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나 폐경을 앞둔 중년 여성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은 무엇일까? 국립보건연구원은 지난해 이들에게 직접 묻고 그 결과를 내놨는데 골다공증이 암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폐경증후군과 뇌졸중이 뒤를 이었다. 여성들이 골다공증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뼈가 부서지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알 길이 없고, 흔히 걸릴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수명이 길어진 만큼 몸을 더 오래 사용해야 하는 요즘 액티브 시니어에게는 더욱 절실한 문제다. 여의도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백인운(白寅運·44) 교수와 함께 골다공증에 대해 알아봤다.
“가만히 앉아 있다가도 똑~ 소리가 나면서 부러지는 거예요. 그것도 허리뼈가. 체중에 의해 척추 압박골절이 오는 경우도 있어요.”
상상만 해도 두렵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데 뼈가 부러질 수 있다니. 하지만 백 교수는 종종 볼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멀쩡하게 진료실에 걸어 들어온 할머니가 척추 압박골절 상태였던 적이 있었어요. 모두 깜짝 놀랐죠.”
여성은 폐경이 주요 원인
골다공증은 말 그대로 뼛속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뼈가 약해져 쉽게 골절이 되는 질환을 의미한다. 노인 골절의 대표적 원인으로 고령화 사회에서는 특히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기도 한다.
“골 조직, 그러니까 뼈는 조골세포와 파골세포를 통해 3~4개월 주기로 생성됐다가 사라져요. 나이에 따라 뼈의 양이 달라지는데 일생 중에 30세 전후가 골량이 최대치인 시기예요. 그 나이를 넘어서면 점점 생성보다 흡수가 많아져 뼈가 약해지는데 그 정도가 유독 심해지면 골다공증이 되는 거죠.”
골다공증은 여성에게 훨씬 많이 나타난다. 50세 이상인 경우 남성은 10% 정도 발병하는 반면, 여성은 40%에 이른다. 이에 대해 백 교수는 여성호르몬과 연관이 있다고 설명한다.
“노화로 인한 노인성 골다공증 외에 여성은 갱년기에 나타나는 폐경 후 골다공증도 발생해요. 여성호르몬이 뼈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폐경과 함께 호르몬 생성이 줄면서 뼈흡수가 급속히 진행되어 뼈가 약해지는 거죠.”
이외에도 골다공증을 유발하는 요인은 다양하다. 다른 질환으로 발생하는 증상을 2차성 골다공증이라 하는데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위나 장 혹은 난소 절제술을 받았거나 거식증, 폭식증 등으로 인한 무월경증이 있는 경우, 영양소 흡수장애나 부갑상선 기능항진증, 갑상선 기능항진증, 만성신부전증, 류마티스 관절염이 있는 경우에도 골다공증이 나타날 수 있어요. 또 스테로이드나 갑상선 호르몬, 일부 항암제를 투여받는 환자들도 조심해야 합니다. 물론 잦은 흡연과 음주 같은 생활습관도 매우 위험합니다.”
자각 없어 더 무서운 병
골다공증이 무서운 것은 환자 스스로가 눈치 챌 수 있는 신호가 없다는 점 때문이다. 진단을 받기 전까지는 병이 있는지 알 수 없고, 어느 날 몸의 어딘가가 부러지면서 알게 된다. 실제로 환자 본인이 골다공증을 앓고 있다고 인지하는 비율은 20%에 불과하다고. 또 치료를 받는 환자는 10% 내외 정도다.
“미리 검사를 받는 것이 좋아요. 보통 여성은 65세 이상일 때, 남성은 70세 이상일 때 검사를 받으라 권고하고 있지만, 아주 건강한 상태일 때의 이야기예요. 내과적 질환 등 위험 요소가 한 가지라도 있다면 조기에 검사하는 게 좋아요. 만약 이 과정에서 정도가 약한 골감소증이 발견되었다면 2년에 한 번, 골다공증이 확진되면 1년에 한 번은 검사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어요.”
검사 방법은 간단하다. 골밀도 검사가 그것. 흔히 병원에서 촬영하는 CT처럼 검사 과정도 단순하고 한두 시간만 기다리면 검사 결과도 알 수 있다.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한 대상자는 5만 원 이하의 검사비만 지불하면 된다. 문제는 뼈가 부러지기 시작하면서 발생한다. 가장 무서운 것은 고관절이다.
“보통 많이 부러지는 부위는 척추, 손목, 고관절이지만 골반이나 갈비뼈 골절도 흔해요. 가장 문제가 되는 곳은 고관절 골절이죠. 사망률이 24%에 달해요. 고관절 골절은 수술이 필요하고, 그러다 보니 폐색전증이나 폐렴, 욕창 같은 합병증이 나타나서 위험해집니다. 고령자는 더욱 그렇고요.”
골절이 발생해 병의 존재를 알게 되어도 쉽지는 않다. 일반인에 비해 뼈의 양과 질이 낮기 때문에 치료가 더디기 때문이다. 뼈가 약해 부러진 부위가 치료 과정이나 치료 후에 또 부러질 수도 있다. 온몸이 유리그릇처럼 다루기 조심스러운 상태가 되는 것이다.
예방·치료하려면 생활습관 바꿔야
백 교수는 골다공증은 예방만큼 좋은 치료가 없다고 강조한다. 수술을 할 수도 없고 약으로 극적인 효과를 내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뼈가 가장 많이 생성되는 30대에 되도록 많이 생성되도록 만드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그 이후에도 뼈 생성을 유도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칼슘과 비타민D, 단백질을 균형 있게 섭취하고, 흡연과 음주를 하지 않는 것이죠. 운동도 중요해요. 운동은 뼈를 자극해 뼈 생성을 돕기도 하고, 근육과 균형 감각을 강화시켜 낙상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주니까요. 골다공증에는 수영보다는 걷기 같은, 체중이 몸에 전달되는 운동이 좋아요. 다만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어 시니어에게는 걷기를 추천합니다. 걷기를 오래하면 햇볕을 쬐는 시간이 늘어나 비타민D 생성도 기대할 수 있으니까요.”
