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77세의 집안 형님과 시외버스터미널 부근에서 술자리를 같이했습니다. 형님은 77세이지만 신체 건강하고 노인복지관에서 일본어, 중국어, 한문 등 *쉼 없이 공부도 하는 신세대 노인입니다. 지혜도 있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갖고 있다고 평소 생각했던 분인데 술이 취하자 감정을 참지 못하는 것을 보고 깜작 놀랐습니다. 나이 탓인지 술 탓인지 애매하지만 필자는 나이 탓이 더 크다고 봅니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면 너무 고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날 일어난 일은 대략 이렇습니다. 누구나 술을 먹다가 시간이 흐르면 소변이 마렵습니다. 그날 형님은 화장실에 가기 위해 음식점에서 공동 화장실 열쇠를 받아 나갔습니다. 화장실을 찾으려고 두리번거리다가 건물 경비를 만났다고 합니다. 화장실 위치를 물어보자 70대의 경비가 “찾아보세요” 하고 퉁명스럽게 말했다고 합니다. 경비의 태도에 형님은 참지 못하고 화가 폭발했습니다. “이 XX 너 임무가 뭐냐? 고객이 물어보면 성실히 대답을 해야지 뭐? 찾아보라고?”, “뭐? 이 XX? 야! 임마! 저기 화장실이라고 쓴 글씨 안 보이냐? 눈XX은 뭐하러 달고 다니냐!” 하고 서로 주먹다짐이 오가는 걸 내가 뛰어가서 겨우 뜯어 말렸습니다.
고객은 화장실을 처음 물어보지만 하루에도 수백 명이 들락거리는 시외버스터미널 인근의 상가 경비원 입장에서는 똑같은 질문을 여러 사람에게 받다 보니까 짜증도 났을 겁니다. 경비원 눈에는 너무나 잘 보이는 ‘화장실’이라는 붉은 글씨입니다. 그러나 알면 잘 보이지만 모르면 앞에 두고도 찾는 법입니다.
직업이 안내 겸 경비원이니까 누가 백번을 물어봐도 백번 대답하겠다는 심정으로 처음에는 입사했을 겁니다. 또 형님도 찾으라니 찾아보지 뭐! 하고 한 번 더 둘러보면서 화장실을 찾았으면 아무런 문제 없었을 겁니다. 나이가 들면 무시당한다는 느낌이 자주 들고 옳다고 생각하면 목소리를 높여 지지 않으려 합니다. 이런 생각이 싸움까지 할 정도로 분노를 일으킵니다.
나이 들면 별 대수롭지 않은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제일 큰 문제가 상대가 미안한 기색을 보이고 알아 들는 제스처를 취하면 멈춰야 하는데 항복문서를 받을 것처럼 계속 야단을 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젊은이가 새치기를 합니다. 나이 드신 분이 새치기하지 말라고 한마디했습니다. 젊은이는 고개를 숙이며 급해서 이 버스를 타야 된다는 간절한 눈빛으로 사정을 합니다. 무슨 급한 사정이 있는 모양이구나 하고 넘어가면 좋았을 것입니다. 나이 드신 분이 내 말이 먹혀들지 않는다고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상대가 고개를 숙이고 미안해하니 만만하게 보고 이럴 때 몰아붙여야 한다고 생각해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더 큰 소리로 싸가지가 없는 놈이라고 막말까지 했습니다. 그러자 젊은이의 태도가 돌변했습니다. 내가 언제 새치기했느냐고 덤벼듭니다. 궁지에 물린 쥐가 고양이에게 덤벼든다고 지나친 질책이 지나쳐 역으로 봉변을 당합니다.
자기 잘못은 잘 모릅니다. 내가 좀 손해보고 산다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보통 수준의 생활입니다. 말로는 남의 얘기에 경청하고 좋은 말하고 살겠다고 다짐하지만 나이 들수록 점점 꼰대가 되어갑니다. 점점 완고해지는 내 모습에 나도 깜작 놀랍니다. ‘유하게 살자’ 늘 다짐합니다.
직장에 다닐 때였다. 우리 아파트 부녀회장이 필자더러 동 대표에 출마해보라고 권유를 했다. 아파트 동마다 대표가 있고 그 대표들 중에서 전체를 총괄하는 동 대표 회장이 있다. 그동안 필자를 지켜보았는데 경험도 많아 보이고 부지런해서 동 대표 일을 잘할 것 같다고 부연설명까지 했다. 그래서 직장에서 사적인 일을 못하게 해서 할 수 없다고 완곡하게 사양했다.
직장에서야 근무시간 이후에 일어나는 개인적인 일에는 관여하지 않지만 필자에게는 동 대표에 얽힌 안 좋은 기억이 있다. 과거에 직장으로 투서가 날아왔기 때문이다. 그 내용은 회사 직원 모씨가 아파트 동 대표 일을 하고 있는데 근무시간에 동 대표 회의를 주제하는 등 근무를 태만히 했으니 처벌하라는 고자질이었다.
모씨를 불러서 사유를 들어보니 아파트 주민의 관리비 절감을 위해 경비를 몇 명 해고하는 과정에서 해고된 경비가 앙심을 품고 여기저기 진정을 하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아파트 관리비 절감을 위해 아파트 출입문에 자동출입자 감시 장치를 붙이고 경비원을 해고하는 일이 유행하던 시절이었다. 자동화 설비로 입주민의 관리비 부담은 줄었지만 해고되는 경비는 사생결단을 하고 덤벼들었다. 직책에 충실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구설수나 모함에 빠지게 된다. 그것이 필자가 동 대표를 맡지 않으려는 이유였다.
그러나 퇴직을 하고 나니 더 이상 거절할 명분도 없어지고 돌아가면서 맡는다는 심정으로 출마를 하고 주민투표로 당선되어 2년의 임기 두 번을 잘 마쳤다. 더 이상은 동 대표를 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제정되어 있어 홀가분한 마음으로 원래 자리인 주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왔다.
아파트 동 대표의 비리에 관한 사건들이 종종 신문이나 방송에 오르내리곤 한다. 비리를 막으려면 주민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 첫째, 능력 있는 동 대표를 뽑아야 한다. 회계장부를 볼 줄 알고 상식적인 시설물 관리에 눈을 뜬 사람을 뽑아야 한다. 단지 인사성 밝은 좋은 사람으로는 부족하다. 둘째, 관리소장이나 관리소 직원을 적절하게 부릴 줄 알아야 한다. 크고 작은 아파트 유지 보수 건이 생기면 관리소 직원들이 자기 집 일하듯 시장조사를 하고 가격을 흥정하고 한 푼이라도 아낄 수 있도록 지시하고 관리감독을 해야 한다. 적당히 복수경쟁을 하도록 하고 영수증 처리나 하면서 나는 부정비리와는 관계없다고 생각하는 태도 또한 옳은 자세가 아니다. 미리 시장조사를 해서 예상 비용을 알고 입찰을 보는 것과 무조건 입찰을 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셋째, 관리비 절감을 위해 아파트 공동 유지비용 절감에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 필자는 지하주차장의 노후화된 재래식 안정기 형광등을 LED 등으로 바꿔 전력요금을 대폭 낮췄다. 개인재산인 보일러 같은 시설물을 교체할 때는 희망 세대수를 파악해 업체와 가격경쟁을 협상했다. 공동구매는 가격인하의 결정적 무기가 된다. 넷째, 주민들이 살기에 쾌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근무자들이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관리소 직원이나 경비원 청소부도 고용안정이 최우선이다. 급여를 쥐어짜 다른 아파트보다 적게 주려고 하면 안 된다. 많이는 못 줘도 남들만큼은 줘야 한다.
