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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되돌아보기는 싫어
- 댄스 스텝에서 남자 스텝은 거의 대부분 전진하는 스텝이다. 그러나 가끔 뒤로 가는 스텝이 있다. Back Check, Back Lock, Back Whisk, Back Corte 등이다. 가장 어렵다. 앞만 보고 가다가 뒤로 간다는 것은 루틴이 아주 훤해서 여유가 있지 않으면 자칫 까먹고 실수하기 좋다. 뒤로 가는 스텝이 모양이 제대로 나올 리 없다. 당구에서도 대부분 공이 앞으로 진행하는 형태로 친다. 끌어치기가 유일하게 백 스핀으로 공의 아래쪽을 치면 수구가 앞 목적구에 맞고 나서 공이 뒤로 굴러 오는 기술이다. 4구에서는 이 기술이 필수이다. 동호인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기술이기도 하다. 3구에서는 끌어치기를 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공이 앞으로 진행하는 길만 보다 보니 뒤로 끌어치기 해서 3 쿠션을 만드는 기술은 못 보는 것이다. 자동차 운전도 전진은 쉽지만, 뒤로 가는 후진은 어렵다. 고개를 돌리지 않으면 안 보이기 때문이다. 전진은 감이 익숙하지만, 후진은 고개를 돌리고 보면서도 단순히 보이는 것 외에도 몸이 익숙하지 않아 접촉 사고를 내기도 한다. 유모차를 앞세우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초보 아줌마가 있었다. 횡단보도를 거의 건널 무렵 유모차에서 뭔가가 떨어졌다. 이 아줌마가 진행을 멈추고 그걸 주우려는 찰라 신호대기 중이던 자동차가 돌진했다. 하마터면 엄청난 비극이 발생할 뻔 했다. 전진만 입력되어 있는 세상에 잠시 멈춤조차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좀 더 뒷쪽에 떨어졌더라면 되돌아 가야 하는데 이미 신호는 바뀌어 있었다면 여지없이 사고로 이어졌을 것이다. 앞으로 걷는 것은 익숙하지만, 뒤로 걸어보라고 하면 힘들어 한다. 연습해 보면 할 수는 있지만, 눈이 앞을 보기에 적당하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안 해봐서 뒤쪽은 어려운 것이다. 앞만 보고 달려온 시니어들은 뒤를 돌아보기 싫어한다. 앞만 보고 달리기에는 익숙해져 있는데 뒤를 돌아보자니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남들은 앞만 보고 달리는데 혼자 뒤를 돌아본다는 것은 퇴보를 뜻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지나온 과정이 힘들어서 일지도 모른다. 다시 군대에 입대하라고 하면 돈을 준다고 해도 싫다는 사람이 많다. 다시 젊은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으냐고 물으면 의외로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사람이 많다. 그때는 고민도 많고 고생도 많이 해서 너무 힘들었다는 것이다 ‘꽃길만 걷고 싶다’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은 지나온 과정이 꽃길이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의미이거나 반대의 경우로 지나 온 과정이 험난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희망을 갖자는 것이다. 사람이 죽을 때는 그간의 과정이 파노라마처럼 되돌려 보인다고 한다. 더 이상 앞은 기대할 수 없으니 뒤를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 2017-12-0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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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전 경기의 차이
- 댄스학원에서 대충 배운 댄스로 댄스 경기 대회에 나가면 백전백패 한다. 댄스도 오래 했고 학원 내에서는 잘 한다는 소리를 들어서 나름대로 자신을 가졌으나 실제 경기에 출전해 보면 모든 면에서 다르다. 일단 경기장에서 하는 댄스는 동작이 화려하고 이동 반경이 커야 한다. 그래야 여러 경쟁자들보다 눈에 띌 수 있는 것이다. 그러려면 댄스 휘겨와 루틴 등을 경기에 맞게 짜야 한다. 일반적으로 보폭도 커야 한다. 그러나 일반 댄스학원은 작은 편이기 때문에 학원에서 익힌 루틴으로 경기장에 올라서면 넓은 경기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경기장을 제 집처럼 넓게 활용하는 선수와 넓은 경기장에 버거워하며 움추러드는 선수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당구도 그렇다. 당구도 동호인들이 늘어나면서 작게는 지인들끼리 또는 다른 당구장 사람들과 경기를 벌이는 일이 잦아 졌다. 당구 전용 TV에서도 하루 종일 당구 경기를 보여준다. 동호인들끼리 당구장에서 즐기는 당구와 실제 경기는 다르다. 동호인들이 경기 대회에 나가면 너무 긴장해서 평소 기량도 제대로 발휘 못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동호인들의 당구 경기를 보면 공격과 수비의 개념이 약한 것 같다. 4구 경기나 3구 경기 모두 공격과 수비까지 감안하고 쳐야 한다. 그런데 생각 없이 치다 보니 눈앞에 놓인 공을 치기 바쁘고 어떻게 쳤는지 우왕좌왕하다가 끝난다. 4구 경기는 다음 공을 치기 좋게 하기 위해서는 공이 모아져 있으면 좋다. 그래서 평소 지인들과 즐길 때는 모으는 방법을 쓴다. 그러나 아쉽게 실수할 경우 모아 놓은 공을 상대방이 쉽게 쳐서 낭패를 보는 것이다. 가끔 하수가 고수를 이기는 이유가 그럴 때이다. 그러므로 경기에서는 확실한 공이 아니면 공을 모으지 않는 것이 요령이다. 공이 목적구 하나는 멀리 단 쿠션 쪽에 벌어져 있고 다른 하나의 목적구는 반대편 단쿠션 쪽에 있으면 보통 두께를 조정하여 단쿠션을 먼저 맞히고 장쿠션을 거쳐 공이 돌아오게 친다. 그러나 성공할 경우는 문제가 없지만, 성공 확률이 높지 않으면 그렇게 치면 다음 공이 멀리 있던 제1목적구가 아래로 내려오며 다음 공이 가까이 모인다. 그러면 상대 선수가 치기 좋은 배치가 되는 것이다. 죽 쒀서 남 주는 꼴이다. 그래서 확률이 높지 않으면 제 1 목적구가 원래 있던 자리에서 많이 움직이지 않는 방법으로 친다. 그럴 때는 빗겨 치기나 세워치기가 요령이다. 맞으면 다행이고 안 맞으면 상대 선수가 공을 모아주기를 한 차례 기다리는 것이다. 3구 경기는 반대로 제1목적구와 제2목적구가 한쪽으로 몰리면 공략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자신이 칠 때는 포지션 플레이라 하여 다음 공을 치기 좋게 공을 친 후의 제 1목적구와 제 2목적구의 위치를 봐둔다. 한쪽은 코너 쪽으로 몰고 다른 하나는 반대쪽에 두는 것이 좋다. 그러나 자신이 없는 경우에는 목적구 두 개가 한 쪽으로 몰리는 방향으로 치는 것이 전형적인 수비 방식이다. 지인들끼리 칠 때는 우선 눈앞에 놓인 공을 치기 급급하다. 맞으면 다행이고 안 맞아서 상대방이 쉽게 칠 수 있는 공 배치가 되어도 상관하지 않는 것이다. 골프에서 드라이버의 한 타나 퍼팅의 한 타는 같은 가치를 갖듯이 당구도 마찬가지이다. 동호인 골프에서는 호쾌하게 날아가는 드라이버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다. 퍼팅은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어지간한 거리이면 오케이를 주다 보니 상대적으로 가볍게 보는 것이다. 실제 경기에서는 오케이가 통하지 않고 공을 당연히 홀에 넣어야 한다. 당구에서도 일반적으로 초구나 경기 초반에는 대충 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초구가 중요하다. 초구가 맞으면 이어지는 공까지 성공했을 경우 초반에 기선을 제압할 수 있는 것이다. 초반에는 경기이긴 하지만, 승부욕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마음 자세로 임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초반에 대충 친다. 그러나 경기는 경기이기 때문에 한 타 한 타가 중요한 것이다.
