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RP가 보도한 축적된 연구 자료에 따르면 독감 예방 주사는 뇌 건강 및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UT헬스 휴스턴의 연구원들은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한 93만6000명의 65세 이상 환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4년 동안 독감 예방 주사를 한 번 이상 맞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또래에 비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40%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게다가 예방접종을 정기적으로 받은 사람들에게서 보호 효과가 더 높았다. 연구의 주저자인 아브람 벅바인더 박사는 성명에서 “매년 독감 백신을 꾸준히 접종한 사람들에게서 알츠하이머 발병률이 가장 낮았다”며 “4년의 추적 기간 동안, 예방접종을 받은 이의 5.1% 알츠하이머병에 걸렸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유병률은 8.5%까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
그렇다면 백신과 알츠하이머병의 연관성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아직 뚜렷한 원인을 내놓기는 어렵지만, 면역 체계가 뇌 장애 발달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 착안해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다른 연구에서는 파상풍, 소아마비, 헤르페스와 같은 다양한 성인 예방 접종과 치매 위험 감소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2020년 듀크대학 연구팀은 폐렴 예방 접종을 받은 65~75세 성인의 경우 알츠하이머의 유병률이 더 낮게 나타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연구에서 독감 예방 접종이 이미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진행 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코로나19 백신과 알츠하이머병과의 연관성도 조사할 가치가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이 2033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자의 비중이 20%를 넘어섰을 때 초고령사회로 분류된다.
14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산하 ‘인구와 발전연구센터’가 발표한 중국 인구 변동 예측 자료에 따르면 중국 인구는 점차 감소해 2050년 13억 명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2035년까지 14억 명 안팎을 유지하다 점차 감소한다는 것.
한국은행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 4월 발표한 ‘인구구조 변화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보면 중국의 생산연령인구는 2013년 10억 100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해 9억 7000만 명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현재의 인구증가 추세가 지속된다면 2035년에는 65세 이상 고령층의 비중이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고령화는 전 세계적인 고물가 상황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히고 있다. 중국의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들면 다국적기업에 대한 노동력 공급까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은은 보고서에서 “중국의 인구구조 변화는 전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중국은 고령화 속도도 매우 빠르다. 많은 인구학자들이 2020년 기준 전체 인구의 13.5%를 차지하는 노인인구 1억 9000만 명은 향후 30년 동안 36.4%(약 4억 명)까지 높아지고, 생산연령 인구는 2억 명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다.
중국 ‘인구와 발전연구센터’는 출생인구가 완만하게 감소해 2035년까지 매년 1천만 명 가량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2020년 1억 9100만 명에서 2025년 2억 명, 2033년에는 3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는 실버경제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iiMedia Research에 따르면 2020년 중국의 실버 시장은 5조 4000억 위안의 시장규모, 연간 25.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한 징동(京东) 소비 및 산업 발전 연구원은 2021년 1~3분기 노인전용상품 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3%, 판매량 73%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노인전용 제품의 시장 수요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중국 노령과학연구센터에 따르면 중국 노년층은 온라인 소비에도 활발하게 나서는 모습이다. 노년층의 신기술에 대한 수요, 특히 스마트폰을 비롯한 스마트 제품에 대한 수용도도 높아지고 있다. 2021년 중국 쇼핑 플랫폼 ‘티몰’에서 ‘솽스이(11.11) 쇼핑페스티벌’ 노년층 판매내역을 분석한 결과 스마트폰이 패딩과 모직 자켓을 제치고 판매 1위 상품에 올랐다. 가장 선호하는 모델은 아이폰이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를 통해 ‘중국의 실버경제 발전 현황’을 소개한 이맹맹 칭다오무역관은 노인전용 제품 기업을 개발하고자 하는 기업에 “우수한 성능은 물론 빅데이터‧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적극 활용해 노년층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관광공사가 50대부터 60, 70대 이상을 대상으로 ‘시니어 세대 여행수요 심층 분석 및 전망’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시니어 세대의 여행인식 및 실태 분석과 여행 산업 전망을 통해 국내 여행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함이다.
관광공사는 50대를 비롯해 60, 70대 이상 소비자들의 2019~2021년 BC‧신한카드 지출내역, 티맵 내비게이션 목적지 검색 건수, KT통신 데이터 기반 관광지 방문자 수, 소셜 네트워크(SNS 게시글, 시니어 커뮤니티 112개) 등 빅데이터와 승인 통계, 선행 연구 보고서 등을 활용했다. 학계, 업계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를 덧대 더욱 면밀하게 분석했다.