한 개의 아파트 동만 해도 시골 마을 전체의 세대수와 비슷하다. 주민은 더 많고 더 젊다. 지적 수준도 월등하고 역동적이다. 그러나 반상회를 하면 참여율이 저조하다. 살기 좋은 쾌적한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주민 모두가 참여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최우선이라는 것을 알리고 물러나니 홀가분하다.
필자는 항상 ‘남편은 큰 아들’이란 정신에 충만해 있다. 내내 참고 산다. 어떻게 필자 마음대로만 하고 살겠는가. 어찌 할 말을 다하고 살겠나. 요상스러운 것은 저녁이면 남편이 그리워지고 올 때를 기다린다. 소통하며 친하게 지내야 한다.
하지만 남편은 필자의 이런 ‘소통 모드‘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다. 필자가 있는 맘 없는 맘 잔뜩 먹고 잘 지내려 가까이 가면 여지없이 어기짱을 놓는다. 반드시 싸우게 된다. 오히려 데면데면 지내야 별 탈 없다. 너무 오랫동안 달라진 서로의 입장이 안타깝다.
특히 남편은 술을 먹고 오는 날이 문제다. 이런 날은 자기의 의견을 말한다. 평소에 맑은 정신으로 이야기하면 좋겠다. 그리고 자기 주장만 한다. 떼쓰는 듯 기분 잡치는 말만 한다. 말할 때 잘난 척을 하고 남편을 무시했단다. 그런 문제가 대화를 못 하게 한듯하다. ‘당신한테 말해봤자’ 라는 생각이 들며, 이야기하기가 겁난다고 했다. 그때 서로 솔직한 대화를 했어야 했다. “당신한테 이야기해봐야 안 통해” 끝말을 쏟아 놓고는 방으로 들어간다.
그러면 밤에 베개를 껴안고, 마루를 오가며, 며칠을 힘들어 했다. 밤 2시에 아파트 마당을 어슬렁거리기도 했다. “선생님, 한 밤중에 돌아다니시데요.” 이런 말을 경비원한테 듣기도 했다. 가슴에 통증을 올 때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그와 다툼이 있으면 기운이 지치면서도 대항해 보려고 했다. 서로 대화의 기법이 달랐다. 지금은 오로지 필자 마음 아프지 않게 살아야 한다. 이 생각을 하면 마음이 편하다. 지금은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다툼이 시작되려고 하면 어느 시점에서 “아이 왜 이리 졸려, 자야겠네.” 하면서 일단 방으로 들어가는 지혜가 생겼다. 내게 강 같은 평화를 주소서. 암시를 한다. 잠들기 전 화난 마음으로 잠들지 않아야 된다는 것을 명심하게 되었다.
남편에게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한테 이야기해 봤자 바뀌지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내 생각만이 옳다는 생각에 사로 집히지 말자. 오로지 일에 열중하는 남편, 나와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갖지 않는 남편에 대한 미움이 컸다. 그래도 없는 것 보다 낫다. 옆집 아저씨다. 그런데 그 아저씨 참 착하다. 나한테 용돈을 주지 않는가. 캄캄한 밤이 오면 기다릴 사람이 있다. 서성거리는 그림자라도 좋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참는다.
지금은 각자 자신이 하는 일을 격려하며 지내고 있다. 그의 사업장에 찾아가 도울 일이 있으면 돕는다. 그런데 그는 필자가 오는 것을 원치 않는다. 지금껏 살아보니 남편과 필자는 많이 다르다. 그는 현실적이고 필자는 감성적인 편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겠다. 솔직하게 표현하고 공유해야겠다. 여러 번을 반복해서 어깃장 놓는 소리를 해도 ‘그랬군요.’ 동조를 해준다.
‘내가 전생에 진 빚 갚겠습니다.’
‘남편 밥은 앉아서 먹고, 자식 밥은 서서 먹는다.’ 이 두 구절로 참는다.
“손녀 일링(당시 7세)에게는 대학 졸업 시까지의 학자금으로 내 주식의 배당금에서 1만 달러를 준다. 아들 일선은 대학까지 졸업시켰으니 앞으로 자립해서 살아가거라. 딸 재라에게는 유한중·공고 안의 (내) 묘소와 주변 땅 5000평을 물려준다. 아내 호미리는 딸 재라가 노후를 잘 돌봐주기를 바란다. 내 소유 주식 14만 941주는 전부 ‘한국 사회 및 교육원조 신탁기금’에 기증한다."
1971년 봄에 별세한 유한양행의 창업주 유일한(柳一韓·1895 ~1971) 선생이 남긴 유언장의 일부이다. 유일한은 9세 때 미국으로 가서 고학으로 대학을 졸업한 후 식품회사를 세워 크게 성공했다. 1926년 31세의 나이로 한국으로 돌아와 안정적인 교수직을 마다하고 가난과 병으로 신음하는 동포들에게 좋은 일자리와 약을 제공하는 것이 더 급하다면서 유한양행을 설립했다.
이런 유일한을 우리들 대부분은 청빈한 기업가로만 알고 있지만 온몸을 던져 독립운동에 헌신한 분이기도 하다. 독립운동가 박용만이 미국 네브라스카주에 세운 ‘한인소년병학교’를 다닌 이후 투철한 애국심과 민족 사랑으로 일생을 살았다. 일제의 압박이 거세진 1930년대 후반에는 미국에 거주하면서 재미한족연합위원회 산하 한인국방경위대 ‘맹호군(猛虎軍)’의 창설에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
특히 1941년 일본의 진주만 폭격으로 태평양전쟁이 발발하자 미군 전략정보처(OSS)의 한국 담당 고문으로 활약했다. 1945년에는 재미한인들을 훈련시켜 국내에 침투시키는 ‘냅코 계획(Napko Project)’의 행동대원으로 직접 참여했다. 기업 경영은 물론 필요하다면 조국과 동포를 위해 온몬을 던지려 했던 유일한의 애국심과 충정, 그의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영원할 것이다. 정부는 뒤늦게 1995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유일한 외에도 우리는 예부터 내려오는 부자들의 훌륭한 전통과 아름다운 선행을 많이 알고 있다. 10대 300여년을 이어온 경주 최부자댁, 정직과 신의로 돈을 벌어 가난을 구제한 거상(巨商) 김상옥, 조선의 첫 여성 CEO 겸 자선가 김만덕, 일제강점기 시절 평양의 고결한 여성부자 백선행 등이다.
