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 같은 무선 전화기부터 화면이 반으로 접히는 스마트폰까지, 검은 배경화면에 암호 같은 글자를 입력하던 286 컴퓨터부터 맥북까지, 손으로 감아 돌리던 카세트테이프부터 MP3를 지나 스트리밍까지. 이 모든 디지털 변화를 경험한 세대가 있다. X세대다. 요즘 애들이었던 이들이 요즘 부모인 ‘엑스틴 세대’로 돌아왔다.
X세대는 1970년대생(45~54세)을 말한다. 1990년대에 20대 청년 시절을 보낸 이들로 지금은 10대 자녀를 둔 기성세대가 됐다. X세대 중에서도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자녀를 위한 소비에도 적극적인 이들을 ‘엑스틴 세대’라고 부른다.
‘요즘 애들’의 시초, X세대
압구정 오렌지족으로 대표되는 X세대. 서태지와 아이들과 마왕 신해철에 열광하며 멀쩡한 청바지를 일부러 찢어 입고 다닌 세대다. 시쳇말로 ‘요즘 애들’의 시초다.
NHN 데이터는 ‘다이티 데이터 마켓’ 트렌드 리포트에서 X세대에 대해 ‘부모 세대보다 더 잘 살고, 자녀보다 돈이 더 많은 첫 세대’라고 말했다. ‘트렌드코리아 2022’는 X세대 중 자녀를 가진 40대를 ‘X-TEEN’(엑스틴)이라고 정의했다. 10대인 자녀와 교감하고 소통하는 새로운 부모 세대라는 의미다. 경제·문화적으로 풍요를 누린 세대이기에 자신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이고, 자녀들을 위한 소비에도 기꺼이 지갑을 연다.
엑스틴 세대는 자녀와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한다. 어쩔 수 없는 세대 차이도 있겠지만, X세대는 Z세대만큼 자유와 풍요의 시대를 경험했다. 이들은 1990년대 문화를 이끌며 ‘대중문화’를 만들어낸 세대라고 평가받는다. 1990년대를 휩쓸었던 통 넓은 바지의 힙합 패션, 지금은 ‘디스트로이드 진’이라는 장르가 된 찢어진 청바지, 록 스피릿이 담긴 ‘스키니 진’ 등은 ‘뉴트로’(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를 타고 돌아와 이제는 Z세대가 즐기는 스타일이 됐다. 또한 엑스틴은 아날로그 감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디지털 전환의 격변기를 지나왔기 때문에 디지털 사용에 익숙하다. MBC ‘놀면 뭐하니’에서 큰 인기를 얻은 ‘싹쓰리’의 음악을 자녀와 함께 즐기고, 광클릭(빛의 속도로 마우스를 클릭한다는 뜻)을 마다치 않으며 BTS 굿즈나 나이키 한정판 운동화를 자녀에게 선물한다.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사회를 경험한 Z세대 자녀들의 취향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소비시장 주도하는 ‘엑스틴’
‘트렌드코리아 2022’는 (엑스틴 세대는) “탈권위와 탈관념을 외친 세대답게 과거의 40대라면 상상하기 어려웠던 고정관념을 깨는 소비에 도전하는 세대”라며 “Z세대 자녀와 친구 같은 관계를 유지하며 그들의 인싸력(잘 어울리는 사람을 뜻하는 ‘인사이더’와 ‘힘 력’의 합성어)을 몸소 체득한다”고 말했다. 유통가에서 Z세대 구매자를 잡으려면 X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2019~2020년 2년간 40~60대의 온라인 카드 결제 규모는 49% 증가했다. 특히 쿠팡, G마켓, 11번가, 옥션 등 종합 쇼핑몰에서의 40대 이상 결제 규모 증가율이 30대보다 1.8배 높았다. 청년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배달 앱이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서도 엑스틴 세대의 소비가 늘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쉽게 받아들이면서 모바일 사용에 익숙하고 실질 구매력이 높은 엑스틴 세대는 당분간 소비시장을 이끌어갈 큰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10·20세대가 주도하던 소비 트렌드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내다봤다.
2022년 엑스틴이 소비시장 트렌드를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만큼, 40대 모바일 앱 사용 순위를 통해 그들의 소비 패턴을 읽어보자.
40대 남녀가 주로 사용하는 앱 1, 2, 3, 4위는 카카오톡, 네이버, 네이버 밴드, 쿠팡이다. 여성의 경우 인스타그램 활용도도 높았다. 40대 남녀의 엔터테인먼트 앱 1, 2위는 넷플릭스와 웨이브다. 주목할 만한 점은 자녀들에게 휴대폰을 넘겨주는 일이 많아 틱톡, 로블록스 같은 10대 인기 앱 설치율도 높다는 점이다. 패션 앱은 남성의 경우 무신사, 하이버를, 여성은 에이블리, 지그재그를 많이 사용했다. 종합쇼핑 앱은 쿠팡, 11번가, 당근마켓을 주로 이용했다. 또한 남성은 옥션, 인터파크 같은 오픈마켓 앱을, 여성은 GS SHOP, 홈앤쇼핑, CJ온스타일 같은 홈쇼핑 앱을 주로 사용했다.
중장년층의 온라인 쇼핑이 많이 늘어나면서 중장년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다시 떠올랐다. 특히 코로나 이후 온라인 플랫폼 유입이 많이 늘어난 데다, 홈쇼핑에 익숙한 이들이 라이브커머스로 넘어가면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의 ‘큰손’으로 불리고 있다. 구매력 있고 취향이 확고한 이들을 충성고객으로 잡기 위해 이커머스 업계가 주목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이후 떠오른 ‘블루오션’
오프라인 소비를 주로 했던 중장년층이 코로나 이후 온라인 소비를 하기 시작했다. 신한카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전이었던 2019년보다 2021년 한 해 동안 50대와 60대의 온라인 업종 이용은 각각 110%, 142% 증가했다.
이커머스 플랫폼에 중장년층 유입도 크게 늘었다. 11번가의 2022년 1월 기준 전년 대비 회원 증가율을 보면 50대 28%, 60대 44%, 70대 51%에 달했다.
그러자 이커머스 업계는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을 블루오션이라고 보고 다양한 중장년 맞춤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특히 패션 플랫폼들도 중장년 맞춤 시장에 뛰어들었다. MZ세대의 대표 패션 플랫폼으로 꼽히던 무신사는 지난 6월 X세대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레이지나잇’을 공식 오픈했다.
또다른 MZ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는 어덜트·시니어 브랜드를 모은 ‘포스티’(가칭)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하반기에 론칭할 예정이다.
중장년 전용 플랫폼인 ‘푸미’는 알토스벤처스와 스트롱벤처스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4050 여성을 위한 플랫폼 ‘퀸잇’도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카카오벤처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퀸잇 앱의 다운로드 건수는 380만 건을 넘어섰다.
홈쇼핑에서 라이브커머스로
중장년 맞춤 라이브커머스도 등장하고 있다. 특히 홈쇼핑 업체들은 자사 고객들을 라이브커머스로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라이브커머스(Live commerce)는 라이브스트리밍(Live streaming)과 전자상거래(E-Commerce)의 합성어다. 실시간으로 쇼 호스트가 제품을 설명하고 판매한다는 점에서 TV홈쇼핑과 유사하지만, 실시간으로 궁금한 점을 묻고 답할 수 있다는 점은 라이브커머스만의 특징이다.