비타민D는 먹는 약이나 주사를 권하기도 한다. 장에서 칼슘을 흡수하는 것을 돕고 뼈의 무기질 침착을 증진시키는 비타민D를 음식이나 햇볕을 통해 얻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에는 보통 생선이나 달걀노른자, 버섯 등이 꼽히고, 일반적으로 권장하는 하루 비타민D 섭취량은 400IU다. 칼슘은 1000~1500mg이다. 또 발에 걸리는 물건을 치우고, 조명을 밝게 하는 등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낙상이나 이로 인한 골절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으로 꼽힌다.
신약 보험 적용으로 부담 덜어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과 함께 선택되는 치료법은 약물 치료다. 비스포스네이트 계열로 대표되는 골흡수억제제는 골다공증 치료에 가장 중심이 되는 약이다. 그러나 간혹 턱관절 괴사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며, 오래 먹으면 골흡수만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골형성도 억제하는 부작용이 생겨 다른 약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경구제제의 경우 먹는 방법도 까다롭다. 많은 물과 함께 먹어야 하고, 복용 후에는 30분 동안눕지 않도록 한다. 식도에 약이 걸리면 궤양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장에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날짜를 맞춰 먹어야 하는데 시니어는 깜빡하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아예 약 먹기를 포기하는 환자도 있다.
최근에는 골다공증 치료 효과로 주목받고 있는 부갑상선호르몬과 RANKL 단일클론항체 제제가 2016년과 2017년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돼 약물치료는 좀 더 쉬워졌다. 부갑상선호르몬은 인슐린처럼 집에서 하루 한 번 주사를 놓으면 되고, RANKL 단일클론항체 제제는 6개월에 한 번 피하 주사로 맞으면 된다. 다만 보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골흡수억제제로 1년 이상 치료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백 교수는 골다공증은 결국 예방이 제일이라고 강조한다.
“병원에 올 기회가 있을 때 자신의 뼈 상태를 확인해두시는 것이 좋아요. 정기적인 운동도 잊지 마시고요.”
바른자세로 서고 걷기 위해서는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충분한 근력이 필요하다. 주로 다섯 부위의 근육들을 강화해야 하는데 척추기립근, 고관절 신전근, 외전근, 무릎 신전근, 굴곡근이 대표적이다. 가정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근력 강화 운동 5가지를 살펴보자.
자료 제공 및 도움 중앙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범재원 교수 일러스트 정명희 작가
척추기립근 강화 운동
척추기립근은 척추뼈를 따라 세로로 길게 뻗은 근육으로, 척추가 똑바로 펴지게 하는 역할을 한다. 척추기립근이 단단하면 꼿꼿하게 서 있는 자세를 유지해 허리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준다.
1 척추기립근과 함께 허리 디스크를 둘러싸고 있는 복근을 강화할 수 있다. 편안하게 누운 상태에서 한쪽 무릎을 구부려 세우고, 허리 밑에 양손을 넣어 허리가 움푹 들어간 곡선을 유지한다.
2 머리와 상체가 일직선으로 유지되는 상태에서, 머리와 상체를 동시에 바닥에서 살짝 떨어질 정도로 든다. 약 10초간 이 자세를 유지한 뒤 천천히 원위치로 돌아온다. 이때 머리를 너무 숙이지 않도록 유의한다.
1 허리를 앞쪽으로 움푹 집어넣고 강아지가 서 있는 자세를 취한다.
2 한쪽 다리를 들어서 뒤로 쭉 뻗는다.
3 반대쪽 팔을 뻗어 날아가는 새 자세를 취한다. 이 과정에서 허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약 10초간 유지한다. 이후 천천히 원위치로 돌아온다.
고관절 신전근(엉덩관절 폄근) 강화 운동
골반과 대퇴골을 잇는 고관절은 체중을 지탱하고 걷기 같은 다리 운동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 근육이 약해질 경우 걸을 때 상체가 앞으로 기울어져 허리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1 편하게 누운 상태에서 양쪽 무릎을 구부려 세운다.
2 몸통과 하체가 거의 일직선이 될 때까지 엉덩이를 들어올린다. 3 이 상태에서 한쪽 무릎을 쭉 편다. 10초간 이 자세를 유지한 뒤 천천히 원위치로 돌아온다.
고관절 외전근(엉덩관절 벌림근) 강화 운동
고관절 외전근으로는 고관절 옆부분에 세로로 있는 중둔근이 대표적이다. 이 근육이 약하면 서 있거나 걸을 때 상체가 반대쪽 옆으로 기울어져 바르게 걷지 못할 수도 있다.
1 벌림 운동을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세라밴드 없이, 또는 밴드를 양쪽 발목에 걸어 할 수도 있다.
2 무릎을 펴고 한쪽 다리를 위로 들어올린다. 약 10초간 이 자세를 유지한 뒤 천천히 원위치로 돌아온다.
무릎 신전근(폄근) 강화 운동
허벅지 앞쪽에 있는 대퇴사두근을 강화시키는 운동법이다. 이 근육이 약하면 오래 걸을 때 무릎이 구부러져 넘어질 수 있다. 또한 걸을 때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덜어주어 무릎 퇴행성관절염을 예방해주는 가장 중요한 근육이다.
1 바로 선 자세에서 양쪽 무릎을 살짝 구부린다.
2 두 팔을 들어 앞으로 쭉 내민다.
3 한쪽 다리를 바닥에 댄 상태로 반대쪽 다리를 든다. 이때 넘어지지 않도록 손으로 의자를 잡는다. 이후 천천히 원위치로 돌아온다.