“저한테는 기부가 자손들에게 물려줄 유산입니다.”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의 1호 회원인 남한봉 유닉스코리아 회장의 말이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억 원 이상 고액기부자들을 가리키는 일종의 ‘명예의 전당’이다. 2007년 12월 남 회장이 첫 번째 회원으로 가입한 이후 2010년대 들어 매년 2배씩 늘어나면서 회원 수가 839명(2015년 6월 현재)에 달하고 있다. 기업인이 427명으로 절반을 넘고 전문직 86명(10.3%), 자영업자 48명(5.7%)의 순이고 기업체 임원과 공무원, 스포츠인, 방송·연예인도 찾아볼 수 있다. 돈 많은 부자만 있는 것도 아니다.
2014년 11월 627번째 회원으로 가입한 김방락 선생(68)을 만나보자. 특전사 부사관을 거쳐 군무원으로 30년 넘게 근무하다가 은퇴한 후 10년 남짓 한 대학의 경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지금도 그다지 넉넉하지는 않지만 어려웠던 때를 생각하면서 경비생활 10여 년 동안 번 돈을 모두 기부하기로 한 것이다. 공무원 연금(200만원)과 베트남 참전수당(22만원)으로 생활비를 하고 경비원 월급 120만원은 모두 기부하는 셈이다. 휴가라고는 군무원 때 30년 재직 기념으로 5일을 다녀온 게 전부란다. 제주도도 못 가봤고 외국은 베트남 파병 때 간 것밖에 없다.
외국으로 눈을 돌려보자. 미국의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는 ‘부자로 죽지 않기 위해’라는 소신대로 은퇴 후 여생을 기부 등 사회헌신으로 살다가 미국 부자의 롤 모델이 되었다. 이 같은 전통을 이어받아 부자 서열 1, 2위를 다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기부금액에서도 수위를 다투고 있다.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가 수조원대의 기부를 하는 등 떠오르는 신흥부자들도 기부대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320억 달러(36조원)에 달하는 개인 재산 전부를 기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럼 열심히 벌어서 사회에 기부하고 환원하는 것만이 최선이고 잘 하는 일일까? 아니다. 사람마다 생각과 철학이 다르다는 점에서 일률적인 잣대를 들이댈 수는 없다. 기부와 마찬가지로 상속 또한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지는 삶의 동기이자 보람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가난한 가운데서 열심히 일해 번 돈을 자손들에게 물려줌으로써 그들이 나와는 달리 좀 더 윤택하고 안정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부모로서의 바람을 누가 탓할 수 있을까?
다만 남과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돌아보자고 권할 수는 있을 것이다. 배고프고 아픈 사람들을 돌아보다 보면 더 많은 좋은 일들이 생겨날 것이고 거기서 남다른 보람과 성취감을 얻는 부자들이 많아질수록 따뜻하면서도 살기 좋은 세상으로 바뀌어갈 것이다. 따라서 기부 또는 봉사를 강권하기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동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소득 및 재산수준이 높아질수록 고민에 빠지게 된다. 가진 돈, 늘어나는 돈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돈의 관리(how to manage)는 크게 3 How, 즉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how to portfolio), 어떻게 쓸 것인가(how to use), 어떻게 물려줄 것인가(how to pass down)’로 나눌 수 있다. 이 세 가지를 강조하는 것은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할 경우 우리의 삶이 ‘유종의 미(有終之美)’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은퇴하지 않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죽지 않는 사람도 없다. ‘다 쓰고 죽어라(Die Broke)’의 저자 스테판 폴란이 주장한 바와 같이 영원히 살 것처럼 돈에 연연하지만 말고 나와 내 가족은 물론 한 걸음 더 나가 사회와 국가의 삶의 수준과 의미를 향상시키는 일에 돈을 쓸 줄 알아야 한다. 아닌 말로 일본사람들처럼 돈을 움켜쥐고만 있으면 나와 내 가족을 넘어 그 사회와 경제도 병들고 불행해질 뿐이다. 투자도 하고 그러면서 손해도 보고 이익도 보고 쓸 건 쓰고 물려줄 건 물려줄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돈으로부터 해방되면서 진정한 삶의 재미와 행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대목에서 필자는 다시 한 번 ‘공자도 부러워할 5자’를 외치고 싶다. 5자가 그대를 자유롭게 하리니~. “놀자, 쓰자, 주자(베풀자), 웃자, 걷자.”
글 최성환 한화생명 은퇴연구소장·고려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사고후 중도사퇴는 뺑소니와 같다…
-아직도 세월호 보고서가 없다는 것은 한심하기 그지 없는 일
-‘잘 산다’개념을 제대로 이해못한 한국사회…
-말로만 하지 말고 배려의 참뜻을 실천하라
세월호 사고는 한국 사회에 가해진 치명적 충격파였다. 무고한 피해자들의 억울함, 부실하기 그지 없었던 구조구난 시스템, 선박 회사의 비리와 해경의 무능함까지, 세월호 사고는 너무나 많은 ‘망가진 것들’을 우리들에게 보여줬고 그 모습에서 우리 사회의 허술한 실체를 절감해야만 했다. 국내 6.25 전쟁후 사회학 1세대면서 사회학의 기반을 닦는 데 기여한 김경동 카이스트 경영대학 초빙교수. 김 교수는 사회학계의 거두로서 대학 외부의 손짓에도 한 눈 팔지 않고 퇴임 때 까지 학계에 남았다는 그 나름의 모본을 보여주는 특별한 학자다.
그가 말하는 세월호 사고 이후, 지금의 한국 사회가 직면한 커다란 문제들과 그 근원에 대한 분석을 들어본다.
“사고 수습하다 말고 사퇴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아픈 기억은 얼른 지워버리자고 말한다. 심지어 어떤 정치인들은 단순히 해상 교통사고였다고 치부하기도 했다. 그 사이코패스적 발언들은 세월호 사고 속에서 드러난 온갖 비리와 부실의 총체적 모습들과 더불어 우리 사회의 공동체의식이 망가질대로 망가져 있다는 걸 재발견하게 만들었다. 자신의 가족이 같은 상황에 처해도 그런 말을 할 수 있겠냐고 그들에게 되묻는 건 의미가 없다. 이미 역지사지라는 기본적 관념을 지워버린 이들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사이코패스들이 날뛰는 세상, 우리 사회는 왜 이렇게 되었나
한국 사회학의 기반을 닦는 데 일조했다고 평가받는 김경동 교수는 세월호 사고를 돌아보며 이 사태의 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보면서 우리 사회에 대한 성찰이 필요함을 분명하게 밝혔다.
