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영화 죽이기 배장수, 권영각 · 넥스트월드
영화 운동을 함께한 두 저자는 ‘한국영화 살리기’를 주창한다. 독과점 상황이 이어지면 한국영화는 소수자로 전락한다고 지적하며, 함께 바꿔 가자고 말한다.
▪ 문재인입니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창재 · 더휴먼
이창재 감독의 다큐 영화 ‘문재인입니다’를 책으로 옮긴 영상 에세이집. 대통령 퇴임 이후 평산마을에서 ‘초보 농부’가 된 문재인의 일상을 담았다.
▪ 오십에 시작하는 1인 출판 흔들의자 · 흔들의자
50세에 1인 출판을 시작한 저자는 1인 사업자에게 ‘5년 동안 1년에 1종씩만 출간해보라’는 ‘511 출간 전략’을 제시한다. 평생 현역의 수입을 거둘 수 있다.
▪ 서울, 광진 천년을 살다 양경태 · 안티쿠스
50년 가까이 서울 광진에서 살고 있는 저자가 집필한 역사문화 기행. 선사시대 지질부터 어린이대공원까지, 그리고 광진에 얽힌 인물 등의 이야기를 담았다.
제3의 장소라는 표현이 있다. 집(제1의 장소)과 직장(제2의 장소)이 아닌 마음 편한 어떤 곳을 뜻한다.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 없이 푹 쉬고 싶은 장소다. 모두의 꿈이기도 할 것이다.
마음 편하게 교류를 촉진하는 제3의 장소
제3의 장소가 필요하다는 말은 집과 직장이 불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집에 있으나 직장에 있으나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기 때문에 자유롭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집과 직장이 있어야 제3의 장소도 의미가 있다. 집과 직장에서 뭔가 어떤 ‘역할’을 했기 때문에 그 시간 후에 비로소 쉬고 싶다는 의미도 된다. 집도 절도 없는 사람에게는 사치스러운 표현이기도 하다.
비슷한 말로 ‘워라밸’이 있다. 일(Work)과 라이프(Life)의 균형(Balance)이 필요하다는 말에 대해 어떤 CEO들은 ‘일도 제대로 못 하면서 무슨 균형 타령이냐’라고 말한다. 그러나 워라밸은 제3의 장소처럼 일과 삶에서 모두 행복하고 싶은 마음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CEO들은 과연 행복한 근무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한편으로는 워라밸 역시 일과 삶이 다 잘되어야만 의미를 갖는 말이다. 물론 다른 한편으로 일은 나의 삶이 아니라고 은연중에 선 긋는 의미가 포함된 것 같아 왠지 씁쓸한 말이기도 하다.
다시 제3의 장소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 말은 미국 사회학자 올덴버그(Oldenburg)가 1989년에 쓴 책 ‘The Great Good Place’에서 나온 말이다. 그는 영국의 선술집(Pub)이나 프랑스의 카페처럼 마음 편하고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을 제3의 장소라고 표현했다. 제3의 장소는 중립적이고, 누구나 평등하고, 대화 중심이고, 찾기 편하고, 단골이 있으며, 본인이 눈에 띄지 않고, 즐길 마음으로 찾는 공간이자, 또 하나의 우리 집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라는 8개 특징이 있다고 분석했다. 즉 가볍게 모여 교류하며 쉬고 즐길 수 있으며 다양하고 이질적인 사람들이 사회적 위치나 입장을 신경 쓰지 않고 교류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의미다.
더 확장하면 1971년에 창업한 스타벅스도 제3의 장소가 된다. 자기 방이 있는데 굳이 카페에 가서 일하거나 공부하는 사람들을 누군가는 ‘커피값으로 잠시 나의 공간(부동산)을 임시로 사는 사람들’일 뿐이라고 해석한다. 어떻게 분석하든 카페에서 온전히 내 시간을 보내고 싶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카페에 가서 작업을 한다. 그러나 올덴버그가 제시한 개념을 카페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에게 적용해보면, 대화나 교류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완벽한 제3의 장소라고 보기 어려운 점도 있다.
로컬의 제3의 장소
제3의 장소를 로컬과 연결시켜 연구하는 이시야마 노부타카(石山恒貴) 교수는 올덴버그가 말한 제3의 장소의 8개 특징이 유연하게 사람이 지역과 관계 맺을 때 나타나는 특징과 같다고 말한다. 지역의 공간과 장소 가운데 비영리단체의 공간, 독서회, 커뮤니티 모임 장소, 학습회 등이 제3의 장소를 형성하는 역할을 하며, 대화와 교류를 더해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는 목적 교류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즉 지역이 도시 생활의 대안도 될 수 있지만 개인과 공동체의 행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몇 년간 지역에서 청년 창업이 많이 일어났을 때, 초기에는 카페, 게스트하우스, 독립서점 등을 많이 보았다. 지역에는 소비자도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공간은 한꺼번에 카페, 게스트하우스, 독립서점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역에 이런 공간들이 만들어졌으니 새롭고 예쁘고 좋다며 모두 환영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어떤 주민들은 공간이 너무 예쁘고 환해서 ‘나 같은 사람이 들어가도 되나’ 하는 이질감만 들어서 모두의 공간은 아닌 것 같다며 투덜거렸다. 갤러리 같은 곳에서 선뜻 문을 열지 못하고 망설임을 느끼는 것처럼,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공간이 의외로 삶에 녹아들지 못하는 것이다. 이렇듯 초기의 청년 창업 공간은 개인이나 공동체의 행복에 기여하는 제3의 장소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그들만의 공간’인 상태였다.
