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농업기술센터가 ‘2급 치유농업사 양성 교육 과정’에 40명을 선발한다.
치유농업이란 농업 소재와 자원을 활용해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농업 활동이다. 치유농업사는 △치유농업 프로그램 개발 △치유농업 교육 △치유농업시설 운영 등에 대한 전문적인 업무를 담당한다.
2급 치유농업사 교육은 6월 2일부터 7월 29일까지 매주 2회 실습과 견학으로 진행한다. 교육내용은 △치유농업과 치유농업 서비스의 이해 △치유농업 자원의 이해와 관리 △치유농업 서비스의 운영과 관리 등의 과정으로 운영된다. 치유농업사 양성과정 수료자(교육 80% 이상 참가 및 이수시험 통과자)에 한해 오는 9월 예정인 2급 치유농업사 국가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2급 치유농업사 양성교육 과정은 5월 17일까지 서울 공공 서비스 예약 홈페이지에서 신청받은 후 무작위 추첨을 통해 총 40명을 선발한다. 신청 자격 등 모집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농업기술센터 홈페이지에 게시된 공고문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조상태 서울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치유농업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치유농장을 조성하여 시민에게 보다 수준 높은 치유농업 서비스를 제공해 치유농업 발전과 정착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이하 고용부)의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을 위해 정부는 일자리와 예산을 매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개선해야 할 부분이 아직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은 5060 퇴직 전문 인력에게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민간 일자리로의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으로 2019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사업 참여 대상은 만 50세 이상 70세 미만 미취업자 중에서 전문 자격이나 소정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다.
올해 고용부는 118개 자치단체 518개 사업을 선정해 연말까지 3437개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활동 기간은 2022년 12월까지이며, 근무 기간 중 4대 사회 보험 가입 및 최저임금 이상의 보수가 지급된다.
참여 분야는 취약계층 주거 환경 개선, 중소기업 경영 컨설팅, 장애인 학생 교육, 공사 현장 산업안전 컨설팅, 관광 약자 여행 지원, 플랫폼 노동자 직업 상담, 농업 기술 전수 서비스 등 다양하다.
경력 무관 단기 일자리 논란도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은 공공일자리 사업이다. 특수 자격증이나 높은 수준의 전문 경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장점과 함께 단점이 존재한다.
지난 2020년 한 매체는 2019년도 '신중년 사회공헌활동지원 및 경력형 일자리' 사업의 예산이 259억 원이었는데, 경로당 안마서비스·운영지원, 1인 가구 안부 확인, 가사 정리 등 경력과 무관한 단기 일자리가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고용부는 "2019년은 60개 자치단체에서 199개 사업을 시행했으며, 일부 자치단체는 지역 내 수요를 반영하여 1인 가구 양육 코칭 등을 시행했으나 대부분 사업은 자격 기준을 갖춘 고령 퇴직 전문 인력이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반박했다.
기사에 인용된 안마서비스는 1개, 1인 가구 돌봄 등은 2개로 전체 사업의 1.5%였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기사에서 말한 경로당 안마제공 사업의 경우 특수학교에서 병리, 해부생리, 안마·마사지 등 1000시간 이상 교육 이수 또는 복지부 장관이 지정한 안마수련기관에서 2년 이상의 안마수련과정을 마친 경우 획득할 수 있는 안마자격증 보유자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고용부는 2020년부터 고령화에 따라 증가하고 있는 고령 퇴직 전문 인력들의 지역 내 사회활동 참여 활성화를 위해 참여자의 경력 및 자격 요건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관련 경력 보유'가 '관련 분야 3년 이상 경력 보유'로 개정됐다. 자격 또한 '국가기술자격 국가전문자격·국가공인민간자격증 등 보유'에서 '국가기술자격법 상 산업기사 또는 서비스 분야 2급 이상 자격 등 보유'로 강화됐다.
요구되는 경력 높아졌지만…
올해 일자리 사업 운영 지침도 확인해 보면, 일자리 기준 부분에 '자치단체(위탁 등의 경우 수행기관)는 참여자에게 자신의 경력․전문성을 활용하여 수행할 수 있는 사회서비스 등의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특히 '해당 업무와 관련된 경력 3년 이상 등의 전문성이나 직무 능력이 필요한 일자리일 것', '일회성 또는 일시적인 단기 일자리가 아닐 것'이라고 강조되어 있다. 요구되는 경력의 수준이 높아진 셈이다.
이번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의 대표 중 하나인 제주도의 '트래블헬퍼'를 예로 들어보자. 트래블핼퍼는 장애인과 고령자의 관광을 돕는 일이다. 지원 가능 대상은 제주도에 거주하는 만 50세 이상 70세 미만의 미취업자 중 사회복지사(2급 이상), 요양보호사, 활동 지원사 자격증 또는 여행업 경력(3년 이상)이 있는 경우다. 트래블헬퍼로 채용 되면 직무 교육 후 현장에 투입된다.
요구되는 경력은 높아졌지만 지원되는 임금 수준은 큰 변화가 없다.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은 '사회공헌' 개념이 강해 생활임금 수준의 급여만 지원된다. 2019년에는 2천여 명이 참여했고, 예산은 89억 원, 월평균 105만 원이 지급됐다. 2020년에는 2천 3백여 명이 참여했고, 예산은 168억 원이었으며, 월평균 124만 원을 지원했다.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의 장점은 퇴직 후에도 일을 할 수 있으며, 동시에 지역 사회를 위해 일한다는 점이다. 반대로 경력을 요구하지만 업무에는 전문성의 한계가 드러나고, 임금이 낮은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다. 퇴직 신중년이 오랜 시간 쌓아온 전문 경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고용안정성과 소득을 더욱 보장해주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50~69세 미취업자 중에서 전문자격이나 소정의 경력이 있는 사람은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는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이하 ‘경력형 일자리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활동기간은 2022년 12월까지이며, 근무 기간 중 4대 사회보험 가입 및 최저임금 이상의 보수가 지급된다.
고용노동부는 ‘22년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 신청을 받는다고 6일 밝혔다. 경력형 일자리 사업은 5060 퇴직전문인력에게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민간일자리로의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으로 2019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2월에 118개 자치단체의 518개 사업을 선정해올 연말까지 3437개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여 분야는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 중소기업 경영 컨설팅, 장애인 학생 교육, 공사현장 산업안전 컨설팅, 관광 약자 여행 지원, 플랫폼 노동자 직업상담, 농업기술 전수 서비스 등 다양하다.
그 예로 마케팅·회계 등 분야별 신중년 경력자는 지역 내 사회적기업 등 경영개선 지원 업무를 할 수 있다. 드론자격증을 보유한 신중년은 산림, 해양, 환경, 교통, 건축 등 도시 안전 시스템 점검 및 관리 지원이 가능하다. 바이오 자문위원은 발효미생물 분야 전문자문이 될 수 있다.
김영중 고용정책실장은 “5060 퇴직전문인력이 경력형 일자리 사업을 통해 지역 사회에 공헌할 뿐만 아니라 민간일자리로의 재취업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많은 참여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참여를 희망하는 5060 퇴직자는 자기 경력이나 자격증에 해당하는 분야의 사업을 각 ’자치단체 홈페이지‘ 또는 ’장년워크넷 홈페이지(www.work.go.kr/senior)‘ 내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에서 확인하여 해당 자치단체 및 수행기관에 신청하면 된다.
