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농어업, 외식업계, 숙박업계 등이 인력난에 시달리자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를 월 1만 명 이상 입국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외국인 근로자 대부분이 단순노무직에서 근무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령층의 일자리도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코로나19 이후 청년층까지 단순노무직 시장에 유입되고 있어 고령층의 설 자리가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정부는 ‘구인난 해소 지원방안’을 확정했다. 조선업(4800명), 뿌리 산업(2만7000명), 택시·버스업(2300명), 음식점·소매업(1만4200명), 농업 등 인력난이 심각한 5개 부문에 외국인 근로자를 대거 투입하기로 한 것. 이를 위해 외국인 입국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제도적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 7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외식산업 혁신 플러스 대책’을 발표하면서, 방문취업 자격(H-2) 외국인의 취업 가능 영역을 넓히겠다고 한 바 있다. 한식·외국식 등 6종 음식점업에만 취업 가능했던 H-2 비자 소유 외국인노동자는 2023년부터 음식점, 주점업 등 전체 외식업에 종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의 대부분 일자리가 단순노무직이라는 점에서, 중장년과 고령자의 일자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표준직업분류에 따르면 단순노무직은 건설·운송·제조, 청소·경비, 음식·판매, 농림·어업·기타서비스로 나뉜다.
외식업의 경우 이미 주방 단순노무직이 외국인 근로자로 대체되고 있다. 홀에서는 의사소통이 쉽지 않아 대부분 주방 인원으로 채용된다. H-2 비자 소유 외국인노동자가 전체 외식업에서 일할 수 있게 되면 주로 주방에서 일하던 4050 중장년층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뿌리산업(제조업 관련 산업)과 농업 등은 최근 정부 주도 노인 일자리 등이 늘어났던 분야다. 택시와 버스 같은 운송업도 은퇴 후의 중장년이나 고령층이 주로 일하고 있다. 이 경우에도 중장년·고령층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근 통계청은 고용 통계 수치를 근거로 고용률이 나아지고 있다고 했지만, 사실상 절반 이상이 고령층 일자리였다. 게다가 대부분이 단순노무직이어서 고령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올해 7월 기준으로 취업자 수는 2847만 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2만 6000명이 늘었고 통계 작성 이래 7월 기준 최대 고용률이다. 통계청은 일상 회복에 따른 일자리 증가가 있었다고 평가했지만, 전체 일자리 증가분 중 절반이 넘는 비중이 고령층 일자리였다.
60세 이상 고령 취업자는 47만 9000명이 늘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정부주도 노인 일자리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60세 이상 일자리는 대부분 단순노무직에 한정되어 있다.
통계청의 고용 동향을 보면 단순노무 종사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2021년 7월 기준 401만 7000명이었던 단순노무 종사자는 올해 7월 15만 9000명이 늘어 417만 6000명이 됐다. 전년 대비 4%가 늘어난 수치다.
단순노무 종사자는 지난해 4월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약 397만 명)를 기록한 후 계속해서 증가하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해 4월의 경우, 2020년 대비 증가한 취업자 수 65만 2000명 중 47만 6000명이 단순노무직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때도 단순노무직 중 대다수는 60세 이상 일자리였다. 60세 이상 단순노무 종사자는 168만 9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60세 이상 비정규직 단순노무 종사자 비중은 2019년 30.8%, 2020년 33.5%, 2021년 33.6%로 증가하는 추세다. 50~59세 비정규직 단순노무 종사자 비중은 2019년 15.2%, 2020년 14.8%, 2021년 14.6%로 줄었다.
그런 데다 지난해에는 배달·경비·판매 등의 단순노무직에 취업하는 청년이 처음으로 40만 명을 넘어 전년 대비 11.3%가 늘었다.
외국인노동자에 청년들까지 단순노무직으로 몰리면서 50대 이상의 단순노무 일자리조차 줄어드는 모양새다.
고령 인구가 처음으로 1500만 명을 넘었다. 하지만 연금 수령자는 49.4%에 그쳤다.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령층(55~79세) 인구는 1509만 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3만 2000명(2.2%)이 늘었다. 15세 이상 인구의 33.4%를 차지하는 비율이다.
고령층 취업자는 877만 200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고령층 고용률도 58.1%로 최고치다.
