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전령사 ‘매화’. 누군가는 치매를 일컬어 ‘매화에 이르는 길’[致梅]이라 비유한다. ‘맑은 마음’이라는 꽃말처럼 순진무구한 어린아이가 되어가는 병이라서, 또 인생의 겨울 지나 아픔 없이 새봄을 맞이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아버지의 치매 발병 이후 의사로서, 자식으로서 오랜 세월 치매를 연구해온 최낙원(崔洛元·68) (사)대한통합암학회 이사장(성북성심병원장). 그 역시 더는 치매가 ‘어리석은 병’[癡呆]이라 불리지 않길 바라며 ‘나는 치매를 다스릴 수 있다’를 펴냈다.
뇌신경외과 전문의인 동시에 한의학을 전공한 최낙원 이사장. 현대의학과 전통의학의 융·통합 치료를 구상해온 그는 대한기능의학회 창립회장, 보건복지부 치매진단위원, 국민건강보험공단 치매등급판정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다양한 활동 중에서도 그가 ‘치매’에 집중하게 된 데에는 그만한 사연이 있었다.
“제가 수련의였던 당시만 해도 신경과가 없었어요. 치매 환자 대부분을 신경외과에서 진료했죠. 덕분에 치매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았던 것 같아요. 사실 그보다 더 강력한 계기는 아버지의 치매였어요. 당뇨 합병증으로 치매에 걸리셨는데, 당뇨는 우리 집안 내력이었죠. 주변에서는 ‘네가 의사면서 아버지 병도 못 고치느냐’며 핀잔을 주기도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치매는 진전되면 나아지기 어렵잖아요. 게다가 유전적인 요인을 생각하면 저 또한 안심할 수는 없었죠. 그렇게 의사로서도, 개인적으로도 치매라는 병을 제대로 알아야겠다 싶더군요.”
현장형 의사로 곳곳을 누비다
최 이사장은 자신이 연구해온 치매를 총망라하여 2018년 ‘치매의 모든 것’을 발간했는데, 이 책은 이듬해 세종도서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됐다. 그만큼 훌륭한 양서로 평가받았지만, 아무래도 전문적인 용어와 내용이 많아 대중이 접근하기엔 무리가 따랐다. 이에 그는 최근 일반 독자도 쉽게 읽고 이해하게끔 ‘나는 치매를 다스릴 수 있다’를 선보이게 됐다. 치매 환자나 가족이 자주 하는 질문을 일러스트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했고, 270여 개의 항목을 질의응답식으로 친절하게 풀이했다. 의학용어 설명을 비롯해 직접 확인하는 체크리스트도 충실하게 담아 그때그때 궁금증을 해소하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였다.
“어떤 병도 제대로 알면 마냥 두렵지만은 않죠. 특히나 치매는 막연히 공포를 느끼는데, 그럴수록 적극적으로 공부해둘 필요가 있어요. 가령 뇌수두증, 만성경막하혈종 등 양성 종양으로 인한 치매는 뇌신경외과적 수술로 환원할 수 있습니다. 또, 우울증 및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발생하는 치매도 호르몬 요법을 쓰거나 우리 몸속 미세 금속의 균형을 잡아주면 얼마든지 개선 가능합니다. 이렇게 전체 치매의 15%는 초기에 잘 대응하면 완전히 기능을 회복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병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환자가 많은 게 너무 안타깝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대중이 치매를 쉽게 이해하고 조기에 대응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 이번 책 구성에 특별히 신경을 쓰게 됐죠.”
이번 책에는 의학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치매 진단 후 환자와 가족의 대처법, 요양시설의 선택, 치매 관련 제도와 지원책 등 치매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이 들어가 있다. 이렇듯 폭넓은 분야를 다룰 수 있었던 것은 그 스스로 ‘현장형 의사’를 자처했기 때문이라고.
“치매등급판정위원회에서 12년 정도 지역에서 봉사하며 전국 요양기관을 직접 답사했습니다. 물론 대학에서 연구하는 의사도 있습니다만, 저는 전천후로 현장을 누비며 그 병을 이해하고 싶었어요. 예전보다는 많이 발전했다 해도, 제가 겪어온 바로는 아직 국내 요양시설은 열악한 편입니다. 물론 업계 종사자에 대한 처우 개선 문제도 따르기에 마냥 비판할 수는 없죠. 가능하다면 치매에 걸리셔도 익숙한 공간에 모시길 권해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요양기관에 보낼 수밖에 없는 심정도 이해합니다. 안타까운 건 그런 치매 환자를 보면 가족의 애정이 덜할수록 빨리 돌아가시더군요. 시설에 모시더라도 가급적 자주 찾아뵙고 스킨십도 많이 하시고, 환자가 애용하던 물건이나 추억거리를 가져가면 좋습니다. 기억은 사라져도 정서는 남아 있으니까요.”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최 이사장은 매일 시시때때로 ‘내가 치매인가?’라는 생각을 한단다. 무엇보다 예방과 조기 발견이 중요한 질환이기에, 특히나 가족력이 있기에 염려를 놓을 수는 없다고. 그런 그도 한때는 약물에 의존한 해결책을 찾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치매 치료를 위해 환자가 처방받는 약은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와 염산메만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두 약물은 어느 정도 효과는 보일 수 있지만 한계가 있어, 완화제로 사용된다. 그는 약물치료와 함께 좀 더 복합적인 측면에서 증세를 파악하고 예방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주변에 내로라하는 전문의들이 있는데, 제게 주는 약들을 보면 소위 혈압 하강제와 아스피린류 등이에요. 무심코 먹다 보니 불현듯 공포가 생기더군요. 이거 내가 약만 먹어서 해결될까 싶었던 거죠. 발병 원인이라는 건 한두 가지가 아니거든요. 스트레스나 음주, 흡연, 비만 등 그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다르죠. 그런 고민을 하다 결국 2007년에 한의학을 공부하기로 결정한 거예요. 왜냐, 현대의학은 증상 치료인 반면 한의학은 원인 치료니까요. 현재의 몸은 내가 그동안 살아온 결과물입니다. 제 나이쯤 되면 내가 뭐 때문에 건강이 안 좋다는 걸 다들 알고 계시죠. 그렇게 원인을 알면 치매나 다른 질병도 새롭게 접근하고 예방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어요.”