어느덧 몇 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지역의 모습도 조금 더 본격적으로 변하고 있다. 제3의 장소 만들기에 대한 수요도 더욱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지역에서는 수도권이나 인근 대도시에서 끊임없이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에, 지역에서 누구나 편하게 지낼 수 있는 혹은 U·J·I턴해서 돌아오는 사람들의 장소를 확보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말한다.
지역에서 한달살기를 하든 워케이션을 하든 귀농・귀촌을 하든 우리가 원하는 제1의 장소는 일단 안정된 주거 공간, 즉 집이다. 그러나 여전히 집과 직장 외에도 어울려 지낼 수 있고 스스로 자유로울 수 있는 제3의 장소도 필요하다.
진짜 필요한 것은 제3의 장소나 워라밸이 아니라 집, 직장, 제3의 장소 간의 ‘균형’이다.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에 대응한다며 전개하는 정부의 지역소멸대응기금이나 수많은 지원사업에서 그런 본질을 얼마나 고려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내 자식은 취업이 안 돼 애가 타는데 대기업에 취직했다는 둥, 의사 며느리를 봤다는 둥 묻지도 않은 자기 새끼 자랑하는 동창 녀석이 나를 욱하게 한다. 심지어 자랑질하면서 술값도 밥값도 안 내니 더욱 욱한다.
좋은 대학 졸업시켜놨더니 일할 궁리는 안 하고 독립은커녕 내 연금 타 먹으며 같이 살겠다는 딸이 나를 욱하게 한다.
‘삼식이’ 노릇도 징글징글한데 비만 오면 술 한잔 걸칠 생각에 부침개 부치라고 독촉하는 남편이 나를 욱하게 한다.
육십 평생 뼈 빠지게 일하고 은퇴했더니 내가 번 돈으로 호의호식하는 처자식이 나를 욱하게 한다.
내 얘기에 집중하지 않고 휴대폰만 만지작거리는 친구가 나를 욱하게 한다. 무시당한 것 같아 속에서 천불이 난다.
화장실 휴지가 떨어졌는데 다음 사람 생각도 안 하고 근처에 있는 새 휴지 갈아 끼우지 않고 나간 앞사람이 나를 욱하게 한다.
안톤 슈낙(Anton Schnack, 1892~ 1973)이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란 수필을 썼다면, 필자는 ‘우리를 욱하게 하는 것들’을 씁니다.
인디언 추장 이야기
옛날 어느 인디언 추장이 손주에게 말했습니다.
“얘야, 우리 마음 안에는 두 마리 늑대가 살고 있단다. 한 마리는 하얀 늑대로 용기, 희망, 자신감, 신념, 확신 등을 먹고살지. 또 한 마리는 까만 늑대로 분노, 좌절, 공포, 짜증 등을 먹고살아.”
그러자 어린 손주는 “그럼 두 늑대가 싸우면 누가 이기나요?”라고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추장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네가 먹이를 주는 쪽이 이긴단다.”
툭하면 욱하는 사람들
하루에도 몇 번씩 욱하고 화내는 이놈의 성질머리를 고치고 싶은데 좋은 방법이 없냐는 75세 사례자 질문에, 법륜스님은 ‘즉문즉설’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그 성질 고치지 말고 그냥 살라고 답변합니다. 그래도 꼭 고치고 싶다는 애원에 스님은 주저하다 비방 두 가지를 알려줍니다. 하나는 바로 전기충격기를 사서 욱하고 화가 치밀어오를 때마다 몸에 갖다 대는 것입니다. 죽었다 깨어나지 않으면 그 오랜 습관 고치지 못한다고 하면서요. 다른 한 가지는 화가 날 때마다 3000번 절을 하는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왜 화가 날까요 : 기대와 영역 그리고 비교
화는 보통 상식을 넘어선 말이나 행동, 경우에 맞지 않은 행위를 할 때 일어납니다. 인간이라면 지켜야 할 마땅한 도리를 하지 않았을 때도 화가 솟구칩니다. 그렇다면 상식이나 경우, 도리는 누구의 기준일까요? 사람마다 시대마다 상황마다 기준이 달라 갈등이 생기고 화가 납니다. 내 기준과 기대치를 상대가 충족하지 못할 때, 내가 원하는 대로 상대가 해주지 않을 때 우리는 욱하고, 화내고, 분노합니다. 상대에게 묻지도 않고 나 혼자 세워놓은 기준과 기대를 요구합니다. 또 자신은 바꾸기 싫으면서 상대만 바꾸려고 합니다. 내 영역만 소중하고 상대 영역은 무단침입하려 합니다. 친구와 친척, 이웃과 비교하고 저울질당할 때도 욱합니다.
화(火)의 실체
화는 실체가 있을까요? 화는 실체가 따로 없다고 합니다. 도로에서 앞차가 신호 없이 끼어들 때 어떤 사람은 차를 세워 몽둥이로 상대 운전자를 때리거나 차량을 부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많이 급한가 보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똑같은 상황, 똑같은 사람, 똑같은 말인데 누구는 격분하고, 누구는 그럴 수도 있지 하고 그냥 넘깁니다.
