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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세금 60대 완화 vs 50대 강화, 의견 다른 이유는?
-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집값 인상을 막고자 부동산 세금을 강화하면서 국민들의 부동산 세금 부담도 훨씬 높아졌다. 행정안전부의 '2019년 지방세 징수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재산세 징수액은 12조6771억 원으로, 2018년 11조1450억 원 대비 9.9% 늘어났다.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매일경제신문·MBN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4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국민 절반 정도가 '부동산 세금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런데 50대와 60세 이상 시니어들의 의견이 갈렸다. 50대 응답자 49.0%는 현재의 부동산 세금을 유지하거나 강화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60세 이상 응답자 52.6%는 부동산 세금을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계청의 2020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부동산이 가계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0대 70.1%, 60세 이상이 78.1%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50대와 60대 모두 부동산 비율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그런데 부동산 세금에대해 50대와 60세 이상 시니어들이 왜 다른 의견을 내는 것일까?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여전히 경제활동을 하는 50대 이상은 세금을 낼 수 있는 여력이 있기 때문에 부동산 세금 유지·강화 의견이 우세했을 것”이라며 “반면 60세 이상 시니어들은 은퇴자 수가 많아 세금에 대한 부담을 훨씬 크게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른 전문가는 50대는 부동산 세금 유지 또는 강화 정책을 통해 집값 인상을 막고 집값 하락을 기대하는 반면, 60세 이상은 부동산 세금 완화를 통해 상승한 부동산 자산으로 인한 실익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세금 강화 정책은 지난 4·7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한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에 민주당은 중도층 표심을 잡기 위해서 부동산 특별위원회를 출범해 세금 완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민주당 부동산특위는 현재 재산세 감면 대상 확대, 1가구 1주택자가 받는 양도세 비과세 기준금액 상향, 종부세 부과 기준을 공시가 ‘상위 2%’로 바꾸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당내에서 의견이 모이지 않아 진척이 더딘 상황이다.
- 2021-06-0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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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는 수익형 부동산
- 집은 거주의 목적도 있지만, 투자 상품으로서 가치를 갖는다. 흔히 투자를 위한 부동산을 수익형 부동산이라 부른다. 정부의 고강도 대책과 저성장, 저금리 기조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는 대표적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 빌딩을 포함해 여러 가지 상업용 부동산에 대해 살펴본다. 도움 및 참고 신영리서치센터, KB경영연구소, 부동산114 한국의 자산가들은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많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한국 부자의 80%는 거주 외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자산 규모가 클수록 비중이 증가했다. 30억 원 이상 자산가의 13.6%는 오피스 빌딩을 보유 중인데, 30억 원 미만 자산가들(3.4%)과 비교해서 비중이 훨씬 높았다. KB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여유자금이 많을수록 자산 포트폴리오로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거주 외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부동산 정보 플랫폼 ‘부동산플래닛’이 발표한 ‘2020년 전국 부동산 유형별 거래 특성’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상업·업무용 부동산(상가와 사무실 포함) 매매 거래량은 약 8만1000건으로 2019년과 비교해 8.1% 증가했다. 특히 상가와 사무실은 5.8% 증가에 그쳤지만, 상업·업무용 빌딩은 13.8%나 늘었다.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로, 전국 총 거래량의 23.3%를 차지했다. 오피스 빌딩은 아파텔로 변신 중 상업용 부동산의 대표주자 격인 오피스 빌딩은 코로나19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회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서울·분당) 오피스 빌딩의 연간 누적 거래 금액은 13조 원에 달했다. 종전 최대 거래 규모인 2019년의 12조3000억 원을 넘어섰다. 연면적을 기준으로 1만 평 이상의 대형 오피스 거래 건수가 2020년에 21건으로 최근 5년간의 거래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오피스 빌딩을 매입 후 오피스텔이나 임대주택 등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사례가 생겼다. 이른바 ‘컨버전(Conversion) 트렌드’로 불리며 작년 상반기 강남 권역에서 주로 발생했고, 하반기에는 도심 권역과 여의도 권역 및 서울 기타 권역으로 확대됐다. 신영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지난 몇 년 사이 공유 오피스가 주목을 받았는데, 코로나19 이후 노후한 오피스 빌딩을 상대적으로 수익이 괜찮은 오피스텔이나 임대주택 같은 상품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른바 ‘아파텔’이라 불리는 중대형 오피스텔은 매매 가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5㎡ 이상의 중대형 오피스텔은 작년 9월부터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반면 40㎡ 이하는 같은 기간에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2월의 경우 85㎡ 이상은 0.54% 올랐지만, 40㎡ 이하는 0.09% 떨어졌다. 같은 기간 수도권 지역은 교통 접근성이 좋거나 정주 여건이 양호한 지역에서 꾸준한 수요가 생긴 덕분에 전월 대비 0.09% 상승했다. 아파텔의 장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이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1년 2월 오피스텔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의 소득 수익률이 오피스나 중대형 상가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지난해 10월부터 전국 오피스텔의 소득 수익률이 4.7%대에 머물며 다른 상업용 부동산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렸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중대형 면적에 대한 수요와 더불어 오피스텔을 통해 임대 수익을 버는 분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하나는 비교적 낮은 진입장벽이다. 