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꼭 명품 옷이나 백을 들어야 한다고 고집하는 사람은 아니다. 디자인이 마음에 들거나 좋아하는 색상이면 싸구려라도 즐겨 가지고 다닌다. 때로는 필자가 입은 옷이나 가방이 비싼 게 아닌데도 명품으로 오해해주는 친구가 있어 즐거울 때도 있다.
우리 집 옷장 안에는 내 핸드백이 10여 개 들어 있다. 최근엔 핸드백을 구매하지 않지만 젊었을 때는 명품을 몇 개 사기도 했다. 그래도 대부분은 선물 받은 상품권으로 구매한 금강, 에스콰이어, 엘칸토 등 우리나라 유명 브랜드의 제품이다. 마음에 들긴 해도 내게 너무 부담스러운 가격의 핸드백을 장만한 날에는 며칠 동안 끙끙대며 후회하기도 했다. 매스컴을 통해 명품만 선호하는 여성들에 대한 비난과 아무 거리낌 없이 비싼 물건을 산다는 일명 된장녀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한심하기도 하고 기분이 나쁘기도 했다.
물론 여유가 있어 고가의 물건을 살 수 있으면 괜찮겠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인데도 비싼 명품을 장만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을 보면 솔직히 곱게 보이지 않는다. 생각하기 나름인데 들기 편하고 마음에 들면 되지 꼭 그렇게 비싼 명품을 선호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막냇동생이 사는 동부이촌동에는 가끔 가짜 명품 가방을 파는 트럭이 온다고 한다. 비록 짝퉁이지만 동네 멋쟁이 여자들이 벌떼처럼 모여들어 구경한다고 하니 A급, B급부터 특A급까지 진짜 명품과 똑같은 모양으로 사람들을 유혹하는가보다. 진품이면 몇백만 원을 호가하지만 비슷한 제품을 이삼십 만 원에 살 수 있으니 불티나게 팔려나간다는 것이다.
막냇동생도 구경하다가 가짜 고급 브랜드 제품을 하나 샀는데 어쩐지 기분이 좋지 않다며 내게 주었다. 디자인이 세련되고 좋아서 얼른 받아왔다. 그리고 어느 날 동창 모임에 그 핸드백을 들고 나갔더니 옆자리에 앉은 친구가 백화점 매장에서 보았다면서 아는 체하며 예쁘다고 했다. 필자는 그냥 “으응.” 하며 어색하게 웃고 말았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영 가볍지 않았다. 진품이 아니라고 말했어야 했는데 아닌 척하고 온 게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집에 돌아와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아까는 말 못했는데 그거 가짜야.”라고 말했더니 “어쩜 매장에서 보았던 것과 그렇게나 똑같니.” 하면서 자기도 사고 싶어 한참을 봤지만 너무 비싸서 눈요기만 했다고 깔깔대며 웃었다.
우리나라 짝퉁 제품 생산 규모가 매우 크다고 한다. 뉴스를 보다가 엄청난 물량의 가짜 명품을 폐기하는 장면도 심심치 않게 보았는데 끊이지 않고 적발되는 걸 보면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다. 짝퉁이란 가짜, 모조품, 유사품, 이미테이션의 의미를 가진 신조어로 너무 비싼 가격, 한정된 공급 등의 문제와 공급 면에서 이익에만 몰두하는 얄팍한 상인들의 상술, 그리고 정교한 이미테이션의 기술이 어울려 탄생한 가짜 상품을 말한다. 특히 최근에는 위조기술이 더욱 정교해지면서 전문가조차 진위를 가리기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남이 어렵게 이루어낸 업적을 손쉽게 베껴 싼 가격에 파는 행위는 도둑질과 다름없다. 그래도 여전히 짝퉁 제품이 유통되는 건 우리나라 사람들이 체면과 겉치레를 중요시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나는 결코 명품에 집착하지 않는다. 명품이 싫은 사람이야 없겠지만 분수에 맞는 소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명품을 가지려고 무리해서 빚까지 내는 여성들도 있다 하니 걱정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다.
TV를 통해 어마어마한 물량의 짝퉁 제품을 소각 폐기하는 장면을 보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저 물건들을 다른 방법으로 활용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언젠가 관세청에서 진품과 가짜를 구별하는 전시회를 연 적이 있는데 짝퉁 의류와 신발 등에 그림을 직접 그려 넣어 다른 나라에 기증하는 재활용 행사도 있었다고 하니 좀 더 생각해볼 일이다. 위조 상품은 폐기가 원칙이지만 자원 낭비와 오염 유발의 문제점이 있어 상표를 제거한 후 원래 상품권자의 동의를 얻어 국내 사회복지시설에 나누기도 했고 새롭게 디자인해서 캄보디아나 리비아 등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나라에 보내주기도 한단다. 그냥 태워서 없애는 것보다는 나은 방법이지만 아예 위조품이 없다면 고민하지 않아도 될 문제다.
그래도 기왕 공짜로 얻었으니 오늘 외출에 이 짝퉁 핸드백을 들고 나가려 한다. 꼭 명품을 좋아해서가 아니니 괜찮지 않을까? 나 자신에게 변명해본다.
한 번 빠져들면 출구 찾기 힘들다는 배우 금보라를 돌직구 시사평론가 이봉규가 만났다. 중년임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외모를 자랑하는 금보라는 지나간 삶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지며 아름답고 당당한 삶을 열어 가고 있었다. 그녀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으나 또 많이 달라져 있기도 했다. 그간 몰랐던 그녀의 진짜 모습을 리얼하게 보여 주면서 그녀와 그는 꽤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녀의 자취가 ‘센 언니’처럼 보이겠지만 금보라는 도시락 싸주는 엄마, 현모양처로 살고 있었다.
글 이봉규 시사평론가
최근 MBC 주말드라마 에서 ‘명품연기’를 보여 주고 있는 금보라와의 데이트 약속을 잡고서는 설레었다. 거침없는 그녀가 무슨 말을 쏟아 낼지 궁금해서였다. 나와는 TV조선의 라는 프로그램에서 몇 달간 같이 방송을 한 적이 있어서 어느 정도 그녀의 캐릭터를 알고 있기에 분명 깜짝 놀랄 이야기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금보라는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처럼 폭주했다. 특히 분위기가 무르익자 정치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더니 눈이 반짝거리면서 폭탄발언을 와장창 쏟아 냈다.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정치인들 미친 거 아닙니까?” 라고 핏대를 세우더니 “우리 집 앞에 사드를 설치하라고 데모라도 하고 싶다”면서 “대한민국 국민이 어떻게 이렇게 안보에 무책임 할 수 있나?”하고 광분한다. 그녀의 평소 성격대로 솔직하고 꾸밈이 없이 민감한 정치적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연예인이 예민한 정치적 발언을 하면 자칫 구설수에 올라 상당히 곤란을 겪을 수 있는데도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그녀 성격에 이봉규가 ‘보수 꼴통’이라서 분위기를 맞추려고 하는 이야기기는 절대 아닐 것이다. “나 금보라야!”라고 금방이라도 소리칠 것 같다.
