3D금당벽화를 인터넷에서 감상할 수 있다.
동양 최대 미륵사지 석탑, 해체와 복원 20년 걸려
미륵사지 터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감상해야 할 석탑은 당시 모습을 유추해 복원한 동석탑이 아니라 머리 부분과 위의 두세 층이 사선 모양으로 비스듬히 허물어진 서석탑이다. 국보 제11호, 동양의 최대 석탑이다. 20년 동안 일본이 뒷면에 발라놓은 콘크리트를 제거하고, 본래 모습을 훼손시키지 않기 위해 치아 스케일링 기계까지 동원해 콘크리트의 흔적을 말끔하게 벗겨내, 마침내 1910년대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됐다.
일본은 1910년 한국을 식민지화하고 문화자원을 조사하면서 유독 백제 문화 유적에 큰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미륵사지 석탑을 실측하고 빽빽하게 조사 보고서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일본인들이 미륵사지 터를 발견하고 조사할 당시 동석탑은 이미 무너져 내려 흔적만 남아 있었고 힘겹게 남아 있던 서석탑도 무너져가는 상태였다고 한다.
국립익산박물관에 전시된 사리장엄구 등 볼거리 풍성해
일본이 미륵사지 서석탑 뒤에 콘크리트를 발라 세워놓은 것은 자신들의 본류를 조사하고 분석하기 위해서였을까? 국립 익산박물관에는 뒷면이 콘크리트에 쌓인 채 흉물스럽게 숨 쉬고 있던 미륵사지 석탑을 해체해 복원하기까지 걸린 20년간의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았다. 서석탑을 해체하면서 발견된 사리장엄구와 출토된 유물들도 전시돼 있다.
또한 익산박물관 홈페이지에서 다큐멘터리(문화유산 채널 K-HERITAGE TV 제작)를 통해, 무너져 내린 미륵사지 석탑 등을 촬영한 사진을 보며 백제 문화와 유적에 얽힌 가슴 아픈 역사를 감상할 수 있다.
몰락한 왕조의 유물과 유적을 통해 권력과 무상함 깨우치는 곳
7세기 백제의 무왕이 왕비의 청으로 불사를 일으켰다는 미륵사지. 중생을 구제하는 미륵불이 나타나 나라의 안녕과 백성의 평안함을 기원하기 위해 지은 대규모 사찰 미륵사지는 왕조의 몰락과 함께 오랜 시간 몰락과 소멸의 길을 걷다가 기적적으로 환생했다. 물론 똑같은 모습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래도 이곳을 거닐며 고증에 입각해 해체와 복원을 하며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되살리기 위해 쏟았을 문화재 보존 관련자들의 정성을 느껴본다. 몰락한 왕조의 유물이 이제야 온전히 평가받고 그에 걸맞게 대접받고 있다는 안도감도 든다.
넓이가 5만 평에 달하는 우리나라 최대 절터였다는 미륵사지. 양쪽의 석탑과 가운데 목탑, 가람도 3개나 있었다고 한다. 3탑 3금당의 구조로 웅장함과 화려함을 자랑했다는 미륵사지의 모습은 볼 수 없지만 절터 뒤편을 병풍처럼 막아서고 있는 안개 머금은 미륵산 자락과 주춧돌로 옛 영광을 유추해보며 광활한 절터를 걸어봤다.
흔적 없이 사라진 화려한 유물 대신, 세월의 이끼 낀 주춧돌만이 시간의 영겁과 헛되고 헛된 화려함을 누르고 2020년 후손들을 만나 ‘역사란 무엇인가’를 말해주고 있다.
“시간 괜찮으시면 편지 한 줄 써주시겠어요?” 2019년 가을, 그렇게 ‘길 위에서 쓰는 편지’가 시작됐다. 삭막한 도시, 바쁜 일상을 오가는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택시 안에서 말이다. 기사가 건넨 노트 안에는 그동안 택시를 드나든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사각사각 쓰여나갔다. 이름 모를 누군가의 따스한 한 줄에 위로를 주고받는 승객들, 그리고 그들의 메신저를 자처한 택시 기사 명업식(62) 씨. 오늘은 또 누가, 어떤 사연으로 노트를 채워나갈까? 설레는 마음을 안고 그는 오늘도 운전대를 잡는다.
Q. 뒤늦게 택시 운전 일을 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전에는 어떤 일을 해오셨고, 지금의 일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택시 운전을 한 지는 1년 8개월 정도 됐어요. 과거에 축협중앙회의 경제 파트에서 수입 소고기 관련 업무를 했었죠. 그 경험으로 수입 소고기 유통업을 해오다가 일이 좀 잘못돼서 그만두게 되었어요. 마냥 쉬기보다는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 택시 운전을 시작했죠. 처음 1년은 퇴사를 생각할 만큼 일이 힘들었습니다. 손님들과의 마찰도 스트레스였고, 아무래도 좀 위험부담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더 해보자, 마음을 붙잡으면서 ‘다른 택시와는 다른 손님들을 위한 서비스가 뭐 없을까?’ 고민하게 된 거죠.
Q. 손님들에게 노트를 건네 편지를 쓰게 하실 생각은 어떻게 하신 건가요?
앞서 말한 차별화된 서비스로 낸 아이디어였죠. 노트를 준비해서 손님들에게 글을 쓰게 하면 어떨까, 그런 생각은 예전부터 해오긴 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손님 중에 문학을 전공하신 것 같은 분이 타셨어요. 그래서 제 계획을 살짝 말씀드렸더니, 좋다고 하시더군요. 마침 노트의 제목을 정하지 못하던 차라, 그분께 좀 지어주셨으면 하고 부탁드렸죠. 그렇게 강서구에서 종로구까지 가시는 동안 한참 생각하시더니, ‘길 위에서 쓰는 편지’로 해달라고 신신당부하셨어요. 알고 보니 그분이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를 지으신 박준 시인이시더군요. 덕분에 계기가 되어 지금에 이르게 됐네요.