시니어에게 안전사고는 곧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집니다. 젊을 때 무릎이 좀 까지고 마는 상황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골다공증 등으로 인해 약해진 뼈가 쉽게 부러지기도 하고, 뼈와 관절에 외상을 입으면 쉽게 낫지도 않습니다. 시니어에게 낙상이 치명적인 이유는 관절에 골절을 입을 경우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행동반경이 좁아지고 운동량이 줄어들면서 근육이 약해지고, 근육이 약해지면 행동반경이 더 좁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안전사고 예방에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감각과 근력입니다. ‘브라보 체조’는 균형감각과 근력을 키울 수 있는 운동을 제작해 담았습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시니어 건강을 위해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과 공동으로 만든 ‘브라보 체조’는 5070 시니어 세대를 위한 건강 체조입니다. 또 버클리 음대 출신의 작곡가 지담의 참여로, 듣기만 해도 심신이 힐링되는 음악과 함께합니다.
감수 이자호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모델 진민범 인천성모병원 물리치료사
골반 흔들고 기지개 펴기
허리와 고관절을 이완시킬 수 있는 운동이다. 몸을 앞으로 숙일 때는 본인의 허리 상태에 맞춰 너무 무리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상체를 내린다. 골반을 움직이는 과정에선 다리를 굽히지 않고 편 상태를 유지해 충분한 스트레칭이 되도록 한다.
1 양손을 맞잡은 상태에서 팔을 바닥 쪽으로 향하게 하면서 허리를 숙인다.
2 손을 그대로 유지하고 양발의 무게중심을 이동해 자연스럽게 골반을 좌우로 움직인다.
3 손을 맞잡은 상태에서 뒤집어 팔을 스트레칭하면서 상체를 일으킨다. 4 양팔을 하늘로 향하게 하면서 목과 허리를 쭉 편다.
발뒤꿈치 들기
다리 근육을 강화하고 굳어 있는 허리를 펴주는 운동이다. 다리를 굽힐 때는 몸의 균형이 무너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허리는 굽히지 않고 바로 세운다. 양발이 땅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1 양팔의 하완(손목부터 팔꿈치까지)이 자연스럽게 겹치게 한 후 양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려 기마자세를 취한다.
2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며 상체를 움직인다.
3 양팔을 X자로 교차시킨 뒤 팔을 힘 있게 내리면서 발끝으로 선다.
4 이때 양팔과 양다리가 모두 이완될 수 있도록 쭉 편다.
동서남북 발 옮기기
몸의 균형감각을 키우는 운동이다. 익숙해진다면 눈을 감고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다만 넓고 안전한 장소에서 자신 있을 때만 시도해야 한다. 음악에 맞춰 적당한 속도로 운동해야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1 허리에 양손을 얹고 준비자세를 취한다.
2 전후좌우 방향으로 한 걸음씩 옮겼다가 제자리로 돌아온다.
3 양발이 이동할 때마다 무릎을 굽히며 살짝 앉았다가 일어난다.
4 리듬에 맞춰 몸을 늦지 않게 이동시키며 균형감각을 훈련시킨다.
“싫어, 끊어!” 서울 상계동에 사는 A(56) 씨가 거칠게 전화기를 내려놓는다.
요즘 그녀의 일상 중 하나는 얼굴 좀 보자는 지인들의 전화를 거절하는 것이다. 최근 생긴 고민인
요실금 때문이다. 얼마 전부터 가벼운 기침만 해도 소변이 조금씩 새어나온다. 이러다 말겠지 싶었는데 이제는 생리대형 패드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앉아 있던 자리가 젖거나 소변으로 인한 악취를 상대가 알아차리는 것은 감당하기 힘든 공포로 다가온다. A 씨가 두려움에서 탈출할 방법은 무엇일까. 강서미즈메디병원 김종현(金宗鉉·55) 비뇨기과 과장을 통해 그 방법을 알아봤다.
“사회적 암(癌)입니다.” 김종현 과장은 요실금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요실금 증상이 심각해지면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리적으로 위축돼서 스스로 대외활동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고, 심하면 우울증을 앓게 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실금은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증상이 아니라 고칠 수 있는 병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배출될 것 같은 응급상황 넘어가려면
요실금은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소변이 배출되는 증상을 말한다. 소변이 몸 밖으로 나오는 상황이 신체적으로 크게 위해를 주지는 않지만, 위생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심각한 질환이라 할 수 있다.
남성에게도 요실금이 발생할 수 있지만 대부분 여성에게 나타난다. 발병도 매우 흔하다. 김 과장은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의 40% 이상은 크고 작은 요실금 증상을 겪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요실금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전체 환자 중 90% 이상은 복압성 요실금과 절박성 요실금에 속한다. 이 두 가지만 알면 요실금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김 과장은 조언한다.
“복압성 요실금은 골반 근육이 약화돼서 기침을 하거나 웃을 때, 뛰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소변이 새어나오는 증상을 말해요. 심하면 걷거나 살짝 자세만 바꿔도 소변을 참지 못하는 경우도 있죠. 가장 흔한 요실금인데, 출산과 노화로 인해 소변이 새지 않도록 막아주는 골반근육과 요도 괄약근이 손상되고 약해졌기 때문이에요. 특히 자연분만 과정에서 아이가 커서 난산을 하거나 다산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발병률이 더 높아요.”
또 하나의 주된 원인인 절박성 요실금도 노화와 관련이 있다. 절박성 요실금은 방광의 신경이 불안정해지면서 소변이 마려울 때 느껴지는 요의(尿意)가 느닷없이 찾아와 이를 참지 못하고 소변을 지리는 증상이다.
“보통은 40대 후반 50대 초반, 갱년기를 겪고 난 후에 많이 나타납니다. 이 시기의 호르몬 변화와 신경 불안정이 주된 원인으로 생각됩니다.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에 가다 문 앞에서 실례를 해버린다거나, 설거지나 샤워를 하다가 소변이 새어나오는 경우는 절박성 요실금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만약 응급상황에 처했을 때 위기를 모면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김 과장은 이럴 때 서두르면 더 낭패 보기 십상이라고 말한다.