요새 유행하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소셜미디어나 블로그를 보면 소위 힙한 ‘인싸’들 사이에서 내추럴 와인에 대한 해시태그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개인의 다양한 취향과 철학을 바탕으로 감성을 드러내고 즐기는 마니아들이 늘어나는 추세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내추럴 와인이 짠! 하고 나타난 것이 아니다. 산업 발전의 격동기인 1980~90년대에 이어 2000년대부터는 웰빙(Well-being), 로하스(LOHAS) 등의 사회현상에 관심을 가지면서 ‘친환경’이 화두로 떠올랐다. 자연주의를 내세우는 내추럴 와인은 친환경주의와 새로운 패러다임의 와인 문화를 형성하는 하나의 움직임으로서 유기농·친환경 등의 자연주의 방법으로 생산한 순수한 와인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매력물로 등장했다.
해외에서도 내추럴 와인이 확산되는 추세다. 2016년 10월 ‘뉴욕 타임스’에서는 ‘The Next Generation of French Wine Makers’라는 헤드라인과 ‘Bring on Natural Wine’이라는 제목으로 내추럴 와인을 생산하는 젊은 와인메이커와 내추럴 와인 트렌드에 대해 조명하기도 했다. 일본의 경우 이미 10여 년 전부터 내추럴 와인을 소비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내추럴 와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유럽과 파리를 중심으로 최근 4~5년 사이에 빠르게 주목받고 있는 내추럴 와인이 이젠 한국에서도 낯설지 않다.
이런 현장의 인기에 힘입어, 현대 문명의 도움으로 위치기반 서비스를 활용한 내추럴 와인 가이드 애플리케이션도 등장했다. ‘Raisin’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파리, 도쿄, 뉴욕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내추럴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좌표가 포도송이처럼 오밀조밀하게 뜨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내추럴 와인 관련 시음회나 행사도 점점 확산되고 있으며, 파리 와인 위크엔드(Paris Wine Weekend), 로 와인 페어(Raw Wine Fair), 루트 스톡 시드니(Root Stock SYDNEY) 등이 대표적이다. 2017년 와인 에이전시 비노필(Vinofeel)에서 주최한 살롱 오(Salon O)를 시작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내추럴 와인 시장이 점점 활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렇듯 높아진 관심만큼 국내에서도 해를 거듭할수록 자연주의 와인을 수입하는 업체들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탄탄한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내추럴 와인의 갑작스러운 인지도 상승이 내추럴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거품처럼 일어났다가 금방 사라지는 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게 현실이다. 아직 유럽에서조차 내추럴 와인에 대한 정의가 없다.
‘Life is too short to drink bad wine.’ 영국 유학 시절 우연히 들른 와인 상점에 이런 문구가 붙어 있었다. ‘인생은 나쁜 와인을 마시기에 너무 짧다’라는 강렬한 문구에, 나쁜 와인이 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나쁜 와인보다는 다양한 와인이라는 표현이 맞지 않을까 하는 짧은 생각을 해봤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종류의 와인이 있다. 같은 품종이라 하더라도 생산지의 테루아, 양조가의 철학, 와인이 유통되는 이동 마일리지와 컨디션에 따라서도 최종 소비자가 경험하는 와인은 다채롭게 느껴질 수 있다.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존재하는 내추럴 와인이 최근 뜨겁게 재조명받고 있는데, 내추럴 와인, 오가닉 와인, 바이오다이내믹 와인 등 부르는 이름도 다양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와인과 내추럴 와인에 대한 정의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와인을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주연배우를 위해 필요한 연출 과정은 매우 복잡하지만 어쨌든 포도와 효모가 주인공이다. 포도 재배와 양조 과정에서 약간의 다른 점이 각각의 와인 명칭으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상업적인 목적으로 품질의 일관성을 추구하는 와인을 편의상 컨벤셔널 와인(Conventional Wine)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상업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와인이라고 해서 품질의 고저(高低)를 논하는 것은 옳지 않다. 널리 모든 사람이 편리하게 와인을 소비할 수 있도록 해준 고마운 효자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내추럴 와인에 대한 인기가 날로 높아지면서 테루아, 혹은 포도의 재배와 와인 생산 방법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참에 내추럴 와인과 유기농 와인, 바이오다이내믹 와인 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유기농 와인, 바이오다이내믹 와인, 내추럴 와인의 포도 재배와 양조 방법의 기본은 일단 유기농법으로 재배하는 것이다. 유기농 와인은 화학비료나 제초제, 살충제, 유전자 변형물(GMO), 곰팡이 제거제 등의 사용을 지양해서 포도를 재배한다. 바이오다이내믹 와인은 유기농 재배를 기본으로 달의 움직임(음력)에 따라 포도를 재배하고, 규정(바이오다이내믹 농업 규정 ; BD 500~508 등 9개의 특별퇴비와 소뿔점토 등을 사용)에서 정하는 퇴비만 사용한다. 포도 수확도 기계 수확이 아닌 손으로 수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유기농 와인의 포도밭은 생물의 다양성과 조화를 존중한다. 100% 자연 부산물 퇴비만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며, 유기농 인증을 획득해야 한다. 바이오다이내믹 와인은 1920년 오스트리아의 철학자 Dr. 루돌프 슈타이너(Rudolf Steiner)에 의해 시작되었다. 혹자들은 유기농 와인보다 상위 단계라고 하는데, 포도밭을 자체적인 자연 순환이 가능한 살아 있는 생명체로 보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내추럴 와인이란 무엇인가? 내추럴 와인은 언제나 존재해온 와인이며, 전혀 새로운 존재는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부족한 식량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농업 분야에서 신품종 개량과 개발이 이루어졌으며, 이러한 기술적 혁신을 통해 식량 생산이 증가했다. 와인 생산을 위한 포도 재배에도 화학약품 등이 본격적으로 사용되면서 자연적인 방법으로 만든 와인은 설 자리를 위협받게 되었다. 내추럴 와인 캠페인을 최초로 시작한 이는 이자벨 르게롱(Isabelle Legeron)이다. 아버지와 삼촌 등 친척들이 화학물질 노출 등에 기인한 암으로 유명을 달리하는 걸 목격한 그는 우리의 생존을 위해 내추럴 와인이 필요하며, 땅의 정화 작업과 함께 깨끗한 환경을 만들고 지켜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주장했다.
내추럴 와인은 유기농 혹은 바이오다이내믹 방법으로 포도를 재배, 생산하는 것을 기반으로 최소한의 조정만 시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개개인의 와인 생산자가 적은 포도 수확량으로 정제된 효모가 아닌 야생 효모를 사용하고, 대부분 청징(Fining)과 정제(Filtering) 과정을 최소화하거나 시행하지 않고 이산화황의 첨가도 배제한 상태로 와인을 생산한다. 매년 생산량과 품질의 일관성을 보장할 수 없지만, 환경 사랑과 장인정신에 가치를 두는 젊은 세대에게 인기 만점이다. 유니크하고 재미있는 레이블 디자인도 인기몰이의 일등공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산화황을 첨가하지 않지만 생산 과정 중 발생하는 천연 이산화황의 존재로, 각 와인 스타일별 SO2 허용량이 정해져 있기도 하다.
아쉽게도 현재 내추럴 와인에 대한 공식적인 정의와 법적인 규정은 없다. 하지만 건강과 자연, 환경 등의 가치가 강조되고 있는 요즘 내추럴 와인의 인기는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준철 한국와인협회 회장이 이런 말을 했다. “내추럴 와인은 테루아라는 작곡가가 만든 클래식 음악을, 연주자인 와인메이커가 품종이라는 악기를 이용해 연주하는 아름다운 음악이다.” 내추럴 와인을 이해할 수 있는 최고의 표현이 아닐까 싶다.
