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유독 ‘고독’의 정취가 느껴지는 계절이다. 왕왕거리던 여름을 지나, 낙엽 같은 트렌치코트를 휘감고 조용히 무드를 즐기고만 싶다. 이때 한껏 분위기를 내려면 와인 한 잔 정도는 즐겨야 하지 않겠나. 여기에 고급스러운 재료로 풍미를 살린 생면 파스타는 또 어떤가? 분위기, 와인, 맛, 이 세 가지를 만족스럽게 채워줄 맛집 ‘와인 북 카페’를 소개한다.
글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와인 그리고 책이 어우러진 풍경
‘와인 북 카페(wine book cafe)’는 와인과 북(책)이 들어간 레스토랑의 이름처럼, 740여 종의 와인과 300여 권의 와인 서적을 갖추고 있다. 2007년 문을 연 이래로 그동안 수많은 와인 애호가들이 사랑방처럼 드나들며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올해
7월에는 보유 중인 우수한 와인 리스트를 인정받아 세계적인 와인 전문 매거진 가 주최한 레스토랑 어워즈에서 ‘Two Glass’를 획득하며 ‘BEST OF AWARD OF EXCELLENCE’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국내에서는 7곳뿐이라고). ‘와인 좀 안다’고 자부하는 이라면, 꼭 한번 들러 이곳의 내공을 체감해보길 바란다.
와인과 함께 익어가는 빈티지 인테리어
가게를 둘러보면 오래된 레코드판, 축음기, 진공관TV, 턴테이블 등 빈티지한 소품들이 클래식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중앙에 매달린 양면시계는 실제 파리 전철역에 걸려 있던 시계라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가치가 높아지는 와인처럼, 구석구석 빛바랜 물건들이 이곳의 매력을 한층 더 끌어올린다. 또 책장에 무심하게 꽂혀 있는 책들은 여느 레스토랑에서는 느낄 수 없는 오묘한 편안함을 준다. 침침한 조명, 어두운 나무 테이블과 바닥 그 안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것은 투명한 와인 잔들. 테이블 위에 놓인 와인과 음식, 그리고 함께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기 더없이 좋은 분위기다. 음식만 즐기러 갔더라도 어쩐지 와인 한잔 따르고 싶어지는 묵직한 정취가 느껴진다. 혹시 와인에 대해 잘 모르거나 고르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면 이곳 소믈리에의 조언을 받아보자. 평소 취향이나 입맛, 곁들이는 메뉴 등을 고려해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해줄 것이다.
계절마다 바뀌는 생면 파스타 요리
이곳의 이름을 다시 정한다면 ‘와인 북 그리고 파스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준급 생면 파스타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재료나 소스 등도 특별하지만, 일반적으로 쓰이는 건면이 아닌 생면을 사용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파스타 면은 매장에서 직접 반죽해 만들고 있다. 전진하 셰프는 “생면 파스타 반죽은 밀가루와 달걀노른자로 만든다. 그 외에 물, 달걀흰자 심지어 소금도 넣지 않는다. 이렇게 만든 파스타는 일반 건면 파스타와 식감이 다르고, 또 다른 생면 파스타에 비해 단단하면서 시간이 지나도 잘 불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 셰프는 레드와인과 어울리는 메뉴로 이탈리아산 제철 생송로버섯이 가득한 피에몬테식 타야린 생파스타를, 화이트와인과 어울리는 메뉴로 마스카르포네 감자퓌레로 속을 채워 바질페스토에 버무린 라비올리를 추천했다. 사실 단골들은 메뉴북을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다. 계절마다 제철 재료에 따라 메뉴가 리뉴얼되기도 하고, 또 그날그날에 따라 와인과 메뉴를 제안받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 특별히 꽂히는 게 없는 날엔 이곳 셰프와 소믈리에의 안목을 믿고 과감히 테이블을 맡겨보는 것도 괜찮겠다.
주소 강남구 논현로 149길 5 배전빌딩 1층(학동역 7번 출구와 압구정역 4번 출구 사이, 을지병원 사거리 SK주유소 옆) 운영 시간 오후 5시 30분~새벽 1시 30분(일요일 휴무) 예약 문의 02-549-0490
장마가 지나고 폭염이 시작되는 8월. 초록빛 나뭇잎은 촉촉이 영글지만, 우리네 모습은 축축 늘어지기만 한다. 뜨거운 태양 아래 입은 마르고, 후끈한 날씨에 속이 답답하다. 이럴 땐 신선한 채소가 듬뿍 들어간 샐러드로 산뜻함을 충전하는 것 어떨까? 자연의 싱그러움이 가득한 옥상 텃밭이 있는 맛집 ‘에이블(ABLE)’을 소개한다.
브런치로 시작하는 여유로운 하루
특별한 일정이 없는 날이면 조금 느긋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모처럼 늦잠도 자고 여유를 부리다 보면 아침을 챙기는 게 번거롭다. 그렇다면 한가로운 오전의 작은 활력, 브런치(brunch, 아침을 겸하는 점심)를 즐겨보는 거다. 특별히 브런치 메뉴가 무엇이라고 한정할 수는 없지만, 대개는 가벼운 한 끼 식사 정도로 즐기는 이가 많다. 또, 하루의 첫 식사인 만큼 채소와 달걀 등으로 만든 영양소를 고려한 메뉴를 선호하는 편이다. 브런치 카페 ‘에이블(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는 신선한 채소와 계절 과일 등이 곁들여진 샐러드와 재료의 영양을 그대로 살린 다양한 착즙 주스를 맛볼 수 있다.
