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씨는 얼마 전 대학 동기 본인 부고를 받았다. 퇴직 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던 친구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한 씨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예고 없는 죽음을 실감한 한 씨는 본인 사후에 대해 이것저것 생각해보았다. 각각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가입자인 한 씨 부부는 본인 사망 시 연금이 어떻게 승계되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상담을 신청해왔다.
우리나라 공적연금은 국민연금과 직역연금(공무원, 군인, 사립학교교직원, 별정우체국)으로 구분된다. 국민연금과 직역연금은 납부하는 보험료 기준부터 달라서 수령하는 연금액 등은 차이가 있지만 같은 공적연금제도로서 급부 지급 체계는 비슷한 점이 많다. 하지만 세부적인 급부 지급 방식은 다르므로 차이점을 미리 살펴두면 연금 수령 선택 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가입 기간에 따른 유족연금 지급 비율의 차이
국민연금 유족연금은 가입 기간에 따라 유족연금의 지급 비율이 40~60%로 다르지만 공무원연금은 10년 이상 가입했을 경우 유족연금 지급 비율이 60%로 동일하다. 다음은 국민연금의 가입 기간에 따른 유족연금의 지급 비율이다.
유족연금 유족 순위와 범위의 차이
국민연금 유족연금은 사망자에 의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가족 중 최우선 순위자에게 연금을 지급한다. 공무원연금의 유족 순위는 민법상 상속 순위와 같다. 직계비속이 직계존속보다 선순위이고, 최근친(자녀, 부모)이 손자녀, 조부모보다 선순위다. 배우자는 우선순위 유족과 동순위다. 즉 국민연금은 배우자 생존 시 유족연금을 단독으로 수령하지만 공무원연금은 배우자가 다른 유족과 공동으로 수령하는 차이가 있다. 다만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의 유족 범위도 차이가 많음에 유의해야 한다.
또한 국민연금 유족연금의 부모 및 조부모의 수급 연령 60세 기준은 1953년생 전 출생자 대상이며, 출생연도에 따라 1953~1956년생 61세, 1957~1960년생 62세, 1961~1964년생 63세, 1965~1968년생 64세, 1969년생 이후 65세로 상향 조정된다.
유족연금의 지급정지
국민연금의 유족연금 수급권자가 배우자인 경우 수급권이 발생한 때부터 3년 동안 유족연금을 지급한 후 다음 사유 중 하나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일정 연령이 될 때까지 유족연금 지급을 정지한다.
참고로 공무원연금 유족연금의 경우 수급권자인 배우자에 대한 지급정지에 대해서 별도의 규정은 없다.
다만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모두 배우자가 재혼(사실혼 관계 포함)했을 때 배우자의 유족연금 수급권이 소멸되는 것은 동일하다.
유족연금 중복급여 조정
국민연금 노령연금 수급권자가 유족연금 수급권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본인의 노령연금과 유족연금 중 선택해야 한다. 본인의 노령연금을 선택할 경우에는 유족연금액의 30%를 지급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모두 20년 이상인 부부가 각각 노령연금을 100만 원씩 수령하던 중에 부부 중 1인이 먼저 사망했을 경우 남은 배우자는 본인의 노령연금 100만 원과 유족연금(기본 연금액의 60% + 부양가족 연금액)의 30%을 수령할 수 있다. 만일 본인의 노령연금과 유족연금의 30%를 합한 금액이 유족연금보다 적다면 유족연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공무원연금의 퇴직연금 수급권자가 유족연금 수급권이 발생했을 경우에도 중복급여 조정이 있는데, 국민연금과 차이가 있다. 공무원연금의 중복급여 조정은 본인의 퇴직연금액에 유족연금(퇴직연금액의 60%)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추가한다.
다만 국민연금과 직역연금 가입자 간에는 중복급여 조정을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 노령연금 수급권자가 직역연금 가입자의 사망으로 인해 유족연금 수급권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직역연금의 유족연금(퇴직연금액의 60%)을 전액 수령할 수 있다. 직역연금 퇴직연금 수급권자가 국민연금의 유족연금 수급권이 발생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여기 한갓진 시골에 아담한 카페가 하나 있다. 귀농한 부부가 운영한다. 아내는 낙천적이고 남편은 신중한 성향의 소유자다. 이상적인 조합이다. 대략 큰 그림을 그려놓고 꿈을 좆아 달리려는 아내의 과속을 남편이 적절히 견제해 균형을 잡아가니까. 매사 협의 과정엔 충돌이 잦지만 결국은 중간 지점을 찾아 절충한단다. 귀농 가부 문제에서부터 부부의 주장이 엇갈렸다. 귀농 이후에도 의견이 상충하는 때가 많았다. 폐가에 가까웠던 농가 주택을 근사한 카페로 재생하면서도 자주 옥신각신했다. 아무려나 카페는 잘 돌아간다. 딱히 주변 경관이 수려한 입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보잘것없는 곳은 아닌 데다, 카페의 담백한 외관과 내부의 소박한 디테일이 어우러져 손님들의 호감을 산다.
부부가 귀농한 지 올해로 6년째. 전에 살던 곳은 인천. 남편 이태호(46, 카페 ‘홍담’ 대표)는 IT 업계를 거쳐 다년간 자영업을 하다가 이곳 충남 홍성군 구성면 시골로 귀농했다. 귀농을 먼저 제안한 건 아내 우연희(41)였다.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에서 살맛나게 살아보자는 아내의 느닷없는 제안에 이태호는 아마도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던 것 같다. 부부 공히 시골 생활 경험이 없는 데다 귀농이 자칫 가시밭길을 걷는 고행으로 흘러갈 수 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얘기는 이렇다.
“‘아니, 시골 생활을 장난으로 아나?’ 아내의 귀농 제안을 듣자마자 내 입에서 나온 소리가 그랬다.(웃음) ‘언덕 위의 하얀 집’을 짓고 소탈하게, 마음 편하게 살아보자는 게 아내의 목적이었다. 그건 여러모로 무모한 도전에 불과했다.”
아내의 생각을 꺾어놓을 필요성을 느꼈다는 얘기인가? 무모한 도전이 없는 인생은 따분할 수 있다.(웃음)
“여러 날을 숙고했다. 내가 싫다고 아내의 뜻을 묵살할 순 없는 일이었다. 그래 차분하게 생각해봤는데 시골에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TV에 나오는 ‘자연인’처럼 남자들에겐 수렵 생활에 대한 로망이라는 게 다들 있지 않나? 결국 아내의 뜻을 따르게 됐다.”
사전 귀농 준비는 했나?
“이 대목에서도 아내와 이견이 있었다. 매사 긍정적인 전망을 하는 아내는 ‘일단 그냥 내려가자, 내려가서 적응하면 된다, 귀농이 어렵다는 얘기가 들리지만 우리만큼은 다를 거다, 우리는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했다. 착각에 빠져 있었다.(웃음) 이런 아내의 주장까지 동의할 수 없었던 나는 양재동에 있는 aT센터를 드나들며 관련 정보부터 수집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귀농귀촌종합센터를 통해 귀농교육도 받았다. 아내의 손을 잡고 곳곳을 돌며 귀농 투어를 하기도 했다. 농업시설업자들을 통해 유용한 팁도 얻었다.”
충실한 사전 준비를 한 셈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도출할 수 있었을 테고.
“기본적인 방향 하나를 미리 확정할 수 있었다. 흔히 농토는 빌려 쓰고 대신 시설 설비에 자금을 투입하라는 얘기를 하지만, 이건 위험한 방법이라는 걸 현장 답사를 통해 알았다. 만약 농사에 실패할 경우 시설비를 몽땅 날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 자금은 전적으로 토지 구입에 쓰고 시설은 지원금을 받아 하자는 원칙을 세우고 귀농지 선정에 나섰다.”
홍성군을 귀농지로 선택한 이유는?
“경상도나 전라도는 너무 멀어 일단 배제했다. 1년의 절반은 추운 겨울인 강원도도 제외했다. 경기도도 뺐다. 땅값이 너무 비싸니까. 결국 충청도로 가기로 했는데, 우리가 귀농할 당시 충북권은 예산 부족으로 귀농지원금이 적다고 해 충남권이 적합하다고 봤다. 해서 충남 곳곳을 돌아다니며 귀농교육을 받는 한편 토지를 물색, 마침내 이곳 홍성에 터를 잡게 됐다.”
현재의 위치에 자리를 잡는 데는 아내도 동의했나?
“동의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실랑이를 피할 길이 없었다.(웃음)”
나이 든 남편들은 흔히 말한다. 아내의 뜻을 따르는 게 신상에 좋다고. 살아보니 아내의 머리가 더 현명한 걸 알겠더라, 그리 판단하는 거다.(웃음)
“난 아내를 존중한다. 하지만 삶터 문제는 워낙 중요한 대목이라 양보할 수 없었다. 아내는 마을 한가운데 나온 매물을 사자고 했는데, 가격이 저렴하다는 매력이 있는 땅이었다. 그러나 130여 가구로 이루어진 마을의 복판에 거주할 경우 주민들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각별한 공을 들여야 한다고 생각해 나는 자신이 없어 반대했다. 본의 아니게 마을에 민폐를 끼칠 수도 있어 조심스러웠다. 결국 아내가 양보해서 마을과 떨어진 이곳의 매물을 사게 되었다.”
뜻밖에 찾아온 많은 손님
부부가 구입한 터의 면적은 밭 600평을 포함해 약 800평. 60년 전에 지어져 낡다 못해 쓰러져가는 빈집 한 채가 딸린 터였다. 땅을 결정한 뒤 이태호는 일주일 만에 이사해 귀농 생활에 돌입했다. 가까이 있는 홍성읍내에 셋집을 얻어 임시 거처로 삼고서였다. 그들은 자신들을 어디로 데려갈지 모를 귀농 열차에 몸을 싣고 일단 질주하고 싶다는 열정에 사로잡힌 사람들처럼 신속하게, 거침없이 움직였다. 이사하자마자 즉각 집수리에 나서는 한편 농사에 뛰어들었다는 게 아닌가. 다분히 충실했던 사전 준비에서 나온 추진력이었으리라.
농사 작목은 어떤 걸 선택했나?
