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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도 놀이터에서 논다... 전국 최초 '어르신 놀이터' 개장
- 전국 최초 ‘어르신 놀이터’가 등장했다. 학교 운동장이나 어린이 놀이터를 눈치보며 이용하는 시니어들이 맘껏 이용할 수 있는 놀이터가 생긴 셈이다. 충청남도 공주시가 28일 어르신 놀이터를 개장했다. 이 사업은 충청남도가 전국 최초로 시범 실시하는 것으로, 어르신 놀이터를 노인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안전에 초점을 맞춰 ‘무장애 시설’로 조성했다. 공주 춘수정 공원 안에 2100㎡ 규모로 지어진 어르신 놀이터에는 도비 5억 원이 투입됐다. 충남도는 지난해 4월 어르신 놀이터 설치를 위한 기본 계획을 세우고 7월 공모를 거쳐, 공주시를 어르신 놀이터 운영 지자체로 선정했다. 어르신 놀이터에는 노인에게 안성맞춤인 운동 기구를 설치했다. 공주시는 근력 운동에 집중된 일반 체육시설과 다르게 어르신을 위해 유연성과 균형 감각을 기를 수 있는 운동 기구 14종 등을 마련했다. 아울러 어르신 놀이터에 전문 강사를 배치해 어르신들에게 올바른 운동기구 사용법을 알리고, 다양한 어르신 건강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운동 기구 맞은편에는 공연 무대와 모여 쉴 수 있는 족욕장과 정자, 윷놀이하는 전통 놀이터도 있다. 또 공주시는 기존 경로당 건물을 재건축해 놀이터가 있는 춘수정 공원 안에 경로 식당을 만들었다. 9월부터 주중에 방문하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식사도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홍영신 충남도청 노인정책팀 주무관은 “단순히 운동기구를 갖다 놓은 공원이 아닌, 돌봄·휴식·놀이·운동·문화를 아우르는 어르신 힐링 공간으로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정섭 공주시장은 “어르신 놀이터는 어르신들의 일상 생활문화 개선과 건강한 노후생활을 누릴 수 있는 새로운 놀이문화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내에서 처음 조성한 만큼 전국 모범사례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충남도는 내년까지 어르신 놀이터 두 곳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 2021-06-2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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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이방인' 70대는 서럽다
- 오전 10시, 탑골공원 앞이 소란하다. 서울시 종로구에 사는 박 모(71)씨는 동년배들과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기 위해 공원을 찾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공원은 지난해 2월부터 무기한 폐쇄된 상태다. 하지만 박씨와 같은 시니어들은 여전히 탑골공원 담장 바깥에 모여 앉아 있다. 집에서 가만히 있기엔 무료하고, 아파트 단지 공원은 젊은 친구들이 많아 앉아 있기가 민망해서다. 코로나19는 그나마 시니어들이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경로당, 노인복지관 같은 시설의 문을 걸어 잠갔다. 전염병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탓에 시니어들의 삶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날씨가 좋지 않아 탑골공원에 나가지 못하는 날에는 스마트폰으로 무료함을 달래보려 시도한다. 하지만 박씨는 고개를 내젓는다. 인터넷과 디지털 세상에 익숙하지 않아서다.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길어질수록 빠르게 자신에게 맞는 취미를 찾고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박씨와 같은 시니어들은 다르다. 주로 경로당과 공원, 노인복지관을 방문하며 오프라인 활동을 많이 하고, 정보를 습득하는 속도가 더디며 역량도 낮다. 2019년 기준 세계 인구의 51%에 달하는 41억 명이 인터넷을 사용할 정도로 정보통신기술은 현재 우리 삶의 모든 부문에 관여하며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전환이 모든 분야에서 가속화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는 젊은 층에게는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는 기회이지만 시니어들에게는 디지털 소외 현상을 초래하는 사회 문제도 이슈화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0년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시니어 가운데 여건은 되지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자발적 비이용’이 72.5%, 나머지 ‘비자발적 비이용’에서는 ‘사용 방법을 모르거나 어려워서 이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5.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박씨 또한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지만 여간 답답한 게 아니다. 얼마 전 친구가 끔찍이 여기는 늦둥이 아들 결혼식을 축하하는 마음에서 100만 원을 부치려 집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은행을 직접 방문했다. 이 은행 계좌를 40년 가까이 보유했지만 인터넷 뱅킹은 할 줄 모른다. 젊은 세대가 카카오톡이나 은행 앱에서 수수료를 면제받아 1분도 걸리지 않는 시간에 송금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박씨는 “은행 앱은 설치할 줄도 모르는 데다 도움을 받았다고 해도 정작 사용할 줄 모르니 그냥 교통비를 지불해서 은행에 오고, 수수료도 낸다”며 “매번 모른다고 자식한테 부탁하는 것이 무척 미안하다”고 말했다. 디지털 세상과의 만남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하지만 만날 때마다 초면인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지난 5월 어린이 날을 맞아 손주에게 장난감을 사주고 싶어 완구점을 찾은 박씨는 정가 10만8000원짜리 로봇을 8만6800원에 구매했다. 20%나 싸게 샀다는 생각에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하지만 30대 딸의 반응은 달랐다. 왜 비싸게 주고 샀느냐며 환불을 권유했다. 서둘러 완구점에 가 환불을 마친 박씨는 씁쓸했다. 박씨 딸은 인터넷 쇼핑몰 최저가를 한바퀴 훑더니,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똑같은 장난감을 6만6430원에 구매했다. 이처럼 ‘요즘 세대’는 다양한 앱을 활용해 저렴한 금액으로 제품을 구매하고 후기도 작성해 적립금도 톡톡히 챙긴다. 식사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SNS에 인증샷을 올리거나 카카오톡 친구 목록에 식당 계정을 추가한 뒤 서비스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박씨는 매일 가던 식당이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폰을 가져가서 직원이 이것저것 누르더니 “다음에 이 화면을 보여주면 서비스를 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화면을 어떻게 띄우는지 몰라 혜택을 누리지 못한 셈이다. 공공기관도 예외가 아니다. 구청이나 주민센터 민원 창구에서 공무원으로부터 가족관계등록부를 발급받는 비용은 1000원이다. 하지만 공공기관 내 무인 민원 창구를 이용하면 500원에 발급할 수 있고, 인터넷을 이용하면 무료다. 박씨는 “필요한 서류가 있어 구청을 방문했으나 사람이 너무 많아 한참을 기다렸다”며 “종이 한 장 짜리 서류를 발급 받으려고 30분을 기다리는 게 맞나 싶었다. 하지만 항목이 너무 많고 눈까지 침침해 기계를 사용해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씨와 같은 70세 이상 시니어들은 현대사회의 ‘디지털 흐름’에서 소외된 많은 ‘디지털 이방인’이다. 디지털 혁신이 이뤄지고 있으나 경제적 빈곤과 디지털 활용 능력 부족 등으로 이러한 변화에서 소외되고 있다. 시니어들은 온·오프라인 기반의 각종 서비스에서 제외돼 사회적으로 더욱 고립되고 있다. 이들을 위해 국가와 사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정말 이들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 2021-06-2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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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나에게 딱 맞는 실버타운은?
