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를 켜면 , , 등 식욕을 자극하는 먹는 방송, 줄여서 ‘먹방’ 프로그램들이 자주 눈에 들어온다. 먹방이 주요 콘텐츠로 자리를 굳히면서 함께 생겨난 음식 관련 신조어를 모아봤다.
찍먹부먹
탕수육이 소스와 따로 배달되면서 소스를 찍어 먹는 ‘찍먹’과 부어 먹는 ‘부먹’의 대립(?)이 시작됐다. 소스가 스며들어 촉촉하고 새콤달콤하게 풍부해진 맛을 선호하는 부먹파와 튀김의 바삭한 식감과 적당한 양의 소스를 추구하는 찍먹파가 순간 충돌하는 것이다. 소스가 탕수육과 따로 배달된 순간 그 누구도 ‘찍먹 vs 부먹’의 논쟁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당신은 찍먹을 선택할 것인가? 부먹을 선택할 것인가?
A 나 찍먹하게 소스는 따로 줘.
B 탕수육한테 안 미안해? 찍먹이 뭐니? 탕수육은 부먹이 진리지!
단짠단짠
단어에서 단맛과 짠맛이 느껴지듯이 ‘단짠단짠’은 단 음식을 먹은 후 짠 음식을 먹고 이를 반복하면 끊임없이 먹을 수 있다는 뜻으로 중독성이 있는 달고 짠맛을 의미한다. 단짠단짠이 유행하면서 맥도날드는 솔티드카라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내놓았고 기타 식음료 업계에서도 이를 겨냥한 식품들을 출시했다.
A 아 우울하다….
B 우울한데 단짠단짠 고?
아아/따아
처음 들었을 때 무슨 뜻인지 짐작하기도 힘든 이 단어는 첫 음절만을 따서 만든 신조어다. 자칫 감탄사로 들릴 수도 있지만 ‘아아’와 ‘따아’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따뜻한 아메리카노의 줄임말이다. 딱히 단어에 내포되어 있는 뜻은 없지만 여럿이 주문할 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A 커피 뭐 마실래? 아아?
B 이 시렵다. 오늘은 따아.
혜자롭다/창렬하다
배우 김혜자를 모델로 내세워 만들었던 편의점 도시락이 가격 대비 상품의 질과 양이 상당히 높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어떤 음식이 가격보다 실속 있을 때 ‘혜자롭다’, ‘혜자스럽다’라는 말로 소비자의 만족스러움을 표현하게 됐다. 한편 가수 김창렬을 모델로 내세워 판매한 인스턴트 음식은 가격에 비해 다소 양과 질이 떨어진다는 평을 받으며 네티즌들이 ‘창렬하다’, ‘창렬푸드’, ‘창렬스럽다’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A 김밥 속에 꽉 찬 참치 좀 봐. 진짜 혜자롭다.
B 내 김밥은 왜 이렇게 창렬하지? 너한테 참치 다 넣어주셨나보다.
얼리어먹터
얼리어답터(Early adopter, 남들보다 먼저 신제품을 사서 써보는 사람)와 ‘먹는다’는 의미를 섞은 단어로 새로 나온 음식을 먼저 접하는 부류의 사람을 뜻한다. 예를 들어 벚꽃 시즌에 맞춰 새로 나온 맥주 ‘호가든 체리’, 2017년 한정판으로 나온 라면 ‘핵 불닭볶음면’, 신제품 과자 ‘꼬북집’ 등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아직 생소한 음식을 먼저 찾아서 먹어봤다면 얼리어먹터라 할 수 있다.
A 너 이번에 새로 나온 호가든 체리 마셔봤어?
B 당연하지~ 내가 누구야~ 얼리어먹터잖아~
글 배국남 대중문화 평론가(knbae24@hanmail.net)
“유흥업소에 안 간다. 2006년 이후로는 한 번도 안 갔다. 왜냐하면, 4만5000원씩 아이들을 후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돈이면 쓰레기더미 안에 있는 아이들을 도와줄 수 있다. 파리가 눈에 알을 낳아도 쫓을 힘이 없는 아이들이다. 그 아이를 살리면 그 아이가 변해서 사회를 살린다. 내가 번 돈이 이렇게 소중한 일에 쓰인단 걸 목격했기 때문에 큰돈을 그렇게 쓸 수 없게 됐다.” 구호단체 컴패션 홍보대사에서부터 북한 어린이 돕기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부인 신애라와 함께 사랑나눔 실천을 하는 스타 차인표씨의 말이 큰 울림을 준다.
자살률 1위, 노인빈곤율 1위, 사회적 관계 최하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0월 발간한 보고서 이 적시한 한국의 상황이다. 취업난, 양극화 등으로 인해 가족 해체가 급속히 진행되고 부모에게 버려지는 아이들도 급증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사랑나눔이 절실할 때다. 하지만 후원, 기부, 봉사 등 사랑나눔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 스타들이 선행에 적극적으로 나서 많은 사람을 사랑나눔 실천에 참여시키는 아름다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연예인 스타들이 사랑나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1981년부터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후원회장을 맡아 불우한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3년 전부터는 제로캠프라는 청소년들을 위한 비영리 단체의 이사장직을 맡아 문화 예술을 통한 비행 청소년의 교화에 나서는 등 다양한 사랑나눔 실천을 펼치고 있는 최불암씨와 백혈병 어린이, 위안부 할머니, 네팔과 중국 지진 피해자 등에게 거금을 쾌척하는 등 전방위적 선행을 펼치고 있는 송중기씨 등 많은 연예인 스타가 사랑나눔 실천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최근 들어 연예인 스타들의 사랑나눔의 양태가 진화하며 선행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다. 그동안 불우이웃이나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성금 기부나 자선단체의 홍보대사, 방송사의 자선 프로그램 출연 등이 스타 선행의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김혜자·한지민·유재석의 재능기부, 김정은·이영애·문근영·한혜진·박해진의 국내외 빈민지역에 학교, 병원, 도서관, 우물 등 시설 기부, 최불암·정애리·고두심·김제동의 재단을 통한 불우 청소년 지원, 이효리·송혜교·송중기의 위안부 할머니 지원 등 스타들의 사랑나눔의 스펙트럼이 크게 확장됐다.
기부 형태도 불우이웃과 시설에 대한 후원, 청소년과 학교의 장학금 쾌척,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성금기탁 위주에서 벗어나 한지민·송혜교 등 스타들의 책 인세 기부, 이승기·박해진 등 쌀 화환 기부, 최강희의 골수 및 장기기증, 차인표-신애라·정혜영-션 부부의 제3세계 어린이 후원금 지원, 김장훈·하춘화의 행사와 캠프를 통한 기부 등 매우 다양해졌다.
일회성 이벤트에 그쳤던 연예인의 사랑나눔과 선행은 수십 년 동안 지속해서 전개해나가는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김혜자·최불암·고두심·하춘화·안성기·정애리·차인표·김장훈·최수종·유재석·션·장나라 등은 10~40년에 이르는 장기적 선행을 펼치고 있다.
사랑나눔을 시스템화하거나 조직화하는 스타들도 많다. 공연 등 수입원이 생기는 이벤트 수입의 일부를 계속 기부하는 김장훈을 비롯해 적지 않은 스타들이 자신의 연예활동 수입의 일정 부분을 떼어 소년 소녀 가장이나 독거노인, 장애인들을 지속해서 돕는 것을 체계화했다. 김원희·김정은 등은 ‘따뜻한 사람들의 모임’을, 최수종·오윤아·김수로 등은 ‘좋은 사회를 위한 100인 이사회’를 만들어 조직적으로 봉사활동과 기부사업을 펼치고 있다.
국내의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웃을 대상으로 주로 이뤄지던 스타들의 사랑나눔은 아프리카, 동남아 등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안성기·김혜자·정애리·박해진·이영애·송혜교·문근영 등 많은 스타가 세계 각국의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나누고 있다. 이민호·장동건·이승기·장근석처럼 스타와 팬클럽이 함께 자선활동이나 선행활동에 나서는 행태도 이제는 일상적 풍경이 됐다.
스타들은 왜 사랑나눔에 나서는 걸까. “조그마한 도움이 한 아이의 생명을 살리고 삶을 변화시킨다. 그리고 도움을 받은 아이가 커서 사회와 이웃에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참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다.”오랫동안 청소년들에게 장학금 기부를 하고 장애인단체 홍보대사 등 다양한 방면에서 사랑나눔을 실천하는 고두심씨의 말이다.