실제 프랑스나 독일 쪽에서도 두침(頭針), 이침(耳針) 등 침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무엇이 최선이라는 건 없지만, 증상의 원인이 복합적이듯 그 치료법 역시 다양화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제 오랜 화두는 ‘의학은 하나다’라는 겁니다. 여러 학문이 합쳐져서 하나의 질병을 제대로 치료할 수 있다면 그것이 환자에게 최선이죠. 그러나 우리는 양방과 한방을 서로 나눠 분리 의학을 하고 있어요. 서로 견제하고, 등한시하기도 하죠. 환자들은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고, 우왕좌왕하다 자칫 적절한 치료를 놓치기도 합니다. 이제는 여러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고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가오는 9월 21일은 ‘치매극복의 날’입니다. 그렇게 우리만의 ‘K-의학’을 모색한다면, 치매를 극복할 날도 조금은 더 빨리 찾아오지 않을까요?”
여름이 물러나면서 날씨가 선선해지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부는 서늘한 바람을 맞으면 온몸으로 가을을 느끼게 된다. 지루했던 장마 이후 맞는 상쾌한 가을의 정취가 반가워 자칫 소홀할 수 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환절기 건강이다. 변덕스런 날씨가 반복되는 가을 환절기를 슬기롭게 넘기기 위해서는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시니어들은 호흡기 질환을 조심해야 한다. 큰 일교차와 건조해진 환경으로 기관지 점막이 마르면 호흡기 기능이 악화되고 체내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 천식 등 각종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늦여름과 초가을 시기에 기침이나 가래, 콧물 등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자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환절기가 되면 으레 찾아오는 미세먼지나 황사도 문제다. 미세먼지와 황사가 기승을 부리는 날이면 기침과 재채기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또 기관지를 자극하면 세균이 쉽게 침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이는 혈관 내 염증 반응을 증가시켜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성도 크게 높인다.
결국 기관지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가을, 겨울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관지를 튼튼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염증 발생을 줄이며 피를 맑게 해주는 음식이 제격이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는 도라지, 오미자, 미나리 등이 있다.
먼저 도라지는 한방에서 폐, 기관지 질환을 치료하는 약재로 널리 쓰일 정도로 폐의 기운을 북돋워주는 데 제격이다. 폐뿐만 아니라 기도를 편안히 해주고 외부 자극으로 인한 기침이나 가래가 생기는 것을 막아준다. 또한 미나리는 피를 맑게 해주고 열과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능이 있다. 폐, 기관지 등 호흡기의 열을 내려 촉촉하게 만들어줌으로써 증상을 완화하는 데도 좋다. 도라지와 미나리는 양념에 무쳐서 먹기도 하고 각종 요리의 재료로 쓰이는 등 활용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요즘 제철을 맞은 오미자도 성질이 따뜻해 기침과 헐떡거림을 멈추게 하는 데 효과적이다. 실제로 오미자 추출물을 동물에게 정맥 주사하면 기침을 억제하고 호흡을 촉진한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오미자는 대개 차로 마시는데, 500㎖ 물에 오미자 10~15g을 넣어 충분히 우러날 때까지 은근하게 달이면 된다.
잦은 기침과 재채기는 기관지를 손상시킬뿐더러 척추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기침과 재채기를 하면 복부의 압력이 상승하고 몸 앞과 뒤로 반동이 빠르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는 순간적으로 척추에 큰 부담을 주는데 허리가 약한 시니어의 경우 근육 수축과 인대 긴장으로 인해 허리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별것 아닌 듯 보여도 기침은 요통을 발생시키는 주 요인 중 하나다. 심하면 척추 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추간판(디스크)이 제자리를 벗어나는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기침과 재채기는 자연스러운 면역 반응인 만큼 참기가 어렵다. 억지로 참으면 오히려 복부의 압력이 더 크게 척추에 전달될 수 있다. 따라서 기침과 재채기를 막으려 애쓰기보다는 입을 크게 벌려 시원하게 하는 편이 낫다.
기침과 재채기를 할 때 척추를 보호하는 몇 가지 요령이 있다. 먼저 기침이나 재채기가 나올 때 배에 힘을 주고 무릎을 약간 굽혀주면 척추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앉은 상태에서 기침이나 재채기가 나올 경우에는 양손으로 무릎을 잡는 것이 좋다. 주변에 벽이나 가구 등 의지할 수 있는 사물이 있다면 손으로 단단히 짚어 목과 허리가 구부러지지 않게 한다.
특히 시니어의 경우 노화로 의한 골다공증이 많이 나타나는데, 골밀도가 낮은 골다공증 환자들은 기침이나 재채기만으로도 척추 뼈가 주저앉거나 찌그러지는 ‘척추압박골절’이 생길 수 있다. 척추압박골절은 등에도 심한 통증을 유발하므로 더욱 조심해야 한다.
한방에서는 면역력을 높이고 기침과 재채기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법을 시행한다. 대표적인 게 침과 뜸이다. 이 치료법은 기혈 순환 및 경혈 흐름을 촉진하고 체내 노폐물의 배출을 도와 면역력을 상승시킨다. 또 뼈와 신경 재생 및 강화를 촉진하고 기력 회복에 좋은 청파전, 연골보강환 등 한약을 복용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몸도 큰 변화를 맞이한다. 이에 잘 적응하려면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 하루 30분 이상 걷기, 맨손체조 등 꾸준히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하루에 6시간 이상 수면을 취해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필수적이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여름은 양(陽)의 기운이 넘쳐 밖으로 뻗어나가는 계절이다. 우리의 몸도 마찬가지다. 더위가 지속되면 체내의 양기가 몸 밖으로 빠져나온다. 시니어들 가운데 요즘 따라 몸이 예전 같지 않고 쉽게 피곤함이 느껴진다면 더위로 인한 기력 소모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땀을 많이 흘렸을 때 몸이 지치는 걸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양기소모는 면역력을 떨어뜨리면서 각종 질환에 취약하게 만들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 상태로 겨울을 맞이할 경우 건조한 날씨, 심한 일교차로 잔병치레를 할 수도 있다. 여름에 양기를 충분히 흡수해야 겨울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폭염 속 부족해진 기력을 채울 건강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흔히 ‘더위 먹었다’는 말은 기력이 쇠해 나타나는 ‘기허증’(氣虛證)을 의미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양기를 북돋워줘야 하는데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평소보다 잘 먹고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보양식 섭취다.