평균 근속 기간도 늘었다. 55~64세 중 취업 경험이 있는 사람 중 생애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의 평균 근속 기간은 15년 4.7개월이다. 전년 동월 대비 2.6개월 증가했다.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둘 당시 평균 연령은 49.3세다. 일자리를 그만둔 이유로는 사업 부진·조업 중단·휴·폐업이 30.9%를 차지했다. 10.9%는 권고사직·명예퇴직·정리해고로 일을 그만뒀다.
지난 1년간 연금 수령자 비율은 49.4%로 전년 동월 대비 1%p 상승하는 데 그쳤다. 60~79세 연금 수령자는 66.1%다.
월평균 수령액은 69만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5만 원 증가했다. 수령액 비중을 보면 25~50만 원 미만 수령자가 44.4%로 가장 많았고, 150만 원 이상 수령자는 10.7%를 차지했다.
고령 인구 중 68.5%는 앞으로도 계속 일하고 싶어 했다. 10년 전 59.2%에서 매우 증가한 모습이다. 장래 근로를 희망하는 사람은 평균 73세까지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일하고 싶은 이유로는 ‘생활비에 보탬’(57.1%)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일하는 즐거움과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하고 싶어서’(34.7%)가 이유로 꼽혔다.
다만, 생활비를 위해 일하고자 하는 비중은 전년 대비 줄었고, 일하는 즐거움 때문에 일하고자 하는 비중은 올라갔다.
희망하는 월평균 임금 수준은 150만~200만 원 미만(20.9%)이 가장 많았다.
고물가·고금리 경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고령층의 연금 수령 기간 공백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국도 65세 이상 경제활동 인구가 늘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은퇴 취소 시대’가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생활비 부담으로 준비해둔 은퇴 자금이 부족해지자 은퇴 시기를 미루거나 다시 구직활동을 하는 고령자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공적연금과 개인연금을 포함해도 연금으로는 생활이 어렵거나, 절반가량이 연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구직에 나서는 고령자는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6월 고용통향’ 자료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수가한 가운데 5060세대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15~64세 고용률(OECD 비교 기준)은 69.1%로 전년 동월대비 2.0%p 상승했고, 취업자 수는 2847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84만1000명 증가했다. 연령계층별로 살펴보면 60대 이상에서 47만2000명의 취업자가 늘어나며,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은 폭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뒤를 이은 건 24만5000명이 늘어난 50대였다. 20대 11만 7000명, 30대 1만8000명, 40대 2000명 등 중장년층 대비 청년층의 취업자 수는 소폭 상승했다. 전년 동월대비 취업자 수가 84만1000명 증가한 것을 감안할 때, 이중 약 85%가 5060세대임을 알 수 있다.
한편 연령계층별 실업자를 살펴보면, 전년 동월대비 20대(-7만2000명, -19.8%), 50대(-5만4000명, -28.2%), 60세 이상(-4만8000명, -26.2%) 등에서 감소하였으나, 30대(3000명, 2.1%)에서 증가했다. 실업률은 20대(-1.8%p), 50대(-0.9%p), 60세 이상(-0.9%p) 등에서 하락했으나, 30대(0.1%p)에서 상승했다.
아울러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이라 답한 이들을 연령계층별로 조사한 자료에서 전년 동월대비 50대(-6만9000명, -17.0%), 60세 이상(-5만9000명, -6.3%), 30대(-2만1000명, -7.7%) 등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전반적으로 지난 해 동월 대비 5060세대가 취업 전선에 적극적으로 투입, 고용 시장에서 활기를 띄고 있음을 시사한다.
4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86만 5000명 늘어 2000년 이후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그 중에서도 5060의 취업자 수 증가폭이 과반을 차지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4월 15세 이상 취업자는 2807만8000명으로 전년 4월과 비교하면 3.2% 증가했다.
특히 50대와 60세 이상의 취업자 증가수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직접일자리 등 공공부문 일자리가 많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연령별 취업자 증가수를 보면 50대가 20만 8000명, 60세 이상이 42만 4000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20대는 19만 1000명, 30대는 3만 3000명, 40대는 1만 5000명이 늘었다.
고용률은 62.1%로 전년 동월 대비 1.7% 올랐다. 15~64세 고용률은 68.4%로 지난해 보다 2.2% 증가했고, 65세 이상 고용률은 36.6%로 전년 대비 1% 늘었다.
연령대별 고용률을 보면 50~59세는 77.1%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고, 60세 이상은 44.7%로 1.4% 올랐다. 15~29세는 3.1%, 30~39세는 1.9%, 40~49세는 0.8% 증가해 전 연령대에서 오름세를 보였다.