사람들이 답답해서 할 말이 많아도 토론하기를 꺼리는 세월호에 관해서도 거침이 없다. “세월호 침몰은 부도덕한 기업의 잘못으로 일어난 비극적 사건인데 왜 대통령을 욕하냐?”면서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내친김에 정치 이야기를 더 끌고 나갔다. 금보라는 충청남도 당진이 고향이라 같은 충청도 출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통령 되는 걸 바랄 줄 알고 그에 관해 물었더니, “반기문 절대 안 찍겠다”고 잘라 말한다. 그 이유는 “벌써 자기가 대통령이 된 줄 알고 거품이 잔뜩 들어가 있어서 싫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에서 이정현 대표가 요즘 괜찮아 보인다고 말한다. 그의 인생 스토리가 드라마와 같아서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어린 나이에 배우로서 안 해 본 역할이 없을 정도로 간접 경험을 많이 해 본 터라 인생스토리가 중요함을 깨달은 것은 아닐까. 필자도 대통령이 될 사람은 인생스토리가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어야 표로 연결된다고 믿는 사람 중에 한 사람으로서 그녀의 분석이 날카롭게 꽂힌다. 정치평론가 누구도 아직 확신을 가지고 이정현 대표가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고 예언하지 않는데 금보라가 말한 것이다. 정치평론가 보다 오히려 일반 시민들이 잘 맞추는 경향이 있다. 그냥 마음속에 와 닿는 대로 평가하기에 이심전심으로 통하고 그게 선거 결과로 그대로 반영 될 수 있다는 논리다. 물론 이정현 대표가 지금 상황으로 볼 때 대통령이 될 확률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지만 혹시 모를 일이다. 만약 이정현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면 아마 대한민국의 유명인사들 중에서는 금보라가 처음 맞추었을 것 같다.
필자가 진행하는 TV조선의 에 게스트로 초대해서 본격 정치토론을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요청하자 그녀는 흔쾌히 응했다. 조만간 금보라가 정치토크에서 열변을 토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개봉박두! 기대해도 좋을 듯!
두 번째 남편, 먼저 자빠뜨린 남자
이혼의 아픔을 겪고 난 후에 지금의 남편과는 정말로 행복해서 “비행기 타고 가다가 이대로 떨어져 죽어도 한이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금방 “아니지! 지금은 행복하니까 죽으면 아깝지”라고 번복한다. 지금의 남편과는 우연히 만났는데 진짜 괜찮은 사람이라서 “나하고는 안 되겠다”하고 지레 겁먹었다고 털어 놓는다. 그래서 이판사판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런 그녀의 털털하고 솔직한 모습에 반해서일까 그와 결혼에 성공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남편과 만난 지 8개월 만에 금보라가 먼저 결혼하자고 프러포즈를 했단다.
남편 이야기가 나오니까 입에 모터를 달아 놓은 것처럼 자랑을 늘어놓느라 정신이 없다. “통통하고 생긴 것도 마음에 들지만 경상도 ‘상남자’에다 배려심이 많다”며 그녀는 한마디로 남편을 존경한다고 한다. 결혼 전에 남편과 데이트 할 때 그녀가 밥값과 술값은 도맡아 냈을 뿐만 아니라 지갑이나 벨트 등 선물 공세를 펼쳤다는 것이다. 다른 여자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금보라처럼 예쁘고 대한민국이 다 알아주는 스타인데 금상첨화로 매너까지 좋다면 어느 남자가 반하지 않을까? “나는 늪이거든~”이라고 또 자랑 질이다. 한 번 빠지면 절대로 헤어날 수가 없단다. “인간 금보라를 제대로 알려면 사계절은 지나야 한다”고 목청을 높인다.
그녀가 아직도 남편과 아이들 도시락을 직접 싸 준다니 믿기 어렵다. 밤샘 촬영을 하고 지쳐도 도시락은 꼭 자기 손으로 정성스레 싸 준다니 이봉규가 금보라를 아직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그 이유는 자기가 남편보다 뛰어난 것이 없기 때문이란다. “남편에게 잘 해 줘서 내가 없으면 불편하게 만들어 내 소중함을 어필하자는 작전”이라는 것이다. 라는 프로그램에서 같이 방송 할 때가 생각난다. 그녀는 ‘예쁘고 거친 여우’임에 틀림없다.
그런 그녀도 “이혼 후 아이들 문제로 난감했던 적이 있었다”고 털어 놓는다. 아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 어린이날 운동회를 갔는데 ‘아빠와 달리기’ 경기가 있었다. 그런데 당시에는 재혼 전이라서 아빠가 없었었기에 참가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옆에서 한 학부모가 대신 아빠 역할을 해 주겠다고 했지만 기분이 상해 주최 측에 ‘부모와 달리기’로 바꿔 달라고 항의했다. 결국 그날 엄마와 뛴 사람은 우리 아들뿐이었다”며 당시의 안타까운 사연을 말한다. 금보라는 아들과 열심히 뛰었지만 아빠들과 뛰는 아이들을 이길 수는 없었다. “아이가 위축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엄마가 못 뛰어서 졌다”고 속상해 했지만 “자기 혼자 아빠 없이 엄마와 뛰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고 한다. 아마 깔끔한 성격은 엄마를 닮은 것이 분명해 보인다. 여배우 처지에 아빠와 달리기 경기에 엄마가 뛰게 해달라고 우겨서 참가했으니 그녀도 참 어지간하다.
그녀에게는 지금의 남편이 데리고 온 25세의 딸이 있는데 최근에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명품 신발을 사와 속상했다. 아직 명품을 살 나이는 아니라는 평범한 엄마와 같은 생각이다. “13년 동안 자기 딴에는 정성껏 잘 키웠다고 생각했는데 아닌 것 같다”는 고백이다. 소리 지르면서 야단치면 폭발할 것 같아서 카톡으로 차분하게 주의를 줬다고 한다. 그리고는 주말에 반품을 하는지 지켜보고 아니면 어떤 형태로든 응징을 할거라며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추후에 반품했다는 메시지가 왔다.) 남편의 금보라에 대한 평가는 “가방끈은 짧아도 똑똑하고 아는 건 많지 않아도 현명한 여자다.” 남편의 평가대로 그녀는 현명하게 장문의 카톡으로 딸을 꾸짖었다. 그 내용을 지면으로 그대로 옮긴다.
