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폭염이 이어지고 있으니 일단 더위는 피하고 보는 게 상책이다. 그런데 말이다. 집 안에서 에어컨 바람 쐬는 것도 좋지만 전국 각 지역의 더위를 잊게 해주는 축제에서 가는 세월을 즐겨보면 어떨까? 더위!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 핫(?)한 여름을 책임질 전국 방방곡곡의 축제를 찾아봤다.
연재순서 ① 축제? 먹고 즐기자! ② 개운하게 한잔 촤악! 마시자 ③ 시원하게 솨악! 물놀이
사진 제공 각 지자체
축제? 먹고 즐기자!
잘 먹어야 더위도 이겨낼 수 있다. 축제에서 빠트리면 안 되는 것은 단연 먹거리 아닐까. 그 지역만의 문화와 먹거리 특산품을 전면에 내세운 놀이마당이 우리나라 축제의 특성. 지역의 정취를 느끼고 특산품을 현지에서 직접 맛도 보고 비교적 싼값에 구매할 수 있어 시니어 관광객들의 관심이 끊이지 않는다. 7월에는 여름 과일을 대표하는 수박축제가 열리며, 여름 야채인 토마토 는 5월부터 9월까지 부산, 화천 등지에서 수확 시기에 맞춰 축제가 열린다. 마침 7월과 8월 사이에는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논산 토마토 페스티벌이 있다. 시골 냇가에서 고기 잡아 먹던 추억에 젖게 해주는 은어축제와 섬진강 맑은 물길 따라 몸도 마음도 시원하게 해주는 재첩축제도 먹거리 축제 중 하나다. 향기 그윽한 연꽃을 주제로 연꽃차 등을 시음할 수 있는 축제도 있다.
봉화은어축제
올해로 21회째를 맞이하는 ‘봉화은어축제’는 조용한 산골마을을 들썩이게 한다.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에서 잃어버렸던 옛 시골 정취도 느끼고 냇가에서 놀던 추억을 소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낙동강 상류인 봉화 지역에서 회유하는 은어는 수라상에만 오르던 귀한 민물고기였다. 봉화의 역사와 함께해온 은어이기에 더 의미 있는 축제다. 은어반두잡이와 은어낚시, 맨손잡이 체험이 기다리고 있고, 은어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도 맛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다슬기잡이와 물싸움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기간 7월 27~8월 4일 장소 경북 봉화군 내성천 체육공원 일원
진안고원 수박축제
올해로 11회째인 진안고원 수박축제는 청정 고랭지 지역인 전북 진안 동향에서 열린다. 동향수박은 20℃ 이상의 일교차가 큰 고랭지 기후의 영향으로 아삭한 식감과 12브릭스 이상의 당도를 자랑한다. 이번 축제에도 할인된 가격으로 동향수박을 무한 구입할 수 있다. ‘진안고원 수박축제’는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각종 체험, 전시, 판매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풍부하다. 수박 공예를 비롯해 수박부채만들기, 수박터널걷기 등은 휴가철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좋아하는 체험 행사다. 체련공원 특설무대에서는 깜짝 수박경매, 수박퀴즈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기간 7월 27~28일 장소 전북 진안군 동향면 체련공원 일대
부여 서동연꽃축제
백제 무왕 35년(634년)에 만들어진, 현존하는 대한민국 최고령 인공연못인 궁남지에서 펼쳐진다. 서동과 선화공주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축제 이름도 부여서동연꽃축제다. 매년 7월에 열리는 이 축제장에서는 백련, 홍련, 수련, 가시연 등 330여 m² 규모의 연못에서 자라는 50여 종의 다양한 연꽃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다. 용을 품었다는 포룡정은 더없이 아름답고 연꽃 단지 곳곳에 추억 어린 원두막이 놓여 있어 나들이 장소로도 좋다. 또한 야생화와 수생식물이 많아 아이들의 자연생태학습장으로 인기가 높다. 무왕의 탄생과 서동과 선화공주 이야기를 담은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연꽃쿠키 만들기, 연잎차 다도시연 및 시음, 연꽃디퓨저 만들기 등 연꽃을 소재로 한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기간 7월 5~14일 장소 충남 부여군 서동공원 일원
무안 연꽃축제
동양 최대 백련 서식지인 회산 백련지에서 펼쳐지는 무안 연꽃축제는 뜨거운 여름의 정점에서 열린다. 1997년부터 매년 열리는 이 축제에서는 백련을 비롯해 홍련, 수련, 어리연, 가시연 등 각종 연꽃과 함께 수생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사랑, 소망 그리고 인연’이라는 주제로 소망등을 달고 백련가래떡 나눔잔치에 참여할 수 있다. 연차를 무료로 마실 수 있는 카페를 운영하며 연차시음 및 행다시연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밖에 연꽃얼음물길, 연꽃우산거리, 안개분수거리, 바람개비동산 등 연꽃의 향기에 흠뻑 취할 수 있는 특별 산책로도 걸어볼 수 있다.
기간 7월 25~28일 장소 전남 무안군 회산백련지 일원
알프스하동 섬진강문화재첩축제
경상남도 하동군의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알프스하동 섬진강문화재첩축제’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 말을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축제로 손꼽힌다. 2015년부터 시작한 ‘섬진강문화재첩축제’는 먹거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남녀노소가 참여하고 소통하는 축제로 인기다. 재첩홍보판매관 및 재첩시식관을 운영하고, 특산품 전시와 판매도 겸한다. 축제의 주요 행사로 ‘하동청년회의소와 함께하는 치맥페스티벌’, ‘정두수 전국가요제’, ‘황금(은) 재첩을 찾아라’, ‘섬진강을 날아라!(무동력 행글라이더대회)’가 열린다.
기간 7월 26~29일 장소 경남 하동군 송림공원 및 섬진강 일원
논산 토마토 페스티벌
토마토를 주제로 한 축제가 논산에서도 열린다.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인 스페인토마토축제를 벤치마킹한 논산 토마토 페스티벌은 무더운 시기에 열리는 만큼 물총축제도 겸한다.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토마토 던지기, 토마토를 주제로 한 요리와 샴페인 만들기에 참여할 수 있는 복합문화체험 축제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여름 페스티벌로 자리 잡을 계획이라고. 매일 밤마다 버스킹 공연이 이어지고 주말 저녁에는 K팝을 좋아하는 외국 여행객들을 위한 콘서트도 열릴 예정이다.
기간 7월 19일~8월 18일 장소 충남 논산시 성동면 원남리 일원
여름나기를 준비하며 다가오는 여름이 설레면서 걱정도 된다. 점점 더 무더워지는 날씨에 어떤 차림으로 외출해야 할지도 큰 고민거리 중 하나. 노출의 계절, 신발도 예외는 아니다. 작은 노출도 부담스럽게만 느껴지는 시니어를 위해 스타일 있는 여름 신발을 추천한다.