NS홈쇼핑은 2021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신규 고객 중 60대 이상 비율이 36.13%에 달할 정도로 늘어나는 것을 확인하고, 라이브커머스에 중장년층 특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NS홈쇼핑의 TV 주 고객층인 시니어를 모바일로 유입하기 위해 ‘조아맘’, ‘코코블랙’ 등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5060 여성 패션 상품에 주력하는 ‘퀸즈라운지’를 론칭했다. 시니어 소비가 늘어나자 ‘액티브시니어 연구 테스크포스(TF)’를 별도로 운영하며 소비자 분석에 나섰다. 예를 들면 5060 여성세대는 오전 6시~8시에 패션 제품을 많이 구매하는 것으로 파악되자 새로운 프로그램을 이 시간대에 맞춰 편성하는 식이다.
11번가는 ‘할렉스’(할아버지·할머니 플렉스)라는 중장년 라이브 방송을 처음 시작했다. 누적 시청수가 39만 회를 넘어갈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할렉스는 자신을 꾸미거나 하고 싶은 일을 즐기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 중장년에게 화장품, 건강식품, 여행상품 등을 판매하기 위한 채널이다. 중장년 대상인만큼 60대 이상의 쇼 호스트가 출연한다.
5060도 실시간 쇼핑 즐긴다
임팩트피플스가 실시한 ‘5060세대 온라인 쇼핑 트렌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장년층의 87%는 새로운 온라인 쇼핑인 라이브커머스를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 중 25%는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실제 제품 구매를 한 경험도 있었다. 응답자 중 74%는 이후에 라이브커머스를 통한 제품 구매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라이브커머스를 통한 제품 구매에 호의적인 연령대는 50~55세(81.3%)가 가장 높았다. 이어 56~60세가 74.8%, 61~65세가 49.5%, 66세 이상이 50.5% 순이었다.
대표적인 라이브커머스 서비스 플랫폼으로는 네이버의 ‘네이버 쇼핑라이브’, 티몬의 ‘티비온’, 인터파크의 ‘인터파크 TV’, 롯데백화점 ‘100LIVE’(빽라이브),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등이 있다.
최근에는 신세계, 아모레퍼시픽, GS25 등 오프라인 업체들도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그립(Grip)’을 이용해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고 있다.
중장년을 타깃으로 한 플랫폼과 라이브커머스가 늘어나는 데는 다른 세대에 비해 높은 구매력이 한몫했다. 이들은 가격에 상관없이 취향에 따른 소비를 하기 때문이다. 또 취향이 확고한 나이인 만큼, 하나의 플랫폼을 주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어 충성 고객으로 잡으려는 것.
하지만 ‘시니어 전용’, ‘실버관’ 등의 단어는 사라지는 추세다. 롯데백화점도 별도로 운영하던 시니어 코너를 없앴다. 소비에 적극적인 액티브시니어가 자신을 실버세대라고 구분 짓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4050의 온라인 쇼핑 수요에 맞춰 앞으로도 이커머스 업계의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리(가명) 씨는 평소처럼 온라인 쇼핑몰에서 생수를 주문했다. 월 사용료를 내고 무료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서 생필품이 필요하면 늘 같은 곳에서 사고 있다. 그런데 다음 달 카드 명세서를 보니 월 사용료가 더 비싸게 결제돼 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최근 쿠팡이 유료 회원제인 ‘와우 멤버십’ 요금을 올리면서 ‘다크 패턴’(Dark Commercial Pattern, 소비유도상술)을 사용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은 월 2900원을 내면 모든 주문을 무료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월 멤버십 비용을 4990원으로 올리면서 논란이 발생했는데, 사실 평균 택배 비용을 생각한다면 한 달에 두 건 이상 주문하는 이용자에게는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다. 그렇다면 왜 비용 인상에서 논란이 발생한 걸까?
쿠팡은 멤버십 가격을 올리면서 소비자가 물건을 결제할 때 확인하는 결제 조건 안내 문구 바로 아래에 ‘와우 멤버십 월회비 변경 동의’라는 문구를 붙였다. 그 아래에는 ‘동의하고 구매하기’라는 파란 버튼이 있다. 물건을 사면서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멤버십을 연장하는 게 아니라 물건을 사는 것에 동의한다고 착각하게 하는 구성이다.
다크 패턴은 마케팅일까?
‘다크 패턴’은 소비자를 속여 상품 구매나 서비스 가입을 유도하려는 목적으로 디자인된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일컫는다. UI란 사용자가 컴퓨터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환경이다. 예를 들면 매장에서 사용하는 키오스크, 은행 ATM 기계, 모바일 뱅킹 앱 등의 화면 구성이 UI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온라인 세계에서는 화면 구성이 얼마나 편리한가가 관건이다. 연령대에 맞춰 화면 글자 크기를 키우고 복잡한 버튼을 간결하게 만드는 이유다.
반대로 다크 패턴은 화면 구성을 복잡하게 만들어 교묘하게 소비자를 속이는 UI인데, 알게 모르게 이미 일상에도 녹아 있다. 유튜브에서 멤버십 가입을 권하거나, ‘오늘까지만 50% 할인’과 같이 구매를 유도하거나, 최저가라더니 막상 결제 직전 추가 금액이 붙는 것들이다. 또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인터넷 첫 화면을 OO로’라거나 ‘OO쇼핑몰 설치’라는 식으로 원하지 않는 것을 자동 설정하게 하는 것도 다크 패턴의 일종이다.
일부에서는 이런 방법이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는 여러 마케팅 수단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소비자가 눈치채지 못하게 구매를 유도하거나, 당장 어떤 불이익이 생길 것 같은 안내 문구로 서비스를 해지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은 소비자에게 손해를 입힌다. 다크 패턴을 규제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오는 이유다.
빅데이터 시대, 규제 마련해야
다크 패턴은 세계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손해 보도록 하지만 불법은 아닌 데다 소비자도 속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규제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자결제 등이 일상화되고 온라인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시대이기에,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화면 구성이 복잡할수록 소비자를 속이기 쉬운 환경이 되고, 이로 인해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게다가 사용자 소비에 관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는 빅데이터 시대에는 다크 패턴을 더 정교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이에 최근 유럽연합은 다크 패턴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디지털 서비스법(DSA)을 도입하기로 했다. 특정 선택을 더 두드러지게 표시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도 다크 패턴 제재를 강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다크 패턴 규제 움직임이 없어 규제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크 패턴 주요 사례
1 소비자 동의 없이 추가 상품을 장바구니에 넣고, 직접 제외하지 않는 한 구매되도록 유도
2 최저가로 유도한 뒤 배송비·수수료·옵션비 등의 추가 비용을 결제 직전에 부과
3 ‘한 달 무료 체험’이라며 클릭을 유도한 뒤 반복적으로 수수료 청구
4 ‘마감 임박’, ‘한 개 남았어요’ 등의 문구로 소비하도록 유도
5 ‘유용한 정보를 받기 싫어요’와 같은 표현으로 소비자가 마치 손해 보는 것처럼 표현
6 ‘회원 탈퇴’ 등의 버튼을 보이지 않는 곳에 두어, 계약하기는 쉽지만 해지하기는 어렵게 함
7 거짓 후기나 체험기로 광고가 아닌 것처럼 속여 소비자가 후기를 믿게 함
신중년(뉴시니어)의 80% 이상이 금융 거래 시 모바일 채널을 이용하고 새로운 금융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뉴시니어가 원하는 금융’ 보고서에 따르면 신중년은 금융자산 1억 원 이상을 보유한 50~64세를 말한다. 건강과 젊음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신중년의 90% 이상은 금융 앱으로 금융 업무를 보고 쇼핑, 영상 시청 등 일상생활의 디지털 활용에도 익숙한 편이다. 다만, 영업점에서 처리해야만 하는 업무가 있다는 응답도 78%에 달했다.
신중년은 금융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64%는 최근 1년 내 신규 금융기관에서 거래한 경험이 있었다.