실업률은 3%로 전년 대비 1% 하락했다. 4월 실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8만 3000명 감소한 86만 4000명으로 실업률 통계를 작성한 이래 역대 최저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수출 호조세와 산업의 비대면·디지털 전환 등으로 취업자가 증가한 가운데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는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고용 흐름이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향후 고용은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민간 고용 여력을 높이는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고용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추경 등을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100세 시대에는 은퇴란 없다는 말이 있다. 은퇴 후 재취업으로 제2의 직업을 가지며 경제활동을 이어가는 중장년층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고령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55~79세 고령층이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둘 당시 평균연령은 49.3세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남자는 51.2세, 여자는 47.7세다.
더불어 고령층은 평균적으로 73세까지 일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층의 일하는 이유는 ▲‘생활비에 보탬’이 58.7%로 가장 많았고 ▲‘일하는 즐거움·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하고 싶어서’(33.2%) ▲‘무료해서’(3.8%) 등 순이었다.
결과를 보면 실제 평균 은퇴 연령과 희망 연령에는 20년이 넘는 차이가 발생한다. 고령화 사회에 신중년 일자리가 더욱 증대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현재 신중년들의 일자리는 단순 노무직을 떠나 4차 산업시대를 맞아 점점 전문화되어가고 있다. 또한, 신중년 고용과 관련된 정부의 정책들도 함께 짚어봤다.
4차산업과 전문성
2021년 5월 55~79세 고령층 인구는 1476만 6천 명으로 전년동월대비 49만 4천 명(3.5%)이 증가했으며, 15세 이상 인구(4,504만 9천 명)의 32.8%를 차지했다.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8.0%로 전년동월대비 0.5%p 상승했고, 고용률은 56.0%로 전년동월대비 0.7%p 상승했다. 55~64세 고용률은 67.1%로 전년동월대비 0.2%p 상승했으며, 65~79세 고용률은 42.4%로 2.0%p 상승했다.
고령층 취업자의 산업별 분포를 보면,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이 38.1%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도소매·숙박음식업(17.6%), 농림어업(13.6%) 순으로 높았다.
직업별 분포를 보면, 단순노무종사자(25.6%), 서비스‧판매종사자(22.3%), 기능·기계조작 종사자(22.3%)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전문 기술직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이 꼽은 신중년 유망 직업은 보건, 의료, 생명공학, 사회복지 분야 등이다. 특히 데이터 보안, 항공(드론) 관련 직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4차 산업시대를 맞아 기업이 요구하는 조건이 높아짐에 따라 재취업을 원하는 신중년들도 전문적인 기술과 소양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말한다.
이제 단순 노동직을 원하면 안 된다는 것. 단순 노동직은 단기 일자리로 끝날 가능성이 많다. 예를 들어 이전처럼 농사만 지을 것이 아니라 스마트팜을 운영하면서 디지털 사회에 맞춰 발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신중년 일자리 정책
먼저 신중년의 고용을 위한 정책으로 ‘신중년 적합직무 고용장려금’(이하 ‘적합직무’) 제도가 있다. 2018년부터 시행된 적합직무 사업은 중소·중견기업이 신중년 적합직무에 50세 이상 구직자를 채용하면 1년간 최대 960만 원의 고용장려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우선지원대상기업(산업별로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가 일정 기준 이하인 기업) 등 기업들은 장려금을 지원받아 필요한 직무에 적합한 신중년을 채용해 인력난 해소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단 우선지원대상기업 또는 중견기업은 50세 이상 구직자를 채용하려는 경우 지원받을 수 있다. 우선지원대상기업은 최대 월 80만 원, 중견기업은 최대 월 40만 원까지 지원한다. 지원 기간은 최대 1년으로 승인 후 3개월 단위로 지원금이 지급된다.
노동부는 지난해 디지털·환경 분야의 20개 직무와 인구구조·시장 변화에 따라 구인 수요가 늘어난 장례지도사·애완동물 미용사 등 9개 직무 등 총 29개 적합직무를 추가로 지원대상에 포함하며 신중년의 고용을 장려했다.
이와 함께 장년 근로시간단축 지원금 제도도 있다. 근로시간단축으로 감소된 장년 근로자의 임금 일부를 지원하는 정책이다. 현재 직장에서 18개월 이상 근무한 50세 이상 근로자로서, 주당 근로시간을 32시간 이하로 단축하면서 임금이 줄어든 경우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 대상이 되면 근로자에게 근로시간 단축 전후 임금 차액의 2분의 1을 최대 2년간 연 1080만 원 한도로 지원한다. 사업주에게는 근로시간 다축 적용 근로자 1인당 최대 2년간 월 30만원의 간접노무비가 지원된다.
