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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대한 또 다른 상상 “공동체로 살아보니 좋구나!”
- 지금의 50+ 세대에게 가장 중요한 삶의 과제는 아마도 자녀교육과 내 집 마련이었을 겁니다. 집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자산증식 수단이었고, 한때 성공과 노후 대비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느덧 세상은 변해 대다수 50+ 세대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달랑 ‘집’ 하나인 것이 현실입니다. 50+ 세대는 지금 걱정이 많습니다. 모아놓은 돈은 없고 소득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더욱 길어진 인생 후반의 삶을 계획해야 합니다.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인 현실에서 50+ 세대 인생 재설계의 핵심은 바로 주거계획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의 집 문제는 생애설계 영역과 분리되어 부동산 자산운용 관점에서만 설명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집에 대한 생각도 바꾸고, 조금은 다른 상상을 해봐야 합니다. 넓은 평수의 아파트가 품위를 유지해주기보다는 오히려 우리의 삶을 퍽퍽하게 만드는 건 아닌지, 현재의 아파트 구조가 노년의 사회적 고립을 고착시키는 시스템은 아닌지, 청년주거 문제와 하우스푸어 위기에 놓인 장·노년층의 고민을 함께 해결하는 방안은 없는지, 필요한 최소한의 개인 공간 외 공동 공간을 만들어 어울리며 사회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건 어떨지…. 지금껏 우리가 가졌던 집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상상과 노력이 요구됩니다. ‘집이란 사는(buy) 것이 아닌 사는(live) 곳’이라는 인식의 전환과 함께, 재무설계 중심의 생애설계가 아닌 머물러 사는 집, 어울려 사는 집의 관점에서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합니다. 저비용 구조로 삶을 다운사이징하고 가치 중심의 관계 형성에 노력해 비록 소득은 줄어도 덜 쓰고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묘수를 찾아야 합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고령화와 장기 저성장 시대가 이들로 하여금 공동체 주거에 관심을 갖게 했습니다. 공동체 주택은 내 공간은 작지만 실용적으로 함께하는 공간은 합리적으로 구성해 주거비용의 절감이 가능합니다. 뿐만 아니라 아파트처럼 한 공간 안에서도 서로 담을 쌓고 사는 단절된 관계가 아니라, 이웃들과 주거 공동체로 사회적 가족을 이룸으로써 노력하기에 따라 이웃과 함께하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행복하고 건강한 주거공간으로서 공동체 주택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쯤에서 필자가 살고 있는 공동체 주택 ‘여백’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여백은 30대에서 60대, 1인 가구와 부부 가구, 3대 가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가 모인 공동체 주택입니다. 여백은 힘들고 불안한 도시의 주거 문제를 함께 힘을 모아 해결하길 원했던 사람들이 모인 생활 공동체입니다. 전혀 서로를 알지 못했던 우리는 2015년 초 하우징쿱주택협동조합의 공동체 주택 입주 희망자 모집을 통해 만났으며, 이후 서로를 알아가며 조금씩 공동체를 이루어갔고, 집짓기를 병행한 끝에 2016년 8월 여백에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지금의 집터(경기도 고양시)를 잡으면서부터 적극적으로 마을과 소통하며 같은 주민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 틈에 둘러싸여 사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잘 아는 이웃들과 더불어 살고 있는 것입니다. 서로 모르는 수많은 사람 속에서 익명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인식하는 공동체의 주민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러한 공동체 주민으로서의 인식은 누가 학습시키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변화에서 스스로 인식하게 되는 것입니다. 도시에서와 같이 타인을 경계하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 누군가 옆에 있다는 안정감이 정서적인 변화라면, 공동구매나 일상에서 수시로 이루어지는 소소한 나눔과 교환, 도움 주고받기 같은 활동은 경제적으로도 적지 않은 생활비 절감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에너지 절감이나 쓰레기 분리수거와 같은 생활 문제에서 지역사회는 물론 좀 더 거시적인 사회 문제에 이르기까지 공동체 안에서 우리는 조금씩 친환경적이고 생태적인 삶을 지향해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구성원 각자가 “공동체로 살아보니 좋구나!” 하는 자각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공동체 주거는 매우 별난 사람들의 특별한 주거라고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우리 같은 보통 시민이 전혀 몰랐던 사람들과 만나 공동체 주택을 짓고 잘 사는 것을 보았을 때, 이제 더 이상 특별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증명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공동체 주택은 더 이상 집값에 연연해하는 사적 재산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지역에 열려 있는 사회적 자산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주거 공유로 모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더 친해지고 각자가 가진 재능을 집단 지성으로 발휘하고 조직화할 때, 지역사회에 필요한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나이 들어가면서 주택을 중심으로 노년기 삶에 필요한 생활서비스 등을 전개하며 시설에 의지하지 않고도 스스로 공동체 복지를 이루어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복지 정책은 지금처럼 가족의 부재와 빈곤의 증명을 요구하며 노인을 복지센터 등 시설로 끌어내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가정과 소규모 공동체의 일원으로 복귀시키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지금의 복지제도는 청·장년이 가족의식으로 연대할 수 있도록 돕지 않는 데다 인간을 더욱 파편화하고 물화시켜 더 소외된 존재로 만들고 있습니다. 각종 시설 등 하드웨어에 쏟아 붓는 막대한 비용을 가정이나 가족의 회복, 공동체 육성을 위해 투입해야 합니다. 보통의 서민들이 생각하는 노년의 삶은 공공복지의 최저생활 보장도, 고급 실버타운의 비싼 서비스도 아닙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터전에서 이웃들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다가 인생을 마감하는 것입니다. 공동체 주거는 바로 이들에게 노년의 안정적 주거와 새로운 관계망 형성을 지원하는 훌륭한 주거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백만매택 천만매린(百萬買宅 千萬買隣)’이란 옛말이 있습니다. 좋은 이웃과 함께하고 같이 산다면 천만금이라도 아까울 것 없다는 의미입니다. 중국 남북조시대 송계아(宋季雅)라는 관리가 가격이 백만금밖에 안 되는 집을 천만금을 주고 산 뒤 여승진(呂僧珍)이라는 사람의 이웃집으로 이사했습니다. 사람들이 의아해 그 이유를 물었더니, 그는 백만금은 집값으로 지불했고[百萬買宅] 나머지는 여승진과 이웃이 되기 위한 값[千萬買隣]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누구나 언젠가는 홀로 남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과연 누가 나의 이웃이며, 나는 어떤 이웃일까요? 거필택린(居必擇隣). 좋은 이웃을 선택해 살 집을 정해야 한다는 옛사람들의 지혜를 우리는 지금 다시 배워야 합니다.