40여 년 동안 불우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온 최불암씨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에 대한 관심과 투자만큼 소중한 일이 없다. 더욱이 힘들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면 아이가, 사회가, 국가가 긍정적으로 변한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국내에 있는 고아는 물론 굶주림에 허덕이는 아프리카의 아이들까지 몸과 마음으로 포근히 감싸 안는 김혜자씨는 2019년까지 후원금을 미리 내고 이렇게 말했다. “광고를 찍거나 돈이 생기면 후원하는 아이들 것을 떼어놓는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늘 불안하다. 내가 돈이 없어 안 주면 걔네들은 굶으니까. 나야 돈이 없으면 우리 아들이 밥이라도 먹여주겠지만, 그 아이들은 안 되지 않나. 당연한 일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오랫동안 9억 원에 가까운 돈을 익명으로 기부하고 시골 지역에 청소년을 위한 공부방 등을 지원한 문근영씨는 “제가 기부 등을 하면서 더 행복하고 매우 기쁩니다. 이런저런 상황들, 사연들, 사정들이 있지만 기부할 때 ‘우리 같이 그래도 열심히 살아봐요’라는 그런 메시지 정도는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요”라고 기부 이유를 밝혔다.
루게릭병 환자 돕기에서부터 어린이 재활병원건립 후원까지 다양한 자선사업과 캠페인을 왕성하게 펼쳐 ‘선행천사’라는 별칭을 얻은 션. 그는 사랑나눔 실천 공개에 대해 “일부 사람들이 (사랑 나눔을) 조용히 할 수 있는데 왜 공개하냐고 말한다. 연예인이기에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일을 알려서 그걸 공유하면 더 빨리 이룰 수 있다. 겨울을 나는 데 필요한 연탄이 300만 장인데, 혼자서 기부할 수 없는 양이기 때문에 많은 분에게 알리면 300만 장의 기적을 쉽게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이가 들면서 친구 사이도 연인만큼이나 복잡하고 다양한 관계 속에서 헤어지고 만나기를 반복한다. 학창 시절부터 만난 오래된 친구부터 사회에서 만났어도 그 누구 못지않게 마음 잘 통하는 친구도 있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좋은 내 친구, 어쩌다 만났는데 단짝이 된 친구 이야기를 들어봤다.
글·사진 권지현 기자 9090ji@etoday.co.kr
365일, 일만 생각하며 앞만 보고 살았던 금융맨이 퇴직 후 친구들의 여행을 돕는 여행 전문가가 됐다. 일명 ‘동창생 여행 전문가’가 된 정강현(丁康鉉 ·69) 회장. 퇴직 후 서울사대부고 동문 카페에 18회 졸업생들의 여행 모임 ‘여유회’를 만들어 친구들과 여행을 다닌 지도 10여 년이 훌쩍 넘었다. 한 달에 한 번은 꼭 어디든지 간다는 정 회장. 그가 추진하는 여행에는 항상 20명 이상은 참석한다. 이 놀라운 출석률은 정 회장의 탄탄한 여행 준비 덕분이다. 1만원 정도의 적은 회비로 친구들에게 이야기가 있고 맛있는 여행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고. 답사는 기본이고 역사가 있는 여행지를 선정하면 꼼꼼하게 공부하고 챙겨서 여행 해설가로도 변신한다. 지난 7월 7일에는 작년 메르스 때문에 일정을 잡았다 가지 못했던 양수리 세미원과 두물머리를 다녀왔다. 이날 비소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9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 내 친구 정강현은 어떤 사람인지 동창생들의 목소리를 들어볼까.
내 친구 정강현은 어떤 친구입니까?
성기정
강현씨는 두말할 것도 없이 멋쟁이예요. 봉사에 앞장서는 사람, 가장 멋진 일을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하는 사람이지요. 강현씨 덕에 우리는 새로운 것을 경험하게 되니까 멋있을 수밖에 없어요. 이번에 온 세미원도 예전에 와봤지만 새롭게 단장한 이후 오늘이 처음입니다. 서오능 이런 곳에 갈 때는 역사 공부를 해 와서 친구들한테 설명해 주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친구들하고 다니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송남영
동창들이 만나는 것도 다 때가 있습니다. 우리도 30~40대에는 못 만났어요. 각자 바쁘다보니 그랬습니다. 50대에 접어들면서 동문회가 활성화되고. 향수를 찾아간다고나 할까요? 동창회에 간다고 하면 그때 친구들이 좋아요. 강현이가 여유회를 시작하면서 안 가본 데가 없어요. 서울성곽 길, 전주한옥마을 등 뭐 말할 것도 없죠. 그리고 같이 있으면 재미있어요. 정말 늙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다들 너무 애들 같아요. 귀엽다니까요. 50년 전으로 가버리니까 그때 같이 있던 사람들이라 마음이 소년, 소녀가 되는 거죠. 목소리도 깔지 않고 서로 앞에서 폼 잡을 일 없고 너무 편합니다.
유경옥
생긴 건 기본이고 멋지고 근사하고 박학다식하고 멋있는 친구예요. 같은 학교를 졸업해서 동창으로 있는 것이 정말 행운이죠. 진짜 전문성도 갖추고 정서적인 거, 마음을 건드리는 감성 그리고 따뜻함을 갖췄어요. 헌신적으로 모임을 위해서 리드를 잘 하세요. 계획적으로 그야말로 여유 있고 즐겁게요. 오늘 보신 것처럼 우리 상태를 보아 가면서 여행 계획을 짜는데 정말 존경스러워요.
김혜자
정강현은 리더십 강하고, 봉사도 잘하고, 정말 사실이 그래요. 이 나이에 저렇게 땀을 뻘뻘 흘리고 좋지도 않은 길을 가면서 설명도 해주고 말입니다. 보통 노력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죠.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니까 하는 거죠. 강현이는 여행을 할 때 꼭 그곳에 관한 공부를 많이 해오는데 대충 알아서 말하는 게 아니라 충분히 자기 말로 표현하고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줍니다. 여행 가이드 이상으로 저희에게 알려주죠. 한번은 부부동반으로 몽골의 갈매기섬이라는 곳에 갔었어요. 여기는 사람이 혼자 가면 갈매기들이 공격해요. 그런 곳을 혼자 뚫고 갔다 돌아 나올 때 배가 고장이 났는데 기지국이 많이 없어 연락이 안 되는 일도 있었어요. 그렇게 위험한 상황을 겪고도 다음에 또 보면 그런 오지 같은 데를 데리고 가더라고요. 이 친구 아니면 저희가 또 어떻게 그런 곳에 가보겠어요. 그러니까 친구들이 감격해서 잘 따라 다니는 거예요.
서울사대부고 동창 대표 잉꼬 부부 장재숙·하지환 부부
저 친구 정말 좋은 친구입니다. 이 나이에 앞장서서 희생하는 것이 쉽지 않잖아요. 이렇게 여러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 얼마나 좋아요. 강현이도 나름대로 바쁜 사람이거든요.
희생정신이 있는 겁니다. 이 많은 친구들을 위해 사전 답사하고, 열차 시간까지 챙기는 거 보면 너무 감사하지요. 서울사대부고 동문 중에서도 우리 18회 동창들이 제일 행복하지 않을까요?
시니어의 삶과 우정을 주제로 한 tvN 드라마 . 고두심, 김혜자, 나문희, 박원숙, 신구, 윤여정, 주현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우리 주변에 한 명쯤은 있을 법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인물 간 갈등이나 사건을 통해 그들만의 우정을 진솔하게 그려낸 점이 돋보인다. 드라마 속 주인공과 에피소드를 통해 친구유형에 대해 알아봤다.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김동철 ㈜김동철 심리케어 대표원장·표현심리 박사
tvN 제공
◇ 시니어 친구유형
김동철 원장은 왼쪽 페이지의 드라마 속 캐릭터 성격을 참고해 각각의 인물을 동물, 색깔, 도형(모양)으로 표현했다. 나와 가장 비슷한 캐릭터는 어떤 유형인지 알아보자.
△오충남(윤여정)
정이 많고 오지랖도 넓어 손해 보는 스타일. 결혼, 연애 경험 없는 골드미스. 학력 콤플렉스가 있어 젊은 지성인들과 어울리려 한다.
Dr. Say: 코끼리/노랑/뒤집힌 하트
독신자들을 보면 자신은 자아성찰이 잘됐기 때문에 혼자 살 수 있다고 착각하지만, 그렇지 않아 솔로인 경우가 많다. 커다란 코끼리처럼 아무도 덤비지는 못하지만 알고 보면 여린 존재. 애정이 필요하지만 결핍된 상황(뒤집힌 하트). 노랑은 콤플렉스의 상징.
△이성재(주현)
여자에게 다정다감한 현직 변호사. 학벌, 경제력을 갖췄지만, 아내와 사별 후 뭐든 후회해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루라도 더 재미있게 사는 게 목표.
Dr. Say: 버팔로/검정/사각형
재미있게 살려고 해도 관계는 사건 중심으로 돌아가기에 평안할 수 없다. 편안한 사람일수록 주변에서 갈등을 안고 찾아올 확률이 높다. 중후한 멋의 검정과 버팔로, 안정을 유지하려는 사각형.