“일단 동작을 멈추세요. 그리고 눈을 감은 상태에서 숨을 깊게 들이마신 뒤 항문과 질을 최대한 오므리세요. 이 상태를 잠시 유지하면 배뇨근의 수축을 막고 이완시켜 위급한 상황을 넘길 수 있습니다.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 크게 달라
복압성 요실금과 절박성 요실금은 비슷해도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 방법도 완전히 달라진다. 쉽게 표현하면 복압성 요실금은 고장난 수도꼭지를 고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절박성 요실금은 상수도 펌프가 제대로 조절 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복압성 요실금은 골반 근육이 약화돼서 문제가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근육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들을 합니다. 가장 쉬운 방법이 골반근육 강화 운동이에요. 흔히 케겔운동이라고 하는 질과 항문을 오므리는 운동을 반복하게 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 운동을 말로 설명해도 제대로 따라 하는 환자는 절반도 안 돼요. 평상시에 사용하는 근육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인위적으로 해당 근육을 운동시키는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체외 자기장 치료나 전기 자극 치료가 대표적이죠. 이 중에서 옷을 벗거나 질 안에 전극을 삽입하지 않아도 되는 체외 자기장 치료가 최근에는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의자 형태의 기구에 앉아 있기만 하면 되니까요. 바이오피드백 장비를 통해 질과 항문 주위 근육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알려주기도 합니다. 제대로 훈련이 되면 집에서도 수시로 운동할 수 있습니다.”
복압성 요실금이 심하거나 단기간에 효과를 얻길 원한다면 약해진 요도괄약근 부위를 수술로 보강하는 방법도 있다. 수술이라고는 하지만 수술시간은 30분 정도이고 하루만 입원하면 된다. 근육 부위에 뒤쪽에 테이프를 삽입해 떠받치는 ‘중부요도슬링’ 수술이 그것이다. 절박성 요실금은 근육이 아닌 신경계와 연관이 있기 때문에 주로 약으로 치료한다. 방광의 배뇨근이 과도한 긴장상태를 유지하며 소변 저장을 제대로 못하는 것을 약으로 완화하는 방법이다. 소변이 충분히 저장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 정상적인 배뇨가 이뤄지게 한다.
“환자 나이가 젊다면 3개월 정도 복용하면서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완치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세가 좀 있으신 경우에는 혈압약처럼 계속 드셔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요즘 약은 주로 방광에만 작용해서 부작용 없고 오랜 기간 드셔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요실금은 치료가 가능하지만 이를 위해선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복압성과 절박성의 치료 방법이 다른 만큼 비뇨기과 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상태를 확인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나이가 많은 시니어의 경우 복압성과 절박성 요실금이 함께 올 수도 있어요. 이럴 때는 한 가지 치료만으로 효과를 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환자 상태에 맞게 최적의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치료 안 하고 미루면 악순환 반복
골반 근육의 퇴화를 막기 위해서, 혹은 요실금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 때때로 케겔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질과 항문을 오므리는 운동으로 5초 정도 힘을 주었다가 빼는 식으로 30번 정도 반복한다. 이렇게 하루 두 번 내지 세 번 정도 하면 효과적이다. 이외의 다른 운동은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진 않는다.
“살이 쪄서 복강 내 지방이 많아지면 복압이 높아져서 복압성 요실금 환자에게 나쁜 영향을 줘요. 문제는 이런 분은 운동할 때 소변이 새니까 집 안에만 있게 되고 그러면 살이 더 쪄서 요실금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점이죠. 이런 경우 수술치료를 해야 운동을 할 수 있어요.”
소변이 자주 나온다고 해서 무턱대고 마시는 물의 양을 줄이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적절한 수분 섭취는 방광의 공간을 확보해 요실금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수분이 부족하면 방광염과 요로결석의 원인이 되고 신장기능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마지막으로 김 과장은 요실금이 발생하면 삶이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요실금이 생기면 이제 노화가 시작됐다는 생각으로 우울해하는 분들이 많아요. 또 치매의 전조증상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죠. 이제 기저귀를 차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시달리기도 하고요. 요실금 팬티 같은 보조적인 도구를 써도 악취나 피부염 등은 모두 막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때 치료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비뇨기과 전문의로서 시니어가 존엄성을 유지하며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의무라 생각해요. 만약 요실금을 앓고 계시다면 치료를 통해 젊을 때와 다름없는 삶을 사셨으면 합니다.”
걷기는 특별한 장비나 장소의 제약 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다.
잘 걷기 위해서는 일단 바른 자세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자료 제공 및 도움 중앙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범재원 교수 동작 시연 중앙대학교병원 이재룡 물리치료사
바르게 서기
나이가 들면 디스크 안의 압력을 낮춰 디스크 탈출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앉거나 서 있을 때 허리가 앞으로 움푹 들어간 곡선(요추 전만)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1 가슴과 등을 쭉 펴고 양쪽 어깨 뒤의 날개뼈를 살짝 모아준다. 무릎을 펴고 허리의 움푹 들어간 곡선(요추 전만)을 유지한다. 이때 시선은 정면을 바라보고 머리를 숙이거나 턱을 당기지 않는다.
2 어깨가 앞으로 말려들어가고 등과 허리가 구부러져 바르지 않은 자세다.
바르게 걷기
습관이 되어버린 잘못된 걷기 자세는 몸을 망치는 주원인이될 수 있다. 걷고 나서 불편할 정도로 통증이 느껴진다면 걷는 자세를 확인해보는 것도 좋겠다.
1 바르게 서 있는 자세에서, 시선은 정면을 바라보며 한쪽 다리를 앞으로 옮겨 걷는다.
2 팔을 가볍게 저으면서 발뒤꿈치부터 먼저 땅에 닿게 한다. 걸을 때 아랫배에 약간 힘을 주고 걸으면 허리 디스크 주위 근육을 수축시켜 디스크를 보호할 수 있다.
Q&A 이렇게 걸으면 왜 안 되나요?
한쪽으로 가방 들기 한 팔로만 가방을 메거나 들 경우, 어깨와 골반이 가방 쪽으로 기울고 다리 관절통도 한쪽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등에 메는 가방을 추천하며, 부득이하게 한 팔로 가방을 들어야 할 경우에는 양팔로 번갈아가며 드는 것이 좋습니다.