정부와 지자체의 신중년을 위한 일자리 지원 센터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4차 산업시대에 발맞춰 전문성을 길러주는 교육도 확대되고 있다. 자신이 사는 지역과 업무 능력을 파악해 자신에게 맞는 지원센터를 찾아보자.
먼저 대표적으로는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가 있다.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는 만 40세 이상의 중장년에게 생애경력설계, 전직, 재취업 등과 관련된 교육을 제공한다. 대표 프로그램으로 신중년 인생 3모작 패키지와 생애경력설계서비스, 전직·재취업 교육프로그램이 있다.
한국폴리텍대학은 중장년이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직업역량을 강화하는 맞춤형 직업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고령자인재은행은 만 50세 이상 장년 구직자들에게 직업을 소개해주는 곳이다. 현재 44개소가 있다. 이밖에 고용노동부 홈페이지나 자신이 사는 지역의 50+센터나 일자리 센터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시니어 취업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50대 고용률은 전년 대비 2.9% 올랐고 60세 이상 고용률은 1.6% 상승했다.
50대 취업자는 1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해보다 27만 2000명이 늘었다. 60세 이상 취업자 역시 45만 명이 늘어 13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전 연령 취업자 수는 2740만 2000명으로 전년 대비 103만 7000명이 늘어 22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또한 취업자 수가 2월 연속 100만 명 넘게 증가한 것은 1999년~2000년 이후 처음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15~64세 고용률은 모든 연령층에서 상승해 전년동월대비 2.6% 상승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 16일 고용동향 발표 후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60대 이상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고령자 취업지원 대책에 차질이 없도록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주요 고용지표의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코로나19 피해업종 및 계층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고, 방역인력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과 정부 일자리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데 따른 영향이 일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 확산세와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가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민간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2022년 1월 고용 동향'을 보면 양·질적으로 개선 흐름이 나타났다. 60세 이상의 취업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하며 고령화 사회의 명과 암을 보여줬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개최, 지난 1월 '고용동향' 주요 내용을 토대로 고용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정책 대응방향 등을 논의했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2천695만 3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3만 5천명 늘었다. 이는 한국 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에서 회복할 당시인 2000년 3월(121만1천명) 이후 21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전월대비 취업자수도 6만 8천명 증가해 실질적인 고용 상황도 개선됐다.
무엇보다 지난달에는 전 연령대의 취업자가 증가했다. 이는 90개월 만이며, 고용률은 6개월 연속 상승했다. 15~64세 고용률도 67.7%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60세 이상은 전년 동월대비 52만 2000명이 늘었다. 그 뒤를 20대 27만 3000명, 50대 24만 5000명 등으로 이었다. 30대 취업자 수는 지난해 1월보다 2만 2000명 증가했다. 30대는 그간 인구효과에 따라 단순 취업자수가 감소했으나 1월에는 취업자수가 23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고령화의 영향에 따라 30, 40대 인구는 감소하고 60세 이상의 고령층 인구는 늘고 있다. 이는 고용 동향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60세 이상의 취업자수 증가는 당연한 결과이고, 30대와 40대의 취업자 증감은 인구 감소와 함께 관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번 고용 개선은 양적, 질적으로도 의미 있는 결과로 나타났다. 제조업, 비대면·디지털 전환 관련 업종 등 민간부문(非공공행정·보건복지)에서 84만 5천명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공공부문 일자리(공공행정·보건복지)에서도 28만 9천명 늘었지만, 정부의 직접일자리 사업과 관련이 높은 임시직의 비중은 매우 작은 수준이다. 상용직의 증가했다는 뜻으로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정부의 직접 일자리의 예산 자체가 너무 적게 책정됐다는 지적도 있다. 직접 일자리에는 60대 이상 고령자를 위한 노인 일자리 사업도 포함된다. 2022년 정부 전체 일자리 예산은 31.1조원 수준이나, 이중 직접일자리 예산은 10% 수준에 불과한 3.3조원이다.
나머지는 실업소득 유지·지원(12.7조원, 40.8%), 고용장려금(7.8조원, 25.0%), 창업지원(2.8조원, 9.0%), 직업훈련(2.5조원, 8.1%)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령자, 취약계층을 고려하면 예산 책정은 아쉬운 대목이다.
