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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철 맞은 바다의 맛, 멸치시래기조림과 쏨뱅이구이
- 5월은 갓 잡은 멸치를 맛볼 수 있는 최적의 시기다. 멸치는 ‘자산어보’에도 나오듯 멸할 멸(滅) 자를 쓸 정도로 성격이 급한 생선이다. 하지만 이 시기엔 쉽게 생멸치를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어울리는 쏨뱅이구이를 함께 소개한다. 멸치시래기조림(2인 기준) 재료 뼈 발라낸 생멸치 250g, 무청 시래기 400g, 대파 1줄, 홍고추·청양고추 1개씩, 다진 마늘·된장·소주 1큰술씩, 고춧가루 2큰술, 설탕 1/2큰술, 막걸리 100ml, 멸치육수 500ml 1 뼈 발라낸 생멸치를 막걸리와 소주, 설탕과 함께 5분간 재워 잡내를 없앤다. 이후 물기를 완전히 짜낸다. 2 무청을 물에 불렸다가 물기를 완전히 짜낸다. 3 시래기에 된장, 고춧가루, 다진 마늘을 넣어 버무린다. 4 냄비에 양념된 시래기와 생멸치, 대파, 홍고추, 청양고추, 남은 고춧가루를 넣고 멸치육수를 부은 다음 뚜껑을 닫고 끓인다. 5 6분 정도 끓이다가 뚜껑을 열고 자작하게 졸아들 때까지 끓이면 된다. 쏨뱅이구이(2인 기준) 재료 쏨뱅이 2마리, 표고버섯 1개, 식용유 2큰술, 소금 1큰술 1 쏨뱅이가 잘 익도록 칼집을 내고, 그 사이에 소금을 뿌려 간을 한다. 2 잘 달군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쏨뱅이와 절반으로 자른 표고버섯을 노릇하게 굽는다. 멸치시래기조림·쏨뱅이구이와 어울리는 반찬 방풍나물된장무침과 달걀찜
- 2023-05-1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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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제철 맞은 바다의 맛, 멸치시래기조림과 쏨뱅이구이
- 5월은 갓 잡은 멸치를 맛볼 수 있는 최적의 시기다. 멸치는 ‘자산어보’에도 나오듯 멸할 멸(滅) 자를 쓸 정도로 성격이 급한 생선이다. 하지만 이 시기엔 쉽게 생멸치를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어울리는 쏨뱅이구이를 함께 소개한다. 멸치시래기조림(2인 기준) 재료 뼈 발라낸 생멸치 250g, 무청 시래기 400g, 대파 1줄, 홍고추·청양고추 1개씩, 다진 마늘·된장·소주 1큰술씩, 고춧가루 2큰술, 설탕 1/2큰술, 막걸리 100ml, 멸치육수 500ml 1 뼈 발라낸 생멸치를 막걸리와 소주, 설탕과 함께 5분간 재워 잡내를 없앤다. 이후 물기를 완전히 짜낸다. 2 무청을 물에 불렸다가 물기를 완전히 짜낸다. 3 시래기에 된장, 고춧가루, 다진 마늘을 넣어 버무린다. 4 냄비에 양념된 시래기와 생멸치, 대파, 홍고추, 청양고추, 남은 고춧가루를 넣고 멸치육수를 부은 다음 뚜껑을 닫고 끓인다. 5 6분 정도 끓이다가 뚜껑을 열고 자작하게 졸아들 때까지 끓이면 된다. 쏨뱅이구이(2인 기준) 재료 쏨뱅이 2마리, 표고버섯 1개, 식용유 2큰술, 소금 1큰술 1 쏨뱅이가 잘 익도록 칼집을 내고, 그 사이에 소금을 뿌려 간을 한다. 2 잘 달군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쏨뱅이와 절반으로 자른 표고버섯을 노릇하게 굽는다. 멸치시래기조림·쏨뱅이구이와 어울리는 반찬 방풍나물된장무침과 달걀찜
- 2023-05-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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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끝자락의 담백한 맛 병어감자조림