주머니에 손 넣고 걷기 길거리에서 넘어질 때 손으로 바닥을 짚지 못하므로 크게 다칠 우려가 있습니다.
팔자걸음 발 앞쪽이 바깥으로 향하는 팔자걸음은 무릎이나 허리에 무리가 되기 때문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교정이 필요합니다.
절뚝걸음 습관적으로 몸을 한쪽 방향으로 기울여 걸으면 골반과 척추가 옆으로 틀어지고 힘을 많이 싣는 쪽 다리 관절에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제자리 뛰기
경직된 몸을 이완시켜주는 첫 번째 동작. 브라보 체조의 다양한 동작을 무리 없이 해내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만약 무릎 등 관절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제자리 걷기를 해도 무방하다. 몸 전체 근육을 풀어주는 과정이므로 양팔의 동작을 빼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1 서 있는 자리에서 과격하지 않게 제자리 뛰기를 한다. 다리와 함께 양팔 역시 팔꿈치를 살짝 굽힌 상태에서 앞뒤로 왕복시킨다.
목 근육 스트레칭
가슴과 어깨를 활짝 편 상태에서 목을 전후좌우로 움직인다. 목 주변과 뭉친 어깨 근육을 풀어주는 운동이다.
1 다리를 어깨 넓이로 벌린 상태에서 양손을 골반 위에 살짝 올려놓는다.
2 머리를 뒤로 젖힐 때는 이마가 천장과 수평이 되도록 한다.
3 머리가 아래를 향할 때는 허리를 굽히지 않도록 주의한다.
4 몸을 회전시킬 때는 상체와 하체를 최대한 고정시키고 발뒤꿈치가 시선에 들어오도록 한다.
어깨 벌리기
팔의 적극적인 스트레칭을 통해 팔근육과 함께 폐가 자리 잡은 가슴의 움직임을 유도하는 동작. 팔과 어깨의 관절뿐만 아니라 호흡기능의 증진도 기대할 수 있는 체조다.
1 어깨 너비로 편안히 선 상태로 준비한다.
2 손바닥을 하늘을 향한 상태로 단전에 기를 모으듯 끌어올린다.
3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하며 양팔을 벌리고 모으는 것을 반복한다. 4 모아진 기를 발산하듯 양손을 올려 머리 위에서 손바닥이 마주치게 한다.
#브라보체조 #시니어체조 #건강
5분으로 인생을 바꿔보세요.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시니어 건강을 위한 새로운 캠페인을 소개합니다. 본지는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과 공동으로 5070 시니어 세대를 위한 건강 체조, ‘브라보 체조’를 제작했습니다. 이 체조는 재활의학과 의료진의 참여로 시니어의 체력과 관절 등 몸 상태를 고려해 고안된 것이 특징입니다. 또 버클리 음대 출신의 작곡가 지담의 참여로, 듣기만 해도 심신이 힐링되는 음악과 함께합니다. 체조는 총 16개 동작으로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통해 계속 연재됩니다. 완성된 체조 영상은 온라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5분입니다. 매일 5분만 따라 하면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감수 이자호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모델 진민범 인천성모병원 물리치료사
제자리 뛰기
경직된 몸을 이완시켜주는 첫 번째 동작. 브라보 체조의 다양한 동작을 무리 없이 해내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만약 무릎 등 관절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제자리 걷기를 해도 무방하다. 몸 전체 근육을 풀어주는 과정이므로 양팔의 동작을 빼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1 서 있는 자리에서 과격하지 않게 제자리 뛰기를 한다. 다리와 함께 양팔 역시 팔꿈치를 살짝 굽힌 상태에서 앞뒤로 왕복시킨다.
목 근육 스트레칭
가슴과 어깨를 활짝 편 상태에서 목을 전후좌우로 움직인다. 목 주변과 뭉친 어깨 근육을 풀어주는 운동이다.
1 다리를 어깨 넓이로 벌린 상태에서 양손을 골반 위에 살짝 올려놓는다.
2 머리를 뒤로 젖힐 때는 이마가 천장과 수평이 되도록 한다.
3 머리가 아래를 향할 때는 허리를 굽히지 않도록 주의한다.
4 몸을 회전시킬 때는 상체와 하체를 최대한 고정시키고 발뒤꿈치가 시선에 들어오도록 한다.
어깨 벌리기
팔의 적극적인 스트레칭을 통해 팔근육과 함께 폐가 자리 잡은 가슴의 움직임을 유도하는 동작. 팔과 어깨의 관절뿐만 아니라 호흡기능의 증진도 기대할 수 있는 체조다.
1 어깨 너비로 편안히 선 상태로 준비한다.
2 손바닥을 하늘을 향한 상태로 단전에 기를 모으듯 끌어올린다.
3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하며 양팔을 벌리고 모으는 것을 반복한다. 4 모아진 기를 발산하듯 양손을 올려 머리 위에서 손바닥이 마주치게 한다.
로봇수술이란 단어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인간의 손이 아닌 로봇 팔이 환자의 몸속에서 거리낌 없이 움직이며 수술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그리고 이런 상상은 SF 영화 속에서 구체적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우리 삶 가까이 등장한 로봇수술도 이런 모습일까? 실상은 영화 속 장면과 조금 다르다.
로봇수술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두 단어가 있다. 인튜이티브서지컬과 다빈치가 그것이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은 1995년 설립된 회사로 1999년 로봇수술 장비인 다빈치를 세상에 처음 내놨다. 200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 로봇수술 시장을 석권했다. 우리가 아는 로봇수술에 관한 것은 모두 다빈치에 의해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복강경(내시경) 수술을 대체하고 있는 대중화된 로봇수술 장비는 다빈치가 유일하다고 보면 된다. 덕분에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27억달러(약 3조원)를 벌어들였다. 다빈치는 현재 4세대 제품까지 출시된 상태다.