시니어 세대에 대한 인식은 복지 정책상의 보살핌을 받는 ‘수동적인 존재’에서 소비시장에 영향력을 미치는 ‘능동적인 주체’로 변화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0년 고령친화산업시장 규모는 약 124조 원으로, 2015년 67조 원에 비해 약 2배 증가했다. 2018년에 비해 2020년 주요 백화점(롯데, 현대, 신세계)의 고객 연령대별 소비 매출은 50대 6.6%에서 20.1%, 60대 14.9%에서 17.2%로 증가했다. 백화점 우수고객 중 50세 이상은 2021년 기준 롯데 우수고객(MVG크라운) 50%, 현대 우수고객(자스민) 61%에 달했다.
시니어 세대는 여행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2017년 발표한 통계청의 여가활동조사에서 65세 이상 인구의 ‘향후 가장 하고 싶은 여가활동’ 1위는 관광(65.8%)이었다. 소셜미디어와 커뮤니티의 ‘여행’ 키워드 언급 추이를 살펴보면, 코로나19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9년 1만 1257건에서 2021년 2만 7371건으로 언급량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여행과 함께 언급된 주요 키워드로는 ‘섬’, ‘한달살기’, ‘제주’, ‘포토존’, ‘드라이브’ 등으로, 시니어 세대의 여행 소재들이 다양해지고 있음이 나타났다.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의 2019~2021년 카드 소비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도 레저, 골프장 등 여가서비스업이 차지하는 소비 비중은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내비게이션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도 비슷한 결과를 도출해냈다. 시니어 세대에게 골프장 등 레포츠 유형과 가족단위 리조트의 숙박 유형이 인기를 끌었으며, 고급호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관광공사는 통신 데이터를 분석해 2021년 기준 50세 이상 방문자 비중이 높은 지역은 전남, 경남, 울산이며, 50대는 전남, 60대 울산, 70세 이상은 부산을 선호해 연령대별 선호하는 지역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시니어들이 늘고 있음이 나타났다. 소셜 네트워크를 분석한 결과 시니어들이 ‘다양한 인연 맺기’, ‘행복한 노후생활’, ‘건강과 젊음 유지’, ‘삶의 질 높이기’ 등의 목적을 둔 여행을 원하고 있음이 나타났다. 먹거리 체험 비중이 줄어든 대신, 체험‧액티비티 및 관광 활동의 비중이 증가했다. 여행 테마로는 ‘자연친화 여행’, ‘체험여행’, ‘도보여행’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럼에도 시니어 세대는 ‘코로나19 확산 염려’. ‘동행인 부재’, ‘고령의 부모님 케어’, ‘체력 부족’ 등의 원인으로 여행을 주저하고 있었다. 여행 후 불편함을 느끼는 원인으로는 ‘장시간 운전’, ‘단체여행 시 동행인과의 심리적 불편’ 등의 요인이 꼽혔다.
연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오늘날의 시니어 세대에 대해 “체력, 라이프 스타일, 스마트기기 활용능력 등으로 과거와 크게 달라진 모습을 확인”했다고 입을 모았다. ‘시니어’라는 단일집단으로 볼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준에 따라 세분화하는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관광공사는 시니어 세대가 건강한 노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에 따라 다양화, 고급화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발맞춰 액티비티 특화 프로그램, 계절 특화 상품, 동반자 여부 및 구성원 특성에 따른 여행상품 구성 등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앞으로 “불편 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여행정보 접근성을 확대하고, 물리적 장애 해소 및 여행 동반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의 서비스 개선을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정선희 한국관광공사 관광컨설팅팀장은 “이제는 65세 이상 시니어 세대를 역동성과 다양성을 가진 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며, 이들이 여행에서 소외되고 있었기 때문에 보다 면밀한 분석과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니어 세대의 다양한 여행 수요에 대응하고 불편 요소를 적극 해소하고자 지원한다면, 시니어 세대를 통한 여행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 고독사 사망자는 50·60 세대, 특히 남성이 많다고 한다. 100세 시대에 50·60 세대는 젊은 나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들의 고독사가 잇따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와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서울기술연구원 최수범 연구위원은 지난 20일 서울시청에서 서울싱크탱크협의회(SeTTA) 주최로 열린 ‘빅데이터 기반 고독사 예방’ 정책세미나에서 ‘고독사 실태조사 자료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고독사로 정식 분류된 사례는 2020년 51건에서 2021년 76건으로 늘었다. 이 기간 고독사로 분류된 사망자 127명을 분석한 결과 사망자 10명 중 8명(76.4%)은 남성 1인 가구였다.