와인 정보에 대한 목마름과 신비주의가 와인을 더욱 멋있어 보이게 만들기도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을 수도 있는 아슬아슬한 줄다리기이기도 하다. 유기농 와인, 내추럴 와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러저러하게 와인 라벨 판독은 끝났지만, 정말 내추럴 와인인지, 유기농법이 확실한지, 관련한 인증이 있는지, 최소한의 규정은 지켰는지 등을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소비자 입장에서는 필요하다. 정식 인증을 거친 와인에 더 신뢰가 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추럴 와인에 대한 인증은 있을까? 프랑스에는 AVN((L'Association des Vins Naturels, www.lesvinsnaturels.org)이라는 단체에서 발행하는 내추럴 와인 인증 마크가 있긴 하지만 모든 내추럴 와인 생산자들이 이 인증 마크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는 생산자의 와인 생산에 대한 풀 스토리를 들어야만 비로소 내추럴 와인이라고 인식할 수 있다. 아직 프랑스에서도 내추럴 와인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정립되지 않았다고 하니 하루 빨리 관계 법령이나 최소한의 정의가 내려졌으면 좋겠다. 한편으로는 내추럴 와인의 정체성이 단 몇 마디 말로 설명되는 것은 아니니, 지금처럼 자유로운 영혼으로 존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다소 모순된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추럴 와인에 대한 인증과 등급에 대한 정보가 전무하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서 셀프 어필(?)을 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이름표’가 중요하다. 오래전부터 단순하지만 의미 있는 표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런 ‘이름표’가 있는 와인이 등장했다.
내추럴 와인만 수입하는 국내의 한 수입사는, 회사명 이니셜을 딴 동그란 스티커를 와인병에 붙여서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우리나라 정부기관에서 공식 인증하는 마크도 아니고 식품위생법에 근거한 스티커도 아니다. 해당 수입사는 수입할 내추럴 와인을 선정한 후 여러 가지 까다로운 수입 과정과 셀러링 조건 등을 만족하는 와인에만 스티커를 붙인다고 하는데, 엄선해서 수입하는 와인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이 녹아 있는 듯하다. 이렇게 내추럴 와인 소비자와 애호가들을 위해 이름표를 붙여주는 생산자나 수입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름표를 붙여 내 가슴에 확실한 사랑의 도장을 찍어~”, 구수한 트로트 가사가 머릿속을 맴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농촌에서 살아보기’ 참가자를 23일부터 모집한다고 밝혔다.
‘농촌에서 살아보기’는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이 농촌에서 최장 6개월간 살면서 생활을 체험하고 지역민과 교류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참가자에게는 마을에서 제공하는 숙소를 포함, 마을이 직접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영농기술 교육뿐만 아니라 지역 일자리 체험, 주민교류 기회 등을 제공한다.
참가 희망자는 귀농·귀촌 누리집(www.returnfarm.com)에서 신청할 수 있다. 참가자로 확정되면 3월 14일부터 충남 부여·전북 김제 등 8곳을 시작으로 전국 110곳의 운영마을에 입주하게 된다.
농식품부는 ‘농촌에서 살아보기’ 장소가 고령층이 많은 농촌마을 내에 위치한 점 등을 고려해 프로그램 참가자는 모두 입소 1일 전 신속항원검사나 PCR검사를 통해 코로나19 음성 확인을 받아야 입소 가능하다. 더불어 마스크 착용, 예방접종 확인 등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해 진행토록 할 방침이다.
지난해에 처음 시행된 ‘농촌에서 살아보기’는 전국 88개 시군의 104개 마을에서 운영돼 도시민 649가구에게 농촌 생활체험 기회가 제공됐고, 이 중 73가구(11.2%)가 농촌 마을로 이주했다.
아울러 귀농귀촌 희망 도시민은 물론 프로그램을 운영한 농촌 마을주민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농식품부는 이를 토대로 올해 사업을 확대, 개편해 도시민에게 더욱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올해 참여 시군은 총 95개로 작년보다 7개 시군이 늘었으며, 운영마을도 약 110곳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기준 선정된 운영마을은 56개 시군에 64곳이며, 나머지 시군(39개)도 다음 달까지 선정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농촌에서 살아보기’의 유형은 지난해와 같이 귀농형·귀촌형·프로젝트참여형으로 나뉘지만 올해는 3개 유형 내에 재배품목 장기실습형·중심지 거주형·농촌유학 연계형 등 특화마을을 도입해 도시민에게 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현출 농식품부 농업정책국장은 “‘농촌에서 살아보기’는 도시민이 희망하는 지역에 직접 살아보는 기회를 통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전의 두려움과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귀농귀촌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실제 농촌으로의 안정적인 이주와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귀농 생활을 근사한 쪽으로 끌어가기 쉽지 않다. 물이야 고수라서 거침없이 순행하지만, 그래 물을 스승으로 삼아보지만, 정작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치르기 십상인 게 귀농이다. 생각보다 더 만만치 않고, 예상보다 더 까다롭다. 기대처럼 낭만적이지도 않으며, 계획대로 수익이 발생하지도 않는다. 한마디로 폭풍 속의 질주다. 광주광역시에서 알아주는 이가 많은 ‘여장부’로 살았던 박선주(50, ‘들꽃다물농장’ 대표)의 귀농 경력은 올해로 6년 차. 그는 비바람 속을 ‘미친 듯이’ 내달렸다. 그가 믿은 건 자신의 야무진 근성 하나였으며, 그걸 아낌없이 꺼내 썼던 것 같다. 덕분에 나가떨어지기는커녕 여하튼 앞으로 나아가는 성과를 거두었다.
산을 무척 좋아하는 버릇이 있는 사람은 마침내 도시를 떠나 산에서 살기를 꿈꾼다. 박선주가 그랬다. 산 아니고 다른 데서 살까 보냐! 동갑내기 남편 고광민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그렇게 산촌 귀농을 염두에 두고 살던 중에 절호의 찬스를 포착했다. 부부의 건강에 상당히 심각한 이상이 생겼던 거다. 옳다구나! 이제 지리산으로 가자!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귀농에 시동을 걸었고, 지체 없이 일을 서둘러 드디어 전북 남원시 운봉읍의 산자락에 살게 됐다.
“지리산 근처에 경치 좋은 터를 잡고 살며 부부의 건강을 되살리고 싶었다. 지리산을 수시로 오르내리고, 산나물들을 가꿔 먹고, 정직한 노동으로 땀 흘리고, 그러면 까짓것 뭐 건강을 회복할 수 있겠지. 그런 생각이었다. 하지만 막상 귀농을 하고 보니 뭐 하나 쉬운 게 없더라. 펑펑 눈물을 쏟은 날이 많았다. 어라, 이게 왜 이런 거야? 이러자고 내가 귀농했나? 광주로 돌아가야 하는 거 아냐? 귀농을 후회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지리산은 자주 올랐고?
“그토록 좋아하는 지리산이지만 일에 치어 거의 올라가지 못했다. 2019년 내 생일날 천왕봉을 한 번 올랐을 뿐이니까.(웃음)”
박선주는 야트막한 야산 하나를 통째로 사들여 농장으로 가꾸었다. 2만 6000평에 달하는 너른 규모다. 허리 휘어질 신역이 실로 자심할 걸 짐작할 만하다.
건강은 좋아졌나? 때로 위중한 사람도 살리는 게 산인데.