국내에서는 2005년 세브란스 병원을 통해 처음으로 다빈치의 로봇수술이 시도됐다. 이후 다빈치는 각 병원에서 앞다퉈 도입하기 시작해 2017년 9월 기준으로 전국 31개 병원에 69대가 설치되어 있다. 장비 도입이 증가하면서 수술 건수도 늘어나 올해는 1만7000건 이상의 수술이 기록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수술도 사람이 하는 수술
로봇수술에 대한 가장 잦은 오해 중 하나는 기계가 집도해 수술을 한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로봇수술의 주인공은 의사다.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로봇수술 장비(환자 카트) 아래에 환자가 위치하면, 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신체 부위 근처에 2~2.5cm 정도의 구멍을 낸다. 그곳을 통해 4개의 금속봉 모양의 로봇 팔이 들어간다. 수술 부위에 따라 여러 구멍을 내기도 한다. 4개의 로봇 팔 중 하나는 조명과 카메라가 달려 있어 촬영을 담당하고, 나머지 3개의 팔은 수술에 필요한 다양한 동작을 해낸다. 암 조직을 들어 올리거나 잘라내거나 수술한 부위를 봉합할 수도 있다. 사람처럼 다섯 개의 손가락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수술 과정에서 필요한 사람 손의 동작을 대부분 대신할 수 있다.
이때 의사는 환자와 좀 떨어진 조종장치(수술 콘솔)를 통해 4개의 로봇 팔을 조작한다. 조종장치에 달린 모니터는 확대된 입체 영상으로 치료 부위를 보여주기 때문에 섬세한 수술이 가능하다. 또 육안으로는 구분이 힘든 혈류를 다른 색으로 보여주는 등 다양한 의학적 정보도 모니터를 통해 집도의에게 제공된다.
다양한 질환에서 우수성 나타나
로봇수술이 의학계에서 각광받는 이유는 사람 손으로는 도저히 동작이 불가능한 좁은 부위에서도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립선이 로봇수술의 혜택을 보는 손꼽히는 부위인 것은 이 때문. 전립선은 좁은 골반 안에 신장과 방광, 소화기와 함께 몰려 있어 수술이 까다로운 부위다.
이외에도 신장암, 자궁암, 갑상선암, 간암, 구강암 등 각종 암수술과 요관절제술 등 비뇨기과계 질환에서 사용된다. 최근에는 유방암 수술까지 영역을 넓혔다. 겨드랑이를 통해 로봇수술 장비가 암 조직을 제거하면, 유두와 유륜을 보존할 수 있기 때문에 올 초 세브란스 연구진을 통해 국내 최초로 수술이 시도됐다.
이 중 전립선암, 신장암, 직장암의 로봇수술 치료가 201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유효성이 있음을 평가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선언한 국민건강보험 혜택 확대로 인해 이들 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환자는 800만~1200만원 정도의 수술비를 절반만 부담해도 된다.
인공지능 수술은 아직, 국산화는 눈앞
수술 과정의 간편함도 로봇수술의 장점으로 꼽힌다. 한 대학병원 소화기외과 교수는 “복강경 수술은 의사가 2~3시간 동안 서서 모니터를 쳐다보며 해야 하는 고된 작업”이라며 “이에 반해 로봇수술은 편한 자세에서 이뤄져 의사가 받는 스트레스가 적고, 환자에게도 장점으로 작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상상하는 인공지능 수술은 이뤄질 수 없는 것일까? 지난달 인튜이티브서지컬이 상암동에 설치한 수술혁신센터 개소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게리 굿하트 대표는 “인공지능을 통한 자율수술은 최근 선보이고 있는 자율주행기술보다 훨씬 더 많은 기술적 진보를 요구한다”며 “우선 집도의의 수술을 보조할 수 있는 부분에서 인공지능이 담당할 수 있는 단계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봇수술 시장에는 국산 제품도 대항마로 등장했다. 바로 미래컴퍼니가 개발한 레보아이(Revo-i)다. 레보아이도 로봇 팔이 4개 달려 다빈치와 비슷한 외형을 지녔다. 레보아이는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받고, 6월부터 올 초까지 세브란스와 본격적인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올해 8월에는 식약처로부터 레보아이 제조허가를 취득하고 사업화 준비에 착수 중이다.
잦은 허리통증을 느끼던 최모씨(35세.서울시)는 최근 허리디스크 자세 교정에 좋다는 자세교정 벨트를 구입했다. 허리통증이 아침에 아팠다가 출근하면 사라져서 가벼운 허리디스크라고 판단했기 때문. 하지만 골반 중심으로 통증이 점점 강해지자 병원을 찾았고 ‘강직성 척추염’ 이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
최씨 처럼 가벼운 허리디스크 증상으로 오인하고 ‘강직성척추염’을 방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허리디스크는 노화, 무리한 운동, 잘못된 자세습관 등에서 비롯 되지만 강직성 척추염은 유전적 요인으로 진행되는 질환으로 서로 다른 질환이다. 척추 마디와 관절 사이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염증성 통증, 장애, 변형, 골절이 일어나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구분된다.
몸을 움직이거나 활동을 하게 되면 통증이 강해지는 허리 디스크와 달리 가벼운 활동시 오히려 통증이 감소되어 발견이 어려운 반면, 방치 할수록 완전척추강직 및 척추 골절까지 발생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허리 자주 뻣뻣하고 통증… ‘허리디스크’일까? ‘강직성 척추염’ 일까?
강직성 척추염은 허리디스크에 비해 명칭이 익숙하지 않고, 허리 주변이 뻣뻣해지고 통증이 오는 주요 증상이 비슷해 ‘강직성 척추염’과 혼동하기 쉽다.
강직성척추염의 경우, 통증 유발 부위가 주로 골반과 척추가 만나는 천장관절이나 엉덩이 부위이며, 아침에 일어났을 때 뻣뻣함과 극심한 통증이 있다가 몸을 움직이면서 점차 통증이 완화된다. 이에 비해 허리디스크는 통증 부위가 주로 척추 부위이며, 다리가 저린 증상과 함께 몸을 움직일수록 통증이 더해지는 특징이 있다.