화는 오로지 내가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 말은 내가 화를 만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화가 났을 때 화내지 않고 꾹 참는 것은 좋은 것일까요? 가족이나 친구, 곁에 있는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으니까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화를 참는 것은 화를 내는 것과 똑같은 에너지, 그 독기(毒氣)와 살기(殺氣)가 내 안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가 언젠가는 남에게 폭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참기보다 잘 달래야 합니다.
객기(客氣)와 정기(精氣)
화는 주인이 아닙니다. 내가 반쯤 미쳐 있는 상태입니다. 제정신이 아니란 말입니다. 화는 손님, 객식구입니다. 손님은 잘 대접하고 고이 보내야 하듯 ‘객기’(客氣)인 화도 잘 달래고 풀어줘서 보내야 합니다. 손님을 보내고 ‘정기’(精氣)인 나 자신으로 돌아와 주인 노릇을 해야 합니다. 화는 캔에 든 콜라와 같습니다. 당장의 조갈(燥渴)은 해소하겠지만 좀 있으면 또 목이 마릅니다. 쏟으면 얼룩이 지고 흔들면 폭발합니다. 정기는 맑은 물과 같습니다. 갈증 해소는 물론 쏟아도 흔적이 남지 않습니다. 화를 잘 다스리지 못할 때 오히려 우리는 마음의 주인이 아니라 화의 노예가 될 수 있습니다. 화가 나의 주인 행세를 하게 내버려둘 수는 없지 않을까요.
울화병에 대한 ‘동의보감’ 처방전
욱하고 성내고 화내는 게 잦고 깊어지면 화병(火病)이 되기 쉽습니다. 한의학에서 울화병(鬱火病)으로 불리는 화병은 ‘Hwa-byung’이라는 병명으로 등재될 만큼 공식적인 용어로 자리 잡은 듯합니다. ‘동의보감’(東醫寶鑑) 잡병(雜病)편 화문(火門)에 ‘화를 조절하는 방법’(制火有方)으로 마음을 바르게 하고 마음을 가다듬고 마음을 기르라고 강조한 것은, 화가 함부로 동하고 날뛰는 것을 막는 근본적인 처방이기 때문입니다. 화가 동하는 것은 마음에 그 원인이 있기에 마음을 안정하는 것이 바로 화라는 불길을 끄는 방책이라는 것입니다. 화 일기 쓰기로 그 어렵다는 마음을 다스려볼까요.
화 일기 1
저는 이혼하고 혼자가 된 뒤 오빠 집에 같이 사는데 친정엄마가 밤 10시에 시작하는 ‘미스터 트롯’을 보시는 거예요. 조카들 숙제하고 독서하는 시간을 방해하는 것 같아 올케언니 눈치가 보여서 화가 났어요. 아이들이 실제 공부하는 시간대도 아니었는데 갑자기 버럭 화가 치밀어 엄마한테 막 해댔어요.
저도 기분이 썩 좋지 않았지만 곰곰 생각해보니 제가 엄마의 여가와 즐거움에 대해 인정도 이해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드라마 보는 것은 죄악이고 성경 읽기만 바람직한 행위라는 이분법에 갇혀 있었던 것 같아요. 드라마를 통해서든 대중가요를 통해서든 종교적 깨달음을 통해서든 삶의 여유와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또 내가 엄마 인생에 개입해왔네요. 함부로 단죄하고 평가하기를 일삼고 엄마만의 즐거움에 대해 무시하고 모른 체하면서요.
엄마의 사생활과 삶의 즐거움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내 기준으로 엄마의 삶을 좌지우지하지 않고 판단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올케 눈치라는 핑곗거리를 내세울 게 아니라 엄마는 엄마대로, 조카는 조카대로 지켜보며 간섭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몇 년 전 필자가 분노 조절 수업에서 같이 나누었던 사례입니다. 화 일기를 쓰면서 화난 자신을 바라보고, 왜 화가 났을까 스스로 분석하다 보면 나와 상대방을 조금은 더 이해하고 인정하게 됩니다. 마치 유체이탈(遺體離脫)하듯이 내 몸에서 영혼이 빠져나가 자신을 객관적으로,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훈련을 하는 셈입니다. 또 다른 화 일기를 볼까요.
화 일기 2
많이 베풀어도 고마움을 모르는 시동생과 동서 때문에 화가 납니다. 그런데 내가 왜 이렇게 분노가 치밀까 생각해봤습니다.
‘난 왜 꼭 고맙다는 말을 들어야 하지. 내가 뭔가 대가나 보상을 바란 것은 아닐까. 시동생네 살아가는 모습과 내 모습을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괴로워하는구나.’
지금 형편이 많이 여유로워졌는데도 나는 자신을 위해 돈을 쓰지 못하는 반면, 시동생네와 시어머니는 내가 베푼 돈으로 호의호식하는 것 같아 못마땅해하고 있었네요.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내가 간섭할 영역이 아닌데 자꾸 내 잣대로만 평가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내가 원해서 베풀었으면서도 고맙다는 말이나 보상을 바라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 사례는 실제 우리 주변에서 비근하게 일어나는 경우입니다. 다행히 당사자는 화가 났다는 것을 얼른 알아차렸고, 자기 마음을 잘 들여다봄으로써 시댁 식구들을 이해하게 된 거죠.
