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의 안전과 돌봄이 편리해지도록 적용된 기술을 뜻하는 ‘실버테크’는 요양 산업의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고 있다. AI를 활용한 실시간 모니터링, IoT를 적용한 밀착형 돌봄, 빅데이터를 분석한 맞춤형 요양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고령화와 독거노인 증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는 요양·돌봄 서비스의 수요를 이끌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보다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빨라 2035년이면 노인 인구의 47%가 75세 이상의 후기 고령자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요양 서비스 시장은 2012년 2조 9000억 원에서 2020년 약 10조 원 규모로 연평균 16.6% 성장했다. 요양·돌봄에 대한 수요 증가는 ‘실버 산업’과 ‘테크’(Tech)의 융합 속도를 높였다.
독거노인 위한 지자체 모니터링
지방자치단체들은 독거노인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다양한 실버테크를 도입하고 있다. 주로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독거노인의 위험 요소를 감지, 이를 알려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경상북도는 ‘마음안심서비스’ 앱을 운영한다. 고독사 위험군으로 분류된 독거노인이 6~72시간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으면, 보호자나 읍면동의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팀 담당자의 휴대전화로 위험신호 문자를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구미시에서는 기초생활수급자 중 고독사 위험이 큰 1인 가구 90곳에 ‘스마트 플러그’를 설치했다. 가전제품에 IoT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플러그를 연결해 전력 사용량과 조도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것으로, 일정 시간 변화가 없으면 읍면동 사회복지 담당자에게 연락이 간다. 가평군도 스마트 생활형 돌보미 ‘욜빙’(YOLVING)을 독거노인 20가구에 설치했다. 보호자가 설치한 앱과 연결되어 있어 화상통화로 소통할 수 있고, 생활지원사와도 연계된다. 더불어 복약 관리, 치매 예방 놀이, 전자 앨범, 건강 정보 측정도 할 수 있다.
가평군은 올해 8월부터 ‘AI 스피커 스마트 통합 돌봄 사업’을 추진한다. AI 스피커를 설치해 우울증·불안감 해소를 위한 대화를 유도하고, 24시간 위험 요인 감지 시스템을 가동해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한다. 대구시는 네이버가 개발한 ‘클로바 케어콜’을 활용해 ‘AI 자동 안부 전화 서비스’를 하고 있다. AI 상담원이 1인 가구 돌봄 대상자에게 주 1~2회 전화를 걸어 식사, 수면, 복약 등 건강을 점검하고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서비스다. 통화가 되지 않거나 평소와 다르다고 감지하면 담당 공무원에게 신호를 보낸다. 울산시는 독거노인 가구에 활동량 감지기와 출입문 감지기 등을 설치해 활동 데이터를 분석하는 서비스를 시행한다.
고양시와 서울시 성동구는 치매 노인에게 GPS가 탑재된 신발 ‘꼬까신’을 무상 보급했다. 실종 치매 노인의 평균 발견 소요 시간은 11.9시간인데, 꼬까신을 착용하면 1.7시간으로 단축되는 효과를 보였다. 전북 진안군은 치매 고령자에게 미스터마인드의 AI 캡슐을 탑재한 ‘빠망이’ 돌봄인형을 보급한다. 빠망이는 치매안심센터 전문인력과 일대일로 매칭되며, 인지·건강·생활안전·위험 상황 등을 전담인력이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한 뇌 활동 놀이로 치매 예방을 돕고, ‘돌봄e음’ 앱을 통해 맞춤형 콘텐츠도 제공한다.
서울시 관악구는 스마트 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 경로당 114곳을 구축할 계획이다. 원격 화상 플랫폼으로 여가 복지 프로그램 제공, IoT 헬스케어 기반 건강관리, 실내 스마트팜으로 정서 관리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다.
요양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빅데이터를 활용한 실버테크는 주로 요양·돌봄 서비스에 적용되고 있다. 동작 감지 센서를 통한 침대 낙상 방지, 수면 센서를 통한 수면 패턴 기록, 체온·호흡·맥박 자동측정 등의 IoT 기술로 이용자의 생활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 처방·운동·식사 등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요양 시설의 관리 시스템을 디지털로 전환해 자동화하는 기술들도 개발됐다. 시설마다 다른 관리 시스템과 수작업으로 관리되던 돌봄 정보들을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화하는 것. 한국시니어연구소의 솔루션 ‘하이케어’는 대표적인 방문요양센터 행정 업무 자동화 시스템이다. 또한 노인장기요양보험과 같이 이용자가 신청해야 하는 일들도 자동화되고 있다. 데모테크 스타트업 ‘스핀택’의 요양복지 청구 자동화 서비스는 출시 보름 만에 예상 수요를 넘었다.
‘LG유플러스’와 ‘넷온’은 한국노인중앙복지회 산하 20개 요양원에 올해 6월부터 지능형 CCTV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이 CCTV는 영상 속 사람 얼굴을 감지해 자동으로 모자이크 처리한다. 개인정보를 노출하지 않고 현장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것. LG유플러스는 이용자의 자세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U+스마트레이더’를 활용해 낙상 사고 예방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요양원에서 활용하는 AI는 돌봄인형이나 로봇에 적용된다. AI 돌봄인형은 대화를 통해 고령자의 건강을 수시로 확인하고 정서를 돌본다.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가족에게 전달해 위험을 알린다. 카이스트가 개발한 치매 예방용 로봇 ‘실벗’(SILBOT)은 전국의 치매안심센터와 노인종합복지관의 요양원 등에 공급되고 있다. 프랑스 알데바란 로보틱스(Aldebran Robotics)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나오’(NAO)는 요양원,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신문 읽어주기, 함께 운동하기, 함께 게임하기, 물리치료 등의 활동이 가능하며, 물건 이동, 개인 보조 등 이동이 불편한 이용자를 돕는 일도 한다.
본인에게 맞는 요양·돌봄·용구 서비스를 찾을 수 있는 플랫폼도 성장하고 있다. 방문요양 서비스 온라인 중개 플랫폼 ‘케어닥’은 요양보호사·간병인과 돌봄을 원하는 고객을 연결해준다. 케어닥은 2018년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전국의 요양병원 시설 안내와 등급을 공개하는 서비스로 시작해, 돌봄 전문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복지 용구 온라인 몰 ‘그레이몰’은 로그인 정보로 노인장기요양보험 인정 자격을 인식, 자동 가격 변경 시스템을 적용한다. 또한 제품 큐레이션 기술을 적용해 맞춤형 복지 용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일본의 스마트 돌봄
2021년 기준 일본의 고령층 비율은 20.1%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고령화가 먼저 시작된 만큼 이미 2000년대부터 ‘첨단 변기’, ‘욕창 침대’, ‘간병로봇’ 등의 기술 개발이 이뤄졌다. 최근 일본은 어떤 스마트 돌봄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지 살펴보며, 앞으로의 실버테크 흐름을 알아보자.