△조희자(김혜자)
순수하고 얌전하지만 때론 집착이 심하다. 남편이 죽고 홀로서기를 다짐하지만, 막상 혼자 할 줄 아는 것이 별로 없다. 자살 시도 경험이 있고, 망상성치매를 앓고 있다.
Dr. Say: 나이 든 강아지/연분홍/타원형
늙은 강아지처럼 보호와 손길이 필요하다. 타원형이라는 것은 완벽하지 않다는 뜻. 삼각형이나 별 같은 반대 성향 또는 빨강, 파랑처럼 색이 확실한 친구를 두는 게 좋다.
△장난희(고두심)
생활력이 강하고, 화끈한 성격. 10년 전 남편이 죽고 ‘무조건 즐기자’가 인생 모토다. 사람들을 모으고 즐겁게 해주려고 하는 총무스타일.
Dr. Say: 치타/빨강/별모양
치타처럼 거침없다. ‘무조건 즐긴다’ 스타일은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지만, 많은 사건에 휘말릴 위험이 커 절제가 필요하다. 리더·총무 역할을 잘하는 열정적인(빨강) 별 성향.
△이영원(박원숙)
화내거나 짜증 내는 법이 없는 쿨한 성격. 남자와 스캔들이 많은 화려한 배우로 살며 하는 사업마다 승승장구.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지만 알고 보면 고독하다.
Dr. Say: 카멜레온/보라/스프링
다양한 매력의 카멜레온. 자기를 꾸미기 위해 무언가를 발산하지만 알고 보면 경계심도 많고 외롭다. 빨강도 파랑도 아니지만 분명히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보라색. 누구와도 잘 어울리며 유기적인 스프링 같은 사람.
△문정아(나문희)
검소하고, 매사 긍정적이며 쾌활하다. 친구들 중에 유일하게 남편이 있지만, 구두쇠에 고지식한 남편에게 억눌려 산다. 늘 자유를 꿈꾼다.
Dr. Say: 수달/초록/마름모
남편에게 억눌려 도전의식이 강해진 타입. 그녀에겐 현재가 청년기와 다름없다. 에너지가 충만하고 노련한 수달과. 에너지를 뜻하는 초록, 쾌활한 느낌의 마름모가 어울린다.
△김석균(신구)
꼰대 중의 꼰대, 남녀차별이 심하고, 짠돌이에 불 같은 성격. 중졸 콤플렉스가 있어 학벌과 관련해 자기 방어를 심하게 하는 편. 거칠고 화도 잘 내지만, 속정은 깊다.
Dr. Say: 말/군청/높은 원기둥
겉으론 험해도 아이가 자면 몰래 이불 덮어줄 사람. 삐죽삐죽한 도형이 어울릴 것 같지만, 마음은 동그라미. 가끔 야생마처럼 뒷발질도 하지만, 일 잘하고 묵묵한 말 유형.
◇ 가장 좋은 친구 유형: 장난희
나이가 들면 ‘소진 증후군’을 겪게 된다. 예전에 많은 것을 가졌고, 활동도 많이 했는데 늙으니 다 소진했다고 느끼며 우울해 하는 증상이다. 활발한 사람 곁에 있으면 활발해지고, 우울한 사람 곁에 있으면 우울해지는데, 노년기일수록 후자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그래서 장난희처럼 사람을 이끌고 활달한 친구를 만나는 것이 유익하다. 즐겁게 살려는 목표의식이 뚜렷해 곁에 두면 긍정적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
◇ 궁합이 잘 맞는 친구 사이
△문정아 & 김석균
고집이 세고 까칠한 배우자와 헤어졌다면, 부드러운 성격의 이성 친구를 만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전 배우자와 비슷한 유형을 만나 더 잘해주게 된다. 이미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훨씬 유연한 관계가 형성된다.
△이성재 & 이영원
가능하다면 사회적 지위나 지적 수준, 경제력이 맞는 친구를 만나는 것이 좋다. 인물 중에서 그런 조건이 가장 잘 맞는 것은 이성재와 이영원이다.
◇ 에피소드를 통해 본 갈등 사례&솔루션
△이성재 vs 김석균
중졸 콤플렉스를 가진 석균은 잘 나가는 변호사 성재에게 묘한 질투를 느낀다. 베풀고도 욕먹는 성재와 계속 자존감이 떨어지는 석균.
Solution: 콤플렉스로 인해 생긴 갈등은 과거에 형성돼 현재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좋은 대학을 나온 성재와 중졸인 석균의 경쟁은 나중에 자녀들 사이의 경쟁으로 번질 수 있다. 두 사람은 자녀의 학벌이나 직업을 두고도 콤플렉스로 괴로워할 수 있다. 성재보다 석균의 자녀가 우월하다면 콤플렉스는 해결될 수도 있다. 그게 아니라면 석균을 모임의 리더로 세우는 것도 방법이다. 석균처럼 갖은 고생을 한 사람들은 잔재주가 많다. 그런 강점을 부각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고, 성재가 그의 오른팔 역할을 해주면 석균의 자존감은 올라간다.
△장난희 vs 이영원
절친한 친구 사이였지만, 난희의 남편 외도 문제에 영원이 오해를 받아 사이가 틀어진다. 20년도 더 지난 일로 다투는 두 사람 때문에 친구들도 난감하다.
Solution: 사실 두 사람은 속으로는 오해라는 것을 인정할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했던 말이나 행동에 대해 책임 지려고 하는 심리가 있다. ‘책임 강박증’이라고 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그 증상이 심해진다. 오해라는 것을 알지만, 그 상황을 인정해버리면 지금까지 자기가 살아온 인생이나 소신 등이 모두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먼저 화해하지 않는 것. 제삼자가 중간에서 해결해 줘야 하는데, 이때 누군가에 편에 서거나 잘못을 따지면 오히려 싸움이 커질 수 있다. “얘는 이거를 잘했어”라는 식으로 서로 칭찬을 해주는 분위기를 만들자.
중국 한류 팬이 물었다. 한국 드라마에는 편부와 편모 가정이 많이 등장하는데 실제도 그러냐고.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가 하소연했다. 스타 한 사람이 드라마 회당 출연료로 1억~2억 원 넘게 요구하고 저작권 수익 20퍼센트를 보장해달라고 하니 어떻게 드라마를 만드느냐고. 한 네티즌이 질문했다. 한류스타들이 출연하는 중국 영화 출연료가 10억원이 넘는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사실이냐고. 30년 연기자로서 살아온 50대 중견 연기자가 강조한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에 소속된 4000여명의 연기자 중 70퍼센트가 연 소득(2014년 기준)이 1020만원 미만이고 방송에 단 한 번도 출연하지 못해 출연료 수입이 전혀 없는 경우도 30퍼센트라고. 스타와 연기자들의 몸값 일면을 보여주는 언급들이다.
‘장근석, 이병헌, 이영애 등 드라마 회당 출연료 1억원 이상 스타 속출’ ‘한류스타 비, 중국 드라마 회당 출연료 1억5000만원, 드라마 한 편 출연료로 60억원 챙겨…’ 신문, 방송, 인터넷매체 등 대중매체는 하루가 멀다고 월급쟁이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스타의 엄청난 몸값에 대해 시시콜콜 보도한다. 수많은 사람이 스타의 몸값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과연 스타들의 드라마와 영화 출연료 실태는 어떨까. 스타의 드라마 출연료는 방송사가 탤런트를 공채로 선발해 전속제(탤런트가 소속 방송사 드라마에만 출연하는 시스템)를 운영하던 1991년 이전과 이후로 크게 달라졌다.
전속제가 시행되던 시기에는 연기자의 연기경력, 드라마 종류(일일극, 주말극, 미니시리즈), 주·조연 등 드라마 비중, 방송사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부여하는 등급제에 의해 출연료가 지급됐다. 1991년 SBS의 등장으로 전속제가 속속 폐지되면서 스타들은 등급제 적용을 받지 않고 방송사 혹은 제작사와 스타 소속 연예기획사 간의 협의로 출연료를 결정하는 시스템으로 변화했다.
물론 스타가 아닌 일반 연기자나 단역 연기자의 경우는 현재도 등급제에 근거해 출연료를 받고 있다. 이러한 출연료를 산정하는 시스템의 변화가 있던 1991년 이후로 스타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1990년대 후반, 한류가 일면서 출연료는 수직상승했다.
연기자의 등급제에 의해 드라마 출연료가 지급되던 1977년, 한국 텔레비전 방송연기자협회의 ‘출연료 현실화 자료’에 따르면 이 당시 최고 스타의 40~50분 드라마 회당 출연료는 3만5000원 선이었다. 최불암, 김혜자, 강부자, 이순재 등 스타급들이 이 금액을 받았다.