국수 삶기에서 배우는 분노 조절
분노, 화는 글자 그대로 불같은 감정입니다. 불이 타는 듯, 폭발할 듯 끓어오르는 감정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요. 분노 조절에는 두 가지 등급, 고수와 중수의 처방이 있습니다. 국수 삶을 때 물이 끓어 넘치면 어떻게 하나요? 바로 옆에 둔 찬물을 한 사발 붓습니다. 그것도 잠시, 금방 또 끓어오릅니다. 다시 찬물을 붓고 이렇게 세 번쯤은 해야 국수가 쫄깃하니 맛나게 삶아집니다. 내 안의 화도 같지 않을까요. 나만의 찬물이 필요합니다. 심호흡, 1부터 10까지 세기, 산책, 무엇이든 좋습니다.
찬물 처방이 중수라면 끓어 넘치지 않게 국수를 삶는 사람이 바로 고수입니다. 찬물도 필요 없습니다. 그저 크고 깊고 넓은 그릇만 있으면 됩니다. 필자가 직접 실험해봤으니 믿으셔도 됩니다. 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찬물 없이도 내 마음 그릇을 키우면 화를 줄이고 분노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분노 조절의 최종 목표
해와 달은 서로를 비교하는 법이 없습니다. 단지 자신의 시간대에서 빛날 뿐입니다. 타인의 삶과 비교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람마다 제 노릇만 그저 할 뿐 비난하거나 평가할 필요가 없습니다. 비교하지 않고, 지나치게 기대하지 않고, 남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 화가 훨씬 덜 납니다. 나아가 상대를 대할 때 거리낌이 없고 거스름이 없고 막힘이 없는 상태, 화를 안 내는 것이 아니라 진정 화가 안 나는 단계가 분노 조절의 최종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이 하는 말이나 행동이 하나도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면 얼마나 평화로울까요. 거창하거나 어렵지 않게 안정과 평화를 얻을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같이 해보실까요.
▶ “그렇겠네”, “그랬구나” 맞장구치면서 있는 그대로 들어줍니다.
▶ “그러니까 내 말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합니다.
▶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말 끊지 않고 궁금해하며 충분히 말하게 합니다.
“성냄은 제거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정화해야 하는 것이다.”
- 토머스 애덤스
“분노에 집착하는 것은 누군가에게 던지기 위해 뜨거운 숯을 움켜쥐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 석가모니
인생의 반이 흘러서 마음이 촉박하지만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막막한 중년들이 있다. 자식이나 부모를 돌보느라 또는 너무 바쁘게만 살아서 스스로가 없어진 기분이 드는 경우도 많다. 고민이 쌓이면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을 때가 있는데 독서치료와 문학치료가 그 해결 방법이 될 수 있다.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싶지만 들어줄 사람이 없거나 괜한 걱정을 끼칠까 봐 묻어두고 있지는 않은가. 보건복지질병관리본부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60~69세의 우울증 경험률은 전 연령에서 세 번째로 높은 11.9%를 차지했고, 70세 이상은 13.6%로 가장 높았다. 나이가 들수록 걱정이 많아진다는 것이 괜한 말이 아님을 입증하는 셈이다. 현재 마음의 상황이 심각하지만, 해결 방법을 잘 모르겠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는 방법이 있다. 인식이 좋아지는 추세지만 아직도 ‘정신건강의학과’를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체할 다른 상담소를 찾기도 하는데 그중에서 독서 심리상담을 받으러 오는 중년이 많아지고 있다.
내담자가 받는 독서치료 과정
독서치료는 소설, 에세이, 그림책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사용해 상담을 진행한다. 책뿐만 아니라 시청각 자료를 쓸 때도 있다고 하는데, 문맹인 노인이 쉽게 매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노래를 사용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독서치료사는 내담자의 고민과 상황을 들은 후 그에 맞는 책을 선정한다. 처음부터 책으로 바로 접근하는 건 아니다. 이동희 예담상담심리연구소 소장은 “당일에 충분한 시간 동안 내담자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 과정에서 적절한 책을 떠올립니다. 그다음에는 내담자에게 상담 날짜 전까지 해당 책을 읽어오라고 말씀드리죠”라고 말했다.
상담 당일에는 내담자와의 대화로 상태를 파악하고 책의 전체적인 느낌을 묻는다. 또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과 대사를 통해 내담자의 속마음에 있는 현재 상황을 살핀다.
이동희 소장은 “책에 감정이입을 하게 되면 내담자는 책에 관해 얘기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얘기를 더 많이 하게 됩니다. 책을 통해 힘든 마음을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죠. 독서치료는 일반적인 독서와 다르게 독서치료사가 내담자의 엉킨 실타래 같은 마음을 정확히 풀어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책을 이용한 심리상담이기 때문에 딱딱하게 진단받는 느낌이 덜하다. 책의 결말에 다다르면 내담자에게 등장인물과 같은 선택을 할 것인지 혹은 변화를 줄 것인지 질문을 하면서 내담자의 새로운 생각을 이끈다.
이동희 소장은 독서치료를 받은 내담자에 대해 “연구소에 적게는 일곱 살부터 많으면 일흔셋의 어르신까지 찾아와요. 특히 중장년층도 많이 찾고 있는데 엄마로 살다가 내가 없어진 느낌을 받은 주부, 미혼으로 살다가 어느 순간 외로움을 느낀 중년 등 다양하죠. 독서치료를 통해 다들 새로운 계획에 도전하거나 마음이 성장하기도 했습니다”라고 얘기했다.
그림책과 설화로 상담받는 중년들
긴 글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상담사에게 그림책이나 단편소설 등의 짧은 글을 요청하면 내담자는 독서치료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림책으로 상담하는 조난영 휴심리상담연구소 소장은 중장년층 내담자가 처음에는 그림책 치료를 꺼렸다고 얘기했다.