- ‘웰엔딩’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실버타운이 노후의 또 다른 보금자리로 떠오르고 있다. 실버타운 입주 전 고려해야 할 사항과 전문가가 추천한 실버타운을 소개한다. 비용 실버타운의 입주 보증금은 2억~9억 원, 월 생활비는 100만~200만 원 선이다. 같은 실버타운이라도 평수에 따라 금액이 다른데, 가장 많은 세대의 평수를 기준으로 고려하면 도움이 된다. 위치 실버타운은 도시형, 근교형, 전원형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개인의 선호도나 자녀의 거주지에 따라 결정한다. 단 수도권 내 실버타운은 땅값만큼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기억한다. 병원 건강이 좋지 않다면 대형병원이 가까운 실버타운이 좋다. 위급 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일부 실버타운은 ‘너싱홈’, ‘데이케어센터’ 등 요양원 성격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가 노후의 질은 여가생활이 좌우한다. 실버타운별 취미 활동, 동호회 등을 알아보고, 성향과 어울리는 곳을 택한다. 실버타운에 직접 방문해 두 눈으로 활성화 정도를 살펴보는 것도 좋다. 그렇다면 어떤 실버타운이 좋을까? 전국 40여 곳의 실버타운을 방문한 이한세 초고령사회미래연구원 위원장이 추천한 실버타운을 세 곳을 소개한다. 액티브한 도시형 서울 ‘더클래식500’ 실버타운 중 최상급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스파, 골프연습장 등 폭넓은 여가 시설이 마련돼 있으며 호텔식 서비스와 개개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입주자 중 사회활동을 하는 시니어가 많다. 입주 보증금: 9억 원 월 생활비: 213만 원(식비 26만 원) 편리한 근교형 인천 ‘마리스텔라’ 인천국제성모병원이 가까워 응급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단지 내 상가가 있어 식사의 선택지가 다양하고, 외부인의 방문이 잦아 고립감이 덜하다. 1층 성당에서 매일 미사가 진행된다. 입주 보증금: 2억4000만~4억 원 생활비: 142만~196만 원 정다운 전원형 김제 ‘부영실버아파트’ 전국 실버타운 가운데 보증금이 가장 저렴하다. 주변에 노인대학, 게이트볼장, 요양병원 등이 있으며, 식사는 복지관 식당에서 저렴하게 해결 가능하다. 입주민 간 교류가 잦고 정겨운 분위기다. 입주 보증금: 2000만~4000만 원 생활비: 없음
- 2021-06-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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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버타운에서 여생을 보내도 될까?
- 삶과 죽음이 한끝 차이이듯 ‘웰다잉’을 위해서는 ‘웰빙’이 선행되어야 한다. 시니어의 웰빙은 대부분 거처가 좌우한다. 노후에 어떤 형태의 돌봄을 받고, 어디에 머무는지에 따라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집 또는 병원, 두 가지 선택지가 전부였지만, 평안한 삶의 마무리를 고민하는 ‘웰엔딩’에 관심이 늘면서 ‘실버타운’이 제3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버타운 입주를 고민 중인 이들을 위해 실버타운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인생은 육십부터’라는 말이 더 이상 농담이 아닌 시대다. 의료 기술이 발달하고 기대 수명이 늘어나면서 과거엔 10여 년, 길어야 20년 정도로 여겨지던 노후의 정의가 30~40년 가까이 늘어났다. 직장에서 몸담은 시간보다 노후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질 좋은 서비스와 시설로 눈을 돌리는 시니어가 늘고 있다. 30여 년간 ‘열일’ 한 대가로 얻은 경제력이 있으니,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누리고 싶은 것은 인간이라면 당연한 심리다. 실버타운은 이 같은 액티브 시니어의 수요를 만족시켜주며 최근 몇 년간 노후의 또 다른 보금자리로 각광받고 있다. 실버산업 전문가 이한세 초고령사회미래연구원 위원장은 “20여 년 전의 60대와 지금의 60대는 다르다. 옛날에는 60대만 돼도 ‘인생 다 살았다’고 했지만 지금은 노후를 편안하고 활기차게 보내려는 시니어가 많다. 또 과거에는 실버타운 입주 보증금이 강남 아파트 한 채를 팔아야 충당할 수 있는 정도였는데, 20년 사이 보증금은 크게 오르지 않은 반면 집값은 10배 가까이 오르면서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며 “이런 사회적 변화 속에 실버타운의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버타운 언제, 어디로 가야 하나 한마디로 오늘날 ‘액티브 시니어’라 불리는 이들은 실버타운에 입주할 경제력을 갖췄으며, 노후를 즐길 시간도 충분하다. 문제는 언제, 어떤 실버타운에 들어가느냐다. 포털 사이트에서 ‘실버타운’을 검색하면 각종 노인주거복지시설이 쏟아져 나와 정확한 정보를 추리기 어렵다. 또 노후가 길어진 만큼 어느 연령대에 입주해야 하는지도 새로운 고민거리다. 적절한 시기에 실버타운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먼저 노인주거복지시설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 노인복지법 제32조에 따르면 노인주거복지시설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어르신들이 공동으로 생활하는 곳’을 말하며, 성격에 따라 양로시설과 노인공동생활가정, 노인복지주택으로 구분한다. 양로시설은 크게 무료 및 실비, 유료로 나눌 수 있는데, 무료 및 실비 양로시설은 65세 이상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 등 취약계층을 위해 마련된 곳이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금을 바탕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기초적인 서비스 외에 기타 부대시설을 유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반면 유료 양로시설은 60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입주 가능하다. 대개 경제력 있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운영해 입소자로부터 비용을 전부 수납하며, 그 특성상 여가 시설, 취미 프로그램, 의료 서비스 등이 특화돼 있다. 비유하자면 유료 양로시설은 시설이 뛰어난 5성급 호텔, 무료 및 실비 양로시설은 비용이 합리적인 게스트하우스와 비슷한 개념이다. 이 같은 노인주거복지시설 가운데 고급형 노인복지주택과 소수의 유료 양로시설을 합한 개념을 통상적으로 실버타운이라 부른다. 즉 실버타운은 60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입주 가능하다. 그렇다면 노후 어느 시기에 입주하는 것이 일반적일까. 서울시니어스타워 관계자는 “실버타운 초창기에는 60~65세에 입주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고령화 시대가 되면서 70대 중반에서 80대에 오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개 가사노동을 할 체력이 되지 않거나 크고 작은 돌봄을 받고 싶을 때 이곳을 찾으신다”라며 “그러나 열에 아홉은 ‘더 일찍 들어올걸’ 하며 후회하신다. 나이가 들수록 동호회나 취미 프로그램, 행사 등을 즐기기에 육체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버타운의 각종 시설을 알차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조건에 부합하는 연령이 되었을 때 바로 입주하는 것을 권장한다”라고 말했다. [TIP] 실버타운 입주 시 고려해야 할 4가지 비용 ▶ 가장 먼저 자신이 충당할 수 있는 입주 보증금과 월 생활비를 고려해야 한다. 입주 보증금은 대개 2억~9억 원, 월 생활비는 100만~200만 원 선이다. 같은 실버타운도 평수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니, 싱글이라면 가장 많은 세대를 차지하는 평수를 기준으로 고려하는 것이 좋다. 위치 ▶ 실버타운은 위치에 따라 도시형, 근교형, 전원형으로 나눌 수 있다. 위치는 개인의 선호도나 자녀의 거주지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다만 수도권 내에 있는 실버타운은 땅값에 따라 입주 보증금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병원 ▶ 복용 중인 약이 있거나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시니어는 대형병원이 가까운 실버타운이 좋다. 또 ‘너싱홈’(실버타운과 요양원의 성격이 결합된 형태)이나 ‘데이케어센터’(주간보호시설) 시스템을 함께 운영하는 곳도 있으니, 각 실버타운에서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를 꼼꼼히 살피는 것이 좋다. 여가 ▶노후의 질은 여가가 좌우한다. 후보별로 각 절기별 행사와 교육 프로그램, 취미 활동, 커뮤니티 센터 등을 알아본 다음 알맞은 곳을 택한다. 단 해당 서비스가 실제로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육관은 있지만 트레이너의 관리가 허술하고, 동호회가 존재하지만 참여하는 사람이 없으면 ‘보여주기 식’일 가능성이 높다. 프로그램의 활성화 정도를 함께 고려한다. 피해 줄었지만 상담 꼼꼼해야 알맞은 실버타운을 골랐다면 다음은 입주 상담이다. 실버타운 입주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만큼 충분한 상담으로 머물 곳을 신중히 선정해야 한다. 특히 입주 보증금 반환 방식을 세밀하게 살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입주 보증금 관련 피해가 문제시되고 있지 않지만, 수년 전 일부 실버타운이 분양 저조, 사업비 부족 등의 이유로 입주민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몇 차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대표적으로 경기도 용인시 A실버타운은 서비스 불이행, 일방적인 관리비 인상, 보증금 미지급 등 사업자의 독단적인 운영으로 구설수에 오르다 2017년 시설폐쇄명령을 받았다. 