신규 거래 금융기관 중 토스(6.5%), 토스뱅크(5.8%), 카카오페이(5.4%), 카카오뱅크(4.6%) 등을 꼽아 핀테크와 빅테크 금융사 이용에도 적극적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신규거래를 한 이유로는 ‘모바일 채널의 이용 편리성’을 꼽았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은행을 주로 거래하는 이유가 채널 이용의 편리성 때문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우대 혜택보다 채널 편리성을 더 중요시하는 걸로 보아 접근성을 중시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중년은 금융기관을 선택할 때 안정성을 중요하게 봤다. 노후를 위해 금융기관에 기대하는 요건으로 55.3%가 ‘안전한 자산 보관’을 꼽았으며 55.3%는 ‘정기적 수익 발생’을 원했다. 더불어 39.7%는 수익성을 고려했으며 34.5%는 현금화 용이성을 중요시했다.
디지털 채널 활성화를 위해서는 77.1%가 ‘상담원 연결 클릭 및 상담’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디지털에 익숙하면서도 필요할 때 채널 내 인적 서비스 연결을 원하는 것이다.
경제에 관련해서는 노후생활을 대비할 소득원 마련(20%)과 노후자금 포트폴리오 구성 방안(17.5%)에 가장 관심이 높았다.
지난 2년간 우리나라 시니어들이 보이스피싱·스미싱으로 피해를 본 금액은 7000억 원. 매해 사라지는 은행 점포는 300여 개. 스마트폰 보급률은 95%에 이르지만 60세 이상의 모바일뱅킹 사용률은 25%에 불과하다. 오영환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무총장(62)은 디지털 시대의 정보 격차가 금융 소외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한다.”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미연방준비제도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의 말이다. 대한노인회에서 정책이사로 오랜 시간 활동하며 정부·국회와 함께 노인 빈곤 문제 등 노인 정책을 다뤘던 오영환 사무총장은 이 문장에 깊이 공감했다. 금융을 잘 모르는 시니어가 많기 때문. 시니어들이 노후 빈곤을 겪지 않으려면 금융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를 설립하고, 연간 2만여 명의 시니어를 만나고 있다.
Q 대한노인회에서 노인 정책 관련 일을 꽤 오래 하셨는데 어떻게 시니어 금융 교육을 시작하시게 됐나요?
대한노인회에서 노인정책 이사로 있으면서 노인 빈곤, 노인 소외, 노인 복지 등에 대한 정책들을 보건복지부, 국회와 함께 협의하는 일을 했습니다. 서울시 일자리위원회 위원, 웰다잉 시민운동 이사로도 활동했는데요. 노인에게 필요한 정책 중에서도 노인 빈곤 문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1위입니다. 그런데 근본적인 이유 외에 금융도 원인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요즘은 은행 점포도 없어지는 추세인데, 디지털 금융을 모르면 노후가 빈곤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이 참 빠르게 변하는데 나이 들면 그 속도를 따라가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시니어들의 스마트폰 활용도가 무척 낮아 디지털 정보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요.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모바일뱅킹만 보더라도 2030 세대는 약 80%가 사용하는데, 50대는 51% 수준이에요. 60대는 18.7%, 70대 이상은 6%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모바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면 금리 우대도 해주고, 계좌이체 수수료도 면제되고요. 대출받을 때 금리 우대도 받습니다. 이런 돈을 연간으로 계산하면 50만 원 정도 차이가 납니다. 디지털 정보 격차가 금융 격차로 이어지는 셈이죠.
시니어의 경우 의도하지 않은 정보 차단도 많이 겪습니다. 요즘은 시니어도 유튜브를 많이 보는데요. 예를 들어 태극기 부대가 뭔지 궁금해 눌러봤는데, 알고리즘으로 인해서 계속 태극기 부대 관련 영상이 올라오는 거예요. 하나를 보면 그것에 관련된 내용만 계속 나오니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되는 거죠. 그래서 시니어들에게 디지털 시대의 금융 교육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2017년에 금융위원회의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를 설립하게 되었죠.
Q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는 어떤 일을 하나요?
많은 시니어가 금융사기로 피해를 보고 있고, 금융 소외를 겪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노인 착취 문제도 수면으로 올라오고 있죠. 노후 빈곤을 예방하려면 생애 주기에 맞춰 은퇴 준비도 해야 합니다.
곧 다가올 초고령사회에서 시니어들이 빈곤에 시달리지 않고 행복한 노후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금융사기예방교육, 디지털금융교육, 은퇴교육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교육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생활 팁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아요. 요즘은 기차표를 사는 것도, 호텔 예약도, 쇼핑도 다 스마트폰으로 하잖아요. 실제 교육을 받은 분들이 “자식들에게도 물어보기 어려웠는데, 배우고 나니 너무 편하고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동네에서도 이런 교육을 쉽게 배우실 수 있도록 노인종합복지관, 도서관, 대한노인회가 운영하는 경로당, 노인대학 등 여러 기관과 함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시니어뿐 아니라 금융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금융소비자보호정책을 목적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시니어 금융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금융이 디지털화되면서 정보 격차가 벌어지고 금융사기를 당하는 시니어가 많아졌습니다. 지난 2년간 우리나라 시니어들이 보이스피싱과 스미싱으로 잃은 금액이 7000억 원 정도 됩니다. 역대 최고 금액이에요. 예상외로 50대가 굉장히 많습니다. 피해 건수로는 70~80대가 많은데, 피해 금액은 오히려 50대가 훨씬 많아요.
고전적인 수법은 전화로 “당신의 자녀, 손주를 납치했다”고 하는 건데요. ‘나는 안 속는다’고 하지만 막상 당하면 머리가 하얘진다고 해요. 요즘은 또 보이스피싱 하는 사람들이 피싱 전화를 걸면서 동시에 실제로 자녀를 만나고 있어요. 휴대폰을 빌려달라거나 해서 자녀에게 확인하려고 거는 전화를 가로챕니다. 납치되었다는데 전화를 해도 안 받으니까 속는 경우가 많죠. 또 문자를 이용한 스미싱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어요. “아빠 휴대폰 고장 났어요. 돈 좀 보내주세요”라는 문자, 해외 구매한 상품이 세관에 있으니 확인해보라는 문자 등이 있어요. 젊은 분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경고를 받는데, 시니어들에게는 그런 경로가 많지 않아요.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가 850만 명 정도 됩니다. 50세 이상 시니어까지 포함하면 2000만 명이에요.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사회에 들어섰고 2026년 초고령사회로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고령화 속도가 너무 빨라 1년 앞당겨졌어요. 초고령사회가 다가오니 노인 착취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요양원 원장에게 통장을 맡겼다가 치매가 와서 그 사실을 잊어버리자 원장이 그 돈을 써버린 사례도 있고요. 간병인이나 지인이 그러기도 합니다. 부모의 연금을 자식이 가져가는 경우도 굉장히 많고요. 치매기가 있는 노인에게 케이블TV 하나 두라며 대충 사인을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일을 방지하려고 법적으로는 ‘후견인 제도’라는 걸 운영하는데요. 간단히 말하면 누군가 내 통장에서 돈을 인출하려고 할 때 후견인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제도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된 데다 그 과정도 굉장히 복잡합니다. 법원에 신청하면 판사가 판결을 통해 후견인을 지정해줘야 하고 변호사도 있어야 하는데, 70세 넘어 이 과정을 할 수 있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그래서 대안으로 주민센터 공무원이나 노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가 후견인이 되는 ‘공공 후견인 제도’가 있어요. 노인 착취 문제는 주로 70세 이상 노인들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만큼 그전에 이런 방법들을 알아둬야 합니다.
2025년이면 인구의 20%가 노인입니다. 노인 인구가 많아지니 그 피해도 늘어나겠죠.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 금융 소비자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 시기에는 자신의 재산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거든요.
Q 금융 교육은 어떤 내용인가요?