“그림책은 애들이 보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어요. 동화책의 주 독자층은 어린이지만 그림책은 전 연령이 포함되거든요. 사실 다른 개념입니다. 글보다 그림 비중이 많아서 내담자가 책을 미리 읽고 오지 않아도 돼요. 내담자의 출석률이 좋은 편이죠.”
상담사는 그림책을 구연하듯 읽기도 하는데, 내담자가 부담을 갖지 않고 상상력에 집중할 수 있다고 한다.
옛이야기인 설화를 이용한 문학치료도 쓰이고 있다. 설화는 누구나 편히 즐길 수 있는 문학이며, 그 속의 지혜가 고민을 해소하기도 한다. 배진형 상담연구소 마음이야기공방 소장은 “‘떠나보내기’, ‘부모 돌보기’ 등의 중년기 발달 과업과 관련하여 설화를 선정한다”라고 말했다. 설화는 현대소설만큼 세세하지 않기 때문에 빈틈이 있다. ‘이야기 만들기’라는 문학치료 과정에서 그 빈틈을 채우며 내용을 재구성한다. 배진형 소장은 그 과정에 대해 “익숙한 방식이 아닌,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함께 생각해볼 수 있죠”라고 덧붙였다.
최근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과 서비스의 유무가 아파트 선택 기준 중 하나로 주목받는 가운데 조성 단계부터 키즈카페, 시니어클럽하우스, 골프연습장 등을 마련하고 입주자들을 위한 맞춤 서비스를 계획하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국토연구원이 실시한 주거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에 따르면 미래의 주거가치 중 쾌적성, 커뮤니티, 편리성의 증가폭이 크게 나타났다. 건설사들도 해당 수요에 발맞춰 움직이는 분위기다. 호반건설이 인천 연희공원 내에 공급하는 ‘호반써밋 파크에디션’은 공원 안에 단지가 위치해 조망은 물론 산책과 휴식을 즐길 수 있다. 피트니스클럽, GX룸, 실내골프장 등 체육시설을 비롯해 1인 독서실, 작은도서관, 주민회의실, 키즈클럽, 다함께돌봄센터 등이 마련된다.
동문건설이 강원도 원주시 관설동 일원에 분양 중인 ‘원주 동문 디 이스트’는 단지 내 커뮤니티에서 2년간 다양한 무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향후 유치될 ‘째깍악어 키즈센터’는 실내 놀이터와 다양한 놀이·학습 프로그램이 제공한다. 찾아가는 운동 서비스 ‘후케어스’는 입주민 대상 키즈 프로그램과 시니어 프로그램으로 나뉘며, 연간 4회씩 총 8회 진행한다. 운영 예상 프로그램으로는 유아 성장 발레, 키즈 성장 발레, 시니어 라인댄스, 시니어 메디 발레 스트레칭 등이다. 프로그램에 대한 운영계획은 추후 입주민들이 자유롭게 협의해 변경 진행할 수 있다.
제주시 신제주 생활권 총 425세대 규모로 조성되는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제주’는 단지 내부에 어린이집, 키즈&맘카페, 피트니스, 스크린골프, 실내골프연습장, 시니어클럽하우스 등 1991㎡ 규모의 대규모 멀티 커뮤니티 센터가 조성돼 입주민들의 주거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이 7월 1주(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아파트 가격은 0.00%으로 보합을 유지했다. 수도권(0.04%→0.04%)은 상승 폭 유지, 서울(0.04%→0.03%)은 상승 폭 축소, 지방(-0.03%→-0.04%)은 하락 폭이 확대됐다.
‘공부가 취미’라는 심혜경 번역가. 그가 정의하는 공부는 밤낮으로 정진하고, 빠르게 연소시켜야 할 젊은이들의 것과는 다르다. 나이가 몇 살이든 괜찮다. 직업과 관련되지 않아도 무방하다. 결과 역시 중요하지 않다. 은퇴 후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엄두를 내지 못하거나, 작은 것이라도 좋으니 오래 해보고 싶다면 그를 통해 영감을 얻어보자.
심혜경 번역가는 27년 동안 정독도서관과 남산도서관 등 서울시 공공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했다. 오십이 넘어갈 즈음 자신이 여전히 건강하고 활력 넘친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 남은 긴 삶을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 친구들과 그저 수다 떨거나, 아이들이 들어오기만 기다리고 싶지는 않았다. 직장과 한국방송통신대학교를 함께 다니며 영어영문학, 중어중문학, 일본학, 프랑스언어문화학을 공부했다. 뜨개질, 수채화, 태극권, 클래식 기타 등도 배웠다. 어느덧 14년 차 번역가가 된 그는 은퇴 후 더욱 본격적으로 ‘다양한 분야를 맛보는 삶’을 실현하고 있다.
“사실은 배우다 그만둔 종목이 더 많아요. 피아노는 ‘어린이 바이엘’ 상권 중간쯤에 그만뒀어요. 클래식 기타는 ‘로망스’의 첫 번째 테마를 연주할 수 있게 되고 하산했죠. 물처럼 부드럽고 느릿느릿한 움직임에 반해 시작한 태극권은 나무토막 같은 몸으론 너무 어려웠어요. 그래도 바이올린 수업은 삐걱대는 소리를 내면서도 매회 빠지지 않았어요. 저는 ‘학구파’가 아니라 ‘학교파’거든요. 공부보다 수업을 들으러 다니는 걸 더 즐긴다는 의미예요. 그래서 속도는 좀 더뎠지만, 수업 넉 달째에는 바이올린 현 네 줄 중에서 세 줄을 정복했습니다.”