연령대는 60대가 31.5%(40명)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50대 26.8%(34명), 70대 18.1%(23명), 40대 13.4%(17명)로 이었다.
전체 고독사 사망자 중 생계·의료·주거 등 기초생활수급자는 80.3%(102명)로 집계됐다. 나머지 19.7%(25명)는 비수급자로 확인됐다. 비수급 사망자 중 60.0%(15명)는 관리(상담) 이력조차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년 남성의 고독사 위험은 서울시복지재단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서울시복지재단 송인주 선임연구위원은 세미나에서 ‘서울시 고독사 위험 현황 분석’을 발표했다. 송 연구위원은 2020년 기준 서울시 고독사 위험자 사망 건수를 978건으로 분석했고, ‘무직인 50~60대 남성’을 고독사 고위험군이라고 분석했다.
연령별로는 60대가 29.1%(265건)로 가장 많았고 50대 19.3%, 70대 19% 순이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644명으로 65.8%를 차지했고, 여성은 334명으로 34.2%였다. 무엇보다 서울시 고독사 사망자 가운데 95.4%인 933명이 무직 상태였다. 또한, 일용근로자가 18명, 자활 근로자가 13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송 연구위원은 “무직인 50~60대인 남성은 강제 퇴거나 열악한 노동 환경, 급격한 은퇴를 겪은 뒤 일상이 급격하게 몰락하면서 고독사 위험군으로 이어졌다”라고 진단했다. 더불어 고독사를 한 978명 가운데 61.3%인 599명이 돌봄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최수범 연구위원은 “현재 지원으로는 고독사를 예방하기 어렵고, 위험군 선별에도 어려움이 있다”라며 “위험군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서는 수동적인 조사에서 데이터 기반의 위험군 발굴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서울시는 올해 고독사 위험 2천 가구에 고독사 예방을 위한 스마트플러그 기기를 업그레이드해줄 계획이다. 아울러 스마트 플러그를 멀티탭 형태로 제작해 낡은 멀티탭을 교체해주거나 전기요금 보조를 통해 스마트플러그 보급 확대를 모색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대표 유품관리사인 김석중 키퍼스코리아 대표는 확대되고 있는 고독사 문제를 어떻게 볼까. 먼저 그는 한 70대 남성의 고독사가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교사로 일하셨던 분인데 자녀들한테 굉장히 완고한 태도를 보이셨다. 뭐든지 자기 혼자 일을 해결하려고 하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돌아가시고 나서 정리를 하는데 침대 밑에서 가방이 나왔다. 속옷, 양말, 홑이불 같은 것들을 싸놓으셨더라. 요양병원에 가게 되면 들고 가시려고 준비를 하셨던 것 같다. 그리고 칠판에 약을 먹은 날을 기록해뒀고, 방송 프로그램에서 나온 내용을 메모해둔 것도 있었다. 3년 전에 쓴 것들로 보이고 가방도 그때 싸신 것 같았다. 치매 증상이 그때부터 있었다는 사실도 추정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치매 방지를 위해 혼자서 부단히도 노력하신 것 같다. 하지만 사람은 마지막 순간에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혼자 해결하시려고 하다 보니 안 좋은 결과를 맞았다고 생각한다”면서 “고인분이 돌아가시고 자녀분들이 매우 안타까워하셨다. 자녀분들이 다가가려고 해도 고인께서 마음의 문을 안 열어주셨다”라고 전했다.
이를 두고 김석중 교수는 “전형적인 고독사의 모습”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김 교수는 “무연고 고독사가 많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가족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소통이 안 되어서 고독사를 맞는 경우가 많다. 실제 고독사의 본질 문제는 가족 간의 사이 약화다. 가족과 소통하고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 혼자서 해결하겠다는 자세는 굉장히 위험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가족들이 있는 데도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석중 교수는 “혼자 사는 50·60 세대들을 보면 이혼도 있고, 갑작스럽게 은퇴를 한다거나 자영업을 하다가 경기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패배주의가 생겨서 가족들과 떨어져서 혼자 있고 싶어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특히 50·60 세대 남성의 고독사가 많은 이유에 대해 김 교수는 “식사를 제대로 못 챙겨 먹어 영양 불균형이 오면서 건강이 악화되는 것 같다”라고 짚었다.
이에 따라 김석중 교수는 고독사 예방법에 대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심신 건강 유지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고민거리를 털어놓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영국 버밍엄대학교(University of Birmingham)의 연구에 따르면 나이가 많고 악몽을 자주 꾸는 경우 파킨슨병의 초기 징후일 가능성이 높았다.