- 2017-11-2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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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 당구 선수들의 표정 관리
- TV 당구 채널이 생겨 하루 종일 당구 시합을 볼 수 있다. 국내 경기도 있고 국제 경기도 있다. 아무래도 국내 프로 선수들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이제는 국내에서도 프로 선수들은 얼굴이 알려져 연예인 급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직 당구 대회가 많지 않고 상금도 약하지만, 프로 당구 선수들은 당구 만으로 생업이 가능해졌다. 상금 외에 유명세 만으로도 레슨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꽤 되는 모양이다. 'LG U+' 대회는 올해 우승 상금이 8천만 원이었다.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 하니 우승하고 나면 상금만으로도 상당한 수입이다. 지난 'LG U+' 대회에서 우승한 이탈리아의 자네티 선수는 경기 중에 스트로크 할 때마다 다양한 개성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멋진 기술이 통했을 때는 자기 자신을 뿌듯해 하기도 하고 실수를 했을 때는 안타까운 표정도 잘 지었다. 너무 경망스러워 보이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있었지만, 해설자도 “프로 선수들은 그래야 한다”라고 거들어 줬다. 4대 천왕이라고 불리는 산체스, 쿠드롱, 야스퍼스, 브롬달 선수를 보면 자네티 만큼은 아니더라도 얼굴 표정에 여유가 있어 보인다. 약간의 익살이나 쇼맨십도 있다. 그런 것을 잘 할수록 팬이 늘어난다. 물론 베트남의 응유엔 선수나 프랑스의 뷰리 선수는 큐를 다루는 모습이 불량스러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선수들도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프로 당구 선수들의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 모두 너무 비장해 보인다. 노련한 프로 당구 선수나 이제 갓 성년이 된 젊은 선수나 또는 여자 선수들까지도 남녀노소가 모두 같다. 웃음 띤 모습은 전혀 볼 수 없고 항상 진지하고 심각해 보인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승자는 웃음을 보이고 패자는 여전히 무표정하게 악수를 받아 준다. 물론 승패가 걸렸으니 여유를 부릴 틈이 없다. 그리고 일단 자기 차례가 왔을 때는 스트로크, 당점, 큐 스피드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공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너무 경직되면 스트로크 또한 경직되게 나간다. 점수를 올리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공략법이 있는데 시야가 좁아지니 제 페이스를 못 찾고 공타가 늘어난다. 선수도 아니고 동호인끼리 당구를 치면서도 표정 관리는 중요하다. 너무 심각한 표정으로 플레이를 하게 되면 지나치게 승부욕에 집착하는 것으로 보인다. 구경하는 사람들까지 경직되게 만든다. 승패 이전에 같이 즐기는 게임이라는 것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댄스에서도 표정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초보자들은 스텝을 익히기 바쁘지만, 정작 경기 대회에서는 스텝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당연히 스텝은 연습하면 익힐 수 있는 것이고 수없이 반복 연습을 하면서 경기 대회에서 스텝을 틀리는 선수는 거의 없다. 틀린다 해도 선수들마다 루틴이 다르므로 심사위원들이 잡아내기 어렵다. 그렇다면 결국 심사위원들의 시선은 최종적으로 선수들 얼굴 표정으로 간다. 스텝을 틀린 사람은 얼굴 표정에서 나타난다. 파트너를 믿지 못하는 선수는 파트너의 스텝이 불안해서 시선이 아래로 떨어진다. 그러나 파트너를 믿게 되면 시선은 자연스럽게 위를 향하며 여유가 있어 보인다. 춤을 추는 동안에 심사위원들과 눈도 맞추고 객석의 응원하는 사람들과도 소통한다. 프로는 얼굴 표정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 2017-10-14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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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으로 빛을 발하다, 내로라하는 쟁쟁한 여성 패셔니스트 4인
- 엄마는 그 유명한(?) 58년 개띠다. 수많은 동년배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20대에는 결혼과 출산, 30대와 40대는 지난한 육아, 50대에는 고장 난 몸과 싸웠다. 그리고 지금 엄마의 나이 앞자리는 6을 바라보고 있다. 엄마는 수많은 58년 개띠처럼 형형색색의 아웃도어를 장례식장, 예식장 빼고 거의 모든 자리에 입고 나간다. 뒷모습만으로는 우리 엄마와 남의 엄마를 구분할 수 없는 헤어스타일과 패션. 그렇다고 엄마의 지금 패션에 대해 비난할 수는 없다. 엄마에게는 이름 석 자만큼이나 옅어져버린 ‘자신’. ‘패션은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다’라는 말을 패션을 전공하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고,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남들에게 말했다. 엄마의 이름 석 자와 엄마라는 육체와 정신을 쏙쏙 빼먹고 자란 나는 할 말이 없다. 지금은 내가 누군지도 모르겠다는 엄마에게 무작정, “엄마 그 오렌지색 점퍼는 정말 아니지 않아?”라고 말할 순 없다. 우리 엄마와 수많은 남의 엄마에게 패션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자신을 찾는 법에 관한 지도를 내밀어본다. 우선 이 지도의 가이드로 적당한 4명의 인물을 꼽아봤다. 