- 병어는 흰 살의 담백한 맛이 매력적이다. 간이 잘 배어 조림으로 많이 먹지만, 잔뼈나 내장이 적어 무침 요리로도 잘 어울린다. 겨울 끝자락 산란을 위해 알과 지방을 가두었다가 산란기인 5~7월 물이 오르는 병어 조리법을 소개한다. ◇병어감자조림 재료 멸치육수 1리터, 감자·홍고추·청양고추 1개씩, 무 3토막, 간장·다진 마늘 2큰술씩, 설탕 1큰술, 병어 1마리, 고춧가루 5큰술, 대파 1쪽 1. 멸치육수를 내고 감자, 무, 간장, 설탕을 넣어 끓인다. 2. 양념이 잘 배도록 병어에 칼집을 내어둔다. 3. 감자와 무가 반 정도 익으면 병어와 고춧가루를 넣어 팔팔 끓인다. 4. 국물이 적당히 졸아들면 다진 마늘, 대파, 홍고추, 청양고추를 넣어 마무리한다. ◇병어회된장무침 재료 병어 1마리, 미나리 3줄기, 쪽파 2쪽, 깻잎 5장, 양파 1/4개, 당근 약간, 홍고추·청양고추 1개씩, 고춧가루·된장·다진 마늘 1큰술씩, 간장·참깨·참기름 1작은술씩 1. 병어를 뼈째로 얇게 썬다. 2. 미나리와 쪽파는 먹기 좋은 길이로, 나머지 채소는 채썰어 준비한다. 3. 고춧가루, 된장을 버무린 뒤 채소와 다진 마늘, 병어회, 간장을 넣어 무친다. 4. 참기름을 두르고 참깨를 뿌리면 완성. ◇병어감자조림·병어회된장무침과 어울리는 반찬: 갈치김치와 포항초(시금치)무침 요리 및 레시피 제공 이준구 오너셰프 미국 LA 유학 시절 요리를 시작했고, 알래스카에서 일본인 스승을 만나 스시에 눈을 떴다. 귀국 후 한식에 빠져 '연남동 이파리'와 '규자카야 모토'를 성공가도에 올려놓은 뒤 '마곡동 이파리'를 운영 중이다.
- 2023-03-1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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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겨울 끝자락의 담백한 맛 병어감자조림
- 병어는 흰 살의 담백한 맛이 매력적이다. 간이 잘 배어 조림으로 많이 먹지만, 잔뼈나 내장이 적어 무침 요리로도 잘 어울린다. 겨울 끝자락 산란을 위해 알과 지방을 가두었다가 산란기인 5~7월 물이 오르는 병어 조리법을 소개한다. 병어감자조림 【재료】 멸치육수 1리터, 감자·홍고추·청양고추 1개씩, 무 3토막, 간장·다진 마늘 2큰술씩, 설탕 1큰술, 병어 1마리, 고춧가루 5큰술, 대파 1쪽 1 멸치육수를 내고 감자, 무, 간장, 설탕을 넣어 끓인다. 2 양념이 잘 배도록 병어에 칼집을 내어둔다. 3 감자와 무가 반 정도 익으면 병어와 고춧가루를 넣어 팔팔 끓인다. 4 국물이 적당히 졸아들면 다진 마늘, 대파, 홍고추, 청양고추를 넣어 마무리한다. 병어회된장무침 【재료】 병어 1마리, 미나리 3줄기, 쪽파 2쪽, 깻잎 5장, 양파 1/4개, 당근 약간, 홍고추·청양고추 1개씩, 고춧가루·된장·다진 마늘 1큰술씩, 간장·참깨·참기름 1작은술씩 1 병어를 뼈째로 얇게 썬다. 2 미나리와 쪽파는 먹기 좋은 길이로, 나머지 채소는 채썰어 준비한다. 3 고춧가루, 된장을 버무린 뒤 채소와 다진 마늘, 병어회, 간장을 넣어 무친다. 4 참기름을 두르고 참깨를 뿌리면 완성. 병어감자조림·병어회된장무침과 어울리는 반찬 갈치김치와 포항초(시금치)무침
- 2023-03-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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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쫄깃 쌉싸름한 봄 내음, 바지락 달래무침
- 2~4월 제철 재료인 바지락은 조개 중 가장 시원한 맛을 낸다. 톡 쏘는 매운맛이 매력인 대표적인 봄나물 달래와 함께 이른 봄을 맞이해보자. ◇바지락 달래무침 재료 간장 6큰술, 멸치육수 4큰술, 고춧가루 2큰술, 청양고추·홍고추 1개씩, 다진 마늘·참기름 1큰술씩, 양파 1/3개, 쪽파 2개, 통깨 2작은술, 바지락 500g, 달래 1단 반 1. 바지락과 달래, 참기름을 제외한 재료를 모두 넣어 만능 양념장을 만든다. 2. 바지락은 소금물에 1시간 정도 해감한 뒤 삶아서 살을 발라준다(깐 바지락 살을 사용해도 된다). 육수는 죽 끓일 용으로 따로 둔다. 3. 달래를 3cm 간격으로 자르고 바지락 500g과 양념장 3작은술을 넣고 무친다. 참기름으로 마무리. ◇바지락죽 재료 바지락 300g, 호박·당근 1/3개씩, 표고버섯·달걀 1개씩, 참기름·간장 1큰술씩, 바지락 육수 540ml, 밥 1그릇, 통깨 약간 1. 삶은 바지락, 호박, 당근, 표고버섯을 다진다. 2. 프라이팬을 달군 뒤 참기름 1/2큰술을 두르고 다진 채소와 바지락을 볶는다. 3. 간장을 넣고 볶다가 바지락 육수와 밥을 넣는다. 4. 채소가 다 익을 때까지 계속 저어주다가 불을 끄고 달걀을 넣는다. 5. 달걀이 너무 풀어지지 않도록 살살 저어준 뒤 남은 참기름과 통깨로 마무리한다. ◇바지락 달래무침·바지락죽과 어울리는 반찬: 메추리알 간장조림과 소시지 마늘쫑 볶음 이준구 오너셰프 미국 LA 유학 시절 요리를 시작했고, 알래스카에서 일본인 스승을 만나 스시에 눈을 떴다. 귀국 후 한식에 빠져 '연남동 이파리'와 '규자카야 모토'를 성공가도에 올려놓은 뒤 '마곡동 이파리'를 운영 중이다.