학술지 ‘이클리니컬메디슨’(eClinicalMedicine)에 게재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악몽을 자주 꾼 남성 노인이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파킨슨병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2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은 치매, 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질환으로 꼽히는데, 비자발적 손발 떨림, 신체 경직, 균형 및 보행 장애 등의 증상을 보인다. NINDS(National Institute of Neurological Disorders and Stroke)에 따르면 파킨슨병은 미국에 두 번째로 흔한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현재 약 50만 명의 미국인이 앓고 있다고 기록됐지만, 대부분이 병원을 찾지 않거나 다른 병으로 오진되기 때문에 실제 환자 수는 그 배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렇듯 조기 발견이 쉽지 않기 때문에 확진된 이들 대부분 이미 심각한 상태인 경우가 많다.
해당 연구는 악몽과 파킨슨병의 연관성을 알아내기 위해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3818명의 미국 노인들에 대한 12년 분량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 데이터를 사용했다. 이들은 해당 데이터에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나쁜 꿈을 꾸었다고 보고한 이들이 추후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는지를 추적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추적 기간 동안 악몽을 자주 꾸는 참가자 91명이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고, 악몽을 반복적으로 경험한 남성의 경우 그 가능성이 2배 더 높았다. 아울러 해당 기간 악몽을 자주 꾸는 이들은 결국 뇌 장애 발생 가능성이 3배 이상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연구원들은 “이번 연구 결과는 파킨슨병을 진단 받은 노인들의 경우 증상이 나타나기 몇 년 전부터 악몽을 겪었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러한 악몽의 중요성을 인식했을 때, 혹시 노년기에 특별한 원인 없이 갑자기 악몽을 자주 꾸는 일이 생긴다면 파킨슨병 등 뇌 질환을 의심해보고 관련 전문가를 찾아 도움을 받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세계가 ‘현금 없는 사회’로 한 걸음씩 더 다가가고 있다. 코로나19의 비대면 확산은 이 흐름을 더 빠르게 만들었다. 하지만, 현금 없는 사회에서는 고령층을 비롯한 금융 취약계층이 소외받을 수밖에 없다.
세계는 현금 없는 사회로
‘현금 없는 사회’는 동전이나 지폐를 사용하지 않고 신용카드나 페이 등 비현금 지급 수단을 약 90% 수준으로 사용하는 사회를 말한다. 유럽을 중심으로 등장한 개념이다.
기술의 발전은 세계 많은 나라들을 현금 없는 사회로 인도하고 있다. 스웨덴은 소매업체를 중심으로 현금 결제를 거부하는 사례가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현금 사용이 줄어들자 스웨덴, 영국, 뉴질랜드의 상업은행은 지점과 ATM 숫자를 줄이고 있다. 우리나라 은행들도 점포를 점차 줄여나가는 추세지만, 세 나라는 더 빠르다. 2018년 기준으로 스웨덴의 ATM 숫자는 2014년 대비 21.2% 감소했고, 영국은 11.4%, 뉴질랜드는 7.3%가 줄었다. 우리나라는 2.1% 수준이다.
현금 없는 버스와 무인 상점
우리나라도 현금 없는 사회로 가고 있다. 현금을 받지 않는 카페나 음식점이 늘고 있고, 택시에서 5만 원 권을 내면 거스름돈이 없어 당황하는 경우도 왕왕 생겼다. 젊은이들은 신용카드 대신 스마트폰에 등록된 카드로 결제하는 일이 익숙해졌고, 실물 카드 없이도 모바일로 현금인출기(ATM)에서 일정 금액을 찾을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코로나 이후 늘어난 무인 상점들도 현금 결제를 할 수 없다.
최근 서울, 인천, 대전 등에서는 현금 없는 버스 노선을 시범 운영하거나 점차 늘리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노선을 18개로 확대했다. 적용되는 버스는 418대다. 인천시도 올 1월부터 현금 없는 버스를 도입했다. 경기도를 제외한 수도권 지역에서는 현금 없는 버스 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카드 사용을 잘 하지 않는 고령층은 버스를 탔다가 현금을 받지 않는다는 말에 다시 내리는 경우가 왕왕 생겼다. 이 경우 핸드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계좌이체를 하라고 안내하지만,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에게는 무용지물이다. 카드 외에는 결제 방법이 없어 결국 현금을 받는 버스를 기다렸다가 타야한다.