“세월호 사고는 왜 우리가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가에 대한 심층적인 성찰이 필요하다는 걸 알려주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탓하기보다는 우리 자신에 대한 성찰에서부터 시작해야 해요.”
김 교수는 세월호 사고에 대한 대처로 해경을 무조건적으로 없애고 안정 정책을 통합하는 기구를 졸속으로 만드려 한 것도 성급한 처사라고 평가했다.
“안전에 관한 기관을 만드는 건 사고에 대처하는 한 방편이기에 ‘그런 기관을 만들겠다’고 말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사고에 대한 성찰도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 뭔가를 빨리 만들어 보여주려고만 하는 건 답이 아니에요. 과연 그렇게 만들어진 기관이 제대로 된 업무를 할 수 있을까요?”
그는 ‘end’는 잘하면서 ‘finish’는 안되는 습관에 젖어 있다며 완료는 잘하는데 완성도는 낮다고 지적했다.
모두가 힘 합쳐 대책 백서 만들어야 참사 되풀이되지 않는다
“백서라고 정책보고서라는 게 있는데 사고백서는 원인을 찾아내 자세히 기록해놓음으로써 비슷한 참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만드는 공적 보고서지요. 미국은 9·11 테러 이후 2년 동안 모든 관련분야 전문가들이 다 참여해서 수만 페이지에 달하는 대책을 만들었던 것처럼 철저히 조사하고 대처방안을 만들어 가는데 진중한 자세가 절실하다고 봅니다.”
김 교수는 정부차원의 조사위원회를 꾸려 사태의 원인과 공과를 샅샅이 파헤쳐 수습대책과 재발 방지를 위해 해야 할 일을 정리한 보고서가 없다는 것은 한심한 일이라고 일갈했다.
거기다 사건이 터지고 나면 책임자들은 사임하는 우리나라 인사풍조는 특권에만 집착하는 것 뿐이라는 지적이다.
사의 표명이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평가하는 것 같은데 옷을 벗는 건 나중이고 먼저 세월호 참사의 문제점·원인을 이 잡듯이 잡아내 꼼꼼한 대책을 수립하고 그만두는 것이 정당하다는 그의 생각이다. 부패하고 무기력한 기업·관료가 꼼짝 못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는 것이 순서라는 것이다.
‘빨리 빨리’가 한국 사회를 망치고 있다
김 교수는 근본을 성찰하고 공감대를 만들어야 하는 작업을 방해하고 무조건 성과만을 찾는 ‘빨리 빨리’ 정신의 근원이 경제 개발에 대한 맹신에서부터 비롯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 차원의 경제개발에 대한 로드맵은 이미 1950년대에 있었습니다. 자유당 정권 때에도 능력 있는 관료들과 전문가들이 경제개발 계획을 수립했었어요. 그러나 자유당 정권이 무너지고 이어서 장면 정권도 실패하면서 준비했던 경제개발 계획은 실현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군사정권이 들어섰습니다. 군사정권으로선 정권의 정당성 확보가 중요했죠. 그 정당성 확보를 위해 경제개발을 정책 일순위로 선정했습니다.”
김 교수는 박정희 정권의 지향점이 경제 개발에 특화돼 다른 나라들에 비해 성공적으로 이뤄진 건 우리에겐 일단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경제라는 것은 살아있는 동물이다. 크면 클수록 그 안엔 복합적인 문제가 생긴다. 우리나라가 1990년대까지 성장하다가 그 이후로는 성장이 주춤해진 건 경제가 복합적인 구조가 되어 다루기 어려워지고 변화가 간단치 않아졌는데 이에 대처할 만한 새로운 시스템을 정립하지 못했기에 그런 것이다.
“기껏해야 수십 년, 세대로 치면 한 세대 동안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저 같은 사람은 일제강점기에 태어나서 학교를 다니고 광복과 전쟁을 겪고 산업혁명까지 다 경험한 것입니다. 문제는 그런 시점에 왔는데,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 행동양식, 인간관계는 그 새롭고 복합적인 시스템을 운영하기에는 적합치 않은, 60년대의 모습 그대로를 가져온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아주 간단한 것 같지만 사람들이 정해진 규칙을 지키지 않는 것, 그게 바로 시스템의 근본적 개혁에 실패한 주요 원인이라는 겁니다.”
국가개혁운동 ‘잘 살아보세’가 실패한 이유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사회적 시스템은 개선되려는 의지가 없었던 걸까? 그건 아니다. 1970년대를 상징하는 새마을운동은 대표적인 국가개혁운동이었다. 새마을운동의 구호는 익히 알려졌다시피 ‘잘 살아보세’였다.
“그런데 문제는, 잘 사는 게 뭐냐는 정의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했다는 겁니다. 박정희 대통령 때는 경제제일주의라는 말이 정책 기조 중에 실제로 있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도 IMF사태를 맞아 경제제일주의를 표방했죠.“
김 교수는 경제제일주의라는 말을 하기 전에 ‘잘 산다’라는 넓은 개념에 대한 가치관을 보다 신중하게 정의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우리가 잘 사는 건 이런 건데 그러기 위한 첫 걸음이 바로 가난에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라는 걸로, 잘 산다라는 넓은 개념을 확립하고 공유한 다음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그런 신중한 논의를 하기 전에 무조건적으로 ‘돈’이 모든 정책과 인생의 중심 목적이 된 게 문제였다.
“자본주의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담 스미스는 소위 ‘시장경제가 부를 축적하는데 가장 효과적이다’라는 이론을 제시한 책 의 저자입니다. 그런데 그는 이 책을 내기 전에 도덕적 정서에 대한 책을 썼고 거기에서는 인간은 타인의 정서에도 관심을 가지고 동정심 같은 것으로 타인과 정서적인 공유를 하면서 다 함께 잘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은연중에 공동체주의 철학이 담긴 거죠.”
김 교수는 우리 사회가 당장 잘못되는 것만 막아줬지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사회에서 발전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덴 성공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정부나 국민이 중요시하는 가치는 여전히 장기적인 미래보다는 당장의 해결책에 머물러 있다. 그것은 물질지상주의가 아직 사람들에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가 제대로 발전하려면 무엇보다도 교육가치관이 바로 서야하는데, 우리나라 교육은 경쟁에서 이겨서 출세하라고 말합니다. 출세하면 물질적 보상이 나오죠. 지금껏 우리 사회가 인생의 목표라고 부르는 것 말입니다. 그러다보니 극심한 경쟁 속에서 내가 살기 위해서는 타인을 지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몰두하게 되는 거지요. 그런데 인생은 돈과 지위가 전부가 아니란 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회적으로 보면, 모든 이들이 이런 식으로 다 자기중심적이면 사회 자체가 성립이 안됩니다.”
타인을 생각하라, 그리고 변화를 수용하라
아직 성숙하지 못한 사회. 김 교수는 갈팡질팡하며 혼돈 속으로 가고 있는 지금의 한국을 그렇게 진단했다. 그렇다면 김 교수가 말하는 성숙의 기준은 무엇일까? 그는 간단하게 정의내렸다.