오피스텔은 집값의 최대 7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아파트보다 분양가도 상대적으로 낮다. 또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아 1순위 청약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지난해 8월 12일 이후 취득한 주거용 오피스텔은 다른 주택을 취득할 때 취득세법상 주택 수에 포함되므로 다주택자면 세금 부담이 클 수도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오피스텔에 대한 규제가 심해지면서 조정지역 내 주거용 오피스텔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도 매도 시 주택 수 산정에 포함되므로 꼼꼼히 따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 2021-04-0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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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는 습관을 바꾸는 일이구나
- 마지막 소를 실어 보낸 그날 이후 석 달이 지났다. ‘젖소는 내 운명’ 그 40년의 세월에 종지부를 찍은 게 지난 초봄이었다. 수많은 톱니가 맞물려야 돌아가는 목장에서 문제가 생긴 올 2월 초 갑자기 남편이 일을 그만두자고 했다. 생명을 거두는 녹록지 않은 ‘먹고사니즘’의 긴장을 더는 겪고 싶지 않은 데다 10년 전에 다친 다리 상태도 좋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일생을 바쳐온 일이니 느긋하게 그만두자고 맘먹고 있었는데 한순간 결정을 내리는 일이 너무 어려워 몇 날 며칠을 불면으로 새야 했다. 축사와 하고 많은 장비, 꾸준히 이뤄졌던 투자를 버리는 것은 물론 소가 맺어주었던 촘촘한 사회관계를 허무는 일이며 소 없는 인생, 빈 우사를 견디는 허무감은 깊이 생각해볼 겨를도 없었다. 그만둔다고 석삼년은 결심해야 겨우 해치울 일이 그렇게 끝났다. 촌 나이로는 이른 나이에 소를 내려놓는 일은 당사자인 우리나 같은 일을 하는 주변 사람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할 일이었다. 날씨 때문에 하늘 바라보며 조바심칠 일도, 우유가 남아돈대도 가슴앓이 할 일도 없고 목장 관리 때문에 속 썩을 일도 없이 홀가분한 게 분명했다. 무엇보다 줄기차게 해대던 목장 식구들 밥에서 놓여난 것은 해방 중의 해방이었다. 목장을 정리하며 들어온 소위 노후자금을 이리저리 나누어 통장에 넣었지만 이자가 바닥이니 원금을 조금씩 잘라먹을 게 눈에 선했다. 산 입에 거미줄 치냐며 만만했던 맘 위로 남모를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돌고 돌아서 돈이라는데 일방통행이 돼버린 돈이 너무 낯설었고 걱정스러웠다. 지난 40년 동안 늘 한 달에 두 번씩 우유 값 정산한 목돈이 들어와서 나가는 사이로 스쳐가던 푼돈들의 얼굴이 또렷해졌다. 자연스레 윤활유처럼 생활을 반들거리게 하던 씀씀이를 주저하며 쩨쩨해(?)지는 중이다. 인생에 계획이란 있기나 한 걸까. 서울 사람이 생면부지 땅에 소 키우러 들어와 40년을 살았는데 소도 안 키우면 이 땅에서 떠나야 하는 게 다음 순서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긴 은퇴를 책임져줄 자금의 어느 부분이 이 땅에 있으니 그건 우리 생애 안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임이 분명했다. 한 곳에 뿌리박고 산 널찍한 시골집 살림에 눈길이 멈췄다. 어떤 장래에 우리가 이사라는 걸 하게 된다면 한숨에 정리해야 할 것들이다. 그 쓸쓸함이 어떨지 미리 겁이 났다. 손때 묻으며 나이 들어간 물건들은 대개는 분리수거라는 이름으로 쓰레기통에 처박힐 운명이니 미리 버리고 비우자며 책부터 손을 댔다. 책 욕심이 유난히 많은 내게 서재 가득 들어찬 책은 한순간 무거운 짐으로 변할 터였다. 마당의 묵은 갈잎을 태우는 속에 먼지가 풀풀 나고 냄새가 나는 책을 한 권씩 던졌다. 차곡차곡한 물건들을 덜어내며 책은 최소한으로 사되 남을 것, 즉 물건은 되도록 사지 않으리라고 새삼 맘을 먹었다. 버리고 비워야 할 것은 물질뿐이 아니었다. 평생을 임무와 도리에 매여 안달한 몸에게 시간을 오롯이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40년 남짓 목장 관리인들 밥을 해준 것도 모자라 유난했던 도시 손님치레들로 삶은 더욱 번잡했다. 며느리는 엄마, 아내, 목장 집 아낙, 심지어는 이름자보다도 앞서 내 노동을 규정하는 명사였다. 아버님은 시골에 사는 자식들이 자랑스럽다 하셨고, 집안 대소사를 한 손에 거머쥐고 막힘없는 시어머니는 따로 살았어도 언제나 고달프고 힘에 부쳤다. 자랑의 얼굴은 연이은 손님치레로 드러났다. 내 생각은 아랑곳없이 ‘어느 날 어느 시 몇 명’ 이런 통보가 날아오곤 했다. 상다리가 휠 정도라야 흡족해하는 분들이 말씀은 언제나 ‘김치에 된장이면’이었다. 승합차도 오고 승용차도 오고 버스가 올 때도 있었다. 발바닥에 불이 날 지경이었으나 이분들을 거스르지 않아야 겉으로라도 평화가 왔다. 나의 사람 됨됨이는 어른들의 만족에 달려 있었다. 누구를 위해 일면식도 없는 서울 사람들의 밥을 차리며 나는 흔들려야 하는가. 무의미하고 동의할 수 없는 노동에 대한, 내색도 못 하는 반감이 꼿꼿하니 여기저기가 자꾸 아팠다. 며느리 도리에 결박당해 젊음 곳곳에 깊은 상처를 남기며 마흔 후반이 지났다. 이런 와중에 잡은 공부라는 지푸라기로 오십 넘어 박사가 되었으니 평생을 모자란 시간에 애걸하고 매달린 셈이다. 영화 한 편을 봐도 평이 좋은 안전한 것을 봐야 시간 낭비가 아니라는 안심을 했다. 그렇게 육십 평생 관계가 얽어맨 도리에 치인 삶, 목적지향형 삶에 복무하느라 닦달했던 시간과의 화해가 필요했다. 모든 노동이 의미로 치환되지 않으면 못 견디는 조급함을 내던지는 중이다. 내 식구만의 밥상을 차리니 한평생 바다를 걸레질하듯 맥 빠지고 지치던 부엌일이 할 만해졌다. 요즘 같은 여름날 텃밭의 펄펄한 채소들을 밥상에 올리니 장에 갈 일이 거의 없다. 냉장고를 뒤적여 요모조모 반찬을 만들며 진정한 부엌의 회복을 꿈꾼다. 내 인생에서 추구했던 의미는 이미 총량을 넘어선 느낌이다. 어느덧 예순셋, 오늘이 제일 젊은 날이라는 자각이 또렷해지니 더 이상 나를 혼내며 괴롭히지 않기로 한다. 미리 앞질러 돈 걱정하지 말 것. 짜장면을 먹으러 가도 귀걸이를 달고 나서는 예쁘고 쾌활한 할머니가 되자. 박사가 된 후 나가는 학교 강의가 아직은 중요한 일이지만 나머지 시간은 무용한 즐거움으로 채우고 싶다. 어찌 의미를 좇는 일만이 삶이랴. 더 이상 효율이라는 이름을 인생에 들이대지 말 것. 심상히 하늘을 바라보는 일도, 노을 녘의 산책도, 새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일도 다 눈부신 인생이려니. ‘은퇴는 무릇 습관을 바꾸는 일이구나.’ 번개처럼 스친 문장 하나로 돈 걱정에 사로잡혔던 맘속이 비로소 환해졌다. 치열하고 빛나게, 남다르게 살고 싶었던 인생의 등성이를 넘어서니 102호도 103호도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란 말을 알겠다. 명주 같은 삶을 살고자 안간힘을 썼던 긴장감에서 벗어나 무명 같은 헐렁함으로 살아보려 걸음마를 뗀다.
- 2021-04-0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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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걸음 더 들어가 구축한 ‘개그의 제국’