어제 일은 내가 수십 번을 생각하고 생각해도 결코 옳지 않은 일이라 잠까지 설치는구나. 나름 딸내미를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잘 키웠다고 자부했건만 솔직히 약간은 쇼크라고 할까?
여하튼 속상하고 화도 났다.
어떻게 네 나이에 그런 쇼핑을 할 수 있는지? 아무리 명품 신발이 신고 싶다고 해도 그건 아니라고 본다.
세상 살면서 네 말대로 없는 게 더 많을 수 있지만 그 반대로 넌 다른 네 또래보다 많은 걸 가졌고 넘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설사 네가 돈을 많이 번다 해도 사치와 허영에 들떠서 생각 없이 명품만 쫓는 한심한 여자로밖에 난 생각이 안 들었다.
...(중략)...
아빠와 엄마가 너를 언제까지고 보호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너 스스로 살아가려면 절제도 배우고 참을 줄 알고 그래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단다. 너의 가치관으로 볼 때 내 지적이 틀린다 할 수도 있겠지만 부모로서 널 위해 하는 말이다. 그래도 네가 옳다면 이것만은 알아 두길 바란다.
명품 신고 입고 든다고 사람이 명품이 되는 게 아니라는 거. 올바른 삶을 살아갈 때 사람은 비로소 빛난다는 걸.
존경하고 사랑하는 남편이 데리고 온 딸이 내가 낳은 자식보다 더 애틋하고 사랑스러워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그녀의 글 속에 절절히 묻어난다. ‘계모는 이래도 계모고 저래도 계모’라는 내용의 책을 쓰고 싶다는 금보라의 속내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도 기른 정이 낳은 정보다 깊다는 말일 것이다.
지금 인터뷰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극동빌딩 6층의 ‘M바’대표에게 직원들 빨리 퇴근시키라고 야단치면서도 뒤로는 직원들에게 택시비를 슬며시 건네는 금보라의 마음 씀씀이로 볼 때 딸에 대한 꾸짖음도 끔찍한 사랑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어느 보석이건 나를 빛나게 해 주지 않았다. 오직 남편만이 나를 빛나게 해줬다”고 하니 금보라의 딸에 대한 꾸짖음과 사랑은 정당해 보인다.
“마누라가 천국”이라고 말하는 자신감은 그녀의 일상에 배어 있을 것 같다. 외모만큼 섹시한 금보라의 일상을 염탐하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한국에 유행하는 말이 있다. ‘부모가 자식에게 돈을 안 주면 맞아서 죽고, 돈을 다 주면 굶어서 죽는다’는 것이다. 듣는 순간 기가 막혀 말문이 막혔지만, 시간이 갈수록 되돌려 생각을 해보니 대단한 풍자적 명언이다. 부모와 자식이란 무얼까?
아침 새벽 5시 자명종 소리가 곤한 잠을 깨운다. 어젯밤 12시, 잠자리에 들던 큰딸아이가 꼭 깨워줘야 한다며 간곡히 부탁을 했다. 올여름휴가 여행은 독일, 이탈리아로 떠난다고 했다. 필자가 사용 후 적립된 비행기 마일리지를 최대한 자기가 이용하여 성수기 가격으로 간다고 한다. 가족 합산 마일리지는 언제나 간단한 질문 하나로 단번에 그저 딸의 몫이 되고 만다. 부모는 자식이 덤으로 얻은 것을 쓰겠다는데 안 된다고 할 수도 없다. 큰딸은 매년 휴가 때가 되면 해외여행이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라며 전 세계를 누비며 여유를 만끽했다.
며칠 전, 큰딸이 여행가방을 사고 싶다며 필자의 생각을 물었다. 그것도 하얀색으로 사겠다는 것이다. 필자에게는 여러 종류의 가방 세트가 있어 당연히 반대를 했다. 그러나 결국 딸은 일을 저질렀다. 어느 날 홈쇼핑에서 택배가 왔다. 다름 아닌 가방이었고 황당했지만 받아두었다. 필자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큰 딸에게 조심스럽게 ‘왜 또 샀느냐’고 했다. 더구나 하얀색을 샀으니 때가 타서 어찌 감당하려고 하느냐고 했다. 딸은 미안했는지 색깔을 바꾸겠다고 하더니, 생각 해봐서 반품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필자는 돌려보내기 만을 눈치만 보며 기다렸다. 딸은 결국 그 하얀 가방 안에 짐을 하나 가득 챙겨놓았고 필자는 그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35년 세월, 이날까지 김포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 배웅과 마중은 당연한 가족행사였다. 출국할 때도 입국할 때도 언제나 부모는 당연하게 기사 노릇을 해야만 했다. 오늘은 큰 맘먹고 이제부터는 안되겠다 싶어 공항 리무진을 이용하라고 설득을 했다. 정거장이 집 앞에서 얼마 되지 않은 곳에 있었고, 딸아이는 어쩐 일 인지 쉽게 수긍을 했다. 큰딸도 어느덧 성인이 되었고 엄마의 충고가 합리적이며 경제적이라는 생각을 한 모양이다. 필자도 웬일인가는 싶었지만 잘 된 일이라 생각하며 동네 리무진 정거장 앞까지만 배웅을 하기로 했다.
새벽부터 일어나 난리를 쳤지만 어쩌다 보니 훌쩍 시간이 흘렀다. 정해진 아침 시간은 아주 빨리 지나갔다. 딸은 늦을 것 같다며 안달을 했다. 그때, 남편이 옆으로 살짝 오더니 공항까지 데려다 주자고 했고, 필자는 단호하게 안 된다고 했다. 자식들도 자기들이 돈을 벌면서부터 자기 돈에 대한 애착이 상당했고 마음대로 자기 돈을 써댔다. 부모가 쓰는 부모 돈은 당연한 것이고 자기들 돈은 엄청 아까워하는 것도 같았다. 필자도 올해부터는 생각을 달리해야겠다는 생각에 냉정하게 안 된다고 했다. 남편은 필자의 한마디에 아무 말없이 돌아서서 방을 나갔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필자도 마음이 조금 불편하기는 했다. 부모가 늘 하던 일들을 중단하려니 어딘가 모르게 편치가 않았다. 그때 남편이 다시 들어왔다. ‘그냥 보내? 안 데려다 줄 꺼야?’ 다시 한번 눈치를 보며 물어왔다. 필자도 잠시 생각을 하다가 ‘여보 돈 내라고 해요. 치사하지만 기름값 3만 원, 2만 원 왕복 통행료까지 5만 원만 내라고 해요.’ 그러면 인천공항까지 데려다준다고 했다.