“30여 종의 작물을 심었다. 600평에 불과한 작은 밭에 다양한 작물을 재배했던 거다. 귀농 전 막연하게 생각한 건 고구마 농사였다. 소규모라도 고구마 한 가지를 잘 키워 생산하면 부부가 먹고살 만한 정도의 수익은 나오지 않을까, 대충 그런 구상을 했는데 귀농교육과 현장 답사를 통해 그게 가능하지 않다는 걸 깨닫고 포기했다. 그렇다면 고구마보다 유능한 작물을 찾아내야 했다. 과연 우리 밭의 토질에서 어떤 작물이 잘 자랄지 알아내기 위해 30여 종을 시험 재배했다는 얘기다. 그 결과 블루베리가 적합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현재 블루베리 400주를 기르고 있다.”
집수리는 부부가 손수 했다지?
“비용도 줄이고, 우리의 취향에 맞는 집을 만들고 싶어 거의 모든 공정을 직접 처리했다. 워낙 낡은 집이라 기둥, 서까래, 흙벽 정도만 남기고 털어낸 뒤 보수작업을 시작했다. 옛날 집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고치고 다듬었다.”
수리 과정에서 부부간 의견 충돌은 없었나?
“왜 없었겠나? 많이 다퉜다.(웃음) 아내는 감성적 스타일로 개성을 살린 구조를 추구했다. 반면 난 실용성과 기능성 중심의 단순하고 깔끔한 공간을 원했다. 결국 절충점을 찾아갔지만 이견 조율하느라 우왕좌왕이 잦았다. 보수를 완료하기까지 꼬박 1년이 걸렸다.”
처음부터 카페로 개조하자는 계획을 가지고 진행했나?
“아니다. 카페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작지만 편안한 살림집을 만들되 부부 둘이 차를 마시며 기분 좋게 쉴 수 있는 공간도 꾸미자는 정도의 계획을 했을 뿐이다. 그런데 도중에 바뀌었다. 집 고치기를 지켜보던 마을 이장님이 카페를 하면 괜찮을 거라는 조언을 해준 게 계기가 됐다. 시골 카페라도 운치를 돋운 분위기에 착한 서비스를 할 경우 가능성이 있을 거라 판단했다. 카페를 통해 부진한 농업소득을 보완할 수 있을 거라 봤다.”
결과적으로 카페를 차린 건 탁월한 선택이었나?
“그렇다. 2019년에 오픈하자마자 뜻밖에도 손님이 많이 찾아왔으며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코로나 팬데믹 때 대형 카페들은 손실이 컸지만 우리는 무난했다.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공간이라 강아지를 안고 오는 이들도 많다. 카페가 마을 사랑방 역할도 해야 한다는 걸 감안해 과도한 인테리어는 자제했다.”
시골 생활 만족도 80%
카페의 분위기는 뭐랄까, 영업집이라기보다 정겹게 꾸민 이웃집 사랑방처럼 편안하다. 천장에 노출된 서까래들은 알아들을 수 없는 옛이야기들을 두런거린다. 창밖으로는 바람이 지나가고 구름이 다가온다. 카페 외벽은 온통 하얀 칠을 입혀 정갈하다. 귀농을 선창했던 이태호의 아내는 하얀 집의 흔들의자에 앉아 뜨개질을 즐기는 식의 낭만적인 시골 생활을 갈망했다지. 그 바람이 얼추 이루어졌다. 특히 안도할 만한 건 카페 수익을 통해 원만하게 가계를 꾸려나가게 됐다는 점이다. 자본주의의 기본 서사는 부를 축적하는 데에 있다. 그러나 시골에서 농사지어 부를 확장하긴 어렵다. 이태호 역시 농업소득만으로는 충족할 수 없다는 걸 온몸으로 경험했는데, 용케 카페 사업에 뛰어들어 문제를 해결했다. 그러나 그는 더 달리고 싶다. 카페는 중간 정거장 정도로 여긴다.
“농사로, 특히 소농으로 돈을 벌기는 실로 어렵다. 우리는 카페를 통해 어느 정도 안정감을 얻었지만 사실 시골 카페의 태생적인 성장 한계는 명확하다. 확장성이 크지 않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이라 보나?
“일의 외연을 넓혀나가고 있다. 우리는 수년 전부터 남의 농장에서 일하기도 했다. 현재는 아이들 대상의 방과 후 학습교사를 맡고 있다. 한편 지역의 청년 귀농인들을 모아 농업회사법인을 설립, 다양한 형태의 소득 창출을 도모하고 있는데 이건 성장 가능성이 크다. 이를 중점 사업으로 삼아 키워나가고자 한다.”
귀농 6년 차에 이르렀다. 현재 상황에 만족하나? 원했던 삶을 살고 있나?
“흠, 만족도 80%쯤? 도시에서보다 한결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 시골로 내려오면서 우리 부부는 가족 중심의 삶, 가족이 모태가 되는 삶을 목표로 삼았다. 그게 이루어졌다. 게다가 귀농 이후 아이 둘을 얻었다. 4인 가족이 된 거다. 농사의 현실은 녹록지 않지만 소박한 살림을 꾸려나가며 가족과 함께 따뜻하게 살 수 있는 현 상황에 순간순간 기쁨을 느낀다.”
모두가 물신(物神)을 숭배하는 세상이다. 돈에 관해선 어떤 생각을 하지?
“돈이 많아야 행복도 가능하다고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밥 먹고 살 수 있는 정도면 된다는 단순한 생각을 한다. 금전보다 소중한 가치는 부부애, 가족애에 있는 게 아닐까?”
그의 언사는 수굿하지만 생각엔 단단한 심지가 박혀 있다. 온유한 품성이 느껴지지만 매사 치고 나가는 성향? 지난 귀농의 날들을 그는 한마디로 이렇게 정리한다. “난 치열하게 살았다!”
이태호가 주는 귀농 Tip
•귀농 실패 사례가 드물지 않다. 섣불리 뛰어드는 건 무모하다. 심사숙고하되 일단 귀농을 결정했다면 과감하게 도전하라. 보수적인 접근으로는 부족하다.
•지자체들에서 주관하는 ‘6개월 미리 살아보기’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해 기초를 다지자.
•귀촌과 귀농이 융합된 형태의 시골살이를 모색하자. 소규모 농토를 통해 농업인 자격증을 획득하고 혜택을 받되, 라이프스타일은 귀촌의 방식을 취할 경우 한결 만족도가 높아진다.
•농사 하나에만 의존하지 말자. 과도한 노동에 몸이 망가질 수 있다. 찾아보면 농외소득을 얻을 수 있는 일거리가 많다.
•남편만의 단독 귀농은 필패의 지름길이다. 술과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 반면 아내가 귀농을 주도해 함께 내려온 경우엔 99%가 정착에 성공하더라.
•부부가 함께 일하는 데 의미를 둘 경우 시골 카페도 권장할 만하다. 단 주변의 시장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결정하라.
건강검진 중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다면, 전날 식사도 못 하고 과량의 장 정결제를 마셔야 하기에 매우 고통스럽다. 검사 후 용종을 몇 개 제거했다는 결과를 들으면, ‘혹시 대장암이 진행된 것은 아닐까?’ ‘용종을 제거했으니 괜찮은 것일까?’ 등의 두려움과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이다. 대장암에 대한 각종 궁금증을 안병규 한양대학교 외과 교수와 함께 풀어봤다.
보건복지부의 국가암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0년 새롭게 발생한 대장암 환자는 2만 7877명으로 갑상선암, 폐암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사망률 역시 폐암, 간암에 이어 3위를 차지한다. 안병규 교수는 “대장암은 지난 10년간 증가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어 앞으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장암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 음식 및 식습관, 생활환경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졌다. 전체 대장암의 약 90~95%는 대장 점막 세포의 유전자 변이에 의해 생겨난 용종이 오랜 시간 유전자 변이와 환경적 요인에 노출되는 과정에서 암으로 진행되는 산발성 대장암이다. 유전성 대장암은 전체 대장의 5~10% 정도이며,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FAP), 유전성 비용종성 대장암(HNPCC)이 여기에 속한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용종을 진단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이다. 우리나라는 50대 이상부터 대장 내시경 검사를 3~5년마다 받을 것을 권고한다. 다만 대장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40대 이전부터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Q. 중장년 시기에 대장암 유병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전체 대장암의 약 90~95%를 차지하는 산발성 대장암은 아무래도 젊은 나이보다 중장년층에서 발생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특히 여성에 비해 남성의 대장암 빈도가 높은 것은 음주, 흡연, 식이습관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중장년층 남성의 경우 회식이 잦고 육류 섭취 및 음주, 흡연을 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높은 발병률과 관련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Q. 대장내시경의 궁극적인 목적, 용종과 대장암의 관계가 궁금합니다.
A. 대부분의 대장암은 작은 용종에서 시작되나 모든 용종이 대장암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장암으로 발전하는 용종은 선종성 용종으로, 대장암의 80~90% 이상은 선종성 용종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이 용종이 대장의 가장 안쪽 점막층에서 발생해 점점 자라면서 다양한 유전자 변이 과정을 거쳐 암으로 변하는데, 일단 암으로 변하면 대장 벽을 뚫고 점점 깊이 침투해 들어갑니다. 그래서 용종을 대장암의 씨앗이라고 부르며, 대장내시경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제거하면 암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용종은 대장의 어느 부위에서든 또 생겨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대장내시경을 자주 하면 천공과 출혈 발생이라는 부작용이 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A. 최근에는 45세부터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고하고 있으며, 가족력이 있는 경우 좀 더 짧은 주기로 대장내시경을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대장내시경 과정에서 천공과 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으나, 이는 대장내시경을 자주 해서 발생한다기보다는 용종을 절제하거나 장 유착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것이 걱정되어 대장내시경을 미루어서는 안 됩니다. 즉 대장암 전문의와 상담하여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주기로 대장내시경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 초기 대장암 환자는 증세를 자각하지 못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고 봤습니다. 어떠한 증상이 나타나면 대장암을 의심하는 것이 좋을까요?