“좋아지는 것 같더니만 더 나빠지더라고.(웃음) 남편은 허리디스크에 시달렸고, 나는 뇌경색으로 쓰러지기도 했다. 이게 다 스트레스 탓인 것 같다. 농사일 자체는 어렵지 않다. 몸이 아프더라도 작물이 성장하는 걸 바라볼 때면 행복하니까. 문제는 역시 스트레스의 강도다. 도시에서보다 과중한 스트레스와 상처를 받으며 살았다.”
욕심을 줄이면 스트레스 관리가 좀 쉬워진다고 한다. 과중한 스트레스의 원인이 무엇일까? 과욕? 외부의 횡포?
“스트레스 유발인자가 한둘이 아니다. 난 욕심 많은 여자는 아니다. 기질적으로 어지간한 상처엔 끄떡도 하지 않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데 주민과 갈등하면서 오는 상처엔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더라. 예를 하나 들어볼까? 귀농 초기에 지방신문 기자의 고발로 곤욕을 치렀다. 우리가 백두대간을 훼손했다는 죄목이었다. 이 가당찮은 사건은 무혐의로 결론이 났지만 상처가 컸다. 무섭기도 했다. 외지인을 배척하는 지역 일각의 풍토를 여실히 깨달은 것이다.”
지역에 귀농인이 등장하면 주민들은 무대에 오른 배우를 바라보듯 주시하기 마련이다. 이 무대에서 호감을 사기 위해서는 일단 자세를 낮추는 게 현명하다고들 한다.
“원주민들과 어울리기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았으나 돌아오는 대가는 정당하지 않았다. 나는 귀농 초기부터 친목과 공동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갖가지 단체에서 열심히 뛰었다. 리더로도 활동했다. 지역민들과 우호적인 관계 맺기에 성공한 사례라는 얘기도 자주 들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탱크처럼 과감하게 밀고 나가다
박선주 부부는 광주에서 그들의 전공인 기계설비업을 지속해 기반을 잡았다. 남편에 이어 그 역시 ‘기계가공 기능장’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여성 3호’ 기능장을 받았다. 아마도 뭐 하나에 꽂히면 들입다 파고들어 끝을 보는 성격의 소유자일 게다. 두둑한 배짱을 장기처럼 달고 사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자산을 정리해 만든 13억 원쯤의 자금을 임야 구입과 토목공사에 썼다. 그리고 ‘탱크처럼 매사 과감하게’ 밀고 나갔단다. 그 저돌적인 행진으로 ‘성공한 강소농’이라는 평을 듣기에 이르렀던 것.
그러나 원주민과의 관계에선 한숨이 폭폭 터져 나오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광주로 달아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힐 지경으로 겪은 애환이 많았다. 세태란 원래 어딜 가나 사특한 것. 저기는 안 그런데 여기만 그럴 리야 있겠나? 저기는 낙원이고 여기는 지옥일 리 있겠나? 그저 내가 처신하기 나름이거니, 그리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박선주가 귀농으로 경험한 세태는 얄궂다.
“귀농하는 사람들은 제2의 삶을 위해 도시에서 찌들었던 마음을 미리 내려놓고 온다. 대부분 순수한 마음으로 농촌의 정과 인심에 녹아들고 싶다는 의도를 가지고 귀농한다. 그러나 내가 경험한 지역 현실은 차가웠다. 거의 모든 게 토박이들 중심으로 돌아가더라.”
토박이 그룹이 먹이사슬의 상위 기득권을 수호하기 위해 은연중에 발동하는 텃세. 이건 보수적인 농촌 지역에 흔히 고착된 폐습이다.
“거칠게 말하자면 그들은 지역사회를 위한답시고 단체에 슬쩍 발을 담근 채 영악하게 혜택만 찾아 누린다. 이기적이며 순수하지 않다. 귀농인에겐 좋은 정보나 마땅한 권한조차 공정하게 배분되지 않는다. 우리는 아무리 노력해도 남원 사람이 될 수 없겠구나! 결론이 그렇게 나더라고.”
대안은 무엇일까?
“물론 토박이들이 다 그런 건 아니다. 좋은 이들도 많으니까. 그들의 우정에 힘을 얻으니까. 그러나 별수 없다. 발을 빼는 수밖에. 이젠 마음의 문을 닫았다. 이런 얘기를 길게 하는 건 귀농하려는 이들이 참고하길 바라서다. 성급하게 귀농지를 정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는 거다. 지역의 인심과 풍토부터 미리 파악하는 게 그 무엇보다 앞서 중요하다.”
부부가 부업에 나서기도
겨울바람이 맵차다. 바람에 눕는 마른 풀들. 잠들어 고즈넉한 나무들. 외진 산기슭의 외딴 거처에 감도는 적막감. 농장의 겨울 풍경은 잠잠해 고독해 보인다. 그러나 수려한 산간이다. 산 아래에서 정상까지 나선형으로 낸 길에선 과도한 인위가 느껴지지만 생산의 기지로 변환한 노고는 더 큰 실감으로 다가온다. 이 산에 사는 텃새들은 알까? 박선주 부부가 야산 개간에 과연 몇 톤 분량의 비지땀을 쏟았는지.
산에 심은 주 작목은 호두나무다. 어린 것들을 심었으니 여러 해가 더 흘러야 수확을 볼 수 있다. 박선주는 당장 생산이 가능한 작목들도 재배했다. 옥수수, 감자, 고구마 따위를. 생산량은 많지 않았지만 용케도 잘 팔려 농사에 재미를 붙이게 하는 촉매가 됐다. 현재까지 각별히 공을 들이는 건 비타민 C 함량이 높은 것으로 유명한 블랙커런트. 즙, 잼, 곤약젤리 등으로 가공해 유통한다. 이 농장의 모든 작물은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된다. 해섭(HACCP,식품위생안전시스템) 인증도 받았다. 경험을 살리고 식견을 돋워 일궈낸 성과다. 농업 공부도 그 기반이 됐다.
“귀농 이후 건축법이나 산지관리법 등을 배워 숙지했다. 전국 곳곳의 수많은 농업 교육기관을 찾아다니며 이론과 기술도 습득했다.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건, 무상 교육의 경우 대형 기관이나 단체에서 한결 실속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수익 상황은 어떤가?
“2018년 총매출은 2400만 원이었다. 2019년엔 6800만 원, 2020년엔 9800만 원이었고, 2021년엔 1억 원을 넘어섰다. 순수익은 매출의 60% 정도다. 연도별 증가율로 보면 고속 성장이다. 그러나 손익분기점 도달에는 한참 미달한 상태다. 워낙 많은 자금을 초기에 쏟아부었기 때문이지. 게다가 지속적인 재투자가 필연이라 버겁다. 그나마 좀 안도하는 건, 처음엔 지니고 온 자금을 털어 투자했지만 지금은 소액이나마 돈을 벌어 투입한다는 점이다.”
귀농인들이 흔히 하는 얘기가 있다. 농사로 먹고살기 쉽지 않다는 거다.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먹고살기 어려운 정도가 아니다. 물정 모르고 덤볐다가는 파탄 나기 딱 좋은 게 농사다. 문제는 판로다. 우리는 공격적인 SNS 마케팅을 구사해 그나마 수입을 거둔다. 그러나 농사일에 정신없이 바빠 SNS에 충실을 기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래저래 상황이 열악해 때로 눈물 나는 것이지.(웃음)”
어떤 방법으로 현실을 타개하지? 무슨 수가 있기는 있나? 귀농의 명암이야 이미 또렷이 인식했을 텐데.
“멀리 보고 긴 호흡을 하며 달려간다. 미래적 비전은 사회적 농업이나 치유 농업에 두고 있다. 당장 급박한 자금 조달을 위해서는 농외소득을 벌어들인다. 우리 부부가 농사만 짓는 건 아니라는 얘기지.”