김민정 프리랜서 패션에디터 h98008272@gmail.com ◇ 패션 디자이너 노라노 "인생 철학이 녹아 있는 옷을 입어라" “옷을 잘 입은 사람은 옷보다는 그 사람이 기억나요.” 몇 해 전 라는 영화가 개봉될 즈음 실제 주인공인 패션 디자이너 노라노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노라노는 1947년 국내에서 출발한 두 번째 국제선 비행기를 타고 미국 유학을 간 신여성으로, 전쟁이 끝난 지 얼마 안 된 1956년 한국에서 제일 먼저 패션쇼를 열었으며, 기성복이란 제도를 프랑스보다 앞서 만들었다. 인터뷰를 했던 그때 이미 노라노는 80세를 훌쩍 넘긴 나이였다. 노라노는 심플한 디자인의 캘빈클라인 시계를 차고, 어깨선에 딱 맞는 벨벳 재킷을 입고 있었다. 단정한 커트 머리에 보라색 아이섀도를 바른 모습에서는 바지런함이 느껴졌다. 잘 입었다, 못 입었다가 아니라 참 노라노답다는 생각이 인터뷰 말미에 들었다. 인생을 일부러 ‘루틴’하게 만들었다는 노라노는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혹시라도 더 일찍 깨면 5시가 될 때까지 누워 있는다) 45분간 스트레칭을 하고, 똑같은 식단의 아침밥을 먹는다. 그리고 동네 공원을 45분 걷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9시까지 출근한다. 퇴근은 당연히 6시, 칼 같이 맞춘다. “시계나 다름 없죠. 세상에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것들이 얼마나 많아요. 생활을 이렇게 루틴하게 만들어놓으면 쓸데 없는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죠.” 그녀의 철학은 패션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스무 살부터 일을 했어요. 직장 여성으로 산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생활이 단순해야 일에 집중할 수 있어요. 패션도, 생활도,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예요. 복잡하게 만들지 않아요.” 머리를 짧게 유지하는 것도, ‘시그니처 룩’이라고 불릴 만큼 똑같은 스타일로 옷을 입는 것도 모두 이런 패션철학 때문이다. 옷을 보면 그 사람의 인생이 보인다는 말에 노라노만큼 적당한 사례는 없다. 멋지게 입고, 트렌디하게 입는 것이 답이 아니다. 자신의 인생철학이 스타일에 녹아 있으면 그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이다. ◇ 사업가 겸 스타일리스트 린다 로딘 차라리 ‘안티’ 안티에이징 “난 60대가 될 때까지 늙었다고 느껴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요즘에는 종종 젊은 사람들 위주로만 돌아가는 문화 때문에 힘들기도 해요.” 곧 일흔을 바라보는 린다 로딘은 여전히 주말이면 빈티지 시장을 돌아다니고, 종종 ‘중고장터’를 통해 자신의 옷과 탐나는 남의 옷을 교환해서 입는다. ‘패션은 여자들의 창의력을 강물과 같이 흐를 수 있게 도와주는 돌파구’라는 명제에 충실하다. 그래서 가끔 짧은 스커트에 타이츠를 신고(자신의 다리가 예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롤업 청바지를 애용한다. 부엉이처럼 큰 컬러 안경과 새빨간 립스틱도 즐긴다. 물론 한때 그녀도 하얗게 센 머리를 염색할까, 주름진 이마에 필러를 맞을까 고민했다. “하지만 필러를 맞고 마주한 제 얼굴은 제가 아니었어요. 대체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할머니가 보일 뿐.” 그녀는 차라리 ‘안티’ 안티 에이징을 외쳤다. 젊어 보이는 것에 포커싱되는 중년의 패션을 거부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의외로 젊은이들만의 소유물인 줄 알았던 ‘신선함’을 그녀에게 돌려줬다. 유니클로의 생지 데님을 툭툭 걷어 입고, 바삭한 화이트 셔츠에 빨간 플랫 슈즈를 신은 린다 로딘의 패션에서는 나이라는 코드가 읽히지 않는다. 그저, 린다 로딘이라는 여자가 있을 뿐이다. ◇ 영국 총리 테리사 메이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무언가를 기억하자 자신을 찾는 일에 불특정 다수, 즉 대중의 눈치를 보지 않았던 또 다른 정계 인물이 있다. 얼굴보다 구두로 첫 취임기사를 장식한 영국의 총리 테리사 메이. 그녀의 패션은 한마디로 멋지다. 20대 여자들의 트렌디함과 중년 여성의 묵직함, 워킹 우먼의 단호함이 한 벌에 담겨 있다. 한정판으로 출시된 구두를 사고(입술 모양이 그려진 앙증맞은 플랫슈즈다),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사이하이 부츠를 신는 과감한 여자다. “저는 늘 여성들에게 ‘고정관념에 맞추려 하지 말고, 당신 자신이 되라’고 말해요. 만일 당신 개성이 옷 또는 신발을 통해 보인다면, 그렇게 하세요.” 그 바람에 테리사 메이의 연관 검색어에는 ‘슈즈 마니아’가 뜬다. 우리 엄마는 보라색을 좋아했고, 벨벳으로 만든 무언가에 항상 반했다. 하지만 언제나 손에 들린 건 물세탁이 가능한 실용적인 옷이었다. 테리사 메이에게는 구두 쇼핑이 취미활동이자, 스트레스를 푸는 창고이며, 자신을 드러내는 도구를 찾는 놀이였다. 내가 좋아했던 그 시절의 무언가를 떠올리자. 엄마에게 보라색 벨벳 슈즈가 필요한 것처럼. ◇ IMF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나’에 관한 고정관념을 깨자 흰머리에 쇼트커트, 수영으로 다져진 다부진 어깨, 조금의 경사도 느껴지지 않는 빳빳한 허리. 당당함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흘러내리는 이 프랑스 여자는 IMF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다. 방탄 가공을 거쳤을 법한 그 단단한 사회의 유리천장을 뚫고 ‘최초’로 IMF 총재 자리에 앉았다. 줄곧 ‘남초’ 직장에서만 생활해온 그녀는 전쟁터 같은 직장생활에서 총을 잡기보다는 립스틱을 잡았다. 무채색의 팬츠 슈트로 넥타이맨들과 경쟁하는 대신 핑크색 스커트로 여자다움의 힘을 강조했다. “생각은 그만하고, 행동 좀 하시죠”라는 말을 자주 해 ‘아메리칸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행동파인 그녀 앞에서, “일이 힘들어서, 이게 편하니깐”이라는 말로 유니폼 같은 무채색 패션으로 직장생활을 하는 워킹 우먼들은 용납이 안 된다. 