‘여름’ 하면 어떤 신발이 떠오르는가?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슬리퍼나 샌들, 가족 휴가나 물놀이 갈 때 신는 아쿠아슈즈, 쪼리 등 가벼우면서도 맨살이 드러나는 신발을 많이 떠올릴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내 발을 드러내려니 민망하기도 하고 대체 어떤 신발을 신어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따라오시라. 올여름엔 당신의 발뒤꿈치도 맵시 있게!
맨발이 어렵다면 발목만 살짝
맨발을 노출하기가 어색하다면 시원하게 발목만 드러내는 슬립온은 어떨까? 조임 끈이나 벨크로(찍찍이)가 달려 있지 않아 신고 벗기 편하다. 디자인은 다소 밋밋해 보일 수도 있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신을 수 있다. 어두운 색상의 슬립온은 단정한 정장 차림에도 무난하게 어울려 통기성이 부족한 구두보다는 여름철 신발로 안성맞춤이다. 또 밝은 색상은 평범한 일상복에 포인트를 주며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단, 슬립온을 신을 땐 발목이 확실히 드러나는 짧은 바지나 반바지를 입을 것을 추천한다. 반바지에 슬립온 색상과 어울리는 긴 양말의 조합도 젊어 보이는 스타일링 중 하나. 슬립온에 긴바지를 입을 때는 밑단을 접어 올리고, 정장에는 발목이 살짝 드러나는 ‘슬랙스’를 입어보자.
시원한 뒤트임
여성 시니어에게는 ‘뮬’과 ‘슬링백’ 슈즈를 여름 신발로 추천한다. 두 신발의 공통점은 앞부분은 막혀 있고 뒤꿈치 부분이 노출된 슬리퍼 형태라는 데 있다. 모양은 일반 구두와 비슷하지만, 굽이 높지 않아 하이힐이나 앞뒤가 막혀 있는 구두보다 훨씬 편하게 신고 다닐 수 있다. 발에 땀이 나면 살짝 벗어놓을 수도 있으니 여름에 제격인 신발이다.
뮬은 뒤꿈치 부분이 온전히 노출된 신발을 말한다. ‘블로퍼’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실내용 슬리퍼와 비슷해 신기도 편하다. 특히 흰 색상의 뮬은 청바지나 밝은 색상의 치마, 원피스에 신으면 보다 시원하고 산뜻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최근에는 운동화처럼 생긴 ‘스니커즈 뮬’도 출시됐는데, 일상복에도 잘 어울리고, 발랄하면서도 젊어 보이는 느낌을 준다.
슬링백은 뮬과 비슷하지만 아무래도 발뒤꿈치를 고정하는 끈이 있어서 뮬보다는 걸을 때 좀 더 편하다. 일반 구두 형태에 단색의 디자인이 특징이며 단아하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뮬과 슬링백은 대부분 앞쪽이 막혀 있지만, 발가락 끝부분이 살짝 보이는 형태도 있다. 이런 디자인은 페디큐어로 또 다른 패션 포인트를 줄 수 있다.
돋보이는 단순함
남성 시니어에게는 ‘코르크 샌들’과 ‘글래디에이터 샌들’을 추천한다. 디자인이 심플해 어떤 의상에도 잘 어울리는 매력이 있다. 코르크 샌들은 와인 병마개로 쓰이는 ‘코르크(cork)’를 밑창 소재로 사용한 신발이다. 샌들 재질의 특성상 가볍고, 발등 부분은 가죽과 버클 장식의 단순한 조합으로 만들어져 착화감이 좋은 신발이다. 특히 패션 슈즈 브랜드 ‘버켄스탁’의 코르크 샌들은 쪼리, 슬리퍼, 로퍼형까지 다양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다만 코르크가 물을 잘 흡수해 변색이 되거나 부서질 위험이 있어 비가 오는 날은 신지 않는 게 좋다. 하지만 최근엔 방수기능을 강화한 제품도 출시되었으니 꼭 이 점을 확인하고 구매하시길.
글래디에이터 샌들은 이름에서 느껴지듯 고대 로마 검투사가 신는 신발을 연상케 한다. 가죽 소재의 끈으로 발등을 엮어 웅장한 분위기는 남기고, 종아리까지 여러 줄로 감싸는 불편함은 없앤 디자인이 특징이다. 색상도 검정, 갈색 등 어두운 계열로 중후한 매력을 돋보이게 한다.
못생긴 게 대세! 계속되는 복고 열풍
마지막으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한 여름 신발이 있다. 투박하고 못생겨 일명 ‘어글리 샌들’로 불리는 신발이 올여름에도 돌풍을 일으킬 전망이다. 울퉁불퉁하고 두꺼운 밑창, 전체적으로 큼지막하고 스포티한 것이 특징이다. 아빠들이 신는 신발 같다고 해서 ‘아빠 신발’이라고도 불리며 남녀 모두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얼핏 보면 운동화처럼 보이기도 하며 밑창이 얇은 슬리퍼, 샌들, 쪼리 등 기존 여름 신발의 단점을 보완해 활동성까지 겸비했다.
어글리 샌들의 유행은 또 하나의 패션 스타일로 떠오르는 ‘고프코어’ 열풍 때문이기도 하다. ‘고프코어’를 선도한 영국 패션 디자이너 키코 코스타디노브는 2018년 한국 동묘시장을 방문했다가 ‘아재 패션’에 큰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동묘 거리 패션을 재해석한 복고풍의 고프코어룩이 출시되었고, 이 패션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촌스러움이 오히려 개성으로 해석되고 승화되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동안 샌들에 양말은 최악의 패션으로 인식되어 왔다. 이제 그런 오해는 금물. 과감하게 좋아하는 색상의 양말과 함께 어글리 샌들을 신을 수 있다면 당신도 패셔니스타!
고프코어는 아웃도어 의상을 의미하는 ‘고프(gorp)’와 평범함과 철저함을 의미하는 ‘놈코어(normcore)’를 합쳐 만든 조어로, 아웃도어 활동을 할 때 주로 입는 옷과 일상복의 조합을 의미한다.
자료 제공 및 도움말
1~4세 괌, 사이판, 오키나와 영유아와 함께라면 비행시간 4시간 이하의 근거리 지역을 선택하자. 여행 콘셉트는 관광이나 체험보다는 휴양 위주로 잡아 아이와 물놀이 등을 하며 쉴 수 있는 곳으로 잡는 게 좋다. 대표적 휴양지인 괌과 사이판, 그리고 최근에는 일본 오키나와도 떠오르는 여행지다. 세 곳 모두 물놀이와 간단한 관광이 가능하며, 비행시간도 4시간 이내로 부담 없다. 렌터카 이용도 쉬워 어린아이의 짐까지 편하게 싣고 다닐 수 있다.