농사 외에 어떤 일을 하지?
“내가 알바를 뛰곤 했다. 광주시에 가서 전공인 기계설비 분야의 수업을 해주고 보수를 받는 식으로. 남편은 더 많은 일을 한다. 오늘도 그는 인근 양계장에서 병아리 입출 일을 도와주고 일당을 받아왔다. 이런 식의 부업으로 부부가 매월 벌어들이는 수입이 200만 원 정도다. 농업소득에만 의존하는 귀농은 낡은 방식이다.”
귀농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다각도로 모색하며 멀리 넓게 보라! 박선주가 털어놓는 언설의 행간에 비친 메시지가 그렇다. 이런 그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다시 귀농을 한다면? 답은 이렇다.
“돈 들이지 않고 귀농 생활을 시작하겠다. 300평 정도의 농토를 임대해 농막에 살며 농사 경험부터 쌓을 것이다. 농외소득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도 필수고. 자금을 왕창 쏟아붓는 귀농은 미련한 귀농이다.”
박선주 씨가 주는 귀농 Tip
•승률 높은 농업을 원하면 지역 특산물을 작목으로 선택하자. 판로 확보가 용이하고, 지자체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대규모 농업도 잘만 하면 승산이 있다. 지역 특산물을 규모화할 경우엔 승률이 더 높아진다.
•농촌에 대한 낭만적인 환상은 깨끗이 버려라.
•농업정책자금을 함부로 받지 말자. 자립 의지가 수반되지 않은 지원금 운용은 빚만 늘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농사만 믿지 말고 농외소득 획득 방법도 적극적으로 모색하자. 찾으면 일은 얼마든지 있다.
귀농·귀촌인 대한 관심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귀농·귀촌에 도움이 되는 국가기술자격 13종이 공개됐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귀농·귀촌에 도움이 되는 국가기술자격'을 선정해 27일 발표했다. 2020년 전국 귀농인 수는 12570명이었다. 이는 전년 귀농인 11504명 대비 9%가 증가한 인원이며, 30대 이하 청년층도 13%나 증가했다.
선정된 13종에는 먼저 작물 재배 분야 3종, 유기농업기사, 유기농업산업기사, 유기농업기능사가 포함됐다. 특용작물 분야는 2종으로 버섯산업기사, 버섯종균기능사가 속했고, 축산 분야는 4종으로 축산기술사, 축산기사, 축산산업기사, 축산기능사가 꼽혔다. 농업기계 분야는 지게차운전기능사, 굴착기운전기능사, 농기계운전기능사, 농기계정비기능사로 4종이다.
선정 이유와 관련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유기농업기능사·산업기사·기사는 유기농업 분야에 대한 윤작 체계, 자재 선정, 토양 특성 등 생산 관리 업무 등 농업 전반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초기 귀농·귀촌인들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최근 먹거리 안전, 동물 복지, 건강에 대한 소비자 경향과 관련되어 특용작물 재배와 축산업이 농가 소득 증대에 큰 몫을 하고 있으며 버섯, 축산 분야의 자격이 꾸준한 인기를 구사할 것으로 내다봤다.
농기계와 관련해서는 지게차운전기능사, 굴착기운전기능사는 농·림·어업종 구인 광고에서 TOP3 안에 포함되어 있고, 귀농·귀촌인들을 위한 교육 과정 상위 프로그램으로 편성되어 있어 귀농·귀촌인들에게 필수적인 자격증으로 평가했다.
10년간 회사 생활 후 지게차운전기능사 등을 취득해 고향으로 돌아온 김용관 환희목장 대표는 공단을 통해 "농업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귀농을 선택했다"며 "자격증 취득이 성공적인 귀농·귀촌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공단 어수봉 이사장은 "삶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귀농·귀촌인들에게 국가기술자격이 큰 도움이 되길 기대하며, 앞으로도 다양한 자격 정보를 지속해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 새해가 코 앞에 다가왔다. 새해가 밝으면 '나이 듦'에 대해 생각하게 마련. 특히 2025년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만큼, 노인 관련 복지 정책에 대한 관심이 절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2022년 새해를 맞아 새롭게 바뀌는 노인 정책은 무엇이 있는지 짚어봤다. 보건복지부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서의 정책을 담았다.
먼저, 보건복지부의 '2022년도 기초연금 선정기준액' 발표에 따르면, 내달부터 기초연금 지급 대상 선정 기준액이 오른다. 노인 단독가구는 월 소득 인정액이 180만원, 부부가구는 288만원 이하면 기초연금을 받는다. 노인 단독가구는 올해 169만원에서 11만원이, 부부가구는 270만 4천원에서 17만 6천원이 오르면서 기준이 확대됐다.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은 65세 이상 노인 중 기초연금 수급자가 70% 수준이 되게 설정한 기준금액으로 노인의 소득·재산수준, 생활실태, 물가 상승률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산정한다. 소득평가액과 재산의 소득환산액(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을 합산한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이면 기초연금 수급자로 선정된다.
기초연금은 신청해야 받을 수 있다. 내년에 만 65세가 되는 경우에는 생일이 속한 달의 한 달 전부터 기초연금 신청이 가능하다. 주소지 관할 읍·면사무소 및 동 주민센터, 가까운 국민연금공단 지사를 방문하거나 복지로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된다.
또한 2022년 장기요양 보험료율이 오른다. 올해 11.52%보다 0.75%포인트 인상된 12.27%로 보험료율이 책정됐다. 이에 따라 가입자 세대 당 월 평균 보험료는 1만 4446원으로 올해 1만 3311원보다 1135원 증가할 전망이다.
장기요양보험료는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으로 인해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 등에게 신체 활동 또는 가사 활동 지원 등을 제공하는 사회보험제도로, 2008년부터 시행됐다. 지난 2017년 6.55%에서 이번 12.27%까지 보험료율이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그런가 하면, 여성가족부는 경력 단절 여성 취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통합 서비스를 확대한다. 각 부처 전문 인력 양성 과정을 이수한 경력 단절 여성과 새 일 센터의 취업 지원을 연계하는 사업을 8개에서 11개로 늘린다. 고용 유지와 경력 사후 관리도 강화한다. 고숙련·고부가 가치 직업 훈련 과정을 59개에서 약 70개로 확대하고 취업률과 지역 일자리 연계 가능성이 높은 직종의 장기 훈련 과정을 운영한다.
또한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고독·고립감 해소를 위해 생애주기별(청년, 중장년, 노년 등) 사회관계망 지원 사업을 실시한다. 1인가구는 각 지역의 가족 센터를 통해 자기 개발 및 심리·정서 상담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 받을 수 있다.
청년 1인 가구는 '자기 돌봄 관계 기술과 소통·교류 모임'을, 중장년 1인가구는 일상에서의 '서로 돌봄 생활 나눔 교육'을, 노년 1인가구는 '심리상담과 건강한 노년 준비 교육' 등 생애주기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생활 사회기반시설(SOC)형 가족센터도 확충할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지연금 가입 연령을 현행 만 65세에서 60세로 낮추고, 저소득 농업인과 30년 이상 장기 영농인에게는 월 지급금을 5~10% 추가하는 우대 상품을 1분기 중 도입한다. 농지연금은 주택연금처럼 농지를 소유한 경우 농지를 담보로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지급 받는 제도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실버 마이크' 사업을 신규로 추진한다. 실버 세대 문화예술인에게 공연 기회를 제공해 고령 문화예술인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만 60세 이상 문화예술인을 공모 및 오디션을 통해 선정해 '문화가 있는 날'(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공연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1~5인의 소규모 팀 100팀을 모집하고, 팀 당 5회 공연 기회를 제공한다. 1회 평균 팀 당 150만원을 지원 받을 수 있다. 60대 이상 문화예술가 지원을 통해 노년층이 문화 활동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 사업의 목표다.