더위가 기승을 부릴수록 뱃속의 기운은 차가워져 소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몸 안팎의 균형을 맞추려면 열기를 머금은 따뜻한 성질의 음식을 먹어야 한다. 열을 열로 다스리는 ‘이열치열’ 건강법이다. 많은 사람이 복날에 삼계탕, 추어탕 등 따뜻한 음식을 찾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여름철 보양식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음식이 삼계탕이다. 닭의 따뜻한 성질이 원기를 더해주고 위장을 덥혀 소화 능력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부재료인 인삼, 황기는 기운을 보충하고 생강, 마늘은 몸의 열을 올려준다.
육개장과 추어탕도 훌륭한 여름 보양식이다. 육개장에 들어가는 쇠고기는 소화를 돕고 떨어진 기운을 북돋워준다. 함께 먹는 파, 마늘 등도 따뜻한 성질을 지닌다. 추어탕은 기력 보충과 갈증 해소에 좋으며 위를 보호해 신진대사를 돕는다. 특히 미꾸라지는 단백질 함유량이 높아 소화가 잘되며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성분이 함유돼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이외에 최근 인기가 높은 전복, 낙지, 장어 등도 여름철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는 음식들이다. 그러나 지나친 보양식으로 양 기운이 넘칠 경우 오히려 몸의 열을 소통시키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과잉 섭취를 삼간다.
음식뿐 아니라 생활 방식도 중요하다. 날씨가 무덥다고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몸에 해롭다. 특히 항시 따뜻하게 해줘야 하는 배가 찬 기운에 자주 노출되면 소화불량으로 인한 복통, 설사를 일으키기 쉽다. 특히 여성의 경우 자궁 등 여성 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복부와 허리에 냉기가 오래 머물면 주변 근육이 경직되어 요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모두 냉방병의 일종이다.
냉방병 하면 감기 같은 질환을 떠올리기 쉬운데, 냉방병의 본질은 과도한 냉방에 신체가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만큼 증상이 매우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더울 때는 적절히 냉방은 하되 배와 골반만큼은 따뜻하게 해주고 특히 잠잘 때는 배에 이불을 꼭 덮어준다. 반대로 머리는 시원하게 해주는 게 좋다. 머리에 열이 많으면 두통이나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화가 나거나 오랜 시간 일에 몰입할 경우 머리가 무겁거나 몽롱해질 때가 있다. 피가 머리로 몰려 열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여름철에는 기온이 높아 머리가 과열되기 쉬우므로 시원하게 해줘야 한다. 이는 “찬 기운은 올라가고 더운 기운은 내려가야 건강하다”는 한의학의 ‘수승화강’(水乘火降) 원리와도 통한다.
적당한 강도의 신체 활동을 규칙적으로 해주는 것도 여름철의 급격한 체력 저하를 막고 몸의 기운이 원활히 순환하는 데 도움이 된다. 걷기, 조깅, 맨손체조, 스트레칭 등 유산소운동을 통해 땀을 내주면 체내 각종 노폐물 배출에도 효과적일 뿐 아니라 몸의 기혈 순환을 촉진해 건강상태를 개선할 수 있다. 또 규칙적인 운동은 근력 및 유연성을 강화하고 숙면도 돕기 때문에 면역력이 좋아진다.
바캉스의 계절 여름이 찾아왔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올여름 휴가 풍경을 크게 변화시킬 전망이다. 해외여행은 사실상 어려워졌고 생활 방역을 지키는 한도 내에서 국내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이 대다수다. 실제 한 글로벌 여행사가 국내 성인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7%가 ‘올해는 국내로 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고 복지시설들이 휴관하면서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 시니어들은 여름휴가만큼은 재충전의 기회로 삼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휴가를 계획할 때 건강과 안전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한다.
올여름 휴가 시즌에 가장 주목받을 여행 테마는 인파가 몰리지 않는 ‘산과 들로 떠나는 여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들과 거리두기도 용이하고 환기도 자연스럽게 이뤄져 실내보다는 코로나19 감염 위협에서 안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파가 몰리지 않는 한적한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자차를 이용해야 할 경우가 많다. 또 휴가철이라 교통대란을 피하기 쉽지 않다. 올여름 휴가는 국내로 여행하는 사람이 많아 더더욱 그럴 것이다.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도로 위에서 오래 앉아 있다 보면 없던 병도 생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더구나 앉은 자세는 서 있을 때보다 허리에 가해지는 하중이 1.5배가량 늘어난다.
차량에서 앉은 자세로 오래 있을 경우 척추에 부담이 돼 목과 허리가 뻐근해지기도 하고 통증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척추피로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척추피로증후군은 장시간 불편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을 때 발생하는 근골격계 질환이다. 방치하면 추간판탈출증(디스크)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척추·관절 노화가 진행 중인 시니어는 대수롭게 여기면 안 된다.
척추피로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목과 허리 근육의 긴장을 줄여야 한다. 장거리 운전 시에는 엉덩이를 운전석 뒤로 밀착해 허리와 목을 곧게 펴야 척추가 받는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적어도 2시간 간격으로 휴게소나 졸음쉼터에 차를 세우고 스트레칭을 해줘야 한다. 귀가 후 온욕으로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방법이다. 40℃ 전후의 따뜻한 물에서 즐기는 온욕은 수축된 몸을 이완, 완화해준다. 이때 목욕물에 한약재나 허브를 넣어주면 더 효과적이다.
만약 피로가 쉽게 해소되지 않거나 목과 허리 통증이 3일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가를 찾아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을 비롯해 약침, 침 등 한방통합치료로 척추피로증후군을 포함한 허리 통증을 다스린다. 추나요법은 경직된 관절과 뭉쳐서 굳은 근육을 교정해 신체 균형을 바로 잡고 통증을 해소해준다. 한약재를 정제한 약침과 침 치료는 기혈과 체액의 순환을 촉진해 빠른 회복을 돕는다.
올여름은 여느 해보다 더 더울 것이라고 한다. 더운 날씨는 신진대사를 빠르게 하고 땀을 많이 흘리게 해 기운을 소모시킨다. 지친 상태의 몸은 자연스레 면역력도 떨어져 각종 질환에 취약한 상태가 된다.