그녀는 수년간 IMF 총재 역할을 해오며 능력마저도 스타일리시하다는 사실을 증명해냈다. 여전히 스카프 쇼핑을 즐기고 핑크색 트위드 슈트를 입고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60대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그녀의 지금 룩은 뚝심 있게 지켜온 자기 자신 그 자체다. >>김민정 프리랜서 패션에디터 남성지 를 거쳐, 와 의 패션 에디터로 10여 년간 일했다. 지금은 프리랜서 에디터로 패션 관련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 2017-03-0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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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과 건강] 당뇨에 좋은 음식 - 여주는 여름에 좋고, 돼지감자는 과식 피해야
- 이번 호에서는 당뇨에 좋다는 음식이 왜 좋은지를 생태적으로 밝혀 개개인에게 적합한 음식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양의학에서는 당뇨를 혈당, 당화혈색소, 인슐린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면서 1형 당뇨병과 2형 당뇨병으로 구분한다. 이에 대해서는 독자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의학에서 당뇨를 소갈(消渴)이라 부른다. 에서 소갈은 ‘내부에 열이 뭉쳐 진액을 말리는 것’이라고 표현돼 있다. 열로 인해 목이 마르고, 열로 인해 음식이 금방금방 소화되며, 열로 인해 땀과 소변 그리고 정액이 몰려 나가 몸의 진액이 마르는 것이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소갈을 치료할 때 인체 내부의 열을 식히고, 땀과 소변과 정액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는 데 집중한다. 당뇨를 이해하려면 먼저 혈당지수(Glycemic index; GI)라는 개념을 알아야 한다. 혈당지수는 일정한 양의 시료식품 탄수화물을 섭취한 후의 혈당 상승 정도를 같은 양의 표준 탄수화물 식품을 섭취한 후의 혈당 상승 정도와 비교한 값(포도당 수치를 100으로 잡음)을 말하며, 이에 따라 혈당지수가 높은 식품과 낮은 식품으로 분류한다. 55 이하면 낮은 식품, 70 이상이면 높은 식품으로 분류한다. 메밀의 루틴 성분 혈관에 좋아 여주 열매는 쓴맛이 강해 ‘쓴 오이’라고도 부르는데 혈당지수는 24다. 한의학에서 고과(苦瓜)라고 부르며 성질이 쓰고 차갑다. 무더위를 잘 견디게 해주고 습열을 제거하는 능력이 강하다. 그러므로 몸에 열이 많고 음식을 잘 먹고 살집이 있는 사람의 당뇨에 적합하다. 위장이 약하고 차가워 소화가 잘 안 되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다. 또 여주는 여름철에 더 적합한 약초라 할 수 있다. 메밀의 원산지는 히말라야, 동북아시아, 바이칼 호 주변 등 추운 지방이다. 에서 메밀은 “위장의 찌꺼기와 막힌 것을 잘 제거한다. 설사, 이질, 복통, 상기 등의 증상이 있으면서 기가 성하고 습열이 있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만약 비위가 차갑고 약한 사람이 먹으면 원기가 손상되어 수염과 눈썹이 빠지므로, 적합하지 않다”고 표현돼 있다. 그래서 살집이 있고 음식을 잘 먹고 열이 많은 당뇨 환자에게 좋다. 메밀에 들어 있는 루틴은 혈관벽을 튼튼하게 해줘 동맥경화, 고혈압, 뇌출혈 같은 질환에 도움이 되며, 생활습관형 만성질환 개선에도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돼지감자는 국화과 뚱딴지라는 식물의 덩이줄기인데, ‘이눌린(inulin)’이 많이 함유돼 있어 ‘천연 인슐린’으로 알려져 있다. 이눌린은 단맛을 내지만, 소화계를 통해 흡수되지 않은 채 그냥 빠져나가 당뇨병 환자들에게는 금기시되는 단맛을 내는 데 쓰인다. 한의학적으로는 달면서 약간 쓰고 서늘한 성질이 있기 때문에 열을 식히는 음식으로 당뇨에 좋다. 돼지감자는 또한 소화를 도와주고 뼈를 단단하게 해준다. 그러나 빈속에 돼지감자를 너무 많이 먹으면 혈당이 과도하게 낮아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해조류, 성인병에 탁월 우뭇가사리, 미역, 김, 다시마, 파래, 톳 등 해조류의 혈당지수는 10~20 사이로 매우 낮다. 해조류는 물을 정화하는 힘이 있어 인체 내에서 피를 정화해준다. 또한 혈액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항산화 물질이 많아 LDL 콜레스테롤은 낮추고 HDL 콜레스테롤은 높여준다. 고혈압을 내리고 미네랄을 공급해주며 식이섬유도 많아 대변을 잘 보게 해 독소를 배출해준다.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도 좋다. 일본 오키나와와 전남 바닷가, 제주도가 장수마을로 유명한 것도 해조류의 영향이 크다. 해조류의 약한 짠맛은 정제염의 강한 짠맛과는 작용이 다르게 나타나므로, 해조류로 미네랄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해조류는 당뇨병을 예방하는 효과도 크다. 성인병 환자(고혈압, 당뇨, 통풍 등), 육류를 많이 먹어서 피가 탁한 사람, 머리로 열이 치솟는 사람, 편도선·임파선·갑상선 질환 등 목이 잘 붓는 사람에게도 좋다. 고환 주위가 잘 붓는 사람, 관절에 염증이 잘 생기는 사람에게도 좋다. 특히 현대인들은 음식 과다 섭취로 성인병에 많이 노출돼 있기 때문에 해조류, 염생식물이 더욱 필요하다. 만성피로 역시 피가 맑지 못해서 생기는 증상이므로 해조류, 염생식물이 도움이 된다. 블루베리의 혈당지수는 34다. 블루베리는 진달래과 산앵도나무속 식물인데, 혈당 수치의 급상승을 막고 인슐린 분비를 높여 혈당치를 낮춰준다. 시큼하고 단맛이 있어서 땀, 소변, 정액으로 진액이 빠져나가는 것을 수렴시켜 소갈을 치료하며 뼈와 근육을 단단하게 해준다. 따라서 몸이 마르고 뼈와 근육이 약해지면서 시력이 나빠지고 설사가 잦은 당뇨 환자에게 좋다. 몸에 열이 많으면서 입이 마르면 생블루베리가 좋고, 몸이 건조해지면서 마르는 사람에게는 건블루베리가 좋다. 설사가 잦을 땐 달달한 식초를 시큼한 맛이 나는 음식은 당뇨에 좋다. 