5~10세 마카오, 싱가포르 호기심 왕성해지는 어린이들에겐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중국 마카오, 싱가포르를 추천한다. 홍콩과 이웃한 마카오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슈렉’, ‘쿵푸팬더’ 등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볼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매장이 많은 것이 장점이다. 싱가포르는 깨끗한 환경 속에서 물놀이는 물론 유니버설 스튜디오, 워터파크 등 아이들이 즐길 만한 요소가 많아 만족도가 높은 가족여행지 중 하나다.
10세 이상 서유럽 10대 손주라면 여러 나라를 경험할 수 있는 서유럽여행을 즐겨볼 만하다. 서유럽에는 역사적 문화재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 관광은 물론 걷고 보는 모든 것들이 아이에게는 배움 그 자체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 이탈리아 바티칸박물관 등 세계 3대 박물관이나 유명 미술관을 둘러보는 것도 유익하다. 특히 옥스퍼드대학교처럼 유명 대학 탐방은 아이의 꿈을 키워주는 교육 여행이 될 것이다.
토박이는 여러 세대를 내려오면서 한 곳에 살아온 사람을 말한다. 요즘에는 도시에서 인생의 절반 이상을 살면 도시 토박이로 인정하자는 주장도 있다. 무작정 한 곳에서 오래 살기는 어렵다. 토박이가 되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관악구에서 산 지 35년이 훌쩍 넘었다. 인생의 절반이다. 이웃과 정을 나누며 고향처럼 느껴지는 아담한 곳이다. 뒷동산 체육공원으로 아침 산책을 나섰다. 미성동 둘레길은 아파트 정문에서 시작하여 관악산으로 가는 능선을 따라 호압사까지 이어진다. 오가는데 두어 시간이면 충분한,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좋은 흙산 오솔길이다. 만수천 공원, 선우 공원에는 배드민턴장, 에어로빅, 운동시설이 정돈되어 건강 다지기 딱 좋다. ‘안녕하세요. 건강하세요.’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를 주고받는 이웃사촌이다.
봄이 되면 붉은 진달래, 노란 개나리. 하얀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여름에 들면 아카시아가 향기를 내뿜고 뻐꾸기가 노래한다. 소나무, 잣나무가 우거져 여름에 시원하다. 가을이 되면 코스모스가 길가를 감싼다.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몇 도쯤 시원하다. 인공시설이 거의 들어서지 않아 나팔꽃, 해바라기, 채송화, 달맞이꽃 야생화, 들풀이 무성하게 자란다.
관악산 계곡과 도림천은 여름철 물놀이 천국이다. 잣나무 삼림욕장은 천혜의 치유광장이다. 어디서나 몇십 분이면 관악산에 연결된다. 아침마다 뒷동산 체육공원에서 건강을 다질 수 있다. 산기슭 지하에서 끌어올린 만수천은 이웃 주민과 정을 나누는 동네약수터다. 울창한 숲 덕분에 여름철에도 에어컨이 필요 없을 정도로 시원하다. 골목길, 고갯길, 사이길 등 도시화가 덜 된 시골길이 많다. 정이 넘쳐 활기찬 골목길이 있는가 하면, 인적이 뜸해 정을 그리워하는 고갯길도 있다.
서울대학교가 있는 이곳은 ‘교육특별구’다. 한곳에서 오래 사는 덕분에 아들과 딸은 유치원부터 전학 한번 없이 가까운 곳에서 교육을 마쳤다. 결혼 후에는 이웃에서 살고 있다. 세 가족 아홉 식구가 시골의 대가족처럼 오순도순 정답게 산다. 쌍둥이 손녀, 손자가 아들이 다녔던 초등학교의 학생이 되었다. 아들과 손주는 도시에서 보기 드문, 초등학교 부자 동문이 되었다. 쌍둥이 아이들의 등ㆍ하교를 날마다 보살피며 즐겁게 산다.
한곳에서 오래오래 살아야 할 이유가 생겼다. 편리한 도시와 쾌적한 전원이 함께 어우러진 우리의 관악! 정들어 살다 보니 어느덧 도시 토박이가 되었다.
짧은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됐다. 어린이집 등하교버스에서 미처 못 내린 아이가 뜨거운 열기에 숨을 거두었다. 비닐하우스 안에서 일을 하던 체력 약한 할머니, 할아버지가 고열에 숨지기도 했다. 강렬한 햇볕이나 뜨거운 열에 장시간 노출되면 열사병에 걸릴 수 있다. 열사병은 고온 환경에 체온조절중추신경이 마비되어 생기는 병으로 40℃ 이상의 고열, 두통, 어지러움, 메슥거림, 평형장애가 오다가 혼수상태나 환각상태로 빠지고 심할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물놀이 중 익사 사고의 50% 이상이 보호자의 부주의나 자신의 수영 능력을 과신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물놀이 전 충분한 준비운동을 하고 심장에서 먼 발, 다리, 얼굴, 가슴 순서로 몸을 적신 뒤 튜브와 구명조끼 등 물놀이용 안전용품을 착용하고 물에 들어가야 한다. 수영은 식후 30분이 지나 하는 것이 좋다. 바다 해수욕장의 기온이 상승하면 독성 해파리가 출현할 수 있다.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요즘은 개인 휴대폰으로 폭염주의보를 알려주고 있다. 폭염주의보가 내리면 낮 12시부터 5시까지 허약자라면 외출을 삼가야 한다. 외출 중에 너무 더우면 지자체에서 미리 선정해 둔 인근 건물 더위쉼터에서 잠시 쉬었다 가기를 권한다. 덥다고 탄산음료나, 알코올,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료를 마시는 것보다는 물을 자주 마셔 체온조절을 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 아울러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모자를 쓰는 습관을 갖는다.
전기는 담아갈 용기도 필요 없고 쓰고 나서 재처리할 것도 없다. 그러나 이 편리한 전기를 함부로 다루다가는 감전이나 화재 사고가 일어난다. 선풍기 회전날개에 아이가 손가락을 다치거나 콘센트에 호기심으로 젓가락을 꼽는 경우가 있다.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선풍기 보호망을 씌우고 콘센트용 안전커버를 해야 한다.