‘스마트 특화 매장’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롯데리아 홍대점은 무인 매장으로 주문부터 제품 수령까지 모든 과정이 비대면이다. 키오스크로 메뉴를 주문하고 픽업존에서 영수증 바코드를 인식한 뒤 음식이 나오는 곳을 ‘똑똑’ 노크하면 문이 열리며 제품이 나온다. 하지만 키오스크 이용이 어려운 중장년층, 고령층에게는 친절하지 않은 시스템이다.
매장 내에 있는 키오스크 메뉴는 복잡한 구성과 작은 글씨로 고령 친화적이지 않다. 중장년층들도 키오스크를 사용하는데 원하는 메뉴를 찾지 못해 주문을 포기하거나, 결국 직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키오스크 사용법을 배워보지만, 가게마다 키오스크 화면 구성이 달라 애를 먹는다. 키오스크가 사람을 대신하는 무인 매장은 점차 늘어가지만 중장년이나 고령층을 배려한 UI나 시스템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사용법도 어려운데 현금 사용도 할 수 없는 가게들은 고령층을 사회로부터 소외시킨다.
현금을 사용할 권리
가장 먼저 현금 없는 사회를 주도했던 스웨덴은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과 은행 계좌가 없는 저소득층·난민 등의 취약계층의 항의를 받게 됐다. 현금인출기가 없어진 소도시에서는 기차나 버스를 타고 대도시까지 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스웨덴은 은행 등의 현금 사용을 의무화 하고 있다.
이에 유럽에서는 ‘현금 사용 선택권’이라는 개념이 생겼다. 결제 수단을 결정할 때 소비자의 의사를 묻지 않고 무조건 현금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는 개념이다. 현금 없는 사회로 가면서 소외되는 노인이나 취약계층이 생기는 부작용을 겪으며 나타난 개념이다. 무조건 현금을 받지 않는 무인 상점이나 버스 등이 현금 사용 선택권에 반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기도가 현금 없는 버스 비중을 늘리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령화가 높은 지역의 경우 현금 수요가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내버스의 경우 현금 사용률이 0.8% 수준이며, 2020년 기준 경기도내 시내버스 현금 이용률은 2.13%다. 하지만 고령자가 많은 동두천은 9.48%, 가평은 7.96%에 이른다
현금을 받지 않는 버스나 가게 입장에서는 현금 이용률이 1% 수준으로 낮고, 카드를 사용하면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운영의 효율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1%이더라도 현금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고령자나 취약계층이 있다면, 이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적절한 방법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다. 가상화폐가 나오면서 실물 화폐는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세상이지만, 여전히 화폐가 존재하고 사용 가치가 있다면 변화의 과정에서 소외되는 이들이 없도록 더 세심한 장치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나리(가명) 씨는 평소처럼 온라인 쇼핑몰에서 생수를 주문했다. 월 사용료를 내고 무료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서 생필품이 필요하면 늘 같은 곳에서 사고 있다. 그런데 다음 달 카드 명세서를 보니 월 사용료가 더 비싸게 결제돼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최근 쿠팡이 유료 회원제인 ‘와우 멤버십’ 요금을 올리면서 ‘다크 패턴’(Dark Commercial Pattern, 소비유도상술)을 사용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은 월 2900원을 내면 모든 주문을 무료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월 멤버십 비용을 4990원으로 올리면서 논란이 발생했는데, 사실 평균 택배 비용을 생각한다면 한 달에 두 건 이상 주문하는 이용자에게는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다. 그렇다면 왜 비용 인상에서 논란이 발생한 걸까?
쿠팡은 멤버십 가격을 올리면서 소비자가 물건을 결제할 때 확인하는 결제 조건 안내 문구 바로 아래에 ‘와우 멤버십 월회비 변경 동의’라는 문구를 붙였다. 그 아래에는 ‘동의하고 구매하기’라는 파란 버튼이 있다. 물건을 사면서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멤버십을 연장하는 게 아니라 물건을 사는 것에 동의한다고 착각하게 하는 구성이다.
다크 패턴은 마케팅일까?
‘다크 패턴’은 소비자를 속여 상품 구매나 서비스 가입을 유도하려는 목적으로 디자인된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일컫는다. UI란 사용자가 컴퓨터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환경이다. 예를 들면 매장에서 사용하는 키오스크, 은행 ATM 기계, 모바일 뱅킹 앱 등의 화면 구성이 UI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온라인 세계에서는 화면 구성이 얼마나 편리한가가 관건이다. 연령대에 맞춰 화면 글자 크기를 키우고 복잡한 버튼을 간결하게 만드는 이유다.