피클이나 식초, 레몬주스 등 신맛이 나는 음식은 혈당지수가 매우 낮은데, 레몬이나 식초를 드레싱 재료로 이용하거나 채소, 생선 위에 뿌려서 먹으면 혈당수치를 낮출 수 있다. 식초에는 끝 맛이 쓴 식초와 끝 맛이 달달한 식초가 있다. 육류를 많이 먹거나 열이 많은 당뇨 환자는 전통식초처럼 끝 맛이 쓴 식초가 좋다. 그러나 소화력이 약하고 몸이 마르고 땀, 설사가 많은 당뇨 환자는 흑초, 홍초처럼 끝 맛이 달달한 식초가 좋다. 오미자도 끝 맛이 달아 기침, 소변, 설사가 잦고 기가 약한 사람의 당뇨에 좋다. 다만 당 성분이 너무 많이 들어간 오미자청 등은 좋지 않고 생오미자로 만든 오미자즙이나 말린 오미자로 만든 오미자차 등이 당뇨 환자에게 좋다. 콩류는 당뇨병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신장기능 저하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당뇨병 환자의 뇨단백도 감소시킨다. 인산죽염을 만드는 인산가에서 발행하는 월간지인 에서는 검고 작으며 반짝반짝 윤이 나고 속이 파란 쥐눈이콩이 당뇨에 좋다고 했다. 그런데 복용법이 좀 독특하다. 쥐눈이콩 생것을 소나무 바가지에 넣고 약수로 불린 후 소나무 절구통에서 소나무 주걱으로 짓찧어서 먹으라 했다. 콩을 짓이기면 비린내가 심해 먹기 어려운데, 소나무 절구통과 주걱을 사용하면 비린내는 제거하면서 콩의 약성은 그대로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약초학교 ‘풀과나무’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 2017-02-2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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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과 건강] 당뇨병 환자, 이런 음식을 먹어라
-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당뇨병과 고혈압 같은 성인병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당뇨 식이요법에 대해 개괄적으로 소개하겠다. 그리고 다음 호에서는 각각의 약초가 당뇨에 왜 좋은지 그 이유를 밝혀 독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약초를 올바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 먼저 혈당지수(Glycemic index, GI)에 대한 개념을 알아보기로 하자. 혈당지수는 일정한 양의 시료식품 탄수화물을 섭취한 후의 혈당 상승 정도를, 같은 양의 표준 탄수화물 식품 섭취 후의 혈당 상승 정도와 비교한 값(포도당 수치를 100으로 잡음)을 말하며, 이 지수에 따라 혈당지수가 높은 식품과 낮은 식품이 분류된다. 55 이하면 혈당지수가 낮은 식품, 70 이상이면 혈당지수가 높은 식품이다. 당뇨에 좋다는 음식이나 약재를 알게 되면 그 음식들에 이 개념을 적용시킬 수 있다. 우선 현미를 살펴보자. 당뇨에 현미가 좋다는 말은 많이 들었을 것이다. 현미는 속껍질째 먹는 통곡(wholegrain)이기 때문에 당뇨에 좋은 식품이다. 여기서는 쌀이라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껍질이라는 개념이 중요하다. 사과 껍질은 사과 속살의 영양분이 과잉으로 급속히 쌓이는 것을 막아준다. 배 껍질도 마찬가지다. 현미의 속껍질 역시 쌀알의 영양분이 과잉으로 급속히 흡수되는 것을 막아준다. 그래서 현미가 백미보다 혈당지수가 낮고, 껍질이 들어 있는 호밀 빵이 밀가루로만 만든 흰 빵보다 혈당지수가 낮은 것이다. 따라서 현미는 당뇨 환자에게 좋다. 고구마는 혈당지수가 낮은 식품이라 당뇨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당연히 고구마를 먹을 때도 깨끗하게 씻어 껍질째 먹는 것이 당뇨에 더 좋다. 장을 청소해주고 배변을 도와주는 얄라핀(jalapin)도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고구마에 상처가 생기면 상처를 보호하고 치유하는 역할을 한다. 카이아포(caiapo)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일본의 흰색 고구마 껍질은 2형 당뇨병 환자의 공복 혈당, 총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먹을 것이 없던 시절에는 끼니를 때우는 것이 중요했지만, 영양 과잉의 현대인들에게는 청소, 정화, 배설이 더 중요해졌다. 에도 고량진미를 먹으면 당뇨가 온다고 기록되어 있다. 곡물의 껍질은 쓴맛이 나지만 청소, 정화, 배설 기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현대인들에게는 통곡이 중요한 식품이 됐다. 껍질이 있는 식품을 먹으려면 제대로 길러진 안전한 먹거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고구마는 혈당지수가 낮아 당뇨에 좋고, 감자는 혈당지수가 높아 당뇨에 나쁘다고 한다. 그러나 고구마를 먹는 방법에 따라 혈당지수가 달라진다. 2015년에 경희대에서 시행된 실험에서 군고구마의 혈당지수가 91, 찐고구마가 71로 나왔다. 2012년 미국에서 시행된 실험에서는 생고구마의 혈당지수가 32로 나왔다. 그리고 생고구마의 껍질은 19, 군고구마의 껍질은 34였다. 고구마를 찌거나 구우면 맥아당이 증가해서 맛이 달달해지고 더 찰지게 된다. 찐고구마나 군고구마를 뭉쳐 경단을 만들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찰진 음식은 몸을 보호한다. 그래서 찐고구마와 군고구마는 비위를 보하고, 기력을 더해주며, 추위를 이기게 하고, 얼굴색을 좋게 한다. 높은 고열에 구운 군고구마가 이런 특성이 더 강하다. 그래서 겨울철이 되면 군고구마를 즐겨 먹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보하는 특성 때문에 혈당이 높아져 당뇨병 환자의 간식으로는 적당하지 않다. 당뇨에 좋지 않다는 감자도 마찬가지다. 찐 감자가 생감자나 튀긴 감자보다 혈당지수가 높다. 그러므로 당뇨병 환자는 찰진 음식을 피하고 달지 않게 먹는 것이 좋다. 미국의 앤 위그모어 여사는 20세기 중반에 밀 새싹을 연구했다. 비슷한 시기에 일본의 하기와라 요시히데 박사는 보리 새싹을 연구했다. 새싹류는 땅을 뚫고 나오는 힘으로 체하거나 막힌 것을 뚫어준다. 그래서 체기에 맥아를 쓰는 것이고 밀 새싹, 보리 새싹도 막힌 혈관과 탁한 혈관을 뚫어준다. 