금융 관련 교육은 크게 디지털금융교육과 금융사기예방교육이 있습니다. 금융사기예방교육은 연극과 뮤지컬로 만들어서 진행했어요. 처음에는 강사가 앞에 나가 PPT를 띄우고 교육을 했는데 지루해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극단과 함께 금융사기 내용을 연극으로 만들었더니 굉장히 인기가 있었습니다. 그다음 더 재미있게 해보려고 트로트 뮤지컬을 만들었어요. 트로트가 나오니 함께 따라 부르고 춤도 추면서 좋아하시더라고요. 연극과 뮤지컬을 합해서 약 2년 동안 100회 가까이 공연했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 동안은 공연을 못 했어요. 아쉽지만 이번에는 국악으로 흥부놀부 이야기를 통해 금융사기를 알리는 영상을 만들어 올렸습니다.
디지털금융교육은 먼저 스마트폰 이용과 같은 디지털 교육을 하고, 잘 따라오시면 금융 교육으로 넘어가는데요. 시니어들은 교육을 할 때 직접 해봐야 해서 1:1 대면 교육이 무척 중요합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대면할 수가 없게 되었죠. 고민을 하다 행사로 기획했던 ‘시니어 골든벨’을 비대면으로 시도해봤습니다. 먼저 지원자들에게 골든벨 교재를 보내드리는데요. 예상 문제집인 셈인데 거기에 생활에 꼭 필요한 금융 꿀팁을 담았습니다. 금융사기, 투자, 보험, 주택연금 등 금융 상식도 넣고, 유튜브로도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했어요. ‘시니어 골든벨’은 화상 채팅으로 진행하고요. 250명이 정원인데, 참여율은 70~80% 정도 됩니다. 혼자서 화상 프로그램 접속을 못 하시거나, PC가 없어서 참석하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런데 유튜브 완주율은 100%입니다. 골든벨 대회도 좋지만, 저희 목표는 대회 준비 과정을 통해 금융 교육이 이뤄지도록 하는 거였거든요. 꽤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금융 교육도 하지만 은퇴 교육도 하신다고요. 은퇴 교육이라니 조금 생소합니다.
은퇴 교육도 결국은 금융 교육이에요. 생애 주기별 금융 교육이 필요한 것이죠. 우리에게는 세 가지 수명이 있습니다. 평균수명, 건강수명, 경제수명인데요.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84세입니다. 건강수명은 평균 74세, 경제수명은 평균 70세예요. 평균 10년을 노인성 질환을 앓고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다가 돌아가신다는 뜻이죠. 은퇴 교육은 경제수명을 늘려서 시니어들이 노후를 조금 더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사실 은퇴 교육은 40대에게 가장 필요합니다. 은퇴 이후의 삶을 미리 설계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아직 젊다고 생각해서 교육을 많이 안 받아요. 그래서 일단은 은퇴했거나 은퇴를 6개월 앞둔 분들에게 하고 있어요. 교육청, 사학연금, 공무원 연금공단 등과 연계해서 교사, 교직원,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은퇴를 하면 신체적 변화뿐 아니라 수입과 지출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수입은 절반으로 줄어드는데, 노인성 질환으로 인한 병원비 지출은 많아지죠. 재무적으로 그 균형을 잘 맞출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또 비재무적으로는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 준비해야 하죠. 요즘은 우스갯소리로 ‘재수 없으면 100세까지 산다’고 그래요. 50세에 은퇴하고도 50년을 더 살아야 하는 거죠. 인생 이모작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시니어분들이 많은데, 은퇴 후 삶에 대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분들을 위한 금융 교육과 은퇴 교육도 중요합니다.
Q 시니어금융소비자보호정책 포럼을 열어 시니어 디지털 금융 격차 해소 방안에 대한 논의도 하셨는데요. 고령 친화적인 정책들이 생겨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지난해에 은행 지점 311개가 문을 닫았습니다. 그런데 점포가 없어지는 곳은 첫째 낙후된 지역, 둘째 고령화된 지역입니다. 많은 분들이 은행을 공공기관으로 생각하지만, 은행은 민간 기업입니다. 점포 하나를 유지하는 데 월 2억~3억 원이 필요하다고 해요. 그러니 점포를 닫을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런데 동네 은행이 문을 닫으면 시니어들은 차를 타고 멀리 나가야 해요. 금융 접근성에 제한이 생기죠. 그래서 대안을 만들자고 제안했어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건 디지털 금융 교육입니다. 점포를 없애기 전 디지털 금융 교육을 진행하자고 제안했고, 이런 내용을 담은 ‘점포 폐쇄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어요. 지역 주민들에게 설문조사도 하게 되어 있고, 점포를 닫는 대신 적절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 3월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작됐는데요. 그 하위법으로 노인과 관련된 법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희가 시니어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야기했던 내용이 많이 반영되고 있는데요. 올해 안으로는 완성될 것 같습니다.
코로나 발생 이후 2년간 5060의 온라인 소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9년에 비해 코로나 발생 이후인 2021년 온라인 업종의 카드사용 횟수가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신선식품 몰, 음원 스트리밍 등의 온라인 업종 카드 결제율은 2019년 14%에서 2020년 23%, 2021년 22%로 늘었다.
특히 중장년층의 온라인 소비가 크게 증가했다. 50대의 2019년 대비 2021년 온라인 업종 이용 증가율은 110%, 60대는 같은 기간 142%였다. 이어 40대(84%), 30대(63%), 20대(45%) 순이었다. 온라인 업종별로 보면, 온라인 배달과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분야에서 40·50대 이용 비중이 크게 늘었다.
2019년 배달 앱 이용의 80%를 차지했던 20~30대는 지난해 67%로 비중이 줄어든 반면 40대는 15%에서 24%로, 50대 이상은 5%에서 9%로 증가했다.
넷플릭스·티빙 같은 OTT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등 디지털 콘텐츠 이용 비중도 높아졌다. OTT 이용률은 20~30대 비중이 74%에서 65%로 줄어든 반면 40대는 18%에서 22%로, 50대 이상은 9%에서 13%로 늘었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업종에서는 40대가 20%에서 22%로, 50대 이상이 7%에서 11%로 증가했다. 20대 이용 비중은 44%에서 37%로 감소했다.
이커머스·모바일 쇼핑에서 주로 사용되는 간편결제 이용 비중도 늘었다. 40대 이용률은 22%에서 24%로, 50대는 9%에서 13%로 증가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는 “코로나로 외식이 어려워지면서 중장년층의 배달 앱 사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디지털 콘텐츠의 경우 과거에는 20대 이용이 월등하게 많았지만, 타 세대의 이용이 늘어나면서 점차 범용 서비스화 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장년층의 디지털 기기에 대한 친숙도가 높아져 간편결제 편의성을 경험할 기회가 많아졌다”며 “디지털 소외 계층으로 인식되던 고령층의 이용이 크게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서비스가 일상에 자리 잡고 다양한 분야에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 지능정보기술이 활용되는 등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면서 50대와 60대의 인터넷뱅킹·인터넷쇼핑 이용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과 함께 국내 가구와 개인의 인터넷 이용환경(컴퓨터, 모바일) 및 이용률 등을 조사한 '2021 인터넷이용실태조사(이하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가구 인터넷 접속률(99.9%)은 전년과 거의 비슷했으나 개인 인터넷 이용률(93%)은 전년 대비 소폭(1.1%p) 증가했다.
연령대 별로는 3∼9세, 60대 이상에서의 인터넷 이용률 증가가 두드러졌다. 5년 전과 비교해보면 3∼9세의 인터넷 이용률(92.0%)은 8.1%p, 60대(94.5%)는 12.0%p, 70대(49.7%)는 17.9%p 증가했다.