A. 대장암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 등을 통해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어느 정도 병이 진행됐다고 봅니다. 대장암 증상은 전신에 나타나는 증상과 국소 증상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신 증상으로는 체중 감소, 피로감,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이 있습니다. 국소 증상은 암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오른쪽 대장암은 위치가 항문에서 제법 멀기 때문에 흑색 변을 보게 되며 빈혈이 나타납니다. 또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암이 크게 자라배에서 혹이 만져지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반면 왼쪽 대장암은 오른쪽에 비해 직경이 좁기 때문에 암이 조금만 자라나더라도 장이 막히는 경우가 많아 장 폐색, 변비 등의 증상을 호소하고, 선홍색에 가까운 혈변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장암은 선홍색 혈변, 잔변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변이 가늘어지거나 자주 보는 등의 증상을 흔히 보입니다.
Q. 대장암 수술 후 장루(인공항문)를 필수로 착용해야만 하나요?
A. 장루는 필수로 하는 것은 아니며, 크게 폐쇄성 대장암과 직장암 수술의 경우 필요합니다. 폐쇄성 대장암의 경우 수술 전 장 정결을 할 수 없어 절제한 장을 연결하지 못하거나, 연결하더라도 문합부 누출 가능성이 높습니다. 직장암 수술은 연결 부위가 항문에서 너무 가깝거나 수술 전 항암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장 문합 부위 누출 가능성이 높아 장루를 만들어주면 합병증을 줄이고 환자가 회복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영구 장루가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일시적으로 장루를 사용하다가 회복되면 복원이 가능합니다.
Q. 대장암 예방에 도움 되는 음식과 생활 습관에는 무엇이 있나요?
A. 하루 필요한 양의 적정한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섭취를 권장합니다. 양질의 식이섬유 섭취와, 하루 1.5리터 이상의 충분한 물을 마시는 게 좋습니다. 반대로 고칼로리 식이와 음료, 다량의 붉은색 육류와 동물성 지방 섭취는 제한해야 합니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 또한 중요하며, 금연을 하고 과음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도움말 안병규 한양대학교 외과 교수]
‘우리 집의 제일 높은 곳 조그만 다락방. 넓고 큰 방도 있지만 난 그곳이 좋아요. 높푸른 하늘 품에 안겨져 있는 뾰족지붕 나의 다락방 나의 보금자리.’ 1970년대 활동했던 혼성 포크 듀오 ‘논두렁밭두렁’의 대표곡 ‘다락방’의 가사다. 이 노래를 알고 있다면 그들이 부부였다는 걸 기억할 테다. 두 사람은 부부의 연으로 가꾼 보금자리에서 더 많은 인연을 보듬어 가족으로 맞았다. 남편 김은광은 먼저 세상을 떠났지만, 아내 윤설희는 여전히 그 보금자리에 남아 사랑의 온기를 더하고 있다.
‘다락방’을 비롯해 ‘외할머니댁’, ‘영상’ 등의 곡으로 사랑받았던 논두렁밭두렁. 종종 방송이나 무대에 나오긴 했지만, 이전처럼 활발한 소식을 듣긴 어려웠던 그들이다. 가수로서의 행보는 그러하나, 사실 부부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들을 보내온 터였다. 쉼 없는 지난날을 한눈에 보여주는 건 아내 윤설희 작은도서관 더브릿지 관장의 SNS 프로필이다. 논두렁밭두렁 멤버로 시작해 다리The Bridge청소년사업가지원센터 센터장, 사단법인 땡큐 이사장, 별빛내리는마을과 봄채 아동 그룹홈 설립자, 사랑하는교회 목사 그리고 작은도서관 더브릿지 관장까지. 적혀 있지는 않지만 음악학원과 24시 어린이집도 운영했다. 그런데 음악학원을 제외하면 가수와 연계된 활동은 찾아보기 어렵다. 가수였던 그들이 이렇듯 의외의(?) 근황을 알리게 된 데에는 아내 윤 관장의 뜻이 컸단다.
“첫딸을 낳고 가수 활동은 그만뒀어요. 어려서부터 꿈이 현모양처나 교사였는데, 그 영향인지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쳐보면 어떨까 싶더군요. 작은 기타 학원을 운영하다가 종합적으로 음악 교육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연 방송음악학원이 꽤 인기를 끌었는데, 어느 날 보니 엄마들 사이에서 ‘값비싼 학원’으로 알려져 있더라고요.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짜느라 스무 명 넘는 강사를 초빙한 데다 건물 임대료까지 냈으니, 교육 원가 대비 수업료가 높지는 않았거든요. 어쨌거나 내가 원했던 결과는 아니었어요. 차라리 어린이집을 운영하면 국가의 보조를 받아 더 부담 없는 환경에서 아이들을 교육하지 않을까 싶었죠. 그렇게 어린이집을 열게 됐습니다.”
갈 곳 없는 아이들, 보금자리를 내어주다
어린이집을 열고 얼마 지나지 않아 IMF가 터졌다. 가장들은 회사 밖으로 내몰렸고, 집집마다 재정난에 시달렸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던 당시 그런 현실의 아픔을 고스란히 마주했던 윤 관장이다.
“IMF로 해체되는 가정이 늘어가는 걸 실감했어요. 낮뿐 아니라 밤에도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생겨났죠. 그러면서 24시 어린이집을 떠올렸는데, 막상 우리나라에 몇 곳 없는 것 같더라고요. 저도 지방 공연을 다니면서 아이들 맡기는 문제로 고민했던 경험이 있던지라 고충을 해결해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24시 어린이집을 개원했습니다. 당시 벼룩시장에 ‘무료탁아상담’이라는 1단짜리 광고도 냈죠. 말 그대로 무료로 탁아 상담을 했는데, 그러면서 정말 많은 가정에 어려움이 있다는 걸 한 번 더 알게 됐습니다.”
그나마 24시 어린이집에라도 오는 아이들은 다행이었다. 그곳마저 다닐 형편이 안 되는 아이들도 있었으니 말이다. 남편의 폭력에 시달려 도망 나온 엄마와 아기, 생활고로 조부모에게 떠맡겨진 손주들, 호적도 없이 버려진 신생아까지. 저마다 딱한 사정을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그렇게 논두렁밭두렁 부부는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에게 자신의 보금자리를 내어주기로 결정했다.
“2000년 6월이었어요. 미혼모의 아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생활하기 시작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우리와 비슷한 일을 하는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그러면서 그게 바로 ‘그룹홈’이라는 걸 알게 됐죠. 2003년에 ‘별빛내리는마을’이라는 이름으로 아동 그룹홈을 설립했고, 10년 후인 2013년엔 여자 아동 그룹홈 ‘봄채’를 설립했습니다. 만든 두 개의 그룹홈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어요.”
2000년 초만 해도 그룹홈이란 개념은 생소했다. 국내에 많지 않은 그룹홈을 운영하는 이들은 대체로 종교인이었는데, 법적 근거가 부족해 이렇다 할 지원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다 2010년대에 이르러 아동공동생활가정(그룹홈) 발전 및 지원에 관한 조례 통과, 아동복지법 개정 등을 통해 관련 지원책들이 속속 생겨났다. 아직도 사회적으로 관심과 지원이 더 필요하지만, 과거 불모지 같았던 때를 생각하면 그나마 형편이 나아진 셈이다. 제 가정도 돌보기 어려웠던 시절, 숱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남편 사업이 부도가 나서 정말 먹고살기 힘든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도 크게 어렵다고 느끼진 못했던 것 같아요.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도 누군가를 위해 작은 일이라도 할 수 있어 행복했죠. 나만 헌신한다고 여겼으면 여태껏 오래 해올 수 없었을 거예요. 결국은 나에게도 보탬이 되고 즐거운 일이었던 거죠. 요 며칠도 하루 세 시간 자고 밤을 꼴딱 새고 하면서 일을 했는데, 피곤하긴 했지만 기쁨이 더 컸어요. 막상 제가 아이들에게 도움을 준 건 얼마 되지 않아요. 오히려 제가 아이들을 통해 성장했고, 많은 걸 이뤘죠. 결국 그 원동력은 이타심보다는 자기실현에 가까웠다고 봐요.”
남편의 유작 ‘사랑해봤나’를 완성하며
여러 아이를 돌봐야 하는 고단한 상황에서도 가장 큰 힘이 돼준 건 남편인 가수 故 김은광이었다. 오래오래 그들의 보금자리에 함께 머물렀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게도 그는 2010년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진단을 받고 1년 만에 이별을 겪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슬퍼할 새도 없이 아이들 챙기는 데 여념이 없었던 윤 관장이다. 그러다 한 번씩 불현듯 찾아오는 남편의 빈자리는 너무도 컸다.
“부랴부랴 애들 밥 먹이고 학교 보내고 나면 그제야 제정신이 들더라고요. 그러면 한바탕 울고 또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아이들 챙기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냈어요. 한번은 운전하고 가는데 길을 잘 모르겠는 거예요. 이럴 때 남편이 있었으면 당장 전화해서 물어봤을 텐데, 그럼 그이가 이렇게 저렇게 가라고 설명해줬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다가 저도 모르게 눈물을 펑펑 쏟았어요. 부부는 반쪽이라고 하는데 그 이상이었구나, 적어도 3분의 2쯤은 되겠구나, 다 내가 해온 일이라 생각했는데 우리 남편 몫이 참 컸구나, 부부가 함께한다는 건 되게 좋은 거였구나 깨달은 거죠. 요즘도 그렇게 불쑥불쑥 남편의 빈자리가 느껴질 때가 있어요.”
최근 윤 관장은 남편의 유작을 하나 발견했다. 연필로 적은 악보였다. 논두렁밭두렁의 노래는 남편이 작곡, 아내가 작사하곤 했는데, 남편이 생전 작곡해둔 노트를 찾은 것이다. 함께 노래하던 시절을 돌이켜보면, 좋은 노래는 듣자마자 좋은 가사가 생각나곤 했다. 남편의 악보를 피아노로 치다 보니 순간 가사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가사가 지어졌고, ‘사랑해봤나’라는 제목의 곡이 완성됐다.