- 전해 들은 얘기가 있다. 개그맨 전유성(72)이 젊었던 날 친구들과 놀러 간 어느 해변에서의 일. 그가 별안간 바다로 걸어 들어가더란다. 바닷물이 몸에 차오르고 마침내 머리까지 물속으로 사라졌다. 그러자 놀란 친구들, 그를 건져내기 위해 우르르 물로 달려갔다. 그때 전유성이 머리를 수면 위로 쑥 내밀더니 태연히 해변으로 걸어 나왔다. 그러고선 하는 말이 이랬다. “나 웃겼냐? 바다가 나를 부르더라고!” 그 해변에 폭소가 퍼졌더란다. 친구들을 웃기기 위해 온몸을 던져 펼친 해프닝이었으니 웃음 보시치고도 상품(上品)이다. 그런데 이 즉흥 쇼의 성공 요인은 그 액션 자체에 있지 않다. 물귀신 시늉으로 사람을 웃기는 몸짓은 독창적이지 않은 흔한 일이니 말이다. 전유성은 진부하지 않고 언제나 한 걸음 더 나아갈 줄 아는 사람이다. “바다가 나를 부르더라고!” 그는 다분히 서정적인 대사를 읊음으로써 이벤트의 격을 높인 게 아닌가. 그날따라 바다에 참을 수 없는 매혹을 느껴 물에 들어갔을 수도 있다. 아무려나 그는 친구들을 웃기되 이왕이면 운치와 여운까지 가미한 쇼를 보여주고 싶었을 테다. 그렇다면 아마도 충동적으로 떠올린 각본으로 행위를 하고 대사를 읊조렸던 게 아닐까. 하나의 엽편(葉片) 모노드라마를 순간에 기획해 연출하고 연기했던 셈이다. 그의 삶에 피부처럼 붙은 예능 감각과 순발력을 엿볼 수 있는 예화다. 무덤덤한 일상에 웃음을 배포하고, 상황을 요리해 생기를 돋우는 일에 전유성은 능하다. 기발함과 도발을 밑천으로 삼아 지루한 인생사를 소극(笑劇)으로 끌어올린다. 쉼 없이 산소를 들이마셔 허파를 움직이게 하듯이, 그는 쉼 없이 머리를 회전시켜 개그맨이라는 직분에 부합하는 아이디어를 연구하고 생산한다. 어디서 뭘 하든 ‘한 걸음 더 들어가는’ 집중력과 재능으로 롱런한다. 전유성은 지리산 근처 남원시 인월면에 산다. 벌써 4년째, 얼추 인월 사람 다 됐다. 그와 마주 앉은 곳은 딸과 사위가 운영하는 찻집 제비카페. 세한의 창밖 저 너머로는 지리산이 수묵화처럼 묵연하다. 많고 많은 곳 중에서 하필 이곳에 몸을 둔 건 지리산이 곁에 있어서다. “내가 ‘절친’이다. 절하고 친하거든. 옛날에 지리산을 자주 오르기도 했고, 이 산의 절에 있는 스님 한 분과 가까워 지리산을 종종 찾아왔다. 그 인연으로 여기에 산다.” 지리산을 자주 오르겠다. “아직 올라가진 않았다. 올해엔 제대로 올라볼까 한다. 지리산이 어디로 사라질 것도 아니고 마음 내킬 때 가면 되니까.” 어떤 매체에서 봤는데, 살면서 가장 잘한 걸로 쉬지 않고 일을 해온 거를 꼽았더라. 요즘은 무슨 생각, 무슨 일을 하나? “코미디 전용 극장 만들 궁리를 자주 한다. 여건이 여의치 않아 지연되고 있지만 어떻게든 추진할 작정이다. 일상생활은 나름 분주하다. 남원 동편제 마을에 가서 창의력 강의도 하고, 우리밀로 빵 만들기도 가르친다. 마술도 가르치고.” 어딜 가나 알아보는 사람이 많은 게 연예인이다. 이게 불편하진 않은가. 메릴린 먼로는 대중의 관심에 너무도 두렵고 외로웠다 하더라. 선생은 어떤가. 개인의 자유를 수시로 침해당할 수 있을 텐데. “매우 피곤하다.” 몰래카메라가 늘 나를 주시한다는 기분이지 않을까?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피곤하다. 가령 라스베이거스를 여행할 때 사람들이 셀카를 막 찍어대던데, 만약 내가 도박장에라도 들어가 앉았다면 턱없는 잡음이 생길 수도 있는 거다. 그러나 저분들의 관심 덕분에 내가 밥을 먹고 산다는 걸 생각하면 고맙지.” 여행을 자주 한다지? 여행지에선 주로 무엇을 즐기나? “유럽의 오페라극장을 가더라도 오페라보다 극장 앞에 앉아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게 더 흥미롭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관찰하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거든. 저 사람들은 무슨 얘기를 하며 저렇게 웃을까, 무슨 생각을 할까. 그런 상상을 하며 구경한다.” 사람 구경처럼 재미있는 게 없다지만 보통은 외모나 차림새 감상에 쏠린다. 전유성은 다르다. 한 걸음 더 들어간다. 남들의 얘기와 생각을 읽으려 집중하며 상상을 펼친다. 그는 상상, 공상, 몽상으로 사고의 외연을 확장해 쓸모 있는 아이디어 채집하기를 습관으로 삼고 사는 것 같다. 타성과 고정관념을 깨고 경계를 넘나들며 감각의 촉을 세운다. 이런 전유성의 유심한 촉수가 한번은 자동차 터널에 꽂혔다. “남원의 어떤 터널을 통과하는데 밋밋한 터널 입구 전체를 돼지 코 모양으로 바꾸면 좋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더라고. 터널 내부에서 울리는 졸음 방지용 사이렌도 돼지가 꿀꿀대는 소리로 바꾸고. 이거 재미있잖아? 여기저기 떠들고 다녔지만 별 관심이 없더라고.” 현장에 바로 도입할 만한 아이디어인데? “당장에 돈 되는 일이 아니면 관심을 두지 않는다. 공공기관이나 민간이나 마찬가지다. 난 폐탄광촌을 활용해 누구나 스스로 들어갈 수 있는 사설 교도소를 세워도 유망할 거라 생각한다. 여기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스스로 형기를 정하면 된다. 하루든 여러 날이든. 가령 소설이 안 써져 괴로운 소설가는 형기 동안 구상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다. 가족에게 잘못한 게 많은 사람도 하루쯤 감옥살이를 하며 삶을 돌아볼 기회를 가지면 된다. 이곳에서 가끔 참선 강좌가 열리며, 모든 ‘수감자’에게 반성문을 쓰도록 하는 것도 좋을 거 같다. 반성문을 모아 책으로 내고. 이런 교도소, 어떤가?(웃음)” 이색 교도소로 순식간에 이름날 것 같다. 사람들은 늘 새로운 것에 열광하니까. 교도소 옆엔 ‘출소자’들을 위한 주막집도 만들면 좋겠다. 인생에 달관한 주모가 있는. “그런데 하려는 사람이 없더라. 돈이 생기는 사업은 아니라고 보는 거다.” 흔히 돈에 목숨을 걸다시피 집착한다. 돈만이 행복을 보장한다고 믿는다. 돈 없는 노후를 맞이할까 봐 미리 과도한 불안감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나의 노후 대책은 돈이 아니라 일이다.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하는 것보다 더 좋은 노후가 어디 있겠나. 특별히 욕심 부리지 않으면 적은 돈으로도 얼마든지 살 수 있다. 시골에서 살다 보니 월 100만 원 정도로 무난하게 사는 경우도 있더군.” 그는 인월에서 월세 50만 원짜리 아파트에 산다. 집이야 몸을 눕힐 수 있으면 충분하다는 생각에 그리 산다. 안으로 너른 사람은 바깥 치레에 도통 관심 없는 법이다. 시골 주민들, 특히 노년층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돈보다 참여가 가능한 문화 공간이다. 그분들도 공연 같은 걸 보고 즐겨야 하지 않겠나. 경로당이나 지어주고 외면하는 건 유기(遺棄) 행위에 가깝다. “관람은 물론 직접 공연할 수 있는 기회 제공도 필요하다. 이를테면 노인 합창단이나 무용단을 만들어 공연에 나서게 하면 된다. 이때 중요한 건 단체 이름부터 재미나게 지어야 한다는 거다. ‘임플란트가 비싸다고 생각하는 할아버지들의 합창단’이라거나 ‘며느리가 꼴 보기 싫은 할머니들의 합창단’ 같은 이름이라면 빵 터지지 않겠는가.” 끔찍하게 요상하고 재미없는 세상에서도 가장 끔찍한 건 시골 노인들의 지루하고 고독한 일상이다. 전유성, 이 센스쟁이야말로 그 문제풀이에 일조해야 하는 거 아냐? 이런 생각을 하던 차, 그의 입에서 기발한 합창단 이름들이 데굴데굴 굴러 나온다. ‘명란젓을 좋아하는 할머니들의 합창단’이라는 이름도. ‘소녀시대가 되고 싶은 할머니들의 무용단’이라는 이름도. 시골 노인들을 위한 복안이 이미 내심에 박혀 있다는 표시겠지. “너무 진지하게 살 거 없다” 남원에 오기 전 그는 경북 청도에 살며 하고 싶은 일을 다 했다. 코미디 전용 극단 ‘철가방극장’과 야외 음악 공연 프로그램 ‘개나소나 콘서트’를 만들어 10년을 쾌속 질주했다. 덕분에 고즈넉한 청도군이 일약 코미디와 콘서트가 난무하는 지역으로 도약했다. 개그맨으로서, 문화기획자로서 거둔 성취가 참 많았다. 그중 전유성이 가장 기뻤던 건 구경을 와 흥겨이 들썩이던 시골 노인들의 모습이었다고. “정말 좋아하시더라. 열댓 번씩 공연장을 찾아오기도 했다. 내가 썩 괜찮은 일을 하고 있구나, 그런 생각에 즐거웠다.” 그랬으나 판이 흐트러졌다.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시피 군과의 소통에 불협화음이 생겼고, 전유성은 홀연히 청도를 떠났다. 상심이 남았을 것 같지만 그는 훌훌 털었다. 다만 문화를 바라보는 비좁은 시야에 대해서는 보탤 말이 있다. “문화를 적자와 흑자 개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무형 자산이기 때문이지. 계산을 앞세우는 태도를 버리고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와 경험의 폭을 키우는 게 필요하다.” 선생의 인기, 기획력, 추진력은 청도에서 입증됐다. 다른 지자체에서 콜 사인을 보내왔을 것 같은데? “남원에 온 뒤 몇몇 지자체에서 만나자고 연락이 오더라고. 그때마다 내가 물었다. ‘1년에 공연을 몇 번이나 보십니까?’ 제대로 본 사람이 없더라고. 이래서야 일이 되겠어? 포기했다. 결국 자력으로 코미디 전용 공연장을 만들 수밖에. 문제는 자금이다. 요새 좀 고민하고 있다. 남의 돈을 뜯어올 재주는 없고.(웃음)” 차를 마시다 그가 소주 한잔을 목으로 털어 넣는다. 전유성은 술꾼이다. 생활에 술이 딱 달라붙었으니 외로움인들 범접 가능하랴. 술이란 무적함대? 때로 인생의 난제들을 척척 해치운다. 전유성을 보면 그게 증명된다. 