1. 정서 채워주는 ‘소셜로봇’
소셜로봇은 간지럼을 태우면 웃고, 손가락을 반복해서 깨무는 등 아주 단순한 기능이 있는 반려로봇이다. 일본 로봇 기업 유카이공학의 ‘쿠보’(Qoobo)는 동그란 쿠션에 꼬리 달린 로봇이다. 얼굴은 없지만 반응형 기술이 탑재돼 있어 동물처럼 꼬리를 흔든다. 세계 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선보인 로봇 ‘하무하무’(일본어로 깨무는 움직임을 표현하는 의태어)는 손가락을 넣으면 깨무는 행동을 반복한다. 고차원적 기능이 아닌 단순한 반복 행동만으로도 정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2. 일손 덜어주는 ‘간병로봇’
고령화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일본도 부족한 간병 인력이 큰 문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많이 개발된 것이 간병로봇이다. 간병로봇 개발 업체는 100여 개사로, 15개 정도의 로봇이 상용화됐다. 소니의 ‘아이보’, 소프트뱅크의 ‘페퍼’ 등이 대표적이다. 아이보는 돌봄 대상을 입력해두면 집 안을 돌아다니며 카메라와 AI로 돌봄 대상을 찾는다. 만약 홀로 집에 있던 노인이 쓰러지면 가족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고, 가족은 바로 구급차를 부를 수 있다.
3. 욕창 예방하는 ‘로봇침대’
액스로보틱스(Ax Robotics)가 개발한 요양 시설용 로봇침대 ‘해크스’(Haxx)는 자동으로 움직이는 그물을 통해 욕창을 방지하고, 개인 맞춤으로 자세를 교정할 수 있다. 욕창을 예방하려면 두 시간에 한 번씩 자세를 바꿔줘야 해 돌봄 직원의 노동이 많이 투입된다. 로봇침대는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이용자의 자세를 바꿔준다. 추후에는 배설 감지, 생체 정보 측정 등의 기술도 탑재할 계획이다.
4. 질식사 막는 ‘넥 밴드’
일본 스타트업 ‘프라임스’는 노인들이 음식물을 잘 삼키고 있는지 확인해주는 ‘넥 밴드’를 개발했다. 노화로 음식 삼키는 기능이 퇴화하면 오연성 폐렴이 발생할 수 있고 질식사의 위험도 있다. 넥 밴드에 설치된 센서는 음식물이 잘 들어가고 있는지 감지하고, AI는 삼키는 소리를 학습한다. 식사 중 삼키는 횟수와 속도 등의 데이터를 모아 기능 저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5. 추락 사고 예방하는 ‘콜로반’
이디스커버리 업체 ‘프론테오’의 ‘콜로반’은 AI로 노인들의 낙상 사고를 예방하는 솔루션이다. 이용자의 병력과 복용하는 약 등의 의료 데이터를 활용해 수면제나 전도 위험성이 있는지 분석, 일주일 후의 낙상·추락 가능성을 예측한다. 이 수치를 통해 휠체어 이용 등을 권고할 수 있다. 콜로반을 사용한 병원에서는 솔루션 도입 이후 낙상 발생률이 2/3 정도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6. 익사 방지하는 ‘센서’
노인의 익사 사고 중 90%는 집 안의 욕조에서 발생한다. 1인 가구는 사고가 발생해도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씻는 도중에 사고가 나면 급격한 온도차로 인한 심장마비 확률도 높아진다. 내비게이션 업체 JVC켄우드는 화장실 비상발보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천장에 부착된 적외선·초음파 센서가 욕조에서 목욕하는 사람을 인식, 익사 가능성이 포착되면 알람을 울린다. 알람에 반응이 없으면 18초 후 자동으로 응급실에 연락하는 시스템이다.
불교에서 회향(廻向)이란 자신이 닦은 공덕을 타인에게 돌려 함께 성불(成佛)하길 바라는 행위다. 비단 불자만 이러한 양식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이타심으로 말미암아 행하는 모든 일에 이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희유(希有) 스님은 타인을 위해 헌신하는 사회복지사의 삶 또한 수행자의 삶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그렇게 승려복을 입은 서울노인복지센터장이 되어 회향을 실천한 지도 어언 10년에 다다랐다.
한때 탑골공원은 그야말로 노인들의 핫플레이스였다. 지금도 그 명맥이 남아 있지만 과거에 비할 순 없다. 당시 노인들이 이곳에 몰려든 가장 큰 이유는 무료 급식 때문이었다. 그러나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서울시는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탑골공원 성역화 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수많은 노인이 제 집처럼 드나들던 사랑방을 잃고 말았다. 그 해결책으로 서울시는 인근에 옛 통계청 건물을 개조해 2001년 지금의 서울노인복지센터를 설립했다. 도심 한복판에 군집해 있던 노인들이 탑골공원을 떠나 그 안에서 여가를 즐기길 바랐던 것이다. 그렇게 서울노인복지센터가 노인들의 성지 역할을 해온 지도 20년이 넘었다. 그리고 역사의 절반가량은 희유 스님도 함께했다. 사실상 인연은 그전부터였지만 말이다.
“2013년부터 서울노인복지센터장을 맡았어요. ‘아니, 스님이 왜?’라며 의아해하는 분들도 있는데, 참 묘한 인연으로 시작됐죠. 과거 수행자로서 부족함을 많이 느꼈고, 사회복지학 공부를 하며 그것을 채워보고자 했어요. 당시 학교에서 연우회라는 봉사단체 모임에 들었는데, 그 활동의 일환으로 방문한 곳이 바로 서울노인복지센터였습니다. 무료 급식소인 만발공양간에서 자원봉사를 했거든요. 어르신들이 정말 많이 오시더라고요. 땀을 뻘뻘 흘리며 힘들게 일했는데도 너무나 보람찼던 기억이 나요. 우리 센터는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위탁 운영하는데, 그 후로도 이런저런 인연이 쌓이며 지금 자리에 오게 됐습니다.”
코로나19, 전화위복의 디딤돌로
그동안 센터를 운영해오며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는 심각했다. 특히 감염병 취약 계층인 노인을 대상으로 한 기관이다 보니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었다. 또 어르신 수준과 편의에 맞춘 대면 서비스가 많았던 터라 거의 모든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했다. 이는 기관 차원만의 문제도 아니었다. 센터를 찾던 어르신 개개인에 대한 염려도 놓을 수 없었던 희유 스님이다.