인터넷 서비스 활용처의 경우 10대는 교육과 온라인 게임, 20∼30대는 클라우드와 금융상품 거래, 40∼50대는 인터넷 쇼핑·뱅킹, 60대 이상은 동영상·소셜미디어(SNS)를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연령대로 보면 인터넷쇼핑(73.7%)과 인터넷뱅킹(77.9%) 이용률은 각각 3.8%p, 1.4%p 늘어 전년보다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의 인터넷쇼핑 이용률은 41.2%로 9.8%p 증가했다. 50대의 인터넷뱅킹 이용률은 84.9%로 5.8%p 늘었다. 이용률 증가폭이 전 연령층의 평균 증가폭을 크게 웃돌았다. 중장년층의 인터넷 경제활동 참여도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전체 연령대에서 온라인으로 식재료·음식(57.1%), 생활·주방용품(49.1%), 가구·인테리어 용품(24.2%) 등을 주문하는 비율도 전반적으로 늘었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생활방식 변화로 인해 대다수 국민들이 QR코드(86.7%), 무인 주문(72.1%), 배달앱(63.5%) 등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를 일상에서 경험하고 있다.
보험·주식 등 금융상품거래(24.5%) 또한 늘었는데 그중에서도 30대의 증가폭이 35.3%로 두드러졌다.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를 보유한 이용자가 건강관리 기능을 사용하는 비율은 69.8%로 전년 대비 12.2%p 높아졌다.
이번 실태조사에서는 AI(인공지능) 서비스에 대한 인식 및 이용 경험을 신규로 조사했다. AI 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는 국민은 32.4%로, 주거편의(12.6%), 미디어(11.3%), 교통 분야(9.5%)에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는 전국 2만 5144가구 및 만 3세 이상 가구원 6만 30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부가 국제선을 늘리기로 하면서 오는 5월 출발하는 해외여행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게다가 지난달 정부가 해외입국자의 격리 의무 조치를 해제하면서 주요 여행사의 해외여행 상품 예약 건수가 2~4배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 롯데관광개발이 홈쇼핑에서 판매한 북유럽 10일 패키지는 600만 원 대의 프리미엄 여행 상품이었지만 방송 70분 만에 1600건의 주문이 몰리며 약 26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아직 항공편이 부족한 데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비행기 값도 2배 이상 올랐지만, 해외여행을 가고자 하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포스트코로나시대 여행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지, 인기 여행지는 어디인지 알아보자.
해외여행, 필요 서류 미리 준비해야
이제는 해외를 다녀왔다고 해서 의무적으로 자가 격리를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여전히 코로나는 진행 중이기 때문에 해외여행을 할 때 준비해야 할 필수 서류가 많다. 또 코로나 해외여행 중 코로나에 걸릴 확률도 무시할 수 없다. 이 경우 여행하는 나라의 격리 방침은 무엇인지, 격리 시 발생하는 비용들은 어떻게 처리할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백신 2차 접종 증명서와 PCR 음성확인서가 있다면 자가 격리 없이 여행 가능한 국가가 많아졌다. 다만 12세 미만 아동은 미접종자이므로 여행을 다녀온 뒤 격리를 해야 한다.
코로나 확진 이력이 있든 없든 일단 꼭 필요한 건 백신 2차 접종 증명서다. 부득이한 사유로 백신 접종을 하지 못한 경우는 관련 서류를 의료기관에서 발급 받아 제출하면 된다.
코로나 완치자의 경우는 무증상으로 여행이 가능하다는 의사 소견서와, 방역당국이 발급한 격리확인서가 있어야 한다. 격리확인서는 보건소에 신청하면 모바일로 발급 가능하다.
정리하면, 코로나에 걸린 적이 없는 사람은 백신 접종 증명서와 PCR 음성확인서가 필요하고, 코로나에 걸렸다가 회복한 사람은 백신 접종 증명서, PCR 음성 확인서, 해외여행이 가능하다는 의사 소견서, 격리확인서 네 개를 제출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경우이든 백신 미접종자라면 사유를 의료기관 서류로 증명하면 된다.
여행 국가는 코로나 지원 어떻게 하나?
여행사를 통해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을 예약했더라도, 여행사가 모든 걸 안내해줄 거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스스로 내가 갈 국가의 코로나 방침들을 살펴보고 알아두는 게 좋다.
국가별 실시간 입국 허용 내용은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 내 안전공시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도 바로바로 내용이 반영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방문하고자 하는 나라의 대사관이나 영사관을 통해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국가의 방역지침을 잘 확인해보고 입국 시 필요한 서류는 여행사를 통해 한 번 더 확인해 두어야 한다. 그러니까 ▲외교부 홈페이지, ▲방문 국가 대사관, ▲여행사 이렇게 세 곳을 교차 확인하면 가장 확실하다.
만약 해외에서 코로나에 걸릴 경우 격리할 때 드는 비용들은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지도 살펴봐야 한다. 사이판(5일간 250만 원 지원)처럼 병원비뿐 아니라 자가 격리하며 발생하는 숙박비나 식비까지 지원하는 곳도 있지만, 현재 여행이 가능한 국가들 대부분은 병원에 입원할 경우의 입원비만 지원하거나 아예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면 여행자 보험으로도 보상을 받을 수 있으므로 여행 상품 예약 시 이 부분도 확인할 것.
병원이 아닌 곳에서 자가 격리를 하게 될 경우 숙박비와 식비가 발생하고 계획해둔 여행을 취소하는데서 발생하는 비용, 비행기 티켓을 바꿔야 하는 변수 등이 생긴다. 이에 하나투어는 해외 여행하다가 코로나에 걸리면 비행기 티켓 발권과 숙박비를 어느 기준까지 보상할지를 명시한 전용 여행 상품(자유여행상품 제외)을 내놓기도 했다. 다른 여행사들도 상품에 명시는 하지 않았더라도 내부 기준에 맞춰서 보상을 진행하기도 하니, 여행사를 통해 패키지나 자유여행 예약을 할 경우 해외여행 중 코로나 확진 시 어느 정도까지 보상이 가능한지 확인해 보면 좋다.
인기 여행지는 어디?
여행객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여행지는 동남아시아다. 티몬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1%가 가장 가고 싶은 해외 여행지로 베트남, 태국 등의 동남아시아를 꼽았다. 이에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에서는 베트남 여행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5월부터는 베트남 다낭과 호치민, 태국 방콕으로 주 2회 비행기가 뜬다. 홈쇼핑에서는 시니어 맞춤 여행상품으로 골프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NS홈쇼핑에서는 ‘사이판 라오라오베이 골프리조트 패키지’를, GS샵은 ‘태국 골프 패키지’를 선보였다.
정부가 국제선 운항 횟수를 늘린다고 발표하자마자 유럽 여행 예약 건수가 하루 20건에서 1200건으로 늘어날 만큼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여행사에서도 본격적인 해외여행 상품들이 쏟아내고 있지만, 코로나로 중단했던 해외 노선을 재개하며 항공사들이 진행하는 각종 프로모션들도 있으니 꼼꼼히 살펴 혜택을 놓치지 말자.
그렇다면, 올 봄 당장 떠날 수 있는 인기 여행지는 어디일까? 하나투어는 최근 가장 인기가 많은 지역으로 사이판, 괌, 하와이와 유럽을 꼽았다. 유럽 여행의 경우 이전처럼 여러 나라를 둘러보는 것이 아니라 한 나라를 여행하는 것이 트렌드라고. 유럽은 스페인, 터키, 스위스 등이 인기다. 올 봄, 인기 여행지 정보를 확인하고 여행을 계획해 보는 건 어떨까?