최불암은 “연기자들의 출연료 등 수입이 일반 직장인들의 월급과 비교해 높았지만, 지금처럼 엄청나지는 않았다. 등급제에 의해 출연료가 지급되던 시기에는 단순히 인기가 높다고 해서 젊은 연기자가 경력이 많은 연기자보다 출연료를 더 많이 받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매년 PD 등이 참여하는 등급조정위원회에서 결정된 연기자의 등급에 따라 출연료가 결정되는데 연기경력이 등급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해 경력이 많은 중견 연기자들이 출연료가 대체로 높았다”고 말했다.
1991년 SBS의 등장으로 탤런트 전속제 폐지와 함께 일부 스타에 대해 등급제가 아닌 스타와 방송사 간 협상으로 출연료가 결정되는 제도가 도입되면서 인기가 높은 스타들의 몸값은 치솟기 시작했다.
1997년 들어서는 탤런트 드라마 출연료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드라마 제작에 어려움이 생기자 KBS, MBC, SBS 방송 3사 사장들이 긴급회동을 해 스타들의 몸값 상승을 자제하자는 결의를 했을 정도다. 이때 방송 3사 사장들은 스타들의 드라마 회당 출연료의 상한선을 200만원으로 한정하자고 합의했다. 이 당시 회당 200만원을 받은 스타는 최진실을 비롯한 극소수 톱스타였다.
최진실은 생전 인터뷰에서 “제가 가장 높은 출연료를 받는 줄 몰랐어요.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지요. 제 출연료에 대한 언론 보도로 인해 스타 출연료에 대한 문제가 나오면 항상 제 이름이 언급돼요. 한동안 최진실 하면 연기자 몸값 1위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녔지요”라고 말했다. 톱스타 최진실이 회당 최고 출연료 200만원을 받고 드라마에 출연한 지 올해로 20년째에 접어들었다. 지난 20년 동안 스타의 드라마 출연료는 어떻게 변했을까. 1995년 케이블TV가 등장하고 1990년대 후반부터 중국 등 외국에서의 한류가 거세지고 체계적인 연예기획사가 등장하면서 스타들의 몸값은 폭등했다.
지난 20년 동안 스타의 드라마 최고 출연료 기록은 한 해를 넘기지 못하고 최고 몸값 신기록이 수립될 정도다. 2001년 SBS 대하사극 여자 주연을 맡은 강수연은 회당 600만원을 받으며 2000년대 드라마 최고 출연료 기록을 수립했다. 이 기록은 1년도 가지 못했다. 왜냐하면, 2002년 전도연이 SBS 드라마 회당 출연료로 625만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록 역시 불과 1개월 만에 깨졌다. 김혜수가 2003년 방송된 KBS드라마 에 출연하면서 회당 700만원을 받았다. 김희선은 2003년 3월 SBS 드라마 출연계약을 체결하며 회당 1000만원을 받으며 드라마 회당 출연료 1000만원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지난 2007년 한국 방송사에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 바로 2007년 방송된 사극 에 주연으로 나선 배용준이 회당 출연료로 2억5000만원을 받은 것이다. 한국 스타로서는 처음으로 회당 1억원을 돌파하는 동시에 드라마 한 편 출연으로 60억원의 출연료를 챙겨 대중문화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김승수 전 MBC 드라마국장은 “배용준의 회당 출연료 2억5000만원은 한국 방송계에 악영향을 끼친 대표적인 사건이다. 일부 스타들이 배용준을 계기로 한국 방송시장 규모를 생각하지 않고 엄청난 몸값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스타의 출연료가 치솟을수록 드라마 제작비는 한정돼 있어 제작 상황이 열악해졌고 스태프의 인건비가 삭감되는 등 많은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배용준의 출연료는 다른 스타들의 출연료 협상 시 기준이 되면서 스타의 막대한 몸값 지출로 한국 드라마 제작상황이 매우 어려워지게 됐다. 오죽했으면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에서 지난 2009년 회당 1500만원을 넘지 못하게 하는 드라마 출연료 상한제 시행를 주장했을까.
하지만 드라마제작사협회의 출연료 상한제 주장을 비웃기라도 하듯 배용준의 회당 출연료 2억5000만원 이후 스타들의 드라마 출연료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최근 웬만한 이름 있는 스타들은 5000만~1억5000만원 정도의 드라마 회당 출연료를 받는다. 이영애, 전지현 등이 회당 1억원 이상의 드라마 출연료를 받고 최지우, 고현정, 하지원, 송혜교, 김태희 등은 회당 5000만~1억원 정도다. 중국이나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남자 한류스타의 경우 드라마 회당 1억~2억원의 출연료를 받는다.
그렇다면 중견 연기자들은 얼마나 받고 조연 연기자들과 단역 연기자들의 출연료는 얼마나 될까. 이순재, 최불암, 김혜자, 고두심 등 인기 중견 스타들도 이제는 드라마 회당 출연료로 1000만~3000만원 정도를 받는다. 반면 조연 연기자나 단연 연기자들은 등급제 적용에 따른 출연료를 받는데 연기경력이 20년~30년 된 조연 배우들은 회당 100만원 미만, 단역 배우는 회당 20만원 선을 받는다. 스타와 일반 연기자의 몸값은 천양지차다.
영화는 어떨까. 영화 스타의 출연료도 급상승하고 있다. 천정부지로 오르던 영화 스타들의 몸값 문제를 공론화한 것은 지난 2005년이다. 강우석 감독과 영화제작자협회는 2005년 6월 스타의 출연료 상승과 연예기획사의 터무니없는 영화 지분요구 등을 지적하며 스타 권력화의 문제를 제기해 연예계에 큰 논란이 일었다. 2006년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가 30억~40억원 할 때 한 스타의 출연료가 제작비의 10퍼센트인 4억원에 육박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지난 2012년 개봉한 의 주연 이병헌은 출연료는 미니멈 개런티 6억원에 흥행보너스를 추가로 받기로 계약했는데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출연료로 이병헌이 챙긴 수입은 10억원이 넘었다.
영화 스타들의 출연료 분석 자료에 따르면 최근 영화 남자 스타 출연료는 편당 6억~8억원 대다. 이 액수의 출연료를 받는 영화 스타는 하정우, 김윤석, 송강호, 장동건, 원빈, 이병헌, 황정민 등이다. 이들은 이러한 기본 출연료 외에 러닝 개런티까지 챙기는 경우도 있다. 여자 스타의 경우는 남자 스타보다 낮은 편이다. 3억~6억원 선으로 전지현, 손예진, 김혜수, 하지원, 전도연 등이 이 같은 몸값을 받는다.
우리 스타들의 해외 드라마 출연료는 국내 출연료보다 더 많다. 정지훈(가수 비)이 지난해 출연한 중국 드라마 의 회당 출연료로 1억5000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박해진, 권상우, 송승헌, 이종석 등 남자 스타의 경우 7000만~2억원 선이고 장나라, 김태희, 추자현, 장서희 등 여자 스타의 경우는 5000만~1억원 선이다.
한류스타의 중국 영화 출연료 역시 한국 영화 출연료의 2배~3배에 달할 정도로 높다. 남자 한류스타의 경우 15억원 안팎을, 여자 한류 스타의 경우 10억원 내외의 영화 출연료를 받고 있다. 송혜교, 송승헌 등이 10억원이 넘는 출연료를 받고 중국 영화에 출연했다.
중국 광고대행사 YC스페이스 오혜령 대표는 의 이민호나 의 김수현은 중국에서 드라마, 영화 출연료는 정해진 것이 없다. 부르는 것이 값이다”라고 말한다.