“지난 2~3년이 센터 어르신들에겐 아주 긴 시간이었을 거예요. 이곳에서 일과를 보내거나 일상의 활력을 채우곤 하셨는데, 하루아침에 발이 묶여버렸으니까요. 특히 연세가 많은 분들은 이곳에 다녀가시는 것만으로도 건강관리가 되거든요. 어떻게 해야 어르신들이 집에서도 센터와의 연을 이어가고 우울하지 않게 보내실까 고민했죠. 결국 그동안 마련해오던 스마트 시스템 구축을 확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그 출발은 ‘탑골 TV’(유튜브 채널)의 부활이었다. 이전부터 간간이 콘텐츠를 올렸지만 반응은 심심했다. 먼저 해당 채널을 매개로 사회복지사들이 직접 기획, 촬영, 편집까지 해낸 각종 복지 정보나 교육 프로그램 영상물들을 올리기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어르신들은 변화된 시스템에 잘 따라와 주었고, 채널도 점차 활기를 띠었다. 물론 온라인 플랫폼의 제약은 있었다. 자료 공유가 어렵다거나, 구성원 간 상호작용이나 소속감이 떨어지는 문제 등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러닝 시스템 ‘도시락’도 고안했다. ‘도전하는 시니어의 즐거운 배움의 맛’이라는 뜻을 담았다. 아울러 융합형 콘텐츠 제작을 위한 비콘 스페이스(Be@con Space)를 마련해 질 좋은 온라인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그렇게 한동안 온라인 플랫폼과 메타버스 등을 활용해 소통을 이어가는 사이, 코로나 빗장도 서서히 풀려갔다. 그간 센터도 더욱 스마트한 모습으로 어르신들을 맞을 준비를 했다. 그 대표적인 시스템이 바로 ‘복지i’와 ‘나.비’다.
“기존의 실물 회원카드를 통한 관리 체계는 효율성도 떨어졌고, 어르신들의 복합적인 욕구를 반영하기에 제한적이었어요. 깜빡하고 카드를 두고 오시는 일도 왕왕 있었죠. 그런데 보니까 어르신의 70%가량이 스마트폰을 쓰시더라고요. 아, 그러면 모바일에 회원증을 심어드리면 되겠다 싶은 거예요. 그렇게 디지털화된 회원관리 시스템 ‘복지i’가 탄생했습니다. 또 센터 어르신들을 위한 전용 마이페이지 ‘나.비’(나로부터의 비상)도 구축했어요.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공지사항을 알리거나, 개인별 프로그램 및 건강관리도 가능해졌죠. 아울러 센터에서는 건강, 문화, 스마트 등 각 영역에서의 활동 정도를 ‘나비지수’라 하고, 그것을 ‘봉봉’이라는 단위로 시각화해 다양한 활동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하게 찾는 보람형 일자리
아직 서울노인복지센터를 가본 적 없는 이라면, 꼭 한 번쯤 들러보길 권한다. 입구에 있는 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센서부터, 실내 스마트 텃밭, LED 공기살균기, 카페 키오스크 등 발이 닿는 곳곳에 스마트한 시스템이 눈길을 끈다. 아울러 교육장을 비롯해 TOP 독립영화관, 물리치료실, 탑골미술관, 요리연구소, 커피전문랩실 등 다양한 시설들로 즐길거리도 풍부하다. 또 본관, 별관, 분관 등 규모도 작지 않은데, 이곳에는 희유 스님이 장을 맡고 있는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이하 취업지원센터)와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도 있다. 두 곳 역시 코로나19의 여파가 컸지만, 스마트한 대응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며 전화위복을 맞았다. 특히 취업지원센터의 경우 과거 취업훈련센터부터 거듭 변모하며 중장년 일자리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취업훈련센터 시절에는 생계형 일자리 위주로 알선했어요. 요즘엔 일상에 의미를 더하는 보람형 일자리를 선호하는 분위기죠. 취업지원센터도 이러한 흐름과 욕구를 반영한 민간 일자리 발굴과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시장에 있는 기존 직무 중에서 시니어가 충분히 도전할 만한 일을 발굴해 기업에 제안하고, 교육을 통해 관련 역량을 강화하는 식이죠. 가령 비대면 상황에서는 배달업계가 한창 떴는데, ‘배달의민족’과 협력해 물류센터 파킹·패킹 업무 등의 일자리를 창출했어요. 또 택시기사의 경우도 어르신들이 충분히 할 수 있지만 근무 환경이 빡빡한 게 흠이었거든요. 한 모빌리티 플랫폼에 어르신들의 일상에 무리가 없는 주 4일, 주간 근무 가능 조건을 제안해 채용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어요.”
최근 많은 부분이 엔데믹(대면)으로 전환됐는데, 이미 팬데믹을 겪으며 디지털·스마트 기기 등에 익숙해진 시니어들의 능력치도 한껏 끌어올릴 계획이다. 오히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교육을 더 선호하거나, 디지털 환경을 편리하게 여기는 어르신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예전처럼 모두 오프라인으로 전환하기보다는, 새로운 융합 서비스를 고민하는 중이다.
“스마트 교실이라고 해서 일반 오프라인 강의실에서 태블릿 PC 등을 활용해 양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융합형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강사가 문제를 내면 각자 스마트 기기로 답을 하는 등 취업 교육 현장에서도 디지털 환경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보려 합니다.”
스스로 일궈가는 선배시민의 자긍심
지난해 설립 20주년을 맞아 펴낸 자료집에는 ‘선배시민이 참여하고 배우고 나누는 광장 서울노인복지센터’라는 비전이 담겨 있다. 그동안 센터에서는 권익증진 사업을 통해 사회와 정책 변화 속에서 노인이 스스로의 권리를 찾고 의무를 다하는 선배시민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도록 도왔다. ‘어르신 정책 모니터링단’이나 ‘선배시민 거버넌스’ 등이 그 예다. 희유 스님은 이러한 활동을 통해 노인이 주체로서 적극적으로 변화를 이끌었을 때 후배시민에게 존경받는 선배시민이 될 수 있으리라 조언했다.
“예전에 센터로 향하는 안국역 출구를 공사한 적이 있어요. 당시만 해도 건너편 운현궁 방향엔 횡단보도가 없었는데, 출구가 막히니 어르신들이 무단횡단을 하거나 다른 길로 돌아오시면서 사고가 자주 났어요. 예방 차원에서 안전 교육도 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죠. 결국 어르신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시라 제안했습니다. 몇몇 분들이 직접 경찰서도 찾아가고 의회에서 모니터링도 하면서 일종의 캠페인도 진행했죠. 덕분에 운현궁 쪽으로도 횡단보도가 놓이게 됐습니다. 그 성과를 다들 뿌듯해하시고 자랑스러워하셨어요. 그렇게 스스로 권리와 의무를 알아가고 실천하다 보면 어느새 주변을 돌아보고 공동체의 권익에 대해서도 생각이 확장돼요. 이로써 자신의 경륜을 후배시민에게 베푸는 선배시민으로 발돋움하는 거죠.”
희유 스님은 자신 또한 선배시민으로서 성숙한 삶을 살아낼 수 있길 희망하고 있었다. 기관장 은퇴는 만 65세인데, 올해 환갑을 맞아 이제 센터를 떠날 날도 5년 남짓 남았다. 물론 수행자로서의 삶은 은퇴가 없으니, 승려 신분으로 더욱 회향에 정진하리라는 계획은 분명할 테다. 센터에서 남은 5년을 희유 스님은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올해로 기관장 10년 차인데, 과연 내가 이 분야의 전문가라 할 수 있을까 반성을 많이 하죠. 그런 부족함을 채워가면서, 은퇴할 때 ‘그래, 이만하면 잘했지!’ 싶으면 성공일 것 같아요.(웃음) 센터를 책임지는 동안은 부처님의 가르침 중 ‘사섭법’(四攝法)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자비로운 마음으로 베풀고(보시섭), 따뜻한 얼굴과 말로 살피며(애어섭), 선행으로 이롭게 하여(이행섭), 센터를 찾는 어르신 한분 한분의 희로애락과 함께하려 해요(동사섭).”