은퇴 후 패션 회사 인턴으로 재취업한 70대 노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인턴’. 이는 비단 해외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우리나라도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 중에 ‘시니어 인턴십’이 있으며,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시니어 인턴십 사업이 무엇인지 짚어보고, 실제로 시니어 인턴십을 거쳐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시니어의 이야기도 담아봤다.
시니어 인턴십은 보건복지부 주관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기업이 함께 만드는 노인 일자리 사업의 일환이다. 만 60세 이상의 시니어에게 기업 내 인턴으로 일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직업 능력 강화와 재취업 기회를 촉진하는 사업으로, 2011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정부는 시니어 인턴십으로 구직자를 채용하는 기업에 인건비를 지원해준다. 인턴 지원금, 채용 지원금, 장기 취업유지 지원금이 있다. 먼저 인턴 지원금은 시니어 인턴십 참여 기업에 월 급여의 50%를 3개월 동안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참여자 1인당 최고 월 37만 원이 지원된다. 또한 참여 기업이 인턴 종료 후 계속고용 계약(6개월 이상)을 체결한 경우, 채용 지원금으로 3개월 동안 최고 월 37만 원을 추가 지원받을 수 있다. 최대 총 222만 원의 인건비를 지원받는 셈이다.
장기 취업유지 지원금은 인턴십 사업으로 18개월 이상 고용한 뒤, 6개월 이상 계속고용 계약을 체결한 경우 총 90만 원의 장기 취업유지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즉 시니어 인턴십은 노인과 기업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일자리 사업이다. 노인은 실제 기업에서 일하면서 다른 일자리에 비해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고, 참여 기업은 구인난 해소, 인건비 절감, 고령 친화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점점 확대되는 시니어 인턴십
시니어 인턴십 참여 인원은 2011년 3643명으로 시작해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19년에는 7349명, 2020년에는 1만 5547명으로 배로 뛰었다. 1만 명 대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참여 기업 수는 4350개로 전년도 대비 참여 기업이 1862개 증가했다.
이 중 중도 포기하지 않고 시니어 인턴십 참여를 완료한 노인은 1만 4943명이며, 계속고용 노인은 1만 438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시니어 인턴십 계속고용률은 무려 96.3%에 달한다.
또한 참여자 평균 연령은 65세로 나타났다. 참여 노인 1인당 월평균 소득도 매해 높아지고 있다. 2013년에는 월평균 소득이 81만 3079원이었는데, 2020년에는 최고치인 193만 7079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도 약 15만 원 증가했다.
사업 유형으로 보면 단순 노무직인 일반형 참여자가 89.5%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사업시설 관리 및 사업 지원 서비스업이 3800명으로 가장 많았다. 또한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이 61.5세로 평균 연령이 가장 낮았고, 건설업이 68.5세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정부는 올해 시니어 인턴십 사업을 더욱 확대한다. 앞서 말한 대로 2022년 노인 일자리 사업의 규모는 84만 5000명이다. 이 중 취업형(시니어 인턴십, 취업알선형) 노인 일자리 사업은 전년 대비 1만 4000개 증가한 12만 7000개다.
사업을 전담할 수행기관도 확충한다. 2022년 수행기관은 서울 25개를 포함해 전국 248개로 250여 개에 이른다. 2021년도 수행기관은 213개였다. 수행기관은 노인과 기업을 매칭해주는 역할을 하며, 노인에게 취업 관련 교육도 진행한다.
시니어 인턴십 어떻게 참여할까?
그렇다면 시니어 인턴십 사업 참여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참여 가능한 기업은 만 60세 이상인 자를 고용할 의사가 있는 4대 보험 가입 사업장 중 근로자 보호 규정을 준수하는 기업이다. 다만 성직자, 종교종사원, 요양보호사 및 간병인 등 해당 직종 종사자 및 자영업자, 파견직 및 건설 일용 근로 형태는 사업 신청에서 제외된다.
시니어 인턴십 참여를 원하는 노인은 만 60세 이상이면 누구든지 신청 가능하다. 인턴십 신청을 한 후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및 수행기관의 소양 교육을 이수하면 자격을 갖게 된다. 이후 구인처에서 서류와 면접으로 심사를 진행하며, 이를 통과하면 채용된다.