Q. 요즘 사람들은 낯선 이와의 만남을 다소 부담스러워하기도 하죠. 손님들에게 노트를 건네실 때 반응들은 어떤가요?
무조건 노트를 건네기보다는 상황을 살펴보고 응해주실 것 같은 손님에게 몇 분 정도 후에 권유 드려요. 그러면 처음엔 ‘뭐지?’ 하며 망설이다가 앞서 다른 분들이 써놓은 글을 읽으시곤 자신도 쓰겠다고 하시죠. 한 70~80% 정도는 써주십니다. 어떤 분은 짧은 거리를 가시는데 시간이 부족해 글을 못 쓰셨다고 제 번호를 물어 가져가셨어요. 일주일 뒤에 연락이 와서 개포동에서 마곡동을 택시 타고 가시며 글을 써주셨죠. 요금이 계속 올라가는데도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펜을 놓지 않는 분들도 있답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연이 있다면요?
한 손님이 생각나네요. 오빠가 둘이 있었는데, 교통사고로 모두 돌아가신 거예요. 택시를 탄 그날이 제삿날이라 산소를 가신다고 했는데, 편지를 쓰시면서 펑펑 우시더라고요. 사실 그분뿐만 아니라 글을 쓰다가 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항상 뒷좌석에는 휴지를 비치해둬요. 최근에는 코로나19 때문에 권고사직 당하신 분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죠. 특히나 요즘은 경기가 많이 어렵잖아요. 저도 그렇고, 다른 손님들도 서로의 사연을 나누며 공감하고, 안쓰러워하고 그런 것 같아요.
Q. 손님들의 편지를 통해 얻은 긍정적인 변화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택시 운전을 시작하고 처음 1년에 비해 마음도 여유로워지고, 스트레스도 덜 받게 됐다는 거예요. 편지를 쓰는 분마다 감사 인사를 마다치 않고, 이렇게 생각할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들 하시는데, 그게 또 저는 감사하고, 보람을 느껴요. 그분들을 통해 용기와 위로도 정말 많이 얻었고요. 무엇보다 세상이 각박하다고들 하는데, 이렇게 정을 나누는 속에서 아직은 좋은 분들이 훨씬 많다는 걸 발견하고 살죠.
Q. 입장을 바꿔 만약 택시를 탔는데 기사가 편지를 부탁한다면 어떤 내용을 적으시겠어요?
저도 어느덧 환갑이 지났으니, 내가 살아온 경험담이나 생각을 쓸 것 같아요. 살아보니 욕심을 버리는 게 참 중요하더군요.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용기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좋겠고요. 어제 열심히 살았으니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도 쓰고 싶네요.
Q. 앞으로도 편지를 계속해나가시겠죠? 또 다른 계획이 있나요?
벌써 노트가 7권째입니다. 지금 5권을 엮어 ‘길 위에서 쓰는 편지’가 나왔는데, 아마 그 뒤로 쌓이는 편지들로 또 책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그렇게 택시를 하다가 그만두게 되면 그동안 미뤄뒀던 서예도 좀 배우고, 친구들과 여행도 가고 싶네요. 그동안 일하느라 친구가 화선지를 한 박스를 선물해줬는데, 여태 한 장도 못 썼어요. 그동안 한 장 한 장 채워나간 ‘길 위에서 쓰는 편지’처럼, 은퇴 후에는 그 화선지를 나 장 한 장 채워나가야죠.
Q. 끝으로 그동안 편지를 보내주셨던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물론 편지를 써주시면 그때그때 표현은 하지만,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습니다. 내 인생에 큰 도움을 주신 분들이에요. 덕분에 제 이름 석 자가 실린 책도 나왔으니 얼마나 영광인가요. 제게 이런 행운을 주신 손님들 정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으니 살펴봐 주시고, 또 언제고 다시 모시게 될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삶, 가사노동으로 반복되는 하루. 아이 셋을 키우는 한 주부의 일상이다. 한때 자신만의 시간을 갖지 못해 우울증까지 겪었던 그녀. 기분 전환 겸 수강해본 ‘홈가드닝’ 수업이 인생을 바꿀 줄 누가 알았을까. 맨손으로 흙을 만지는 순간 매력에 푹 빠졌다는 그녀는 1년 만에 50여 개 식물로 집을 가꾸는 ‘플랜테리어 마니아’가 됐다. 이제는 더 나아가 관련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는 주부 정지예(47) 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홈가드닝 수업으로 펼쳐진 초록빛 인생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의 한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서니 집 안 곳곳에서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는 식물들이 반긴다. 성인 키 정도 되는 길쭉한 키다리 식물부터 손바닥 크기의 ‘초미니’ 식물까지 종류도 제각각이다. 이 모든 생명을 돌보는 식물의 어머니(?)는 주부 정지예 씨. 가리키는 식물마다 생소한 이름을 줄줄 읊는 정 씨의 모습에서 프로의 향기가 느껴졌다. 식물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시작한 지는 1년 정도 됐단다. 지난해 봄, 우연한 계기로 알게 된 동네 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아이를 낳고 개인 시간 하나 없이 살다 보니 우울증이 도졌어요. 답답한 마음에 서울에서 용인으로 이사를 왔지만, 그것도 잠시더라고요. 결국 생활은 집 안에서 하는 거니까요. 그러다 ‘홈가드닝’ 클래스를 듣게 됐는데, 그런 기분 아세요? 공이 바닥을 치고 튀어오르는 것처럼 벅찬 느낌이요. 텃밭을 가꾸고 흙을 만지는데 딱 그런 기분이 들더라고요.”
오랜만에 웃음을 되찾은 정 씨는 그날 이후 집 안에 새 식구를 하나둘 들였다. 그 개수가 점점 많아져 집 안에서 차지하는 부피가 커질 무렵, 공간과의 조화를 자연스레 고민하기 시작했다. 식물과 어울리는 화분을 고르고, 그에 걸맞은 아기자기한 소품을 배치했다. 우울한 기운이 감돌던 집 안은 한 폭의 정원처럼 변해갔다. 그와 동시에 건조하게 말라 있던 정 씨의 마음속에도 푸릇한 새싹이 돋았다.
“말 그대로 치유가 됐어요. 겨울에 키우던 식물 잎이 다 떨어져 가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뿌리가 살아 있더라고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심었죠. 봄부터 서서히 잎이 피어나기 시작하더니, 여름이 되니까 앙상하던 애가 숲처럼 무성해지는 거예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살아내는 식물을 보면서 저 역시도 포기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죠.”