‘지속 가능한’ 외국어 공부
그에게 ‘공부’는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에 따르는 모든 행위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쉬엄쉬엄 하더라도 끝을 볼 때까지 계속한다. 지속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일로 오래 성취감을 얻는 것이 목표라면 목표다. 외국어 공부를 시작한 것도 좋아하는 책을 읽고 싶어서였다. 평소 독서를 워낙 좋아하는 터라 읽을거리가 없으면 정신이 혼미해지는데, 한국어 책이 없으면 영어 서적이라도 읽어야 한단다. 읽고 싶은 외국 작가의 책이 출간됐다는 소식을 접해도 번역서가 나오려면 적어도 몇 달은 기다려야 하는데, 그럴 땐 결국 원서를 주문해서 읽는다.
“영어 실력이 출중하다고는 말할 수 없어요. 중고등학교 수업 시간에 공부하고 시험 기간에 복습한 게 전부니까요. 하지만 원서를 끝까지 읽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성격이 급해서 후루룩 읽는 데다, 관심이 가지 않거나 흥미 없는 부분은 듬성듬성 건너뛰며 읽거든요.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사전을 찾지 않아요. 흐름이 끊겨 독서에 집중하기 힘들기 때문이죠. 더 다양하게, 잘 읽고 싶어 한겨레문화센터 번역가 과정을 수강했고, 우연히 에이전시 직원을 만나 번역 일을 시작했어요.”
가랑비에 옷 적시는 기분으로
그에게 ‘친구들과의 협업’은 공부를 오래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마음 맞는 사람과 근황을 이야기하며 배우는 곳에 가거나, 편한 장소에서 약속을 잡고 함께 책을 읽는다.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듯 말이다. 어느새 친구들끼리 정기적으로 만나는 모임을 모두 ‘윤독 모임’으로 치환했다. 두께가 목침 같거나 무게는 가벼워도 내용이 버거운 원서를 여럿이 돌려가며 낭독하는 방식이다. 윤독할 때는 사전을 찾지 않는다. 꾹 참고 읽다 보면 앞뒤 맥락에 맞춰 이야기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즐거운 강제성이랄까요. 놀이 삼아 친구와 함께 배우기 시작한 일은 꾸준히 하게 됐어요. 요즘은 영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로 된 책 읽는 모임을 10개 가까이 하고 있어요. 영어는 어떻게든 읽을 수는 있지만 일본어는 한자 단어의 독음을, 중국어는 모르는 단어의 성조와 병음을 미리 찾아 표시해두고 모임에 나가요. 현지에서 오래 살았던 친구, 한국어가 유창한 외국인 친구 등에게 발음하는 방법을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그는 막연히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다거나, 여유가 있지만 그냥 놀고 싶지는 않은 사람들에게 취미로 외국어 공부를 권한다. 외국어 공부는 다른 일과 병행이 가능하고, 본인에게 맞춰 충분히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무엇보다 누구 눈치 볼 필요가 없다. 인생 중·후반기에 들어 공부한다고 하면 “그 나이에 그런 걸 배워서 어디다 쓰려고 그래?”라는 말을 듣기 일쑤인데, 외국어는 오랜 시간을 투자해도 계획 없는 사람으로 취급받지 않는다. 아마추어 단계에 머물러도 덜 부끄럽다는 뜻이다. 엉성한 실력일지라도 해외여행을 떠나 새로 배운 언어를 사용해보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당장 실력이 늘지 않는다고 좌절하기엔 이르다. 외국어 공부는 인공위성이 궤도에 안착하는 과정과 같다. 꾸준한 시도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그러나 마음을 급히 먹으면 체하는 법. 오늘 못 배우면 다음 주에 또 배우면 된다는 느긋한 마음으로 임하는 게 좋다. 싫증 내지 않고 마음 붙일 분야를 찾았다면, 행운으로 생각하고 꾸준히 해보는 거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일주일에 한 방울씩 가랑비를 맞다 보면 시간은 눈 깜짝할 새 지나가고, 실력은 저 먼발치에 차곡차곡 쌓이기 마련이다. 이래서 무슨 공부가 되겠냐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성의 없어 보이게 공부해도 마냥 지지부진한 결과만 나오는 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면 좋겠단다. 공부는 필요할 때, 하고 싶을 때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배우다 말다, 배운 것도 아니고 안 배운 것도 아닌 듯한 시간을 지나왔을 누군가에게는 ‘당신만 그런 게 아니에요’라는 응원을 보내고 싶어요. 한편으로는 공부를 이렇게 할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네요. 세상엔 탐구할 분야가 너무 많은데, 매 순간 깊이 파고들면 지쳐버리잖아요. 공부의 목적을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둔다면, 바친 시간과 노력은 빛이 바래지 않을 거예요. 그 기억과 경험이 언젠가는 도움이 되죠. 서두르거나 무리해서 달리지 않아도 됩니다. 해내고 있다면 언젠간 이룰 수 있으니까요. 순간의 작은 성취에서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을 온전히 누려보는 건 어떤가요?”