반대로 다크 패턴은 화면 구성을 복잡하게 만들어 교묘하게 소비자를 속이는 UI인데, 알게 모르게 이미 일상에도 녹아 있다. 유튜브에서 멤버십 가입을 권하거나, ‘오늘까지만 50% 할인’과 같이 구매를 유도하거나, 최저가라더니 막상 결제 직전 추가 금액이 붙는 것들이다. 또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인터넷 첫 화면을 OO로’라거나 ‘OO쇼핑몰 설치’라는 식으로 원하지 않는 것을 자동 설정하게 하는 것도 다크 패턴의 일종이다.
일부에서는 이런 방법이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는 여러 마케팅 수단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소비자가 눈치채지 못하게 구매를 유도하거나, 당장 어떤 불이익이 생길 것 같은 안내 문구로 서비스를 해지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은 소비자에게 손해를 입힌다. 다크 패턴을 규제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오는 이유다.
빅데이터 시대, 규제 마련해야
다크 패턴은 세계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손해 보도록 하지만 불법은 아닌 데다 소비자도 속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규제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자결제 등이 일상화되고 온라인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시대이기에,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화면 구성이 복잡할수록 소비자를 속이기 쉬운 환경이 되고, 이로 인해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게다가 사용자 소비에 관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는 빅데이터 시대에는 다크 패턴을 더 정교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이에 최근 유럽연합은 다크 패턴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디지털 서비스법(DSA)을 도입하기로 했다. 특정 선택을 더 두드러지게 표시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도 다크 패턴 제재를 강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다크 패턴 규제 움직임이 없어 규제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크 패턴 주요 사례
1 소비자 동의 없이 추가 상품을 장바구니에 넣고, 직접 제외하지 않는 한 구매되도록 유도
2 최저가로 유도한 뒤 배송비·수수료·옵션비 등의 추가 비용을 결제 직전에 부과
3 ‘한 달 무료 체험’이라며 클릭을 유도한 뒤 반복적으로 수수료 청구
4 ‘마감 임박’, ‘한 개 남았어요’ 등의 문구로 소비하도록 유도
5 ‘유용한 정보를 받기 싫어요’와 같은 표현으로 소비자가 마치 손해 보는 것처럼 표현
6 ‘회원 탈퇴’ 등의 버튼을 보이지 않는 곳에 두어, 계약하기는 쉽지만 해지하기는 어렵게 함
7 거짓 후기나 체험기로 광고가 아닌 것처럼 속여 소비자가 후기를 믿게 함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노년층의 부채가 증가했으며, 이러한 노인의 경우 여러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 일부 노인들은 부채를 탕감할 수 없는 현실에 놓이며 안락한 노후에 위협을 느끼고 있었다.
미국 ‘어반 인스티튜트’(Urban Institute) 연구원들이 20년에 걸친 광범위한 국가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빚을 진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고혈압, 암, 심장 및 폐 질환, 심장마비 및 뇌졸중 등 두 가지 이상의 질환을 앓았을 경우가 더욱 많았다.
어반 인스티튜트의 선임 연구원은 “특정 유형의 부채, 특히 고액의 부체와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 사이에는 분명한 인과 관계가 있다”라며 “사실상 부채는 그 자체로 나쁜 것이 아니다. 조심스럽게 사용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를 축적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 건강 문제 등을 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조지워싱턴대학의 경제학자 안나마리아 루사르디는 “최근 수십 년 동안의 노인 집단이 이전 세대보다 더 많은 빚을 지고 있다”라며 “금액도 고액인데다가, 채권추심자들로 연락을 받는 등 심각한 수준이다. 아마 그들은 인생의 황금기를 즐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보스턴 칼리지 은퇴 연구 센터(Boston College Center for Retirement Research)에서 발표한 연구에서는 부채의 종류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주택 및 모기지 대출과 같은 담보부채의 경우 주택이라는 자산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이자가 높은 신용카드나 학자금 대출, 의료비와 같은 무담보 부채보다는 건강에 덜 해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1998년 미국 노인 부채의 24% 무담보 상태였는데, 2016년까지 그 비율은 35%로 증가했으며 계속해서 그 비율이 올라가는 추세다. 무드라지야 박사는 “무담보 부채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노인의 일상생활 위험도도 가파르게 상승한다”며 “빚이 자산의 30%라면 빚이 없는 사람에 비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확률이 65% 더 높았고, 자산의 80%가 빚인 경우엔 그 수치가 두 배로 뛴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건강관리 비용의 증가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앞질렀기 때문에 건강이 좋지 않은 노년층의 경우 더 많은 돈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빚을 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된다”라며 “막대한 빚과 이를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은 노인에게 큰 충격과 스트레스를 주며, 곧 건강문제로 직결된다. 은퇴가 임박했다면 자산 축적을 최대한 해놓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노년기 부채 문제는 심각하다.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202년 파산을 신청한 노인 수는 2017년 서울회생법원 출범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해 파산을 신청한 60대 이상 고령자는 2715명으로, 전체 중 39.8%를 차지했다. 즉 개인파산자 10명 중 4명은 노인인 셈.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건강 악화와 고립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그 수치는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되며,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는 시점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미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2060년까지 2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따라 노인 돌봄을 위한 VR(가상현실) 요법의 필요성이 대두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도에 따르면, 많은 회사가 요양시설 노인들에게 비약물 치매치료의 일환인 VR 회상요법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치매를 비롯한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 VR 요법을 통해 외상 및 만성 통증 환자를 치료하려는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해지는 추세다.