최근에는 전기를 사용하는 캠핑용품이 많이 제조되어 판매되고 있다. 정부로부터 형식승인을 받은 제품인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전원으로 차량의 전기를 이용하기도 하고 인근의 업소용 전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전기를 만지려면 전원 스위치를 반드시 내리고 손을 대야 한다. 여름철에는 몸이 땀에 젖어있고 얇은 옷을 입거나 벗은 상태도 많기 때문에 감전의 위험이 더 높다. 피복이 벗겨진 전선이나 깨진 콘센트도 사람이 충전부에 접촉하면 감전사고를 당할 수 있다. 전기충격에 놀라 넘어지면서 상해를 입거나 다른 물건에 피해를 주는 2차 피해도 조심한다.
폭염으로 인해 바깥 기온이 30℃가 되면 자동차 실내는 온도상승이 최고 85℃까지 상승한다. 이런 고온으로 자동차 안에 둔 일회용 가스라이터, 휴대폰 배터리가 폭발하는 경우가 있다. 자동차 안에 이런 물건을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전기자동차는 여름철 장거리 운행 중에 가끔 그늘에 주차해 배터리를 식히는 게 좋다.
건축 공사장에서도 주의를 해야 한다. 더우면 주의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진다. 평소 같으면 알아차릴 위험 분위기도 주의력이 떨어져 모를 수가 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무리한 작업을 하다가 아차 한 번의 실수로 공사는 중단의 위기에 놓인다. 그렇게 공사 기간 단축을 하려고 한 일이 오히려 공사 기간을 더 늦추는 등 마감 일정에 발목 잡히기도 한다. 아주 무더운 날은 과감하게 공사를 중단하고 쉬어가는 여유를 갖는 것이, 길게 보면 더 빨리 공사를 완공할 수 있을 것이다.
로마인들의 휴양지에는 몇 가지 특색이 있다. 목욕을 좋아해 자연 용출장이 있는 곳에 휴양지를 만들었다. 목욕 즐기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어김없이 볼거리, 즐길거리도 만들었다. 연극이나 스포츠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극장과 원형 경기장도 만들었다. 로마인들의 대표적인 휴양지 중 한 곳은 터키의 파묵칼레다. 고대 도시, 히에라폴리스의 부서진 유적 위에 만들어진 온천 수영장에서의 물놀이는 클레오파트라도 부럽지 않다.
거대한 흰 석회암 언덕이 있는 작은 마을
터키 여행을 할 때 파묵칼레(Pamukkale)를 여행 코스에 넣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파묵칼레에 대한 홍보 영상물을 한 번이라도 봤다면 그곳에서 발산되는 매력을 저버릴 수 없다. 터키 여행 10일 정도 지날 즈음 파묵칼레로 간다. 고국에서 여행 온 후배들을 그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날짜를 정하고, 같은 숙소를 따로 예약하면 된다.
후배들보다 좀 더 일찍 여행을 왔기에 여유 부리며 터키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대부분의 터키 여행자들은 카파도키아에서 안탈리아로 이동해 파묵칼레로 이동하지만 카시~페티예~달얀에서 시간을 더 보냈다. 무계획 여행은 이래서 좋다. 달얀에서 파묵칼레까지는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니다. 하지만 한국에 비해 12배나 영토가 큰 터키이기에 긴 이동거리도 당연지사처럼 생각하게 된다. 달얀에서 승합차처럼 작은 돌무시를 타고 페티예로 나와 오토가르(터미널)에서 파묵칼레로 가는 버스표를 구입한다. 분명히 파묵칼레로 가는 표를 구입했는데 데니즐리(Denizli)가 종점이다. 돌무시로 바꿔 타고 10km를 더 가야 파묵칼레다. 통일성 없는 터키의 교통법은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다.
35℃ 온천수가 변화시킨 석회암 덩어리
파묵칼레는 아주 작은 동네다. 게스트하우스 앞으로 거대한 ‘설산’처럼 보이는 석회암 덩어리가 불쑥 솟아 있다. 편안한 차림으로 마을의 석회암 언덕으로 오른다. 사방팔방 온통 흰빛이다. 파묵칼레는 터키어로 ‘목화의 성’이라는 뜻이다. 온천수가 빚어낸 석회암 덩어리를 빗대어 붙인 지명. 석회 성분을 다량 함유한 35℃ 온천수가 수 세기 동안 바위를 타고 흐르면서 표면을 탄산칼슘 결정체로 뒤덮은 것이다. 석회암 언덕은 보기와 달리 미끄럽지 않다. 따뜻한 물이 흐르고 용액의 흐름을 보여주는 ‘층리’가 사방으로 펼쳐진다. 이 석회 언덕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여러 차례 그 색이 변한다. 녹은 석회암이 물결 모양을 만들었다. 마치 다랑이논처럼 보이기도 한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수십 개의 서멀 풀(thermal pools)의 물줄기는 청옥빛이다. 종유석 등은 없지만 딱 석회동굴이 노출되어 있는 형상이다. 서멀 풀은 1988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입욕은 불가하고 맨발로는 들어갈 수 있다. 그럼에도 한여름에는 수영복 입은 여행자들이 부지기수다.
석회 언덕 정상에 오르면 또 한 번 깜짝 놀란다. 부서진 문화 유적들이 무수하게 흩어져 있고 박물관도 있다. 이곳은 고대 페르가몬(Pergamon) 왕국이 기원이다. 기원전 130년경, 로마인들이 정복해 ‘성스러운 도시(히에라폴리스)’라고 불렀다. 그리스어 ‘히에로스’는 신성함을 뜻한다. 히에라폴리스는 로마에 이어 비잔틴제국의 지배를 받으면서도 여전히 번성했다.
고대 로마의 히에라폴리스 유적지
‘파묵칼레’라는 지명은 11세기 후반 셀주크투르크족의 룸셀주크 왕조의 지배를 받으면서 만들어졌다. 이후 1354년, 이 지방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도시 전체가 폐허가 되었다가 1887년, 독일 고고학자 카를프만이 발견해 복원했다. 로마시대의 원형 극장, 신전, 공동묘지, 온천욕장 등 귀중한 문화 유적이 남아 있다. 특히 최대 1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원형 극장은 현재 봐도 어마어마한 규모다.