식물을 키울수록 새로 알고 싶은 점이 많아진다는 정 씨는 지난해 가을 심도 있는 공부를 위해 경기도에서 주관하는 조경가든대학 교육 과정을 수료했다. 식물과 정원 관리 등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과 실습을 배우는 과정으로, 경기도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이다. 현재는 방 한 칸짜리 작업실을 마련해 식물과 관련한 작은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우울함을 달래기 위해 취미로 시작한 활동이 일자리로까지 이어진 셈이다.
“적은 비용으로 몇 배의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게 플랜테리어 같아요. 추운 계절에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엄청난 장점이고요. 저도 그렇지만 남편도 취미가 별로 없는 사람이었거든요. 식물 키우기 시작한 뒤로 많이 즐거워해요. 좋아해주는 덕분에 분갈이는 남편한테 다 시켜요.(웃음) 같은 취미를 즐길 수 있음에 감사하죠.”
작은 변화만으로 새롭고 산뜻하게
정 씨의 집은 남동향으로 어두운 편은 아니지만, 거실에 베란다가 없고 창밖에 햇빛을 가리는 어닝이 설치되어 있어 식물을 키우기에 최적의 공간은 아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식물이 사계절 내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한다. 분양하기 전 식물이 거주하는 환경에서 잘 자랄 수 있는지의 여부를 먼저 확인하기 때문. 관리하는 식물의 수를 50여 개 이상 늘리지 않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단순 장식품이 아닌 살아 있는 생명인 만큼 온전히 책임질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기르겠다는 주의다.
“무리하는 순간 취미가 아니라 노동이 될 수도 있어요. 본인도 스트레스를 받을 거고, 관리에 점점 소홀해지겠죠. 그러면 식물도 힘들거든요. 행복하기 위해 시작한 거니까 욕심내서 들여오고 싶지는 않아요. 물론 100 개가 넘는 식물도 능숙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분들은 더 많이 키워도 되죠. 사람마다 다 다르니까요. 저는 지금이 딱 좋은 것 같아요.”
식물을 자주 분양하지도 않고, 인테리어에 큰 비용을 들이는 것도 아니지만 정 씨의 공간은 그녀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시시각각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다. 작은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는 그녀의 비결은 ‘있던 것’ 활용하기. 정 씨는 키우던 식물도 하나의 인테리어 소품으로 재탄생시킨다. 분갈이를 하다 떨어진 작은 필레아페페 줄기를 휑한 욕실 세면대 옆에 올려두거나, 삼겹살을 구워먹고 남은 로즈마리를 유리병에 담아 놓는 식이다.
가든 소품도 집 안에 굴러다니던 것을 색다르게 이용하는 편이다. 사용하지 않는 수납장 한 칸은 세로로 세워 작업실의 화분대로, 화분 받침은 핸드 워시 등 욕실 용품과 소형 식물을 놓을 수 있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한다. 몸집이 커졌지만 분갈이를 해주기 애매한 식물은 화분째 철제 바스켓이나 유리 용기에 옮겨 담는다. 시중에 판매하는 소품을 마구잡이로 배치하는 대신 집에 있는 물건을 활용하면 한층 더 자연스럽고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
이케아나 H&M 홈등 대중적인 브랜드 제품을 구매할 때도 있다.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실용성이 높다는 것이 그 이유. 정 씨는 이케아에서 산 싱크대를 거실 화분대로 사용한다. 분갈이용으로 구매했으나 예상보다 높고 넓어서 화분을 올려두기에 더 알맞았다고. 정 씨의 빛나는 응용력은 거실을 한층 더 이색적으로 만들었다. 물이 나오지 않는 싱크대와 식물의 조합, 꽤 멋스럽지 않은가.
그렇다면 그녀만의 독특한 영감은 어디에서 나올까? 정 씨는 아마존 등 해외 직구 사이트에서 구매한 원서를 보며 주로 아이디어를 얻는다. 국내 서적도 좋지만, 조경 역사가 깊은 서양 서적을 참고하면 훨씬 넓은 안목을 기를 수 있다는 것. 영어를 읽지 못해도 책 속에 실린 사진을 보며 응용해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정 씨는 여러 서적 중에서도 ‘어반 정글’(Urban Jungle), ‘에버그린’(Evergreen)을 추천했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했다. 우연한 기회로 ‘인생 취미’를 찾은 정 씨처럼, 브라보 독자들도 작은 계기부터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코로나블루’로 갑갑하고 울적한 마음이 조금은 가시지 않을까.
완연한 가을이다. 청명한 하늘과 선선한 바람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답답해진 일상에 새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허나 무덥고 습한 여름 환경에 적응해 있던 몸은 갑작스레 새로운 환경을 맞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여름을 나는 동안 우리 몸은 많은 양의 땀을 배출하면서 진액과 양기를 소모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차가운 공기가 직접 체내로 유입되면 폐와 주변 기관들이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폐는 호흡기능뿐만 아니라 외부의 병균, 바이러스와 싸우는 첫 번째 관문 역할을 하는 만큼 호흡기가 받는 부담이 커질수록 면역력에 악영향을 끼친다.
가을에는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여기에 겨울철 코로나19 제2차 대유행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만큼 면역력 증진에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양생을 위한 시니어 생활습관
추위가 본격적으로 찾아오기 전에 우리 몸은 월동 준비를 해야 한다. 미리 체력과 면역력을 길러 각종 질환들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양생’(養生)이라고 한다. 겨울철 양생법의 기본은 찬 기운을 피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 양기를 축적하는 것이다.
우리 몸은 36.5℃ 안팎의 체온을 유지한다. 그러나 체온이 낮아질 경우 혈액순환과 같은 체내 신진대사 능력이 떨어져 영양분이 몸 곳곳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면역력이 떨어진다. 체온은 대부분 근육수축을 통해 발생하는데, 상대적으로 근육량이 적은 시니어일수록 체온이 떨어지기 쉽다.