“개인적으로는 어린이가 처음 태어나서는 지극히 자기중심적인데 차차 자라면서 남을 의식하게 되는 게 성숙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는 타인에 대한 배려를 바탕으로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성숙의 증거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저 보고 출세를 안 했으니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고 할 겁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교에서 학문에 전념하다 은퇴했고, 계속 강의와 연구를 할 수 있고, 많은 제자를 길러냈으니까요. 하고 싶은 일을 잘해서 사회에 공헌하는 것, 그게 성공이라고 봅니다.”
성숙에 대한 그의 기준은 간결했다. 그만큼 성공에 대한 기준 또한 간결했다. 그러나 그 간결함이야말로 한 사회학자가 70여 년의 오랜 생애에서 체험하고 연구하여 얻어낸 커다란 교훈이기도 했다.
“은퇴하고 나서 학교폭력 방지위원으로 사회공헌을 하면 어때요. 어떤 사람은 교장 선생님 하다가 경비원 하기도 하고 그러죠. 거기서 즐거움과 보람이 있다면 행복 아닙니까?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할 필요가 없지요. 저도 계속 일을 하며 살 겁니다. 나와 가족의 행복과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6.4지방선거가 한달도 채 안 남았다.
여느 선거와 마찬가지로 지방선거에서도 단골 이슈는 역시 복지공약이다. 사회복지 분야는 선심성 공약이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 다닌다. 유권자들은 속고 또 속으면서도 복지에 대한 갈급한 마음으로 표를 던진다.
현장과의 괴리도 비현실적인 공약 남발을 부추긴다.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하지만 시민들의 목소리에는 도통 귀를 기울이지 않는 느낌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어르신들을 위한 실천가능한 복지공약 움직임은 매우 반갑다.
더 이상의 공허한 공약은 유권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실현 가능한 구체적 공약을 제시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르신 표심 모으는데 정성 다해
새누리당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는 노령인구 비율이 높은 부산의 특성을 고려한 ‘6대 노인정책’을 발표했다.
서 후보는 정책의 기본 방향으로 부산의 도시공간을 노인친화형으로 정비하고, 모든 노인들에 대해 소득 의료 주거 여가 등 4대 생활권이 보장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노령친화도시 부산 ▲노인 일자리 4만개 창출 ▲노인 안전 ‘5 to 10서비스’ ▲노인건강 예방 및 지원 서비스 ▲복지사각지대 노인 맞춤형 정책 ▲그룹홈 지원센터 설립 등 노인정책을 발표했다.
서 후보는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인 복지사각지대 노인들에 대해 생계급여를 지급하는 ‘부산형 기초보장제도’를 도입하고, 노인들이 병·의원에서 독감 예방접종 요금(약 2만원)을 전액 시에서 지원하는 등 전향적인 정책을 도입키로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장 김영춘 후보도 지난 5월 8일 어르신들을 휘한 ‘사랑의 밥퍼’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면서 주택 수리비를 반값으로 낮출 수 있는 어르신 일자리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또 노후 주택단지에 마을관리사무소를 설치해 어르신들을 관리인으로 채용하거나 시간제 일시보육 등 어르신 일자리를 늘리고 공공실버타운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확충하고 마을장례위원회를 활성화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박성효 예비후보 '노인복지' 공약 발표
박성효 새누리당 대전시장 예비후보는 3개로 이뤄진 ‘어르신 섬김’ 공약을 발표했다.공약은 ▲ 베이비붐 세대에 맞춤형 복지 제공 ▲ 어르신 복지시설 확충 및 지원 ▲ 따뜻하고 활기찬 경로당 조성이다.특히 박 후보는 베이비붐 세대에 대한 맞춤형 복지 제공 방안으로 신중년세대위원회 구성을 통한 새로운 소통채널 마련과 ‘인생이모작센터’ 설치 운영, 취미교실 운영 등 다양한 교육 기회 제공 등을 제시했다. 또 아동 안전지킴이, 교육강사, 해설사, 장애인 돌보미, 희망근로프로젝트, 청소원, 경비원 등 어르신 일자리를 알선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전문직 퇴직자 등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기업 설립도 지원하기로 했다.이 밖에 어르신의 기호를 반영해 경로당을 카페형, 공방형, 동아리형, 사무실형 등으로 바꿔나갈 방침이다.박 후보는 “대한민국 발전의 초석을 다진 어르신께 효도하고 보답하겠다는 마음으로 이런 공약을 마련했다”며 “반드시 실천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4월 말 현재 대전시 인구 153만 5천367명 중 65세 이상 노인은 10.0%인 15만 3천655명으로 집계됐다.
홍문표 예비후보 ‘노인 자살률 낮추기' 공약 제시
새누리당 홍문표 충남도지사 경선후보는 노인복지서비스 정책 등 노인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공약을 발표했다. 홍 후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충남지역은 노인자살률 1위, 청소년 자살률 2위 등 전국 최고를 기록하고 있어 그대로 넘길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사회와의 단절로 격리돼 있는 노인들이 늘면서 근본적인 복지정책과 청소년정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공약으로 △노인복지서비스 관리카드제 시행 △노인복지정책과 신설 △도지사 직속 노인문제위원회 설치 △시군 보건소 무료진료 추진 △노인전용버스 도입 등을 제시했다.
김명숙 예비후보 ‘독거 어르신 돕는 생활민원콜센터’ 운영 제시
김명숙 청양군수 예비후보는 “청양은 65세 이상 노인이 30%에 이를 만큼 고령화가 심각해 돈으로 충족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보다는 어른들이 존경받는 토대를 세우는 게 중요하다”며 “아름다운 경관을 활용한 개발로 도시민이 찾아오고 이곳 노인들도 존중받으면서 행복해지는 농촌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혼자 사는 노인들이 수도나 전기 등이 고장 났을 때 달려가 고쳐 주는 ‘생활민원콜센터’를 운영하고 겨울철만 모여 생활하는 마을회관을 사시사철 함께 묵으면서 노래교실 등을 즐기는 군 직영 노인복지회관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김창수 예비후보, 노인요양병원 유치 공약
새정치민주연합 김창수 장수군수 예비후보는 노인복지 공약으로 “건강한 노후를 위해 장수읍과 장계면에 노인요양병원 유치, 보건의료원 의료 서비스 개선, 만수무강 치아건강 프로젝트 등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김 예비후보는 또 “생활이 즐거운 노후를 위해 노인행복 시범마을 지정 및 지원, 농한기 경로당 식사 도우미 지원 등을 실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명범 예비후보 ‘어르신 돌보미 이동 목욕 버스 운영’ 공약발표
이명범 충남도의원 예비후보는 지역주민과 어르신들을 모시고 ‘어르신 돌보미 이동 목욕 버스’를 운영하겠다는 노인 복지 공약을 내놓았다.