현미에 싹이 나면 비타민, 아미노산, 효소, SOD(superoxide dismutase) 등 몸에 유용한 성분들이 많아진다. 이런 영양소들은 몸의 자연치유력을 높이고 성인병을 예방하며 몸의 독소를 씻어내는 해독 작용을 한다. 컴퓨터를 처음 샀을 때는 속도가 빠르지만, 이것저것 다운받다 보면 느려진다. 우리 몸 역시 마찬가지다. 다 소화시키지 못한 음식이나 소화가 안 되는 강력한 이물질 등은 독으로 변해 질병을 일으킨다. 곡물의 싹은 막힌 것을 뚫고 독소를 씻어내 우리 몸을 초기화(reset)시켜준다. 열이 많고 너무 잘 먹어서 몸에 찌꺼기가 많은 사람들의 당뇨에는 새싹류가 좋다. 새싹나물을 늘 반찬으로 먹기를 권한다. 메밀도 당뇨에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특히 루틴(rutin)이라는 성분이 많이 언급되고 있다. 루틴은 모세혈관을 강화하고 혈관 벽을 튼튼하게 해 동맥경화, 고혈압, 뇌출혈 등의 질환을 예방하고 당뇨병, 비만 등 생활습관형 만성질환 개선에도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혈관 벽을 튼튼하게 하면 혈액을 통해 수분과 산소 공급이 원활해지므로 피부가 좋아지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그런데 메밀도 루틴 함량이 많지만, 메밀순은 루틴 함량이 27배나 많다. 즉 새싹은 막힌 것을 뚫는 힘으로 혈액을 정화하기 때문에 메밀순이 당뇨에 더 좋다. 한의학에서 당뇨를 소갈(消渴)이라고 부른다. 에서는 소갈을 ‘내부에 열이 뭉쳐 진액을 말리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열로 인해 목이 마르고, 음식을 금방 소화시키며, 땀·소변·정액이 몰려나가 진액을 말리는 것이다. 고구마, 현미, 호밀 등의 껍질은 당뇨의 원인인 열을 없애주고, 진액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당뇨병에 매우 유익하다. 그러므로 당뇨 환자는 이런 식품들을 섭취할 때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혈관을 청소하고 소화를 돕는 새싹류도 마찬가지다. 한의학적으로 당뇨의 원인인 열을 식혀주는 작용도 하므로 당뇨 환자는 새싹류를 자주 먹어주는 것이 좋다. 찰지고 단 음식들은 내부의 열을 조장해 진액을 더 말리므로 주의해야 한다.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약초학교 ‘풀과나무’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 2017-02-0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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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DD가 뭐야?
- SSDD가 뭐야? 호주 영화 ‘드림 캐쳐’에 자주 나오는 용어이다. ‘Same Shit Different Day’를 줄인 단어이다. 매일 같은 똥만 싼다는 뜻으로, 매일의 삶이 똑 같아서 지루하다는 뜻이다. 인사 조로 "요즘 어떻게 지내?"하고 물으면 시들한 표정을 지으며 "SSDD"라고 답하는 것이다. 그러니 무슨 신나는 일을 만들거나 안 해본 것 중에 위험 부담은 있더라도 새로운 도전이라도 해보자는 것이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그럴 수 있다. 매일 같은 날이 반복되면 지루할 것이다. 그러나 시니어들은 안정을 선호하기 때문에 매일 변화가 없다면 오히려 좋아할 것 같다. 젊은 시절에 은행에 근무한 적이 있다. 처음 보직이 ‘Auditing’이라고 ‘감사과’였는데 은행 전반의 일을 의심스런 눈초리로 감시하는 일이었다. 그 자리는 한번 배치 받으면 평생 그 자리에 있게 된다는 선배들의 조언이 있었다. 처음에는 한 달 내내 허덕였는데 일이 익숙해지자 보름 만에 한 달 치 일을 다 끝내고 그날그날 루틴한 일만 하다 보니 시간도 남고 빈둥대는 모습을 보일 수도 없어 곤란했던 적이 있다. 두 번째 직장인 건설회사에 갔을 때는 본사 근무부터 시작했지만, 나머지 기간은 건설 현장에 투입되었다. 건설현장은 보통 3년 내외로 공기가 끝나기 때문에 공사가 끝나면 옮겨가야 한다. 일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일이 얽힌다. 좋은 일도 있지만, 잊고 싶은 일도 있다. 툭툭 털고 새 일을 한다는 것이 새로워서 좋았다. 새로운 사람들과 같이 일한다는 것도 흥분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말년에 여의도 쌍둥이 빌딩이 LG 그룹의 사옥이므로 워낙 큰 공사였다. 그 현장이 끝나니 승진해서 그보다 큰 현장으로 배치되어야 하는데 갈 곳이 없었다. 세 번째 직장인 중소기업 봉제 수출업을 할 때도 돌아다니는 일을 좋아했다. 전 세계를 돌며 오늘은 이도시 내일은 다른 도시 등을 돌아다니며 부지런히 수출 전선에서 뛰는 것이 좋았다. 같은 일을 한지 10년이 넘자 회장은 내게 다른 일을 맡겼다. 수출업이 아닌 수입해서 국내에 파는 내수 사업을 맡아서 해보라는 것이었다. 수출업은 기반이 이미 잘 닦여 있어 거저먹기였으나 새로운 사업은 모든 것이 새로웠다. 다른 임원들처럼 하던 일이나 계속하고 있으면 편할 텐데, 골치 아픈 책임이 뒤따르는 일을 맡은 것이다. 결국 IMF의 직격탄을 맞고 책임지고 물러났다. 그때 SSDD가 좋다는 것을 새삼 느꼈었다. 우리 젊었을 때만 해도 공기업이나 은행 등 한 자리에 계속 근무하다 퇴직하는 직종은 인기가 없었다. 그러나 먼저 퇴직하고 보니 루틴한 일이라도 붙잡고 오래 근무하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SSDD가 더 좋은 직장인 것이다. 시니어가 되고 보니 정말 SSDD가 바람직하다. 신나는 일도 많이 생기지만, 아무 일 없이 편안한 것이 제일이다. 거취를 옮기는 등 무슨 변화라도 생길 것 같으면 몹시 불안해진다. 저녁 늦게까지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어울리다가 다음 날 아침은 뒹굴거리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얼마나 느긋한가. 아침 일찍 움직여야 하는 일이라도 있으면 전날 저녁부터 술자리도 자제하고 일찍 자야 한다. 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나면 바이오리듬이 깨져서 화장실 가는 것도 생략 된다. 하루 종일 불편한 것이다. SSDD가 행복이다.