큰딸이 소리를 질렀다. 무슨 소리냐고 묘한 웃음을 보내더니 싫다고 했다. 엄마 아빠가 어떻게 된 것 아니냐며 그냥 리무진을 타겠으니 걱정 말라고 했다. 필자는 그러라고 했고 오히려 잘 됐다고 위안을 했다. 공항까지는 왕복 3시간, 그것도 토요일 아침이고 또 이래저래 6~7만 원이 훌쩍 들어간다. 자식들은 자기들 돈은 아깝고 부모 돈은 언제나 공짜라는 생각이 있는 모양이었다.
부모는 자식을 죽기 살기로 키우건만, 자식들은 성공해서 돈 좀 벌기 시작하니 조금씩 생각이 바뀌어 가는 것 같았다. 어릴 적 끔찍하게 약속하던 효도라는 말도 옛말이 된지 오래인듯했다. 그저 부모는 언제까지나 베풀어 주기만 해도 되고 자식들은 이따금씩 하는 명품 선물이 대단한 것으로만 착각을 하는 것이었다. 부모가 있는 것 없는 것 다 털어 최고로 키워 놓으니 가끔씩은 부모 마음을 후벼 파 놓기도 한다. 그리고도 자식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아무렇지도 않다. 부모는 마음 아프고 속상해 죽을 것 같아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것만 같았다.
전생에 무슨 업보로 인연을 맺었기에 부모는 자식에게 한없이 주어도 차지 않는 것이고, 자식들은 화가 나면 대책 없이 뿜어내기만 한다. 속상해서 울 때면 엄마 아빠가 뭐 해준 게 있냐며 부모 가슴을 있는 대로 후벼 파 슬프게 만든다. 자식들이 제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되어서 나 알게 될 것인가 싶고,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영원한 미련으로 남아 쓸쓸해진다. 한국에 와서 들려온 웃지 못할 이상한 이야기가 실감이 나는 듯해서 필자도 어느 날부터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아침부터 쏟아지는 더위 속에 리무진을 태우기 위해 10여 분을 길거리에 서 있었다. 보내고 돌아오는 내내 필자 부부는 잘한 짓인가 싶어 영 찜찜했다. 긴 시간이 지난 후 잘 도착했다는 카톡 문자를 받고서야 마음이 놓였다. 부모라는 자리는 왜 이리도 무겁고 힘든 것일 까. 다 큰 자식을 여행 보내면서도 마음은 편치가 않았다. 필자 부부는 자식들 짝사랑에서 냉정하게 해방되고, 부부의 앞날이나 생각하자고 굳게 마음을 먹었다. 자식과 정 떼기를 하는 불안한 첫걸음 날이었다.
제2의 가로수길이라 불리며 입소문을 타는 골목이 있다. 서울 서초구 방배로42길에 위치한 일명 ‘방배사이길’이다. 소박하지만 즐기는 재미가 쏠쏠한 방배사이길 사이사이를 둘러봤다.
글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사진 이태인 기자 teinny@etoday.co.kr
1. 꽃향기가 솔솔 나는 편집숍 ‘세그먼트(Segment)’ & ‘키마(Kimma)’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조금씩 들여놓는 여느 편집숍과는 다르게 세그먼트는 한 브랜드의 제품들을 집중적으로 다양하게 선보이는 게 특징이다. 세그먼트의 한쪽에는 100년 전통의 스웨덴 브러쉬 브랜드 이리스 한트베르크의 제품이 가지런히 진열돼 있다. 그 벽면을 지나면 이곳의 또 다른 공간 ‘키마’가 연결된다. 키마는 잡지처럼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정기적으로 꽃을 배송해주는 플라워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방배동 796-27
문의 (세그먼트) 02-533-2012, www.segment.kr (키마) 070-7644-1413, www.kimma.kr
2. 흰 우유 아이스크림과 하얀 도자기의 만남 ‘방배목장’& ‘세라워크’
나만의 도자기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공방 세라워크와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함께 맛볼 수 있는 방배목장이 함께 있는 숍인숍(shop in shop) 매장이다. 초벌한 도자기 위에 연필로 스케치해 안료를 채색한 뒤 1250℃의 가마에 굽는 과정을 통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도자기가 탄생한다. 세라워크 공방에서는 일일체험부터 60여 가지 세라워크의 고유 디자인을 마스터할 수 있는 정규 취미반, 전문가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별한 날을 위한 생일파티나 이벤트 체험 신청도 가능하다. 방배목장에서 판매하는 천연우유로 만든 소프트아이스크림은 진한 우유 맛이 일품이다.
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방배로42길 11
문의 02-796-4498, www.ceraworkcafe.com
3. 한 땀 한 땀 힐링이 되는 가죽공방 ‘알라맹(a la main)’
불어로 핸드 크래프트라는 뜻의 ‘알라맹(a la main)’은 그 이름답게 가죽 가방과 각종 소품을 전부 가죽을 이용해 수공으로 만들고 있다. 가죽 클래스를 신청하면 가죽 선택부터 실, 내피 그리고 재단과 바느질까지 전 과정을 손수 해내게 된다. 매주 월·수·목·토요일에 진행되는 수업에 오는 이들은 가죽 공예를 배우는 것과 더불어 소소한 대화를 나누며 소박한 즐거움을 만끽한다.
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방배로42길 20
문의 070-8832-7735, blog.naver.com/jimy0003
4. 나만의 향기를 찾는 공간 ‘향수공방(GN Perfume Studio)’
국내 1세대 조향사가 설립한 향수공방은 150여 가지의 조합향료와 향수베이스, 20여 가지의 천연향료를 이용해 나만의 향수를 만들 수 있는 곳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향을 시향해보고 맞춤향수 설문지, 심리테스트지 등을 작성한 뒤 퍼퓸 디자이너의 도움을 받아 향수를 제작할 수 있다. 체험 비용은 완성된 향수(50ml) 한 병을 포함해 5만 원이다. 일반 향수 가격대에 질 좋은 재료로 직접 원하는 향을 골라 첨가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방배로42길 24
문의 070-4521-7737, blog.naver.com/diyperfume
5. 클래식한 인테리어와 명품 디저트의 조화 ‘카페 라리(Cafe La Lee)’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앤틱 가구들이 돋보이는 카페 라리는 고품질의 원료를 사용한 100% 냉장 케이크를 판매하고 있다. 냉동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부드럽고 촉촉한 맛이 일품인 치즈케이크는 단골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디저트 중 하나다. 계절별로 최상의 맛을 낼 수 있는 과일 치즈케이크를 선보이는데, 7월에는 체리의 풍부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체리치즈케이크와 달콤 상큼한 오렌지치즈케이크를 맛볼 수 있다.