슬럼프니, 못 채운 오욕칠정의 사무친 서러움이니, 무슨 고뇌니, 우리에게 한없이 진지한 성찰을 요구하는 종목들을 술 한잔으로 거꾸러뜨린다. “즐거울 때나 고달플 때나 한잔 마시고 잊는다. 날려 보낸다. 난 그게 되더라. 인생을 너무 진지하게 살 거 없다고 생각한다. 살아 있는 오늘 하루를 재미있게 살면 되는 거 아냐? 그러고도 남는 불편이 있다면 팔자려니 하면 되고. 근데 나 예전처럼은 안 마셔. 건강 문제 때문에 어쩌다 소주 한두 잔 마실 뿐이라고.” 아예 끊어버리진 않고? 선생은 오래 살아 재미없는 세상을 비틀어 웃겨줘야 할 거 아닌가. “술을 어떻게 끊나? 액체를 어떻게 끊어?(웃음) 담배는 끊었다.” 햐. 그 무슨 금연 비법으로? “금연을 선언한 뒤 흡연하는 사람들을 마구 욕했다. 그러고서 뻔뻔하게 다시 담배를 피울 순 없잖아?(웃음)” 선생을 ‘아이디어 뱅크’라 한다. 어디서든 반짝거린다고. “어? 와서 보니 나 아니잖아. 반짝거리지 않잖아?” 겸손하구나, 그리 여겼으나 5초 뒤 다시 생각하니 이게 또 아재 개그다. 내가 유리로 만들어졌냐? 새벽별이냐? 뭐 그런 게 축약된 ‘썰’이지만 거기엔 겸양이 스며 있다. 시퍼런 촉으로 솟은 야산 종교가 인류를 구원한다고 하지만, 내 생각엔 웃음이 종교보다 파워풀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고인 빙하를 녹이는 게 웃음이지 않던가. 삶이 멸치대가리처럼 따분한 건 웃음이 말라붙었을 때다. 전유성은 이 진귀한 품목을 생산하고 가공하고 유통하는 전문가다. 매사 한 걸음 더 들어가는 머리와 행보로 ‘개그의 제국’을 구축했다. 이게 백지 상태에서 그냥 된 게 아니다. 무엇보다 그는 다독가다. 열 권짜리 ‘구라 삼국지’를 비롯해 다수의 책을 써낸 촉과 깡을 보라. 공부인이 아니고선 도달하기 어려운 지평이다. “과거엔 개그든 공연이든 잘해 보려고 노력했다. 근데 그건 아마추어 시절에나 필요한 미덕이더라고. ‘잘’하는 것보다 좋은 건 ‘재미있게’ 하는 거거든. 좀 서툴면 어때? 뭐든 재미있어야 하지 않겠어?” 재미있게 살고 싶어도 그게 잘 안 되니 환장할 일이다. 재미라는 샘물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모르니 그냥 목마르게 사는 거지. “발상을 전환하자고. 새로운 눈으로 사물을 보자는 거다. 가령 그 왜 가수들 공연 시작 때 불꽃 같은 축포를 발사하잖아? 난 뭐든 남들과 똑같이 하는 건 싫더라고. 그래서 내 공연 때는 시장에서 뻥튀기 기계들을 빌려다 뻥뻥 터뜨렸다. 관객들이 재미있어 하며 엄청 폭소를 터뜨리더라.” 머리에 서리가 내린 뒤에도 장난기와 유머와 재기가 번뜩인다. 단무지 없는 짜장면을 먹는 것처럼 섭섭한 인생에 고소한 양념을 뿌리는 데 이골이 났다. “생각의 타성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재미있는 ‘거리’를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가령 ‘직접 만든 수제 칼국수’라고 써 붙인 말 안 되는 간판을 봤다 치자. 그때 저거보다 재미있는 이름이 없을까 생각해보는 거다. 그러면 뭔가 떠오른다. ‘놀러 온 사람이 시켜 만든 수제 칼국수’라거나, ‘소주가 생각나는 수제 손만두’라거나. 이거 재미있잖아? 장사도 더 잘될걸?” 재미의 출처가 곳곳에 널려 있다는 건가? “바로 그거다. 특별할 거 없는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면 기발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나온다. 언젠가 마트 입구에 놓인 카트에 이런 문구가 적힌 걸 봤다. ‘정관장 드신 분들은 살살 밀고 가세요!’ 야, 이거 기발하잖아? 기똥찬 광고 문안이잖아?” 강적을 만난 기분이었겠다. 나보다 한 수 위 인간이 있네 하며.(웃음) “관찰과 생각도 많이 하지만 내 아이디어의 상당 부분은 일상에서 나온다. 특히나 사람들과의 잡담은 아이디어 공장이지. 잡담에 소재를 하나 올려두고 주거니 받거니 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저절로 떠오르거든. 요번에 준비하는 책은 이 잡담에 관한 얘기다.” 가제목도 생각해뒀다. ‘다 알 필요 없다. 잡담이나 알고 지내자’로. 어떤 신들은 인간이라는 미증유의 생물이 너무 불어나거나 장수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세를 규합해 반란을 일으킬지도 몰라서다. 반란은 왜? 전유성의 사고에 기대자면 인간들이 너무 진지하게, 너무 재미없게 살아서다. 그러니 잡담이나 하고 가자는 거다. 잡담으로 안면 근육을 실룩여 웃음의 파랑이 너울거리게 하자는 거다. 그의 나이 올해로 일흔둘. 이 나이면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다들 그걸 생각해보거나 의논한다. 치매 역시 관심사다. 전유성에게 물어볼까? 이 두 가지 성가신 문제를. “무슨 수가 있겠나? 오면 오는 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되겠지. 난 지나간 과거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엔 별 관심이 없다. 치매? 가족들이야 고생하겠지만, 치매에 걸린 당사자는 아무것도 몰라 고통도 없을 텐데 무슨 걱정이야?(웃음)”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지만 그게 쉬울까 보냐. 그러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떡할 건가. 농담과 언어유희, 해학과 기지가 맞물려 돌아가는 그의 얘기엔 인생과 세상의 문제를 찍어내려는 갈고리가 들어 있어 짭짤하다. 달관한 시늉이 없어 미덥다. 거침이 없어 시원하다. 시퍼런 촉으로 솟은 야산이라 할까 보다. 그 산 언저리에서 귀 호강 한번 잘했다.
- 2021-03-0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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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알아두면 좋은 노후 준비 전 ‘Check List’
- 은퇴를 앞두고 재무 설계 때문에 막막해하는 분이 많다.노후 재무 설계 시 제일 처음으로 해야 할 것은 지출의 종류와 성격 파악이다. 이를 제대로 알아야 필요한 자산과 규모와 운용 방법을 정할 수 있다. 노후에 필요한 비용은 다음과 같이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① 노후생활비 건물을 지을 때 땅을 평평하게 하는 작업이 기본이다. 노후생활비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인 생활비로 필요에 따라서 최저생활비, 필요생활비, 여유생활비로 나뉜다. 최저생활비는 의식주를 해결하는 비용이다. 필요생활비는 매월 지출하는 생활비이지만, 탄력적으로 쓸 수 있는 돈을 말한다. 가끔은 외식비로도 쓸 수 있는 자금이다. 여유생활비는 여가를 위한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② 예비자금 예기치 못한 일을 대비한 자금이다. 예를 들어 코로나19로 인해서 갑자기 가게가 문을 닫는 상황이 발생하거나, 자연재해로 인해 주거에 문제가 생길 경우를 대비한 금액이다. 물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게 가장 좋겠지만, 살다 보면 예기치 못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예비자금을 미리 마련한다면 이러한 일이 갑작스럽게 발생해도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3~6개월 정도 버틸 수 있는 생활자금이라고 생각하자. ③ 의료비 앞서 살펴본 것처럼 노후 적자의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의료비다. 실제로 국가 주요지표를 제공하는 e-나라지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기대수명은 82.7세이지만, 건강수명은 64.4세다. 건강수명이란 질병을 앓는 시간을 빼고 건강하게 살았던 시간을 측정하는 지표다. 건강수명과 기대수명의 차이만큼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는 말이다. 기저질환자가 코로나19에 취약한 것처럼 나이가 들수록 병에 취약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를 대비할 수 있는 자금이 필요하다. ④ 잉여자금 잉여자금은 반드시 지출할 필요는 없고, 각자의 상황에 따라서 쓰면 된다. 독립하지 못한 자녀의 교육비나 노부모에게 드리는 용돈 같은 비용이다. 시간과 여유가 된다면 주식이나 펀드 같은 투자를 통해 증식도 가능하다.