회향도, 사섭법도 모두 실천하려면 타인이라는 마중물이 필요할 테다. 홀로 애쓴다고 이뤄지는 마음가짐이 아니기에 그러하다. 이에 희유 스님은 더 많은 어르신이 센터를 찾고, 주변에 있는 복지관을 애용하길 강력히 권했다.
“저는 서울노인복지센터가 전 세계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해요. 실제로 해외에서 우리 센터에 견학도 많이 오는데, 일본에서도 감탄하고 가더라고요. 일본을 포함한 다른 나라 노인 시설을 보면 대개 케어와 돌봄 위주인 경우가 많거든요. 우리나라 복지관들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문화·여가 생활을 장려하는 곳이 드뭅니다. 그러니 ‘역세권’, ‘숲세권’ 이런 것만 따질 게 아니라, 유익한 노후를 위해 이제는 ‘복세권’이 더 중요합니다. 나이 들수록 복지관을 곁에 두고 사세요. 한국 노인복지관, 그야말로 ‘짱’입니다.”
교육 수준별 사망 격차는 감소했으나, 사회 계층별 사망 불평등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고령기 질환 발생의 근본적 원인인 ‘노화 과정’(aging process)에서 관측되는 계층별 불평등 문제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위와 같은 내용을 포함한 ‘보건복지 이슈앤포커스’ 제427호 ‘교육 수준별 사망 불평등의 추이와 특징’을 발간했다.
우리나라는 전반적인 생활 수준 향상과 공중보건 개선에 힘입어 기대수명의 괄목할만한 상승이자 사망률 감소를 경험했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의 사망률 감소는 영유아기가 아닌 고령층의 사망률 감소에 의해 주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초기에는 감염성 질환 중심으로 사망률이 감소했지만, 최근에는 고령인구의 주된 사망 원인인 심혈관계 질환 등을 중심으로 사망률이 감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최근까지 한국 사회에서 사회 불평등 및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음을 짚으며 현재의 사망 불평등에 대해 우려했다. 고령기의 건강과 사망은 생애 전반에 걸친 기회 구조(사람들이 생계를 유지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직업이나 지위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와 삶의 경험이 누적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에 사회계층을 나타내는 지표 중 교육 수준을 기준으로 사회계층별 사망 불평등 추이를 분석했다. 1985년~2015년에 걸친 인구동향조사(사망신고통계), 인구주택총조사, 주민등록연앙인구(추계인구)의 자료가 분석에 사용됐다.
분석 결과 1985년에서 2015년 사이의 기간동안 남녀 모두 교육 수준 별 사망 격차가 줄어들었다. 고졸 이하 집단의 ‘최빈사망연령’이 대졸 이상 집단보다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최빈사망연령이란 가장 많은 사람이 사망하는 나이로, 90세에 도달했을 때의 사회를 보통 ‘100세 시대’라고 정의한다.
2015년 기준 최빈사망연령은 대졸 이상의 남성은 86.90년, 고졸 이하는 83.96년이었다. 여성은 대졸 이상 90.34년, 고졸 이하는 89.71년이었다. 최빈사망연령의 격차는 남성 5.54년(1985년)에서 2.94년(2015년), 여성 2년(1985년)에서 0.63년(2015년)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더 넓은 연령층에서 사망 빈도가 높아졌다. 전체 사망 건수의 50%가 집중되는 구간을 뜻하는 ‘사망 연령의 변이’를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변이 값이 커졌다는 것.
2015년 기준 고졸 이하 남성의 변이 값이 15.51년으로, 대졸 이상 남성(12.51년)보다 높았다. 여성 역시 고졸 이하(12.19년)에서 대졸 이상(10.74년)보다 변이 값이 컸다. 이는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더 넓은 연령층에서 사망 건수가 나오고 있다는 뜻으로, 생존의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점을 의미한다.
계층적 지위가 낮은 집단은 생애주기에서 건강한 생활방식 유지가 어려운 동시에 질병이 발생해도 관리할 여력이 부족했다. 물질적‧비물질적 자원에 대한 접근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서다. 이는 결과적으로 사망 연령의 변이 값이 증가하는 데에 영향을 미쳤다.
연구진은 감염성 질환이나 만성질환을 넘어 고령기 질환 발생의 근본적 원인인 ‘노화 과정’(aging process)에서 관측되는 계층별 불평등 문제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화 과정의 시작과 진행 속도가 개인이 속한 사회경제적 환경 조건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 책임자인 우해봉 인구정책연구실 인구모니터링평가센터장은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생존기간은 은퇴 등 중요한 생애사건을 직면할 때 필요한 핵심 정보이다”라며 “그런데 계층적 지위가 낮은 개인들의 생존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은퇴 등 생애에 걸친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들이 무언가를 선택하는 데에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최근까지 교육 수준별 사망력 격차는 감소하고 있지만, 사회 불평등 및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는 요즘 계층별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망 불평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노인요양시설 입소 노인의 인권 증진을 위해 노인복지법을 개정하고, 시설 점검 및 관리‧감독을 강화하도록 보건복지부 장관과 지방자치단체장들에게 권고했다.
인권위는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전국의 노인요양시설 9개소를 대상으로 방문조사를 실시했다. 노인의료복지시설의 인권침해 요인을 사전에 예방‧개선하고, 종사자들의 인권 의식을 향상시키기 위해, △시설 내 인권보장 체계 △신체구속 실태 △건강권 및 안전권 보장 여부 등을 중심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대상 지역은 서울특별시 강남구, 경기도 광주시‧가평군‧양평군, 강원도 춘천시, 충청남도 보령시‧당진시, 전라남도 구례군, 경상북도 영덕군 등이다.
노인요양시설 입소 노인 대다수가 치매성 질환이나 복합적 기저질환 등으로 인지능력이 저하되어 있어, 시설 종사자에게 전적인 돌봄을 의존하고 있다. 이에 시설 내 인권침해 행위가 발생해도 스스로 신고하기 어려워 ‘노인인권지킴이단’과 같은 외부 모니터링 체계가 필요하다.