따라서 여름에는 섭생이 중요하다. 기력 회복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먹어 양기를 몸 안에 저축해야 한다. 삼계탕, 장어, 추어탕 등과 같은 보양식을 이따금씩 섭취해주면 좋다. 등산이나 산책 등 적당한 신체 활동과 함께 규칙적인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것도 체력 저하를 막고 체내 기운이 원활히 순환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여름은 ‘내실을 기하는 계절’이다. 휴가를 즐기는 데 집중하느라 건강관리에 소홀하면 양기를 소진한 상태에서 가을과 겨울을 맞이하게 돼 잔병치레를 할 수도 있다. 휴가지에서도 평상시의 생활 패턴을 유지하면 좋다.
여름철 무더위가 시작됐는데도 긴팔과 긴바지를 계속 입어야만 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피부질환 환자들이다. 특히 건선과 같은 피부질환은 외부로 노출되다 보니 주위 시선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삶의 질이 떨어지거나, 우울증 빈도가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
우유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건선 환자분들의 피부 증상은 보통 건조하고 추운 겨울에 도드라지고 여름에 완화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햇볕(자외선)은 건선 증상을 완화해 주는데, 겨울은 보통 일조시간이 짧고 옷을 두껍게 입어 햇빛에 노출되는 빈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건선은 전신 염증성 질환
건선은 면역세포 중 T세포가 활성화되면서 여러 염증성 물질을 분비해 각질 세포가 증식하도록 자극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피부자극, 건조한 환경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건선의 특별한 전조 증상은 없지만, 병변이 비슷한 각질성 피부질환이 많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가 많은 편이다. 건선은 피부를 떼어내는 피부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한다.
건선은 아토피피부염처럼 피부질환으로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아토피피부염은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눈 또는 귀 주위, 무릎, 팔꿈치의 접힌 부위에 주로 발생한다. 반면 건선으로 인한 가려움증은 아토피피부염보다 덜한 편이다. 건선은 피부에 상처가 나면 그 주위로 병변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강하게 때를 미는 행위는 주의해야 한다.
아울러 건선은 피부에만 국한된 질환이 아닌 전신 염증성 질환으로 관절, 심혈관, 손톱 등 다양한 부위에 영향을 준다. 건선 환자가 일반인에 비해 관절통, 심근경색 위험률이 높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중증일 경우 뇌졸중, 당뇨병(2형), 염증성 장질환, 고혈압, 고지혈증, 대사증후군 등이 동반될 수 있다.
건선은 병변 범위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르다. 범위가 작을 경우에는 바르는 연고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넓은 경우 광선치료, 면역조절 치료제 등이 치료에 사용된다. 최근에는 건선의 과민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생물학적 제제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전신 질환이라는 건선의 특성에 맞춰 특이적인 생물학적 제제도 많이 사용한다.
◇고혈압처럼 꾸준히 관리해야
건선을 포함해 모든 피부질환은 술, 담배, 사우나, 특히 피부에 상처를 주거나 자극을 주는 행동은 좋지 않다. 피부가 건조하면 각질이 더 도드라져 보이는 만큼 보습제를 잘 발라주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건선은 당뇨, 고혈압처럼 완치 개념이 아닌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적절한 치료를 하게 되면 특별한 증상 없이 조절할 수 있다. 특히 평소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준수하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제때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우유리 교수는 “건선이나 아토피피부염 등 피부질환 환자들의 경우 채식 위주로 식단을 조절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런 식사가 피부질환에 도움이 된다고 입증된 결과는 없다. 음식 제한을 심하게 하기보다 골고루 먹는 걸 추천한다”며 “다만 건선 환자의 경우 심혈관질환과 비만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체중조절의 의미로 기름기 많은 음식은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며칠 전 거의 두 달여 만에 참여 중인 모임에 나갔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었지만 시급히 처리할 일이 있어서 더는 미룰 수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활동이 제한적인 만큼 대부분 예전 그대로거나 조금 후덕해진 모습이었는데 유독 얼굴이 갸름해진 한 사람이 있었다. 들어보니 역시 그녀는 그냥 갸름해진 게 아니었다.
지난겨울 체중이 늘어서 불편했다는 그녀는 특별히 굶거나 하지 않고 공복에 주스 한 가지를 먹었다고 한다. 그녀가 말한 주스는 바로 'ABC주스'였다. 그녀는 아침마다 ABC주스를 공복에 마시고 식사는 똑같이 했다고 한다. 3주 정도 마시고 있는데 체중이 3킬로 가량 줄었으며 뱃살이 특히 많이 빠진 느낌이라고 했다.
이참에 나도 한 번 먹어볼까 싶어 찾아봤다. 재료는 A=Apple, B=Beet, C=Carrot 으로 사과, 비트, 당근이다. 이 세 가지 조합만 들어도 건강한 주스라는 느낌이 확 온다.
일단 사과는 대표적인 ‘슈퍼 푸드’로 꼽히는 과일이다. 사과에는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는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항산화 성분이 많아 노화를 늦추는 데도 도움을 준다. 사과에는 플라보노이드 성분도 풍부해서 파킨슨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사과를 섭취한 사람들이 파킨슨병 발병률이 40%나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도 있다.
빨간 뿌리를 사용하는 비트에도 항산화 성분인 안토시아닌과 베타인이라는 알칼로이드 성분이 풍부하다. 이 물질들은 각종 암과 만성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고 신진대사를 활발히 해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간의 해독작용도 도와줘서 지방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여 새로운 슈퍼 푸드로 떠올랐다
당근은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다. 비타민은 물론 항산화 성분도 풍부해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고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당근에는 카로티노이드와 티아민, 리보플래빈, 니아신 등 각종 화합물이 풍부하므로 그만큼 건강상 이점이 많다.
ABC주스는 각각의 식재료가 노폐물 배출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아침 공복에 마시면 체내 독소 배출은 물론 풍부한 식이섬유로 배변활동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저칼로리에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고 특히 내장지방을 효과적으로 제거해주는 효능이 있다. 단, 비트를 많이 섭취하면 신장 결석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하니 신장이 약한 분이라면 양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
[재료]
사과 1개, 비트 1/3개, 당근 1개, 꿀
[만드는 법]
1. 사과, 비트, 당근을 깨끗이 씻는다.
2. 사과와 당근을 껍질째 적당히 자른다.
3. 비트는 작은 크기로 자른다.
4. 사과, 비트, 당근과 물 한 컵을 넣고 갈아준다.
5. 완성된 주스를 하루 1~2회 식전에 마신다.