이명범 예비후보는 덕산온천의 온천수로 ‘국민 기초생활 보장 수급 어르신’과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을 대상으로 1주일에 한번 목욕할 수 있도록 ‘어르신 돌보미 이동 목욕 버스’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후보가 밝힌 ‘어르신 돌보미 이동 목욕 버스’는 목욕 시설과 함께 혈압, 당뇨, 피부질환, 시력, 청력, 체중, 운동기능 등 어르신들의 기초적인 건강 상태를 간편하게 검진할 수 있도록 건강 검진 장비를 구비하고 간단한 음식과 이발 서비스도 함께 제공 할 예정이다.
이 후보는 ‘온천수로 목욕하면 노인들의 관절염과 피부 질환, 혈액 순환 등 온천 치료 효과가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적지 않은 우리 어르신들이 몸이 불편하거나 경제적 형편 등 이런 저런 사정으로 목욕을 제대로 하지 못해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다른 지역도 아니고 온천으로 유명한 우리 지역에서 이런 복지 프로그램이 없다는 사실은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라며 ‘어르신 돌보미 이동 목욕 버스’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종익 예비후보, 노인 일자리 제공 약속
전남 목포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김종익 예비후보는 “노인의 경제활동 참가 욕구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노인일자리사업에 신청자의 30%만 참여하고 있는 현실이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인회장단과 전문가로 구성된 ‘노인일자리 모니터링단’을 구성하여 의견을 수렴하고 적합한 직종을 발굴해서 일하고자 하는 모든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목포에 없는 시니어클럽을 개설해 노인복지기관에 위탁운영하게 하고 노인회장들을 노인일자리 사장으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 노인일자리 사업의 효과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복지버스’도입을 통해 65세 이상 노인들을 위한 무상버스를 운영하고 노선이 불편한 곳에 마을버스를 신설해 노인들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신노년층을 겨냥해 은퇴 후 인생설계와 사회참여를 지원하는 ‘인생이모작센터’를 설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과 안내를 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정신건강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는 사회분위기를 거론하며 “독거노인들을 포함한 노인들의 정신건강을 목포시 차원에서 돌보겠다”며 “독거노인 전문상담사의 역할을 강화하고 지역사회의 정신보건센터에서 노인정신건강사업을 주도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북도지사 예비 후보 3인들의 노인 일자리 공약
전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엽 국회의원은 “노인 일자리가 곧 복지다. 어떻게 어르신들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냐가 복지의 핵심”이라며 “어르신들에게는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인생 3모작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스스로 돕는’ 노인 공공형 일자리 창출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그는 “공공형 일자리에서 어르신들이 일하면서 경제적 자립을 이루게 하겠다”며 “‘스스로 돕는’ 노인 공공형 일자리 정책은 경제적 자립과 정신적 건강 두 가지를 모두 보장하는 정책이며 돌봄 받는 노인의 모습이 아닌, 스스로 돌보는 노인의 전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콜택시 바우처’ 사업으로 어르신들이 가시고 싶은 곳에 편안히 가실 수 있도록 하겠다”며 “마땅한 교통수단이 없어서 외출에 불편을 겪는 어르신들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봉균 전북도지사 예비후보는 “농촌복지의 가장 큰 문제는 복지수요는 매우 높으나 특정지역에 편중되어 있다”며서 “지역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복지시설이 매우 부족하고 종합복지시설은 주로 읍내에 위치하여 면 단위 노인들에게까지 복시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후보는 “도농이 혼재된 지역특성과 농촌지역의 심각한 복지 인프라의 부족문제를 동시에 고려한 조금 더 촘촘한 전북형 맞춤형 복지를 설계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그 틀 안에서 노인과 장애인 등에 대한 세심한 복지대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그는 “계속사업으로 노인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인일자리 전담기관 지정 및 시니어클럽 활성화와 시니어 인턴십, 고령화친화기업 등 중앙공모사업 적극 참여토록 할 것”이라며 “종합복지관(도시지역) 및 경로당 통합복지관(농촌지역) 확충 및 운영 지원 프로그램 확대 공급, 노인체육시설 확보 등을 추가검토 과제로 선정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하진 전북도지사 예비후보는 “어르신들의 건강관리 지원 서비스를 확대하고, 독거노인 빈곤층 노인복지를 강화 하겠다”며 “이를 위해 경로당 노인건강관리 지원 사업을 통해 어르신들의 건강서비스를 확대하고, 독거노인 가족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빈곤층 독거노인은 물론 전북에 600여개 경로당이 설치돼 있지만, 어르신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경제여건이 좋지 않고, 건강에 대한 지출이 높은 상황으로 노인건강 관리 지원이 가장 필요한 게 현실”이라며 “경로당별 건강관리 코디네이터를 지정, 이를 노인 일자리사업과 연계해 노인건강교육 코디네이터로 육성하고, 지역사회 건강 관련 단체들과 건강관리 MOU 체결, 건강시설 보강 등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해 ‘복지 사각지대의 생계형 사건·사고 유형과 원인’에 대한 보고서를 내놨다. 전체 사건·사고 중 약 36%가 생계비 문제와 관련돼 있으며, 이중 33.5%가 노인층으로 상당 비율을 차지했다. 많은 빈곤 노인이 가족해체와 고립, 경제적 어려움, 조기 실직과 불안정 고용이라는 상황에 놓여있다. 소득수준이 낮고 혼자 거주하는 노인의 경우 우울 증상 경험도 빈번하다.
은퇴 후 화려한 인생 2막을 시작한 시니어들에 반해, 택배·경비·세차·건물 청소 등 고단한 일자리로 생계를 유지해나가는 시니어들도 상당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빈곤 속에 그들의 삶은 점점 무기력해지고 갈 곳을 잃어간다. 다음은 66세 경비원 나경비(가명) 씨의 일과다.
# 나경비씨의 하루
새벽 5시. 출근 준비를 위해 눈을 뜬다. 몸이 무겁다. 아침밥 먹자고 아내를 깨운다. 귀찮다는 표정으로 냉장고에서 반찬을 툭툭 꺼내놓는 아내의 모습이 어쩐지 서운하다. 상에 마주 앉아 늘 비슷한 얼굴로, 비슷한 반찬에 밥을 먹는다. “고등어 한 마리 사다 구워보지.” 고등어가 먹고 싶어서만은 아니다. 그저 한마디씩 주고나 받자고. “요즘 고등어가 한 손에 삼천 원씩 해”라는 아내의 대답은 ‘돈이 없어 고등어를 못산다’는 말이다. 언젠가부터 무슨 말을 해도 돈 얘기가 붙어 대화를 이어가지 못한다.
출근 시간 7시. 맞교대 근무자를 위해 30분은 일찍 가야 마음이 편하다. 그렇지 않다고 해서 딱히 아침에 할 일은 없다. 아침 운동을 다녀볼까 생각도 잠시 해봤지만, 꼬박 24시간을 근무해야 하는 경비에게 그건 삶의 여유가 아닌 피로다. 밤샘 격일 근무라는 것이 생활 리듬도 안 맞고, 내가 하루 더 쉰다면 다른 사람이 이틀을 연속 근무해야 하니... 생각처럼 할 수 있는 일도 적어졌고, 정상적인 생활 방식을 유지하기도 힘들다.