경기도 성남시 B실버타운은 2016년 무리하게 사업 분야를 키워나가면서 부도가 발생해 입주민들이 수십억 원에 달하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은 사업자가 입주 보증금의 50% 이상을 돌려주는 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전세권이나 근저당권 설정으로 보호하는 경우 예외 조항이 적용돼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 문제는 전세권 및 근저당권 설정으로 보호받을 경우 건물이 경매로 넘어갈 때까지 대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피해를 막기 위한 장치에도 한계가 있지만, 전문가들은 과거에 비해 제도에 다각적인 보완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강대빈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부회장은 “요즘은 시공자나 금융권에서도 사업성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어 과거와 같은 큰 피해 이슈는 없지만, 운영의 건전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문제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차원에서도 대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입주하려는 실버타운이 운영상 문제가 없고 건실한지 분별하기 위해서는 사업자의 전문성과 사회적 신용도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파악하기 어려울 땐 식사 체험을 하며 입주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궁금한 사항을 물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최종 계약을 할 때는 보증금 반환 보장 방안과 지급 방법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는지 꼼꼼하게 읽어봐야 한다. 이 위원장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잘 갖춰져 있는 것이 중요하다. 시설만 강조하는 곳보다 시니어에 대한 직원들의 진정성이 돋보이는 곳이 좋다”라고 강조했다. “인생의 보너스 같아”…공동체서 찾는 활력 실버타운에서 여생을 보내기로 결심한 입주자들의 실제 후기는 어떨까. 대부분 비용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여성 입주자들은 식사 준비를 비롯한 가사노동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큰 장점으로 꼽는다. 50여 년 운영하던 약국을 닫고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에 나란히 입주한 조명자(77)·조미자(73)·조경희(65) 자매는 “모든 게 만족스럽지만 무엇보다 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 세 자매에게 꿈만 같은 일”이라며 “함께 식사를 하고 웃음꽃을 피우다 보면 이곳에 오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서울시니어스 강서타워에 입주한 정태분(78) 씨도 “정성과 영양 가득한 식사와 청소 서비스는 그동안 고생한 인생의 보너스 같아 매일이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실버타운 내 각종 취미 프로그램도 즐거움을 더하는 요인 중 하나다.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에 3년 간 거주한 배순애(72) 씨는 “매일 아침에 일어나 조깅을 한다. 코스도 다양하고 산책로도 여러 개다. 10년째 취미로 하는 색소폰을 무대에서 뽐낼 수 있는 기회가 있고, 동호회 활동도 활발히 이뤄져 심심할 틈이 없다”며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모임이 잠정 중단됐지만 남편과 주변 관광지를 돌며 나들이 다니는 것이 또 다른 즐거움이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각종 해프닝도 공동체 생활에서만 겪을 수 있는 쏠쏠한 재미다. 특히 은퇴 후 외로움을 느끼는 시니어에게 실버타운은 또 다른 만남의 장이다.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 이성 간 건강한 교류를 맺는 이들도 있고, 사회복지사 직원과 입주자가 서로 엄마, 아들이라 부르며 모자지간처럼 지내는 경우도 있다. 김숙응 숙명여대 실버비즈니스학과 주임교수는 “같은 실버타운에 입주한 시니어는 서로 라이프스타일이 비슷하고 빈부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비슷한 공감대로 친밀도를 쌓기 쉽다”며 “동호회, 문화 프로그램 등으로 형성해나가는 사회적 관계는 노후의 또 다른 활력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나에게 맞는 실버타운은 어디? 전국 40여 곳의 실버타운을 직접 방문해본 이한세 초고령사회미래연구원 위원장이 추천한 실버타운을 세 곳을 소개한다. ✽비용은 1인 기준 TYPE A | 액티브한 도시형 ▶ 서울 ‘더클래식500’ ‘소셜 리더를 위한 실버 하우스’라는 슬로건에 알맞게 최상급 복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우스 키핑, 퍼스널 컨시어즈, 발레파킹 등 호텔식 서비스와 건국대학교병원 교수진으로 구성된 전문의 및 전담 관리팀이 개인별 맞춤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파, 피트니스, 골프연습장, 수영장 등 여가 시설과 각종 문화 행사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입주자 중 은퇴 후에도 강연, 컨설팅 등 도시 내에서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하는 액티브 시니어가 많다. 입주 보증금 9억 원 월 생활비 213만 원(식비 26만 원) 문의 02-2218-6000 TYPE B | 편리한 근교형 ▶ 인천 ‘마리스텔라’ 성모요양병원, 인천국제성모병원을 가까이에 끼고 있어 응급 시 신속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단지 내 일반 상가와 푸드 코트 등이 있어 식사의 선택지가 다양하고, 젊은 사람과 어린이 등 외부인의 방문이 잦아 고립감이 덜하다. 천주교 인천교구가 운영하는 곳으로, 1층 성당에서 매일 미사가 진행되어 종교 생활을 할 수 있다. 도시의 편리함과 근교의 호젓함을 모두 느끼고 싶은 시니어에게 알맞다. 입주 보증금 2억4000만~4억 원 월 생활비 142만~196만 원 문의 032-280-1500 TYPE C | 정다운 전원형 ▶ 김제 ‘부영실버아파트’ 전국 실버타운 가운데 보증금이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하지만, 중가 실버타운 수준의 합리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인근에 노인대학과 게이트볼장, 요양병원, 노인종합복지관이 들어서 있어 주변 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식사는 복지관 식당에서 저렴하게 해결 가능하다. 여름에 다 같이 모여 문 열어놓고 비빔밥을 해 먹고, 단체로 여행을 떠나는 등 입주민 간 교류가 잦으며 정겨운 분위기다. 입주 보증금 2000만~4000만 원 월 생활비 없음 문의 063-545-0343
- 2021-06-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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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어르신 돌봄 더 촘촘해진다
- 코로나19로 커지고 있는 돌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서울시가 어르신 맞춤형 돌봄 서비스 수행 인력을 지난해보다 255명 추가로 늘린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1년 달라지는 서울복지’를 26일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어르신·장애인 등 돌봄서비스 확대 △부양의무제 폐지 등 복지문턱 완화 △복지인프라 확충 △세대별 맞춤형 일자리 확대 △사회복지시설 방역 강화 및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 등이다. ◇ 코로나19 대응 차원 돌봄 서비스 및 인력 확대 먼저 어르신, 장애인 및 만 50세 이상의 시민에게 가사·간병, 식사지원, 동행 지원 등의 긴급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돌봄SOS센터 서비스’는 기존 지원대상 외 시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기존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긴급한 위기 상황에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비용 지원 자격 확인을 위한 소득조회에 시간이 소요되는 등 지체 현상을 막고자 '선지원 후검증'의 방식으로 우선 지원한다. 또 지역 내 모든 위기가구를 1~4단계로 세분화하고, 위기가구 정도에 따른 주기적인 방문 점검도 의무화한다. 위기도가 가장 높은 1단계 가구에는 월 1회 이상 방문하며 2단계는 분기별 1회, 3~4단계는 6개월 또는 1년 주기로 방문한다.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가구 여건 개선과 악화 상황을 지속적으로 살피며 위기도를 변경 및 관리한다. 이와 함께 지역사회 취약 어르신을 보호하는 ‘어르신 맞춤돌봄서비스’ 인력을 전년대비 255명 늘려 총 3045명 배치하고 취약 어르신의 안전관리 및 일상생활지원을 강화한다. 만65~73세 고령 장애인에 대한 활동지원서비스 시범사업도 실시한다. 고령 장애인 가운데 장기요양 전환으로 활동지원 시간이 60시간 이상 감소한 자에 대한 활동지원서비스가 시범사업을 통해 확대된다. ◇ 사물인터넷(IoT)으로 대면 돌봄 한계 모색 또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스마트 케어로 돌봄 공백을 방지한다. 2017년 시범사업으로 시작된 ‘취약어르신 안전관리 솔루션(IoT)’은 지난해 1만가구에서 1만2500가구 설치로 확대 보급하고, 독거 중증장애인을 위한 IoT 감지센서도 1283가구에서 1588가구로 확대 설치한다. 또한, 중장년 고독사 위험가구 3100여 명을 대상으로는 스마트 플러그를 설치해 일정 시간 동안 전력량과 조도의 변화가 없을 경우 알림을 전송한다. ◇ 서울형 긴급복지 기준 완화 및 부양의무제 폐지 실직·폐업 등으로 인한 위기가구에 최대 300만원을 지원하는 ‘서울형 긴급복지’ 기준 완화도 6월30일까지 연장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부터 기준중위소득 100%(4인 가구 기준 월소득 487만6290원)·재산기준 3억2600만원 이하로 지원 문턱을 낮췄다. 정부의 기초생활수급 자격에서 탈락한 저소득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서울형 기초보장제도’는 상반기 중 부양의무제를 전국 최초로 전면 폐지한다. 부양가족이 있어도 소득 및 재산 기준을 충족하면 생계비 지원이 가능하다. ◇ 어르신·장애인·중장년 위한 복지인프라 확충 노인성 질환을 겪는 어르신들의 돌봄을 위해 동대문실버케어센터는 오는 7월 준공과 함께 운영을 앞두고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치매 어르신의 돌봄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동부노인전문요양센터와 서부노인전문요양센터가 치매전담형 시설로 전환된다. 뇌병변 장애인, 발달장애인, 시각·청각 장애인을 위한 장애유형별 지원 시설과 장애인 가족지원 시설 등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맞춤형 시설도 확충한다. 종로·동작·영등포·노원·서대문·성북·금천·강서·서초구 9곳에 운영 중인 50플러스센터는 오는 7월 양천, 8월 강동에 추가 개소한다. 만 50세 이상 중장년의 취미생활 및 사회참여, 인생 상담 등을 책임질 두 곳의 센터는 지역 밀착형 프로그램으로 ‘뜻 깊게 나이 듦’을 구현한다. 