스타들의 몸값은 왜 이처럼 치솟는 것일까. 스타는 희소자원이자 빨리 만들어질 수 없는 대체불가재다. 이 때문에 스타의 수요가 증가할수록 스타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상승한다. 한류 상승과 제작사 급증, 작품 증가로 스타의 수요는 늘고 있다. 이 때문에 공급자인 스타가 가격(몸값)을 결정하는 공급자 중심시장이 형성되면서 스타의 몸값이 크게 상승한 것이다. 일본이나 미국처럼 흥행성적, 인기도, 제작비 상황, 스타 파워, 연기경력, 작품의 비중 등을 분석해 작성한 출연료 산정 기준의 부재와 방송사와 투자사의 스타 출연 여부만을 보고 편성과 투자를 결정하는 관행 등도 스타 몸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전문가와 제작사, 드라마 PD와 영화감독들은 한국 스타의 드라마, 영화 출연료가 대중문화 시장규모보다 매우 높은 편이라고 강조한다. 우리의 대중문화시장 규모의 10배에 달하는 일본의 드라마 주연 스타 출연료를 한국 스타들이 이미 추월했다. 일본 최고 스타들의 드라마 회당 출연료는 회당 5000만~1억원 선이다. 우리 스타들의 드라마 회당 출연료가 1억원을 넘어선 지 이미 오래고 2억원을 받는 스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엄청난 스타의 몸값은 문제가 없는 것일까. 작품 완성도 하락부터 스태프 인건비 삭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제가 스타의 높은 몸값으로 야기된다. 우선 한정된 제작비에서 스타 몸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드라마나 영화 완성도를 위해 쓸 수 있는 제작비가 감소한다. 작품의 완성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배역, 의상, 세트, 컴퓨터그래픽 제작비를 줄여야 하고 이로 인해 작품의 완성도가 크게 떨어진다. 드라마나 영화에 부모가 나와야 하는데도 스타 몸값이 너무 많아 제작비 압박을 받아 부모 배역을 다 쓰지 못하고 편모 혹은 편부만 출연하는 웃지 못할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또한, 스타들의 몸값은 조명, 오디오, 촬영, 분장 등을 담당하는 스태프들의 인건비 삭감을 초래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 때문에 영화와 드라마는 망해도 스타만 흥하고, 스태프와 일반 연기자를 비롯한 방송영화계 종사자들은 박봉과 열악한 제작환경에 시달리지만, 스타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스타 독식 구조가 견고하게 구축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기부나 봉사활동을 하는 연예인의 모습을 달갑지 않게 보는 이들이 있다.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하는 행동이라는 게 그 이유다. 그러나 아무리 이미지를 좋게 하려는 목적이라 해도 수억 원의 금액을 기부하고, 장기를 기증하고, 머나먼 아프리카에 봉사활동을 가는 것은 일반인에게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최근에는 팬클럽 회원들과 봉사활동을 하거나, 목소리 재능기부, 온라인 도네이션을 통해 네티즌과 함께 기부금액을 모으는 등 대중과 함께하는 형태의 선행도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처음에는 재단이나 기관의 홍보대사, 친선대사 등으로 나눔을 시작했지만 세월이 지나 더욱 성숙한 자세로 선행을 이어오고 있는 연예인들의 모습도 보인다. 1980년대부터 유니세프에서 봉사활동을 해온 배우 안성기(63), 1986년부터 초록우산 어린이 재단과 인연을 맺고 있는 개그맨 이홍렬(61), 그리고 1991년 월드비전 친선대사로 임명된 후 전 세계 아이들을 돕고 있는 배우 김혜자(74) 등. 그들은 이미지 차원을 넘어서 삶의 철학이 담긴 진중한 나눔 활동으로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대중에게 받은 사랑을 어려운 이웃과 사회에 보답하며 훈훈한 에너지를 선순환하고 있는 스타들을 살펴봤다.
이문세X프렌즈 아트 컬래버레이션
가수 이문세(56)는 젊은 일러스트레이터, 캘리그래퍼들과 함께 ‘이문세X프렌즈 아트 컬래버레이션’ 재능기부 프로젝트에 참여해 크리스마스카드를 직접 제작했다. 수익금은 위안부 할머니 후원시설인 ‘나눔의 집’으로 전달돼 할머니들의 생활, 복지, 증언 활동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카드는 10월 30일 ‘네이버 해피빈’과 ‘2015 씨어터 이문세’ 수원 공연장에서 시작해, 강남 교보타워 내 하임, 서울역 디트랙스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네이버 해피빈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300만 원을 목표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11월 11일 기준) 685만여 원을 넘기며 목표액의 2배가 넘는 수익을 냈다.
이문세는 2009년 MBC FM 라디오 의 청취자 461명의 사연을 담아 만든 노래 ‘이 겨울 날 지나간다’의 저작권 기부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기도 했다. 크리스마스캐럴 느낌이 나는 발라드 곡으로, 청취자의 참여로 만들어진 곡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저작권법에 따라 이문세 사후 50년까지 노래에 대한 저작권과 음원수익금은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갖게 되며, 모두 불우한 이웃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해밀학교’의 이사장 인순이
‘거위의 꿈’이라는 노래로 많은 이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한 가수 인순이(59).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사회복지공동모금회 1억 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의 명단에도 이름을 올린 인순이는 각종 봉사활동은 물론 대학생 오케스트라 팀과 재능기부 형태의 ‘지하철 게릴라 콘서트’를 하는 등 다양한 자선 공연도 꾸준히 하고 있다. 대중에게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자 선행을 한다는 그녀는 오랜 고민 끝에 2013년 4월 강원도 홍천의 작은 마을 명동리에 다문화 대안학교 ‘해밀학교’를 설립했다. 2011년부터 3년여간의 준비과정을 통해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위한 배움터를 완성했다. 내년부터는 그동안 시행해온 수업료 면제에 이어 입학금, 급식비, 기숙사비까지 학교에서 부담하는 무상교육을 실시한다. 해밀학교의 이사장 인순이는 “학교를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를 찾고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 할 수 있는 꿈의 터전을 만들고 싶다. 내가 대한민국에서 겪었던 어려움, 외로움, 고통뿐만 아니라 사랑, 격려, 위로를 나와 같은 다문화 아이들이 알아갔으면 좋겠다”며 많은 아이들이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재능기부, 해외봉사, 장기기증까지… 국민엄마 고두심의 선행 릴레이
1983년부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후원자로 나선 고두심(64)은 2006년 이후부터는 재단 내의 스타서포터즈에서 나눔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배우 채시라와 함께 재단이 진행한 ‘어른이날(성년의 날)’ 캠페인 CF에 목소리 재능기부에 참여했다. 그녀는 “어린이를 돕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닌 필수”라며 “어른들이 나라의 미래인 어린이들의 든든한 지원자가 되자”고 말한 바 있다.
자신의 모교인 제주여자고등학교에 2억 원의 장학금을 기부하고, 2008년 에티오피아 우간다에 봉사활동을 다녀오는 등 다양한 선행을 펼쳐온 그녀는 1999년 장기기증 캠페인에 참여하며 장기기증 서약을 하기도 했다. 고두심은 한 인터뷰를 통해 “장기기증 서약 이후 건강을 더 생각하며 좋은 마음을 갖고 좋은 생각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나이가 드니까 세월이 인생을 가르쳐 주더라. 어차피 흙으로 돌아가 썩을 육신인데 다른 사람에게 주고 가면 얼마나 좋겠는가. 주위 동료 연예인들에게 기증하라고 자주 권하는데 아직은 무서워서 못하겠다는 사람이 많다”며 장기기증 문화를 알리고 동참하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한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1호 공익신탁자 유동근
올해 7월 배우 유동근(59)은 이철희 분당서울대병원장, 김현웅 법무부 장관, 한비야 국제구호전문가와 함께 국내 첫 공익신탁자가 됐다. 공익신탁은 기부자가 은행이나 단체에 재산을 맡기고 이를 운용해 나온 수익금을 장학, 구호 등 자신이 지정한 공익사업에 사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법무부와 외부 감시인 감독 아래 기부자가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쓰이고, 적은 금액이라도 사용처가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간단한 절차로 ‘나만의 재단’을 만드는 셈이다(법무부 상사법무과에 문의 후 참여).
유동근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독립유공자 후손의 생계 및 교육 지원을 위해 ‘나라사랑 공익신탁’을 만들었다. (이철희 원장은 ‘난치성 질환 어린이 치료를 위한 공익신탁’, 김현웅 장관은 아동학대 피해자를 지원하는 ‘파랑새 공익신탁’, 한비야씨는 인류애를 키우는 사업에 쓰일 ‘세계시민학교 공익신탁’에 참여) 그는 2008년 숭례문 화재 당시 복원 성금으로 1억 원을 기부한 바 있다.
연예계 선행 바이러스 정애리의 ‘하래의 집’
연예계 기부천사 정애리(55)는 아프리카 구호활동, 몽골 기아체험, 동남아 쓰나미 피해 지역 방문, 도시락 캠페인, 생명의 전화, 연탄은행 홍보대사, 월드비전 친선대사 활동 등 다양하고 끊임없는 선행을 펼치고 있다.
그녀는 2004년부터 SBS 사회공헌 프로젝트 프로그램 에 참여하며 매년 후배 연기자들과 아프리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009년에 함께 아프리카에 다녀온 배우 장서희는 “연탄 나르기 봉사활동을 끝내고 드라마 촬영장에 온 정애리 선배의 모습을 보고 나도 아름다운 일을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정애리의 선행이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2005년에는 17년간의 봉사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쓴 에세이 를 펴내며 인세 수익금 1억 원 전액을 정읍의 ‘사랑의 나눔의 집’에 기부했다. 책에는 그녀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고아시설 ‘하래의 집’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지상에서 굶는 아이들이 없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봉사할 것”이라며 책을 펴낸 소감을 전한 그녀는 책을 통해 ‘하래의 집’에 대한 이야기와 나눔의 의미를 설명했다.