통상적으로 ‘허리디스크’는 척추뼈와 뼈 사이의 구조물인 디스크가 탈출된 증상을 말한다. 정확환 질환명은 ‘요추 추간판 탈출증’으로 외부 물리적 충격을 완화하고 딱딱한 뼈끼리 직접 부딪히는 현상을 막아주는 추간판(디스크)이 튀어나오게 되면서, 염증이 생기고 신경을 눌러 요통, 방사통 등의 통증을 유발한다.
같은 요통을 유발하지만 ‘강직성 척추염’은 조금 다르다. 첫 증상은 염증성 허리통증이다. 특별한외상이 없음에도 아침 기상시 허리가 뻣뻣한 느낌이 들고 골반 부위 통증이 수주에 걸쳐 서서히 발생한다 그러나 활동 시작 후 약 3시간 후면 통증이 점차 사라진다. 통증은 요추 혹은 요천추 부위에서 시작되며 발병 초기 경미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스트레칭이나 비 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복용하게 되면 통증이 호전되어 모르고 지나갈 수 있다.
또 운동을 하거나 움직임이 많을수록 증상이 악화되는 허리디스크나 허리 협착증과는 달리 활동을 할수록 밤새 굳어있던 근육이 풀어져 증상이 완화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것으로 방치하게 되면 허리가 휘어진 채로 뻣뻣하게 굳어버릴 수 있어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발생 원인 또한 다르다. 일반적으로 노화, 무리한 운동, 잘못된 자세 습관 등으로 발생하는 허리디스크와 달리 강직성 척추염은 유전적 요인이 강하며 40세 이하의 젊은 남자에서 주로 발생한다. 따라서 미리 예방하는 것은 어렵고, 가족력이 있다면 신속한 진료를 통한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로 통증과 진행을 최소화 하는 것이 좋다.
◆경우에 따라 '안구질환, 염증성장질환, 말초관절염'까지… 조기발견 중요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증상 외에 다른 증상을 동반할 가능성이 있어 더욱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척추 염증이 말초까지 진행되는 경우는 하지 관절부터 증상이 발생하며 ‘비 대칭성 소수성 관절염’으로 나타나 무릎 관절에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폐 기능을 저하 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우신향병원 김서화 내과 과장은 “강직성 척추염이 등뼈와 흉곽을 침범하게 되면 흉곽 확장이 제한되어 제한성 폐기능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며 “흡연은 그 자체로도 해로우며 특히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경우 숨이 차는 것과 같은 호흡기 증상이 더 심해지고 전신의 염증 자체가 잘 낫지 않고 지속될 수 있어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강직성 척추염의 관절외 증상으로는 포도막염, 건선, 염증성 장 질환 등이 발병할 수 있다.이 중 포도막염이 가장 흔하게 동반되며 환자의 20~30%가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포도막염은 충혈, 시력저하, 안구 통증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눈병으로 알려진 결막염에 비하여 오래 지속되거나 재발되는 경우가 더 많고, 영구적인 시력상실을 일으킬 수도 있다.
◆물리치료 동반한 ‘조기 치료 및 맞춤 운동’ 중요
강직성척추염 발생 원인으로 유전적 요인이 강력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밝혀진 예방 방법은 없다. 따라서 강직성척추염의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검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우신향병원 김서화 내과 과장은 “발병을 예방할 수 없는 모든 질병의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진단 및 치료” 라며 “환자 개인의 증상에 맞춘 물리치료와 운동치료는 척추강직과 골격 변형을 완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리치료와 운동치료는 척추 질환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바로 선 자세를 유지시켜 주기 위한 물리치료와 함께, 척추 등의 신전 근육을 바로 펼 수 있도록 하는 운동과 척추 와 고관절, 견관절 그리고 폐활량 감소를 예방하기 위한 흉곽의 운동성을 유지시켜주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
또한 강직성 척추염 환자들은 좋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척추 운동 장애와 몸이 앞으로 굽어지는 자세 이상을 예방하기 위해 평소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꾸준히 물리치료와 운동을 병행하여 통증을 줄이고 움직임에 불편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을 잘 때는 푹신한 침대보다는 올바르게 편 자세를 유지시킬 수 있는 바닥이 좋고. 목뼈의 C자 굴곡유지를 위해 낮은 베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상체가 앞으로 쏠린 채 굳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15분~30분 정도 엎드린 자세를 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궁은 생명의 출발점, 여성성의 상징으로 꼽히는 장기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말 못할 여성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생식기와 직간접적으로 관련한 이야기를 꺼리는 사회 관습도 문제다. 그러나 감출 수만은 없다. 자궁이나 난소에 발생한 암은 자각증상이 발생하지 않아 병을 키우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시니어 여성이 주의해야 하는 자궁 관련 질환은 어떤 것들이 있고 무엇이 문제인지 서울여성병원 산부인과 장호진(蔣昊辰·38) 과장을 통해 알아봤다.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골반장기 탈출증. 시니어의 자궁 질환에 대해 묻자 장호진 과장이 가장 먼저 꺼낸 병의 명칭이다. 흔한 자궁 질환으로 알려져 있는 자궁근종이나 자궁내막증이 아니어서 다소 의아했지만, 장호진 과장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자궁근종이나 자궁내막증은 여성의 노화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젊은 여성에게도 많이 발생합니다. 오히려 폐경 이후에는 안심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요. 반면에 골반장기 탈출증은 노화가 원인이기 때문에 시니어들은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출산 경험 많은 여성에게 주로 발병
흔히 자궁탈출증이라고도 불리는 골반장기 탈출증은 질 주변에 자궁을 지탱해주는 인대가 약해지면서 중력에 의해 자궁과 방광, 직장 등이 내려앉는 질환이다. 이때 질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자궁이 질을 통해 내려오게 된다. 심하면 자궁 입구 부분인 자궁경부나 심지어 자궁 전부가 눈으로 확인될 정도로 질 밖으로 노출되기도 한다. 이 부위가 속옷에 쓸리면 출혈이 발생하고 걷기도 불편해진다. 설거지를 하고 난 후 고무장갑을 벗을 때 말려 올라와 장갑 안쪽이 노출되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골반장기 탈출증은 중년 여성의 골칫거리로 꼽히는 요실금을 동반하기도 해요. 또 증상이 진행돼 자궁이 내려앉은 상태라면 자궁적출술로 치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재발이 잦기 때문이에요. 환자들에게는 평소에 운동을 적극적으로 하라고 권하고 있어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잘 알려져 있는 케겔 운동입니다. 케겔 운동을 통해 인대와 주변 근육을 강화하면 골반장기 탈출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케겔운동은 미국의 산부인과 의사 아놀드 케겔이 고안한 치골미골근 운동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질과 항문 주변에 힘을 9~10초간 준 뒤 서서히 힘을 빼는 동작을 반복하면 된다. 요실금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출산 경험이 많은 여성이라면 특히 골반장기 탈출증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일할 때 쪼그려 앉는 시간이 많은 여성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액티브 시니어의 그늘, 난소암
적은 출산 경험이 골반장기 탈출증 발생을 낮추는 요소로 꼽히지만 반대로 불리할 수도 있다. 바로 난소암이다. 난소암 역시 여성 시니어가 조심해야 할 질환 중 하나. 난소암은 60대 전후로 발병률이 가장 높아지고 있는 암종이다.