조사 결과 노인인권지킴이단을 구성‧운영 중인 시설은 9개소 중 1개소에 불과했다. 노인인권지킴이단을 운영하는 시설마저 시설종사자 위주로 단원을 위촉해 ‘외부’ 모니터링 체계로서의 의미를 갖지 못하거나, 위촉된 단원이 무보수 명예직으로 활동하는 등의 미흡한 점을 보였다. 일부 기초지방자치단체 노인요양시설에서는 노인인권지킴이단을 구성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위는 치매환자의 낙상사고 예방을 위한 돌봄인력의 확대 또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방문조사 대상 노인요양시설에서 최근 2년간 발생한 80건의 낙상사고 중 70건은 치매환자 사고였으며, 61건은 요양보호사 돌봄공백 상황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소 노인의 낙상사고 예방 대책도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낙상사고 80건 중 골절상으로 이어진 경우 26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목욕탕 내 안전 손잡이 등 안전시설을 설치하지 않거나, 낙상사고의 원인 분석 기록을 관리하지 않는 등의 미흡함이 드러났다. 또한 낙상사고 예방을 이유로 ‘시설 내 층간이동 제한’, 과도한 ‘신체 억제대 사용’ 등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요양보호사 대비 입소 노인이 많아 돌봄공백이 빚어지는 상황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방문조사 대상 노인요양시설 9개소 모두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상 입소자 2.5명당 요양보호사 1명이 근무해야 한다는 기준을 충족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전체 입소자 대비 노인요양시설에 근무하고 있는 요양보호사 수를 보장하는 기준으로, 일부 시설에서는 야간 시간대에 요양보호사 1명이 돌봐야 하는 입소 노인이 최대 23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당뇨‧고혈압‧고지혈 등 노인성 질환을 고려한 식단을 별도로 제공하는 시설은 3곳에 불과했으며, CCTV를 과다하게 설치해 입소 노인의 사생활 침해가 이뤄지는 등의 요소가 이번 조사 결과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인권위는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노인인권지킴이단 구성‧운영 의무화를 위한 법령 개정 △시설 내 낙상사고 예방 대책‧관리 체계 마련 △요양보호사 배치기준을 상향 조정 △CCTV 설치‧운영에 대한 세부기준과 절차 규정 △신체억제대 사용 관련 근거 명시 및 사용 최소화를 위한 대안 마련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인요양시설 내 전문요양실 시범사업’ 대상 확대‧발전 등 의료서비스 개선방안 강구를 주문했다.
관할 지자체장들에게는 △노인인권지킴이단의 독립성 보장 및 예산 지원 △노인성 질환자를 위한 맞춤형 식단 제공 △CCTV 설치 및 운영 실태 관리‧감독 강화를 권고했다.
한편 인권위는 지난 6월 15일, 노인학대 예방의 날이자 세계 노인학대 인식의 날을 맞이해 발표한 성명에서 인권위는 성명에서 “우리 사회는 인권의 눈과 감수성으로, 노인을 ‘시혜의 대상’으로 여겼던 시각에서 벗어나 ‘권리의 주체’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고독사 위험자를 조기 발견하고, 상담과 치료 및 서비스 연계 등을 통해 고독사를 예방할 수 있도록 9개 시‧도를 선정해 8월부터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1인 가구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 584만 9000가구에서 2021년 716만 6000가구로 증가했다. 서울시 1인 가구는 2020년 기준 139만 명으로 전체 가구 중 34.9%를 차지했다.
1인 가구의 사회적 고립과 그로 인한 고독사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서울시에서 심층조사를 진행한 결과, 중장년 밀집지역에 거주하는 중장년 1인 가구 절반 이상(57.6%)이 기초생활수급자였다. 또한 이들은 주말 저녁에 혼자 식사한다고 답한 비율이 93.2%에 달했으며, 3명 중 1명은 최근 3개월 내 접촉한 사람이 없다고도 답했다.
이에 전국 지자체에서 고독사 예방 사업을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 중이다. 서울시에서 2020년 10월부터 시행 중인 ‘스마트플러그’ 지원 사업, 파주시 파평면 경기행복마을관리소의 ‘일공공(100)케어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일공공 케어 서비스는 텔레비전에 부착한 시청률 조사 기기가 보내는 신호를 분석하고 평소와 다른 시청 유형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경고등을 켜는 식으로 운영된다. 지난해에는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에 켜진 경고등을 확인하고 84세 홀몸노인의 집에 방문 출동해 발 빠른 대응 조치로 생명을 구하기도 했다.
중앙정부 역시 고독사 예방을 새로운 정책 과제로 설정하고, 이번 달부터 2023년 12월까지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한다. 시범사업은 서울특별시, 부산광역시, 대구광역시, 울산광역시, 경기도, 강원도, 충청북도, 전라북도, 경상북도 등 9개 시‧도와 해당 시‧도 내 39개 시‧군‧구이다. 기존 노인 중심에서 청년과 중장년 1인 가구까지 대상자를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시범사업 지역에서는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과 1인 가구 명단을 이용해 고독사 위험이 있는 사람을 발굴할 예정이다. 지역 여건과 특성에 따라 △안부확인 중심형 △생활지원 중심형 △심리‧정신지원 중심형 △사전‧사후관리 중심형 중 한 개의 사업모형을 선택하거나, 두 개 이상의 모형을 혼합해 자율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서울시는 심리‧정신지원 중심형을 선택했다. 이로서 서울시 20개 구에서는 우리동네돌봄단 인력을 활용해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고, 고독사 위험가구와 산책, 요리, 우울증 예방교육을 실시해 유대관계를 형성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안부확인 중심형과 생활지원 중심형을 함께 활용한다. ICT 기술을 활용해 고독사 위험자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안부 확인 서비스를 추진하거나, 고독사 위험자 대상으로 생활지원사 등 인적자원을 연계할 계획이다.
김혜진 복지부 복지행정지원관은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전국적으로 적용이 가능한 고독사 예방 사업 모델을 찾아 우리 사회의 고독사 위험을 줄여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재택 치료하는 코로나19 확진자 중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전화 모니터링이 중단된다. 이에 고령층 고위험군 환자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개편된 재택치료를 적용한다. 고위험군, 일반관리 군으로 나누었던 분류를 없애고, 누구든 증상이 있다면 대면 진료를 유도한다.
이전에는 코로나19 확진자 중 60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 등 위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큰 고위험군을 따로 분류했다. 재택치료 기간에는 하루 1회 전화로 건강 모니터링을 했다.
방역 당국은 대면 진료로 신속 대응해 고위험군 중증화를 방지하겠다며 모니터링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대면 진료 인프라가 확충됐고 먹는 치료제 처방 대상도 확대됐다고 판단한다.
전체 확진자 중 60세 이상 고령층은 약 20% 내외이지만, 전체 사망자의 약 90%를 차지한다. 이에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5월 ‘고위험군 신속 보호를 위한 패스트트랙 추진방안’을 세운 바 있다. 검사, 진료, 먹는 치료제 처방까지 1일 이내에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이달부터는 코로나19 환자 중 증상이 있다면 누구든 원스톱진료기관을 방문하거나, 동네 병원에 전화를 걸어 비대면 진료를 받으면 된다.
하지만 원스톱진료기관 확충 속도는 정부 계획보다 더딘 상황이다. 정부는 이달까지 코로나19 검사, 진료, 처방이 모두 가능한 ‘원스톱진료센터’를 1만 개 확충할 계획이었다. 현재는 전국에 8773개소의 원스톱진료센터가 있다.
또한 거동이 불편하거나 정보 접근성이 낮은 고령층이 대면 진료를 받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령층 고위험군 코로나 환자의 관리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거주지 주변에 원스톱진료센터가 없다면 호흡기환자 진료센터에서 진료와 처방을 받을 수 있다. 전국에 호흡기환자 진료센터는 1만 3225개소가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먹는 치료제 처방이나 대면 진료가 안 되는 곳도 있다.