요즘 같은 시기에는 신체의 항상성 유지를 위해 생활습관에 더욱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실내에 있을 때도 얇은 옷을 두세 겹 정도 겹쳐 입어 체온 손실을 막아주면 좋다. 또 외출 전후에는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준다. 원활한 혈액순환과 함께 관절과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음식을 통해 몸속의 찬 기운을 몰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기름진 음식은 혈액순환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고단백 음식 위주로 섭취하되 비타민이 풍부한 제철 채소나 과일, 필수아미노산이 함유된 해조류 등도 고루 챙겨 먹어야 한다. 삼계탕이나 추어탕 등 성질이 따뜻한 보양식으로 양기를 보충해주면 더욱 효과적이다.
대표적인 한방치료법으로는 뜸이 있다. 혈자리 혹은 환부에 쑥 등을 태우거나 온열을 가하는 뜸은 따뜻한 기운을 체내에 불어넣어 경락을 소통시키고 기의 순환을 원활하게 해줘 원기를 회복하게 만든다. 실제로 뜸치료 이후 백혈구가 증가해 몸속 세균을 잡아먹는 식균작용이 활발해진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가을철 면역력 높이는 한약
한약도 좋은 건강관리법이 될 수 있다. “보약은 봄과 가을에 먹어야 된다”는 옛말이 있는데 이는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는 시기에 한약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라는 의미다. 원기가 부족한 시니어들의 면역력을 높이는 한약으로는 한방 3대 명약 중 하나인 ‘공진단’(拱辰丹)을 들 수 있다. 공진단은 녹용, 당귀 등을 환으로 빚은 약으로 간장, 심장, 신장기능을 강화해준다. 특히 공진단에 신장기능 강화에 좋은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 처방이 더해진 ‘육공단’(六拱丹)은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 의과대학의 연구 결과, 혈액순환 및 뇌세포 재생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Egr1을 활성화하는 효능이 풍부함이 입증됐다. 특히 육공단은 뇌신경 보호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만성피로, 신경쇠약, 스트레스 개선에도 좋아 전반적인 면역력을 키워준다.
특히 올해 10월부터는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이 시작되어 한약을 처방받는 이들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의 특색이 뚜렷해 계절이 바뀔 때마다 몸도 큰 변화를 맞이한다. 올해는 코로나19 건강수칙으로 그 어느 때보다 방역 및 예방에 힘쓰고 있다. 면역력 증강까지 꾀한다면 무탈하고 건강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생활 리듬이 불안정해지거나 신체적인 증상이 특별히 나타날 경우에는 신속히 전문가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점 잊지 말자.
옛사람들은 유장한 강이기도, 깊은 계곡이기도, 땅으로 곤두박질하는 폭포이기도, 때론 굽이치는 파도이기도 한, 그 물을 보면서도 그 뿌리를 들여다보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즉 “물을 보는 데도 방법이 있으니, 반드시 그 물결을 봐야 한다(觀水有術 必觀其瀾)”라는 맹자의 가르침에 따라 세상만사의 근본을 깨치려 애썼다지요. 깊어가는 가을 수천만 년 동안 강물에 쓸려 반들반들한 돌 위에 배 깔고 턱 괸 채 날로 짙푸르러지는 한탄강을 보며, 거슬러 상류로 올라가 강의 시원까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지금은 북한 땅인 강원도 평강군과 함경남도 안변 사이 해발 590m의 추가령에서 발원한 한탄강. 현무암 평원이 갈라지며 만들어진 수십 m 높이의 협곡 사이를 굽이굽이 흐르는데 총연장 140km 가운데 60km를 북녘에서 흐릅니다. 이어 남으로 내려와 강원도 철원과 경기도 포천·연천 일대 80km를 굽이친 뒤 임진강과 합류합니다. 깎아지른 주상절리와 검은 현무암, 짙푸른 강물이 어우러진 한탄강에 가을이 오면 우리의 가을꽃들이 피어나 그 어떤 문인화도 흉내 내지 못할 무위자연의 산수화를 그려냅니다. 포천구절초, 산국, 개미취, 패랭이꽃, 투구꽃, 서덜취, 용담, 배초향, 미역취, 고마리, 가시여뀌, 강부추 등등.
특히 한반도 내륙의 유일한 ‘화산하천’으로 유난히 계곡이 깊고 휘돌아가는 곡선이 날카로운 한탄강에는 현무암뿐 아니라 유연하고 부드러운 화강암 바위가 많기로 유명한데, 억겁의 세월 이리저리 휘도는 물살에 마모되고 둥글어진 거대한 화강암 바위 틈새마다 해마다 4월 새로 돋았다가 11월이면 스러지는 가냘픈 풀꽃이 있어 유난히 눈길을 끕니다.
강변에서 자란다고 강부추라 불리는 여러해살이풀인데, 불과 달포 전만 해도 장맛비와 폭우에 전초가 잠겼을 뿐 아니라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내닫는 급류에 수없이 이리저리 휩쓸렸을 텐데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보랏빛 꽃을 화사하게 피우니 참으로 대견하기 짝이 없습니다.
가는산부추에서 한라부추까지 국내에서 자라는 27개 부추속 식물의 하나인데, 파 뿌리 모양의 비늘줄기를 땅속에 묻고 그 위로 쇠젓가락 정도 굵기의 꽃대를 20~50cm가량 곧추세운 뒤 9~10월 그 끝에 탁구공 모양의 자주색, 또는 드물게 흰색 꽃을 피웁니다. 이른바 산형 꽃차례라 불리는 둥근 꽃차례에는 적게는 10개에서 많게는 80개까지 꽃이 달립니다. 잎은 길이 10~40cm, 폭은 꽃대처럼 가늘어 2㎜ 안팎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2~5개가 돌려나는 잎의 단면이 원통형이거나 뒷면이 다소 눌린 형태이며, 속은 비었으며 잎줄기는 없습니다.