“출산 경험이 많은 여성이 난소암 발병 가능성이 낮다고 말하는 이유는 생리 횟수 때문이에요. 누적 생리 횟수가 많을수록 난소암 발병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자연적인 무월경 기간인 임신 횟수가 많다면 조금은 안심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최근에는 출산율도 낮고 초경은 빨라지는 데 반해 폐경은 늦어지면서 발병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흔히 액티브 시니어로 불리는 젊게 사는 중년 여성이 늘면서 폐경 시기가 변화한 것으로 보여요.”
난소암은 암종 중에서도 무서운 암으로 꼽힌다. 자각증상이 없어 병을 알아채기가 어려운 데 반해, 주변 장기로의 전이는 매우 빠르기 때문이다. 조기에 병을 발견하지 못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초기인 1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70~80%에 이르지만 3기는 40%, 4기는 20% 이하까지 떨어진다.
난소암은 일반적으로 초음파 검사를 통해 발견된다. 혹이 발견되면 종양표지자 검사나 MRI를 통해 정밀검사에 들어간다. 암이 확인되었다면 이를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가 선택된다. 최근에는 난소암과 유방암을 유발하는 새로운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전자 검사를 통해 발병 가능성 여부를 확인하기도 한다. 헐리웃의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대표적이다. 그녀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방암과 난소암 발병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한 뒤 예방적 차원에서 건강한 유방과 난소를 미리 잘라냈다.
자궁경부암, 백신이 만능 아냐
흔히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는 자궁경부암도 시니어가 조심해야 할 질환 중 하나다. 사람들은 TV 광고에 나오는 백신만 맞으면 완벽하게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장 과장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자궁경부암은 자궁경부암 바이러스가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현재 발견된 것은 약 15가지 정도 되는데, 이 중에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것은 7가지입니다. 자궁경부암의 발병 빈도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쌍고점 형태를 띠는데요, 35세를 전후로 높아졌다가 낮아져 65세에 다시 높아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문제는 65세 전후에는 백신으로 예방되지 않는 자궁경부암 종류가 늘어난다는 사실이죠.”
자궁경부암 치료는 대부분 수술로 진행된다. 병이 막 발병한 초기에는 부분절제술로 치료하지만 대부분은 자궁적출술을 선택한다. 암 진행 상태가 심각하다면 방사선 치료도 해야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본격적인 암의 단계에 들어가기 전에 진단하고 예방할 수 있는 기간이 충분히 주어진다는 것입니다. 정상 자궁경부세포가 암세포가 되는 데는 평균 12.5년이 걸려요. 평소에 건강검진만 주기적으로 하신다면 어렵지 않게 병을 발견하고 완치할 수 있습니다. 혹시 흡연자라면 빨리 담배를 끊으시는 게 좋습니다. 흡연은 자궁경부암 발생을 돕는 대표적 요인으로 꼽힙니다.”
자궁경부암 검사는 간단하다. 면봉으로 자궁경부의 세포를 채취해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를 하면 암 발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노화와 관련한 자궁 질환의 궁극적인 치료법으로는 자중적출술이 꼽힌다. 흔히 ‘자궁을 들어낸다’로 표현되는 치료법이다. 여성에게서 자궁을 없애면 합병증이나 후유증은 없을까? 이에 대해 장 과장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한다.
자궁적출이 여성성 빼앗지는 않아
“자궁이 제거된다고 해서 특별한 질환이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여성의 몸에 필요한 호르몬은 난소에서 만들어내기 때문이에요. 만약 난소까지 제거해야만 한 경우라면 갱년기가 시작될 수 있는데, 힘든 증상이 동반될 경우엔 호르몬 요법 등을 통해 치료하면 됩니다. 폐경으로 인한 갱년기 증상은 뇌혈관에 영향을 줘 혈관성 치매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폐경 직후 호르몬 요법으로 치료하면 치매 발병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호르몬 치료가 유방암의 원인이 된다고 걱정하시는 분도 있는데, 흡연이나 비만보다도 오히려 유방암 유발 위험성이 낮으니까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러나 일부 환자는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경우도 있다 한다. 여성성의 상징이 제거되면서 발생하는 심리 상태로 심하면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장 과장은 “여성성을 결정하는 것은 자궁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생각과 내가 갖고 있는 무한한 가치를 인정하고 믿으려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갱년기 증상을 줄일 수 있는 음식으로는 콩이나 석류, 백수오, 홍삼 등이 꼽힌다. 노후에는 골밀도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근력운동과 같은 무산소 운동도 열심히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