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방배로42길 3
문의 02-3477-7223, www.lalee.com
6. 마음을 담아 굽는 프랑스 빵집 ‘리블랑제(Lee Boulanger)’
제빵용 첨가제, 인위적 팽창제, 광택제, 저급 제과점용 가공유지 등을 사용하지 않고 신선하고 정직한 재료만을 사용하는 베이커리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오른편에 보이는 오픈 키친에서 매일 정성껏 소량의 빵을 만들어 판매한다. 때문에 일반 빵집에 비해 진열된 빵이 적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정직한 맛으로 승부하는 만큼 인기 있는 빵은 금세 동나기 때문에 시간대를 잘 맞춰 방문하는 것이 좋다. 주로 빵이 나오는 시간은 오후 1시께다.
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방배로42길 46
문의 02-532-6410
“(서킷 코너링을 위해) 바이크와 함께 몸을 옆으로 점점 뉘이다가 급기야 뺨이 지면에 닿으려는 느낌이 드는 순간. 바로 그때 느껴지는 짜릿함이란 말로 형언하기 어렵죠.”(웃음)
전국 바이크 족들이 모여 실력을 뽐낸다는 경기도 가평 유명산 정상. “크앙~”하는 거친 굉음과 함께 날렵하면서도 묵직한 기운이 느껴지는 슈퍼 바이크(배기량 1000cc이상) 한 대가 멈춰섰다. 이 바이크에 앉은 라이더가 헬멧을 벗자 마초(남성) 라이더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머리를 단아하게 뒤로 빗어 넘긴 준 연예인급 미모의 여성이 시선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녀가 바로 내년 하늘의 뜻을 깨닫는다는 지천명(知天命·50세)의 나이를 바라보는 아마추어 슈퍼 바이크 레이서 겸 주부, 전규정(49)씨였다.
◆우울증 = 그녀의 바이크 인생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의 한 여자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그래픽 디자인 등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던 그녀에게 우울증이란 진단이 떨어진 것이 바로 그 즈음이다. 친구들이 하나둘 결혼하고, 직장과 집만 오가는 다람쥐 쳇바퀴 돌 듯하는 삶이 낳은 결과였던 것. 즐겁게 빠져들 수 있는 것을 찾아보라는 의사의 권유에 사격을 비롯해 승마, 스킨스쿠버, 보드, 심지어 킥복싱까지 영역을 넓혀 갔다. 바이크도 그때 시작했다.
“강원도의 한 리조트 근처에서 할리 데이비슨 바이크 400대가 무리지어 서 있는 모습을 보고 한눈에 반했죠. 오토바이 하면 택배 배달만 생각했는데 저렇게 타는 사람들도 있구나 했죠. 그길로 서울의 한 바이크 교습소를 찾아 정식으로 배우기 시작했고, 교관이 스쿠터 레이스도 나가보라고 해서 레이싱 세계에 입문하게 된 거예요.”
◆와인딩 = 슈퍼 바이크는 최고속도가 300㎞를 넘나든다. 전씨 역시 경주용 서킷에서 시속 200㎞를 훌쩍 넘겨 내달릴 정도 스피드에도 자신있다. 남성에 비해 체력적으로 떨어지는 여성인 데다 아마추어 라이더라는 점을 감안하면 준 선수급이라는 것이 주변의 얘기다.
하지만 정작 그녀가 즐기는 플레이는 따로 있다. 바로 와인딩(굽이길)이 그것. 서킷에서 바이크와 몸을 뉘어 업-다운을반복하며 코너링할 때 느껴지는 스릴감이 그녀가 바이크에 앉는 가장 큰 이유라고. 특히 코너를 돌 때 바이크가 기울어져 얼굴이 땅에 부딪칠듯한 느낌이 들 때가 가장 희열감이 느껴진단다. 이때 속도가 무려 시속 140㎞에 이른다. 그런 스피드가 무섭긴 하다고. 하지만 바이크를 서서히 세우며 코너를 탈출할 때 느껴지는 ‘해냈다’는 해방감은 그녀에게 가장 큰 성취감을 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녀는 바이크 투어링에 나설때 굽잇길을 골라서 다닌다. 도로가 뱀처럼 꼬불꼬불 꼬이면 금상첨화다.
강원도 느랏재, 태기산, 구룡령, 대관령, 한계령 등이 그녀가 주말이면 즐겨 찾는 투어링 코스라고. 특히 굽잇길이 심한 지리산 뱀사골이 라이딩 재미에는 그만인데 너무 멀어 자주 가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차량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평화의 댐도 그녀의 단골 투어링 코스다.
“업-다운으로 이어지는 와인딩은 바이크 타기의 백미예요. 내년에는 BMW원메이커 레이스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에요. 더 늙기 전에 나가서 남성들과 당당히 실력으로 겨뤄보고 싶어요.”
◆남편보다 좋은 것 = 전씨의 바이크에 대한 사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나름 절약을 아는 주부 9단 그녀도 바이크 앞에선 한없이 무너진다. 이런 이력은 미혼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이크를 만난 이후
로 돈을 버는 족족 바이크에 투자했던 것. 그래서 지금 소유하고 있는 바이크만 3대다.
가장 아끼는 애마는 BMW S1000RR. 가격이 무려 4000만원에 이른다. 나머지도 예사롭지 않다. MV아구스타 브루탈레675는 대당 2000만 원을 호가한다. 베스파 이태리 스쿠터도 전씨가 즐겨타는 바이크다. 레이싱용 장비까지 합하면 금액은 더 올라간다. 레이싱용 슈트를 비롯해 헬멧, 부츠, 라이딩 자켓, 라이딩 바지, 글로브 등을 합치면 2000만 원을 훌쩍 넘는다고. 여기에 2년 전부터 바이크 세계에 입문한 남편 바이크(할리데이비슨)와 장비를 합치면 추가로 수천만 원이 더해진다. 바이크 라이딩 취미생활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는것이다.