- 2018-02-2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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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관계 속에서 더 오래 더 살래
- 100세 시대라고 한다. 과연 100세를 산다는 것은 모든 이에게 축복일까. 저출산과 맞물린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여러 면에서 불안한 미래를 암시하고 있다. 주거 문제도 마찬가지다. 라이프사이클이 바뀌면서 시니어들에게 집은 더 크고 빈 공간이 된다. ‘노후에 어디서 살고 싶은가?’라는 설문에 많은 시니어가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계속 살고 싶다’는 답을 한다. 살고 있는 집에 정이 든 이유도 있고 지역을 잘 알고 있어 편리한 면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그 지역에서 살면서 형성한 인간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싶은 것이다. 아파트는 좀 예외이지만 단독주택이나 빌라에 오랜 세월 살아온 분들은 동네에 친하게 지내는 이웃이 많다. 여러 가지 면에서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계속 사는 것이 편하고 안정적이다. 단독주택이나 빌라 등은 좀 불편한 점이 있으나 집의 구조나 가구 등은 시니어에게 맞게 고쳐나가면 된다. 요즘에는 주택설계 단계에서부터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을 도입하고 있으며 기존 주택의 리모델링도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가족구성원이 줄어들어 혼자 남게 되었을 때가 문제다. 집은 외부와 단절된 공간이 된다. 외부와 단절된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고독사를 비롯한 많은 사회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고령자 1인 가구는 더 큰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휴대폰 하나로 집 안의 각종 전자기기가 다 조작되는 스마트홈으로의 진화는 어쩌면 인간을 더 고립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 같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대안으로 서울 지자체마다 ‘한지붕 세대공감’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파트의 남는 방을 대학생들에게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임대하도록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시니어들은 빈방을 지속적인 수익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방 수리비로 100만 원까지 지원도 해준다. 학생들에겐 주거비 부담이 줄어드는 혜택이 있다. 무엇보다 시니어들이 대학생들과 같이 살면서 세대 간 교류가 가능하다. 그러나 자기 자식과도 소통이 어려운 시대에 이런 관계가 그리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도시에서 계속 살고 싶은 시니어를 위한 주거 유형으로 셰어하우스가 있다. 셰어하우스는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개인 공간과 넓은 공유 공간을 마련해 입주자가 서로 교류하고 나누는 주거 개념이다. 개인 공간으로는 작은 방이 하나씩 있고 거실, 욕실, 세탁실 등을 공유한다. 주방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식사는 함께 모여서 한다. 일본에는 이러한 시니어용 셰어하우스가 일반화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이제 모색 단계에 있다. 순번을 정해서 식사를 준비하니 시간 여유도 생긴다. 각자 가진 재능을 나누기도 하고 취미생활을 같이하기도 한다. 뜻이 맞는 이웃과 함께 여행을 가기도 한다.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다. ‘따로 또 같이’를 표방하는 셰어하우스는 타인과 같이 살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보다 함께함으로써 얻는 이득이 훨씬 많은 주거 유형이다. 서울의 대학가 주변에 학생들이나 직장 여성들을 위한 셰어하우스가 최근에 많이 생겼다. 그러나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시니어용 셰어하우스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셰어하우스 공급자들이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꺼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그 원인은 시니어들에게 있는 것 같다. 필자가 그동안 많은 시니어 커뮤니티에서 활동해본 경험으로 보면 시니어들이 모여 살기 힘든 이유가 몇 가지 있다. 그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타인에 대한 배려 부족이다. 목소리가 크고 말이 많은 것, 자기주장이 강한 것, 과거의 자랑을 반복하는 것 등도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없는 행위다. 최근에 시니어가 셰어하우스에 입주한다면 어떤 에티켓을 지녀야 할지 지인들과 논의해본 적이 있다. 다음은 그 내용이다. 1 사생활, 사적 공간을 침해하지 않을 것, 너무 늦게 다니지 말기. 2 남의 물품 허락 없이 사용 금지, 컴퓨터, 책도 마찬가지. 3 외부인 들여 재우기 금지, 가족, 친구도 숙박 금지. 4 집 안에서 흡연 절대 금지, 술·담배·마약·도박 금지. 5 자기 집 주변과 주방, 욕실 등 공유 공간 사용 후 청소하기. 6 반려동물 자제, 관리 철저. 7 나이·과거의 지위·경력을 잊을 것, 자식자랑도 정도껏 하기. 8 정치와 종교에 대한 논쟁 금지. 9 어느 정도 복장에 신경 쓸 것, 내의·등산복 차림 곤란. 10 서로 의논해 만든 규약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지킬 것. 열 가지 내용 모두 그리 어렵지 않은 에티켓이다. 그러나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한 사람들에겐 어느 것 하나도 쉽지 않다. 전원생활을 꿈꾸는 시니어가 많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살아온 복잡한 도시를 떠나 노후에는 자연과 함께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막상 도시를 떠나려 하면 두려워지고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해진다. 토지를 구입하는 일도 어렵지만 설계하고 집짓는 일도 복잡하다. 토지 사기꾼도 많고 엉터리 시공회사도 많다. 건축허가가 불가능한 땅을 교묘하게 포장해서 팔기도 하고 남의 땅을 조작해서 팔기도 한다. 엉터리 공사로 지은 지 몇 년 만에 하자투성이가 되는 경우도 있다. 자칫 실수하는 날에는 평생 모은 재산을 날릴 수도 있다. 어렵사리 전원생활을 시작하고도 원주민들과의 갈등이 생기면 전원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 도시로 유턴하는 큰 이유 중 하나다. 그렇다면 시니어를 위한 전원마을은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까. 우선 도시의 편리를 일부 공유할 수 있는 거리에 있어야 한다. 특히 의료시설은 시니어에게 필수 시설이다. 규모는 최소 300호 이상으로 입주자들의 집은 작게 하고 공동 시설인 커뮤니티 시설을 크게 하는 개념이다. 이는 셰어하우스에서 개인 공간을 최소화하고 공유 공간을 크게 하는 개념과 똑같다. 집의 유형은 단독이거나 빌라, 타운하우스 등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게 한다. 집에서 식사를 할 수도 있고 커뮤니티 시설에 모여서 함께할 수도 있다. 취미생활을 같이하기도 하고 재능나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식재료는 대부분 주민들이 재배해서 사용한다. 이러한 코하우징 모델이 지속가능하려면 젊은 사람들이 같이 살아야 한다. 젊은 층을 유치하려면 일자리가 있어야 한다. 방문객이 많아지면 여러 가지 일자리도 가능해진다. 집과 마을이 아름다워서 꼭 방문해보고 싶고 살고 싶은 곳이라는 소문이 나면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지속가능한 마을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이상적인 마을이라 해도 서로 관계 형성이 제대로 안 된다면 같이 살기 어렵다. 결국 함께 사는 사람이 중요하다. 그러나 내 마음에 맞는 타인을 찾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누군가와 살기로 마음먹었다면 나를 변화시켜야 한다. >>손웅익 동년기자 (주)서울오션아쿠아리움 부사장, (주)아쿠아건축사무소 대표 등을 역임했다. 현재 시니어주거아카데미 앙코르스쿨 ‘주거분야’ 전문강사, ‘브라보 마이 라이프’ 동년기자, 실버산업전문가포럼 부회장, 미술심리 상담사 등으로 활발한 인생 2막을 설계 중인 건축가이자 수필가.