6. 꿀은 기호에 따라 첨가한다,
통풍은 체내 혈액 내 요산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아 요산염 결정체를 형성하고 관절이나 연골 등에 과도하게 쌓여서 발병한다. 기온이 낮은 겨울철엔 관절에 훨씬 더 침착이 잘 된다. 특히, 통풍 발병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분석에 따르면 2014년 30만 8725명에서 2018년 43만 953명으로, 최근 4년 동안 40% 가까이 증가했다. 2018년 기준, 남성 환자는 39만 7440명, 여성 환자는 3만 3513명으로, 통풍은 남성이 여성에 비해 약 10배 이상 발병률이 높은 대표적인 남성 질환이다.
경희대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홍승재 교수는 “통풍의 주요한 원인인 요산이 관절에 침착하는 것”이라며 “특히 겨울철에는 신체 부위 중 가장 체온이 낮은 발가락은 반복적인 자극을 많이 받기 때문에, 통풍 환자의 경우 특히 겨울철 발 관리에 신경 써야한다”고 말했다.
우리 몸속 요산은 그 농도가 높으면 핏속에서 녹지 않아 덩어리를 형성한다. 비교적 체온이 낮은 부위인 발가락이나 손가락 귀 등에 침착되면서 염증성 관절염인 통풍이 발생한다. 겨울철엔 체온이 더 낮아지기에 요산의 침착이 잘 된다. 심한 경우, 요산 결정체가 너무 커져 피부 밖으로 만져질 정도가 되는데, 이를 ‘토푸스’라고 한다. 통풍은 만성화되면 발가락, 발목, 무릎, 손가락 등에 통풍 관절염이 발생될 수 있기에 유념해서 관리해야 한다.
스트레스와 과음, 퓨린이 다량 함유된 음식을 오랜 시간 섭취하면 통풍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통풍은 식습관이 주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즉, 요산은 음식을 통해 섭취되는 ‘퓨린’이라는 물질이 체내에서 대사 과정을 거치며 남은 산물이다. 소변을 통해 배출돼야 할 요산이 배출되지 못하고 체내에 쌓여서 통증과 염증을 일으킨다.
남성에게 잘 발생하는 이유는 남성호르몬이 신장에서 요산의 재흡수를 촉진시켜 요산의 배설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반면 여성호르몬은 신장에서 요산의 재흡수를 억제해 요산의 배설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는데 폐경기 이후엔 여성도 방심할 수 없다. 통풍은 증상이 더 악화되면 통풍성 관절염이나 통풍결절 등을 유발하고, 다른 전신성 대사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해 예방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경희대학교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홍승재 교수는 “혈액 내 요산 수치는 연령이나, 성별, 환경, 유전적 배경, 인종적인 차이를 보인다”며 퓨린 함량이 많은 음식을 제한하는 것이 좋고, 흡연은 통풍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지만, 연관 질환이 있으면 담배를 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과 음주와 과식은 통풍에 안 좋은 요인으로 식생활에 주의해야 한다. 과거에는 통풍이 중장년층에 발생 빈도가 높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엔 20~30대 젊은 층에도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어 조심해야 한다.
만성질환 중장년, 아침 말고 낮에 운동하세요!
추운 날 아침에 운동을 나갔다가 심근경색이나 뇌출혈을 일으키는 사례가 종종 있다. 빙판이나 눈길에서 넘어져 낙상하거나, 한파에 저체온증에도 걸릴 수 있어 겨울철 야외 활동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집 안에만 머무는 것보다는 적당한 운동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이때 기온에 따른 신체와 운동 능력의 변화를 이해하고 준비해야 운동으로 인한 사고와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겨울철 야외 운동 시 유의할 점들에 대해 알아보자.
관절 가동 범위 늘리기
추위에 몸이 움츠러들면 관절의 운동 범위가 제한된다. 관절을 구성하는 인대 근육 등이 수축하기 때문이다. 프로 골프 선수들도 겨울엔 관절의 회전 범위가 좁아지는데, 이를 간과하고 평소처럼 힘차게 스윙했다간 허리를 다치기 십상이다. 따라서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관절의 가동 범위를 넓혀야 운동 능력이 발휘되고 부상도 예방할 수 있다. 이때 스트레칭은 목이나 팔, 어깨 등을 길게 뻗거나 늘어뜨리는 정적인 동작이다. 지나친 반동을 줘서 허리를 굽히거나 목을 뱅뱅 돌리는 등의 동작은 자칫 부상으로 이어진다. 목을 옆으로 돌려 손으로 가만히 누르거나 가능한 만큼만 허리를 굽힌 뒤 그 자세를 5~30초 정도 유지하는 정도가 적당하다.
실내에서 준비운동하기
항상 가벼운 스트레칭과 웜 업(warm up)을 잊지 말자. 특히 요즘 같은 날씨에는 혈관이 유연하지 않은 이들이 야외에서 갑자기 무리하게 움직이면 절대 안 된다. 준비운동의 목적은 안정된 상태의 인체 조직을 운동 상태로 전환하는 것이다. 특히 근육과 관절의 온도를 높여놔야 민첩성, 유연성이 좋아져 부딪히거나 넘어져도 덜 다친다. 준비운동 강도는 몸에서 약간 땀이 날 정도가 좋다. 영하의 온도에 야외에서 준비운동을 하면 체온이 쉽게 올라가지 않을뿐더러 부상 위험도 있다. 가급적 따뜻한 실내에서 몸을 풀고 나갈 것을 권한다.
목과 머리 보온하기
겨울철 운동의 핵심은 체온관리다. 두꺼운 옷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벌 입는 게 효율적이다. 그렇다고 옷을 지나치게 껴입으면 체온이 빠르게 올라가 땀이 많이 난다. 땀은 증발하는 과정에서 체온을 떨어트린다. 목 윗부분으로 갈수록 이런 증상이 심하다. 코와 귀는 피 공급이 크게 줄어 모자, 목도리, 귀마개, 마스크 등 방한용품을 잘 착용해 보온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질환자는 오후에 운동하기
기온이 낮을수록 고혈압 환자들은 혈관이 급격하게 수축하면서 심장에도 무리가 가 뇌출혈, 심근경색 등의 위험에 노출된다. 고지혈증, 관상동맥질환, 뇌혈관질환, 당뇨, 비만 환자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만성질환자는 가급적 하루 중 기온이 높은 시간에 운동하거나, 겨울 동안은 실내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운동 강도 낮추기
새해가 되면 건강관리를 위해 갑자기 운동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날마다 하겠다고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근육이 충분히 회복하게끔 격일 정도로 일정을 잡아야 무리가 없다. 추울 때는 무거운 것을 순간적으로 들어 올리는 등 과격한 운동을 삼가야 한다. 겨울철에는 다른 계절보다 체온을 유지하는 데 10~15%의 에너지가 더 소비돼 그만큼 많은 체력이 요구된다. 규칙적인 생활에 얽매여 매일 억지로 운동하기보다는 날씨와 몸 컨디션을 고려해가며 강도를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
야외 운동 중 금주하기
스키장, 골프장 등 야외 운동을 나갔다가 추위에 언 몸을 녹인다며 술을 마시는 이들이 있다. 술은 아주 잠시 체온을 상승시키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이뇨와 발한 작용을 촉진해 체온을 더 떨어트린다. 뿐만 아니라 체력과 사고력, 판단력이 흐려져 낙상이나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 반드시 음주는 삼간다.