하지만 그녀도 주부다. 바이크에 투자하는 돈 이외에는 지독할 만큼 아낀다. 일단 자신을 치장하거나 꾸미는 데 돈을 들이지 않는다. 성형은 물론이고, 그 흔한 피부 마사지 한 번 받아본 적이 없다. 심지어 양말 살 돈을 아끼기 위해 남편 양말을 신기도 한다고. 그녀의 털털함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이렇다 보니 여자들이 다들 좋다고 한다는 명품 가방하고도 거리가 멀다.
“피부관리요? 일단 저를 누가 만지는 것 자체가 싫어요. 그래서 팩도 안 하고 미용 같은 것에 관심이 별로 없어요. 제 유일한 취미는 바이크죠. 바이크에 들인 돈이 엄청나긴 하지만 아깝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남편보다 바이크가 더 좋으니까요.”(웃음)
◆스턴트 우먼 = 바이크는 그녀의 직업도 바꿔버린다. 다니던 디자인 회사를 그만두고 스턴트우먼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게 된 것. 교습소에서 바이크 레이싱 교육을 받는 동안 알게 된 영화제작자에게서 “운동신경이 남다르다. 스턴트 전문 교육을 받아보는 게 어떤가”라는 말을 듣고, 그 길로액션 스쿨에 등록한 것. 각종 무술과 액션 기술을 두루 섭렵한 시기가 바로 이때다.
지난 2005년 반올림 드라마에서 배우 고아라 대역(여자 경찰)으로 나왔고, 드라마 막상막하에선 배우 성유리 대역(군인)으로 바이크를 탔다. 특히 MBC 베스트 극장에선 건물 3층에서 트럭으로 뛰어내려는 스턴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요즘도 대역배우 요청이 들어오면 선별해서 방송출연하기도 한다고. 내년 지천명의 나이를 바라보고 있지만 여전히 현직으로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건강에 자신이 있다. 이외에도 오토 바이크 로드매니저로도 활동하고 있다.
“강해지고 싶은 욕구가 있었던 것 같아요. 어린 시절부터 남자 형제들하고 자라다 보니 여기저기 치이면서 자랐거든요. 특히 남존여비라는 개념이 너무 싫었죠. 내가 강해져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거죠. (스턴트가) 저도 무섭긴 한데 그런 두려움과 긴장감이 저를 더 즐겁게 해요. 바이크를 타는 것도 일맥상통하는 셈이지요.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사는 게 즐거워요.”
◆국제 여성라이더 협회 = 그녀의 바이크 사랑은 해외로도 이어졌다. 지난 2012년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국제 여성라이더 협회 행사에 한국 대표(4명)로 참가하게 된 것. 총 300명 정도 참여하는 국제 행사에 당당히 그녀가 이름을 올린 것이다. 그녀는 국제적인 행사에 태극기가 찍힌 레이싱복을 입고 한국여성 라이더의 위상을 알리는 기회를 얻게 돼 영광스런 자리였다고 했다. 게다가 투어형 바이크를 현지에서 렌트해 약 12일 동안 오스트리아 곳곳을 누비며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 금상첨화였다고.
그렇지만 전씨는 바이크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편견이 없어졌으면 한다고 했다. 바이크 타는 사람들 전체를 폭주족이나 불량배로 매도하고 배척하는 세태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는 얘기다. 오토 바이크 타는 사람들의 취향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바이크 설 자리가 좁아지는 것도 불만이다. 자동차 전용도로는아예 발을 들여놓을 수도 없는 데다 일반도로에서도 사륜차들의 텃세에 치여 배척당하기 일쑤라는 것. 외국에서는 바이크를 출퇴근용으로 더 권장하기도 하고 사륜차들이 오토바이에 길을 비켜주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데 한국은 선진국과 대조적인 모습만 연출되고 있다고. 그녀는 여성 라이더에 대한 편견도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 금녀의 구역이다 보니 처음에는 미친 여자 취급까지 받았다고. 특히 자신을 여성이 아닌 똑같은 라이더라 봐달라는 것이 그녀의 부탁이다.
“체계적인 라이더 훈련을 받고 경험을 쌓은 후 자기 실력껏 바이크를 타면 그리 위험하지 않아요. 조금 빠른 자전거를 탄다고 생각할 수 있지요. 우리나라는 오토바이를 타면 안 좋게 보는 이유가 유교적인 사상에 기인한 것 같아요. 오토바이 타면 주렁주렁 치장하고 문신하고 하다 보니 더 곱지 않은 시선을 주는 것도 있고요. 자기 취향일 수 있는데 말이지요.”
◆바이크 미술 전시회 = 그녀는 아직도 도전하고 싶은 일들이 남아 있다고 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대학에서 전공했던 미술(서양화)이다. 전씨는 본인의 천직은 그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미술만으로는 먹고 살기 어려워 직장생활에 파묻혔고 바이크를 타면서 더 등한시하게 됐지만 언젠가는 다시 돌아가야 할 곳이라는 얘기다.
더 나이를 먹기 전에 놓았던 붓을 다시 쥐고 짬짬이 작품활동을 해서 미술 전시회도 연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여기서도바이크는 빠지지 않는다. 바이크를 조형화하거나 형상화한 이미지를 모티브로 그림을 그리겠다는 구상이다. 그래서 전시회 이름도 ‘바이크 미술 전시회’로 벌써 지어놨다.
“바이크는 나의 심장이고, 삶의 원동력이에요. 바이크가 없으면 삶의 의미가 없어지는 셈이지요. 체력이 닿는 때까지 바이크를 탈 생각이에요. 특히 나이를 먹으면서 좀 더 진지한 자세로 바이크를 생각하고 즐기고 있어요. 젊은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것이있어 좋기도 하구요. 단순히 멋있어 보인다거나 스피드만 즐기기 위해 타는 이들도 많은데 저는 이제 (그런 것은) 초월했어요. 바이크는 제 인생을 바꿔준 대상이고, 삶의 가치를 높여 풍성하게 해준 최고의 친구예요. 이젠 누구보다 진지하게 바라보고 소중하게 생각하며 바이크를 탈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글은 서울보증보험 사보(SGI서울보증 2014년 3-4월호)에 기고한 유종현 SNS칼럼입니다.