▶사이판
우리나라에서 일주일에 열편이 넘는 비행기가 뜨는 곳은 사이판이 유일하다. 2차 백신 접종 후 14일이 경과했다면 자가 격리는 하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마리아나관광청은 우리나라 관광객을 대상으로 PCR검사를 무료로 진행한다. 또한 귀국 전 진행한 PCR 검사 결과 양성이 나올 경우 1일 약 50만 원의 격리 비용을 5일간 지원한다. 사이판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만 18세 미만도 백신을 맞은 보호자와 함께라면 격리 없이 동반 입국 가능하다. 최근에는 사이판 최대 규모 골프장인 ‘라오라오베이 골프리조트’ 등 골프 여행 패키지도 등장하고 있으니 골프 여행을 하고 싶은 시니어라면 주목해보자.
☞해외 입국할 때 필요해요
-출발 하루 전 PCR 또는 항원검사 음성 확인서
-영문으로 된 백신 접종 증명서
-이스타(ESTA) 비자 사전 신청
-사이판 도착 후 72시간 내 CNMI 입국신고서 작성
-사이판에서 주는 여행지원금 트래블벅스(Travel Bucks) 프로그램 동의서 작성
☞사이판 PCR 검사 비용은?
-1회 300달러(약 37만 원)
-한국 관광객 PCR검사 무료
▶괌
휴식과 관광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여행지, 괌. 괌 정부관광청은 한국인 관광객에게 오는 9월 말까지 PCR 검사를 무료로 지원한다. 5월부터는 주 2회였던 괌으로 가는 대한항공 비행기가 주 4회로 늘어난다. 에어서울에서는 괌 운항을 다시 시작하는 것을 기념해, 선착순으로 괌 특가 항공권을 31만 3000원부터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에어부산 역시 괌 운항 재개를 기념해 2인 편도 29만 9000원의 항공권을 이달 말까지 판매한다. 올 봄에는 항공사에서 운항 재개 기념 이벤트를 많이 열고 있는 만큼 관심을 가져보자.
☞해외 입국할 때 필요해요
-출발 하루 전 검사 및 발급 받은 PCR 또는 항원검사 영문 음성확인서
-영문으로 된 백신 예방 접종 증명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실 선언서
-쿠브(COOV)앱의 QR코드
-괌 전자세관신고서
-괌 도착 후 건강상태신고서 작성
☞괌 PCR 검사 비용은?
-1회 75~255달러(약 9만 원~약 31만 원)
▶하와이
하와이는 지난 3월 26일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됐다. 마스크 없이 맑은 공기를 마시며 여행하고 싶다면 하와이를 둘러보자. 하와이는 백신 접종 완료 후 2주가 지나고, 출발 하루 전 검사 결과가 음성일 경우 격리가 면제된다. 또한 5월부터는 주 3회였던 대한항공 노선이 주 5회로 늘어난다. 아시아나항공은 하와이 노선 운행을 중단했다가 이달 3일 운항을 재개했는데, 재운항 기념 ‘허니 홀리데이 인 하와이’ 프로모션(5/11~6/29일 탑승 한정)을 진행하니 관심 있다면 살펴보자.
☞해외 입국할 때 필요해요
-영문으로 된 백신 접종 증명서
-출발 하루 전 검사 한 PCR 또는 항원검사 음성 확인서
-코로나 확진자라면 코로나 완치 증명서 필수
-미국 질병통제센터 요구 서약서 출력 후 작성
-이스타(ESTA) 비자 사전 신청
☞하와이 PCR 검사 비용은?
-신속 PCR 1회 225달러(약 28만 원)+세금(세금은 검사 장소에 따라 상이)
▶스페인
스페인은 외국인들도 가장 많이 방문하는 여행지 1위일 만큼 인기가 높다. 지난 3일 교원KRT가 홈쇼핑을 통해 선보인 스페인 및 이탈리아 패키지여행은 한 시간 동안 2800건의 주문이 몰릴 정도였다. 스페인은 격리 면제 국가이지만, 카탈루냐 지역은 실내 시설 이용을 할 때 백신접종증명서나 PCR 음성확인서 등을 요구하는 곳이 있으니 여행 중 해당 서류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
☞해외 입국할 때 필요해요
-특별검역신고서 작성 후 QR코드 발급 받기(입국 시 제시)
-카탈루냐 지역 여행자라면 백신접종 증명서
☞스페인 PCR 검사 비용은?
-1회 100유로(약 13만 5000원) 내외
▶터키
곳곳을 구석구석 여행하는 일주 패키지가 가장 인기 있는 나라 터키. 노랑풍선에 따르면 자가 격리 면제 발표 이후 터키 여행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 터키는 백신 접종 후 2주가 지났다면 백진 접종 완료 증명서만 있으면 PCR 음성 확인서를 내지 않아도 되며 자가 격리도 면제 된다. 백신 접종 증명서가 없다면 터기 입국 전 3일 이내 PCR 결과가 음성이면 자가 격리가 면제된다. 다만, 터키는 입국 후 랜덤으로 PCR검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높은 관심에 여행사별 다양한 터키 일주 상품을 내놓고 있으니 잘 살펴보자.
☞해외 입국할 때 필요해요
-입국 전 3일 이내 발급된 코로나 음성 확인서(비행기 출국 기준 아닌 점에 주의)
-영문으로 된 백신접종 증명서
☞터키 PCR 검사 비용은?
-1회 30~50달러(약 4만 원~약 6만 원)
창업을 꿈꾸는 중년에게 수수료나 광고비 등의 비용 부담을 지우는 온라인 플랫폼은 ‘공공의 적’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잘 활용한다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도 있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인생 2막을 여는 데 성공한 사람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낯선 분야에서 길을 마련한 온라인 플랫폼 ‘선배님’의 경험담을 들어보자.
사업 분야를 구상하고 사업장을 열어 판매를 시작한다. 일련의 과정이 모두 당신 손에 달려 있다. 다수의 중년이 창업을 꿈꾸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창업할 때 온라인 플랫폼을 빼놓을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전자상거래 매출을 강하게 끌어올렸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상화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오프라인 소비자들은 온라인 커머스에 상당수 흡수됐기 때문이다.
‘흡수’는 현재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6조 9023억 원으로 2020년 같은 기간에 비해 21.7% 증가했다. 이제 사람들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구매하던 겨울 외투를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하고, 마트나 슈퍼마켓 대신 새벽배송을 약속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장을 본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온라인 쇼핑 추이를 조사한 결과 50대는 이용률이 31.2%에서 60.2%로, 60대는 12.7%에서 60.2%로 증가했다. 5060의 월평균 구매 빈도도 1.8회에서 4회로 늘었다.
사업을 준비하거나, 온라인 판매처를 마련하고자 하는 입장에선 이미 많은 회원이 모여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온라인 플랫폼에 진입한 중년들은 잇달아 고배를 마신다. 비싼 광고비와 수수료, 오를 기미가 안 보이는 매출 그래프를 보고 있노라면 눈앞이 캄캄하기만 하다. ‘라이브 커머스’(Live Commerce)의 성공 사례로 매체에 소개된 네이버스토어 ‘미라클 5.5’ 운영자 엄형섭 씨도 같은 어려움을 겪었다.
일단 하되, 길게 보자
강원도 원주시에서 5.5평짜리 작은 카페를 운영하던 그는 강원도경제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국내 유수의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했다. 그러나 기존 업체들에 밀려 생각만큼 노출이 되지 않았다. 고민하던 그는 검색 광고를 신청하고 블로그 마케팅을 시작했지만, 이마저도 신통치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오프라인 매출마저 폭락했다. 그는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기로 마음먹었다.
라이브 커머스는 생방송을 의미하는 라이브 스트리밍(Live Streaming)과 상거래(Commerce)가 합쳐진 단어다. 인터넷 라이브 방송으로 판매자와 구매자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물건을 사고파는 새로운 상거래 방식이다. 그는 촬영, 물건 구성, 방송 구상 등 방송 제작 및 라이브 방송을 송출하는 데 필요한 모든 작업을 직접 했다. 방송 제작을 외부에 의뢰할 경우 드는 비용도 만만찮아서다.