- 2023-02-1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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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랑 쫀득한 식감의 향연, 겨울 제철 도치 요리법
- 동해안에서 나는 도치는 톡톡 터지는 알과 말랑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이 매력이다. 산란기인 겨울 제철 도치를 알탕과 초회로 즐겨보자. 도치 알탕과 초회 재료 암도치 1마리, 묵은지 1/4포기, 멸치 육수 적당량, 김칫국물 1국자, 고춧가루 1큰술, 청양고춧가루 1작은술, 소금 2/3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미나리 3줄, 표고버섯 3~4개, 대파 1/2대, 간장 베이스 장아찌(없다면 초간장) 적당량, 홍청양고추 1개, 청양고추 2개, 참깨 약간 요리 및 레시피 제공 이준구 오너셰프 장소 마곡동 이파리 조리방법 1 암도치의 배 가운데를 갈라 알과 내장을 분리한다. 2 끓는 물에 앞뒤로 1분 정도 데친 뒤 얼음물에 10초 정도 식혀 식감을 살린다. 하얗게 올라온 점막을 흐르는 물에 씻어낸다. 3 지느러미와 꼬리, 머리를 자른다. 뱃살은 초회용으로 두고, 나머지 부분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4 묵은지를 썰어 도치와 함께 냄비에 넣은 뒤 멸치 육수를 붓고 끓인다. 김칫국물도 조금 가미하면 감칠맛을 낼 수 있다. 5 물이 끓기 시작하고 5분 뒤 불순물을 제거하고 알을 넣는다. 고춧가루, 청양고춧가루, 소금, 다진 마늘로 간을 해준다. 6 3~4분 정도 더 끓이다가 미나리 2줄, 표고버섯, 대파 등 채소를 넣어 마무리한다. 7 초회용으로 잘라둔 뱃살은 30초 정도 한 번 더 데친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8 데친 도치에 장아찌 국물 혹은 초간장을 끼얹는다. 9 미나리 1줄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넣고, 홍청양고추를 썰어 넣어준다. 마지막으로 참깨를 솔솔 뿌린다. 식감 살리는 반찬 Tip 꼬시래기 젓갈 무침과 토란대 들깨 조림은 겨울에 어울리는 반찬. 역시 씹는 맛이 좋다. 이준구 오너셰프 미국 LA 유학 시절 요리를 시작했고, 알래스카에서 일본인 스승을 만나 스시에 눈을 떴다. 귀국 후 한식에 빠져 ‘연남동 이파리’와 ‘규자카야 모토’를 성공가도에 올려놓은 뒤 ‘마곡동 이파리’를 운영 중이다.