옥상 텃밭 구경하고 가세요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따뜻함과 신선함이 공존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천장에 매달린 작은 화분들, 조명을 감싼 나무 껍데기, 테이블 위의 꽃병, 쇼케이스를 채운 각종 과일 등. 아기자기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입구와 마주 보는 진열대에는 말린 과일, 선인장, 잼, 쿠키, 캔들 등 다양한 소재들이 어우러져 있다. 이곳의 가장 매력적인 공간은 루프톱(rooftop, 옥상)에 꾸며진 작은 텃밭이다. 토마토, 가지, 블루베리, 각종 허브 등 계절에 따라 다양한 작물들을 가게에서 직접 키운다. 모두 요리에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몇몇 메뉴의 귀한 식재료로 쓰인다.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실 수 있도록 테이블도 마련돼 있다. 옥상이라 여름에 즐기긴 덥지만, 어느 계절보다 푸른 잎사귀들이 반긴다. 실내에서 식사를 마치면, 후식으로 시원한 음료 한 잔 손에 들고 옥상 텃밭을 구경해보는 것도 좋겠다. 도심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이색적인 풍경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신선함을 먹다, 그리고 마시다
이곳에서는 리코타치즈, 비프, 연어, 퀴노아 등을 주재료로 한 샐러드를 즐길 수 있다. 촉촉하면서도 고소한 풍미를 지닌 리코타치즈에 루콜라, 비타민, 방울토마토 등 계절 과일이 들어간 리코타치즈샐러드(1만3000원)가 인기다. 건강을 생각하는 중장년이라면 슈퍼푸드로 잘 알려진 고단백 곡물 퀴노아와 루콜라, 페타치즈, 구운 치킨 등이 어우러진 퀴노아샐러드(1만6000원)도 추천한다. 샐러드를 주문하면 피타 브레드(이스트로 밀가루를 발효시켜 만든 넓적한 빵)가 함께 나온다. 채소만으로는 채우기 힘든 허기를 달랠 수 있다. 샐러드만큼 단골로 찾는 메뉴는 신선한 주스다. 사과·당근·케일이 들어간 에이블비타민(9000원), 오렌지·자몽으로 만든 레드디톡스(9000원) 등 믹서로 갈지 않고 착즙기로 짜낸 주스 메뉴가 다양하다. 채소, 과일 외에는 설탕이나 다른 첨가물을 넣지 않아 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살렸다. 주스 잔에는 샐러리를 꽂아내 더 신선한 느낌을 준다.
그 외에도 에그베네딕트(1만4000원), 오믈렛프리타타(1만5000원), 가지롤(1만6000원) 등 브런치 메뉴나 파니니, 피자, 파스타 등을 곁들이면 더 든든하고 풍성한 한 끼를 즐길 수 있다. 커피와 케이크를 비롯한 카페 메뉴도 인기다. 당근케이크, 바나나파운드케이크, 말차빙수, 얼그레이빙수 등 독특한 디저트가 다양하다. 선선한 날 저녁에 방문한다면 루프톱에서 와인이나 맥주 등을 곁들여보는 것도 좋겠다.
7월 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손님이 있으니, 바로 장마다. 꿉꿉한 날씨 탓에 기분까지 축 늘어지는 날엔 노릇하게 구운 부침개에 뽀얀 막걸리가 생각난다. 깔깔한 목구멍에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면, 메마른 땅에 퍼붓는 빗줄기처럼 가슴속까지 시원해진다. 축축한 장마에도 싱그러운 기분으로 한잔할 수 있는 막걸리 맛집, ‘달빛술담 문자르’를 소개한다.
캐주얼하게 즐기는 막걸리 한잔
막걸리가 지닌 친근함만큼이나 옛 정취를 간직한 맛집이 많지만, 최근에는 모던한 분위기에서 즐기는 막걸릿집도 주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그중 한 곳이 바로 ‘달빛술담 문자르(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46길 38, 이하 달빛술담)’다. 이곳의 정체성은 그 이름에서부터 드러난다. 달빛, 술, 그리고 이야기[談]를 뜻하는 ‘달빛술담’. 그리고 달(moon) 항아리(jar)를 뜻하는 ‘문자르’. 이렇게 뜻만 나열했을 때 느껴지는 분위기도 있지만, 한글과 한자, 영어가 섞인 조합이 오묘하다. 다양한 언어를 모아 만든 이름만큼이나 이곳에서는 여러 장르의 음식과 주류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낮에는 산뜻하게, 밤에는 달빛 아래 은은한 분위기를 내는 것 또한 매력이다.
낮술도 좋고, 밤술도 좋아요
달빛술담에 도착하면 ‘술집이 이렇게 예뻐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새하얀 벽으로 둘러싸인 모던한 외관에, 작은 앞마당 테라스의 연둣빛 잔디와 알록달록 꽃들이 화사함을 더한다. 이곳에 방문했을 때 오른쪽 입구로 먼저 들어선다면 ‘술집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옹기종기 화분들과 꽃을 다듬는 여인들이 보일 테니 말이다. 달빛술담과 상생하는 꽃집 ‘먼데이 플라워’가 사용하는 공간이다.
가게 구석구석을 보면 화분과 말린 꽃다발 등이 장식돼 있는데, 모두 먼데이 플라워에서 만들어낸 것이라고 한다. 예쁜 꽃들과 더불어 많이 보이는 것 중 하나는 유리창이다. 가게 1, 2층 벽면을 둘러싼 유리창은 낮에는 따스한 햇살을 머금고 저녁에는 은은한 달빛을 가득 비춘다. 자연으로 어우러진 이곳만의 분위기는 낮에도 밤에도 술 한잔에 이야기꽃을 피우기 안성맞춤이다. 비가 오는 날에 찾게 된다면, 1층 테라스나 창가 가까운 자리에 앉을 것을 추천한다.
각양각색 막걸리와 안주를 한 번에
막걸리와 곁들이기 좋은 치즈 김치전, 파마산 치즈 감자전 자체도 퓨전 음식이지만 보쌈과 어묵탕, 샐러드와 파스타, 깐풍기와 탕수육 등 한식·양식·중식 등 각양각색 메뉴가 퓨전을 이룬다. ‘막걸리엔 빈대떡’이라는 절대공식(?)이 무색하리만큼 어느 안주에나 조화를 이루는 막걸리의 친화력을 한껏 느낄 기회다. 다양한 요리를 즐길 수 있다는 것 외에, 비장의 무기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막걸리 샘플러다. 이곳에서는 달빛막걸리, 하얀 연꽃 막걸리, 소백산 검은콩 막걸리, 백제원 알밤 막걸리, 문경 오미자 막걸리, 송명섭 막걸리, 해창 막걸리 등 특색 있는 막걸리들을 판매하는데, 이 중 6가지를 조금씩 맛볼 수 있도록 한 메뉴다(한 종류당 100mL씩). 막걸리에 익숙하지 않거나, 새로운 맛을 경험해보고 싶을 때 맛보기식으로 부담 없이 주문하기 좋다. 마음에 드는 막걸리를 발견했다면, 통째로 양은주전자에 따라 제대로 분위기를 내보자.
사실 이곳은 막걸리만 다양한 것이 아니다. 문배술, 고소리술, 죽력고 등 우리 전통술은 물론, 연태고량주, 공부가주 등 중국 술과 맥주, 와인까지 폭넓게 마련돼 있다. 술 좀 마실 줄 아는 주당이라면 갖가지 안주와 술을 늘어놓고 꽤 오랜 시간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 규모의 영화제는 꽤 많다. 그중 한국의 3대 국제영화제라 일컬어지며 가장 먼저 개최되는 영화제가 바로 4월 말(4.27~5.6)에 열린 전주국제영화제다. 올해로 18회째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는 전주한옥마을의 인기와 더불어 영화보기 좋은 영화제로 입소문 나고 있다. 해가 갈수록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는 전주국제영화제 현장을 다녀왔다.