근무를 시작한다. 딱히 어려운 일은 없지만 쉴 틈도 없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사는 것이 스트레스였던 지난날보다 경쟁 없이 홀로 일하는 지금이 더 괴롭다. 일해서 벌었다기보단 고통의 시간을 이겨낸 대가로 월급을 받는다는 생각도 든다. 내 고통의 대가는 140만 6700원. 최저임금의 90%만 받는 셈이다. 막상 나와 있는 시간은 하루 꼬박 24시간인데 점심시간 1시간, 저녁시간 1시간, 야간휴식시간 4시간을 빼면 실 근무시간은 18시간으로 측정된다. 그마저도 눈치 보고 쪽잠 자가며 100% 편히 쉬어본 적이 없다.
어제는 아들이 내 월급이 얼마인지 물었다. 이제는 자식까지 돈을 빼놓으면 대화가 안 된다. 150만 원 정도 받는다고 조금 올려 말했다. 아들은 요즘 최저임금이 시급 5200원이 넘는다는데 그거밖에 안주냐며 회사에 건의하던지 다른 곳을 알아보라고 따져댔다. 차갑게 말하는 아들한테 서운하고 야속하다. “그래도 우리 건물만 한 곳이 없어. 일도 없어서 실제로는 더 많이 쉬고. 오히려 내가 편하게 돈 벌어가는 거 같아 미안하지”라며 마음에도 없는 말을 내뱉었다. 모르는 얘기가 아니지만 이런 경비 일도 못하는 사람이 줄을 섰다. 입 있다고 이런 얘기 늘어놨다간 결국 아쉬운 사람은 나다. 그렇게 자식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고, 이 세상에도 떠들어 볼 수 없는 나 자신이 답답할 뿐이다.
퇴근 시간 7시. 나는 집으로 가는데 이제 막 나와 바삐 출근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어째 나만 거꾸로 사는 거 같아 기분이 별로다. 집에 와 쓰러지듯 잠들었다가 오후 두 시쯤 깼다. 집엔 아무도 없다. 혼자 끼니를 때우려던 참에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해장국 한 그릇 시켜놓고 막걸리 한 사발에 푸념을 늘어놨다. “그래도 자네는 어엿한 직장이라도 다니고 있지. 나는 갚아야 할 빚만 오천이 넘어. 먹고 살려니 빚만 더 늘어가고... 주마다 결혼식이니 장례식이니 가봐야 할 곳은 많은데 빈 봉투로 갈 수도 없고.” 어엿한 직장이라는 친구의 말이 위안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더 나은 미래에 대한 기대보단 지금보다 더 나쁘지 않다는 것에 만족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 친구도 나도 남 못지않게 지금껏 열심히 살아왔는데 나이 들어서 하고 싶은 일 못 하고, 이 나이에 다른 사람 눈치 보고 산다는 게 마냥 슬프다. 인생 2막이니, 골드라이프니 하는 얘기도 다 딴 세상 얘긴가 보다. 나도 이 나이쯤 되면 취미 생활하고 손주들 용돈이나 주면서 마누라랑 어디 여행도 가고 그렇게 살 줄 알았지. 그래도 언젠가는 그래야겠지 싶어 아직은 쉴 수 없다.생활비는 벌어야 하고 자식들한테 손 벌릴 수도 없으니 남편,아버지의 역할을 찾기 위해서라도 허드렛일로 돈을 벌어야 한다. 아아, 고령화시대 떠들어대도 노인이 행복한 나라가 과연 가능할지 걱정스럽다.
최근 은퇴를 맞이한 베이비부머들을 비롯해 많은 수의 퇴직 중장년층이 재취업에 몰리고 있다. 이들의 고민은 무엇보다 은퇴 이후에 어떤 일을 하고 그 일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다. 특히 불안한 대내외 경제 상황의 장기화로 인해 창업이나 편안한 노후생활보다 재취업을 선택하는 비율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고용률을 70%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한 축으로 청년과 여성 그리고 중장년층을 주요 축으로 삼고 이들의 재취업을 위한 본격적인 정책 마련에 나섰다. 풍부한 업무 경험과 노하우를 살린 이들의 재취업은 사회 전체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은퇴 이후를 생각하면 막막하다. 그동안 몸에 익은 일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 새로운 일에 적응할 수 있을지 자신도 없기 때문이다. 많은 고령자들은 자신의 경력과 전문성을 활용하기보다는 단순 노동의 허드렛일을 준비하려 하고 있다. 정부는 이런 중장년층을 위해 노인 일자리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유형별 노인 일자리를 정리해 제공하고 있다. 재취업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이를 꼼꼼히 파악하고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춰 원하는 일자리를 파악하는 작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노인 일자리를 크게 공공분야와 민간분야로 구분해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는 숲 해설가, 문화재 해설가 등 다채로운 일자리가 포함돼 있다. 구체적으로 5가지 유형으로 유형별로 잘 살펴보면 자신의 성향에 맞게 일을 선택할 수 있다. 공공분야는 국가가 비용을 부담하고, 민간분야는 국가와 민간 기업이 비용을 나눠 부담한다. 유형별로 공공분야는 공익형, 교육형, 복지형이 있고 민간분야는 인력파견형, 시장형이 있다.
이와 관련해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유형별로 일자리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공익형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에서 공공서비스 향상을 목적으로 창출한 일자리다. 공급 수가 가장 많다. △학교주변 교통정리 △아동안전보호 △초등학교 급식 도우미 △주정차 질서 계도 지원 △도서관 관리지원 사업 등이 공익형에 속한다.
또 교육형은 고령자가 자신의 경륜과 지식을 전달해 교육대상자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목적을 가진 일자리다. 최근 많이 소개되고 있는 △1-3세대 강사파견 사업 △신문활용(NIE)교육 사업 △숲 해설 사업 △문화재 해설 사업 △해외이주자 교육지원 사업 등이 교육형에 속한다. 자신의 경력을 살릴 수 있고, 교육을 통해 타인을 돕는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은 유형이며 많은 고령자들이 원한다.
복지형은 소외계층의 안정적 생활 유지를 도와주기 위한 일자리다. △노-노 케어 △노인학대예방 사업 △장애인 돌봄 사업 △지역아동센터 돌봄 지원 등의 일을 한다. 업무 특성상 주로 여성 고령자들이 많이 참여하며 여성들의 만족도가 남성보다 높다.