- 2023-01-11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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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년가게·백년소공인 174곳 선정… 중기부, “장수 소상공인 롤모델”
-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장수 소상공인성공모형(모델) 확산을 위한 백년가게 104개사와 백년소공인 67개사를 선정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업종별로 보면 백년가게는 음식점 73개, 도소매 17개, 서비스 14개사가 선정됐고, 백년소공인에는 기계·금속 17개, 식료품 13개, 의류업 8개, 인쇄 3개, 기타 26개사가 포함된다. 올해 선정업체를 포함해 전국의 백년가게는 1262개사, 백년소공인은 807개사로 늘었다. 중기부는 “백년가게와 백년소공인은 업력, 경영철학, 제품·서비스뿐만 아니라 가업 승계, 사회공헌 등 다양한 부문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한다”라고 설명했다. 중기부의 백년가게 육성사업은 업력이 30년 이상 된 소상공인 및 소·중기업을 대상으로 하며, 100년 이상 존속·성장할 수 있도록 육성하고 성공 모델을 확산하기 위한 사업이다. 백년소공인은 한 분야에서 15년 이상 경영을 하고 있는 우수 소공인을 대상으로 한다. 백년가게와 백년소공인으로 선정되면 현판과 성장 스토리가 담긴 이야기판(스토리보드)을 지원받고, 온라인 판로 및 시설 개선 등 성장지원사업을 신청할 수 있다. 온라인 판로 지원사업을 통해 입점 지원, 실시간 방송판매(라이브커머스) 등 온라인 진출 관련 기초교육부터 입점판매 전반에 대한 전문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올해부터는 지속 가능한 백년가게·백년소공인 혁신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선도형(재지정)’을 신설해 지원금액을 상향했고, 지능형(스마트)오더·디지털맞춤형광고(사이니지) 등 지능형(스마트)기술 도입과 가맹점화(프랜차이즈화) 지원 등 지원 내용도 확대했다. 이번에 선정된 백년가게는 역사가 살아 숨 쉬고, 과거와 현재를 잇는 지역 대표 명소가 전국 대표 명소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강원 춘천시에 소재한 ’이디오피아 집(벳)‘은 1976년 4월에 창업해약 반세기 가까이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2대에서 3대째 가업 승계를 앞둔 만큼 춘천을 대표하는 카페로 통한다. 매년 10월 커피축제행사를 통해 수익금 전액을 에티오피아에 기부하고 있다. 경기 광주시에 있는 ’용마루‘는 3대째 가업 승계를 거쳐 남한산성에서 운영 중인 닭요리 전문점으로, 오랜 전통기술을 이어받아 보리쌀을 이용해 직접 담근 된장과 고추장이 별미이다. 특히 용마루백숙 밀키트를 제품화해 전국 어디서나 노포의 대를 이은 진정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 경남 남해군에 있는 ’재두식당‘은 56년의 업력을 가지고 있다. 업체만의 노하우가 담긴 조리 방법으로 냄새가 나지 않는 멸치쌈밥의 멸치찌개가 별미이며, 직접 개발한 시금치 분말 가루로 시금치밥을 지어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백년가게 중 서울에 소재한 음식점은 7곳이다. 서울 강남구의 ‘미로정’은 업력 25년의 부대찌개 전문점으로 어머니가 창업해 아들이 물려받아 2대째 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우 뼈로 우려낸 국물과 남해안 다시마와 야채로 만들어낸 송탄식 부대찌개에 쑥갓 등을 가미한 파주·문산식으로 맛을 차별화했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베이징덕’은 업력 21년의 중식집이다. 북경오리구이가 생소하던 시절 국내에 선도적으로 소개했다는 자부심을 이어가고 있는 가게다. 서울 관악구의 ‘오첨지’는 지난 30여 년간 오삼불고기를 비롯한 오징어 요리에만 집중해 왔다. 현재 딸이 물려받아 2대째 어머니의 비법과 정성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서울 광진구의 ‘능동아구탕’(업력 37년), 서울 송파구의 ‘송가네 감자탕’(업력 20년), 서울 양천구의 ‘홍농숯불갈비’(업력 29년), 서울 종로구의 ‘용금옥’(업력 39년)이 이번에 백년가게로 선정됐다. 이번 중기부가 선정한 백년가게에는 본지가 한국잡지협회 지원을 받아 제작한 시리즈 '고고가게' 기획 기사에서 소개된 ‘지동관’, ‘사리원면옥’, ‘오뎅식당’ 등 노포들이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끈다.