영화보고 먹기 좋은 여행지, 전주
전주한옥마을이 급부상한 이유에서일까? 첫 방문이었지만 영화를 즐기는 것이 생각보다 쉬웠다. 여행객이 늘어서인지 게스트하우스, 민박, 굿스테이로 지정된 호텔 등 적당한 가격의 숙박업소가 눈에 쉽게 띄고 접근이 쉬웠다. 취재를 위해 묵었던 ‘J’ 게스트하우스에서도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잠시 쉬다 영화를 보러 가고, 들어오고 하는 모습이 여느 영화제보다 편하게 느껴졌다. 상영관이 몰려 있는 영화의 거리에서 거의 모든 영화제 행사가 진행되는 것도 좋은 환경. 상영관에서 또 다른 곳으로 이동이 편리해 연이어 영화를 보기 좋다. 부산국제영화제처럼 바다를 배경으로 이벤트가 열리고 북적거리기보다 적당히 시원한 날씨에 즐기기 좋은 영화제다. 이번 영화제에는 정우성, 주지훈, 수애, 하지원 등이 방문해 그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그런데 전주 하면 맛있는 음식을 빼놓을 수 없다. 사실 영화도 영화이지만 손맛 좋기로 유명한 전주 맛집을 가보지 않는다면 영화제를 제대로 느꼈다고 말할 수 없다. 영화제에 참여했던 한 영화 관계자는 SNS에 매일같이 영화가 아닌 음식 사진을 올릴 정도로 전주의 맛에 흠뻑 빠져 있었다.
관객과 소통하고 전주를 알리다
영화의 거리에서 진행된 각종 부대행사에도 많은 인파가 몰렸다. 공예체험과 아트마켓으로 운영된 전주아트마켓과 드라이플라워, 캘리그래피 등 무료체험 행사는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포토존, 버스킹존 등도 운영해 영화를 기다리는 관람객과 소통했다. 한편, 전주영화제작소 앞 주차장에서는 전주시민미디어센터와 협업하여 미니 FM을 진행했다. 누구든 미니 FM을 들을 수 있도록 라디오 부스 앞에 파라솔과 의자를 설치한 것도 인상 깊었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 2017’ 선정작이었던 이창재 감독의 ‘N프로젝트’ 실제 제목 공개에도 귀추가 주목됐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는 매년 영화제가 선정한 3명의 감독에게 제작비를 지원하는 전주국제영화제 메인 프로그램이다. 영화 공개 전까지 로 불렸던 영화의 제목은 로 확정, 관객 앞에 나왔다. 이 작품은 지난 2002년 16대 대선 당시 정당 최초로 국민경선제를 실시해 정계에 파란을 일으킨 새천년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안희정 충남지사, 유시민 작가 등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회고를 들려준다.
한국의 3대 영화제로 자리를 굳히다
사람들은 조심스러워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렸던 1996년은 박광수, 여균동, 정지영, 강제규 감독 등의 출현으로 한국 영화가 조금씩 인기를 얻고 있었던 때이지만 국제 규모의 영화제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과연 성공할까?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달랐다. 영화 스타와의 근거리 만남, 다양한 문화에 대한 갈망이 제2도시 부산을 들끓게 했다. 이듬해 부천에서는 장르영화, B급영화, 마니아영화 등을 중심으로 상영하는 부천판타스틱영화제가, 그리고 2000년에는 새로운 대안영화를 소개하고 제시하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생겨났다. 물론 이외 지역에서도 다양한 콘셉트의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예산 규모면에서 30억원이 넘는 영화제로는 부산과 부천, 전주 세 영화제를 꼽는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특히 어느 해보다 발전한 모습으로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전체 영화 상영 543회 차 중 279회가 매진됐다. 객석점유율은 80.4%, 총관객 수는 7만9107명이었다. 작년 222회 매진 기록을 훨씬 웃도는 수치였다. 전주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크고 작은 영화제가 많이 준비돼 있다. 영화제는 젊은이의 전유물이 아니란 것을 우리 독자들이 알았으면 한다. 과거 세대 감독의 회고전도 있고, 향수 깊은 영화를 큰 스크린에서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영화제 현장이다. 내년 봄 혹시 전주에 가는 독자가 있다면 전주국제영화제에도 들러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즐기다 가는 건 어떨까.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6월이면, 계곡이나 바닷가 인근 지역 축제뿐만 아니라 각종 문화, 먹거리 관련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이러한 축제 일정은 우연히 광고를 보거나 현수막을 발견하지 않는다면 놓치기 십상이다. 흥미롭고 볼거리 가득한 전국 축제 일정을 모아 보기 쉽게 제공하는 앱 ‘헤이페스티벌’을 이용해보자.
SNS소통연구소 이종구 소장
1. 앱 다운로드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헤이페스티벌(또는 heyfestival)’을 검색, 무료로 다운로드한다.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계정으로 회원가입 가능하다.
2. 실시간 베스트 10
홈 화면에 ‘실시간 베스트 10’ 축제 정보가 나온다. 관심 있는 일정을 누르면 축제 상세 정보 및 축제기간 날씨, 구글지도, 리뷰 등을 볼 수 있다.
3. 내 주변 축제
홈 화면 하단 오른쪽에 ‘내 주변 축제’ 버튼을 누르면 현재 위치를 기준으로 열리는 축제 정보 목록을 보여준다(전방 1·3·5·10km 이내로 선택).
4. 테마축제
메뉴에서 ‘테마축제’로 들어가면 지역별(도별), 카테고리별(음식·특산물·계절·자연·문화·스포츠·공연·전시 등) 축제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5. 추천코스
앱에서 제공하는 추천코스를 보여준다. 축제 일정을 토대로 주변에 가볼 만한 곳이나 맛집정보, 즐길거리 등을 곁들여 소개한다.
6. 월별 축제
홈 화면 상단 왼쪽의 메뉴 목록에서 ‘월별축제 한눈에 보기’를 누르면 월별로 열리는 축제 정보를 한꺼번에 정리할 수 있다.
은퇴 이후 인생 2막을 삶의 황금기로 만들 것인가, 황혼기로 만들 것인가. 황혼기와 황금기를 가르는 것은 무엇인가. ‘충분히 쓸 만큼 모아놓고 쟁여놓은’ 돈일까? 그보다 중요하고도 필요한 것은 인생을 재설계할 수 있는 은퇴 멘탈 갑, 즉 새로운 은퇴 마인드다. 과거 경력, 직장, 직책의 아우라를 들어내고, 자기의 진짜 정체성을 떳떳하게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이 진정으로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외칠 수 있다.