인력파견형은 민간기업에서 요청할 경우 일정 교육을 수료하거나 업무 능력을 갖춘 지원자를 기업에 파견하는 직종이 많다. 초창기 경비원, 미화원 등 노동 강도가 높은 일자리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기업과의 제휴가 늘며 고령자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일이 늘고 있다. 시니어 인턴십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향후 이 분야의 일자리 수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형은 고령자에게 적합한 업종 중 소규모 창업이나 전문직종 사업단을 공동으로 운용해 일자리를 마련하는 것을 말한다. 사업단을 구성해 식품, 특산물, 공산품 등을 제작·판매하거나 아파트 택배, 지하철 택배 등의 사업도 있다. 장기 근로나 안정된 소득을 희망하는 고령자에게 적합하다.
해당 사업은 지역사회 시니어클럽, 대한노인회, 노인복지회관, 종합사회복지관, 노인복지센터, 대한노인회, 지역문화원 등의 사업수행기관이 업무를 위탁·수행하고 있다. 참여를 원하면 이들 기관에 문의하면 되며 신청자격은 만 65세 이상이다.
자격기준은 유형별로 차이가 있다. 공익형은 선정에 있어 경제적 수준을 가장 크게 고려하고, 그 다음은 노인 일자리 참여 경력을 본다. 교육형은 관련 교육 이수 여부와 전문성 또는 자격증 유무를 1순위로 본다. 경력이 있는 참여자 역시 선호도가 높다. 복지형은 관련 교육 이수 여부와 자원봉사 경력을 참고한다. 시장형은 전문성과 경력, 인력파견형은 관련 교육 이수와 경력을 참고해 선별한다.
한편 정부는 지난 7월 제3차 사회보장위원회를 열고 노인 일자리 사업을 확장해 매년 5만개씩 늘린다는 내용의 ‘노인 일자리 종합계획’을 확정·발표했다. 지난 정부에서 추진된 노인 일자리 사업은 점점 늘어나는 노인 인력을 끌어안기 부족했던 것이다. 지난 2011년 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를 희망하는 노인은 약 106만명에 달했지만 올해 지원되는 일자리는 23만개에 불과했던 것이다.
최근 은퇴를 맞이한 베이비부머들을 비롯해 많은 수의 퇴직 중장년층이 재취업에 몰리고 있다. 이들의 고민은 무엇보다 은퇴 이후에 어떤 일을 하고 그 일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다. 특히 불안한 대내외 경제 상황의 장기화로 인해 창업이나 편안한 노후생활보다 재취업을 선택하는 비율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고용률을 70%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한 축으로 청년과 여성 그리고 중장년층을 주요 축으로 삼고 이들의 재취업을 위한 본격적인 정책 마련에 나섰다. 풍부한 업무 경험과 노하우를 살린 이들의 재취업은 사회 전체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은퇴 이후를 생각하면 막막하다. 그동안 몸에 익은 일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 새로운 일에 적응할 수 있을지 자신도 없기 때문이다. 많은 고령자들은 자신의 경력과 전문성을 활용하기보다는 단순 노동의 허드렛일을 준비하려 하고 있다. 정부는 이런 중장년층을 위해 노인 일자리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유형별 노인 일자리를 정리해 제공하고 있다. 재취업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이를 꼼꼼히 파악하고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춰 원하는 일자리를 파악하는 작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노인 일자리를 크게 공공분야와 민간분야로 구분해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는 숲 해설가, 문화재 해설가 등 다채로운 일자리가 포함돼 있다. 구체적으로 5가지 유형으로 유형별로 잘 살펴보면 자신의 성향에 맞게 일을 선택할 수 있다. 공공분야는 국가가 비용을 부담하고, 민간분야는 국가와 민간 기업이 비용을 나눠 부담한다. 유형별로 공공분야는 공익형, 교육형, 복지형이 있고 민간분야는 인력파견형, 시장형이 있다.
이와 관련해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유형별로 일자리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공익형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에서 공공서비스 향상을 목적으로 창출한 일자리다. 공급 수가 가장 많다. △학교주변 교통정리 △아동안전보호 △초등학교 급식 도우미 △주정차 질서 계도 지원 △도서관 관리지원 사업 등이 공익형에 속한다.
또 교육형은 고령자가 자신의 경륜과 지식을 전달해 교육대상자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목적을 가진 일자리다. 최근 많이 소개되고 있는 △1-3세대 강사파견 사업 △신문활용(NIE)교육 사업 △숲 해설 사업 △문화재 해설 사업 △해외이주자 교육지원 사업 등이 교육형에 속한다. 자신의 경력을 살릴 수 있고, 교육을 통해 타인을 돕는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은 유형이며 많은 고령자들이 원한다.
복지형은 소외계층의 안정적 생활 유지를 도와주기 위한 일자리다. △노-노 케어 △노인학대예방 사업 △장애인 돌봄 사업 △지역아동센터 돌봄 지원 등의 일을 한다. 업무 특성상 주로 여성 고령자들이 많이 참여하며 여성들의 만족도가 남성보다 높다.
인력파견형은 민간기업에서 요청할 경우 일정 교육을 수료하거나 업무 능력을 갖춘 지원자를 기업에 파견하는 직종이 많다. 초창기 경비원, 미화원 등 노동 강도가 높은 일자리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기업과의 제휴가 늘며 고령자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일이 늘고 있다. 시니어 인턴십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향후 이 분야의 일자리 수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형은 고령자에게 적합한 업종 중 소규모 창업이나 전문직종 사업단을 공동으로 운용해 일자리를 마련하는 것을 말한다. 사업단을 구성해 식품, 특산물, 공산품 등을 제작·판매하거나 아파트 택배, 지하철 택배 등의 사업도 있다. 장기 근로나 안정된 소득을 희망하는 고령자에게 적합하다.
해당 사업은 지역사회 시니어클럽, 대한노인회, 노인복지회관, 종합사회복지관, 노인복지센터, 대한노인회, 지역문화원 등의 사업수행기관이 업무를 위탁·수행하고 있다. 참여를 원하면 이들 기관에 문의하면 되며 신청자격은 만 65세 이상이다.
자격기준은 유형별로 차이가 있다. 공익형은 선정에 있어 경제적 수준을 가장 크게 고려하고, 그 다음은 노인 일자리 참여 경력을 본다. 교육형은 관련 교육 이수 여부와 전문성 또는 자격증 유무를 1순위로 본다. 경력이 있는 참여자 역시 선호도가 높다. 복지형은 관련 교육 이수 여부와 자원봉사 경력을 참고한다. 시장형은 전문성과 경력, 인력파견형은 관련 교육 이수와 경력을 참고해 선별한다.
한편 정부는 지난 7월 제3차 사회보장위원회를 열고 노인 일자리 사업을 확장해 매년 5만개씩 늘린다는 내용의 ‘노인 일자리 종합계획’을 확정·발표했다. 지난 정부에서 추진된 노인 일자리 사업은 점점 늘어나는 노인 인력을 끌어안기 부족했던 것이다. 지난 2011년 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를 희망하는 노인은 약 106만명에 달했지만 올해 지원되는 일자리는 23만개에 불과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