시도 때도 없이 SNS에 허세 가득한 사진을 올리는 10년차 골드백수 차백수(31세). 늦은 아침 일어나 양푼에 밥을 비벼 먹고 유명 커피숍의 종이컵에 믹스커피를 타 마시면서도 자신의 SNS에는 이렇게 올린다. "발사믹 소스를 곁들인 샐러드 브런치 후 마시는 콜롬비아 원두 핸드드립 커피…"
편의점 앞 테이블에 앉아 소주를 마시던 중 다시금 휴대폰을 꺼내든 차백수는, 우수에 젖은 듯한 눈빛으로 사진을 찍는다. 곧이어 사진과 함께 SNS에 "양주가 지겨울 때면 난 가끔 소주를 마신다. 안주는 시원한 바람, 그리고 은은한 달빛 한 스푼이면 충분해"라는 글을 남겼다.
허세에 찌든 차백수는 비루한 현실을 숨긴 채 자기 자신을 포장하기에 바쁘다. 공원에서 셀카를 찍고는 “그 무엇도 날 구속할 수 없어. 난 길들여지지 않는 비스트”라고 덧붙여 SNS에 전송했다. Beast는 영어 철자를 몰라 한글로 고쳐 썼다. 하지만 네버(Never)를 ‘네이버(Naver)’라 올려 끝내 무식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배우 김민종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시트콤식 옴니버스 예능 드라마 《백수의 품격》속 장면들이다. 김민종의 허세 가득한 코믹 연기를 보며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바로 우리들의 모습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상은 그렇지 않으면서도 SNS에는 온갖 ‘있는 척’을 다하고 '좋아요'를 받고 싶어 하는 모습과 심리가 어디 차백수뿐이랴.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면서 SNS 이용 기회가 많아졌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SNS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장점 때문에 현대인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우리는 SNS를 통해 폭넓게,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다. (비록 좋은, 혹은 진정한 인간관계는 아닐지라도…)
그런데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를 하다보면 ‘이게 정말 내 본모습인가?’하고 놀랄 때가 있다. “착한 나, 정의로운 나, 풍요로운 나, 무시당하지 않으려는 나, 똑똑한 나…” 부끄럽고 감추고 싶은 내 모습은 어디에도 없고, 그럴듯한 모습, 보여주고 싶은 모습의 ‘나’로 가득하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SNS 이용자라면 누구라도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럴싸하게 보이려는 과시욕과 허영심을 충족시켜주는데 SNS가 한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SNS에서는 '내가 누구인가'보다 '남에게 어떻게 보이는가'하는 자신의 이미지에 더 집착한다. 결과적으로 SNS는 '진솔한 삶'이 아니라 '가공된 삶'을 보여주는 허세의 공간인 셈이다.
SNS에서는 많은 사람, 특히 내 실체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내 글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허세를 부리거나 가식적인 표현을 쓰기 쉽다. 허세란 무언가? 없으면서 있는 체하고, 텅 비었으면서도 가득 찬 체하며, 좁은 소견을 가졌으면서도 넓은 견문을 지닌 양…말하자면 실속 없이 과장되게 부풀리는 것을 가리킨다.
그런가 하면 SNS에선 관심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표현을 하고 싶어지는 충동도 생긴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욕을 퍼붓고, 분노하고, 린치를 가하고… 심지어 괴담을 유포하기도 하는데, 누군가 ‘좋아요’나 ‘리트윗’으로 그걸 받아주면 신나서 꽃을 달고 다닌다. 이것 역시 허세의 연장선에 있다.
물론, 어느 정도 허세를 부리는 것이 요즘 사람들의 모습이긴 하다. 자기PR시대에 겸손은 미덕이 아니라 손해라는 인식마저 퍼져있다. 더 나아가 허세가 밉지 않고 심지어 매력으로까지 느껴지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허세가 지나치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 상황이 지속되면 믿을 수 없게 되고 질려버리게 된다.
'허세의 바다' SNS에 빠져있다 보면 페친(페이스북 친구)이나 트친(트위터 친구)들이 자신보다 더 풍요롭게, 재미있게, 멋지게, 다양한 경험을 누리며 살고 있다고 착각하기 쉽다. 또 그렇지 못한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는 비관적, 열등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상대적 박탈감에 빠질 수도 있다.
SNS에서 쏟아지는 타인의 멋진 삶과 글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자. 그러다가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허세와 자아도취 경쟁에 말려들게 된다. 그거 대부분 ‘화장발’이고 허상이다. 선동꾼이나 허세꾼, 뻥쟁이, 혹은 나와 비슷한 보통사람들이 만든 SNS 허상에 휘둘리지 않도록 스스로 잘 조절해야 한다. 때때로 SNS에서 한발 물러서서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깨달아야 한다.
SNS가 허세경쟁에 불을 지핀 측면이 있지만 허세는 어쩌면 인간 본성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일본 역사영화의 거장인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은 인간의 이중성과 이기심을 다룬 자신의 영화 ‘나생문(羅生門, 일본식 발음은 라쇼몽)'을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그 자신에 대해 정직해질 수 없다. 자기 자신을 이야기할 때면 언제나 윤색(潤色)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 나생문(라쇼몽)은 그러한 인간, 즉 자신을 실제보다 더 나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거짓말을 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인간을 그리고 있다. 이기주의는 인간이 날 때부터 갖고 있는 죄악이다.”
허세는 이기심의 산물인 셈이다. 유달리 남의 눈을 의식하는 한국인의 허세는 남다른 측면이 있다. 명품 옷과 가방, 고가 패딩, 고가 위스키, 고급 자동차 등에 대한 한국 사회의 구매 패턴은 나를 위한 ‘가치소비’를 넘어 허세로 이어진다. 명품 매장은 언제나 붐비고, 가격이 오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오히려 판매가 급증한다. 비싸면 비쌀수록 더 잘 팔리고 없어서 못 판다.
물론, 부자들이 지갑을 여는 것은 적극 환영할 일이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부자가 자기 분수에 맞게 소비한다면 명품이 뭐가 문제인가. 다만 자신의 처지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허세를 부리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지나친 허세는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어떤 이는 허세로 인해 감당 못할 빚을 지고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혼수와 예물 등 과도한 결혼 비용이 사회문제가 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로 인해 마침내 결혼생활이 파경에 이른 부부 이야기도 드물지 않다. 어떤 기사를 보니, 강남의 한 의사는 보증금 6억 원에 1000만 원짜리 월세를 내며 100평 규모의 고급 주상복합에 살고 있다. 속내는 월세 내기도 벅차지만 “사회적 체면을 유지하고 남의 시선을 의식하다 보니 불가피했다”는 게 그의 변명이다. 허세도 이런 허세가 없다.