VR 회상요법, 노인에게 적합할까?
대표적인 메타버스 전문기업 ‘렌데버’(Rendever)는 미국, 캐나다, 호주 등 450여 개 시설과 협력해 노인 돌봄 및 치료 분야에 해당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특히, 치매를 비롯한 기억력 감퇴와 우울증, 고립감 등을 호소하는 노년층에게도 이러한 VR 요법이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연구팀은 VR 회상요법이 노인의 정신 활동을 자극해 우울감과 고립감을 해소하고, 불안 장애 및 인지 능력 등을 향상시킨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1~2개월에 걸쳐 여러 세션을 거친 후 효과를 보기 시작했는데, 항정신병 약을 복용하던 노인들의 경우 그 사용량이 70%까지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VR 회상요법이란 VR 기술을 통해 노인의 기억 속 과거 환경을 조성, 젊은 시절을 회상하고 경험함으로써 행복감 증진 및 우울감 개선에 도움을 주는 비약물 치료법이다. 이러한 과정이 뇌의 기억력과 인지력을 자극해 치매 예방 및 치료에 주로 쓰인다. 이러한 VR 장치를 통해 노인들은 과거 여행했던 나라를 다시 가보기도 하고, 젊은 시절 추억의 장소로 순간 이동하기도 한다. 옷이나 스타일링도 그 당시 스타일을 재현한다. VR을 통해 고령자들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 경험을 회기하며 외로움을 해소하고 즐거움을 공유하기도 한다. 이러한 서비스는 단순히 과거 경험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친척이나 친구의 결혼식, 장례식 등에서 녹화된 3D 비디오로 구현한 가상 행사에 참석하는 등 새로운 기억을 생성·강화하기도 한다.
이렇듯 VR 치료가 노인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치매환자 등 일부 노인에게는 부적합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치매에 걸린 이들의 경우 VR 요법을 위해 헤드셋을 착용하고 눈을 가리는 등의 과정에서 신체에 불편을 호소하거나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업체는 VR 회상 세션을 45분 정도로 제한하는데, 그 사이에도 개인에 따라 현기증이나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무엇보다 당사자들이 해당 요법의 활용이나 목적 등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워 그 효과가 예상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자칫 이러한 서비스가 확대됨에 따라 대면 서비스 등이 줄어 오히려 노인을 사회적으로 고립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국내 VR 회상요법, 대중화되려면?
국내에서도 삼성서울병원 디지털치료연구센터를 비롯한 대학병원, 요양원 등에서 VR 요법을 시도하고 있다. 또 이러한 기술을 연구하고 서비스를 보급하는 업체들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대면 치매 선별 기술 스타트업 ‘세븐포인트원’도 그중 한 사례로, 가상현실과 의료기술을 융합한 스마트 케어 솔루션 ‘센텐츠’ 서비스를 개발·운영하고 있다.
현재 센텐츠는 9단계로 조정된 인지 자극 콘텐츠를 35주 과정으로 선보이고 있다. 주로 요양원이나 데이케어 센터 등에서 5~10명씩 그룹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가정으로)방문 요양 서비스 패키지의 일부로 포함된다. 세븐포인트원 이현준 대표는 “센텐츠 VR 회상요법을 통해 환자의 기억 회상 단어 개수가 기존 1.2개에서 4.6개로 4배가량 상승했고, 폐 질환 관련 호흡량도 약 16% 상승하는 결과를 보였다”며 “특히 현장에서 VR요법 시행 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효과는 어르신들의 ‘행복감’이다. 주로 아프기 전 젊은 시절 행복했던 기억을 회상하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지고 사용하는 말도 긍정적으로 변화한다”고 설명했다.