- 2022-06-1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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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후의 마음 살리는 '살림의 힘'
- 설거지를 사랑하는 남자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부자 두 사람.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마이크로소프트를 탄생시킨 빌 게이츠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이 두 부호(富豪)가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하는 습관이 바로 설거지라고 합니다.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마치면 설거지를 거르지 않습니다. 일과 삶,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균형 있게 운영하는 것을 ‘워라밸’(Work-Life Balance)이라고 한다면 두 사람은 나아가 직장과 가정의 조화, ‘워라하’(Work-Life Harmony)를 추구합니다. 가정에서 에너지와 사랑을 충전해 다음 날 일터로 나가는 두 남자. 해외에 두 남자가 있다면 국내에도 못지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남편이라면 ‘공공의 적’ 역대 1위 자리를 한 번도 놓치지 않은 최수종 씨를 떠올립니다. 옆집 정 여사가 집안일에 과부하가 걸린 어느 날 숨도 못 쉬게 몰아치며 설거지까지 겨우 마친 순간, 하필이면 텔레비전에서 이런 소리가 들립니다. “아니 어떻게 앉아서 밥을 차려달라 할 수가 있어? 난 단 한 번도 아내가 밥할 때 앉아 있어 본 적이 없어. 옆에 꼭 붙어서 뭐가 필요한지 챙기고 심부름하고 무거운 것도 들고 그래야지.” 그 순간 소파에 편안히 기대 휴대전화로 유튜브에 몰입해 있는 남편이 눈에 띕니다. 울컥 눈물이 속에서 차오릅니다. 분노를 넘어 슬픔입니다. 이거 정 여사만 느끼는 심정일까요? 엄마가 뿔났다! 마음 미장공 세 번째로 나눌 주제는 ‘살림’입니다. 살림 하면 누가 가장 먼저 떠오를까요. 엄마, 아내, 주부. 그렇습니다. 집안일을 도맡은 사람. 밥, 빨래, 청소, 육아, 공과금 납부, 저축, 분리수거, 제사, 경조사 챙기기 등 눈에 보이는 일과 보이지 않는 일이 산더미입니다. 해도 해도 티가 안 나지만, 안 하면 금방 티가 나는 그 일이 살림입니다. 2008년 방영되어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엄마가 뿔났다’(KBS-2TV).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주인공을 맡은 김혜자 씨는 그해 방송사와 백상 연기대상을 수상합니다. 엄마이자 며느리이자 아내인 주인공은 62세 되던 날, 당당히 1년 휴가를 선언하고 원룸을 얻어 집안 탈출에 성공합니다. 남편부터 세 자식, 며느리까지 모두가 반대하던 휴가를 단 한 사람 시아버지의 동의를 얻어 감행합니다. ‘엄마 파업’으로 획득한 자유와 나만의 시간을 누리기도 잠깐, 임신한 며느리는 하혈하고 남편은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어쩔 수 없이 복귀합니다. 66부작 드라마 마지막 장면에서 엄마는 이렇게 독백합니다. “하지만 다음 생에는 나도 내 이름 석 자로 불리면서 한번 살아보고 싶다.” 금쪽같은 내 새끼와 82년생 김지영 그 뒤 10여 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강산이 적어도 한 차례는 바뀌었고, 세상은 빛의 속도로 달라졌습니다. 하지만 우리 가정은요? 책과 영화로 엄청난 공감과 논쟁을 불러일으킨 ‘82년생 김지영’은 오히려 동서양 할 것 없이 나라 밖에서 더 주목을 받았습니다. 요즘 ‘금쪽같은 내 새끼’(채널A)에는 집안일에 질식해 숨구멍 하나 찾지 못한 채 사회와 단절되어 정신적·육체적·정서적 고통을 안고 사는 엄마들이 쉴 새 없이 등장합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201호도 그렇고 504호도 마찬가지입니다. 살림의 힘 살림의 가치를 살려야 합니다. 살림하다 아프고, 마음 상하고, 병드는 게 말이 되지 않습니다. 왜? 살림은 살리는 일이니까요. 살림은 OO이다! 빈 곳에 알맞은 답은 무엇일까요? 예, 맞습니다. 침대가 가구가 아닌 과학이란 광고 문구처럼, 살림은 과학입니다. ‘밥은 하늘이다’, ‘밥심으로 산다’고 말합니다. 밥을 지을 때 모든 과학이 다 동원됩니다. 