Where is it?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 나오는 설명의 전부다. 2003년 최혁재 충북대학교 교수 등이 한탄강 강변에서 자라는 종이 지금까지 중국에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진 Allium longistylum Baker로서, 기존에 명명했던 실부추나 한라부추와는 뚜렷이 구별된다며 강부추란 국명을 신청하는 논문을 발표했으나, 아직 이렇다 할 결론이 나지 않은 때문으로 보인다. 어쨌거나 강부추는 이후 강원도 화천 북한강과 경기도 파주 임진강 주변은 물론, 충북 등지에서도 생육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호인들이 강부추를 보기 위해 즐겨 찾는 곳은 강원도 철원의 직탕폭포와 송대소 등 한탄강 일대 명승지다.
한때는 섬진강 상류의 가장 외진 오지마을로 통했다. 그러나 비포장 오솔길이 찻길과 자전거길, 트레킹길로 바뀌면서 한층 개방적인 강촌으로 변했다. 수려한 강물과 다채로운 강변바위들, 오래된 마을들, 깨끗한 산야를 만날 수 있다. 내비게이션에 ‘김용택 시인 생가’를 치고 진뫼마을 안통에 닿아 탐승을 시작한다.
멀리 있는 친구에게서 날아온 뜬금없는 기별처럼, 문득 가을이 다가와 창밖에 서성거린다. 차가워진 공기에 핼쑥해진 꽃 하나 창가에서 눈짓하는 기분이다. 이럴 때면 길을 나서고 싶다. 하루 여행에의 충동. 이 돌연한 유혹. 이건 꽤 좋더라. 배낭 하나 달랑 메고 길을 나설 때의 희열보다 더 짜릿한 건 흔치 않다.
먼 길을 달려 내려온 여긴 전북 임실군 덕치면 진뫼마을의 섬진강변. 강물은 소리 없이 흐른다. 강가에서는 바위들이 털버덕 주저앉아 뜻 모를 회의를 한다. 강 둔덕엔 풀과 나무들, 그 너머로는 숲이거나 산이다. 물속에도 나무가 있고 산이 있어 그윽하다. 그림자로 물에 뛰어들어 물구나무선 나무와 산으로 풍경이 한결 유현한 게 아닌가. 실물이 아니면서 실물도 자아내지 못하는 신비감을 야기하는 산 그림자의 재능을 예술로 친다면 이보다 웅장한 초현실주의 예술이 다시없다. 사람의 마음을 고요하게 씻어준다는 점에서는 명상 선생이다.
길은 강을 따라 이어진다. 흙을 밟을 수 있는 오솔길이었던 걸 포장을 해 아쉽지만 시야 가득 범람해오는 강과 산으로 가뿐하다. 게다가 이상적인 적막감이라니. 번잡한 생각들 온전히 내려놓고 풍경에 심취하기 좋은 시간이다. 이럴 때 마음은 둥근 빵처럼 따뜻하게 부푼다. 좁아터진 마음으로 내가 나를 희롱하는 우행일랑 일단정지다. 실컷 지청구를 들어도 싼 가난한 마음을 산천은 보살처럼 눈감아준다.
저기 강 한가운데 바위 위에 뭔가가 있다. 말뚝처럼 우두커니 서서 수면을 바라보는 허연 새, 왜가리인가? 가까이 가 보자니 이놈의 낚시질이 삼매경이다. 외다리로 미동 없이 선 채 동그란 눈알이 빠져나갈 듯 수면을 노려보며 밥이 될 물고기를 기다린다. 새는 노래하는 일을 천직으로 삼은 걸로 여기지만 사실 온종일 먹이 사냥을 하느라 바쁘다. 풀과 나무도 마찬가지다. 제 몸으로 물 한 줌, 햇빛 한 조각이라도 더 끌어당기려고 쉼 없이 용을 쓴다.
사람인들 다르랴. 먹어야만 살 수 있도록 디자인된 생명체들의 얄궂은 운명을 누구에게 원망하랴. 우리를 손아귀에 틀어쥔 절대적 존재의 계략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노자에 따르면 하늘은 자비롭지 않다. 너희 일은 너희끼리 알아서 해라! 툭 그 한마디 던지고 그만이라 했다. 죽는 날까지 왜가리는 오직 혼자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슬기로워 혼자서도 끄떡없다. 독존(獨存)의 ‘짱’이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도 다 그렇다. 섬약한 가을 노래를 부르는 풀벌레도, 허공을 비행하는 고추잠자리도, 강물에 사는 꼬맹이 피라미도 마찬가지다. 산천에 사는 것들, 저마다 강철처럼 강인해 아름답다. 산천을 바라보는 기쁨은 풍광에서만 오는 게 아니다. 산에 강에 거주하는 동식물들이 온몸으로 부르는 생의 짙푸른 합창과 군무에서도 온다.
진뫼마을엔 ‘섬진강 시인’으로 통하는 김용택 시인이 산다. 그는 마을의 산야와 강의 순수를 수호하기 위해 애써왔다. “섬진강 물이 어디 몇 놈이 달려들어 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라고 시로 탕탕 외쳤다. 댐 건설 반대운동에도 앞장서 관철했다. 시인이 달리 시인이랴.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편에 서서, 모든 찍어 누르는 힘들과 맞설 수 있어야 시인이다.
마을 동구엔 커다란 정자나무가 있다. 선대들에게 그랬듯 이 나무는 지금도 마을 사람들의 야외 사랑방이다. 노장들의 준열한 담론이 오가는 회의장이며, 중구난방한 수다로 왁자해지는 사교장이다. 놀이와 오락과 휴식이, 잔치판과 술판이, 간혹은 막춤으로 자지러지는 춤판까지 벌어지는 복합문화공간이다.
하필이면 왜 정자나무 아래에서? 시원한 나무 그늘의 쓸모 때문만이랴. 정자나무가 마을과 마을 사람을 지켜준다고 믿어서일 게다. 그렇기에 정자나무의 털끝 하나 건들지 않고 살뜰히 섬긴다. 즐기되 존중한다. 아마도 방귀마저 함부로 터뜨리지 않을 것이다. 나무와 마을, 자연과 인간의 관계가 이보다 더 공정하고 조화로울 수가 있을까. 이야말로 진보적인 상생이자 컬래버레이션이다. 자리이타(自利利他)의 본이다.