우리는 어쩌면 과잉적인 ‘허세 문화’에 길들여져 있는지도 모른다. 가끔 그 속에서 행복감을 맛본다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허세를 행복의 도구로 착각하면 곤란하다. 허세는 오히려 행복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때가 많다. 남을 과도하게 의식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허세. 삶의 기준이 내가 아닌 남이니 결국, 남의 삶을 사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행복해지는 것보다 남에게 행복하게 보이려고 더 애를 쓴다. 남에게 행복하게 보이려고 애쓰지만 않는다면, 스스로에게 만족하기란 그리 힘 드는 일이 아니다. 남에게 행복하게 보이려는 허영심 때문에 자기 앞에 있는 진짜 행복을 놓치는 수가 있다." 17세기 프랑스 작가 '라 로슈푸코'가 남긴 말이다. 허세를 줄이고 줄이고 또 줄이자. 그것이 진정한 행복의 출발점이다.
http://consline.co.kr/4984
이르면 3월부터 유명 의류·화장품·시계 등의 수입제품을 기존 소비자 가격의 반값에 구입할 수 있게 된다.
한국 독점 계약 수입 법인 외에 월마트 등 대형 할인점이나 아마존 등 인터넷쇼핑몰, 해당 국가의 도매상 등 병행수입품이 들어오는 경로의 다양화를 정부가 추진함에 따라, 독과점 성격이 강한 수입품 시장에서 경쟁이 일어나 가격 인하로 이어질 전망이다.
13일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정부는 수입 부문의 독과점이 수입품의 과도한 가격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고, 병행수입 활성화 등 내용을 담은 ‘수입부문 경쟁 제고 방안’을 3월까지 마련키로 했다.
병행수입은 해외 상품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가진 업체가 아닌 다른 수입업자가 물건을 들여와 파는 방식으로, 병행수입이 늘면 동일 제품 간 가격 경쟁이 이뤄져 기존 소비자 가격이 많게는 절반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는 이번 수입제품 경쟁 제고 방안을 통해 병행 수입 등 대안적인 수입 경로를 확대하기로 했다.
예로, 유명 브랜드와 별도의 정식 도매계약을 체결하거나 해당국 내 다른 도매상을 통해 수입하는 방법, 월마트나 코스트코 등 해당국 대형할인점이나 아마존 등 인터넷쇼핑몰을 통한 대량 구입, 제3국에서 해당 물품을 수입하는 방법 등을 활성화해준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병행수입품의 품질을 인정하는 통관인증과 관련된 진입 장벽을 완화할 예정이다.
관세법·상표법 위반 여부, 병행수입 실적 등 병행수입 업체 인정 기준을 완화해 더 많은 병행수입 업체가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통관 인증에 필수 요건으로 규정된 각종 시설·인력 기준 및 검사는 간소화하고, 병행수입을 가능케 하는 통관인증표지를 부착할 수 있는 품목은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이달 중에 병행수입에 대한 전면 실태조사를 벌여 현재 국내에 들어오는 상표·물품 수, 규모 등을 파악하고 3월께 구체적인 대책을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대책은 대부분 관세청 고시 개정 사항으로 정부가 3월 중 대책을 내놓는 즉시 시행된다.
한편, 우리나라는 현재 병행수입이 까다로운 탓에 선진국에서 유행하는 일부 유명 의류·화장품·시계·가방·신발·유아용품 등의 국내 소비자가격이 높게는 해당 국가의 2~3배 수준이다.
말이 교통수단으로 기능하던 시절은 지났지만, 세월이 지나도 말과 우리 생활은 밀접한 관련성을 지닌다. 특히 말의 활약은 경제부문에서 두드러져, 세계 유수 기업들이 말의 역동성을 담은 엠블럼을 사용하거나 수익 창출 아닌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한 사업에 이용하기도 한다.
말이 각광받는 대표적인 산업 분야가 바로 마력(馬力)이란 단위로 성능을 재는 자동차 산업이다. 세계적 명차로 손꼽히는 이탈리아의 페라리와 독일의 포르쉐 엠블럼이 말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두 엠블럼 모두 말이 앞발을 치켜들고 꼬리를 한껏 세워, 당장이라도 질주할 듯 힘찬 모습이다.
우리나라에선 고(故) 정주영 현대자동차그룹 명예 회장의 마지막 유작으로 1999년 출시된 에쿠스(Equus) 이름이 라틴어로 말(馬)이란 의미다.
역시 현대차에서 지난 90년대 초 내놨던 사륜 구동차인 갤로퍼(galloper)는 영어로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말’을, 2014년형이 발표된 엑센트(Accent)는 ‘천리를 달리는 명마’를 각각 뜻한다.
비단 자동차뿐 아니라 의류와 악세사리를 취급하는 세계 명품 브랜드도 말 이미지를 차용, 로고 등으로 쓰고 있다.
미국 의류브랜드인 폴로랄프로렌(Polo Ralph Lauren)은 귀족 스포츠라 불리는 폴로 경기에서 유래된 로고를 사용 중이다. 역시 미국의 청바지 판매업체인 리바이스는 가운데에 청바지를 두고 두 마리의 말이 양쪽에서 잡아당기는 모습을 로고로 형상화, 청바지의 튼튼함을 강조하고 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로 가방, 지갑 등을 취급하는 에르메스(Hermes)의 경우 사륜마차인 뒤크와 말, 그리고 마부가 그려진 로고가 인상적이다. 마차에 오를 고객을 기다리는 모습처럼 고객을 기다리겠단 뜻이 담겨 있다. 이탈리아 브랜드인 에트로(Etro)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날개 달린 말 페가수스를 로고로 활용해 페가수스의 창조적 상상력과 아름다움 등을 부각시켰다.
말 산업에 직접 뛰어들거나 후원하는 형식으로 이미지 제고를 꾀하는 기업들도 있다.
말 재갈을 형상화한 로고를 지닌 이탈리아 브랜드인 구찌(Gucci)는 2009년부터 승마대회 후원을 재개, ‘구찌 마스터즈’를 세계적인 승마대회로 자리잡도록 했다. 또한 프랑스의 스포츠 행사인 ‘파리 홀스 쇼’에도 ‘구찌 마스터즈’란 이름으로 후원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삼성그룹이 승마단을 운영하면서 유럽의 유명 승마대회 메인 스폰서로 활약하고 세계승마대회를 직접 개최해 대외 이미지를 높였다는 평가다. 한화그룹의 경우, 현재 승마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 최대규모의 승마대회를 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