취약계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지원주택도 추가 확보한다. 장애인 맞춤형 지원주택은 212호(70호 증), 노숙인 지원주택 258호(78호 증), 어르신 지원주택은 140호(49호 증)까지 확대한다. 각 지원주택에는 입주자 생활 및 건강관리 등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위한 주거코디네이터도 함께 배치되어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 어르신 및 장애인 일자리 발굴 및 참여 확대 노인 공공 일자리는 취약계층 가사지원, 반려견 놀이터 관리사 등 인구 및 산업 변화에 발맞춘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포함해 올해 약 7만 여 개 제공한다. 기존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에서 의료·교육·주거 급여수급자로 지원 자격도 확대된다. 인생 2막을 준비 중인 중장년을 위한 보람일자리는 지난해 2800개에서 올해 3281개로 늘어나며 참여기간 하한 기준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해 보다 안정적인 근로기간을 보장한다. 또 장애인의 안정적 일자리 마련을 위해 최중증‧탈시설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를 지난해 2955개에서 3399개로 늘린다. 안마사, 구청 CCTV 감독 등 참여자의 만족도가 높은 일자리를 연계하고, 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 커리어플러스센터를 통해 민간기업 일자리 발굴 및 교육도 지원한다. 김선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지난해는 코로나19를 겪으며 복지 변혁의 필요성을 절감한 시기”라며 “전염병에 대한 확실한 대응과 함께 체계 개선 및 인프라 확충, 그리고 시민을 향한 진심의 복지로 모두가 행복한 서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 2021-01-2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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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트 코로나 시대, ‘면역력 백신’ 만들기
- 영국을 시작으로 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팬데믹’이라는 긴 터널 속 작은 빛이 보이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이지만, 백신이 국내에 원활하게 수급되는 시기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백신 접종 전까지 건강한 몸을 유지하려면 개개인의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뜻이다.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는 시대, 면역력을 높이는 생활 습관을 소개한다. 도움말 서울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오범조 교수 면역력은 이물질이나 세균, 바이러스와 같은 각종 병원균에 대응하는 힘을 의미한다. 이 힘을 길러주는 면역 시스템은 몸의 특정 세포가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면역계를 담당하는 체내 기관과 세포들이 전반적으로 양호할 때 유지된다. 평소 면역력이 강하다면 병원균에 노출되더라도 영향을 크게 받지 않지만,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는 눈 염증, 구내염, 감기, 설사, 배탈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면역력이 약해지는 중장년층은 대상포진을 비롯해 각종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쉬워, 꾸준히 관리를 해야 한다. 언제 바이러스가 몸속에 침투할지 모르는 코로나 시대를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음 네 가지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수면이 보약 면역력과 직결되는 몸의 특성 중 하나는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s)이다. 일주기 리듬이란 24시간 주기로 변화하는 생명체의 생리학적 흐름으로, 쉽게 말해 인간의 생체시계를 의미한다. 아침에 눈을 뜨고 밤이 되면 잠드는 것은 이 원리에 의해서다. 이 리듬이 깨지면 면역 세포가 세균을 죽이는 활동량이 떨어져 몸이 약해진다. 일주기 리듬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수면 습관을 규칙적으로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수면 시간이 7시간이라면 이를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 단 수면 시간이 5시간 미만으로 지나치게 부족하거나 9시간 이상인 경우는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좋다. 수면을 비롯해 식사, 운동 등 생활 전반에서 규칙적인 습관을 만들어나간다면 면역력이 강해짐은 물론이고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 움직여야 근육이 산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의 양이 줄어드는 것을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는 ‘노쇠’(frailty)의 대표 증상이다. 노쇠는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약해져 신체 활동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인간은 40세 이후 해마다 1%씩 근육이 감소해 80세가 되면 젊은 시절 근육 양의 절반 수준이 되는데,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면 만성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합병증이 찾아와도 이겨내는 능력이 떨어진다. 노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몸을 움직이며 신체 활동을 활성화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일주일에 150분 이상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7:3의 비율로 병행하는 것이 좋다. 숨이 찰 만한 속도로 빠르게 걷고, 밴드나 의자 등을 활용해 낮은 강도의 근력 운동을 하는 식이다. 매일 30분씩 나눠서 해도 좋다. 무엇이든 규칙적으로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백질과 비타민D 섭취 단백질은 우리 몸의 근육을 만들어내는 원료이자 면역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필수 영양소다. 그러나 국민건강영양조사가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성 노인은 4명 중 1명, 여성 노인은 절반 가까이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튼튼한 몸을 유지하고 싶다면 단백질 섭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체중 1kg당 최소 0.8g의 단백질이 필요하다. 예컨대 체중이 60kg인 남성은 하루 최소 50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이는 고기 200~250g 정도에 해당한다. 치아가 약해 씹는 것이 불편하다면 장조림이나 수육 등 부드러운 고기나 콩, 계란 등 단백질 함유량이 풍부한 식품을 먹는 방법도 있다. 단백질뿐 아니라 비타민D도 근 손실을 비롯해 각종 노인성 질환 예방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이기 때문에 보충제 등으로 채워주는 것이 좋다. 가짜 뉴스 그만! 마음 보살피기 ‘코로나 블루’가 넘실대는 시대에는 마음의 건강도 함께 챙겨야 한다. 특히 타인과의 접촉이 적어 정서적으로 고립되기 쉬운 노년층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코로나 블루의 대표 증상은 우울함, 불안 등 심리적 변화를 비롯해 가슴 답답함, 두통, 어지러움, 이명, 소화불량 등이 있다. 일시적인 우울감이라면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는 것만으로 증상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지만, 평소 불안이 심한 사람은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마음을 잘 살펴야 한다. 생활 속에서 우울함을 털어내려면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으로 몸에 활력을 주고, 가족끼리 자주 대화를 하며 소통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짜 뉴스 검색을 피해야 한다. 확인되지 않은 가짜 뉴스는 불안감만 증폭시킬 뿐이다. 정확한 사실을 알고 싶을 때는 정부나 신뢰할 수 있는 공적 기관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찾아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2021년 성공적인 금연을 위한 3STEP 면역력 회복을 위해서는 금연이 필수다. “이 나이에 끊어봐야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고 생각하는 시니어가 많지만, 10년간 금연을 지속했을 때 담배로 인한 질환 발생률이 비흡연자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새로운 마음으로 금연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STEP1. 마음 다잡기 “시작이 반이다”라는 마음을 갖는다. 금연의 이익이 무엇이며, 흡연으로 인한 손해는 무엇인지 따져본다. 나의 금연으로 행복해할 가족과 주변인을 생각한다. 함께 흡연하던 지인들에게 금연 결심을 널리 알리고 시작한다. STEP2. 습관 바꾸기 아침에 일어나 물을 마시고 바로 씻으러 간다. 식후에는 금연 구역으로 이동해 흡연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든다. 담배가 생각날 때마다 초콜릿, 오렌지 주스, 우유 등으로 흡연 욕구를 떨어트린다. 입이 심심할 때는 채소나 견과류로 저작운동을 한다. 흡연을 하게 만드는 술자리도 자제한다. STEP3. 전문가 도움 받기 의지가 점점 약해진다면 포기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홀로 금연을 시도할 경우 성공 확률은 10% 미만이지만, 전문가의 상담과 약물 처방을 받는다면 성공률이 40~70%로 높아진다. 보건복지부 국가금연지원서비스, 보건소 금연클리닉 등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해 흡연 습관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점차 줄여나간다.