“‘사랑해봤나’ 가사는 그런 내용이에요. 청춘이 빛났던 건 사랑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랑의 기억이 있기에 어쩌면 우리는 더 사랑을 원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며 곡을 지었고, 곧 음원으로도 공개할 예정입니다. 다가오는 4월에는 완성된 곡으로 남편을 위한 추모 공연을 열려고 해요. 근데 한번 불러보니까 음역대가 제가 소화하긴 어렵겠더라고요. 그래서 동생(가수 윤설하)에게 부르라고 했더니 사랑 얘기는 자신과 맞지 않는다며 고사하더군요. 그래서 결국 제가 부르게 됐어요. 저도 목소리가 예전 같지 않지만, 남편을 생각하면서 최대한 잘 불러보려 합니다.”
아이들아, 언제든 편히 찾아오렴
남편의 추모 공연은 그룹홈이 있는 건물 지하의 소리 소극장에서 열린다. 같은 건물에 더브릿지 작은도서관이 있는데, 이 공간을 마련하게 된 건 그룹홈 아이들을 위해서였다.
“우리 애들이 보면 친구가 없더라고요. 학교 가면 엄마 아빠에 대해 얘기할 경우가 많은데 그런 걸 못 하니까. 그러다 보니 자꾸 위축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려워하는 게 안타까웠어요. 마침 여기저기서 후원받은 책도 많겠다, 이걸 잘 모아서 지역사회와 공유하면 어떨까 싶더라고요. 작은도서관이라는 공간에서 아이들과 주민분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교류하길 바랐죠.”
소극장과 작은도서관, 교회와 그룹홈까지 모두 한 건물에 있다 보니 간혹 윤 관장을 건물주라 여기는 이들도 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지원금과 후원금이 있긴 하지만, 공간을 유지하고 식솔들을 챙기려면 턱없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윤 관장은 또 다른 형태의 그룹홈을 꿈꾸고 있었다. 바로 노인들을 위한 그룹홈이다.
“제가 부모 역할을 하지만 많이 부족했죠. 아이들 하나하나 눈 맞추고 마음을 어루만져줘야 하는데, 지원금이나 행정적인 업무들 처리하느라 서류 만지는 시간이 많았던 것 같아요. 아이들도 누군가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아야 하는데 사람이 부족하다 보니 쉽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든 생각이 외롭게 홀로 계시는 어르신들을 위한 그룹홈을 만들고, 아이들과 교류하도록 하면 어떨까 한 거죠. 아이들 수만큼 어르신들이 있다면 저마다 충분히 사랑을 독차지할 테니까요. 가능하다면 언젠가 마당 있는 넓은 집을 마련해 그런 꿈을 이뤄보고 싶습니다.”
‘남들이 다 하는 일보다는 나를 필요로 하는 일을 하자’라는 포부로 지난 20여 년을 달려왔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 비로소 아름다운 세상이라 믿으며, 그런 아름다운 세상에서 더불어 살기를 희망하며 남은 인생도 지금처럼 살아가리라 다짐해본다. 올해로 칠순, 윤 관장 개인만을 생각한 노후의 꿈은 없을지 궁금했다.
“글쎄요. 지금처럼 계속 일하는 게 곧 노후의 꿈이자 준비 아닐까요. 요즘도 그룹홈 아이들을 대형 승합차에 태우고 여행도 다니고 하거든요. 그런 걸 보면 친구들이 이제 힘들 텐데 일을 그만하라 하죠. 근데 저는 오히려 일을 취미로 한다는 기분이에요. 지금이야 여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정말 늙어서 뭘 못 하겠다 싶은 때가 오더라도 작은도서관 관장은 하려 해요.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서도 도서관 귀퉁이 어딘가에 앉아 책 읽고 있으려고요.(웃음) 한편으론 그룹홈을 떠난 아이들이 종종 찾아오길 바라죠. 이번 설날에도 혹시나 해서 세뱃돈 챙겨 기다렸는데 많이 오지는 않더라고요. 물론 찾아오지 못하는 아이들의 형편도 이해합니다. 다만 살면서 힘들고 외로운 순간, 늘 나를 기다리는 누군가가 있다는 걸 아이들이 기억해주면 좋겠어요.”
고독 속에서 외로움을 채워줄 비밀스러운 친구를 찾는 고령자들의 성과 사랑에 대한 외침이다. 한국에서 흔히 쓰이는 “라면 먹고 갈래요?”의 일본 버전이랄까.
주인공 마나는 젊은 나이지만 ‘티 프렌드’(Tea Friend)라는 노인 전문 성매매 클럽을 만들었다. 65세 이상 여성들을 모으고 신문에 ‘차 마실 친구 구해요’라는 광고를 내 콜걸 서비스를 알선했다.
2023년 소토야마 분지 감독의 ‘차 마시는 친구’(茶飲友達, ちゃのみともだち)가 개봉했다. 일본에서 차 마시는 친구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허물없는 친구와 노후에 만난 부부다. 이 영화의 경우는 후자다.
놀랍게도 2013년 일본에서 고령자 성매매 클럽이 적발돼 사회에 파문을 일으켰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소토야마 분지 감독은 “이 뉴스를 보고 ‘법에 저촉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이들에게 필요한 것이라면 적발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라는 흔들림을 느꼈고, 이를 영화에 담아보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한순간이라도 꿈을 꾸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언제부터 노인에게 성과 사랑이 ‘꿈’이 된 걸까.
“성생활에 정년퇴직은 없다”
KNN 다큐멘터리 ‘노인의 그늘, 1부 황혼의 유혹 性’은 ‘성욕은 늙지 않는다’고 말한다. 일본에서 고령자 전용 성매매 클럽이 적발된 건 놀랄 일이지만, AV 시장에서는 이미 고령 포르노 배우가 있을 정도로(도쿠다 시게오는 59세에 시작해 83세에 최고령 포르노 배우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노인의 성에 대한 수요가 있었다. 그런데 과연 이들에게 성생활이란 몸을 섞는 관계만을 말하는 걸까? 본능에 따른 욕구를 채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걸까?
일본 청년관 결혼상담소는 실버 미팅을 주최해 고령자들이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는 자리를 주선한다. 이곳에 참가한 사람들은 “노후에 함께 취미를 즐기며 지낼 파트너를 만나고 싶다”고 입을 모은다. 결혼이나 성관계가 목적이 아니라 서로 좋아하는 관계를 만들고 싶어 하는 것. 아라키 치네코 덴엔초후대학 복지학과 교수는 KNN과의 인터뷰에서 “노년기를 행복하게 보내려면 사회가 고령자의 연애에 관심을 가지거나 응원하고 도와주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일본 내에서도 고령자의 연애에 대해 아직은 걱정 어린 시선이 더 많다. 라이플 개호는 “부모님이 요양 시설에 입주했는데, 입주자끼리 연애를 한다고 들었다”며 걱정하는 자녀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에 대해 다케야 미나코 시니어 라이프 컨설턴트는 “고령기에 연애 감정이 싹트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한다.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노인의 성과 사랑에 대한 욕구가 반드시 성관계를 뜻하는 건 아니다. 남은 생을 함께할 친구이자 파트너라는 관계가 더 중요한 의미이기 때문이다. 연애는 고령자에게 잃어버린 활력을 되찾아주기도 하지만, 상실감으로 인한 의욕 저하를 가져오기도 한다. 다케야 미나코 컨설턴트는 “가족이라면 비난보다 지지를 해주고, 연애 감정이 나이와 관계없다는 걸 꼭 기억했으면 한다”면서 “연애가 문제가 되지 않도록 주의 깊게 지켜봐 주고,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다면 시설과 상담한다. 연애가 발전하는 것 같다면 상대 가족과도 협력 관계를 만들어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맵고 짜고 기름진 음식 위주의 식사와 과음. 현대인의 서구화 된 식습관 확산은 우리 몸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특히 환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 20~40대 대장암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은 4.2%에 달한다. 대장암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와 예방법에 대해 권계숙 인하대학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자세히 알아본다.
대장내시경 검사, 왜 중요할까?
대장은 소장의 끝부터 항문까지 연결된 소화기관으로, 길이가 약 150cm 정도에 이른다. 대장암은 결장과 직장에 생기는 악성 종양을 말한다. 발생 위치에 따라 결장에 생기면 결장암, 직장에 생기면 직장암으로 구분한다. 통칭하여 결장직장암이라고도 부른다.
대장암이 발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체 가운데 10~15%는 유전적 요인이 원인이다. 특히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 유전성 비용종증은 유전 질환으로 대부분 45세 이전에 발병하므로 더욱 주의를 요구한다. 대장암 발병에는 무엇보다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육류 소비 증가와 운동 부족으로 인한 비만율 증가, 그리고 높은 흡연율과 음주율이 대장암을 촉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중에서도 연령은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대장암 진료 인원은 2017년 13만 9184명에서 2021년 14만 8410명으로 6.6%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60대가 30.6%(4만 5484명)로 가장 많았고 70대 26.0%(3만 8534명), 50대가 18.4%(2만 7362명)의 순이었다. 이에 따라 국가건강검진에서는 50세 이상부터 1차로 분변잠혈검사(대변검사)를 무료로 진행하고, 이상이 확인되면 2차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한다.