서비스를 운영한 지는 만 3년 정도로, 보다 정밀한 결과를 도출하려면 계속해서 데이터를 축적해나가야 한다고.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은 셈. 앞서 해외 사례에서 단점으로 지적된 부분들에 대해 이 대표는 “실제 이용자(노년층) 수준에 맞춰 개발했기 때문에 서비스 이용을 어려워하는 경우는 의외로 많지 않다. 대부분 행복해하고 즐거워하신다”며 “그럼에도 VR 회상 요법의 경우 관련 장비를 마련해야 하는 등 비용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개인이나 소규모 기관 등에서는 이용을 부담스러워한다. 현재는 대부분 프리미엄급 대형 기관 등에서 시도하고 상황이다. 유의미한 효과를 보이는 만큼, 정부나 지차제 등에서도 관심을 갖고 관련 지원책 등이 나온다면 보다 대중적인 서비스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난소암 환자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난소암 환자는 2019년 2만4134명으로 2016년 1만8115명 대비 3년간 33.2%나 늘었다. 특히 폐경 이후 중장년 여성에 발생하는 종양의 경우 난소암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주의가 필요하다.
폐경 이후 난소 종양 난소암 가능성 높아
2019년 암으로 사망한 여성의 절반가량(47%)이 난소암으로 사망했다(심평원). 실제 2019년 기준 전체 난소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64.5%로 유방암 93.6%, 자궁체부암 89%, 자궁경부암 80.5%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난소 종양은 난소에 생긴 종양을 말한다. 기능성 낭종, 기형종 등 ‘양성종양’과 난소암인 ‘악성종양’, 양성과 악성의 중간인 ‘경계성 종양’ 등을 포함한다.
다행히 청소년기와 가임기 연령에서 나타나는 난소 종양은 대부분이 양성이다. 이 중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은 물혹으로 불리는 ‘기능성 낭종’이다. 반면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 난소 종양이 발생했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송희경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폐경 이후 발생하는 난소 종양은 악성인 난소암일 가능성이 높다”며 “폐경 이후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이 중요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고 말했다.
난소 종양은 초음파,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촬영) 등으로 진단한다. 난소 종양이 발견됐을 때 환자의 나이, 증상, 가족력, 영상 소견과 암수치(종양표지자 검사)를 바탕으로 감별 진단을 시행한다. 양성종양이라도 크기가 5㎝ 이상으로 커지거나 종양표지자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했을 땐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료와 함께 수술을 고려한다.
난소암의 약 90%는 난소의 표면에서 발생하는 상피성 난소암으로 최근 상피성 난소암의 유전적 요인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BRCA 1/2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BRCA 1 유전자 양성인 경우 39%에서 난소암 발생) △대장암, 자궁내막암, 소장암 비뇨기암을 동반하는 린치 증후군 등에서도 난소암의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유전적인 요인 외에도 △40세 이상의 연령 △불임이거나 출산 경험이 없는 경우 난소암의 유병률이 증가한다.
초기 증상 경미, 40세 이후 정기검진 필요
난소암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율이 80~90% 이상으로 올라가지만, 초기 증상이 거의 없거나 경미해 진단이 힘든 편이다. 초기 진단되는 경우는 산부인과 검진 시 초음파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이후 난소암이 진행하면서 통증, 복부 팽창, 질 출혈 등이 나타나고, 이외에 막연한 위장 장애, 복부 이상감, 소화 장애, 위장 불안, 가벼운 식욕감퇴, 월경 전 긴장, 심한 유방 팽창, 월경과다, 기능성 출혈 등이 있을 수 있지만 이마저도 난소암으로 진단하기 쉽지 않다.
치료는 수술로 암이 퍼진 부위를 최대한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후 조직 검사를 통해 암의 진행 정도, 암세포의 종류, 환자의 전신 상태, 재발 여부에 따라 항암 치료를 병행한다. 다만 진단 당시 전신 상태가 수술하기에 적합하지 않을 땐 항암 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 이 때문에 조기 진단과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30대 후반부터 1년에 한 번 질 초음파와 피검사를 포함한 정기적인 부인암 검진을 추천한다. 또 가족 중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 BRCA 유전자 변이 검사 시행을 권고한다. 이외에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 6개월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고, 출산이 끝난 고위험군 환자는 난소난관 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송 교수는 “최근 표적 항암제에 대한 활발한 연구로 난소암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됐음에도 난소암의 5년 생존율은 아직 64.5%로 다른 암종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며 “난소암의 치료에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40세 이상이면서 가족 중에 유방암, 직장암, 난소암 병력이 있거나 임신, 출산의 경험이 없는 경우, 12세 이전에 초경을 시작했거나 30세 이후 첫출산을 한 경우라면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진료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