- 2021-01-1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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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철 혈압 관리 중요한 이유
- 영하 10℃를 오르내리는 한파가 이어질 때 가장 걱정은 고혈압 환자다. 실내외 온도 차를 줄이고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고혈압은 우리 몸의 중요한 장기인 심장, 뇌, 신장, 눈을 손상시킨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뇌혈관질환(특히 뇌출혈)이다. 전체 뇌혈관질환의 50%가 고혈압으로 발생한다. 협심증과 심근경색 등 심장병의 30~35%, 신부전의 10~15%는 고혈압 때문에 생긴다. 고혈압은 동맥을 천천히 딱딱하게 만든다. 동맥이 딱딱해지는 병은 ‘동맥경화증’이다. 고혈압과 동맥경화증은 서로 영향을 미치고 악순환을 반복해 혈관 상태를 점점 악화시킨다. 어느 혈관에 문제가 발생하느냐에 따라 뇌혈관질환, 만성 신부전, 대동맥질환, 안저출혈(망막의 혈관이 터져 생기는 출혈)이 발생하고, 혈압이 높아지면 심장에 부담을 줘 심부전과 같은 심장병이 발생한다. 전두수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수돗물을 높은 곳으로 보내려면 수압을 올리는 모터가 필요하다. 사람도 심장이라는 모터를 이용해 혈압을 올려 몸 구석구석에 피를 공급한다”며 “이때 필요 이상으로 수압을 올리면 모터의 수명이 짧아지거나 수도관이 터지듯, 혈압도 지나치게 높아지면 심장과 혈관이 손상되면서 여러 가지 합병증을 일으킨다”고 했다. 뇌혈관질환의 절반은 고혈압이 원인 동맥경화증은 우리의 목숨을 빼앗아 가는 3대 질환 중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 발생과 깊은 관련이 있다. 전두수 교수는 “동맥경화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인 고혈압을 치료하면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으로 목숨을 잃는 일을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신체 마비, 치매, 심부전에 의한 호흡곤란 등도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혈압은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뀐다. 흡연, 불안, 근심, 노여움, 운동, 자세, 식사, 계절, 온도 등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혈압을 측정할 때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3분 이상 안정을 취한 뒤 측정하고 최소 30분 전에는 흡연, 커피, 식사, 운동을 금한다. 반드시 바른 자세로 의자에 앉은 뒤 팔을 책상 위에 놓고 심장 높이에서 측정한다. 몸과 마음이 가장 편한 상태에서 2분 간격으로 2번 이상을 재고, 진찰할 때도 2~3회 측정해 그 평균치를 얻고 날짜를 바꿔 몇 번 더 측정한 후에 진단한다. 또 아침과 저녁에 한 번 이상 같은 시간에 측정하는 것이 좋고, 혈압이 잘 조절될 때는 일주일에 3일 정도, 약을 바꾸는 시기라면 적어도 5일 동안 재야한다. 아침 기상 뒤 1시간 이내, 소변을 본 뒤, 고혈압약을 먹기 전, 아침식사 전이 좋다. 혈압을 잰 뒤에는 잰 시각과 심장이 1분 동안 뛴 횟수인 심박수도 함께 기록한다. 뇌졸중과 심장질환에 따른 사망률은 겨울에 증가한다. 기온이 떨어지면 열 손실을 막기 위해 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이다. 추위에 따른 혈압 상승은 활동량이 적은 밤보다 많이 움직이는 낮에 많다. 특히 노인과 마른 체형에서 자주 관찰된다. 고혈압 환자가 실내외 온도 차에 의한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체온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외출할 때는 따뜻한 외투는 물론 모자·장갑·목도리를 챙겨야 한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 날에는 실외운동은 삼가고 실내운동으로 대신한다. 실외운동을 꼭 해야 한다면 이른 아침보다는 기온이 상승한 낮에 하는 게 혈압 상승을 피하는 방법이다. “금주하면 심혈관질환·뇌졸중 위험 낮춰요” 고혈압 환자에게 이보다 많은 양의 술은 ‘독주’가 될 수 있다. 하루 3잔 이상을 습관적으로 마시면 혈압이 상승하고, 심근경색증·뇌졸중·심부전·부정맥 등을 부추겨 결국 사망률이 증가한다. 고혈압 환자라면 심혈관질환 예방을 목적(?)으로 소량의 알코올을 마시는 것보다는 금주를 하는 게 상책이다. 술을 마시던 사람이 금주를 하면 수축기 혈압은 3~4㎜Hg, 확장기 혈압은 2㎜Hg 정도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심혈관질환의 발생은 6%, 뇌졸중 발생은 15% 각각 줄어든다. 수면무호흡증 있다면 고혈압 조절 어려워 코골이는 비만하거나 목이 굵고 짧은 체형에서 많이 나타난다. 여성은 중년까지 남성보다 코고는 빈도가 낮지만 폐경기 이후에는 비슷해진다. 고혈압 환자가 코를 곤다면 단순히 소음을 일으키는 수면 습관으로 치부하지 말아야 한다. 코골이 중 30%는 10초 이상 숨이 멎는 수면무호흡증을 일으켜 피로·두통·집중력 저하로 이어진다. 게다가 만성적인 산소 부족으로 심장과 폐에 부담을 줘 고혈압·부정맥 등 심혈관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고혈압 환자는 혈압약의 치료 효과가 적거나 없다는 보고도 있다. 실제 혈압 조절이 잘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 중 남자 96%, 여자 65%가 수면무호흡증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50세 이하 고혈압 환자 중 약물치료 효과가 작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하고 개선해야 한다. 코골이는 체중 감량에 따른 기도 확보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고, 금주·금연·수면 자세 개선(엎드리거나 옆으로) 등도 코골이를 줄인다. 전두수 교수는 “금연, 금주, 체중 조절, 적절한 식사요법(과식과 짠 음식 피하기), 스트레스 관리,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은 고혈압의 근본적인 치료이면서 당뇨병, 고지질혈증과 같은 성인병도 함께 치료할 수 있는 이상적인 방법이다”라며 “모든 고혈압 환자는 ‘약물치료 전에’ 혹은 ‘약물치료와 같이’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약물 투여량을 최소로 한 상태에서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 2021-01-0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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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균 수명 연장으로 본 노년 라이프 스타일 변화
-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많은 이들이 한 살이라도 어려지고 싶어 만 나이를 말하기도 한다. 그런 이들에게 희소식인 ‘현대 나이 계산법’이 등장했다. 현대 나이 계산법은 실제 나이에 0.8을 곱하는 것이다. 이는 현재 전체 인구에서 85세 이상 인구 비중이 50여 년 전 85세에 0.8을 곱한 68세 이상 인구 비중과 비슷해 만들어진 계산법이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생활 습관과 환경의 변화로 노화 속도가 달라지면서 현대 나이와 같은 개념이 나타났다. 1970년만 해도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61.9세였다. 당시에는 60세만 넘겨도 대단하다고 느껴 환갑잔치를 성대하게 열었다. 그러나 2020년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83세이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노래 제목처럼 61세는 노인으로 여기지 않아 환갑잔치도 가족 식사 정도로 단출해졌다. 평균 수명과 환경이 변화하면서 노년층의 라이프 스타일도 변화하고 있다. 