또 증기가 발생하는 단층 위에는 아폴로신전이 세워져 있고 세베루스(Severus) 시대에 만들어진 극장도 있다. 1200기의 무덤이 남아 있는 거대한 공동묘지도 있다. 서아시아에서 가장 큰 공동묘지 유적 중 하나인 이곳에는 지금도 수많은 석관 뚜껑이 열려 있거나 파손된 채 여기저기 널려 있다. 이 석관들은 치료와 휴양을 위해 몰려들었던 병자들의 무덤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곳 또한 고대 도시 유적으로 198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클레오파트라 온천 수영장에서 물놀이
흩어진 문화 유적지와 박물관을 관람하고 클레오파트라 온천 수영장으로 들어간다. 폐허가 된 유적지에 온천물을 담아 언덕 위에 온천 수영장을 만들었다. 수영장엔 나무들을 심어 그리스, 로마식으로 만들었다. 간이 탈의실도 있고 식당도 있다. 물 온도는 35℃로 생각보다 높다. 물속에는 그리스, 로마시대 때의 대리석 기둥이 그대로 잠겨 있어 발밑이 평평하지 않다. 얕은 곳도 있지만 키를 훌쩍 넘는 곳도 있다.
이 온천수는 류머티즘, 피부병, 심장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져 그리스, 로마, 메소포타미아 등지에서 많은 사람이 몰려왔다. 특히 로마시대에는 여러 황제와 고관들이 이곳을 찾았다. 테르메라고 하는 온천욕장은 온욕실·냉욕실은 물론 스팀으로 사우나를 할 수 있는 방, 대규모 운동 시설, 호텔과 같은 귀빈실, 완벽한 배수로와 환기 장치까지 갖추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이 이곳으로 와 물을 가져갔는데, 이 물은 양모를 씻고 염색하는 용도로 쓰이기도 했다.
어쨌든 고대, 로마시대 때부터 있던 온천장에서 즐기는 온천욕. 수심이 깊은 곳에서 수영도 하고 밧줄에 매달리기도 하고 물도 먹기도 하면서 두어 시간 놀고 나니 몸이 가뿐해졌다. 클레오파트라도 방문했다고 하니 아무리 바빠도 온천욕은 필히 해야 한다. 파묵칼레는 사실 이게 전부다. 단 이틀 동안 후배들과 함께하고 아쉬운 작별을 한다. 헤어지는 날, 후배는 싸갖고 온 햇반과 깻잎을 건네준다. “선배. 정말 힘들고 외로울 때 이거 먹어. 그러면 아픔이 싹 가신대.” 아끼고 아껴뒀다가 힘들었을 때 꺼내 먹으면서 파묵칼레의 기억을 어찌 떠올리지 않았겠는가? 여행이란 단지 풍치만 보는 게 절대 아니라는 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내 기억 속의 파묵칼레는 그래서 더 좋다.
Travel Data
찾아가는 방법 인천에서 이스탄불까지 직항이 있다. 이스탄불에서 데니즐리까지 항공으로는 1시간 10분 소요된다. 버스 등 대중교통으로는 10시간가량 걸린다. 데니즐리 터미널에서 파묵칼레행 미니버스가 운행된다. 이스탄불 ~ 카파도키아 ~ 안탈리아 ~ 파묵칼레 순으로 대부분 여행 코스를 짠다.
음식 정보 파묵칼레는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 한국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제법 있다.
숙박 정보 파묵칼레 마을은 크지 않다. 대부분 가정집을 개조한 게스트하우스가 많다. 가격은 조식을 포함해 2~3만 원대다. 대부분 수영장도 갖추고 있다.
날씨 정보 터키는 지중해성 기후다. 생각보다 햇살이 따갑다. 4월부터 기온이 풀리고 곧 뜨거워진다. 봄옷을 준비하면 된다. 아침과 저녁은 일교차가 크므로 겉옷을 하나 준비하는 게 좋다.
물가와 화폐 정보 터키 화폐는 터키 리라(Turk Lirasi)다. 물가는 한국보다 싸다.
시니어 여행 포인트 파묵칼레 인근에는 또 다른 온천 명승지가 있다. 제2의 파묵칼레로 불리는 카클르크(카크리크) 동굴은 최근에 발견된 종유동굴인데, 광천수가 뿜어져 나온다. 파묵칼레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려면 여행사를 통해 표를 구입해야 한다. 여행사가 두어 곳 있는데 가격 차이가 크다.
필자가 어린 시절 10살까지 살았던 곳이 대전이다. 수많은 날을 살아오면서도 그 10살 때까지의 추억이 너무나 아름다워 내 머릿속에 깊이 간직되어있는 곳이다.
그래서 그 날들을 잊지 못하고 필자는 대전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아직도 그리워하고 있다.
전에는 친가 외가의 할아버지, 할머니와 삼촌 이모가 대전에 살고 계셨지만 이제 할머니 할아버지는 모두 돌아가시고 외삼촌 세 분만 계신다.
일찌감치 서울로 이사를 한 필자는 사촌 동생들의 결혼식이 있을 때나 대전에 가게 되었는데 어느 날 막냇삼촌의 딸 (사촌 동생) 결혼식이 있어 내려가게 되었다.
시내 예식장에서 식을 마치고 삼촌 댁에 들렀다 가기로 했다. 삼촌이 몇 년 전에 분양받아 새로 이사한 동네 이름이 산내라고 한다.
새로 개발된 신시가지인데 대전 시내에서 그리 멀지도 않은 곳에 초고층아파트가 즐비하게 늘어선 최첨단 아파트 단지였다.
막냇삼촌의 집도 아파트 20층에 있었는데 새로 지어선지 아파트도 깨끗하고 동네도 아주 깔끔한 느낌을 주었다.
그런데 산내라면 그 옛날 어렸던 8살 즈음 외할아버지께서 필자와 친척 아이 명애 그리고 집에서 일하던 아이인 기순이를 데리고 피서하러 다니시던 곳이다.
그곳은 외가에서 버스로 삼사십 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는 시골동네였는데 동네 바로 아래에 커다란 냇물이 흐르는 모래밭이 있어서 할아버지와 우리는 여름에 피서를 그곳으로 갔다.
넓고 얕은 냇물이 흐르는 곳에 돌을 모아 작은 웅덩이를 만들고 그곳에 포도와 복숭아 등 과일을 담아 놓았다.
할아버지는 모래사장에서 모래찜질을 하셨고 우리는 속옷만 입고는 신 나게 물놀이를 했던 즐거운 추억이 있다.
할아버지 댁인 문창동에서 산내를 가려면 인동시장을 지나 버스를 타야 했다.
우리가 제일 신 났던 건 인동시장을 지나면서 맛있는 간식거리를 사는 일이었다.
할아버지께서는 먹고 싶은 걸 고르라고 하셨고 우리는 포도며 복숭아, 그리고 옥수수, 찐 고구마 사이다 등을 골라 가져간 보자기에 싸면서 즐거워했다.
어릴 때라 버스 탈 일이 별로 없었는데 할아버지 손을 잡고 버스에 올라 냇가로 피서를 가는 건 정말 즐거운 소풍이었다.