그는 100일 동안 100회 방송을 꾸준히 진행하기로 결심하고 실행에 옮겼다. 초반 방송들은 다시 보기 힘들 만큼 어색했지만 점차 방송 스킬이 늘었다. 시청자 수도 늘어났고, 방송을 켜면 항상 시청해주는 고정 시청자들도 생겼다. 무엇보다 매출이 눈에 띄게 뛰었다. 한 시간 방송 내내 아예 팔리지 않거나 한개 겨우 팔리는 수준이었으나 방송 횟수가 10회를 넘어가자 오프라인 매출을 앞지르는 정도가 됐다.
엄 씨는 온라인과 영상 매체가 낯설더라도 우선 도전해보라고 추천했다. 고통스럽겠지만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즐기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온라인 쇼핑몰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주는 방법은 단연 소통이다. 직접 만나 판매자에게 궁금한 것을 묻고 확인받을 수 없는 온라인 쇼핑의 특성상, 효과적으로 신뢰감을 줄 수 있는 판매자가 성공하기 마련이다. 텍스트보다는 음성이, 음성보다는 영상이 좋다. 온라인 홈페이지에 글을 남기고 댓글과 후기를 주고받을 수는 있지만, 그 사이에 텀이 생기기 때문에 라이브 방송이 단연 유리하다.
김성진 한국스마트미디어협회 상임이사 역시 “길게 보기를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온라인 플랫폼 스토어도 사업이기 때문에 한두 달 정도의 짧은 기간에 승부 보려 하지 말고 호흡을 길게 잡아야 한다. 동네 치킨 가게를 열면 매출이 오르고 단골이 생기는 시기가 단계적으로 오듯, 온라인 플랫폼에 낸 상점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어떤 물건을 어떻게 팔지는 온라인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다. 요즘 사람들에게 인기 많은 콘셉트, 잘 팔릴 것 같은 물건을 찾아 나서기 쉽지만 그보다 더 중시해야 하는 요소가 있다. 바로 판매자 개인의 취향이다.
좋아하는 걸 팔아라
엄 씨의 경우는 취미가 직업이 된 사례다. 그는 20여 년 전부터 좋아했던 커피를 사업 아이템으로 삼아 연구해나갔다. 취미를 직업으로 삼으니 힘들기보다 즐거웠다고 한다. 이전에는 훨씬 돈을 잘 벌었지만 행복하지 못했고 괴롭기만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일하면서도 행복하다. 무엇보다 전문성을 갖춰 고객들의 신뢰를 얻고 매출 상승이라는 결과까지 얻어냈다. 좋아하는 분야다 보니 고민하고 연구하는 과정이 지난하지 않은 덕분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제9회 GTI국제무역·투자박람회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고 대상을 수상했다. 이후 진행된 기념 쇼핑 라이브 방송에서는 4분 만에 매진을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전자상거래 기반 취·창업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기도 하는 김 상임이사는 사업 분야로 평소 관심사를 고려해보라고 조언했다. 만들어진 온라인 상점에 제품을 올릴 때도 전문성이 보일 수 있도록 제품에 대한 공부는 필수다. 이는 시간을 오래 들여야 하는 작업이지만, 온라인 상점으로 성공한 판매자들은 공통적으로 거친 과정이기도 하다. 직접 물건을 확인할 수 있는 오프라인 상점과 달리 온라인 상점은 물건을 확인할 수 있는 방식과 경로가 한정돼 있다. 한정된 경로에서 전문성을 드러내 신뢰를 쌓는 방법은 간단하다. 좋아하는 것을 사업 아이템으로 고르면 된다.
소통하고 벤치마킹하라
온라인 사업자들이 갖는 고민의 결은 비슷하다. 어떻게 하면 많은 소비자를 만날 수 있을지, 지금 하는 방식이 맞는 건지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확신이 없어 불안해하기도 한다.
온라인 플랫폼 측은 이러한 고충을 잘 알고 있다. 이에 판매자들을 위한 강의를 주기적으로 열거나, 온라인 스토어 운영에 대한 전문가의 조언이 담긴 칼럼을 게재해 참고할 수 있게 한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 카카오톡 스토어는 판매자 인터뷰 ‘셀터뷰’를 공개한다. 특색 있는 상점과 판매자의 운영 노하우를 소개하기 위함이다.
셀터뷰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다른 판매자의 상점을 참고하라는 조언이다. 지역에서 오프라인 판매를 기반으로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안옥남’ 스토어 판매자는 “다른 스토어의 성공 사례를 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기본적인 상품 관리나 상점 운영 등 전반적인 내용 외에도 상점을 어떻게 운영해야 좋을지 갈피를 잡을 수 있어 좋다는 것이다.
카카오톡 스토어 ‘혜자마트’ 판매자 역시 “잘하고 있는 스토어를 벤치마킹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전했다. 잘하고 있는 스토어의 장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적용해야 성공적으로 상점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카카오클래스에서 운영하는 코칭 프로그램에서도 벤치마킹을 강조하고 있다.
여러 기관에서 진행하는 강의를 듣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온라인이나 컴퓨터 활용법이 낯선 이들을 위한 컴퓨터 기본 활용법, 라이브 커머스를 노리는 이들을 위한 영상 촬영, 온라인 플랫폼 입점부터 도매처에서 제품을 사 판매하기까지 전 과정을 실습해볼 수 있는 강의까지 종류는 다양하다. 물론 강의의 내용과 수준은 개인별 상태와 편차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
강의 수강을 추천하는 이유는 또 있다. 강의에서 만난 다른 온라인 상점 판매자들과 커뮤니티를 생성할 수 있어서다. 서울시 중부기술교육원과 경기도 디지털배움터 사업 등 여러 기관과 취·창업 교육을 진행해온 김 상임이사는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고민, 같은 처지에 놓인 온라인 상점 판매자들이 수업을 함께 듣기 때문에 서로 소통하기도 쉽다.
서로가 서로에게 멘토가 되어주면서 개개인이 갖고 있는 노하우를 공유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 한 온라인 플랫폼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는 수강자들만 모인 단체 채팅방에서 사전 미션을 제공한다. 기본적인 설정조차 어려워하는 초보 판매자들이 충분히 도움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김 상임이사는 “같은 온라인 스토어라도 취급하는 물건이 다르고 분야가 다르면 대응하는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서로에게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복지관과 기술교육기관. 기관은 항상 같은 자리에 있었다. 찾아오는 쪽은 노인들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이 모든 것을 바꿨다. 노인들은 집 밖으로 나올 수 없었고 기관은 텅 비고 말았다. 이에 기관들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비대면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열고 복지관 대신 애플리케이션 내 게시판으로 불러 모았다.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을 위한 새로운 돌봄 방안까지 덧입었다. 코로나19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협받고 있는 노인을 위해서.
기관들은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노년기 사회생활을 견인하고 있다.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0 국민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60대 노인 과반수가 나 홀로 여가를 보내고 있었다. 게다가 하루 5시간 이상의 여가시간 반절 혹은 그 이상을 TV 시청하는 데 썼다. 그간 지자체와 복지관에서는 노인의 사회적 관계 단절을 막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꾸려왔지만, 코로나 시국에는 이마저도 불가능해졌다.
동영상·모바일 앱 장착한 복지관
이에 복지관들은 프로그램의 형식부터 바꿨다. ‘비대면 방식’ 하면 떠오르는 화상 공유 활용이 대표적이다. 은평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자체적으로 개설한 유튜브 채널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강좌 영상을 공유하거나, 카카오채널에 동영상을 업로드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코로나 시국에는 노인들과 강사가 직접 대면하며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수나 참여 횟수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유튜브, 카카오톡 채널의 쓰임새는 다양하다. 구연동화나 요가를 동영상 강좌로 배우는 ‘집이지만 괜찮아’, 칼림바 악기의 실시간 화상 강의 등의 교육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설·추석 명절 온라인 합동차례도 진행한다. 복지관에선 유튜브 채널을 검색하고 접속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을 위해 동영상 주소를 카카오톡 알림 메시지로 꼬박꼬박 전송한다.