최신 기술에 대한 적응도 빨라져 인터넷, 스마트폰 등 스마트 기기를 능숙하게 조작하는 고령층을 일컫는 용어인 ‘실버 서퍼’도 등장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70대 이상 스마트폰 보급률은 37.8%, 60대는 80.3%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지난해 11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를 세대별로 조사한 결과 유튜브 앱의 한 달 사용 시간은 10대(86억 분), 50대 이상(79억 분), 20대(64억 분), 30대(46억 분), 40대(42억 분) 순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50대 이상이 20~30대보다 유튜브를 이용하는 시간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젊은이들 못지않게 새로운 정보를 빠르게 받아들이면서 노년층은 건강하고 젊게 사는 것에도 큰 관심을 보인다. 이를 위해 외모에 시간을 할애하고 운동 및 취미 생활을 하는 비중이 증가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생활시간 조사’에 따르면 고령자인 65세 이상은 건강, 외모 관리에 사용한 시간이 5년 전보다 17분 증가했다. 또한 30대 이하는 여가를 주로 미디어 이용, 교제 활동, 게임 및 놀이로 사용했지만 40대와 50대는 스포츠 및 레포츠 활동을 각각 3순위, 2순위에 올려 스포츠와 레포츠 활동을 즐기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노년층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요가다. 탄력 있는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고 낙상이나 관절 부상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년층의 요가에 대한 관심에 힘입어 지역 보건소 및 노인 센터에도 요가 수업이 마련돼 있다. 또한 유튜브에서도 ‘건강백세요가’, ‘65세 이상 시니어 요가’ 등 노년층을 위한 요가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과거보다 외모 관리에 신경 쓰는 실버세대가 많아지면서 목주름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목은 나이를 속일 수 없다는 말이 있듯이 관리가 까다로운 부위다. 목의 경우 피부가 얇아 주름이 생기기 쉽고 다시 탱탱한 피부로 되돌리기도 어렵다. 얼굴 주름의 경우 20대 때부터 마사지, 미용 시술 등을 이용해 관리한다. 목주름은 얼굴에 비해 뒤늦게 신경 쓰지만, 눈에 잘 띄는 부위인 만큼 고민도 깊을 수밖에 없다. 목주름은 옷이나 메이크업으로 가리는 데에도 한계가 있어 리프팅 시술을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이들도 있다. 목은 얼굴보다 탄력이 떨어진 경우가 많아 일반 실리프팅보다 더욱 강력한 시술이 필요하다. 탄력밴드를 이용한 리프팅은 주름과 피부 처짐의 주요 원인인 근막층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돕고, 주변 조직과 결합해 근막을 지탱해 줘 주름과 피부 처짐 개선에 효과적이다. 바노바기 성형외과 반재상 대표원장은 “사람마다 생각하는 동안의 기준과 현재 가진 고민이 다른 만큼 동안성형도 다양한 치료법이 존재한다”며 “무엇보다 본인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며 의학적인 도움을 받기에 앞서 잘못된 생활습관이 있다면 그것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 2020-09-1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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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서가 진란한 말장난
- 임철순 언론인ㆍ전 이투데이 주필 요즘 언론보도 기사를 읽다 보면 하품이 나거나 기가 막힌다. 7월 8일(온라인 기준) 모 신문에 이런 기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8일 ‘다시는 아파트 양도차익으로 터무니없는 돈을 벌 수 있다는 의식이 사라지게 하겠다.’고 말했다. (중략) 이 대표는 ‘당에서 대책을 만들고 있는데 가능한 7월에 할 수 있는 조치를 이번 국회에서 하고(하략)’라고 했다.” 이게 말이 되나? 다시는 사라지게 하겠다? 가능한도 가능한 한이라고 써야 맞다. 이 대표가 원래 이렇게 말을 한 걸까? 아니면 기자에게 후레자식이라고 욕할 걸 미리 알고 미워서 망신 주려고 일부러 이렇게 쓴 걸까? 호감이 가는 취재원의 말은 전달도 잘해주던데. 더 기가 막히는 기사도 있다. 8월 12일(이것도 온라인 기준) 모 일보의 기사에 이런 제목이 있었다. . 육아를 키워? 눈이 의심스러워 죽 읽어보니 기사는 “남편 없이 육아를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생후 1개월 된 딸을 살해한 뒤 3년간 오피스텔에 방치한 4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로 시작된다. 육아를 키운다는 말은 취재기자가 쓴 게 아니라 제목을 잘못 붙인 거였다. 育(기를 육)兒(아이 아)라는 한자를 몰라서 그런 걸까? 아니면 이렇게 써도 말이 된다고 생각한 걸까? 아니면 너무 바빠서 무심결에? 잘못된 건 사후에라도 부장 이상 데스크들이 고쳐야 할 텐데 왜 그대로 두고 있을까? 그들도 너무 바빠서 데스크도 보지 않고 기자에게 기사를 내보내게 한 걸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 의미상 중복되는 말, 앞뒤가 바뀐 말이 의외로 많이 쓰이는 걸 알게 됐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잘못된 말이 일상적으로 쓰이는 경우, 혀가 꼬이거나 음운상 착각으로 인해 웃기는 말이 만들어지는 경우 등이다. 단어나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고 혀끝에서 뱅뱅 도는 설단현상(舌端現象) 때문에 엉뚱한 말을 만들어내는 것과 어구전철(語句轉綴), 이른바 애너그램(Anagram)과 관계있는 말장난이다. 이 중 어구전철은 1)장난→난장, 모로코→코모로, 방배역→배방역, 문전박대→대박전문 식의 음절 단위, 2)상주→장수, 김치→기침, 소년→손녀, 출동→충돌 식의 음운 단위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먼저 중복 사례부터 살펴보자. 독자들을 위해 억지로 글을 하나 만들었다. “나는 아들 출산 낳고 나서 육아를 키우느라 무지 고생했어. 남편은 1도 도와주지 않았어. 초등학교 입학 넣기 전부터 조기교육 가르치느라 돈도 많이 들었지. 태권도 차고, 체르니 치고, 바둑도 놓고 했던 아이는 초등학교 등교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공부 배우고, 필기 쓰고, 작문 짓고, 더러는 백일장도 쓰고, 암산 외우고, 미술 그리고, 음악은 부르고 불고 치고 타고 켜고, 방과 후엔 서예도 쓰고 그러느라 힘들어 했지. 나는 나름대로 식사 먹기, 청소 쓸기, 복장 입기, 인사 숙이기, 용변 누기 이런 예절을 일일이 가르쳤어. 근데 이 녀석이 지 애비 닮아서 공부는 뒷전이고 축구 차고 농구 넣고 야구 때리고 그러는 것만 좋아하는 거야. 유도 메치고 복싱 싸우고 펜싱 찌르고 검도 휘두르고 아이스하키 치는 것까지 하러들면 어쩔 뻔했어? 다치기 쉽고 돈도 많이 들잖아. 역도 드는 건 다행히 지가 안 하겠다고 하데. 고등학교 졸업 나온 뒤에는 이발도 이상하게 깎고 친구들과 음주 마시고 가무 추고 걸핏하면 외박 자고 하더니 면허도 없는 놈이 아버지 차를 몰래 운전 몰다가 가로수 충돌 받는 사고를 냈지 뭐야. 그날도 음주 마셔서 도주 놓다가 경찰에 잡히자 폭행 때리기까지 했어. 이야기 더 하까? 이쯤만 해도 알 만하지?” 이번엔 어구전철 차례. 나는 걸핏하면 물서가 진란하다는 말을 한다. 요즘 나라의 물서가 진란하고, 여당과 국회는 더 말할 것도 없고, 부동산정책도 엉망인데 도대체 이렇게 물서가 진란해서야 되겠느냐고 목청을 높이면 사람들이 다 알아듣고 공감해준다. 한자로 바꿔봐도 말이 된다. 물서(物序)가 진란(盡亂)하다… 어디가 어때? 어떤 젊은이가 SNS에 이런 글을 썼다. “삶은 달걀 글자가 너무 이상해서 닮은 살걀이 맞는 건가 잠시 고민했다. 이게 다 멸린 말치랑 짚고 긴한 커피 때문임.” 그러자 다른 사람이 이렇게 응수했다. 며칠 동안 연구했는지 몰라도 이 사람은 내가 보기에 거의 천재다. “노인코래방, 번둥천개, 껍던 씸, 알르레기, 노란계른자, 동사봉아리, 치자피즈, 곱은 졸목, 통치꽁조림, 야치참채죽, 수없는 씨박, 치킨타올, 모자리나, 우뎅오동, 메장외모리, 중고딘 알라서점, 기능재부, 맥걸리와 막주….” 김영삼 전 대통령은 대선 유세할 때 충남 보령 대천을 보천 대령이라고 한 적 있는데, 나도 그런 거 좀 추가해볼까. 