재취업을 앞둔 중장년이라면 ‘중장년내일센터’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담당 커리어컨설턴트를 통해 생애경력설계 및 구직·전직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서울부터 제주까지 총 30여 곳이 마련돼 다채로운 교육과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올해부터는 중장년내일센터에서 좀 더 특별한 경험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고용노동부(이하 고용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전국 17개 중장년내일센터를 ‘중장년 청춘문화공간’(이하 청춘문화공간)으로 지정, 쾌적하고 품격 있는 공간에서 중장년을 위한 문화·고용 서비스 제공할 방침이다. 계획대로라면 연간 3만 여 명의 중장년이 150시간 내외 인문·예술·문화 프로그램을 즐기게 된다.
노사발전재단 서울서부중장년내일센터 최성희 책임 컨설턴트는 “청년 특화 공간에 비해 중장년을 위한 공간은 부족한 편이다. 때문에 개인의 삶을 돌아보고 동년배들과 교류할 만한 장이 많지 않다. 청춘문화공간은 고용부와 문체부가 중장년이 삶의 활기를 찾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중장년이 홀가분히 자신의 현재 삶과 미래를 위한 생각을 터놓고 이야기할 만한 공간과 서비스가 생겼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0~11월 서울중장년내일센터와 부산중장년내일센터에서 청춘문화공간을 시범 운영, 중장년 인문·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해 참여자들에게 기분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 달 31일 부산 동구에 위치한 청춘문화공간이 개소식을 열고, 운영을 개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사전에 신청한 중장년 100여 명이 함께 참석했다. 권수영 연세대 연합식학대학원 교수의 특별강연 ‘지금 미래를 준비하라’와 가수 최백호의 ‘낭만콘서트와 중장년과의 대화’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부산에 이어 서울, 경기 등 지역별 청춘문화공간도 순차적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청춘문화공간에서는 중장년이 문화를 통해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지식함양 △심리치유 △인간관계 △인생설계 △인문탐구 △문화향휴 △직업전환 등 7가지 카테고리를 △강의형 △체험형 △커뮤니티형 △탐방형 등으로 나눠 다채롭게 운영한다. 올해는 은퇴 전후 중장년을 대상으로 인생 2막 설계를 돕는 단기, 중기, 장기 프로그램을 혼합해 진행할 계획이다.
최성희 책임 컨설턴트는 “그동안은 경력관리 및 이·전직을 위한 재취업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구직 활동에 필요한 역량강화 내용 중심의 콘텐츠가 많았다. 청춘문화공간으로 통합 운영되는 올해부터는 생애경력설계뿐만 아니라 삶 전반을 조망하도록 인문, 여가, 문화 예술에 이르는 다양한 콘텐츠로 채워갈 예정이다. 이전까지는 재취업을 향한 목적과 몰입을 위한 공간이었다면 앞으로는 도전의 기회를 마련하기 전 재중천의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도 발돋움하리라 기대한다”며 달라진 부분을 설명했다.
달라진 것은 콘텐츠만이 아니다. 공간 리모델링을 통해 물리적인 변화도 꾀했다. 지난해에는 독서실 형태의 PC 공간을 지원해 개인 경력 관리와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면, 현재는 개발형 테이블과 안락한 가구를 배치해 카페테리아 같은 분위기가 물씬 난다. 방문객들은 달라진 공간에서 다른 동년배들과 자유롭게 교류하며 편안한 충전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다가오는 6월 말부터는 출판문화진흥원이 서가(書架)를 마련해 공간이 더욱 풍성하게 꾸며진다.
최 컨설턴트는 “40세 이상 중장년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다. 서가에서 책도 보고, 매월 진행되는 청춘문화 강좌들도 들으며 활력을 충전하시길 바란다. 아울러 새로운 도전을 위해 전문 컨설턴트들이 운영하는 중장년내일센터 생애경력설계, 전직스쿨, 재도약 프로그램 등 경력관리 서비스에도 적극 참여해보면 좋겠다. 일단 편안한 마음으로 가까운 중장년내일센터를 한 번 들러보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중장년내일센터는 지난해 9월부터 시범 운영 중인 ‘내 일 패키지 프로그램’을 통해 경력목표에 따른 4개 유형(전직준비형, 재취업준비형, 창업도전형, 경력개발형)의 맞춤형 서비스 및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중장년의 직업역량 증진을 위한 ‘내 일 부스터’ 등을 통해 개인의 역량을 진단, 이에 따라 적합한 교육 과정에 참여하도록 지원한다. 올해 청충문화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비롯해 사업주 대상 일자리 컨설팅 및 맞춤형 훈련, 채용지원까지 통합 서비스를 지속·확대할 방침이다.
지금부터 다르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마크 아그로닌 · 한스미디어
미국 최고의 노인정신의학 전문의가 쓴 건강하고 희망적인 노년에 대한 안내서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어떻게 나이 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김상욱 · 바다출판사
원자에서 인간까지, 물리학자 김상욱이 과학의 언어를 통해 세상 모든 존재를 얘기한다. 우주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현대인을 위한 과학 교양서라고 할 수 있다.
개에게 철학을 가르치는 완벽한 방법 앤서니 맥가윈 · 니케북스
철학박사인 저자가 서양 철학의 세계로 안내하는 입문서다. 자신의 반려견‘몬티’와 런던의 거리와 공원, 묘지 등을 산책하면서 만난 삶의 철학에 대해 소개한다.