- 2018-02-0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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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어 오피스 유지하기 전략
- 필자가 사용하고 있는 셰어 오피스 사장이 올봄쯤에 사무실 문을 닫아야겠다는 선언을 했다. 기본 집세 40만 원에 관리비 10만 원까지 50만 원이 수익분기점이라는 것이다. 11만 원씩 5명은 되어야 현상 유지를 할 수 있는데 사장 포함 3명밖에 안 되니 매달 적자를 감당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셰어 오피스는 거여동 사거리에 위치해 있는 4층 건물 4층에 있다. 같은 층에는 기원이 있다. 가끔 시끄럽기는 하지만 큰 상관이 없다. 엘리베이터가 없어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야 해서 힘은 들지만 운동 하는 셈 치고 별 불만 없이 다닌다. 셰어 오피스란 각자가 컴퓨터 하나 놓을 공간을 쓰고 한 달 사용료를 내는 사무실이다. ‘소호 오피스(Soho Office)’라 불리는 비슷한 사무실도 있는데 공동으로 사무실을 쓰고 전화나 여직원 급여를 공동 비용으로 낸다. 한 달 비용이 위치나 시설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필자가 사는 강동 지역은 사무실 사용료가 대략 50만 원 정도쯤 된다. 둘 다 공통점은 한 달 사용료가 고정이다. 그래서 일단 사장과 필자 포함 사용자 2명이 모여 비상 전략회의를 했다. 2명만 더 들어오면 수익분기점은 맞출 수 있으니 광고 및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기로 했다. 인터넷에 올려놓은 광고는 있으나 2년 전 것이라 업데이팅이 필요하다고 봤다. 2년 전에 올린 광고라면 그 사이에 문을 닫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쩌다 문의가 와도 막상 사무실에 와 보고는 엘리베이터도 없고 건물도 허름하니 환경이 열악하다며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아래층에 ‘월 11만 원에 사무실 공유’라는 내용으로 광고지를 붙이기로 했다. 그러면 일단 위치와 가격을 보고 수요자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본 것이다. 최소 2명만 더 확보하면 되는 상황인데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2명이 더 오면 사장 포함 총 5명이니 현상 유지는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사장은 집도 멀고 셰어 오피스를 일종의 창고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는지라 계속 유지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래서 일종의 협동조합처럼 이용자들끼리 월 유지비 50만 원을 1/N 하기로 했다. 현재 사용료가 워낙 저렴하기 때문에 사장이 빠져나가도 4명이면 한 명분인 11만 원 정도는 나누어 더 부담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3명으로 줄어들 경우는 1/N 부담이 더 커지고 곧바로 문을 닫아야 할 위기가 올 수도 있다. 그래서 그 정도는 필자가 부담하기로 했다. 줄 서서 기다릴 정도로 그 전에 수요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은 확신도 들었다.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40만 원, 관리비 10만 원 조건이라면 필자가 부담할 만하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그보다 더 큰 지출을 해가며 사무실을 유지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글 쓰는 용도 정도로만 사무실을 쓴다. 물론 집에서 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집에서 하는 것과 사무실에 나와 글을 쓰는 것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집에 있으면 TV나 보게 되고 잠을 자는 등 생활의 리듬이 늘어진다. 그러나 사무실이 있으면 일단 집을 나와 일할 수 있다. 주택보다 싸게 여름엔 에어컨, 겨울엔 히터를 마음껏 쓸 수 있는 것도 이점이다.