근무 시간은 회사와 지원자가 논의해서 정할 수 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경우는 파트타임형, 풀타임형을 나눠놓았다. 파트타임형 기업에는 사회적경제, 소상공인 지원, 지역 기반형이 속하며, 노인은 주 2~3회, 월 최대 57시간 활동한다. 풀타임형에는 중소기업, 그린·디지털 회사가 속하며, 주 5일 근무하고 4대 보험에도 가입된다. 보통 시니어들은 일의 능률과 관련해 파트타임형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니어 인턴십을 하기 위해서는 통상적으로 세 가지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첫 번째, 서류 전형과 면접을 통과해야 한다. 회사에 대한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해야 하고, 자신의 역량이 회사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 3개월의 인턴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소위 말하는 ‘라떼는 말이야’ 식의 꼰대 정신을 내려놓아야 한다. 나이와 경력이 많다고 으스대거나 일을 대충 하면 안 되고, 조직원들과 융합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세 번째, 궁극적으로 채용 제의까지 이끌어내야 한다. 참여자의 최종 목표는 결국 취업이라는 생각을 갖고 회사가 자신을 뽑아야 하는 이유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바늘구멍보다 어렵다는 은퇴 후 재취업을 시니어 인턴십 제도로 성공해보자. “경험은 절대 늙지 않는다. 경험은 결코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라는 영화 ‘인턴’의 명대사를 기억하면서.
■시니어 인턴십, 현장의 목소리를 듣다
◇시니어 인턴십, 저 같은 젊은 대표에게 필요해
- 홍원희 플레이시드스쿨 대표
사회적 기업 플레이시드스쿨(Playseed School)의 자문위원 이강호(65) 씨는 시니어 인턴십 과정을 거쳐 정직원이 됐다. 대표 홍원희(33) 씨와는 아빠와 딸뻘이다. 두 사람은 시니어 인턴십 사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플레이시드스쿨은 놀이와 활동으로 성숙한 민주 시민을 양성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대표적으로 보드게임을 통해 민주주의, 통일, 사회적 경제, 세계 시민 교육 등을 하고 있다. 2017년 사단법인 회사로 시작해 2018년 11월에 예비 사회적 기업이 됐다. 20대를 NGO 활동을 하며 보낸 홍 대표는 경영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이에 자문 역할을 해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느껴 2019년 시니어 인턴십 참여를 신청했다.
홍원희 대표는 이강호 씨의 이력을 보고 그가 단번에 마음에 들었다. 이 씨는 유엔(UN) 산하 아동구호기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의 1994년 공채 1기다. 그는 25년간 기금 모금 마케팅 업무를 맡았다. 홍 대표는 이강호 씨가 비영리 법인을 잘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간절한 마음으로 이강호 씨 ‘모셔오기’에 성공했다.
이강호 씨는 2019년 6월 플레이시드스쿨의 인턴이 됐고, 2020년 1월 정직원이 됐다. 홍원희 대표의 혜안은 적중했다. 이 씨가 오고 사업 자문을 해주면서 매출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더불어 지난해 플레이시드스쿨은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됐다. 홍원희 대표는 이강호 씨 덕분에 힘든 순간을 버틸 수 있었다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사회적 기업이 되니 두려움이 컸어요. 이제 숫자로 평가되고, 직원들 월급도 제대로 줘야 하잖아요. 그때 선생님께서 ‘버티는 게 이기는 거다’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래서 정신을 차리고 지난 3년을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더니 정확한 수치들이 보이더라고요. 내실을 다지고 역량을 강화한 거죠.”
홍 대표는 시니어 인턴십 사업이 더욱 널리 알려져서 다른 기업들도 자신처럼 도움을 받길 바랐다. 다만, 회사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사업을 악용하는 사례는 근절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니어 인턴십 지원자분들을 보면 고스펙이거나 경력 많은 분들이 많아요. 정말 선생님 같은 분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 많을 거예요. 그런데 그분들한테 제대로 된 업무를 주지 못한다는 사례 발표들이 있어요. 그것은 회사도 불편하고 선생님들한테도 잘못된 예우라고 생각해요. 대표의 확고한 의지를 본다든지, 선정 기업에 대한 기준이 높아졌으면 좋겠어요.”
◇시니어 인턴의 노하우는 큰 힘, 꼰대 짓은 금지!
- 이강호 플레이시드스쿨 자문위원
이강호 씨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서울 50+ 인턴십’ 사업의 일환인 ‘사회적경제(SE) 펠로우십’을 통해 플레이시드스쿨과 인연을 맺었다. ‘사회적경제(SE) 펠로우십’은 50+ 세대와 사회적경제 기업(사회적기업, 협동조합, 소셜 벤처)을 연결해준다.