의료기관이 문을 닫는 주말이나 야간에는 ‘24시간 의료상담센터’에 전화를 걸거나, 위급한 경우 119나 보건소로 전화하면 된다. 24시간 의료상담센터 전화번호는 각 지자체 코로나19 통합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만 4689명이다.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 중 60세 이상 고위험군은 7708명으로 17.4%를 차지한다. 같은 날 0시 기준 재택치료자는 46만 8492명이다.
한편 이달 2일부터는 코로나19 무증상자도 확진자와 밀접 접촉했다면 동네 병·의원에서 진료비 5천 원을 내고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다.
ICT, AI, IoT, 로봇 및 자율주행 기술이 불러온 4차 산업혁명은 애그리테크(Agritech)에도 혁명의 바람을 일으켰다. 오랜 농사 경험을 빅데이터로 순식간에 얻고, 청년들의 노동력을 로봇으로 대신하며, 악천후에 직관적 판단은 AI가 내리는 등 초보 농부가 단숨에 베테랑 농부를 따라잡게 된 것이다. 이러한 농업 첨단기술은 농사의 시행착오를 줄임으로써 자칫 귀촌이 노후 리스크가 될 수 있는 중장년에게 큰 조력자 역할을 한다.
◇ 인공지능 스마트 관개 시스템
초보 농부의 난관 중 하나는 논밭에 물 대기다. 대부분의 관개(灌漑) 작업은 정확한 데이터보다 농부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농업 기술을 세계 최초로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이 개발했다. 바로 ‘작물 수분 스트레스 진단 및 AI 기반 적정 수분 공급 기술’이다. ‘인공지능 스마트 관개 시스템’은 작물 재배 환경을 정확하게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시기에 적정량의 물을 공급해 작물의 생육을 촉진, 수확량 및 품질을 향상시킨다. 아울러 작물의 생체반응, 즉 엽온(葉溫)을 측정·분석해 스트레스까지 진단한다. 해당 시스템을 사과, 복숭아 재배에 적용했을 때 수확량(18~34%) 및 품질(8~64%) 향상, 물 사용량(25~31%) 및 물 관리 시간(95%) 절감 효과를 보였다.
◇ 농장 단위 맞춤형 기상·재해 예측 경보 서비스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로 농업 분야의 기상·재해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농진청에서는 농장 단위의 상세한 기상·재해 예측 알고리즘을 개발해 사전 알림 서비스를 시행한다. 이는 위치 기반 서비스 응용 사례 가운데 농업-기상-ICT 융합 실용화의 첫 사례다. 일반적인 기상청 예보의 경우 읍면 규모(5×5㎢)지만 농진청 농장 예보는 개별 농장(30×30㎡) 규모로 더욱 정밀하다. 해당 서비스는 기상 요소(기온, 강수량 등 11종), 농장 재해(가뭄, 저온해 등 15종) 정보 및 작물 30종(사과, 배 등)에 대한 생육 단계별 맞춤형 대책(사전·즉시·사후)을 알려준다. 2019년 기준 섬진강 수계의 24개 시·군을 대상으로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원하는 1만 549개 농가(1만 7624필지)를 대상으로 실시 중이다.
◇ 지능형 자율주행 무인 방제 로봇
농업 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성과 작업 편의성을 향상하려면 농작업의 자동화 및 로봇화가 필수다. 이에 과일나무의 형상을 인식해 과수에만 농약 살포가 가능한 지능형 방제 시스템과 자율주행 플랫폼을 융합해 과원용 방제 로봇을 개발했다. GPS 및 라이다(LiDAR, 레이저 펄스를 이용해 물체의 거리를 측정하고 이미지화하는 기술) 기반 자율주행 기술로 제초 작업, 병해충 방제, 수확을 대신하는 농업 로봇이다. 고역 작업인 농약 살포에 로봇을 활용함으로써 인력 대체 실현이 가능할뿐더러, 농약 사용 30% 절감 및 비용 절약 이점이 생긴다. 방제 로봇의 경우 지난해 현장 접목 연구를 통해 올해 시범 보급사업 및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이와 더불어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는 디지털 사과 과수원 연구를 진행, 무인 자동 약제 살포 장치와 가지치기·꽃따기 기계에 대한 실증을 마쳤다. 기존 고속 분무기로 1㏊를 방제하려면 평균 3~4시간 걸리지만, 무인 자동 약제 살포 장치로는 20∼30분 만에 전면 방제가 가능하다. 스마트폰 앱으로도 병해충을 방제할 수 있어 편리하다. 가지치기, 꽃따기, 잎 솎기 등 수작업으로 해오던 일도 이 기계를 이용하면 1㏊ 기준 300~500시간 이상 걸리던 작업을 8시간 만에 마칠 수 있다.
◇ 화분 매개용 디지털 벌통
지난해부터 이상기후로 인해 야생 화분 매개자(Pollinator)가 대거 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과채류의 67%가량은 꿀벌, 뒤영벌 등 화분 매개용 벌에 의존하는 형편이라 그 심각성이 커졌다. 이에 IoT 기술을 적용한 ‘화분 매개용 디지털 벌통’을 개발해냈다. 디지털 벌통은 벌통 내부의 온도, 습도, 탄산가스 농도를 모니터링해 자동으로 최적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벌통 입구에 이미지 프로세싱 및 딥러닝 기술을 접목한 카메라와 디지털 센서로 벌의 크기, 형태, 색깔을 학습시켜 실시간으로 벌의 활동량 측정·관리가 가능하다. 벌의 활동량이 떨어지거나 움직임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농가에서 바로 건강한 벌로 교체할 수도 있다. 이러한 기술은 기존 대비 화분 매개 활동량을 2.3배, 작물 수정률을 1.2배 끌어올렸다.