물, 불, 가스, 전기 같은 에너지의 원리도 알아야 하며, 칼, 솥, 팬 등 각종 재질의 도구와 전자제품에 대한 이해와 능숙함도 필요합니다. 제철 식재료를 알아야 신선하고 영양 있는 것들로 값싸게 구입해 맛있게 조리할 수 있습니다. 김장김치만 해도 발효 기간과 온도가 맛과 선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요. 된장이나 간장 만들기는 어떻고요. 과학의 정수가 모여 있는 게 김치와 장맛입니다. 1단계를 통과하셨다면 이번엔 다섯 글자에 도전해볼까요? 살림은 OOOOO이다. 제가 준비한 답은 ‘정성 끝판왕’입니다. 정성이란 귀찮은 게 귀찮지 않은 것입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아이 똥 기저귀를 가는 일, 산지에서 갓 올라온 생선과 채소를 사러 전통시장에 가는 일, 퀴퀴한 고린내 나는 양말을 빠는 일이 힘은 들어도 귀찮지 않습니다. 내 식구,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일이기 때문에 귀한 일입니다. ‘귀찮다’는 ‘귀(貴)하지 아니하다’는 말입니다. 귀찮지 않다는 그래서 매우 소중하고 귀하다는 뜻입니다. 요즘 같은 코로나 시국에 온 식구가 재택근무에 비대면 수업으로 삼시세끼 집밥 시대가 열렸습니다. 돌아서면 밥하는 ‘돌밥돌밥돌밥’으로 살림하는 일이 새삼스레 의미가 생긴 세상이니 참 알다가도 모를 요지경 속입니다. 살림은 OOOO테스트다. 3단계는 좀 더 어렵습니다. 맞히셨다면 대박! 진정한 살림꾼, 프로 ‘살림 장인’으로 인정합니다. 최근 들어 세대 가릴 것 없이 유행하는 성격 유형 검사 MBTI라고 답하셨다면 정답에 거의 근접한 셈입니다. ‘성질머리’가 제가 원하는 답입니다. 살림을 해보면 자기 본성, 성품이 성질머리로 뾰족 튀어나오는 순간이 정말 많습니다. 배운 적이 있든 없든 계급장 떼고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새로 배워야 하는 것이 살림입니다. 예전에 살던 본가에서 해오던 습성을 새 식구, 새 풍습과 문화에 맞춰가는 과정에서 지지고 볶다가 툭툭 성질 하나가 머리를 들이밀기 마련입니다. 모난 마음, 욱하는 성질을 누르고 둥글리는 것이 살림입니다. 못된 생각, 원망하는 마음으로 칼질을 하면 꼭 손을 베거나 다칩니다. 피를 보고서야 아차 합니다. 식구들 먹일 음식, 살리려는 음식을 만들면서 독한 마음, 살기(殺氣)를 넣을 수는 없습니다. 그럴 때 먹은 밥은 희한하게 체합니다. 귀신같이 어찌 알았을까요. 엄마라는 경력 왜 스펙 안될까? 그만큼 귀하고 소중한 살림을 우리는 오랫동안 어떻게 치부해왔을까요. ‘부엌데기’, ‘솥뚜껑 운전수’, ‘아줌마가 밥이나 하지’ 이런 말로 비하하고 업신여기지 않았나요? 남자들뿐만 아니라 살림의 주된 당사자인 여자들조차도 하찮거나 허드렛일로 여기고, 잡일로 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세상에 하찮은 일은 없습니다. 그 일을 잡일이니 막일이니 허드렛일이라고 대하는 그 마음이 하찮고 사소할 뿐이고, 그 태도가 값쌀 뿐입니다. 모두가 소중하고 꼭 필요한 일입니다. 특히 살림은 신성하고 고귀할 뿐만 아니라 사람과 물건과 주변을 살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허드렛일로 대하는 순간 자기 자신을 위축시키고 보잘것없는 존재로 만들고 맙니다. 텔레비전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주부, 살림하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이렇습니다. “집에서 놀면서….” ‘놀면서’라고도 안 하죠. ‘처놀면서’라고 하죠. “집에서 처놀면서, 잠이나 처자면서 도대체 하는 일이 뭐야?” 안 그래도 무보수 노동, 사적 영역에만 묶여 있는 삶에서 느끼는 소외와 단절로 살림하는 사람은 충분히 불안하고 혼란스럽습니다. 이런 식으로 비하와 경멸과 조롱이 섞인 표현을 스스럼없이 한다면 댁의 아내는, 엄마는, 며느리는 위축되고 분노할 것입니다. 오죽하면 몇 년 전 장안에 화제가 되었던 제약회사 자양강장제 광고도 있었잖아요. (태어나서 가장 많이 참고 일하고 배우며 해내고 있는데) “왜 엄마라는 경력은 스펙 한 줄 안 될까?” 이렇게 자조적으로 한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게 바로 당시 사람들의 마음을 화나게도 하고 울렸던 부분입니다. 주부의 일, 살림살이의 가치를 경제적으로 환산한 것도 한때 유행으로 그치고, 2022년 현재까지도 이력서, 자기소개서 한 줄도 경력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남에게 맡길 때는 이 모든 살림살이 단계마다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도 말입니다. 