100세 시대를 앞둔 요즘, 은퇴 이후의 시기는 막다른 골목이 아니라 인생의 3분의 1을 살아내야 하는 인생의 터닝포인트다. 그래서 우리는 은퇴를 충격이 아닌 감격으로 맞고 싶다. 끌끌 혀를 차며 밸이 배배 꼬인 채 훈수나 푼수를 떠는 뒷방 노인이 아닌 적극 참여하는 현장의 선수로 사는 롤모델 인생 선배를 만나고 싶다.
퇴직 5년 차가 아니라 진짜 좋아하는 일을 선택한 ‘취업 5년 차’라는 박시호(63) 행복경영연구소 이사장을 만났다. 인디언 핑크색 니트 상의에 옅은 브라운색 패딩 점퍼, 흰 바지 그리고 빨간색 운동화에 무스로 바짝 세운 밤톨머리 헤어스타일을 하고 나타난 그는 과거 CEO의 물이 쏙 빠진 사람처럼 보였다. 그에게선 인터뷰 약속 장소인 ‘신촌’의 청춘물결에서 한 치도 뒤처지지 않는 것을 넘어 자유인의 바람마저 느껴졌다. 2003년부터 행복과 관련한 앤솔러지를 사진에 담아 매일 아침 이메일로 배달하던 일은 이제 취미와 봉사에서 ‘주업’으로 승격됐다. 그 외 강연과 원고 쓰기, 사진 찍기 등등 요즘엔 여행기획가로서 행복을 오프(0ff)에서 실현하는 일에까지 관심사를 확장하고 있다. 그의 하루 24시간은 풍요롭다.
은퇴 괴담은 현실적으로 ‘밥’ 이야기로 시작하곤 합니다.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퇴직 가장의 현실을 표현한 단어 중에 ‘삼식이(집에서 삼시세끼를 먹는 가장)’란 호칭이 있는데요. 많은 퇴직 가장들이 “이러려고 지금까지 뼛골 빠지게 일했나”라며 피눈물을 흘린다고 합니다.
“감정계좌를 깡통계좌로 만들어놓고 만기일 됐다고 복리로 쳐서 가장 높게 대우해달라고 하면 되겠습니까? 집밥만 우기지 말고 칼국수집이든 냉면집이든 같이 맛집 순례라도 해보세요. 찜질방 같이 가서 놀자고 해보세요. 절로 삼식님이 될 겁니다(웃음). 가장이 건강해야 집안을 끌고 간다고 하는데 마찬가지로 부인이 건강하고 행복해야 집안이 유지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남편 혼자 행복하고 즐거우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퇴직 이후 집에서 대우받는 것은 남편 하기 나름이지요.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게 부부입니다.”
그는 “체력관리한다며 주중, 주말 가리지 않고 매일 등산 가던 친구가 있었다”며 부인이 뇌졸중으로 쓰러져 병석에 누운 후 그 친구가 “부인이 건강할 때 산에 같이 갈걸, 왜 나 혼자 갔을까” 하며 땅을 치고 후회하더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행복은 거창하고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작은 데, 평범한 일상에, 함께 나누는 데 있다”고 말하는 그는 여러 일정 중에서 부인과 맛집 순례 후 하는 공원산책이 그날의 하이라이트라고 덧붙였다. 신혼 때처럼 전기가 찌르르 통하지는 않지만 40년 이상 살아온 인생 동지와 함께하는 ‘침묵의 공유’야말로 가장 든든한 의지가 된다는 이야기였다.
현직에 계실 때보다 더 활기차고 멋져 보이십니다. 부부 금실에서 비롯된 에너지 말고 비결이 있습니까.
“현직에 있을 때보다 몸무게를 10kg 정도 뺐어요. 회식이나 약속을 줄이고 운동을 하니 절로 빠지더군요. 제가 BMW족입니다. 버스(Bus)-지하철(Metro)-워킹(Walking),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많이 걷습니다. AMP 동기 부부동반 모임에 갔는데 집사람이 아무 정보 없이도 동기들 중 현직, 퇴직파를 족집게처럼 맞히더군요. 은퇴하면 현직 때의 아우라가 사라져 갈기털 빠진 사자처럼 되기 쉽습니다. 퇴직할수록 용모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퇴직하니 공식적 일 없다고 후줄근하게 입고 다니거나 등산복을 평상복으로 입고 다니면 안 됩니다. 오히려 더 산뜻하게,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어야 해요. 뚝배기보다 장맛이 아니라 겉볼안이 더 맞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볼 때 이미지 판단이 6초 만에 끝난다고 하지 않습니까. 예전엔 아우라가 우러났다면 이제는 만들어야 한다고나 할까요. 퇴직할수록 의관이 생명이란 게 제 지론입니다 남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탓하지 말고, 먼저 남이 알아주도록 갖춰 입을 필요가 있습니다.”
은퇴 준비에도 선행학습이 필요할까요?
“일관된 인생 계획을 세워서 현직 시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의미 있는 은퇴의 삶을 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선 공부를 해야 합니다.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합니다. 생존하기 위해서라도, 즐기기 위해서라도. 은퇴 이후의 공부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쫓기는 공부가 아닙니다. 자신이 즐길 수 있는 것, 좋아하는 것 뭐든 좋습니다. 사람들은 그동안 자신이 뛰어오던 트랙을 벗어나는 걸 두려워합니다. 그 두려움을 없애야 합니다. 등산도 높은 산을 오르려면 동네 산부터 오르며 준비하지 않습니까. 직장생활을 하면서 은퇴 후 뭘 하면 좋을까 늘 염두에 두고 그 일을 조금씩 준비해둬야 합니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준을 향해 공부하십시오. ‘지금 이 나이에…’ 또는 ‘시간이 없다’ 말하지만 그것은 모두 새로운 것을 배우기 싫어해서 하는 핑계일 뿐입니다. 취미든 기술이든 뭐든 배움은 운명까지도 바꿉니다. 공부를 하고 도전하다 보면 전문가 반열에 오르고, 그것이 새로운 세상의 지평을 열게 해줍니다.”
실제로 미국의 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은퇴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대답한 은퇴자가 41%나 되고, 대부분 단조롭고 지겨운 일상과 목적 상실 및 지적 자극의 결여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은퇴에서 재정 설계 못지않게 필요한 것이 시간 설계, 즉 은퇴 후 동기 설계임을 보여주는 통계다.
행복이란 것이 요즘에야 흔한 담론입니다만. 행복편지를 시작한 2003년에는 요즘처럼 유행하는 화두가 아니었을 듯한데요.