최근 농촌 고령화,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노동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벌이 벌집에서 나갈 때 꽃가루를 자동으로 묻혀 나가는 ‘자동 꽃가루 부착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벌의 주광성과 정전기 힘을 이용한 것인데, 부착기를 설치한 벌통에 수정용 꽃가루를 넣기만 하면 된다. 벌이 사람 대신 직접 수분 작업을 해내며 노동력이 감소된다. 키위 농가의 경우 노동 비용은 70% 줄었고 생산량은 20% 이상 오르며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 모바일 다목적 스마트 영상 물꼬
논에 물을 넣고 빼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동력을 투입해야 하기에, 고령의 초보 농부가 해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휴대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논물 수위를 확인하고 자동으로 물꼬를 여닫을 수 있는 스마트 영상 물꼬 시스템이 개발됐다. 스마트 영상 물꼬는 PTZ 카메라(Pan Tilt Zoom, 원격 회전, 줌 조정이 가능한 카메라) 및 수위 센서를 이용해 논물 양을 실시간으로 촬영, 분석한다. 농부는 논에 직접 가지 않고도 모바일 앱과 웹을 통해 물 조절뿐만 아니라 생육 및 수로 상황을 점검할 수 있다. 이에 대한 기록도 남아 빅데이터나 AI 모델에 적용하면 스마트한 작물 재배가 가능하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의 저탄소 물 관리 시범사업을 통해 확산돼 온실가스 감축 사업 지역 중 고양시 등 9개 지역에 영상 물꼬 설치·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 스마트 트랩 병해충 예찰 진단 시스템
해충 번식으로 인한 작물 피해가 속출하며, ICT 기반 병해충 예찰 무인 자동화 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이에 온실에 발생한 해충을 유인하고 관련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확인하는 스마트 트랩(지능형 덫)이 전국에 보급됐다. 지난 5월 농진청은 경남 함안군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연구소에서 ‘스마트 트랩을 이용한 해충 자동 예찰 기술 시연회’를 열었다. 스마트 트랩은 성 페로몬 및 LED(385㎚) 발광으로 해충을 유인, 이미지 분석 기술을 사용해 온실 내 병해충 방제 정보를 제공한다. 딥러닝을 활용한 나방류 이미지 분석 결과 및 스마트 온실 내 온·습도 진단, 방제 기술 정보 등을 모바일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로써 실시간으로 해충 진단 정보를 받아 빠르고 효과적으로 방제 여부를 결정, 해충으로 인한 작물 피해 최소화에 기여한다.
◇ AI 기반 농산물 시세 및 경락 정보 서비스
농식품 스타트업 ‘록야’는 AI 기반 농산물 시세 예측 시스템 ‘테란’(TERRAN), 작물별 생육 정보 분석·의사결정 서비스 ‘잘키움’, 노지 작물 재해 기상 정보 제공 서비스 ‘FWRM’ 등 신기술을 접목한 농사 솔루션을 제공한다. 특히 빅데이터와 AI 전문가들이 공들여 만든 ‘테란’의 경우 농산물 가격 변동을 다각도로 분석해 표준화된 농산물 가격 정보를 내놓는다. 강원도의 경우 지자체 최초로 ‘테란’을 도입해 농산물 수급 및 출하 등 정책 수립에 활용할 방침이다.
권민수 록야 공동대표는 “귀촌 후 농사 초반에는 재배도 어렵지만, 애써 키운 농작물을 판매·유통하는 과정도 난항을 겪는다. 수요자에게 저렴하면서도 이윤이 남는 적정선이 얼마일지, 또 그 가격이 한 달 뒤에도 유효할지 등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농산물의 가격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분석해 생산자가 적합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디지털 농업 기술이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권 대표는 주식 시장처럼 AI를 기반으로 농산물 시장의 가격을 표준화하고 농산물의 전체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KAPI 지수’를 개발했다. 그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주 고객이지만, 일반 농업 생산자를 위한 보급형 앱 ‘테란 라이트’를 3개월에 6000원 선으로 저렴하게 내놓았다. 작물의 경락 정보를 분석한 AI 뉴스 및 경락 가격 그래프, 전문가 리포트 등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초보 농사꾼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및 일러스트=농촌진흥청 제공]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남 구례에 귀농·귀촌 주택단지 기공식을 개최했다. LH가 추진한 패키지형 귀농·귀촌 주택개발 리츠 사업으로, 구례 단지는 착공을 시작한 최초 사례가 됐다.
패키지형 귀농·귀촌 주택개발 리츠 사업은 금융사와 건설사로 구성된 민간사업자가 리츠를 설립해 진행한다. 금융사는 자금을 조달하고 건설사는 주택 건설과 공급을 담당한다.
LH는 리츠 자산관리회사로 참여해서 공동주택용지와 귀농·귀촌 주택용지를 패키지로 공급한다. 또 미분양 공동주택에 대한 매입 확약을 통해 민간사업자의 위험도 줄여준다. 지방자치단체는 행정지원과 커뮤니티 프로그램 연계를 통해 입주민의 귀농·귀촌 정착을 돕는 사업이다. 공동주택은 건설사가 분양하며, 귀농·귀촌 주택은 리츠에서 4년간 임대 후 분양전환 한다. 이 사업을 통해 구례군에 26호의 단독주택이 건설되며, 시공은 디엘이앤씨와 금호건설이 맡는다.
공동주택 분양사업인 양주 옥정 A-24BL은 지난 5월, 입주자 모집 공고를 시행했다. 전남 구례 귀농·귀촌 주택단지는 전남 구례군 산동면 외산리 377-3 일원에 위치한다. 전용면적 74㎡ 평형으로 △74A 15세대 △74B 11세대 타입으로 구성된다.
단지는 패시브 디자인, 태양광 발전, 에너지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통해 친환경 제로 에너지 마을로 조성된다. 입주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농기구 창고, 다목적실 등을 마련해 공유경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한다. 공동텃밭과 공동체 형성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 등도 함께 설치할 예정이다.
또 차로 5분 거리에 초등·중학교가 있으며, 면사무소, 보건소, 마트 등 주요 기반시설이 밀집해 거주 편리성도 확보했다.
입주자 모집 공고는 오는 2023년 1월 예정이며, 입주는 같은 해 9월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입주 신청은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 여부, 소득 및 자산 수준, 주택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다. 자격요건 충족 시 배점 기준에 따른 고득점자순으로 입주자를 선정한다. 세부 모집기준은 오는 하반기 공개될 예정이다. 주택은 감정평가를 거쳐 인근 시세 수준으로 공급된다.
오영오 LH공정경영혁신본부장은 “이번 사업으로 귀농·귀촌하는 사람들에게 양질의 주택을 저렴하게 제공하고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는 등 지역 활성화 및 국토균형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LH 귀농·귀촌 주택 리츠는 하동군 악양면에서도 진행하고 있다.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인 최 참판 댁과 평사리 들판, 지리산 형제봉 등산로 입구 인근 등에 조성되며, 2024년 상반기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국민적 관심이 높고 일상생활에 밀접한 제품에 대한 온라인 허위‧과대 광고 단속에 나섰다. 치매나 관절염 등 노인성 질병명을 기재하거나, 여름철을 맞아 검증되지 않은 불면증‧여드름 개선 등의 효능을 내세우는 허위‧과대광고가 대상이 됐다. 식약처는 각각의 적발 사례들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속 차단을 요청하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 및 점검을 요청했다.
식약처는 치매나 관절염 등 질병 예방‧치료에 효능이나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 등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온라인 불법행위 94건을 적발했다고 7일 밝혔다. 집중 점검은 ‘치매’, ‘관절염’ 등 질병명을 광고에 사용해 식품 등을 판매하는 온라인 게시물을 대상으로 지난 5월 24일부터 31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됐다.
주요 위반 내용으로는 식품‧건강기능식품에 △‘치매 예방’, ‘기억력, 뇌 건강 영양제’(20건) △‘관절염’(17건) △‘당뇨병’, ‘혈당 보충제’(20건) △‘천식’(16건) △‘위염’ 등 기타(21건) 표현이 있다. 해당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에 효능‧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식될 우려가 있는 부당 광고들이다.