‘가급적 정직하게!’ 귀농 농부 박인성(48, ‘준삼이네 작은농장’ 운영)의 모토다. 아귀다툼과 꿍꿍이로 소란한 속세에서 삶을 통째 정직성으로 채우긴 어렵다. 그의 뜻인즉 농사만큼은 부끄럽지 않게 짓고 싶다는 것이다. 과욕과 과속을 자제해서. 그러나 알 만한 사람은 다 알다시피 농사란 믿기 어려운 사업이다. 변수와 장벽이 많아서다. 난다 긴다 하는 재간꾼들도 나가떨어지기 십상이다. 초보 농부에겐 더 버겁다. 희한한 방식으로 치르는 고행에 가깝다.
올해로 귀농 5년 차. 큰 산은 몰라도 나직한 산정쯤엔 올랐을 법한 이력이다. 그러나 박인성은 아직 산 중턱에서 비지땀을 쏟는다. 이마저 장족의 발전이다. 초기엔 산 아래를 맴돌며 물에 빠진 듯 허우적거렸다. 이는 귀농 준비가 부족한 탓? 아니다. 그는 준비 자체가 성공인 양 면밀하게 준비했다. 정보를 수집하고, 귀농 교육을 받았으며, 농사 실습도 해뒀다. 천안에 있는 회사를 퇴직하기 2년 전부터 치밀한 대비를 했던 것. 그럼에도 뭐 하나 술술 풀리는 게 없더란다. 귀농, 이건 참 호락호락하지 않다. 만만하게 보고 덤볐다가는 큰코다친다.
박인성은 고추농사를 한다. 관행 농업에 비해 한층 난해한 유기농법으로. 유기농이야말로 정직한 농사의 첩경이라고 그는 믿는다. 농약으로 칵테일을 하다시피 한 생산물을 팔아먹는 건 도리와 사리에 어긋난다고 본다. 유기농을 하더라도 딱 부러지게 하고 싶다. 대충 술렁술렁 할 경우엔 신농씨(神農氏, 농사의 신)의 저주를 면치 못할 거라는 신념을 가진 양 충실을 기해온 것 같다. 그런데 1500평 고추밭으로 거둔 5년간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처음 두 해 동안은 매출이 제로였다. 기술력도 부족했지만 판로가 막막했다. 3년 차엔 500만 원, 4년 차엔 25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5년 차인 올해엔 1000만 원을 넘어서 이제야 서광이 비치는가 싶다.”
통과 의례적 수련기임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저조한 실적 같다. 원인이 무엇에 있다고 보나?
“생산과 마케팅 면에서 부족했던 나의 책임이 우선 크다. 유기농산물을 불신하는 시장의 경향도 요인이다. 이는 과거 한때 일부 유기농 농가들이 장난을 친 탓이다. 품질의 차별화는 별로이면서 비싼 가격을 받았기 때문이지. 요즘은 일반 농산물과 가격 차가 크지 않다. 그러나 외면한다. 1000~2000원 차이에도 민감한 게 소비자더라.”
많고 많은 작물 가운데 고추를 선택한 이유가 있겠지?
“대표적인 환금성 작물이기 때문에 호감을 가졌다. 고추농사가 괜찮다는 귀농 교육기관의 홍보를 고려한 선택이기도 했다.”
기관의 홍보와 실상이 일치하지 않은 셈인가?
“1000평 규모 고추농사면 대략 5000근의 건고추가 나온다고 했다. 근당 2만 원을 친다면 연간 매출 1억 원이 된다고, 충분히 먹고살 만하다고 가르쳤다. 이는 상당히 매력적이지 않은가? 그러나 지나친 과장에 불과했다. 관의 홍보를 곧이곧대로 믿을 일 아니다. 냉엄한 현실을 파악해야 한다.”
결국 작목 선택의 오류?
“후회가 없지 않았지만 다 지나간 일이다. 고추든 뭐든 농사치고 어렵지 않은 게 단 하나도 없다는 걸 주변 농가들의 실상을 통해서도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
성공 사례에서 배우는 게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매체에 등장하는 이른바 성공 사례 중 과연 몇이나 진실일까? 팩트를 담은 정보에 접근하기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 본다. 게다가 남의 성공 사례를 내게 적용한다고 승산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이런 얘기 들어봤나? ‘농민이 백 명이면 농법도 백 가지다.’ 농민 개개인의 실력은 물론이고, 지역의 기후와 토질 등 환경 조건에 따라 최적화된 방식을 구사해야 살아남는다는 얘기다.”
고추보다 매운 근성으로
농사에 정답이 없다는 것. 농사라는 바다에 순탄한 항로는 없다는 것. 귀농 5년간 그가 배운 게 이렇다. 딴엔 사력을 다해 몸과 마음을 쏟아 고추농사와 맞붙어 얻은 결론치고는 다소 허무하다. 하지만 고진감래가 인생의 속성인 바에야 과히 낙심할 게 없다. 그는 그리 여기는 것 같다. 오히려 농업의 현실을 또렷이 인식할 수 있게 돼 값진 경험으로 삼는다. 이제 관점을 쇄신하면 되는 거다.
그렇다면 무엇을 쇄신할 것인가. 일단은 SNS를 통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더 중요한 건 지난 5년간 흠뻑 두들겨 맞은 듯 얼얼한 정신과 구겨진 자존심을 부양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러기 위한 단 하나의 방법은, 뚝심과 고집으로 밀고 온 5년간의 근면과 근로의 행진을 여기서 멈추지 않는 데 있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다시 말해 박인성은 농사로 끝내 성공하고 싶다. 고추보다 매운 근성을 발동해 고추농사에 가일층 피땀을 쏟을 참이다. 그럴 만한 자신감도 얻었단다.
“농사에 서툴렀던 초기엔 고추 품질에 문제가 없지 않았다. 그러나 5년 차인 올가을엔 기대치 이상의 품질을 보유한 고추를 생산했다. 이쯤이면 됐다는 판단을 내리고 만족스러웠다. 여느 해와 다른 방법을 동원한 덕분이다.”
어떤 방법이지?
“퇴비를 직접 만들어 농약 대신 투입하는 게 유기농인데 이를 심화했다. 바닷물엔 유익한 미량원소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여기에 착안, 이를테면 아미노산을 보충해주기 위해 생선 국물이나 새우가루 등을 투입했다. 그러자 생육과 맛, 결실이 좋아지더라.”
남들의 객관적 평가는 어떤가?
“유기농 고추를 한다고 쓴웃음을 짓던 마을분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얼마 전엔 우리 농장의 건고추를 사간 어르신도 있었다. 그분 역시 팔기 위한 고추농사를 짓는다. 하지만 식구들에겐 우리 농장의 고추를 먹이고 싶었던 것이다.”
햐! 놀라운 ‘인증’이다. 그런데 당신의 블로그가 썰렁하더라. SNS의 다이내믹한 힘을 아직 모르시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떤 귀농인은 농사에 5할, 블로그에 5할, 이렇게 에너지를 배분하는 전략적 실천으로 판매에 날개를 달았던데….
“그 문제를 요즘에야 고민한다. 그간 농사일에 정신 팔려 블로그에 신경 쓰지 못했다. 채워 넣을 콘텐츠도 막연했고. 블로그 마케팅의 효과를 알면서도 방치했던 거다. 쇄신할 참이다.”