“저도 욕심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정치도 해보고 싶었고, 돈도 많이 벌어보고 싶었지요. 그런데 특별조사부장을 하며 정치인, 재벌 총수들의 영고성쇠한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자기가 지은 고충 건물에서 피고인으로 수사를 받아야 하는 기업 총수를 보며 권력, 금력의 무상함을 보았습니다. 또 부도가 나 자살을 한 금융인,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표변하는 인심의 허망함을 한꺼번에 압축해봤어요. 권력도 금력도 아닌 세상에서 진정으로 변치 않고 행복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봤지요.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행복이라는 생각에 미쳤습니다. 저의 어렸을 때부터의 꿈인 그림그리기를 시작했지요. 그러다 점차 재능의 한계를 느껴 사진으로 바꾸게 된 것이고요.”
그는 사진을 공부하면서 행복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쳇바퀴 같은 삶을 바쁘게 살던 그가 ‘저녁이 있는 삶, 주말이 있는 삶’을 애써 찾으며 여유를 갖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이번 주엔 이 꽃을 이런저런 각도에서 찍어봐야지” 하는 생각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단다. 또 사진을 찍으면서부터는 ‘집에 꿀단지를 묻어놓은 것처럼’ 퇴근을 기다렸고, 주말 새벽마다 강남고속터미널에 가서 꽃을 사는 행복한 마음은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단다. 지인들에게 꽃 사진 선물을 하고, 그들이 감사인사를 전해오고, 급기야 행복편지까지 쓰게 된 계기가 되었다. 지인 700명 정도를 엄선해 보내는 행복편지는 감동적인 내용으로 ‘작지만 강한’ 행복 공유의 플랫폼이 됐다.
직장 후배들에겐 멘토로 여전히 환영받는 ‘퇴직 상사’라는 말씀 들었습니다. 그 비결이 있습니까? 어떤 분은 퇴직하니 알던 사람들 중 절반은 모른 척하며 떨어져 나간다고 ‘동선하로(冬扇夏爐, 여름 난로와 겨울 부채라는 뜻으로 철에 맞지 않는 물건을 이르는 말)’의 신세를 한탄하기도 하시던데요.
“하하. 저는 연락 안 해도, 거절당해도 고까워하지 않습니다. 또 조금도 불편하게 하지 않고요. 그러니 오히려 환영받네요. 잘해주면 고맙지만, 못 해주는 것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면 고까운 마음이 전혀 안 생깁니다. 상대도 부담스러워하지 않으니 오히려 더 찾더라고요. 부하직원들이 초대하면 병권을 맡깁니다. 예컨대 동석할 사람을 상대에게 정하라고 선택권을 주는 겁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만 정해 만나자고 하면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또 그 밥에 그 나물인 예전 사람들만 만나면 재미없는데 후배들이 새로운 사람 소개해주니 저도 좋지요. 폐쇄성을 나부터 없애야 합니다. 자기를 열고 세상에 맞추면 세상살이 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자기를 낮추고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또 상대가 누구든 불편하지 않도록 마음을 더 내어 배려해주는 것이 존중받는 비결입니다.”
박 이사장께서는 퇴직 후 제일 먼저 할 일로 명함 만들기부터 권하신다면서요.
“은퇴한 사람들이 모임에 나가면 제일 먼저 당황하는 게 명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명함이 없으면 몸을 꼬며 온갖 군말을 갖다 붙여요. ‘제가 회사를 그만둔 지 얼마 안 돼서요’ 등등. 스스로도 초라하고 서로 당황하기 쉬워요. 명함을 만들려고 구차한 자리 부탁하기도 하거든요. 당당한 명함은 당당한 자기정체성과 통합니다. 이제 과거의 후광은 벗어던지고 자기정체성을 드러내는 명함을 만드는 게 필요합니다. 하다못해 ○○를 연구하는 사람 ○○○라는 명함이면 어떻습니까. 말로 구구하게 설명하기보다는 자기정체성을 잘 드러내줄 수 있는 한 줄짜리 문장을 만들어보는 것입니다, 스스로 초라해질 필요 없습니다. 명함 주고받는 게 부담스럽고 부끄러워지면 대외활동은 끝나는 겁니다. 그만큼 중요해요. 아날로그 구세대에겐 직책과 직장이 필수이지만 젊은 디지털 세대는 그보다는 업, 좋아하는 일, 하고 있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사진이면 사진, 서예이면 서예, ‘이것에 대해선 나한테 물어봐. 내가 설명해줄 수 있어’라고 말할 수 있는 전문 분야가 있다면 더 좋고요.”
박시호 이사장의 명함엔 사진가, 행복경영연구소 이사장이라는 직함과 함께 연락처(전화번호와 이메일)가 간결하게 들어가 있다.
퇴직 후 부딪히게 되는 어려운 점 중엔 경조비 부담도 빠지지 않더군요. 국민연금 100만원 이상을 받는 사람들의 가계부에서 경조비 비중이 16%나 됩니다. 의료비보다 높은 비중입니다.
“퇴직 상태에서 대소사가 한꺼번에 밀려들면 아무래도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은퇴한 사람들의 고민이 ‘경조사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이지요. 체면과 얽히고설킨 과거의 인연 때문이지요. 저는 기분, 체면보다 기준을 분명히 합니다. 과거의 주고받은 인연보다 1년간의 교류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아이들 결혼 때의 방명록도 그 자리에서 없애버렸습니다. 1년 동안 만나지 않은 사람은 교류가 없는 사람이고 그런 사람은 연락이 와도 경조사에 가지 않습니다. 정말 필요한 사람만 부르고, 성의만큼 성의를 표하자. 허례허식은 없애자는 게 제 주의랍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돈을 벌었지만 이제는 다르지 않습니까? 동창회 단체 공지에 올랐다고, 안 하면 욕먹는다고 찜찜해하면서 자주 보지도 않는 사람의 경조사까지 챙겨야 하는 것은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니 주위에서 욕을 먹기도 해요. 그러나 욕을 먹더라도 자신의 기준을 지켜나가는 맷집과 용기도 은퇴 멘탈 갑의 마인드 중 하나입니다.”
박시호 이사장은 은퇴지능개발의 핵심 키워드로 배움을 꼽았다. 기술이든 지식이든 뭐든 배우고, 남의 눈 때문에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없도록 하는 것. 그는 “좋은 사람과 맛있는 것을 나눠 먹을 때 행복을 느낀다”며 이 모든 것을 합친 것이 여행이라고 했다. 앞으로 여행 프로그램도 꾸준히 운영할 계획이라고. 지난 경험보다 앞으로의 계획을 말할 때 그는 더 설레면서 반짝였다.