- 2016-07-0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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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성찬의 골프이야기⑥] 즐겁게 플레이 하는 방법 "과감히 실수해라, 화내지 마라, 마구 웃어라"
- “언니, 어떻게 칠까?” 알면서 물어보는 장난기(氣) 많은 김농담 씨의 말이다. 캐디가 걸작이다. “아~네, 티 꽂고 치세요.” 캐디의 농담에 골퍼가 질 리가 없다. 한 두 번 장사한 것도 아니고. 바로 나가는 질문. “어디보고 치지?” 착한 캐디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그냥 볼보고 치세요”한다. 동반자들이 난리다. “언니가 이해해 줘라. ‘100돌이’라서 그래.” 김 씨는 훤칠한 키에 힘이 장사다. 티샷을 했는데 ㅎㅎ 쪼로. 뒤땅을 쳐서 파인 잔디가 더 날아갔다. 동반자들은 웃음바다. 캐디가 더 신바람이 났다. 그런데 걱정이 태산이다. “오늘은 이 손님을 어떻게 모시나?”하고. 두 번째 등장한 최장타 씨의 멘트가 신사다. "언니, 나는 캐디를 위해 골프를 하는 거야. 결코 나를 위해 골프를 하지 않지. 절대로” 어떤 의미일까. 캐디가 이 말을 들으면 그날 캐디는 하루 종일 기분이 좋을 것이다. 특히 첫 홀에서 티샷을 하기 전에 ‘이런 주문(呪文) 같은’ 말을 건네 보라. 아마도 그날 캐디는 기분이 짱이고 아군이 될 터. 이 친구는 ‘립싱크’를 제대로 했다. 아니나 다를까. 드라이버를 맛깔나게 갈겼다. “허걱~”. 300야드는 날아간 것 같다. 그것도 똑바로. 캐디가 ‘좋아라’ 하고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지른다. 세 번째 등장한 이단타 씨는 말이 없다. 그런데 티샷 전에 ‘루틴’이 길다. 티를 꽂고 연습스윙을 다섯 번. 뒤로 가서 방향을 보고 나서 다시 연습스윙. 그리고 어드레스. 클럽 헤드를 볼 뒤의 잔디에 놓은 뒤 3분간 기도를 한다. 캐디는 “헐~”소리가 저절로 난다. 티샷은 그런대로 잘 갔다. 마지막 골퍼는 안조커 씨다. 동반자들에게 “언니 앞에서는 ‘질러’라는 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캐디는 어리둥절할 수밖에. 질러는 노래방 기기 같은데. 다행이다. 캐디는 속뜻을 모르고 있는 듯하다. 남자는 없고 여자만 있는 것을. 그리고는 캐디에게 따귀를 맞은 이야기를 한다. 클럽마다 번호가 있다. 이 때문에 캐디는 골퍼에게 “몇 번 드릴까요?”하고 물어본다. 귀에 대고 “한번만 주지”했다가 캐디에게 혼났다. 자기를 뭘로 보냐며. 어라, 돌아온 답이 신기하다. “여러 번 달라면 몰라도.” 그냥 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자 한 조크니 혹시 이글을 캐디가 본다면 오해가 없기를. 이렇게 해서 티샷을 마치고 4명의 전사들과 캐디는 라운드를 시작했다. 즐거운 일은 코스에서 늘 일어나게 마련. 결론부터 짓고 가자. 4명은 스코어가 고만 고만하다. 100타 안팎이다. 그래서 내기가 붙으면 재미가 있다. 티샷만 보면 최장타 씨가 유리하다. 그래서 티샷을 하고 나서 나머지 3명은 같은 생각을 한다. ‘핸디캡’을 받을 걸 그랬나. 여기서 핸디캡이란 조그만 내기를 할 때 타수 차이만큼 쩐(錢)을 줬다는 의미다. 하지만 세컨드 샷에 들어가면 핸디캡을 받지 않은 것 대해 전혀 후회가 없다. 속으로 “얼레, 핸디캡을 더 줄 걸 그랬나?” 하고 각자 속으로 낄낄 거리고 웃는다. 최장타 씨는 그린에 가까이 갈수록 결코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이 친구는 그린을 앞두고 100미터쯤에서 아이언을 여러 번 끊어 친다. KTX 타고 가다가 도착지 부근에 도달하면 완행열차처렴. 이 친구뿐 아니다. 3명도 비슷하다. 깃대를 앞에 두고 마치 볼이 깃대를 거부하듯 피해 다닌다. 뒤땅을 쳐서 볼을 1야드 정도 보낸다. 그리고 핀과 거리를 20야드 남겨두고 홀로 들어갈 볼이 벙커에 처박힌다. 어느 때는 이것도 부담스러운지(?) 토핑으로 그린을 훌쩍 넘겨 버린다. 스탠스하기가 불편한 곳으로. 그것도 아니면 나무 뒤에 볼이 숨어 버린다. 캐디가 최장타 씨에게 궁금해서 물어봤다. “그린을 싫어하십니까?”“ㅠㅠ. 절대로 싫어할 이유가 없지. 마음대로 안 되서 그렇지.” 장타를 날려 페어웨이 한가운데 보내 놓고 그 다음 샷을 퍽퍽 거려 보라. 아마도 뚜껑이 열리리라. 그런데 이 4명의 골퍼는 한 번도 화를 낸 적이 없다. 그래서 캐디들이 좋아한다.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 가겠지만. 이것이 골프의 재미다. 돈 좀 잃었다고, 샷이 좀 망가졌다고, 퍼트가 좀 안된다고, 뒤땅 좀 쳤다고 지구가 멸망하겠는가. 5시간 이상을 걸어야 하는 골프, 웃으면서 플레이해야 장수한다. 골프가 ‘브라보 마이 라이프’인 이유다. 글 안성찬 골프대기자/ 골프문화칼럼니스트