- 2021-01-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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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돌봄의 민낯
- 우리나라의 고령화 시계가 분주히 돌아가고 있다. 향후 몇 년 안에는 일본처럼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평균수명은 늘었지만, 건강하게 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만큼 누군가의 돌봄도 더 절실해진 상황이다. 이러한 때 전염병은 돌봄의 방식도 변화시키고, 사각지대도 만들었다. 우울과 학대에 시달리는 노인도 생겨났다. 코로나 시대 속 노인들은 어떤 돌봄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지 살펴봤다. 초고령사회가 멀지 않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우리나라 인구의 15.7%로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2025년에는 20.3%에 이르러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UN 기준에 의하면, 65세 인구가 20%를 넘기면 초고령사회다. 정부 관계자는 “연금 재정이 우려된다. 연금을 수령하는 인원은 증가하는데, 연금에 보탬이 되는 인구가 줄어든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국가경제력상 좋지 않다”고 밝혔다. 문제는 고령자 중에서 홀로 지내는 분이 많다는 데 있다. 2020년 기준 가구주 연령이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는 전체 가구의 22.8%이다. 가구 유형별로 살펴보면 1인 가구(34.2%), 부부(33.1%), 부부와 미혼자녀(9.7%), 부(모)와 미혼자녀(5.5%) 순이다. 이대로 간다면 2047년에는 전체 가구의 약 절반(49.6%)이 고령자 가구가 될 것이다. 10명 중 5명이 고령 가장이 된다는 뜻이다. 홀로 살면서 무병장수(無病長壽)하면 좋겠지만,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진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이 51%로, 2008년에 비해 20.3%P 늘어났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이준형 교수팀이 발표한 ‘노인에서의 독거 여부와 복합 만성 질환의 연관성’에 따르면, 독거노인이 만성질환에 더 취약했다. 60세 이상 독거노인의 35.5%가 만성질환에 시달렸고, 독거노인이 아닌 경우 28.8% 정도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었다. 독거노인이 만성질환의 위험에 더 노출되어 있다는 증거다. 병상 간 간격 조정과 정부의 지원 필요 코로나19는 노인에게 더 치명적이다. 전 세계인들에게 고통을 안겨주었지만 특히 노인들은 이 전염병에 취약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20대와 비교했을 때 85세 이상 확진자의 치명률은 630배, 75~84세는 220배, 65~74세는 90배 정도 높다. 실제로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10명 중 8명은 65세 이상 노인이며, 특정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더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020년 12월 14일 기준 60대 확진자는 전체의 15.35%였고, 70대와 80대 확진자는 각각 7.78%, 4.53%로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수치상으로는 다른 연령대와 비슷하거나 적다. 하지만 사망률과 치명률은 높다. 사망률이 높은 순으로 정리하면 80대 이상(51.11%), 70대(31.18%), 60대(12.27%)였다. 전체 사망률 1~3위가 모두 고령자에게서 나왔다. 10대와 20대 사망률이 0%인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확실히 젊은 세대들에 비해 치명률이 높다는 얘기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노인 돌봄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 걸까? 우리나라 노인 돌봄은 요양원 등에 입소한 노인을 돌보는 시설 돌봄과 요양보호사나 생활 지원사가 거주지를 직접 찾아가는 방문 돌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돌봄을 지원하는 장기요양보험의 경우 신청을 받으면 대상자를 상대로 대면조사를 통해 등급판정을 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지속적인 확산으로 비대면 조사도 이루어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정부가 발표하는 단계별 수칙에 따라 대면과 비대면을 적절히 배분해 운영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질적인 돌봄 현장은 취약한 요소가 있었다. 특히 노인 장기요양시설은 고령의 기저질환자가 밀집한 곳이라서 확진자가 속출했다. 그뿐만 아니라 작은 요양원들의 경우 병상의 구조나 감염병 예방을 위한 인력 보충이 문제로 제기됐다. 대형 병원의 경우 법적으로 병상 간 1.5m 거리를 유지하도록 강제하는 규정이 있지만, 요양원은 거리 규정이 따로 없다. 건양대학교 간호학과 이미향 교수는 “요양원에도 비말을 통한 전파를 막기 위해 병상 간 이격 거리가 필요하다. 역학조사관의 협조나 병원 내 감염병 예방 및 통제를 담당할 인력도 보충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가적 지원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감염병의 지속적 확산을 막기 위해 요양병원에 감염 예방 관리료를 지원한 것처럼 규모가 작은 노인 장기요양시설에도 예방 차원에서 추가적인 재무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돌봄 서비스 필요 코로나19 이후 노인 돌봄 서비스 이용자와 제공자 모두 돌봄을 거부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2020년 6월 서울 지역 요양보호사 345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중 일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26%에 달하였고, 일 중단 사유로는 ‘이용자 또는 가족의 요청’이 74%로 가장 많았다. ‘감염에 대한 우려로 자발적으로 중단’한 비율도 17%였다. 이렇게 공백이 생기자 각 지자체는 전화나 메시지를 기반으로 한 비대면 돌봄을 제공 중이다. 하지만 비대면 서비스가 노인의 마음을 보듬지는 못했다. 경로당이나 마을회관이 잠정적으로 폐쇄되면서 노인들은 고립감을 호소했다. 이 고립감은 코로나 블루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각 지자체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발표한 ‘노인들의 코로나19 감염 현황과 생활 변화에 따른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 강동구청이 노인층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 이후 우울 척도 11개 문항 평가(16점 이상 우울증 의심)에서 60대 남성(20.6점)과 70대 여성(19.6점)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전라남도 완도군이 관내 노인을 대상으로 우울증 정도를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53.8%의 노인들이 우울감을 호소했고, 7.5%는 중증의 고위험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로움을 호소하는 노인도 늘었다. 영화관, 카페 등과 같은 여가시설이 문을 닫고, 정기적으로 도움을 받던 돌봄 서비스도 중단되면서 무료해진 노인이 많아진 탓이다. 젊은 세대라면 디지털 서비스라도 즐기겠지만, 디지털 기기가 익숙지 않은 노인들은 사람의 온기를 그리워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외로움의 증세가 심해졌다. 경로당이나 마을회관을 통한 교류가 줄어들면서 나타난 사회적 고립으로 인해 개인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한편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는 노인도 증가했다. 코로나19와 맞물려서 저금리 기조가 심화되고, 부동산 관련 세법의 개정으로 부담해야 할 세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노후자금을 충분히 마련해놨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노인들은 경제적 고충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제주고령사회연구센터가 제주지역 7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2020년 5월에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노인들은 일상생활의 변화 중 경제활동 중단, 소득 감소 등의 경제적 변화(45.7%)를 첫 번째로 꼽았다. 코로나 시대 속 고령자들은 우울하고 외로운 데다 경제적 어려움까지 겪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삼중고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인돌봄서비스의 전환이 필요하다. 거주지에서 건강하게 노후를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역사회의 돌봄 체계 내에서 스스로 자립해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책이 그것이다. ‘ICT 돌봄 2020 심포지엄’에 참여한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김현미 센터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노인돌봄서비스는 ‘셀프케어’(자기 돌봄)와 ‘심리방역’이 필요하다. 노인 스스로 자신을 돌볼 수 있는 능력을 향상하는 동시에, 혼자만 있다는 생각을 버릴 수 있도록 정서적인 함양을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ICT를 기반으로 한 돌봄 서비스가 부각되고 있다. ICT는 빅데이터를 통해 비대면으로 거리가 생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기술이다. 김 센터장은 “대면에 집중했던 서비스에서 이제는 온·오프라인 돌봄이 필요하며, 디지털 소외가 되지 않도록 노인들에게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방문을 통한 돌봄보다는 비대면을 활용한 돌봄이 일상화될지도 모른다. ICT를 이용한 비대면 돌봄 서비스를 소개한다.
- 2021-01-2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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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연금 언제 어떻게 받으면 좋을까?