김자옥 재단 ‘공주는 즐거워’ 프로젝트
지난해 11월 안타깝게 우리 곁을 떠난 배우 김자옥을 추모하고 평소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했던 그녀의 뜻을 기리는 ‘김자옥 재단’이 내년 1월 설립된다. 기아대책 홍보대사활동, 사랑 나눔 한복 패션쇼 참여 등을 비롯해 2007년에는 배우 주현, 전무송, 나문희 등과 함께 출연료 전액을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는 도네이션 드라마 (KBS 2TV)에 출연하는 등 다양한 나눔을 실천했던 그녀다.
고 김자옥의 남편인 가수 오승근은 “생전 어려운 이들을 위해 선행을 많이 한 아내의 뜻을 이어가고 싶다”고 재단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김자옥 재단’은 배우 강부자를 비롯한 동료 연기자들이 동참해 장애인 시설 등을 찾아 봉사활동과 재능기부 등을 할 계획이다. 김자옥 재단은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원하는 40~60대 여성들이 불우한 청소년들의 멘토로 활동할 수 있는 ‘공주는 즐거워’ 프로젝트를 첫 공식 활동으로 기획하고 있다.
흔히 나이 50을 ‘지천명(知天命)’이라 한다. 논어(論語) 에 나온다. 공자(孔子)가 나이 50에 천명(天命), 즉 하늘의 명령을 알았다고 한 데서 연유한 것이다. 천명은 우주 만물을 지배하는 하늘의 명령이나 원리, 혹은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가치를 의미한다. 50은 하늘의 뜻을 알고 그에 순응하거나 객관적이고 보편적 가치를 깨우치는 나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물리적 시간이다. 그렇다면 한 직업을 50년 넘게 했고 그 일을 여전히 하는 사람은 어떤 마음으로 직업에 임할까.
우리 시대 최고 연기자로 꼽히는 이순재(79), 최불암(75), 나문희(74), 김혜자(72). 이들은 50~59년 동안 연기자로 살아왔다. 지금도 여전히 무대와 TV, 그리고 영화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연기자라는 직업을 지천명의 세월 동안 행해온 이들은 어떤 마음과 태도로 연기라는 작업을 계속하는 것일까.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부터 연극반 활동을 한 이순재는 1956년 연극 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61년 KBS 개국 드라마 를 통해 TV드라마로 활동영역을 넓힌 뒤, 1965년 영화 로 영화계까지 진출했다. 이후 연극,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왕성한 연기 활동을 하는 이순재는 요즘에도 SBS 사극 , 연극 에 출연하고 있다. 이순재는 근래 들어 등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또 다른 면모를 보이며 젊은 시청자로부터도 사랑받고 있다.
대학 졸업 후 59년 동안을 연기자로 살아온 이순재는 “미국 아카데미영화제에선 신인상 부문이 없어요. 왜냐하면, 관객은 배우가 스크린에 나서는 순간 신인인지 아닌지 구분해서 연기를 평가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연기자는 신인이든, 경력이 오래된 사람이든 출연한 작품의 연기로만 평가받아요. 연기력은 연차 순이 아니기에 연기 경력이 오래된 사람도 출연한 작품마다 늘 공부하고 연습하지 않으면 안 돼요. 연기자는 새로운 작품에 임할 때 연기 경력과 상관없이 백지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한다.
이순재는 59년이라는 오랜 세월 연기를 해 기교는 늘었을지 모르지만, 매번 임하는 작품마다 캐릭터와 출연 연기자들이 다르므로 공부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경력이 오래된 연기자라고 하더라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고 단언한다.
이순재는 “단 한 번도 촬영장에서 특별대우를 요구한 적이 없고 촬영에 늦은 적이 없어요. 드라마나 영화는 수많은 사람의 공동 작업이고 그중 한 사람이라도 잘못하면 작품이 실패할 수 있으니까요. 대사 암기력에 문제가 생겨 NG를 반복적으로 내 다른 연기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그때가 은퇴할 시기예요”라고 말한다.
1961년 MBC 문화방송 1기 공채 성우로 방송계에 진출한 나문희는 1975년 TV드라마 등을 통해 드라마 연기자로 전업한 뒤 드라마에 전념하다 영화와 연극 활동을 병행하며 연기 영역을 확장했다.
지난 7~8월 서울 대학로에서 연극 에 출연한 뒤 10월 30일부터 11월 15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는 뮤지컬 으로 관객과 만난다.
연예계에 데뷔한 이후 단 한 해도 쉬어본 적이 없다는 나문희는 “연극이나 드라마, 영화의 연기는 장르는 다르지만 작품마다 오랜 시간 연습을 통해 캐릭터를 체현하고 연기와 동선을 온몸으로 익혀야 하고 호흡도 조절해야 해요. 상대 배우와의 조화도 이뤄야 비로소 무대와 카메라 앞에 설 수 있지요.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연기에는 왕도도 없고 경력도 필요 없습니다. 오직 필요한 것은 오랜 시간 연습하며 흘린 땀 뿐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런 때문인지 나문희는 54년 연기경력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나 관객, 시청자가 “연기가 좋아졌다”고 하는 말을 가장 큰 찬사로 받아들인다.
나문희는 “사람들이 물어요. 연기하는 것이 힘들지 않으냐고요. 힘들지요. 무대나 카메라 앞에 서기 위해 오랜 시간 캐릭터 분석, 대사암기부터 출연 연기자와의 연기호흡 조율까지 육체적으로 고된 작업이에요. 그런데 막상 무대와 카메라 앞에 서면 힘이 나고 관객이나 시청자들이 제 연기 때문에 즐겁고 행복한 모습을 보이면 저 역시 정말 행복하지요. 제가 나이 들어서도 여전히 설레며 연기를 하는 이유이기도 해요”라며 웃는다.
1965년 국립극단 단원으로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최불암은 1967년 KBS 탤런트로 특채됐다가 1969년 MBC 개국과 함께 자리를 옮겨 , 등 수많은 인기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또한, 영화 , 등에 출연하며 스크린을 통해 관객과도 만나고 있다. 최불암은 ‘국민 아버지’라는 타이틀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요즘 시청자와 만나고 있는 교양 프로그램 의 진행자로 나서 연기자 이외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는 최불암은 “좋은 연기자란 자신의 감성과 이성을 잘 조화시키는 사람입니다. 끝없는 수련과 날카롭고 냉정한 분석을 통해 자신의 때를 씻고 내가 아닌 그의 인물을 구현, 창조해서 그 인물의 특성과 영혼을 표출해야 하므로 배우에게는 혹독한 훈련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하는 작품마다 스토리와 캐릭터가 다르므로 경력에 상관없이 출연할 때마다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1961년 KBS 1기 탤런트로 연기자의 길에 들어선 김혜자는 그동안 드라마 , , , , 영화 , , , 연극 , , 등 수많은 작품으로 관객과 시청자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연극 로 11월 4일부터 12월 20일까지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화암 홀에서 관객과 만나는 김혜자는 “‘연기의 달인’, ‘연기력의 대가’라는 수식어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연기자는 지금 이 순간 관객이나 시청자와 만나는 작품으로만 평가받는 거니까요. 과거의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고 해서 지금 하는 작품에서 똑같은 연기력을 유지할 수 없어요. 지난 50여 년 연기를 했지만 제일 무서운 것은 관객의 눈이에요. 연극의 경우는 매회 연기에 대한 평가가 다르잖아요. 새로운 작품에 임할 때는 50년 경력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작품에서 후배가 더 뛰어난 연기력을 보이면 전 그 후배에게 많은 것을 배워요”라고 말한다.
김혜자는 “연기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와 경력이 아닌 연기에 대한 열정과 작품에 대한 애정이라고 생각해요. 연기에 대한 열정과 작품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그때가 은퇴할 시점이라고 봐요”라고 말했다.
최고의 연기자로 평가받는 이순재, 최불암, 나문희, 김혜자 등 네 명의 배우는 연기자로서 50여 년의 한길을 걷는 것이 연기의 기교나 작품 분석에는 도움이 되지만 작품마다 캐릭터와 연기, 출연자가 다르므로 항상 공부하고 연습하지 않으면 관객과 시청자에게 외면 받는다고 공통으로 강조한다.
연기 경력과 나이, 그리고 명성에 안주해 공부나 연습을 게을리하거나 후배 연기자들과의 연기 조화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연기력에 금세 문제가 나타난다고 했다. 네 명의 배우는“연기력은 연차 순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한다.
황현산 고려대 명예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현명한 어른이 되는 방법에 대한 질문을 받고 “늘 책을 읽고 다른 사람 말을 듣는 연습을 해라. 결국은 삶의 태도가 민주적이어야 한다. 나이라는 권력으로 쇠한 것을 메우려고 하면 안 된다. 나이가 들수록 듣는 연습을 해야 하고, 토론을 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그게 바로 노망든 것이다. 좀 다르게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배우기를 그치지 말고 참신하게 생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바로 하늘의 명령이나 원리를 깨닫는다는 50여 년 긴 시간을 연기자라는 한길을 걸었으면서도 이순재, 최불암, 나문희, 김혜자 등 네 명의 연기자는 황현산 교수의 말을 드라마, 영화, 연극무대에서 실천하고 있다.