강물은 흐르고 또 흐른다. 미끈한 S라인을 그리며 제 갈 길을 총총히 간다. 굴레를 모르는 행보다. 큰 바위를 만나도 돌아가면 그만이고, 소(沼)가 나오면 쉬엄쉬엄 흐르니 유유하다. 이는 채우지 못한 오욕칠정의 잔해로 뒤엉킨 인간세의 탁류와 얼마나 다른가.
우리는 두 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망막이 있는 신체적 눈이요, 하나는 보이지 않는 마음의 눈이다. 신체의 눈은 좌우 대칭으로 놓여 있어 목표물에 초점을 맞추고 입체적으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다.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된다. 크면 큰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형상이 보인다. 갖가지 색깔도 그대로 인지된다. 봄날 화려한 꽃들의 잔치를 보게 하고 가을날 오색찬란한 단풍의 풍경을 전해준다. 비가 내린 대지 위로 둥그런 아치를 그리는 빨주노초파남보의 무지개 모습 등 있는 그대로의 자연 환경을 보고 느끼게 해준다.
또 하나, 마음의 눈은 보이지는 않아도 느끼게 해준다. 그 느낌은 사람마다 다르다. 크기와 깊이도 다르다. 마음의 눈은 보이는 물체들의 현상을 특별한 느낌으로 다시 보여준다. 사람에 따라 그 느낌의 크기와 깊이가 달라 같은 사물과 현상이라도 다르게 다가온다. 마음의 눈은 신체의 눈에 보이는 것들을 자신만의 가치로 창조해내기도 한다.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작품을 그리고 쓰는 화가, 소설가, 시인이 그렇다. 소설가는 범인들이 생각지 못한 추리소설을 쓰거나 공상과학 등 다른 세계들을 그려낸다. 시인은 꽃잎 하나에도 멈추어 서곤 꽃이 지나가는 자신을 짙은 향기로 불렀다며 시를 한 편 써내려간다.
‘담쟁이’ 시를 쓴 도종환 시인은 마치 담쟁이가 사람처럼 절망의 벽을 기어오른다고 했다. 그것도 혼자가 아니고 여럿이 함께 올라 푸르름으로 다 덮는다고 했다. 손광성 수필가는 ‘달팽이’라는 글에서 달팽이를 보면 험한 세상 어떻게 갈까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개미처럼 힘센 턱도 없고, 벌처럼 무서운 독침도 없고, 메뚜기나 방아깨비처럼 힘센 다리도 없고, 뼈도 이빨도 없기 때문이란다. 집이라고 해봐야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한 투명한 껍데기일 뿐이어서 걱정스럽다고 했다.
화가나 소설가나 시인은 남다른 마음의 눈을 가진 게 틀림없다. 그들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더 깊게 더 섬세하게 확대해서 본다. 마치 무속인들처럼 보이지 않는 무엇과 대화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꽃과 이야기하고 길가의 돌멩이와도 대화를 나눈다. 세상 만물과 마치 친구처럼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따라서 시인이 되고 싶은 사람은 만물과 소통해야 한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대화하고 소통하는 마음의 눈을 가져야 한다.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별이 빛나는 밤에’는 우리가 보는 밤하늘의 별과는 다른 모습의 별이 있다.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는 별 같지도 않은 그 그림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값으로 평가받는다. 마음의 눈으로 그렸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싶다.
이렇듯 신체의 눈과 마음의 눈은 느낌의 산출물이 다르다. 하지만 어떻게 보든 본질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모두 관심과 사랑의 눈인 것이다. 인간의 본질이 사랑이기 때문이다. 사랑의 눈으로 보고 사랑의 마음으로 대할 때 우리는 더 깊게 하나가 될 수 있다. 앞을 보지 못하는 수필가 헬렌 켈러는 이렇게 말했다. “두 눈을 멀쩡하게 뜨고 한 시간이나 숲속을 걷고서도 특별히 관심 가질 것을 찾지 못하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보지 못하는 나는 그저 만지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것을 수백 가지나 찾을 수 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국민들이 지켜야 할 행동지침 중 첫 번째가 마스크 쓰기다. 이제는 밥 먹을 때와 잘 때 말고는 마스크와 한 몸이다. 야외 테니스장이나 축구장 등 체육시설은 전면 폐쇄되었다. 한강 둔치에 나가 보면 답답함을 피해 나온 시민들이 모여서 음식을 먹고 마스크 쓰기와 거리두기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단속의 호루라기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면역력 증강이라는 거창한 목적을 갖다 붙이지 않아도 이제는 답답함을 피해 갈 곳은 산밖에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마스크 쓰기는 지켜져야 한다. 등산길에서 2m 이내에 사람이 없으면 잠시 마스크를 벗어도 되지만 사람들이 옆으로 지나갈 때는 다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 그게 등산로에서의 행동지침이다.
보건당국의 지침에 절대적으로 순응하면서 북한산의 한 봉우리인 족두리봉(321m)을 셋이서 등산하기로 했다. 지하철역 ‘불광역’에서 오르는 코스와 ‘독바위’역에서 오르는 코스가 있는데 경사가 다소 완만한 ‘독바위역’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주말의 가을 하늘은 맑고 쾌청했고 기온도 산행하기에 아주 적절했다.
서울 시내의 등산로는 지하철역에서 내리면 상가나 아파트촌을 지나야 본격적인 등산로에 접어든다. 초행길 등산객은 바로 여기서 길을 헤매게 된다. 오늘도 족두리봉 진입로를 몇 번이나 물어서 겨우 찾았다. 길을 걷는 사람들은 전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이제는 지갑을 집에 두고 나오는 사람은 있어도 마스크를 잊고 나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등산로는 제대로 정비되어 있었다. 계단이 필요한 곳은 계단이 있었고 미끄럽고 경사가 심한 곳은 잡고 올라갈 난간이 설치돼 있었다. 이런 작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토요일인데도 난간 설치를 하는 분들이 있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등산객이 많았다.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들도 이력이 나서 그런지 아주 잘 오르신다. 용불용설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 신체는 단련하고 쓰면 쓸수록 근육도 생기고 민첩해진다. 어르신이 그걸 몸소 증명하신다.