미술관 옆 동물병원 479번지 구본우·모베리
자칭‘낭만 수의사’인 저자는 화가이자 작가다. 생명의 출생부터 죽음까지 경험, 동물들과 나누었던 교감 등의 감정을 글과 그림으로 남겼다.
바야흐로 ‘갓생러’들의 시대다. 자기관리에 과감히 투자하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갓생’은 신을 의미하는 영어 ‘갓’(God)과 인생을 뜻하는 ‘생’(生)의 합성어로, 일이나 공부, 취미 분야에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실천하는 삶을 말한다.
이러한 열풍의 배경으로는 MZ세대의 자기관리형 라이프스타일이 꼽힌다. 실제로 국내 한 업체에서 MZ세대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1.3%가 ‘2023년에 갓생에 도전할 계획’이라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전에 임할 갓생 분야로는 공부, 재테크, 자격증 취득 같은 자기계발 분야(65.3%)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에는 젊은 층뿐 아니라 시니어 세대에서도 ‘갓생 살기’가 주목받는 모양새다. 기대수명 증가와 4차 산업혁명으로 격변하는 사회구조에 대응해 교육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실제 통계청에서 공개한 평생학습 참여 현황에 따르면, 오프라인 강좌에 참여하는 55~79세의 비중이 2019년 41.5%에서 2020년 44.5%로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
이 같은 변화는 시니어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다시금 책상 앞에 앉아 공부에 임하며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학도의 열정이 자칫 신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경우 목과 어깨 등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책을 내려다보는 자세는 목 주변 근육에 부담을 야기하는데, 고개를 15도만 숙여도 경추 전반에 12.2kg에 달하는 압력이 가해진다. 이는 경추의 정상적인 C자 곡선을 일(一)자로 변형시키는 원인이 된다. 일자목은 머리의 무게를 여러 방향으로 분산하지 못하고 목 특정 부위에 집중되게 하기 때문에 목과 어깨 주변에 통증이 발생한다.
심할 경우 과도한 부담이 누적돼 경추 뼈와 뼈 사이에 위치한 디스크(추간판)가 손상되거나 제자리를 벗어나는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때 디스크 주변으로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을 겪거나, 움직임에 불편이 따른다. 특히 신체 노화와 함께 퇴행성 변화가 진행된 시니어의 경우 증상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목 통증 해소를 위해 활용되는 주요 한방 비수술 치료법으로는 침치료가 있다. 뻣뻣하게 경직된 목 주변 근육에 침을 놓으면 긴장이 풀리고 부드럽게 이완하는 데 도움이 된다.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한약재 유효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을 통해 통증의 원인인 염증을 빠르게 제거한다.
실제로 목 통증에 대한 침치료 효과는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 학술지 ‘침술의학’(Acupuncture in Medicine)에 발표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침치료를 받은 목 통증 환자의 경우 경추 수술을 받을 확률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2004년부터 2010년까지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해 침치료와 경추 수술률의 연관성을 살펴봤다. 그 결과 6주 이내 2회 이상 침치료를 받은 목 통증 환자의 경우 2년 내 수술률이 60%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생 이어지는 공부인 만큼 책상에서 올바른 자세를 취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책을 읽을 때는 가급적 독서대를 사용해 고개를 과도하게 숙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목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적어도 한 시간에 한 번씩 천장을 보며 뒷목의 부담을 풀어주도록 한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강의를 들을 때도 마찬가지다. 특히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모니터 가까이 고개를 내밀기 쉬운데, 이는 일자목과 목디스크를 유발하는 주범이다. 무심코 모니터를 가까이 들여다보지 않도록 안경을 착용하거나 글씨 크기를 키울 것을 권한다. 이와 함께 모니터 밑에 받침대를 놓아 화면을 눈높이보다 10도가량 높게 위치하면 경추의 C자 곡선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도 화면이 눈높이와 수평이 되도록 맞춰주는 것이 바람직하며, 눈과의 거리를 50cm 이상 유지해 상체를 바르게 세우도록 한다.
‘학무지경’(學無止境)이라는 사자성어처럼 학문에는 끝이 없으니 끊임없이 배워나가야 한다. 학문뿐 아니라 건강에도 이 같은 태도가 동일하게 적용된다. 자신의 건강 상태를 계속 점검하고 알아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만학을 꿈꾸는 시니어라면 자기계발뿐 아니라 건강관리에 대한 투자도 게을리하지 않도록 하자.
스마트 마케팅 이의훈·창명
카이스트대 교수가 펴낸 책으로 엔지니어들이 꼭 필요로 하는 마케팅을 정리했다. 저자는 엔지니어들에게 마케터와의 협력이 중요하며, 마케팅 작동법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내 몸과 마음을 살리는 녹색의 힘 식물 치유 박신애·인사이드북스
박신애 교수는 원예 활동이 우리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이유를 과학적 근거와 구체적 실험 사례를 통해 제시함으로써, 당장 집 안에 화분을 들이고 텃밭 가꾸기를 권유한다.
에이징 솔로 김희경·동아시아
1인 가구 시대, 비혼 중년의 삶을 조명한 책이다. 저자는 자신처럼 혼자 사는 40·50대 비혼 여성 19명을 만나 외로움 대처 방법, 노후 준비 여정 등에 관해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나 절망으로부터 마이클 이그나티에프·까치
각기 다른 시대와 배경의 인물들이 주인공이다.그들이 절망의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 어디서 위안을 얻었는지 다뤘다. 그들의 이야기는 긴 시간을 뛰어넘어 위로를 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