연기할 때 나이와 경력, 명성을 권력화 하는 대신 새로운 작품을 할 때마다 첫 작품을 하는 신인처럼 노력하고 공부하는 연기자가 바로 이순재, 최불암, 나문희, 김혜자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우리 시대 최고의 연기자라고 평가하는 것이다.
글 배국남 논설위원 겸 대중문화 전문기자 knbae@etoday.co.kr
“제가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해 주위에서 책 쓰는 것을 권했지만, 저술은 작가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하는 것으로 생각해 엄두를 내지 못했어요. 시간이 흘러 제 살아온 날들을 정리한다는 생각으로 책을 써봤는데 제 삶을 더 열심히 살게 됐어요. 책 쓰는 것이 저의 삶을 더 알차게 살게 해주는 것 같아요. 제 이야기가 다른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없이 고마운 일이고요.” , , 등 에세이, 소설, 요리책 등 8권의 책을 쓴 중견 연기자 김수미(64)가 밝힌 책 쓴 배경과 책 쓰기의 긍정적 영향이다.
요즘 김수미처럼 책을 쓰는 연예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책을 쓰는 연예인들은 빅뱅, 구하라 등 젊은 아이돌가수부터 최불암, 김혜자를 비롯한 원로 연예인까지 다양하다. 그리고 쓰는 책도 요리를 비롯한 좋아하는 취미나 사회 활동과 관련한 에세이, 연예인 삶과 생활을 담은 수필집, 연예인과 밀접한 뷰티와 패션 정보서, 그리고 소설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하다. 과거에는 대필 작가에게 의뢰해 책을 쓰는 연예인들이 적지 않았으나 이제는 원고 쓰는 일부터 사진, 삽화 등 직접 작업하는 연예인까지 생겨나고 있다.
최불암, 김수미, 김혜자 등 중장년 연예인에서부터 김병만, 하정우, 유준상, 빅뱅에 이르기까지 연예인들이 가장 많이 쓰는 책은 연예인의 삶과 생활, 일상에 대한 생각을 담은 에세이다. 연예인들은 에세이를 통해 연예인의 삶과 생활, 연예인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뿐만 아니라 인생의 교훈이나 삶의 지혜를 전달하고 있다. 최불암의 에는 배우 입문에서 연기자로 살아오면서 겪었던 어려움, 연기자로 활동하면서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30만 부가 넘게 팔린 김혜자의 는 전 세계 기아 현장과 빈민 지역을 돌아다니며 만난 사람들에 대한 느낌과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전달해 이 책을 읽은 수많은 사람이 사랑 나눔에 동참하는 아름다운 역할도 했다. 김수미의 는 급증하는 청소년 자살 문제를 다루면서 이를 극복할 방법을 자신의 경험과 사례를 들어 제시했다.
드라마, 뮤지컬, 영화를 넘나들며 맹활약을 펼치는 유준상은 최근 펴낸 에세이집 을 통해 20년차 배우로서의 소소한 삶을 그렸고 사회적 활동을 많이 하는 연기자 김여진은 에세이집 에 사회운동을 했던 대학 시절부터 2011년 홍익대와 한진중공업 노동자 해고사태 등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기록, 배우로서 겪었던 일과 사랑을 담았다. 스타 하정우는 연기에 대한 단상과 연기자의 길을 먼저 걸었던 아버지 김용건을 비롯한 가족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 를 펴냈다. 개그맨 김병만은 자전적 에세이집 를 통해 어려운 집안 형편과 기나긴 무명생활을 딛고 달인으로 우뚝 서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사람이 이 책을 통해 용기를 얻었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요즘 10~30대에게 인기가 높은 아이돌그룹 빅뱅의 는 부제, ‘꿈으로의 질주, 빅뱅 13,140일의 도전’이 알려주듯 연습생 시절부터 데뷔해 스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멤버별로 진솔하게 담아 학부모와 청소년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이미자, 장미희, 김미화, 서갑숙, 패티김, 조영남 등도 자신의 일상과 연예 활동과 관련한 수필집을 출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병만은 “제가 힘들게 살았고 어렵게 연예인이 됐지만 꿈을 잃지 않고 살았기에 지금의 제가 있었습니다. 힘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과 용기를 주고 싶어 책을 썼어요”라고 책 쓴 이유를 말한다.
연예인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인 패션, 뷰티, 다이어트에 대한 연예인 책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고현정이 쓴 은 연기자로서의 삶과 생활, 그리고 여성들이 가장 관심이 많은 피부 관리에 대한 다양한 요령 등이 담겨 있다. 뷰티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는 연기자 유진의 과 연기자 박수진의 , 연기자 이혜영의 , 가수 옥주현의 등이 대표적이다. 카라 멤버 구하라의 네일북 , 소녀시대 효연의 패션 스타일에 관련된 등도 독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연예인 뷰티, 패션 관련 서적이다.
연예인들이 많이 쓰는 책은 바로 자신이 하는 취미 생활이나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에 대한 것들이다. 취미를 넘어 그림 그리기가 직업이 된 가수 조영남은 미술 관련 책을 연달아내고 있다. 조영남은 , 등을 통해 미술과 그림에 대한 정보를 전달했다.
요리 잘하기로 소문난 탤런트 김호진은 을 출간해 화제가 됐으며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하희라, 진미령, 류시원 등도 요리책을 냈다. 가구 만들기가 전문가 수준인 탤런트 이천희는 최근 출간한 에 가구 만드는 법부터 가구 만들기가 삶에 활력소를 주는 이유 등을 담았다.
유기견 보호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이효리는 최근 반려동물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 를 펴냈는데 이 책에는 이효리의 사진과 함께 그가 키우는 동물들과 유기견 보호소의 현실, 모피 동물들의 고통이 담겨 있다. 재테크를 잘하기로 유명한 방송인 현영은 를 출간했는데 15만 부가 팔리는 열기를 연출했다.
또한, 연예인들이 만나 진행한 인터뷰를 담은 인터뷰집도 속속 책으로 출간되고 있다. 여성과 주부의 삶에 관심이 많은 박경림은 여성으로, 그리고 엄마와 아내로 성공한 여성들의 인터뷰집 을 펴냈고 방송인 김제동은 시인 김용택, 소설가 조정래, 홍명보 전 축구대표 감독 등 25명을 만나 진행한 인터뷰 에세이집 를 출간했다.
최근 들어 연예인들이 쓰는 책 중에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전문성과 높은 글쓰기의 수준이 요구돼 진입장벽이 높은 소설이다. 가수 이적의 , 타블로의 , 차인표의 , , 구혜선의 등은 바로 연예인들이 쓴 대표적인 소설들이다. 이들 연예인이 쓴 소설들은 차이가 있지만 3만~10만 부가 팔리며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문학평론가 강유정씨는 ‘패션으로서의 문학’이라는 글을 통해 “연예인이 쓴 소설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이미지를 제공하는 글쓰기다. 상품으로서의 문학, 연예인 소설의 동시대적 의미는 상품성이 출판의 중요한 잣대가 된 현실, 그리고 팬시한 상품으로서 소설을 선택하는 독자의 경향이 만들어 낸 시대적 산물이다”고 분석했지만 연예인이 쓴 소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독자들도 적지 않다. 직장인 정다정씨(43)는 “차인표씨가 쓴 를 봤는데 ‘자살은 삶의 목록에 없다’는 의미 있는 메시지를 소설을 통해 잘 전달해줬다”고 말했다.
연예인들이 내는 책에 대해 유명성과 인지도만을 내세운 마케팅용으로 내용이 부실하다는 평가 등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하지만 진솔한 이야기이고 접해보기 힘든 내용인 데다 삶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 주류여서 좋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사람도 많다.
책을 내는 연예인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책을 쓰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책을 쓰면서 자신을 돌아보기 때문에 삶을 열심히 살게 된다.”
최불암, 김수미, 조영남 등 책을 3~20권을 낸 중장년 연예인들은 사람들, 특히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신중년 세대에게 책 쓰기를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책을 쓰게 되면 지나온 인생 1막을 정리하게 되고 앞으로 살 인생 2막에선 오류를 줄이면서 가치 있게 사는 길을 찾게 된다”고 말하면서.
조영남은 책을 쓰게 되면 여생이 훨씬 가치 있고 행복해질 것이라고 단언한다. 또한, 취미와 사회활동에 대한 책을 쓴 젊은 연예인들은 “자신이 하는 취미생활과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책을 쓰게 되면 직장에서 얻지 못한 생활의 활력을 얻게 되고 직업 이외의 다른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어 삶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고 책 쓰기를 권한다.