한적한 동네를 지나서 모래밭을 가로지르면 깨끗한 시냇물이 졸졸졸 흐르고 물이 조금 깊은 곳엔 작은 소용돌이가 치기도 해서 아이들이 놀기에 최적의 안전한 냇가였던 곳이 산내천이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높은 빌딩 숲으로 뒤덮인 세련되고 차가운 느낌의 아파트단지로 바뀌어 버렸다.
물론 깨끗하고 멋진 신도시가 생겨서 그곳으로 이사 간 사람들에겐 좋은 일이겠지만 이름은 산내로 그대로 남아 있으면서 외할아버지 손을 잡고 버스를 타고 간식을 싼 보자기를 들고 친척 아이 명애랑 기순이와 여름 피서를 왔던 그 산내천, 얕은 시냇물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모든 것이 예전대로 남아 있을 수는 없는 일이고 더 좋은 쪽으로 발전하는 거라면 변화하는 것이 마땅하겠지만 기억하고 싶은 많은 것이 사라져버리니 안타깝고 아쉬운 느낌이다.
그리운 마음에 눈시울이 찡하며 아련한 그리움이 밀려왔다. 삼촌댁의 20층 아파트에서 또 한 번 추억에 젖으며 어린 날 냇가의 그 기억을 떠올려보았다.
서울 일부 지역의 집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 정부의 부동산대책은 백약이 무효다. 젊었을 때 입주하여 산천이 세 번 넘게 바뀌도록 이사 한번 안하고 관악구 같은 집에서 산다. 이때쯤 관악에서 사는 아유를 밝힐 때가 되었다. 몇 년 전 사회은퇴를 앞두고 오랜 도시생활을 벗어나 전원생활을 하고 싶은 생각을 하였다. 전원이주 지인들을 살피면서 취향은 맞는지 환경변화는 어떠한지 검토하였다. 취향과 성격에 어울리는지가 제일 큰 문제였다. 전원은 어릴 적 추억일 뿐, 이미 도시민이 되어있는 자신을 발견하였다.
젊었을 때 휴가철이나 휴일에 짬짬이 시간을 쪼개서 여행을 즐겼다. ‘아! 아름답다. 또 와야지’ 감격을 먹고 다시 올 것처럼 다짐을 하였으나 같은 곳으로 또 갔던 기억은 거의 없다. 추억은 얼마 지나면 잊어버리고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여행이 더 즐거웠다. 한 곳에서만 꼼작 못하고 살아야 할 아무 이유가 없었다. 전원으로 이주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편리한 도시에서 살면서 쾌적한 전원으로 여행’하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전원이 그리울 때는 주말농장을 찾으면 되었다.
서울 어디서든지 한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관악·북한·청계산은 우리의 전원이다. 수도권 전철 경춘·중앙·경강선을 타면 가는 곳마다 명승지다. 매주 친구들과 서울근교·원거리 산행을 즐기고 있다. 봄꽃·여름녹음·가을단풍·겨울함박눈 따라 학교동창·자원봉사동료·사회평생교육동기들과 산행을 즐긴다. 각자의 신체조건에 맞춰서 산을 찾으면 바로 그곳이 전원이다. 관악전원마을에서 즐겁게 사는 이유다.
첫째, 관악산이 포근히 감싸는 천혜의 자연을 자랑한다.
관악산은 관악구를 포근히 감싸고 있다. 연주대 정상에 오르면 암자가 추녀 밑 제비집처럼 앙증맞게 매달려 있다. 서울둘레길·관악산둘레길이 잘 정비되어서 등산을 하거나 산책하기에 편리하다. 관악산 계곡과 도림천은 여름철 물놀이 천국이다. 잣나무 삼림욕장은 천혜의 치유광장이다. 어디서나 몇 십 분이면 관악산에 연결된다. 아침마다 뒷동산 체육공원에서 건강을 다질 수 있다. 울창한 숲 덕분에 여름철에도 에어컨이 필요 없을 정도다.
둘째, 관악은 교육특별구다.
집주위에는 초·중·고등학교가 연이어 있고, 가까운 곳에 대학교가 있다. 한곳에서 오래 사는 덕분에 아들과 딸은 전학 한번 없이 교육을 마쳤다. 결혼 후에는 가까운데서 살고 있다. 쌍둥이 손녀와 손자가 아들이 다녔던 초등학교에 다닌다. 아들과 손주는 도시에서 보기 드문 ‘초등학교 부자동문’이 되었다. 앞으로 오래도록 관악에서 더 재미있게 살아야할 이유다. 손주를 정성껏 돌보자. 올바른 시민으로 기르는 인성교육 첫걸음이다.
셋째, 오순도순 분위 좋은 전원마을이다.
관악구청·평생학습관·문화원에서 열리는 사회교육이 활발하고, 도서관 운영은 최고수준을 자랑한다. 청운의 꿈을 키우는 젊은이가 많아 생기가 넘치는 곳이다. 늦었던 사회개발도 경전철 등 지역발전에 불을 댕기고 있다. 골목길·고갯길·사이길 등 도시화가 덜 된 ‘시골길’이 많다. 정이 넘쳐 활기 찬 골목길이 있는가 하면 인적이 뜸해 정을 그리워하는 고갯길도 있다. 도심 같지 않는 포근한 사이길이 있다. 다른 곳에서는 주민 간 통행 문제로 다투는 일이 종종 있으나 이곳은 오히려 이웃과 상생하는 정이 넘치는 곳이다.
새벽에 차 시동을 걸었다. 한탄강이 흐르는 전곡 원불교 교당을 찾아가는 길. 가는 내내 40년 전 초등학교 시절의 기억을 떠올렸다. 추수가 끝난 논에는 서리가 하얗게 내려앉아 있었다. 거대한 독수리들이 검은 무리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생소하고 두려웠다. 논길을 지나고 작은 마을의 고불고불한 길을 빠져나와 언덕을 넘으니 옅은 안개 속에 아담한 교당이 나타났다.
필자는 경주 인근 산골에서 살다가 초등학교 2학년 2학기 때 서울 제기동으로 이사 왔다. 그 친구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만났다. 4학년이 되어 또 이사를 했으므로 친구와 사귄 것은 1년 정도에 불과하다.
시골에서 학교 다닐 때는 성적도 좋았고 반장도 했다. 그러나 서울에 와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 경상도 사투리가 심했기 때문에 아이들 놀림감이 되었다. 심지어 담임선생님도 자꾸 책읽기를 시켰다. 자신감이 없어지고 더 내성적으로 바뀌었다.
한옥 집 문간방에서 온 가족이 살았다. 텔레비전이 동네에 몇 대 없을 때였다. 시골 촌뜨기에게 그들은 텔레비전도 보여주지 않았다. 필자는 언제나 그들 주위를 맴도는 외톨이였다.