- 2017-12-2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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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서 살것인가
- 서부 50플러스센터에서 건축사 손웅익 강사의 특강에 관심이 있어서 가 봤다. 현재 살아가는 데는 불편이 없지만, 주거의 형태가 나이가 들면서 바뀌어야 하기 때문에 미래의 주거 형태가 궁금했던 것이다. 90분 동안 이어진 강의를 듣고 무엇이 중요한가를 배웠다, 현재는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살다가 죽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Aging in Place’라고 한다. 우선 동네 지리에 밝아 편하다. 내 집이므로 누가 간섭할 것도 없고 편하게 살면 된다. 그러나 건물도 수명이 있다. 영원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언젠가는 한 번 쯤은 또 이사를 가야 한다. 나이가 더 들어 신체 활동이 불편해지면 그때는 자기 집이라도 자기에 맞게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 마끌어지기 쉬운 욕탕 부근에는 손잡이라도 더 만들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혼자 살기 어렵다면 빈 방을 이용하여 젊은 세입자들을 받아 같이 생활하는 방법도 있다. 요즘 셋방 평균 가격이 월 50만 원 정도이므로 이보다 싼 가격으로 내놓으면 세입자 구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방은 별도로 쓰더라도 거실이나 취사시설, 세탁 시설 등은 여럿이 공유 공간을 갖는 방법도 있다. 이것도 물론 장단점이 있다. 혼자 야밤에 출출해서 라면이라도 간단히 끓여 먹고 싶은데 공유 공간에 여전히 여럿이 안 자고 있으면 혼자 먹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도심을 떠나 전원주택으로 가서 사는 것을 생각해 보는 사람도 많다. 요즘은 대중교통의 발달은 물론 서울 외곽순환도로 등 교통이 좋아져서 서울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도 많다. 펜션처럼 수익을 만들 수도 있다. 시니어 주거단지를 만들어 같이 들어가서 살 수도 있다.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같이 살면 재미도 있고 즐거울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마음 맞는 사람들로 구성하기는 경제적 수준도 맞아야 하고 마음도 맞아야 하니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고려해볼 주거 형태가 시니어타운이다. 그러나 그동안 시니어타운은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분양에서부터 사기도 많고 운영에서도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이 노출되어 세심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 전체적으로 어떤 주거 형태가 좋을지는 답이 없다. 의향이 있다고 해도 경제적인 뒷받침이 없으면 그림의 떡일 뿐이다. 손웅익 강사는 그보다 더 중요한 점은 ‘관계’라고 정의했다. 지금 살고 있는 현재 주거형태에서는 부부간의 관계가 중요하고, 전원주택은 그에 더해서 현지인들과의 관계도 중요하다고 했다. 공동 주택도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사는 것이므로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들과의 동거는 스트레스이다. 그런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는 빨리 벗어나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이다, 관계를 원활히 하려면 자신의 성격도 누그려 뜨려야 하는데 나이 들어 성격을 고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사람을 피해가는 방법이 낫다. 좋은 관계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행운이다.
- 2017-08-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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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 만에 꿈을 이룬 일흔의 어린 왕자, 쁘띠프랑스 한홍섭 회장
- ‘너의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한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공들인 그 시간 때문이야.’ 생텍쥐페리의 속 한 문장이다. 어린 왕자가 자신의 소행성을 길들였던 것처럼, 한홍섭(韓弘燮·71) 회장은 자신의 마음속 소행성 ‘쁘띠프랑스’를 길들이기에 여념이 없다. 그는 ‘돈’이 아닌 ‘꿈’ 덕분에 지금의 작은 프랑스 마을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고 말한다. 청평호반 언덕 위의 아름다운 소행성, 반짝이는 그 꿈은 30년 전부터 빛나고 있었다. 1980년대, 연 매출 100억원의 페인트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한 회장은 기술제휴 건으로 유럽 출장이 잦았다. 프랑스에도 종종 오가며 혼자 미술관 나들이를 하곤 했는데, 어느 날 신문 문화면의 한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피카소의 딸이 아버지의 소장품을 처음 공개하는 전시회를 연다는 기사였다. 그길로 프랑스를 찾은 한 회장에게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전시장에 관람객들이 긴 행렬을 이룰 정도로 성황이었어요. 그 광경을 보면서 문득 ‘프랑스 미술을 한국에 소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 무렵 내 형편에 맞는 작은 미술관 하나 있었으면 하고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막상 구체적으로 검토하다 보니 생각이 바뀐 거예요. 미술 작품보다는 그 나라의 생활과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이 더 유익하리라 판단했죠. ‘그래, 프랑스 마을을 한국에 옮겨 놓아보자!’ 하고는 그때부터 꿈을 키우기 시작했어요.” 떼섭이 왕자의 집념으로 길들여진 소행성 그가 프랑스 마을을 계획할 당시에는 88서울올림픽 개최로 국제화 바람이 한창이었다. ‘국제화 시대에는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도 상대의 문화를 알아야 경쟁할 수 있으리라!’ 그의 마음에는 남모를 사명감까지 움트고 있었다. “중소기업 경영자로서 큰일은 못하더라도 열심히 하다 보면 나라에 보탬이 되고 개인적으로도 보람된 일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프랑스 문화에 대한 자료도 열심히 찾아보고, 일 년에 서너 번씩 현지에 직접 찾아가 골동품을 수집했죠. 틈만 나면 차를 몰고 마을 부지를 물색했는데, 1995년에 지금의 터를 찾았어요. 명의 이전을 마치고 허가가 난 건 3년 뒤였죠. 묘지 이장 문제랑 IMF 여파로 지체됐거든요. 페인트 사업을 병행하며 준비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꿈에 대한 열정과 각오가 남달랐기 때문에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러는 동안에도 서울대·고려대·홍익대 등 대학원 최고위 과정을 30년에 걸쳐 10군데 이상 수료하는 등 경영과 문화에 대해 익히고자 노력했다. ‘잘나가는 중소기업 CEO가 뭐가 아쉬워 저렇게 사서 고생을 하나?’ 하고 우려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럴수록 그의 꿈은 더욱 확고해졌다. 그런 자신의 고집스러운 성향 덕분에 꿈을 이룰 수 있었노라 말하는 한 회장이다. “어렸을 적 별명이 ‘떼섭이’였어요. 한번 고집부리면 아무도 못 말릴 정도로 포기를 몰랐으니까요. 