은퇴 이후 새로운 삶의 설계와 도전도 마찬가지다. 용기 있는 사람만이 구태의연함에서 벗어나 신세계에 도전할 수 있다. 마음속에서 불을 뿜는 두려움의 용을 처단하고…. 박시호 이사장이 말한 ‘배움’은 구태의연함을 처단하고, 마음속에서 불을 뿜는 용을 무찌르는 날카로운 무기가 될 것이다.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 소장
연세대학교 졸업. 경영학 박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겸임교수. 리더십 스토리텔러. 세계일보에서 CEO 인터뷰 전문기자로 활약했다. 세계경영연구원(IGM)과 삼성경제연구소 등에서 강의했다. 저서로는 , , 등이 있다.
찬바람 부는 겨울이면 뜨끈뜨끈한 국물이 떠오른다. 특히 모임이 잦은 연말에는 함께 즐기기 좋은 샤브샤브가 제격이다. 고기와 함께 채소와 버섯 등을 풍부하게 먹을 수 있어 부담 없이 즐긴다는 것도 매력. 여기에 우리 몸에 좋은 산약초까지 곁들인다면 어떨까? 산약초 샤브샤브 맛집 ‘솔내음’을 소개한다.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서대산 기운을 가득 담은 자연 한 상
충청남도 최고봉인 서대산(西臺山) 아래 자리 잡은 ‘솔내음’ 입구에는 그 이름처럼 커다란 소나무가 우거져 솔향기가 솔솔 번지는 듯하다. 도심과 떨어져 있어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금산군에서 지정한 제1호 금산약초명품전문음식점으로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산약초 요리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 멀리서 찾아오는 단골도 많다.
매일 사용하는 식재료는 그 전날 서대산 고산지대(700m)에서 직접 재배한 친환경 약초들을 주인장이 직접 채집해 마련한다. 산마늘, 부지깽이, 두메부추, 오가피 순, 당귀, 곰취, 삼채 등 다양한 산약초가 계절마다 조금씩 다르게 올라온다. 싱싱한 재료와 함께 직접 담근 매실 효소와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은 요리의 맛을 더해준다.
산약초샤브샤브(1인분 2만원)는 8가지 내외의 산약초와 질 좋은 한우, 백만송이·황금송이 등 다양한 버섯을 즐길 수 있다. 약초로 맛을 낸 육수에 갖가지 재료를 취향에 맞게 넣어가며 천천히 음미한다. 날것으로 먹으면 쌉쌀한 약초들이 육수에 살짝 데워지면 한결 부드럽고 달큰한 맛을 낸다. 육수 또한 각각의 재료가 내뿜는 맛을 고루 품어 시간이 지날수록 뒷맛이 깊고 진해진다.
데친 산약초와 버섯, 고기 등은 특제 소스에 찍어 먹거나 산약초 장아찌와 곁들여 맛볼 것을 추천한다. 두메부추·명이·오가피 장아찌와 제철 약초와 나물로 만든 기본 반찬이 입맛을 돋운다. 샤브샤브 재료를 다 먹고 나면 산부추칼국수 사리를 넣어 끓인다. 일반 면과 다르게 산부추즙을 넣어 반죽해 진한 녹색을 띤다. 샤브샤브만으로 부족하다면 가죽전(1만원)이나 가죽비빔밥(1만원)을 곁들여보자. ‘웬 가죽인가?’라는 생각에 의아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사용하는 가죽은 우리가 떠올리는 동물의 껍질인 아닌, 참죽나무의 잎이다. 솔내음이 있는 금산군의 제사상에 빠지지 않고 올라간다는 가죽은 독을 제거하고 염증을 없애는 효과가 있다. 가죽을 우린 물로 밥을 짓고, 가죽 튀김과 가죽 가루를 넣어 만든 고추장이 올라간 가죽비빔밥은 금산약초 명품음식 중 하나다.
가죽과 더불어 이곳의 주요 산약초로 꼽히는 두메부추는 일반 부추보다 잎이 두껍고 끝이 둥그스름한 것이 특징이다. 날것 그대로의 맛은 알싸하고 달달한데, 두툼한 부분을 잘라 잡아당기면 미끌미끌한 진액이 늘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바로 뮤신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인데, 이외에도 사포닌과 비타민 등이 풍부해 위와 신장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아울러 어혈을 없애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성질이 있어 겨울철에 즐겨 먹으면 좋은 산약초다.
솔내음에 가면 꼭 찾아봐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서대산 일부를 돌아볼 수 있는 ‘모노레일’이다. 가게에서 5분 남짓 거리에 있는 모노레일은 주인장이 전문가와 함께 직접 고안한 것으로 약초를 채집하러 갈 때 이용한다. 손님에게도 개방한다고 하니 원한다면 모노레일을 타고 산약초를 구경할 수 있다(1인 1만원). 안전하면서도 볼거리가 있는 코스로 짜여 있어 식사 후 재미 삼아 휴식 삼아 즐기기 좋다. 주인장은 “직접 모노레일을 타고 돌아본 자연산 약초를 식탁 위에서 만나는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모노레일을 타고 나면 인근 서대산 약용자연휴양림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가는 길 충청남도 금산군 추부면 홍골1길 142
혼자라서 힘들고, 불편하고, 못 살 것이라는 생각은 이제 그만. 사는 건 혼자이지만, 싱글라이프를 도와주는 다양한 서비스가 당신의 생활에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다.
◇ CHAPTER 1. 의(衣) 생활 아재 패션 탈피하는 맞춤형 스타일링 서비스
깔끔하고 세련된 옷차림은 화려한 싱글라이프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요소다. 홀아비와 중년신사는 셔츠 한 장 차이로도 갈릴 수 있다. 누군가의 손길이 절실하다고 느낀다면, 패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건 어떨까?
1) 직접 디자인하는 나만의 옷 ‘스트라입스(stripes.co.kr)’
패션 컨설턴트가 체형, 상황, 피부톤, 얼굴형,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한 스타일을 제안하는 맞춤형 서비스다. 기성복이 아닌, 자기 몸에 맞춰 결점은 보완하고 매력은 살리는 최적의 핏으로 디자인한 옷을 제작할 수 있다. 넥타이 연출법, 트렌드 컬러, 직업별 코디 등 유익한 패션 정보도 있어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싱글족을 위한 추천 셔츠 7종도 판매한다.
2) 쇼핑 걱정 덜어주는 코디박스 ‘유어스타일리스트(yourstylist.co.kr)’
패션으로 젊은 감각을 뽐내고 싶다면 유어스타일리스트를 이용해보자. 일대일 상담(카카오톡 이용)을 통해 기본 상·하의를 비롯해 신발, 양말, 재킷 등 원하는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제품을 먼저 받아보고 결제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코디 상품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부담이 없고, 반송이나 교환도 무료로 가능하다.
“귀찮은 빨래, 스마트폰만 있으면 괜찮아요!”