그의 농장은 충북 보은군 외진 산속에 있다. 2년여 동안 고르고 골라 마련한 터전이다. 임야 1만 평을 사들여 깎고 밀고 다듬어 만들어낸 농장이다. 산 절반, 하늘 절반인 산골짝이다. 풍경은 순수하고 분위기는 아늑하다. 야생의 나무들과 골짜기와 능선이 보기 좋게 어우러졌다. 오두막 하나 짓고 새소리, 바람 소리, 피고 지는 꽃들, 그 덧없는 것들을 벗 삼아 살기 딱 좋은 산중이다. 어떻게 이곳을 찾아냈을까?
“충북권에 나온 임야 매물 거의 전부를 2년간 섭렵했다. 떼어본 매물의 등기부등본이 박스로 두 개였다. 자동차 기름값으로 2000만 원쯤 썼고.(웃음) 임야 매입이 쉽지 않은 거다. 좋다고 해 확인해보면 토지 이용률이 현저하게 낮거나 개발제한에 묶인 곳이 대부분이었다. 도로에 접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맹지인 산도 흔했고. 이래저래 열심히 돌아다닐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이 땅을 용케 만난 셈이다.”
귀농 목적 달성한 것과 다름없어
박인성은 농장의 적막 속에서 혼자 산다. 아내와 자녀 둘은 청주에 있다. 이래서야 무슨 재미? 그러나 그는 고독이나 불편에 아랑곳할 겨를이 없다. 이미 호랑이 등에 올라탔으니 말이다. 농사 수익은 저조하고, 매달 갚아야 할 대출이자 부담에도 폭폭 한숨이 나오지만 여하튼 질주해야만 하는 거다. 비유컨대 그는 폭풍의 난바다를 항해 중이다. 당장 멈춰라, 아무리 명령해도 멈추지 않는 거친 파도 너울거리는 바다를. 눈물인들 아니 흘렀으랴.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처럼 엉엉 목 놓아 울곤 했다. 여긴 맘 놓고 울 수 있는 산속이지 않은가?(웃음) 이마저 나쁜 기억은 아니다. 나를 진지하게 성찰할 수 있는 기회였으니까. 이건 귀농으로 얻은 선물에 가까운 것 같다.”
농사의 애환이 내면을 북돋우는 선한 기회였다? 그렇더라도 5년 내내 부부가 떨어져 살다니. 이게 왜 이런가?
“아내는 애초 귀농을 격하게 반대했다. 좀 더 나중에 귀농해도 늦지 않다는 게 아내의 의견이었다. 그걸 묵살하고 내가 밀어붙였다.”
세상의 아내 대부분이 귀농엔 일단 반기를 들게 마련이다. 머리를 쥐어짠 회유와 설득의 과정을 거치고서야 겨우 남편의 뜻이 관철되는 경우가 흔하더라.
“부부가 함께 귀농하는 게 두말할 것 없이 이상적이다. 나는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조용히 기다려주기로 했다. 농장을 성실하게 꾸려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마음을 열고 공감하겠지, 그 생각 하나를 품고 농장에 홀로 묻혀 살았다. 아내의 인정을 받기 위해 부족하나마 최선을 다했다. 그러자 1년쯤 지나서야 처음 농장을 방문한 아내에게서 반응이 왔다. 막막하고 캄캄했던 임야를 번듯한 농장으로 변모시켰다며 몹시 놀라더라고. 존경스럽다는 말까지 해 감격스러웠다.”
비로소 아내의 마음을 사게 된 셈이었겠다. 그럼에도 여전히 떨어져 사는 건 왜지?
“아이들이 아직 미성년이다. 아내의 보살핌이 필요하다. 부부가 동행하기까지 기다림의 시간을 더 가져야 한다. 하지만 간간이 농장에 와서 일손을 거드는 아내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귀농의 목적을 이미 달성한 것과 다름없기에.”
귀농 목적이 아내와의 동행이라는 건가?
“내가 아내를 사랑해 결혼했다. 그런데 중년에 이르러 부부 사이에 어려운 문제들이 생기더라고. 이걸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이 귀농에 있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부부가 자연 속에서 농사를 지으며 오순도순 해로하는 삶. 이게 내게는 간절한 꿈이자 유토피아다. 아직은 농사 상황이 열악하지만 꿈의 절반은 이미 이룬 셈이다.”
농사로 고생하는 그의 손은 두꺼비 등딱지처럼 울퉁불퉁하다. 잠자리조차 편치 않다. 창고에 텐트를 치고 집 삼아 사니까. 그러나 끄떡없다. 농사에선 코피를 쏟았을망정 ‘간절한 꿈’이 이루어지고 있어서다.
박인성 씨가 주는 귀촌 Tip
•귀농은 실로 가시밭길이다. 충분히 숙고한 뒤 결정하자.
•지자체마다 귀농정책이나 정착지원금 규모가 다르다. 미리 세밀하게 파악하자.
•가급적 귀농 지역의 특산물을 재배하는 게 유리하다. 재배 기술과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어서다.
•귀농 전에, 또는 귀농 초기에 남의 농장에서 미리 농사 경험을 쌓아라. 물정을 모르고 농사에 돌입하면 시행착오가 더 많다.
•집이나 농토 마련에 무리한 자금 동원은 금물이다. 자금을 비축하지 않으면 차후 곤경에 빠질 수 있다.
직장에 청춘을 바친 시니어에게 은퇴는 사회생활로부터의 해방인 동시에 새로운 출발점이다. 100세 시대의 시니어들은 인생 2막을 위해서 또 다른 직업을 찾거나, 취미나 여가활동을 즐긴다. 이 모든 것을 혼자서 하기엔 부담스러운데,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평생교육’이다. 고령화 사회 속 평생교육의 의미와 더불어 다양한 평생교육을 소개한다.
평생교육은 생애를 걸쳐서 이루어지는 모든 교육 활동을 이른다. 평등교육법의 정의에 따르면 학교의 정규 교육과정을 제외한 학력보완교육, 성인 기초·문자해득교육, 직업 능력 향상교육, 인문교양교육, 문화예술교육, 시민참여교육 등을 포함하는 모든 형태의 조직적인 교육 활동을 말한다. 학교교육의 대안으로서 주로 성인 학습자를 대상으로 하는데 사이버대학교, 한국방송통신대, 복지관,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 등 다양한 기관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고령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면서 평생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출산율 저하와 상대적인 고령 인구 증가로 생산연령 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며 기대수명이 대폭 늘어났다. 평균 은퇴 연령은 50대 전후지만, 실질 은퇴 연령은 70대 초반으로 차이가 크다. OECD 국가 중에서도 격차가 높은 편에 속한다. 따라서 은퇴 이후에도 전직과 재취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직과 재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자기계발이 요구되는데, 그래서 더욱 평생교육이 필요하다.
고학력 U턴 입학생이 많은 원격대학…중도탈락 많아
대면이 어려워지면서 원격교육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사이버대, 방통대 등을 중심으로 한 원격대학은 퇴직한 고학력 중장년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방통대는 고령화와 고학력화가 뚜렷이 드러났다. 원격교육연구소에서 실시한 방통대 재학생 실태조사에 따르면 재학생 평균 연령은 45.2세이며, 최근 5년간 고졸의 비중은 8%가량 줄었으나 대학교 졸업자는 5%가량 늘었다. 실제로 대졸자들이 대학에 다시 입학하는 U턴 입학 현상이 생겨났다.