운동 후 따뜻하게 목욕하기
운동을 마치면 땀이 식으며 체온이 크게 떨어진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재빨리 따뜻한 물로 목욕하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는 게 좋다. 여의치 않다면 여벌의 옷을 준비해 갈아입고 평소보다 몸을 더 따뜻하게 해준다. 또 운동을 심하게 하면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에 더 쉽게 걸리니 유의한다.
시니어 피트니스 Tip
짧게 자주 운동하기 체력이 좋은 이라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지나친 운동은 오히려 해가 된다. 한 번에 오래 동작을 하다 보면 집중력도 떨어지고 자칫 부상의 위험까지 생긴다. 조금씩 자주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중간에 쉬는 시간도 충분히 갖자.
격일로 운동하기 운동 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근육과 컨디션 회복도 더디다. 매일 몸에 부담이 쌓인 채로 무리하는 것보다는 하루 쉬고 격일로 운동하며 차차 운동량과 일수를 늘려가는 것이 좋다.
몸에 맞게 운동하기 최근에는 유튜브에 소개된 운동법을 따라 하는 이가 많다. 보통 젊은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운동 강도나 동작이 시니어에겐 잘 맞지 않을 수 있다. 자신의 몸 상태나 연령대를 고려한 운동법을 찾도록 한다.
자생한방병원은 8일 서울시 강남구 논현노인종합복지관에서 어르신 대상 한방 의료봉사를 펼쳤다.
자생한방병원 최성률 한의사를 비롯한 의료진 및 임직원들은 노인성 근골격계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지역 어르신 30여명을 대상으로 한방 의료 서비스를 실시했다. 침 치료와 함께 개인별 맞춤 건강 상담을 통해 겨울철 건강 관리법 등을 제공했다. 더불어 간편하게 근골격계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한방파스를 지급해 호응을 얻기도 했다.
2020년부터 우리나라 베이비붐세대가 노인 인구로 진입하는 등 고령화 속도가 급증하며, 이에 노인성 근골격계 질환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자생한방병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노인을 위한 한방 의료봉사를 꾸준히 실시해 지역민들의 척추∙관절 건강을 돌볼 계획이다.
자생한방병원 이진호 병원장은 “2020년을 시작으로 노인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새해 첫 사회공헌활동으로 어르신들을 위한 한방 의료봉사를 선택한 이유”라며 “병원밖에서 척추∙관절질환으로 고생하시는 어르신들을 만나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 올해도 어르신들이 활기찬 일상을 즐길 수 있도록 자주 찾아뵙고 건강을 살피겠다”고 말했다.
자생한방병원은 지난해 12월 한방 의료봉사로 지역민의 건강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논현노인종합복지관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바 있다.
지리산 근처 산골이다. 높은 산봉우리들이 사방에 첩첩하다. 그렇지만 궁벽할 게 없다. 좌청룡 우백호로 어우러진 전면의 산세가 빼어나서다. 우람하면서도 부드럽다. 운무 한자락 눈썹처럼 걸려 그윽하다. 한유창(60) 씨가 이곳으로 귀촌한 건 산야초 때문이다. 지리산 권역에 자생하는 야생초에, 그는 깊은 신뢰를 품고 산다. 한때 그는 죽음과 맞닥뜨렸다. 말기 암 환자였으니까. 단 한 번 주어진 목숨. 그는 그 희귀하고도 소중한 걸 야생초로 살려냈다.
“이봐! 그대는 도적이야! 절이 들어설 자리를 훔친 게 아닌가!”
집터를 둘러본 해인사 노스님의 얘기가 그랬더란다. 명당을 선점했다는 뜻이다. 정작 한유창 씨는 굳이 명당을 찾은 바가 없었다. 풍수에 관심조차 없었던 것 같다. 정붙이면 그게 좋은 자리려니, 그뿐이었다. 그저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사들인 집터였다. 집이야 어떻든, 그는 겹겹이 늘어선 산야에 사는 자체로 귀촌의 목적을 이룬 걸로 친다. 지리산의 입김을 마시고 자라는 산야초들을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여기 남원시 인월면에 둥지를 튼 건 2015년. 그 이전엔 함양 산골에서 두 해를 살았다. 지리산 천왕봉 곁 산중턱에서였다. 산야에 삶을 두기로 작정하며 과욕은 이미 눌러놓았을 테지. 그래 그 첫 산중살림도 두루두루 원만했단다. 딱 하나, 겨울철 눈 내려 미끄러운 비탈길이 문제였다. 그래 이곳으로 옮겼다.
귀촌 이전엔 줄곧 서울에서 살았다. 뜻한 길로, 혹은 뜻밖의 길로 좌충우돌, 서울이라는 생존의 들판을 격렬하게 뛰었던 모양이다. 암 진단을 받은 건 마흔다섯 살 때였다지. 설마 중증이랴, 대수롭지 않은 복통이라 여기고 병원을 찾았다가 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삶이란 예상보다 더 잔인한 것. 예고 없이 방문한 불행의 전령이 사람을 폭풍 속으로 내던진다.
“왜 이제야 왔냐, 이미 늦었다, 의사의 말이 그랬어요. 절망적인 진단이었죠. 이미 전이가 심해 수술도 의미 없다는 거예요. 남은 생존기간은 3개월 정도라며. 실감나지 않았어요. 마치 남의 일처럼. 병원을 나온 뒤에야 혼란이 엄습하더라고요. 이제 죽을 일만 남았구나, 죽기엔 너무 이르지 않은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나, 고통스러운 생각들이 밀려들었죠.”