- 한 씨는 식당을 경영하는 60세 남성이다. 한 씨 식당도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이 많이 줄었다. 현금흐름을 고민하던 중 그는 조기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친구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지금까지 보험료 불입만 신경 써왔던 한 씨는 이참에 조기노령연금 등 국민연금수령 전반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 상담을 신청해왔다. 컨설팅 포인트 ㆍ국민연금 제대로 챙기려면 ‘A값’을 알아야 한다. ㆍ조기노령연금 받으려면 소득이 없어야 한다. ㆍ소득이 많으면 연기연금을 고려하자. 국민연금 제대로 챙기려면 ‘A값’을 알아야 한다 개인별 예상노령연금액은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www.nps.or.kr)의 ‘내 연금 알아보기’를 통해 쉽게 조회해볼 수 있다. 만약 한 씨처럼 ‘내 연금을 언제 어떻게 받으면 좋을까’를 고민하는 경우라면 연금액 결정구조에 대한 지식이 도움이 된다. 국민연금의 최대 장점 두 가지를 꼽으라면, 종신지급과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연금액의 실질가치 보전이다. 국민연금은 가입기간이 최소 10년 이상이 되어야 수령이 가능한데, 연금액 결정구조는 가입기간 20년 이상인 자를 기본으로 한다. 가입기간 20년 이상인 사람은 ‘기본연금액+부양가족연금액’을 노령연금액으로 수령한다. 기본연금액은 다시 균등부분(A값)의 급여와 소득비례부분(B값)의 급여로 이루어지며, 여기에 일정률을 적용해 기본연금액을 산출한다. 균등 부분, 즉 ‘A값’은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월액인데 조기노령연금 지급 여부와 노령연금 감액의 기준이 되는 ‘소득’이니 알아두면 유용하다. A값의 특성상 해마다 금액이 변하는데, 2021년 ‘A값’은 253만9734원이다. B값은 가입자 개인의 기준소득월액이다. 기준소득월액은 개인별 국민연금보험료 부과기준이 되는 금액이기도 하다. 2020년 6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적용되는 기준소득월액은 최저 32만 원, 최고 503만 원이다. 한 씨와 같은 지역가입자는 기준소득월액의 9%를 전부 개인이 부담한다. 부양가족연금액은 일종의 가족수당 성격의 급여다. 배우자, 19세 미만의 자녀, 60세 이상(1953년 출생자부터는 출생연도별로 1~5세의 연령을 상향 조정함)의 부모 그리고 연령에 관계없이 장애등급 2급 이상의 자녀나 부모가 있을 때 적용한다. 2021년 부양가족연금액은 배우자 26만3060원(연), 자녀·부모 1인당 17만5330원(연)이다. 가입기간 10년 이상인 사람은, 기본연금액의 50%에 가입기간 1년당 5%를 가산한 금액에 부양가족연금액을 더한 금액을 수령한다. 조기노령연금을 받으려면 소득이 없어야 한다 1961년생인 한 씨가 정상적으로 국민연금을 수령하려면 63세가 되어야 한다. 만약 한 씨가 지금부터 조기노령연금을 수령하려면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째,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이어야 한다. 둘째, 국민연금 수급연령 5년 이내여야 한다. 한 씨의 수급연령은 63세이므로 이 조건을 충족한다. 셋째, ‘소득’이 ‘A값’ 이하여야 한다. A값에 포함되는 소득은 사업소득과 근로소득이다 사업소득인 경우는 매출에서 임대료와 인건비 등 필요경비를 뺀 금액이고, 근로소득은 급여에서 근로소득공제를 차감한 금액이다. 한 씨가 식당의 사업소득금액과 부동산임대소득금액 등 사업으로 인한 소득금액이 A값을 초과하면 조기노령연금을 수령할 수 없다.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한 후 수령하면, 정상적인 수급연령일 때 받을 수 있는 기본연금액에 연6%(월 0.5%)의 감액비율을 적용한 금액을 받는다. 정상적인 수급연령을 3년 앞둔 한 씨가 조기노령연금을 수령하게 되면, 63세에 받을 수 있는 기본연금액의 82%와 부양가족연금액을 종신토록 받는다. 조기노령연금 수령 도중 소득이 A값을 초과하거나, 한 씨가 조기노령연금 지급 정지신청을 하면 조기노령연금 지급은 정지된다. 향후 조기노령연금 지급이 재개되면, 지급정지 전후의 가입기간을 고려해 기본연금액을 재계산한다. 이때 조기노령연금을 지급했던 기간만큼 월 0.5%의 감액비율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한 씨가 지금부터 12개월간 기본연금액의 82%를 조기노령연금으로 수령한 후 조기노령연금 지급 정지를 했다가 63세부터 연금을 다시 수령한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63세 시점에 재계산된 기본연금액에 ‘12개월×0.5%’인 6%의 감액비율을 적용한 금액, 즉 재계산된 기본연금액의 94% 연금액과 부양가족연금액을 종신토록 연금으로 수령하게 된다. 소득이 많으면 연기연금을 고려하자 정상적인 수급연령이 되더라도 수급연령 후 5년간, 한 씨의 경우에는 63세부터 68세까지, 소득이 있으면 노령연금액(부양가족연금액은 대상에서 제외)이 감액된다. 여기서 ‘소득’의 기준은 역시 ‘A값’이다. 소득활동에 따른 노령연금 감액규모는 [표3]과 같다. 최대 감액금액은 노령연금액의 2분의 1이다. 일반 직장인과는 달리 한 씨처럼 자영업을 하거나 부동산임대소득이 있는 경우에는 연령에 관계없이 소득이 발생한다. 만약 소득이 A값을 많이 초과해 노령연금 감액규모가 크다면 연기연금을 고려해보자. 연기연금은 국민연금 수급연령이 되었을 때 연금액의 50% 이상을 최대 5년 이내의 기간까지 지급연기를 신청할 수 있다. 신청은 1회만 가능하며 중도 취소도 가능하다. 연기연금을 신청하면 연기기간에 따라 월 0.6%(연 7.2%)의 기본연금액을 가산해준다. 연기기간이 5년이면 36%가 가산된 기본연금액에 부양가족연금액을 더한 연금액을 받는다. 조기노령연금은 최대 30%가 감액된 70%의 연금액을 수령한다. 반면에 연기연금은 최대 36%가 가산된 136%의 연금액을 수령한다. 2배에 가까운 차이다. 언뜻 보면 연기연금으로 받는 것이 무조건 유리해 보이지만, 조기노령연금 수급자는 연기연금에 비해 최대 10년간 연금을 더 수령한다. 국민연금은 종신지급이다. 사람의 수명은 누구도 알 수 없다. 금액이 적더라도 먼저 받는 것이 유리할지, 수령시기를 늦춰 많이 받는 것이 유리할지를 따지는 것은 운명을 예측하는 것과 같다. 자신에게 적합한 국민연금 수령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면 우선 노후자금에 대한 기준부터 세우자. 그런 후에 건강상태, 소득의 종류와 규모를 고려하면 결정이 훨씬 편해질 것이다.
- 2021-01-2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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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츠로 하는 부동산 투자, 장단점은?
- 국내 리츠 시장규모는 2002년 5584억 원을 시작으로 2013년 10조 원 돌파, 2016년 25조 원을 돌파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9년 12월 기준 247개 리츠가 인가되어 운용중으로 자산규모 48.7조 원을 달성하며 금융자산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져가고 있다. 해외에서도 저성장·저금리 국면을 맞아 자본시장과 부동산시장의 통합이 세계적인 추세가 되며 부동산 유동화 및 증권화 방편으로 리츠가 빠르게 확산 중이다. 부동산 간접투자라는 리츠의 매력에 관심을 두는 중장년도 적지 않을 터. 투자 방법 및 장단점 등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자. 자료 출처 및 도움말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김진웅 부소장ㆍ보험계리사) 원하는 물건을 여러 사람이 함께 좋은 가격으로 사는 '공동구매'가 유행이다. 이러한 공동구매 형식의 부동산 금융상품이 '리츠'다. 리츠(REITs)는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의 약자로 ‘부동산 투자 신탁’이라는 의미인데 일종의 부동산 투자회사라 생각면 된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부동산에 투자 후 발생하는 임대수입, 매각차익, 개발수익 등을 배당해준다. 통상 배당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 배당하기에 직접 부동산에 투자한 것과 비슷한 투자성과를 가져다준다. 오히려 큰 자금이 필요한 중대형 빌딩이나 쇼핑몰 등 상업용 부동산을 투자대상으로 하면서도 소액투자로 접근이 쉽게 만드는 ‘부동산 공동구매’라고 할 수 있다. 공실리스크는 낮게, 배당수익 추구 리츠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은 저금리 시대에 매력적인 배당수익률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부동산 투자의 가장 큰 걱정거리인 공실 리스크에 대한 부담도 낮출 수 있다. 일반적으로 수익형 부동산은 임대과정에서 공실이 발생할 수 있다. 리츠의 경우 실질적으로 공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복수의 부동산 포트폴리오로 구성되고, 배당 가능한 이익에 대해서는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 공실 리스크를 낮게 가져가면서 배당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2019년 국내 리츠 연평균 배당수익률은 9.4%에 달한다. 동일 기간 시중은행 수신금리(연 1.75%)의 5.4배에 달하는 수치다. 또 전문적인 자산관리회사가 우량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점도 부동산 투자 리스크를 낮추는 요소다. 소액으로 하는 우량 부동산 투자 부동산 직접 투자를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목돈이 필요하다. 개인의 경우 대출을 받더라도 대부분 오피스텔, 소형 상가가 대상이지, 도심지나 대로변 등 입지가 좋아 거액 자본이 필요한 대형 빌딩에 투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투자하는 방식으로, 일반 투자자도 소액으로 우량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리츠는 1주당 5000원 안팎. 리츠는 커피 한 잔 값으로 백화점이나 호텔, 빌딩 일부를 살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투자금이 있다 하더라도 부동산 직접투자는 단일 부동산에 투자하여 투자위험을 분산하기 어렵다. 그런데 리츠를 활용하면 다양한 우량 부동산들에 나누어 투자하게 되므로 분산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주식처럼 원하는 시점에 간편 매매 가능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주 목적은 임대수익 발생이지만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투자한 부동산을 처분(매도)해야 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부동산의 경우 보통은 매매 당사자 간 가격에 맞는 적합한 거래 상대방이 나타날 때까지 일정 기간이 필요하다. 대형상가나 건물과 같이 규모가 큰 부동산이라면 거래 상대방을 찾기가 더 쉽지 않을 것이다. 만약 시간이 급하여 거래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매물을 내놓는 등 금전적으로 상당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이처럼 부동산 직접투자가 가지는 유동성 측면의 단점에서 리츠는 비교적 자유롭다. 상장된 리츠의 경우 주식처럼 원하는 시점에 쉽고 간편하게 매매할 수 있다. 또 유동성이 좋고, 필요한 만큼 분할 매도 가능해 환금성이 있다. 개인이 리츠에 투자하는 방법 과거 리츠는 연기금, 공제회 등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사모형태 위주로 운영되어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이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 공모리츠 활성화 정책에 따라 새로운 상장 리츠들이 등장,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이 쉬워지면서 관심이 높아져 가는 상황이다. 개인이 리츠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먼저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리츠에 직접투자하는 방법이다. 일반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어 개인투자자가 접근하기 쉬운 리츠다. 다만 우리나라 상장 리츠 시장은 해외와 비교했을 때 아직 초기 단계다. 2020년 9월 말 기준 국내에는 12개 리츠가 상장돼 있다. 하지만 시가총액 및 일일 거래량이 너무 적은 리츠도 있고, 최근 배당수익이 없는 경우도 있어 선별적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리츠재간접펀드나 ETF를 통한 간접 투자하기 다음 해외리츠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해외에는 여러 가지 상장 리츠가 있어 다양한 투자기회를 제공한다. 미국은 글로벌 리츠 시장의 66%를 차지하는 가장 큰 규모이고, 싱가포르는 주식시장에서의 상장리츠 비중이 20.9%에 이를 만큼 대중화되어 있다. 헬스케어 시설이나 데이터센터, 통신 인프라 등 성장성 높은 산업의 리츠에 투자할 수도 있다. 다만 각국의 통화로 투자하기 때문에 환율 위험이나 매매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매매차익 연 250만 원 공제 후 22%) 등 고려할 요소가 좀 더 있다. 글로벌 리츠는 국가, 기초자산에 따라 상품 종류가 다양한 반면 투자대상의 선택에 어려움이 따른다. 그래서 가장 추천할 만한 방법은 리츠재간접펀드나 ETF를 통한 간접 투자 방법이다. 부동산 투자전문가가 전세계 다양한 리츠에 분산투자함에 따라 위험관리에 좋기 때문이다. 해외리츠 투자시 환율 리스크 고려해야 리츠는 부동산에 간접투자하는 일종의 금융투자상품이기에 그에 상응하는 투자위험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 악재가 발생하면 리츠도 영향을 받는다. 가령 경기침체로 보유한 부동산 임대율이 하락하면 투자한 리츠의 배당수익이 줄고, 부동산의 시장가치가 떨어지면 리츠의 시장가격도 떨어진다. 금리가 인상되는 경우 채권과 비슷하게 리츠투자의 매력이 떨어질 수도 있고, 해외리츠 투자 시 환율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 리츠 투자하기에 앞서 최근 부동산 시황은 물론 투자하는 부동산의 입지나 성장 가능성, 임대율 등을 분석해야 한다. 노후 생활을 위한 현금흐름이 목적이라면 일시적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은 리츠보다는 꾸준히 안정된 배당을 줄 수 있는 리츠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2021-01-1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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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SA로 노후 대비하기