키친마니아, 오장향육, 사우나차이나 모닝토스트(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해문한석사전, 고와 개양이, 소 치는 양년, 소 치는 북년, 잔후소리원, 발따보, 하장외드, 역사의 아이노리, 친공정소기, 닥터와 왈츠만, 민가긴가, 덤벙엄벙, 남씨사정기, 임산배수, 출신임산, 케이데어, 갤프골러리…. 그런데, 이렇게 헷갈리게 만들어도 사람들은 금세 알아듣는다. 인간은 모든 글자를 하나씩 읽는 게 아니라 단어 하나를 한눈에 전체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래 글은 오래전부터 인터넷에 떠도는 예문인데, 정작 케임브리지대에서는 이런 연구를 한 적이 없다고 한다. 하여간 읽어보자. “캠릿브지 대학의 연결구과에 따르면, 한 단어 안에서 글자가 어떤 순서로 배되열어 있지는는 중하요지 않고, 첫 번째와 마지막 글자가 올바른 위치에 있는 것이 중하다요고 한다. 나머지 글들자은 완전히 엉진망창의 순서로 되어 있라을지도 당신은 아무 문제없이 이것을 읽을 수 있다. 인간의 두뇌는 모든 글자를 하하나나 읽는 것이 아니라 단어 하나를 전체로 인하식기 때이문다.” 그러니 어쩌라구? 설마 엉터리 말이나 문장을 만들어 퍼뜨려도 괜찮다는 건 아니겠지? 문학 작품이든 보도 문장이든 글을 쓰는 사람들은 자기 글이 어법에 맞는지, 중복은 없는지, 적확한 단어를 쓴 건지 늘 따져보고 점검해야 한다. 갈수록 이상한 말이 늘어나는 세상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는 대중의 올바른 어문생활에 기여한다는 힘과 꾸망을 가져야지. 아닌가. 훔과 끠망을 가져야 되나? 아무래도 힘과 꾸망이 더 낫겠다. 이쪽이 더 알아듣기 쉬우니까. 그런데 늉눔은 무슨 말이지? 난 서울 중부경찰서 출입기자이던 1981년 여름 기자실 칠판에 이렇게 써놓고 목욕탕에 가곤 했다. 어구전철 중에는 이렇게 글자를 뒤집어 전혀 다른 말로 만드는 것도 있다. 곰을 뒤집으면 문(문재인 대통령을 말하는 게 아님)이 되고, 논문을 뒤집으면 곰국이 된다. 말장난이 심해서 죄송합니다.
- 2020-08-2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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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고 싶은 일은 당장 시작하세요"
- 박종서(74) 관장은 우리나라 자동차 디자인 1세대로 이 분야의 선구자이자 산증인이다. 예술 관련 잡지와 도록들이 꽂혀 있는 책장, 박 관장이 직접 만든 모자이크 작품과 다양한 소품들, 도자기들이 정갈하게 진열된 공간에서 잔잔한 피아노 선율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옆자리에는 세 살짜리 고양이 금이도 자리를 잡고 앉았다. 먼저 2019 디자인코리아 ‘디자이너 명예의 전당’ 헌정 대상자에 선정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대상자로 선정됐을 때 쑥스러웠다. 후배들이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추천을 못하게 했는데 일방적으로 받게 됐다. 나는 명예의 전당에 올라갈 정도로 인품이 있지도 않다. 옛날에 많은 가르침을 주신 은사님이 계신데, 그분의 영광을 위해 승낙했다. 코로나19로 미술관이 휴관 중인데 어떻게 지내시나요? 생활은 식칼과 똑같다. 한쪽에는 날카로운 면이 있고 한쪽에는 무딘 면도 있다. 삶은 내가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나는 혼자 있을 때 제일 행복하다. 어려서 구석진 곳에 있으면 너무 편안했다. 그래서 책상 밑, 어머니의 재봉틀 발판 속, 장롱과 벽 사이로 들어가 있곤 했다. 어른이 되어 등산할 때도 바위틈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기분이 좋았다. 지금도 그렇다. 이 미술관을 지을 때 건축가에게 “유리로 만들어서 한눈에 다 보이면 안 된다. 내가 숨을 공간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고 그런 공간을 확보했다. 저녁 식사 후에는 혼자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그날 일을 기록한다. 어제는 잎이 삐죽삐죽한 씀바귀를 스케치한 다음 마시던 커피를 이용해 잎사귀를 채색했다. 이런 시간들이 가장 행복하다. 관장님에게 디자인은 어떤 의미인가요? 음악은 심금을 울리고 감동을 준다. 사람을 기쁘게도 하고 슬프게도 한다. 그런데 디자인은 절대 사람을 울게 하지는 못한다. 감정적으로 음악만 못하다. 다만, 소유한 사람이 오래 소장하고 싶어 하는 욕망을 채워줘야 한다. 디자인은 항상 보편적인 개념을 존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비행기는 비행기다워야 하고, 자동차는 자동차다워야 한다. 자동차 디자이너는 자동차가 갖는 보편적 개념과 질서를 존중해야 한다. 무조건 새로운 게 디자인은 아니라는 뜻이다. 디자이너에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가요? 안목이다. 공부를 잘한다고 훌륭한 디자이너가 될 수는 없다. 스킬은 배울 수 있지만, 창의력은 배울 수 없기 때문이다. 안목을 키우려면 흙, 나무, 종이 등 기본 물질에 대해 알아야 하는데 이것은 학습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대학에서 디자인 공부를 한다는 것은 10년 후나 20년 후에는 못 쓰는 지식을 배우고 있다는 뜻이다. 이를 지식의 반감기라고 하는데, 디자인은 90%가 없어진다. 지식이 반감되지 않으려면 내 손으로 만든 기억이 있어야 한다. 나는 무언가를 만들 때 어린 시절 진흙을 가지고 놀던 기억을 떠올린다. 진흙이 얼마나 미끄러운지, 어떻게 해야 갈라지지 않는지, 머리가 아니라 손이 기억하는 것들을 디자인에 적용한다.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이 남다르신데요. 자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자연은 인간보다 먼저 존재했고, 먼저 진화했다. 우리가 오늘날 겪는 시행착오는 이미 생태계가 오래전에 겪은 시행착오에 불과하다. 인간은 자연을 못 따라간다. 황금분할 1:1.61803은 암기할 수 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자연에서 뛰어놀았던 아이들 머릿속에 이미 다 들어가 있다. 유명 자동차 디자이너들이 그렇다. 그냥 척척 했는데, 재보면 황금분할이다. 특별한 툴이나 연장이 필요 없다. 무엇을 만들고자 할 때는 주변에 있는 것들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도구를 구하러 다니는 동안, 초기의 생각이 변질되고 왜곡되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자기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하면 거짓일기처럼 된다. 자동차 디자인의 장인정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디자이너는 월급이 아니라 명예와 사명감으로 살아간다. 윗사람이나 상대 부서 등 타인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모델이 있어야 하고, 논리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공부하지 않으면 논리는 빈약해진다.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도둑맞은 내 생각을 찾아오기 위해서다. 독서를 하다 보면 내가 생각한 것들이 이미 글과 디자인으로 표현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는 바로 움직여야 한다. 아들 박찬휘 씨도 현재 아우디 디자인 파트에서 일하고 있지요? 아들은 페라리, 벤츠를 거쳐 현재 아우디에서 일하고 있다. 2022년에 나올 자동차 프로젝트명이 아들 이름을 딴 ‘CHAN22’라고 한다. “회사에서 인정받으며 명예롭게 근무한다. 이곳을 마지막 직장으로 생각하고 싶다”고 말한다. 아들을 키울 때 자연을 많이 접하게 했다. 내가 커다란 종이에 그림을 그릴 때 같이 그렸다. 그런데 아들은 자기가 그린 그림들을 모두 버렸다. 내가 그것을 모아 유학 준비를 하는 아들에게 “이게 네 진짜 그림”이라며 건네줬다. 덕분에 학교에 합격할 수 있었다. 아들은 이제 진실한 그림이 무엇인지 알고, 내게 많이 감사해한다. 자동차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많이 부딪친다. 언젠가 내가 티뷰론을 실험적으로 다시 만들어보고 싶다고 하니, “은퇴 후 졸작들을 만들더라, 아빠도 그 꼴이 되고 싶으시냐, 하지 말라”고 했다.(웃음) 자동차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요? 