죽음이 돌연 현관을 노크할 걸 예감이나 했겠는가. 보이는 세계에서 보이지 않는 세계로 떠나라는 이주 통고. 그 황당한 쓰나미를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의 고독이 극한에 달했겠지. 그러나 모든 살아 있는 것들엔 생존본능이 있다. 어떻게든 살길을 찾게 마련이다. 살기 위해 해볼 건 다 해보는 게 본성이다. 그는 자연요법으로 자신의 몸을 구조하기로 했다.
“약초로 살길을 찾기로 했지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죽을 작정을 하고 산에 들어가 풀만 뜯어먹었더니 기적처럼 암이 사라졌다는 식의 소문들. 어떻게 그럴 수 있겠나 싶었지만, 절박한 상황에 몰리자 기대를 갖게 되더군요.”
“물에 빠진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게 마련이죠. 제 주변에도 병원에서 포기한 중병을 산골에 들어가 고친 사람들이 있어요. 야생초 섭취 외에 자연에서 얻은 마음의 안정도 효과적이었던 같아요.”
“한 줄기 희망, 거기에서 나오는 안간힘. 그마저 상실하면 이젠 죽음이겠죠. 산야초로 고칠 수도 있겠다는, 아니 반드시 좋은 끝을 보겠다는 신념을 품었어요.”
결국 산야초가 그를 살렸다. 약초 요법을 극진히 실천한 지 7개월 만에 암세포가 완전히 소멸했다는 병원 판정을 받은 게 아닌가. 의사가 두 손 든 말기 암을 기어이 물리쳤으니 놀랍다. 삶을 견딜 수 있는 건 이런 기적적 이변이 일어나기도 해서다.
몸소 거듭한 산야초 실험
뭐든 하나에 간절히 전념하면 통달한다.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도약한다. 암이라는 사나운 놈을 밀쳐내느라 온갖 약초를 다루는 사이 그의 안목과 요령에 힘이 붙었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유명 약초만이 아니라 이름 없는 풀들조차 약리 작용을 합니다. 제가 실로 많은 무명초에게 신세를 졌어요. 자연스레 산야초의 고귀함에 외경을 갖게 되었고요. 그러면서 난치병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이로울 약초를 찾아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어요.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도래했다! 속으로 그렇게 외치며.”
암을 완치한 그는 또 하나의 허준이 되겠다는 양 남모를 야심을 품고 약재 개발에 나섰던 것이다. 산야초의 치유력에 관한 확신. 그간의 공부와 체험을 살리면 충분히 독보적인 약재를 개발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 이 양자가 그를 추동했던 것 같다. 처음엔 고혈압, 당뇨, 탈모증 등에 탁월한 약초를 찾을 생각이었다. 그러다가 피부질환에 시달리는 환자들이 많다는 걸 알고 아토피를 정복할 산야초 발굴에 전념했다.
이후 결과물로 나온 게 ‘야초(野草)’다. ‘야초’를 사용해본 환자들은 열광한다. 치유 효과가 명백해서다. 중증 아토피에 시달리다 자살하는 환자마저 있다. 너무도 슬픈 질환이다. 그럼에도 특별한 약이 없다. 그 와중에 ‘야초’가 위력을 과시하며 등장한 것. 이 기발한 약재는 단숨에 얻어진 게 아니다. 자그마치 7년을 진력해 얻은 성과물이라는 게 아닌가. 그의 거처는 서울이었으나 산야초를 찾아 7년간 전국 오지 산야를 누볐던 거다. 실험에 실험을 거듭했고.
“피부질환의 고통은 일단 가려움증에서 옵니다. 가려움증을 잡아줄 풀부터 찾는 게 급선무였죠. 피부병에 좋다고 이미 알려진 산야초부터 갖가지 잡초까지, 하나하나 차례로 효험을 테스트했어요.”
“어떤 방식으로?”
“일테면, 제가 모기 소굴에 들어가 온몸을 모기에 뜯긴 뒤 채집한 산야초 즙을 발라보는 겁니다. 어느 풀이 가장 탁월한가, 그걸 찾아내기 위해 장기간 연속 실험을 해 드디어 한 가지 약초를 정립하게 되는 거죠. 그다음으로는 피부 염증을 해결할 풀을, 또 그다음엔 피부 재생에 뛰어난 풀을 찾았고요. 7년간의 이런 과정을 거쳐 다섯 가지 산야초를 최종 정선했어요. 그 다섯을 조합한 게 ‘야초’예요.”
“검증되지 않은 엉터리 약재를 파는 장사꾼이 수두룩해요. 당신의 ‘야초’도 의심을 사지 않았을까?”
“처음엔 코웃음들을 쳤어요. 이미 속아본 환자가 많으니까. 그러나 서서히 인정을 받게 되었지요. 무료로 ‘야초’를 공급받은 중증 환자들이 완치에 이르며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던 겁니다. 환자와 만나기 위해 현재 두 곳의 한의원 한의사들과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치유 사례들은 투명하게 공개되고요.”
‘야초’를 개발하기까지 7년여 동안 그는 굶주렸다. 풀을 뜯어먹으며 배를 채웠단다. 생업이 없는 채로 미치광이처럼 야생초에 빠져 살았던 것. 이 우직하거나 용맹한 사내의 삶은 이제 완연히 변했다. ‘야초’의 성공이 물심양면의 안정을 가져온 거다. 산야를 연구실 삼아 심혈을 기울인 덕분이다. 그 집요한 노력의 결과물에 응분의 관심도 쇄도했다. 국내 유수의 모 제약사로부터 모종의 제안을 받았으며, 유럽이나 중국의 신약 기업들도 관심을 표명해왔다. 그러나 그는 거대 자본과 제휴할 생각이 없다. 언젠가는 악어 같은 자본력에 먹히기 십상이니까. 현재 강진군과 손잡고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외국인 아토피 환자들을 유치할 세계적 수준의 아토피 치료 센터를 건립할 목적으로.
숙원은 아토피 치유센터 건립
한유창 씨의 집은 해발 470m 산기슭에 있다. 사람이 거주하기에 가장 이상적이라는 해발고도다. 모기가 없으며 열대야도 비켜간다. 그가 귀촌한 건 양질의 ‘야초’ 재료를 조달하고, 실험도 계속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암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요양 차원의 귀촌이기도 하니까. 그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도 있다. 일찍부터 자연 속에서 오순도순 살아가는 삶에 대한 선망이 웃자랐다는 게 아닌가. 정적인 성향의 아내 역시 산골을 동경했다지. 마침내 부부가 오순도순 살 수 있는 기반을 잡은 셈이다.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인상은 야무지지만 알고 보면 순진남인가? 그는 맹지를 속아 사는 식의 땅 사기를 세 번이나 당했다.