이와 같은 발병률로 인해 대장암은 중장년층의 대표 질환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젊은 대장암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미국 콜로라도대 안슈츠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최근 국제 의학 저널 ‘랜싯(Lancet)’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20~49세의 대장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12.9명으로 조사 대상 42국 중 1위를 기록했다. 식습관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장암은 다른 암과 같이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대장의 염증, 용종(폴립), 암 등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용종이 발견되면 걱정이 되기 마련이지만, 모든 용종이 대장암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용종 가운데 선종성 용종(이하 선종)이 대장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대장암의 80%가 선종에서 기원하는데, 선종이 암으로 진행하는데 약 10년 정도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권계숙 교수는 “대장내시경 검사의 가장 큰 장점은 검사에서 용종 또는 암이 발견됐을 때, 조직검사나 치료적 시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대장암 외에도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장결핵 등의 염증성 장 질환, 대장 게실, 협착, 허혈성 장염 등 또한 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일반적인 대장내시경 검사 주기는 5년에 한 번이다. 다만, 50세 이후에는 3년마다, 대장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40세 이후부터 3년마다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더불어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발견된 선종의 크기가 1cm 이상이거나 5개 이상인 다발성인 경우에는 1년 후 검사를 권고한다. 만약 선종을 제거한 후 크기가 1cm 미만이면 3년 후에 검사해도 무방하다.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도 최소 2년을 주기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증상 없기 때문에 더 주의해야
대장내시경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대장암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는 데 있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대장암의 증상은 발생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항문하고 가장 가까운 직장암은 혈변, 설사나 변비, 잔변감 등의 증상이 비교적 일찍 나타난다. 좌측 대장암은 배변 습관의 변화나 혈변, 변비 등의 증상이 어느 정도 진행한 이후에 보여진다. 우측 대장암은 증상이 전혀 없거나 소화불량이나 복통, 체중 감소, 빈혈 등의 비특이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장암의 증상은 과민성대장증후군과 비슷하다고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권 교수는 “설사, 변비, 복통 등의 증상이 6개월이상 만성적이고 반복적으로 나타나나,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정상 소견일 때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다. 따라서 증상만으로는 대장암과 과민성대장증후군을 명확히 감별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장암에 의한 합병증도 주의해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합병증이라고 할 수 있는 장폐색은 대장암 환자의 30%가량이 겪는다. 소장이나 대장이 막혀서 장의 내용물(음식물, 소화액, 가스)이 빠져나가지 못하여, 배변과 가스가 장 내에 축적되어 장애를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권 교수는 “변비와 함께 복부 팽만이 심해지고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갑압을 위한 응급수술 또는 대장 스탠트 삽입 등의 시술이 필요하고, 심한 경우 패혈증으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장폐색이 일어나기 전에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 권계숙 교수는 주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을 가능케 하고, 올바른 생활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장암 의심 증상으로는 △최근에 갑자기 생긴 변비 또는 가늘어진 대변 △혈변 △체중 감소 △빈혈 △복통과 동반된 복부 팽만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가운데 2개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소화기내과 전문의와 상담하고,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한 균형 있는 식사를 하고, 충분한 물과 야채 섭취로 변비를 예방하는 것을 추천한다.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며, 술·담배는 피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권계숙 인하대학교 소화기내과 교수]
사랑하는 이와의 관계에 만족하고 있는가? 혹시 알음알음 퍼진 부정확한 기준과 정보 탓에 서로를 질책하고 있지는 않은가? 한쪽만의 문제, 하나의 이유 때문이 아닐 수도 있다. 지금까지 알던 섹스는 잊고 인생 2막, 3막을 위해 다시금 사랑의 도움닫기를 해보자.
섹스를 둘러싼 사회적 인식은 예전에 비해 완화됐지만 아직 사람들은 ‘이 주제’를 스스럼없이 말하길 꺼린다. “에이, 결혼한 지도 꽤 됐는데 나이 들어서 가족끼리 왜 그래? 주책이야”라며 서로를 등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섹스는 단순히 쾌락만 추구하는 행위가 아니라 ‘성’과 ‘관계’ 두 가지가 유기적으로 합쳐진 삶의 소중한 자원이다. 전문가들은 성적으로 친밀할수록 두 사람 사이가 건강하다고 이야기한다. 개인의 자아 존중감 회복, 삶의 의욕 증가 등 정서적 효과를 누리는 건 덤이다. 성생활을 슬기롭게 지속하기 위해서는 우선 몇 가지 오해를 바로잡고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다.
‘섹스=거시기하다’는 인식의 오류
우리는 부모의 사랑과 섹스로부터 태어났다. 2차 성징을 겪은 뒤 어른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며 섹스를 한다. 성은 요람부터 무덤까지 삶의 모든 과정을 포괄하는 개념이자 인간의 근원인 셈이다. ‘거시기하다’며 민망하고 쑥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 더 자연스러울지도 모른다. 또한 ‘거시기’(성기)를 통한 삽입 성교만이 전부라 여기기도 하지만, 이는 섹스의 한 종류일 뿐이다. 애무, 오럴섹스, 키스, 포옹, 손잡기 등도 모두 섹스다.
건강한 섹스 경험의 부재
‘나이 들수록 호르몬의 변화와 신체적 제약으로 인해 성행위에 어려움이 있다’고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발기부전이나 질 윤활액 분비 감소, 감각 둔화 등으로 한계를 느낄 때도 있지만, 의학 기술의 발달로 치료를 통해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보통 과거의 정서와 경험이 현재와 미래의 성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쉽게 말해 75세 노인이라도 청년 시절 행복한 섹스를 했다면 이를 바탕으로 향후 기대와 욕구가 커지고, 25세 청년이라도 관련된 트라우마나 혐오가 있다면 몸과 마음이 섹스를 거부하는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 현대로 오면서 유튜브,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쾌락이 늘어난 까닭에 점점 섹스를 경험할 기회가 줄었다.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는 “현재 한국은 성관계를 적게 하는 섹스리스를 넘어 아예 성관계를 하지 않는 섹스오프 상태에 봉착했다”며 “코로나 시대와 불경기를 지내면서 연애나 사랑이 필수라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이런 현상이 이어진다면 개인뿐 아니라 저출산·고령화 사회의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풀리지 않는 매듭은 없다
‘섹스에는 정년이 없다’는 말, 이제는 흔한 표현이다. 그러나 여러 원인으로 성생활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오랜 시간을 한 상대와, 같은 방식으로, 매번 만족할 만한 섹스를 하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젊을 땐 좋았다가도 시간이 흐르면서 반복되는 패턴에 만족도가 떨어진 사람, 특정 이유로 사이가 소원해져 성생활까지 타격받은 사람, 사소한 습관이나 외모 결함 때문에 몸의 대화 자체가 단절된 사람 등 사례는 매우 다양하다. 사실 좋은 섹스는 침대 밖에서부터 시작된다.
함께 멋진 식당에서 밥을 먹고, 좋아하는 꽃을 선물하고, 애정 어린 농담을 주고받는 태도가 선행돼야 한다. 관계 시에도 오르가슴을 경험하는 섹스만이 쾌감을 주는 건 아니다. 섹스는 몸과 마음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따스한 온기, 떨리는 마음, 촉촉하고 매끄러운 느낌 등으로도 행복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원하는 횟수나 시간대, 자극받고 싶은 부위, 성적 취향 등이 있다면 솔직하게 요구해야 한다. 서로의 신체적·정신적 유대를 더욱 끈끈하게 만드는 단계다.
유외숙 상담21 성건강연구소장은 “연애·결혼 초기에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인데도 오랜 시간 불만이나 욕구를 참으며 한쪽 또는 둘 다 불만족스러운 섹스를 하는 사람이 많다”며 “좋으면 좋고, 안 맞으면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며 ‘모 아니면 도’라 여긴다”고 말했다. 여기서 관계의 주체는 언제나 나여야 한다. 자신의 욕구를 인지하고 만족을 위해 열심이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대화와 소통으로 중간중간 점검하며 개선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유 소장은 “너무 늦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건강한 노후를 위해 욕구와 방식을 조율하며 서로 잘 싸워야 한다”며 “한 꺼풀, 두 꺼풀 덜어내다 보면 사람 관계의 본질은 같다”고 조언했다.
중년 이후의 행복한 성을 위해 알아야 할 8가지
●부부 사이 성생활의 질은 서로의 친밀감이 좌우한다.
문제가 있을 때는 섹스 문제만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대화 방법을 개선하는 등 친밀감을 회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규칙적인 성생활은 중년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섹스가 면역력 향상, 노화 방지, 통증 감소, 심장질환 예방, 자궁질환과 전립선질환 예방,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고 수명을 증가시킨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밝혀진 사실이다.
●중년 이후 성기능 장애 예방을 위해서는 운동이 중요하다.
운동은 남녀 모두의 성기능 장애를 예방할 수 있다. 남성의 걷기·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은 발기부전 예방에, 여성의 케겔운동은 실금을 줄이고 성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발기부전 같은 남성 성기능 문제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도록 하자.
중년 이후 발기부전은 당뇨, 심장질환, 고지혈증 등의 첫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어 성인병의 신호탄이다. 발기부전이 있으면 혼자 고민하거나 친구와 상의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하자. 먹는 약이나 주사제로 발기부전을 해결할 수 있고, 성인병 동반 여부도 확인 가능하다.
●중년 여성에게 나타나는 성교 시 통증은 해결할 수 있다.
중년이 되면 질 윤활액 분비가 감소해 성교통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때 윤활제를 사용하면 된다. 이후에도 성교통이 계속된다면 전문의의 상담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충분한 애무를 할 때 만족도가 높아진다.
여성은 삽입 성교만으로 오르가슴에 도달하기 힘들다. 성행위 시 충분한 시간을 들여 여유 있게 애무해야 여성의 성적 만족이 높아진다. 가장 예민한 성감대는 질 속이 아니라 음핵(클리토리스)이다. 애무는 길게, 삽입은 늦게, 삽입 시기 결정은 여성에게 맡기기를 권한다.
●성적 호기심이 유발되도록 창조적인 변화를 시도하자.
전에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체위, 새로운 장소와 분위기는 활력을 주기도 한다. 부부가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멋진 장소에서 섹스하는 장면을 상상하는 등 판타지를 이용하는 방법도 좋다.
●용불용설(用不用說), 규칙적인 성생활 여부에 따라 성기능이 유지되거나 퇴화한다.
중년 이후에도 꾸준한 성생활을 통해 성기능이 향상되고, 성적 만족도 높아질 수 있다. 중년 이후 많은 부부가 젊을 때보다 더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즐기고 있다.
출처 ‘2015 대한성학회 추계학술대회’, 정리 이범석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교수
1970~80년대 유년 시절을 보낸 남자라면, 학교 앞 문방구를 가득 채운 프라모델 키트와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 즐긴 미니카 트랙을 기억할 것이다. 어느덧 중년이 된 이들이 어린 시절 추억을 취미로 바꾸고 있다.