회사를 경영하면서 먼 프랑스에 비싼 여비를 들여가며 발품을 파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죠. 그러나 강한 집념으로 밀고 나갔기 때문에 이렇게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페인트 사업은 내가 달리 아는 게 없어서 생계를 위해 선택한 일이었다면, 쁘띠프랑스는 나 스스로 보람된 일을 하고 싶어서 작정하고 시작한 일이었어요. 그래서인지 힘들긴 했어도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에서 더 큰 기쁨과 보람을 느낀 것 같아요.” 한 회장은 쁘띠프랑스라는 소행성은 떼섭이라는 어린 왕자가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 이야기한다. 그가 100여 차례 유럽을 오가며 직접 발품을 팔아 마련한 골동품과 미술품 등으로 꾸며진 이곳에서 떼섭이의 면모(?)를 가장 잘 드러내는 공간은 바로 주택전시관이다. 150년 된 프랑스의 전통 가옥을 목재와 기와, 바닥까지 모두 해체해서 한국으로 싣고 와 재현한 것이다. 프랑스 시골집의 향수가 물씬 느껴지는 이곳은 현지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전통 가옥이라고. 그만큼 한 회장의 고난이 뒤따른 산물이기도 하다. “수년간 시골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마음에 드는 프랑스 전통 가옥을 찾으려고 무척 애를 썼어요. 막상 마음에 드는 고택을 사도 뜯어서 한국으로 가져간다고 하면 거절당하기 일쑤였죠. 프랑스인들은 자기 문화에 대한 애착이 강하거든요. 겨우 찾아낸 150년 된 목조 가옥을 해체해 한국으로 옮겨오는 것도 만만치 않았어요. 우리와 건축 방법이 다른 데다가 설계도면도 없으니 다시 조립하기도 어려웠죠. 그러나 무엇 하나 대충하려 들지 않았어요. 내가 생각하는 인생의 지름길은 ‘정직’이거든요. 100명 중 99명이 몰라본다 할지라도 오리지널을 고수하고 제대로 하려고 노력했죠.” 수익보다 유익을 추구하며 이뤄낸 값진 꿈 주택전시관 안에는 그가 20년 동안 프랑스를 돌아다니며 구한 19세기 장롱이며, 200년이 넘은 타피스리 의자와 가구, 장식품들이 놓여 있다. 이 공간뿐 아니라 쁘띠프랑스를 둘러보면 어딘지 모르게 정겨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애초에 이곳을 계획할 당시 150년 전의 프랑스 시골 마을을 모티브로 해 옛날식 인테리어와 골동품이 많기 때문이다. “파리에 처음 갔을 때 가이드가 ‘200년 전 사진과 현재가 똑같은 마을이 있는데 한번 가보실래요?’ 하는 거예요. 밀레의 생가가 있는 바르비종이라는 마을인데, 가서 보니 정말 옛날 모습 그대로더라고요. 새로 지은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오래된 마을이 좋겠다 생각했죠. 손때가 묻은 골동품을 보면 그 나라 사람들의 문화와 정서가 더 와 닿거든요. 또 디자인이 좋고 물건 상태가 좋아야 100년, 150년을 가는 거지 나쁜 물건은 그렇게 오래 남아 있기도 힘들죠. 그만큼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다고 봐요.” 그가 수집한 골동품만큼이나 쁘띠프랑스에서 가치 있는 공간은 ‘생텍쥐페리 기념관’이다. 떼섭이의 집념과 인생의 좌우명과 같은 정직 덕분에 프랑스 생텍쥐페리재단과 정식으로 국내 라이선스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어느 날 현지 통역사를 통해 생텍쥐페리 외삼촌의 손자가 생텍쥐페리재단의 대표로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2000년 한 해 동안 네 차례나 재단을 방문해 내가 왜 이 사업을 시작했고, 어떤 의미로 기념관을 만들려고 하는지에 대해 무던히 설명했죠. 페인트 사업을 할 때도 오로지 ‘정직’을 무기로 그 흔한 접대 한 번 안 해봤어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열심히 이야기하면 언젠가는 알아주는 사람이 생기거든요. 그런 경험이 생텍쥐페리재단과의 협상 때도 통했죠. 덕분에 쁘띠프랑스를 개장했을 때 생텍쥐페리 기념관에 작가가 입었던 옷 등 유족으로부터 기증받은 유품을 전시할 수 있었어요.” 생텍쥐페리 기념관에 가면 1943년에 출간된 의 초판본을 비롯해, 작품 구상 당시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과 자필 원고 등을 볼 수 있다. 오르골 전시관, 인형 박물관 등도 프랑스 현지 못지않은 소장품을 전시하고 있어 역사적, 문화적 의미를 지닌다. 그런 점 때문에 더러 ‘지방자치단체나 정부에서 만든 공공 문화시설 아니냐?’며 묻는 이들도 있다. 개인의 노력으로 일궈진 마을이라는 것을 알고 나면 저마다 감탄을 마다치 않는다. 수익보다는 유익을 위해 시작한 사업인 만큼 쁘띠프랑스는 아직도 개관 당시 입장료(8000원)를 받고 있다. 그동안 그가 들여놓은 볼거리, 즐길거리가 더 풍성해졌으니 오히려 손해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그는 자신의 보람에 무게를 둔다. “나는 자선사업가는 아니지만, 내가 목표로 했던 것을 이뤘고 그것에 사람들도 즐거워하고 만족하니 더 바랄 게 없어요. 지금도 인스타그램(사진 공유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보면 우리 마을을 찾아간 사람들이 올린 사진만 4만7000장이 넘어요. 참 뿌듯하죠. 그전에 페인트 사업을 할 때는 인화성 물질, 니스, 신나 같은 것을 다루니 늘 조심스러웠는데 지금은 아름다운 미술품, 예쁜 소품을 만지니 한결 기분이 좋죠. 또 사업을 할 때는 100여 명의 직원을 신경 쓰고, 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야 해서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나를 위한 즐거운 목표를 찾아 움직이고 있어요. 경쟁사회 속에서 무언가를 이룰 때와는 전혀 다른 기쁨을 느끼고 있죠.” 완벽한 꿈을 향해 여전히 발품을 팔다 프랑스 마을 조성을 꿈꾼 것이 1988년, 터를 잡은 것이 1998년, 그리고 쁘띠프랑스가 문을 연 것이 2008년. 중년 사나이의 가슴에 피어오른 순수한 꿈은 꼬박 20년 만에 이뤄졌다. 그는 40년 넘게 공을 들였던 페인트 사업을 정리하고 ‘문화마을 촌장’으로 본격적인 제2인생을 맞이했다. 어느덧 고희를 넘겼지만, 여전히 발품을 팔고 있다는 한 회장이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땐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우려가 있었어요. 그런데 개관하고 2개월 만에 드라마 촬영지로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관광객이 몰리기 시작했죠. 막상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지니 부족한 것들이 보이고, 미안하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부지런히 프랑스를 오가며 모은 수집품들로 3년에 걸쳐서 건물 두 개를 더 지었죠.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은 직접 수집하러 다닐 생각이에요.” 꿈을 이룬 지도 어언 10년이 다 되어간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꿈을 이뤄가고 있다.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자신의 꿈에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그저 하루하루 먹고살기 위해 보내는 평범한 삶은 무의미하죠. 삶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끊임없이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쁘띠프랑스를 만들면서 막연했던 꿈은 이뤘지만, 아직도 더 하고 싶고 해야 할 것들이 많아요. 지금은 이탈리아 마을을 조성하려고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여전히 우려하는 사람도 있고,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죠. 그러나 어떤 이해관계를 떠나 제2인생의 꿈을 위한 일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멀리 내다보고 열심히 발품을 팔아보려고요.”