“군청에 가서 서류 몇 장 확인하면 속을 일이 없다는 걸 몰랐어요. 중개인 말만 믿었던 거죠. 이 집의 터 역시 문제가 많았어요. 묵혀둔 논을 산 건데, 집을 짓기 위해서는 복토 작업이 필요하더라고요. 엄청난 양의 흙을 사다 퍼붓고 성형 작업을 했지요. 땅값보다 훨씬 많은 자금이 들어갔어요.(웃음)”
너른 마당엔 뽐낸 게 없다. 울타리를 두르고 나무를 좀 심었을 뿐이다. 뒤뜰엔 연못을 파 잉어를 넣었다. 그러나 멋부린 태없이 농수용 웅덩이처럼 수수하다. 자연스레 뭐든 내버려두는 게 구미에 맞아서겠지. 그래도 집짓기엔 공을 들였다.
“단순하나 견고한 구조, 그게 좋아 노출 콘크리트 집을 지었습니다. 회색 외벽이 자연 경관을 해치지 않고 잘 어울릴 거라 봤고요. 설계부터 제 취향을 반영했지요. 계획한 건축 형태에 차질이 없도록 공사도 직영했어요.”
“산중의 외딴집이에요. 일부러 외진 곳을 찾았어요?”
“산야초와 동행하는 사람이니 산속에 살아야죠. 그 이유가 아니라도 외딴집의 장점이 많지요. 우선 원주민과의 갈등 소지가 적다는 게 이점입니다.”
“대부분의 귀촌인들이 원주민과의 관계 문제를 최대 이슈로 꼽죠.”
“불화를 야기하면 배겨날 수 없으니까요. 외딴집에 살 경우엔 주민 접촉 기회가 적어 홀가분한 편입니다. 물론 적당한 교류마저 회피할 일은 아니에요. 시골 사람들은 단순합니다. 쉽게 토라지기도 하지만 금방 정들 수도 있어요. 어쩌다 농사일을 잠깐만 거들어줘도 진심으로 고마워들 해요. 그 역시 귀촌생활의 재미로 삼아야죠.”
“자연을 벗삼아 재미와 평온을 맛보고 싶다는 것. 이는 귀촌인들이 공통으로 밝히는 귀촌 동기예요. 자연과의 만남을, 무심히 방치했던 자아를 돌볼 기회로 삼는 거죠. 삶의 본질적인 가치를 찾기도 하고요.”
“도시에서는 바쁜 일상에 쫓겨 자기변화를 꾀하기 어렵죠. 눈에 보이는 풍경들조차 늘 변화 없는 잿빛이고요. 그에 비해 귀촌생활은 신선합니다. 사계절 따라 확연하게 변모하는 자연이 긍정적 자극을 주니까요. 어딜 가거나 어딜 보거나 항상 변화하는 풍경들. 이런 환경에서 살다 보면 일상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죠. 그러면서 너그러워지고요.”
그는 성경 전체 필사를 세 번이나 했다. 좋은 삶에 대한 간절한 기구(祈求)를 담은 필사였겠지. 나긋하고 싹싹한 언사. 곧잘 번지는 미소. 사람을 대하는 그의 태도에 여유가 서려 있다. 서울에 살 땐 달랐다지.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면 때로 통제가 어려웠다. 술 체질이 아니라 들입다 마셔 풀 수도 없었다. 대신에 울화가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여과 없이 터뜨렸다. 그러나 암으로 고난을 경험한 데다 귀촌까지 한 뒤엔 변화가 왔다. 마음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생각에도 따뜻한 기운이 채워졌다.
그는 아홉 마리의 개를 기른다. 두 마리는 데려온 유기견이다. 개가 많아 즐거움이 많지만 불편도 많다. 일테면 부부 여행조차 엄두내기 힘들다. 아내는 그게 억울하다. 제발 더 이상은 늘리지 마옵소서! 그렇게 자주 호소하는 것 같다. 아내의 환심을 사려면 오나가나 진돗개처럼 충성해야 한다. 하지만 개 문제에 관한 한 그는 양보할 생각이 거의 없다. 개 역시 사람과 하등 다를 바 없는 고귀한 생명체라는 인식에서다.
“원래 개를 무척 좋아했어요. 요즘은 애착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암 투병으로 생사 갈림길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느낄 겁니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애틋함이 커지는 기분을. 제 경우엔 피부질환자들의 처절한 고통마저 일상으로 접하며 살지요. 연민의 감정이 커질 수밖에요. 과거엔 모든 걸 ‘나’ 중심으로 바라봤다면, 이젠 남을 중심에 둡니다.”
그의 숙원은 아토피 치유센터 건립을 차질 없이 진행하는 데에 있다. 머잖아 유기견들을 위한 대규모 치유 시설도 만들 계획이고.
◇ 한유창 씨가 주는 귀촌 Tip ◇
•맘에 드는 땅이라도, 자금력이 넘치더라도, 시세를 너무 상회하는 매물 구입을 자제하자. 두고두고 욕먹을 수 있어서다. 마을 땅값을 올려놓을 경우, 원주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 농부가 농지를 매입하고 싶어도 비싸져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집 지을 대지 크기는 300평 미만이 적당하다. 그 이상 되면 관리가 어렵다. 특히 풀이 문제다. 비 온 뒤에는 밀림처럼 풀밭이 우거진다.
•이왕 시골에 사는 김에 산야초에 관심을 가지라. 이름난 약초만을 찾을 거 없다. 그저 흔한 들풀들의 약성도 탁월하니까.
박원식 소설가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와 동대학원 졸업. 광주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오랫동안 자연과 문화에 관한 글을 써왔다. 사람이든 자연이든 대상을 좋아할수록 아득해지는 미스터리가 늘 그를 궁리하게 만든다.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안목을 얻는 일의 요원함을 실감한다. 그가 즐기는 것은 산촌의 적막, 암자의 풍경소리, 낯선 여행지의 선술집, 우연한 만남 등이다. ‘천년 산행’, ‘암자에서 듣다’, ‘산골로 간 예술가’ 등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