- 2014-09-04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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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성찬의 골프 이야기⑤] 빗속 라운드, 편안한 멘탈이 중요하다 '수중전(水中戰) 라운드 요령'
- ‘비 오는 날의 수채화’ 이것은 운치 있는 노래 제목이고,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은 심수봉의 노래 가사 중 한 소절이고. 그런데 이런 분위기 있는 노래가 골퍼들에게는 별로 달갑지가 않다. 특히 어르신 골퍼에게는 비는 그냥 귀찮은 존재일 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여름철 폭염아래서 라운드할 때 이따금 뿌려주는 이슬비 정도는 반가운 일이지만. 장마철에 접어들었다. 이전과 달리 비소식이 오면 대부분의 골퍼는 취소를 한다. 하지만 어렵게 잡아 놓은 예약을 최소하기도 아깝고, 해서 라운드를 결심하지만 정상적인 컨디션에 비해 불편하고 제 기량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플레이에 들어가면서 …빗속라운드를 할 거면 즐기면서 하라 빗속에서도 플레이를 시작했다면 “이것도 또 다른 핸디캡이겠지”하면서 “즐겁게 라운드하자”고 마음을 다진다. 그러면 오히려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미 골퍼들은 경험을 했겠지만 똑같은 상황에서 짜증을 내기보다는 즐기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좋다. 사실 골프는 평소에도 그렇지만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소위 ‘멘탈’을 어떻게 자신이 조절하느냐에 따라 그날의 골프가 달라진다. 친구들끼리 작은 내기라도 할 때면 무조건 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쉽지 않음을 우리는 안다. 이럴 때는 주문을 외우자. 좋아하는 연인을 생각하거나, 가장 즐거웠을 때를 상상하면서 티잉 그라운드에 들어선다. 플레이전에 준비는… 무조건 수건으로 닦는다 비올 때 우산과 수건 등 필요한 것은 골프장에서 준다. 하지만 자신의 것으로 준비한다. 장갑은 3켤레 이상으로 한다. 약간만 젖어도 새것으로 바꾼다. 땀에 어도 그리 건강에 좋지 않으니까. 특히 장갑이 젖으면 그립이 미끄러진다. 수건을 우산 속에 걸어 샷을 하기전에 반드시 닦는다. 그린에서 퍼팅 때도 마찬가지다. 비가 많이 올 때는 목장갑이 그만이다. 양말도 2~3켤레 준비한다. 발이 축축하면 찜찜해서 어드레스가 잘 안 된다. 참지 말고 중간에 바꿔 신는다. 우산이야 기본이겠 지만 반드시 비옷을 챙긴다. ‘그냥 맞고 치지’라고 생각했다면 하수다. 가볍고 얇은 비옷을 입으면 플레이가 달라진다. 플레이는 어떻게… 스윙은 박인비처럼 4분의 3만 하라 그립이 비에 젖으면 그립을 강하게 잡는 습관이 있다. 그러면 어깨 근육이 긴장돼 미스 샷으로 이어진다. 그럴수록 그립을 살살 잡아야 한다. 마치 사랑스러운 연인의 손을 잡듯. 문제는 비가 오면 심리적으로 급해진다는 사실이다. 빨리 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서 대충치려 한다. 라운드를 게속 할 것이라면 평소의 리듬을 갖고 프리샷 루틴대로 한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수록 이런 습관을 반드시 필요하다. 페어웨이가 젖어 있어 볼이 구르지 않는다. 거리가 20% 이상 손해를 본다. 티샷은 티를 높게 꽂아 캐리를 늘린다. 페어웨이나 그린주변에서는 자신의 거리보다 조금 길게 친다는 느낌으로 한다. 그린도 마찬가지다. 스피드가 느리므로 홀 뒤의 2~3컵을 더보고 약간 강하게 스트로크를 한다. 모든 샷은 한 클럽 크게 잡고 4분의 3정도의 크기 스윙으로 부드럽게 볼을 때린다. 하다마는 스윙 같은 박인비(26·KB금융그룹)를 떠 올리며 샷을 하면 딱이다. 습도가 높은 날에는 허리와 무릎 등에 무리가 오기 때문에 강하게 치려다가는 낭패를 본다. 페어웨이나 벙커에서 박아치는 아이언 샷은 금물이다. 이미 페어웨이가 축축한 상태에서는 뒤땅을 치게 되거나 박히기 십상이다. 어프로치도 굴려 치기 보다는 핀을 보고 볼을 조금 띄워 붙이는 것이 현명하다. 비가 오는 날의 미스 샷은 대개 그립이 미끄러지는 것이 원인이다. 마른 수간은 필수적이다. 우산에 수건을 걸어 놓고 스윙을 하기 전에 반드시 그립과 헤드를 닦아준다. 대부분의 골퍼는 귀찮아서 그냥 치기 일쑤다. 실수를 한 뒤 후회한다. 라운드가 끝나면 모든 장비는 잘 닦고 말려야 한다. 젖은 골프화는 라커룸에 있는 건조기를 이용해 잘 말린다. 그냥두면 곰팡이가 생긴다. 클럽은 그립부분을 종이로 잘 싸둔다. 헤드는 녹 방지제를 발라준다. 글 안성찬 골프대기자/ 골프문화칼럼니스트
- 2014-08-14 1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