마스크를 쓰고 산행을 하니 숨쉬기가 불편하다. 사람이 없는 곳에서 마스크를 벗어본다. 그 얇은 천이 공기구멍을 이토록 막았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문득 과거 생각이 났다. 겨울에 마라톤대회에 참가했을 때다. 출발 전 영하의 날씨이면 주최 측에서 얇은 비닐 포대를 한 장씩 준다. 그 비닐이 찬바람을 상상 이상으로 막아준다. 출발해서 어느 정도 달리면 몸에서 서서히 열이 난다. 추위를 견딜 만하면 불편했던 비닐 포대는 벗어던지고 달린다. 마스크도 그렇다. 숨이 찰 때 마스크를 쓰는 것과 벗는 것의 차이는 컸다.
산행 중간중간 경치가 좋은 곳에서 인증숏도 하고 경치도 담았다. 이 중 잘 찍어서 호평받은 사진은 카톡방에 올려 공유를 한다. 시니어 친구들은 어디를 가든 인증 사진을 꼭 찍으라고 권한다. 개인적으로는 추억거리가 되고 서로 만나면 이야깃거리도 된다는 거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필름이 필요 없는 휴대폰 카메라는 인화 비용도 없고 편리함이 이만저만 아니다.
족두리봉 정상은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난간도 없어 손을 짚으며 올라야 해서 위험하다. 여러 사람이 실족사 했다는 기록도 있는데 위험하다는 경고판만 붙어 있다. 자신 있는 사람만 올라 쾌감을 느껴보라는 의미일 거라고 좋게 해석해본다. 마스크를 쓰고 산행을 해보니 평소보다 숨은 더 차지만 그래도 해볼 만했다.
정상을 오르고 나서 조심조심 하산했다.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해장국집에 들렀다. 요즘은 어디를 가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출입자 명부를 적어야 한다. 이름은 빼고 거주지 주소와 전화번호만 적으면 된다. 정부의 지시는 같을 텐데 음식점마다 대응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소규모 업소는 출입자의 체온을 재지도 않고 신분증 확인도 하지 않는다. 손님이 싫어해서 그렇다고 하지만 일손이 딸리는 것도 한 이유다. 손님들이 솔선해서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차단하려는 정부 의지에 공감하고 따라야 한다.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 마스크 없이 숨 한번 편하게 들이마시고 싶다.
※ ‘운수 좋은 날’은 운세 전문 사이트 '운세사랑'으로부터 띠별운세 자료를 제공받아 읽기 쉽고 보기 좋게 재구성한 콘텐츠입니다.
◈ 쥐띠 총운 (금전운 : 하, 애정운 : 하, 건강운 : 중)
어려움에 봉착하였다고 진리에 어긋난 일을 실행한다면 화가 나에게 미칠 것이니 분수에 맞게 행동할 것이며 경거망동은 피해야 할 일진이다. 힘든 일이 많이 생길 것이라 아는 길도 물어보고 감이 좋으리라.
•84년생 : 방해가 심한 일진이라 상사에게 상의하여 방해를 막아내라.
•72년생 : 관 재만 조심하면 약간의 금전 운이 열리니 들어올 것은 들어온다.
•60년생 : 주식투자는 불길하나 재수는 있으니 내실을 공고히 하라.
•48년생 : 안팎으로 다져나가는데 많은 신경을 쓰지 않으면 손해를 보리라.
◈ 소띠 총운 (금전운 : 중, 애정운 : 중, 건강운 : 상)
모든 일이 사람 마음먹은 데 달려 있느니 모든 일에 가벼운 마음가짐은 재수를 열어 가는 길이 되리라. 잠시 어려운 일이 있으면 비를 피하듯 처마를 찾을 것이며 비가 그치고 태양이 비추면 도모하던 일에 매진함이 길한 일진이다.
•85년생 : 한 가지 일에 묶여 다른 일까지 어렵게 되니 밀어두고 다음을 기약하라.
•73년생 : 섣불리 건드리면 힘들게 되니 자중함이 어려운 기운을 벗어나리라.
•61년생 : 문서 소송 건이 해결 기미를 보이니 기회를 놓치지 마라.
•49년생 : 막힌 문이 열리듯 침체기를 벗어나는 기운이라 금전 운이 대길하다.
◈ 호랑이띠 총운 (금전운 : 하, 애정운 : 하, 건강운 : 중)
도모하는 일이 있다면 어려움에 봉착하기 쉽다. 산 넘으면 산이라 강 건너니 또 산이라 또 다른 어려움이 나타날 것이니 미리 대비하라. 알고 가는 길은 어렵더라도 피해 가는 지혜가 있을 것이니 오늘의 일진은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너는 것이 좋을 것이다.
•86년생 : 화마가 문을 두드리니 전기이용을 조심하고 다른 불도 조심하라.
•74년생 : 속태우든 애정 갈등 문제가 다소 풀리나 완전하지는 않으니 노력하라.
•62년생 : 나아가는 기세는 강하나 자금 융통에 많은 신경을 써야 일이 열린다.
•50년생 : 상승한 금전 운에 많이는 생기나 나가는 기운도 만만치가 않을 것이다.
◈ 토끼띠 총운 (금전운 : 중, 애정운 : 하, 건강운 : 중)
다사다난한 일진이다. 신경 쓸 일이 많아도 지금은 한 가지 일에만 전념할 때이니라.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수습하려다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으니 가장 급한 일부터 먼저 해결함이 좋을 괘이다.
•87년생 : 정신이 산만해져 하든 일에 지장이 생기나 곧 좋아지리니 쉬어가라.
•75년생 : 복잡한 일이 많이 생기고 유혹도 많으나 한 우물을 팜이 좋으리라.
•63년생 : 뜬소문이 사람 잡는 것이라 귀가 여리면 큰 손해를 보는 수가 생긴다.
•51년생 : 운세 상승하여 좋은 일은 많으나 한 가지를 취해야 성취하리라.
◈ 용띠 총운 (금전운 : 하, 애정운 : 하, 건강운 : 중)
산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하는 격이라. 일에 허망함이 많으리라. 오늘의 일진은 마음만 급할 뿐 이루어짐이 적은 운수이다. 분주히 움직여도 실속 없는 하루가 될 것이니 운기가 불길할 때는 자중함이 길하리라.