누군가는 장난감 취급하고, 누군가는 마니악하다고 평가하지만, 프라모델을 취미로 즐기는 이들은 누구보다 몰입하며 행복을 느끼고 있다. 프라모델은 스케일 모델과 로봇으로 나뉜다. 타미야와 반다이남코가 대표적인 제조사다. 스케일 모델은 네 가지로 나뉜다. 밀리터리, 항공, 자동차와 오토바이, 함선이다. 타미야가 제조하는 스케일 모델 중에는 미니카의 인기가 가장 높고, 로봇 프라모델은 반다이남코의 건담이 시장의 90%를 차지한다.
어린 시절 미니카와 프라모델을 접해보지 않은 중장년이 없을 정도로 1970~80년대에는 대중적인 놀이였지만, 성인이 되어서까지 이를 즐기기에는 ‘장난감’ 취급을 받는 데다 심지어 ‘비싸기까지’ 한 취미로 오해받기 일쑤여서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 한번 만들기 시작하면 하루 두세 시간은 기본이고, 키트 하나를 만드는 데 서너 달은 매달려야 하기에 기혼자라면 시간, 돈, 아내의 허락 세 가지가 있어야만 즐길 수 있는 취미로 꼽힌다. 만든 작품들을 집에 두려면 ‘자리를 너무 많이 차지한다’는 가족들의 ‘핍박’(?)도 견뎌내야 한다.
장난감 시장을 주름잡았던 1980년대에 비하면 프라모델은 사양산업으로 꼽히지만, 어린 시절 품었던 프라모델에 대한 로망은 경제적 여유가 생긴 중장년의 지갑을 열고 있다.
“건전하잖아요!” 미니카, 밀리터리, 건담 프라모델을 즐기는 사람들을 만나 매력에 대해 묻자 한 명도 빠짐없이 한 말이다. 돈이 많이 드는 취미라는 것도 오해라고 입을 모은다. 직장인이 키트 하나를 사서 완성하는 데 평균 석 달이 걸리는데, 20만 원짜리 키트를 샀다면 한 달에 약 6만 7000원꼴이라며 꽤나 건전하지 않냐는 반론이다. 어찌 보면 구석에 몇 시간이고 앉아 꼬물거리는 게 ‘다 큰 어른이 장난감 하나 붙잡고 뭐하는 거지?’ 싶겠지만, 이들의 세계는 무척이나 심오하면서도 유쾌하다.
달려라 미니카!
본격적인 미니카 붐은 1987년 만화 ‘달려라 부메랑’의 연재가 시작되면서부터다. 이후 서킷과 트랙이 만들어지고, 대회가 열리고, 룰과 규정이 생겼다. 트랙의 모든 레일을 세 번 돌아 출발 지점까지 먼저 완주한 사람이 승리하는데, 코스를 이탈하면 탈락이기 때문에 스피드와 안정성 두 가지를 다 잡아야 한다. 또한 공인 대회에 나가려면 반드시 본인이 직접 조립한 차로 참가해야 해, 미니카를 취미로 삼았다면 튜닝은 필수다.
‘웨에엥~~~~’ 트랙 세 바퀴를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초 남짓. 잘 달리는가 싶던 미니카가 점프 혹은 코너 구간에서 튕겨나갔다. “아, 생각처럼 잘 안 되네”라며 강두일(46) 씨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강 씨의 작업대 위에는 각종 도구와 미니카 부품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트랙에 따라 미니카 튜닝이 달라져야 하니까, 하다 보면 성취감이 엄청 커요.” 강 씨의 미니카 사랑은 어느덧 5년 차가 됐다.
수원 미니카 경기장 ‘브이엑스알’에는 강 씨를 비롯해 미니카에 진심인 ‘아저씨들’이 매일 삼삼오오 모인다. 브이엑스알은 이성원(35) 씨와 최지수(33) 씨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미니카와 프라모델로 유명한 타미야가 공식 경기장으로 지정한 세 곳(인천, 수원, 부산) 중 한 곳이다. 이 씨는 이전에 VR 체험장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이 대기하는 동안 심심하지 않도록 미니카 트랙을 작게 만들어뒀다. 그런데 오히려 아빠들이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심지어 트랙을 보러 방문하는 손님까지 생겼다. 부부가 미니카 경기장을 열게 된 계기다. 수원 브이엑스알의 매력은 개인 지정석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주로 40대 초반~50대 초반 고객이 많은데, 대부분 대표님이나 사장님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좋아해서’라는 핑계가 필요해 자녀와 함께 오는 아빠들도 많다고.
매장 내에는 회원들이 받아온 상패 80여 개가 진열돼 있었다. 그중에서도 2023년 국내 타미야 미니카 왕중왕전 1위 트로피가 눈에 띄었다. 트로피의 주인공은 김진오(40) 씨. 미니카를 만들기 시작한 지 2년도 안 됐지만 승리를 차지했다. “저희 어릴 땐 문방구마다 미니카 트랙이 있었어요. 또 그때는 뭐든지 고쳐 쓰던 시절이거든요. 아버지 어깨너머로 고쳐 쓰는 걸 봤으니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게 익숙했죠. 지인 추천으로 시작한 취미인데, 다른 취미들의 특징과 매력을 총집합해놓은 게 미니카더라고요.” 김 씨는 미니카의 매력으로 ‘창의적인 일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걸 꼽았다. 다양한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만나 형 동생 하는 사이가 되는 게 마치 초등학교 시절 미니카 트랙 앞에 모여 친해진 친구들 같아 재미있다고 했다.
즐기는 사람만 즐기는 취미라지만, 미니카 인기가 높아져서인지 올해 7월에는 인천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타미야 미니카 아시아 챌린지’가 열린다. 국내에서 국제 대회가 열리는 건 처음이다. 강두일 씨도, 김진오 씨도 예선을 통과해 챌린지에 국가대표로 나가는 게 목표다.
기동전사 건담
중장년에게 미니카 외에 또 하나의 로망은 ‘로봇’이다. 건담을 모르는 이는 없을 테다. 반다이남코에서 제작하는 건담 프라모델(이하 건프라)은 요즘에야 인기가 식었다지만, 중장년에게는 로망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취미다.
공덕수(54) 씨는 건프라 ‘해치 오픈’ 작가다. 어린 시절 문방구에서 로봇 키트를 몇 번 사다가 만들어본 기억이 있다고 했다. 그러다 30대에 건프라 키트를 처음 구매했는데, 다섯 손가락이 움직이는 걸 보고 ‘신세계’라고 느꼈단다. 2009년 여름, 건담을 더 정교하게 만들고 싶어 공방을 찾아간 게 본격적인 취미의 시작이었다. 취미는 이제 직업이 됐다. 공 씨가 만든 해치 오픈 작품들이 입소문을 타 작업 의뢰를 받기 시작하면서다. 지금은 작품을 만들어 판매도 하고 수업도 한다. 해치 오픈 설명 이미지를 판매하고 완성품 제작 주문을 받는 사이트 ‘만들자 닷컴’과 유튜브 채널 ‘FHO STUDIO’도 운영하고 있다.
건프라 조립은 방식에 따라 분야가 나뉜다. 설명서대로 만들면 스트레이트, 겉면을 손상시켜 낡게 만드는 웨더링, 건담과 멋진 배경을 만드는 디오라마, 외면에 금속 등 새로운 재료를 붙여 현실감을 높이는 디테일 업 등이 있다. 해치 오픈은 자동차 보닛을 열어 속을 보여주듯, 건프라의 갑옷을 열어 뼈대를 중심으로 2차 창작을 하는 걸 말한다. 공 씨는 해치 오픈이라는 장르를 국내에 널리 알리고 다듬어 정립한 장인이다. 공방에 다닐 때만 해도 2차 창작을 즐기는 사람들이 20여 명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사라졌다.
공 씨의 작업실에는 건프라 완성품이 거의 없다. 만드는 족족 판매됐기 때문이다. 2014년 처음 디자인한 이족 보행 로봇 ‘네피림’은 만들자마자 팔렸다. 주로 의뢰를 받아 작품을 만드는데, 그가 가장 좋아하는 로봇인 ‘크샤트리아’는 최고 1200만 원에 팔린 적도 있다. 공 씨처럼 로봇을 분해하고 조립해 하나의 작품을 만들려면 로봇의 구조와 메커니즘을 100% 이해해야 한다. 그는 건프라의 매력으로 ‘커스텀’을 꼽았다. 내가 원하는 대로, 상상하는 대로 로봇을 설계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이제 자신만의 로봇을 만들고자 세계관을 정립하고 로봇 디자인을 하고 있다. “이전에는 건프라 키트를 모아서 다른 로봇을 만드는 데 부품으로 사용하거나 직접 재료를 자르고 다듬어 만들었는데, 이제는 3D 프린터를 활용하고 있어요. 1~2년 정도 프로그램을 배우고 1년 정도는 프린터로 재료들을 만들어 작업하고 있죠. 머릿속에 상상만 하던 로봇을 이제 직접 만들 수 있게 된 거예요. 건담처럼 저만의 로봇 IP를 만드는 게 꿈입니다.”
밀리터리 프라모델
2023년 11월 영화 ‘탑건:매버릭’이 재개봉하면서 중장년 남성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탑건’은 1986년에 개봉한 미국 영화로, 냉전이 한창이던 시절 소련의 지원을 받는 어느 국가와 교전을 벌여 이기는 내용의 액션이다. 스토리는 뻔하지만 요즘처럼 CG(컴퓨터 그래픽스)가 보편화된 시절이 아니기에, 미 해군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실제 항공모함과 F-14 전투기가 등장해 흥행했다. 당시 이 영화로 스타덤에 오른 톰 크루즈가 후속작 ‘탑건:매버릭’으로 36년 만에 돌아오면서 중장년의 향수를 제대로 자극했다.