- 의학기술의 발달로 전보다 수명은 늘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아픈 곳이 많다. 몸이 예전 같지 않고, 잔병치레도 잦고, 금방 낫던 상처가 더디게 아문다. 은퇴를 생각하면 막막하다. 자식들 뒷바라지에 전념하느라 노후를 위한 대비는 하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이런 분들을 위해서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길라잡이를 소개한다. 도움말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정나라 선임연구원 초(超)수명시대가 도래했다. 기대수명이 대폭 늘었다. 기대수명은 특정 연도에 특정 연령의 사람이 앞으로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 연수다. 2020년 12월에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생명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1970년에는 62.3세였지만, 2019년에는 83.3세다. 근 50년 만에 21년이 증가한 것이다. 예전에는 환갑을 장수의 상징으로 여겨 잔치를 크게 열었지만, 최근에는 넘어가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의미가 퇴색됐다. 그만큼 수명이 늘었다는 방증이다. 그렇다면 늘어난 기대수명이 마냥 좋기만 한 걸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2020년 12월 통계청은 ‘2017년 국민이전계정’을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생애주기적자는 2016년과 비교했을 때 7.1% 증가한 118조2000억 원이었다. 참고로 생애주기적자란 시기를 유년, 장년, 노년으로 구분해 시기별 소비와 노동소득을 토대로 적자를 파악한 지표다. 연령계층별로 살펴보면 유년층(0~14세)과 노년층(65세 이상)은 각각 135조7000억 원과 94조6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와 달리 노동연령층(15~64세)은 112조1000억 원 정도의 흑자가 발생했다. 1인당 생애주기적자를 살펴보면 27세까지는 적자이지만, 28세부터 58세까지는 흑자다. 이후 59세부터 다시 적자가 발생하며, 연령이 올라갈수록 적자폭도 커진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령층에서 적자가 증가하는 것은 59세 이상 연령대에서 노동소득보다 보건이나 의료와 같은 공공소비가 많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노년층은 노동소득이 노동연령층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적은데, 수시로 병원에 갈 일이 많아서 소비가 늘어난 것이다. 소득은 적고 소비는 많아서 적자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PISA로 평생소득 마련하기 노후자금은 도대체 얼마나 필요할까?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자료에 따르면, 부부의 노후기간을 10년으로 가정했을 때 노후자금으로 대략 2억7918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 대략 60세에 은퇴해 70세에 사망하는 경우다. 은퇴 후의 생활을 20년으로 가정했을 때 필요한 금액은 5억3242만 원이다. 10년 증가했을 때보다 2배 정도가 더 필요한 것이다. 물론 물가상승률과 운용수익률을 고려한 수치이지만, 실제론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특히 코로나19가 닥친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더 많은 노후자금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위의 설계 금액이 노후 대비를 위한 일종의 가늠자는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노후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면 좋을까? 공격적인 투자도 좋지만 일단 인생의 마지막까지 안정적으로 자산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젊을 때와 달리 육체적 제약이 있고, 근로 여건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소득이 있어야 한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는 노후 소득을 얻는 방법으로 PISA를 제시했다. PISA는 연금(Pension), 보험(Insurance), 안전자산(Safe Asset), 투자자산(Active Asset)을 의미한다. 첫 번째로 연금은 안정적이다. 국민연금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최저생활비와 필요생활비는 필수적인 비용으로 사망 전까지 필요하다. 물가가 상승하면 그만큼 지출이 커진다. 이런 비용은 연금을 통해 대비하는 것이 수월하다. 길고 불확실해진 수명에 대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두 번째는 보험이다. 의료비는 예측할 수가 없다. 중증도에 따라 달라지고, 발병 시기도 예측할 수 없다. 암과 같은 큰 병에 걸리면 많은 지출이 예상된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따라서 이런 비용은 스스로 준비하기보다는 보험으로 대비하는 것이 낫다. 세 번째는 안전자산이다. 예비자금이나 여유생활비는 정기적인 지출이 아니다. 특정 시점에 필요한 비용들이다. 따라서 위험 부담이 큰 상품보다는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한 것이 낫다. 위험 수준이 아주 낮거나, 중간 정도의 위험이 있는 상품을 준비하면 좋다. 마지막으로 투자자산이다. 잉여자금은 자산 증식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면 된다. 말 그대로 남는 돈이라서 손해를 봐도 생활에 위협적인 요소는 아니므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장기로 운용할수록 손실 확률이 낮아져,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다음의 사례를 통해서 더 자세히 살펴보자. Pension, 연금 은퇴자 박(61) 씨는 5년 전 직장에서 퇴직했다. 중소기업에서 임원 자리에까지 올랐고 서울에서 괜찮은 동네의 아파트에서 자가로 거주하고 있다. 걱정이 없을 것처럼 보이지만 박 씨의 속사정은 다르다. 겉보기와 달리 가진 건 집 한 채뿐이다. 은퇴하면서 받은 퇴직금과 모아두었던 예금은 자식들 결혼시키면서 다 써버렸고, 집 담보로 대출까지 받았다. 10여 년 전 집을 사면서 보험과 개인연금도 다 깨버린 탓에 받을 수 있는 연금은 국민연금밖에 없다. 당장 필요한 생활비와 관리비, 건강보험료까지 대출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생활수준을 유지하면서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방법이 필요하다. Tip 현재 다른 자산이 없는 상황이라면 ‘주택 다운사이징’을 권하고 싶다. 거주하는 주택을 처분해 더 작은 집 또는 외곽 지역에 있는 집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거주 주택의 가격상승을 기대하고 있다면 전·월세를 주는 것도 임시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사를 하고 남은 자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하고 국민연금이 나올 때까지 생활비를 확보하는 방법이다. 주택연금 가입도 고려해볼 만하다. Insurance, 보험 은퇴자 이(65) 씨는 10년 전 뇌졸중으로 퇴근길에 갑자기 쓰러졌다. 집안 내력인 고혈압으로 큰형, 작은형, 본인까지 3명이나 비슷한 나이에 같은 경험을 했다. 젊을 때 보험을 준비해둔 큰형과 작은형은 진단비를 두둑이 받았지만, 이 씨는 준비해둔 보험이 없었다. 자신의 건강을 너무 과신했던 탓이다. 병원비 마련도 힘들었다. 결국 이 씨는 일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은퇴를 해야 했다. 아내와 딸도 이 씨 병간호에 매달리느라 경제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힘든 시기를 보냈다. 회복기간을 거쳐 건강이 나아진 지금도, 이 씨는 가끔 “미리 보험을 들어뒀더라면 노후가 조금 달라졌을 텐데…” 하는 후회를 하곤 한다. Tip 이 씨가 한 가장 큰 실수는 뇌졸중이라는 가족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리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이다.이 씨의 나이가 60대라 해도, 20~30년간의 삶이 여전히 남아 있다. 다른 질병에 또 걸리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후회만 하고 있지 말고 지금이라도 노후를 위해 보험자산을 준비해야 한다. 이미 질병을 앓았기 때문에 보험에 가입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씨 같은 경우를 위해 ‘유병자보험’이라는 상품이 나와 있다. 당뇨나 고혈압, 뇌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특화된 보험상품이다. 해당 질병을 제외한 다른 위험에 대해 일반인과 똑같은 보험 혜택이 적용되지만, 보장 범위가 좁고 보험료가 일반 보험보다 비싼 편이다. Safe Asset, 안전자산 정(60) 씨는 작지만 알찬 식당을 꾸려가고 있는 자영업자다. 그동안 모은 자산도 제법 되고, 내년에는 가게를 정리할 예정이라 노후에 쓸 자금은 어느 정도 마련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동안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을 꼬박꼬박 부은 덕분에 몇 년 후면 한 달에 150만 원 정도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정 씨의 가장 큰 고민은 가게를 정리한 자금을 어떻게 운용할지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주식이나 펀드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경우 소중한 노후자금을 잃을까봐 두렵다. 예금으로 묻어두자니 금리가 너무 낮다. 그동안 휴일도 없이 일해서 번 돈인 만큼, 이 자금으로 노후에는 여행도 다니고 여유를 즐기고 싶다. 안정적으로 자금을 지키면서 적당한 수익률을 거둘 수는 없을까? Tip 정 씨는 노후 대비를 위한 자금을 잘 준비해온 편이다. 연금을 통해 기본적인 생활비가 확보된 만큼, 가게를 정리한 목돈을 잘 운용하면 노후 자산을 불릴 수 있다. 다만 정 씨가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지만,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한다면 배당주나 리츠 같은 ‘중위험·중수익’ 자산을 추천한다. 일반 주식투자만큼 변동성이 크지 않으면서도 예금보다는 수익이 높은 자산이다. 배당주는 매매차익보다는 배당수익을 추구하는 주식을 말하며, 리츠(REITs)는 상가나 오피스 빌딩 등에 투자해 임대료 수익과 지가상승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Active Asset, 투자자산 오(63) 씨는 자수성가한 사업가다. 갑작스런 아버지 회사의 부도로 인해 어릴 때 가난에 시달렸다. 그래서 무슨 일을 하든 항상 여유자금을 준비하는 편이다. 몇 년 전 사업을 정리하면서 노후자금은 든든하게 마련해두었다.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준비해둔 연금, 물려받은 땅도 있어 생활 걱정은 없다. 지금 오 씨는 여윳돈을 장기로 투자할 만한 대상을 찾고 있다. 자산을 불려 노후도 여유롭게 보내고, 자녀와 손주에게 상속도 하고 싶다. 이 자금을 가장 현명하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하다. Tip 오 씨의 경우 노후생활자금 마련보다는 보유한 자산을 잘 불리는 것이 핵심 재무 목표다. 본인이 여유롭게 생활하는 것뿐 아니라 자녀와 손주에게 일정 부분 상속도 하길 바라는 만큼, 자산의 운용기간을 30~40년 이상 장기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에 자산을 넣어두고 수익이 나면 인출하고, 수익이 나지 않으면 운용을 지속하는 방식이다.