치매의 경우 ‘치매 예방’, ‘아토피 피부에, 치매에 좋은’, ‘기억력, 치매, 뇌 건강 영양제’, ‘#치매 영양제’ 등의 광고 문구가 적발됐다. 관절염은 ‘고관절염 영양제’, ‘관절염 약’, ‘관절약’, ‘무릎 관절약’, ‘#관절 건강’, ‘#연골 영양제’가, 당뇨병은 ‘당뇨병 환자에게 적합’, ‘혈당치 체중감량’, ‘#당뇨병 다이어트 영양제’ 등의 문구를 활용한 광고가 적발됐다.
식약처는 여름철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불면증‧여드름 개선’ 등과 같은 의학적 효능에 대한 허위‧과대광고, 불법의약품 등을 온라인으로 유통‧판매하는 홈페이지에 대해서도 단속에 들어갔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적이 없고, 허가되지 않은 의학적 효능을 거짓‧허위‧과대광고하거나, 불법 제품을 유통‧판매하는 광고와 온라인 홈페이지 586건이 적발됐다.
△‘불면증’ 등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효능‧효과를 내세운 식품 부당광고(91건) △무허가 해외 의약품 불법판매 광고(302건) △모기 기피제 허위‧과대광고(54건) △화장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광고(108건) 등이 주요 적발 사례로 꼽혔다.
대부분은 불면증, 피부질환 등 특정 질병에 대한 예방‧치료 효과를 내세운 광고에 해당했다. 식약처는 해당 질병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의사의 진료‧처방을 받고, 약사의 조제‧복약 지도를 따른 정확한 용량과 용법에 따라 의약품을 복용할 것을 당부했다.
식약처는 온라인에서 질병의 명칭을 이용해 광고하며 식품 등을 판매하는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올해부터 네이버, 쿠팡, 티몬 등의 오픈마켓이나 홈쇼핑, 쇼핑몰 등 32곳의 온라인 플랫폼 업체와 협력해왔다. 포탈에서 질병명을 검색하는 경우 관련 제품이 노출되지 않도록 ‘금칙어’를 설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식약처 측은 “식품 등 구매 시 제품의 표시 사항을 꼼꼼히 확인하는 한편, 질병명을 이용한 광고로 식품 등을 판매하는 경우 해당 제품을 구매하지 않도록 주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국민적 관심이 높은 제품에 대한 온라인 상 부당 광고 게시물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약외품’이나 ‘의료기기’를 온라인에서 구매하려는 경우, 허가된 제품인지, 광고하는 내용이 허가된 사항인지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의약외품‧의료기기‧화장품 등에 대한 인허가 정보는 식약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허위‧과대광고를 발견했을 경우 불량식품 신고전화로 신고할 수 있다.
소득과 재산이 10억 원 이상으로 높은 노인도 사회적 불안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의 사회적 불안 수준은 은퇴 이후 5~10년 혹은 10~15년이 경과 되는 기간까지 계속 상승하다가 이후 하락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30일 발간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 이슈앤포커스’에는 ‘한국인의 사회적 문제 경험과 인식 조사’ 결과가 게재됐다. 연구책임자는 불평등소득정책연구실 삶의질연구센터 곽윤경 부연구위원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해 65~74세 노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사회적 문제 경험과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사회적 불안과 관련해 우리 사회에 대한 인식, 응답자의 경험, 사회적 관계, 응답자 스스로에 대한 인식, 그리고 인구 사회학적 특성 등을 살펴봤다.
사회적 불안이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안전사고나 불신의 경험, 그리고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인식에 근거해 유발되는 불안을 말한다.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구성원들이 전반적으로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노인의 사회적 불안 수준은 보통 이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의 사회 불안 인지는 5점 만점에 3.49점(표준편차 0.92)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영역별로는 ‘불평등 > 불공정·경쟁 > 불신·무망 > 적응·안전’ 순으로 나타났다.
△사회 불안 인지 : 우리 사회에 대한 불안을 의미함.
△적응·안전 불안 : 급격한 사회 변화를 못 따라가고 생활 안전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느끼는 불안.
△불공정·경쟁 불안 : 우리 사회의 불공정성과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유발되는 불안.
△불신·무망감 불안 : 우리 사회와 중앙정부에 대해 불신하고 희망을 느끼지 못해 발생하는 불안.
△불평등 불안: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불평등 문제로 인해 느끼는 불안.
특히 노인의 은퇴에 따른 사회적 불안 수준을 살펴본 결과, 은퇴한 노인은 적응·안전 불안과 불공정·경쟁 불안이 은퇴하지 않은 노인 혹은 평생 일한 적 없는 노인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퇴 이후 노인이 스스로 새로운 삶의 패턴에 적응해야 하는 데서 유발된 불안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반면, 평생 일한 적 없는 노인 집단에서는 사회 전반에 대한 불안 인식(사회 불안 인지)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경제활동 참여 상태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었다. 임시직과 일용직에서 사회 전반에 대한 불안 인식(사회 불안 인지)과 불평등 영역의 불안은 다른 경제활동 참여자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무급가족종사자는 적응·안전 불안과 불신·무망 불안이 다른 경제활동 참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소득 및 재산에 따른 사회적 불안 수준을 살펴본 결과, 사회적 불안은 소득 4분위, 그리고 재산이 2억~10억 원인 집단에서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다가, 소득 5분위 집단과 10억 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집단에서 다시 높아졌다. 이는 곧 돈을 더 벌고 재산이 늘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불안이 감소한다는 뜻이 아니다.
소득 분위가 높은 집단과 재산이 많은 집단이 불안한 이유는, 자산 중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비상시에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또한 사회적 위험에 직면할 때, 주변 지인의 도움이나 사회안전망으로 충분히 대비할 수 없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일 수도 있다.
사회적 안전망이 있다 하더라도 노인은 청년과 달리 신체 건강의 저하 등으로 인해 원래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회복하더라도 같은 경제적 수준으로 되돌리기 어렵다는 인식이 배경에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곽윤경 부연구위원은 “전기노인(65~74세)은 본인 및 배우자의 은퇴, 건강 변화, 자녀 출가 등 가족 내 그리고 사회에서 역할 축소를 경험하게 되고 이로 인해 자긍심이 낮아지고 삶의 만족도가 저하된다. 이런 다양한 변화와 경험은 이들의 삶에 정서·심리적으로 큰 변화를 유발하여 사회적 불안을 가중한다”라고 분석했다.
이어서 곽 부연구위원은 “이들은 경제활동에 참여하고자 하는 욕구가 이전 세대의 노인과 달리 매우 강하다. 이런 욕구와 의지는 실제로 이들의 경제활동 참여율 상승으로 반영되지만,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노인 다수는 고용의 보장성과 안정성이 낮은 임시직, 비정규직 등 단순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이는 노인의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라고 강조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노인의 사회적 불안이 높은 만큼 정책적 함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측은 “개인이 사전에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생애주기별 맞춤형 노후 설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원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보편적인 관점에서 노인 관련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되, 사회적 불안이 높은 집단에 대해서는 특화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노인의 사회적 불안을 사전에 예견, 관리 및 조치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노인의 사회적 불안에 대한 모니터링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