“‘탑건’이라는 영화 아세요? 이게 바로 그 영화에 나온 실제 전투기예요. 이 오토바이는 톰 크루즈가 탄 거고요.” 유승식(61) 씨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영화 속에 등장한 실제 전투기와 오토바이를 얼마나 정교하게 만드느냐가 스케일 모델의 매력이다. 회계사를 본업으로 하고 있는 유 씨는 스케일 모델 중에서도 밀리터리 덕후다. 어린 시절 프라모델을 구하러 다녔고, 일본에 사는 외할아버지가 보내주신 프라모델을 즐겨 만들었다. 일본어를 할 줄 알았던 아버지에게 일본어로 적힌 타미야 키트 설명서를 읽어달라고 하다가 직접 일본어를 배우기까지 했다. 스케일 모델의 매력은 ‘스토리’다. 실제 존재하는 것들을 크기를 줄여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각 제품마다 역사와 이야기가 있다. 유승식 씨는 탱크나 전투기에 얽힌 역사적 배경과 이야기를 알아가는 게 가장 큰 재미라고 했다. 그의 작업실에는 천장까지 밀리터리 키트가 쌓여 있고, 한편에는 일본어 프라모델 책이 가득 찬 책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더 많은 사람이 스케일 모델을 더 재미있게 즐기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그는 1991년 초 국내 최초의 모형 잡지 ‘모델러 2000’을 창간했다. 이후에는 군사 잡지 ‘컴뱃암즈’를 만들기도 했다. 지금은 유튜브 채널 ‘디오라마TV’를 운영하는데, 구독자가 약 1만 2000명에 이른다. 댓글에는 ‘작품으로 만난 분을 보니 반갑다’거나 ‘잡지에서 봤던 분’이라며 알아보는 구독자들도 있었다. 실제로 타미야 프라모델 팩토리 양재 본점에는 유승식 씨 외 세 명이 함께 만든 밀리터리 작품 ‘Lumbering Back to the Base to Refit’가 전시돼 있다.
유 씨는 어떻게 하면 제품에 얽힌 이야기를 더 재미있게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한다. 실제 탱크나 비행기가 어떤 식으로 작동하며, 어떤 특징이 있고, 언제 어디에서 쓰였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준다. 언젠가는 다시 군사 관련 책을 만들고 싶단다. “이야기를 알면 이 키트가 갖고 싶어지거든요. 저도 창고에 제품이 1500개 정도 더 있습니다. 같이 해야 재미있잖아요. 더 많은 분이 밀리터리 프라모델을 즐기면 좋겠어요.”
●Exhibition
◇갑진년맞이 용을 찾아라
일정 4월 7일까지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십이지신 중 유일하게 상상의 동물인 용은 예부터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고 여겼다. 삼국시대 무덤 벽화부터 절터의 벽돌, 왕실용 항아리, 대한제국 황제의 도장 등 다양한 미술품에 등장했다. 각 작품에 표현된 용은 용맹하면서도 사람을 닮은 친근한 표정을 하고 있기도 하다.국립중앙박물관은 2024년 청룡의 해를 맞아 상설전시관에서 용과 관련된 전시품 15건을 소개한다. 전시품은 1층 선사·고대관과 중·근세관, 2층의 서화관, 3층의 조각·공예관에 분포돼 있다. 전시장 키오스크에 떠 있는 QR 코드를 촬영하면 안내 지도와 목록을 볼 수 있어 쉽게 전시를 즐길 수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고구려 강서대묘의 ‘청룡도’가 있다. 널방(시체를 안치한 무덤 속 방) 동벽에 그려진 것으로, 죽은 자를 지키는 사신의 오랜 전통을 확인할 수 있다. 서화실에서는 가로, 세로 각각 2m가 넘는 대규모 용 그림을 만날 수 있다. 푸른 바다 위 먹구름에 겹겹이 싸인 용은 나란히 전시된 호랑이 그림과 함께 정월 초 궁궐이나 관청 대문에 붙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조각·공예관에서는 청자와 백자에 나타난 용을 찾아볼 수 있다.
◇브라이언 아담스 사진전
일정 4월 13일까지 장소 전쟁기념관
캐나다 가수이자 사진작가 브라이언 아담스의 아시아 최초 대규모 전시다. 크게 두 개의 존으로 구성됐으며, 총 140여 점이 전시됐다. 익스포즈드 존(EXPOSED ZONE, 노출)에서는 마이클 잭슨,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등 유명 인물과 함께 작업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운디드 존(WOUNDED ZONE, 부상)에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부상당한 영국 장병들의 사진이 전시됐다. 전쟁의 상처를 조명했으며, 전쟁기념사업회의 설립 정신과 취지에도 부합한다. 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장은 “전쟁의 고통과 상처를 간직한 군인들의 사진을 보며, 전쟁의 교훈을 깨닫고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Book
◇초고령사회 일본이 사는 법(김웅철·매일경제신문사)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인 고령자 인구 비율이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2025년이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일각에서는 그보다 이른 올 하반기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저자는 초고령화에 빨리 대응해야 한다며, 10여 년 앞서 초고령사회를 경험한 일본을 통해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중장년층과 젊은 층의 가치관이 어우러지면서 새로운 문화가 생겨났으며, 고령화 정책과 기술이 현장 중심으로 발전하며 고령 친화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지역사회에서는 치매 카페와 같은 모임이 생기고, AI택시 같은 혁신적인 교통수단이 도입됐다. 대형마트에서는 고령자들을 위해 특화된 서비스인 ‘슬로 계산대’를 운영하며, 젊은이들은 고령자의 짝꿍 역할을 하면서 IT 기기 사용법을 가르쳐준다. 고령자 서비스를 확대한 편의점, 메디컬 피트니스 등 시니어 비즈니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고령화가 단순히 인구 구조의 변화가 아니라 사회와 문화의 변화라는 것을 깨닫고, 그 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기를, 궁극적으로 초고령사회를 넘어 신고령사회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베이비부머가 노년이 되었습니다(김찬호·날)
사회학자이자 베이비부머 세대인 저자가 60세를 지나면서 펴낸 첫 노년 에세이. 품위 있는 노년을 위한 마흔 개의 열쇳말을 제시한다.
◇비만·당뇨·콩팥병 악순환 고리를 끊다(송정숙·북아지트)
약사인 저자는 당뇨와 비만의 근본 원인인 인슐린 저항성에 관한 해법을 소개한다. 생활요법과 질 좋은 영양소 섭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생의 오후를 즐기는 최소한의 지혜(아서 브룩스·비즈니스북스)
하버드대 교수인 저자는 직업적·사회적 쇠퇴기를 맞은 중년들이 삶의 목적을 찾고 새롭게 도약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Stage
◇헤드윅
일정 3월 22일 ~ 6월 23일
장소 샤롯데씨어터
연출 손지은
출연 조정석, 유연석, 전동석, 장은아, 이예은, 여은 등
스테디셀러 뮤지컬 ‘헤드윅’이 14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음악을 통해 상처로 얼룩진 인생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로커 헤드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1994년 뉴욕의 작은 록 클럽에서 첫선을 보인 후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금세기 최고의 록 뮤지컬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5년 초연됐으며, 이번 시즌에는 조정석·유연석·전동석이 헤드윅 역을 맡아 연기한다. 유연석은 7년 만에, 조정석은 8년 만에 헤드윅으로 돌아온다. 조정석은 “예전에 마흔이 넘어도 헤드윅을 할 거라고 했는데 그 말을 지키게 됐다”며 “2006년부터 네 번의 시즌을 함께했다. 할 때마다 재밌고 여전히 내 심장을 뜨겁게 하는 작품이어서 설렌다”고 소감을 전했다.
◇넥스트 투 노멀
일정 3월 5일 ~ 5월 19일
장소 광림아트센터 BBCH홀
연출 박준영
출연 최정원, 배해선, 이건명, 마이클 리, 산들, 유회승, 홍기범 등
2년 만에 돌아오는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은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내면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가족의 아픔과 화해, 그리고 사랑을 이야기한다. 16년째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는 엄마 다이애나와 그녀의 병이 온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을 탄탄하고 정교한 드라마로 풀어낸다. 다이애나 역은 지난 시즌에 이어 최정원이 맡았으며, 배해선이 새롭게 합류했다. 남편 댄 역은 이건명이 지난 시즌에 이어 출연하며, 마이클 리가 뉴 캐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딸 나탈리와 아들 게이브 역에는 실력과 에너지를 갖춘 젊은 배우들이 캐스팅돼 기대감을 높인다.
◇그때도 오늘
일정 3월 15일 ~ 5월 26일
장소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2관
연출 민준호
출연 최영준, 오의식, 박은석, 이희준, 양경원, 차용학
연극 ‘그때도 오늘’이 극단 설립 20주년을 맞아 2022년 초연 이후 무대에 오른다. 1920년대 부산, 1940년대 제주도, 2020년대 최전방 등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2인극으로, 각 지방색에 맞는 사투리를 근간으로 시대적 배경을 실감 나고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배우 겸 작가로 활동 중인 오인하가 극본을 썼다. 공연 관계자는 “독립, 평화,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을 되짚어보게 한다”고 소개했다.
본 기사에 소개된 공연을 관람하신 독자분의 생생한 후기를 기다립니다.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상품과 브라보 마이 라이프 잡지를 보내드립니다. shjlife@etoday.co.kr
‘나는 솔로’, ‘환승연애’ 등 연애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시기에 실버세대도 사랑한다며 나타난 프로가 바로 HCN 충북방송 ‘홀로탈출’이다. 실버세대의 로맨스가 이렇게 귀엽고 순수하다니! 유튜브 채널 최고 조회수 57만 회를 넘을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실버 싱글 남녀의 끝 사랑을 찾아드리고 싶다”고 말하는 조미선·이창수 PD와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홀로 된 인생, 다시 한번 로맨스를 꿈꾸다.’ ‘홀로탈출’은 60·70대 싱글 남녀 8명이 짝을 찾는 과정을 담은 러브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조미선 PD는 “문득 왜 젊은 사람들의 연애 프로그램만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HCN의 주요 시청자층인 실버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면서 “처음 기획 때는 지금보다 출연진 연령대가 높았고, 경로당 미팅 콘셉트를 생각했다. 과거 ‘장수퀴즈’라는 프로그램 같은 분위기를 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미선 PD는 든든한 후배 이창수 PD와 ‘홀로탈출’의 시작부터 함께했다. 두 사람 모두 PD 경력 10년이 넘었지만 예능 프로그램 제작은 처음이다. 섭외, 연출, 편집 뭐 하나 쉽지 않았다. 괜한 도전을 한 것인가 싶었는데, 내부 시사회에서 ‘재밌다’는 반응이 나왔다. 다행이구나 하고 마음을 쓸어내렸더니 이내 대중의 뜨거운 반응이 터졌다. TV 최고 시청률은 5.08%(디지털 케이블 플랫폼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으며, 유튜브 채널은 3월 현재 총 조회수 780만 회를 향해 간다.