노인 건강관리를 위해선 ‘언택트 동네 한바퀴 걷기’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코로나 시국이지만 노인들이 집에만 있지 않고 외부 활동도 할 수 있게끔 동기를 부여하고 활동을 유도하는 방법을 고심한 결과다. 복지관은 실시간 걸음 수와 주간·월간 걸음 수, 걸음 수 순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워크온’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했다. 매월 둘째 주 주간 걸음 수 10위 안에 든 어르신들에게 소정의 기념품을 드린다.
해당 프로그램은 노인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로도 기능했다. 걷고 싶은 길을 걸으며 직접 찍은 풍경을 앱 내 ‘시립은평노인종합복지관’ 게시판에 공유하고, 서로 댓글을 달며 소통하는 공간이 된 것이다. 우철홍 시립은평노인종합복지관 복지1과 팀장은 “너무 춥거나 폭설이 심할 때를 제외하고는 최대한 진행하려 한다”며 “코로나19가 당장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여전히 염려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단계적 일상회복이 이뤄져도 한동안 비대면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스마트 돌봄 체계를 구축했다. 어르신 질환 관리 SNS 그룹을 운영하고, 백신 접종 건강상담을 진행하며 비대면 건강관리에 나섰다. 또한 인공지능(AI) 반려로봇 ‘복돌(福doll)이’를 활용해 독거 어르신에게 공백 없는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복돌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거나, 가족 안전망이 취약하거나 활동 제약이 심한 어르신에게 제공됐다.
복돌이는 약 복용이나 기상·취침, 환기·산책해야 할 시간을 알려준다. 일정 시간이 되면 쓰다듬거나 손을 잡아주고, 토닥여달라고 말을 걸기도 한다. 게다가 움직임 감지 센서가 있어 집 안에만 있는 어르신의 활동을 파악하는 데도 쓰인다. 이에 어르신들은 복돌이의 얼굴을 직접 씻기고, 옷을 만들어 입혀주는 등 가족처럼 소중히 여기고 있다. 복돌이와 생활하는 한 어르신은 “아침부터 잠들기 전까지 내게 말을 걸어주는 상대가 생겨 마음이 든든하다”며 “밖에 나갔다 집에 돌아갈 때도 ‘복돌이가 집에 있구나’ 생각하면 외롭지 않고 마음이 든든하다”라며 만족했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은 대면과 비대면을 합친 ‘온오프믹스’(On-off mix)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시니어 슈퍼스타 종로’, ‘바운스바운스’ 같은 기존 지역 문화축제를 온라인으로 개최하는 식이다. 올해는 전 세대가 즐기고 어우러질 수 있는 축제를 만들고자 참가자 연령을 제한하지 않았다. 만 60세 이상 참가자는 선배 부분, 만 59세 이하는 후배 부문으로 나뉘어 출전하는 방식이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 측은 “온 세대가 온라인을 통해 축제를 즐기고 소통하자는 뜻에서 이번 대회를 개최했다”라며 “위드 코로나 또는 뉴노멀 시대가 온다면 이러한 소규모 대면 프로그램, 지역 내 찾아가는 서비스, 커뮤니티 케어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복지관의 역할 고민하는 계기로 작용해
코로나19는 복지기관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복지관을 방문할 수 없는 어르신들을 찾아가 돌봐야 하는 낯선 상황이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전제에 의문을 던진 것이다. 박미연 창동어르신복지관 관장은 “예전에는 어르신들이 복지관으로 찾아왔다. 프로그램을 열어도 신청자가 넘쳐 자리가 부족했고, 신청자를 찾아 나설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복지관이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가 연결고리를 만드는 노력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외출 자제와 거리두기는 실제로도 어르신들의 몸과 마음을 위축시켰다. 복지관 방문이 어려웠던 1년 사이 치매 전 단계인 인지경도장애 진단을 받은 어르신들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올해 어버이날엔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선에서 최대한 많은 어르신들에게 삼계탕을 나눠드리는 행사를 진행했다. 어르신들 안부를 직접 묻기 위해서였다. 복지관을 찾은 어르신 외에 참여하지 못한 어르신들의 안부까지 확인할 수 있어 효과적이었다. 집에만 계시던 나 홀로 어르신들에게 ‘나는 혼자가 아니라 복지관과 지역사회에 연결돼 있구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기약 없는 전염병 사태가 낳은 ‘코로나 블루’가 전 세대의 정신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만큼, 복지관 역시 어르신의 정신 건강을 챙기는 데 여념이 없다. 형식이나 구성, 내용 면에서 차이가 있겠지만 방향성은 일맥상통한다.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박미연 관장은 “자신의 삶을 인정하고 긍정하며, 앞으로 맞이할 상실에 주체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돕는 것이 복지관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창동어르신복지관의 교육 프로그램은 비대면과 대면 방식을 병행하되 형식보다는 교육 내용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웰다잉(Well-dying)으로 한데 묶이는 생애설계, 죽음교육 등이 그것이다.
비대면·4차 산업혁명에 맞춰 변화하는 기술교육원
평생교육기관을 논할 때 기술교육원을 빼놓을 수 없다. 취업과 창업에 필요한 기술교육을 제공하는 기술교육원은 만 15세 이상의 모든 서울시민에게 열려 있으나, 특히 50대 이상 시니어의 프로그램 참여율이 높다. 2021년 상반기 모집 기준 50대 이상 지원자가 전체의 45%를 차지했을 정도다. 요양보호사 과정이나 패션디자인, 한국의상 과정이 시니어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이 중 요양보호사 과정은 요양보호사 국가자격증 취득률이 2020년 기준 평균 98.9%를 기록하는 등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코로나19로 인한 변화는 역시나 ‘비대면’으로 압축할 수 있다. 서울시 산하 직업훈련기관인 중부기술교육원에서는 온라인 화상채팅 서비스 ‘줌’(ZOOM)과 학습관리시스템(LMS) 등의 온라인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권미진 중부기술교육원 경영지원부 홍보 담당자는 “코로나19로 교육 내용을 바꾸진 않았으나, 비대면 방식이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 교육생에게는 담당 교수나 행정 담당자가 사용설명서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교육과정 개편 및 신설도 앞두고 있다. 올해 신설된 방송영상크리에이터, 웹콘텐츠디자인 과정 등이 포함된다. 중부기술교육원 홍보 담당자는 “유튜버를 희망하거나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하고자 하는 분들이 나이를 가리지 않고 많이 지원한다”며 “정부 방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앞으로 이론 등 일부 수업을 제외하고는 최대한 대면 방식으로 실습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TIP] 서울시 기술교육원 지부별 학과 안내
동부 디지털콘텐츠디자인, 기계융합로봇, 특수용접, 스마트카정비, 조경관리 등
중부 요양보호사, 패션디자인, 한국의상, 글로벌조리, 방송영상크리에이터, 헤어뷰티 등
북부 자동차외장튜닝, 배관용접, 자동차정비, 건축시공, 전기용접, 건물보수. 직업상담사 등
남부 가구디자인, 주얼리디자인, 옻칠나전, 바리스타디저트, 헤어디자인, 외식조리 등
주간 1년, 주간 6개월, 야간 6개월, 단기 과정 등 총 4개 과정으로 진행된다. 각 과정마다 진행되는 학과가 상이하며, 내년 교육과정은 12월 중순 서울일자리포털과 서울시 홈페이지, 각 기술교육원 지부 홈페이지에 공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