그 친구와 어떻게 가까워졌는지는 기억에 없다. 어느 날 집에 놀러가자고 했다. 마당 한가운데 펌프와 꽃이 가득한 네모난 정원이 있었다. 정원을 둘러싸고 미음자로 지어진 큰 한옥집이었다. 유리알처럼 반들반들했던 마루의 감촉이 지금도 생생하다. 학교가 끝나면 늘 친구 집에 가서 어머님께서 내주신 과자와 과일을 먹으며 둘이서 텔레비전을 봤다. 친구는 바둑을 잘 두었다. 필자의 바둑 실력은 8급 정도인데 그때 배운 그대로다. 검은색 자가용도 있었는데 그 시절에 기사도 있었다. 잘사는 집이었다. 광나루로 가족 물놀이를 갈 땐 필자도 데려갔다. 그러나 4학년 때 우리 집이 면목동으로 이사하면서 친구와 연락이 끊어졌다.
그리고 40년이 흘러 필자가 오십이 되던 해에 문득 그 친구가 간절히 보고 싶어졌다. 세상을 좀 살아보니 남을 배려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다. 갈빗대가 다 드러날 정도로 몸이 약했고 내성적이며 사투리를 쓰는 시골 촌뜨기를 챙겨준 친구도 고마웠고 늘 다정하게 대해주셨던 친구 어머님도 보고 싶었다.
다행히 친구 이름을 잊지 않았다. 친구가 어느 중학교로 진학했는지 겨우 알아냈다. 그 중학교에서는 개인정보를 지켜야 한다면서 친구에 대한 정보를 일절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여러 번 사정했지만 허사였다.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인터넷에 친구의 이름을 입력해보았다. 눈에 익은 한 사람의 얼굴이 검색되었다. 눈이 번쩍 뜨였다. 40년이 지났지만 그 친구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는 원불교 스님이 되어 있었다.
교당 주차장에 이르자 가슴이 뛰었다. 그도 나를 알아볼까. 잠시 후 우리는 손을 맞잡았다. 시간이 되돌려진 듯 40년 전으로 돌아갔다. 마당 한가운데 네모난 정원과 펌프의 위치, 집의 구조와 마루에 있던 텔레비전, 바둑판이 놓인 자리를 종이 위에 그리는 필자를 그는 신기한 눈으로 바라봤다. 하늘 아래 누군가 수십 년간 자기를 잊지 않고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고맙다고 했다.
그의 시집 안에서 어머님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했다. 너무 늦게 그를 찾았다.
2018년 개띠의 해가 열렸다. 올해도 어김없이 지구는 돌고 역사는 기록될 것이고 개개인의 삶은 흘러갈 것이다. 올 새해맞이는 따뜻한 휴양지 코타키나발루에서 ‘지치지 않는’ 여행을 하면서 쉬는 것. 낮에는 바닷가에 나가 물놀이를 하고 배가 고프면 슬렁슬렁 시장통에 나가 애플망고를 실컷 먹고 저녁에는 밤하늘을 보면서 수영을 즐기는 일. 한 해의 초문을 여는 방법으로 이보다 행복한 여정은 없다.
툰구 압둘 라만 해양공원에서 놀고 액티비티 투어도 하고
코타키나발루는 사바 주의 주도(州都)다. 사바 주는 우리 귀에 아주 익숙한 보르네오 섬의 북쪽에 위치한 항구도시다. 여행은 서두를 이유가 없다. 낮에는 툰구 압둘 라만(Tunku Abdul Rahman) 해양공원의 5개 섬을 골라 다니면서 놀면 된다. 가야(Gaya), 마누칸(Manukan), 사피(Sapi), 술룩(Sulug), 마무틱(Mamutik) 섬이다. 툰구 압둘 라만 해양공원의 이름은 말레이시아 초대 총리인 툰쿠 압둘 라만(1903~1990)의 이름에서 따왔다. 물빛이 아주 맑은 수트라 항구(Sutera Harbour)에서 배를 타고 빠르게 달려 5분도 안 돼 마무틱 섬에 이른다. 5개 섬 중에서 규모가 가장 작고 산호초로 둘러싸여 있어 일명 ‘산호섬’으로 불린다. 섬에서 노는 게 지겨운 날에는 시내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키나발루 국립공원(Kinabalu National Park)으로 가서 트레킹을 하면 된다. 골프를 하고 싶다면 탄중아루(Tanjung Aru) 리조트 내의 골프 코스를 찾으면 될 것이다. 그 외에도 제셀턴 포인트(Jesselton Point)에서 배를 타고 반딧불 투어, 밀림 투어 등을 해도 좋다. 제셀턴 포인트는 주변 섬으로 갈 수 있는 페리 탑승장이다. 이 도시와 인근 섬들을 연결하는 여객선이 드나든다. 수많은 현지 여행사가 있어 각종 투어와 액티비티 투어 등을 예약할 수 있다. 참고로 제셀턴은 과거 영국의 식민통치 시대에 말레이시아의 물자를 실어 나르던 항구로 1945년 오스트레일리아 군인이 내려 거주하던 곳이다. 제2차 세계대전 끝 무렵 일본군으로부터 코타키나발루(당시 이름 제셀턴)를 탈환하기 위해 진입한 오스트레일리아 군이 야영했던 곳이라서 붙여진 지명. 기념 동판 하나만이 남아 그날을 일러준다.
필리핀 마켓 야시장에서 애플망고 실컷 사 먹기
코타키나발루 여행의 백미는 야시장 구경이다. 이 도시로 이주한 필리피노들이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하나둘씩 내다 팔면서 자연스레 형성된 시장. 오후 4시경 문을 여는 노천 야시장엔 활력이 넘친다. 상인들 거의가 무슬림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도 어렵지 않다.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머리에 ‘히잡’을 쓰고 있으니 말이다. 시장에는 망고가 지천이다. 한국에서는 비싸서 사 먹을 엄두를 낼 수 없는 애플망고를 보고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새우튀김도 사고 닭 날개(사테, Satay)도 사 먹는다. 한국인이 많이 오는지, 구운 닭 날개 소스에 대해 능숙하게 말한다. ‘매운 맛’이나 ‘맛있어요’라는 말은 아주 잘한다. 바나나튀김도 맛있고 작은 팬케이크는 보는 재미가 있다. 또 첸돌(Chendol)도 재미있다. 간 얼음 위에 꼬물꼬물한 연두색 첸돌과 코코넛밀크, 흑설탕을 넣어 만든 빙수다. 이와 비슷한 아이스카장(Ice Kajang)도 있다. 잘게 간 얼음 위에 야탑 열매와 옥수수, 팥, 젤리 등과 여러 가지 시럽을 넣은 빙수다. 시장 구경을 하다 보면 어느새 해가 질 시간. 시장통을 비껴 워터 프런트 쪽으로 걸어가면 바다 너머로 해가 진다. 지는 해의 열기는 생각보다 뜨겁다. 숙소로 피신하는 게 답. 달빛과 별을 보며 수영하면서 맛있는 애플망고와 새우튀김을 안주 삼아 지역 맥주 한잔 곁들이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행자가 된다.