출산, 육아, 가사 노동, 가정 경영과 관리, 부모님이나 아픈 가족을 부양하고 돌보는 일이 아예 경력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외의 영역에서 경력을 개발하라고 밖으로 내몰기만 하는 게 어불성설(語不成說)이고, 선후(先後)가 바뀐 이야기입니다. 먹을 때 밥 먹을 때 우리는 겸손해집니다. 제아무리 난 척하려 해도 뻐기려 해도 고개를 숙이지 않고는 먹을 수 없기에 내 앞에서 정수리 보여주는 당신을 나는 사랑합니다. -, 19쪽 오늘 아침 봄동으로 된장국을 끓였습니다. 멸치다시 육수와 쌀뜨물에 친정어머니가 만들어주신 된장과 생애 처음 담근 보리고추장으로 국물을 내서 상에 올렸는데 다들 참 맛있게 먹었습니다. 국그릇에 고개를 박고 맛나게 먹는 남편과 두 아들의 정수리를 보고 저도 정수리를 보여줍니다. 누구나 밥 먹을 때 어떤 자리에서든 정수리를 보여주잖아요. 특히 한국 음식은 국물이 많기 때문에. 같은 동양 문화권이라도 중국이나 일본 음식처럼 그릇을 손에 들고 먹는 게 아니라 고개를 숙여서 먹습니다. 그런 것처럼 먹는 일, 살리는 일이 신성하고 고귀한 한편 스스로를 낮추고 겸손하게 만드는 일이라 여겨집니다. 바로 살림의 힘이 그런 모습이지 않을까요. 맛난 음식 드시고, 서로 정수리 보여주면서 낮추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 2022-03-1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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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장년 뼈 건강 비상… 하루 칼슘 섭취량, 권장량에 70% 불과
- 중장년의 뼈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5년간 50대 이상(50+) 세대의 영양섭취 상태를 조사한 결과 50+ 세대의 평균 칼슘 섭취량은 1일 권장량의 70% 정도였다. 또 이들의 주요 칼슘 공급 식품은 우유와 배추김치인 것으로 밝혀졌다. 18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김유리 교수팀이 2015∼2019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50세 이상 남녀 1만5369명을 대상으로 칼슘 섭취 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50+ 세대의 하루 평균 칼슘 섭취량은 500㎎ 안팎이었다. 이는 성인의 하루 칼슘 섭취 권장량(700㎎) 대비 70% 수준이다. 특히 75세 이상 여성의 하루 칼슘 섭취량은 권장량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50+ 세대의 주요 칼슘 공급 식품군은 채소류ㆍ우유류ㆍ어패류였다. 음식으론 유제품류와 빙과류, 김치류가 칼슘을 많이 공급했다. 유제품 중에선 우유, 김치류 중에선 배추김치가 50+ 세대의 칼슘 섭취 기여도가 가장 컸다. 한국인이 즐겨 먹는 주요 식품 중 식품 100g당 칼슘 함량 1위는 멸치, 2위는 우유로 알려졌다. 김치류가 50+ 세대의 칼슘 보충을 돕는 것은 배추김치의 주재료인 배추와 열무김치의 주재료인 열무에 칼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배추김치는 칼슘을 100g당 50㎎, 열무김치는 134㎎ 함유하고 있다. 김 교수는 “50+ 세대에서도 나이가 증가할수록 칼슘 섭취가 더 취약한 상태를 보였다”며 “주요 칼슘 공급 식품은 김치가 포함된 채소류, 우유와 유제품류였으며, 그중에서도 우유와 배추김치가 주요 공급원이란 사실이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칼슈의 섭취는 골다공증과 연관이 깊다. 골다공증은 노인과 폐경 후 여성에서 발생 위험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경우 칼슘의 체내 흡수율이 떨어지므로 질병 예방과 건강을 위해 칼슘 섭취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 2022-01-1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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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한량이 사랑한 풍류가 흐르는 곳 … 거창 용암정