자동차는 비행기가 될 수 없다. 비행기처럼 날아가는 자동차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자동차는 그럴 수 없다. 미래에는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것이 나와야 한다. 쓸데없는 것,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고 떼어내는 디자인을 해야 한다. 독일의 바우하우스(BAUHAUS)는 디자인 명제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말을 강조한다. 경제가 어려울 때 장식이 많아지고 허세가 넘친다. 지금 우리나라 차들이 그렇다. 대기업은 이제 소비자에게 판매만 할 것이 아니라 잘못된 인식에 대한 계몽적 마케팅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전기자동차부터 수소자동차, 자율주행자동차까지 자동차의 미래 트렌드가 많이 바뀔 것으로 예측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차의 형태가 지금과 같은 이유는 앞쪽에 엔진과 미션이 들어가고 뒤쪽에 트렁크가 있기 때문이다. 전기자동차라면 앞쪽이 텅 비어도 되니, 현재의 자동차 모습일 필요가 없다. 앞으로 고밀도 사회(high density society)가 도래하면 크기도 지금처럼 클 필요가 없다. 현재 패키지 레이아웃(package layout)은 가솔린 자동차 위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미래에는 모양과 디자인이 모두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테슬라도 그대로 하고 있다. 이게 급선무인데 관념에 묶여 제 할 일을 하지 않고 있다. 그게 제일 안타깝다. 소재도 철판으로만 한정하고 있는데 달라져야 한다. 카본 파이버는 철판보다 30배나 더 가볍다. 현재 쏘나타의 무게는 1톤에 가깝다. 카본 파이버로 바꾸면 200㎏ 정도밖에 안 된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나는 평생 메모를 습관화했다. 신입사원 시절 일본 출장을 갔다. 비행기 옆자리에 한 할아버지가 앉았다. 나는 멍하니 앉아서 가는데 그분은 뭔가를 계속 쓰고 있었다. “기록할 게 많은 일을 하시나보다” 했다. 나에 관해 물어봐서 신입사원이라고 했더니 “평소에 메모를 많이 해라. 윗사람이 지시하면 그것을 적어라. 상사가 묻기 전에 보고해라. 윗사람이 물어보는데 내가 ‘아차’ 한다면 이미 회사생활은 끝난 것”이라고 말했다. 알고 보니 그 어르신은 일본 스미토모상사 그룹의 회장이었다. 그때부터 메모를 생활화했고 그 내용을 모아 책도 출간했다. 요즘 세대는 휴대전화나 컴퓨터에 기록한다지만, 우리 세대는 바로바로 손으로 쓰면서 생각도 정리하니까 더 좋은 것 같다. 좌우명이 있으신가요? 취미로 1990년대 초부터 스케이트를 탔다. 빙상 500m 쇼트트랙 전국대회에서 우승도 했다. 취미이지만 하나를 하더라도 기초만큼은 제일 탄탄한 사람이 돼야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정확한 자세와 아름다운 폼은 기본이 튼튼해야 만들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코치에게 지도를 받았다. 스케이트를 타다 넘어지는 건 자세가 흔들렸거나 승부욕이 넘쳤다는 의미다. 뭐든지 기본을 먼저 갖춰야 한다. 기본 원리를 모르는 상태에서 테크닉부터 터득하려고 하니까 무너지는 거다. 아직도 열정적으로 일하고 계신데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뭔가 일을 벌이면 사람들은 “당신 나이가 몇 살인데 그래?” 한다. 대부분 그 말을 들으면 포기한다. 만약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생각날 때 바로 시작해야 한다. ‘포니정’으로 불렸던 정세영 회장은 “결론은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나는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한다. 단점일 수도 있지만, 생각을 오래하면 하지 않을 구실을 찾게 된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이다. 노년을 준비하는 노하우가 있다면요?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즐거움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산에 가면 작은 꽃, 작은 버섯, 이름 없는 가랑잎을 보면서 재미를 느낀다. 벌레 먹어 썩은 나무가 있으면 가져와서 그 흔적을 입체적으로 만들곤 하는데, 벌레가 그린 그림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남들이 보면 정신 나갔다고 할 수도 있다. 자연은 그 나름대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지만 누구에게나 다 보이는 건 아니다. 보고자 하는 사람, 뜻이 있는 사람에게만 보여주고 길을 열어준다. 즐거운 일, 사랑할 일이 구석구석에 많다. 우리 연배 사람들은 우리나라 경제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을 하는 화물차처럼 중요한 존재다. 그런데 노인들을 홀대한다. 이런 풍토는 바뀌면 좋겠다. 나이 들면 하찮고 소소한 것에서 즐거움을 찾길 바란다. 남을 배려할 줄도 알아야 한다. 버킷리스트가 있으신가요? 첫 번째로 이탈리아 스승을 기념하는 작품을 만들려고 한다. 페라리 자동차를 만든 명인 스칼리에티는 나의 스승이다. 14세 때 기름 1ℓ를 넣은 오토바이를 타고 모데나에서 베로나까지 100㎞ 구간을 갔다고 한다. 집에 돌아올 때는 적정 속도와 연료 소모량을 계산해, 오토바이를 개조한 다음 소량의 연료만으로 오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에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1950년대 벨로솔렉스 오토바이를 주문했다. 미술관 아래 밭 근처에 있던 밤나무가 죽었다. 지름이 1m 정도 되는 큰 나무였다. 그 나무와 오토바이를 결합한 작품으로 스승에게 보답하는 오마주 작업을 준비 중이다. 두번째는 책을 출간하려고 한다. 10년 전 ‘꼴, 좋다! 자연에서 배우는 디자인’이라는 책을 펴냈다. 강의 교재로 썼던 내용을 쉽게 풀어쓴 것으로, 모든 형태는 자연을 따른다는 생각을 담고 있다. 지금 두 가지 책을 구상 중이다. ‘꼴, 좋다’와 같은 내용의 글을 새로 써서 큰 사이즈로 낼 계획이다. 다른 하나는, 이탈리아 스승에게 들은 자동차와 카로체리아(carrozzeria)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소개할 생각이다. 카로체리아는 디자인 능력을 갖춘 소량 주문제작 방식의 자동차 회사를 말한다. 마지막으로, 집 뒤에 있는 500평(1652㎡) 규모의 정원을 영국의 채리티 가든(Charity Garden)처럼 만들고 싶다. 자선 정원으로 운영해 입장료를 불우한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하고 싶다. 이 사업은 아내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미술관을 통해 이미 사회에 기여하고 계신데요. 사재를 들여 지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미술관을 통해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싶었다. 꼭 자동차와 관련된 꿈이 아니어도 좋다. 과학자가 될 수도 있고 미술가가 될 수도 있다. 그 꿈을 이곳에서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현재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교수로 있는 김상배 박사의 경우가 그렇다. 그가 연세대 공대를 졸업하고 뭘 할지 몰라 고민할 때 내가 “천장에서도 떨어지지 않는 도마뱀을 가지고 연구해봐라” 했다. 이후 스탠퍼드대학에 들어가더니 졸업작품으로 유리벽을 타고 오르는 로봇을 만들어 미국에서 올해의 과학자에 선정되었다. 많은 분이 여기를 자유롭게 방문하시길 바란다. 예약하면 전문가가 해주는 설명도 들을 수 있다. 다이아몬드는 장식품에 불과하지만 동일한 탄소 성분으로 이루어진 흑연 연필은 꿈을 그릴 수 있다. 연필로 꿈을 그리듯 이곳이 모두의 꿈을 그릴 수 있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 연필의 사각거리는 소리와 함께 자신의 소망도 커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 2020-06-26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