세탁물이 많지 않은 1인가구용 미니드럼세탁기와 스타일러(살균·먼지제거·탈취 등 의류관리기)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런 제품들은 적은 양의 세탁물을 관리하기엔 실용적이지만 이불이나 커튼 등을 세탁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단점. 셔츠 한 장에서부터 침구까지 세탁을 해결주고, 직접 세탁소를 찾는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세탁 서비스 앱’이 주목받고 있다. 세탁물의 종류와 수량을 입력하고 수거 장소와 시간을 정하면 편리하고 빠르게 빨래를 해결할 수 있다.
◇ CHAPTER 2. 식(食) 생활 장보기 걱정 뚝! 서브스크립션 서비스
생수, 쌀, 야채, 과일 등 주기적으로 장을 봐야 하는 식재료가 있다. 혼자 지내다 보니 사려 했다가도 잊어버릴 때도 있고, 자주 장을 보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다. 잡지나 우유처럼 주기별로, 원하는 만큼 받아볼 수 있는 서브스크립션(정기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면 일일이 챙기지 않아도 냉장고가 텅텅 비는 날은 없을 것이다.
1) 쿠팡 정기배송(www.coupang.com)
라면, 통조림, 반조리·냉동식품, 조미료, 소스 등 즉석·가공식품을 비롯해 생수, 우유, 커피, 탄산음료 등 마실 거리와 시리얼, 과자, 사탕 등 간식 등을 주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다. 건강보조식품이나 다이어트 제품, 잡곡, 견과류, 애완 사료도 주문 가능하다. 월 1회부터, 4개월에 1회까지 주기를 고를 수 있고, 제품 수량도 원하는 만큼 선택할 수 있다.
2) 돌리버리(www.doleivery.co.kr)
수입과일 전문브랜드(Dole)에서 판매하는 과일을 정기적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1주에서 4주까지 기간을 설정하고 화~금요일 중 하루를 고르면 된다. 1인가구를 위한 바나나 1송이, 파인애플 1개, 코코넛 1개, 패션프루츠 1팩, 용과 1개 등으로 구성된 싱글박스(1~2인용, 1만9800원)가 있다.
간편하고 맛있게 삼시 세끼 챙기기
배달음식 하면 짜장면, 치킨, 피자 등을 떠올리겠지만 요즘은 1인가구를 위한 건강하고 실속 있는 배달음식 서비스가 늘고 있다. 요리 솜씨가 없는 이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매일 같은 반찬이 지겨운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기특한 서비스다.
1) 에이엠푸드(www.amfood.co.kr)
매일 새벽 우유를 배달해주듯 아침을 배달해주는 곳이다. 우유처럼 새벽에 서비스가 이뤄지기 때문에 현관문 배송주머니를 통해 전달받는다. 핑거푸드, 다이어트식단, 덮앤밥, 모닝죽 등으로 분류해 미리 짜놓은 한 달 식단대로 제공한다. 원하는 콘셉트를 고르면 신선한 재료로 정성껏 만든 건강 도시락으로 아침을 해결할 수 있다. (월 12만원)
2) 배민프레시(www.baeminfresh.com)
도시락뿐만 아니라 반찬, 국, 빵, 커피, 신선주스까지 정기적으로 배송한다. 저염·친환경·유기농·프리미엄 메뉴가 있어 건강을 염려하는 싱글족의 걱정을 덜어준다. ‘아내의 식탁’ 카테고리를 이용하면 원하는 요리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레시피와 정량의 재료가 함께 배달돼 요리가 쉽고 편리해진다.
3) 식스레시피(www.6recipe.co.kr)
양을 사더라도 1인분씩 조리하다 보면 재료가 남기 마련. 그렇다고 오래두고 먹기엔 신선도가 떨어지니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식스레시피는 필요한 재료를 1인분에 맞춰 소분해 배달해주는 서비스로 자투리 재료가 생기지 않게 요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매일 새벽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서 들여오는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화학조미료와 설탕을 사용하지 않는 레시피를 제공한다.
◇ CHAPTER 3. 주(住) 생활 집안일 미루지 말고, 가사도우미 앱을 활용하자
주거 공간이 깨끗하게 정돈돼 있어야 기분도 쾌적하고 생활도 건강해진다. 그러나 혼자 살다 보면 청소하고 정리하는 일이 귀찮아질 때도 있고, 가끔은 혼자 청소하기 버거울 때도 있다. 그럴 땐 가사도우미 앱을 사용해 청소를 부탁하는 것도 방법이다.
안전한 우리 집 지킴이 ‘케이티 홈캠&홈매니저 서비스’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집을 관리하고 지킬 수 있는 시스템이다. ‘홈캠’ 서비스를 이용하면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카메라로 집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고, 위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케이티텔레캅 직원이 출동하도록 연계돼 있다. ‘홈매니저’는 가스안전기(밸브 자동 잠금 기능), 도어락(실시간 문 열림 상태 확인), 열림 감지기(외부 침입 감지), 플러그(에너지 절감 및 전력량 확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 extra :: 생활+
의식주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편리하고 즐거운 싱글라이프에 도움이 될 만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소개한다.
1) 뷰티 큐레이션 커머스 ‘글로시데이즈(www.glossydays.kr)’
자신의 피부 타입에 맞춰 뷰티 전문가가 고른 화장품을 정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한 달에 한 번씩 받아볼 수 있는 정기배송 박스와 한정된 시즌에 맞춰 구매할 수 있는 스페셜 박스가 있다. 평균 6만원 상당의 화장품 5종을 월 1만65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매월 15일 옵션을 선택하면 박스가 배달되는데, 이 절차가 번거롭다면 3~12개월 선불권을 이용하면 된다.
2) 싱글라이프 트렌드와 정보를 한눈에 ‘1집(1hows.com)’
이미 혼자 살고 있거나 혼자 살고 싶은 사람, 또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사이트다. 플레이스(PLACE), 푸드(FOOD), 리빙(LIVING), 러브(LOVE) 등 싱글에게 유용한 콘텐츠를 살펴볼 수 있다.
3) 생활 심부름 서비스 앱 ‘띵똥’
배달하지 않는 맛집 음식 배달뿐만 아니라, 마트 또는 편의점 장보기, 퀵서비스, A/S, 각종 관공서 업무, 약국 방문, 선물 배달 등 다양한 생활 심부름을 1만원 내외의 금액으로 대행한다. 365일 24시간 내내 이용 가능하고, 서비스 진행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슈퍼호스트는 에어비앤비가 성과가 좋은 특별한 호스트를 분류하는 제도로, 고객들은 슈퍼호스트만을 골라 예약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다른 고객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슈퍼호스트가 되는 과정은 까다롭다. 5점 만점의 평점이 80% 이상 되어야 하는 등의 조건들을 충족해야 한다. 제주도에서 슈퍼호스트로 활동 중인 최경진씨를 통해 ‘좋은 호스트가 되는 8가지 비법’을 공개한다.