나이 먹어도 똑같아
‘홀로탈출’의 기본 형식 자체가 새롭지는 않다. 그러나 출연진이 실버세대로 달라지니 변화가 확 느껴진다. 무엇보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보통 사람들이 짝을 찾는다. 그래서 그들의 로맨스가 친근하게 다가오며 더욱 응원하게 된다. 조미선 PD는 “우리 이웃 같은 사람들을 계속 출연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일부 연애 프로그램의 출연진은 방송계 진출이라든지 홍보를 목적으로 출연했다는 의혹을 받는데, ‘홀로탈출’은 이 부분에서 자유로워 보인다.
제작진이 출연진 검증에서 철저히 하는 부분이 있다. 면담 후 출연이 결정되면 혼인관계증명서를 무조건 받는다. 싱글임을 검증하는 것. 현재까지 지원자 및 출연자는 이혼 또는 사별을 경험한 돌싱이었으며, 미혼은 없었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여성 지원자가 남성에 비해 훨씬 많은 상황이라고 한다.
“남성 싱글들의 성향은 정말 극과 극이라고 하더라고요. 외부 활동을 많이 해서 연인이 있거나, 아니면 외부 활동을 극도로 안 하거나. 그러니까 진짜 싱글은 후자인 경우가 많은데, 주변에서 방송 출연을 권유해도 내켜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시즌1 때도 남성 출연자들을 겨우 섭외해서 촬영을 진행할 수 있었죠. 여성들은 방송국 프로그램이라는 안정감 때문인지 많이 지원하세요. 경쟁률도 매 시즌 높아지고 있죠. 시즌1 때는 2:1, 시즌2 때는 8:1 정도였습니다. 현재는 시즌3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는데, 경쟁률이 벌써 10:1을 넘어섰습니다. 시즌3는 꽃피는 따스한 봄날인 4월에 촬영할 예정이에요. 시즌1, 2는 추울 때와 더울 때 촬영이 진행돼 출연진들을 너무 고생시킨 것 같아 죄송했거든요. 출연자도 8명 이상 될 수도 있습니다.”
실버세대 싱글들이 원하는 이성상의 기준은 어떻게 될까. 조미선·이창수 PD는 “남성들은 여성을 볼 때 외모와 나이(연하)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여성들은 남성을 볼 때 경제력 위주로 보는 것 같다”고 이구동성으로 답했다. 또한 흥미로운 부분은 여성 출연자들이 ‘평범한’ 스타일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패셔너블하거나 잘 꾸미는 남성을 보면 멋지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홀로탈출’의 여성 출연자는 대부분 ‘너무 튄다’면서 부담스러워하는 반응을 보인다. 실버세대와 MZ세대의 싱글 남녀가 원하는 이성의 모습이 비슷하면서도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홀로 탈출이 필요한 이유
5070 싱글들이 사랑을 찾는 과정은 매우 흥미진진하다. 부모님 혹은 조부모님 세대의 어른들은 사랑 앞에 매우 순수하고 솔직한 모습이다. 상대방이 좋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얼굴에 그대로 표가 난다. 또한 오랜만의 데이트에 설레는 모습을 보이지만, 마음만 앞서 말실수를 하기도 한다. 조미선·이창수 PD는 “실버세대의 로맨스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젊은 층과 동일한데 좀 더 솔직한 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남성 출연자들은 살림을 해줄 여성을 찾는 것 같다’는 시청자 반응이 나오기도 했죠. 그분들은 홀로 식사하고 살림하는 것을 어렵게 느끼셨던 것 같아요. 그게 꼭 연애를 해서 이성이 해결해주길 바란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봐요. 잘 포장해서 말할 수도 있는데, 너무 마음속 생각을 그대로 말하다 보니 여성 출연자와 시청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지점이 생긴 것 같습니다. 표현이 솔직하고 투박해서 벌어진 문제라는 거죠.”
유튜브 채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영상은 시즌1의 자기소개 시간이 담긴 부분이다. 3월 현재 조회수 57만 회를 넘어섰다. 조미선 PD는 “연애 예능의 자기소개에서 사별 얘기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 않나. 우리 유튜브 채널 시청자의 90%는 50대 이상이다. 출연진이 사별과 외로움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에서 시청자들이 많이 공감하셨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실버세대가 사랑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미선·이창수 PD는 결국 ‘외로움’이라고 얘기했다.
마음은 늙지 않는다
조미선 PD는 “출연진과 인터뷰를 해보면 그동안은 자식 키우느라 정신없었는데 자식들이 결혼 후 혼자 남으니까 적적함을 많이 느낀다고 한다. 이제는 그 외로움에서 벗어나 나를 찾고, 로맨스를 나눌 친구 같은 존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창수 PD는 시즌1에 출연한 군인 출신 박영수 씨를 가장 기억에 남는 출연자로 뽑았다.
“처음엔 정말 밝은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속사정을 들어보니 밝은 이면에 아픔을 가진 분이셨죠. 자신에 대해 ‘사별했고, 자식도 없고, 진짜 홀로라서 출연했다’고 덤덤하게 말하시는데, 외로움이 느껴지더라고요. 저희 프로그램의 취지와 정말 맞는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촬영할 때도 성격이 좋으셔서 인기남에 등극했고, 네티즌한테도 응원을 많이 받으셨죠. 좋은 짝을 만나셨으면 좋겠습니다.”
조미선·이창수 PD는 젊은이들이 사랑하듯이, 실버세대도 똑같이 사랑을 원한다고 생각한다. 젊은 두 PD는 앞으로도 이 마음을 잃지 않고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홀로 되신 분들이 다시 설레고 다시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프로그램이 되고 싶고, 더 나아가 실버세대가 당당하게 사랑하는 문화가 형성됐으면 좋겠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정말 늦었습니다. 더 늦기 전에 홀로 탈출하세요!”
‘홀로탈출’ 커플 이충국♥최문숙 인터뷰
“사랑은 남사스러울 게 없다”
‘비주얼 커플’로 통하는 이충국·최문숙 씨는 ‘홀로탈출’ 시즌1에서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다. 이충국 씨는 촬영을 마친 후에도 직진 로맨스를 펼쳤고, 최문숙 씨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벌써 만난 지 1년이 다 되어간다는 두 사람은 결혼도 계획하고 있다.
‘홀로탈출’ 촬영 당시 이충국 씨는 최문숙 씨의 어떤 점에 끌리셨나요? 최문숙 씨는 언제부터 마음이 열렸는지 궁금합니다.
이충국 최문숙 씨가 가장 예쁘기도 했고, 시니어 모델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보니 호감이 갔습니다. 사실 저는 여성분들한테 관심을 많이 못 받았어요. 최문숙 씨와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내게 호감을 갖도록 많이 노력했죠. 하하.
최문숙 이충국 씨의 첫인상은 날라리 같았고 비호감이었어요.(웃음) 그런데 데이트를 하면서 대화를 나눠보니 생의 아픔이 있는 분이더라고요. 그리고 이야기를 진솔하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깊이 있는 사람 같다고 느꼈죠. 그때부터 어떤 사람인지 탐구했어요. 촬영 후 5~6번 정도 만나서 얘기를 많이 나눈 뒤 교제를 결심했습니다.
교제하면서 느낀 연인의 장점에 대해 칭찬 부탁드립니다.
최문숙 이충국 씨는 굉장히 긍정적인 분이에요. 또 사람의 마음을 잘 알아주고 배려심이 깊다는 것도 장점이죠. 요리도 정말 잘해요. 또 시니어 모델로 통하는 점이 많아서 좋아요. 커플이자 동료로서 HCN 광고 촬영을 같이 할 때 편해서 좋았는데, 또 광고를 찍고 싶습니다!(웃음)
결혼 계획도 세우셨나요?
이충국 앞으로 1~2년 안에 혼인신고도 하고, 전원생활을 하려고 합니다. 최문숙 씨가 대전에 살고 있어서 그곳에서 살 가능성이 제일 큰 것 같아요. 혼인신고를 안 하고 동거만 하려는 사람들도 있고 졸혼도 많이 한다는데, 저는 법적으로 부부가 되어야 신뢰가 밑바탕이 되어 잘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제가 70세를 바라보고 있는데, 앞으로 얼마나 일할지 모르잖아요. 그 안에 빨리 자리를 잡아서 최문숙 씨를 행복하게 해주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문숙 씨의 자녀분들도 만나보셨나요? 자녀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이충국 저는 방송에서 말했듯이 아들이 하늘나라로 떠났고 가족이 없죠. 자식을 먼저 보내면 평생 가슴에 안고 산다고 하잖아요. 최문숙 씨의 자식들을 친자식처럼 생각하면서 살려고 합니다.
최문숙 이충국 씨가 굉장히 사려 깊은 분이라 저희 애들이 잘 따르고, 응원을 많이 해줍니다. 손주들도 참 좋아하고요.
60대에 사랑을 찾은 소감과 함께 ‘홀로탈출’ 출연을 추천해주세요.
이충국 주변을 보면 방송 출연에 대해 염려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 번만 용기를 내면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저는 ‘홀로탈출’에 출연하면서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었는데, 이렇게 최문숙 씨를 만났죠.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 생각하고, HCN 방송국에 굉장히 감사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여왕님으로 모시고 살겠습니다!
최문숙 어렸을 때는 첫눈에 반해서 사랑할 수 있는데, 나이가 들면서는 여러 가지를 따지게 되더라고요. 동년배들에게 이제는 조건만 따지지 말고 나와 공통점이 있고 재밌게 잘살 수 있는 사람을 찾으라고 말하고 싶어요. 혼자 지내면 외로운데 같이 밥 먹고, 영화도 보고, 여행도 가고, 세상사도 같이 논하는 사람이 생기면 인생이 참 즐겁답니다. 주변에서 ‘이 나이 먹어 연애하는 게 주책 아닌가, 남사스럽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랑에는 남사스러울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홀로탈출’ 출연도 좋고, 여러 사람을 만나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짝을 찾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