- 2021-01-1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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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년 퇴직자의 불안한 노후자금 해법 찾기
- 55세의 남성 직장인 오 씨. 법정 정년은 60세이지만 그의 회사는 임금피크제를 운영하는 회사다. 오 씨의 작은 희망 중 하나는 회사에서 대학등록금이 지원될 때 두 자녀가 대학을 마치는 것이다. 퇴직금은 10년 전에 중간정산을 하고 새로 적립 중이다. 퇴직연금과 국민연금 이외에 별도로 준비한 개인연금은 없다. 다행히 최근에 아파트 담보대출 상환이 완료되어 저축 여력이 생긴 오 씨는 지금이 원하는 노후생활을 위한 현금흐름을 준비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상담을 요청해왔다. 컨설팅 포인트 퇴직연금유형부터 확인하자. 개인퇴직연금계좌(IRP)를 점검하자. 연금 불입 시 세제 혜택을 누리자. 나의 퇴직연금은 DB형인가? DC형인가? 퇴직연금은 DB형과 DC형으로 운영된다. DB형(Defined Benefits, 확정급여형)은 기존의 퇴직금 제도와 비슷하다. 퇴직연금관리 책임은 회사가 진다. DB형 가입자는 퇴직할 때 퇴직 전 3개월의 평균임금에 근속연수를 적용한 금액을 받게 된다. DB형은 임금상승률이 높고 안정적인 기업일수록 유리하다. DC형(Defined Contributions, 확정기여형)은 회사가 연봉의 12분의 1 금액을 종업원 개인계좌에 적립해준다. 회사의 책임은 여기까지다. 그 후 운용은 종업원 책임이다. DC형 가입자는 퇴직할 때 매년 연봉의 12분의 1 금액에 대한 운영 손익을 반영한 금액을 퇴직금으로 받는다. DC형은 임금상승률이 낮거나, 전직이 많은 직종이거나, 퇴직연금의 수익률 관리를 종업원 스스로 할 때 적합하다. 만일 오 씨가 현재 DB형 퇴직연금 가입자이면서 임금피크제를 선택하게 된다면 퇴직 시 평균임금이 낮아질 것에 대비해 DC형으로 전환할 것을 검토해야 한다. 개인퇴직연금계좌 적극 활용하자 개인퇴직연금계좌(IRP, Individ ual Retirement Pension)는 회사를 통해 가입하는 퇴직연금(DB, DC) 외에 추가로 개인이 별도로 자금을 적립할 수 있는 퇴직연금계좌다.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회사는 퇴직금을 IRP로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오 씨가 퇴직하면 그동안 적립된 퇴직연금을 IRP계좌로 수령하게 된다. 만약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하고 싶으면 퇴직금 입금 후 IRP를 해지하면 된다. 퇴직금 수령 시에는 퇴직소득세를 납부하는데 이때 일시금이 아닌 연금으로 수령하게 되면 퇴직소득세를 줄여준다. 절세의 규모는 연금 수령기간에 따라 다르다. 퇴직금을 10년 이하의 기간에 연금으로 수령하게 되면 퇴직소득세에서 30%를 깎아주고 10년을 초과하는 기간에 대해서는 40%를 깎아준다. 예를 들어 오 씨가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할 때 납부해야 할 퇴직소득세가 1000만 원이라고 가정하고 10년간 연금으로 수령할 경우, 퇴직소득세는 총 700만 원이다. 이 금액을 연금 수령기간, 즉 10년 동안 나누어 매년 70만 원씩 납부하면 된다. 참고로, 퇴직연금 가입자라 하더라도 55세가 넘은 퇴직자는 IRP가 아닌 통장으로도 퇴직금을 수령할 수 있다. 연금 불입 시 세제 혜택 누리자 IRP는 퇴직금 수령 용도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추가로 불입할 수도 있다. IRP 불입 시에는 세제 혜택이 주어지는데, 불입 금액 최고 700만 원에 대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세액공제 혜택은 연봉 수준에 따라 다르다. 연봉이 5500만 원 이하일 경우 연말정산 시 불입한 금액에 대해 16.5%를 세액공제해준다. 55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의 혜택은 13.2%다. 만약 오 씨가 연봉이 5500만 원을 초과하고 IRP에 연간 700만 원을 불입한다면 연말정산 시 누릴 수 있는 세액공제 혜택은 총 92만4000원이다. IRP 이외에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연금 상품은 연금저축계좌다. 연금저축계좌와 IRP를 묶어서 연금계좌라고 한다. 연금저축계좌와 IRP의 세제 혜택은 비슷하지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불입 금액의 한도가 다르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 연금저축계좌에 불입할 경우에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연간 불입 금액 한도는 연봉 1억2000만 원 이하일 경우 400만 원이다. 1억2000만 원을 초과할 시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불입 금액 한도는 300만 원이다. 연봉 5500만 원을 기준으로 하는 세액공제 비율은 IRP와 같다. 오 씨의 경우 IRP와 별도로 연금저축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연금계좌의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지는 한도 금액과 불입할 수 있는 한도 금액은 다르다. 연금계좌, 즉 연금저축계좌와 IRP를 합해서 불입할 수 있는 연간 한도 금액은 1800만 원이며, 이 중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최고 700만 원이다. 만약 오 씨가 IRP에 연간 1800만 원을 불입하면 700만 원은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만 700만 원을 초과하는 1100만 원에 대해서는 혜택이 없다. 기존에 연금저축계좌를 통해 연간 400만 원의 불입 금액에 대해 세액공제를 받는 사람은 IRP 불입 금액 중 300만 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이 적용된다. 참고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한시적으로 50세 이상의 연금저축계좌 가입자에 대해 불입 금액 600만 원(기존 400만 원+추가 200만 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한다. 또 연금저축계좌에 IRP를 추가로 이용한 사람은 불입 금액 900만 원(기존 700만 원+추가 200만 원)까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대부분의 은퇴(준비)자들이 갖는 노후생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보유한 은퇴자산의 활용법을 잘 모르는 상황에서 기인한다. 대표적인 은퇴자산은 연금이다. 실제로 많은 은퇴(준비)자가 자신이 가입했던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그리고 개인연금이 은퇴생활에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지를 확인한 후에 놀란다. 멀어만 보이던 정상에 대해 막연한 걱정을 하기 이전에 지금까지 올라온 높이부터 점검해보는 게 노후생활에 대한 불안을 줄일 수 있는 첩경이라고 본다.
- 2021-01-15 0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