•76년생 : 어정쩡한 처세가 일을 망치는 것이라 확실한 판단만이 일을 연다.
•64년생 : 용두사미 같은 날이라 시작은 있고 끝이 안 보이는 수라 조심하라.
•52년생 : 실속 없는 분주함으로 고생만 하는 기운이니 안정함이 길하리라.
•40년생 : 무엇이든지 구하는 것은 힘드니 무리하게 바라지 않음이 좋다.
◈ 뱀띠 총운 (금전운 : 중, 애정운 : 중, 건강운 : 중)
전망은 밝아오는데 기대하는 만큼 안 되고 일이 늦어지는 기운이다. 바라고 소망하던 일이 늦게서야 연락이 오게 되니 미리 조급한 마음으로 기다리지 말라. 운기가 길하면 이루고자 하는 일이 성사하기 쉬울 것이니 미리 걱정하지 말라.
•77년생 : 기운이 상승하니 기분은 올라가고 일도 서서히 이루어지리라.
•65년생 : 자금 사정이 풍족해지는 상이라 손만 벌리면 들어오는 수가 있으리라.
•53년생 : 관급 일이 새 기획으로 힘들게 되니 새로운 관계로 개선함이 좋다.
•41년생 : 새로운 일거리가 생기니 작은 것이라도 정중한 마음으로 받아라.
◈ 말띠 총운 (금전운 : 하, 애정운 : 하, 건강운 : 중)
관재 구설 시비가 발동하니 자중하지 않으면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다. 은인자중하는 가운데 불길한 기운도 사라지니, 공사 간에 투쟁이 많으나 시비를 삼감이 어려운 운세를 이겨나가리라.
•78년생 : 바라는 것은 힘이 많이 들고 싸울 일만 생길 것이니 관여치 마라.
•66년생 : 어둠 속에서 헤쳐 나오는 기운이라 잘 움직이면 희망이 보인다.
•54년생 : 큰 실물수가 도래하니 문단속을 잘하여 도둑을 막을 준비를 해라.
•42년생 : 시비 구설만 조심하면 자손들의 경사로 즐거움이 있으리라.
◈ 양띠 총운 (금전운 : 중, 애정운 : 중, 건강운 : 중)
민심이 천심이라 하늘이 동하여 복을 내릴 것이니 심성을 바로 하고 일에 임하면 무슨 일이든 안 되는 것이 없으리라. 오늘의 운수는 과욕을 버리고 자비로운 마음이 복을 받을 것이니 큰 것에 집착하지 말고 작은 것에 소홀하지 말라.
•79년생 : 과한 욕심만 삼가면 숨은 근심이 해결되고 이성과도 화해된다.
•67년생 : 큰 것에 집착하여 작은 것에 소홀하면 좋은 기운을 망치리라.
•55년생 : 새로운 좋은 자리가 생기거나 아니면 큰 횡재 수를 만나리라.
•43년생 : 꽉 막힌 가운데 실낱같은 희망이 보이니 기력을 찾아 움직여라.
◈ 원숭이띠 총운 (금전운 : 상, 애정운 : 상, 건강운 : 상)
과히 앉아서 천 리를 보는 괘이다. 도모하는 일이 있다면 막힘이 없이 진행될 것이며 결과도 좋을 것이다. 한가로이 누워서도 구만리를 내다보는 격이나 방심하면 물거품이라 안일한 생각은 금물이다.
•80년생 : 좋은 기운이 벋치니 막힘이 없고 희망 가득한 하루가 되리라.
•68년생 : 안일한 생각만 버린다면 안 되는 일이 없고 재수도 길하리라.
•56년생 : 길 성이 안으로 비치니 계획한 대로 얻음이 크나 과신은 금물이다.
•44년생 : 기운은 커 보이나 문서 관계는 때가 아니니 계약은 보류함이 좋다.
◈ 닭띠 총운 (금전운 : 상, 애정운 : 상, 건강운 : 상)
가을볕을 만난 곡식 같은 기운이라 잘만하면 모든 것을 이루리라. 자만하면 일을 그르칠 수 있으니 겸손한 마음으로 운 맞이를 하는 것이 더욱 길하게 할 것이다. 일진이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을 본 것과도 같도다.
•81년생 : 먼 여행은 삼가라 구설이 일어날 조짐이 보이니 조심하라.
•69년생 : 어려운 일을 귀인이 도와주나 금전 문제는 힘이 드는 일진이다.
•57년생 : 막히던 일이 통기 되고 금전 운도 좋으나 실물 수를 조심해야 한다.
•45년생 : 새로운 발상이 고된 일을 해결해주는 길이 될 것이다.
◈ 개띠 총운 (금전운 : 상, 애정운 : 상, 건강운 : 중)
용이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승천하는 격이니 모든 일이 잘 풀려나가니 더 바라는 것은 욕심이니 만족함이 좋으리라. 과욕을 부리면 길함이 물러 갈 것이니 자중하는 가운데 더욱 길함이 있을 괘이다.
•82년생 : 과한 것은 모자라는 것보다 못한 것 많은 것을 바라면 모두 잃는다.
•70년생 : 등에 업은 아기 찾는다고 멀리서 헤매지 말고 가까운 곳을 둘러 보라.
•58년생 : 조금 모자라는 기운이니 완전히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46년생 : 조금씩 열어간다는 마음을 가지면 서서히 열리는 상이라.
◈ 돼지띠 총운 (금전운 : 중, 애정운 : 하, 건강운 : 중)
구설 시비가 발동하니 언쟁과 논쟁은 피함이 길할 것이다. 나에게 이익됨은 없고 구설로 인해 일신에 딱함만이 찾아 들게 한다. 무슨 일이든지 상대와 충돌할 수라. 충돌수를 피함이 상책이로다.
•83년생 : 경쟁 방해가 많아도 정면충돌은 피해야 이득이 있으리라.
•71년생 : 운세는 길하여 들어오는 것은 많으나 싸움을 피해야 하느니라.
•59년생 : 퇴근길에 다른 곳에 가지 말고 집으로 직행함이 손해를 안 보는 길이다.
•47년생 : 시비를 청해오는 자가 있어도 상관치 말아야 좋은 하루가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