- 2017-03-0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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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가구 시대에 필요한 것
- 2015인구주택 총조사에서 유독 눈에 띄는 수치가 있다. ‘1인가구 비율 27.2%’ 이 수치는 2010년 조사 때보다 3.3% 늘어난 수치이며 2000년도의 15.5%와 비교하면 1인가구가 엄청나게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 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결혼이 필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젊은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혼자 사는 데 큰 불편이 없고 구속받지 않고 마음대로 살 수 있으니 굳이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둘째, 돌싱이 많아졌다. 이혼은 더 이상 흠이 아니다. 돌싱이 된 것을 당당하게 밝히는 사람들이 많다. 셋째, 황혼이혼도 많지만 사별하고 홀로 사는 노인들도 많다. 언제부턴가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술을 먹는 이른바 ‘혼밥 혼술’족이 많아졌다고 한다. 심지어 혼자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음식점도 생겼다고 하니 1인가구 문화가 대세로 자리 잡아 가는 모양이다. 필자는 아직도 혼자 밥을 먹으러 들어가면 괜히 어색하고 눈치도 보인다. 그래서 주문하면 빨리 나올 수 있는 메뉴를 시켜서 후딱 먹고 일어선다. 손님 몰리는 시간에는 혼자 들어갈 엄두도 내지 못한다. 더러는 사회성이 결여된 외톨이들이 ‘혼밥 혼술’족에 포함될 것이다. 어쨌든 최근에는 혼자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이 활성화되고 있다. 심지어 혼자 사는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인기도 높다. 이제 혼자 먹고 혼자 놀고 혼자 살아가는 개인 중심 사회로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문화는 주거 양식의 변화까지 요구하고 있다. 과거 대가족 시절의 단독주택 주거 형태는 핵가족으로 변화하면서 급격하게 아파트 문화로 바뀌었다. 최근에는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중대형 아파트보다 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높다. 원룸이나 소형 오피스텔의 수요도 많다. 이렇게 소형화되고 개별화되는 주거 형태는 개인주의와 맞물려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사람은 건축을 만들고 건축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있다. 요즘 일반화되어가고 있는 주거 형태로는 이웃과 소통하기 어렵다. 고독사는 작금의 아파트 문화와도 관련이 있다. 그러므로 홀로 사는 시니어들에겐 서로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새로운 주거 형태가 필요하다. 개인의 취향이 존중되는 독립적인 생활이 보장되면서도 공동생활을 선택적으로 할 수 있는 주거 형태의 심층적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공유주택, 쉐어하우스라는 이름으로 공동생활이 가능한 건물도 등장했지만 이러한 건물은 주로 대학생들이나 젊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지어지고 있다. 다수가 한 집에서 살면서 침실은 각자 따로 사용하지만, 거실ㆍ화장실ㆍ욕실 등은 공유하도록 되어 있는 쉐어하우스는 불편한 점이 많지만 학교 기숙사보다 자유롭고 저렴하기 때문에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러나 이 시대에 꼭 요구되는 시니어를 위한 쉐어하우스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시니어들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싶다. 아직 모여서 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시니어들에 대한 두려움이다. 모여서 사는 것은 혼자 살 때보다 장점이 훨씬 많을 때 가능하다. 모여서 사는 사람들끼리 갈등으로 인해 삶이 불편해진다면 오히려 혼자 사는 게 낫다. 바로 이런 문제가 시니어를 위한 공유주택의 고민이 되는 것이다. 잠시 만났다가 헤어질 때도 갈등이 존재하는데 한 공간에 모여 사는 사람들 간에 갈등이 없을 수가 없다. 그러므로 모여서 살 생각이 있는 사람들은 갈등을 이겨낼 각오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나로부터 유발되는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마음 자세가 중요하다. 이것이 1인가구 시대에 필요한 행복한 공동체의 본질이라고 할 것이다.
- 2016-11-2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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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직업] “방 내어주고, 마음 얻어보세요”
- 부동산은 시니어들에게 늘 골칫거리다. 자녀들이 출가하고 나면 둘만 덩그러니 살기에는 너무 큰 집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평생을 피땀 흘려 마련한 재산인데 주택연금으로 은행에 넘겨주자니 아이들에게 죄 짓는 기분이 억누른다. 방을 세놔도 되지만, 낯선 사람과 한집에서 산다는 것이 영 부담스럽다. 이런 고민을 갖는 시니어들에게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빈방을 활용해 바로 관광객들에게 방을 빌려주는 숙박공유서비스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숙박공유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공유경제 중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로 꼽힌다. 말 그대로 집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돈을 받는 숙박업의 일종이지만, 내 집을 내어준다는 점에서 일반 숙박업과는 조금 다르다. 최근의 숙박공유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기반이 됐다. 집주인과 고객이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나 의견을 나누고 결재까지 그 안에서 이뤄진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손님이 돌아간 뒤에는 후기나 안부를 주고받기도 한다. 국내법 테두리 안에서는 외국인 관광 도시민박법으로 분류된다. 집을 빌려주는 대상이 외국인이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 것이다. 물론 농어촌 지역의 민박사업이나 펜션 등과 같이 숙박업으로 지정된 숙소들은 내국인 고객 유치에 문제가 없으며 숙박공유 참여가 가능하다. 정부는 규제프리존 특별법으로 올 하반기부터 부산·강원·제주를 시작으로 도시민박업의 내국인 대상의 영업허가를 추진했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런 숙박공유에 참여할 수 있는 기관이나 기업은 많지만, 에어비앤비(Airbnb)라는 기업을 빼놓고 숙박공유를 말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게 됐다. 에어비앤비는 2007년 설립된 미국 기업으로, 급성장을 거듭해 190개 이상의 국가에서 150만개의 숙소를 운영하고 있는 거대 숙박공유 플랫폼이다. 국내에서도 이제는 업계 표준으로 인정받아 각종 교육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시니어 대상 숙박공유 설명회 늘어 숙박공유서비스가 시니어들의 ‘제2직업’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하다. 