- 차 한잔 마실 공간이면 충분하다는 뜻일까. 용암정 별서(別墅)엔 별반 있는 게 없다. 물가에 정자 하나 세우고 끝! 조선의 별서치고 이보다 가뿐한 구성이 다시없다. 별서란 요즘 말로 ‘세컨드 하우스’다. 상주하는 살림집 인근의 경치 좋은 곳에 지은 별장으로, 사교와 공부와 풍류를 즐기기 위해 지었다. 그래 일쑤 멋 부려 꾸몄다. 연못을 파거나 정원을 꾸리고, 객실을 보태기도 했다. 용암정은 다르다. 치레를 극구 삼갔다. 은자의 심중은 허허롭다. 차 몇 잔이면 하루가 가득 찬다. 그러니 정자 외에 무엇을 덧붙일 것인가. 용암정은 거창의 경승지인 위천(渭川) 중에서도 빼어나다는 요수천 계곡에 있다. 예로부터 신선이 살 만한 동천이라 이름난 골이다. 가을이 깊어 물가에 서린 고적한 정취가 짙다. 숲에선 단풍이 곱게 무르익다 못해 어느덧 잎잎이 지상으로 추락한다. 발길에 밟히는 마른 낙엽의 부스럭거리는 소리는 짠해 정이 간다. 접때는 은성한 초록 잎이었던 게 순식간에 저물다니. 이게 잎사귀만의 일이라고 할 수 있겠나. 목숨 가진 것들 모두 머잖아 시들 수밖에 없다. 나날이 조락으로 가는 길이다. 가을은 이렇게 문득 삶의 순리를 바라보게 한다. 낭만과 여행을 즐기기에 제격인 계절이지만 그 뒷면엔 서러운 게 있다. 용암정으로도 낙엽이 분분히 흩날려 내린다. 고요한 눈길을 매달고 하늘하늘 내려오는 낙엽들. 스산하다기보다 애틋한 정경이라 가슴을 파고든다. 물가에 덩그러니 홀로 있는 늦가을의 정자 하나. 이는 어쩌면 내향적 풍경의 절정이다. 거기엔 뭔가 사람을 위무하는 기색이 완연하다. 그대여, 지친 마음을 여기에서 내려놓아라, 야윈 등을 기둥에 기대고 까짓것 세상 근심일랑 헹구어라. 정자가 그리 속삭이는 게 아닌가. 그러고 보면 정자란 사람과 교감할 수 있는 센서를 부착한 전위적 시설물이다. 사람의 마음을 끌어안는 시(詩)이자 추상화다. 하기야 정자를 폼 잡자고 지었으랴. 허영으로 지었으랴. 마른 멸치대가리처럼 누추한 게 삶일망정 마음을 돋워 생기를 얻을 방편으로 지은 공간일 것이다. 정자에 올라 자연으로 진입, 뿔과 발톱이 없어도 야성으로 생동하는 초목을 닮고자 지은 ‘정신의 집’일 테다. 용암정은 향촌의 선비 임석형(林碩馨, 1751~1816)이 지은 별서다. 그는 행실과 학문이 빼어나 당세는 물론 후세까지 추앙받았다더라. 그의 가문에는 벼슬길에 오르기보다 초야에 묻히기를 좋아하는 풍조가 대대로 이어졌다. 청빈을 삶의 꽃으로 삼았던가 보다. 임석형 역시 가풍의 영향을 받아 출세에 뜻을 두지 않고 평생 백수로 살았다. 예나 지금이나 재물과 권세라면 껌뻑 넘어가는 게 사람이다. 임석형은 여기에서 예외였다. 취직을 한 바 없어 생계는 팍팍했겠지만 배포는 태산이었나? 그는 적게 먹고도 유유하게 노니는 재능을 발휘했다. 일러 안빈낙도다. 생의 절반쯤을 백수로 살며 찬연한 족적을 남긴 연암 박지원을 비롯해, 조선의 인걸들 중엔 궁색한 호구에도 아랑곳없는 뚝심으로 기차게 활갯짓한 아웃사이더가 많았다. 임석형이 바로 이 늠름한 계보에 속한다. 그는 숲을 소요하는 낙을 최상으로 쳤다. 용암정을 지어놓고 읊조린 노래가 이랬다. ‘이곳에 만약 학을 탄 나그네가 찾아온다면/ 시를 짓고 술을 마시며 숲에서 늙으리라.’ 숲 사이 계곡으로는 물이 흐른다. 덕유산과 남덕유산에서 발원한 냇물이 합쳐진 물길로 수정처럼 맑다. 깊디깊은 산골짝 물도 아닌 것이 티 없이 순수하니 희한하다. 여름철엔 여기서 텀벙, 저기서 풍덩, 물놀이하는 이들이 숱하다. 늦가을의 물은 차가워 물빛조차 푸르다. 파란 유리를 얹어놓은 듯이. 물 위로는 당싯당싯 낙엽이 떠내려간다. 물 아래는 숫제 낙원이다. 크리스털로 세공한 양 투명한 물고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소풍처럼 몰려다닌다. ‘초사’(楚辭)에서 어부가 말했다.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는다.’ 청정한 물에서 담백한 처신의 방법을 읽은 셈이다. 임석형이 청명한 물을 그윽이 관조할 수 있는 냇가에 정자를 지은 이유가 또렷해진다. 뒤집히고 또 뒤집히는 게 사람의 마음이다. 이 요란한 소동을 청류로 빗자루 삼아 쓸어냈을 테다. 그런 뒤에야 풍류도 옹골찬 법이다. 물만이 용암정의 뜻과 멋을 돋우는 건 아니다. 보라! 희디흰 기암괴석이 지천으로 널브러져 한바탕 경연을 벌이는 게 아닌가. 물에 발목을 담근 바위들. 바위의 무릎을 베고 누운 소(沼). 바위벼랑을 쏜살처럼 내닫는 물살의 아우성. 이를 일러 임석형은 ‘하늘의 작품’이라 했다. 이곳을 ‘별유천지’라 일컬었다. 물과 바위의 컬래버레이션은 늘 성황리에 펼쳐지게 마련이다. 옛 선비, 자그만 정자 하나 짓고 볼 것 다 봤다. 큰돈 안 들이고 놀 것 다 놀았다. 풍류란 돈으로 살 수 없다. 주저앉은 생각을 탓할망정 주머니 사정 핑계될 일이 아니다. 답사 Tip 위천변엔 호젓한 오솔길이 있다. 이 길을 따라 걸으면 다시 경승을 만날 수 있다. 용암정 위쪽에는 신선이 내려왔다는 강선대와 강선정이, 아래쪽으로는 요수정과 수승대가 있다.
- 2021-12-10 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