‘야~ 야~ 야~ /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에 나이가 있나요/ 마음은 하나요 / 느낌도 하나요 / 그대만이 정말 내 사랑인데…세월아 비켜라/ 내 나이가 어때서 /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오승근의 ‘내 나이가 어때서’ 가 방송에서, 길거리에서 울려 퍼진다. 한국갤럽이 2014년 10월 2일부터 29일까지 전국 13세 이상 남녀 1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한국인 애창곡’ 1위로 선정된 곡이다. 10~20대에게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는 엑소를 비롯한 유명 스타 가수들의 노래를 누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젊은이들의 다양한 사랑이 스크린을 장악한 가운데 4월에 눈길 끄는 영화가 있다. 강제규 감독의 ‘장수상회’다. 박근형과 윤여정이 장년의 설레는 사랑을 그린다. 중장년의 사랑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점차 늘고 있다. 20~3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MBC ‘전설의 마녀’를 비롯한 수많은 드라마가 중장년의 멜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인생 이모작이 일상화되고 중장년층의 물리적 나이 조정이 필요한 100세 시대를 맞이한 요즘 변화된 대중문화의 단면들이다. 최근 들어 중장년의 사랑과 연애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급증하고 있다.
사랑과 연애는 나이,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늘 관심과 설렘을 촉발한다. 사랑과 연애의 설렘은 이상적인 데이트 상대로 구체적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중장년이 데이트하고 싶은 이상적인 유명인은 누구일까. 중장년 여성들은 탤런트 최불암(75)을, 중장년 남성들은 연기자 박정수(62)를 가장 데이트하고 싶은 이상형 1위로 꼽았다.
최불암은 잘생긴 장동건도, 국민배우 안성기도, 그리고 영원한 청춘스타 신성일도 제쳤다. 박정수는 섹시한 김혜수도, 단아한 이영애도, 그리고 빼어난 미모의 김태희도 눌렀다.
결혼정보업체 선우 부설 결혼문화연구소가 지난 1월 중장년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장년이 데이트 하고 싶은 유명인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이 꼽은 데이트 하고 싶은 인물로, 최불암 뒤를 이어 박근형(75)이 2위를 차지했고 노주현(69)과 안성기(63)가 공동3위, 그리고 신성일(77)과 이덕화(62) 순이었다. 조각미남으로 알려진 장동건(44)과 자상하고 멋진 차인표(48)는 각각 7위와 10위에 머물렀다.
중장년 남성들이 데이트하고 싶은 여성으로 박정수가 첫 손에 꼽혔고 다음은 김혜수(45), 김희애(48, 공동2위), 이미숙(55, 4위), 강부자(74), 고두심(64), 사미자(75),이영애(44, 공동 5위) 순이었다. 최고의 미인으로 꼽히는 김태희(35)는 9위에 머물렀다.
중장년 남녀에게 데이트하고 싶은 상대 1위로 꼽힌 최불암과 박정수는 “영광스럽고 감사하다”며 1위에 오른 소감을 밝혔다.
그렇다면 최불암과 박정수는 1위에 오른 원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중년 여성들에게 데이트하고 싶은 상대 1위로 꼽힌 최불암은 “연기자로서 살아온 50여 년 동안 드라마나 영화에서 야비한 역할을 하지 않고 악한 캐릭터보다는 착하고 자상한 남자나 권위 있지만 강압적이지 않은 아버지 역할을 주로 했기 때문일 것 같다”며 극중 캐릭터로 유발된 이미지를 1위 원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최불암은 “아내(중견 연기자 김민자)와의 오랜 시간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는 것도 데이트 이상형 1위 선정에 영향을 주었을 것 같다”며 특유의 소탈한 웃음을 짓는다.
중년 남성들이 가장 데이트하고 싶어 하는 박정수는 “매력적인 여자 스타들이 많은데 솔직히 내가 왜 1위에 올랐는지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드라마에서 아마 억척스러운 배역보다는 품위 있고 단아한 분위기의 캐릭터를 많이 맡은 때문인 것 같다. 캐릭터와 저를 연관시켜 1위로 꼽아준 것으로 보인다”며 드라마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박정수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저의 외모나 행동을 보면서 여전히 소녀 같은 감성을 가진 것으로 생각한 것도 설문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고 했다.
작업을 함께 하는 동료 연기자들이 생각하는 최불암과 박정수의 매력은 무엇일까. ‘전원일기’ 등 수많은 드라마에서 부부로 나와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실제 최불암의 아내로 오해까지 하는 김혜자는 “소탈하고 편한 외모에 늘 한결같은 심성과 믿음직스러움,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을 위한 헌신 등이 최불암씨의 강점이자 매력이다”고 설명했다.
박정수와 함께 1972년 MBC 5기 탤런트로 함께 연기를 시작했고 최근 방송에서 “40년 동안 박정수를 짝사랑했다”는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던 이계인은 “박정수씨는 세월이 비켜 간 듯 여전히 젊고 아름다운 외모와 여리고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 좋다. 박정수 씨는 남자가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여린데 이것이 남성들에게는 연애 감정을 촉발한다”고 말했다.
중장년들이여, 만물이 생동하는 봄날에 아내와 남편을, 그리고 연인을 사랑하며 설레는 감정을 다시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오승근의 노랫말처럼 사랑에는 나이가 없고 지금이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이기에.
가정의 달이다. 부모님의 손을 잡고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들이 가기 좋은 시기다.
연극분야 관계자들도 가정의 달을 맞아 바삐 움직이고 있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가족공연이 쏟아지고 있는 것. 이 가운데 부모님과 함께 볼만한 ‘효도용 공연’도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이순재. 고두심. 김혜자. 김자옥. 윤문식. 최주봉.
작품에 출연하는 굵직한 연기자들의 이름 석자가 공연의 작품성을 보장한다. 이렇게 대중에게 친숙한 중견 스타들의 무대가 많아 중장년층 이상 관객에게도 편안한 관람이 될 듯하다.
◇ 사랑별곡 - 이순재, 고두심 출연
‘사랑별곡’은 배우 이순재와 고두심이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과거 자신을 대신해 뱀에 물려 반신불수가 된 첫사랑 ‘김씨’를 평생 마음에 품고 살아왔지만 이제는 죽음을 앞에 둔 ‘순자’역은 고두심이, 그런 아내를 미워해 한 평생 속을 썩인 남편 ‘박씨’역은 이순재가 한다.
이들은 함께 해온 세월의 끝에서 마주한 미련과 미안함 그리고 용서와 사랑을 투박한 사투리로 담아낼 예정이다. 서로에게 줬던 상처를 모두 씻어내고 두텁게 쌓인 정(情)을 확인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사랑별곡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2일 개막하며, 티켓은 4만5천~6만원이다. 문의는 02-766-6007.
◇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 - 김혜자 출연
배우 김혜자가 출연하는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는 모노극(일인 연극)이다.
백혈병에 걸린 소년 오스카와 소아 병동의 외래 간호사인 장미 할머니의 우정을 그린다. 프랑스 작가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의 소설 ‘오스카와 장미 할머니’가 원작이다. 오스카가 장미 할머니의 말대로 하루를 10년이라 생각하며 하나님에게 자신의 일상을 전하는 편지를 쓴다는 내용이다.
이 연극에서 배우 김혜자의 눈부신 연기력이 빛을 발한다. 그는 오사카와 장미 할머니, 오스카의 부모, 첫사랑, 친구 팝콘과 아인슈타인 등 11명의 역할을 110분 동안 홀로 소화하며 열연을 펼친다.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는 2일부터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티켓은 6만원이며, 문의는 1588-1823
◇ 봄날은 간다 – 김자옥, 윤문식, 최주봉 출연
연기파 배우 셋이 뭉쳤다. 드라마에서 톡톡한 감초역할로 극에 새로운 맛을 더해 준 그들이 이제는 무대를 이끌어 간다. 공주라서 외로운 김자옥과 ‘30년 악극스타’ 최주봉, 윤문식이 관객들의 심금을 울릴 예정이다.
기구한 운명의 여인 ‘명자’. 그녀는 신혼 첫날밤 남편에게 버림받는다. 또 꿈을 찾아 가족까지 버린 떠돌이 남자 ‘동탁’의 이야기가 무대에 오른다.
악극 ‘봄날은 간다’는 1일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막을 올렸다. ‘만리포 사랑’, ‘꿈이여 다시 한번’, ‘갑돌이와 갑순이’, ‘청실홍실’, ‘여자의 일생’, ‘봄날은 간다’ 등 신중년층에게 친숙한 옛 노래가 그들을 회상에 젖게 한다.
티켓은 4만~10만원이며, 문의는 02-556-5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