전통 부족민 볼 수 있는 ‘카다잔-두슨 원주민 민속촌’
사바 지역의 속살을 들여다보고 싶어 전통가옥을 재현해놓은 사바 카다잔-두슨 문화협회(Kadazans-Dusuns Cultural Association Sabah)를 찾는다. 사바 주의 용맹한 ‘카다잔’ 원주민 전사와 몬소피아드 사냥꾼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민속촌이다. 카다잔족, 두슨족, 룬구스족, 바자우족, 무루트족(Murut) 등은 이 나라 대표적인 전통 부족들. 카다잔족과 두슨족은 사바 주에서 가장 큰 민족 집단으로 전체 인구의 30%나 된다. ‘키나발루’라는 이름도 카다잔족의 언어로 ‘죽은 자들의 안식처’를 뜻하는 ‘이키나발루’에서 유래되었다.
두 부족은 같은 언어와 문화를 공유했다. 다른 점이라면 카다잔족은 분지에서 쌀농사를 짓고 두슨족은 구릉성 산지에서 산다는 것. 카다잔-두슨 민속촌에 이들이 살던 집과 풍습 등을 엿볼 수 있는 것들이 마련되어 있다. 또 매년 5월 30~31일에는 추수 축제가 열린다. 벼를 수확한 후 한 달 정도 풍성한 축제가 벌어질 때 훨씬 볼 만하다.
도시 전망은 시그널 힐에서, 낙조 감상은 탄중아루에서
시그널 힐(Signal Hill) 전망대도 오른다. 걸어서 가기에는 가파른 길이다. 낙조를 감상하기 제일 좋은 곳이지만 낮에는 도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뷰포인트’의 역할을 한다. 전망대에서는 코타키나발루 시내 전경과 페낭 해변을 둘러볼 수 있다. 근처 시계탑은 랜드마크로 원래 등대 역할을 담당했다.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연합군의 융단 폭격으로 폐허가 된 도시에서 유일하게 피해를 입지 않은 건축물이다.
마침 일요일이라서 근처의 선데이 마켓으로 간다. 잘란 가야(Jalan Gaya)에서 열리는 선데이 마켓은 300개 이상의 노점이 생활용품, 식재료, 약초, 의류 등 다양한 품목을 판매한다. 원래는 현지인들을 위한 작은 로컬 마켓이었지만,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판매 품목도 다양해졌다. 필리핀 마켓과 달리 수제품이나 공산품이 많다. 보기 드문 제비집도 있다. 마켓은 생각보다 일찍 파장한다. 다시 가장 번화한 원보르네오(One Borneo)와 와리산 스퀘어(Warisan Square)로 이동해 마사지를 받고 천천히 이 도시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낙조를 볼 수 있는 탄중아루로 간다. 탄중아루는 석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 이 도시의 낙조는 그리스 산토리니, 남태평양 피지와 함께 세계 3대 해넘이로 꼽힌다. 아쉽게도 바닷가에는 비가 내린다. 낙조를 보지 못하면 어떠리. 맘껏 휴식했으니 이것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Travel Data
항공편 인천에서 코타키나발루까지 직항편은 대한항공이 주 2회, 아시아나와 이스타항공이 주 4회 운항하고 있다. 말레이시아항공 직항편도 있다. 매주 금요일 출발.
기후 1년 내내 덥고 습한 기후다. 평균 기온은 영상 30℃. 계절에 따른 기후변화가 없어서 여행 성수기와 비성수기가 나뉘지 않는다. 날씨는 대체로 맑은 편이지만 하루 한 번 열대지방의 소나기인 스콜이 내린다. 코타키나발루의 1월은 우리나라의 한여름 날씨와 비슷하다. 통풍이 잘되는 얇은 옷 위주로 챙기고, 한 달 평균 일주일 이상 비가 내리기 때문에 우산은 필수다. 고산인 키나발루 산과 쿤다상(Kundasang) 지역은 기온이 서늘한 편이다.
언어 공식 언어는 말레이어다. 하지만 호텔 및 관광지에서는 영어가 널리 사용된다.
통화 정보 자국 통화인 말레이시아 링깃(Ringgit)이 통용된다. 1링깃은 260원대다. 인천 공항에서 환전해서 가면 된다.
사용 전압 200~240V, 50Hz다. 우리나라와 콘센트 모양이 다르니 꼭 어댑터를 준비하자.
음식 정보 해산물이 풍부하다. 그 외 볶음밥인 나시고렝(Nasigoreng)이나 국수 등 메뉴가 다양하다. 한국인이 일부러 찾는 집으로는 ‘웰컴씨푸드’가 있다. 주문하면 수족관에 있는 해산물로 즉석요리를 해준다.
숙박 정보 휴양도시라서 고급 호텔, 리조트, 콘도, 레지던스, 아파트 등 묵을 곳이 많다. 골프를 원한다면 리조트를 선택하는 게 좋다. 한 달 정도 머물 예정이면 아파트를 추천한다. 거실 하나에 방 두 개다. 아파트 객실은 에어컨, 평면 TV를 갖추고 있으며, 일부 객실에는 냉장고 등이 완비된 간이 주방도 마련되어 있다. 1일 7만~10만 원 선이다. 수트라 항구 근처의 이마고(Imago) 쇼핑몰·콘도는 장기투숙자가 많이 이용한다. 또 KK 베케이션 아파트먼트 @ 마리나 코트 리조트 콘도미니엄을 비롯해 여럿 있다.
기타 볼거리 북보르네오 증기기차 투어나 새로 지은 시청사, 석호(潟湖, lagoon) 위에 세워진 시티 모스크, 사바 주 모스크(Sabah State Mosque)가 있다. 건물 돔은 온통 황금으로 뒤덮여 있다.
코타키나발루 여행정보 www.mtpb.co.kr
시니어 한 달 여행 포인트 코타키나발루는 관광지를 찾아다니느라 애쓸 필요 없는 곳이다. 많은 곳을 다니기 싫어하는 시니어에게 좋은 여행지다. 대부분의 숙소에는 수영장, 피트니스 센터, 마사지 숍 등이 갖춰져 있다.