2015년부터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가진 이 씨는 인턴십을 하고자 10개 회사와 면접을 봤다. 그중에 4개 회사가 마음에 들었지만, ‘미션’과 ‘비전’을 혼동하는 모습에 고심했다. 그때 마침 플레이시드스쿨의 러브콜을 받고 최종 선택했다. 이강호 씨는 후회가 없다며 “대표와 같이 서로 존중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점이 제일 좋다”고 말했다.
2019년 이강호 씨가 인턴을 시작할 당시 플레이시드스쿨은 정리되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씨는 회사를 이해하는 데만 3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는 “보드게임이 뭔지도 몰랐고, 기업이라고는 하는데 수익이 안 나니 정체성이 애매모호했다”고 털어놓았다.
플레이시드스쿨의 경영, 마케팅, 홍보의 자문위원이 된 이강호 씨가 처음으로 한 일은 ‘미션과 비전 바로 세우기’였다. 또한 그는 “밑지는 장사를 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하며 사업군을 정리했고, 회사 소개 책자도 새로 만들었다. “유니세프에서 했던 일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았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플레이시드스쿨은 ‘사회’가 붙어 있지만 기업이니까 이익을 창출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저의 목표죠. 인턴십이 끝나고 정직원 의사를 물을 때 ‘모르겠다’고 했는데 대표님이 와달라고 하더라고요. 대신 제가 조건을 걸었어요. 앞으로 3년 뒤에도 남지 않는 장사를 하면 나는 나가겠다, 그리고 회사 문 닫고 다른 일을 하라고 했죠. 다행히도 회사 사정이 점점 좋아지고 있고, 내년 정도면 자리를 잡을 것 같아요.”
이 씨는 시니어 인턴십의 유일한 단점으로 “놀 시간이 부족하다”고 외쳤다. 근무는 3일이지만 집에서도 계속 사업이나 아이디어 생각을 해야 하고, 개인적으로 그는 사진 동호회 활동도 하고 운동도 하기 때문에 늘 바쁘다.
마지막으로 이강호 씨는 시니어들에게 “집에만 있지 말고 밖으로 나와서 무엇이든지 해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하고 싶었는데 못 했던 것을 시도하라는 거다. 그게 뭔지 모르겠다면 책도 읽고, 언어도 배우고, 운동도 하다 보면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중 하나로 재취업이 목표라면 시니어 인턴십은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시니어 인턴십은 모든 분들에게 좋을 것 같아요. 직장생활 오래한 분들, 사업한 분들 모두요. 노하우, 경험을 공유한다는 것은 사회적 기업, 스타트업에 큰 힘이 되거든요. ‘명절 때 먼저 전화해라’, ‘지나가는 길에 거래처가 있다면 들러라’ 같은 것도 사소한 일이지만 하나의 노하우죠. 이때까지 건강하게 살아 있다면 젊은 사람보다 나은 점이 뭐라도 있지 않겠어요? 꼰대 짓만 안 하면 돼요! ‘라떼는 말이야’만 안 하면 우리는 배울 게 많은 사람들이죠.”
코로나19 이후 미국의 노동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직장연금, 건강보험의 혜택이 줄어든 탓에 고령층 근로자들이 노동시장에 다시 진입하지 않고 있는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자산 가격 상승이나 정부 지원금 확대 등 일반적인 조기 은퇴 이유는 영향이 적은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미국 고령자 조기은퇴 현상의 주요 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퇴직한 미국 고령층이 여전히 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고령층(55세 이상)은 핵심연령층(25~54세)보다 코로나19 초기 노동 시장 이탈이 상대적으로 작았지만, 노동시장 복귀는 더딘 모습을 보였다. 핵심연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코로나19 위기 이전(2019년 4분기) 대비 1.2% 낮은 수준인 데 비해 고령층은 참가율이 4.7% 낮았다. 특히 초고령층(67~70세)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팬데믹 이전 조사 대비 6.3% 하락했고 고용률도 7.1% 떨어졌다.