김영철 한국원격대학협의회 사무국장은 “코로나19 이후 원격수업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으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연령대가 원격대학에 입학하고 있다. 원격대학은 디지털이 서툰 중장년층에는 원격 지원 등을 통해 원활한 교육을 지도하고, 일반대학과 차별화를 위해 4차 산업혁명에 맞춰서 AI와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융합 전공학과를 신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이버대학교와 한국방송통신대학교는 원격대학의 ‘쌍두마차’다. 사이버대학교는 고등교육법에 따라 운영되는 사립 원격대학으로, 강의 수강과 시험 응시 등 모든 수업과 학사과정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진다. 다만 실습이 요구되는 교육은 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4년제와 2년제 대학과 동등하게 졸업하면 학사 또는 전문학사를 취득할 수 있는 고등교육기관인 정규 대학교다. 대학원이 설치된 대학에서는 석사학위 취득도 가능하다. 2021년 기준 21개의 사이버대학교가 있으며, 약 13만 명이 재학 중이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는 사이버대학교와 달리 4년제 국립 원격대학교다. 국내 최초로 원격교육을 도입했으며, 졸업하면 4년제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4개의 단과대학(인문과학대학, 사회과학대학, 자연과학대학, 교육과학대학) 아래 총 24개 학과가 있다. 모든 강의는 온라인으로 제공하지만, 일부 과목은 출석 수업을 운영한다. 전국에 분포한 13개 지역 대학과 학습센터 및 학습관에서 대부분 수업을 했는데,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실시간 화상회의 프로그램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두 대학의 장점은 용이성과 가성비다. 일부 과목을 제외하고 대부분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언제든 쉽게 강의를 수강할 수 있어서 좋다. 또한 일반대학과 비교해 등록금이 저렴하다. 사이버대의 등록금은 일반대학 등록금의 3분의 1 수준이다. 수업료는 1학점당 6만~8만 원으로, 수강하는 학점에 따라 등록금이 달라진다. 방송통신대는 계열에 따라 다르지만 한 학기당 약 30만 원 중후반이다.
다만 중도탈락하는 학생이 많다. 대학 알리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방통대의 중도탈락률은 22.7%이며, 사이버대는 14~23% 정도였다. 일반대학의 중도탈락률이 한 자릿수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중도탈락률이 높은 편이다. 김 국장은 “1주에 평균 8시간 정도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데, 온라인 수업이다 보니 1주만 놓쳐도 타격이 크다. 한번 놓치면 따라가기 어려워서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시간과 돈을 절약하는 학점은행제
한편 중장년들은 학점과 더불어 자격증 취득이 가능한 학점은행제에도 관심이 많다. 학점은행제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제도로, 온라인 수업뿐만 아니라 자격증 취득, 전적 대학 학점 활용, 시간제등록제를 활용한 과목 이수 등을 통해 학점을 인정받으면 학위 취득이 가능하다. 학사는 전공 및 교양 학점을 포함해 140학점 이상, 전문학사는 전공 및 교양 학점을 포함해 80학점 이상(3년제는 120학점 이상)을 인정받아야 학위를 받을 수 있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 관계자는 “보통 학점제로 운영하지만, 학위 수여가 2월과 8월이라서 교육 훈련기관에서 사이버대의 학기제와 비슷하게 학사일정을 운영한다”라며 “원격대학은 한 기관 내에서만 들을 수 있지만, 학점은행제는 400여 개 기관에서 원하는 강의를 골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중장년들이 학점은행제를 선호하는 이유는 자격증 취득과 효율성 때문이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발표한 ‘학점은행제 학위 취득자 사회적 경로 조사’의 자료에 따르면, 50대 이상에서 학점은행제의 목적으로 자격증 취득을 꼽은 이가 34.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은퇴를 준비하면서 학점은행제를 선택하는 이들은 이 제도의 장점으로 용이성(34.9%)과 시간 절약(32.6%)을 꼽았다.
비용 측면에서도 정규 대학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없는 시니어들이 고려해볼 만한 제도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 관계자는 “현역에서 일하고 있는 직장인은 경력 향상을 위한 학위 취득에 관심이 많고, 은퇴하신 분들은 사회복지사, 한국어 교원 등 자격증 취득으로 제2의 인생을 꿈꾸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기술과 취미로 인생 2막을 열다
학위 이외에도 학교에서 배운 ‘기술’을 통해 재취업을 하는 중장년들도 생겨났다. 실제로 한국폴리텍대학교는 은퇴한 중장년들이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직업 역량을 강화하는 맞춤형 직업훈련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폴리텍대학은 종합기술전문학교로, 기술 중심의 실무 전문인을 양성하는 고용노동부 산하 국책 특수대학이다.
취업을 희망하는 만 40세 이상의 미취업자(학력 무관)는 이 대학의 신중년 특화과정을 통해 숙련된 기술을 취득할 수 있다. 이 과정은 시니어 헬스 케어 등 중장년들이 선호하는 학과 위주의 과정이다. 훈련비 전액 무료이고, 80% 이상 출석 시 훈련수당 및 교통비를 추가로 지급받는다.
한편 대학교 부설 평생교육원을 통해 새로운 문화적인 삶을 성취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명지대학교 미래교육원 시니어센터는 중장년을 위한 맞춤형 재취업과 취미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취미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시니어 모델, 트로트 가수, 전통 민화 등 문화예술 분야의 수업을 마련했다. 햇병아리극단과 오페라싱어 및 뮤지컬배우 수업, 트로트 가수반 등은 무대까지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니어센터 관계자는 “시니어 모델, 트로트 가수 등 시니어들의 관심이 많은 과정을 운영 중인데, 인기가 좋다. 새로운 문화를 배우는 동시에 동년배들과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의 장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코로나 시대의 찾아가는 평생교육
코로나19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평생교육에 대한 갈증을 해결해준 사례도 등장했다. 대전 대덕구는 찾아가는 배달강좌를 통해 평생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전염병 우려가 커지면서 최소 학습 인원을 5인에서 3인으로 조정했고, 특정 장소를 방문해 도시농업, 생태해설 등 다양한 강좌를 진행 중이다.
대구 수성구 평생학습관은 평생교육 시 지켜야 할 방역수칙을 온라인 콘텐츠로 제작해 배포했다. ‘오오운동’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적극적인 대처의 일환으로 평생교육 현장에서 생활방역 실천을 위한 온라인 콘텐츠 개발과 공유 사업이다. 여기서 ‘오오’는 강의 5분 전, 강의 5분 후를 의미한다. ‘오오운동’은 평생교육 현장에서의 방역을 위한 실천 내용을 담은 영상 콘텐츠로, 수성구 평생학습관이 개발하여 전국에 무료로 공유됐다. 수성구 평생학습관 관계자는 “감염병 예방을 위한 수칙을 말과 글보다는 영상으로 보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아 제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진로와 더불어 문화활동을 위한 평생교육은 행복한 노후를 위해 필요하다. 논문 ‘노년기 평생교육 참여와 삶의 질’에 따르면 평생교육에 참여한 노인집단은 인지 기능이 높고 우울감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앞서 살펴본 것처럼 직업 진로교육에 참여할수록 인지 기능이 높았고, 취미 등 문화적 교육에 참여할수록 여가 만족도나 친구 및 지역사회 관계 만족도가 높았다.
이혜진 교육부 평생학습정책과장은 “노인은 평생교육을 통해 자기계발과 더불어 성취감을 얻기도 하지만, 나아가 평생교육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한다. 앞으로의 평생교육은 공부 차원의 교육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공론의 장을 만들어주는 평생시민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