시니어들의 요구와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활동하는 50세 이상의 시니어 호스트 숫자는 1500명에 육박한다. 에어비앤비코리아의 전현준 팀장은 이러한 현상은 한국만의 모습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해외도 마찬가지입니다. 에어비앤비의 호스트 중에 시니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부동산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이기 때문이죠. 남는 방을 활용하면서 고정 수입을 얻을 수 있으니 시니어들에겐 딱 맞는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국내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지만 해외 시니어 호스트들 역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산층들이 많이 참여합니다. 이들은 집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얻는 인적 교류에 관심이 많아요.” 최근 국내에서는 시니어들 대상의 숙박공유 설명회가 속속 열리고 있다. 서울시 송파구는 지난 6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 창업설명회를 개최했다. 해운대 여성인력개발센터도 지난해부터 도시민박 일자리 창출 사업을 진행 중인데, 참여자들의 상당수가 시니어들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도 시니어를 위한 숙박공유 교육에 뛰어들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지난 5월 에어비앤비코리아와 업무 협약을 맺고, 지난 8월 첫 번째 ‘시니어 호스팅’ 교육을 진행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이광렬 대리는 참석자들의 반응이 좋아 전국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호스트 중에 60세 이상이 세계적으로 10%나 된다고 알려졌습니다. 숙박공유에서 시니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는 의미죠. 지난 8월 시범사업으로 교육을 실시했는데, 만족도가 높아 내년에는 전국적으로 교육을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시니어들이 이메일 정도는 주고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IT 상식은 있어야 하고, 도시민박업, 사업자등록 등 행정적 절차가 뒤따른다는 점이 넘어야 할 숙제입니다.” 행정적 절차 걸림돌 되기도 에어비앤비에서 숙박공유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은 간단하다. PC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 호스트 등록을 하고 손님을 받으면 된다. 자신과 집, 동네에 대한 소개와 사진을 게재하고 본인 인증을 받으면 호스트 등록이 된다. 이때 숙박비와 입금 방법 등을 설정해야 한다. 물론 영업 대상이 외국인이기 때문에 집 소개와 관광객과의 대화는 영어 등 외국어로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에어비앤비코리아의 전현준 팀장은 “처음에 몇 번 손님을 상대하다 보면 연세가 있는 호스트들도 어렵지 않게 적응합니다. 외국인과 대화가 어려우신 분들은 자녀들의 힘을 빌리면 어렵지 않게 해결하실 수 있습니다. 자녀들과 이런 일종의 동업을 하다 보니 유대관계가 더 좋아졌다고 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아요”라고 설명했다. 숙박공유서비스에 뛰어드는 호스트들에게 가장 큰 난관 중 하나는 도시민박업이다. 아직 대중적으로 활성화되지 않은 사업 분야이다 보니 각 지자체마다 조례나 운영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만 하더라도 송파구같이 지자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강남구나 서초구의 경우에는 허가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일부 지자체에선 아파트에서 도시민박업을 할 경우 동 전체 주민에게 동의서를 요구하는 등의 무리한 조건을 내걸기도 한다. 주변 주민과 경쟁 관계인 숙박업소 등의 민원이 골치 아픈 게 그 이유다. 서울 지역의 한 호스트는 “숙박공유서비스를 활용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일부 관광객들의 무례한 모습이 주민들과 마찰을 빚어 민원이 증가했고, 이런 민원 증가는 지자체가 도시민박업 허가를 까다롭게 하는 데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수익만 좇다간 스트레스만 그렇다면 수입은 얼마나 될까? 당연히 집에 따라, 위치에 따라, 내부 장식이나 부가서비스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가격은 호스트가 정하는 것이니까 정하기 나름이지만, 주변 경쟁 호스트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싸면 손님이 찾을 리 만무하다. 만약 시세(?)가 궁금하다면 에어비앤비 웹사이트에서 비슷한 지역과 형태의 숙소를 바탕으로 한 예상 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시 양천구 목동에서 개인실 하나로 고객 한 명을 대상으로 영업한다면 예상 주간 수입은 12만9029원이라고 에어비앤비는 설명한다. 현직 호스트들은 수익만을 목적으로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가는 제풀에 지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숙박공유가 수익이 나는 사업인 것은 분명하지만, 경제적 소득 이외의 보람을 찾아야 즐겁게 운영을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집을 고스란히 남에게 보여주고, 내어주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일이 아니라 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열린 마음으로 고객들을 맞을 수 있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2016-10-2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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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거공유 포럼에 다녀오다
- 서울 50+재단이 초청장을 보내주어 지난 금요일 주한미국 용산별관에서 개최되는 [앙코르 50+ 포럼]에 참가하여 주거공유에 관한 유익한 정보를 공유하고 많은 얘기도 들을수 있었다. 포럼의 발표자는 New York Foundation for Senior Citizen(뉴욕시니어재단) CEO 린다 호프만이었고 1968년 설립된 이 재단은 뉴욕시 5자치구의 시니어들이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고 생산적이고 품위있는 삶을 지원할수 있는 35개 이상의 사회서비스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그중 오늘은 시니어와 비시니어의 특별한 공유주택 시스템에 대해서 논의를 하였다. 주요 업무내용은 자체 매칭 솔루션인 Quick-Match를 통해 가격과 니즈. 조건을 만족시키는 호스트와 게스트를 연결 시키고 주요사항은 사회복지사까지 관여한다고 한다. 공공기관의 펀딩문제, 재정적 상호이익을 위한 디자인, 홍보문제등이 폭넓게 논의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주택을 공유하는 시대가 왔다. 문자대로 많은 것이 합리적으로 공유되어야만 가성비높은 주택의 역할로 이어질 것 같다. 이 조건을 위해서는 세대간 니즈에 대한 보다 통계적이고 과학적인 라이프디자인에 대한 연구를 위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보았다. 10여년전 실내 디자인 대학원에 다닐 때 지도교수가 필자에게 제안했던 실버주거에 대한 연구가 필자의 머릿속에서는 지금에서야 활성화되는 모습을 보면 역시 대학교수의 미래 안목은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 2016-09-0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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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유주택에서 살기