보고서는 고령자 조기 은퇴 현상에 불을 지피게 된 주요인을 ‘연금 혜택, 건강보험 및 건강 상태의 변화’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현 직장에서 직장연금 혜택을 받는 근로자의 비율은 2018년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새로운 일자리에서 직장연금을 제공하지 않거나 고용주가 일시적으로 연금 대응 기여금 지급을 유예했기 때문이다. 또 현재 일자리와 연계된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는 경우 노동시장 이탈 확률이 7.8% 감소하는 반면 과거 고용주로부터 혜택을 받는 경우는 8.7% 증가해, 이런 점도 조기 은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코로나19로 건강 상태가 악화됐다는 인식도 은퇴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팬데믹 이전과 비교할 때 건강 상태가 ‘좋음’을 유지하는 비율은 2016~2018년 90.5%에서 2018~2020년 90.2%로 줄었다. 반면 ‘나쁨’으로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 0.9%에서 1.1%로 늘었다. 감염에 대한 불안함이 커진 탓에 은퇴를 선택하는 사람이 증가했다는 해석이다.
한은은 “향후 감염병 우려가 충분히 완화될 경우 고령자의 노동시장 재진입이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타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물리적·심리적 비용,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생하는 인적 자본 손실로 이들의 근로 유인이 약화되는 문제 등이 고령층 노동시장 재진입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전했다.
저출산·고령화 영향으로 2030년까지 15~64세 생산가능인구가 320만 2000명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고용노동부가 대안으로 제시한 노인 일자리 사업이 실효성을 발휘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3일 발표한 '2020~2030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2030년까지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는 134만 4000명이 중가하지만 둔화되고, '15~64세'는 320만 2000명이 줄어들면서 감소폭이 확대된다.
이는 저출산, 고령화의 영향으로 청년층 비중이 급격하게 낮아지고, 장년층 이상 비중이 크게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연령별 인구 비중을 보면 청년층은 2010년 23.8%, 2020년 19.9%, 2030년 14.7%로 감소했다. 반대로 50세 이상은 2010년 35.1%, 2020년 45.8%, 2030년 55%로 꾸준히 증가했다.
경제활동인구는 2030년까지 '15세 이상'(+74.6만명)은 증가하지만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65세로 편입되는 2024년 정점을 찍은 뒤 2025년부터는 감소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활동인구는 2000∼2010년 280만 5000명, 2010∼2020년 305만 6000명 증가했다.
경제활동참가율 역시 30~40대 및 60대 등 모든 연령대의 참가율이 상승하지만 참가율이 낮은 고령층 비중이 높아져 전체 참가율은 하락했다.
경제활동인구는 생산가능인구 중 수입이 있는 일에 종사하고 있거나 구직활동 중인 사람을 의미한다. 은퇴 시기 연장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 등으로 경제활동인구는 증가세를 유지해왔지만 인구가 더디게 늘어나면서 노동 공급 감소 시점이 앞당겨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별로 보면 생산가능인구는 남성과 여성 모두가 지속 증가할 전망이다. 2030년까지 남성은 54만 2천명, 여성은 80만 3천명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여성 경제활동인구 증가폭은 남성보다 크지만, 경제활동참가율은 고령인구 비중이 높아 남성과 동일한 감소폭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15세 이상 취업자는 2030년까지 98만 명 증가(고용률 +0.4%p)하지만 고령화, 산업구조 변화 등의 영향으로 2025년을 정점으로 감소 전환될 예정이다.
고용부는 생산가능인구가 줄면서 산업·직업별 고용 양극화도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별 전망을 살펴보면 2030년 서비스업 취업자는 113만 1000명 증가한다. 반면 제조업은 2000명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비스 중 보건복지업은 78만 1000명으로 급속한 고령화로 돌봄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정보통신업과 전문과학기술 또한 디지털 뉴딜 등 기술 혁신 및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대표적 전통서비스업인 도소매업은 자동화, 온라인화 및 제조업 둔화로 감소할 전망이다.
제조업이 감소하는 이유는 인구 감소, 무역 분쟁, 급격한 기술 혁신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용 규모가 큰 자동차, 트레일러(-8.8만명)는 친환경차 개발 및 상용화 확대로 내연기관 부품 중심으로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부는 "향후 노동시장은 인구 구조 변화, 디지털 전환 등으로 종전에 없던 '공급제약'과 '고용구조의 급속한 재편'이 예상된다"고 진단하며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을 통해 공급제약을 극복하는 한편, 노동이동 지원체계 마련, 사회안전망 강화 및 인적 자본 양성 등 일자리를 둘러싼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고용부는 비경활인구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 대상별 여건을 고려한 인력 활용 개선으로 공급제약을 극복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고령화 사회 문제의 대안으로 2004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노인 일자리 사업'의 중요성도 부각된다. 만 60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정부의 사업으로, 효력을 발휘할지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