집은 언제나 깔끔하게
특히 여성 게스트는 머리카락에 민감하기 때문에 침구류와 방 구석구석 청소는 필수. 곰팡이도 안 된다. 화장실 변기나 샤워기 등은 늘 청결을 유지하도록 한다.
침구류는 고급으로
가구나 비품은 평범한 수준이어도 침구류는 최상급을 사용할 것을 권장! 손님이 체크아웃하면 청결한 세탁과 건조는 기본 중에 기본이다.
리뷰는 내가 먼저
에어비앤비는 호스트도 게스트에 대한 리뷰 작성이 가능하다. 먼저 게스트에 대한 후기를 남기면 게스트에게 알림이 뜬다. 이때 게스트가 호스트에 대한 후기를 안 남기면 그 후기를 볼 수 없기 때문에 후기를 쓰도록 유도하는 셈이 된다. 리뷰와 평가는 내 방 영업의 근간이 된다
다른 슈퍼호스트 참고하기
슈퍼호스트는 배울 점이 많다. 슈퍼호스트가 어떻게 집을 꾸미고 손님을 맞이하는지 에어비앤비 사이트로 들어가 사진과 후기를 보고 참고하자. 지역별로 개최하는 에어비앤비 설명회에서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손님과 어울려라 외국에서
오는 게스트는 상당수가 호스트와 함께 어울리는 걸 기대한다. 호스트만이 알고 있는 숨은 맛집이나 명소 등을 추천해주는 것으로 시작해서 함께 맛집 탐방을 하거나 여행, 트레킹을 하면 아주 좋아한다.
사업 초반 가격은 조금 낮게 책정
사업 초반엔 집 주변 숙소들의 가격을 검색해보고 그 가격보다 10~30% 정도 낮춰 책정하는 것이 좋다. 입소문이 나면 그때 가격을 약간씩 높이는 것도 방법. 날짜별로 숙박료를 설정할 수 있으므로 주말이나 성수기 등은 차별화해서 책정하는 것이 좋다.
사진은 정말 중요하다
게스트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세 가지는 ‘리뷰, 가격, 사진’이다. 성능 좋은 카메라로 가능한 한 실내를 넓어 보이게 찍는다. 실내조명을 환하게 설정해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필요할 경우 포토샵으로 보정한다.
체크인 전부터 계속 질문하라
게스트는 여행을 앞두고 빠르면 한 달 전, 늦어도 사흘 전부터는 여행 스케줄을 짠다. 이때 메신저나 이메일로 여행 상담을 해주면 무척 고마워한다. 집 찾아오는 법, 맛집과 명소 소개, 대중교통으로 여행하는 방법 등을 작성해서 PDF 파일로 만들어 미리 준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 감성적인 카페와 맛집, 편집숍 등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동네다. 그래서 요즘 젊은이들은 이곳을 ‘망리단길’(이태원의 경리단길 초창기 모습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부른다. 그 소문만 듣고 찾아가 인근 홍대거리나 가로수길의 비주얼을 기대했다면 조금 당황할지도 모르겠다. 망원동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망원시장’의 아우라가 무척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만 걷다 보면 느낄 수 있다. 그 이중적인 분위기가 바로 망원동의 매력이라는 것을.
‘망리단길’이라 불리고는 있지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라고 말하기는 모호하다. 그러나 어디서 시작해도 좋고, 어떻게 가도 망원시장을 만나게 된다. 특별히 어느 가게를 가려고 정한 것이 아니라면 망원역 2번 출구로 나와 망원시장을 중심으로 지그재그로 거닐어볼 것을 추천한다. 주택가와 시장 사이 골목마다 보석 같은 공간이 숨어 있다.
사실 망원동 마니아들은 자신들의 단골집이 알려지는 것을 꺼린다. 수수하고 한적했던 몇몇 가게가 입소문을 타는 바람에 관광지처럼 변해 버리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자리 잡고 있던 상인들을 만나면 이곳이 ‘망리단길’로 유명해지는 것이 싫다고 이야기했다. 대부분 욕심 없이 장사하고 편안하게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가게를 낸 것인데, 뜨내기손님들이 몰려와 일상의 여유도 사라지고 단골들도 떠난다는 것이 안타까운 이들이다. 언론 매체에 소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거나, 그 가게에 두세 번 방문해 충분히 어떤 곳이라는 것을 느껴야지만 취재를 허락한다는 곳도 있었다. 잠시 카메라를 끄고 만난 한 상인은 “처음 이곳에서 느꼈던 매력이 많이 사라진 것이 아쉽다”며, “월세도 많이 올라 조만간 다른 지역으로 가게를 옮길 계획”이라고 했다.
망원동 사람들의 바람처럼 그곳만의 소소하고 느릿한 매력을 해치지 않는 좋은 방법으로 ‘혼자, 또는 둘이서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혼자 와서 밥 먹고, 차 마시고, 편집숍을 둘러보는 이들이 꽤 많은 편이다. 그곳이 주는 즐거움은 누구와 대화를 하거나 함께하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많다는 점이다.
커피가게 동경 망원동 410-1 지하
드립커피를 주문하면 취향을 물어 그에 맞게 커피를 내려준다.
황인호의 원당수제고로케 망원동 486-39
망원시장 입구에 있는 고로케 맛집. 1000~1500원 선.
카페부부 망원동 376-15
노부부가 30년 동안 살던 주택을 젊은 디자이너 부부가 리모델링해 만든 공간. 커피, 디저트, 간단한 식사 주문이 가능하다.
디자이너 편집샵 RHOO 망원동 375-1
감각적인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전시 및 판매하는 곳. 가게 한쪽에 있는 테이블 공간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다.
장난감가게 마마미투 망원동 404-38
키덜트를 겨냥한 인형, 피규어, 캐릭터 문구 용품 등을 판매한다.인터넷 쇼핑몰(www.mamametoo.com)도 함께 운영.
만일 책방 망원동 399-46
대형 서점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아늑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동네 책방이다. 가게는 작지만 커다란 테이블이 인상적이다.
에그머랭&쇼룸 더 팩토리 망원동 376-14
핸드메이드 모자, 가방, 신발, 매니큐어 등을 구경하면서 음료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소쿠리 망원1동 414-16
‘작고 느린 상점’이라는 콘셉트로 운영하는 곳으로, ‘소쿠리’라는 이름처럼 투박하고 정겨운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다. 옛날 시계나 접시, 물병 등 향수를 자극하는 소품들이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