- 50대 이상이 되어 자식들도 분가하여 빈 둥지가 되면 새로운 집을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 큰 아파트나 집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의 3대 욕구는 의식주인데 이중 집은 인간의 행복의 질을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고 여겨진다. 노인들의 가장 큰 바람이 자기가 사는 집에서 가족과 같이 생활하다가 죽는 것이라고 한다. 집에는 각종 추억이 깃들여 있고 자기만의 생활이 보장되며 인간관계가 이어지는 곳이다. 거동이 불편해져 가족이 돌보는 것이 힘들어지면 노인들은 대부분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으로 보내진다. 이 경우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 못하고 인간다운 대접을 못 받기 때문에 삶의 질이 현격히 저하된다. 통계에 의하면 최근 1인 가구 수가 늘어난다고 한다. 일본에는 고독사 사람들이 많고 우리나라도 그러한 사례가 종종 매스컴에 보도된다. 공유주택에서 살기(shared house holding)는 새로운 주거형태이다. 주거비용을 줄이고 더불어 사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아직은 초창기이지만 더불어 함께 사는 사람들, 성리산 마을, 구름정원, 소행주 , 어쩌다 집, 푸른 마을 협동조합 등 주위에 공유주택의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약해지는 가족의 기능을 보완하거나 대체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흔 이후 누구와 살 것인가』는 외국의 공동체 생활을 다룬 책이다. 캐런, 진, 루이스 3친구가 같이 공동생활한 실제 체험담이다. 공동체 생활을 하기에 필요한 생활규칙, 표준계약서 등도 다루고 있다. 타인과 공동체 생활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지인이 더함플러스 협동조합을 운영하면서 50+세대를 위한 주거전환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관심이 있는 분들은 서울 50플러스재단 등에서 개설하는 강의를 들으시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2016-08-2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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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문화] 共家 이야기
- 공가는 함께 공(共)과 집 가(家)로 ‘비어있던 집에서 함께하는 집으로’ 라는 슬로건을 걸고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공유주택을 말한다.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집 다오~ 어린 시절 동무들과 놀이터에서 모래밭에 한 손을 묻고 다른 손으로 토닥이다가 살짝 손을 빼면 작은 동굴 같은 공간이 만들어지는 놀이를 했다. 그 놀이를 하면서 우리는 두꺼비에게 헌 집 줄 테니 새집을 달라고 노래를 하며 놀았다. 무슨 연유인지 몰라도 어쨌든 두꺼비는 집과 관련 있는가 보다. 요즘 주거는 아파트가 대세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층수가 올라가는 아파트는 그 동네의 랜드마크로 많은 사람이 살고 싶고 갖고 싶어 하는 재산이 되었다. 어릴 적 아파트가 개발되기 전 우리나라는 단독주택에 작으나마 마당 딸린 집이 대세였다. 거기에 이 층이나 삼층집이면 부잣집이라고 했다. 요즘은 모두들 편리한 아파트를 선호해 이사를 하거나 결혼한 자녀가 집을 떠나 단독주택에는 노부부만 남기에 그들도 살기 편한 아파트로 주거를 옮기는 가구가 많아졌다고 한다. 그래서 생활하기에 힘든 불편한 변두리 작은 주택은 그만 비어서 방치되는 집이 많이 생겨났다. 관리가 안 되는 집이 늘면서 범죄위험도 늘고 지역공동체에 위협이 되기도 하니 이런 집을 수리해 집이 없는 청년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빌려주는 ‘두꺼비하우징’ 이라는 사회적 기업이 생겼다. ‘두꺼비하우징’은 LG전자와 LG화학의 지원을 받아 도심 곳곳의 비어서 방치된 주택을 찾아 집주인과 계약을 하고 수리해서 살 곳이 없어 힘든 젊은이들에게 빌려주는 셰어하우스를 만들기로 했다. 도시의 역사를 그대로 담았지만, 지금은 낡아서 아무도 살지 않는 집들에 생기를 불어넣어 춥고 불편했던 집을 아늑하고 따뜻한 공간으로 고쳐 사람이 살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집주인과는 6년간 한 달에 월세로 120만 원을 주기로 계약하고 입주청년들에게서는 시세보다 저렴한 20~30만 원의 임대료를 받아 서로 윈윈하는 방식이다. 필자는 사회적기업을 방문해 그들의 하는 일을 체험해 볼 기회를 가졌다. 은평구의 마당이 딸린 이층집이 막 수리를 끝내고 있었다. 오래 비었던 집이라 손 볼 곳이 많았다는데 지금은 깔끔하고 아늑한 이층 양옥으로 변신했다. 작지만 마당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있어 정다웠고 새집 냄새가 나는 현관을 통해 들어가니 깨끗한 거실과 주방, 그리고 일인실, 이인실로 꾸며진 방이 있었다. 이 집은 일 층과 이 층에 모두 9명이 거주하도록 지었다고 한다. 주방과 욕실은 공용이고 전기요금, 가스요금, 수도요금 등 관리비는 공통으로 나누어 낸다. 누군가 에어컨 같은 가전제품은 설치하지 않는지 질문을 던졌다. 두꺼비하우징 대표님은 그 문제는 입주민의 상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는 답을 했는데 찬 바람을 싫어하는 사람과의 형평성 때문이라고 했다. 그때 동행하신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LG 직원께서 만약 에어컨을 설치하게 되면 꼭 자사제품을 써달라고 애교스럽게 말을 해서 모두 한바탕 웃었고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이 전해진다며 칭찬도 했다. 이곳의 계약 기간은 기본 6개월 이상이며 담당자와 협의를 통해 계약 기간을 정한다고 한다.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자동 연장되고 이사하고 싶으면 계약종료 1개월 전에 퇴실 의사를 말하면 된다. 필자가 본 은평구의 아담한 이층주택은 모든 시설이 설치되어 있었다. 침대, 책상, 주방시설, 세탁기 등 필요한 건 이미 다 있으므로 이불만 준비해서 입주하면 된다니 형편이 어려운 청년에게 매우 편리하고 좋은 조건이라는 생각이다. ‘두꺼비하우징’은 함께 사는 것의 힘을 알고 마을 만들기를 통해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것을 도우며 주거를 통해 사회를 고민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어가는 도시재생 전문 사회적 기업이다. 이런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대기업이 더 많이 늘어날수록 우리나라가 안정되고 발전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사회적 기업의 도움을 받아 저렴한 월세로 모여 살게 될 젊은이들을 생각하니 흐뭇하다. 각자의 일을 마치고 들어와 하루의 수고를 위로하며 맥주 한잔으로 우정을 다지는 모습을 상상하니 기분이 좋아지고 그들의 앞날이 환히 빛나기를 응원해 주고 싶다. (‘두꺼비하우징’의 홈페이지는 www.toadhousing.com이다.)
- 2016-06-03 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